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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아나던 시위대,폭4m 골목서 뒤엉켜/여대생사망…현장목격자 증언

    ◎“경찰,양쪽서 최루탄으로 협공했다/넘어진 시위대에 전경들 폭행 안해” 성균관대학생 김귀정양(25)의 사망사건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양은 당초 가두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던 길에 시위군중들에 떠밀려 넘어져 압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재야 쪽에서 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유서대필공방」에 이은 또 하나의 「사인공방사건」이 될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재야 쪽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다시 「대책회의」를 구성하고 『김양은 경찰의 무자비한 시위진압과 폭력 또는 최루탄가스에 의해 숨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시위대에 밀려 압사했거나 쇼크사한 것』이라는 경찰 쪽 견해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김양 아래 입술 가운데 부분에 1㎝정도의 상처와 왼쪽 무릎에 가로 세로 1㎝ 크기의 피멍말고는 외상이 없다는 점과 밀폐된 공간이 아니고서는 최루가스에 의한 질식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경찰 쪽과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대책회의」측은 그러나 『최소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간접살인』이라고 경찰에 책임을 묻고 있다. 이같은 주장들은 김양의 사체가 부검되면 어느 쪽이든 진위가 가려지겠지만 「대책회의」측은 『부검에 앞서 경찰의 강경진압 진상조사 및 책임자의 처벌』이라는 선행조건을 내걸고 있어 한동안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경찰의 시위진압 상황일지와 검찰조사,목격자진술 등에 따르면 김양이 쓰러지기 30분 전쯤인 25일 하오 5시쯤 중구 퇴계로 대한극장 앞 일대에서는 1천여 명의 시위대가 명동성당이나 시내 중심가 쪽으로 진출하기 위해 화염병을 던지며 삼일고가도로 입구 로터리에 있는 경찰 6백여 명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곳에서 진압경찰을 지휘하고 있던 성북경찰서 홍순원 경비과장은 시위대가 2천명 이상으로 늘고 바람이 경찰 쪽으로 불어 최루탄을 쏘아도 큰 효과가 없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종로4가에서 구종태 서울 송파경찰서장이 지휘하던 6백여 명의 경찰이 5시10분쯤 퇴계로4가로 이동했고 종로3가에서 최인섭 서울시경 4기동대장의 지휘를 받던 6백여 명도 비슷한 시간에 스카라극장 앞으로 이동했다. 구 서장이 이끄는 경찰이 시위대를 밀어내기 시작하자 시위대는 5시30분쯤 김양이 사고를 당한 무랑루즈 스탠드바 앞 차도까지 밀려갔고 이곳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최 기동대장과 홍 경비과장이 지휘하는 경찰도 비슷한 시간 필동로터리 근처까지 전진해 시위대와 충돌했다. 쓰러진 김양을 차에 태워 병원에 보낸 김지훈군(20·공주대학 국민윤리학과 4년)은 당시 상황에 대해 무랑루즈스탠드바의 골목길 입구 차도에서 자신 등 1백50여 명이 경찰에 포위된 상태였으며 이때 경찰이 고개를 숙이라며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방패와 곤봉으로 머리 등을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군은 이어 『전경들이 무랑루즈 골목 쪽으로 길을 터주어 달아나다가 무랑루즈 맞은 편 미쉘경양식집 앞에 주차해 있는 승용차 옆에서 시위대 10여 명이 넘어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무랑루즈 앞 골목길은 입구의 너비가 4m 정도 되나 안쪽으로는 2.5m에 불과했다. 멈칫했던 김군은 다시 달아나려다가 한 남자 시위자가 얼굴을 땅으로 향해 엎어져 있는 김양을 등에 업으려는 모습을 보고 김양의 왼쪽 다리부분을 부축했으나 김양의 몸은 이곳에서 18m쯤 가다 축 늘어졌다고 말했다. 김군은 그러나 김양이 폭행당하는 모습을 목격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시위에서 경찰이 문제가 될 정도의 과잉진압은 하지 않았으며 김양은 단순히 달아나다 군중에 눌려 압사 또는 쇼크사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튼 이번 사건을 놓고 서로 상반된 주장이 맞서고 있는만큼 김양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사체부검이 필수적이며 이번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긴장감을 고려할 때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 같다.
  • 미,대북한 관계개선 당분간 중단/미 정부당국자

    ◎“북서 대일수교 선행·핵사찰 무성의”/북,걸프전 뒤 군비강화 박차/일지 보도 【도쿄 연합】 미국은 북한과 관계개선을 당분간 단념했다고 일본 마이니치(매일)신문이 한반도정책 입안에 관여하고 있는 미 정부당국자의 말을 인용,26일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그 이유로서 ▲북한이 일본과 국교정상화를 선행시킨다는 방침으로 외교정책을 변경한 데다 ▲미국도 역시 북한과 외교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을 엄격히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에 의하면 미국은 88년 북경에서 참사관급 접촉을 시작한 이후 지난 10일에 16번째의 접촉을 했지만 북한측에는 관계개선에 대한 의욕이 나타나지 않은 채 오히려 후퇴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측은 핵사찰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대응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불쾌한 감정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최근에 미국은 북한과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을 보다 엄격히 내세우고 있다. 미국정부는 또 북한이 걸프전쟁 후 군비강화에 보다 힘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특히 핵확산방지조약에 가입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보장조치협정에 서명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로 미루어 미국은 「북한이 틀림없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깊은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금리자유화시대”… 은행경쟁력 길러야/금융도 개방… 앞으로의 과제

