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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어붙은 고용·증시·성장… 불거지는 ‘경제팀 책임론’

    얼어붙은 고용·증시·성장… 불거지는 ‘경제팀 책임론’

    경제지표 추락… 커지는 경제팀 책임론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고용 한파에 주력 산업 침체, 증시 패닉 등으로 경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경제팀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다. 경제팀 책임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 여부가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28일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올해 1~9월 평균 15만 20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명(6.9%) 늘었다. 같은 기간 실업자 수는 111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 1000명 늘었다. 둘 다 199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올해가 최대치다. 경기 전망도 나빠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 8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전월보다 0.1 포인트 내린 99.2다. 경기선행지수는 17개월째 전월 대비 하락세다.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길다. 10월 들어 코스피는 13% 넘게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3%)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다. 주력 산업의 침체도 빨라지고 있다. 수조원의 혈세 투입에도 현대상선은 올해 2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다. 자동차산업의 바로미터인 현대자동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76% 급감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불안하다. 수출을 이끌어 온 반도체의 1∼20일 수출 증가율은 9월 35.7%에서 10월 9.4%로 급감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잦은 ‘불협화음’과 최근까지 “경제 회복세”라는 판단을 유지해 온 안이한 정부 전망이 경제위기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 26일 정부가 단기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내놓자 페이스북에 “내년에는 더 강한 외풍이, 더 지독한 가뭄이 올 것으로 보이는데 어쩌려고 이러고 있나”라고 우려했다. 김 부의장은 “경제 정책 오류는 범죄”라고 했다가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을 내리기도 했다.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규제개혁은 이해관계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4일 발표된 경제활력 저하와 고용 부진 대책에서 당초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차 삼성동 사옥 조기 착공을 위한 규제 완화안은 빠졌다. 공유경제, 원격진료 등도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 경제팀의 교체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비판적인 보수 진영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제관료로 보고 있다. 김 부총리를 교체하면 청와대의 ‘일방통행 코드인사’로 해석돼 비판에 부딪힐 수 있다. 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김 부총리 중 한 명만 바꾸면 승자·패자 구도가 형성돼 갈등을 키울 수도 있다. 동시 교체카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폐기 내지 수정으로 비칠 소지가 있어 부담스럽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5월 정권이 교체된 이후 1년 반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뒷북에 땜질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 중심으로 일관성 있게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청와대는 참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김 부총리의 정책이 잘못됐다기보다는 청와대의 경제학적인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보스턴 베츠 WS 2차전 마친 뒤 새벽 2시 홈리스에 음식 나눠줘

    보스턴 베츠 WS 2차전 마친 뒤 새벽 2시 홈리스에 음식 나눠줘

    “아주 멋진 일이다. 난 은총을 받아 모든 것을 갖고 있고, 그래서 함께 나눌 수 있을 뿐이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을 시작하기 전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익수 겸 1번 타자 무키 베츠(26)가 들려준 답이었다. 그는 지난 24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차전에 4타수 3안타 활약으로 4-2 승리로 이끈 뒤 다음날 새벽 2시 사촌과 함께 경기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보스턴 공공도서관 앞에 늘어선 홈리스들에게 따듯한 음식을 나눠주는 행사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칭찬 세례를 받았다. 늘 야구 선수로서 크게 성공해 얻은 것들을 세상에 돌려주고 싶어 했던 베츠는 섭씨 0도의 추운 날씨에 수십 명의 홈리스들에게 식판을 건넸다며 이런 칭찬들이 쏟아질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팀의 내야수 출신으로 지역 스포츠 라디오 쇼를 진행하는 루 멀로니가 여느 선수라면 집이나 숙소에 돌아가 씻고 잠들고 싶어했을 시간에 베키가 베푼 선행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알려졌다. 정규리그 타율 .346에 홈런 32개, 80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이 유력한 베츠는 자신의 선행이 누군가에게 알려지길 원하지 않아 사촌과 함께 후드를 뒤집어 쓴 채 봉사 활동에 참여했으며 홈리스들이 매서운 매사추세츠의 추위를 견뎌낼 수 있도록 스테이크 조각과 치킨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신은 조금의 재산으로 언제든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곤 한다고 했다. “처음 한 것도 아니고 (관심을) 끌어야 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홈리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먹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23일 월드시리즈 1차전 도중 도루에 성공, 타코벨이 11년째 이어오는 프로모션 행사 ‘루 하나 훔치면 타코 하나 훔치지(Steal a Base, Steal a Taco)’의 일환으로 다음달 1일 모든 미국인에게 타코 하나를 공짜로 안긴다. 그의 선행은 행크 에런의 관심을 끌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행크 에런 명예의전당은 매년 양대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를 선정해 행크 에런상을 시상하는데 보스턴의 JD 마르티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수상하게 된다. 에런은 베츠에 대해 “의심의 여지 없이 롤모델”이라며 “그가 누구이며 어디 있던지 간에 엄연한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베츠는 좌우명이 있다고 밝혔는데 “낭비하지 마라. 아버지가 말했던 것인데 낭비하지 마라”라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일 문화교류 상징 조선통신사선…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

