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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이 살수없는 여천공단 주변마을(심층취재)

    ◎땅은 중금속·하늘은 매연·바다는 폐유로…/주민 대부분 환경질환·농작물 고사 속출/공장시설 낡아 대형사고 노이로제까지/사고피해 3천8백억… “국가 공단” 이유 시선 속수무책 지난 72년 중화학 공업입국의 기치아래 가동된 여천 석유·화학국가공단(5백83만평)은 현재 66개업체(근로자 1만2천1백여명)가 입주,올해 매출액 13조원을 기대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유화공단이다.그러나 공단의 특성상 사용연료(연간 무연탄 1백69만여t·벙커C유 5만여t)와 제품화 단계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고 있다.이같은 환경속에서 20년 이상을 살아온 공단안팎 10개동주민 1만5천2백여명이 겪는 고통을 알아보고 이들이 왜 「집단이주」를 주장하는지 알아봤다. 12일 상오 9시쯤 공단안 중흥동 두암마을. 마을뒤편으로 한전 여수화력발전소·LG·삼남석유 등 수십개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흐린 날씨탓인지 매캐한 냄새가 심해지면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아침상을 물리고 밤새 마루에 쌓인 시커먼 먼지를 닦아내던 김종균씨(63)는 『지독한 냄새로 한동안 머리가 아프더니 최근에는 코가 헐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진전이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 시간 인근 골목에서 또래들끼리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던 몇몇 아이들의 손과 얼굴 등에서도 좁쌀크기의 두드러기와 하얀 반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들 반점투성이 대림산업·한화종합화학·한국화인케미칼·금호미쓰이도아스 등 대규모 플랜트와철조망 하나를 담장으로 둔 월하동 월성마을 1백50m는 됨직한 H화학 글자가 새겨진 굴뚝이 넘어지면 온동네의 지붕을 덮칠 정도의 근거리다.량재승씨(35)는 지난 4월초에 이 굴뚝에서 불기둥이(50m정도) 천둥소리를 내면서 온종일 치솟을 당시를 회상하며 진저리를 쳤다.『당시 방문이 덜커덩거리고 유리창이 깨질정도로 시끄러워 나가보니 몸이 뜨거울 정도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며 『1㎞정도 떨어진 중흥초등·삼일중학교는 이 때문에 수업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쯤 인근 평여동 남수마을 고추밭에서 고추모종을 하던 박은자씨(45)는 『잘 자라다가도 이유없이 이렇게 말라죽는다』고 비쩍 마른 줄기를 뽑아서 보여줬다. 『5∼6년전 산 너머에 합성수지 공장이 들어선 뒤 팥과 콩 등이 여물지 않아 대부분의 주민들이 공해에 강한 들깨나 옥수수만 심고 있습니다』 지난 해 공단주변 농작물 피해보상 용역을 책임졌던 전남대 환경연구소(소장 이정전 교수)는 『공단주변의 보리·복숭아 등 농작물과 과수의 고사 및 낙과 등의 피해보상으로 4억2천4백여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화치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주갑식씨(38)는 『10년전만 해도 마을앞 광양만에서 농어·숭어·전복 등을 얼마든지 잡았으나 지난 해 위판고(20억원정도)는 당시의 30%수준도 안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날 하오 묘도마을 포구는 일렁이는 파도사이로 시뻘건 기름덩이가 흘러다니고 있었다.이 섬은 여천공단과 광양제철에서 직선거리로 2.5㎞ 각각 떨어져 양쪽에서 이중으로 오염피해를 보는 곳.황금어장으로 한때 「광양만의 진주」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주민 절반이 떠나고 1천7백여명이 살고 있다. ○두통약 많이 팔려 가게앞 평상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김익준씨(77) 등 촌로들이 지적한대로 뻘속을 한삽 깊이로 팠더니 시커먼 기름이 모래와 자갈속에서 줄줄 스며 나왔다.이 뻘에서 「낙지가 지천으로 잡혔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들렸다. 수은이나 카드뮴·페놀 등 중금속 물질보다 주민들이 피부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유독물질 공장들의 돌발사고 가능성이다. 공단 관계자는 『가동업체 66개중 10년이상 된 곳이 22곳이며 20년이상만도 5곳』이라며 시설 노후화에 따른 대형사고 가능성을 내비췄다. 공단입구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남자약사는 『냄새로 인한 두통 때문인지「사고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많은지 유달리 「두통약」이 많이 팔린다』고 지적했다. 전남대 예방의학과 김양옥교수는 『대기와 수질 뿐만 아니라 농작물과 수산물 등의 중금속 오염정도를 조사하고 주민과 공단근로자들은 정부지원으로 정밀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해까지 공단에서 발생한 사고는 1백9건이다.사망 58명·부상 82명.가스중독을 피해 달아난 대피자는 6백87명,재산피해는 3천8백79억여원이다. ○유해물 저장시설 엉망 현재 생산공정에서 위험성이 높은 물질을 다루는 업체는 43개로 이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잠재적인 위해성 물질은 1백여종.이중 규모가 큰 15개 화학공장에서만 생산하는 유독성 및 인화성 물질은 29종에 연간 5백59만여t이다.특히 피해반경이 엄청나다는 클로린이 22만t·염소 20만t·에틸렌 7만여t을 생산하고 있다.에틸렌은 이외에 저장량만 연간 1백여만t을 넘고 있다.사용량은 합성수지원료인 VCM(45만t)이 가장 많고 벤젠(33만여t)·페놀(10만t) 등도 적지 않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최근 자료발표 결과,중흥동에 있는 H석유화학 공장에서 에틸렌 1t이 유출될 경우를 피해범위는 반경 1.6㎞이내인 중흥동과 평여동 일부 해당된다.또 월하동의 H종합화학에서 클로린 10㎏이 누출되면 반경 0.9㎞,1t은 반경 9.6㎞까지 확산돼 사실상 공단 자체가 복구불능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같은 유독물질은 고압과 인화성이 강해 저장방법에도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다.공단내 43곳에 나눠져 특수용기 2천여개(추정)에저장되고 있는 유독물질은 줄잡아 수백만t이다.그러나 안전거리 및 차막시설 등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거대한 화약고나 다름없다.또 이를 수송하는 해상교통과 도로의 현실여건도 열악해 사고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광양항은 1일 1백여척의 선박이 드나들 정도로 붐비고 있다.지난 90년부터 94년까지 이 해역에서는 1백13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유출된 기름도 1천t이상이다.공단도로라고 불리는 유일한 왕복 2차선도로는 주거지역과 화물터미널을 관통해 달린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는 안전대책도 없이 7천여억원을 들여 현재 공단뒤편 해안을 매립해(2백40여만평) 공단 확장공사를 벌일 계획으로 현재 주민 보상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안전과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여천시는 여천 국가공단에 대해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것이 문제다.현재 정부 재투자기관인 서남지역공업기지 관리공단이 공단의 공장입주 사전 선별권을 행사하고 있다.때문에 시로서는 공해다량배출 업체나 부적격업체를 사전에 배제할 권리가 원천봉쇄돼 있다. 시청 관계자는 『의무만 있지 권리가 없는 시는 일만 터지면 시청에 몰려와 항의하는 주민들의 등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주외엔 대책 없어 사고 예방의 지름길은 근본적으로 마을 집단이주를 하루빨리 추진하는 것이다.지금껏 81년까지 5년에 걸쳐 남해화학 인근인 낙포마을 2백33가구를 집단이주하는데 그쳤다. 정채호 시장은 『97년부터 99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10개동 마을을 점진적으로 이주시켜 가겠다』며 『내년에 당장 이주재원 2천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주대책비로 6천8백65억원을 어림잡고 있다.국가가 토지 및 건물보상비로 6천1백37억원을 지원해주고 입주업체가 5백97억원을 낼 경우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정시장은 『여천공단 입주업체가 지난해 법인세 등으로 국가에 납부한 세금은 1조3천억∼1조5천억원인 반면 시세 1백19억원과 도세 53억원을 내는데 그쳤다』며 이 문제에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여수·여천환경운동본부 신장호본부장은 『주민들로 이뤄진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이주대책을 추진하겠지만 정부가 여천공단을 환경특별 대책지역으로 조기지정해 환경오염물질을 총량적으로 엄격히 규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여천=남기창 기자〉
  • 경찰을 바로 알아야 한다/이상안 경찰대 교수(공직자의 소리)

