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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사고 재지정 평가항목 두고 ‘몸살’

    시민단체 “선행학습 위반 여부 반영을” 교육청 “7월 발표에 전수조사는 무리” 학교 “자사고 죽이기… 행정소송 불사” 이달 말부터 예정돼 있는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교육계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전국 24개 자사고 중 탈락하는 곳이 나올 경우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권학교폐지촛불시민행동’ 소속 19개 단체와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소속 32개 단체는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선행학습 위반 전수조사 결과를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라”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지난달 서울 내 자사고 9개가 2018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 선행학습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이달 말까지 관내 전체 자사고에 대해 선행학습 위반 여부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단체들의 재지정 평가 반영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입시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늦어도 7월 초까지는 평가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자사고 현장 평가가 완료된 상황에서 중간고사를 전수조사해 다시 반영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난색을 표했다. 시민단체들은 “교육청 발표대로 6월 말까지 선행학습 위반 전수조사가 완료된다면, 결과를 확인하고 이를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는 일정에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면서 “교육청이 자사고 봐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들은 봐주기 평가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자사고들은 불안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평가 대상 24곳 중 절반이 넘는 13개교(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중동고, 중앙고, 하나고, 한가람고, 한대부고)가 몰려 있는 서울이 ‘태풍의 눈’이다. 서울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이들 학교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는데, 모두 재지정 평가 감점 요소가 확인됐다. 감사 결과 개인 주의·경고는 0.5점, 기관주의는 1점, 기관경고는 2점 감점이다. 재지정 평가에서 70점(100점 만점)을 넘지 못하면 자사고 지위를 잃게 된다. 자사고들은 재지정이 취소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조만간 재지정 평가와 관련해 새로운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장은 “평가에는 응했지만 서울교육청의 평가 기준이 ‘자사고 죽이기’ 일환으로 부당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평가 결과에 따라 즉각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지난 금요일, 아이들을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나서 시내에 나갔다.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는 한산했다. 문제집을 파는 코너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40대로 보이는 여성 예닐곱이 진지한 표정으로 국어독해, 수학 문제집을 고르고 있었다. 한쪽엔 초등학교 교과서도 팔았다. 한 권에 5000원 정도였다. 지난 3월 학부모 총회 때 딸의 담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3월 말부터 교과서 수업에 들어갑니다. 교과서는 집에 보내지 않고, 숙제도 없습니다. 수학익힘책도 학교에서 저와 같이 풉니다. 아무 신경 쓰지 마세요. 대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수학익힘책을 집에 보내드릴 테니 우리 아이들 많이 칭찬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부모가 자녀에게 교과서를 미리 공부시키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 같았다. 그런데 서점에서 이렇게 쉽게 교과서를 구할 수 있다니…. 부지런하고 꼼꼼한 엄마들은 이미 교과서를 사서 봤을 것이다. 난 한참 멀었다.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다행스럽게도 별 탈 없이 학교에 적응했다. 혼자 학교에 가고, 끝나면 집에 오고, 친구들과도 잘 논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처음에는 아주 기본적인 화장실 스스로 가기, 실내화 갈아신기 같은 것만 잘해도 감지덕지했는데, 이제 딸의 공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선행학습.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일이 돼버렸다. 처음엔 ‘초등학교 1학년이 배울 게 뭐가 있다고, 열심히 뛰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보통은 공부도 어릴 때 해야 효과가 있다는 말로 받아들인다. 반대의 뜻도 통한다. 어린 나이에 배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부도 머리가 굵어지면 쉽게 이해한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초록색 성문기초영문법을 보기 시작했다. 당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었다. 학원 선생님은 네댓 번 보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이해되지 않는 외국말을 달달 외우라는 소리가 싫어서 결국 학원을 관뒀다.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그 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슥슥 잘 읽혔다. 이렇게 쉬운 걸 왜 4년 전에 억지로 배우려 했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불신이 큰 나지만 자식 키우는 처지가 되자 마음이 심하게 흔들린다. 이런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적어도 한글은 깨우치고 학교에 가야지. 초등학교 1~2학년이면 영어 알파벳이랑 음가(파닉스)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3학년 되면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운다는데, 그전에 수영을 배워놓으면 더 좋겠지. 요샌 줄넘기도 필수라는데 동네 문화센터 줄넘기 강좌라도 듣게 해야 할까. 선행학습이란 무엇인가. 교육당국은 학생 스스로 또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학교 수업 진도보다 최소 1개월 이상 미리 공부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학교 수업 준비를 위해 1~2주 먼저 공부하는 ‘예습’과는 다르다.교육과정평가원이 2013년 발간한 ‘학교교육 내 선행학습 유발 요인 분석 및 해소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중 86.2%가 영어 또는 수학 선행학습을 경험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학부모) 9720명을 조사한 결과다. 학교급으로 보면 초등학생의 84.1%, 중학생의 87%, 고등학생의 89.5%가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설문을 분석해보니 ▲학급 내 성적이 높을수록 ▲진학 희망 고등학교가 특목고 또는 자사고일 경우 ▲월평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어머니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선행학습 시간이 길었다. 3월 초에 만난 대학선배 언니 A가 해준 기막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는 둘째를 올해 초등학교에 보냈다. A는 어렵사리 유명한 수학학원 강사 전화번호를 구했다. (유능한 사교육 강사 연락처를 확보하는 게 학부모의 정보력이라고 한다.) A는 강사에게 둘째 교육을 의뢰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강사가 그러더란다. “어머니, 너무 늦으셨네요. 특목고 가려면 6살 때부터 준비해야 해요.” 선행학습은 사교육을 받는 주요 목적 중 하나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을 받은 초등학생 가운데 39.7%가 선행학습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학교수업 보충이 86.2%로 가장 많았고 보육(17.6%), 진학준비(15.9%) 등의 순이었다.다만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는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그해에는 초등학생의 65.6%가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았다. 반면 학교수업을 보충할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은 2007년 49.6%에서 1.7배 이상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졌기 때문은 아닐까. 사교육에서 성행한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무력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사교육을 통해 미리 교과 내용을 학습한 학생에게 학교 수업이 재미있을 리 없다. 그런 학생이 많으면 교사들도 기본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선행학습을 받지 않은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하게 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주입식 선행학습에 익숙해진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선행학습이 대학입시를 위한 속도 경쟁을 부추겨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나왔다. 오죽하면 법으로 선행학습을 금지했을까. 지난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선행학습을 전제로 한 학교 수업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와 수준의 시험 출제 ▲대입전형 논술 시험 등에서 고교 교육과정 벗어난 문제 출제 등을 금지했다.법 시행 이후 학교에서는 선행학습을 유발을 할 수 없게 됐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아침 저녁 보충수업과 방학 특강을 통해 교과과정을 미리 배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방과후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다만, 지난 3월 국회에서 공교육정상화법이 개정된 덕에 초등학교 1·2학년도 방과후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정규교과에 포함되기에 초 1·2 대상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에 해당된다. 하지만 국회는 교육현장과 학부모 요구를 받아들여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했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대한 학부모 반응은 둘로 갈린다. 선행학습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반기는 쪽도 있지만, 학교에서 공부를 더 안 시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부모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 쪽이든 공교육법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걸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딸은 수학 시간이 제일 싫다고 한다. 지난주에 들고 온 수학익힘책을 보니 한자리수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있다. 예컨대 ‘5와 3의 합은 8입니다. 5와 3의 차는 2입니다’ 이런 걸 배우는 모양이다. 손가락 10개로 더하고 빼기를 해결하는 딸에게 딱 맞는 수준이다.딸은 선행학습은커녕 ‘후행학습’마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딸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가끔 10이 넘어가는 두자릿수 덧셈을 시켜볼 때가 있다. 그러면 딸은 빽 소리를 지른다.(손가락 10개로 셈을 할 수 없어서다. 잘 구부러지지 않는 발가락을 동원하다가 성질을 낸다.) 돈을 셀 때 1000원을 1만원이라고 하고, 100원을 10원이라고 하기에 세자릿수 읽기를 가르쳐보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딸은 어김없이 화를 낸다. “엄마, 학교에서 배울 거잖아. 왜 엄마가 가르치려고 해?” 그럼 학교에서 배운 덧셈과 뺄셈을 복습해보자고 붙잡아 앉히면 또 저항한다. “아니, 학교에서 배운 건데 왜 엄마랑 또 해? 싫어!” 속에서 천불이 난다. 공부하지 않겠다는 고집만큼은 아주 자기주도적이다. ‘됐다, 됐어.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속으로 뇌까려봤자 아쉬운 쪽은 나다. 어느새 서점에서 사온 덧셈 연산 책을 펴놓고 어르고 달래며 3장만 풀어보자고 애원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복직’ 입니다.
  • 서울교육청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자사고 중간고사, 재지정평가에 반영 안한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를 수학시험에 출제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교육청이 조사 결과를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24일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재지정 평가 대상인 자사고들의 상당수가 현장평가가 완료된 상황이어서 추가 점검 결과를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13일 서울시내 자사고 9곳이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 1학기 이후에 배우는 내용을 출제하거나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는 등 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9개교 중 3개교가 올해 서울교육청의 재지정평가 대상이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 자사고 19곳의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시험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으며 내달 말 점검이 마무리된다. 자사고 운영평가 항목에 ‘선행학습 방지 노력’이 포함돼 있어 서울교육청의 조사 결과가 재지정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서울교육청은 “선행교육 실시여부를 점검한 현황이 지난달 29일 자사고 평가 주무 부서에 제출됐다”면서 “전수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3개교를 포함한 전체 자사고를 대상으로 한 점검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초등생 고민 1위는 ‘친구’…딸의 사회생활을 응원합니다

