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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주변 비즈니스 호텔 들어선다

    학교 주변 비즈니스 호텔 들어선다

     여야가 2일 386조 3997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 심사를 마치고도 쟁점법안에 대한 이견으로 법정기한(12월 2일)을 넘긴 3일 새벽 예산안을 처리했다. 국회선진화법 적용 첫 해였던 지난해는 2002년 이후 12년만에 예산안 심사 기한을 지켰지만, ‘예산·법안 끼워넣기’ 정쟁 탓에 국회는 도로 뒷걸음질을 쳤다. ●내년 예산 정부안서 3062억 순삭감  예산안은 정부가 제출한 386조 7059억원보다 3062억원 순삭감된 규모다. 당초 정부안의 총지출 가운데 약 3조 8281억원이 감액됐고 3조 5219억원이 증액됐다. 올해 예산 대비로는 11조원(2.9%) 증가했다. 주요 삭감 예산은 일반·지방행정 분야 1조 4000억원과 국방 분야 2000억원, 예비비 1500억원 등이다.  주요 증액 예산은 사회복지 5000억원, 교통·물류 4000억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 2000억원 등이다. 보육료는 올해보다 6% 늘어난 1442억원을 증액했고 누리과정(만3~5세 무상교육) 예산은 3000억원을 예비비로 우회지원토록 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예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예산은 정부 원안이 유지됐다. 박근혜 대통령 관심사업인 나라사랑 정신 계승·발전 예산은 1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삭감됐다. 국가정보원 정보활동 예산은 4863억원에서 3억원이 줄었다. ●외국인 환자 100만명 유치 기대  새누리당이 경제활성화 취지로 요구한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민주화 취지로 맞세운 모자보건법, 전공의특별법, 대리점거래공정화법(남양유업 방지법) 등 5개 법안은 여야 지도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법제사법위 이상민 위원장의 심사 거부에 막히자 법사위 심사를 건너뛰고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겨우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관광진흥법 통과로 서울·경기 지역은 향후 5년간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관광호텔을 건립하는 것이 허용된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처리로 해외 진출 의료기관, 해외 환자 유치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2020년까지 외국인 환자 100만명 유치가 기대된다. 또 종교인 과세를 명문화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2018년부터 종교인도 소득세를 내게 됐다.  이날 여야 지도부는 예산·법안 연계처리를 합의해 놓고도 야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밤 11시 쯤에야 본회의를 개의했다. 이 바람에 예산안은 자정을 넘긴 3일 새벽에야 통과됐다. 쟁점 법안 토론이 길어지자 정 의장은 밤 11시 57분 차수 변경을 위한 산회를 선포한 뒤 자정 직후 회의를 재개했다. 본회의는 ‘1일 1회의’가 원칙으로, 자정이 지나면 차수를 변경해 회의를 이어가야 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페이스북 지분 99% 기부 약속한 저커버그

    “모든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조그만 기여를 하고자 한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이 1일 우리 돈 52조원어치의 페이스북 지분 기부를 약속하며 남긴 말이다. 가진 것의 거의 전부를, 그것도 상상하기 어려운 거액을 내놓으면서 ‘조그만 기여’로 낮춘 30대 부부의 넓은 가슴과 겸손에 경의를 표한다. 저커버그는 최근 태어난 딸 맥스에게 주는 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 낭보를 세상에 알렸다. 그는 아내와 함께 자선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해 질병 치료와 빈곤 퇴치, 강력한 공동체 형성을 위한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의 재산 기부 약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5년 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주도로 재산 5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하는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서명했다. 앞서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 부부도 자선재단을 설립해 거의 모든 재산을 기부하고, 자녀에게는 각각 1000만 달러(약 116억원)씩만 물려주기로 했다. 버핏도 재산의 99%를 환원하기로 약속했다. 저커버그를 비롯한 통 큰 기부천사들의 잇단 선행은 부러움과 함께 우리의 빈약한 기부 실태, 그리고 기업가들의 볼썽사나운 후계 다툼과 대비돼 씁쓸함을 준다. 우리의 기부 문화는 척박하다. 지난달 10일 영국 자선구호재단(CAF)이 발표한 2015 세계기부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45개국 중 64위에 그쳤다. 기부문화도 선진국을 나타내는 하나의 척도임을 고려하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우리의 부끄러운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심심하면 터져 나오는 재벌가의 후계와 재산 다툼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마저 느끼게 한다. 지금도 형제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롯데가나 효성가를 비롯해 국내 주요 재벌가 중에 가족간 분쟁이 없는 집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형제나 남매간, 심지어는 부모 자식 간 소송을 남발하면서 누구 하나 재산의 10%라도 살아 있을 때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재벌이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몇몇 기업인이 사회에서 번 돈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며 ‘유산 안 물려주기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알 만한 재벌가에서 여기 참여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재벌가들은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저커버그의 99% 기부 약속을 죽비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 [구본영 칼럼] 제주 해군기지와 고장난 대의민주주의

    [구본영 칼럼] 제주 해군기지와 고장난 대의민주주의

    뜻밖에 제주 강정 마을은 여전히 고즈넉했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까닭일까. 발파 작업으로 인한 굉음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던 단체들의 구호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시위대들이 내건 빛바랜 깃발들만 저지 투쟁 때의 향수를 못 잊은 듯 나부끼고 있었다. 유치환 시인이 비유했던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처럼…. 강정 민군(民軍)복합항의 공정률은 현재 94%(항만 96%, 지상 87%)로, 내년 1∼2월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사업을 확정한 지 9년 만이다. 때마침 불어온 초겨울 삭풍에 너울이 일렁거렸지만, 30m 높이의 방파제 안 부두는 잔잔했다. 계류 중인 이지스 구축함 서애 류성룡함 갑판에서 커피를 담은 종이컵도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해안과 ‘군사기지 없다 평화의 섬’이란 노란 깃발. 이 묘한 조합이 오래전 미국 하와이 방문 때의 기억을 불러냈다. 훌라춤을 추던 무희들로 인해 더 아름다웠던 와이키키 해변과 미 태평양함대의 모항 진주만의 ‘평화 공존’이 사뭇 인상적이었다. 하긴 관광선, 군함이 동거하는 항구가 이뿐이랴. 프랑스의 툴룽항과 일본 사세보항, 싱가포르 창이항이 그렇다. 세계 3대 미항에 드는 호주 시드니도 마찬가지다. 강정 해군기지는 처음부터 ‘민군복합 관광미항’을 지향했다. 방파제와 올레길이 연결된다니 관광미항으로서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욱이 제주항에서는 불가능한 15만t급 크루즈선의 동시 접안도 가능하다지 않은가. 이제 제주 해군기지가 본격 가동되면 이어도나 남중국해 등 전략 요충지까지 우리 함정이 도달할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그렇다면 참여정부의 결단이 옳았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노 전 대통령이 나름대로 앞을 내다본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수출입 물동량의 주통로인 남중국해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미·일·중이 뒤엉킨 각축으로 격랑이 이는 것을 보면서 갖게 되는 소회다.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어야 하지만, 평화를 바란다면 만일의 전쟁도 각오하라는 경구도 있다. 그런데도 ‘민군’복합항의 한 축인 민항 기능은 언제 가동될지 기약이 없단다. 크루즈 터미널 준공이 전문 시위꾼들의 반대로 늦어지면서다. 물론 기지가 본격 가동될 경우 일자리와 관광객이 늘어나 연간 9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되면서 반대 목소리도 잦아들고는 있단다. 기지 내 매점 입찰을 타진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외지인 중심 시위꾼들로 인해 토박이 주민들이 혜택을 입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더군다나 공기가 2년째 늦어지는 바람에 정부가 건설업체에 물어 줘야 할 배상금만 해도 수백억원 규모다. 국민 혈세로 이를 메워야 할 판이다. 공사 현장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 기소돼 재판을 받았거나, 진행 중인 사람들이 600명 선이란다. 주요 국책사업에 이런 낭비와 일부 주민의 희생이 따르는 것은 대의민주주의가 제 구실을 못 하고 있다는 뜻일 게다. 제주 해군기지는 ‘대양해군’을 기치로 참여정부가 결정한 사업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이명박 정부 내내 한명숙 전 총리 등 상당수 친노 세력들이 깃발을 바꿔 들었다. 주로 반미(反美)·환경 근본주의적 시각을 가진 반대 단체들에 동조하면서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지금 반대 단체 인사들보다 그들 뒤 정치인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이어도 해역 등에서 미국이 아닌 중국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공사장 인근 서귀포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은 그대로라는데 말이다. 해군은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과 관련, 반대 단체에 구상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당연지사이겠지만, 민군 상생의 취지가 바래지는 것 같아 얼마간 씁쓸하다. 갈등을 조정하긴커녕 외려 부추긴 정치권에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1987년 개헌으로 권위주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면 선진적 의회민주주의 정착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게다. 국책사업 때마다 피해를 보는 민초들이 생기기 않도록 국회가 모든 사회적 갈등을 제대로 수렴해야 하지 않겠는가. 논설고문
  • 강남 9875만원·신촌 9273만원… 권리금 회수 최대 4년 걸려