    한·일 문화교류 상징 조선통신사선…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

    조선은 선조 40년(1607년)부터 순조 11년(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일본에 사신단을 파견했다. 한 번 파견될 때마다 3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사신들이 일본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무르다 돌아왔다. 조선의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일본에 전파한 조선통신사들이 탔던 배가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6일 전남 목포 앞바다에서 조선시대 한일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공개했다. 2015년 6월 기초설계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완성한 배다. 조선통신사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한·일 공동 등재 1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날 진수식에서는 현판 제막식을 비롯해 뱃고사, 국악관현악 공연, 시승식 등이 진행됐다. 그에 앞서 배 내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귀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조선통신사선은 국왕을 대신해 일본에 가는 사신이 타는 배이기 때문에 고품격으로 지었다”면서 “왕이 사는 공간을 장식했던 단청으로 배를 꾸민 것 역시 배가 지닌 그러한 상징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1억원을 들여 완성한 이 배는 사신의 우두머리인 정사(正使)가 타고 간 ‘정사기선’을 재현했다. 뱃머리, 판옥, 취사 공간, 창고, 조타실로 구성돼 있고 판옥 아래에는 배에 짐을 싣거나 사공을 도왔던 격군(格軍)들이 머무른 널찍한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선체는 길이 34m, 너비 9.3m, 높이 3m, 돛대 높이 22m, 총 무게 149t으로 72명이 승선할 수 있다. 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신안선(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원나라 무역선)의 길이가 32m이고 거북선이 28m인 점을 고려하면 조선통신사선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선박의 목재는 강원 삼척과 홍천, 태백 등지에서 벌채한 수령 70~150년에 이르는 금강송 900그루를 사용했다. 홍 연구사는 “나무 직경은 최소 45㎝에서 최대 90㎝이며 최고 길이는 13.5m”라며 “구조별로 선수와 배밑, 외판에는 수령이 100~150년된 나무를, 배 내부와 격벽, 선미판 등에는 70~100년된 나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다양한 문헌과 그림을 참고해 조선통신사선을 재현했다. 선박 운항 실태를 기록한 ‘계미수사록’(1763), 조선통신사선의 주요 치수를 기록한 ‘증정교린지’(1802), 선박 전개도와 평면도가 있는 ‘헌성유고’(1822) 같은 자료다. 그림은 ‘조선통신사선견비전주선행렬도’(1748), ‘조선통신사선도’(1811), ‘근강명소도회 조선빙사’(1811) 등 일본 회화를 주로 참고했다. 홍 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도’ 등을 통해 파도가 배로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파도막이 구조가 조선통신사선에 있음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은 현재 계류된 장소에서 작은 전시장이나 선상 박물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배 내부 공간이 충분히 크기 때문에 시 낭송회나 워크숍, 학술·예술 행사 등에 사용하거나 연안 지역이나 항구에서 진행되는 문화 축제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이 배로 일본에 가는 방안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목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기 경고음에 또 무너진 국내 증시…“2000선 위험”