    ◎무한경쟁 따른 도산대비,예금자 보호장치 마련을/통화관리도 한은 재할창구 통한 간접규제 바람직 금융시장의 개방문제는 이제 무엇은 되고,무엇은 안 된다는 차원을 벗어났다. 미국의 요구가 국내 금융시장을 안방처럼 드나들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완전개방」하라는 단계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마지못해 허용했던 콜시장 통합이니 CD(양도성정기예금)한도 확대와 같은 지금까지의 대증요법으로는 험난한 개방파고에 대처하기 어렵게 됐다. 그 동안 미국 등 선진국의 요구로 생보사 진출,외은지점 신설,신탁업무 허용 등 부분적인 개방이 이루어져 시장접근과 진입의 문호는 그런대로 넓어져왔다. 정부 역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금융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개방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해온 것이다. 그러나 부분적인 개방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만큼 개방압력이 엄청나게 거세졌다. 미 재무부가 최근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의 금리규제를 문제 삼고 금리자유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것도 개방압력이 시장접근이나 진입의단계를 넘어 국가 경제정책의 근간인 금리정책에까지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개방요구는 크게 보아 3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우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개방할 수 없는 부분을 예시하고 나머지는 무조건 개방하라」는 이른바 네거티브시스템의 수용요구다. 이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미국 등 선진국이 중진국에 요구하는 내용인데 UR협상의 진전이 없자 한미금융정책회의 등 쌍무협상을 통해 이를 관철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개방할 수 있는 것만 예시하고 나머지는 개방할 수 없다」는 포지티브시스템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네거티브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은 네거티브 리스트에 오른 부분을 개방에서 제외되는 성역으로 인정하겠다기보다 장차 시장공격 목표를 명확히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또 나라마다 복잡다기한 금융제도와 규정 때문에 모든 것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운만큼 일단 개방 불가부분을 제외시켜놓고 앞장선 금융기법을 동원,점차 시장을 잠식해나가겠다는 뜻도 깔려 있다. 둘째는 국내은행과 똑같은 경쟁과 기회를 보장하라는 내국민 대우 요구이다. 이 개념에는 불익익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 균등한 기회와 경쟁이 보장돼야 한다는 보다 적극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하나가 공개주의로 금융기관의 업무에 관한 법령이나 규정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하라는 것이다. 창구지도나 협의라는 이름으로 금리를 규제하거나 금융업무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 세부적으로는 외국계 은행의 영업기금 및 신탁업무 확대,CD발행한도 및 만기일 확대,외환거래 때 실수요증빙 요구의 폐지 및 외은 지점에 대한 개인문책제 철폐,금융전산망 가입,재벌에 대한 여신관리 완화 등 다양한 주문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요구에 부분적인 수용의 뜻을 내비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도 언젠가는 완전개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내외의 현실이다. 어느 정도의 시일이 걸리겠지만 외국은행이 제집처럼 드나들며 국내시장에서 자유경쟁을 하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금융관계자들은 개방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금리자유화를 포함,각종 규제와 간섭을 줄이는 금융자율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성적인 자금부족 현상을 해소,금리의 가격기능을 높이고 이것이 금융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80년대 이후 시중은행의 민영화,금융기관의 신설허용,금융기관 업무영역 확대,금융기관간 합병전환 등 자율화조치가 단계적으로 추진돼 왔다. 또 올 하반기에는 금리자유화가 본격추진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일반은행의 정책금융 비중을 낮춰 연·기금이나 정부재정이 정책금융을 맡도록 하고 은행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축소,자율경영의 여건을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은행창구 중심의 통화관리 역시 한은의 재할창구를 통한 간접규제로 전환돼야 한다. 또 금융기관간의 무한경쟁이 도산으로 이어져 「은행은 망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깨질 경우 제기될 예금자 보호문제에도 대비해야 한다. 은행 역시 감량경영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신상품 개발 및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국제화에따른 국제금융업무의 다양화,결재라인 축소 등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경쟁체질을 길러나가야 할 것이다. □은행부문 개방요구 및 대응 ●요구 1.지점설치 등 시장진입 규제완화 ­추가 지점설치 허용 ­객관적인 지점 신설기준 제정 ­기존은행의 인수 및 자회사 설립 허용 ­복수지점의 단일제 인정 ●조치 ­1988년 이후 시티은행 추가지점 설치 허용(영동,이태원 등) ­89.11 업무편의를 위한 복수 외은지점 통합관리 기실시 ●요구 2.영업기금 확대 ­갑기금 증액 허용 및 상한선 철폐 ­지점 자본금을 본점 기준으로 전환 ●조치 ­1989.9 갑기금 최고한도 증액 ·90억원→120억원 ­1991.5 갑기금 최고한도 철폐 ●요구 3.업무영역 확대 가.신탁업무 확대 ­특정금전신탁,금외신탁 취급 허용 ­점포별 인가제도를 은행별 일괄인가로 변경 ­신탁업 허가기준 완화 ●조치 ­85.7 불특정금전신탁 취급 허용 ●요구 나.CD(양도성정기예금증서) ­CD발행한도 인상(본점 자본금의40%를 인정하거나 지점 자본금의 2백% 또는 2백50억원 중 큰 금액 ­30∼1백80일의 만기일을 15일∼2년으로 확대 ­발행단위(현 5천만원) 축소 ­변동금리부 CD발행 허용 ●조치 ­86.9 CD업무 허용 ­CD발행한도 확대 추이 ·88.8 자기자본의 7%→갑기금 범위내 ·89.12(갑기금+적립금)×120% 범위내 ·90.6(갑기금+적립금)×150% 또는 1백억원 중 큰 금액 ●요구 다.콜시장 ­콜시장에서의 차별 금지 ●조치 ­89.9 콜시장 통합 ·제1,2금융권으로 운영되던 콜시장 통합 ·외은 지점간 예비거래제 및 콜한도 철폐 ­91.5 8개 단자사를 브로커로 하여 완전 자율화 ●요구 4.스와프 감축문제 ­대체원화 조달 수단의 제공없는 스와프한도 감축 중지 ●조치 ­스와프 감축조치 추이 ·87.11 신규진출지점 스와프 불인정 스와프한도 10% 감축 ·88.5 통안계정 예치용 스와프 특별한도 폐지 갑기금 증액분 만큼 스와프 차감 ·89.12 스와프한도 10% 감축 ●요구 5.ATM(현금자동입출기) 및 지로 가입 ­옥외 ATM 설치 허용 ­ATM 운영시간 제한 철폐 ­ATM 전산망 및 지로 가입 허용 ●조치 ­점포내 및 점포 외벽 ATM설치는 현재도 가능 ­ATM 운영시간 제한 폐지 ·시티은행 91.4.22부터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시작 ●요구 6.외환실수증명 완화 ­실수원칙 철폐 및 이를 위한 단계적 조치로 5백만달러 이하 거래에 대한 증빙서류 징구 중지 ●조치 ­일부 선물환거래 중 50만달러 이하는 실수증빙 사후제출 기허용 ●요구 7.개인문책제도 폐지 ­90.6 도입한 외은지점 직원에 대한 개인문책제도 폐지 ●조치:없음 ●요구 8.금리자유화 ­실질적인 금리자유화 실시 ·아울러 신용할당 및 창구지도의 폐지도 요청 ●조치 ­금리자유화 추진내용 ·88.12 대출금리 및 일부 수신금리 자유화 ·90.8 3년 이상 회사채 발행수익률 자유화
  • 미국에 열어준 금융시장(사설)

    한미간 금융회의는 그 협의결과 못지않게 협의절차가 개운치 않다. 이번 금융협상에서 그동안 미국측이 끈질기게 요구해온 사항들은 우리측이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협상이 제3국에서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한미간 통상마찰로 인해 지난번 개각에서 상공부 장관이 경질된 후 두 나라간 협상의 경우 우리측 전략이 양보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상에서 미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돌아가고 있고 금융시장 개방과 관련된 금리 자유화 문제도 미측의 요구에 의해 그 작업이 급속도로 진척되고 있는 것 같다. 한미간 금융협의는 당초 지난 15∼16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미측의 사정에 의해 연기되었다. 우리측의 사정에 의해 연기되지 않은 이상 미측이 회담일정을 제시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외교면에서 의연하고 떳떳한 자세라 하겠다. 그런데도 재무부는 미일간 구조조정회의가 열리고 있는 기간을 이용하여 미측과 비공식 접촉을 했고 협상결과도 일방적인 양보로 끝냈다. 말로만 한미간 금융협의이지 실제로는 미측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견전달에 불과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왜냐하면 합의내용이 전적으로 미측이 요구해 왔던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합의내용 가운데 외국은행의 국내전산망 가입허용은 국내은행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고려하여 재무부는 그동안까지는 양국 금융기관끼리 협의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 왔었다. 재무부는 이번 협의에서 이를 허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은행의 복수지점 설치 허용,원화자금 조달 규제완화,자본금상한제 폐지,외화대출 대상확대,정기예금증서증액,투신사 사무소 설치허용 등 대폭적인 양보를 했다. 이들 조치의 경우 일부는 국내에서 공식적인 발표조치도 없이 이미 단행됐음이 뒤늦게 밝혀지고 있다. 당국은 금융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미 의회가 입법을 추진중인 금융보복법안(리글법)에 의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현안문제를 타결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것이 아니므로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있다. 국내 금융계는 오는 7월로 예정된 노태우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재무부가 서둘러서 대폭 양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금융시장이 외교적 이유로 인해 희생되어 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최근에 재무부가 금리자유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인체의 혈액과 심장이나 다름이 없는 금융시장을 개방하면서 사전 대응전략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물가가 불안하고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외압에 의해 자유화를 추진하는 졸속행정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력에 의해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지만 말고 미리 개방의 선행조건을 충족시켜 나가면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협상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측 대표가 「환영한다」는 정도로 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얻는 것이 있는 경제외교가 아쉽다.
  • 북한­일,“선수교”­“핵사찰” 대립/북경 3차회담 난항의 저변

