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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이언, 오토바이 사고에 얽힌 3가지 의혹

    故이언, 오토바이 사고에 얽힌 3가지 의혹

    모델 겸 배우 이언(본명 박상민. 27)이 불의의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가운데 그의 사고에 대한 다양한 의혹들이 일고 있다. 故이언은 21일 오전 1시 30분께 서울 한남동 고가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 받는 사고를 당해 119 구조대에 의해 인근에 위치한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언 소속사 에스팀 측은 21일 낮 12시 30분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언의 사고 경위와 사망 이유를 전했지만 짧은 시간 자세한 얘기를 전하지 않아 그의 사망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돌고 있다. #음주 운전 여부? 이언은 20일 저녁 자신이 출연한 KBS 2TV 월화드라마 ‘최강칠우’의 종방연을 마치고 매니저와 함께 논현동 자택으로 귀가 후 혼자 자신의 오토바이를 몰고 한남동에 위치한 친구를 만나러 가던 중 이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운전하던 오토바이는 자신의 것으로 밝혀졌으며 헬멧 또한 착용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음주 운전 여부에 대해 소속사 측 관계자는 “이언은 술을 하지 못한다.”고 음주 사실을 부인했으나 경찰 측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술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종방연 당시 참석한 방송 관계자들 다수는 이언의 음주 사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언의 음주로 인한 사고 여부는 경찰 측의 부검 결과를 통해 정확히 밝혀질 예정이다. #과속, 졸음 운전 여부? 이언이 사고 당시 운전한 오토바이는 해외 유명 메이커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시간인 새벽, 차량 통행이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과속과 졸음운전 여부 또한 사고 원인으로 충분한 신빙성이 있다. 이언 소속사 측 관계자는 “이언이 차선을 변경하던 중 중심을 잃고 가드레일과 충돌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언이 경추 골절로 인해 사망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사고 당시 오토바이에서 튕겨져 가드레일과 충돌 당시 머리 부분부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언 소속사의 한 관계자 또한 “차선 변경 중 도로의 움푹 패인 부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언이 사고를 당한 한남 고가차도의 경우 규정 속도를 60km로 정하고 있다. 심야의 도로라지만 가로등이 켜져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 #뺑소니 여부? 이와 함께 이언의 사고 원인으로 뺑소니 여부 또한 거론 되고 있다. 이언이 119구조대에 의해 후송 된 곳은 사고 오토바이와 상당한 거리가 있었으며, 그의 몸에 화상 자국이 있었다는 점 또한 뺑소니 의혹의 중심이 되고 있다. 사고를 당한 한남 고가차도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으로 뺑소니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언은 사고 당시 인근을 지나던 다른 운전자에 의해서 발견, 119 구조대에 신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뺑소니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이며 사고 당시 이언이 레이싱 슈트를 입지 않은 상태인 점을 감안한다면 사고 충격으로 도로와 마찰열로 인해 화상 여부 또한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경찰 측은 사망 원인을 “경추 골절로 인한 사고사”로 단정 지은 상태이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한편 故이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 병원 장례식장에는 윤은혜, 유아인, 임하룡 등 수많은 선후배 연예인들이 찾아와 조문을 하고 있다. 故이언의 영결식은 23일 오전 10시 치뤄진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30] 솔로탈출 감동의 러브스토리

    [20&30] 솔로탈출 감동의 러브스토리

    ‘다른 사람들은 잘도 결혼하는데 난 왜 못할까.’ 결혼은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 미혼 남녀의 공통된 의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보다 못났다고 여겨지는 이들도 짝을 만나 결혼식을 올린다. 직장이 안 좋은 걸까, 돈이 없어서일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 봐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여론조사에서도 결혼을 못해 시달리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결혼적령기의 20대 후반∼30대 미혼남녀 410명(남성 192명, 여성 21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83.4%가 결혼을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얻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이들을 위해 기혼 남녀의 결혼성공담을 들어봤다. 그들의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에서 결혼에 이르는 비법을 찾아보자. ●“사랑을 위해서라면 내 모든 것을 드리겠어요” 대부분의 연인들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에게 아낌없이 주는 ‘희생 정신’이 결혼에 이르는 지름길이었다고 회고했다. 직장인 최모(30·여)씨는 사랑을 위해 미국 유학을 중도에 포기했다. 공부보다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택했다. 최씨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과 동기인 김모씨와 눈이 맞았다. 김씨가 군 복무를 하던 2년 남짓을 빼곤 8년 동안 늘 붙어 다녔다. 그러다 2006년 초 대학원을 졸업한 최씨는 ‘미국 박사’를 바라는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김씨를 남겨둔 채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김씨와 헤어져 지구 반대편으로 건너간 최씨는 외로움에 눈시울을 적시는 날들이 적지 않았다. 언제나 곁에서 힘이 돼준 김씨가 그리웠다. 그의 소중함도 뼈저리게 느꼈다. 그해 겨울, 더는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둘러 귀국했다.“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남자친구 회사로 찾아가 ‘더 이상 떨어져 살 수 없다.’며 당장 결혼하자고 했어요. 그때 남자친구의 감동에 찬 표정은 지금도 선명해요. 부모님은 대경실색했지만 제 마음을 이해하시고는 결혼을 승낙했습니다.” 학원강사 임모(34)씨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내’다. 여성은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재미와는 담을 쌓은 무뚝뚝함까지 겸비했다. 친구들은 그런 임씨가 절대 결혼하지 못하리라 장담하곤 했다. 하지만 예언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친구들 가운데 가장 먼저 반려자를 찾은 것이다. 임씨는 5년 전 같은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한 여인을 만났다. 그녀의 자태에 임씨의 굳은 마음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이후 새벽부터 출근해 그녀의 책상 위에 장미꽃 한 송이와 절절한 연모의 마음이 담긴 쪽지를 남겼다.‘꽃과 글’로 사랑의 마음을 전한 지 한 달째 되던 날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승낙했다. 그녀와의 첫 데이트 이후 임씨는 매일 강의가 끝나면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줬다. 함께 있는 동안에는 절로 온갖 유머가 튀어나왔다. 그런 임씨에게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여자 쪽 부모가 잘나가는 변호사와 맞선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녀에게 이 소식을 들은 임씨는 경상도 사내의 뚝심과 배짱을 발휘할 때가 닥쳤음을 직감했다. 그는 문지방이 닳도록 그녀의 집을 드나들었다. 온갖 감언과 선물 공세로 부모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당시엔 뭔가에 홀렸던 것 같아요.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듣긴 했지만 제가 180도로 확 바뀔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금도 당시를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집안 반대에도 우리 사랑 변치 않아” 집안 반대에도 끝까지 사랑을 지켜내 결혼에 성공한 이들도 적지 않다. 교육업계에 종사하는 이모(39)씨는 지금도 부인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젖는다. 숱한 고비를 이겨낸 끝에 그녀와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1992년 제대 뒤 복학했다. 그해 첫 전공수업 시간에 새내기로 들어온 과 여자후배를 알게 됐다. 서로 이야기가 통하고 취미나 생각이 비슷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늘 함께 지내며 서로를 위해주고 챙겨줬다. 두 사람은 같은 해 졸업했고, 나란히 중견기업에 취직했다. 남은 건 결혼뿐이었다. 하지만 시련이 닥쳤다. 이씨의 부모가 쌍수를 들고 반대했다. 여자친구가 무남독녀로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집안이 너무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심한 상처를 받은 나머지 회사도 그만두고 자취를 감췄다. 며칠 뒤 이씨도 사직하고, 그녀를 찾아나섰다. 우선 그녀의 고향인 경남 창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그녀는 아직 그곳에 있었다. 곁에 머물며 그녀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이씨는 그곳에서 취직한 뒤 자리를 잡았다. 그녀를 도저히 떠날 수 없었다.1년 남짓 지났을 무렵 부모에게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그때 여자친구가 어디에 있든, 몇날 며칠이 걸리든 꼭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녀 말고 다른 그 무엇도 의미가 없었죠.” 증권회사에 다니는 이모(29·여)씨는 대학 선배인 박모(34)씨와 일심동체가 돼 양가 부모의 반대를 이겨내고 결혼에 성공했다. 양쪽 부모는 모두 두 사람의 결혼을 극구 말렸다. 집안 형편이 서로 맞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씨의 집은 공직에 복무하는 아버지 덕에 풍족한 편이었다. 반면 박씨는 편모슬하에서 힘들게 컸고 가정형편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씨는 4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했던 박씨와 헤어질 수 없었다. 박씨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매일 양쪽 집안을 오갔다. 좋아하는 음식을 사들고 가는 등 부모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노력했다. 문전박대를 수없이 당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6개월간 끈질기게 달라붙은 결과 그토록 차갑기만 하던 부모들의 마음이 녹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양쪽 집안에서 고작 가정형편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을 땐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떡하겠어요. 죽을 힘을 다해 양가 부모님들을 설득했죠.”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한 사람을 바라보며 키워온 사랑이 결실을 맺은 이들도 있다. 직장인 김모(36·여)씨는 1996년 대학 졸업 뒤 곧바로 취직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이듬해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취직은커녕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힘들었다.‘백수’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남자친구는 취업 스트레스로 불면의 나날을 보내면서 점점 수척해져 갔다. 김씨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부모가 “내일 모레면 서른이다. 더 늦기 전에 결혼하라.”며 압박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김씨는 이런 어려움을 무심결에 남자친구에게 털어놨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대뜸 “좋은 남자 만나라.”며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김씨는 그가 아니면 그 누구와도 함께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여행 가방에 옷과 생필품을 챙겨 넣고 무작정 그의 자취방으로 달려갔다. 방문을 열자 남자친구는 생라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김씨는 그 모습을 보자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달간 남자친구의 자취방에 머물며 그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 그녀의 지극 정성은 그해 겨울 결혼으로 빛을 발했다.“당시 집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남자친구와 도저히 헤어질 수 없는데 어떡하겠어요. 그때 제 행동이 지금도 옳았다고 자부해요.” ●초등 동창생 중·고·대학까지 곁에서 돌봐 직장인 김모(33)씨는 20년 동안 한 여자만 바라봤다.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예쁜 외모와 밝은 성격 때문에 어릴 때부터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김씨는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이르기까지 줄곧 그녀 곁을 지켰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대학시절 그녀는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면 “돈이 없다. 데려다 달라.”며 전화하곤 했다. 그때마다 김씨는 군말 없이 차를 몰고 가 계산을 치르고 해장국까지 먹인 뒤 집에 바래다 줬다. 그녀의 ‘주사’는 직장인이 되고나서도 여전했다. 그런 어느 날 그의 지성이 통했던지 그녀에게 변화가 감지됐다. 돌보듯 하던 무덤덤한 태도에서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따뜻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른 남자와의 연애 이야기는 쑥 들어가고 그에게 “잘 생겼다.”,“여자 마음을 잘 살펴봐라.”는 등의 말을 늘어놨다. 김씨는 그녀의 말과 눈빛에서 그녀의 마음을 읽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참고 참았던 사랑을 고백했다. 김씨는 지난해 봄 그녀와 결혼했다.“결국 그녀 곁에 제가 남게 되리라 생각했어요. 미인은 강한 자가 아니라 인내심이 많은 자와 백년가약을 맺게 되리라고 확신했거든요.” 직장인 신모(28·여)씨는 짝사랑으로 오랜 가슴앓이를 했던 남자와 다음달 결혼한다. 신씨는 빼어난 외모 덕에 직장 동료나 선후배들 사이에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신씨는 자신을 좋아하고 쫓아다니는 남자들은 마다하고 언제나 냉랭하기만 한 선배에게 묘한 매력을 느꼈다. 선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침마다 커피를 타주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건네는 등 온갖 교태(?)를 부렸지만 그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초조한 마음에 친한 동료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에게 ‘선배가 해외지사 지원을 위해 아침마다 중국어회화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신씨는 무작정 같은 반을 신청했다가 첫날부터 선배가 보는 앞에서 창피만 당했다. 선배가 수강하던 반은 고급반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아침마다 꿋꿋하게 나가 선배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선배도 신씨의 마음을 알았는지 한 달쯤 지나자 대하는 게 달라졌다. 출근 시간 전까지 중국어도 가르쳐주고, 아침도 같이 먹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결국 한 집에서 살게 됐다.“매일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학원에 갔어요. 어머니가 ‘잠도 많은 애가 웬일이냐.’며 신기해 하셨는데, 요즘 남편과 친정에 갈 때면 그때 일을 들먹이며 놀리곤 하세요. 중국어 실력이야 당연히 ‘꽝’이죠.” 김정은 황비웅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거장과 젊은 천재의 하모니