    [우리둘은1학년]초등생 고민 1위는 ‘친구’…딸의 사회생활을 응원합니다

    [편집자글]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엄마, 정윤이(가명)가 날 대하는 게 예전 같지 않아. 나한테 관심이 없나 봐. 다른 친구들이랑만 놀고 내가 말 걸어도 못 들은 척해.”“내일 월요일이지? 학교 가기 싫다. 예진이랑 다른 모둠 하고 싶어. 매일 싸운단 말이야. 그리고 내가 빌려준 캐릭터 지우개를 며칠째 안 돌려줘.” 딸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 이야기한다. 대부분 친구 이야기다. 공부나 선생님 얘기는 거의 없다. (수학 시간이 제일 싫다는 말은 몇 번 했다.) 즐겁고 재밌는 일보다는 친구와 겪은 갈등, 그 일로 자신이 얼마나 속상했는지 털어놓을 때가 잦다. 상담 요청인 셈이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따돌림의 징후를 보이는지,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학부모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고, ‘글로 배운’ 나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여덟 살 딸이 주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앞뒤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 본인 중심으로 감정만 토로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아이의 속상함에 ‘폭풍 공감’해주는 일이다. 그다음, 친구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추측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갈등 해결책을 제안한다. 이런 식이다.“제일 친한 친구가 갑자기 차갑게 대하면 정말 속상했겠다. 엄마도 학교 다닐 때 그런 일 겪은 적 있는데 진짜 슬펐거든. 혹시 말이야, 정윤이가 다른 친구랑 노는 데 집중해서 네 말을 못 들은 건 아닐까? 아니면 뭔가 서운한 게 있었을지도 몰라. 잘 생각해봐. 내일 학교 가서 정윤이한테 다시 한번 얘기해보는 게 어때? ‘혹시 내가 서운하게 한 거 있어?’ 물어보는 건 어떨까?”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딸이다.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한계가 있다. 내 추측이 다 들어맞는 것도 아니고, 해결책이 언제나 먹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딸에게, 험난한 사회화 과정을 먼저 겪은 선배로서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 딸이 앞으로 맞닥뜨릴 수많은 대인갈등을 건강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친구 관계만큼은 무던하길 바랐는데,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고민 많은 엄마를 닮지 않길 바랐건만 헛된 기대였나 보다. 사실 친구 문제는 초등학생의 고민 1위다. 여성가족부가 집계한 전국 청소년 상담현황을 보면, 지난 한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상담지원센터에서 이뤄진 상담 건수는 모두 505만 678건이었다.이 가운데 대인관계, 즉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이 132만 9866건(26.3%)으로 가장 많았다. 2011년(61만 2295건)과 비교하면 7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다음으로 많은 상담내용이 학업·진로(83만 9102건), 정신건강(73만 8188건) 등이다. 만 9~24세 연령대 중 상담을 가장 많이 이용한 대상은 초등학생이었다. 지난해 초등생 상담 이용자는 159만 9385명으로 전체 612만 1586명의 26.1%를 차지했다. 중학생(153만 8560명), 고등학생(144만 4156명)을 웃돌았다. 그렇다면 대인관계 문제로 상담을 요청한 초등학생은 얼마나 될까. 초등생 상담 현황을 분석해보니 전체 155만 9859건 가운데 39.0%(60만 8770건)가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두 번째로 많은 컴퓨터·인터넷 사용(18만 8539건·12.1%)의 3배가 넘는다. 초등학생을 키우는 학부모에게 뜻하는 바가 많은 통계다. 그렇다고 아이의 친구 관계를 시시콜콜 참견해야 할까?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속담이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에 섣불리 부모가 개입하면 일이 커진다는 뜻이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니 심심치 않게 그런 상황을 목격한다.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같은 반 학부모들이 아이를 동반하고 동네 키즈카페에 놀러 갔다. 잠시 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때린 일이 벌어졌다. 속이 상한 남자아이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가버렸다. 반 학부모 단체대화방에서도 퇴장했다.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애들 일인데 저렇게까지 예민하게 굴 일인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오죽하면 그랬겠나. 남자애가 여자애에게 맞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을까. 아이들끼리 해결하도록 두는 것이 맞을까, 엄마들이 대화하고 사과를 주고받는 것이 나을까. 딸의 반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몸짓이 크고 장난기도 많은 준수(가명)라는 아이가 있다. 팔을 잡아당기거나 끌어안는 준수의 장난 섞인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얌전하고 조용한 성향의 아이일수록 준수의 행동 때문에 괴로워한다고 반 모임 나온 엄마들 몇이 말했다. 특히 한 엄마는 준수 때문에 아이가 학교 상담선생님을 찾아간 일을 나중에 알게 돼 정말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모임에 나온 엄마들은 대체로 담임 선생님을 통하거나 직접 연락을 해서 준수 부모님께 교실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했다. 부모가 자녀의 성향을 알고 계속 주의를 시키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저학년 때는 좋게 넘어갈 수 있지만 고학년으로 가서도 준수의 행동이 교정되지 않으면 학교폭력위원회에 넘겨질 수도 있다는 말도 나왔다.내가 준수 엄마 입장이라면 어떨까. 아들이 반 친구들을 괴롭힌다는 말을 전해들으면 가슴부터 철렁 내려앉겠지. 더군다나 담임 선생님이라면 몰라도 학부모에게 듣는다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 다른 학부모들이 내 아이를 두고 수군거리고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건 더 싫을 것 같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려면 다른 학부모의 쓴소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은 낯가림이 없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성격이다. 목청이 크고 욕심 많고 지기 싫어하면서도 사람한테 상처도 쉽게 받는다. 잘 삐치기도 한다. 친구들과 대체로 잘 어울리지만 갈등도 적잖이 겪는다. 이런 성향을 알기에 혹시 딸 때문에 힘들어하는 반 친구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담임선생님이 보내주는 알림장에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 하지 않기”, “친구 몸에 함부로 손대지 않기”라는 말이 적혀 있으면 그날 교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딸에게 자세히 물어본 뒤 잔소리를 시작한다.“네가 싫어하는 행동을 친구가 하면 네 기분이 어떻겠니? 친구도 마찬가지겠지?” 역지사지를 강조하고, “친구가 아무리 좋아도, 친구한테 어깨동무를 하고 싶어도 갑자기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친구가 놀라거나 기분 나쁠 수 있다”며 설명을 늘어놓는다. 지금은 어떤 친구가 좋은지 또는 싫은지, 그 친구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 어떤 재미난 얘기를 했는지 미주알고주알 떠드는 딸이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엄마에게 친구 얘기를 하는 횟수나 대화량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사춘기를 거치면 친구 문제에 대해선 아예 입을 닫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직장 일에, 집안일에 늘 바쁜 엄마는 내 말에 귀 기울여 줄 여유가 없어 보였다. 설령 고민을 털어놓는다 한들 엄마가 이해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지” 혼나지 않으면 다행이었달까.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깨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지침을 세웠다. 딸이 주저 없이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처음 배우는 딸이 좌절하거나 슬퍼할 때 든든한 편이 되고 싶다. 딸아, 너의 사회생활을 뜨겁게 응원해.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선행학습’ 입니다.
  •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9개교 수학시험지 분석 결과교육과정에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도 등장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자사고) 9곳이 수학 시험에서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출제했다는 교육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소재 자사고 9곳의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수학 시험에서 2학기 이후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등으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사걱세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자사고 9개교의 수학 시험지를 현직 수학교사 17명이 분석했다. 선행학습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시험에 출제해 평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분석 결과 9개교 모두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시험에서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개정 교육과정부터 1학년 1학기에서 2학기로 미뤄진 ‘유리함수와 무리함수’ 관련 문제를 1학기 시험에 출제하는 등 2학기 이후 배우는 내용을 1학기에 출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1학년 1학기 범위이나 교육과정을 위반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2015개정 교육과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보고서’에서는 고교 1학년 수학 평가에서 “이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를 활용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이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삭제됐거나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출제한 사례도 있었다. 1학년 1학기 수학 학습내용에서 삭제된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 교육과정에 아예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 등도 이들 학교 시험에 등장했다. 사걱세는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7~8월 23개 자사고 전체를 전수조사한 결과 고1 시험에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한 학교가 없었다고 보고했다”면서 “교육청은 자사고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례를 재조사하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엔드게임’, 비평가의 죽음

