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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건강 대통령, 복지 대한민국/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건강 대통령, 복지 대한민국/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유례 없이 치열했던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게 되었다. 박근혜 후보가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최초로 과반수 득표를 달성하며 대한민국 첫 번째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새 대통령은 유세기간 동안 강조했던 ‘국민행복’과 ‘100%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포부를 다지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만만치 않다. 일자리를 비롯한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양극화 해소와 세대 및 이념 간의 갈등을 봉합하며 경제 민주화를 달성하면서 국가 경쟁력 강화까지 그야말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여러 경로를 통해 국민의 행복이 최우선임을 강조하였다. 아마도 복지(福祉)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듯하다. 당선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과 ‘다양한 복지 수요의 충족’을 약속하였는데,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노후 및 출산·보육·육아를 지원하는 등의 구체적인 실행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의료비 및 건강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천명한다. 그러나 ‘건강 민주화’에 대한 비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사전적 의미로 복지는 행복한 삶을 뜻한다. 건강은 행복한 삶의 첫걸음이자 필요조건이다. 즉, 복지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국가가 챙기고 돌봐주는 건강 민주화의 실현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건강 민주화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보건 정책 기조 아래 의료 불평등의 해소, 의료 자원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배분, 미래 의료산업 발전을 근간으로 한다. 국민 보건에 대한 국가 패러다임이 건강 민주화를 완성할 열쇠인 것이다.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보건과 복지는 공동 운명체이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를 이야기하며 보건 정책을 토로하고, 보건을 굳건히 하는 일을 복지 혜택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측면에서 보건은 의료 및 질병 예방에 직결되는 독립 행위로 이해되는 편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나라가 복지와 보건을 분리하는 국가 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덴마크 등은 보건을 전담하는 부처를 따로 두어 건강 증진, 질병 예방 의료정책을 추진한다. 독립 부처에서 건강과 의료에만 초점을 맞춘 보건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부처는 국가 보건의료 향상을 위한 전략적 연구 프레임 창출 및 인프라 구축도 담당한다. 미국의 경우 국립보건원 전체 예산의 약 23%가 질병 예방 연구에 배정되며, 유럽 또한 약 11%의 예산이 보건의료 연구 사업에 쓰여진다. 선진국에서의 이런 투자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보건의료 정책만이 자국민의 건강을 증진시켜 행복한 삶을 지속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대한민국의 보건정책을 총괄하는 독립된 보건부의 설립이 절실하다. 보건의료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질병의 예방과 관리 및 건강증진사업을 주관하면서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집행하도록 한다. 또한 의료자원에 대한 공정한 배분과 의료 이용 접근성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미래 의료산업 육성 등을 전담하도록 한다. 영국의 부즈앤드컴퍼니라는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2011년 전 세계 기업의 연구개발비 순위 2위와 3위에 다국적 제약회사가 선정되었는데, 2개 회사의 연구개발비 투자비용이 대한민국 정부 전체의 연구개발비보다도 많다.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비 중 보건의료 연구 사업에 투자되는 비중은 2%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의 기본이 되는 보건의료 연구 사업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차세대 보건의료산업을 육성할 부처를 독립시키는 것은 절대적으로 시급하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호가 항해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순항할 일만 남아 있다.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대로 복지가 잘 구축되어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전 국민이 건강 민주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지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생각나눔 NEWS]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해제’ 다시 수면위로

    [생각나눔 NEWS]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해제’ 다시 수면위로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서다. 한국거래소는 1988년 민영화됐다가 독점적인 사업구조와 공적 기능 등을 들어 2009년 1월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거래소 측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족쇄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기상조’라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24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다음 달 25일쯤 회의를 열어 공공기관 유지 및 해제 대상을 결정한다.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풀자는 해제론의 핵심 논거는 국제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거래소가 주식회사 형태다. 한국거래소 측은 “시장 통합과 증시 상장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도쿄거래소도 새해 1월 4일 상장할 예정”이라면서 “증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우리 자본시장의 국제적 위상에 부합하는 경영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해제가 절실하다는 논리다. 이미 2006년과 2007년에도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제외했던 데다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 온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국제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금융업의 특성 등을 감안해 올 1월 공공기관에서 해제시킨 산업·기업은행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인다. 거래소 측은 “산은은 정부가 직접 소유한 지분이 9.7%, 정책금융공사 소유 지분이 90.3%인데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는데 정부 지분이 전무한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다는 건 모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강만수 KDB산은지주 회장은 “거래소는 독점 구조이기 때문에 산은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한다. 전문가들도 독점적 수익구조 및 지배구조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래소는 기업의 상장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 그 조건이 유지되는지 감시·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사실상의 감독 권한을 지니고 있다.”면서 “민영화시키려면 이 권한을 떼내 감독기관으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독점적 사업구조 아래서 얻고 있는 막대한 이윤 역시 자신들(거래소 임직원)끼리만 나눠 가질 수는 없는 만큼 수익배분 논의도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서 “다만 지금의 우리 금융시장 여건 등을 감안하면 다소 빠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공기관 해제는 복수 경쟁체제 도입을 전제로 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독점 형태로는 민영화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복수 거래소 도입 등을 뼈대로 한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을 집요하게 추진해 왔다. 하지만 18대 국회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새 정부 들어 이 법안이 다시 시도될 경우 ‘거래소 공공기관 해제론’도 자연스럽게 다시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 체제로 가더라도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 수석연구원은 “민영화되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지금의 (거래소) 경영상태로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가 공공기관 해제와 지정을 반복했던 주된 요인 중의 하나도 방만경영 때문이었다. 거래소 측은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된 이후 고강도 경영혁신을 통해 상품수수료를 세계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등 투자자 거래비용을 절감시켰다.”고 항변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상장되면 외국인 자금(지분)이 대거 유입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성장의 과실이 엉뚱한 곳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결과적으로 ‘남 좋은 일만 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대선 이후 정국] (하) ‘위기의 진보’ 앞날은