    거장과 젊은 천재의 하모니

    살아 있는 거장과 젊은 천재가 인연을 맺는다. 러시아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71)와 임동혁(24)이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무대를 갖는다. 이들에겐 교집합이 많다. 두 사람이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국제 쇼팽 콩쿠르를 통해서다. 아슈케나지는 1955년 이 대회에서 2위로 입상했다. 임동혁은 그로부터 50년 뒤인 2005년 이 무대에서 3위에 오르며 세계 음악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들은 또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음악적 재능을 키워온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임동혁이 10년간 러시아에 거주했던 만큼 러시아에 음악적 뿌리를 둔 두 사람의 만남은 더욱 관심을 모은다. 현재 유럽연합 유스 오케스트라(EUYO)와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인 아슈케나지는 1965년 첫 내한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창단 30주년을 맞은 유럽연합 유스 오케스트라의 기념연주회로 마련됐다. 아슈케나지는 “음악에 예민한 귀를 갖고 있는 한국 관객들은 자유롭고 따뜻해 연주자들을 음악적으로 고취시킨다.”며 국내 팬들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또 처음 대면할 임동혁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임동혁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서 대단한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라는 칭찬을 많이 들어 협연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의 주인공은 러시아 작곡가들이다. 특히 임동혁은 이번 협연에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제13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1위 없는 공동 4위를 수상했던 작품이다. 이밖에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가 연주된다. 1978년 창단된 유럽연합 유스 오케스트라는 25개 유럽연합 가입국의 청소년 단원 140명으로 이뤄진 심포니. 다니엘 바렌보임,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객원 지휘자로 거쳐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여성&남성] 혼전동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성&남성] 혼전동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혼전동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지만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달 28∼31일 서울·경기 지역에 사는 미혼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혼전동거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59%가 혼전동거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연인과 함께할 수 있고, 살아보고 결혼해야 안전하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공중파와 케이블TV 드라마에서는 혼전동거 커플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부모 세대가 들으면 깜짤 놀라겠지만 혼전동거에 대해 여성과 남성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함께살다 안 맞으면 미련없이 갈라서 보험업계에 종사하는 이모(32)씨는 ‘동거’ 예찬론자다.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결혼을 위해 꼭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고 여긴다. 동고동락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고,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을 거친다면 결혼 생활이 순탄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긴 연애 끝에 결혼해도 성격이 안 맞는다는 등의 이유로 이혼이 늘고 있는 요즘 세태를 보면서 확신으로 굳어졌다. 아무래도 함께 살다 보면 서로의 단점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씻는 것, 잠자는 모습, 식성 등 생활 습관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도 있다. 그런 모습을 수용할 수 있다면 결혼하고, 그렇지 않다면 깨끗하게 갈라서자는 것이다.“동거 과정에서 서로에게 실망해 헤어져도 양가 부모가 모르기 때문에 큰 파장이 없습니다. 무턱대고 결혼해 인생을 망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박모(23·여)씨는 남자친구와 동거한 지 4개월째다. 평생 함께 할 사람이라면 미리 살아보고 결혼하는 게 바람직스럽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외모나 성격 못지않게 속궁합도 중요하게 여긴다. 결혼한 선배들에게서 밤 생활에 만족하지 못해 바람을 피우거나 이혼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상당히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속궁합은 살을 맞대고 부대껴봐야 확실히 알 수 있기에 먼저 살아본 뒤 결혼 여부를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겉과 속이 동시에 충족돼야 진정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론 동거 조건이 있다.‘임신을 피한다.’는 것이다. 결혼 전 임신은 서로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결혼 후 발생할지도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보험을 든다고 생각하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아요. 혼전동거가 제 자신의 삶을 더 책임있게 꾸려나가게 하는 행동이 아닐까요.” 회사원 윤모(32)씨는 혼전동거는 결혼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TV 오락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더욱 굳혔다. 프로그램은 남녀 연예인을 출연시켜 실제 결혼 생활을 상정한 뒤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시청자들에게는 혼전동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서로 결혼을 하지 않은 사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혼전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알콩달콩 사는 모습이 윤씨에게는 몹시 부러웠다. 하지만 이런 사고는 윤씨만의 것이었지, 공유되지는 못한다. 최근 윤씨는 직장 회식 자리에서 “혼전동거를 해봤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심경을 고백했다 큰 낭패를 봤다. 선후배나 동료 직원들이 그를 플레이보이 취급을 하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결혼은 개인의 만남 못지않게 가족의 얽힘도 중요 반면 결혼 전 동거한 사람과 헤어진 뒤 다른 사람과 결혼했을 때 그 행위는 현 배우자에게 평생 죄의식으로 작용하거나 살아봐도 상대방의 집안 사람은 알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하모(31)씨는 ‘순결론자’이다. 동정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결혼 뒤 바쳐야 한다고 믿는다. 젊은 시절 한때의 기분으로 성관계를 갖는 것은 훗날 맞이할 배우자에게 죄를 짓는 행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하씨에게 혼전동거란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결혼 전 함께 지내고서는 서로 맞지 않는다고 헤어진 뒤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은 더더욱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 같은 결벽증(?) 때문에 하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다. 세상은 변했는데 사고방식은 여전히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조롱마저 듣는다. 하지만 하씨는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떳떳해야 사랑하는 이에게 당당할 수 있고, 결혼 생활의 행복도 지킬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혼전동거는 결혼의 신성함을 깨뜨리는 행위예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날밤에 대한 환상, 가슴 설렘 등 결혼이 주는 따뜻한 이미지를 망가뜨리기 때문이죠.” 결혼 3년차인 회사원 윤모(33)씨는 혼전동거를 해도 자신과 맞는 짝을 찾기 힘들다고 믿는다. 윤씨는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기 전에 함께 살면 서로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다른 여성과 동거를 했다. 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다. 같이 지내면 속궁합은 알 수 있을지언정 여자 쪽 집안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이다.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 못지 않게 가족과 가족의 얽힘도 상당히 중요하더군요. 가족 간의 관계가 안정돼야 결혼 생활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런 점은 혼전동거로는 절대 알 수 없죠.” ●“남녀에 대한 이중잣대 없어져야” 남자와 여자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 남자에게는 관용을, 여자에게는 냉대를 보내는 사회적인 모순을 비판하는 견해도 있다. 직장인 장모(27)씨는 혼전동거를 원치 않는다. 대학시절 알고 지내던 동거 커플의 안타까운 말로를 본 뒤 ‘여자를 위해서라도 절대 혼전동거는 하지 않겠다.’고 작심했다. 함께 살던 친구 커플은 2년 전 헤어졌는데 남자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다른 여자를 만나며 잘 지냈지만, 여자 쪽은 주위 사람들에게 ‘노는 여자’로 알려져 대학생활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결국 그녀는 휴학을 하고 말았다.“서로 책임질 수 있고 동거하다 헤어져도 주변에서 뒷말이 나오지 않는 문화라면 결혼 전 동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여자에게만은 냉혹한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 김모(29·여)씨도 혼전동거에 대해 여자에게 더 큰 책임을 묻고 추궁하는 이중 잣대에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 김씨는 평생 함께 할 반려자라면 살아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3년 전 사귄 남자친구와 동거에 들어갔다. 지내면서 서로에게 맞추려 노력하고, 위해주며 잘 지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남자들의 전형적인 버릇이 나왔다.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문제는 이별 뒤 찾아왔다. 대학원에 소문이 이상하게 퍼졌다.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모멸감을 느낀 김씨는 자퇴했다. 자신과 헤어진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를 만나 동거하며 잘 지냈다.“남자와 여자를 보는 시각이 너무 다르더군요. 혼전동거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시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혼전동거, 옳고 그름 판단 사항 아니다” 혼전동거는 개인적인 선택일 뿐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직장인 최모(28·여)씨는 혼전동거는 개인의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요즘 대부분의 남녀는 결혼을 염두에 둔다면 혼전에 성관계를 갖더라도 함께 사는 건 별 문제가 없다고 여긴다. 최씨도 2년전 남자친구와 3개월간 동거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늘 붙어 있고 싶었고, 결혼도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지내는 동안 남자친구의 좋지 않은 면을 알게 되면서 결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기혼자들의 말을 뼈저리게 느꼈다. 결국 그 남자와 헤어졌다. “개인의 판단에 사회적인 잣대를 들이대 ‘옳다, 그르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개인 사생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간섭을 하거나 관심이 높은지 모르겠어요.” 장형우 김정은 황비웅기자 zangzak@seoul.co.kr
  • 12명 탄 음주 승용차 가드레일 충돌… 트렁크속 2명 사망

    5인승 승용차에 승차 인원의 두 배가 넘는 12명이 타고 새벽 도로를 달리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오전 4시쯤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청소년야영장 앞 도로를 달리던 쏘나타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도로의 가드레일과 충돌했다. 당시 트렁크 안에 있던 3명 중 백모(18)군 등 2명이 차 밖으로 튕겨 나가 숨지고, 운전자 유모(23·여)씨와 최모(23·여)씨, 이모(18)군 등 나머지 10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향 선후배 사이로, 휴가철을 맞아 새벽까지 고령읍내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사고 당시 유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86% 상태였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일단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몰던 유씨가 운전에 미숙해 중앙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의 2배가 넘게 타 승용차의 제동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구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 “KTX 영등포역 정차 추진” 조길형 영등포구의회 의장

    [구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 “KTX 영등포역 정차 추진” 조길형 영등포구의회 의장