    ◎느닷없는 중립화 요구에 국민 불안 모처럼 국민의 치안심리가 안정되는듯 하더니 느닷없이 불어닥친 정치권의 경찰중립화 회오리로 국민불안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 13대 국회 막바지에 여·야합의로 경찰의 중립화장치가 마련되었고(경찰법:1991.5.31) 이를 근간으로 경찰은 두차례의 공정한 선거지원 및 효율적인 민생치안을 성공적으로 이루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또 무슨 논쟁인가에 대한 회의와 불안이다. 논쟁의 취지와 논지는 이렇다. 한 주장은 경찰중립화의 제도적 장치를 확대·실험해 보자는 것이고 다른 한 주장은 정치권이 이미 마련해준 중립화 장치를 좀더 안정적으로 유지·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국민을 혼란시키지 않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네가지 기준에서 어느쪽이 적절한지를 밝히기로 한다. 첫째,논쟁의 주체에 대한 차별성의 문제이다. 경찰문제를 주제로 논의할 때 논의의 주체는 공식정책결정 참여자로서 의회와 행정부(경찰)는 물론,비공식 참여자로서의 정당 및 언론 등이 공히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정치권은당연시되고 행정부의 경찰은 안된다는 논리는 그 자체가 비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탐색되어 합리적으로 선택되어야 할 정책대안이 정상화의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둘째,경찰 정책목표와 정책수단간의 적실성 문제이다. 경찰은 「국민보호와 질서유지」를 정책목표로 한다.이의 목표달성을 위해 적실한 정책수단으로는 경찰기관의 지위,관청형태,경찰청장의 인사제도,자치경찰의 도입 등이 거론될 수 있다.확정되기까지는 집행부서의 과학적 검증이 선행되어야 시행오류를 줄일 수 있다. 셋째,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찰의 중립화문제는 아주 한정적 개념이다.즉,정치세력집단(정당 등)으로부터의 행정부 간섭배제이다.정치권이 스스로 지켜주면 행정부는 중립성을 보장받는 셈이고 따라서 대통령의 직무명령으로부터의 차단이 중립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넷째,쟁점별 사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도 조심스럽게 고려돼야 한다.국무총리 직속으로서의 소속변경은 국민으로부터 더욱 멀어진다는 저항감이 있고 국가 경찰위원회와의 합의제 관청으로의 지위변화는 준국방기능과 범죄와의 전쟁에 대응해야 할 기관으로서는 부적절하다.지방자치경찰에 대한 기대도 미국 동북부주 등 많은 주에서 시장재선에 경찰이 악용되는 사례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지역할거구도로 미루어 이와같은 전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9년 2월10일 당시 야권3당(평민,민주,신공화)이 공동주최한 「민생치안확립을 위한 합동공청회」때의 일이다.야권3당 의원들은 민생치안의 요체를 처벌강화에 두고 이를 정책수단으로 확정하려 했다.당시 필자는 발표자로서 처벌강화가 아닌 경찰의 검거확률 제고가 범죄억제의 가장 유효한 정책수단임을 지적,이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지도록 했다. 대부분의 야당의원들이 공감한 부분이다.정치인들이 잘못 알고 잘못된 정책결정에 참여하면 국민은 불안해진다.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한다.
  • 경제운영 혁신하는 계기로(사설)

    한국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은 세계 신경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국내 경제운영을 선진형으로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우리는 OECD 가입이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이후 급변하는 국제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국가이미지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한다. OECD에 가입하려면 가입희망국의 경제력뿐 아니라 정치와 사회적인 수준도 검토되기 때문에 국가자체 전부가 스크린을 받게 되는 셈이 된다.따라서 OECD 가입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한국에 대한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아지게 되면 우리 상품의 수출이 증대되고 외국의 첨단기술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OECD에서의 활동을 통해 선진국의 경험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선진경제시스템 구축과 정착을 기대이상으로 앞당길 수도 있다.선진경제제도의 도입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필요한 국가경쟁력강화의 선행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동시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과도 부합된다고 하겠다. OECD는 선진국의 협의체인 만큼 세계경제질서의 변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한국이 이 기구에 가입한다는 것은 앞으로 새로운 질서변화에 초기단계부터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우리의 주장과 입장을 반영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쌍무적인 개방압력을 완화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반면에 OECD 가입에 따른 부담도 없지 않다.자본거래자유화와 경상무역외거래자유화·노동문제·개도국에 대한 개발원조(국민총생산의 0.7%) 등이 그것들이다.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느냐가 향후 국가적 과제다.국내외 금리차를 축소시켜 자본자유화이후 핫머니 유입과 이로 인한 물가상승압력을 억제하고 거시경제운용을 세계경제 움직임과 연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그렇게 하여 OECD 가입을 선진경제권진입의 결정적인 계기로 활용하기 바란다.
  • 국내 최대 「화랑미술제」 대변신 움직임

    ◎내년 시장 개방 앞두고 대응방안 논의/외국화랑 참여·미술제 통폐합 등 모색/화랑간 의견차 커… 존폐문제까지 거론 국내 최대의 미술 견본시장으로 5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개막한 화랑미술제가 국내 미술시장이 개방되는 내년부터 큰 변화를 맞게될 전망이다. 한국화랑협회는 12일까지 열리는 96화랑미술제 기간중 전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어 향후 화랑미술제의 성격과 운영방안을 대폭 변경하기로 했다.화랑협회의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 미술시장 개방을 코앞에 둔 시점에 일고있는 만큼 국내 전 미술계로부터 각별한 주목을 받고있다. 협회측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화랑들은 내년부터 화랑미술제에 ▲외국화랑의 참여여부 문제를 비롯해 ▲기존의 유사한 미술제 통합개최,그리고 ▲화랑미술제 존폐여부등을 심도있게 논의해 새 방침을 정하게 된다.특히 외국 화랑 참가문제는 미술시장 개방과 맞물려 화랑들간에 가장 첨예한 의견차를 보이는 부분. 현재 이에 대한 회원 화랑들의 반응은 찬·반이 거의 비슷한 양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화랑들은 지난 2월 총회에서 「개방전 국내 미술시장의 대응력 강화」를 이유로 일단 올해 미술제에는 외국 화랑 참여를 유보했지만 개방이 기정사실인만큼 대응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추세다. 기존 미술제 통폐합 문제도 이와 맞물려 관심을 모으는 사안.비슷한 성격의 미술제를 분산 개최하기보다는 하나로 합쳐 화랑미술제를 국제규모의 손색없는 견본시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의견이 적지않아 이번 총회에서는 기존 화랑미술제의 존폐문제까지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권상릉 화랑협회회장은 이와관련,『국내 미술발전 측면에서 외국화랑을 국내에 불러들이는게 능사는 아니지만 언제까지나 개방을 미룰 수 없는 실정에서 협회 차원의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한때』라면서 『이번 총회에서 국내시장 보호를 위한 선행조치 마련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화랑미술제는 84개 화랑 1백36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마지막날인 12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 1층에서는 작고한 작가를 중심으로 60년대 이전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 「한국근대미술명품전」이 마련된다.여기에는 구본웅,김경승,김기창,김영주,김인승,김환기,도상봉,문신,박득순,박상옥,박생광,박승무,박영선,박항섭,손응성,심형구,오지호,유강열,이상범,이응노,장욱진,전혁림,한묵 등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작가 30명의 작품 60점이 나오는데 대부분이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공개작이다.〈김성호 기자〉
  • 「도시개혁 시민운동」 선언/경실련,「삼풍」참사 1주년 맞아