    경기 경고음에 또 무너진 국내 증시…“2000선 위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또 무너졌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13.48% 급락하면서 2000선이 위태롭다. 국내외에서 경기가 둔화된다는 경고음이 터져나오면서다. 주식 시장이 경기 우려를 미리 반영하고 있어 당분한 추가하락은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75%(36.15포인트) 떨어진 2027.1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008.86까지 추락하면서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닥 지수는 3.46%(23.77포인트) 내려 663.07에 마감했다. 나흘째 두 지수는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지난해 1월 2일(2026.16), 코스닥은 지난해 10월 16일(659.41)만에 최저치다. 각각 1년 10개월, 1년 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날은 지난 25일보다 코스피(25일·-1.63%), 코스닥(-1.78%) 모두 낙폭도 컸다. 이날도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에서는 1700억원어치를, 코스닥에서는 5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기관투자자는 코스닥에서 오후 3시 20분쯤까지 순매도하다가 이후 순매수(약20억원)으로 돌아섰다. 코스피에서도 오후 2시 50분까지 순매도하다가 이후 돌아서 1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주식 시장을 흔드는 리스크는 이미 정치에서 경제 리스크로 옮겨가고 있다. 전날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적이 좋은 기업은 이번 분기가 ‘고점’이라는 판단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다. 실적이 저조한 기업은 ‘이익감소의 본격화’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아마존이 4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을 시장 예상(735억달러) 보다 낮은 600중후반에서 720억달러로 제시하자 시장이 깜짝 놀랐다”면서 “세계 기업 실적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투매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서 리스크를 관리하기에는 늦었다”라면서도 “내년 1분기까지 시장이 불안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실적 우려가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고 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도 올해가 정점으로 보여 고 우리나라 경기가 완전이 돌아섰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주식 시장에 선행적으로 반영되는 중”이라면서 “코스피가 1900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2000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140선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3.90원 오른 1141.90원에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일단 올해 달러당 115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서 “중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쓰고 있어 위안화 환율 상승(가치 절하) 쪽으로 부담을 주면서 원화 가치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열린세상] 먼저 생각하게 하고 절제하며 가르치기/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먼저 생각하게 하고 절제하며 가르치기/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배우고 또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지식은 대개 앞선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예를 들어 1부터 1000까지의 합을 구하는 방법은 독일의 수학자인 가우스가 발견했고, 미분 개념은 뉴턴이 생각해 낸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을 그냥 가르치는 대신 먼저 한번 시도하게 한 다음 가르치면 더 잘 배운다. 숫자의 합을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 구해 보라고 하거나, 미분 개념도 관련된 최소한의 배경 지식을 제공하고 뉴턴이 해결하려 한 문제를 풀어 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우스가 발견한 방법, 즉 1, 2, 3 … 1000을 쓰고 그 아래에 1000, 999 … 1을 쓴 다음 같은 칸의 두 수를 더하면 모두 1001이 된다는 것을 아마 찾아내지 못하고, 뉴턴의 문제도 못 풀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바로 그 실패 덕분에 가우스의 방법과 뉴턴의 미분 방법의 아름다움과 위력을 맛볼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깊게 이해하게 된다. 취리히공대의 마누 카푸어 교수가 오랫동안 수행해 온 ‘생산적 실패’ 연구는 이를 잘 보여 준다. 그는 학생들에게 현재의 지식이나 경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고 풀게 하는데, 학생들이 실패나 좌절을 겪다가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을 때에 비로소 교사가 도움을 주도록 했다. 이 방법으로 가르친 집단이 통상적으로 교사가 먼저 가르치고 문제를 풀게 한 집단은 물론 문제를 푸는 동안 학생들이 요청할 때마다 교사가 도움을 준 집단보다 나중에 본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결과는 친절하지 않게 가르치는 것이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습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통념과 다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이 방법을 가르치는 대신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학생들이 하도록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다가 마지막 순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그 문제와 충분히 긴 시간 동안 씨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적어도 수업 시간에 가르치는 양을 지금보다 줄여야 하고 가르치는 시점도 지금보다는 늦춰야 한다. 배우기 전에 먼저 생각하도록 하면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는 활동을 촉진한다. 버클리대학의 보나위츠 교수는 2011년 유치원생에게 처음 보는 복잡한 장치를 장난감으로 제시했다. 특정한 위치의 스위치를 누르면 음악이 나오고, 또 다른 원통을 당기면 불빛이 들어오는 것과 같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기능이 숨겨져 있는 장치였다. 이 장난감을 보여 주며 한 집단에는 교사가 그 장치의 여러 기능 중 하나를 소개한 다음 가지고 놀게 했고, 다른 집단에는 교사의 시연 없이 그냥 가지고 놀게 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만 남겨 둔 상태에서 그 장치를 가지고 노는 장면을 비디오로 녹화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배운 아이들은 배운 기능을 몇 번 시도해 본 다음 그 장치를 가지고 놀지 않았다. 따라서 이 아이들은 그 장치에 숨겨진 다른 기능을 잘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반해 그냥 놀게 한 아이들은 배운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긴 시간 동안 가지고 놀면서 숨겨진 여러 기능을 찾아냈다. 이 결과는 가르쳐 주면 그대로 따라 하고 거기서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스스로 탐색하게 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요컨대 가르쳐 주면 빨리 배우기는 하지만, 그 대신 가르쳐 주지 않은 잠재해 있는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는 활동이 줄어든다. 이상의 연구가 우리 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지금처럼 무조건 많이 가르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그 대신 학생들의 사고가 선행하거나 활발하게 수반되도록 하면서 절제하며 가르쳐야 한다. 즉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다가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의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런 가르침과 더불어 고차적인 사고력을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 학생들의 지식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인 끈기도 강화할 수 있다. 특정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깊고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 내는 만큼 다음 세대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 [금요칼럼] 여성 선비 송덕봉의 편지/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여성 선비 송덕봉의 편지/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16세기 후반 조선의 한 여성이 자신의 배우자에게 한 장의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는 단순히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부부 사이의 애정 문제를 토로한 것이었다. 이 편지에는 작자인 상류층 여성의 삶이 반영되어 있다.“보내 주신 편지를 자세히 읽어 보니 그대가 제게 얼마나 관대한 척하시는지를 짐작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로, 군자(君子)는 항상 스스로 법도에 맞게 행동하며 자신의 사소한 감정까지 온전히 다스린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현께서 가르치신 바일 것입니다. 성현의 말씀을 따르는 것은 한 사나이가 자신의 아내나 아이들을 위하여 실천에 옮기는 하찮은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만일 그대가 진정으로 탐욕스럽고 잡된 생각을 전혀 갖지 않아 마음이 지극히 맑다면, 이미 군자가 될 바른길을 걷고 있다 하겠습니다. 한데도 그대는 어찌하여 꽉 막힌 규문(閨門) 뒤에 웅크리고 있는 아내에게 그대가 관대하게 대해줬다는 인정을 받으려고 안달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대가 그저 서너 달 동안 첩실을 아니 두고 홀로 지내셨다 하여, 마치 그 덕이 넘치는 것처럼 자부하며 그렇게 뻐기시는 것인가요? 그대는 정말로 나의 호감을 크게 살 만한 일을 하셨다고 믿으시는가요?” 편지의 발신자는 송덕봉(宋德峰)이었다. 덕봉은 그녀의 호였다. 편지가 발송된 것은 1570(선조3)년 음력 6월, 송덕봉의 나이 이미 50세였다. 당시 그녀는 전라도 담양의 본가를 지키고 있었다. 배우자 유희춘은 서울에서 관직 생활을 하였다. 송덕봉이 유희춘과 결혼한 것은 16세 때였다. 결혼한 지 3년째 되던 해 남편은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10년도 못 가 액운을 만났다.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함경도로 유배되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나서 유희춘은 다시 조정에 등용되었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서로 떨어져 지낼 때가 많았다. 남편의 학업과 벼슬 그리고 유배 생활 때문이었다. 그런데 관직에 복귀한 남편이 불과 3개월의 서울 생활이 외롭다며 첩을 들이겠다고 투정하였다. 아내 송덕봉은 속이 상했다. 그녀는 남편의 첩 살림을 반대하였다. 유교의 이론을 빌려서라도 첩을 두고자 하는 남편의 의지를 꺾고 싶었다. 인용한 편지에는 송덕봉과 유희춘 부부의 논란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암시하는 단서들이 보인다. 남편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관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함부로 바람을 피우지 않은 자신의 품행을 스스로 높이 평가했다. 이만큼 잘했으니까 서울에 머무는 동안 첩을 둘 만하다는 식이었다. 그러나 아내 송덕봉의 반격이 심상치 않았다. 그녀는 성현의 가르침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남편을 공격했다. 군자라면 자신의 선행을 과시하는 일이 있을 수 없다는 논조였다. 과연 아내에게 뻐기고 자랑할 만한 무슨 공이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그들 부부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내의 주장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 남편이 귀양을 갈 때 그녀는 패물을 팔아서 남편과 동행할 첩을 딸려 보내기까지 했다. 남편도 없이 홀로 고향에 남아 시부모를 극진히 봉양했다.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했다. 송덕봉으로 말하면 한 사람의 여성 선비였다. 그녀는 성리학적 질서를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의 권리와 역할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마침내 남편 유희춘이 항복했다. 그는 빙긋이 웃으며 아내의 뜻을 따랐다. 남편의 일기장에는 송덕봉의 편지가 그대로 갈무리돼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 지역별 국공립 수요조사 시급… 원장 일가 유치원 사유화 막아야