    조길형(51) 의장은 전체 17석 중 한나라당이 10석을 차지하고 있는 영등포구의회에서 과반인 9표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야당출신 의장이다. 여야를 막론해 지지를 얻었다는 이야기인데, 적과 아군이 확실한 정치논리로 판단하면 퍼뜩 이해가 안 되는 결과다. 그는 “여러 선후배 의원들이 믿어 주신 결과일 뿐”이라고 동료의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같은 결과 뒤에는 조 의장이 이견을 조율하고 첨예한 갈등 속에서 의사소통을 실행할 적임자란 의원들의 평가가 깔려 있다. 의외(?)의 선거 결과는 의회를 바라보는 새 의장의 소신 속에도 투영된다. “지방의회에선 특히 정치꾼이 아닌 일꾼이 일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입니다. 저도 동감하고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2년 후인 6기부터는 (지방의회의)정당공천을 없애는 것도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당공천에 의해 무려 13년간 의회 밥을 먹은 4선의원의 문제의식은 의외로 신선했다. 동료 의원들에 대한 신뢰도 강했다. 조 의장은 “과거에 비해 한층 젊고 역량 있는 전문 지식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화합과 조화를 이뤄 의정에 전념할 수 있다면 41만 구민이 만족할 의회상을 정립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뢰와 관심이라는 것. 그는 의회와 주민 모두를 위해서 구의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주민과 동떨어진 의회는 아무런 성과도, 존재가치도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따라 회기 중 본회의장 등 의사진행의 모습을 각 주민센터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생중계할 계획이다. 또 구의원과 지역주민이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영등포구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KTX의 영등포역 정차를 꼽았다. 그는 “영등포역 정차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철도공사도, 교통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용자도 상생하는 방법”이라면서 “구민의 뜻을 모아 전 국민을 상대로 설득과 이해를 구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원조 한류스타’ 정훈희 “내 라이벌은 이효리”

    1978년 ‘꽃밭에서’를 마지막으로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원조 한류스타’ 정훈희가 새 앨범을 발표하며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정훈희는 30일 오후 광화문 KT아트홀에서 데뷔 40주년기념앨범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날 쇼케이스 현장에는 약 100여명의 팬들과 송대관, 태진아, 인순이 등 연예계 선후배들이 참석해 정훈희의 40주년앨범발매를 축하했다. 정훈희씨의 조카인 가수 J의 ‘처음처럼’으로 시작된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타타클랜’, ‘45rpm’, ‘버블시스터즈’등 젊은 후배들이 무대에 올라 정훈희와 함께 입을 맞췄다. 정훈희는 후배가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맹인 하모니카 연주가 전재덕은 박만희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정훈희의 40주년 기념앨범제작을 제안했던 故이영훈 작곡가를 회상하는 특별공연으로 함께했다. 정훈희씨는 공연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라이벌로 가요계의 섹시아이콘 이효리를 지목하며 “세대를 아울러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정훈희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많은 중년 팬들이 객석을 가득 메워 그녀의 식지 않은 인기를 가늠케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글 / 서울여대 학생기자 권윤희 고유선 tanya86@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현정-조인성, 핑크빛 분위기 “무슨 사이?”

    고현정-조인성, 핑크빛 분위기 “무슨 사이?”

    고현정과 조인성이 라디오에서 핑크빛 무드를 연출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고현정은 지난 29일 MBC라디오 표준FM ‘박경림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해 친분이 있던 조인성과 전화를 연결했다. 고현정은 “가끔 농담으로 조인성에게 ‘사랑한다. 결혼하자’고 한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한 후 그 이유를 “사람이 너무 좋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인성이 면도를 막 하고 나오면 턱부분이 파르스름해진다. 몰래 자세히 훔쳐봤는데 이국적이었다”며 “평소 조인성을 올리브라고 부른다. 피자 위에 올려놓은 올리브처럼 푸른 이미지를 지녔기 때문이다”고 밝혀 면도 직후 모습과 애칭의 연관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고현정의 발언에 조인성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선배는 고현정이다”고 말한뒤, 무인도에 박경림과 고현정 단 둘이 있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도 한치의 망설임없이 “고현정 선배님”이라고 답해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하지만 고현정에 농담어린 고백에 대해서는 “난 나한테 맞춰주는 여자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쉬운여자는 싫다”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고백을 거절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이런 두 사람의 통화내용에 많은 네티즌들은 “두 사람의 나이를 넘어선 우정이 부럽다”, “고현정과 조인성이 선후배 이상의 친분을 나누는 것 같다 “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고현정은 당초 라디오에 1,2부만 출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DJ 박경림의 제안에 따라 3,4부에도 계속 스튜디오에 머물면서 대화를 이어가 청취자들을 즐겁게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 나지연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신차관, 언론재단 이사진 사퇴 압력”

    “신차관, 언론재단 이사진 사퇴 압력”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지난 3월 초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을 직접 만나 “재단의 이사 자리를 모두 비워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박 이사장은 당시 상황을 정리한 ‘한국언론재단 외압일지’를 28일 국회 공기업대책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을 통해 공개했다. ‘일지’에 따르면 신 차관은 3월7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박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만남을 가졌다.3월7일(금요일) 오후 신 차관은 박 이사장에게 “자리에 대한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 일요일 오전까지 전화해 달라. 오후에는 (박 이사장 거취에 대해) 얘기를 해줘야 한다.”며 박 이사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10일 두 번째 만남에서도 신 차관은 “재단의 이사 자리를 모두(이사장과 이사 3명) 비워 달라. 태생적 문제와 상징성 때문에 그냥 둘 수가 없다.”며 좀더 직접적으로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의 일지는 그가 신 차관을 만난 직후 신 차관과 나눈 이야기를 대화록 형식으로 복기해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신 차관이 (향후 언론에 공개되면) 자신을 만난 사실을 부인하겠다고 말했고 언론계에서 신 차관과의 개인적 관계도 있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할 수도 물러날 곳도 없는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상황이라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은 다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과 신 차관은 한국일보 선후배 사이다. 최 의원은 이날 공기업대책특위에 참석한 신 차관에게 일지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 따져물었다. 신 차관은 “꼭 그렇게 (그만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면서 “신임과 재신임을 묻겠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부의 정책을 따라 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간 정부의 이사진 사퇴요구에 대해‘불가’ 입장을 밝히는 것 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언론재단은 이날 일지 공개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4명의 이사들은 28일 유인촌 문화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정부가 부당한 사퇴 압력을 가한 데 대해 조만간 국가인권위원회 제소와 헌법소원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5월13일과 19일, 이달 17일에도 재단측에 임원진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닮은꼴이지만 서로 다른 세계

    닮은꼴이지만 서로 다른 세계

    서울대 회화과, 동대학원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선후배 사이. 한국화단의 걸출한 두 기둥이 함께 전시마당을 펼치고 있다. 한국화의 대표중진으로 꼽히는 김호득(58·영남대 교수)과 강경구(56·경원대 교수). 닮은꼴이면서도 한편으론 판이한, 두 작가세계의 교집합을 찾아보는 건 관람객들의 몫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한국화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현대적 재창조 작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는 대목. 그러나 화폭에 동원하는 재료가 다른 까닭에 작품의 스타일은 완전히 다른 맛이다. 한지 대신 광목을 쓰고 있는 김호득은 좌우가 뒤바뀐 ‘글자’ 연작과 즉흥적인 붓놀림이 압권인 ‘문득’ 연작, 거세게 흘러가는 황톳물에서 영감을 받아 그렸다는 ‘급류’ 연작 등 신작 28점을 내놓았다. 강경구의 시도는 좀더 파격적이다.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동원해 한국화의 새 영역 개척에 안간힘을 쏟는다. 물 위에서 갖가지 동작을 선보이는 한 남자의 모습을 담은 ‘물’연작, 북한산의 여러 풍광을 담은 ‘북한산’연작 등 18점을 들고 나왔다.4년 전부터 아크릴 작업을 해왔다는 작가는 “다루는 재료보다는 작가의 정신이 더 중요하며, 한국화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료의 확장도 필요하다.”고 했다. 새달 2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 화랑.(02)739-4937.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이것이 촛불정신”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이것이 촛불정신”

    “촛불시위에서 발현된 저항정신을 동력으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장에서의 권위주의와 싸워 이겼으면 한다(조희연).” 진보는 이론 이전에 삶 속에서의 실천을 통해 재구성된다.11일 오후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가 사회과학부 2학년 학생들과 마주 앉았다. 김이민경, 소현, 정훈씨는 시위에 꾸준히 참석해온 ‘열성 촛불들’이다. 네 사람은 각자가 촛불을 통해 경험한 강렬한 기억들을 삶의 공간에서 어떻게 실천으로 풀어낼 것인지를 유쾌한 언어로 토론했다. 조 교수는 “우리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강의실에서 권위주위를 퇴출시킬 방법부터 의논해 보자.”며 운을 뗐다. ●“호칭만 바꿔도 많은 게 변해요” “촛불의 정신은 부당한 권위에 대한 거부라고 할 수 있어. 평소 교수와 학생이 강의실에서 평등해질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해 왔는데, 위계관계가 반영되지 않는 별칭을 정해 부르면 좋을 것 같아. 교수-학생간 권력관계는 호칭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니까. 난 아버지가 조씨, 친어머니는 은씨, 새어머니가 서씨니까 ‘조은서’ 혹은 ‘조은’이라고 불러줘(조희연).” “조희연 교수님이라 부를 때와 조은이라 부를 땐 엄청 다른 느낌(정훈)!” “그럼 난 ‘땡땡이’(김이민경).” “난 ‘총총’(소현).” “꼭 별칭을 만들어 불러야 한다는 것도 억압이야. 난 그냥 ‘정훈’(정훈).” “촛불시위 현장에서는 모든 권력이 희화화되잖아요. 그런데 촛불을 들고 권력을 희화화했던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삶 속에서는 권력관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 선후배 관계만 해도 그래요. 후배들은 선배들 앞에서 바지 주머니에 손도 찌르면 안 되는 그런 거 있잖아요(소현).” “권력을 희화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권력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넘어 약자로서 강자의 권력에 대해 여유를 보여 주는 것과 같아요(정훈).” “예비역 남자 선배들과 평등하게 말을 놓자고 합의하고 이름을 불렀는데, 싫어해요. 선배들은 그냥 오빠로서 말을 놓자는 뜻이었던 거죠. 호칭이 뭐냐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까지 결정돼 버리잖아요.‘선생님 어떻게 생각해요?’와 ‘조은 어떻게 생각해요?’는 매우 달라요. 호칭만 바꿔도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어요(김이민경).” “모든 권위에 의문을 표하는 비판적 사회과학의 방법론과 호칭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지(조희연).” ●“촛불도 탈권위적이지만은 않아” “촛불시위 현장이 꼭 탈권위적이지만은 않아요. 한번은 초등학생이 자기 발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초딩은 가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거예요. 중·고등학생들은 아예 학교에서 시위 참석을 막고요. 다 어른들의 시각이잖아요. 저는 촛불시위에서만큼은 모든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김이민경).” “10대는 스스로 정치적 주체임을 선언했는데, 기존의 규율권력은 여전히 10대를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묶어두려고 하는 거지(조희연).” “이런 경우도 있어요. 전경과 대치할 땐 남자가 앞으로 나가고 여자는 뒤로 빼주거든요. 물론 배려라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배제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힘이 충돌하는 현장에서는 장애인들도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 데 무리가 있어요(김이민경).” “규율과 보호는 동전의 양면이야. 예비군이 앞장서는 것도 차이에 따른 분업이 아니라, 기존의 규율체계에 따른 분업이라 할 수 있지. 여성은 보호받고 남성은 보호하는 분업체계가 촛불시위에서도 형성되는 거야(조희연).” ●“하고 싶은 말들이 생겼어요” “촛불 이후가 기대되는 게, 촛불을 통해 말하지 않던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했잖아요. 중·고등학생이 말하기 시작했고, 어머니들이 말하기 시작했어요. 촛불 이후에도 그들이 예전처럼 그냥 학교와 가정에만 있을까 싶어요. 한번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냥 말문을 닫고 있지는 않을 거라 믿어요(김이민경).” “자기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건 아주 중요한 지적이야.1980년대는 반독재라는 시대적 과제 때문에 자신의 고유한 관심사를 드러내지 못한 게 사실이거든. 지금은 그런 집단주의 시대는 아니지. 촛불을 통해 개인의 차이를 그 자체로 존중해 주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조희연).” “촛불 이후에도 자신의 문제의식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광장이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촛불이 꺼지고 나면 광장까지 사라질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요(정훈).” “촛불 이후에 저도 계속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촛불시위를 진압해야 하는 전·의경들도 많이 괴로울 거 같아요. 그들도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거든요. 질서유지란 이름으로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전·의경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어요(김이민경).” “촛불에서 찾아낸 정치적 주체성을 토대로 우리 삶 속 권위주의를 어떻게 해체할 거냐를 이야기했는데,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촛불을 들고 가야 할 궁극적인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삶 속이란 생각이 드네(조희연).” 글·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한나라 세 입, 한목소리 낼까