    ◎건설전문가 1백명 참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사무총장 유재현)은 28일 상오 서울 종로의 경실련 강당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주년을 맞아 건설분야 전문가 1백명의 이름으로 「도시개혁 시민운동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발전의 과실이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으로 직결되려면 발상의 대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환경친화적이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최우선에 놓는 개발철학에 입각,삶의 터전인 도시를 건강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도시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도시개혁은 시민의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도시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압력이 거스를 수 없을 만큼 드세질 때만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초과밀 도시개발 반대 ▲시민참여를 위한 법·제도개혁 운동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거권 확보운동 ▲국토 균형개발을 위한 국토종합개발계획 수정 촉구운동 등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선언에 참여한 김수삼교수(중앙대 토목공학과)는 『건설교통부 등 관련기관들이 내놓은 일련의 제도가 재난발생시 현장지휘와 조치 등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나 형식적인 문제제기라는 측면도 적지 않고 결과도 공개하지 않아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시민들의 안전의식도 삼풍사고 전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삼풍참사 1주기 추모준비위원회(위원장 심영달)는 29일 하오 5시30분 삼풍백화점 옥외주차장에서 조순서울시장과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갖는다.또 추모식에 앞서 추모위원회와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맑은사회만들기본부(본부장 김창국) 등 시민단체들은 성수대교 남단에서 삼풍백화점 터까지 6㎞를 행진한 뒤 사고현장을 에워싸는 인간띠잇기 행사와 추모음악회를 갖는다.〈박용현·박준석 기자〉
  • 한완상 방송대총장 신문로포럼 강연

    ◎과감한 과거 청산으로 개혁 이뤄야/친일세력·부패정권의 왜곡된 논리 바로잡아/냉전시대의 문화·제도 재생산 철저히 막아야 통일부총리를 지낸 한완상 방송대총장은 2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신문로포럼(이사장 김영환) 초청 월례조찬회에서 「역사바로세우기,정치바로세우기」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과감한 과거청산을 통한 개혁추진을 역설했다.한전부총리의 강연을 요약한다. 역사바로세우기란 역사가 비뚤어졌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그리고 이 비뚤어진 역사는 광복이후 친일세력의 지배계층화,한국병으로 이어진 정통성 결핍,정권의 부패,비뚤어진 역사해석이 계속 이어져온 데 기인한다.지난날의 집권세력은 합리적 보수세력이 아니라 냉전적 격정주의 수구세력이다.또한 냉전을 재생산한 주체들이다.이들은 역사바로세우기나 잘못된 역사의 청산을 모두 반대한다. 역사청산을 반대하는 이들의 대응논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근대화 작업과 이른바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것이다.근대화세력과 민주세력간의 연대논리도 편다.그러나 근대화세력은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철저하게 배제해 왔던 가해자 집단임을 알아야 한다.가해자가 피해자와 연대하려면 먼저 공적 뉘우침이 선행돼야 한다.투명한 절차를 통한 진실 규명과 그에 대한 참회가 필요하다.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은 『진실을 파악한 뒤에라야 비로소 인종차별 정책의 끔찍스런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다.진실규명만이 과거를 편히 쉬게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참회없는 근대화 세력과 원칙이 약화된 민주화 세력이 연대하면 그레샴 법칙에 따라 조직과 자금을 활용할 줄 알고 이미 그와 같은 이점을 축적 독점해온 「악화」에 의해 「양화」는 쫓길 수 밖에 없다. 역사 청산을 반대하는 이들은 또 중산층의 보수논리에 기댄다.그러나 신중산층은 구중산층과 달리 냉전수구의 입장을 오히려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다.대체로 학력이 높고 젊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 신중산층은 냉전문화와 비판적 거리를 유지한다.따라서 중산층 보수화 논리는 대체로 구중산층을 중심으로 본 견해이며 이들의 입장을 활용해 냉전시대에 기득권을 누려온 구세대를 중심으로 본 단견이다. 「청산이냐,안정이냐」의 택일논리도 허구다.「청산해야 안정이 온다」가 제대로 된 논리다.개혁과 참된 안정은 모순 관계가 아니다.잘못된 것을 바로 고치는 개혁이 안정을 해친다고 주장한다면 그런 안정은 극복되어야 할 부정에 기초한 안정일 뿐이다.냉전·친일·부정·부패의 역사비리위에 기초한 안정은 조금도 존중할 가치가 없다. 「역사바로세우기」에도 문제는 있다.우선 집권당이 어쩔 수 없이 청산작업에 나섰다.「12·12 공소권 없음」을 선포했던 정부가 민주당 소장의원의 폭로로 그것을 뒤집는 자기모순을 드러내고 있다.또한 역사바로세우기에 역행해온,따라서 청산대상이 되어야 할 부정·부패·냉전세력들을 그대로 두고 있다.역사청산작업의 주체속에 청산대상이 포함돼 있다.이 운동의 앞날이 걱정되는 대목이다.역사비뚤어짐의 가장 큰 인자가 냉전문화,냉전제도의 재생산인데 아직도 남북관계는 냉전식 정책 강행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어 역설적으로 역사바로세우기 운동 이전보다 더 얼어붙어 있는 것 같다.이 냉전문화,냉전제도의 과감한 청산없이 역사바로세우기는 연목구어와 같다.이래선 결코 성공할 수 없다.정치바로세우기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개혁은 냉전제도와 문화와 의식을 철저하게 극복하는 데서 열매를 맺는다.
  • 지방자치 선진화의 길(직선단체장 지자제1년 평가와 과제:하)

    ◎행정·부패 감시… 주민참여 폭 넓혀야/재정운용 효율성 높이게 경영기법 도입/광역·기초단체간 행정협의 활성화해야 지방행정에 「서비스」개념을 처음 적용한 일본 이즈모시 이와쿠니 데쓴도 시장은 오랜 해외생활 뒤끝인데도 자민당공천을 마다하고 시민후보(무소속)로 출마,공약과 참신함으로 시장에 당선됐다.취임 첫날부터 딱딱한 분위기의 검은색 관용차를 과감히 버리고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출근했다.시장이 출근하면 직원들이 청사 출입문 앞에 길게 늘어서서 인사하는 관행도 없애버렸다.그의 파격,이를테면 시민과 공무원이 직접 마주치는 대민접점에 대한 이미지개선작업은 계속됐고,급기야 이즈모시는 누구나 꼭 한번 들러보고 싶은 도시로 탈바꿈하기에 이르렀다. 많은 전문가는 데쓴도 시장의 행정스타일,나아가 이즈모시를 지방행정의 발전모델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그건 역으로 아직 우리의 지방자치가 의식과 제도면에서 선진자치제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에 다름아니다. 전문가들은 선진자치로 가기 위한 가장 시급한제도정비로 중앙과 지방관계의 재조정과 시·도,시·군·구,읍·면·동의 현다단계 행정구조를 선진국처럼 2단계로의 축소를 꼽고 있다.숭실대 김장권 교수(정외과)는 『앞으로 사회복지·도시문제·사무권한조정등을 놓고 중앙정부에 맞서 「지방의 반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이를 조정할 자치기구의 활성화와 행정단계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전문가들은 그러나 새로운 중앙집권적 조정기구의 설치보다는 이미 전국적으로 구성된 수도권,대전·충청권,부산권,대구권,광주권등 5개 광역단체간 협의회와 49개의 기초단체간의 행정협의회를 적극 활용할 것을 충고한다.이러한 형태가 자치의 성격에 부합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 행정단계축소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한다.광역단체의 존재여부와 소규모기초단체의 통합 및 재편이 그 골자다.김교수는 『변화된 생활권에 적응하고 상하관계측면이 강한 광역·기초자치단체간 기능과 예산의 명확한 배분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정』이라고 그이유를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권한이양의 본격추진도 주문한다.현재 국가전체 행정사무중 중앙행정기관이 74%,자치단체가 26%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자치단체사무는 그나마 중앙정부의 위임업무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현재와 같은 소폭의 개별사무의 지방이양차원에서 벗어나 21세기를 준비할 경영전략차원의 전면적인 기능재배분을 주창한다.고건 명지대총장 같은 이는 『기능의 재배분은 행정적 사무이양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분권적 역할 및 재원배분으로까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취약한 지방재정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적시한다.재원확충의 압박이 팔당수계주변의 음식점·러브호텔의 불법증·개축을 조장하듯이 주민을 위한 행정,나아가 생활정치구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고려대 이필상 교수(경영학과)는 이를 위해 『교부금을 늘리고 새로운 지방세의 신설도 긴요하지만 방만한 지방재정 및 예산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경영마인드」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지방행정을 기업경영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선진자치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참여의 확대와 단체장 및 공무원의 의식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서울대 이달곤 교수(행정대학원)는 『지방행정이 정치화되고 단체장의 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한 주민을 위한 자치는 멀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지역자치가 주민참여에 기초해야 하고 행정과 부패에 대한 주민감시활동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양승현 기자〉
  • “주요 경제지표 예측기능 상실”/삼성경제연구소 분석