    [대선 이후 정국] (하) ‘위기의 진보’ 앞날은

    진보진영의 참패로 끝난 18대 대선은 사회적 약자들의 불만이 곧바로 진보의 동력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30대와 함께 진보적이라고 여겨졌던 20대는 실리적 투표 성향을 보였고 저소득층의 상당수에서는 보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진보가 스스로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꾀하지 않고 2030세대의 표심과 소득별 계층의 표심에만 의존해서는 정권을 잡을 수 없음이 이번 대선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스스로 혁신 못하면 도태 불가피 전문가들은 진보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 한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중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을 설득시키려 하지 말고 전 세대의 선호를 반영한 실용정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장 진보의 추상적 언어 부터 구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잘살아보세’라는 구호가 1970년대 고도성장의 향수를 자극하는 슬로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민주당에게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구호 보다 더 명쾌한 해법을 원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3일 “진보가 새롭게 내놓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거는 항상 변화를 잉태한다. 진보진영에선 이번 결과를 후퇴라고 보지 말고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와 같은 리더십으로 보수의 제3의 길과 진보의 제3의 길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라질 룰라 경제정책서 배워야 좌파로서는 최초로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룰라는 경제정책에서는 전임 우파 정권과 연속성을 갖되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정책은 차별화했다. 그러면서 불평등을 완화시키고 브라질의 고질적인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했다. 자신의 이념적 노선보다 대통령으로서의 현재 과업에 충실하며 퇴임 후 더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로 남았다. 진보의 부정적 언어를 긍정적 언어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예전의 진보는 개혁과 변화였는데 지금은 종북 좌파에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싸가지 없는 애들이란 이미지까지 더해져 밑바닥으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찾기 이전에, 진보의 언어를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것에서 희망의 언어로 바꾸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의 인적 자산은 그래도 이명박 정부 이전보다는 풍부한 편이다. 진보는 2007년 보수 세력이 정권을 잡은 이후 위기감에 끊임없이 인물을 길러냈고, 시민사회 세력과 폭넓게 손을 잡았다. 안철수 전 후보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등 기존 주자 외에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야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시민사회 세력에서 의외의 인물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여준 전 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 등 중도 보수 성향의 인물과도 충분히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음을 이번 대선을 통해 보여줬다. ●安 귀국후 진보세력 재편될 듯 변화와 쇄신이 이뤄진다면 5년 뒤 재기에 나설 수 있는 자산은 풍부한 상태다. 관건은 민주당 주류 세력과 전통적 야권 지지층이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에 달렸다. 안 전 후보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안철수 세력’이 민주당 개혁의 리더로 나서든, 안철수를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지든 기존 진보세력의 해체와 재구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철수 발 정계개편은 진보의 향후 미래를 결정할 1차 위기이자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부정맥 관리·예방법

    교직에서 정년 퇴직한 김주원(74)씨는 50대부터 고혈압 약을 복용해 왔다. 평소 술을 즐기던 김씨는 수년 전부터 과음한 다음 날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쉬어도 증상이 가시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심방세동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에도 간혹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그냥 참고 지냈다. 그러던 중 최근 아침 산책에 나서려다 이상 증상을 느꼈다. 의식은 또렷한데 발음이 분명하지 않고 오른 팔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은 것. 황급히 119에 연락해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한 결과 뇌경색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씨는 항부정맥 제제와 혈전 예방약을 같이 복용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 보듯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질환이나 악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부정맥 중에서도 서맥에는 박동기를 심는 치료가 일반적이며 빈맥은 항부정맥제 또는 수술이나 약물로 자율신경을 조절하거나 전기적 심박동전환·인공 심박동기 부착 등의 전기적 방법으로 치료하기도 한다.”면서 “부정맥이 나타나면 스스로 이상 여부나 중증도를 판단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③ 통일·외교·안보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③ 통일·외교·안보

    박근혜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정책은 신뢰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와 주변국과의 외교,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으로 요약된다. 특히 대북정책은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과 현 정부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 모두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제3의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 국면과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 주변국과의 외교 갈등을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떠안게 된 박근혜 당선인 측은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해 역대 정부의 정책들을 일거에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차별성을 두기도 한다. ■ 대북정책-신뢰·비핵화 전제땐 ‘한반도 경제공동체’ 추진 가능성 남북관계에서 ‘신뢰’를 중시하는 박근혜 정부는 장기적으로 남북대화 재개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을 추진하고 대북특사를 통해 대화채널 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제재와 이후 상황 전개가 한반도 정세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만큼 취임 전 2개월이 향후 5년간의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시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근혜 당선인 측은 남북관계에서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면서도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고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도 만날 수 있다.”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박 당선인 측은 정치군사적 신뢰구축과 사회경제적 교류협력의 상호보완적 발전과 기존 합의에 담긴 평화와 상호존중의 정신 실천, 다양한 대화채널 상시 개설 및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북한 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대북지원을 투명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남북한 간에 신뢰와 비핵화가 이뤄지면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를 위해 북한이 자생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며 개성공단을 국제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있다. 박 당선인의 정책자문을 맡은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23일 “현재의 경색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북한에게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대북정책도 진화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면서 “차기 정부 대북정책의 기본 입장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대립적 요인들을 조율하는 ‘균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남북 간에 신뢰가 가장 낮은 현 시점이 신뢰를 쌓아나갈 절호의 기회”라면서도 “북한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북핵문제 등에 진전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서 신뢰와 균형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의 6·15 남북 공동선언, 10·4선언의 기본정신을 존중한다고 밝힌 것도 특징이다. 6·15 공동선언 2항은 ‘우리 정부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다.’고 명시해 논란이 돼왔다. 최 원장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상호존중을 계승해왔으며 과거 정부의 약속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큰 틀에서는 받아들이되 세부적으로는 국민과 국회의 동의를 얻어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취한 5·24 대북 제재조치 및 4년 넘게 중단되고 있는 금강산관광 재개 여부도 향후 남북관계를 점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여겨진다. 두 문제 모두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박 당선인의 생각이다. 남북경제협력 역시 무조건적인 퍼주기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신뢰가 쌓이고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면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북한 취약계층 지원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사안과 별개로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끊임없이 6·15와 10·4 선언에 대한 박 당선인의 입장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대화를 유지하고 개성공단사업 지속,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기본적인 남북관계의 발전은 이뤄지겠지만 제2, 제3의 개성공단 설치 등 획기적인 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박 당선인의 대북 대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강력한 추가 제재를 모색하고 있고 북·미 관계 개선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의 북측 역시 생존을 위해 남측으로부터 지원이 절실하고 새 정부 역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일부 개선의 여지는 보인다. 양 교수는 “남북한 모두 관계 복원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이명박 정부는 비난하되 당선인 측에게는 대화하겠다고 제의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2개월이 향후 5년의 남북관계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로 당선인이 제재보다 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외교·북핵-정책 컨트롤 타워 ‘국가안보실’ 신설 예정 박근혜 당선인이 이끌 차기 정부의 외교도 대북정책과 마찬가지로 ‘신뢰’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주변국과 협조를 이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실’(가칭) 신설이 가시화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중 3자 전략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보실은 복잡다단한 북핵·외교 정책을 외교안보 부처에서 각각 추진하다 보니 통일성과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청와대에서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하는 것이다. 특히 박 당선인은 한반도 외교의 양대 축인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한 단계씩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5년간 호평을 받은 한·미관계는 특별한 수정 없이 포괄적인 전략 동맹관계로 심화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현 정부에서 저평가받은 한·중 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23일 “한·미 관계만 잘되면 다른 것도 잘된다는 이명박 정부의 시각과는 다른 전제”라면서 “한·미 간의 전략동맹과 한·중 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이분법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에서 꼬인 한·일관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박 당선인은 한·일 협력을 강조하고 일본 아베 차기 총리도 일본정부 주체로 개최하겠다고 공약한 ‘다케시마(竹島)의 날’ 행사를 유보한다고 밝히는 등 외교관계 복원에 적극적 행보를 보여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국익에 관한 한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관계 복원은 극우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일본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당선인의 외교안보 자문을 맡은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영토 갈등, 역사 갈등을 한·중·일 3국 간의 신뢰 회복으로 풀기 위해 인적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박 당선인 측은 한·미·중 3자 전략대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북핵문제가 남북한만이 아닌 국제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중국이 북한이 참여하지 않은 대화체에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북핵문제가 우리와의 문제가 아닌 미국과의 문제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안보-軍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뜨거운 감자’ 박근혜 정부의 국방정책 기조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현안에서 현 정부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제시된 ‘군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공약은 뜨거운 감자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 박 당선인 측은 확고한 국방태세 확립을 강조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도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전력증강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함은 물론 장거리 미사일의 조기 전력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군의 정신전력과 사이버전 대응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박 당선인이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함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통해 한국군 주도의 새로운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정착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더라도 한·미 연합사를 사실상 존속시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 당선인는 지난 11일 “작전권 전환에 즈음해 현 연합사 수준의 한·미 연합전투참모단을 한·미 협의하에 편성,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병사 복무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육군 기준)로 단축하고 봉급을 단계적으로 2배로 올리겠다는 공약은 많은 전문가들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공약대로라면 우선 병장 기준 12만원 수준인 월급을 20만원대로 끌어올려야 한다. 내년도 병사 인건비 예산이 5927억원임을 감안할때 공약을 뒷받침하려면 약 5000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 병사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면 2021년부터 2029년까지 최대 6만 9000명의 병역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군 당국은 지난 20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정부가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은 일단 부족한 병역자원은 부사관 충원과 유급지원병 확대로 보충할 계획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23일 “복무기간 단축은 선심성 공약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면서 “입대 후 1년 이상 지나야 병사의 숙련도가 높아지는 만큼 부대 운영에서도 문제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희망이 눈물로…치료비 모금행사 하던 날 뼈암 투병 이두환 하늘로

