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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남 前당의장 ‘탈락’ 이변

    신기남 前당의장 ‘탈락’ 이변

    열린우리당이 10일 당의장과 상임중앙위원 선출을 위해 실시한 예비경선에서 당의장을 지낸 신기남 후보와 초선인 임종인 후보 2명이 탈락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2일 전당대회 의장 경선 후보자는 김두관 김원웅 문희상 송영길 염동연 유시민 장영달 한명숙 후보 등 8명으로 압축됐다. 이날 예선에선 역시 조직표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8명의 후보 모두가 뚜렷하게 결집된 표의 힘을 업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문희상 후보는 친(親) 정동영(DY) 장관 계열과 친 김근태(GT) 장관 계열 등으로부터 비교적 폭넓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재야 출신인 장영달 후보는 자동적으로 역시 재야 출신인 GT계의 지지를 확보한 케이스다. 염동연 후보는 호남을 중심으로 한 옛 민주당 출신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었다는 관측이다. 막판에 고전했던 송영길 후보가 ‘386’ 초·재선 의원들의 응집된 지원에 힘입어 본선행 열차에 올라탄 것도 조직의 힘을 보여준 사례다. ●개혁당 출신 기염 뭐니뭐니 해도 조직표의 위력은 개혁당 출신들이 과시했다. 김두관·김원웅·유시민 등 경선에 뛰어든 개혁당 출신 후보 3명 모두가 예선을 통과한 것이다. 개표 직후 당직자들은 하나같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 461명 가운데 15% 안팎을 점하고 있는 개혁당 출신이 똘똘 뭉쳐 세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고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여기에 김두관 후보는 부산·경남 지역의 표를 보탰고, 유시민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의 표와 개인적 인기를 무기로 커트라인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김원웅 후보는 충청권 표와 ‘발품’을 팔아 모은 표로 합격선을 관통했다는 분석이다. ●합종연횡 본격화 이날 예선을 통과한 8명의 후보들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본선 무대에서 5등 안에 들어야 당 의장이나 상임중앙위원이 될 수 있다. 유일 여성인 한명숙 후보는 당헌상 무조건 5등 안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사실상 4개의 자리를 놓고 7명의 남성 후보들이 경합하는 셈이 된다. 예선에서 유권자 1인당 3표를 행사했던 것과 달리 본선은 1인 2표 방식이기 때문에 후보간 연대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뚜렷한 조직의 힘을 업고 있는 문희상·장영달 후보는 우선적으로 당선권 안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반면 염동연 의원과 송영길 의원은 DY계가 둘 중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변수는 개혁당 출신들이다.1인 2표로 바뀐 본선에선 표가 3명의 후보에게 분산될 것이란 점이 ‘돌풍 지속’의 걸림돌이다. 여기에 ‘개혁당 바람’에 놀란 다른 후보들의 견제심리가 본격 발동할 것이란 관측도 보태진다. 반면 유권자가 ‘대의원’으로 확대되는 본선에선 현역 의원들의 입김이 예선보다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노선이 선명하고 바닥 민심에 강점을 갖고 있는 개혁당 출신들이 더 유리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미확인 예선 순위 나돌아 열린우리당측은 예선 득표 순위를 공표하면 본선에 불필요한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외부에 일체 공개하지 않아 문희상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 외에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개표 직후 일부 당직자들의 입을 통해 미확인 순위가 나돌았다. 그에 따르면 2∼5위는 염동연, 김두관, 장영달, 송영길 후보 등이다. 문소영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예비중학생 수준 안맞는 선행학습은 ‘독’

    예비중학생 수준 안맞는 선행학습은 ‘독’

    새 학년이 되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학생들이 중학교 신입생들이다. 초등학교에 비해 과목도 늘고 학습의 내용도 깊어졌기 때문이다.‘기초가 중요하다더라.’,‘1학년 때부터 국·영·수가 뒤처지면 고3까지 간다더라.’는 등의 말들이 많지만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여기저기 학원을 알아보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보며 고심한다. 그럴 때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이 선행학습이다. 남들은 다 한다는 선행학습은 어떻게 시키는 것이 좋을까. 교사와 학원 관계자들에게 조언을 들었다. ■ 중학신입생 선행 학습 이렇게 지난해 강남 학원가에 소문난 일화 하나. 당시 서울 서초동 A학원에 다니는 초등학교 5학년 김모(11)양에 대한 얘기가 학부모들의 입에서 입으로 번졌다.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본 적 없지만 학원만 다니면서 토익(TOEIC) 960점에 중국어와 일본어까지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어 실력은 중학생들과 함께 수강할 정도였다. 학원 이름이 알려지고 학부모들이 앞다퉈 몰려왔다. 즉각 8명씩 2개반이 편성됐다. 그러나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었지만 이 가운데 제대로 강의를 따라가는 아이들은 3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3명은 효과를 보지 못했고, 스트레스만 받았다. 한 남학생의 학부모는 이 반에 자녀를 들여보내기 위해 억지로 높은 수준의 반에 넣었지만 학원 강의를 따라가지 못해 학원강의를 위한 또다른 과외를 받다가 두 달도 안돼 아예 학원을 그만뒀다. 당시 이 학원에서 가르치던 강사 이모(여)씨는 “소문난 여학생은 언어능력과 암기능력이 워낙 뛰어난 특출한 경우였지만 다른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향은 모른 채 무조건 그 학생이 하는대로 따라 하다가 영어에 대한 흥미마저 잃게 했다.”고 말했다. 자녀의 특징과 성향은 모르면서 남만 따라가는 것, 학부모들이 가장 착각하기 쉬운 사교육의 ‘함정’이다. 특히 중1로 올라가면서 뒤처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남 하는 대로 따라 시키는 선행학습은 자녀에게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아이 수준과 성격 정확히 파악해야 교사와 학원 관계자들의 선행학습에 대한 조언은 하나같다.‘자녀의 수준부터 정확히 파악하라.’는 것이다. 특히 중1의 경우 “일단 차분히 지켜보라.”고 충고한다.1학년 1학기에는 어떤 과목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지, 뭐가 부족한지, 왜 그런지 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 마장중 이소현 교사는 “그렇지 않아도 공부량이 많아져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남이 한다고 목적 없이 선행학습을 시킬 경우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고, 스트레스를 받아 성적이 떨어지고, 불안하니까 또 선행학습을 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면서 “영어의 경우 언어이기 때문에 한번 흥미를 잃으면 회복하기 어려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격에 따라 선행학습의 효과도 다르다. 활동적인 아이는 추진력이 있는 반면 집중력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너무 많이 하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학교수업에 더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호기심 많고 탐구적인 성향의 아이는 관심있는 과목의 선행학습에 깊이 빠져 다른 과목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이 경우 아이의 자부심은 살려주되 다른 공부도 왜 필요한지 알려줘 골고루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한달이상 진도 앞서면 부작용많아 선행학습을 얼마나 시킬지에 대한 기준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 달 이상 앞서 진도를 나가는 것은 효과보다 부작용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에듀토피아 중앙교육 서송이 대리는 “예습 차원을 넘어설 경우 공부는 많이 하지만 시간투자 대비 효과는 적어 그 과목에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면서 “선행학습을 하더라도 학원에서 공부하는 시간만큼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 기준이 있어야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초 종로M학원 안병철 부원장은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강남의 경우 최소한 반에서 5등 안에 들어야 선행학습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에서 5등내 들어야 선행학습 효과 선행학습을 시키는 학부모들은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열심히 하다가 나중에 특목고에 안 가더라도 일반고에 가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른바 ‘보험성’ 사교육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목고에 보내더라도 중2 때부터 준비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지적한다. 서 대리는 “처음부터 특목고를 목표로 세워 부담을 주면 학생들이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목표를 미리 정해주기보다 특목고 전형이 중학교 교육과정을 반영하는 점을 감안해 먼저 학교수업에 충실하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키워주되 특목고에 대한 얘기는 중2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과목별 선행학습법은 국어는 수업 진도를 앞서나가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학교 수행평가가 전체 성적의 30∼40%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신 독서나 토론활동 등에 치중하는 것이 좋다. 해당 학년의 권장도서목록을 토대로 자녀의 수준에 맞는 ‘나만의 도서목록’을 만들어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설 독서클럽이나 토론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학은 선행학습을 하기에 앞서 이미 배운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수업 진도를 따라가되 예전에 자신이 없었던 단원은 보충학습을 하는 것이 좋다. 기초도 없는데 무조건 진도만 앞서나가면 ‘수학은 공부해도 어려운 과목’이라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선행학습을 하더라도 1년 이상 앞서나가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영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선행학습은 토익(TOEIC)과 토플(TOEFL)이다. 학생 스스로 영어에 관심이 많아 의욕을 보인다면 괜찮지만 단순히 시험점수를 올리기 위한 공부는 흥미만 잃게 하기 쉽다. 외국어고 진학에 대비한다고 해도 단계적인 목표를 정해 차근차근 성취감을 맛보도록 해야 효과가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反朴 “박대표 사퇴” 親朴 “당내분 수습”

    反朴 “박대표 사퇴” 親朴 “당내분 수습”