    ◎“비현실적 제안”… 일선 회담중단 시사/북의 「한반도관련 새 제의」로 새 국면 20일부터 북경에서 개최된 일본과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제3차 본회담은 예상했던 대로 「이은혜」 문제와 북한측의 새로운 제안이 벽두부터 파란을 빚은 채 이틀간의 회담을 끝냈다. 이번 회담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북한측이 새롭게 제안한 「선외교관계」 수립이다. 20일 주중 일본 대사관에서 개최된 첫날 회담에서 북한측 수석대표인 전인철 외교부 부부장은 앞으로의 회담진행방법에 관해 『우선 제1의제인 기본문제를 토의,외교관계를 수립한 뒤에 제2의제인 경제문제 이하를 처리하자』고 제의했다. 이 문제에 관해 북한측은 『모든 의제를 한꺼번에 협의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즉각 거부했다. 일본측 수석대표인 나카히라 노보루(중평립) 대사는 『단일의제만 다루는 것은 각 의제의 관련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비현실적이므로 북한측 제안은 적당치 않다』고 반대,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 같은 신제안은 북한측이 일본과의 국교정상화에서 오는 「열매」를 얼마나 바라고 있는가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회담 이틀째에 이르러서는 회담자체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대 이슈로 등장했다. 외교수립선행을 고집하는 북한측 태도여하에 따라서는 회담이 중단될지도 모를 위험성마저 안고 있다. 21일 상오 10시부터 주중국 북한대사관에서 개최된 이틀째 회담에서 북한측은 회담벽두 다시 이 문제를 제기했다. 북한측은 『일본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논의를 진행시키기가 힘들다』며 회담중단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자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재차 『북한의 신제안은 비현실적』이라고 거부,회담은 완전히 암초에 걸렸다. 쌍방은 이날 하오 3시부터 교섭을 재개,대화를 계속했으나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쌍방의 입장차이를 메울 가능성은 희박해 최악의 경우에는 교섭중단사태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날 하오의 회담에서 북한측은 일본측이 신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실질토의에 들어가지않았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불씨가 될 공산이 커졌다. 이날 회담은 제1의제인 「일·북한 국교정상화에 관한 기본문제」로부터 토의가 시작됐다. 이 기본문제는 쌍방이 국교를 정상화할 경우의 「일·북한 기본조약」(가칭)의 골격이 되는 부분이다. 즉 북한의 관할권은 어디까지 미치는가,1965년의 한일국교정상화 때 양국이 체결한 「한일기본조약」과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지을 것인가 등이 핵심부분이 되는 것이었다. 북한측은 첫날 『우선 제1의제를 집중토의,외교관계를 설정하자』는 의향을 표명,이것이 「하나의 조선」정책을 사실상 변경할 용의가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일본측으로서는 21일의 기본문제를 둘러싼 북한측의 발언을 주목했었다. 이 문제와 관련,일본측은 북한의 관할권은 한반도의 북쪽밖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것 등 일본측의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그 이후는 북한측의 신제안 고집으로 회담은 더 진전되지 못했다. 일본측은 이날 하오에 재개된 회담에서 「이은혜」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북한측에 사실관계의 조사를 요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한측은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자체를 자국의 범행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측의 조사요구를 거부할 심산이어서 이 문제 역시 대립의 이슈가 될 것은 틀림없었다. 첫날 북한측 전 수석대표는 일본측이 「이은혜」 문제에 깊이 개입하지 않도록 경고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다. 전 대표는 『제3차 본회담을 앞둔 일본측의 상황을 바라볼 때 방글라데시의 사이클론과 같은 험악한 풍파가 덮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제3차회담 직전에 「이은혜」를 일본여성으로 단정하고 있는 일본측에 반발을 표시했다. 그는 『일본측 나카히라 수석대표가 일·조 양국은 오월동주라고 표현했는데 오월동주가 폭풍에 휩쓸려 암초에 부딪치지 않도록 기원한다』며 일본측이 「이은혜」 문제에 깊이 개입하지 않도록 미리 쐐기를 박았다. 이 같은 「이은혜」 관련발언과 북한의 「선외교수립의 신제안」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일본의 관계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것은 궁지에 몰릴 것이 틀림없는「이은혜」 문제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일본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신제안」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일본측이 국교정상화의 사실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무조건수용문제에 관해서도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일본측은 핵사찰문제와 관련,『이 문제를 젖혀놓고서는 다른 분야에서의 교섭을 진전시킬 수 없다』고 강조하고 『북한 영변지방에 사용이 끝난 핵연료의 재처리시설을 포함한 몇 개의 원자력시설이 IAEA의 보장조치협정의 적용 외로 건설·운용되고 있는 사실을 중시,염려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협정의 체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측은 종래의 주장대로 『이 문제는 미국과의 문제이며 이 회담에서 논의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측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와 함께 일본측은 한국의 유엔단독가입문제에 언급,『만일 북한이 남북한 동시가입에 응하지 않는다면 일본으로서는 한국의 단독가입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이에 대해서도 북한측은 『한국일변도의 정책』이라며 일본측을 격렬히 비판했다. 세계의 사상유례 없는 폐쇄집단 북한과의 「교섭」이 힘들다는 사실을 일본인은 대체로 알고는 있었으나 이번 제3차 본회담을 계기로 그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고 일본의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 「한자리 지수」보다 「한자리 물가」를/양해영 경제부장(데스크시각)

    후두둑­. 강한 빗줄기라도 쏟아져 내렸으면 하는 답답한 시간들이 흐르고 있다. 최근 시국과 관련된 일들이 제도나 사람으로써 당장 풀 수 없는 것이라면 여름날의 소낙비 같은 자연현상이라도 답답함을 풀어줬으면 하는 것이 요즘 국민들의 심사가 아닐는지 모르겠다. ○이미 두자리 수를 돌파 정부는 시국과 관련된 매듭들을 풀기 위해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든 현안 타개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 속에는 정치적인 문제,사회적인 문제,경제적인 문제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1개월여 동안 나타난 여러 주장들을 맞댄 국민들의 자세는 몇 가지로 대별되고 있다. 어떤 주장이나 행위에 대해서는 숫자의 많고 적음을 떠나 찬반이 엇갈릴 수도 있으나 물가와 주택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이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정부가 물가와 주택문제(부동산)를 등한시해온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모든 국민이 잘못되어 있다고 지적할 정도로 그 심각성이 수준을 넘어섰다. 우선 물가문제를 보자. 시국의 답답함이 절정에 이르렀던 5월 들어 보름 사이에만 소비자물가는 0.7%나 올랐다. 물가를 내리라는 소리들 속에서 물가는 뜀박질하고 있었다.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은 어떤가. 최근 신도시공급물량 탓인지,시국의 불안이 겹친 것인지 지난 한달 사이에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사람 셋만 모이면 땅값 아파트값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것은 투기 열기가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잠깐 잠복해 있다는 증거다. 정부나 기업이나 연초부터 한자리 물가를 노래해 왔다. 지금도 연간물가를 한자리 수에서 지키겠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말을 믿지 않는다. 물가수준이 이미 두자리 수에 들어선 지 오랜데 무슨 놈의 「한자리 수」냐는 것이다. 정부가 사상 최대의 주택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기간중 집값은 보통 때보다 더 오르고 있으니 어떻게 해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하는 것이냐는 게 일반의 질문이다. ○강제조치는 부작용만 정부는 물가를 한자리로 막고 있는데 국민은 왜 물가불안을 지적하고 있는가. 여기에는 정부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이 있다. 물가를 지수로 안정시키지 말고 강제로 억제하지 말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다. 그런데 정부는 지수로 안정시키고,순리로 안 될 땐 강제로 하려들고,장기적 안정이 아닌,단기적으로 책임을 맡고 있는 기간만 안정시키려는 것이 지금까지 물가대책의 핵심을 이뤄온 것이다. 불과 두어달 전 버스삯을 올렸는데도 버스업자들은 올 가을 또 올려달라고 졸라대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분양 가격을 올려 주었더니 아파트업자들은 채산이 안 맞는다고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업자의 우는 소리인지 강압적인 물가안정인지 알 수가 없다. 과자값을 못 올리게 하니까 함량을 줄이는 수법은 구식이 돼 버렸다. 이렇게 해 가지고는 물가지수는 10% 아래로 잡을 수는 있으되 물가는 10% 이상 뛸 수밖에 없다. ○장기대책이 필요한 때 보다 중요한 물가상승 이유가 또 있다. 정부의 정책은 고성장을 추구하면서 물가를 낮은 수준에서 안정시킨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얘기다. 높은 성장을 위해서는 사람도 많이 쓰고 물자도 그만큼 필요하다. 많이쓸수록 사람값(인건비)이 오르고 물자값이 오른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인데 마치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만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2백만호 주택건설 정책이 좋은 예가 되고 있지 않은가. 갑자기 여기저기서 집을 짓다보니 시멘트·모래가 동이 나고,벽돌 나를 사람이 부족하고,그러다 보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 물자와 일할 사람이 문제가 됐고 이것이 모든 분야의 인건비·물가에 영향을 주었다. 결국 값싸게 주택을 대량 공급한다는 정책취지가 주택값을 올려놓았다. 요즘 묘한 얘기가 들리고 있다. 6공 들어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은 5공 때 물가안정을 강제로 한 탓이고 그때 억눌렸던 물가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5공 때 사람들이 6공의 이 같은 주장에 왜 반박논리를 펴지 않느냐고 당시 경제정책핵심인물을 채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안정노력 선행을 이 같은 얘기의 진위여부는 제쳐두고라도 물가장관들은 자신의 재직기간 동안 물가를 억지로라도 안정시킴으로써 실적에 올려놓으려는 흔적들이 적지 않다. 물가란누르면 그것으로 잠재우는 것이 아니고 언젠가는 높은 이자가 붙어 나타나고 불안한 정치사회에서는 안정될 수 없다. 이 같은 물가의 원리에서,정부는 물가상승의 주범들을 제거해야지 이미 상승요인이 나타난 물가를 짓누르려 하지 말아야 한다. 한자리 수의 지수를 지키지 말고 한자리의 물가를 지키는 머리를 써야 한다. 국민도 물가를 잡아 달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안정된 사회를 이루는 노력에 같이 서는 것이 물가안정의 커다란 필요조건임을 인식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물가를 잡는 기본틀이 아닌가 싶다.
  • “정치복원”가시적 수습책 제시가 열쇠/「5·18」이후의 정국 풍향