    강남 9875만원·신촌 9273만원… 권리금 회수 최대 4년 걸려

    서울시는 2일 정부에 주택이나 상가의 임대계약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지방정부에 위임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은 내년 봄 예상되는 ‘전세대란’을 막으려는 것이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도시공동화를 일으키는 상가 임대료 급등으로 소상공인 이탈이 증가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시가 한국감정원에 의뢰해 서울의 33개 상권 728개 상가건물(5035개 점포)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시내 1층 점포의 평균 권리금은 9008만원이다. 또 권리금 회수 기간은 강남 1.8년에서 마포·신촌 4년이며 서울 시내 평균은 2.7년이다. 1층을 기준으로 형성된 권리금은 강남이 9875만원, 신촌·마포는 9273만원, 도심(광화문·명동·종로) 지역은 5975만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 주요 상권의 임대차 계약기간은 평균 6.1년이다. 서울 임대료는 2년 전보다 평균 1.9%가 상승했다. 핵심상권으로 분류되는 신촌·마포는 3.8%, 강남은 3.3%, 도심은 2.3% 올랐다. 지난 6월 말 기준 ㎡당 임대료는 도심지역이 10만 5800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이 7만 7600원, 신촌·마포 5만 1600원, 서울 전체 6만 500원이었다. 월세에 100을 곱한 금액과 보증금을 더한 환산보증금은 평균 3억 3560만원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14억 3631만원)과 강남대로(9억 3693만원), 청담(5억 8465만원) 등은 용산, 충무로, 동대문 등 하위 5개 상권(1억 3674만원)과 격차가 컸다. 시는 젠트리피케이션 확산 방지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서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 기간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현재 ‘연 9% 이내’인 상가 임대료 인상률 결정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소상공인 보호라는 애초 법 취지를 생각했을 때 계약갱신기간의 확대는 필수”라면서 “상가 임대료 또한 과도한 상승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가 함께 요구한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지방 위임도 타당성이 있다. 서울의 전세금은 2012년 9월 이후 38개월째 오르고 있다. 시가 제시한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의 주요 내용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1회에 한해 전·월세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입자는 한번 집을 구하면 최대 4년은 주거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 보통 전세나 월세 기간인 2년이 지나도 집주인이 연 5% 이상 전세금이나 월세를 올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집주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단기적으로 전·월세 가격 급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반대한다.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되면서 서울의 전세금은 23.68% 급등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을 규제하는 정책이 시행되면 단기적으로 전세금이 급등할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보고 “다만, 오피스텔 등에 거주하고 있는 1인 가구는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이 장기적으로 임대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선진국은 임대차 관련 정책의 주체가 대부분 지방정부다. 그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지방에 위임해 달라는 서울시의 요구가 과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금통위 회의 年 12회→8회로

    매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횟수가 4회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한 달에 한 번씩 12차례 열던 방안에서 1년에 8차례로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연 8회 여는 것이 세계표준” 한은이 1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12일 열린 금통위에서 “선진국 중앙은행의 예를 보면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를 연 8회 여는 것이 세계 표준”이라며 “그동안 논의돼 왔던 회의 개최 횟수 축소 문제와 이를 어떻게 축소할지 구체적인 방안에 관한 논의를 본격화해 가능하면 연내에 마무리짓는 것이 좋겠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그동안 해외 주요국 사례 등을 감안해 금통위 회의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금통위원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이를 공식 제안하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금통위원 간 논의를 거쳐 이달 넷째 주 열리는 비통화 정책 관련 금통위에서 8회로 줄이는 방안이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설과 추석 등 명절 연휴가 낀 달을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 ●중앙銀·금융시장 소통기회 축소 단점도 적용 시기는 내년보다는 2017년이 유력하다. 매년 12월 이듬해 모든 금통위 회의 날짜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내년부터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6주일에 1차례, 즉 각 분기에 2차례씩 연다. 1년에 8번이다. 매월 출렁이는 월간 경제지표보다는 중장기적인 분기별 경기 흐름을 보면서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금통위 횟수가 줄어들면 중앙은행과 금융시장 간 소통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단점이다. 가뜩이나 하는 일에 비해 금통위원 연봉(3억원 안팎)이 높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터에 회의 횟수까지 줄이면 이런 비판이 더 커질 수 있는 것도 부담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中 위안화 SDR 편입] 금융굴기 지렛대 확보한 中…달러화와 ‘통화 전쟁’ 시작됐다