    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당 내분을 몰아내려는 ‘푸닥거리’ 한판을 방불케 했다. 판 자체가 ‘수도권지키기투쟁위’ 소속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열린 성격이 강했기에 치열한 공방은 이미 예고됐다.‘반박(反朴)’ 성향의 투쟁위 의원들은 ‘박근혜 대표 사퇴론’까지 제기하며 지도부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행정도시특별법 당론 채택 과정의 문제점과 원내대표 경선 일정, 지도부의 내분 수습 방식 등을 문제삼았다. 지도부는 쏟아지는 비판에 맞서 법안 통과의 불가피함과 당규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을 설명하면서 통합을 강조했다. ●반박파 “원내대표 경선 연기하라” 투쟁위 소속 안상수 의원은 “지도부가 행정도시특별법 당론을 찬성으로 몰아간 것은 잘못”이라며 “박 대표가 물러난 뒤 비대위를 구성하고 당명도 개정하고 특별법 대신 기업도시육성지원법을 내놓자.”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11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시간이 촉박하다.”며 연기를 주장했다. 투쟁위의 김문수 의원도 “노무현 정권이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동조하고 있다.”면서 “나라를 위해 박 대표가 중대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가세했다. 투쟁위의 상임대표 이재오 의원은 “특별법 입장이 현저히 갈리는 상황이기에 당직자 사퇴 등 수습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11일 경선을 강행하면 ‘반쪽 경선’이 불가피하고 내분도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표,“내 사전에 재신임은 없다” 박 대표는 의원 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 사전에 재신임이란 없다.”면서 “그만두면 그만두는 것이고, 임기 끝까지 가면 끝까지 가는 것”이라고 조기 전당대회 소집 요구를 일축했다. 박 대표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물러나는 것”이라고 사퇴 요구에도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박 대표는 의총에서 경선 연기 요구에 대해서는 “대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헌·당규에 따른 것”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또 의원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의원들에게 ‘책임론’을 제기해 반대파 의원들의 비난을 받았던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도 ‘유감의 뜻’을 표명하며 내분 수습 의지를 보였다. ●강재섭·권철현·맹형규 원내대표 출마 선언 내분을 치유하려는 ‘한판 굿’은 오후에 다시 열렸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로 의총이 아닌 간담회 형식에 그쳐 원내대표 경선은 예정대로 11일 치른다. 강재섭·권철현·맹형규 의원은 이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는 의원 90여명이 서명한 ‘박세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철회와 전재희 의원의 단식 중단을 위한 의총 결의안’이 통과됐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근대미술관 대망론/김종면 문화부 차장

    “국립현대에 앞서 국립근대가 있어야 합니다.”“아버지가 있어야 아들도 있는 법이지요.” 국립미술관으로서 유일한 근대미술 전문기관인 덕수궁미술관의 초라한 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덕수궁미술관은 지난 98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으로 문을 연 이래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나름의 소임을 다해 왔다. 과거와 현대를 원칙없이 넘나드는 포괄형(cover-all) 미술관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근대미술만을 전문으로 다룸으로써 차별성을 보여줬다.2000년 ‘오르세이 소장품전’ 때는 33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블록버스터 전시의 신화를 낳기도 했다. 미술에 관한 한 대중의 관심은 고미술도 현대미술도 아닌 ‘근대’에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그런 국민의 문화 욕구에 걸맞는 근대미술관을 갖고 있는가. 현재 덕수궁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덕수궁 석조전 서관의 총면적은 1037평. 이 중 순수한 전시공간은 340평에 불과하다. 대규모 기획전이나 상설전을 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름난 전시땐 보통 두세 시간씩 기다려야 전시장에 들어가 관람할 수 있을 정도다. 최근 석조전 동관인 궁중유물전시관의 경복궁 이전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할 절호의 기회로 미술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랑을 포함해 1205평에 이르는 석조전 동관을 덕수궁미술관으로 통합해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궁중유물전시관이 옮겨가면 그 자리를 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기로 관계기관간 합의가 이미 이뤄졌음에도 여전히 다른 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재청 서울사무소로 쓴다느니 전승공예관으로 전용할 것이라느니 하는 얘기들이 유령처럼 떠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석조전 동관은 역사적 유래로 보나 공간의 효율적 운영이란 측면에서 보나 덕수궁미술관으로 이관되는 게 마땅하다. 덕수궁 석조전은 고종황제가 머물렀던 건물로 일제시대 이왕가미술관, 해방 후 덕수궁미술관, 전후 국립박물관,70∼80년대엔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덕수궁은 또한 르네상스 양식의 석조전과 대한문·중화전 등 전통 건축물이 어우러져 4대문 안 여러 궁들 중에서도 특히 전통과 근·현대가 조화를 이룬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의 루브르나 독일의 샤를로텐부르크, 네덜란드의 마우리츠 하위스처럼 왕궁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이 바로 덕수궁이다. 요컨대 국립근대미술관으로선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덕수궁미술관이 명실상부한 국립근대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몇 가지 선행돼야 할 것들이 있다. 덕수궁미술관은 이제 더이상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으로 머물러선 안 된다.‘국립근대미술관’으로 독립독행해야 한다. 수장고를 완비하고 근대미술 작품의 이관을 서둘러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5000여 소장품 중 1300여점이 근대미술품으로 분류되지만, 덕수궁미술관으로선 자체 소장품이 없다. 일본의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이 9000점, 부속 공예관까지 합하면 1만 1500여점의 컬렉션을 자랑하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덕수궁미술관의 기형적인 인력구조도 이 참에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덕수궁미술관은 4급인 관장 아래 5급은 없고 6급 이하만 있어 업무의 효율성을 해치고 있다. 학예직이 고작 3명에 불과한 현실도 ‘국립’ 미술관이란 이름을 무색케 한다. 그야말로 ‘소꿉장난’ 수준이다. 석조전 동관은 하루빨리 실무 협의를 거쳐 근대미술관으로 활용돼야 한다. 문화재청은 이제라도 터널성 시야에서 벗어나 나무와 함께 숲을 봐야 한다. 국립근대미술관 대망론(待望論)은 이 시대의 화두다. 김종면 문화부 차장 jmkim@seoul.co.kr
  • [공직 틀이 바뀐다] (2)인사·조직권 부처 자율로