    [홍석경의 문화읽기] ‘엔드게임’, 비평가의 죽음

    마블영화세계(MCU) 한 사이클의 종지부를 찍는다는 ‘엔드게임’이 전 세계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대로라면 ‘타이타닉’과 ‘아바타’를 경신할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이다. 한국은?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된 이곳에선 모든 유행이 좀더 강하고 좀더 특별해지지 않던가. 인구 5000만명의 나라에 1000만 관객 영화가 20개를 넘고 1700만을 넘은 영화 ‘명량’이 있는 곳. 이순신 장군의 열두 척 배도 이번엔 어벤져스의 히어로들을 이겨 낼 방도는 없어 보인다. 게다가 ‘엔드게임’은 한 사이클의 종말일 뿐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소속사 디즈니가 인수합병에 능한지라 다른 히어로들이 속속 입사, 새로 시작할 사이클은 더욱 다채롭고 복잡한 스토리 전개가 가능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엔드게임’은 끝이 아니라 글로벌 영화시장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이 현상이 드러낸 흥미로운 점은 ‘엔드게임’에 대한 관객의 열망 앞에 세계 비평가들의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이가 ‘엔드게임’ 현상에 대해 말할 뿐 ‘엔드게임’을 영화작품으로 이해하고 비평하지 않는다. 설마 스포일이 호환마마보다 두려워서일까. 무엇보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라고 보인다. 두 번 봤는데 이해가 안 된다는 비평가들의 당황이 역력하다. 영화관의 10대, 20대가 웃음을 터뜨리고 감탄하는 장면 앞에서의 무력감. 22개의 영화 텍스트를 기억하고 연결할 수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극단적 상호 텍스트 앞에서 기존의 문화 중재자들은 역할이 없다. 디지털 컨버전스 문화가 만들어 낸 새로운 문화 향유 패턴을 기존의 비평 기준으로 재단하다가는 팬들의 전문성 앞에 조리돌림을 당하거나 무시되기 쉽다. 좀더 분별력 있고 탐구적인 비평가들은 그래서 입을 다문다. 그들이 다 이해하지 못하는 광활한 세계 앞의 침묵. 비평하더라도 자칫 어떻게 이 텍스트를 잘 읽을 수 있나, 남들은 모르고 나만 알아본 디테일에 대한 덕후스러운 잘난 척 또는 영화 제작 뒷이야기에 불과해질 위험이 있다. 이것도 대부분 커뮤니티가 힘을 발휘하는 팬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같은 현상이 지난해 아레나 세계 투어에 이어 지난 5일 미국에서 스타디움 투어를 시작한 BTS이다. LA의 로즈볼 경기장 6만 관중이 야광봉을 흔들며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를 때, 대중음악 비평가들이 느끼는 무력감도 ‘엔드게임’의 비평가들과 비슷한 것이다. 어떻게 한국어로 노래를 하고 영어가 자유로운 멤버가 한 명뿐인 그룹이 아무리 소셜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았다 하더라도 세계적 팬덤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한국의 성인들이 여전히 궁금한 것처럼 세계의 비평가들도 전 세계에서 모여든 6만명의 비한국어권 팬들이 한국어 노래를 따라하는 것을 입을 닫지 못하고 쳐다본다. BTS도 유튜브와 SNS의 여러 기록을 경신하며 ‘엔드게임’처럼 질주하고 있다. BTS 현상 또한 그동안 생산된 앨범, 뮤직비디오, 텔레비전과 유튜브 영상들, 브이라이브 등 모든 방탄 텍스트를 섭렵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거대한 트랜스미디어다. 대부분의 비평가들이 기존의 잣대로 생산해 내는 미디어 담론을 팬들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심정으로 관찰하고 비판한다. 언감생심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기는커녕 대부분 문화적 중재자들의 편협함, 성실성과 호기심 부족, 공부의 모자람이 지적된다. 두 현상 모두 주축은 10대, 20대이지만 텍스트의 두터움에 매혹된 30대, 40대 팬들로 확장되고 있고, 가족의 힘으로 세대 간 확장도 이루어지고 있다. 매우 달라 보이는 두 현상은 거대한 트랜스미디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한쪽은 슈퍼히어로이고 다른 쪽은 일반인 히어로라는 차이가 있을 뿐.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와 소진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팀으로 성장한 후자의 스토리로 위안을 받고, 엄청난 파워를 갖고 태어나 절대 악과 싸워 나가는 전자의 히어로들을 통해 세상을 우화로 이해한다. 두 이야기 모두 이해하는 기쁨을 누리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과 끈기를 요구한다. ‘엔드게임’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마블영화 22편에 대한 선행학습이 필요하고, 방탄에게서 치유받으려면 수천 개의 비디오와 음원을 섭렵할 자세가 요구된다. 공짜 즐거움은 없는 세계, 이것이 두 거대 트랜스미디어가 주는 교훈이다.
  • [우리둘은1학년]반 모임 나갈까 말까 고민되나요?

    [우리둘은1학년]반 모임 나갈까 말까 고민되나요?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학교를 마친 딸은 놀이터를 지나치지 못한다. 그네든 정글짐이든 한참 타고 논 뒤에야 집으로 향한다. 아이가 노는 동안 나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소설책을 읽는다. 삼삼오오 모여 다정히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들을 곁눈질하면서…. 오랫동안 한동네에 살며 아이를 같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 엄마들의 친분은 두텁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관계는 더 돈독해진다. 우리 모녀처럼 다른 동네에 살다 온 사람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기자로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지만, 희한하게도 동네 엄마들에게는 선뜻 다가갈 수가 없었다. 속 터놓을 수 있는 ‘엄마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만 품었는데, 드디어 친구를 만들 기회가 생겼다. 바로 ‘반 모임’이다. 초등학교 학부모회 반 대표를 중심으로 같은 반 엄마들이 사적으로 만나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끼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목적의 모임이다.반 모임에 대한 ‘선배 엄마’들의 평가는 두 부류로 나뉜다. “갈 필요 없어. 사교육 얘기만 하는데 정작 쓸모 있는 정보는 공유해주지 않아. 남의 집 아이와 우리 집 아이를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도 피곤해지지.”“초등학교 1학년 때 반 모임이 내내 유지되거든. 그러면서 영양가 있는 교육정보를 모을 수 있지. 엄마들이 친해야 아이들도 친해져서 학교생활이 편해져.” 부정과 긍정이 거의 반반이다. 신문 기사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모인다. ‘반 모임은 엄마들의 허영과 과시욕이 넘치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심을 수 있다. 누가 어떤 명품 가방을 들었나, 누가 비싼 외제차를 타고 나오나 훑어보며 경제력을 가늠하고, 자녀의 선행학습 진행 상황을 비교하거나 특목고 등 진학 정보를 얻으려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자리라는 편견도 있다. 올해 초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몇몇 장면처럼 말이다. 그러나 새로운 모임에 대한 호기심이 선입견을 이겼다. 무엇보다 혼자 초등학교 1학년을 키우는 일은 외로웠다. 학부모 동지를 사귀고 싶었다. 반 모임은 3월 초 학부모 총회에서 시작된다. 대게 총회에서 선출된 학부모회 반 대표가 반 모임을 주도한다.총회가 끝난 뒤 우리 반 대표는 A4 종이 한 장을 책상에 놓고 아이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담임 선생님은 개별 학부모의 연락처를 공유해주지 않는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반 대표는 총회 당일 저녁에 20여명의 엄마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초대했다.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엄마들도 알음알음 아는 엄마들을 통해 대화방에 들어왔다.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바쁜 3월이 지나면 ‘반 모임의 달’ 4월이 온다. 조용했던 단톡방도 슬슬 부산스러워진다. 첫 반 모임은 보통 브런치로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때쯤이면 동네 카페와 식당이 엄마들로 꽉 찬다. 반 모임 수요가 많아 예약을 잡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브런치 반 모임을 위해 워킹맘은 반차나 휴가를 내기도 한다. 사정이 있어 첫 반 모임을 놓치고 단톡방 후기로써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첫 모임에 다녀온 엄마들이 ‘정말 즐거웠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고 남긴 글을 보고 반 모임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센스 있는 반 대표는 곧바로 ‘밤 모임’을 제안했다. 워킹맘들을 위한 배려였다. 투표를 거쳐 날짜와 장소가 결정됐다. 2주 뒤 금요일 저녁이었다. 약속한 날이 되자 식구들 저녁을 서둘러 차려주고 오후 7시에 집을 나섰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파트 단지의 호프집이었다. 집에 돌아온 시각은 자정이었다. 무려 5시간이 지났다. 새로운 세계가 열린 기분이었다. 엄마들의 입담에 쉴새 없이 웃고 처음 듣는 신기한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였다. 이날 참석한 7명 중 4명은 첫 모임에 못간 워킹맘이었다. 아이를 여럿 키운 선배 엄마들이 대화를 주도했다. 담임 선생님의 경력, 반 아이들 동향, 학군 내 중학교와 고등학교 평판, 동네 학원강사들의 실력까지, ‘어쩜 그리 아는 게 많지’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첫 아이를 학교에 보낸 나와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교과목 학원은 아직 먼일이라고 생각했건만, 엄마 대부분이 영어학원에 아이를 보내거나 조만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야무진 엄마들은 원생 수가 많은 학원과 근처에 새로 생긴 어학원, 특목중학교 입시 대비 수업을 해주는 전문학원 등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사교육 문외한인 나도 여러 번 등장하는 학원 이름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어색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다음 반 모임까지 잡은 뒤 헤어졌다. 다음 장소는 키즈카페. 주말 키즈카페 모임은 아이들과 함께 만날 수 있고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편하게 참석 가능하다는 장점이 크다. 그래서 동네 키즈카페는 주말 예약이 주말 예약이 두 달 후까지 꽉 차 있다고 한 엄마가 말했다. 반 모임 경험이 많은 또 다른 엄마는 애들 저녁 든든히 먹이고 일요일 밤 8~10시에 만나자고 했다. 그 시간대가 카페도 한산하고 다음날 학교 보낸 뒤 엄마들도 좀 쉴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역시 유경험자는 달랐다. 나를 비롯한 초보 엄마들은 경외의 눈빛을 보냈다. 반 모임은 반 대표와 엄마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반 대표가 적극적이면 여러 차례 만나지만 소극적이면 한 번 정도 만나거나 아예 반 모임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이유로, 호응을 잘 하는 엄마들이 많으면 활발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모임이 시들해지고 만다. 개인적으로 반 모임이 좋았던 이유는 내가 모르던 딸의 태도나 행동을 간접적으로 전해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 친구들이 딸과 겪은 일화를 엄마에게 전하고, 그 엄마가 나에게 전달해주는 식이었다.반 아이들 동향도 알게 돼 도움이 됐다. 유난히 장난이 심한 남자아이 때문에 두세 명이 힘들어하는데, 그 정보 덕에 딸에게 아이들이 싫어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함부로 다른 친구의 몸을 만지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줄 수 있었다. 그러면서 혹시 친구의 그런 행동에 괴롭고 힘들다면 주저 말고 엄마에게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반 모임에 나갈지 말지는 선택 사항이다. 내키지 않으면 안 나가면 된다.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엄마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분위기였다. 또 첫 모임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두 번째 모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모든 모임에 꼭 나가야 친해지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나처럼 산후조리원 동기나 문센(문화센터) 동기, 유치원 동기 없이 외로운 육아를 견딘 엄마라면 초등학교 반 모임이 괜찮은 사교의 장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클수록 학부모의 관계는 동료보다 입시 경쟁자로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1학년 때는 그래도 모임이 순수해요. 고학년으로 갈수록 반 모임도 안 하고 서로 데면데면하다니까요. 지금 만나서 친해지는 게 좋아요.” 다만 반 모임에 나가기 전 자신의 교육관이나 소신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길 추천한다. 학부모 신분으로 만나는 이상 반 모임의 대화 주제는 교육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교육 정보가 오갈 것이다. 나 같은 ‘팔랑귀’는 정보를 많이 입수할수록 고민이 많아진다. 이 공부도 시켜야 할 것 같고, 저 학원에도 보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소신이 뚜렷한 부모라면 자신의 교육관에 맞지 않은 이야기를 귓등으로 듣고 흘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 모임은 ‘조건부 추천’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자율휴업일과 개인체험현장학습 활용법입니다.
  • 동영상 수학·카톡 영어… 학생 스스로 ‘엎드려 자던 수업’ 깨운다