    [中 위안화 SDR 편입] 금융굴기 지렛대 확보한 中…달러화와 ‘통화 전쟁’ 시작됐다

    중국 위안화가 단번에 세계 3대 통화에 오르며 기축통화의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오직 상품생산에 매진했던 중국이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던 금융에서도 굴기(?起·우뚝 섬)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달러화와 위안화 간 치열한 ‘통화 전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IMF 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 편입 시점은 내년 10월 1일부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은 중국이 세계경제로 통합되는 중대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위안화 편입 비율은 10.92%로 정해졌다. 달러(41.73%), 유로화(30.9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율로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를 제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중국과 세계의 승리로 세계 화폐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易鋼) 인민은행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장은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완전한 자유변동환율제 실행을 위해 금융 개혁·개방을 더 힘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된 미국 중심의 금융 질서가 흔들리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중국은 올해 초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WB)에 대항하는 새로운 국제은행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창설해 이미 국제 금융 질서에 균열을 낸 바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미국의 맹방들도 ‘G2’ 경쟁 구도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이 달러를 기반으로 자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양적 완화에 나서고 경기가 회복되면 국제 경기와 무관하게 금리를 올리는 행태를 막으려면 규모의 경제를 갖춘 중국이 대항마가 돼야 한다는 계산 때문이다. SDR 편입을 계기로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하고 이달 중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미·중 갈등이 일차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위안화 위상 강화로 다양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 세계의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 금융이 안정화된다.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과 연기금, 국부펀드 등에서 위안화 자산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가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1.1%에서 5년 후에는 5%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3조 5255억 달러)도 줄일 수 있어 환율 리스크와 관리 비용에서 자유로워진다. 국제 교역에서 위안화가 널리 쓰이면 중국 기업과 소비자는 환전 부담을 던다. 위안화 표시 국채 및 회사채 발행도 쉬워져 금융경색에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위안화의 국제화는 ‘양날의 칼’이다.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금융시장을 더 개방하라는 시장의 압력이 거세질 게 뻔하다. 위안화가 진정한 기축통화가 되려면 금융 시스템의 투명성과 함께 투자자들의 사법 시스템, 중앙은행 독립성 등에 대한 신뢰가 담보돼야 하는데 중국은 아직 멀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다수결 원칙 실종 틈타 법안 ‘바꿔 먹는’ 국회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기승을 부리는 법안 밀실 거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제 여야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중점 법안을 연계 처리하는 ‘바꿔 먹기’를 시도한 정황이 노출되면서다. 새누리당이 숙원인 관광진흥법을 처리하려 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임대주택법과 교육공무직원 채용·처우법을 끼워 넣으려 하는 식이다. 개별 법안들의 취지나 상호 연관성을 따지지 않은 이런 거래는 대의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는 협상이 아니라 정치적 흥정일 뿐이다. 이런 법안 밀거래가 대낮에 버젓이 횡행하는 의회가 하늘 아래 또 있을까 싶다. 물론 국회는 여야 간 협상의 무대다. 다만, 개별 법안들을 독립적으로 놓고 문제점이 있다면 따지고 대안을 담아 절충하는 게 정도다. 어느 한 당이 정 아니라고 한다면 찬반 표결로 결정하면 된다. 그런데도 현안인 법안과 아무 관계 없는, 자기 당의 이해가 걸린 선심성 법안을 들고나와 이것을 들어주면 지금까지 반대하던 법안도 눈감아 준다고? 한마디로 협상이 아니라 ‘야바위 거래’다. 그제 새정치연합이 다른 법안과 연계 처리하려다 불발된 교육공무직원 채용·처우법의 내용을 살펴보자. 50여개 직종 15만 2000여 비정규직 교육공무원을 모두 정규직화해 방학 중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평균 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연간 조 단위에 이를 재원을 감당할 수 없어 보류된 이 법안을 바꿔 먹기용으로 다시 들고나왔다니 혀를 찰 일이 아닌가. 이런 법안 밀거래는 나라 살림이야 거덜나든 말든 이해집단의 표만 챙기겠다는, 포퓰리즘의 전형일 게다. 문제는 여야 공히 이런 입법권 오용의 심각성에 대해 둔감하다는 점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그제 한·중 FTA 비준안을 처리하기 직전 “새누리당은 야당에 빚을 진 만큼 법안 심사를 할 때 꼭 갚아 주기 바란다”고 했다. 마치 국민이 아니라 여당을 봐주기 위해서 비준안 처리에 동의해 줬으니 이를 빌미로 대놓고 ‘법안 장사’를 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입법권을 사유재산처럼 쓰겠다는 게 문 대표의 진의가 아니길 바라지만, 여야 간 법안 ‘밀당’ 징후 자체가 다수결 원칙이 실종된 국회의 타락상을 가리킨다. 이러려면 뭐하러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려고 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 정도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해묵은 경제활성화법에 태클을 거는 야당의 행태가 못마땅해서일까.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야당이 이미 쟁점이 거의 해소된 경제활성화법안마다 쟁점이 납덩이 같은 법안을 하나씩 연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야당 탓 이전에 여당도 자신의 무소신을 돌아볼 때다. 표결 처리를 원천 봉쇄한 국회선진화법을 핑계로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미적대고 있지만, 기실은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닌지 말이다. 노동개혁 관련 5개법과 테러방지법 등 바꿔 먹기 대상이 아닌 법안들에 대해 여당도 열의를 보이지 않으니 하는 얘기다. 여야는 국민이 결국 피해자가 될 묻지마식 법안 바꿔 먹기의 폐해를 엄중히 인식하기 바란다.
  • [장형우 기자의 입시 talk] ‘논술 폐지’ 외톨이 고려대… 도박과 실험 사이