    [공직 틀이 바뀐다] (2)인사·조직권 부처 자율로

    “5∼6개의 결재단계로는 참신한 의사결정과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책임행정이 안돼요. 계급제 조직에서는 일이 되지 않는 거죠. 분명한 책임행정을 위해 본부제와 팀제도입이 불가피합니다.” 3월6일 오전 9시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 회의실. 행정자치부 직원 400여명이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300여명이 들어가는 장소였던 만큼 통로와 뒤편까지 빈틈이 없었다. 이들은 오영교 행자부 장관의 ‘팀제 도입 목적’에 대해 귀를 기울이며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오 장관이 이미 5본부와 60팀제 도입 입장을 밝힌 터여서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최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행자부의 한 단면이다. 지각 변동의 서곡에 비유되기도 한다. 일부 직원들은 “쓰나미가 몰려온다. 행자부는 직격탄을 맞고, 곧 전체 부처로 번질 것”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오 장관이 기존 조직을 크게 흔들고 있는 것이다. 정권 3년차면 안정될 시기인데 변화의 물결이 강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직권 부처 자율로 지난 2일 통과된 정부조직법과 총액인건비제도 도입이 변화를 주도한다. 그동안 행자부가 틀어쥐고 있던 조직 및 인력운용권이 부처 자율로 대폭 넘어가게 됐다. 부처가 성과를 가장 잘 낼 수 있도록 조직 편성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엔 실장-국장-과장 등 일률적으로 이뤄지던 보조기관의 명칭이 부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정할 수 있다. 본부장, 단장, 팀장 등 다양하게 하도록 했다. 현재의 감사관과 공보관도 감사팀, 공보단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재경부 등 10개 부처에 반드시 두도록 돼 있던 차관보도 없앨 수 있다. 실·국장 밑에 있는 보조기관도 과·팀·반 등으로 자유롭게 구성토록 했다. 과 단위 장의 직급을 3·4급으로 하던 것을 5급까지 늘렸다. 행자부는 이를 근거로 이달 중 팀제로 전환한다. 본부장이 5명이다. 하지만 현재 본부의 1급은 3명이고, 국장급(2∼3급) 자리는 13개이다. 국장 가운데 2명밖에 본부장을 못한다. 이에 따라 같은 2급 본부장 밑에서 2급 팀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직사회에 충격을 던져줄 게 틀림없다. ●3급 이상만 직제로 관리 정부의 속내를 살펴보자. 자율성에 무게를 두지만, 가급적이면 본부제와 팀제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행자부 최양식 정부혁신본부장은 8일 “팀제가 도입되면 계층이 축소돼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성과급제도를 확대시행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혁신의 시작이며, 모든 부처가 행자부를 보고 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직권의 부처 이양은 7월부터 시범 도입되는 총액인건비제로 더욱 구체화된다. 정부가 공무원 총정원과 부처별 인건비 총액, 부처별 전체 인원만 제한하고 나머지는 모두 부처가 ‘알아서’하는 것이다. 배정된 인건비 내에서 고위직과 하위직,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정원 1명이라도 늘리려면 행자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계급별·직종별 정원도 자율로 한다. 한시기구 및 정원도 승인제도를 폐지했다. 다만, 국장급(1∼3급) 이상 기구는 현행대로 직제를 정하기로 했다. 하위직보다 고위직의 비대화를 우려해 제한 규정을 뒀다. 이와 함께 부처별 정원 조정은 연초에 한 차례만 허용된다. 긴급한 이유로 갑자기 인력을 늘려 편법 증원이란 논란이 종종 일었던 ‘수시직제’는 인정되지 않는다. ●부처별 정원 결정은? 현 정부가 ‘일 잘하는 정부’를 추구하기 때문에 향후 인력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인건비 재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행자부가 공무원의 분야·부처별 중기 정부 인력규모를 수립한다. 이미 별도 팀이 구성돼 작업 중이다. 지난해 맡겼던 ‘정부인력규모 예측모델’용역을 기초로 한다. 용역 결과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는 치안·재난·농수산·과학기술·교육·보건·환경 등이다. 행자부는 이를 토대로 향후 3∼5년의 인력운영계획을 세운다. 중앙인사위는 민간의 임금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 등을 고려해 보수 계획을 짠다. 기획예산처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짜면서 부처별 인건비를 결정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문제점은 없나 “직무 분석이 제대로 안 됐는데 적정 인력을 산출할 수 있습니까.” 정부의 총액인건비제 도입 방침에 대해 중앙부처 국장인 A씨는 이같이 반문했다. 정부가 총액인건비제 도입 등 조직과 인사권을 부처에 넘기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인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분권과 자율의 원리에 기초한다.’고 했다. 이같은 원칙에 문제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예상외로 문제점이 지적된다. 우선 거론되는 것이 직무 분석이 안 됐다는 것이다. 중앙인사위가 1∼3급에 대해 고위공무원단을 도입하기 위해 중앙부처 국장급 직위에 대해 직무분석을 했지만,4급 이하에 대해서는 직무분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 각 부처가 하는 일의 적정 인력이 몇 명인지 측정이 되지 않았다. 제대로 시행되려면 각 부처가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하지만 갑자기 결정됐기 때문에 이런 절차가 생략됐다. 이에 따라 각 부처의 적정 인원은 현 수준에서 출발, 총액인건비가 책정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정원이 많은 부처는 유리하지만, 정원이 적게 책정된 부처는 난색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동안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한 것도 한계다. 상당수 부처가 이대로 정착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인력배정의 부처간 격차가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늘어나도 한계가 뻔하다는 것이다. 힘센 부처는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는 반면 인원이 적은 부처는 벗어날 길이 없다고 항변한다. 특히 국무총리실 등 일부 부처는 정원은 많지 않고, 그동안 다른 부처에서 파견받아 업무처리를 했기 때문에 매우 난감해한다. 그동안 파견 공무원은 원소속에서 인건비를 부담했지만, 앞으로는 파견받은 기관에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당분간 부처간 인력 부풀리기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시직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논란이다. 인력수급 계획에 따라 증원을 해주고, 편법 증원을 막자는 취지이지만, 수시직제 개정을 막으면 급변하는 환경과 갑자기 터진 일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시직제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위직이나 비정규직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각 기관이 하위직이나 비정규직 늘리기에 집중하면 당장은 절감할 수 있지만, 나중엔 인건비 증가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퇴출’제도 도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것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중앙부처의 B장관은 이에 대해 “총액인건비제도가 성공하려면 일 못하는 직원을 퇴출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처럼 일하지 않고도 정년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정부가 수용성을 걱정해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전문가·공무원단체 반응 총액인건비제 등 조직과 인력의 부처 자율권 확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향은 맞지만 현실적으로 실행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병섭 교수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부처의 자율성이 많아지고, 성과보상제도를 도입해 경쟁체제를 갖추는 것은 잘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확대하게 되면 월급을 많이 받는 사람 위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범시행기간에 충분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성대 이창원 교수는 “추구하는 방향은 맞지만 인건비의 총액이 있기 때문에 실행 과정에 마찰이 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건비의 총액이 늘지 않아 제한된 재원으로 각 부처가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총액인건비제는 지방재정력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과거의 낙후지수와 발전지수 등을 감안해 낙후지역에 대해서는 특수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서형택 정책실장은 “이 제도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하나로 현재보다 인력이 감소될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고용불안은 일반사회의 노동조건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전면 유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에게는 저임금으로 인한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를 가져 오고, 인력관리측면에서는 능력보다는 정치공무원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류강연 사무총장은 “인건비 상한제는 필요할 경우 행정조직을 늘리는 등 수요에 따른 인력조정을 할 수 없게 되며, 보수를 차별화할 경우 기업과는 달리 조직활성화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행정도시’ 후폭풍] ‘차기 후보군’ 메이저 3인방은 대권레이스 1차 ‘수능’

    [‘행정도시’ 후폭풍] ‘차기 후보군’ 메이저 3인방은 대권레이스 1차 ‘수능’

    ‘행정도시법안’의 국회 통과가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되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이른바 ‘빅3’의 대선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내홍이 당내 대권 예선전을 조기에 불붙인 형국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누구에게 득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누구의 손실이 가장 적으냐를 따져 상대적 득실을 계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에는 박 대표의 손실이 가장 커 보인다. 수도권 강경파 의원들과 일부 당직자들의 극한 반발과 함께 믿었던 박세일 정책위의장 등 비례대표들까지 반대파에 가세해 박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를 안겨준 까닭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박 대표에게 손해만 안긴 것은 아니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박 대표를 흔들어선 안 된다.”는 ‘박근혜 옹호론’이 주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의 결속력이 더욱 강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특히 반대파의 반발을 큰 무리없이 수습할 경우 박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 시장과 손 지사는 이번 당론 결정과정에서 한발 물러나 ‘훈수’를 두는 입장이었다. 이 시장은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힘으로써 여야 합의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먼발치에서 지원했다. 한나라당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 시장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다. 그러나 반대파의 주류인 이재오·김문수·박계동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이 대부분 이 시장과 돈독한 관계라는 점에서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여론의 추이뿐만 아니라 비주류의 처지에 따라 이 시장의 당내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 박 대표가 이번 사태를 무난히 수습하고 당 대표의 입지를 굳힐 경우 비주류의 입지는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이 시장도 덩달아 하종가를 기록할 개연성도 있다. 손 지사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가장 적게 본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당내에서는 이렇다하게 반발을 사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가장 크게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이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각각 충청권과 수도권 민심에 호소하는 기반을 다진 반면 손 지사는 ‘어정쩡한 입장’으로 이렇다할 과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2006학년도 특목고 준비·지원 가이드