    한나라당이 정당 사상 처음으로 ‘대변인 트로이카’ 체제를 도입,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역대 공동대변인제 경쟁심화로 갈등 한나라당은 예전에도 공동 대변인 체제를 운영했지만 대변인들간의 경쟁 의식 등으로 오래 이어지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부터 나경원 단일 대변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번 대변인 트로이카 체제가 지난 시행착오의 반복이 될지, 정치실험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차명진·윤상현·조윤선 의원으로 구성된 트로이카 시스템의 성공 여부는 의사 소통과 유기적 협조에 달려 있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이들 대변인은 개성과 경력 등에서 3인3색이다.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지가 당 안팎의 관심거리다. 당내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차 수석 대변인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공보관을 맡았다가 서로 결별했다. 노동운동권에서 인연을 맺은 김문수 경기지사를 정치적 ‘멘토(후견인)’로 삼고 있는 ‘투사형’이자 ‘다변(多辯)형’으로 술은 입에도 대지 못한다. 윤 대변인은 해외 유학파 교수 출신답게 ‘학자풍’이다. 술자리에서는 술잔을 마다하지 않는 호방한 스타일이다. 조 대변인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 변호사와 씨티은행 부행장을 거친 ‘여성 엘리트의 전형’답게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이다. 반면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듯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우선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특보·보좌역·공동 대변인 등으로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그래서 불협화음은 없을 것이라는 게 3인의 입모음이다. 이들은 당내의 우려를 의식해 16일 당직 인선이 완료된 직후 역할 분담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재선인 차 대변인이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팀장’ 역할을 맡는 동시에 정무 분야를 책임지고, 윤·조 대변인은 각각 외교·통일·국방 분야와 경제·사회·문화 분야를 나눠 맡기로 했다.●계파안배 차원… 연착륙 어려울듯 트로이카 체제가 계파 안배 차원에서 이뤄진 측면이 강한 만큼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선 세 대변인이 최고위원회의나 당정협의 등 다양한 분야의 논의가 이뤄지는 회의에 모두 참석하기 어렵다. 시각을 다투는 중대 사안이 발생할 경우 업무 조정을 통해 담당 대변인을 결정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20&30] 당신의 직장내 멘토는 누구입니까

    [20&30] 당신의 직장내 멘토는 누구입니까

    매일 반복되는 업무, 이번주까지 끝내야 하는 팀 프로젝트, 상사의 지겨운 잔소리….20∼30대 직장인들의 하루는 오늘도 고되다. 업무 속에 매몰되다 보면 ‘사는 게 뭔지.’라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런 스트레스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멘토’이다. 고민을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 닮고 싶은 존재, 오아시스처럼 시원하고 산맥처럼 넉넉한 그 사람. 당신의 멘토는 누구인가?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면, 스스로 노력하라 회사원 이모(32)씨는 자신의 멘토와 그들의 장점을 ‘멘토 노트’에 기록한다. 직장생활 5년차인 이씨가 지금까지 함께 근무한 팀장은 모두 5명이다. 그의 노트에 따르면 첫 팀장에게 배운 것은 일과 휴식을 명확히 구분하고, 군더더기를 배척해 핵심만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번째 팀장은 그래픽을 이용해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방법을, 세번째 팀장은 상관에게 주장을 명확히 제기하면서도 미움을 받지 않는 방법을 그에게 가르쳤다. 지금 팀장에게는 작은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고 큰 틀을 구축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씨는 “솔직히 각 팀장마다 단점도 있고, 혼낼 때는 미울 때도 있지만 차분하게 바라보면 모두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조언을 얻으려는 후배들에게 ‘스펀지가 되라.’고 말해준다.“저의 멘토 노트는 팀장뿐 아니라 주위 선후배들이 보여주는 멋진 모습들도 담겨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조사를 잘 챙기는 후배의 인맥관리법이 기록됐죠. 언젠가는 이것들이 자양분이 돼 저만의 비법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중학교 영어 교사인 윤모(31·여)씨는 적당한 멘토를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몇년 차이 나지 않는 여교사끼리 학교생활에는 서로 좋은 멘토가 되지만, 교장이 되기 위한 멘토는 주변에서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씨는 “인원으로 보면 여교사들이 훨씬 많은데 교장이 되는 팁은 남교사들끼리만 공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는 좋은 성적으로 교직에 입문했고, 방학 때마다 영어연수도 다녀오면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실력만으로는 부족한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는다. 또한 그는 정보가 오고간다는 회식자리에서도 끝까지 버티지만 결국 다음날 듣는 말은 남자들끼리 한 잔 더 했다는 것뿐이다. 윤씨는 “솔직히 여성 멘토가 없어 힘들기도 하지만 최고직은 내어주지 않으려는 남자들의 텃세 때문에 여성 멘토의 존재 자체가 힘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윤씨는 결국 여교사 동호회를 알아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그는 3개월 만에 같은 지역 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모임을 알게 됐다.“인근 학교에 교감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여교사 한분을 만나게 됐어요. 요즘 그분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어려울 때 손 내밀어준, 잊지 못할 멘토 인터넷업체에 근무하는 강모(30)씨에게는 ‘인생의 등불’로 모시는 대학 선배가 있다. 삶의 굽이굽이에 도사린 암초에 부딪칠 때면 늘 길을 제시해 주며 지혜롭게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 지금의 직장도 선배가 연결해 줬다. 강씨는 첫 직장에서 영업을 담당했다. 소심하고 말주변이 없어 여러 사람을 만나는 데 부담감을 느꼈다.2년 정도 버티다 결국 그만뒀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 선배가 손을 내밀었다. 강씨의 장단점을 짚어주고, 닷컴기업의 청사진을 제시해 주며 선배가 다니는 회사에 들어올 것을 권했다. 입사 뒤에도 자상하게 이끌어 줬다. 선후배 관계, 협력업체와의 교류 등 직장 생활의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사회생활 전반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일러 줬다. 술자리에서 보이는 실수, 대인관계의 약점 등 보완할 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줬다. 하지만 강요하진 않는다. 강요에 의한 행동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스스로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여러 방안들을 보여 줄 뿐이다. 속마음을 터놓고 도움을 청할 곳이 딱히 없는 강씨에게 선배의 존재는 각별하다.“제겐 친형 이상의 존재입니다. 학생 때 지도했던 선생님들과도 차원이 다릅니다. 진정으로 믿음이 가거든요.” 금융회사에 다니는 박모(29·여)씨는 지점장을 존경하고 따른다. 박씨는 사회에 갓 나왔을 때 지점장이 들려준 이야기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는 첫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은행창구에서 돈을 계산하는 것도 서툴렀고,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입사 동기들은 각 지점에서 빛을 발하며 일취월장했다. 해당 지점을 넘어 전 회사로 “일 잘한다.”는 평판이 돌았다. 박씨는 자신만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했다.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었다.6개월이 지났을 무렵 박씨는 적성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그만두려고 작정했다. 그 즈음 지점장이 그를 불렀다. 지점장은 “잡생각이 많으면 발이 땅에서 뜬다. 쓸데없는 생각 말고 강점을 키워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걸출한 사람이 되라.”고 충고했다. 박씨는 “제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때 깨달았어요. 저는 제 단점만 보고 계속 자책했던 거죠.”라고 말했다. 박씨는 그날 이후 달라졌다. 발을 땅에 굳건히 붙이고 뛰어난 대인관계 등 장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동료들과 친해지면서 회사생활에도 익숙해졌다. 컴퓨터 조작도 능숙해졌고, 돈 계산에도 도를 터갔다. 지금껏 박씨는 직장생활에서 힘겨운 고비에 직면할 때마다 지점장을 찾아 조언을 구했고, 자신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도 지점장에게 들려줬다.“지점장님이야말로 제 인생의 멘토입니다. 힘들었을 때 그분께 들었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뼈가 되고 살이 돼 지금의 제가 있도록 해줬고,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어요.”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이모(28·여)씨에게는 고교시절 담임인 안 선생님이 늘 고맙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안 선생님은 이씨에게 그저 무서운 담임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안 선생님은 이씨가 계속 교사일을 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도움을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2년 전 모교에 부임해 착하고 상냥한 학교 후배들을 만난다는 상상 속에 첫 수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첫 수업을 마친 이씨는 당장이라도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졸거나 딴 짓을 했다. 수업 중간에 몇몇 불량해 보이는 학생들은 뒷문으로 나가버리기도 했다. 힘들게 수업을 끝내고 교무실에서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는 이씨에게 안 선생님이 다가왔다. “힘들지?”라며 음료수를 하나 건네며 이런 저런 충고를 했다. 안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잘해 주기만 하는 선생님은 결국 학생들을 망치게 된다.”면서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학생들을 틀어쥐고 공부하게 만든 선생님”이라고 충고해 줬다. 덕분에 이씨는 자신만의 교수법을 찾아가며 교사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요즘도 안 선생님은 이씨의 든든한 후원자다.“저의 제자들 중에도 저처럼 우리 학교에 오게 될 친구들이 있겠죠?그럼 그때 존경하는 안 선생님처럼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 ●친절한 나의 멘토 IT업체 게임사업기획실에 근무하는 이모(30·여)씨는 부서 실장을 멘토로 여기고 있다. 이씨가 실장을 처음 만난 건 2002년 봄부터였다. 그때부터 이씨는 실장의 인격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부임할 때 실장은 “게임 분야는 내가 처음이라 전문가가 아니니까, 잘 아는 여러분들이 내 생각이 맞는 건지 아닌지 얘기를 해달라. 도와주기 바란다.”며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이해를 구했다. 그때부터 이씨는 실장을 쭉 지켜보면서 실장의 결정이라면 무조건 신뢰하게 됐다.“보통 똑똑한 사람들은 본인의 머리에 함몰돼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상처를 주기 쉬운데 실장님은 달랐어요. 똑똑하면서도 굉장히 겸손하고, 본인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솔직히 시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분이 내리는 결정은 공정하고 정확하다.’는 믿음을 갖게 됐죠.” 윤모(29)씨는 공기업 4년차 직원이다. 윤씨는 같은 회사 기획처에 근무하면서 예산을 담당하는 과장을 정신적 지주로 여기고 있다. 과장은 일처리가 꼼꼼하고 정확하기로 소문난 인재다. 윤씨가 신입사원일 때 과장은 일처리가 미숙한 윤씨가 실수를 하더라도 크게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위로하며 차근차근 업무를 설명했다. 윤씨는 자신의 일도 아닌데 까마득한 후배를 위해 시간을 할애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게다가 윤씨는 과장이 회사에서 일하며 화를 내거나 짜증내는 모습을 한 차례도 본 적이 없다. 협력업체들도 과장의 일처리와 인품을 거론하면서 칭찬하곤 한다.“항상 과장님을 보면서 내가 과장이 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지만, 훨씬 많은 수련이 필요할 것 같아요. 과장님처럼 일도 잘하고 인격도 갖춘 인물이 되는 게 직장 내에서 제가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죠.” 직장인 홍모(32)씨에겐 특이한 멘토가 있다. 건너편 자리에 앉은 최 과장이다. 최 과장은 홍씨에게 일을 가르쳐 주는 멘토가 아니다. 그는 월급관리와 재테크의 멘토다. 직장에 다닌 지 3년이 넘도록 적금만 부었던 홍씨. 주식투자에 성공해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관련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선뜻 나서지 못했다. 늘 증권과 펀드 주변을 기웃거리며 고민만 하던 홍씨를 깨우쳐 준 사람은 같은 사무실의 최 과장이었다. 점심식사 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재테크 이야기가 나왔다. 고민하는 홍씨에게 최 과장은 의미 있는 충고를 했다. 저축과 함께 증권투자나 펀드에도 정기적으로 급여의 일부를 투자하고, 단기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놓고 여유있게 생각하라는 것이었다. 늘 주저하고만 있던 홍씨에게 최 과장의 충고는 큰 도움이 됐다. 용기를 내 최 과장이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한 홍씨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뒀다. 또 얼마 전 최 과장의 조언을 듣고 주식에서 자금을 뺐다. 조금 덕을 본 차에 무리해 볼까 생각하고 있던 홍씨에게 최 과장의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쯤 그는 중대한 기로에 섰을지도 모를 일이다.“주식투자뿐만 아니라 업무에서도 과장님의 충고 잘 따르겠습니다.” 황비웅 장형우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웃기는 수학자’ 이광연 한서대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웃기는 수학자’ 이광연 한서대 교수