    ◎신용장내도액 추정오차율 45% 상회/기업실사지수 개선불구 경기는 둔화/연구기관마다 들쭉날쭉… 의사결정에 혼돈/산업구조 급변 속에도 옛 모델로 전망 신용장이나 기업실사지수(BSI)등 이른바 경기 선행지표들이 예측기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이는 최근 정책당국과 전문연구기관들이 내놓은 하반기 경기전망이 들쭉날쭉이고 그나마 연초 전망치와 큰 차이가 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현 경기하강의 특징과 하반기 경제예측」이라는 연구서에서 『최근 급격한 경제환경과 경제구조의 변화로 인해 기존의 경제지표들이 신호등 기능을 상실했다』며 『이같은 경기예고지표의 기능상실은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에 혼돈을 가져와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구조가 정보화와 소프트화의 진행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나 경제지표들은 과거의 구조를 대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예컨대 경제성장률 추정에 사용되는 산업연관지표만해도 5년 전의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보산업에 대한 비중이 지금보다훨씬 약해 경제전망의 모델(틀)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연구소는 『수출선행지표인 신용장내도액의 경우 수출예측력이 최근 급격하게 떨어져 더이상 선행지표의 유용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95년에는 추정오차율이 무려 45%를 웃돌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경기 체감지수라고 할 기업실사지수 역시 실제 경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전경련이 조사한 기업실사지수(6백개 기업조사)의 경우 올해 지수는 계속 개선(1월 89,3월 97,4월 1백1,5월 1백18)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경기는 계속 둔화돼 왔다는 것이다. 경기선행지표의 하나인 통화량이나 일반은행 대출금 역시 경기의 예측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통화 중심지표인 총통화(M₂)의 경우 총 유동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떨어져 대표성이 약화되고 있다.지난 달말 현재 총통화가 총 유동성의 28%선인 5백50조원에 그치고 있어 한은은 총통화에 CD(양도성예금증서)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은행대출 역시 마찬가지다.박철 한은자금부장은 『예금은행대출금은 기업들의 은행대출 의존도가 줄어 속보성 경제지표로서의 유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늘고 은행차입이 줄어 대출금과 기업투자를 연계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한편 삼성연구소는 『경기선행지표들이 예측성을 상실한 가운데 우리경제의 경우 엔강세­경기상승,엔약세­경기하락 현상이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산업 및 수출구조가 일본과 유사해 엔화 변동에 의해 수출경쟁력이 크게 영향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권혁찬 기자〉
  • 최병렬 전 시장이 본 1년/“주민 신뢰 확보가 가장 큰 수확”

    ◎지자체별 경영마인드 확산도 고무적/독립성 인정하되 국가차원서 조정 필요/광역단위 사업 마찰·님비현상 극복해야 마지막 임명직 서울시장이었던 신한국당 최병렬 의원은 24일 지자제 시행 1주년을 앞두고 『자치단체장에 대한 지역주민의 신뢰확보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반대한다』고 잘라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지자제 1년을 맞는 소회는. ▲지난 94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시장 임기동안 정책추진과정에서 시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기 어려워 임명직으로서 한계를 느꼈다.그러나 직선제 시장으로서는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일을 하기가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이점이 제일 돋보이는 변화로 느껴진다.아무리 일을 잘 하려고 해도 신뢰를 받지 못하면 힘들다. ­지자제 1년을 평가한다면. ▲시기적으로 이르다.평가를 유보하겠다.다만 긍정적인 변화로는 관청과 서민,즉 관과 민의 사이가 가까워진 점을 꼽을 수 있다.자치단체장들사이에 단순히 재정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경영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반면 교통·환경문제 등 광역단위의 일관성이 요구되는 사업이 기초자치단체간의 마찰이나 불협화로 집행과정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부정적 측면이다.다음 선거를 의식해 「결제는 하지 않고 생일잔치만 찾아다니는」 몇몇 단체장의 행태도 지자제의 근본 취지에 맞지 않는 부작용이다.욕을 먹으면서도 소신을 갖고 일해야 한다.웃고만 다닌다면 지자제를 망친다.일부에서 이런 현상들이 노출되고 있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다면. ▲지자제의 올바른 추진과 정착은 민주화 과정의 대세다.효율성 측면에서도 중앙통제식의 일률적인 행정보다 「우리 마을」의 특성에 맞고 다양한 현장감각에 바탕을 둔 행정이 필요하다.특히 지나친 중앙통제가 정치적인 현상과 결부돼 엄청난 지역감정을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지역감정 극복 방안으로서도 지자제는 제대로 정착돼야 한다.물론 단체장과 주민의 적극적인 의지가 선행돼야한다.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문제는. ▲반대한다.폐해가 너무 심각하다. ­지역이기주의의 부작용은. ▲전국을 쪼개다 보니 「우리」라는 벽에 부딪혀 「님비현상」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조정능력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인식전환을 이끄는 국회의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향후 지자제의 바람직한 운영방안에 대한 제언을 한다면. ▲세가지를 지적하고 싶다.우선 예산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지방의회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시·도단위의 예산은 「조」단위이고 서울시는 10조에 가깝다.예산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명예직」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보좌관이나 전문위원 등 전문인력 운용을 강화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지자체와 지자체,지자체 내부 각기관 사이의 협조와 조정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독립성은 인정하되 국가 전체의 효율성은 살려 나가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는 지자체 「장」의 인사권을 강화해야 한다.실무적인 측면에서 「장」들이 조직을 제대로 장악해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박찬구 기자〉
  • 싱가포르 중기 「싱가랩」(G7으로 가는 길:31)