    희망이 눈물로…치료비 모금행사 하던 날 뼈암 투병 이두환 하늘로

    암과 싸우던 프로야구선수 이두환(24)이 자신을 위한 동료와 팬들의 자선행사를 뒤로한 채 끝내 먼 길을 떠났다. 프로야구 KIA는 21일 “이두환이 대퇴골두육종으로 오늘 오후 5시 30분쯤 숨졌다.”고 밝혔다. 서울 장충고에 다니던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한 이두환은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2007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였다. ‘제2의 김동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지난해 3월 연습 경기 도중 자신이 친 공에 왼쪽 정강이뼈를 맞아 봉와직염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KIA에 새 둥지를 튼 뒤 정밀검사에서 뼈암으로 불리는 대퇴골두육종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했다. 지난달 25일에는 KIA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무적 선수가 됐다. 마침 이날은 서울 목동구장에서 동료들과 연예인, 팬 등 100여명이 눈을 맞으며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행사를 연 날이라 그의 사망 소식은 더 애틋했다. 자선행사에는 이두환의 서울 이수중 동문인 임태훈(두산)과 황재균(롯데)은 물론 두산 시절 동료인 김현수, 이용찬, 이원석, 양의지 등이 휴식을 반납한 채 참석했다. 중고교 시절 은사인 유영준 NC 스카우트와 연예인 정준하씨 등도 뜻을 함께했다. 선수들과 연예인들의 친선 경기는 눈 때문에 취소됐지만 동료들이 준비한 애장품 경매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자선 경매를 위해 선수들이 내놓은 사인 배트와 글러브, 스파이크 등의 야구용품은 팬들이 참여한 경매를 통해 날개 돋친 듯 팔렸지만 이두환은 끝내 그 결실을 받지 못한 채 행사가 끝날 무렵 동료와 팬들에게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두산에 입단해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두환은 185㎝, 105㎏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며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모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애플 상용특허 잇따라 무효… 삼성 배상액 줄 듯

    애플의 상용특허가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잇따라 무효 판정을 받으면서 삼성전자가 향후 법정 공방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미 특허청은 19일(현지시간) 애플의 ‘핀치 투 줌’ 특허에 대해 선행 특허가 있다는 이유로 잠정적인 무효 판정을 내렸다. 이 특허는 지난 8월 삼성전자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400억원)의 배상 결정을 내린 미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의 침해가 인정된 6건의 특허 가운데 하나다. 당시 배심원단은 애플의 상용특허 3건, 디자인특허 3건에 대해 삼성전자의 침해를 인정했다. 특허청은 침해 결정이 난 상용특허 가운데 바운스백 관련 특허에 대해서도 지난 10월 잠정 무효 판정을 내린 바 있어 배심원단이 침해 사실을 지적한 상용특허 3건 중 2건이 무효 판정을 받은 셈이다. 배심원단으로부터 침해 지적을 받은 나머지 1개의 상용특허는 두 차례 두드려서 화면을 확대하는 ‘탭 투 줌’ 관련 특허다. 새너제이 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최근 공판에서 “모호하며 (배상금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삼성 측의 논증이 설득력이 있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에 삼성에 유리한 상황이다. 만약 법원이 2건의 특허에 대한 특허청의 무효 판정을 인정하고 탭 투 줌 특허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삼성전자는 상용특허에 대한 배심원단의 침해 판정 모두를 무력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배심원단이 산정한 배상액 10억 5000만 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이 법원의 배상금 산정 판결에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자선 목적 ‘누드 달력’ 만든 여대생들 논란

    자선 목적 ‘누드 달력’ 만든 여대생들 논란

    자선 기금 마련을 위해 스스로 누드 모델이 돼 달력을 만든 여대생들이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영국 워릭대학교 조정 클럽의 여대생 15명은 스스로 옷을 벗고 사진을 촬영했다. 이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달력을 팔아 맥밀런 암지원센터 기부금을 마련하고자 한 것. 특히 멤버 중 한명의 어머니가 암으로 투병 중이라 그녀들의 행동은 클럽 내에서 큰 공감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녀들의 이같은 행동은 여성 단체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큰 비난을 불러왔다.      현지 페미니스트 여대생들은 “이들의 행동은 볼품없고 단지 유명세를 얻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며 “선행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성(性)적으로 만들어진 달력을 사고 파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사진을 촬영한 여대생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과거 남자 조정부 멤버들이 몇년 째 자선을 목적으로 누드 달력을 만들 때는 오히려 찬사를 받아왔기 때문. 사진을 촬영한 헤티 리드는 “우리 모두 동의 하에 자발적으로 옷을 벗었으며 절대 포르노 같은 사진이 아니다.” 면서 “남자들의 누드 사진이 문제가 없다면 우리 사진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의 행동은 단순하다. 기금마련을 위해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남자와 동등하게 대접받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첫 여성대통령 시대] ‘국민행복 정부’ 기치… 국가발전의 과실 국민에 되돌린다