    흔히 연인의 사랑을 ‘달곰쌉쌀함’에 비유한다. 이런 사랑을 수학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고 하니 귀가 절로 솔깃해진다. #상황 1 막 사랑을 시작한 젊은 남녀가 있다. 둘은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하찮은 일로 싸운다. 화가 난 여자는 사랑하는 마음이 식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남자는 진심이 가득 담긴 편지를 보냈다. 여자는 감동했다. 둘은 다시 뜨거워졌고 예전보다 더욱 깊은 사랑을 하게 됐다. 이 전개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그래프를 그려 본다. 수평좌표는 둘의 만남을 유지하는 시간이고 수직좌표는 사랑의 양으로 정한다. 처음에는 연속적으로 변하던 상승곡선이 말다툼을 하고 난 후에는 갑자기 하락했고 다시 뜨거워지면서 곡선이 올라간다. 이런 현상을 어떤 곡면 위에 모두 나타낼 수 있으며 그 성질로부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수학자들이 말하는 ‘파국이론(Catastrophe Theory )’이다. #상황 2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어느날 수업 도중 사랑도 방정식으로 풀 수 있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을 받았다. 잠시 생각하던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칠판에 썼다.Love=2□+2△+2○+2∨+8< (그림 참조). 그런 다음 “가지 않으면 안될 길을 마지 못해 떠나가며, 못내 아쉬워 되돌아 보는 그 마음! 갈 수 없는 길인데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간절한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사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재치있는 사랑 방정식은 사랑의 감성적인 면을 나타낸 것이다. 이와 관련, 수학자들은 ‘위상수학(位相數學)’에서 사랑도 수학적으로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심장은 적분으로 뜁니다. 혈액은 정맥을 통해 우심방으로 들어가 폐동맥을 거쳐 폐에서 산소와 결합하지요. 그리고 폐정맥에서 좌심방으로 들어가서 대동맥을 거쳐 다시 몸전체로 전달됩니다. 이때 심장 박출량은 적분법을 이용해 계산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만날 때의 심장은 당연히 더 뛰겠죠. 적분을 모른다고 해도 우리의 혈관 시스템은 수학적으로 매우 아름답게 설계돼 있습니다.” ‘웃기는 수학자’로 유명한 이광연(45·한서대 수학과)교수. 수학을 알고 나면 온세상이 아름답고 경이롭다고 주창하는 수학 전도사다.‘웃기는 수학이지 뭐야’‘밥상에 오른 수학’‘신화속 수학 이야기’ 등 색다른 수학관련 저서만 10여권을 펴내 20여만명의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다들 골치 아프게 여기는 수학을 재미있는 말투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웃기는 수학자’라는 별명도 여기에서 생겼다. 최근에는 ‘수학 블로그’라는 또 하나의 저서를 펴냈다. 여기에서 ‘게임의 법칙’‘자연의 비밀’‘역사의 명장면’‘생활의 발견’ 등 생활주변을 흥미로운 수학적 각도로 풀이해 눈길을 끈다. 이런 그가 요즘 방학을 맞아 집에서 새로운 집필을 하고 있다. 앞으로 관련서적 50여권은 더 낼 작정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래저래 궁금증이 생겨 서울 서초동의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마침 더운 날씨로 냉장고에서 과일과 시원한 캔맥주를 꺼내온다. “수박을 비롯해 모든 과일이 왜 둥근 모양을 하는지 아세요?” 이 교수의 느닷없는 질문에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과일을 맛있게만 먹을 줄 알았지 한번도 그 의문을 안가져 봤으니까. 주저하자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연은 항상 뛰어난 수학자입니다. 자연이라는 수학자는, 과일이 과육에 품고 있는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물체의 수분 손실은 그 물체의 겉넓이에 비례하지요. 즉 표피가 넓으면 넓을수록 더많은 수분이 증발됩니다. 따라서 모든 과일은 과육의 부피를 최대로 하면서 겉넓이를 가장 작게 하는 쪽으로 진화하게 됐습니다. 그 답이 바로 둥근 모양의 과일입니다. 이 것을 우리는 디도의 문제(Dido’s Problem)라고 하지요.” 그는 또 겨울날 내리는 눈이 왜 육각형이고, 하루는 왜 24시간인지 등도 얼마든지 수학적으로 풀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수학은 우리가 매일 걸어다니는 보도블록에도, 명절날 가족들이 모여 하는 윷놀이와 화투에도 있다고 했다.48장인 화투놀이 중 고스톱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수학을 소개한다. 고스톱은 몇 명이 치느냐에 따라 나누어 주는 화투의 장수와 바닥에 까는 장수가 달라진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장수를 x라 하고 바닥에 까는 장수를 y라 할 때 뒤집는 장수가 나누어 주는 장수와 같아야 꺼내는 것과 뒤집는 것이 같이 끝나게 된다. 2명이 치는 일명 ‘맞고’일 때는 나누어 주는 장수가 2x이고, 바닥에 까는 장수는 y, 또 뒤집는 장수도 2x이므로 이들을 모두 더하면 48이 되어야 한다. 즉 2x+y+2x=4x+y=48. 이 식을 만족시키는 x,y를 각각 순서쌍으로 나타내면 (1,44),(2,40),(3,36)∼(11,4) 등이다.3명이 칠 때는 3x+3x+y=6x+y=48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또 4명이 칠 때는 5장씩 나누어 가진 후 5×4=20장을 뒤집어 놓고 8장을 깔면 된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따지면 고스톱은 무려 24명까지 함께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느끼건 느끼지 못하건 수학은 자연, 역사, 생활속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는 까닭입니다. 수학을 통해 인류문명을 발전시키고 역경을 극복하고 또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수학이 어려워져 3분의2는 중도 포기한다는 것. 이를 안타까워해 수학을 왜 해야 하는지, 우리 주변 여기저기에 온통 ‘수학밭’이며 그걸 자각시키고 흥미를 유발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남다른 저술활동에 전념했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어려운 문제와 10∼20분 씨름하다가 어느 순간 정답을 맞혔을 때 느껴지는 쾌감과 감동 때문에 수학을 점점 더 좋아했다. 1983년 경문고를 졸업한 뒤 자연스럽게 성균관대 수학과에 지원, 합격했다.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와이오밍주립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 등을 마쳤다. 슬하에 아들 딸 둘을 두었으며 부인과는 같은 대학 수학과 선후배 사이. 식구들끼리 신문이나 영화를 볼 때에도 머릿속에는 온통 수학으로 가득차 있는 ‘수학집안’이다. 앞으로 계획을 물었더니 “삼국지와 세종대왕에 대한 구상을 다 마쳤다.”며 웃는다.2009년 7차 개정교육과정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서’ 집필자이도 한 그는 “수학은 우리 일상과 아주 밀접하며 따라서 아이들에게 수학 알레르기를 없애 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그 알레르기를 없애기 위한 방법.▲체스와 바둑, 윷놀이를 자주 시켜라. 두뇌회전에 좋기 때문이다. 종이접기도 좋다.▲수학을 이야기로 들려 줘라. 종이접기를 응용해 미 항공우주국 첨단 망원경을 72조각으로 만들어 우주로 운반한 사례, 그리고 뫼비우스의 띠로 컨베이어벨트를 만들어낸 것, 수학을 통해 최초로 시간을 나누었던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의 얘기 등이다.▲추리소설과 만화책이라도 읽게 하라. 다독은 최고의 수학공부 방법이며, 수학을 잘 하려면 텍스트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그가 걸어온 길 ▲1964년 충남 서산 출생 ▲83년 서울 경문고 졸업 ▲87년 성균관대 수학과 졸업 ▲93년 성균관대 수학과 박사과정 졸업 ▲94∼96년 한서대학교 수학과 학과장 ▲96∼97년 와이오밍대학교 수학과 포스트닥터.(한국과학재단지원) ▲98년 독학사 학위취득 종합시험 선제위원. 독학사 전공심화과정 문항개발위원, 독학사 학위취득 종합시험 문항개발위원 ▲현재 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주요 저서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2000년), 또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2002년), 신화 속 수학이야기(2004년), 밥상에 오른 수학(2004년), 피타고라스가 보여 주는 조화로운 세계(2006년), 자연의 수학적 열쇠 피보나치 수열(2006년), 수학자들의 전쟁(2007년). 이광연의 수학블로그(2008년) 등.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웃청년에 당했다