    2006학년도 특목고 준비·지원 가이드

    ‘나도 특목고에 가볼까?’ 막 중학교 3학년이 된 상위권 학생들이 특목고 진학을 놓고 고민할 때가 됐다. 특목고 진학은 여전히 우수 학생들에게 권장되고 있지만 입시를 위한 진학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현재 중 3이 대학에 진학하기 한해 전인 2008학년도부터 입시제도가 바뀌기 때문이다.2006학년도 외고·과학고 전형 방법과 지원 전략을 살펴본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 동일계열 대학으로 진학할 예정이라면 현재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 뒤 남은 8개월간 알차게 준비, 지원해 보자. ●내신성적 상위 5∼10% 지원 가능 대부분의 지원자가 내신성적 상위 10% 이내 수준이다. 과학고등학교의 경우 수학·과학 과목은 상위 5% 해당자가 응시한다. 여기에 영어능력, 경시대회 성적 등을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외국어 고등학교의 경우 영어, 특히 듣기 능력이 필수다. 외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고2 정도로 토플 점수 230점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합격선은 토플 250점대에 이르며 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을 1∼2문제만 틀리고 풀 수 있는 정도다. 따라서 내신 성적이 좋더라도 영어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 합격 가능성은 낮다. 과학고는 수학·과학 경시대회 수상 경력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따라서 현재 수상 실적이 전무하다면 과학고 준비는 늦었다고 볼 수 있다. ●외고 입시, 수학에서 판가름 어느 정도 요건을 갖추었다면 남은 기간 내신 관리를 비롯한 준비에 충실해야 한다. 외고의 당락을 가르는 것은 수학이다. 구술 면접에 출제되는 문제는 크게 영어지문제시형, 사고력 평가, 언어형 면접, 사회교과 관련 등이다. 이 가운데 사고력 평가는 사실상 경시대회 수준의 수학 문제이다.㈜하늘교육 임성호 실장은 “과학고 입시에서처럼 수상 경력까지는 아니더라도 남은 기간 대회에 많이 참가해 경험을 쌓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듣기 평가는 문제 수준도 높지만 40∼60개에 이르는 문항이 출제돼 집중력이 필요하다. 단행본 형태보다는 주간, 월간 단위의 교재로 영어에 대한 감을 유지한다. 과학고 지원자는 남은 기간 경시 대회 수상 경력을 최대한 보강한다. 또 경기과학고, 의정부 과학고 등은 지난해 구술 면접에서 영어 문제가 출제됐다. 따라서 수학·과학뿐만 아니라 영어공부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의대, 법대 희망시에는 신중히 고민해야 현 중 3은 새 대학 입시안 적용을 받기 때문에 동일계열 즉 외고에서 어문계열, 과학고에서 이공계열 진학은 지금보다 훨씬 쉬워진다. 하지만 법대, 의대, 한의대, 경영대 등 소위 인기학과 진학은 지금보다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내신과 수능 모두 9등급제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내신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실장은 “내신이 상대평가였던 97,98학년도 대학입시 때 특목고가 강세를 보였던 것은 수능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은 수능이 쉬운 데다 등급제로 바뀌기 때문에 특목고에서 일부 인기학과 진학은 지금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주요 특목고 바뀐 입시요강 2006학년도 특목고 입시에서는 특별전형이 크게 확대된다. 외고는 서울지역의 경우 외국어 특기자 등 특별전형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98명이 늘었다. 과학고는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자 부분이 신설 혹은 확대됐다. ●외국어 고등학교 대원외고는 국제어과(영어전공)를 신설한다. 특별전형에서 토익이 폐지되고 국제영어학력경시대회(IET) 수상자 자격이 신설됐다. 선행·봉사·효행상, 체육특기자, 시·도 규모 수상자 자격도 없어졌다. 대일외고는 특별전형 모집인원이 20명 늘었다. 명덕외고는 특별전형에서 학교장 추천제를 신설,24명을 선발한다. 서울외고는 특별전형의 외국어 우수자 전형의 공인 점수를 상향 조정하고 일반전형의 내신 비중을 축소했다. 이화외고는 교과성적 반영비율이 바뀌어 2학년 성적 비중이 높아졌다. 한영외고는 특별전형의 경우 외국어 특기자와 학교장 추천을 통한 모집은 늘었지만 성적 우수자 전형 인원은 줄었다. 특별전형에서 영어특기자 지원자격을 변경해 텝스,PELT(실용영어) 등을 폐지했다. ●과학 고등학교 서울과학고는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동상 이상 수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을 신설해 수학 10명, 과학 15명을 뽑는다.2005학년도 이후 서울시 교육청 주최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영재교육원 수료자에 대한 가산점 부여는 유지하되 학교 내신 상위 10%가 지원 자격으로 추가됐다. 한성과학고는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 모집인원을 8명에서 23명으로 대폭 늘렸다. 서울과학고와 마찬가지로 서울시교육청 주최 경시대회는 2005학년도 이전까지만 인정한다. 영재교육원 수료자에 대한 가산점은 올해까지만 부여,2007학년도부터는 폐지한다. 대회 입상자에 대한 가산점도 지난해 0.25∼5점에서 0.25∼3점으로 축소·변경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의사 5명이 말하는 ‘성적과 건강’ 새학기가 되면서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자녀들의 성적과 건강이다.‘100점 수험생 만점 엄마’를 쓴 동국대 출신 한의사 5명의 모임인 ‘초록생명지킴이’는 성적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체질을 알면 성적이 오른다.’고 말한다. 체격이 건장하고 식성이 좋고 다방면에 관심과 흥미가 많은 태음인은 꼼꼼하지 못하고 덜렁거린다. 그래서 체력은 좋아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지만 집중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자극을 동반해 기억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 아는 것 같아도 다시 확인하는 ‘복습 위주’의 공부가 필요하다. 소양인은 머리 회전이 빠르고 판단력과 기억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하체가 약해 책상에 오래 앉아 공부하기 어렵고 싫증도 잘 난다. 따라서 무조건 외우려 하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과목을 자주 바꿔가며 공부해야 한다. 기억력에 의존한 ‘벼락치기’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단시간 성적을 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손해다. 소음인은 꼼꼼하고 내성적이며 학습 속도가 느리다. 대신 한번 이해한 것은 오래 기억한다. 따라서 ‘너를 믿는다.’는 식의 말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태양인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학습 능률을 위해서는 집중력을 기르고 식사와 수면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잡념을 없애는 등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만성비염 등 건강상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세번 이상 집중이 안 된다고 생각할 때는 긴장이 가중돼 피로 물질만 쌓이므로 미련없이 중단하는 게 낫다. 수면 시간을 신경쓰는 것보다는 본인 리듬에 맞는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자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잠을 깬 지 8시간 후 10분간 낮잠을 자면 뇌활동에 도움이 된다. 공동 저자 김희진씨는 “수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하지만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은 피로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1월 경기 ‘절반의 회복’

    불황 탈출에 대한 기대가 너무 성급했던 것일까. 연초부터 유통매출 확대 등 경기회복의 밝은 빛이 잇따르고 있지만 올 1월 경제성적표는 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경기선행지표와 동행지표들이 1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생산과 수출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대표적인 내수지표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도소매판매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를 보였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매출이 예상 외의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경기회복 진입 여부의 확인은 3∼4월은 돼야 가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기회복진입 3~4월돼야 확인 가능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산업생산은 수출증가세와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전년동월 대비 14.2% 늘어났다. 지난해 2월(17.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업종별로 자동차(45.7%), 반도체(21.0%), 영상음향통신(27.3%) 등이 크게 늘었다. 수출도 지난해 7월의 21.9% 이후 가장 높은 21.7%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추계는 특수산업용기계, 컴퓨터 및 통신기기 등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0% 증가,2002년 12월(16.1%)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향후 경기국면의 전환시점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3%로 앞선 달에 비해 0.2%포인트 증가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현재의 경기사정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7.8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라갔다. 이 역시 지난해 3월(101.6) 이후 첫 증가세다. ●대형할인점 판매 23개월만에 첫 감소 그러나 당초 기대를 모았던 도소매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3.0% 줄어들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의 설 특수(特需)를 감안할 때 상대적인 부진이 불가피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지만 계절조정(전월 대비) 수치로도 2.2% 줄었다. 자동차 판매는 8.0% 늘었지만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판매는 각각 6.5%와 7.0% 감소했다. 대형할인점 판매가 줄어든 것은 2003년 2월(-11.0%)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도 0.7% 줄었다. 김민경 경제통계국장은 “올 1월에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짧았던 지난해 1월에 비해 생산과 수출은 호조를 보였으나 도소매 판매는 줄었다.”면서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증가했지만 경기 전환시기에 대한 확실한 판단은 2∼3개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경제에 봄은 오는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경제에 봄은 오는가/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월 신용카드와 백화점, 그리고 상용차의 매출이 늘어나고 2월에는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나들면서 정책 당국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주영대사가 지난 24일 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지난 2년간의 경기침체를 선진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구조조정과정으로 평가하면서 낙관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다음 날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한술 더 떠서 “경기순환기의 하강 국면에 출범한 참여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식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노무현 대통령 역시 국회 국정연설에서 좋은 결과를 내놓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표현을 썼지만 경기 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경제 위기를 조장하는 세력이 있다던 과거의 어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연말과 올초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하면서 경제에 ‘올인’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이던 것과도 대비된다. 그렇다면 당국자들의 호언처럼 우리 경제는 살아나고 있는가. 고소득층의 소비심리와 경기선행지표 등 몇가지 소비 및 산업지표에서 호전의 기미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경제의 풍향을 가늠할 수 있는 주가가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 국내 기관과 개인의 돈이 16조원 이상, 외국인의 돈이 11조원 이상 유입됐다. 코스닥시장은 과열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빠르게 달아올랐다. 불씨가 주식시장에서 시작된 것이다.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발행시장의 호황은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부추긴다. 조달된 자금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가계소득 및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 경제는 탄력을 받아 상승곡선을 내닫는다. 이것이 지난 2년동안 간절히 바라던 경제회복의 선순환구도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에 회의적인 경제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점치기에는 무리라는 견해가 많다. 지난 2년 동안 신용불량자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이 동원됐지만 가계부채 조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체감경기의 지표인 개인 소비가 당분간 늘어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1월 들어 다시 치솟은 실업률도 부담이다. 코스닥시장이 흥청거린다지만 기존의 정보기술(IT)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다.IT업종의 고용이 별로 늘어나지 않은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주가가 치솟고 있다지만 기업들이 발행물량을 늘릴지도 불분명하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보다는 안정적인 주가관리에만 매달릴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정부가 남긴 가계 위기를 뒤치다꺼리 하는 과정에서 경제 외적인 이념논리가 끼어들면서 기업의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킨 탓이다. 부동산 투기억제책이나 재정 확대책 등에서 보듯 초강수 고단위 정책들도 경제의 흐름을 가로막는 혈전(血栓) 구실을 한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불거진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환율의 급격한 하락,24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유가(중동 두바이유 기준) 등 대내외 변수도 언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지 모를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경제운용의 큰 틀도 여기에 맞추어 바꿔나가야 한다. 지난 2년간 수차 논란이 됐지만 무엇보다 먼저 편가르기식의 이중잣대부터 버려야 한다. 또 문제만 계속 제기할 것이 아니라 이젠 하나씩 매듭짓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 혼선에 따른 소모전을 막을 수 있고, 정책의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특히 여권은 경제주체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리치료에 적극 나서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어렵게 지핀 불씨를 현상유지하느냐, 활활 타오르게 하느냐는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에 달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의회] 상임위 탐방(9)·끝-교통위원회