    [첫 여성대통령 시대] ‘국민행복 정부’ 기치… 국가발전의 과실 국민에 되돌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18대 대선 매니페스토에서 차기 정부의 명칭을 ‘국민행복 정부’(가칭)라고 밝혔다.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경제성장에 따른 국가 발전의 과실이 개인의 삶과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정치, 경제, 복지, 교육, 여성, 민생 등 주요 정책의 방향도 이 같은 기조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1)정부조직 박근혜 정부는 개인별 맞춤 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이명박 정부의 ‘15부 18청 대부처제’가 개편된다. 박 당선자는 해양수산부의 부활과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질 행정 부서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개별 부처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국가 미래를 전망하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국가 미래전략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보 공개의 개방 확대와 부처 간 칸막이 제거, 정부의 지식경영시스템 구축과 수요자를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공감도가 커진 만큼 정치 분야에서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박 당선자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폐지, 비례대표 밀실공천 폐지, 국회의원 후보 선출과 관련 여야의 국민참여 경선 법제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제한, 불체포 특권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과 장관의 인사권 보장, 기회균등위원회 설치, 대탕평 인사도 약속했다. 검찰의 대수술도 예고했다. 대검중수부를 폐지하고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사제를 도입한다. 검찰총장은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로 임명하고, 추천된 인물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야 총장직에 오를 수 있도록 못을 박았다. 또 현재 55명에 이르는 검사장급 이상의 직급을 순차적으로 감축하고, 검사의 직급을 법률의 규정에 맞게 운영할 방침이다. 검사의 적격검사 기간을 현재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비리로 퇴직한 검사는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2)경제정책 박 당선자의 경제 정책은 중산층 재건과 경제민주화를 통한 공정경제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중산층 70%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해 빚에 허덕이는 320만 채무불이행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창조 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는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고 부문 간 격차가 확대되는 ‘경제적 양극화’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 틀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가 동반 성장하는 경제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박 당선자의 가계부채 정책을 보면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설립해 신용회복 신청자를 대상으로 채무를 조정해 장기분활 상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불법 추심으로부터의 채무자 보호도 강화한다. 이른바 ‘하우스 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매각하고, 매각한 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계속 거주하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선 기간 동안 여야의 핫이슈로 자리 잡았던 경제민주화 공약도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면서 추진된다.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제’를 도입한다. 골목상권 보호뿐 아니라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근절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등을 실시한다. 대기업 총수일가의 불법·사익편취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3)안보·남북관계 차기 정부의 남북관계 청사진은 신뢰 구축과 교류 협력에 따른 상호 보완적 발전이다. 이른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다. 북한 당국과의 대화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개설하고 정상 회담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북핵 문제와 장거리 로켓 발사 사태 등으로 첫 출발부터 꼬여서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박 후보의 남북관계 정상화 프로세스를 보면 신뢰와 비핵화 진전에 따라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비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개성공단의 국제화와 지하자원의 공동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도 추진한다. 안보와 국방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가칭)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제주 해군기지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장거리 미사일의 조기 전력화에도 나선다. 외교 분야에서는 한·미관계를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한·중관계를 협력동반자 관계자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동아시아 역내 국가 간 핵안전 증진을 위한 새로운 협력 장치도 강구하기로 했다. (4)교육정책 박 당선자의 교육 정책은 사교육비 절감, 초등학교의 ‘온종일 학교’, 중학교 ‘자유학기제’, 대학생의 ‘반값 등록금’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공교육 정상화 촉진특별법’을 제정해 선행학습 유발 시험이나 초·중·고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출제 등을 금지키로 했다. 초등학교 ‘온종일 학교’ 운영과 관련, 오후 5시까지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맞벌이 가정을 위해 ‘방과후 학교 운영 및 교육복지 지원법’을 제정해 오후 10시까지 무료돌봄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에 한해 필기시험 없이 독서와 예체능, 진로 체험 등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2014년까지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실현을 목표로 국가장학금을 소득 8분위까지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임신과 출산 지원에서는 저소득층 가구의 경우 12개월 영아까지 분유와 기저귀를 지원하고 만 12세 이하 아동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비를 무료로 지원한다. 또 고위험 임산부에게는 별도 진료에 따른 경비도 지원한다. 임신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제를 도입하고 ‘아빠의 달’을 도입해 한 달간 통상임금의 100%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한다. 셋째 아이에게는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5)복지·사회정책 박 당선자는 민생 안정을 위해 ‘4대 악’으로 불리는 성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가정파괴범 척결에 주안점을 둘 전망이다.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집행 유예를 금지시키며 판결 시 양형 기준의 하한선 적용 사례를 개선한다. 인터넷 성매매 단속을 강화하고 수사에서 재판까지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발생 방지에도 주력한다. 치안 강화를 위해 경찰인력 2만명 이상을 증원할 계획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완화하고 암과 심장, 뇌혈관, 희귀성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여기에 실직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노인 임플란트 진료비도 경감한다. 기초연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하고 노인 일자리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4대 중증질환 재정 “1兆5000억” vs “3兆6000억” 다른 셈법