    ◎여,주초에 총장·총무 접촉 시도/보안사범 석방·대통령 특별담화 등 검토/청와대·김 신민 총재 회담도 별도 추진 「5·18」기념집회와 강경대군 장례식이 끝남에 따라 5월의 긴장시국은 일단 수습국면에 들어섰다. 이번주부터 가시화될 여권의 수습조치내용과 그에 대한 야권의 반응여하에 정국전개 양상이 달라지겠지만 금주가 「수습의 주간」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여당은 곧 광역의회선거일을 확정한 뒤 공천자도 발표함으로써 선거정국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예정이며 야당도 공천마무리 등 선거체제를 갖춰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여권의 시국수습책,특히 노재봉 내각의 개편여부 및 그 시기이다. 정부·여당은 시국수습을 위한 국정쇄신방안으로 일부 보안사범의 석방 및 사면조치,평화적 집회·시위보장,내각개편,대통령 특별담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반국민들의 물가불안과 시국치안 미흡에 대한 우려도 감안,경제민생조치를 강구해나가고 좌익폭력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한 응징으로써사회안정을 기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민자당 일각에서는 노 내각 개편을 조기에 단행,분위기를 일신한 뒤 일련의 국정개혁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최근의 시위양상이 폭력혁명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같은 극렬투쟁을 제어하는 데 주안점이 두어져야 하며 내각개편문제는 그 이후에나 생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정간의 미묘한 의견차는 지난 17일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간의 청와대회동에서 「선 수습,후 개편」방안에 합의가 이뤄진 후 해소되고 있는 느낌이다. 따라서 노 내각 개편은 빨라야 금주 중반,늦으면 다음달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며 내각개편 이전에 시국사범 석방 등의 수습조치가 선행되리란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또 내각개편이 단행되더라도 광역선거와 관련된 민심수습 및 분위기 일신목적이 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자당은 그러나 야당측 요구 중 가장 핵심적인 노 내각 사퇴가 시기문제이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흘리면서 야당측과의 대화노력을 기울여 장외집회에 돌입한 야당측을 다시 장내로 끌어들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자당은 금주초부터 여야 총장·총무접촉을 시도,광역의회선거 문제논의 등을 통해 정치복원노력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며 노 내각 개편을 전후해 노 대통령과 김대중 신민당 총재간의 청와대회담이나 김영삼 대표와 김대중 총재 회동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야당,특히 신민당도 정치권이 장외세력의 극렬투쟁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는 데 여당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민자당과의 대화를 기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신민당 총재가 19일 대전에서 첫 장외집회에 돌입하면서 노 총리가 사퇴할 경우 여야 대화를 재개해 장내로 복귀할 의사를 내비친 것도 정국을 민자·신민 양당 구도로 이끌어야지 민주당이나 재야가 주도해서는 안 된다는 「심중」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된다. 이에 따라 야당의 「제한적 장외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간 여권의 시국수습조치의 수위를 둘러싼 막후 물밑대화가 당분간 진행되다가 정부여당의 수습안이 가시화된뒤 정치복원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야가 현 시국위기를 푸는 「수습의 장」에 동참하리란 낙관적 예상의 배경에는 6월 광역선거 실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처럼 정국상황을 재야운동권이 주도,정치권에 대한 국민불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 광역선거 때까지 이어진다면 여야 모두에게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을 각 당지도부는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민자당은 다음달 20일께 광역선거를 실시한다는 내부방침 아래 이달 하순이나 내달초 광역선거가 공고되면 정치권의 분위기가 자연스레 선거국면으로 바뀌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자당은 광역후보 공천작업을 본격화,금주중 공천을 완료할 예정이고 야당도 곧 공천자를 확정한다는 계획이어서 재야운동권의 시위양상이 두드러지지만 않는다면 이번 주말부터는 선거정국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는 게 민자당측의 기대이다. 정부·여당이 시국수습과 관련,어떤 조치를 내놓더라도 신민당측이 전적으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민당으로서는 광역의회선거를앞두고 여야간 제한적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재야운동권의 눈치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때 여권에서 노 내각 개편조치를 늦출 경우 신민당으로서는 대여공세의 강도를 조절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이나 재야의 「노 정권 퇴진」 주장에 동참하는 등 극한투쟁으로 나가지는 않으리란 예상이다. 신민당은 정부·여당이 노 내각을 조기사퇴시켜줄 경우 순회 장외집회의 성격·일정을 재조정하는 등 여야 협력을 부분적으로 복원하는 유화자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며 노 내각 사퇴가 지연되더라도 여권의 결단을 촉구하는 제한적 장외투쟁으로 광역선거에 도움을 받는 행동 이상은 지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의 이러한 움직임 속에 앞으로 재야운동권의 투쟁양상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5·18」이나 강군 장례가 끝난 상황에서 재야결집 계기는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 「시국주가」 약보합… 6백36선 마감/지난주/“통화긴축 강화”

    ◎금주도 무기력장세 예상 시국주가가 일단 보합세로 마무리됐다. 18일 주식시장은 초반 1.6포인트 올랐다가 반락세로 돌았지만 눈에 뛸 정도는 아니었다. 종가 종합지수는 0.17포인트 내린 6백36.38이었다. 당일 종가상으로는 이틀 연속되던 반등세가 사라진 모습이지만 금주 전체로 보면 주말장의 약보합 마감은 직전 반등에 대한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비친다. 또 이같은 조정국면은 이번주 시국주가의 성격을 보다 확실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이번주 주가는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에 더 가까운 쪽으로 움직였다. 비록 그 폭이 미약하고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못한 한계는 있지만 바깥 시국과는 좀 다른 동향을 보인 것만은 뚜렷하다. 지난주에 6백40이었던 종합지수가 6백29로 밀리자 이번주 추가하락에 대한 걱정이 컸으나 실제로는 주초 6백30에서 6포인트 상승한 선에서 마무리됐다. 주말장의 약보합을 빼면 5일장 가운데 4일장이 오름세를 탄 것이다. 주식시장의 속성대로 현장보다 선행해서 일주일 전쯤 시국불안감은 이미 주가 반영을 끝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어수선한 시국에 비해 비록 안정세를 보였다 해도 적극적인 상승탄력을 끌어낼 만한 어떤 재료도 나타나지 않았다. 시국문제가 한발 뒤로 빠지게 되는 내주 주가와 관련해 이같은 재료부족의 해소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내주주가가 생각보다 더 무기력하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본다. 시국의 혼돈상태가 주말을 고비로 한풀 꺾이겠지만 노사분규에 대한 우려감이 고개를 드는 데다 물가불안에 따른 통화당국의 긴축기조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국불안을 젖혀버리고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들도 긍정적인 재료의 부족 때문에 다시 뒷걸음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닥권 인식이 매수세를 일궈내리라는 예측도 있지만 고객예탁금 추이로 보아 시장내부의 자력에 의한 반등력 지속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수 6백30∼40선을 축으로 소폭의 등락이 엇갈리는 지루한 횡보국면이 어어질 전망이다. 주말장에서는 5백41만주가 거래됐으며 2백68개 종목이 상승(상한가 6개),2백3개 종목이 하락(하한가 5개)했다.
  • “대결서 수습으로” 정국 가닥잡기 부심