    고려대는 지난 10월 현재 고교 1학년이 치를 2018학년도 입시부터 정시모집을 줄이고 논술전형을 폐지하는 대신 학생부 중심의 학교장 추천 전형을 확대해 전체 모집인원의 50%까지 선발하는 파격적인 입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1110명(전체 3417명), 내년 1040명(3466명) 등 신입생 정원의 30% 가까운 인원을 논술로 선발하고 논술 문제 유형을 바꾼 지도 2년밖에 되지 않은 고려대의 이런 선택은 고교 현장과 대학입시 시장에서 일종의 ‘도박’으로 이해됐습니다. 실제 고려대는 성균관대와 함께 논술전형으로 가장 많은 학생을 뽑아 왔습니다. 고려대는 논술을 폐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사교육비를 내세웠습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학생들이 고려대에 들어오려고 서울 대치동에서 한 달에 1000만원짜리 논술 과외를 한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고교 일선에서 논술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세대·서강대·성균관대 등을 제쳐 두고 고려대만을 바라보며 1000만원짜리 과외를 받는 학생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또 학교장 추천 역시 내신 경쟁을 심화시켜 사교육비 지출을 유발하고 구술면접 사교육 시장도 커집니다. 대학이 학생부만 보고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서울대 일반전형(학생부 종합) 구술면접 문제는 매년 난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논술 폐지의 또 다른 이유는 학업 능력입니다. 김재욱 고려대 입학처장은 “입학생을 전형별로 추적 조사한 결과 학점이나 학교생활 만족도 등에서 논술전형 입학생의 성과가 가장 낮은 반면 학교장 추천 전형 입학생의 성과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일선 고교에서 고려대 학교장 추천을 받는 학생들은 대부분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을 동시에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강남, 목동 등지의 일반고에서 전교 1~2등을 하는 학생은 합격률이 낮은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보다 합격률이 높은 고려대 학교장 추천을 선호하고, 서울대에는 일반전형으로 지원한다는 사실은 이미 엄마들 사이에서 상식으로 통합니다. 입시 전문가들이 고려대안을 두고 “서울대 일반전형 탈락자를 쓸어 담겠다는 의도”라고 보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어쨌든 타 대학보다 4~5개월 먼저 2018학년도 입시 개편안을 발표한 고려대의 파격적 선택에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고려대와 같은 방향으로 갈지, 말지를 강요받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왜냐하면 수시 원서를 6장까지 쓸 수 있는 수험생이 한두 대학만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학교장 추천으로 고려대를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서울대 일반전형과 다른 대학의 유사한 전형을 활용할 것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고려대는 내심 다른 대학들도 학생부 종합 전형 선발 비중을 키우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 6개 대학의 입학처장들은 지난 24일 공동 명의의 의견서를 통해 2018학년도 입시에서도 논술전형 모집인원의 적정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입시제도나 정책이 급격히 바뀔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가 혼란을 겪게 되고 학생부와 논술 교육이 조화를 이룰 때 고교 교육이 선진화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일단 ‘외톨이’가 된 고려대의 ‘도박’ 내지는 ‘실험’의 성공 여부는 내년 초 발표할 세부안에 달렸습니다. 고려대가 구술면접 사교육 시장 확대와 내신 경쟁 심화를 막을 ‘묘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기다려 봅니다. zangzak@seoul.co.kr
  • ‘新기후체제 주도권 잡는다’ 美·中 달라진 행보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30일(현지시간) 개막한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성패는 첫날 정상끼리 회동을 가진 미국과 중국에 사실상 달렸다. 2020년 이후 ‘신(新)기후체제’에서 미국과 중국은 주도권을 잡겠다는 듯 강력한 실천 및 강제 이행 의지를 표명했다. 과거 두 나라가 기후변화 대책에서 미적거리거나 참여하지 않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졌다. 미국은 한국, 프랑스 등 19개국 정부와 함께 청정에너지 연구개발(R&D) 예산을 향후 5년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션 이노베이션’(임무 혁신)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세계 주요 20개국이 참여한다. 미국은 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등 글로벌 기업인 투자자 28명이 참여, 초기 단계 에너지 기업들을 육성해 상업화하는 프로그램인 ‘돌파구 에너지 연대’을 발족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금이 부족해 사장되기 쉬운 연구소 기술을 살려 상업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미션 이노베이션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향후 5년 동안 200억 달러(약 23조원)에 달하는 클린에너지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수준에서 26~28% 감축하겠다고 밝혔고, 특히 연방정부의 탄소배출량은 2008년 대비 41.8%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번 회의에서 합의를 이끌기 위해 노력해왔다. 탄소배출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중국은 기후변화협약의 훼방꾼에서 리더로 변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이번 총회에 앞서 2030년 국내총생산(GDP)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보다 60∼65% 줄이고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원조 기금 30억 달러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기후 총회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선진국은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계획과 조치를 밝히고 매년 1000억 달러의 자금을 개도국에 지원해야 하며, 이 같은 조치를 강제할 ‘조약’이 체결돼야 한다”고 미국 등을 압박했다. 중국이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미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33.8% 줄인데다 공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의 경제 체질 변경을 추진하고 있고 환경 개선이 국가적 핵심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대책을 모색하는 이날 중국 베이징, 허베이성 중남부, 산둥성 서부 등에는 나흘째 최악의 스모그가 덮쳐 ‘주황색 경보’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당 베이징 460㎍, 톈진 477㎍ 등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PM 2.5 기준치(24시간 평균 25㎍)에 비해 19배에 달했다. 수도권을 뒤덮은 스모그는 이달 들어 동북부지방에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면서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1936년 앨런 튜링/황철성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시론] 1936년 앨런 튜링/황철성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1936년은 현대적인 디지털 컴퓨터의 개발에 시금석이 놓인 해로 기억된다. 1930년대는 인류의 과학 지식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기념비적인 시대였다. 1931년에 25세의 약관이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출신의 쿠르트 괴델은 당시 수학계를 지배하던 형식주의를 완전히 허무는 불완전성 정리를 발표해 수학계, 나아가 과학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수학과 학생이었던 앨런 튜링은 1935년에 같은 학과의 맥스 뉴먼 교수가 개설한 강의를 통해 이 내용을 접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정리해 1936년 ‘계산 가능한 수: 수학명제 자동 생성 문제에 적용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무한히 많은 수의 단순한 튜링 기계를 제안하고, 이 모든 기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일반 튜링 기계가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원래 그의 목표는 이 일반 튜링 기계를 이용해 어떤 특정한 튜링 기계의 동작이 멈출지, 또는 무한히 계속될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함을 밝힘으로써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가 제안하고 실증한 일반 튜링 기계가 오늘날의 디지털 컴퓨터와 동작 원리가 완벽히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이후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요한 폰 노이만 교수에 의해 구체화돼 오늘날의 컴퓨터가 만들어졌다. 이들 정보 혁명의 선구자들은 대개 그들의 20대와 30대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현대적인 컴퓨터는 1960년대에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한 대규모 집적회로가 상용화되면서 급속히 성장하기 시작해 현대의 폭발적인 정보 혁명의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산업계는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일본 등의 반도체 선진 기술을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도입하고 내재해 적어도 D램과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단군 이래 반만년 역사에서 최고 기술로 세계를 제패한 유일한 제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눈부신 업적이다. 그러나 이 기술들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고 인텔, 도시바 등이 개발한 것을 잘 이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1990~2000년대 초반의 치열했던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과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최근 지난 30년간 누려 보지 못했던 독보적인 지위를 향유하면서 이익의 신기원을 열고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런 행복한 시기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중국이 올해부터 정부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와 엄청난 인적 자원을 무기로 메모리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움직이고 있어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에는 미국 인텔·마이크론의 합작 기업이 컴퓨터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를 개발, 양산하겠다고 선언해 우리를 크게 당혹하게 하고 있다.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은 무엇일까.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나는 스마트폰을 꼽고 싶다. 앞으로의 최고 발명품은 무엇이 될까. 사물인터넷(IoT), 바이오칩? 뭐가 되든 간에 지금보다 훨씬 더 고기능화, 고집적화된 반도체 제품이 사용될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 반도체 소자가 숨어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누가 만들까. 필자가 강의하고 있는 대학의 눈빛 형형한 젊은이들일 것이다. 지금 대학에서는 반도체의 미래를 내다보는 많은 학생들이 이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려 한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정부의 반도체 분야 연구에 대한 투자는 급감했고, 기업은 단기 성과에 매몰돼 대학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적어도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는 반도체 분야의 신진 교수를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내가 그들에게 맥스 뉴먼 같은 교수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걱정된다. 지난 80년간 불행했던 천재 앨런 튜링의 어깨에 기대어 우리는 현대의 디지털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어느 한국의 젊은 천재가 앞으로의 80년을 떠받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를 자못 기대해 본다.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국내서 가장 오래된 극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아시나요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국내서 가장 오래된 극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아시나요