    ◎총매출액의 절반이상 연구비로 투자/컴퓨터 교육 프로그램 하나 개발에 1년반 걸려/직원 90명중 20∼30대 전문프로그래머/연구단지내 싱크탱크와 교류… 기술집약 제품 개발 미국에 실리콘 밸리가 있고 일본에 쓰쿠바 밸리가 있다면 싱가포르에는 「사이언스 파크」가 있다. 사이언스 파크는 그만큼 싱가포르의 하이테크 산업을 이끄는 핵심적 두뇌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81년 싱가포르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싱가포르 남단 중앙의 구릉지대에 조성하기 시작해 작년에야 완전한 모양새를 갖춘 사이언스 파크는 그동안 확장에 확장을 거듭한 결과 오늘날 1천㏊의 면적에 1백여개의 연구소 및 하이테크 기업 집단으로 발전했다. 이곳은 쾌적한 주변 환경과 함께 정보및 연구센터,헬스클럽,식당,회합을 위한 강당,병원 등 기반시설을 갖춤으로써 기업체들을 끌어들였다. ○하이테크산업의 본산 사이언스 파크와 같은 기반시설 덕분에 싱가포르는 90년대 들어 인건비의 상승 등으로 생산지로서의 메리트를 다른 동남아국가들에게빼앗기고 있는 현실속에서도 하이테크 제품 생산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우위를 지켜갈 수 있었다. 사이언스 파크가 고부가가치 상품의 생산지로서 높이 평가받는 또다른 이유는 이곳이 지리적·환경적 특성상 다국적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전초기지라는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런 만큼 현재 이곳에는 듀폰,AT&T,엑슨,후지쓰 등 각종 다국적 기업들이 들어서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 기업체들의 규모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규모면에서만 본다면 오히려 대개가 가내공업 수준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그러나 이곳의 기업체들은 국가컴퓨터위원회(NCB),싱가포르 표준산업연구소(SISIR) 등 사이언스 파크내의 연구 및 보조기관과 외부의 싱크탱크들과 손쉽게 교류를 유지하면서 기술집약적 제품들을 생산,성가를 높이고 있다. 사이언스 파크내 동남쪽 귀퉁이의 자그마한 4층 짜리 차드위크 건물 한개층을 쓰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조회사인 「SingaLab Pte Ltd」는 여러모로 사이언스 파크 기업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지난 92년 싱가포르 정부와 미국의 IBM사가 40%씩을 출자,총자본금 3백만 싱가포르 달러(미화 2백16만 달러)로 세워진 이 회사는 우선 전체 직원이 90명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다.지난 한해의 연간 매출액은 9백만 싱가포르 달러였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러한 규모에 걸맞지 않게 막대한(?) 돈을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회사측이 밝힌 지난해의 연구투자비는 5백만 싱가포르 달러.절대액수는 별것 아니지만 총매출액 대비 연구투자 비율로 보면 자그마치 55%가 넘는다. 연구투자는 프로그래머들이 프로젝트를 주문하는데 따라 주어지거나 이들이 싱가포르 시스템공학연구소(ISS) 등 외부연구기관 등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데 주로 쓰인다. 전체 직원 90명 가운데 70명이 전문 프로그래머일 만큼 인적 구성에서도 군살이 없다.20∼30대의 젊은 층이 주류인 프로그래머들은 아침마다 8명 가량으로 구성된 팀별로 회의를 열어 연구성과를 비교검토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철저한 팀제로 움직임에 따라 이들 프로그래머들은 자신의 매니저로부터 근무성적을 평가받고 이에 따라 각기 다른 보수를 받게 된다.이들의 봉급 자체가 실적급인 셈이다. 「싱가랩」은 이처럼 높은 연구투자비와 탄탄한 조직 구성에 힘입어 규모는 작지만 원대한 꿈을 하나 하나 실천해가고 있다. 사장인 해리 선드버그씨(44)는 연구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해 달라는 주문에 『조만간 컴퓨터의 펑크션 키 하나로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컴퓨터 화면으로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등 전세계가 컴퓨터에 의해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뒤 『싱가랩은 이를 위해 광케이블 및 와이어링 케이블을 이용,텔리 커뮤니케이션의 속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싱가랩」이 이뤄낸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는 일종의 컴퓨터교육 프로그램인 「EduSys 2000」.자체 정보망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Edu…」는 사용자가 도로지도(Road Map)등의 그림외에 문자·음성 등으로 표현되는 설명대로 따라 하면서 컴퓨터 사용법을 익히도록 만들어졌다.그리고 사용자의 숙련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동으로 훈련등급도 올라가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에 초보자에서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사용자 수준맞게 조절 선드버그 사장은 현재 미국·싱가포르 등지에 널리 보급된 이 프로그램을 개발해내는데 1년6개월의 기간과 1백만 싱가포르 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성과는 둘째 치고 프로그램 개발 과정만 놓고 보아도 이처럼 조그만 회사가 프로그램 하나를 만드는데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시장변화의 흐름이 빠른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기관들과 끊임 없는 교류를 맺고 있다고 밝힌 그는 그런 점에서 볼때 사이언스 파크는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재정지원이 크고 손쉽게 고급인력을 구할 수 있다는 점도 이곳 기업들이 누리는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국립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뒤 「싱가랩」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로 리안 셍씨(36)도 『이곳의 근무환경이 동기유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 인터뷰/「싱가랩」 사장 해리 선드버그/“소비자 욕구 정확히 아는게 성공열쇠”/외부연구소와 긴밀한 유대로 시장흐름 파악 『사이언스 파크는 하이테크 회사들이 몰려 있는데다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환경도 뛰어납니다』 사이언스 파크내 컴퓨터 소프트웨어 생산업체인 「싱가랩 Pte Ltd」의 해리 선드버그 사장은 사이언스 파크가 갖는 장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또 『프로그래머들을 외부로 출장을 보내는 일 없이 수시로 시스템공학연구소 등의 연구원들을 회사로 초빙함으로써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사이언스 파크의 기업들이 갖는 또다를 장점으로 외부 연구기관과의 손쉬운 교류를 꼽았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변화가 빠르다』고 전제한 그는 『이같은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우리는 외부의 연구소들과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소비자의 욕구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허사』라며 기술개발 못지 않게 고객들의 욕구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테크 기업체의 장으로서 갖고 있는 특별한 인력관리 요령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명확한 목표제시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중간관리자에게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나눠준 다음 그들이 융통성 있게 일을 추진하도록 돕는 것이 관리자의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프로그램 실행속도와 용량의 향상을 꼽은 그는 그러나 컴퓨터 사용자가 이미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컴퓨터 소프트웨어도 상품인 만큼 『소비자의 욕구를 맞춰주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여야 주말 접촉 실패…정국 평행선/오늘속개 임시국회 본회의 전망

    ◎여­의장단 선출 무산땐 휴회뒤 해법 모색/야­「검경중립안」 고수… 대여공세 계속할듯 24일 속개되는 제179회 임시국회 본회의도 의장단 선출 전망은 밝지 않다.여야는 주말접촉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고 했지만 여전한 극한 대립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한국당◁ ○…24일 의장단 선출을 재시도할 예정이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계획이 무산되면 며칠 휴회한 뒤 돌파구를 다시 모색한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다. 그러나 이번 주를 고비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다음달 4일 임시국회 회기가 완료되면 여야 모두 「잠자는 입법부」라는 비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서청원 원내총무가 『7월 2일과 3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여야 합의로 원구성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섞인 전망을 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무엇보다 국민회의 김총재가 다음달 19일 다리수술을 위해 도미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파행정국 해결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는 그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함께 극적으로 양보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야당측이 제의한 영수회담의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고 있다.김영삼 대통령이 야당의 두 김총재를 초청,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는 형식을 빌려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여야의 극한대립이 『지금 밀리면 대선에서도 밀린다』는 위기감 아래 법정공방전에 감정전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만큼 파행정국이 가을 정기국회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야권◁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휴회기간 마지막날인 23일에도 총무첩촉을 중단한채,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다만 24일 본회의장에서 신한국당 김명윤 의원의 의장단 등단을 저지한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어 국회파행의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러나 야권은 24일 본회의 속개에 앞서 다시 일정기간의 「휴회결의」를 신한국당 서청원 총무와 협의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는 여야간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검·경 중립화안에 대해,『더 이상 물러설수 없는 최종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공은 여당에게 넘겨진 것』이라고 여권의 결단을 촉구했다.박총무는 휴회기간동안 총무간의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밝히고 『등단시도와 실력저지 등의 모습은 국회의 위신실추를 가져오기 때문에 24일 서총무와 휴회결의를 협의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회의 한 관계자는 『여권이 야권 총재들을 부정선거 백서발간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것은 대화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라며 협상분위기의 조성이 선행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야권은 임시국회 30일간의 회기가 끝나는 내달 4일을 협상의 분수령으로 보고 「벼랑끝 타결」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있는 실정이다.〈박대출·오일만 기자〉
  • “재벌의 금융지배 우려 현실로”/삼성의 한미은 사실상 인수 안팎