    ◎「5·18고비」 넘긴 여·야의 움직임/「광역」 앞세워 장내유도… 막후대화 모색/민자/당분간 장외집회 공세… 투쟁수위 고심/야권/분신악재 돌출에 긴장… 재야의 움직임이 변수 노제공방,5·18 기념행사 등과 관련한 시위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향감각을 찾지 못했던 정치권이 「5·18」을 고비로 정국수습의 실마리를 찾을지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권은 주초부터 종합적인 국정쇄신방안 제시 등으로 장외정치를 장내로 끌어들여 국면전환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신민·민주당 등 야권은 장외집회 등을 통해 국민여론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장내진입여부를 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국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자당◁ ○…그 동안 노태우 대통령과 각계 원로 및 김영삼 민자당대표와의 회동 등을 통해 민심수습방안의 윤곽 및 수순이 정리돼 가고 있어 이번 주초부터 관망과 모색의 「수세」에서 벗어나 시국치유책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경우,국면전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 그러나 강경대군 장례식과 5·18 기념행사 등으로 시국관련 시위가 피크에 이른 18일에도 고교생 등 2명이 또다시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등 「치사정국」의 진정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악재가 돌출하자 일부 시국처방전의 제시시기에 다소 혼선을 빚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며 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 시국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보안법 위반사범 등의 대폭적인 가석방이나 사면조치 등이 발표되더라도 「약효」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반사적으로 재야의 목소리가 계속 수그러들지 않게 되면 야권을 장내로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 민자당은 그러나 최근 시국상황 등과 관련,잇따른 분신기도 및 과격시위 등에 대해 국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우려의 눈빛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신민당과 민주당 등 야권도 19일의 대전 부산집회를 가진 뒤 광역의회선거에 대비한 여권의 막후대화제의에 응할 것으로 관측. 민자당이 이날 신민당의 장외집회를 강도높게 비난한 것도 대화의 파트너로 끌어들이기 위해 재야 쪽에 발목이 묶인 야당을 측면 지원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 당주변의 설명. 민자당은 이와함께 노태우 대통령의 국정쇄신 방안제시가 이번주부터 본격 가시화된다는 점을 의식,시국처방 등과 관련,당정간에 인식 및 견해차이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각개편 가능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수순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 20일 시국수습방안과 관련 임시당무회의를 가질 예정이던 계획을 김영삼 대표가 취소토록 한 것도 청와대 등과 불협화음이 제기되는 듯한 오해를 불식하고 당정간의 일체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 ▷신민당◁ ○…청와대·총리실 등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노재봉 내각 사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신민당은 내각사퇴 이후의 원외투쟁의 방향과 「수위」를 벌써부터 고심하는 분위기. 신민당측은 『느낌과 모종의 정보에 근거를 두고 있다』(박상천 대변인)며 노 내각 사퇴를 시간 문제로 간주하고 있으나 내각사퇴 이후 곧바로 여권이 바라는 대로 시국수습에 「동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 왜냐하면 이우정 수석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동교동계 재야가 신민당에 합류함으로써 신민당의 재야에 대한통제력이 현저히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신민당으로서도 광역선거를 앞두고 제한적인 여야대결분위기를 지속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계산하고 있기 때문. 이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신민당은 내각사퇴가 이뤄질 경우 『신민당의 요구로 얻은 최소의 전리품』이라는 식으로 대국민 선전효과를 겨냥하는 한편 ▲후임 총리의 성격 ▲내각사퇴의 폭을 문제삼아 『완전한 「공안통치」 종식이 아니다』라며 대여공세를 계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김대중 총재가 이날 「5·18」 11주기 기념식에서 『민주인사로써 내각을 만들도록 노 대통령에게 강력히 충고한다』고 밝힌 것이나 『단순히 노 총리 한 사람이 바뀌는 것보다 후임자의 성격·개각폭 등을 종합 고려해 장외투쟁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김영배 총무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 다만 이번 대결분위기가 장기화되는 것이 불리하지는 않다는 정세분석을 하고 있는 신민당으로서도 김대중 총재의 대권도전 「3수가도」에 결정적으로 차질을 빚을 「파국」을 원하지 않는 것도 사실. 이날 광주현지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이우정 수석최고위원과 광주·전남 출신 의원들만 보낸 것이나,서울역 앞 강군 노제에 일부 의원과 당직자들만 참석시키고 김 총재 자신은 불참한 사실이 이를 반증. 이렇게 본다면 신민당은 우선 19일 대전장외집회를 예정대로 치른 뒤 나머지 장외집회 일정과 방식은 공권력과 재야운동권의 「격돌」을 지켜보는 여론의 향배에 따른 재조정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대두. 즉 군중동원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장외집회에 재야운동권이 대거 가세해 예기치 않은 불상사를 초래할 경우 광역의회선거는 물론 김 총재의 대권전략에 커다란 역기능을 초래할 것을 우려,장외집회 일정을 상당부분 축소하거나 옥내집회로 변경할 것이라는 예측. ▷민주당◁ ○…18일 광주항쟁기념식과 강군 장례식의 거당적 참석과 19일 부산집회를 통해 시국분위기를 「정권퇴진」 쪽으로 몰아간다는 계획 아래 당력을 집중. 이기택 총재는 이날 상오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자당 해체 및 획기적인 민주화 조치인 제2의 6·29선언이 선행되지 않으면 정권퇴진운동을 강력히 전개해 나가겠다고 주장.
  • 하반기 수출입 균형 이룰듯/상공부 전망/올전체 무역적자 60억불선

    최근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올 하반기부터는 수출입이 균형을 이루게 되고 연간 무역수지 적자규모(통관기준)가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70억달러보다 10억달러 줄어든 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상공부가 발표한 최근 수출입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수출이 당초 예상했던 7∼8%선을 훨씬 넘어서 4월 중 18.7%,이달들어 13일 현재 전월동기대비 17.9%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은 목표선인 6백95억달러보다 10억달러 이상 증가한 7백5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품목별로는 올 1·4분기 중 중화학제품의 수출이 17.8% 늘어나 수출증가를 주도하고 있고 수출의 선행예고 지표인 신용장내도액은 이달 들어 10일 현재 36.3% 증가,앞으로의 수출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다만 수입의 경우 이달 들어 13일 현재 전월동기대비 26.6%의 증가율을 기록,무역수지 적자 총액이 이달에만 10억4천4백만달러,연간으로는 66억1천1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상공부관계자는 최근 수입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자동화,시설개체 투자 등 자본재 수입의 높은 증가와 함께 건축경기과열에 따른 건축기자재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나 하반기에 수입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올해 수입이 당초 예상대로 7백65억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민주택 불법전매­전대행위/1천만원 벌금·형사처벌

    ◎입주 전 거래도 규제/건설부,규정개정 추진 국민주택을 분양 또는 임대받아 입주 전에 팔거나 세를 주다 적발될 경우 현재 양도소득세만 내면 됐으나 앞으로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11일 건설부는 국민주택을 분양 또는 임대받아 입주 후 6개월 안에 전매 또는 전대했을 때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해 있는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상반기중 개정,입주 전 전매·전대 및 이에 대한 알선행위도 처벌키로 했다. 이는 입주전의 아파트 입주권을 전매 또는 전대하거나 이를 알선했다가 적발돼 고발된 부동산 투기혐의자에 대해 최근 대법원이 현행 주택건설촉진법의 입주 후 전매만 처벌토록 한 규정을 들어 무죄를 선고한 데 따른 것이다. 현행 주택건설촉진법에는 「국민주택을 최초로 공급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남에게 전매 또는 전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의 시행규칙에 「최초로 공급받은 날이란 입주개시일로 한다」고 명시,입주 전 전매나 전대(알선 포함)는 처벌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에 따라 건설부는 이러한 미비점을 보완키 위해 최초 입주일 이후 6개월 동안은 물론 당첨 후 입주일까지 기간도 전매 또는 전대 금지기간에 포함시키도록 개정했다. 관계규정이 개정되면 국민주택을 분양 또는 임대받아 입주 전에 전매하거나 전대했다가 적발될 경우 현재처럼 소득세법에 따라 양도차익의 75%에 해당하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과 별도로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도 받게 된다.
  • 중국,미의 「인권압력」에 정면대응/북경당국,잇단 대미비난의 뒤안

    ◎“「최혜국대우」 안 받겠다” 강경입장 선회/“무역적자 해소 노린 미의 술책” 지적도 지난 89년 6월4일,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군중의 목소리를 탱크로 잠재운 북경의 천안문사태 발생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가의 보도처럼 써오는 말이 있다. 『만약 북경당국이 인권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거래에 있어 지금까지 중국에 적용해온 특혜과세성격의 최혜국 대우조치를 철폐해버리겠다』는 것이다. 워싱턴으로부터 이러한 협박성 발언이 나올 때마다 북경측은 주눅이 든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6·4천안문사태」 주동인물을 석방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6·4사태」때 북경대학생의 시위를 배후에서 부추긴 반체제물리학자 방려지 부부의 망명을 허용했다. 이들은 「6·4사태」 직후 1년 동안 북경의 미 대사관에 피신해 있었고 미국은 중국이 방교수 부부의 신병인도를 요청할 때마다 최혜국 대우 철폐 등 경제제재를 가하겠다는 강경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중국측 반응은 과거와 전혀다르게 분개일변도로 나타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9일 이붕 총리는 미국기업대표단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무려 두 시간에 걸쳐 워싱턴 당국의 태도를 매도했다. 이 총리는 『최혜국 대우를 철회하면 미국기업은 12억 인구의 중국시장에 전혀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되며 중·미 양국관계는 회복될 수 없게끔 손상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또 『이미 최악의 상태를 생각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측의 협박만 받다보니 아니꼬워 견디지 못하겠다는 투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오건민도 같은 날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 대한 분통을 터뜨렸다. 『중국은 최혜국 대우를 구걸할 생각이 없다. 만약 미국이 인권개선운운의 부대조건을 달아 이 대우조치를 연장적용하려 한다면 우리는 단연코 거절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또 『최혜국대우 조치로 중국상품이 싼값으로 미국에 수출되면 미측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고 물가안정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마치 중국에만 일방적인 이익이 되는 것처럼워싱턴 당국이 말하는 것은 그릇된 처사라고 통박했다. 중국의 대외경제무역부도 9일 성명을 발표,『뉴욕에 본부를 둔 민간연구단체 「아시아워치」가 얼마 전 미국에 수입되는 헐값의 중국상품은 중국대륙의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만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이어 『워싱턴 당국이 근거없는 낭설을 믿고 중국에 최혜국 대우조치를 철회하겠다는 말을 한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공박했다. 중국측이 이처럼 9일 같은 날에 이붕 총리와 외교부·대외무역부 등을 통해 한꺼번에 워싱턴을 향해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은 것은 물론 그 효과를 증폭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은 지난달 전 미국 대통령 카터에 이어 지난 5월 로버트 키미트 국무차관이 북경을 방문,정치범 석방 등 인권문제 개선을 선행조건으로 최혜국 대우의 연장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심히 불쾌해진 것 같다. 중국측은 전에도 서방세계가 인권문제를 들먹일 때 『우리는 우리의 법에 따라 안정을 유지하려 애쓸 뿐이다. 서방측이사회주의 중국의 범법자와 인권을 연결시켜 왈가왈부하는 것은 내정간섭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식민지 주민들과 인디언들을 무참히 학살했던 서방국가가 인권을 거론하는 게 걸맞지 않다』고 비꼬았다. 어쨌든 중국은 평균 3%의 낮은 관세가 부과되는 최혜국 대우조치로 그 동안 대미 수출을 크게 늘려와 지난해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1백억4천만달러,지금까지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엔 무려 1백50억달러 이상이 될 전망이다. 만약 이 조치가 철폐되면 관세율은 10배 이상 높아져 중국의 대미수출은 격감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미국의 참된 속마음은 중국인권문제의 개선여부보다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자기네 나라의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 뉴욕 주가 상승세로/미 은행들 우대금리 0.5% 인하 영향