    “신중하면서도 유연한 자세로, 때론 강력한 추진력으로 맡은 업무를 완수하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난 10월8일 신임 한국영자료원장에 류재림 전 서울신문 사진부장 출신이 임명됐다. 신임 류 원장은 사진기자협회로부터 “현장기자상”을 수상하는 등 30년가량 언론현장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신임 한국영상자료원장으로 임명된 류재림(59) 원장은 앞으로 국내 유일의 영화 아카이브로써 영상자료를 수집·보존해 후대에 물려주는 일을 맡는다. 해외 희귀자료 발굴, 훼손된 영화의 디지털 복원, 영화사 연구, 영상자료원이 운영하는 영화관·박물관·도서관을 통해 국민들에게 더욱 다양한 문화체험을 제공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의 수장이다. 언론사 사진부장 출신인 류재림 원장을 지난 11월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장실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류 원장은 앞으로 “풍부한 취재현장 경험과 전문성, 언론과의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한국영상문화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 서울신문사 사진부기자 출신으로서 한국영상자료원장을 맡은 소감은?사진 전문가가 영상자료원장으로 오게 돼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영화를 포함한 영상은 정지된 사진이 영사기를 통해 연속적으로 보여지는 일종의 착시다. 때문에 오랜 시간 사진을 찍고, 다룬 입장에서 영화와 영상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자부한다. 또한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 필름뿐 아니라 영화와 관계된 방대한 사진자료(포스터, 스틸사진 등)를 함께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의 경력과 노하우를 살려 비필름 자료에 대한 보존관리에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립해 나아갈 계획이다.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영상매체를 보존하는 영상자료원 역시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 이런 시대에 한국의 영화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후대에 물려주는 영상자료원의 원장으로 부임하게 돼 부담감도 크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마지막으로 헌신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3년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한국영상자료원이 뭐하는 곳인지 대중적 인지도가 미약한데 한말씀 해달라. 한마디로 영상자료원은 한국에서 제작되는 모든 영화를 보존하고 관리해 후대에 물려주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이다. 기록을 보존하는 기관을 흔히 아카이브(archive)라고 부르는데, 우리 영상자료원은 국내 유일의 영화 아카이브다. 영화필름, 포스터, 문헌자료, DVD, 영화음악LP 등을 포함한다. 아카이브의 임무는 단순히 자료를 보존하는 데만 있지 않다. 가지고 있는 자료를 우리 시대 국민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면서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재창조하고 교육하는 역할도 가지고 있다. 영상자료원 역시 우리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영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원에는 국내외 우수, 예술, 독립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영화관(시네마테크 KOFA)이 있다. 350석, 150석, 50석규모로 3개관이 있다. 또 한국영화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국영화박물관이 있다. 그리고 첨단 멀티미디어 영상도서관과, 인터넷을 통해 한국고전영화를 볼 수 있도록 VOD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이 모든 것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에 일부보관 또 상암본원에 일부 보관 중이다. 여기는 2007년 입주한 상태라 현재 건물일부를 리모델링해 재개관할 예정이다. ⇒ 부임 후 한국영상자료원의 가장 큰 현안이 뭐라고 보나.우선, 영상자료원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가 영화필름을 이원보존할 수 있는 수장고 건립이었다. 현재 일부는 국가기록원에 보존돼 있고 일부는 상암본원에 보관 중이다. 오랜 기간 노력 끝에 지난해 정부로부터 신규 수장고 건립을 위한 예산과 인력을 충원받을 수 있었다. 신축중인 건물은 경기 파주보존센터로 현재 한창 마무리공사가 진행 중이고 12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건물완공이 코앞에 있어 요즘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근데 단순히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들어가는 전문 설비를 구축해야 하고, 상암동과 파주로 사무공간이 분리되면서 여러 가지 경영시스템과 근무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그리고 상암동 본원의 공간도 재구성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그다음엔 영상자료원, 나아가 한국고전영화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것 역시 시급한 숙제이기도 하다. 원장으로 취임하기 이전부터 영상자료원 사업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직접 와서 세부적인 사업 내용을 보니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재밌는 공익사업이 많았다. 이런 좋은 사업들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국민들이 한국영상자료원에 대해 모른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내년부터는 다양한 신규사업을 통해 대외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 영화필름 중 가장 오래된 것들은 어떤 게 있나.가장 오래된 게 “청춘의 십자로”다. 영상만 찍힌 거라 변사가 대화를 대신해주는 식이다. 1934년 작품이다. 현재 이 작품을 제작해서 전국 순회공연 중이다. 근데 제작비가 좀 들어가 두 편 공연에 3300만원가량 들어간다. 전국적으로 지방에서 1년에 4~5번가량 공연한다. 김태형 감독이 제작한 것으로 그시절 그 상태로 필름을 틀어주며 변희봉씨가 변사역을 맡았다. 그때의 영상 입모양을 보면서 시나리오를 만든 거다. ⇒ 한국영상자료원에 시민들이 볼만한 매력있는 작품들은 뭔지. 시민들이 찾을 만한 60년대 대표적 영화로, 한국영화100선 중 의미있는 공동1위 작품이 3개 있다. “오발탄(복원중)” “하녀” “바보들의 행진”이 바로 그것이다. 또 한일수교70주년 개막작으로 자유부인을 상영했는데, 예전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그당시 수도극장에 관객이 10만명 넘었을 정도로 아주 인기있던 작품이다.그리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모르지만, 한국고전영화를 활용해 다양한 발간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고전과 관련된 대중서적과 연구자들을 위한 자료집을 꾸준히 내고 있다. 한국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번 봐야하는 귀중한 자료들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자료원 내 사무실벽에 희귀한 사진이 걸려 있는데 그게 바로 변사가 얘기해주는 “청춘의 십자로”라는 1934년 작품이다. 한국고전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로마의 휴일”과 같은 해외고전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고전영화도 매력적이다. 특히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1960년대 작품”들은 지금 다시 봐도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주옥같은 한국고전영화를 극장과 도서관, 박물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 영상콘텐츠의 디지털화 시대에 장단점이 있다면?영화의 디지털화가 우리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감상할 수 있고, 영화 제작과 유통의 측면에서도 디지털 기술은 비용절감과 편리함 등을 가져다 줬다. 다시 말해 영화의 제작과 상영활용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많은 이득을 보았다. 하지만 이 디지털 자료들을 보존하는 영상자료원 입장에서는 아주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디지털 기술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구 보존매체로 선택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리고 보존 측면에서 디지털은 그 기술이 날로 바뀌고 있어 여전히 불안정한 매체다. 때문에 프랑스나 미국 등 선진 아카이브들은 디지털 자료를 다시 필름으로 변환해 보존하기도 한다. 영상자료원의 기본 원칙은 ‘필름보존’이다. 아직은 필름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향후 디지털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보존에 대한 안전성도 높아지고 비용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디지털 보존에 대한 연구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일본, 독일서 온 아주 희귀자료들이 국내 반입된다는데?하나 뜻깊은 것으로는 “해연”이란 작품이다. 이규환 감독의 1948년 작품이다.이걸 일본서 국내에 들여왔다. 조미령 선생 데뷔작이란다. 해방 후 최초의 문학을 원작으로 한 “문예영화‘라는 의미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일본 고베영화자료관 관장에 의하면 지난 7월 어느 고물상한테 사왔단다. 그걸 고베자료관에서 우리가 가져온 것이다.독일에서 발굴된 것으로, 사진이 아니고 영상물로서 오는 12월말 들어온다. 독일 노르벨트 베버 신부가 영상으로 찍은 것인데 그중 아주 일부가 다른 곳에서 DVD로 낸 게 있다. 근데 이번에 국내로 들여오는 건 전체 400분 분량으로 아주 방대한 양이다. 오리지널로 돼있는 서울의 결혼식모습, 거리풍경 등을 찍은 영상만 들어있는 무성이다.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다음달말 들어오면 전문가들이 정밀분석해서 다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는 기록영상들이 몇 편 있으나 방대한 양으로는 국내 최초다. ⇒ 내년 중점사업이 한국고전영화와 영상자료원의 공익사업을 알리는 일이라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현재 내년 예산 편성 단계이기 때문에 100% 확정되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대략적인 틀은 짜놓은 상태다. 지금까지는 여기가 좀 외곽지역이라 유동인구가 별로 없는 게 문제다. 우선, 내년 봄쯤 서울시청 앞 광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직접 찾아가 한국고전영화 관련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영화박물관이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하고 있어 심리적인 거리가 있을 텐데, 우리가 직접 시민들에게 다가가 한국고전을 전시하는 일을 기획 중이다. 또한 한국고전영화를 활용해 젊은 관객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짧은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도 갖고 있다. 50~60대 중장년층도 중요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흥미롭게 관심가질 수 있도록 한국고전영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 역시 영상자료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 한국영화전문독립박물관으로 승격됐다. 영화박물관으로서는 우리가 유일하다. 제2보존센터가 완공된 후 재임 중 국민을 위해 할 일이 뭔가 고민하다가 상암동이 규모가 비좁고 외진데 있다 보니 요즘 대세인 한류사업과 연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국, 일본관광객들이 한국영화를 보고 싶어해 외국관광객들에게 홍보해보려고 한다. 시내 도심근처에 접근성 좋은 곳에 유치할 거다. 영화박물관을 한류관광객들에게 적극 알리고 보게 하려면 상암동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박물관 본원을 이전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무실 겸 박물용으로 사용할 사무실이 필요하다. 부지확보라도 가능하다면 임기 중 최선을 다해보겠다. ⇒ 최근 언론사 사진부장단들과 간담회가 있었다는데 뭔 얘기를 나눴나.우리가 영화필름뿐 아니라 흘러간 연예인들 사진을 총정리할 필요가 있다. 신문사별로 연예인들 사진자료가 있는 걸 모아서 여기에다 보관하는 작업을 해보려고 한다.창고에 그냥 방치된 자료들을 홈페이지나 DVD같은 곳에 올려놓아 공개하고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다. 여긴 수익 사업하는 곳은 아니다. 필요하면 언론사마다 협의해서 수익이 생기면 서로 나누는 방법도 고려봄직하다. 먼저 얘기된 곳이 한겨레의 “씨네21”이다. 그다음은 서울신문, 그리고 한국일보의 “주간한국” 같은 곳에 자료가 많으니 향후 적극 협의해볼 생각이다. 일부선 무료기증하기도 하고 저작권을 달라는 곳도 있어 사안별로 협의해서 적절하게 진행하면 잘될 듯하다. ⇒ 앞으로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 향후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여러 가지가 있지만 임기내 독자적인 박물관 건립이 숙원사업이다. 부지자리라도 마련해놓으면 다행일 듯하다. 부지 잡으면 설립계획은 순리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부지 자리는 한류와 연계해 관광객들이 많이 보러 오고갈 수 있는 자리면 좋겠다. ■ 류재림 한국영상기록원 원장은류재림 원장은 경남 창녕군 창녕읍 말흘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때 상경, 연극에 관심을 가지면서 당시 예술고교인 서라벌고교에 들어가 연극을 하다 사진을 전공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잘해 사람들 앞에 서는 걸 좋아했고, 성악 전공을 고민했을 정도로 노래를 좋아했다. 고교 시절 연극부에 들어가면서 연기에 관심을 갖게 돼 방송국 연기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던 추억도 있다. 연기자 대신 활력을 찾은 것은 사진이라는 취미였고, 순간포착이라는 사진의 매력을 경험한 후 사진에 몰입했고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1976년 대학 졸업 후 상업스튜디오 연구소, 명성그룹 홍보실 등서 10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1985년 코리아헤럴드(현 헤럴드경제) 사진부에 입사, 언론사 기자로 첫발을 내디뎠고 1988년 서울신문 편집국 사진부에 입사해 25년간 근무했다. 류재림 원장은 앞으로 영화필름보관장소인 경기파주 수장고빌딩 완공, 영상자료원과 한국고전영화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 제고, 한국고전영화와 영상자료원의 공익사업을 알리는 일, 임기내 박물관 건립사업 등 산적한 현안들을 30여년 언론사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국내 첫 인터넷은행 나온다] 외국 인터넷은행은