    ◎시장통합 경제 전횡 가능/금융전업가제 취지 퇴색 산업자본의 금융지배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이 미국 아메리카은행(BOA)이 소유한 한미은행 주식 일부를 사들여 지분율을 은행법상의 지분소유한도(4%)의 4배에 가까운 15.79%로 높인다.BOA측 지분은 아직도 19.35%로 삼성보다 높지만 BOA본사가 조만간 출자지분 전액을 철수할 방침이어서 삼성이 한미은행을 사실상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관계자는 22일 이와 관련,『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를 막기 위해 4%로 묶어놓고 있는 은행법상의 동일인 은행지분소유제한 제도가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재벌의 은행지배는 독점적 지배구조를 더욱 심화시켜 경제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전업가에 한해 지분소유한도를 12%로 높여 금융전업자본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금융전업기업가 제도도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산업자본)간 경쟁에서 은행(금융자본)이 공정한 심판관의 역할을 할 수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엄격한 분리가 선행돼야 한다』며 『삼성의 한미은행 지분인수는 재벌이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까지 갖게 함으로써 금융시장을 통한 경제적 전횡을 가능하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한미은행은 합작은행으로서 동일인의 소유지분한도를 규제하는 은행법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다만 BOA가 자본을 완전 철수해 한미은행이 일반은행으로 전환될 경우에는 은행법의 적용을 받게 돼 4% 초과지분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는 현재 행정지도 형식으로 삼성의 한미은행 지분을 BOA측 지분율 이내로 억제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막는다는 입장이지만 BOA가 조만간 나머지 지분 19.35%를 처분할 것으로 보여 삼성이 한미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염주영 기자〉
  • 양양 신석기유적 훼손 막아야(사설)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 신석기유적의 훼손보도(서울신문 6월17일자 사회면)는 우리의 문화의식수준이 얼마나 후진적인 상태에 있는가를 입증해준다.우리나라 최고의 신석기유적지에 인접한 곳에서 호텔과 콘도미니엄 신축을 위한 대규모공사가 착수되면서 유적지주변을 파괴하고 유적지원형도 손상시키고 있다고 한다.그동안 전국 도처에서 일어난 일이 오산리유적에서 재현되고 있음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8만5천여평 부지공사는 양양군의 허가를 받아 지난 1월 착공되었다.그러나 오산리유적은 기원전 8천년 신석기시대 주민이 남긴 집터와 토기·인면상이 발굴된 중요한 유적지다.또 주변에는 구석기·초기철기시대 유적이 분포돼 있어 우리나라 선사문화 구명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사적지정이 안돼 있지만 지하에서 유물이 출토될 경우 지표조사를 실시하도록 문화재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다.오산리유적에 대해 양양군에서 정밀조사를 요청했지만 시공자는 이를 묵살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대체로 공사중 유물포함층에 대한 지표및발굴조사는 잘 이행되지 않고 있어 유적파괴가 자행되고 있는 게 우리의 실정이다.얼마전 공공공사 착공전 유물층조사가 선행되지 않아 국고손실을 끼치고 있다는 감사원의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수천년전 유적이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은 얼마나 야만적인가. 오산리유적은 문화재관리국에 의해 사적지정심의가 끝나 있는 상태다.진작 사적으로 지정,보호구역을 설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서울대박물관에 의해 오산리유적조사가 착수된 지는 10년이 넘는다.그런데 유적의 중요성이 알려졌음에도 토지매입까지 해놓고 지금까지 사적지정이 안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오산리유적 주변에서의 건축공사는 즉각중단하고 발굴조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조사후 필요한 조치를 취한 뒤 공사가 재개되어야 할 것이다.
  • DJ·JP의 경색정국 속앓이/DJ­장기전땐 구태정치인 낙인 우려

    ◎JP­“DJ에 말려든다” 당내 반발 부담 경색정국을 보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속앓이는 조금 다르다.정치적 필요에 따라 공조를 하고있긴 하지만 시각과 향후 정국구상,그리고 정치적 선택의 폭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먼저 국민회의 김총재는 이번 기회에 대선가도를 위한 정지작업을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그렇다고 여야 대치정국의 장기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한 핵심측근은 『여야 모두 자칫 공멸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이는 적당한 실리와 선회의 명분이 주어진다면 돌아설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15일 여야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한 것도 이러한 속사정이 읽혀지는 대목의 하나이다. 그러나 여권의 핵심부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 해법을 찾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당의 한 관계자도 『현재로는 물러설 명분이 없지않으냐』고 반문한다.일단 밀어붙이는 것말고는 선택의 폭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후유증이다.현재의 여론도 여야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 보다는 국회를 싸잡아 비난,김총재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이렇게 될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권가도에 부작용으로 작용할 「구정치인」이라는 상처이다.그렇지않아도 정치의 신진대사와 세대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비등한 터에 김총재에겐 갈수록 악재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자민련 김총재의 고민은 서서히 일고있는 당내 반발이다.이는 스스로 선택의 여지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비판에서 출발한다.한 의원은 『JP는 DJ보다 가능성은 적지만 경우의 수는 많은 정치인』이라고 강조한다.다시 말해 대권가도를 위한 선택이 폭이 많은데,공조라는 명분으로 국민회의 김총재의 행보에 말려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거침없이 『여권으로 부터 자민련에 대한 보장이 선행된다면 한발 물러서는 게 옳다』고 말할 정도다.서로 추구하는 목표가 다른데 공조의 틀 속에서 「점수」나 잃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김총재가 지금 당장 지난 총선 때처럼 경쟁관계로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공조를 깼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판인데다,그렇게되면 아무런 실리도 챙기지못한 채 정국 주도권만 자연스레 여권측으로 완전히 쏠려 종속변수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야당 관계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며 이를 행동으로 표출하기에도 위험부담이 크다는 인식을 갖고있어 우선 정국추이를 우선 지켜보자는 「잠복기」를 거치고 있는 셈이다.〈양승현 기자〉
  • 부지인수·서비스협정 타결돼야 “첫삽”/대북 경수로공급 남은 과제