    강화도 모녀 납치·살해사건은 보험금을 노린 이웃 청년들의 흉악한 범죄로 드러났다. 무서운 이웃 청년들은 2년 전에도 또 다른 여성 1명을 죽였다고 진술해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11일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윤복희(47)씨와 딸 김선영(16)양을 납치, 살해한 혐의로 안모(26)씨와 연모(26)·하모(27)·이모(24)씨 등 4명을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용의자 4명은 강화지역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동네에 사는 윤씨 모녀를 범행대상으로 골랐다.”고 밝혔다.●사전 치밀하게 범행 준비 흔적 용의자 안씨 등 3명은 지난달 17일 아침 무쏘 승용차로 딸을 학교에 데려다준 뒤 귀가하는 윤씨를 납치했다. 이들은 곧바로 윤씨를 성폭행하고,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라고 협박했다. 윤씨가 “1억원을 직접 인출해 주겠다.”고 하자 딸을 학교에서 불러내도록 요구해 인질로 삼았다.박씨가 은행에 혼자 들어가는 동안 딸을 볼모로 해 신고를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어 하씨와 이씨는 오후 1시쯤 윤씨를 무쏘 차량에 태우고, 강화읍 K은행에서 현금 1억원을 인출했다. 이후 돈을 갖고 차로 이동하면서 윤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안씨는 조퇴한 윤씨의 딸을 자신의 쏘나타 차량에 태워 납치한 뒤 역시 목졸라 살해했다. 금품을 노린 납치범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모녀의 시체는 하점면 창후리 해안 인근 갈대밭에 버려졌다. 경찰은 나머지 용의자 연씨는 범행 모의에는 가담했지만 납치와 살해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114 문의 녹음테이프 단서 경찰은 피해 모녀가 살았던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하는 과정에서 용의 차량 소유자가 안씨라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10일 오후 10시쯤 안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범행을 추궁했으나 범행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사건 당일 안씨와 함께 있던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이렇게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114에 기록된 범인들의 음성이 한몫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증거를 안 남기려 주도면밀하게 움직였다.”면서 “하지만 윤씨 집에서 114에 전화를 걸어 딸 선영양의 학교 전화번호를 묻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남겼다.”고 말했다.●여전히 남는 의문점 하지만 윤씨가 납치된 상태에서 은행에서 돈을 찾았다는 경찰의 발표는 의문점을 남긴다. 윤씨가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당시 직원들과 너무 자연스럽게 농담을 주고받았다는 점이 납치 상태로 보기 힘든 점으로 지적된다. 또 용의자들이 윤씨 계좌에 있던 5억여원 가운데 1억원만 인출시킨 점도 석연찮다. 살인을 결심한 용의자들이 돈의 일부만 빼앗은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검거된 안씨와 하씨가 2년 전에도 여성 1명을 살해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2006년 4월 강화도의 다방 여종업원 하모(19)씨를 납치, 살해한 뒤 경기도 시흥시 시화호 인근에 암매장했다는 진술을 추가로 확보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은 이들이 하씨의 시신을 암매장한 곳으로 지목한 경기도 시흥시 일대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2006년 당시 하씨 실종사건 수사과정에서 안씨와 하씨를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잡지 못해 풀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여성&남성]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여성&남성]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월급만 빼고 안 오른 것이 없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치솟는 기름값에 승용차를 세워둔 지 이미 오래고, 가족과 외식 한 번 하려고 해도 몇번을 고민하다 포기하기 일쑤다.“오늘은 내가 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회사 동료들도 말수가 부쩍 줄었다. 최대 소비층인 젊은 남녀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은 소비품목과 행태가 다른 만큼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도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남녀의 ‘지출줄이기’ 노력이 어떻게 다른지 짠돌이·짠순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형우 김정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돈 아끼려면 술값 먼저 줄여야-男 대부분의 남성들은 술값만 줄이면 돈 나갈 데가 확 줄어든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김모(31)씨는 그동안 회사 근처 바(bar)를 자주 찾았다. 김씨는 회사업무가 바쁘기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실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그저 업무 끝나고 가끔 회사직원들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쩌다 한 번 술자리를 갖는 게 전부다. 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김씨는 업무가 늦게 끝나도 부담없이 한 잔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다. 그래서 회사 앞에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바에 자주 가게 됐다. 예전에는 바에 가면 항상 양주를 마셨다. 술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독하게 한두잔 먹고 빨리 술기운이 돌아야 금방 자리를 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회사가 어려워지다보니, 그마저도 못하게 됐다. 점점 발길이 뜸해지고 술생각이 나면 근처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들이켜는 일이 더 많아졌다. “소주를 마시면 아무래도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도 요즘 같이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뛰는 세상에 예전처럼 비싼 양주를 마시지는 못 하겠어요.” 회사원 유모(39)씨는 호인이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했다. 특히 술자리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려 얘기 나누는 걸 즐겼다. 주 4일 정도는 술을 마셨다. 월급의 반 정도를 술값으로 썼다. 늘 술값을 계산했기 때문에 동료나 선후배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집에서는 구박받기 일쑤였다. 부인은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느냐. 술 좀 작작 마셔라.”고 바가지를 긁곤 했다. 그래도 유씨는 술과 사람에 취해 살았다. 그런 유씨가 최근 변했다. 술자리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정생활이 휘청거리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유씨는 동창, 선후배 등과의 모임을 대폭 줄였다. 절친한 친구가 불러도 사양했다.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자리만 참석했다. 그것도 1차에서만 잠깐 얼굴을 내민 뒤 계산하기 전에 슬그머니 빠져 나왔다. “친구나 선배들에게서 ‘호인이 좀생이가 됐느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가계가 휘청하는데, 호인인들 어쩌겠습니까. 아내와 자식을 생각해서 최대한 아껴야죠.” ●알뜰생활 위해 취미도 과감히 포기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좋아하는 취미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와인수집이 취미인 회사원 임모(34)씨는 최근 자신이 가지고 있는 20만원대 보르도 와인을 인터넷을 통해 팔았다. 취미생활로 인한 지출이 가계부에서 너무 많은 비용을 차지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여보자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다. 직장경력 5년차로 미혼인 임씨는 최근 동료에 비해 모은 돈이 너무 적다는 것을 알았다. 동료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와인을 사들이는 데 있었다. 월급이 200만원대인데 한 달이면 와인에 들어가는 돈이 거의 70만원 정도나 됐다. 또한 동료는 임씨의 취미가 ‘와인 수집’이 아니라 ‘와인 마시기’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임씨는 “와인도 좋지만 사람들과 즐기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면서 “솔직히 와인과 함께 하는 맛에 결혼도 서두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와인을 끊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임씨는 가장 큰 구입처인 마트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근처 슈퍼에서 소규모로 장을 본다. 또한 퇴근길에 와인셀러를 들르지 않기 위해 다른 길로 다닌다.“최근 몇주 동안 한 병의 와인도 안 샀습니다. 지금은 집에 모아 놓은 것을 마시기는 하는데 솔직히 좀 불안합니다. 요즘에는 와인보다 DVD에 재미를 붙이고 있죠.” 신혼의 재미에 흠뻑 빠진 회사원 김모(32)씨는 주말 부인과의 즐거운 외식을 포기했다. 맞벌이 부부인 그들은 평일에 마주앉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이른 아침에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고, 간호사인 부인은 주·야간 근무가 매주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가운데 함께 쉬는 날 점심을 근사하게 먹고 데이트를 즐겨왔다. 하지만 내집마련이라는 ‘지상과제’를 풀어야 하는 김씨 부부는 고심 끝에 주말 외식을 포기했다. 함께 시장을 보고 같이 요리 해서 주말외식을 대신하기로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알뜰한 방식으로 ‘데이트 코스’를 바꿔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부부가 같이 시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사고, 다정하게 요리 하고, 주위 사람 눈치보지 않고 서로 음식을 떠먹여 주다보니 외식할 때보다 오히려 더 정이 드는 것 같았다. “외식할 땐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생각에 조금 무리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는데, 지금은 더 알뜰하게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커피값과 옷값이 가장 무서워-女 여성들은 가장 손쉽게 줄일 수 있는 항목으로 커피값과 옷값을 꼽았다. 인터넷포털에 근무하는 이모(30·여)씨는 얼마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 친구들과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다. 게다가 이번 모임은 거의 석달 만에 보는 친구들과의 만남이었다. 예전에는 그래도 한달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만나곤 했는데, 요즘은 다들 사는 게 팍팍해서인지 예전처럼 자주 만나기 힘들다. 친구들은 요즘 물건 사기가 겁난다고 했다. 한 친구는 우스갯소리로 “나는 요즘 분식집 가면 떡라면 시킬거 그냥 라면 시키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씨도 요즘 식당에 가면 메뉴판에서 일단 가격부터 보는 습관이 들었다. 이왕이면 싼 걸로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그날도 결국 한 곳에서 커피까지 해결했죠. 예전에는 커피전문점에 가서 30분 정도 더 얘기하다 나오곤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직장인 김모(25·여)씨는 커피값과 옷값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두 품목이 씀씀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머니로부터 뼈아픈 충고를 들어야 했다. 과다지출을 일삼는 딸의 행태가 못마땅하셨는지 호되게 야단을 친 것이다. 결국 지난달부터 그녀는 식사 후 즐겨 찾던 커피를 끊고 월급날에 맞춰 감행했던 옷구입도 중단했다. 그랬더니 지난달에는 수중에 60만원이 여윳돈으로 남았다. 또 식사 후 습관적으로 마시던 커피를 끊자 한달 사이 체중이 3㎏이나 빠져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두 달전만 해도 월급타면 남는 돈이 없을 정도였어요. 백화점을 갈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옷들이 얼마나 많았다고요. 하지만 앞으로도 커피는 완전 끊을 생각이고, 옷은 정말 필요한 것만 사려고 해요.” ●교통비 절감으로 고유가 파고 넘는다 교통비 줄이기에 주력하는 경우도 많다. 회사원 윤모(33·여)씨는 최근 택시비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화문에 직장이 있는 윤씨는 신대방동 집까지 1만 2000원씩 주고 택시를 타곤 했다. 최근 물가가 너무 치솟자 경제적으로 살기 위해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윤씨는 택시비가 한 달이면 20만∼30만원이나 든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윤씨가 택한 ‘택시비 줄이기 작전’은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늦잠을 자지 않도록 알람시계를 하나 더 구입했다. 또한 밤에 술을 마시는 횟수를 줄였다. 할증으로 나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꼭 택시를 타야 할 때는 동료나 선배와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최소한 택시비의 절반은 아낄 수 있다. 학원강사 정모(29·여)씨는 승용차 이용을 사실상 포기했다. 기름값을 줄이기 위해 웃돈을 주고 휘발유차가 아닌 경유차를 선택했지만, 최근 경유값 폭등으로 기름을 넣을 때마다 쓰린 속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여러 곳을 옮겨다니며 강의를 하다보니 승용차와 같은 이동수단이 필요했던 그는 마침내 스쿠터를 구입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7만∼8만원이나 들었는데 스쿠터는 1만원밖에 들지 않는다. 또 1ℓ만 넣어도 25㎞는 거뜬히 갈 수 있었다. ●나만의 고물가 극복 노하우! 디자인업계에 종사하는 이모(34·여)씨는 ‘신상품’에만 눈길을 주다가 고물가를 극복하기 위해 ‘리뉴얼’의 기지를 발휘하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절별로 새 옷을 장만했다. 일의 특성상 패션에 있어 남다른 감각을 과시하고 싶었다. 결혼 전에는 ‘쇼핑광’이었다.‘나’만을 위해 살면 됐기 때문에 철마다 새로 선보인 옷들은 거금을 들여서라도 꼭 구입했다. 이씨는 남편에게 “계절당 한 벌 정도의 옷은 사겠다.”고 했고, 남편도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 3년 동안 지켜져 오던 이 같은 불문율도 올해 들어 깨지고 말았다.‘고물가’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음식비, 교육비, 교통비 등을 생각하면 수십만원에 달하는 옷을 선뜻 구입할 수 없었다. 아이가 생긴 뒤에는 여러 벌의 비싼 옷을 산다는 것이 언감생심이었다. 고심 끝에 이씨는 리뉴얼로 눈을 돌렸다. 옛것을 감쪽같이 새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씨는 동대문 쇼핑몰을 돌며 저렴하고 디자인이 뛰어난 액세서리를 샀다. 그것을 기존 옷에 붙여 새로운 옷처럼 바꾸었다. 직장에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언제 또 새 옷을 샀느냐, 역시 감각이 뛰어나다.”는 등 듣기 좋은 말을 했다.“적은 비용으로 ‘신감각 귀재’라는 예전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어요. 리뉴얼은 고물가 시대를 헤쳐 나가는 가정주부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어느 고양이’의 무상 행위