    4대 중증질환 재정 “1兆5000억” vs “3兆6000억” 다른 셈법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전날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TV토론 발언을 매개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죘다. 자료와 수치를 활용한 ‘사실 검증’을 통해 상대 진영을 압박했다. 특히 여야는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등을 놓고 이날까지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4대 중증질환 보장에 3조 6000억원이 필요하다는 문 후보의 발언과 관련, “모두 8조 4000억원이 드는데 공단 부담금이 6조 4000억원이고 비급여 진료비가 1조 5000억원”이라면서 “비급여 진료비를 지원하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모르고 3조 6000억원만 외워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은 박 후보의 “암 부문만 가지고 1조 5000억원이 들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 건강관리보험공단 자료를 인용한 뒤 “암 부문만 1조 5000억원이 드는 게 맞다. 4대 질환을 모두 합치면 3조 6000억원”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토론 당시 문 후보가 “선행학습 금지법을 만드시겠다는 거죠.”라고 묻고, 박 후보가 “네.”라고 답한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측은 “새누리당 공약집에는 선행학습 금지법을 만들겠다는 내용은 없다.”고, 새누리당 측은 “박 후보 공약집에 공교육 정상화 특별법을 만들어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처벌을 명문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각각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또 문 후보가 여론조작 의혹을 받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에 대해 “피의자”라고 언급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피의자는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를 두는 사람을 뜻한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고발함에 따라 ‘피고발인’ 신분이 됐고, 본인이 황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 민주당을 고발했기 때문에 ‘고발인’ 신분도 갖고 있다.”면서 “김씨를 피의자라고 한 것은 중대한 인격 침해”라면서 문 후보의 사과를 촉구했다. 문 후보가 토론에서 “대학등록금의 3배에 달하는 자립형사립고도 있다.”고 한 발언도 문제를 삼았다. 현재 대학등록금은 사립대의 경우 연평균 730여만원, 국립대는 480여만원이다. 가장 비싼 자사고 등록금은 국립대의 1.2배, 사립대의 0.7배 수준이라는 것이다. 안형환 새누리당 대변인은 “정확한 표현은 ‘일반고의 3배’인 자사고가 있다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문 후보의 나로호 발사 실패, 고리 원전 1호기 수명 연장 등과 관련한 언급도 공격의 대상이 됐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정권의 과학기술 정책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나로호 발사가 모두 실패한 일이다. 러시아에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도 기술 이전조차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새누리당은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2004년 10월 참여정부 시절이며, 2006년 11월 현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다수를 차지했던 국회에서 문제가 된 조항들이 포함된 비준안이 통과됐다.”고 반박했다. 또 문 후보는 “고리 원전 1호기도 30㎞ 반경 내에 320만명이 살고 있다. 설계수명이 만료되면 일단 가동을 끝내는 게 옳지 않은가.”라고 지적했고, 새누리당은 “고리 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7년 2월 7일 이뤄졌다.”고 바로잡았다. 반대로 민주당도 박 후보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후보가 토론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과학기술부를 폐지하는 것에 저는 찬성하지 않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여야가 찬성해 통과시킨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당시 과기부 폐지 등이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정에는 박 후보를 포함해 130명이 공동 발의하고, 표결에서도 박 후보는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시 민주당은 반대 의사를 표시했으나,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지가 강해 과기부 폐지가 결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영남대 이사 추천 문제에 대해 “영남대 이사도 그만뒀고 이사 추천도 제가 개인적으로 한 게 아니라 대한변협이나 의사협회에 좋은 분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추천하고 나서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영남대 이사회는 박 후보에게 재단이사 복귀와 재단이사 추천을 요청했고, 박 후보는 재단이사 복귀는 사양했지만 이사 7명 중 4명을 추천했다.”면서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박 후보가 SNS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 “(민주당 측이) 선거사무실로 등록되지 않은 곳에서 70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활동했다는 것이 일본 TV에도 나오지 않았냐.”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제89조에 따라 설치된 민주당 중앙당사로 합법적인 정당 사무소”라면서 “명박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朴 “특목·자사고 목적맞춰 감독 강화” 文 “외고 취지 불이행땐 일반고 전환”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16일 지나친 경쟁과 입시 위주로 변질된 현 교육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다는 데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양측은 ‘특목고’ 폐지 여부를 두고 격론을 주고받는 등 세부 해법에서는 큰 인식 차를 보였다. 문 후보는 “외국어 고등학교는 당초 목적대로 외국어 능력을 키워서 외국어 전공 대학에 진학하는 게 아니라 입시 명문 학교로 운영돼 고교 서열화의 이유가 되고 있다.”면서 “외고는 설립 취지대로 운영하도록 일정 기간 동안 유도하고 그것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특목고는 특목고 목적에 맞게, 자사고(자율형 사립고)는 자사고에 맞게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특성화고 논란은 선행학습 공방으로 이어졌다. 문 후보는 “(고교서열화로) 고교 입시가 사실상 부활된 거나 같다. 그러니 유치원 때부터 선행학습을 한다.”면서 “박 후보는 선행학습 금지법을 만들겠다는 건가.”라고 물었고 박 후보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철저히 감독하고 계속 반복될 경우 지원이나 이런 것을 하고 징벌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둘러싼 논쟁도 뜨거웠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전교조 해직 교사 변호 경력, 전교조 출신 인사의 선대위 참여 등을 거론하며 “문 후보는 교육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따졌다. 문 후보는 “박 후보의 질문 취지를 보면 전교조는 함께해서는 안 될 세력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그야말로 교육을 이념적으로 편 가르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영화팬을 설레게 한 1억 2000만 달러(약 1288억원)짜리 프로젝트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동명 원작 소설을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들어 낸 래리·앤디 워쇼스키 남매(최근 형 래리가 성전환 수술을 받아 라나로 개명. 이하 워쇼스키 남매)와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톰 티크베어 감독이 어떻게 요리할지 궁금했다. 톰 행크스·핼리 베리·짐 스터게스·짐 브로드벤트·벤 위쇼·휴 그랜트 등 눈이 휘둥그레질 법한 캐스팅에 배두나가 주연급인 손미-451역을 맡아 더 관심을 끌었다. 13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나 감독은 “아내가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을 만큼 한국 음식을 좋아해 (서울이) 너무 친숙하다. 예전부터 놀러 가자고 했는데 미리 와 보면 영화 속 미래의 서울을 상상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 같아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부터 배두나의 모든 작품을 봤다. 처음부터 손미는 한국 배우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두나를 떠올렸다. 복제인간이지만 인간적인 순수함을 간직한 동시에 혁명을 이끄는 강인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기적같은 배우”라고 밝혔다. 동생인 앤디도 “배두나는 국보급 배우”라며 거들었다. 배두나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감독들 이름을 보고 어떻게 내게 왔을까 신기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을 먼저 읽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왠지 잘할 수 있겠더라.”면서 “계약 조건에 캐스팅과 영화 내용에 대한 함구령이 있었다. 일찌감치 캐스팅 사실을 자랑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배두나의 상대역을 연기한 스터게스는 “영국·스페인 촬영 때는 내가 이곳저곳을 안내했으니 서울에선 두나가 구경시켜 줄 걸로 믿는다. 특히 소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00년 동안 반복된 인연과 운명을 다룬 영화의 얼개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여섯 개의 시공간 속 인물과 사건은 보이지 않는 끈을 통해 연결돼 있다. 1849년 태평양을 항해하는 상선에 탄 변호사 어윙(스터게스)과 그의 목숨을 노리는 의사 헨리 구스(행크스)가 먼저 나온다. 1936년 영국에는 영화 제목이자 모티브로 쓰이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6중주’를 쓴 천재 작곡가 프로비셔(위쇼)와 동성 연인 식스미스(제임스 다아시), 프로비셔의 재능을 탐하는 노회한 작곡가 비비안 에어스(브로드벤트)가 등장한다. 1973년 미국에서는 핵발전소를 둘러싼 음모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 버린 여기자 루리자 레이(핼리 베리)를 쫓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2012년 런던에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가 갱단에게 쫓기게 된 출판편집자 캐번디시(브로드벤트)가 있다. 2144년의 서울에서는 복제인간 손미(배두나)와 반군장교 장혜주(스터게스)가, 문명이 사라진 2321년의 빅아일랜드에서는 메로(베리)와 자크리(행크스)가 수백 년을 뛰어넘어 운명적으로 만난다. 원작은 여섯 개의 이야기를 병렬적 구성으로 보여 주다 마지막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에서 멈춘 뒤 하나씩 갈등이 해소되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워쇼스키 남매와 티크베어는 원작을 분해·재조립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를 쪼갠 뒤 등장인물들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순간을 찾아내 그때마다 장면 전환의 고리로 활용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가 모여 메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모자이크식 구성인 셈. 앤디 감독은 “각색 과정이 게임을 하듯 재밌었다. 주요 인물의 관계를 전생과 후생에 걸쳐 분석했다. 시나리오와 촬영은 물론 편집까지 연결 고리를 찾는 작업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하나의 역할만 맡는 것이 아니라 최대 여섯 개의 이야기(톰 행크스·휴고 위빙)에 다른 캐릭터로 등장시킨 대목도 영화를 관통하는 ‘윤회’(輪廻)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우리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닙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타인과 연결돼 있죠. 과거와 현재도요. 우리의 모든 악행과 선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거죠.” “죽음은 하나의 문일 뿐 그 뒤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등의 대사 또한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여섯 개의 이야기에 각각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배우와 입체적인 캐릭터를 직조한 감독들의 능력은 아카데미 각색상을 줘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머릿속에 가상의 관계도를 만들어 영화를 보지 않는다면 뒤죽박죽 엉킬 가능성도 있다. 2시간 52분의 상영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북미에서 지난 10월에 개봉, 2647만 달러(약 284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이에 대해 앤디는 “오늘의 미국은 엉망(mess)이다. 그러니까 롬니(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그렇게 지지를 얻은 것이다. 미국 관객은 처음 10분 동안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다르다. 영화에 영혼과 철학을 담는다. 같은 뱀파이어 소재의 ‘트와일라잇’과 박찬욱의 ‘박쥐’가 다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티크베어 또한 “할리우드 영화는 맥도날드 같다. 식당에 가기 전 메뉴를 알고,뭘 먹을지 결정한다. 반면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여섯 개의 요리가 나오는 심오한 코스 요리”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한국에서 내년 1월 10일 개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깔깔깔]