    ◎KEDO­한전 계약 늦어지면 공기 차질/판문점 통한 육로·직항공로 확보도 긴요 『대북 경수로 사업과 관련한 후속협상중 가장 어려운 협상이었다』 15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이 통신·통행협상을 타결한 직후 장선섭경수로기획단장이 털어놓은 소감이었다. 북한이 최악의 에너지난을 덜기 위해 경수로사업의 조기 집행을 원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키 어렵다.그럼에도 이번 협상과정에서 줄곧 몸을 사렸다는 후문이다.체제개방의 부작용을 무엇보다 두려워한 것이다. 물론 우리측으로서도 이번 협상결과에 1백%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다만 어렵사리 이번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대북 경수로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통신 및 통행 등 두 의정서는 지난 23일 타결된 「특권과 면제 및 영사보호 의정서」와 함께 경수로 공급협정 이행하기 위한 10여개의 후속 의정서 중 핵심 사항인 까닭이다. 통신분야의 협상 성과는 크게 두가지 줄기로 요약된다.그 하나가 KEDO와 그 계약자들이 북한내 원전후보지인 신포에서 외부로 자유로운 통신을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다.특히 경수로 부지 준비 기공식으로부터 2년후 독자적인 위성 통신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통행분야에서도 연안로(해안에서 15∼20마일)를 통과하는 남북한 직항해로 개설을 새로 합의했다 또 인원 및 물자수송을 위한 항공로의 경우 신포에서 1백여㎞ 떨어진 선덕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결과는 우리측의 당초 목표치에 비해선 미흡하다.긴급인력과 장비의 판문점을 통한 육로수송과 직항공로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다.그러나 기초굴착공사 이전에 보다 효율적인 추가 통행로를 개설키로 함으로써 추후 우리안이 관철될 발판은 마련한 것으로 자위하고 있다. KEDO의 집행이사국이자 남북관계의 한쪽 당사자인 우리측으로선 사업적 목표 이외에 눈에 띄지 않는 부수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즉 북한이라는 「폐쇄회로」사회에 부분적이나마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장기적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물론 오는 2003년까지 북한에 1백만㎾ 경수로 2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지 않으려면 몇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우선 나머지 후속 의정서들과 KEDO와 한전간의 사업계약이 가급적 빨리 매듭지어져야 한다.특히 첫삽을 뜨기 위해선 「북한이 제공할 서비스 의정서」와 「부지인수절차 의정서」등의 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구본영 기자〉
  • 교통 단속권(외언내언)

    워싱턴에 상주했던 한 한국특파원의 체험담이다.어느날 기억이 나지않는 교통위반 적발통지서와 함께 30여달러의 범칙금을 내라는 통고서가 우송돼 왔다.위반내용과 장소,시간을 살펴보니 동네 어귀 맞은편 차선에서 노란색 스쿨버스가 어린이들을 하차시키고 있는데 그냥 지나쳐 갔던것이 적발당한 것이었다.같은 방향뿐 아니라 중앙선 건너편 차량까지 우선멈춤을 해야하는 미국 교통규칙을 미처 몰랐던 탓으로 고스란히 범칙금을 물 도리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당시 주변에 교통경찰관이 없었는데 누가 적발을 했다는 것인가가 궁금했다.통보서를 보니 스쿨버스의 운전사가 위반사실을 경찰에 고발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스쿨버스제 도입을 검토키로 하는 한편 현행 6백2개인 유치원 초등학교 주변의 어린이보호구역을 5년내 무려 4천5백27개로 늘리고 이 구역내 과속 등의 교통법규위반을 가중처벌키로 했다.아울러 이 구역에선 녹색어머니회원,모범운전자 등 어린이 보호활동중인 민간인이 위반자를 적발,경찰에 통보하면 바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인에게 제한적으로 준사법권을 부여하는 셈인데 건설교통부의 이같은 안에 경찰이 강력 반발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시민의 고발,경찰업무 보조차원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경찰이 단속을 해도 불복을 하거나 나중에 위반사실을 잡아떼는 바람에 재판에 증거제시가 어려운 판인데 녹색어머니회원의 단속이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경찰은 더욱이 최근 서울시가 교통법규위반 단속권을 지방자치단체가 가져가는 문제를 제기,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터였다. 미국 스쿨버스 운전사의 경우 경찰관 못지않게 교통법규에 밝은 공인된 모범운전자들이어서 적발에 이의를 달 여지가 없다. 우리의 경우 적발에 승복케 하려면 녹색어머니회원 등에 대한 철저한 법규교육이 선행되고 단속의 범위도 매우 위험한 위반행위로 제한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황병선 논설위원〉
  • 대북 식량지원 2단계 전략/국제기구 정식요청땐 소규모 지원

    ◎4자회담 수용때까지 「대규모」 유보 정부는 북한 식량난과 관련,국제기구의 공식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상징적인 의미의 소규모 지원에 동참하는 한편 4자회담 호응 등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까지 정부차원의 대규모 지원은 유보하는 2단계 대응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국민여론이나 쌀 등 주곡의 수급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북한당국의 진지한 자세전환이 없을 경우 대규모 곡물지원은 어렵다』고 전제,『그러나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 동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분리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당국자는 『대한적십자를 통한 민간차원 지원은 그 동안 4차례에 걸쳐서 약 8백만달러 수준의 지원이 이뤄졌다』면서 『2차 대북 식량지원을 확정한 유엔이 공식적으로 요청해 올 경우 상징적인 규모로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의 대북 지원에 미국측이 6백만달러 규모로,일본이 3백만달러 규모로 각각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측이 국제기구를 통해 지원하는 규모도 이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8일 한국일보 창간 42주년 회견에서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언급,『북한의 식량난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 해결 또한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남·북간 관계개선이 선행되어야 일과성이 아닌 장기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그러나 영국 등 서방 8개국의 재보험회사로부터 94년 냉해에 따른 흉작보험금으로 무려 1억3천만달러(한화 약 1천억원)를 지난 1월말 지급받은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는 최근 유엔이 밝힌 제2차 대북 추가지원분 4천3백60만달러의 약 3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로 국제기준가액으로 약 42만t의 쌀을 살 수 있는 액수이나 북한은 현재까지 식량난 해소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구본영 기자〉
  • 정치 첫걸음부터 힘겨루기… “착잡”/초선의원들이 본 파행국회

    ◎“이런 모습 비판했었는데… 뒤통수 뜨겁다”/민생정치 내세운 국회 진면목 보여줘야” 개원국회의 파행을 바라보는 15대 초선의원들의 심경은 착잡함 그 자체이다.정치이상과 현실정치의 차이를 각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하지만 임기 시작부터 여야 힘겨루기의 맨 앞줄에 서야 하는 이들 새내기 선량의 어깨는 자꾸 처지기만 한다.이들은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다.하지만 소속정당에 따라 해법을 달리해 눈길을 모은다. 신한국당의 김충일의원은 『민생정치를 내세운 15대 국회는 과거와 무언가 다를 줄 알았다』며 『초선의원 1백37명이 아무런 역할도 못해 죄송하다』고 한숨지었다.앵커출신인 같은 당의 맹형규의원은 『국회출입기자 시절 이런 모습을 비판했던 터라 뒤통수가 뜨거울 정도』라며 『유권자들이 「다 같은 놈들」이라고 눈총을 보내는 것 같아 민망하다』고 말했다.신한국당 홍준표의원은 『여야수뇌부의 자존심 싸움에 나머지 의원들이 휘둘리고 있다』고 개탄했다.이어 『이래서야 어떻게 21세기를 준비하는 국회라고 할 수 있느냐』며 『국회의원은 정당의 대표이기에 앞서 국민의 대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선배의원들에게 주문했다. 신한국당 임진출의원은 『꿈에 그리던 국민의 전당에 들어오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망가졌다』고 말하고 『일생을 걸고 노력했는데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임의원은 이어 『이런 모습을 보여서야 국회가 국민을 위한 산실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실력행사를 앞세우는 선배의원들한테 뭘 배워야 지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자민련 김칠환의원과 박신원의원도 『20년전의 정치와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시대흐름에 발맞춰 국회도 변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국민회의 길승흠의원은 『우선 착잡한 심정이 앞선다』고 전제하고 『나름대로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의정상 확립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가졌으나 처음부터 빗나갔다』며 『앞으로 정치인들의 각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새내기의원들은 이번 파행사태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사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서는 여야에 따라 시각을 달리했다. 신한국당의 김충일의원은 『야당측이 마치 이번 개원국회를 내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보는 것 같다』며 『먼저 국회를 연 뒤 여야가 대화를 통해 한발짝씩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홍준표의원은 『야당이 대권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국회를 활용하는데 어떻게 여당이 고분고분 응할 수 있겠느냐』며 야당의 발상전환을 촉구했다. 「초선의원 역할론」을 제기하고 나선 새내기도 눈에 띈다.신한국당 박성범의원은 『초선의원들이 소신을 갖고 각자 당내에서 여야간의 대화와 타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김문수의원은 『지금처럼 일하지 않는 국회가 계속된다면 초선들끼리라도 견해를 밝힐 것』이라고 다짐했다. 야당의원들도 파행을 보는 시각은 비판적이었지만 해법은 당소속에 따라 달랐다. 민주당 권오을의원은 『지금 여야의 대치상태는 마치 상대방에게 흠집내기 시합을 하는것 같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그는 『이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라고 전망하고 『하루빨리 서로가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국민회의 길승흠·김상우의원은 『파국의 원인은 억지로 과반수 의석을 채운 신한국당이 제공했다』며 『국민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야당으로서는 최소한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지금의 방법밖에 없다』고 신한국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국민회의 신낙균의원도 『무조건 양보하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야당과 함께 가려는 열린 사고를 가져달라』고 신한국당측에 주문했다.자민련 박신원의원은 『국회가 신한국당과 청와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 같다』며 『정국을 책임진 집권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진경호·백문일 기자〉
  • 인구의 질을 높이자/산아정책 전환에 부쳐/양해영(서울논단)