    [의회] 상임위 탐방(9)·끝-교통위원회

    지하철·시내버스 등 서울시의 대중교통행정을 감시하는 곳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가 맡는다. 이대일 위원장을 비롯해 최재익·신영선·이동거·이임주·이종은·이한기·조성대·진두생·최홍우·한봉수·허만섭·문진국·손석기 등 14명의 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작업 때 불거진 문제점을 시민의 편에서 개선사항을 찾아내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회기 사무감사에서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실시에 따른 교통정체 발생구간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토록 지적하고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경영합리화 방안 등 51건을 시정조치토록 요구했다. 두 지하철공사에 대해서는 지하터널 토목공사의 하자로 인한 누수, 침하현상 등이 발견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 103건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예산안 심사에서는 버스업계의 선행적 자구노력이 필요한 버스재정지원 100억원 등 3건에 대한 259억 700만원을 삭감하고 주택가 공동주차장 건설지원비 70억원 등 12건에 대한 259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올해는 합리적인 교통수요 관리를 위해 도심지 내 승용차 통행량을 줄이는 정책에 대해 집행부와 긴밀히 협의해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택시요금체계 개선사업과 콜서비스 기반조성 및 이용확대, 택시업체의 서비스 평가사업 등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적극 앞장설 방침이다. 이대일 위원장은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직접 파악하고, 각종 민원, 진정, 청원사항 등을 철저히 분석해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그곳엔 특별한 ‘숲’이 있다. 천년 세월이 숨쉰다. 모진 비바람, 크고 작은 전쟁을 무수히 겪었음에도 그저 묵묵히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태고의 정적에 금방 압도당한다. 미묘한 향에 취한다. 부드럽다. 청정해진다. 일념(一念)의 문턱에 선다. 숲이 말했다.‘알면 얼마나 안다고, 네가 알고 있는 것, 죄다 비워버려.’라고. 1300여년 전이었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중국불교의 최고 성지인 산시성(陝西省)의 오대산을 처음 다녀오면서 역사는 시작됐다. 이윽고 강원도 오대산, 동·서·남·북·중대 오대(五臺)가 생겼다. 바로 ‘문수(文殊)성지’다. 맞다. 월정사(月精寺)…. 산사(山寺)는 일반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기댈 숲이 있기에 바람쐬러 가기도 하고, 속세의 풍진을 씻어내기 위해서 발길을 옮긴다. 지난주 초였다. 월정사 입구에는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살을 에는 바람, 영하의 차가운 날씨였지만 정월대보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월정사에서 예불한 뒤 한결같이 상원사로 연결되는 20여리의 숲길을 걸었다. 다름아닌 천년의 숲길, 양 옆에는 하늘높이 솟은 전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사노라면 소원이 있을터, 나름대로 절박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월정사 안으로 들어갔다. 정념(正念·50) 스님. 월정사 주지로 취임한 지 1년째. 국내 처음 속세인을 대상으로 ‘단기 출가학교’를 열어 기대 이상으로 ‘출가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불교계는 물론 그를 주목하는 세인들이 많다. 지난해 5월 ‘오대산 천년의 숲길 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산사영화제’(달마야 서울가자),‘월정사 주지배 평창군민 족구대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등 파격행사를 연이어 열었다. 이때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 호황을 이루었다. 이뿐만 아니다. 올 상반기 중 월정사 산문 안의 모든 도로포장을 뜯어낼 작정이다. 숨쉬는 땅, 살아 있는 미생물, 빼앗긴 자연의 권리를 자연에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파격’과 ‘개혁’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천년의 고요를 한꺼풀씩 걷어내겠다는 의욕이다. 지난해 여름 그는 중국의 최고 불교성지인 오대산을 방문, 한·중 오대산 불교끼리 만나는 역사적 장을 열었다. 이는 자장율사 이후 천년을 뛰어넘는 ‘대사건’으로 불교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몇달 뒤에는 중국 고승들이 한국의 오대산을 답방, 양국간의 불교문화 교류를 재차 다짐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눈이 하얗게 쌓인 절간 앞마당이 보이는 주지 집무실에서 정념스님과 2시간동안 마주앉았다. “스님, 요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만사천래막강구(萬事天來莫强求)” “무슨 뜻입니까.” “만가지 일을 억지로 구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억지로 하면 일도 잘 안 풀릴 뿐더러 세상도 어지러워져 결국 다사다난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꼴이지요. 평상심과 심청사달(心淸事達)의 맑은 한 생각이 시비장단의 모든 일들을 가지런히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사를 순리에 의하지 않으면 사회는 양극화로 치닫게 되며 결국 투쟁과 대립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시대일수록 오직 지혜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일등능제천년암(一燈能除千年暗) 일지능멸만년우(一智能滅萬年愚)라는 말처럼 한 등불이 천년의 어둠을 다 걷어버리듯, 한 지혜가 우리의 우매함을 한순간에 타파해버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지혜란 일심(一心)이 청정해야 하며 이는 곧 다신(多身)이 청정해지고 ‘시방세계’가 청정해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스님, 정월대보름입니다. 다들 소원을 빌곤 합니다.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목계(木鷄).” “무슨 뜻이지요.” 스님은 장자(莊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 한토막을 들려준다.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紀誠子)가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아 싸움닭을 조련시킨다. 열흘이 지나자 왕이 “다 되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성자는 “닭이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기성자는 “아직 덜 됐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반복되길 40일째 되던 날, 왕이 묻자 마침내 기성자는 “이젠 됐습니다.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망지사목계의(望之似木鷄矣), 기덕전의(其德全矣). 다른 닭들이 감히 대응하지 못하고 도망쳐버립니다.”라고 대답했다. 스님의 설명은 계속된다.‘목계’는 이기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재능이 있어도 ‘무심(無心)’으로 살아 사람들을 감화시키기 때문이란다. 이는 곳 ‘덕(德)’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덕이란 무엇입니까.”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주역의 첫장에 나옵니다. 선행이 쌓이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가 온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각자 살아가는 팔자가 정해져 있습니다.60살에 죽는 팔자,80살까지 살 팔자, 그러나 이 팔자가 아무리 기구해도 선행이 쌓이면 운명이 바뀝니다. 일찍 죽을 팔자도 80∼90살로 바꿀 수 있지요. 살면서 화(禍)가 적어지고 축복받는 삶의 최선은 선행입니다.” 화두를 떠올릴 때 벽산(碧山)을 생각한다고 했던가. 스님이 뱉어내는 화두는 거침없었다. 깊은 수행의 내공, 일심(一心)과 즉심(卽心)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았다. 월정사 관계자에 따르면 정념 스님은 좌복에 앉은 지 10년만에 공부의 묘한 경계를 맛봤다. 평소 즐겨 독송하던 원각경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왔다. 이후 개미 한마리까지 환희로 보이고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 넘쳐났다고 귀띔해줬다. 정념 스님은 이른바 불교계의 개혁파로 꼽힌다. 그는 올해로 법랍 26년. 경남 고성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직후인 18살에 출가했다. 이후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탄허 스님의 맏상좌(세속의 맏아들격)인 만화희찬 스님을 은사로 모셔 승려가 됐다. 월정사 주지를 맡기 전 그는 12년 동안 상원사에서 주지 소임을 맡았다. 그가 상원사 주지를 맡을 때 아직 젊고 공부의 묘미에 푹 빠져 있어 처음엔 거절했지만 소임과 수행, 이판과 사판이 따로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에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는 지난해 2월 나이 마흔아홉에 현해 스님이 동국대 이사장으로 떠나면서 제4교구 본사 주지로 발탁돼 주목을 끌었다. 월정사 문중서열상 여전히 젊은 편이지만 어른 스님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젊고 유능한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삶과 수행은 일치돼야 합니다. 과거의 수행은 정태적이었지요. 이젠 대중의 가치와 열심히 호흡해야 합니다. 종교는 역사를 주도하고 문화를 창달하는 것이 본질이며 예언자적 길을 걸어야 합니다.21세기의 문화가 놓여 있습니다. 수행자적 삶을 살 수 있다면 사회 전체가 행복해집니다. 출가학교를 개설한 것도 바로 이같은 취지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단기 출가학교 졸업생은 165명. 평균 10대1의 경쟁률에 이를 만큼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올 4월에 여는 제4기 출가학교 응모자만 하더라도 60명 정원에 현재 400여명이 몰리고 있다. 정념 스님은 다음달 14일 기존 졸업생들과 함께 미얀마 등 남방불교 순례를 떠난다. 그는 “지금까지 ‘출가’라는 어휘 자체가 부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무상(無想)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슬기롭게 사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웰빙타운(명상센터)과 생태·문화마을을 조성해 대중들과 더욱 친숙하게 만나겠다.”며 문수동자처럼 환하게 웃었다. km@seoul.co.kr
  • ‘네자릿수 노크’ 증시흐름은