    20년 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황금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미국에서만 초반에 30여곳이 설립됐다. 그러나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자본력·기술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인터넷은행은 고객 확보에 실패하면서 이내 고꾸라졌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보면 초기 3년간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면서 “초반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의 성공한 인터넷은행을 보면 ‘무’에서 ‘유’를 창출하기보다 기존에 있던 자신만의 시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최대 인터넷은행으로 성장한 ‘찰스슈워브’는 모기업 증권사를 기반으로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신규 고객을 늘려 나갔다. 자동차 회사 GM의 금융 계열사인 ‘앨리뱅크’는 오토론과 리스에 특화했다. 인터넷으로 예금을 유치한 뒤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딜러들에게 대출하면서 돈을 굴렸다. 일본의 1위 인터넷은행 ‘다이와넥스트’도 모기업(다이와증권)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공 가도를 달렸다. ‘세븐뱅크’는 일본 최대 편의점업체인 세븐일레븐 계열사로 전국 편의점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은행 점포망처럼 활용했다. 일본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형성한 ‘라쿠텐은행’도 모기업 라쿠텐(인터넷상거래업체)의 ‘후광효과’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국 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로 진출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네덜란드의 ‘ING다이렉트’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나눔 실천으로 사랑의 온도를 높이자

    서울시청 앞 크리스마스트리가 불을 밝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갖고,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을 위한 ‘희망 2016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올해의 나눔 캠페인 구호는 ‘나의 기부, 가장 착한 선물’이라고 한다. 모금 운동은 내년 1월 31일까지 70일 동안 전국 17개 시·도에서 진행된다.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 실적보다 2.5% 많은 3430억원이다. 목표액의 1%가 모금될 때마다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1도씩 올라간다. 지난해에는 올해에 비해 경제 사정이 나은 편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의 정성 어린 참여로 사랑의 온도가 100.5도를 기록했다. 모금 운동 첫날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250억원을 기탁해 1호 기부자가 됐다. 다음날 LG 하현회 사장은 120억원을 전달하는 등 대기업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모금 실적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여기에 각종 경제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공공요금 인상 등 우울한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모금회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 사회가 밝고 따뜻한 사회가 되려면 사랑 나눔 문화가 성숙해져야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부를 누리는 사람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요구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의 기부 의식은 선진국보다 떨어지고 부유층이나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하는 자세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최근 국세청이 밝힌 고액 체납자들의 재산 숨기기 백태는 많은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전원주택 가마솥 아궁이에 6억원을 숨겨 놓기도 하고, 타인 명의 은닉처에 고가 미술품 500점을 숨기는 등의 기상천외한 수법은 할 말을 잃게 한다. 부족하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는 점차 성숙해지고 성장해 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의 누적 기부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만 봐도 그렇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상대적으로 더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불우한 이웃들이다. 경제 상황이 안 좋을수록 십시일반 힘을 보태 이웃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 큰돈은 아니어도 좋다. 작은 나눔 실천으로 사랑의 온도를 높여 보자. 물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 김장 김치 한 포기를 건네는 것도 받는 사람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 총회] 개도국 “감축·재원 지원, 책임·역할 달리해야” 선진국 “변화된 각국의 상황 반영해 수정을”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 총회] 개도국 “감축·재원 지원, 책임·역할 달리해야” 선진국 “변화된 각국의 상황 반영해 수정을”