    【워싱턴 AP AFP 연합】 시티뱅크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1일 프라임 레이트(기업우대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 내린 8.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EED)가 할인율 인하를 발표한 뒤 하루뒤인 이날 모건 개런티 트러스트를 시작으로 시티뱅크와 케미컬 뱅크·체이스 맨해턴뱅크 등 주요 은행들은 일제히 프라임 레이트의 인하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미국 민간은행들이 신용상태가 우수한 법인 고객에게 적용하는 금리인 프라임레이트가 인하된 것은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올 들어 3번째이며 이번에 8.5%로 조정된 금리는 지난 88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가는 미국의 주요은행들이 프라임레이트를 인하한 것과 함께 미국 경제회복 조짐이 나타났음을 시사하는 발표 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주가지표인 다우 존스 공업평균지수는 42.33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상무부는 이날 발표를 통해 미국의 경기선행지표가 지난 2월에 1.5%포인트가 오른 데 이어 3월에도 다시 0.5%포인트가 오름으로써 올해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을 나타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에 「공산주의 불감증」 확산”/성대 이명영 교수,일지에 기고

    ◎엄존하는 통혁당… 당국선 실체 부인/서울에만 지하당원 2만여명 추산/북한의 「통일전선」 전술에 거의 무방비 상태 【도쿄=강수웅 특파원】 『현재 한국의 민중심리는 북한의 대남 심리전에 빼앗기고 있으며,남한에 존재하는 지하공산당에 대한 당국의 무감각,북한의 통일전략에 대한 무지,나아가 북한과의 비밀흥정 등의 문제가 힘을 빌려주고 있는 우려할 만한 현상을 빚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일본의 학술지에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측 전략에 무지 일본 타쿠쇼쿠(척식)대학 해외사정연구소가 발행하는 「해외사정」 4월호에서 이명영 교수(성균관대)는 「북측에 힘을 빌려주는 남측의 무지」라는 글을 통해 한국정부와 국민의 북한에 대한 무지 또는 무관심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논문에서 남한에는 여러 가지 정세에 비춰볼 때 북한의 「통일혁명당」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당국은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우려한다. 한국정부는 지난 68년 8월 통일혁명당 관련자 수십명이 체포됐다는 사실을 들어 통일혁명당은 준비과정에서 완전히 깨졌다고 보고 있으나 사실을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은 70년 11월의 조선노동당 제5차대회에 통일혁명당 대표들이 참가했다고 발표했으며,80년대에 들어서는 이미 한국의 혁명정세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공공연히 표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들었다. 80년 10월 개최된 조선노동당 제6차대회에서 북한측은 『공화국 남반부에서는 이미 반공방파제가 붕괴,국내외에서 용공통일의 강력한 조류가 넘치고 있다』고 호언한 것도 근거의 하나로 꼽았다. 통일혁명당은 85년 7월 「한국민족 민주전선」이라고 개칭,「한국민족자주선언」을 발표하고 남조선혁명의 당면과제는 반미자주화와 반파쇼민주화 등을 상정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은 흥미있는 자료를 제시한다. 매일밤 서울지역에서만 송출되는 암호전파가 1백40회 정도 있다는 것이다. 1개월이면 4천2백회에 이르며,공작원 1명이 한달평균 2번 정도 무선을 친다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지구에는 2천1백명 정도의 공작원이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서울에는 7백여 개의 동이 있기 때문에 1개동 평균 3명 정도의 공작원이 있는 꼴이다. 3명이라는 숫자는 공산당조직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구성요소라고 볼 때 1개의 동에는 적어도 1개의 세포가 있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또 세포는 30명 정도가 상한이며,세포구성원 모두가 무전을 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3명은 30명의 존재를 연상시키기에 족하다. 이렇게 계산해 볼 때 서울에는 적어도 2만1천명의 지하당원이 있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추산했다. 1955년에는 5백여 명에 불과했던 공작원이 지금은 2만명을 넘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또 이렇게 말하고 있다. ○평양의 심리전 가열 『조직은 선전을 선행시키지 않고서는 될 수 없다. 특히 혁명적 선전은 하나의 전쟁,즉 정치심리전이다. 남조선혁명을 노리는 북한측의 심리전은 이론도 실천도 실로 능란하다. 그런만큼 북측의 선전에 넘어가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북측의 심리전 이론은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첫째 한반도 분단은 누구의 책임인가. 둘째 한국전은 누가 일으켰는가. 셋째 남북정부 어느 쪽에 민족적 정통성이 있는가. 넷째 한민족에 의해 내세워야 할 사상적 원리는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다섯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중 어느 쪽이 우월한 제도인가. 이에 대한 북측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분단의 책임은 미국과 남측 정부에 있다. 지금도 통일을 거부하고 분단고착화를 노리고 있는 것은 미국과 남한정부이다. 미국은 대소 전진기지로서 한반도를 자신의 세력 아래 두기 위해 한국전을 도발했다. ○비공식 대화는 위험 북한은 대일 투쟁의 승리자인 김일성의 빛나는 혁명전통을 바탕으로 세워진 국가이다. 한국은 친일·친미파 등 민족반역자들이 세운 국가이기 때문에 정통성은 북측에 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만이 항일투쟁의 험난한 시련 속에 성장한 민족영원의 생활원리이다. 사회주의의 길만이 진리이며 그것을 실현한 북한은 남을 부러워할 아무것도 없는 낙원이다. 이상과 같은 것을 교묘한 레토릭으로 쉬지 않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깊은 지식이 없는 자는 곧 정신을 배앗겨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이 교수는 지적한다. 오늘날 한국에서 민족민중혁명을 부르짖는 사람들 중에는 한국은 당초부터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국가라고 하는 자가 상당수 있다. 이것은 특히 젊은층에 많다. 이 사고방식은 북한에 의한 통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고방식과 연결된다. 때문에 지하당은 세력을 뻗고 있으며 지상에는 선전부대가 버젓이 행세하게끔 되었다. 북한의 대남공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논문은 또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은 역대 정권의 책임이라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정보기관의 깊이 없고 무책임한 견해가 한 골수로 폭을 감시하는 상황을 만들어 왔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실력자에 의한 비공식대화는 북한 페이스에 말려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외교 또는 교섭에서는 경우에 따라 어느 시기까지는 비공개로 교섭을 진행시키는 것이 좋을 때도 있으나 이것도 시간의 문제라는 것이다. 어느 시기에 가서는 국민에 보고하고 중지를 모아야 하는 데 남한은 그렇지 못하다. 북한은 이러한 중지를 배제한방식으로 남한을 자신의 페이스로 유도하려고 한다. 나아가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위계를 써서 남한으로부터 여러 가지 양보를 쟁취하려는 술책을 쓰고 있다고 이 논문은 경고하고 있다.
  • 경기 회복기미 뚜렷/1·4분기 산업생산 8% 증가/전년동기 대비