    ●가슴속에 담아둬야 할 메시지들 2 ▶첫 번째 메시지 행복한 모습은 불행한 사람 눈에만 보이고, 죽음의 모습은 병든 사람 눈에만 보인다. ▶두 번째 메시지 웃음소리가 나는 집엔 행복이 와서 들여다보고, 고함이 나는 집엔 불행이 와서 들여다본다. ▶세 번째 메시지 돈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낮이 즐겁고, 육체로 결혼한 사람은 밤이 즐겁다. 그러나 마음으로 결혼한 사람은 밤낮이 즐겁다. ●들으면 기분 나쁜 한마디들 ▶당신은 살아있는 부처님입니다. -선행을 베푸는 목사에게 ▶댁의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는 말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도둑에게. ▶참석해 주셔서 자리가 빛났습니다. -머리가 반짝이는 아저씨에게.
  • [사설] 세밑 한파에 온정의 불씨 지핀 익명의 기부

    세밑 한파 속에 움츠린 몸을 녹일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익명의 후원자가 서울 명동의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570만원권 수표를 넣고 말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구세군 측은 지난해 명동의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넣은 남성과 연령대와 편지의 글씨체가 비슷해 동일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이번에도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써 달라.”는 짧은 글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니 ‘얼굴 없는 천사’가 따로 없다. 이 같은 선행을 펼치는 ‘위대한 필부필부(匹夫匹婦)’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보아 왔다. 지난해 세밑에도 폐지를 팔아 6년째 성금을 낸 문경 할머니와 5024만원을 전주의 주민자치센터에 맡긴 40대 익명 남자의 12년째 선행을 접하고선 큰 감동을 받았다. 불우이웃돕기는 이처럼 기부액이 적든 많든, 기명이든 익명이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불우이웃을 향한 성금은 자신의 형편이 어려울 때 더 빛이 나고, 남을 돕는 온기는 높아질수록 더 좋은 법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도 기부 행렬은 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혼수비용 전액을 성금으로 내놓은 신혼 부부, 푼푼이 모은 성금과 물품을 보낸 여성 재소자와 중증 장애인 등 ´쌈짓돈 기부´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보다 200억원 늘어난 500억원을 기부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보다 50억원 많은 200억원을, LG그룹은 100억원을 내놓았다. 대선 정국의 어수선함 속에서도 기부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니 다행스럽다. 하지만 엊그제까지의 모금액은 목표액 2670억원에서 한참 모자란 950억원 정도로 ‘나눔온도’는 아직 35.6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이 많기 마련이다. 대기업은 ‘통큰 기부’로, 서민들은 ‘정을 담은 기부’로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불씨를 지펴야 할 이유이다.
  • 경기도민, 내년 여름 또 수돗물 악취 시달리겠네

    지난여름 발생했던 수돗물 악취현상이 내년 여름에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악취 원인 물질인 ‘지오스민’을 제거하기 위해선 각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국비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내년 도내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비 국비지원액은 올해 16억원보다 10%(1억 6000만원) 감소한 14억 4000만원이다. 도는 도내 22개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5년간 매년 1200억원의 국비가 필요한데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0% 수준의 예산만 배정됐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이 필요한 정수장 가운데 광주 1·2·3 정수장 등 15개 정수장은 기본설계 등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아 이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하지 못하고 있다. 도는 팔당호 수질관리 책임은 국가이고, 정부(수자원공사)에서 물값을 받아가고 있는 만큼 고도정수에 필요한 사업도 국비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도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수도사업이 시·군 고유 사무라는 점을 들어 국비지원에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곽노현표 정책’ 시각차 뚜렷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곽노현표 정책’ 시각차 뚜렷

    서울시교육감 후보자들은 고교 선택제와 특목고·자사고 등 고교체제와 학생인권 관련 정책에 대해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지난 3~8일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서울신문은 각 후보측에 고교체제 및 입시 ▲학업성취도 및 수업혁신 ▲학생인권 ▲교원정책 ▲교육복지 ▲사교육 및 선행학습 예방 대책 등 6가지 분야 17개 질문을 던졌다. 후보자들은 각 질문에 대해 찬성(○), 반대(X), 중립 또는 유보(△)로 구분해 답변한 뒤, 필요에 따라 부연설명을 했다. 후보자 간 의견 차이가 분명한 분야는 특목고·자사고, 고교선택제 등 고교체제 분야였다. 이상면 후보는 현행 특목고·자사고의 선발 및 운영방식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문용린 후보는 답변은 △로 했으나 “도입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해 사실상 유지입장을 피력했다. 최명복 후보는 “특목고 유지, 자사고는 순차적으로 일반고 전환”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이수호·남승희 후보는 공통적으로 “고교 다양화 정책이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형 혁신학교와 서울학생인권조례 등에 대한 생각도 차이가 났다. 이상면·이수호 후보는 서울형 혁신학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용린 후보는 “기존의 61개 혁신학교는 성과를 보면서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고, 남승희 후보는 “일반 학교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최명복 후보는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이수호 후보가 유일하게 조례에 맞춰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문용린·최명복 후보는 “조례를 학칙에 반영할 때 교육청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남 후보는 학생 인권교육부터 해야 한다고 답했다. 수준별 수업 및 교과교실제가 성취도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이수호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 모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후보간 인식이 비슷한 분야도 있었다. 5명의 후보들은 정도는 달랐지만, 교원평가제의 문제점을 공통으로 인식했다. 이수호·남승희 후보는 현행 교원평가제의 전면 재검토 및 전면 개편을 주장했고, 문용린·이상면·최명복 후보도 교원평가제에 대해 “실질적인 효과는 미지수”라며 “서술형 평가방식과 상시평가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확대에 대한 의견도 대체적으로 일치했다. 문용린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모두 공통적으로 무상급식 대상 학년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문 후보는 “현재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예산이 확보된 뒤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행학습 방지를 위한 학교시험문제 감독에 대해서는 이상면, 이수호, 남승희 후보는 모두 찬성했다. 문용린 후보는 ‘학교단위 자율적 감독’이라는 대안을, 최명복 후보는 반대 입장을 각각 피력했다. 교육복지 정책의 우선순위는 제각각이었다. 이수호·이상면 후보는 교육복지 정책 가운데 무상급식 확대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고, 문용린 후보는 누리과정 확대를, 최명복·남승희 후보는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 대상 확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답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대선 정책검증] (5) 교육분야