    파리 총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 지원 의무 등에 대한 국가 간 차별화가 최대 쟁점이다. 개도국은 개별 국가 능력에 기초한 기존 기후변화협약상 국가 분류인 부속서 체제, 즉 온실가스 감축의무국(부속서Ⅰ)과 재원 지원 의무국(부속서Ⅱ)을 그대로 유지해 책임과 역할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선진국 지원이 뒷받침되면 개도국의 온실가스를 더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선진국은 지난 20여년간 변화된 각국의 상황을 반영해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의 자발적 기여(INDC)의 법적 성격 규정을 놓고도 국가 간 입장이 서로 다르다. 신기후체제에 대한 법적 구속력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INDC 내용 이행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데는 이견이 크다. 유럽연합(EU)과 군소도서국연합 등은 구속력을 주장하지만 대부분 국가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별도 문서로 채택해 유연성을 갖고 국내법을 통해 이행하는 실용적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법적 구속력을 부과할 경우 국가 참여를 저해할 수 있고 갱신 때마다 이행률 비준 등 복잡한 절차가 뒤따른다는 주장이다. INDC 목표 갱신 주기와 기후 재원에 민간 재원을 포함시키는 방안, 이행 점검 방식, 기후변화와 인과관계가 있는 개도국 재해에 지원하는 문제(손실과 보상) 등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쟁점에 대해 개도국 역량을 고려한 유연한 시행과 5년 단위 목표 갱신 등에서 미국과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책임과 역할에 대한 인식 차의 근원은 재정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치열한 논쟁과 논의가 불가피하다”면서 “신기후체제가 교토의정서에 기반한 옛 기후체제보다 느슨해 보이지만 INDC 갱신 시 ‘후퇴방지원칙’이 적용되고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용어 클릭] ■신기후체제(POST-2020) 선진국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 후속 체제로 선진·개도국이 감축에 동참하게 된다. 2015년 말까지 합의문을 채택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0년 이후 발효된다. ■국가별 기여 방안(INDC) 협약 이행을 위한 각 국가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와 적응 정책 등을 말한다. 각국이 스스로 결정해 유엔에 제출한다.
  • [공기업 사람들] “교통사고 더 줄도록 지역별 맞춤대책 마련할 것”

    [공기업 사람들] “교통사고 더 줄도록 지역별 맞춤대책 마련할 것”

    오영태 이사장은 올해 하반기 내내 전국 곳곳을 샅샅이 돌았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경찰·교육청 등 유관기관, 운전종사자, 봉사활동가들이 함께하는 교통안전대토론회를 열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역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오 이사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80년 59.4명에서 지난해에는 2.0명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불과하다”면서 “사고도 대부분 후진국형 행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만 해도 사망자 수가 우리나라의 4분의1 수준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인구 10만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도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 이사장은 선진국보다 교통사고가 많은 것은 교통시설 등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안전에 무감각한 교통문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사고가 많이 줄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라며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과 과속·신호위반, DMB 시청, 음주운전 등 운전자의 잘못된 습관으로 인한 사고가 많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오 이사장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3E’ 교통문화. 그는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교육(Education), 단속(Enforcement), 시설(Engineering)을 함께 아우르는 삼위일체의 범정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상과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교통안전 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법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이 따른다는 인식과 함께 안전시설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천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정부, 의사 건강 문제까지 매년 확인한다

    정부가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29일 의사 면허 관리 대책을 내놨다. 의료인이 보수교육을 제대로 이수했는지 매년 점검하고 의료윤리교육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며 대리 출석을 방지하고자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하는 등 출결 관리를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지금까지는 보수교육 이수 여부를 면허 신고 주기인 3년마다 확인했다. 3년간 24시간(매년 8시간씩) 교육을 받기만 하면 누구나 의사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보니 대충 몰아서 교육을 받는 사례도 많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교육을 제대로 받는지 매년 점검하면서 의사 건강상의 문제까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결 관리 강화는 의사 보수교육을 운영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로부터 출결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받고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할 예정이다. 물의를 빚은 다나의원의 경우 뇌병변장애 3급을 받아 혼자 거동하기도 어려운 병원장 대신 의료인도 아닌 원장 부인이 대리 출석해 보수교육을 받았다. 정부는 전문가로 구성된 ‘보수교육평가단’을 복지부에 설치해 보수교육 내용과 관리 방안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의사 면허 관리 제도 자체를 개편하지 않는 한 이렇게 관리를 강화해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의사는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교육 완료 시까지 의사 면허 효력이 정지될 뿐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대한변호사협회만 해도 변호사 자격 박탈 권한이 있는데, 한국의 의사 면허는 종신제라 의협에는 의사 회원 징계 이상의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인 협회가 강제력을 발휘해 실질적으로 면허 제도를 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거나 정부가 관리 인력을 늘려 효율성을 기해야 하는데,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인 면허 발급 및 관리(교육)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복지부에 4명뿐이다. 복지부는 조만간 전문가와 의료인 단체 등이 참여한 ‘의료인 면허신고제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의료인의 신체·정신 건강상에 문제는 없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정하고, 면허신고 시 의료법상 의료인 결격사유를 점검하는 근거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선진국처럼 결격사유가 있으면 아예 의사 면허를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기종 한국환자연합회 대표는 “환자는 의사 면허를 믿고 자기 몸을 맡긴다”며 “환자의 안전과 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회복하려면 엄격한 관리로 면허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운송 관련 안전·사고 피해자 지원 등 다양