    ◎4월 수출 18.7% 늘어나/올 들어 무역적자 55억6천만불/1∼3월 경상적자 사상최대 38억불 지난 1·4분기중 수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10.4% 늘어난 데 이어 4월에도 18.7%나 증가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1·4분기중 산업생산 역시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8.2%나 증가,경기회복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1·4분기 경제성장도 당초 예상보다 높은 8% 내외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수출회복과 건설경기과열 등에 힘입어 외형적으로는 점차 밝은 면을 되찾고 있으나 올 들어 넉 달 동안에 소비자물가가 무려 5.4%나 급등했고 수출증가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가 55억달러를 넘어서 물가안정과 무역수지적자감소가 최대의 경제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출입동향◁ 상공부가 1일 잠정집계한 지난 4월중 수출액은 58억7천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18.7%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수출증가율보다 무려 13% 포인트 높은 31.7%가 늘어난 70억1천만달러에 달해 4월중 무역적자는 11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9%안팎의 더딘 증가율을 보이던 수출이 4월 들어 크게 늘어난 것은 걸프전 종전 이후 세계무역이 점차 정상화됨에 따라 선진국들의 소비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중동지역의 전후 복구사업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수입은 제조업경쟁력강화 시책 등에 따른 기계류를 비롯,국내공급이 부족한 핫코일·고철 등 철강제품과 전자제품부품·석유화학원료 등 수출에 따른 원자재 및 부품수입증가 등으로 1·4분기에 이어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넉 달 동안 수출액은 작년 동기에 비해 12.4% 증가한 2백12억달러에 달했다. 또 수입은 수출증가율보다 14.3% 높은 26.7%나 증가한 2백67억달러에 달해 무역적자규모는 55억6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상공부는 연초의 적자영향으로 상반기중에는 무역수지 적자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입증가율도 점차 둔화돼 연간으로는 무역수지적자규모가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활동동향◁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지난 1·4분기중 산업생산은 지난해 1·4분기의 신장률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가동률은 80.8%로 지난해 4·4분기의 79.5%에 비해 1.3% 포인트 높아졌다. 출하는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에 비해 10.3%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2∼3개월 뒤의 경기를 가늠케 해주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2월에 비해 0.3% 증가함으로써 산업활동이 점차 호조를 보일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한편 경상수지는 1·4분기중 분기단위로는 사상 최대규모인 3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초 한은이 전망한 올 경상수지적자(20억달러)를 방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적자기조는 4월에도 이어지면서 10억달러 내외의 적자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돼 연초 이후 4개월간의 적자규모가 무려 5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나친 건설 과열현상(사설)

    건설경기가 계속 과열현상을 보이면서 과열진정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건설경기가 올 들어서도 전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초부터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이 이달 들어 20일 현재 작년동기에 비해 19%나 증가,위험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3년째 지속된 건설경기의 과열로 인해 시멘트 등 건자재 파동과 건설인력 부족 및 노임의 급상승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 노임단가의 급상승은 건설업 부문의 자체 애로요인으로 끝나지 않고 제조업 부문의 임금인상 문제를 야기시켜 놓고 있다. 건설업부문의 임금이 제조업부문의 임금보다 월등히 높자 제조업부문의 인력이 건설업 부문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제조업부문의 인력난을 한층 더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임금의 상승에다가 건자재 가격의 급등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국민경제 전체면에서 볼 때는 건설부문의 이상팽창으로 산업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고경제성장을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한 내수부문 주도로 바꿔놓고 있다. 한해 30조원의 돈이 건설시장으로 몰림에 따라 제조업부문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건설경기 과열이 낳은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주택건축을 중심으로 한 건설경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 현안과제까지 겹쳐,건설경기를 진정하는 문제가 참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 우리 수출상품의 대외경쟁력 약화요인의 하나인 도로와 항만의 적체현상을 시정하기 위해서 사회간접자본 시설에 대한 투자는 늦출 수가 없는 형편이다. 결국은 택일적 선택이 요구되고 있고 이에 따라 민간 주택건설의 조정 내지는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정부 역시 민간 부문의 주택건축을 가급적 억제하는 방향에서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민간주택 건설의 핵인 일산과 분당 등 신도시건설을 연기하느냐,계획대로 시행하느냐를 놓고 정부 부처간에 의견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현재의 건축경기 과열현상을 진정으로 해소시키려 한다면 호화빌라와 근린생활시설 등에 대한 건축규제와 같은 미봉책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신도시 주택착공 시기의 재조정을 포함한 강도높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신도시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일시에 많은 인력과 자재를 투입하기 때문에 건축경기 과열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열 진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신도시의 아파트분양 및 착공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착공시기를 조정하면 아파트가격을 다시 부추기는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국민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그만한 주름살은 감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주택 2백만호 건설을 굳이 1년 앞당겨 올해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수도권지역 신도시의 주택건축 조정과 함께 지방도시 아파트의 착공시기를 늦춘다면 건설경기의 과열현상은 진정될 것이다. 지엽적인 정책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 OECD 가입의 전제조건/유장희 대외경제정책연 부원장

    ◎창립 30돌 런던세미나에 다녀와서/기고/개방·국제화시대에 적응능력 키워야 얼마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 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박사는 한국경제가 빠른 시일내에 제2의 도약을 기하기 위해서 OECD의 조기가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미국 경제계에서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을 지닌 인사가 이렇듯 한국의 OECD 가입을 하나의 처방전으로 내놓은 것을 보면 분명 이는 어느 국제기관에 단순히 가입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실제로 우리 경제발전에 직결될 수 있는 혜택도 기대할 수 있음을 암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경제협력개발기구)는 선진공업국 중심으로 2차대전 후 새로운 경제협력체 구축의 필요성을 느낀 나머지 국가간 성장·고용·복지의 달성을 위해 정책을 협조하려고 조직한 기구다. 또한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 경제교류의 다각적·무차별적 진행을 돕고 또한 개발도상국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해줄 것도 목적의 하나로 하고 있다. 원래유럽 18개국과 미국·캐나다를 합해 61년 9월에 발족되었으나 그후 일본(64년)·핀랜드(69년)·호주(71년) 그리고 뉴질랜드(73년)가 추가로 가입해서 현재 24개국의 회원국이 있다. 어떤 나라들이 과연 OECD회원국인가. 자격요건은 무엇인가. 흔히들 선진국이 되면 자연적으로 이 기구의 회원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야만 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선진국」이 무엇인지에 대한 딱부러진 정의가 없으므로 이 또한 애매한 기준일 수밖에 없다. 1인당 GNP도 완전한 기준이 될 수 없다. 현재 회원국인 포르투갈·터키·그리스 등은 1인당 GNP에 있어 회원국이 아닌 한국이나 사우디보다 못하다. 따라서 가입에 필요한 명백한 자격요건은 없고,있다면 OECD의 의무사항을 준수할 수 있는 기본자질이 있느냐의 여부에 달렸다고 보아야 될 것이다. 의무사항 중 가장 중요한 3가지는 ▲회원국간의 상호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적 협력 ▲개도국에의 원조 ▲자유무역의 확대 등이다. 특히 자유무역의 확대에 있어서는 두 가지의 자유화 규약을 철저히 이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즉하나는 「경상무역외거래자유화규약」이고 또 하나는 「자본이동자유화규약」이다. 이 양대 규약은 회원국의 거주자가 다른 회원국의 거주와 영업·자금이전·외환거래 등에서 완전히 동등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도록 규정해 놓은 것이다. 어느 한 나라가 이 기구에 가입하고 싶다면 먼저 가입원서를 내야 하고 이 기구의 이사회는 가입신청국에 대표단을 파견,신청국의 전반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심층 검토 및 위의 두 가지 규약의 수용가능성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한다. 그 분석 결과를 이사회에 제출해서 만장일치의 승인이 있어야 회원국이 되는 것이다. 한국이 이러한 OECD의 목적과 원칙에 합당한 나라로 평가가 나느냐 하는 데에는 양론이 있다. 미국·영국·프랑스 일본 등은 한국의 빠른 성장과 공산품·서비스분야에 있어서의 지속적인 개방노력을 감안할 때 당장에는 곤란하더라도 몇 년내에 가입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고 이를 위해 금년 또는 내년쯤 가입신청을 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면에 몇몇 나라는 한국의 산업보호적인 분위기와 일반국민의 폐쇄성을 들어 가입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나라도 있다. 필자는 지난 4월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OECD 30주년기념 세미나에 참석했었다. 여러 가지 세미나 주제 중 한국의 가입여부가 참석자들의 관심의 초점이었다. 여러 가지 질문이 나왔지만 이를 종합해서 필자가 피력한 견해는 다음과 같다. 즉 우리나라도 경제가 선진화됨에 따라 OECD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이냐 하는 것은 이에 대한 한국내의 여건성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았다. 소득수준은 선진권에 들어서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앞에서 거론한 양대규약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자유무역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만 될 것이다. 즉 물량적 성장뿐만 아니라 의식구조와 경제성장의 질이 「선진국형」이 되었을 때에만 가입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때에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어 양대규약의 이행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의무사항인 개도국 원조 등도 흔쾌히 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제경제의 환경변화도 우리에게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변수이다. 따라서 국내외적 분위기와 여건이 성숙된 시점에서 이 기구에 가입신청을 내는 것이 옳은 접근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상 우리 정부는 이를 위해 착실히 준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우선 정부내 실무자급으로 구성된 「OECD조사단」을 이 기구의 본부가 있는 파리에 보내 그 기능·조직·운영방법·회원국의 의무이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이미 착수했다. 또한 한국은 정회원이 아니면서도 각종 OECD 관련활동에 참여해왔다. 이미 OECD안에 있는 조선작업반(일종의 실무위원회)에 반원으로 가입해있고 기타 실무차원 기구에 참관인격으로 참석하고 있는 중이다. 선진국이 되는 길은 참으로 험난하고 가파르다. 우리가 경제성장만 달성하면 되는 줄 알았으나 그렇지가 않다. 세계가 점점 좁아가고 상호의존성이 높아가는 지구촌시대에서 성숙한 경제일수록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차원높은 규범이 까다로운 상류사회에 스스로의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인가,아니면 그 규범이 부담스럽고 또 지킬 자신이 없어 영영 비인노릇이나 하며 살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결단내리기에 달려 있다. 이 결단에 앞서 더욱 더 중요한 것은 혹시라도 돈은 벌었으면서 스스로가 졸부인지 아닌지를 모르고 지내는 우리가 아닌지를 성찰해 보는 일이다. 국제화와 개방이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가치관의 대세라면 새 가치관의 거울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계속해서 비추어 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북한에 유엔가입 설득/박 IPU단장,김일성면담 추진