    지역별 국공립 수요조사 시급… 원장 일가 유치원 사유화 막아야

    원장이 유치원 운영비로 성인용품과 명품 백을 구입한 사실이 실명으로 드러나면서 시작된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14일 만인 25일 당정이 종합대책을 내놨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반발한 것처럼 일부에서는 유례없이 강력한 조치로 평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보다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번 대책의 핵심인 국공립 유치원 확대는 학부모들이 가장 강력하게 원하는 것이다. 국정과제로 이미 2022년까지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현재 25.5%에서 40%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속도를 올려 이를 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18.0%), 부산(15.8%) 등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수요가 높은 대도시는 평균 취원율이 25.5%를 밑돌고 있어 지역 편차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이날 정부는 당초 예정됐던 2019년 500학급 신설 목표를 1000학급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수요가 많은 곳 위주로 국공립 유치원이 지어질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얼마나 더 늘릴 것인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지역 수요 조사를 빨리 실시해 국공립 확대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사립유치원별로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되던 회계방식이 통일돼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회계 전담 직원이 있는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원장·원감이 회계업무를 겸하는 소규모 유치원에는 인력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국공립 유치원 원장은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전담 인력이 없어 시스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곳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목표한 2020년 에듀파인 시스템 도입이 전체 유치원에 의무화되려면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유치원 비리근절 3법’ 중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야당이 반대하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사립유치원의 기습적인 폐원이나 집단휴업 가능성을 막고자 ‘위기상황 지원시스템’도 구축된다. 단체 차원에서 집단 휴원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조사를 의뢰하고 개별 유치원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신규 모집 중단이나 휴업·폐원으로 큰 혼란이 우려되는 경우 교육감이 ‘운영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학기 중에 폐원할 수 없다는 것을 규정에 명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설립자나 원장이 “행정처분을 감수하겠다”고 나서면 피해는 고스란히 원아와 학부모가 떠안게 된다. 법인화 문턱을 낮추거나 신규 설립되는 사립유치원을 학교법인 형태로 설립하게 해 사립유치원의 법인화 추진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법인이 되면 운영비를 개인이 가져다 쓸 여지가 줄어든다. 하지만, 수익성을 목적으로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이 재산을 출연하고 까다로운 감사를 받는 법인화에 자발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법인화 전환 시 정부 지원을 늘리는 당근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누구나 사립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는 규정을 고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은 5년간 설립을 제한하는 등 결격 사유를 신설한다. 중대한 위반 행위로 폐쇄명령을 받은 유치원이 있는 지역에는 1년 안에 사립유치원 재인가가 불가능하도록 해 비리 유치원의 ‘간판갈이’를 차단키로 했다. 그러나 설립자 한 명이 4~5곳의 유치원을 동시에 운영하는 기업형 유치원에 대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교육계 관계자는 “가족을 동원해 사립유치원을 사유화하고 기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전환관련 현황진단 위한 토론회 개최

    노동존중특별시를 표방한 서울시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관련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현장실태파악과 중점적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장이 마련됐다. 서울시의회 권수정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24일 오전 의원회관 제 2대회의실에서 ‘서울시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현황진단과 과제 토론회 – 절반의 가능성인가? 한계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권수정 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1부에서는 120다산콜재단, 서울대공원, 서울산업진흥원 노동자가 현장사례발표자로 나섰다. 주제발표로 김철 연구원(공공운수노조 부설 사회공공연구원)이 서울시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관련 현재 서울시 정규직 전환 정책 및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포괄적인 현황 진단에 나섰다. 2부 토론발제에서는 김종진 부소장(한국노동사회연구원), 이대원 팀장(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 노사협력팀), 공성식 국장(전국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 김길남 국장(정의당 서울시당 노동국)이 토론자로 나섰다. 권 의원은 개회 인사말을 통해 “각자의 귀중한 노동시간을 할애해 서울시의 비정규직 문제와 향후 대안 마련을 위한 공론화의 장을 뜨겁게 채워 주신 모든 참석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권 의원은 “2012년 시작된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은 이전 정권들과 대비해 보다 적극적인 비정규직 정책을 추진한다는 평가가 있지만 한편으로 정규직 전환과정, 전환 이후에도 열악한 현장 노동자의 노동환경에 대한 진지한 정책적 고민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계에 봉착한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향후 방향 설정을 위해 오늘 토론회가 꼭 필요한 현장목소리의 통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토론회의 개회를 선언했다. 현장사례발표로 나선 120 다산콜재단, 서울대공원, 서울산업진흥원 중 한 현장 노동자는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일환으로 정규직화 전환과정을 거치며 일자리가 안정화된다는 희망이 가졌었지만 현장에서의 차별과 마찰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기존 입사 시 채용된 업무와 달리 회사는 전환과정에서 새로운 직무직군을 신설해 많은 직무를 한 직군으로 통합한 뒤 자신의 주요직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필요시 투입돼 전혀 다른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등 노동자에 대한 권리와 기본적인 존중이 없는 정규직화를 감내하고 있다”고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다른 기관 노동자는 “노사 간 끊임없는 조율과 협의를 통해 계속해서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힘쓰고 있으며, 전환자의 임금수준과 복지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노사협의 하에 다양한 계획을 실행할 예정이다.”는 현장의 소리 또한 전했다. 현장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비정규직·정규직·정규직전환자를 향한 차별에 대해 토론회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철 연구원은 “간접고용 등 이전 정부에서 해내지 못했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서울시는 상당한 무게중심을 가지고 정책화를 통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자칫 전환 수치에 함몰된 정책추진으로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노동자의 본래 직무와 상관없이 주먹구구식 직무직군 통합 등으로 그간 노동자에게 축적된 전문성 낭비와 동기부여 하락 등의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세심한 정책추진의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종진 부소장과 공성식 국장, 김남길 국장은 “자회사 설립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던 기존 낡은 비정규직 대안 정책에서 탈피하기 위해 서울시는 다양한 시도와 고민, 그리고 노력과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는 비정규직정책 2단계로 정규직화를 위한 무기계약직 양상정책에서 벗어나 기존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자체차원에서 이는 상당한 의미의 도전으로서 타 지자체에 보다 모범적인 선행 사례를 남기 위해 서울시는 좀 더 활발히 노동자를 참여시켜 정책을 정비하고 방향설정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 노사협력팀 이대원 팀장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서울시는 지속적인 노력을 행하고 있으며, 정규직 전환자 수치로만 정책 평가를 하자면 나쁘지 않은 성적일 수 있지만 정책의 핵심은 실질적인 현장상황이라는 것에 깊이 공감한다”며 “현재 비정규직 정규직화 2단계에서 3단계로 나아가 확고한 정규직화를 통한 노동자의 불안을 해소하고 차별 없는 노동현장 조성을 위해 새로운 정책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수정의원은 이번토론회에 앞서 서울대공원, 한강사업본부을 시작으로 서울농수산시장관리, 서울의료원 등 현장 노동자의 실질적인 현장실태파악을 위해 6차에 걸친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사업장 현장노동자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속철’로 전락한 KTX, 최근 4년간 지연 열차 572건