    지난 25일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1000선(1000.26)을 돌파함으로써 ‘네자릿수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과거 3차례에 걸쳐 변죽만 울리다 말았던 1000고지 안착이 이번에는 가능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장세의 성격을 분석하고 향후 흐름을 전망해 본다. ‘유동성 거품인가, 경기회복의 전조인가.’ 주가강세의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단순히 풍부한 자금유입(유동성 장세)에 따른 거품형 상승으로 위험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신중론을 펴는 사람들은 국내증시의 45%를 장악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돈을 회수하면 주가폭락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른 쪽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경기가 살아나면 탄탄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자금은 과거에 더 많았다 현재 증권시장 주변에 자금이 넘쳐나는 것은 사실이다. 상승세를 받쳐줄 투자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24일 현재 10조 7042억원으로 올들어 1조 1588억원이나 늘었다. 올해부터 증시에 새로 참여한 개인자금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증시의 덩치(시가총액)도 총 462조 6000억원(약 4589억달러)으로 세계 15위에 올랐다.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조 7000억원이다.1999년 ‘코스닥 광풍(狂風)’이 불었을 때 거래대금이 2조 4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89년(1007.77)과 94년(1138.75),99년(1059.04) 등 과거 3차례 지수 1000선을 넘었을 때에도 증시자금은 풍부했다. 시가총액의 절대 액수는 지금보다 적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은 89년 64.4%,99년 72.4%에 달했다. 현재(55.5%)보다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는 뜻이다. 심지어 99년엔 1000돌파 3개월 전의 하루 거래대금이 3조 4566억원으로 현재(2조 2517억원)보다 많았다. 89년과 99년에는 증시자금이 이처럼 풍부했는데도 1000선을 유지한 일수가 각각 4일과 122일에 불과했다. 결국 유동성 흐름이 좋다고 반드시 증시가 상승하는 것은 아닌 셈이다. 다만 1000선 돌파시점의 시중금리 수준이 1차 때 15.2%,2차 때 12.9%,3차 때 8.9% 등으로 현재의 5% 수준보다 높은 점이 관심을 끈다. 과거에는 주식에서 재미를 본 뒤 곧바로 금리가 높으면서 안정된 채권 등을 찾았지만 현재는 저금리 때문에 자금이 당분간 더 주가상승을 받쳐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분명히 경기회복기에 있다 1차 지수 1000 돌파 때에는 유가·금리·달러 등 이른바 ‘3저(低)호황’,2차 때에는 무역수지 흑자 전환,3차 때에는 코스닥 열풍 등에 힘입어 한창 잘 나가는 경기를 주가가 뒤따라 오르는 형국이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최고점을 찍은 뒤 이내 추락해 1차 때 39개월 동안 무려 618.70포인트,2차 때 44개월 동안 858.75포인트,3차 때 21개월 동안 590.28포인트가 빠지며 무너졌다. 지금은 앞선 경우들과는 다르다. 기업들의 경영실적과 수출여건이 좋은데 전체 경기는 좋지않은 기형적인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가 먼저 회복 가능성을 기대하며 움직이고 있다. 이와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2월 1.6% 증가하는 등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지수는 국내 수출에 1∼2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있어 수출전망을 밝게 한다. 대신증권 양경식 책임연구원은 “내수경기가 장기 침체를 벗어나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000선을 돌파했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서 “그러나 주가지수 1000선 안착을 위해서는 증시가 경기회복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악재는 도사리고 있다 99년 상승기에는 4월17일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가 국내 주가를 하루 만에 93포인트 폭락시켰다.2003년 1월부터 3월까지는 북한 핵문제가 터지면서 512포인트나 폭락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상승을 이끌고 유동성 장세가 뒤를 받쳐주어도 북핵, 환율, 유가 등 충격요인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는 주가차익 실현과 배당금 수익만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국내 증시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의 주가상승은 경기부양에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주가상승으로 실질적 혜택을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소득 불균형 요소는 없는지 등을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이 잘 된다는 보장이 없어 지금의 상승세는 과열현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평양 윤이상 관현악단 서울 공연 추진”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의 음악정신을 기리는 ‘윤이상평화재단’이 새달 18일 창립식을 갖고 공식출범한다. 2년 임기의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박재규(61·전 통일부 장관) 경남대 총장은 24일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이상평화재단은 문화예술 사업을 근간으로 하는 재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운영방침을 밝혔다. 재단은 새달 초까지 설립준비를 마치고 문화관광부에 정식 승인신청을 낼 계획이다. “현재로선 정치교류보다 문화적 교류가 남북관계 개선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신임 이사장은 “윤이상 선생의 추모와 아울러 남북 문화교류 차원의 행사가 연내에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번째 프로그램이 윤이상 음반 발매. 새달 10일쯤 평양교향악단이 연주한 윤이상 작곡의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가 출시된다. 세계적 레이블(유니버설)을 통해 윤이상의 음반이 국내에 발매되기는 처음이다. 베를린 윤이상 앙상블, 평양 윤이상 관현악단의 연주 음반도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다. 북한 윤이상연구소의 산하단체로 1990년 창단된 ‘평양 윤이상 관현악단’의 남한 방문은 재단의 역점사업 중 하나.“8·15를 즈음해 이들이 서울과 지방에서 각각 1∼2회 공연하고, 이어 우리쪽 연주단체가 평양 답방 공연을 갖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이사장은 “북측의 반응이 대단히 긍정적이어서 교류공연은 꼭 성사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이사장은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 여사(78)의 방한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여사는 선생의 명예회복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모국방문을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번 재단설립 자체가 실질적 명예회복이나 다름없다.”면서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는 여사가 재단 창립일에 맞춰 방한할 수 있도록 막바지 교섭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구체화 단계는 아니나, 윤이상기념관은 국내와 베를린 소재 선생의 집을 동시에 기념건물로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재단은 3월18일 창립식과 함께 기념음악회(오후 8시 호암아트홀)를 개최할 예정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간시대] 인천경찰청 박경호 경사

    [인간시대] 인천경찰청 박경호 경사

    범죄예방 전도사로 나선 박용호(표지49) 인천지방경찰청 경사. 지난 10년 동안 160여회에 걸쳐 각급 학교·사회단체 등에서 강연한 그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 범죄를 성인 범죄와 같이 취급하다 보니 오히려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지난해 12월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청천중학교의 한 교실에 우스꽝스러운 광대 복장을 한 40대 남성이 들어섰다. 헐렁한 양복, 짙은 분장,‘꺼벙이 안경’, 머리를 덮은 빨간 수건. 영락없이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피에로였다. 그러나 주인공은 희극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폭력 예방’이라는 살벌한(?)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시간이 좀 지나 분위기가 산만해지자 강사는 갑자기 머리를 덮은 수건을 벗었고, 이내 ‘뭘봐’라고 쓰인 대머리 가발이 드러나자 학생들은 뒤집어졌다. 강연이 끝날 무렵 또다시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려지자 강사는 인상을 쓰면서 웃옷을 벗고 돌아섰고, 드러난 맨살에 ‘졸면 맞는다’라고 쓰여 있어 아이들은 다시 자지러졌다. 이날 폭소를 수없이 자아낸 광대는 다름아닌 현역 경찰관.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박용호(朴龍鎬·49) 경사는 지난 2001년부터 이같은 복장을 하고 초·중·고교생 등에게 범죄예방 강의를 펴왔다. “한 학교에서 강연을 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소란스러워 시선을 집중시킬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내용이 좋아도 아이들이 듣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 경사가 범죄예방 전도사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이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1995년 경찰 최초로 청소년지도자 2급 자격증을 획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생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그의 강좌는 인기를 끌어 지금까지 각급 학교는 물론 사회단체·행정기관·연수원 등에서 160여회나 강연했다. “범죄를 예방하는 것도 경찰의 중대한 임무라고 생각해 한 시간의 강의를 위해 강력사건 1∼2건을 해결하는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그는 대상에 맞는 강의를 펴는데,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원조교제, 인터넷 성매매 등에 대해 왜 안 되는지를 충분한 실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가 강의를 통해 진정으로 알리고 싶은 메시지는 “잠깐의 허상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긴다는 것과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 그러나 박 경사가 처음부터 말로만(?) 하는 역할을 해온 것은 아니다. 그는 범죄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강력반 형사 출신이다.1986년 무도경찰로 경찰에 입문,89년 인천부평경찰서 강력반에 배치된 뒤 91년까지 3년 연속 범인 검거실적 1위를 차지한 강골이다. 태권도 4단, 유도 5단, 검도 1단, 격투기 5단 등 총 15단의 뛰어난 무도인이기도 하다. 그는 92년 여고생 성폭행 살해사건 수사 도중 과로로 쓰러져 만성간염 판정을 받은 뒤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여성청소년계로 발령받았다. 일이 사람을 변화시키듯 자리를 옮기고 나서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자신을 비롯한 우리 사회가 청소년범죄를 성인범죄와 똑같이 취급하고 격리시키는 데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검거’에서 ‘예방’으로 전공(?)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이같은 차원에서 96년부터 출소한 소년범들을 모아 태권도를 가르치고 복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청소년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97년 부평관내 청소년 범죄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23%나 줄었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98년 청룡봉사상을 받고 경사로 특진됐다. 박 경사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틈나는 대로 아내 및 자녀와 함께 지체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부평구 부개동의 ‘은광원’을 방문, 생활용품을 지원한다.89년부터 16년째 모 중학교에 분기별로 장학금을 내는 선행도 은밀하게 펼쳐왔다. 박 경사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후배 경찰들을 교육시켜 더 많은 ‘청소년 지킴이’를 배출하고 싶다는 것이다. “사전교육을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소지가 많은데 그럴 만한 재원이 없어 아쉽다.”는 그는 “주위의 조그마한 관심이 청소년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문화마당] 佛도서관장의 다중인격장애/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