    [대선 정책검증] (5) 교육분야

    우리나라는 교육 강국으로 꼽힌다. 교육열도 뜨겁다. 이는 경제 성장을 이끌어낸 원동력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교육은 대선이 열릴 때마다 어김없이 개혁의 대상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선 후보들 역시 현행 교육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앞다퉈 약속하고 있다. 사실상 ‘교육의 역설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 붕괴와 사교육 기승, 입시 위주 경쟁교육, 학벌주의 심화, 교육 기회 불평등 등 우리 사회의 각종 병리현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렇듯 전 국민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교육 공약은 표심을 좌우할 중대 변수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교육 공약은 총론에서 유사해 보이지만, 각론에서 적잖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내놓은 교육 공약의 강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각 정책 완성도, 개혁 의지를 꼽았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결정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6일 “과거 대선에서는 교육 공약이 쟁점 이슈가 됐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이슈 공약이 없다.”면서 “박·문 후보 모두 표를 의식해 안정적인 공약만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박 후보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구조적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단호한 태도는 부족하다.”면서 “반대로 문 후보는 개혁 과제에 대한 추진 의지는 강하지만 중장기 과제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는 기득권에 단호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지가, 문 후보는 임기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 과제를 풀어나가는 게 각각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두 후보 모두 대학 관련 공약으로 반값등록금, 경쟁력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시급한 과제인 사립대 개혁을 위한 종합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참신성 박 후보는 ‘꿈과 끼를 일깨우는 행복 교육’을, 문 후보는 ‘쉼표가 있는 교육’을 각각 교육 정책의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다양성에, 문 후보는 형평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후보의 공약 중에서는 대학 입시전형 관련 공통 원서접수시스템 구축, 전형계획 변경시 3년 전 예고 의무화 등이 후한 평가를 받았다. 문 후보는 일몰 후 사교육을 금지하겠다는 초등학생 대상 공약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양 교수는 “각 후보의 색깔이 드러나는 공약이자,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학생들의 관심과 요구를 반영한 공약들”이라고 강조했다.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선행학습 유발 시험 금지’(박 후보), 학생들이 학력차와 진로 등을 고려해 과목을 신택적으로 이수하는 ‘고교학점제’(문 후보) 공약도 각각 참신한 공약으로 분류됐다. 문 정책위원장은 “선행학습 규제는 안정적이면서도 실현 용이한 방법이다. 다만 교육 과정을 지나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고교학점제를 안착시키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겠지만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현 가능성 두 후보의 공약 중 0~5세 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 방과후학교 강화, 학급당 학생수 축소, 대입전형 단순화 등은 ‘공통 분모’에 속한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박 후보의 경우 방과 후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을 위해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온종일학교’, 학벌 타파를 위해 모든 직종에 적용하겠다는 ‘직무능력 표준화’ 등에는 의문부호가 찍혔다. 양 교수는 “온종일학교를 개별 학교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정부 차원에서 일괄 추진할 경우 운영이 부실화될 수 있다.”면서 “직무능력 표준화 역시 정부보다는 대기업의 동참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박 후보 공약 중 교과서만으로도 기본 교육이 완성되는 ‘교과서 완결학습체계’ 구축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문 정책위원장은 “교과서를 현행 정보주입식에서 이야기형으로 전환한다고 하는데, 이는 태블릿PC 등 디지털 교과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태블릿PC 구입·유지 비용 부담, 컴퓨터 중독 우려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 후보의 경우 서울대 등 모든 국공립대를 일원화하는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 과학고를 제외한 외국어고·국제고·자립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 폐지 등의 공약이 도마에 올랐다. 양 교수는 “국공립대 통합이 표면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서울 등지로의 쏠림현상을 차단할 장치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면서 “특목고 폐지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서울 강남 등 지역에 따른 학교 간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 3000여개 입시 전형을 4가지로 단순화하겠다는 공약과 초등학교 5년 학제 개편 등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 정책위원장은 “입시 전형을 국가가 엄격하게 제한할 경우 대학들이 집단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학제 개편 문제는 중장기 과제에 해당하는 만큼 섣불리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책 효과 박·문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학교의 서비스 기능이 대폭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문 정책위원장은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할 경우 학교의 역할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따라서 과부하나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학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실천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박 후보는 소득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지원하는 ‘평균 반값’, 문 후보는 등록금을 전면적으로 낮추는 ‘일괄 반값’ 개념이다. 재원 마련 방식에서도 박 후보는 일반 예산, 문 후보는 고등교육 재정교부금 등으로 대비된다. 이 연구원은 “박 후보는 현 국가장학금제도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정부 예산은 예산대로 들이면서 대학 운영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두 후보 모두 국가와 대학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보완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박 후보는 정책 완성도, 문 후보는 정책 개혁 의지에서 각각 비교우위에 있다.”면서 “역으로 얘기하면 박 후보는 교육 개혁을 원하는 변화 욕구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가, 문 후보는 전면적인 개혁 추진 과정에서 불거지는 사회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가 각각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흡한 점 두 후보 모두 ‘디테일’은 챙겼지만, 교육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은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양 교수는 “교육에 대한 비전과 철학, 교육과 국가경쟁력 연계 방안 등과 관련한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후보의 경우 선행학습 폐지 외에 피부에 와닿는 사교육비 절감대책이 없다.”면서 “문 후보는 굵직굵직한 정책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로드맵이 모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교육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가미래교육위원회(박 후보) 또는 국가교육위원회(문 후보) 신설 문제 역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문 정책위원장은 “위원회에서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힌 개혁·갈등 과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보다는 논쟁을 확대 재생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 구조조정의 핵심인 사립대 개혁 방안도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연구원은 “교육과학기술부가 해마다 지정하는 하위 15% 대학(재정지원 제한대학)을 모두 퇴출시킨다고 가정할 경우 지방대학 중 30%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한다. 지방대 공동화가 심화되는 반면 수도권 대학의 체질 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퇴출 중심의 방식에서 정원 감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대선 정책 검증] (4) 경제민주화