    지난해 KTX 지연 열차가 223건에 달해 ‘저속철’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이 코레일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15~18년) 종착역 기준 16분 이상 지연된 KTX 열차가 572건에 달했다. 열차 지연은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2015년 85건에서 2016년 124건, 2017년 223건, 올해 9월 현재 140건이 발생했다. 지연 시간도 2015년 34시간에서 2017년 93시간 33분에 달했다. KTX 열차 지연 원인은 차량고장이 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설물 장애가 143건으로 차량이나 시설물 결함으로 인한 지연이 전체의 71.7%(410건)를 차지했다. KTX 차량 고장은 2015년 41건에서 지난해 113건으로 2.8배, 시설물 장애는 2015년 19건에서 지난해 69건으로 3.6배 증가했다. 송 의원은 “무궁화나 새마을 등의 열차는 여객 승·하차나 도착선 확보, 다른 열차 선행을 위한 대피 등으로 지연이 많은 반면 KTX는 차량이나 시설물 장애로 인한 지연으로 승객 안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며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KTX 안전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4년간 종착역 기준 16분 이상 지연된 열차는 총 6844건으로, 하루 5건 이상 발생했고 지연 시간만 2756시간 51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박해진 재능기부 참여 ‘소방관 달력’ 출시..박해진 포토카드 특별부록

    박해진 재능기부 참여 ‘소방관 달력’ 출시..박해진 포토카드 특별부록

    박해진이 재능기부로 함께 한 소방관 달력이 출시된다. 오는 11월 1일부터 소방관들을 위한 글로벌 기부 캠페인 ‘핸즈 포 히어로(Hands For Hero)’ 소방관 달력 2종(탁상용, 벽걸이형)이 옥션과 지마켓에서 판매 개시된다. 여기에 특별부록으로 배우 박해진의 사진이 들어있는 포토카드도 출시돼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핸즈 포 히어로’ 소방관 달력은 업무 중 부상에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소방관의 치료 및 사망 소방관 중 공무상 상해 미인정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을 지원하고자 비영리단체인 마음하나가 진행 중인 캠페인이다. 박해진은 올해 소방관 달력이 예산 부족으로 폐간 위기에 처하자 직접 재능기부 모델로 나섰다. 지난 2016년 팬의 아버지가 소방관으로 근무 중인 소방서에 방문, 소방관들의 힘든 근무 환경을 접하게 된 박해진은 이후 꾸준한 소방관 달력 구매 등 기부 활동을 해 오다 올해는 소방관 달력 모델에 이어 소방안전 홍보영상에 출연하는 등 소방관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 특히 소방안전 홍보영상은 박해진이 출연하고 소속사에서 제작비 전액을 후원해 연예계 훈훈한 기부 사례로 귀감이 된 바 있다. 이번 달력 발간과 함께 박해진은 직접 달력을 구매해 동료 배우와 지인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박해진은 “소방관 달력의 수익금은 100% 대한민국 소방관과 순직 소방관 유가족들에게 기부돼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소방관들은 평균수명은 58.8세로 공무원 중 가장 낮고 심리질환자 수는 5배~10배에 이른다. 2015년 기준 자살자도 41명에 이르는 등 신체적, 심리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달력의 수익금은 모두 중증 환부로 고생 중인 소방관 치료비와 공식 미 인정으로 사망한 유가족의 지원 및 위로금으로 지원된다. ‘선행과 기부의 아이콘’으로 불려온 박해진은 그동안 개포동 구룡마을, 세월호,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기금, 경주 지진 피해 복구 기금 등 다양한 분야에 기부활동을 펼쳐온 데 이어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방관 달력은 오는 11월 1일부터 옥션과 지마켓에서 구매 가능하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文대통령 유럽순방 평가 한국·바른미래 ‘극과 극’