    우리나라의 적정인구는 몇명이어야 하는가.국가경영과 관련해 가장 기초적이면서 핵심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도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려 나서지 않는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인구문제다.보건복지부가 지난 62년부터 35년간 인구정책의 중심축으로 삼아온 산아제한정책을 철폐키로 하는 내용의 향후 인구정책추진계획을 발표했다.그러자 이것이 적극적인 인구증가촉진책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소극적 인구증가정책이랄 수 있다.그러나 산아제한을 없앴으니까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계산이다.현재의 산아제한정책이 인구억제에 여전히 유효하다면 그럴 수 있으나 산아제한정책은 이미 80년대 중반경부터 그 유효성이 소멸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따라서 다른 인구증가유인책의 추가 없이 산아제한 철폐만으로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치수준으로 유지될 것인지는 대단히 의문이다. 해방되던 지난 45년 우리나라 인구는 1천6백80만명이었고 60년에는 2천5백만명이었다.15년동안 48%의 증가율이다.지난 80년에는 3천8백10만명에서 95년에는 4천4백60만이었다.같은 15년동안 증가율은 3분의 1수준인 16%로 낮아졌다.산아제한 이전과 이후의 효과를 측정하는 한 자료가 될 것이다.인구학자들의 말을 빌린다면 산아제한정책 없이 60년대초와 같은 인구증가율이 지금껏 유지돼왔다면(소득증대,사회의 변화에 대한 가정은 빠져 있음) 총인구는 지금보다도 3천5백만 내지 4천만명이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한다.프랑스나 스웨덴등의 경우 고출산에서 저출산에 도달하기까지 1백여년 걸렸지만 우리는 25년 남짓밖에 소요되지 않은 급속한 인구전환을 이룩했다.현재의 인구수준이 적정규모이고 이러한 수준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가정하에서 보면 합계출산율(여자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수 있는 자녀수)이 2.0이어야 하나 현재 이것이 1.75에 그치고 있다.이러한 저출산율은 12년동안 계속되어왔고 그 결과 노동력의 부족,남녀성비의 불균형,노인인구의 상대적 증가등 문제가 제기돼왔다.따라서 새로운 인구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정책은 20∼30년 또는 그 이후의 효과를 측정해서 결정되는 특징이 있어 정책전환의 신중과 정교함이 요구된다.인구밀도가 세계 3위라는 사실만 갖고 인구억제정책을 쓸 수 없거니와 노동력부족만을 놓고 인구정책을 얘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고려된 인구정책이라야 한다.신인구정책이 마치 노동력충족만을 위한 정책인 양 오도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오는 2010년에는 15만명,2020년에는 1백3만여명의 노동력부족이 예견되고는 있다.노동력부족이 절대인구의 부족 때문이냐는 의문이 있다.현재도 실업자수가 45만여명에 이르고 있고 조기퇴직등으로 실업자수에 포함되지 않은 놀고 있는 남자가 70여만명이다.더군다나 여성의 가사인구는 6백56만명이다.이들을 경제활동에 참가하도록 유인하는 정책과 노동력부족만을 이유로 하는 인구증가정책중 어느 것이 더 선행되어야 하겠는가. 또 남녀성비의 불균형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인구정책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향후의인구정책은 앞으로의 경제성장속도,산업간의 합리적 균형과 조화,국토의 가용면적과 자원 등이 집약적으로 분석되어야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의 질을 높이는 문제가 최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그것은 건강한 인구,삶의 질의 향상이 이뤄질 수 있는 인구의 유지를 의미한다. 태어나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이나 장애로부터 해방시키는 일 이상으로 인구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장애자가 1백만명에 이르고 있고 미혼모·청소년문제·유아보육 등이 산적해 있다.인구문제의 포커스를 좁히다 보면 양적인 정책보다 이런 문제에 대한 접근이 인구의 질을 높이는 시작이고 그것이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금의 출산율이 하향하는 추세인지,상향하는 추세인지에 대해서도 시각이 양분되어 있다.인구문제와 관련된 모든 직·간접 자료가 정밀분석되고 그를 바탕으로 해서 사회·경제적 필요와 효과가 종합화된 인구정책이라야 할 것이다.
  • 혼잡통행료 “서울전역서 부과해야”/교통개발연 보고서

    ◎15개 한강다리·순환로서 징수 효과적/2천원 받을땐 운행속도 7∼8㎞ 개선 최근 서울시의 혼잡통행료 실시방안에 관한 토의가 활발한 가운데 도심권 외에 8개의 부도심지역을 포함하는 교통 혼잡지역을 형태에 따라 구분,교통대책에 반영하고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서울시가 당초 혼잡통행료 부과대상지역을 강북의 4대문안 만을 국한해 검토중인 것과는 달리 부과대상지역을 대폭 확대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통개발연구원의 김황배 책임연구원은 4일 「서울시 혼잡통행료제도 실시방안에 관한 연구」란 보고서에서 혼잡지역을 도심·영등포·청량리·신촌·강남·미아 수유·화양·잠실 천호·동작권 등 9개 권역으로 나누고 교통혼잡이 이들 지역으로의 접근축상에서 혼잡섬(혼잡도) 형태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들 혼잡지역은 도심(4대문안)의 경우 하오시간으로 갈수록 혼잡도가 심해지는 점강형(속도기준 분류),미아 수유·잠실 천호·동작지역은 출퇴근 시간대에 혼잡이 심하고 낮시간은낮은 첨두형으로 분석했다. 또 신촌·청량리·화양·영등포지역은 출근시 혼잡도가 심하고 하오시간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상승형,강남은 하루종일 복잡한 일정형으로 각각 분류했다.따라서 혼잡지역별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경우 이들 9개 혼잡지역을 각각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경우 통행료징수지점이 2백22곳(12m 미만 이면도로제외)에 달해 통행료 징수기 설치비용이 많이 들고 혼잡지역 주변 간선도로의 혼잡가중,일상적인 단거리 통행에 대해서도 통행료를 부과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교통개발연구원은 따라서 혼잡통행료 대상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이를 위해서는 1단계로 강남·북 혼잡지역군의 경계인 15개 한강교량에서 징수하고,2단계로는 외곽 순환도로가 개통되는대로 시경계지점에서 징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이같은 방식으로 승용차와 택시만을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2천원 내외로 받을 경우 러시아워때 운행속도는 현재 보다 7∼8㎞/h 개선되고 자가용 승용차의 분담률이 현재 42.3%에서 23.6%로 줄어드는 반면 대중교통 분담률은 현재 23.5%에서 39.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혼잡통행료제가 제대로 실시되려면 스마트카드 등에 의한 징수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하므로 본격 실시에는 1∼2년이 더 걸려야 한다고 내다봤다.〈육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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