    동영상 수학·카톡 영어… 학생 스스로 ‘엎드려 자던 수업’ 깨운다

    “나 좀 도와줘. 옷을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어.” 한 여학생이 집으로 찾아온 친구에게 옷장에 걸린 옷을 보여준다. 친구는 옷장 속 옷들을 세어본다. “티셔츠가 다섯 벌, 바지가 네 벌 있네. 입을 수 있는 옷의 경우의 수가 스무 가지네!” 경기 의정부 부용고등학교의 수학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촬영한 2~3분짜리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학 개념을 배우는 수업에 앞서 학생들이 역할극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념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함께 관람한다. 부용고는 학생들이 수학 개념을 외우는 게 아니라 ‘말하게’ 한다는 취지의 ‘매스 톡톡’(Math talk talk) 활동의 일환으로 이 같은 영상을 제작하도록 하고 있다.●말하는 수학… 교사 설명 시간은 10분 이내 전체 수업 시간 중 교사가 설명하는 시간은 10분을 넘지 않는다. 수업 내용을 정리하거나 질문을 던져 학생들의 사고를 이끌어내는 역할에 그친다. 수업을 이끄는 주체는 학생이다. 학생들이 교단에 서서 친구들에게 자신이 이해한 수학 개념을 발표한다. 1대1로 짝을 이뤄 가르치고 배우고, 역할을 바꿔 다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거친다. 옛날 서당에서 훈장을 대신해 학동이 수업을 이끌고 학동들을 가르치던 ‘접장제´(接長制)에서 힌트를 얻었다. 공교육 현장에서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우려는 수업 혁신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부용고는 김호범 수석교사가 부임한 지난해부터 교사가 문제를 풀고 학생들은 받아적던 ‘조용한’ 수학 수업을 ‘말하는’ 수업으로 바꿔가고 있다. 김 교사는 “되도록이면 교사가 진행하지 않는 수업”을 지향한다. 창의성(Creativity)과 소통(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수학 수업을 통해 키운다는 ‘4C 프로젝트’다. “교사가 수업할 때 딴짓하던 학생도 친구가 수업하면 집중합니다. 학생들이 한 번씩은 앞에 서서 발표를 해보기 때문에, 친구가 발표할 때 자신이 엎드려 자면 난처해한다는 걸 잘 알거든요.” 말하는 수학 공부는 교실 밖으로 이어진다. 학교 공간 곳곳에 마련된 칠판과 앉은뱅이 책상에서 학생들은 일종의 스터디 모임을 꾸려 토론하며 공부한다. 문화유적을 돌아보며 수학의 원리를 찾아보는 활동도 한다. 이른바 매스 투어(Math tour)다. 전통 한옥의 처마 곡선을 보면서 “직선보다 곡선에서 빗방울이 더 빨리 떨어진다는 원리를 적용해 비나 눈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사이클로이드(cycloid) 곡선’을 이해하는 식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맞는 학습방법 제시·관리 흔히 말하는 ‘수포자’는 이런 학생 주도형 학습이 버거울 수 있다. 반면, 최상위권 학생들은 토론보다 심화문제 풀이가 더 절실할 수도 있다. 이 같은 학생 간 격차는 개인별 맞춤 학습지도를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누구나 ‘수학 클리닉’을 받을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 수준과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학습방법을 제시, 관리한다. 김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그에 맞는 과제를 주고 스스로 학습하게 한다”면서 “친구들을 열심히 가르친 학생의 활동은 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채팅처럼 배우는 영어… 구문 활용 문장 완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을 실행한 스마트폰 화면을 옮겨 놓은 활동지 위에 ‘My favorite…’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한 학생은 자신의 SNS에 사진과 게시물을 올리듯 빈칸에 방탄소년단의 로고를 그려넣었고 “idol is BTS”라고 적었다. 학생들은 동물과 과일, 색깔, 날씨, 운동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 아홉 가지를 활동지의 빈칸에 채워 넣고 “My favorite ~ is ~” 구문을 활용해 아홉 문장을 완성했다. 조선형 서울 화곡초등학교 수석교사가 지도하는 초등학생들의 영어수업 풍경이다. “학생들은 ‘내 삶과 연결되는 언어’로서의 영어를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조 교사는 학생들이 교과서 속 문장을 따라하는 게 아닌 자신에 대한 발화(發話)를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가령 “I like~” 구문을 배울 때 일반적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I like banana”, “My favorite animal is dog” 등 교사가 제시하는 문장을 읽는다. 하지만 조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하게 한다. 모바일 메신저 화면을 닮은 활동지에 학생들이 “My favorite food is pizza” “I love cat, too!”라며 채팅을 하듯 한 줄 한 줄 채워나가는 식이다.●영포자 입 열게 한 박물관 프로젝트 초등학교 영어 수업의 최대 난관은 선행학습에 따른 학생 간 격차다. 조기교육을 받아 영어가 유창한 학생이 “더 말하고 싶다”며 손을 드는 것을 보며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파닉스를 배운 학생은 입을 꾹 닫아버린다. 조 교사는 “초등 고학년 때는 이미 격차가 벌어진 상태”라면서 “각각의 수준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는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활동이 ‘박물관 프로젝트’다.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고 종이 상자와 색종이, 그림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박물관을 꾸민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영어를 활용해 박물관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한다. “잘하는 학생은 충분히 말할 기회를 주고, 어려워하는 학생은 한마디라도 더 하도록 교사가 도와줍니다. 중요한 건 학생이 하고 싶은 말을 수업 시간에 반드시 하도록 이끌어 영어로 표현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대안교과서 나눠주는 강원도교육청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수업 혁신에 나서기도 한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학기부터 수학 대안교과서인 ‘수학의 발견’을 도내 중 1, 2학년 학생들에게 무상 보급하고 있다. ‘수학의 발견’은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수포자를 없애자’는 취지로 지난해 처음 펴낸 대안교과서다. 개념과 문제풀이 과정을 학생에게 주입하는 기존 교과서의 전개방식에서 탈피, 학생이 스스로 사고하고 원리를 발견하도록 설계됐다. 친근한 용어를 사용하고 토론을 유도한다. 강원교육청은 단순 보급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을 연구하는 교사들의 공동체를 지원하고 교과서를 매개로 수업 방법과 평가의 혁신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교과서, 교수법, 평가 동시에 혁신돼야” 이처럼 ‘수포자’, ‘영포자’를 줄이기 위한 수업 혁신은 교과서와 교수법, 평가 등 교육 전반의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성경책처럼 빼곡한 교과서와 이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수업으로는 사고력과 소통능력 등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기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매시간 가르쳐야 할 지식과 학생이 성취해야 할 내용 등이 규정된 교육과정과 이를 평가하는 시험, 이를 반영하는 입시의 틀 아래서는 한정된 시간 때문에 프로젝트 학습이나 맞춤형 수업 등 다양한 시도가 어렵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해 ‘학생 중심 수업’을 실현하는 미래형 학교들이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무료 강의 서비스로 유명한 미국의 비영리단체 칸아카데미가 설립한 ‘칸랩스쿨’은 5~12세 학생을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학년 구분 없이 학생 수준에 맞춰 과제를 부여하고 성취 수준에 따라 평가한다. 네덜란드의 ‘스티브잡스학교’는 4~12세 학생들이 학교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앱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의 수준에 맞춰 공부한다. 부용고 김 교사는 “수업의 변화를 어렵게 하는 틀을 없애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대 “기회균형전형 입학생들 삼중고, 학교가 적극 지원해야”