    보수 성향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평가를 놓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와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에 관해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 차가 뚜렷하게 유지되는 셈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순방하고 북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북한 에이전트(대리인)로 남북 문제를 보고 다루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많이 느끼고 왔으리라 생각한다”며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의 경우 비핵화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 문제도 강하게 문제제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페이스북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방문이 성사돼 자유와 평화 그리고 민주와 인권 존중의 기운이 북한 사회에 가득하기를 염원한다”면서 “무엇보다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 큰 전기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하도록 한 것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다만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지도자가 하나같이 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선행조건으로 내걸고 아셈에서 북한에 CVID를 요구한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보고 국제사회 인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의 이 같은 반응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무조건 반대하는 한국당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주도의 보수 통합론에 날을 세워 온 손 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계 개편이 이뤄진다 해도 그것은 ‘극우보수 잡탕밥’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월드피플+] 30년 간 모은 팁 전부 기부한 한 구두 미화원의 죽음

    [월드피플+] 30년 간 모은 팁 전부 기부한 한 구두 미화원의 죽음

    작은 선행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 한 남성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에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펜실베니아 주 모네센시 출신의 구두 미화원 알버트 렉시(76) 할아버지가 2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한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지난 1981년부터 2013년 은퇴하기까지 렉시 할아버지는 피츠버그 대학병원(UPMC) 아동 전문센터에서 구두를 닦아왔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새벽 5시 50분이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서 버스를 수 차례 갈아타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병원으로 향했다. 고등학생때 구두 미화원 일을 시작한 할아버지는 매년 TV에서 방영하는 자선 모금 행사를 보고 자원봉사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30년 간 그곳 직원들과 병원 방문객 구두를 닦아주고 받은 팁을 모두 모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전액을 기부했다. 기부금 액수는 자그마치 20만 2000달러(약 2억 2800만원)로, 신발 한 켤레당 2~3달러(약 2300원~3400원)를 받고 번 1년 수익보다 팁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이 돈은 해당 아동병원의 ‘프리 케어 펀드’(Free Care Fund)에 쓰일 예정이며, 기금은 의료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아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된다. 병원장 게스너는 “일부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선행을 알고, 구두를 몇켤레씩 가져다주곤 했다”면서 “그는 작지만 꾸준한 선행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완벽한 예”라며 칭찬했다. 실제 할아버지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돌본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추대되거나 상을 받았다. 그러나 평소 어린 환자들을 자식처럼 생각한 렉시 할아버지는 “내 아이들을 돕기 위해 팁을 기부했다”며 명성이나 수상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할아버지 마음속에 단 하나의 목표는 바로 ‘아이들의 병이 낫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그것이 할아버지의 행복이었다. 애석하게도 렉시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낫는 모습을 다 지켜보지 못하고, 지난 16일 지병으로 숨졌다. 병원장은 “선행과 관용이라는 유산을 남겨두고 그는 이곳 피츠버그에서 고이 잠들었다”며 “그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는 한 그의 유산은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며 슬픔을 위로했다. 사진=엔비씨, 피츠버그포스트가젯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아시나요, 北전쟁고아 키워 준 폴란드 교사들을”

    “아시나요, 北전쟁고아 키워 준 폴란드 교사들을”

    오는 3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한국전쟁 중 폴란드에 보내졌다가 다시 북한으로 송환된 전쟁고아와 이 아이들을 돌본 폴란드 교사들의 자취를 좇는다.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이야기는 배우이자 단편 영화 두 편을 연출한 추상미(45) 감독에 의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잊혀진 역사’를 세상에 꼭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는 추상미.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으르렁거릴 때만 해도 이 작품이 세상에 못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최근 시국이 기적적으로 바뀌면서 전 국민 중 가장 기뻐한 사람이 나였을 것”이라며 웃었다.추상미는 4년 전 지인이 일하는 출판사에 갔다가 누군가 말해 주지 않았더라면 끝내 몰랐을 이야기에 마음이 사로잡혔다. 1951년 북한이 한국전쟁 중 고아가 늘어나자 동유럽 국가에 아이들을 돌봐 줄 것을 요청했고, 그중 1500명이 폴란드 남서부의 작은 마을 프와코비체의 한 양육원에 보내졌다. 아이들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1500명 중 절반은 남한 출신이었다. 전쟁 중 전선이 이동할 때마다 북한이 수시로 점령 지역의 고아들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생김새도 쓰는 말도 달랐지만 양육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헌신적인 사랑으로 돌봤다. 아이들 역시 새로운 가족의 정을 느끼며 새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8년 뒤인 1959년 교사들과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이별한다. 북한이 경제 발전 운동인 ‘천리마운동’을 본격화하면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이 아이들에 대한 송환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추상미는 이를 소재로 한 폴란드 소설 ‘천사의 날개’와 폴란드 국영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김귀덕’, 관련 논문 등을 보며 조사를 시작했다. 폴란드 전쟁고아 중 희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북한 소녀 김귀덕을 소재로 한 장편 영화 ‘그루터기들’을 만들기로 결심한 추상미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2016년 폴란드로 떠났다. 준비 과정 중 당시 아이들을 돌본 교사 300여명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은 단 10여명이고 생존 교사들의 나이도 80~90대라는 소식을 접한 추상미는 그들의 육성과 증언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먼저 선보이게 됐다.“유제프 보로비에츠 양육원 원장님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난생 처음 보는 까만 머리, 까만 눈의 동양 아이들인데도 그 아이들이 자신의 유년시절의 일부 같았다’고요. 실제로 당시 양육원 교사 중 상당수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고아 출신이더군요. 교사들은 선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유년 시절을 회복하기 위해 혈육의 정을 나눈 거죠. 이분들의 상처가 다른 나라 아이들을 사랑하는 데 선하게 쓰였던 반면 우리는 증오의 프레임을 만들고 이데올로기를 견고하게 만드는 데 사용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상처를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싶었어요.”추상미는 ‘그루터기들’의 배우로 캐스팅한 탈북민 출신 배우 지망생 이송씨와 함께 폴란드로 갔다. 평소 적극적이고 활발하지만 자신의 상처나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리던 이씨는 폴란드에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송이는 평소에 ‘북한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런 송이가 폴란드 교사들을 만나면서 마음의 빗장을 풀더라고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폴란드 선생님들이 자신을 꼭 안아 주니까 어찌나 울던지요. 남한에선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이상하게 쳐다봐서 북한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안 했대요.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북한에서 태어난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을 때 참 인상 깊었어요.” 2009년 드라마 ‘시티홀’ 이후 한동안 연기를 쉬었던 추상미는 “오래되고 낡은 꿈”이었던 연출을 하면서 배우 이상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유년 시절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상처가 컸어요. 그래서인지 전 늘 상처에 관심이 많았죠. 감독이 되니 개인의 상처가 사회의 상처나 문제로 확장되더라고요. 전쟁고아들을 돌본 선생님들처럼 모성이 사회의 분열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수지, 생일 맞이 1억원 기부..생명나눔 “소아암·백혈병 환자 위해 사용”