    지난해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유일본 고문서인 ‘수사본 52(manuscript 52)’가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30만달러에 낙찰되었다. 이 히브리어 고문서는 송아지 가죽에 모세 5경과 잠언서, 아가서, 전도서 등이 기술되어 있으며 그 분량은 총 332쪽에 달한다. 새로운 소장자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대학이었는데, 대학측은 고문서의 이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원소장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윽고 예루살렘 대학이 프랑스 정부에 이 사실을 공지함으로써 그간 벌어졌던 일련의 국립도서관 귀중본 도난 사건의 범인을 극적으로 잡게 되었다. 프랑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도난된 귀중본의 분량은 소장 고문헌 중 수사본 25권과 인쇄본 121권이었다. 놀랍게도 범인은 다름 아닌 히브리어 고문서 담당관이자 관장인 미셸 가렐로 밝혀졌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우리에겐 매우 낯익은 명칭이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외규장각 고문서의 소장처로서, 개인적으로는 파리국립도서관 사서 2명이 결사적으로 반환 예정 도서를 내놓지 않겠다며 울음을 터트린 뒤 사표를 냈었다는 기사에 깊은 인상을 받기도 했다. 미셸 가렐, 그는 2004년 5월14일에 개최되었던 BNF자체 안전과 국제협조 관련 세미나에서 1993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외규장각 약탈 고문서 중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監儀軌) 상권을 반환한 행위는 ‘국가원수에 의한 절도행위’라고 극렬히 비난했던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탈무드, 코란, 페르시아의 회화 작품을 포함한 희귀본을 몰래 빼돌리는 절도 행각과 훼손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자이다. 마치 다중 인격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를 지닌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미셸 가렐은 낮에는 문화강국이라 자처하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관장, 밤에는 문화재를 훔치고 암거래하는 범법자였다. 만일 미셸 가렐이 다중인격장애자가 아니라면,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윤리 및 책임의식이 결여된 사람을 정부기관의 최고 경영자로 선임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록 국립도서관측에서 사건을 가능한 한 은폐 또는 축소하려는 시도를 거듭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되고는 있지만, 프랑스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의 신용도와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타 문화예술기관의 관장들도 그와 동일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혹은 관장 이외에 다른 전문 인력들이 연루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만 한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그간 그들이 내세워오던 문화재구제론, 즉 프랑스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 문화재를 보존할 수 있는 최적의 과학적 보존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최고의 훈련을 거친 전문인력들이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과 관련, 정부 부처는 프랑스 정부에 재협상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정부는 보존 관리능력뿐만 아니라 윤리의식이나 책임의식조차 없는, 더욱이 관장이 ‘도적’인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등가교환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유괴당한 아이를 되찾기 위해 내 자식 하나를 내주는 모양새로,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 협상 결과는 반환에서 영구대여로, 영구대여에서 등가교환으로 점차 하향 조정되었다. 선행 연구와 제대로 수립된 협상전략 없이 프랑스와 맞대결을 펼친 결과가 바로 그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테제베(TGV)는 달리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
  •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삼국지의 주인공 관우(關羽)는 촉한의 용맹한 장수이면서, 사후엔 무신(武神)으로 받들어져온 신앙 및 점복술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관우신을 숭배하는 관제신앙(關帝信仰)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고대로부터 전래됐으며, 특히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견된 명나라 군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민간에 널리 유포되었다고 한다. 조정에서도 명의 권유로 각 처에 관성묘(關聖廟)를 짓고 나라의 수호신과 재신(財神)으로 모셨으며, 선조를 비롯하여 숙종, 정조, 순조, 고종 등 역대 국왕들도 관성묘에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관제는 근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는데,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민속문화 보존사업의 일환으로 관제신앙을 바탕으로 한 점복서 ‘關帝靈籤’(관제영첨·이정섭 해역)을 국역, 발간했다. 관제는 관우를, 영첨은 ‘신령스러운 제비’를 뜻하는데, 점을 치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재미있다. 즉 1첨에서 100첨까지 천간(天干)으로 엮인 제비를 뽑아 점을 치는데, 뽑힌 첨에 씌어 있는 천간(甲甲∼癸癸)에 의해 사람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각 첨엔 제목격인 첨의 운이 나오고, 이어 제목을 부연설명한 7언절구의 시, 다음엔 첨의 뜻을 풀이한 해왈(解曰), 시에 대한 뜻풀이인 석의(釋義)가 붙는다. 마지막으로 점을 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적은 점험(占驗)이 따라붙는다. 만일 100개의 첨중 갑갑(甲甲)을 뽑았을 경우, 제목은 ‘한고조(漢高祖)가 함곡관에 들어가다.’이다. 해왈 및 석의를 보면 ‘바라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그러나 바라는 것이 재물일 경우 유명무실하여 말만 많지 공허하다.’고 풀이한 ‘대길운(大吉運)’이다. 관제영첨은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다른 점복서와 달리 권선징악하는 교훈의 내용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즉 길흉화복이 모두 자기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로, 심성을 바르게 가지고 선행을 많이 하면 복도 얻고 재앙도 피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자신의 심성과 행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만을 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는 책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변리사 수석 합격기] (하) 특허법·상표법 2차준비 판례·법조문 숙지해야

    [변리사 수석 합격기] (하) 특허법·상표법 2차준비 판례·법조문 숙지해야

    2차는 1차와 달리 주관식이고, 과목당 크게 네 문항이 출제된다. 각 문항에 2∼3개 정도의 작은 질문이 있는 형태로 2시간에 12쪽 정도를 채워야 한다. 때문에 중요 판례에 대한 이해 및 암기가 돼 있어야 하며,1차 시험보다는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특허법은 시간 조절이 관건” 특허법은 절차법이므로 법조문을 중심으로 하되 심사지침서 및 법조문과 관련된 판례의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일단 임병웅 저서를 기본서로 봤는데, 그 책이 법조문 중심으로 설명돼 있고 관련 판례도 잘 정리돼 있기 때문이다. 기본서의 부족한 부분은 판례나 관련규정을 덧붙여 단권화했다. 또 요즘 2차 시험이 사례 위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어봐서 시간 내에 논점을 빠짐없이 쓰는 훈련이 중요하다. 사실 41회 변리사 시험에서도 특허법 시험시간이 부족해 답안을 다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실전연습이다. 평소에 시중에 나와 있는 모의고사 문제로 실전처럼 2시간 동안 답안지를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다만 2차 시험 한 달 전부터는 기본서를 꼼꼼히 다시 보는 방법을 택했다. 특허법의 경우는 다른 법과 달리 예상문제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상표법은 판례 그대로 문제화” 상표법은 특허법과 마찬가지로 절차법이지만, 법조문 수가 특허법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그 내용도 적어 공부시간은 특허법에 비해 3분의2 정도만 투자했다. 상표법은 판례가 구체적 사례이다 보니 판례 그대로 문제화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판례 숙지에 중점을 두었고, 개정법과 관련해서는 마드리드 의정서 부분을 꼼꼼히 공부했다. 관련 판례는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해 찾아보거나 학원가에서 나눠주는 판례를 법조문과 함께 정리했다. 상표법 역시 절차법이기 때문에 법조문도 암기하는 수준으로 많이 읽어보았다. 각 조문의 해당요건과 관련해서는 판례를 접목시켜서 중요 요건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으며, 유사한 조건이 있는 법규정의 경우 도표 등을 만들어 체계화했다. 또 스터디를 활용해 1주일에 한 번씩 답안작성 연습을 했다. 막판에는 법조문을 중심으로 기본서로 다시 점검했다. ●“민소법은 견해 대립 정리가 중요” 민사소송법은 법과목 중 시간 투자를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과목이었다. 특허법이나 상표법과 달리 각 사안에 대해 견해의 대립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례의 태도를 각각 숙지하는 동시에 나름대로 자신의 견해도 정리하는 것이 필요했다. 또한 여러 견해들을 한 책으로 단권화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는 이시윤 교수의 민사소송법 책을 기본서로 해 정리했고,‘최평오 사례집’을 풀어보았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사례의 형태가 유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실제 시험에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유기화학은 고득점 어려운 과목” 선택과목은 유기화학을 택했다.‘스트라잇비져의 유기화학’을 기본서로 공부했는데, 대학원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학원에서 기본강의는 듣지 않았다. 대신에 기본서를 일단 토씨도 빠뜨리지 않고 밑줄을 쳐가면서 꼼꼼히 공부했고, 예제문제나 연습문제들도 빠짐없이 풀었다. 이 과목 역시 스터디를 했는데 서로 다른 유기화학 기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스터디원으로 구성했다. 구성원은 6명이었고, 진행 방식은 매주 공부분량을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2문제 혹은 3문제씩 만들어 와서 서로 풀어보는 방식을 취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스터디를 했는데, 이같은 방법은 소홀히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체크하고 좀 더 정확하게 답안을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한 다른 사람이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답안을 서술하는지를 볼 수 있어 답안을 쓰는 체계를 잡을 수 있었다. 유기화학은 다른 과목과 달리 시험시간에 쫓기는 과목이 아니다. 때문에 빠른 속도로 답안을 작성하기보다는 정확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 중에는 화학분야 종사자들이 많아 다들 기본 이상의 답안을 작성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고득점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분점수가 있기는 하지만 고득점을 위해서는 정확하고 꼼꼼한 내용 숙지가 중요하다.
  • 실업자 90만 4년만에 최고…꽁꽁 언 고용시장