    서울대 “기회균형전형 입학생들 삼중고, 학교가 적극 지원해야”

    서울대에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기회균형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학업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23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평의원회 주최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기회균형선발특별젼형 학생 지원 방안 연구’ 결과 발표회에서 책임연구자 이일하 생명과학부 교수는 기회균형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60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이 연구는 사회정의적 차원에서 시행된 기회균형 전형이 제대로 자리잡고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시행됐다. 서울대 기회균형 전형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성취를 이룬 학생을 정원 외로 선발하는 입학 전형이다. 지난해에는 기초수급권 및 차상위 가구 학생(81명), 농어촌 출신 학생(80명), 장애인 학생(5명), 북한이탈주민(2명) 등 모두 172명이 기회균형 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했다. 이 교수는 기회균형 전형 출신 학생들이 학업 격차와 경제적 어려움, 기회균형 전형에 대한 부정적 편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저소득 가구 학생들은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제대로 학교 공부를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한 학업 부진은 다시 장학금 대상 탈락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회균형 출신 학생들은 외고·과학고·영재고 졸업생들과 선행학습 차이로 학업 격차가 발생하기도 하고, 기회균형 전형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의식해 위축되는 바람에 제대로 교우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물론 기회균형 전형 출신 중에서도 우수한 학업 성취를 보이며 대학에 잘 적응하는 학생도 있다”면서도 “다수 학생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기회균형 전형 학생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적극적 지원 대책으로 기회균형 학생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 확충, 재정지원 확대, 학내 인식 개선 등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기회균형 학생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의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정 지원 등으로 프로그램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경 서울시의원, 일반고 정상화를 위한 ‘자사고 폐지’ 전략적 접근 촉구

    서울시교육청이 위헌 판결과 상관없이 ‘자사고 폐지’에 대한 전략적 방안을 마련해 폐지 수순을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헌법재판소가 자사고와 일반고에 중복지원을 하지 못하게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생과 학부모의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을 내렸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현재의 교육방침에서 변경되는 사항 없고 자사고 폐지에 대한 정책기조 또한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 경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22일 열린 제286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교육감 주요 정책보고에서“13개 자사고가 교육청에 운영성과평가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있었고 최근엔 위헌 판결까지 나면서 자사고가 이슈화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자사고 지원율이 점점 낮아져 추후 자연 소멸될 것으로 예상하나 이번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 교육청 의도와 다르게 학생들이 자사고 등에 더 몰리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일부 자사고가 불법적인 선행학습이나 야간자율학습을 공공연히 실시하고 있으나 이를 적발한 사례가 없다”며 “자사고의 불법적인 교육 행태를 적발해 누적점수를 평가에 반영하는 등 ‘자사고 폐지’정책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은 “최근 이슈에 따라 반짝하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자사고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통해 재지정과 폐지 등이 이뤄질 예정이고 자사고의 가장 큰 문제인 우수학생 독과점, 입시위주 교육, 고교 서열화 등이 해결되고 일반고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방안을 세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회 양극화가 만든 ‘뒤처지는 아이들’… 기초학력 저하는 사회문제”

    부모 방임 땐 학교 학습지원도 속수무책 특수교육 인력 부족 등 사회 여건도 문제 교육부는 기초학력 지원방안으로 이른바 ‘일제고사 논란’을 일으킨 전학년(초1~고1) 기초학력 진단 의무화와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활용 확대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진단평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사회의 양극화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학생 간 격차와 부족한 특수교육 여건 등 사회 구조적인 원인을 해소하지 않는 기초학력 지원방안은 ‘공염불’이라고 교사들은 강조한다. 과도한 선행학습 등 사교육으로 인한 학습능력 격차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뒤처지는 아이’를 양산하는 배경 중 하나다. 조선형 서울 화곡초등학교 수석교사는 22일 “초등학교에서의 ‘영포자’(영어포기자)는 영어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영어를 배우는 아이 간의 격차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짚었다. 조 교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건 교육 과정상 당연한 일인데도 영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은 잘하는 아이들을 보며 주눅 들고 영어 공부를 놓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뒤처지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주려 해도, 가정의 관심이 없다면 이마저 어렵다. 한희정 서울 정릉초등학교 교사는 “기초 학습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까지 가정에서 방치된 학생들에게 교사가 학습 지원을 하려 해도 부모가 거부하면 교사나 학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면서 “이 같은 학생들의 학습 부진은 학교와 교사가 가르쳐서 해결할 수 없는 아동복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정의 결손이나 부모의 방임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방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학습장애 수준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한다. 김중훈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대표는 “전체 학생 중 특수교육대상자의 비율이 미국 7%, 캐나다 10%, 핀란드 17.1% 등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1.4%(2018년 기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김시원 충남 서천초등학교 교사는 “교사가 보기에 학습장애가 분명해 보이는 학생을 특수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도 전담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학생들은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위권마저 공부 손 놓는다… “가정환경·특성별 맞춤형 지원을”

    중위권마저 공부 손 놓는다… “가정환경·특성별 맞춤형 지원을”