    수지, 생일 맞이 1억원 기부..생명나눔 “소아암·백혈병 환자 위해 사용”

    가수 겸 배우 수지가 25번째 생일을 맞아 생명나눔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19일 생명나눔실천본부(이하 생명나눔)는 “수지가 지난 10일 지난해에 이어 생명나눔에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지는 지난 2014년 생명나눔 장기조직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한 이후 백혈병과 소아암 등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아 지원에 특히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15년에는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 소외계층을 위한 생필품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꾸준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생명나눔은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 준 수지에게 감사하다”며 “보내주신 기부금은 소아암과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치료비에 보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지는 2019년 방송 예정인 드라마 ‘배가본드’로 복귀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삼성전자 캐나다 몬트리올에 7번째 AI센터

    삼성전자 캐나다 몬트리올에 7번째 AI센터

    삼성전자가 자사 7번째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캐나다 몬트리올에 개설했다. 삼성전자는 ‘AI 허브’로 떠오른 캐나다에 연구센터 두 곳을 두게 됐다. 삼성전자는 18일(현지시간) 몬트리올 AI 연구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를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뉴욕 AI 연구센터에 이어 7번째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몬트리올은 첨단 IT 기업들이 미래 기술 연구센터를 짓고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캐나다는 AI 전문 인력이 많이 모여 있고, 세제혜택 등 정책 지원도 좋아 세계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몬트리올 AI 연구센터를 통해 그간 협력해온 맥길대학교, 몬트리올대학교 등에 있는 세계적 AI 전문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몬트리올 AI 연구센터는 맥길대 그레고리 듀덱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머신러닝, 음성인식 분야 연구를 주도한다. 그는 머신러닝, 휴먼로봇 인터랙션(HRI) 등 폭넓은 분야의 AI 전문가다. 개소식엔 조승환 삼성 리서치 조승환 부사장, 이근배 한국 AI 총괄센터장(전무), 래리 핵 실리콘밸리 AI 연구센터장(전무), 마르크 가노 캐나다 교통부 장관, 필립 톰린슨 퀘백주 우뜨흐몽시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조승환 부사장은 환영사에서 “삼성전자는 제품과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해 지금까지 사람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삼성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7개 글로벌 AI 연구센터들이 그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확대해 2020년까지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 약 1000명을 확보하고 AI 연구센터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현명한 기부 방법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현명한 기부 방법

    1980년대 중후반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특히 남학생들에게 이 형님은 우상 같은 존재였다. 입에 문 성냥개비마저 멋있었던, 하여 (입어 봐야 폼도 안 나는) 바바리를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2만원에 사 입게 했던 그 형님. ‘영웅본색’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홍콩 배우 주윤발 이야기다. 형님이 또 한 번 화제다. 우리 돈으로 8100억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다양한 사회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소식 때문이다. 보통은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17년 전 휴대전화를 아직도 쓴다는, 한 달 용돈이 11만원 정도 된다는 일상도 널리 알려졌다.덩달아 좋아진 기분이 사라지기 전에 지난해 이맘때 출간된 ‘기부 수업’을 펼친다. 절망의 골짜기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 책이다. 마약중독자와 노숙자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빵 공장을 설립한 사람, 전염병 전문가에서 폭력 예방 활동가로 변신한 사람도 등장한다. 상처를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나누는 사람들도 여럿이다. 어려서 학습부진아였던 한 방송 진행자는 1700여명의 멘토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운영하는데, 이들은 오로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마음을 쏟는다. ‘기부 수업’의 미덕은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의 삶을 칭송하는 데 있지 않다. 일상에서 작은 일로도 선의를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아홉 살 소녀 레이철 백위드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식수 부족으로 고통받는 지구 반대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마음이 있으면 우리가 가진 것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레이철이 잘 보여 준다. ‘기부 수업’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더 알려준다. 인간의 뇌를 관찰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선단체에 후원을 하거나 봉사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 행복이 이타심을 불러오는 게 아니라 이타심이 행복을 불러온다. 미국의 칼럼니스트이자 부부인 저자 니컬러스 D 크리스토프와 셰릴 우든은 막연한 기부보다는 “똑똑한 기부, 올바른 기부, 효과적인 기부”를 강조한다. 소외계층을 후원하기보다 조직 운영에 더 많은 돈을 쓰는 자선단체들이 많은 요즘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후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준다.똑똑하고 올바르고 효과적인 기부를 위한 지침을 알려주는 책으로는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있다. 우리는 공정무역 커피 하면, 맛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때때로 믿고 소비한다. 하지만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한다고 가난한 나라의 빈곤층에게 모든 수익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우선 공정무역 인증 자체가 까다로워 가난한 나라 농부들은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공정무역 커피는 에티오피아 같은 최빈국이 아닌 상대적으로 부유한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에서 재배된다.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 윌리엄 맥어스킬은 오히려 초빈국의 비(非)공정무역 상품을 사는 게 빈곤퇴치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기부하되,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방법이 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주윤발 형님의 기부 소식을 들으며, 두 권의 책을 훑어 보며 부끄러움이 한가득이다. 마음의 여유를 잃고 사는 요즘,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그래도 어릴 적 우상 주윤발이 알려줘 고마울 따름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조태열 “올 대북인권결의안 채택될 것… 표현·수위는 낮아질 듯”