    ‘어느 고양이’의 무상 행위

    노년의 렘브란트가 늙고 병들자, 사정을 딱하게 여긴 한 친구가 돈을 건네며 말했다. 이 돈으로 몸을 보할 음식이라도 사 먹게나. 그러나 렘브란트는 ‘헛되고 헛되니 헛되도다’라는 성경구절을 되뇌며 그림물감을 사는 데 그 돈을 몽땅 써버린다. 영인문학관 강인숙 관장이 홈페이지 인사말에 이 일화를 인용한 속뜻은 분명해 보인다. 스스로가 가장 원하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행복해지기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인문학관, 문인들의 영혼과 숨결이 느껴지는 곳 2001년에 개관한 영인문학관의 시발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2년 남편인 이어령 선생이 《문학사상》을 창간하면서 문인들의 초상화를 표지에 실은 게 첫 걸음이었다. 문인 초상화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시기, 그러나 문학을 사랑하는 여러 화가들의 동참으로 생소한 그 작업을 가능케 할 수 있었다. 화가들은 수록 대상이 된 작가의 작품 내용과 주제를 반영해 특색 있는 초상화를 그려냈을 뿐 아니라, ‘화가의 말’도 직접 썼다. 현재 전시 중인 100여 점의 초상화가 그 시절에 그려진 작품들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의 문학관은 대부분 기념관 형태였다. 영인문학관은 현대문학관에 이어 박물관의 면모를 갖춘 두 번째 문학관인 셈이다. 개관 당시 강인숙 관장은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 병원에서 인후암 판정을 받던 날, 그는 그동안 수집해둔 자료 정리에 들어갔다. 암 선고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이 문학관 개관을 서두르는 것이었다니, 어떻게 그리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명감’이라고 대답했다. 외국과 달리 박물관의 성격을 띠는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문단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속상한 일이라며. 담담한 그의 얼굴 위로 늙고 병약한 렘브란트의 얼굴이 겹쳐졌다. 홈페이지에서 읽은 <나는 왜 문학관을 하게 되었는가>라는 글 가운데 ‘김동인의 낡아빠진 명함이나 글씨도 판독하기 어려운 이상의 초고를 누가 나만큼 사랑하랴’는 문장도 떠올랐다. 병든 몸이 아니라도 버겁고 힘겨운 그 일을, 강인숙 관장은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해냈다.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영인문학관은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고 말하기 힘들다. 가파른 오르막을 한참 올라가야 하니 무심히 길 가다 들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약도가 그려진 쪽지를 들고 길을 물어 찾아오는 사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흠뻑 젖어서 들어오는 사람, 부산이나 제주도 같은 원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오는 사람, 그들이 있어 강인숙 관장은 보람을 느낀다. 그렇게 찾아오는 관람객이 하루에 한 명만 있어도 영인문학관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는 강 관장의 말. 이곳을 찾아 발품을 판 사람들이 문학과 예술에 대해 담소를 나누는 장면과 그런 이들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강인숙 관장의 모습이 그려졌다. 인연을 통해 본 성찰의 기록, 어느 고양이의 꿈 “딸 많은 집 셋째 딸은 선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말이 있죠? 제가 바로 그 딸 많은 집 셋째 딸이에요.” 신작 에세이를 보여주며 강인숙 관장이 말했다. 교육열이 대단했던 그의 어머니는 열 살 된 아들을 폐렴으로 잃은 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종용하지 않았다. 살아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그는 성적 경쟁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공부만 하고 읽고 싶은 책만 읽으며 중학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철이 들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공부를 시작했고,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그는 스스로가 자유롭다고 느꼈다. 남과 겨뤄서 이기기보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살았다고. 그 딸 많은 집 셋째 딸이 최근에 낸 수필집 제목이 《어느 고양이의 꿈》이다. 고양이는 사람 좋아하고 북적대는 분위기를 즐기던 그의 어머니가 내성적인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인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영인컬렉션1’이라는 제목이 붙은 1장은 문인들과의 만남과 그 관계에 얽힌 예술품을, 다음 장인 ‘영인컬렉션2’는 한국 민속품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3장 ‘만남의 11가지 패턴’에서는 넓게 관계 맺지 않는 고양잇과의 인간이 소중하게 여기는 몇몇 사람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보여준다.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과 예술에 관한 조예가 엿보이는 저작이다. 그는 책을 출간할 때마다 판매부수에 연연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특히 수필은 대중 앞에 발가벗고 서 있는 느낌이라 많이 안 팔렸으면,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어느 고양이의 꿈》을 통해 대중들이 문인을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면 좋겠다고, 그래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기 바란다는 그의 말에서, 동료와 선후배 문인을 생각하는 살뜰한 마음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문인 초상화전, 상상력과 현실 사이 최근 영인문학관은 이사를 하면서 문인 초상화전 ‘상상력과 현실 사이’를 기획했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다양성’이었다. 김삿갓과 신사임당부터 2000년대 들어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는 권지예, 정미경에 이르기까지, 대상 문인을 선정하는 데 있어 활동시기에 전혀 구애받지 않은 듯 보였다. 화풍도 전통기법을 답습한 작품부터 간소화된 선만으로 표현된 추상적인 작품까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초상화뿐 아니라 자화상, 캐리커처, 마스크, 흉상, 사진에 이르기까지 작품이 100점이 넘는다. 화가별로 전시하는 새로운 시도도 했다. “초상화는 눈을 그리는 게 가장 까다로운 것 같아요. 특히 작가들의 눈은 더 그렇죠. 눈은 그 사람 내면의 진정성을 드러내요.” 그렇게 말하는 강인숙 관장의 눈도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형형하다. 천생 작가의 눈이구나, 싶다. 너나 할 것 없이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다닐 만큼 사진이 보편화된 시기에 초상화전을 하는 의미에 대해 물었더니, ‘진실과의 닮음’이라고 말한다. 사진이 리얼리즘(realism)이라면 초상화는 그리는 이의 상상력이 가미되는 데 변별력이 있다는 것이다. 대상이 가진 개성을 포착하여 창작자 고유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그러면서 대상과의 닮음이 확보되는 것이 창작자가 부여하는 예술혼일 것이다. 시간을 정지시켜 얻어낸 영원. 초상화와 사진의 가장 큰 차이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초상화뿐 아니다. 문인서화, 육필원고, 삽화, 지필묵, 작고한 문인의 유품 등은 물론이고 작가들이 기증한 애장품이 수저집에서 장바구니에 이르기까지 전시관을 가득 메웠다. 그중에서도 부채는 강인숙 관장이 유난히 자부심을 가지는 부문이다. 문인부채와 화가부채를 가지고 예전에 전시회를 한 적도 있단다. 그의 긍지를 입증하듯, 영인문학관이 소장한 부채들은 뛰어난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 부채를 비롯해 소장 물품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강인숙 관장은 문인들이 죽은 뒤 자녀들이 유품을 나눠가지는 과정에서 전시 가치 있는 물건들이 사라지는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다. “전시를 하면 도록이라도 남잖아요.” 그 말에, 누군가는 나서서 문학 관련 자료를 모으고 관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느껴졌다. 개인 소장일 경우 자료가 온전하게 관리, 보관되기 힘들다는 것도 그의 안타까움을 더 절박하게 한다. 그토록 지극한 애정이고 보니 기증 받은 자료를 전시하지 않고 사장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일찍이 앙드레 지드는 ‘무상의 행위’에 관해 설파했다. 《교황청의 지하실》이라는 작품에서 도덕을 초월한 절대적 자유를 실험하기 위해 무동기의 살인, 이른바 ‘무상의 행위’로서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 라프카디오를 등장시킨다. 만약 인간에게 순수한 자유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어떤 것에도 구속되지 않는 무동기의 무상 행위이리라. 영인문학관은 강인숙 관장에게 문인과 독자에 대한 사랑을 가시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일 뿐 어떤 목적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상의 행위’라 할 수 있다. 글·사진 하재영 소설가     월간 <삶과꿈> 2008년 7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무대 투혼’ 김장훈이 아름다웠던 3가지 이유