    자유학기제 시행 후 학습 격차 더 커져 문제풀이 위주 수업·대입, 사교육 부추겨 교육 통한 학습력 향상 기회마저 감소세 일률적 일제고사식 기초학력평가 ‘한계’ 기초학력 기준 정립·체계적 지원책 필요수포자(수학 포기자)와 영포자(영어 포기자)로 대표되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늘고 있지만, 우리 교육 당국은 제대로 된 실태와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겨우 내놓은 대책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치러 줄을 세우는 과거 방식으로의 회귀다. 교육계 전문가와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이 학교 수업을 쫓아가기 힘든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기준과 정의부터 명확히 세우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 파악과 원인 분석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한 현실을 보는 시각도 교육부와 교육현장 사이에선 온도 차가 크다.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2018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초학력미달자 비율이 늘어난 것에 대해 “전수조사에서 표집조사로 조사 방식을 바꾼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 때는 모든 학교가 성취도 평가를 미리 준비했지만 임의로 선정한 학교만 실시하는 표집조사에서는 학교의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다르다. 이른바 ‘공부를 못하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교육과정의 변화와 사교육 확산이 자리잡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자유학기(학년)제 시행 이후 중1 기간에 시험을 보지 않게 되면서 수업을 쫓아오는 데 버거워하는 아이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기간에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가 더 벌어져 수업 분위기를 잡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지금의 교육 방식으로는 사교육만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학교 수학 시간에는 과거 수학 교과서로 주입식 문제풀이만 한다”면서 “수학적 사고력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가르쳐야 하며, 대입제도가 이런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이 중위권인 학생들이 점차 수포자와 영포자로 돌아서는 것도 위험하다. 3년마다 한 번씩 실시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2015년 결과를 보면 한국 학생의 PISA 수학 소양은 6단계 중 가장 낮은 1 이하 비율이 15.4%로, 2012년 9.1%에서 6.3%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최상위 구간인 5, 6단계 비율은 비슷했지만 중간 등급인 3, 4단계 비율이 61.8%에서 54.4%로 7.4% 포인트 준 게 큰 원인이었다. 교육계는 올해 12월에 발표될 예정인 2018년 조사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위권 학생은 교사와 학교의 지원에 따라 성적 향상 가능성이 높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기초학력미달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가정환경과 개인별 학습능력 등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와 함께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함께 내놨다. 여기에는 초1~고1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초학력진단은 반드시 실시하되 진단 도구나 방법은 학교의 자율적 선택에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이 같은 내용의 ‘기초학력보장법’을 제정해 내년부터는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과거 일률적 일제고사 방식을 부활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많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우리 단체가 1074명을 대상으로 교육부의 방안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자의 87.6%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모든 학교가 기초학력진단을 하고 이를 교육부에 보고하면 결국 일제고사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연구실장은 “기초학력미달 여부를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학생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담당교사”라면서 “아이의 기초학력 증진을 도와줄 수 있도록 각 담당교사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초학력미달 기준을 정부가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태은 실장은 “기초학력은 학습하기 위해 읽고 쓰고 셈하는 기본적 능력을 뜻한다”면서 “기초학력미달자 확산이 마치 우리나라 학생 전체의 학력미달인 것처럼 논란이 번지면 사회적 혼란만 가중된다”고 말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부에서 기초학력미달 기준으로 정한 목표성취수준의 20% 이하는 너무 낮다”면서 “싱가포르의 경우 최저학력 기준이 50%다. 교육부가 정한 보통학력(50%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으로 기준을 정하고 체계적 지원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털어놓습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엄마에게도 숙제가 쏟아졌다. 새 학기 준비물 챙겨 보내기, 신입생 학부모 연수와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는 일 등이다. 그중에서 부담이 제일 컸던 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었다. 정규수업이 끝난 다음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인데, 대학 강의처럼 원하는 과목을 고르고 온라인으로 수강신청을 한다. 입학 이틀 뒤인 3월 6일부터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 시작되기에 무슨 과목을 들을지 아이와 미리 상의가 필요했다.  ●엄마의 사심이 반영된 과목 선택 수강신청 하루 전, 방과후학교 안내문을 펼쳐놓고 딸과 나란히 식탁에 앉았다. 아이도 나도 정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딸 쪽이 그나마 나았다. 딸: 친구가 그러는데 마술이 인기가 많대.나: 마술? ‘매주 다른 주제와 기법으로…, 최고로 재미있는 공연예술….’딸: 엄마, 나 마술 할래!나: 인기가 많으면 신청 못 할 수도 있어. ‘플랜 B’를 생각해보자.딸: 플랜 B가 뭐야?방과후학교 과목은 30개 정도였다. ▲사고력 신장 ▲과학영역 ▲미술영역 ▲체육영역 ▲음악영역 등 5개 영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딸 아이는 평소 좋아하는 만들기와 바이올린 수업을 원했고, 나는 가능하면 다양한 영역에 참여하길 바랐다. 체력을 기를(솔직히는 ‘방전시킬’) 체육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는 실험도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중에서도 축구를 강력히 권했다. 16년 전 만난 미국인 룸메이트 때문에 축구는 내 로망이 됐다. 어릴 때부터 여자축구부 선수로 뛴 그 애는 강골이었다. 근육이 적당히 붙은 허벅지와 종아리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나: 축구는 어때?딸: 남자애들 하는 거 말야?나: 미국에서는 여자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한대. 남자들보다 더 잘한대. 엄마 친구도 그랬어.딸: 그래? 그럼 할래! 욕심 많은 엄마, 설득이 쉬운 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들을 다섯 과목을 확정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방과후학교를 집어넣은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가 지루해할까봐서다.맞벌이 부부의 아이이기 때문에 딸은 오후 1~2시에 수업을 마치면 돌봄교실로 향한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놀면서 오후 5시까지 엄마나 아빠를 기다린다. 돌봄교실도 교육활동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방과후학교가 더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았다. 저렴한 비용도 한몫했다. 보통 매주 1회, 한 번에 80분 정도 수업을 하는데 3개월(12회) 수업비가 6만 5000~8만 5000원이다. 학원비나 유치원 특별활동비와 비교도 안 되게 쌌다. ●초를 다투는 수강신청 전쟁 수강신청 당일이 되었다.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서버가 열린다. 학교를 마친 딸을 데려와 집에서 신청할 생각이었다. 때마침 교문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던 엄마들에게 귀동냥으로 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엄마1: 수강신청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니라는데….엄마2: 인기 있는 과목은 서버 열리자마자 마감된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모바일이랑 컴퓨터 동시에 접속해놓고 신청해요.엄마3: 저는 애들 아빠랑 친정 식구한테 신청할 과목을 분담시켰어요. 고학년 자녀를 키워본 듯한 엄마들이 풀어놓는 ‘꿀팁’이었다. 과목당 수강 정원이 20~25명 남짓이니 금세 마감된다는 얘기였다. 당연히 혼자 5과목을 신청하는 건 무리였다. 남편에게 급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나: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금방 마감된대요. 과목을 나눠서 신청해야겠어. 과학실험이랑 바이올린, 2과목 맡아줘요. 스마트폰으로 동시접속 된다니까 로그인하고 5분 전부터 ‘새로고침’ 눌러요.남편: 알았어요. 서버가 열리기 30분 전, 손가락을 풀며 노트북 앞에 대기했다. 신청 순서는 인기가 많을 것 같은 과목부터, 수강 정원이 다 찼다면 대체할 과목을 바로 신청…. 시뮬레이션도 여러 번 했다. 대학 수강신청보다 더 떨렸다. 원했던 과목 5개 중 4개 성공, 하나는 대체과목으로 신청. 이 정도면 선방했다. 옆에서 맘 졸이며 기다리던 딸도 기뻐서 팔짝 뛰었다. 딸은 그렇게 1분기, 석 달 동안 요일별로 창의로봇, 창의요리, 바이올린, 방송댄스, 축구에 참여하게 됐다. 다섯 과목 수강료는 재료비까지 합쳐 42만 500원이다. ●“방과후를 다섯 개나 한다고요?” 부담스런 숙제를 잘 해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딸이 방과후학교를 매일 한다고 했더니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엄마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엄마4: 5개나 한다고요? 시간이 돼요?나: 방과후, 돌봄교실 외에 아무것도 안 해서요…. 매일 방과후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는 없었다. 시켜도 한두 개 정도, 대부분 학원으로 보냈다. 누구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그리 탐탁지 않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찜찜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방과후학교 제도를 파보기 시작했다.방과후학교라는 이름은 참여정부 때 처음 등장했다. 교육부가 2004년 12월 발표한 ‘방과후학교 운영 기본계획’에서다.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창의적이고 심신이 건강한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대상, 지도강사, 교육비, 운영시간 등을 확대 개방해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2005년부터 48개 방과후학교 시범학교가 지정되는 등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이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시도는 학원연합회 등 사교육 업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신 교육부 고시(제2013-7호, 제2015-74호)와 초중등교육과정 총론으로 운영 근거를 갖고 있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를 개설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방과후학교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을 앞서는 선행학습이 제한된다.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꺼리는 이유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 ▲교육격차 완화 ▲돌봄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학교 실현 등 4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달 동안 방과후학교를 경험해보니 사교육비를 줄이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은 긍정적이다. 사설 축구교실, 쿠킹클래스, 음악학원을 각각 따로 보낸다면, 비용이 족히 배 이상 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주 1회 수업인 데다 다음 분기에 또 들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서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강료를 내더라도 일대일로 집중 교육을 해주는 학원을 선호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솔직히 주 1회 단체 바이올린 수업이,매일 다니는 사설 음악학원을 대체하기란 불가능하지 않은가. ●방과후학교 참여율 5년간 13.3%P 하락 한국교육개발원이 2017년 펴낸 ‘방과후학교 참여율 제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갈수록 낮아진다. 2012년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은 464만명이었으나 2017년 337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 감소로 재학생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전체 학생 대비 방과후학교 참여 비율도 72.2%(2013년)에서 58.9%(2017년)으로 하향세를 보인다.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역시 사교육 때문이다. 개발원이 학생 1만명, 학부모 1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학생의 59.3%가 ‘사교육 참여’를 들었다. 이 아이들의 또 절반쯤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학원(41.7%) 또는 예체능학원(9.4%)에서 시간을 보냈다. 학부모의 답변도 비슷했다. 다만 ‘희망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34.0%), ‘학교에 남기 싫어서’(32.3%), ‘수준에 맞지 않아서’(10.9%),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2.5%)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연구자들은 방과후학교가 소외계층엔 상당한 혜택이 되지만, 가정배경이 좋고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외면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을 억제하는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맞벌이 학부모에겐 선택 아닌 필수? 우리 아이가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는 생각에는 ‘부부일심’이다. 삶의 질을 위해 피아노 학원은 다녔으면 좋겠고, 건강을 위해 수영이나 태권도, 줄넘기도 배우면 좋겠다. 나중에 영어도 배워야하고, 수학도 필요하면 학원 문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에겐 학원비 이상의 문제가 있다. ‘시간 관리’ 부분이다. 야무진 엄마들은 소문 난 학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아이의 방과 후 스케줄을 알차게 짤 것이다. 직접 데려다주는 ‘픽업 앤 드롭’을 하거나 학원 차량 승하차를 밀착 관리할 수도 있다. 맞벌이 학부모들이 세심하게 챙기긴 어려운 부분이다.맞벌이로 자녀를 키운 선배들의 제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최대한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퇴근시간까지 버키는 것. 이러려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 다른 방법은 조부모의 도움을 빌리든가 도우미를 써서 학원에 보내는 것이다. 이 경우 상당한 돌봄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이다. 아이가 어설픈 솜씨로 바이올린을 켜는 게 귀여웠고, 고사리손으로 썰고 볶아 가져오는 요리를 맛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요새는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제대로 배우는 거 맞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걱정을 하던 중에 딸은 친한 친구가 없다며 방송댄스 수업을 지난주부터 안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바이올린 시간에는 연습시간이 30분이나 남았는데 지루하다며 돌봄교실로 일찍 가버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음 분기 방과후학교에선 반드시 마술과 쿠킹클레이를 들어야겠다며 벼르고 있다.●갈수록 무거워지는 선택의 무게 결국 다른 엄마들처럼 일정부분을 학원으로 돌리는 선택을 할 듯하다. 방과후학교는 아이가 원하는 수업으로 일주일에 2번 정도로 줄인 다음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학원을 보내는 걸 고민하고 있다. 학원은 아이를 학교 앞에서 태워 데려가고 집에 데려다줄 수 있는 곳으로 골라야 할 것이다. 결정 장애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자부했는데, 나름대로 명쾌하고 직관적으로 인생의 순간을 결정하며 살아왔는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는 번번이 선택의 기로에 번민한다. 선택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삼십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 하나만 생각했다. 설령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혼자 감당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결혼과 출산 이후 나의 사소한 결정 하나가 배우자와 아이들, 가족의 삶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아이의 방과후 일정을 결정하는 문제가 아이의 진로를 좌우할지도 모를 일 아닌가.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가 좋은 교육 정보를 모으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살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것이리라.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녹색어머니회가 아직도 있어?”입니다.
  • [시시콜콜] ‘수포자’ 포기 교육