    ◎노 대통령,국회대표단에 강조 노태우 대통령은 25일 『현재 남북관계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중단된 고위급회담의 재개』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강조하는 군사문제도 고위급회담에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국제의회연맹(IPU) 평양총회에 참석할 한국대표단장 박정수 국회 외무위원장 등 대표 12명을 접견,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고위급회담의 재개와 관련해 제시하고 있는 선행조건들도 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북한에 불리한 상황조성이 안 된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는데 박 단장은 김일성 주석을 별도 면담하게 되면 우리의 유엔가입 문제 등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과 정부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정상 가동 4일… 두산전자 페놀누출 원인분석

    ◎눈가림 시설개체에 또 한 번 경악/조업재개에 급급,졸속보완 드러내/“재발방지 최선” 공언이 공언으로 낙동강에 페놀을 유출해 온 국민의 분노를 사게 했던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22일 낮 또다시 페놀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대구시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두산전자의 이번 페놀누출사고는 지난달 16일 발생됐던 1차 사고로 조업정지명령을 받고 그 동안 1개월 가까이 시설보완 등의 정비기간을 거쳤는데도 조업재개 4일 만에 재발됐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사고는 두산측이 국민들의 건강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다. 더욱이 1차 페놀사건 이후 구미환경출장소는 두산전자 조업재개 준비작업 기간 동안 제2의 페놀누출사고를 막기 위해 4명의 직원을 두산전자에 상주시켜 시설대체 및 보완작업을 지도·감독했으며 지난 18일 조업재개 이후부터는 2교대로 페놀처리시설을 24시간 점검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번 페놀누출사고로 구미환경출장소의 발표는 거짓말이었음이 확인됐으며 관이 업체에 밀착돼 자신들의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지하가 아닌 지상에 연결된 파이프 이음새가 파열됐고 그것도 밤이 아닌 대낮에 페놀원액이 사고지점에서 흘러나와 공장과 인도 2m를 지나 맨홀을 통해 하수구로 10m 정도를 흐를 때까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날 페놀누출사고는 심한 악취 때문에 한 공원이 발견해 신고함으로써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결국 두산전자에서 한 달이 조금 넘은 기간에 똑같은 사고가 재발됐는데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지난번 사고는 지하에서 발생했으나 이번 사고는 지상에서,그것도 주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만약 야간에 또는 지하 매설된 파이프에서 발생됐다면 엄청난 피해를 냈을 것이 분명하다. 아무튼 이번 사고는 대구 부산 창원 마산 등 영남지역 1천3백만 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불안과 불편을 안겨주었던 두산전자가 영리에만 급급한 나머지 완벽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고 조업을 재개한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특히 두산전자측은 지난번 1차 사고 이후 공급라인을 지상에 설치하고 저장탱크를 증설하는 데만 급급하고 가장 중시해야 할 파이프라인의 시설보완을 소홀히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페놀이 유출됐을 경우 하천으로 유입되기 전에 1차 차단할 옹벽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도 실책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즉 시설보완을 완벽하게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차질만 의식,서둘러 조업을 재개시킨 것이 이번 사고의 요인 중의 하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간단한 시설,간편한 계기 한두 개만 설치해도 부자가 울리든가 또는 적색신호등이 켜져 기계실 또는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페놀원액이 누출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두산전자는 이 같은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엄청난 양의 페놀원액이 누출,길바닥에 질퍽하게 깔려 맨홀로 흘러가는 것조차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구미환경지청은 제2의 사고를 낸 두산전자에 대해 22일 하오 6시 조업정지처분을 내린 후 『옹벽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페놀원액이 사고로 누출되더라도 낙동강으로만은 유입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후 이 같은 조치가 선행될 때까지 조업중지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두산전자가 또다시 페놀을 누출할 것을 전제로 한 임시조치이지 항구적인 조치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페놀오염으로 엄청난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본 대구시민들은 제2의 페놀누출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두산전자의 형식적인 시설보완과 환경당국의 수박 겉핥기 식의 보완점검을 성토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촉구했다. □페놀파문 일지 ▲3월14일=하오 10시부터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페놀원액 30t 낙동강지천인 옥계천으로 방류 ▲16일=대구 다사수원지에 페놀도착 ▲18일=낙동강 하류에도 페놀검출돼 부산·마산·창원으로 확산 ▲21일=대구시민,수도료 납부 거부결의 및 두산제품 불매운동 시작. 검찰,이법훈 두산전자 구미공장장 등 6명 구속 ▲22일=대구시,두산전자에수돗물 피해보상청구 결정 환경처,김시헌 대구지방환경청장 직위해제 정구영 검찰총장,한강 등 16대강 폐수방류업체 단속지시 ▲23일=전국에서 두산제품 불매결의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 수질개선비 2백억원 정부에 기탁 ▲24일=검찰,대구지방환경청 공무원 7명 등 15명 구속 ▲25일=노 대통령 주재 수질대책회의 개최
  • 언론창달에 평생 바친 “대기자”/타계한 최석채씨의 생애

    ◎거침없는 직필로 수차례 필화·옥고/64년엔 「언론윤리위법」반대 투쟁도 11일 타계한 최석채씨는 지난 87년 4월14일 대구 매일신문 명예회장직을 물러나 45년 동안 일해 왔던 언론계를 은퇴하면서도 『직장을 그만 둔 것이지 기자이기를 그만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한평생 왕성한 의욕으로 집필을 멈추지 않았던 「평생언론인」이라 할 수 있다. 고인은 특히 「조상전래의 선비정신을 현대사회에 구체화시키는 게 오늘을 사는 언론인의 위상」이란 일생의 신조 아래 거침없는 직필로 몇차례 필화를 겪기도 했다. 그가 언론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일제 때인 42년 4월 일본 중앙대 법대를 다니다가 부업으로 법제라는 수험생잡지에 편집기자로 들어가면서부터였다. 해방 이듬해인 46년 대구에서 발행된 건국공론이란 잡지의 자매지인 주간민론의 편집부장을 거쳐 경북 신문의 편집부국장으로 신문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듬해인 47년다시 부녀일보 편집국장으로 옮겼다가 경찰의 영남일보기자 집단구타사건에 대한 대구 기자단의 항의문을 1면에 전문게재했다가 15일 동안 옥고를 겪었다. 그 뒤 55년9월 대구매일신문 주필로 있을 때 자유당 정권이 정치행사에 걸핏하면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을 보고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사설을 썼다가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돼 또 한 차례 옥고를 겪었다. 오랜 법정투쟁 끝에 이 사건은 56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났다. 이 판결은 국가보안법과 언론자유와의 한계를 명확하게 규정짓게 된 중요한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4·19가 일어나기 약 한 달 전인 60년 3월17일 논설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던 조선일보 사설에 「호국구국운동 이 외의 다른 방도는 없다」는 격문을 실어 4·19의 도화선을 제공했다는 평을 들을 정도였다. 또한 5·16 이후 현역군인 80여 명이 군사혁명의 기세를 업고 최고회의 건물 마당에서 군사혁명지지 민정참여촉구 데모를 했을 때는 「일부 군인들의 탈선행동을 경고한다」는 사설을 1면에 실었으며 비상사태 임시조치법으로 정치비판이 봉쇄되자 12일 동안 신문에 사설을 싣지 않기도 하는 등 「직필언론인」의 기질을발휘했다. 64년 편집인협회 부회장에 피선되어 언론파동 때 언론윤리위원회법 반대투쟁에 앞장섰으며 66년부터 71년 사이 편집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었다. 72년부터 80년까지는 문화방송·경향신문 회장을 지냈으며 이 사이 5·16장학회이사장,아사아신문재단 한국위원회위원장도 겸임했었다. 81년부터 87년까지 매일신문 명예회장과 함께 성곡언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일했으며 편집인협회 고문 등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으면서 큰 족적을 남긴 언론인으로 생애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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