    ‘무대 투혼’ 김장훈이 아름다웠던 3가지 이유

    ‘김장훈의 서해안 페스티벌’이 1만 관객의 호응 속에 내리는 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뜨겁게 열렸다. 28일 오후 7시 45분 충남 보령시 신흑동 공영주차장 특설무대에 열린 ‘서해안 페스티벌’은 그간 여타 많은 공연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동을 주는 무대였다. 1. 후원사 없는 대규모 공연 지금까지 수많은 자선 콘서트가 열렸지만 ‘서해안 페스티벌’은 무엇보다 각별했다. 여느 자선 콘서트에 붙는 기업체의 후원하나 없이 무대 설비 전액을 김장훈 본인의 자비와 충남 보령시의 지원 속에 이뤄졌다. 공연 시작 전 만난 한 관계자는 “공연 무대 설비가 4억 정도 된다. 그 중 3억은 김장훈의 자비이고 1억은 보령시의 지원”이라며 이번 특설 무대에 얽힌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김장훈은 “일부 기업의 제의가 있긴 했지만 기업체의 이름을 내세우고 공연을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았다.”며 “그간 서해안 방제 작업을 위해 모아둔 돈 2억에 돈을 조금 더 보탠 것 밖에 안 된다.”며 후원을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반적인 자선 콘서트들은 후원 기업들의 광고와 주최 회사를 밝히면서 열린다. 그런 의미에서 공연 중계를 위해 도착한 케이블 채널 ‘엠넷’의 중계차 외에 어느 기업의 이름도 보이지 않았던 ‘서해안 페스티벌’은 진정한 ‘드림 콘서트’였다. 2. 실신 김장훈 “다시 무대로 돌아가겠다” 공연 주최자 김장훈 외에도 조영남, YB(윤도현 밴드), DJ.DOC, 노브레인, 장나라, 슈퍼주니어 해피가 참여한 ‘서해안 페스티벌’은 톱스타들이 총 출동한 화려한 무대였다. 비록 공연의 주인공 김장훈이 무대에서 피로를 이기지 못해 쓰러졌지만 선배가수 조영남은 재빨리 무대에 올라 중단될 뻔한 무대를 살려냈으며, YB, 노브레인, 슈퍼주니어 해피는 무대에서 최선을 다했다. 결국 김장훈은 무대에 다시 돌아오지 못했지만, 구급차 안에서 “다시 무대에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주변 관계자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3. 아름다운 남자 김장훈 김장훈은 진정 ‘아름다운 남자’였다. 모든 행사 진행 자체를 맡은 김장훈은 이날 페스티벌을 위해 일주일 간 하루에 한 시간이라는 짧은 수면시간을 견뎌왔고 무대에 오르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피곤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장훈은 “지금 얼굴은 웃고 있지만 ‘비가 와서 관객이 안 오면 어떡하나’는 걱정과 리허설 할 때 몸이 피곤해서인지 노래도 잘 나오지 않았다.”는 염려의 말을 하기도 했다. 결국 무대에 오른 김장훈은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노래를 불렀으며 “몸은 걸레가 됐다.”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전했다. 김장훈은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쓰러졌으며, 다시 콘서트 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인근에 위치한 보령 아산병원으로 후송된 김장훈은 현재 의식을 찾은 상태로 링거를 맞은 후 서울로 이동,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그 어떤 콘서트 보다 의미 깊은 ‘김장훈의 서해안 페스티벌’은 결국 김장훈이 빠진 가운데 막을 내렸지만 그의 무대에 대한 열정과 서해안 살리기에 대한 의지는 확고 했다. 김장훈의 뜻을 이어받은 선후배 가수들은 무대에서 열정을 다해 노래를 불렀으며, ‘서해안 페스티벌’은 그렇게 화려한 끝을 맺었다. 서울신문NTN(충남 보령)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학교 선후배 성지루&정웅인 ‘잘못된 만남’ 주연으로 뭉쳤다

    대학교 선후배 성지루&정웅인 ‘잘못된 만남’ 주연으로 뭉쳤다

    충무로의 개성파 연기자 성지루(40)와 정웅인(37)이 스크린에서 뭉쳤다. 영화 ‘잘못된 만남’(제작 씨네라가 픽쳐스·새달 10일 개봉)에서다. 서울예대 연극과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숱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조연급으로 활약했지만, 한 작품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년 전 캠퍼스에서 복학생이었던 성지루 선배와의 첫 만남은 아직도 생생해요. 햇빛이 내리쬐는 강의실에서 자기 군대, 학업부터 연애까지 경험담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데, 너무나 재밌게 얘기하는 통에 푹 빠져들었죠.”(정웅인, 이하 정) “그때도 참 서글서글하고 얘기가 참 잘 통하는 후배였어요. 어떤 말을 해도 장단을 잘 맞춰 주는 ‘추임새’를 아는 친구였죠.”(성지루, 이하 성) ●주연으로 만난 ‘17년 지기´ 대학 선후배 영화 ‘두사부일체’‘가문의 영광’ 등을 통해 색깔 있는 조연으로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이들은 이번에 당당히 투톱 주연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이들의 조우는 ‘뜻깊은 만남’인 셈이다. “배우라면 누구나 주인공을 꿈꾸지만, 전 아직도 주연으로 극을 혼자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어요. 하지만 이번엔 ‘뭔가 어정쩡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지루 형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죠.”(정)“조연을 할 때도 늘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어요. 역할의 경중보다는 관객들과의 소통을 먼저 생각하죠. 개인적 욕심도 중요하지만 우선 작품이 성공해야 연기자들도 존재하는 것이니까요.”(성) ‘잘못된 만남’은 얽히고 설킨 두 친구의 끈질긴 인연을 소재로 한 영화. 극중 호철(성지루)과 일도(정웅인)는 고등학교 때 삼각관계, 군대에서 고참과 쫄병으로 만난 것도 모자라 쫓고 쫓기는 경찰과 택시기사로 마주친다. 그러나 단순 코믹물이라기보다 부성애와 우정을 담은 휴먼 코미디에 가깝다. “코믹 연기를 너무 절제한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멜로 연기와는 또 다른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얼마 전 딸을 낳아 싱글 파더 연기는 감정 몰입이 수월했던 것 같아요.”(정) “사람에 대해 욕심을 내는 편은 아니지만 주위에 20,30년 지기 친구들이 많아서 둘의 끈질긴 우정이 이해가 가더군요. 연기면에서는 연극할 때 혼자 2시간씩 이끌어 가던 긴 호흡의 연기를 되찾고 싶었어요.”(성) ●“우리 이번엔 ‘잘’만난 거 맞지?” 요즘 불황을 맞은 충무로는 스태프들뿐만 아니라 연기자들에게도 견디기 힘든 보릿고개다. 관객 200만∼300만명 규모의 중박영화가 줄어들면서 조연배우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좋은 감독, 영화사와 일하고 싶지만, 요즘엔 완성도를 갖춘 시나리오 자체가 많이 줄었어요. 영화계에 투자가 밀려들었을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영화인들의 책임이 크죠.”(성)“우리 정서를 반영한 한국형 코미디들이 제작조차 안 되는 상황이에요. 영화는 현장감이 중요한데, 찍은 뒤 몇 년이 지나 개봉하는 영화들을 보면 안타깝죠.”(정) 때문에 충무로는 개성과 연기력으로 뭉친 이들의 만남에 더 주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의 생각은 어떨까. “전 가슴 든든한 만남이었어요. 서로 조연을 오래 했기 때문에 기싸움보다는 배려하는 ‘공생의 미학’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죠.”(정)“제겐 마치 잃어버린 동생을 만난 것처럼 반가운 만남이었어요. 영화 제목과는 달리 이번엔 제대로 만난 것 같아요.”(성)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소통의 언어로 ‘주체적 철학’ 정립해야”

    “소통의 언어로 ‘주체적 철학’ 정립해야”

    한국 학계에서 선배 학자 비판은 금기다. 대학 내 권력 관계가 우선 장벽이고, 얽히고설킨 학맥도 부담스럽다. 서구 철학자와 수입 철학에만 권위를 부여해온 학문적 관행도 ‘드문 비판´에 일조해왔다. 선후배의 연구를 발전적으로 비판하는 ‘대화적 글쓰기’ 대신 서구 이론 주석 달기에 바빴다. 자생담론 부재를 한탄하면서도 자생담론 탄생의 필수작업인 ‘국내 철학 되돌아보기’엔 소홀했다. 철학자와 권력의 관계, 철학의 현실 개입 메커니즘 연구도 아울러 미개척지로 남았다. ●실존철학 거두 박종홍씨 공개 비판 김석수 경북대 교수(철학과)가 나섰다. 처음 입을 뗀 건 2001년 출간한 ‘현실 속의 철학, 철학 속의 현실’에서였다. 건드려도 박종홍을 건드렸다. 국내 실존철학의 거두였던 박종홍(전 서울대 철학과 교수,1976년 작고)은 국민교육헌장을 기초하며 유신정권의 철학적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김 교수는 가난 극복에 대한 열망으로 ‘힘의 철학’을 추구한 박종홍의 오류와 한계를 지적했다. 입에 올리기 껄끄러웠던 학문의 대선배가 비판의 공론장에 등장하는 순간이었다.‘왜 박종홍을 비판하느냐.’는 의견과 ‘왜 더 세게 비판하지 못했느냐.’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철학과 철학자의 시대적 역할에 부단한 질문을 던져온 그가 최근 전작의 문제의식을 확장한 책 ‘한국 현대 실천철학’(돌베개)을 냈다. 탐구 범위도 지난 100여년간 국내 철학계의 사상 궤적 전반으로 보폭을 넓혔다.“언제까지 자생담론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을 수만 없다. 정말 자생담론을 갖기 원한다면 우리 철학사를 반성적으로 정리하는 작업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김 교수가 지난 100여년을 꿰어내는 공통의 맥락은 ‘실천철학’이란 관점이다. 그가 정의하는 실천철학은 ‘이론철학’의 반대말이 아니다. 어떤 입론을 가진 철학이냐와는 무관하게 학문과 현실의 만남을 고민하는 철학은 모두 실천철학이다. 그가 철학 이론이 수용됐던 시대상황과 철학자의 수용태도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력의 옷 입은 무주체적 한국 철학 한국 철학사를 돌이켜 볼 때 이론과 실천의 내용이 늘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실천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었다. 때론 저항이, 때론 권력에의 복무가 실천이란 이름으로 행해졌다. 김 교수가 보기에 국내 철학의 무주체성은 과거 한국의 시대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빈곤하면 학문은 현실혁명적이거나 현실영합적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엄혹한 현실은 저항하는 쪽이건 권력에 영합하는 쪽이건 학자들이 주체적 철학 정립을 위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제 식민지 시기 안호상(1대 문교부장관)과 박종홍은 독일 이상주의와 실존주의를 민족주의 틀 속에서 재해석하며 현실을 극복하려 발버둥쳤다. 그러나 해방 이후 안호상은 이승만의 ‘일민주의’를, 박종홍은 박정희의 개발독재를 합리화하는 이론적 토대를 놓았다. 전두환 정권에서 문교부장관을 지낸 이규호도 대학에 국민윤리과를 신설해 윤리교육을 이데올로기 비판 교육으로 전락시켰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우리 지식인들 중엔 자신의 학문을 권력 기반을 쌓기 위한 무기로 삼으며 ‘우리의 현실’에 맞는 옷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에 맞는 옷을 입도록 요구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항적 실천에도 한계는 있었다. 마르크스주의와 네오마르크스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이론과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 등도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독재 혹은 동구 사회주의권 몰락 후의 이론적 방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수입·활용돼 왔다.‘우리 철학’으로서의 자기 정립 성격보다는 수단으로서의 학문 성격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철학의 위기 끊임없이 자문해야 김 교수는 ‘전국철학앙가주망네트워크’의 일원이다. 지난해 11월 삼성 비자금 비리 특검수사를 촉구하는 철학자들의 서명에, 올 4월엔 중국의 티베트 탄압을 비판하는 서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철학의 무주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위기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철학자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충돌하는 이유를 치열하게 탐구해 소통의 언어를 생산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이 현실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그는 향후 노숙자를 위한 철학, 빈곤여성을 위한 철학, 이주노동자를 위한 철학 등으로 자신의 ‘실천철학’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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