    조태열 “올 대북인권결의안 채택될 것… 표현·수위는 낮아질 듯”

    남북경협 제재 위반 안 되게 美와 협상 중 송영길 “비핵화 유도 위한 ‘작은 선물’ 필요” 김무성 “북미정상회담 후 6개 핵탄두 제조”조태열 유엔주재 대사가 1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올해도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이 채택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대북인권결의안이 채택된다면 14년 연속이다. 다만 남북, 북·미 간 화해 무드를 반영해 표현 수위 등은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또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탄두 6개 제조’ 의혹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조 대사는 “(대북인권결의안 채택은) 벌써 수년째 하고 있는 것이고, 저희가 결의안 문안 작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대북인권결의안이 14년 연속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엔 제3위원회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주도로 대북인권결의안 문안 작성을 진행 중이다. 결의안이 제3위원회를 통과하면 유엔총회에서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유엔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 중 하나인 대북인권결의안이 올해도 채택될 예정이지만 결의안 문구 표현의 변화나 수위 조절이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도 북·미 관계 등을 고려, 예년처럼 강하게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 대사는 또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미국의 대북 제재를 넘어서야 가능하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뿐 아니라 안보리 대북제재위, 제재위 내 전문가 패널, 우방국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핵화) 협상과 남북대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대북 제재를 어느 지점에서 완화할 수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 대북 제재 완화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여야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대북 선물론’과 ‘대북 속도조절론’으로 첨예하게 부딪쳤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대북 제재 완화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른바 ‘선물론’이다. 송 의원은 “미국이 종전선언도 하지 않는데 북한 입장에서 핵개발을 중단할 수 있겠느냐”며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스몰 기프트’(작은 선물)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대북) 제재가 풀어지면 북핵 폐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는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 의원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6개의 핵탄두를 새로 만들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조태열 주유엔 대사 “14년 연속 대북인권결의안 채택될 것“

    조태열 유엔주재 대사가 1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올해도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이 채택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대북인권결의안이 채택된다면 14년 연속이다. 다만 남북, 북·미 간 화해 무드를 반영해 표현 수위 등은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또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탄두 6개 제조’ 의혹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조 대사는 “(대북인권결의안 채택은) 벌써 수년째 하고 있는 것이고, 저희가 결의안 문안 작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대북인권결의안이 14년 연속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엔 제3위원회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주도로 대북인권결의안 문안 작성을 진행 중이다. 결의안이 제3위원회를 통과하면 유엔총회에서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유엔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 중 하나인 대북인권결의안이 올해도 채택될 예정이지만 결의안 문구 표현의 변화나 수위 조절이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도 북·미 관계 등을 고려, 예년처럼 강하게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 대사는 또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미국의 대북 제재를 넘어서야 가능하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뿐 아니라 안보리 대북제재위, 제재위 내 전문가 패널, 우방국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핵화) 협상과 남북대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대북 제재를 어느 지점에서 완화할 수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 대북 제재 완화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여야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대북 선물론’과 ‘대북 속도조절론’으로 첨예하게 부딪쳤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대북 제재 완화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른바 ‘선물론’이다. 송 의원은 “미국이 종전선언도 하지 않는데 북한 입장에서 핵개발을 중단할 수 있겠느냐”며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스몰 기프트’(작은 선물)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대북) 제재가 풀어지면 북핵 폐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는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 의원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6개의 핵탄두를 새로 만들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장동건 고소영 부부 “소아환자 치료비로 써달라” 1억원 기부

    장동건 고소영 부부 “소아환자 치료비로 써달라” 1억원 기부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영화배우 장동건·고소영씨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아환자의 치료비에 써달라며 후원금 1억원을 병원에 기부했다고 17일 밝혔다. 2010년부터 매년 10월 장남의 생일을 맞아 1억원씩 미혼모 가정을 지원하는 사회복지 기관에 후원을 해오던 장동건·고소영씨 부부는 올해는 소아환자들을 돕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후원을 결심했다. 장동건·고소영씨 부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부부로 사회복지 기관 후원 등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일에 앞장 서 왔다. 작년 11월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을 위한 성금 등 여러 기부활동과 봉사활동에도 자주 동참하며 아름다운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 손수레 끄는 할머니 돕다 교통사고 뒤 장기기증하고 떠난 김선웅군 ‘LG의인상’

    손수레 끄는 할머니 돕다 교통사고 뒤 장기기증하고 떠난 김선웅군 ‘LG의인상’

    새벽길에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던 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에 빠진 뒤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김선웅(19)군이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LG복지재단은 김선웅군을 LG의인상 대상자로 정하고 유가족에게 50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선웅군은 지난 3일 새벽 귀갓길에 제주시 종합청사 인근에서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 오르막길을 오르던 할머니를 발견하고 기꺼이 도왔다. 제주한라대 재학 중에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할머니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선웅군은 과속 차량에 치였고,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머리를 심하게 다쳐 치료를 받던 중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가족은 평소 김선웅군의 뜻에 따라 장기 기증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선웅군의 폐와 신장 등의 장기는 모두 7명에게 전달됐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평소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고 사고 당일에도 선행을 베풀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전하며 떠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의인상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LG의인상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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