    실업자 90만 4년만에 최고…꽁꽁 언 고용시장

    지난달 실업자 수가 90만명을 넘어서면서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률도 10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투자 등 내수쪽의 회복조짐에도 불구하고 고용사정은 여전히 봄바람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고용지표는 통상 경기흐름을 뒤따라간다는 점에서 실물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 쉽게 호전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실업자 2명 중 1명은 청년층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90만 4000명으로 지난해 1월(85만 4000명)보다 5만명이 늘었다.2001년 3월(106만 6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3.9%로 0.2%포인트 올라갔다. 취업자 수는 2207만 8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4만 2000명이 늘었다.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43만 1000명으로 전월보다 1만여명이 늘면서 실업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8.7%로 치솟았다. 지난해 3월(8.8%) 이후 가장 높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 대비 10만 7000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30대와 40대 실업률은 각각 3.4%와 2.5%로 전월보다 각각 0.2%포인트와 0.4%포인트 올라갔다. ●고용의 질?… 상반되는 지표 취업자 중 비임금 근로자는 728만 3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4만 6000명(2%)이 줄었으나 임금근로자는 1479만 6000명으로 28만 8000명(2%) 늘어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776만 7000명)도 34만 1000명(4.6%)이 증가, 전체 비중이 52.5%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달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84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28만 5000명이나 줄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00만 7000명으로 32만 2000명이 늘었다. 일거리가 없거나 사업부진으로 주당 근로시간이 18시간에도 못 미치면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이른바 ‘준(準)실업자’가 17만명에 달해 작년 같은달보다 4만 9000명이나 늘어났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이 여의치 않아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무려 13만 6000명으로 3개월째 증가했다. ●고용사정 차차 나아질까 통계청은 이날 고용지표가 썩 좋지 않게 나온 데 대해 “통상 12월과 1월의 고용통계는 다른 달에 비해 좋지 않고 특히 지난해 1월에는 설을 앞두고 판매직 등의 임시직 고용이 늘어나는 설 효과가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아 상대적으로 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선주대 사회통계국장은 “고용은 경기후행적인 성격이 짙기 때문에 현재 나타나고 있는 소비회복 조짐으로 미루어 3월 고용시장은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LG투자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를 포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경기회복 조짐에 따라 구직에 나서면서 실업률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면서 “실업률 증가가 고용시장의 심각한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기 때문에 향후 소비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연구원은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실업률이 조만간 급격히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일부의 주장과 같이 경기가 올 상반기에 회복되더라도 고용사정은 하반기나 돼야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클릭 이슈] 특허심사기간 단축 추진 논란

    [클릭 이슈] 특허심사기간 단축 추진 논란

    특허행정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인 특허심사기간의 세계 최단시간 단축 계획을 놓고 말들이 많다. 심사기간 단축은 빠른 심사 및 사업화 촉진 등 국가 기술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환영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견이 나오고 있는 것은 심사의 품질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심사 안정론’ 때문이다. 특히 특허청 내부적으로는 심사관 처리 물량의 감축없이 기간 단축에만 초점이 맞춰짐에 따라 부실 심사 및 심사 품질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심사관 170명등 248명 증원 특허청은 현재 21개월인 특허심사기간을 내년 말까지 10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우선 올 연말까지 1차로 17.8개월로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미국(18.3개월), 일본(25개월)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인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21일 “산업재산권 출원이 지난해 31만건으로 세계 4대 출원국으로 성장했다.”며 “그럼에도 심사기간 장기화로 우수 특허기술의 사업화 지연 등을 초래하고 있어 기간 단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허·실용신안 심사처리기간 10개월은 지난 2000년의 20.6개월에 비해 약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기간 단축은 발명가의 의욕을 고취시켜 출원을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허청이 이처럼 심사기간 단축을 자신하고 있는 것은 올해 170명의 심사관(5급)과 심사보조인력 등 248명이 증원되기 때문이다. 심사관 170명 증원은 심사인력(800여명)의 20%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특허청은 올해 상반기중 석·박사와 기술사, 기술고시출신 등 과학기술 전문인력을 충원해 심사의 전문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전자상거래심사담당관 등 신기술 심사부서를 신설하고 선행기술조사 아웃소싱, 행정보조인력의 심사업무 전환 배치 등 자구노력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개월인 심판처리기간도 2006년까지 6개월로 단축키로 했다. 일본 역시 2013년까지 심사대기 기간을 11개월로 단축할 계획으로 2008년까지 심사인력 500명을 증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2007년까지 2098명을 증원키로 하는 등 세계가 지식재산분야에서 신속한 권리부여 및 분쟁해결에 나서고 있다. 김홍균 변리사는 “심사기간 단축은 국내 특허 출원 확대 등 지적재산권 분야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심사관 증가는 심사 분야 세분화로 이어져 전문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사관 재교육 병행 바람직 특허청의 심사기간 단축 계획에서 이견을 보이는 분야는 ‘심사관 1인당 심사처리물량’이다. 단기간내 단축에 따른 심사품질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심사관들은 심사물량이 줄어들지 않은 채 기간 단축만 강조되면 부실 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심사관 1인당 처리건수는 전년(320건) 대비 11.8% 감소한 282건이었다. 그러나 오는 2006년에는 320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심사기간은 단축되는 데 반해 심사물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2000년 1411건이던 심판청구 건수는 지난해 3751건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심사 품질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대한 심사관들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 1일 김종갑 청장이 마련한 ‘전 직원과의 대화’에서도 심사관들은 “심사관 평가가 양적으로 치우쳐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 “기간 단축은 심사관 부담을 가중시킨다.” “심사 품질도 고려해야 한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A 심사관은 “기간 단축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심사관 재교육 등 전문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변리사 업계에서는 심사기간 단축시 국내 기업들의 로열티 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이색적인 분석도 내놨다. 등록일이 빨라짐에 따라 부담기간이 늘어 업체 등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심사기간 단축 효과는 가시적으로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한류의 확산과 서비스수지 개선/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경제학

    상품교역을 통한 무역수지가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서비스수지는 만성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이 급증하고 교육과 기술이전료 등에 대한 해외지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서비스 수지 적자규모는 88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나타냈다. 이 돈이 모두 국내에서 쓰였다면 우리 경제는 7%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은 상품수출뿐만 아니라 관광, 교육,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수출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도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WTO에 따르면 서비스 수출은 지난 20년간 연평균 7.2%의 증가세를 나타내 상품수출 증가율 5.8%를 크게 앞질렀다. 더욱이 금년을 기점으로 DDA라운드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서비스산업에 대한 대외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이다. 이제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서비스수지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 과감한 구조조정과 개방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금융, 물류, 관광 등에 국제적 시각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한편 세계적인 외국서비스 업체들의 유치 확대를 통해 경영노하우를 전수받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사실 서비스 산업 육성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 향상과 성장의 고용흡수력 증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산업연관분석에 의하면 서비스 산업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제조업보다 크고 특히 산출액 10억원이 증가할 때 창출되는 취업자수는 18.2명으로 제조업의 4.9명에 비해 약 4배에 이른다. 이와 병행하여 서비스수지 적자규모 축소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물론 단기간내에 서비스수지 적자 문제가 말끔히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복합무역 전략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복합무역 전략은 상품무역과 서비스무역이 균형을 이루면서 상호보완적으로 성장하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생산기지에서 물류 관광 금융을 망라하는 국제비즈니스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나아가 문화중심지를 추구하는 입체적인 접근을 말한다. 복합무역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먼저 서비스무역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항만 공항 관광 등 하드웨어 확충과 세계적인 기업들의 진출과 투자가 이뤄지도록 기업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하며 동시에 서비스산업의 체질강화를 위한 시장개방도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한류에 대한 체계적 활용전략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최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열풍은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에 하나의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욘사마’ 열풍으로 일본 관광객들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비용이 약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내 우리나라 전자기업들의 매출이 40% 신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류를 지식기반 콘텐츠 및 상품수출 확대기회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등 문화콘텐츠 제작,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외국의 광역미디어를 활용하여 우리 문화콘텐츠의 저변 확산을 통해 문화콘텐츠 수출을 늘려나가야 한다. 셋째, 서비스산업 경쟁력 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도 부분적으로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서비스부문의 경쟁력 향상과 서비스수지 개선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산·학·관이 참여하는, 보다 강력한 추진기구의 설립이 절실하다. 이러한 과제를 통해 금년은 만성적인 서비스 적자 현상을 단절하고 상품과 서비스 수지의 동반 흑자 달성을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다. 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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