     1970년대 초등학교에 다닐 때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 지시로 항상 몇몇 친구들은 교실에 남아 산수 공부를 했다. 선생님은 그날 배운 범위에 대해 시험을 쳤고, 50점을 넘지 못한 아이는 그 점수를 넘길 때까지 공부를 해야 했다. 계속 테스트에 낙방해 어두워져서야 집에 가는 친구도 간혹 있었다. 선생님 또한 질문을 받거나 아이가 통과할 때까지 테스트를 하느라 끝까지 남아야 했다. 당시 우린 이를 ‘나머지 공부’라고 했는데, 여기 속하는 게 창피해 어떻게든 산수시험을 잘 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제 생각하니 당시의 ‘나머지 공부’는 수학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한 보충교육이었다. 선생님이 직접 문제를 내고 미달자를 가려내 과외공부를 시킨 셈이다. 돌이켜보면 그 효과가 쏠쏠했던 것 같다. 그땐 집에 못가게 하는 선생님이 못마땅했지만, 제자들이 기초학력 미달자(그땐 ‘학습 지진아’라고 했다)로 커가는 걸 방치하지 않은 선생님이 새삼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엊그제 교육부가 중·고등학생들의 수학과 영어 기초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2018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중3과 고2 학생의 3%를 대상으로 한 표집평가를 한 결과 중3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2017년 2.6%에서 4.4%로, 영어는 3.2%에서 5.3%로 늘었다. 고2는 수학이 9.9%에서 10.4%로, 영어는 4.1%에서 6.2%로 증가했다.  하지만 기초학력 부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중·고등학교가 아닌 초등학교 저학년 지도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해 기초학력 지도교원 3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는 가장 적합한 시기로 초등학교 1~2학년을 꼽았고, 중점적으로 지도할 영역이 ‘읽기·쓰기·셈하기’라고 답했다. 또한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보충지도는 ‘방과후’에, 지도 담당은 담임교사가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내 초등학교 시절의 ‘나머지 공부’와 흡사하다.  요즘은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선행학습을 받는 시대다. 한글이나 셈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바로 기초학력 미달자가 된다. 학교에선 학업능력 향상 보다는 전인교육을 강조하고, 수업도 그에 맞춰 진행된다. 한번 학업에 뒤처진 아이들은 이를 따라잡을 기회를 못잡고 늘 뒷전에 밀리기 쉽다. 결국 ‘수포(수학포기)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수포자 포기교육의 희생자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기초학력 관리를 초등학교 저학년때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는 교사들의 목소리는 경청할 만하다. 40년 전 한 시골 학교에서 시행했던 ‘나머지 공부’를 요즘 선생님들이 기초학력관리 해법으로 제시한다는 게 참 놀랍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기초조차 몰라… 고교 수업하는 웃픈 대학 강의실

    기초조차 몰라… 고교 수업하는 웃픈 대학 강의실

    “대학 화학과 전공 수업인데 학생들이 ‘해리’(解離)도 모릅니다. 고교 단계부터 다시 가르쳐야 할 판입니다.” 서울 한 대학에서 신입생 대상 ‘일반 화학’ 수업을 하는 A교수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학생들이 기초적인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해서다. A교수는 “학생들이 분자가 더 작은 분자로 나뉘는 ‘해리’와 용매가 분자 사이에 끼어드는 ‘용해’를 구분하지 못한다”면서 “수업 때마다 같은 내용을 반복 설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중·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대학 역시 ‘학력 미달’ 신입생 문제로 고민이 깊다. 고교생 때 관련 기초 학습을 하지 않아 대학의 필수 전공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신입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문제의 원인을 입학 전형의 다양화로 꼽는다. 수능 성적만으로 천편일률적으로 뽑던 과거와 달리 대학들은 최근 10년 새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입시 전형을 도입했다. 문제풀이 능력 외 다양한 장점을 보고 선발하다 보니 신입생 사이의 학력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은 고교 때부터 특정 분야를 대학 수업 이상으로 선행학습한 반면 일반고 출신은 공대생인데도 물리나 기하 등 기초 학습이 돼 있지 않아 수업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각 대학은 신입생 간 학력 격차를 좁히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학력수준이 높은 학생이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튜터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는 매학기 기초 학력 부족 탓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교과목 튜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원생이 학부생에게 통계학, 공학수학 등을 가르치는 것이다. 세종대에서는 입학 예정자와 재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세종대 관계자는 “방학에 미적분학 기초, 물리학 기초, 일반화학연습 등 3개 과목에 대해 보충 수업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대입 전형의 다변화로 발생한 신입생 간 학력격차를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각 대학이 전형별 신입생의 성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부교과·종합전형 등 수시로 입학한 학생들은 1학년 때 성적이 낮지만 졸업 성적은 오히려 정시 출신보다 높다는 통계도 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인 이준호 생명과학부 교수는 “고교에서 관련 과목을 배우지 않아 신입생 때는 성적이 낮았던 학생이 졸업할 때는 실력이 많이 쌓여 교육자로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력을 보는 시각의 다양성이 중요하다”면서 “시험 성적이 낮은 학생이더라도 발표하고 토론하는 역량이 더 뛰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기초조차 몰라… 고교 수업하는 웃픈 대학 강의실

    기초조차 몰라… 고교 수업하는 웃픈 대학 강의실

    “대학 화학과 전공 수업인데 학생들이 ‘해리’(解離)도 모릅니다. 고교 단계부터 다시 가르쳐야 할 판입니다.” 서울 한 대학에서 신입생 대상 ‘일반 화학’ 수업을 하는 A교수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학생들이 기초적인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해서다. A교수는 “학생들이 분자가 더 작은 분자로 나뉘는 ‘해리’와 용매가 분자 사이에 끼어드는 ‘용해’를 구분하지 못한다”면서 “수업 때마다 같은 내용을 반복 설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중·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대학 역시 ‘학력 미달’ 신입생 문제로 고민이 깊다. 고교생 때 관련 기초 학습을 하지 않아 대학의 필수 전공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신입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문제의 원인을 입학 전형의 다양화로 꼽는다. 수능 성적만으로 천편일률적으로 뽑던 과거와 달리 대학들은 최근 10년 새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입시 전형을 도입했다. 문제풀이 능력 외 다양한 장점을 보고 선발하다 보니 신입생 사이의 학력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은 고교 때부터 특정 분야를 대학 수업 이상으로 선행학습한 반면 일반고 출신은 공대생인데도 물리나 기하 등 기초 학습이 돼 있지 않아 수업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각 대학은 신입생 간 학력 격차를 좁히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학력수준이 높은 학생이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튜터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는 매학기 기초 학력 부족 탓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교과목 튜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원생이 학부생에게 통계학, 공학수학 등을 가르치는 것이다. 세종대에서는 입학 예정자와 재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세종대 관계자는 “방학에 미적분학 기초, 물리학 기초, 일반화학연습 등 3개 과목에 대해 보충 수업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대입 전형의 다변화로 발생한 신입생 간 학력격차를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각 대학이 전형별 신입생의 성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부교과·종합전형 등 수시로 입학한 학생들은 1학년 때 성적이 낮지만 졸업 성적은 오히려 정시 출신보다 높다는 통계도 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인 이준호 생명과학부 교수는 “고교에서 관련 과목을 배우지 않아 신입생 때는 성적이 낮았던 학생이 졸업할 때는 실력이 많이 쌓여 교육자로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력을 보는 시각의 다양성이 중요하다”면서 “시험 성적이 낮은 학생이더라도 발표하고 토론하는 역량이 더 뛰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옆 초교는 방과후 영어 한대” 입학하자마자 교육 양극화