    [대선 정책 검증] (4)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화두는 이번 18대 대선에서 여야 유력 후보들에게 ‘금과옥조’의 조항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경제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여야 후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대선 공약 첫머리에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 경제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진 반면 경제 성장의 과실은 대기업과 일부 부유층에 집중되고 공정한 경쟁 기반도 무너졌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 정책 효과 등으로 나눠 평가했을 때 실현 가능성 면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참신성·정책 효과 면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였다. 박 후보의 공약은 주로 공정 거래와 대기업의 부당 행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교적 종합적으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경제민주화를 하면서도 기업 투자 위축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핵심인 재벌 지배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대기업 집단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친다’는 식으로 언급해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 후보는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선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고 중소기업, 서민은 대폭 지원한다는 점에서 ‘과감하다’와 ‘포퓰리즘 측면이 있다’로 평가가 엇갈렸다. 재벌 개혁에서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물론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 상한 축소 등 강력한 기준을 내걸었다. 중소상공부, 금융소비자 보호 전담 독립 기구 신설 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4일 두 후보 공약에 대해 “국내 경제의 글로벌화와 산업 경쟁력을 감안하지 않은 지나친 경제민주화 논의는 모래성 쌓기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겉으로는 좋아 보이나 외부 경제 충격이 올 때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자생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공정 거래 질서 확립과 이른바 ‘국민정서법’의 작동은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실현 가능성 실현 가능성에서는 박 후보의 공약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았다. 문 후보가 중소기업 보호와 재벌 개혁, 금융민주화, 노동민주화 등 전 분야에서 비교적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현실 여건을 고려해 순환출자는 신규분만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강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 해소에 치중했다. 공정거래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은 호평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구조 개혁보다 행위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 공정성 강화, 단기 문제 해결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서 “근본 개혁보다는 현재 패러다임 유지에 그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존 법 체계나 기득권을 크게 침해하지 않아 법적 저항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산 분리는 다른 분야의 공약과 대비할 때 강도가 센 편이라 반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후보의 골목상권 정책 가운데 원자재 가격·납품단가 연동제, 이익공유제 등은 대기업 저항이 거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회계 정보에 대한 비밀 보장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순환출자 해소 문제는 삼성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소송처럼 법적 분쟁을 잇달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 교수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유도할 수 있지만 실행을 위한 장치들이 더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순환출자분 3년 내 해소’ 등은 경제성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신성 박 후보의 정책은 대체로 과거 참여정부나 민주당에서 먼저 언급한 정책들을 따라가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 약자 보호 정책은 대부분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별 정책별로 참신한 대목들은 눈에 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화물운송기사 등 특수고용직 보호를 위해 노동조합 설립이 가능하게 한 부분 등은 보수 정당 후보로서는 참신한 내용이라고 평가받았다. 납품단가 협상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단가조정협의권을 부여한 방안도 마찬가지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 전반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 금지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시장 자율 규제 시스템에 권한을 줬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문 후보는 경제양극화의 근본 대책인 금융 민주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며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특히 금융감독 체계 혁신은 검증에 참여한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후하게 평가했다. 금융소비자 전담기구 독립, 금융계열사의 불공정 거래 행위 규제 등은 문제 인식을 정확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발상도 새롭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정책 의도는 저축은행 사태 등에 비춰 주목받았다. 중소기업 분야에선 정부의 무조건적 자금 지원이 아니라 신용중재센터, 지역 재투자법 등 간접 지원을 통해 신용경색을 해결토록 한 부분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상공부 신설,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감면 등의 혜택 부여와 지역 단위 공공기술인력지원센터 설립 등이 신선하다.”고 밝혔다. ●정책 효과 정책 효과 면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할 때 문 후보의 공약이 다소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의 재벌 개혁 정책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개혁 의지가 부족해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중평이 나왔다. 현 정부에서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거나 대기업 등 기득권 세력이 수용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만 대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산 분리 강화가 꼽혔다. 대기업의 변형된 금융산업 지배력을 규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단기협상권 부여 역시 구속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됐다. 다만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액주주의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이나 집중·전자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은 기업 지배 구조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사전 경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의 정책 가운데 기존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 하향 등은 실행되면 파급력이 크지만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순환출자 금지 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이 많지 않은 데다 회피 수단도 얼마든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지주회사의 금산 분리 엄격 적용, 개별 회사의 지배 구조 기준 강화, 총수의 편법 경영권 승계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재벌 개혁 정책이 빛을 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런 이유로 정책 실행 과정에서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는 처방도 제시됐다. 중소기업·서민 중심 정책이 경제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오 교수는 “근로자의 경영 참여 등은 강성노조가 많은 한국 여건을 감안하면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정책으로 비쳐 기업의 해외 탈출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미진한 점 박 후보의 공약에서는 금융산업 개혁이나 조세·재정 개혁안에 대한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벌 개혁 면에서도 순환출자의 단계적 폐지를 비롯해 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하 교수는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기존분을 모두 인정하는 것은 여러 합당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너무 봐준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해소, 의결권 제한 등 보완적 수단도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경제민주화의 한 축인 금융 정책이 사실상 빠져 있다.”면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개혁의 부작용과 재원에 대한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중소기업, 서민경제 등의 분야에서 사회 전반의 활력을 이끌어낼 구체적 전략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재벌 개혁으로 경제력 집중 문제가 해소된 이후 이를 대체할 중소기업의 효과적인 육성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양쪽 후보 모두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는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 후보는 창조 경제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문 후보는 중소기업 지원을 각각 내세웠지만 모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변호사),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 초교 5·6학년 전원 영어캠프 6년째 글로벌 인재 양성 지원

    최창식 중구청장은 초등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과 글로벌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7년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영어캠프를 시작해 6년째 지역 내 10개 공립초등학교 6학년 학생 전원을 4박 5일간 서울영어마을에 보내 영어연수를 시키고 있다. 올해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 공립초등학교 5·6학년생 1956명을 대상으로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와 수유캠프에서 연수를 받도록 했다. 지난해까지 6년간 6학년 5343명이 영어 캠프를 다녀왔는데 올해부터 참가 대상을 5학년까지로 확대했다. 영어캠프는 학생들이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원어민 교사와의 토크쇼, 영어신문만들기, 영어골든벨, 노래 퀴즈쇼, 영화관람, 댄스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구에서는 학생 1인당 총 12만원의 참가비를 지원하는 등 올해 1억 5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또 6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학생과 선행·봉사 등에 기여한 모범 학생들이 방학기간 동안 원어민 영어교사들과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연간 9930명이 이용하는 광희영어체험센터를 운영해 지역 내 학교에 원어민 영어교사를 배치하고, 원어민 영어화상학습을 운영하는 등 초등학생 영어능력 향상과 글로벌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 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예체능 특화교육과 돌봄 교실, 방과후 교실 등도 지원하고 있다. 덕수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이 수영을 배우고, 남산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바이올린과 피아노, 플루트, 사물놀이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프로야구] 롯데 “내년 대진 불리” KBO “재조정할 수도”

    롯데 자이언츠가 불리하게 짜였다며 이의를 제기한 내년 프로야구 정규리그 일정이 일정 부분 재조정될 여지가 생겼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3일 “일부 구단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롯데 말고 다른 구단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다면 KBO 차원에서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내년 정규리그에서 사흘 이상 휴식을 취한 팀과 무려 12번이나 맞대결하게 돼 성적에 크게 지장을 받는다며 이날 KBO에 공정성을 따지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내년에 9구단 NC 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하면서 경기 일정이 뒤죽박죽됐다. 월별 경기수, 아마추어 경기 일정, 이동거리 등을 모두 고려해 내년 일정을 짰으나 예상 밖으로 롯데가 심한 유탄을 맞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와 같은 경우가 딱 한 번 나왔다. 두산도 일정에 적지 않은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총장은 “여러 구단의 항의를 받아들여 일정을 다시 짤 수 있다.”면서도 “재편성된 일정을 다시 문제삼지 않고 무조건 수용한다는 9개 구단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아울러 “여러 구단이 일정 편성과 관련해 요구하는 사항이 많았다.”며 “이동거리, 휴일 수와 관련한 요청을 각 구단이 거둬들이고 재편성 일정과 관련해 9개 구단 전체가 동의하겠다고 합의하면 다시 일정을 짤 수 있다”고 일종의 역제안을 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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