    “옆 초교는 방과후 영어 한대” 입학하자마자 교육 양극화

    대다수 공립초, 강사·예산 등 준비 안 돼 빨라야 6월 중순, 대부분 2학기에야 시행 사립초, 법 개정 전제로 교사·시간표 준비 이달부터 사실상 ‘원어민 교사 수업’ 시행공교육정상화법이 개정돼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후 영어수업이 뒤늦게 허용됐지만, 사립초와 공립초의 편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 통과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 온 사립초들은 이미 방과후 영어수업을 시작한 반면 공립초들은 영어 강사를 구하지 못해 6월 또는 2학기나 돼서야 수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원칙대로라면 개정법이 관보에 게재되는 26일부터 영어수업이 가능하다. 다만 영어 강사 채용에 필요한 기간과 기존 수업 일정 등이 있어 일러야 5~6월에 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서울의 주요 사립초들은 이미 방과후 영어와 비슷한 수업을 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는 정식으로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25일 서울신문이 확인한 결과 서울의 한 사립초는 지난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입학설명회에서 법률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한 방과후 영어수업 시간표를 공개했고, 3월 학기가 시작되자 영어수업을 ‘독서’로 대체 운영해 왔다. 또 다른 사립초는 개학과 함께 자체 채용한 원어민 교사가 방과후 돌봄 교사로 들어가거나 보조교사로 활동하는 등 방과후 수업만 하지 않을 뿐 학생들과 함께 생활을 해 왔다. 사실상 개학과 함께 별도의 영어 선행학습을 해 왔던 셈이다. 다른 사립학교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유사 영어수업’을 하고 있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원어민 교사가 돌봄 교실에 들어가거나 보조교사 등으로 국어나 수학수업 등에 들어간 경우에는 방과후 영어수업을 실제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실제 이런 행위가 있었다면 교육청 차원에서 조사를 통해 시정조치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립초와 달리 공립초들은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 서울의 한 공립초는 1·2학년 학부모들에게 방과후 영어수업을 1학기 내에는 시작하기 힘들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1학기에는 방과후 영어 강사 예산이 충분하게 책정되지 않아 채용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통상 방과후 수업은 새학기가 시작되기 5개월 전인 전년 11월부터 계획을 세워 중간에 변경하기 힘들다. 방과후 수업 운영 위탁업체나 강사를 선정하는 데도 최소 1~2개월이 걸린다. 서울의 한 공립초 교장은 “우리 학교의 경우 미리 1·2학년 방과후 영어 재개 내용을 학부모들에게 안내하는 등 다른 학교보다 일찍 준비한 편이지만 빨라야 6월 중순부터 수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일부 사립초의 경우 학교장이 학부모들에게 행정처분을 받더라도 개학과 함께 바로 초등 1·2학년 영어수업을 시작하겠다고 안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사립초와 공립초 방과후 영어수업 양극화는 예견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구 국장은 “지금이라도 시행령으로 사립초와 공립초 간 격차를 해소하거나 시도교육청에서 일관된 지침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LPG車 다음주부터 누구나 구입 가능

    초교 1·2년 방과후 영어수업 26일 허용 새달 25일부터 만 6세 미만 10만원 수당 앞으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방과후 영어수업이 허용된다. 또 만 6세 미만 모든 아동은 소득·재산 수준과 무관하게 아동수당 월 10만원을 받는다. 정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법률공포안 4건과 대통령령안 32건, 일반안건 2건 등을 의결했다.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은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공교육정상화법에서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 방과후 학교 과정을 예외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공포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오는 26일 관보 게재를 통해 공포되는 즉시 시행된다. 정부는 또 아동수당 지급 관련 소득·재산 선정기준 등을 삭제해 다음달 25일부터 만 6세 미만 모든 아동이 아동수당 월 10만원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수당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아동수당은 소득·재산 하위 90% 가구의 만 6세 미만에게만 지급됐다. 9월부터는 7세 미만 아동도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 65세 이상 소득 하위 20% 기초연금 수급 노인 중 소득인정액이 저소득자 선정기준액에 근접한 노인은 최대 5만원의 기초연금액을 감액하는 기초연금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도 처리했다. 정부는 이어 액화석유가스(LPG)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 미세먼지 관련 3개 법안도 의결했다. 액화석유가스법 개정안은 LPG의 자동차 연료 사용의 제한을 폐지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는 재난안전법도 개정돼 재난 수준 미세먼지 발생 시 재난사태 선포 및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을 통해 행·재정적 조치를 할 수 있게 됐다. 미세먼지법 개정에 따라 미세먼지의 배출량 정보를 분석·관리하는 ‘국가미세먼지 정보센터’의 설치·운영 규정이 강화됐다. 미세먼지 관련 법안들은 다음주 중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초등 1·2 방과후 영어 ‘지각 부활’… 빨라야 5월부터 수업

    대다수 학교 준비 안돼… 학부모 혼란 지난해 금지됐던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수업이 이르면 5월부터 재개된다. 그러나 개학 이후 ‘지각 재개’라 당분간 학교와 학부모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초등학교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을 허용하도록 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정규 영어 수업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도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통과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 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초 개학과 함께 이미 방과후 과정 수업들이 확정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곧바로 영어 수업이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5월, 5~7월 분기 단위로 나눠 방과후 과정을 운영하는 일부 학교에서는 5월부터 영어 수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을 금지하도록 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지난해 처음 금지됐다. 공교육정상화법은 2014년 통과됐지만 여론의 반발로 시행이 2년간 유예되다 지난해 법이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취임과 함께 이 같은 여론을 받아들여 부활을 약속했지만 국회 파행으로 재개가 미뤄져 왔다. 뒤늦은 개정안 통과에 따라 일선 학교는 방과후 과정을 재조정해야 하는 혼란에 빠지게 됐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방과후 영어 수업을 즉각 재개하라는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교육계 관계자는 “방과후 수업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강사나 이를 대행할 업체 선정 등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한두 달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법이 적용되더라도 곧바로 수업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립초들은 이번 학기 중 재개 가능성이 높다. 일부 사립초들은 지난해 말부터 1, 2학년 방과후 영어 재개를 가정하고 예비 학부모들에게 “수십년 영어 몰입 교육 노하우와 원어민 강사를 통한 영어 교육을 입학과 함께 받을 수 있다”고 홍보를 해왔다. 학부모들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과 국회 파행으로 인해 공교육에 대한 불신만 커졌다. 한 학부모는 “방과후 영어가 안된다고 해서 이미 학원에 등록했는데 다시 방과후 영어를 신청하고 학원을 관둬야 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초등 1, 2 학년 방과후 영어 부활…이르면 5월 재개

    초등 1, 2 학년 방과후 영어 부활…이르면 5월 재개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허용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이르면 5월부터 학교 수업 재개오락가락 정부정책, 국회 파행으로 학부모 혼란만 가중 지적 지난해 금지됐던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수업이 이르면 5월부터 재개된다.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을 허용하도록 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정규 영어수업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통과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 말 학교에서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초 개학과 함께 이미 방과후 수업 과정이 확정된 상황에서 바로 영어 수업이 들어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5월, 5~7월 분기 단위로 나눠 방과후 수업을 운영하는 일부 학교에서는 5월부터 영어 수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을 금지하도록 하는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지난해 처음 금지됐다. 공교육정상화법은 2014년 통과됐지만 여론의 반발로 시행이 유예되다 지난해 유예기간 종료로 인해 처음으로 법이 적용됐다. 그러나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 여론을 받았다. 지난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취임과 함께 이 같은 여론을 받아들여 부활을 약속했지만 국회가 파행되면서 뒤늦게 재개가 가능해졌다. 학부모들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과 국회 파행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됐다. 한 학부모는 “방과 후 영어가 안된다고 해서 이미 학원을 등록했는데 다시 방과후 영어를 신청하고 학원을 관둬야 하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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