    교통안전공단이 하는 일은 무척 많다. 22개 법령 71개 사업에 이른다. 도로 분야에서는 운수회사 안전관리, 종사자 자격관리, 교통안전 교육·홍보, 교통안전 점검 및 진단, 자동차사고 피해자 지원 등의 업무를 한다. 자동차검사, 자동차안전도 평가, 제작결함 조사, 첨단 미래형자동차 안전성평가기술연구 등 자동차 안전도 공단의 몫이다.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검사, 삭도·궤도 검사, 항공안전 조사연구, 경량항공기 안전성 인증검사 등 철도와 항공 분야의 안전도 맡고 있다. 교통 부문 온실가스 감축도 맡는다. 안전과 관련한 일을 하다 보니 강조되는 부분이 신뢰와 전문성이다. 자동차 성능 시험 및 연구를 담당하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규모나 기술면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국내 최초로 교통안전 체험교육을 시작한 교통안전교육센터의 교육 효과는 이미 선진국 수준을 넘어섰다. 사고다발지점 개선 등 도로안전 분야와 자동차 검사는 개도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적용 방안 연구, 공공 및 민간 분야 빅데이터 활용 교통안전사업 개발, 긴급구난체계(e-Call) 구축 지원 등 첨단 미래교통 연구·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것이 대부분 그렇듯이 공단의 업무는 종종 ‘규제’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자격시험을 관장하고 시설이나 자동차의 안전도를 점검하는 공단의 업무는 대부분이 규제다. 김천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野, FTA·쟁점법 연계… 與, 결렬 땐 단독 처리 강행

    野, FTA·쟁점법 연계… 與, 결렬 땐 단독 처리 강행

    여야와 정부는 29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주요 쟁점 법안에 대한 막판 협상을 이어 갔지만 진통을 겪었다. 여·야·정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본회의를 잇달아 열어 한·중 FTA 비준안을 처리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쟁점 현안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커 난항이 계속됐다. 새누리당은 쟁점 현안에 대한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30일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김정훈·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이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국회에서 개최한 회동에서 한·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한·중 FTA 비준안은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지만 야당이 쟁점 법안과 FTA 비준안을 연계하고 있어 막판 타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내일(30일) 본회의까지 정치적 균형점을 찾지 못하면 본회의 개최 여부를 포함해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주요 쟁점 법안에서 가장 큰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 4대 중점 법안 처리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은 전·월세 상한제(주택임대차보호법), 청년고용특별법, 대리점법(남양유업 방지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4대 법안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의 국고 지원 여부 역시 여야의 입장 차가 막판까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쟁점 법안을 충분히 논의해 합의된 법안부터 순차적으로 다음달 1일과 2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한·중 FTA를 포함해 쟁점 법안을 ‘일괄 타결’할 것을 요구했다. 한·중 FTA 비준동의안의 경우 법률안이 아니므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결이 필요 없다.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일위도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22명 중 과반으로 단독 처리는 가능하다. 그러나 비준안 단독 처리 시 야당의 정기국회 보이콧으로 연말 국회 올스톱 사태 우려도 높아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여당 지도부에 한·중 FTA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환송 나온 김무성 대표와 원 원내대표에게 “한·중 FTA는 국가적 신뢰의 문제이고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밀접한 문제인 만큼 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는 이날 조세소위를 열고 고급 외제차의 탈세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업무용 차량 과세에 대해 연 800만원 내에서 경비 처리를 해 주기로 합의했다. 카메라, 향수, 녹용에 붙는 개별소비세는 폐지하기로 했다. 로열젤리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논란이 됐던 종교인 과세는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다음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 총회]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 재원 지원이 ‘신기후체제’출범 최대 과제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 총회]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 재원 지원이 ‘신기후체제’출범 최대 과제

    프랑스 파리에서 3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열리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 기간은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일’로 불린다. 2020년 이후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의 기반을 마련할 파리 총회에서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신기후체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파리 총회에는 196개 협약 당사국 정부대표와 국제기구,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NGO), 기업 등이 참여한다. 첫날인 30일에는 신기후체제 협상 성공을 위해 각국 정상들이 정치적 의지를 모으고 협상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정상회의를 진행한다. 각국 정상이 기후변화 대응의 의지를 공유하고 국제사회에 이를 천명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COP21에서는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될 ‘파리 합의문’과 합의 이행을 위한 ‘총회 결정문’, 각 국가가 제출한 자발적 기여(INDC)를 분석한 종합보고서, 정부와 비정부의 주체들이 참여하는 기후변화 행동계획을 담은 리마·파리 행동 어젠다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기후체제는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총회(COP3)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에 근거하고 있다. 교토의정서는 부속서Ⅰ국가(선진국 37개 국가와 유럽연합)에 대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5.2% 감축하는 것을 명문화했다. 그러나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당사국총회에서 2012년 이후 신기후체제(POST-2012) 합의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기후변화체제 출범 전까지 부속서Ⅰ국가들은 교토의정서를 2020년까지 연장 적용하고 비부속서 국가들은 자발적 감축 공약을 이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파리 총회는 신기후체제가 적용되는 2020년 이후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규모를 결정한다. 교토의정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과 개도국이 참여하는 기후변화 대응체제의 성격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간극을 좁히는 것이 합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도국이 적극적으로 감축에 나설 수 있는 재원 지원과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보상 등에 선진국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가 중요하다. 탄소 배출량 세계 7위, 산업화 이후 탄소 누적 배출량 세계 12위인 한국으로서는 신기후체제에서 국제사회의 기대와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우리나라는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과 아시아 최초로 지난 1월 배출권거래제도 시행,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설치 등의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선진·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자임한다. 국내적으로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와 높은 무역의존도를 감안해 제재가 아닌 인센티브에 의한 감축을 촉진하는 기후변화체제를 지향한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신기후체제는 국제사회가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내용은 국제사회의 목표에 미달하는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가 될 수 있다”면서 “파리 총회 후 이뤄질 추가 협상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생명과 직결된 면허증 관리 철저히 해야

    보건복지부는 어제 의료인에 대한 면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100원짜리 주사기를 재활용해 C형 감염환자가 대거 발생하자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전염병도 아닌데 특정 병원 한군데에서 C형 감염자가 무려 76명이나 발생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의료윤리를 망각한 무책임한 의사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이 빚은 참사라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다나의원 K원장은 3년 전 교통사고로 뇌내출혈로 뇌병변장애 판정(3급)과 언어장애(2급)을 받았다. 혼자서는 앉고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 평소 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생활을 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그런 장애가 심각한 의사가 주사 처방을 하는 등 제한 없이 진료를 해 오도록 3년씩이나 방치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병원장의 무면허 아내는 남편 대신 환자의 혈액 채취 검사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C형 감염자만 나왔지만 혹 이들 중 에이즈 또는 B형 감염자가 섞여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고 나면 이 병원에서 또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안의 심각성치고는 협의체 구성 등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은 너무 부실하다. 의사로서 적격성 여부를 따지는 실질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사후 약방문 격의 교육 강화와 같은 뻔한 대책으로는 문제의 의사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선진국은 우리처럼 의사면허증을 따면 평생을 갖고 누릴 수 있는 종신제가 아니다. 환자를 돌볼 수 없는 심신 장애 상태라면 자격증은 반납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주정부 면허국에서 2~3년마다 신체·정신 기능을 평가한 후 면허 갱신을 하고 전문의 면허도 10년마다 이뤄진다. 심지어 음주 의사 등을 보면 동료 의료인이 익명으로 주정부 면허국에 신고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도 부적절한 의료행위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조사 후 즉시 진료 배제 명령을 받는다고 한다. 손이 떨려 주사 처방이 어렵거나 치매나 우울증 같은 기본적이고도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 의사들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규제란 공무원들이 인허가 권한을 갖고 힘을 휘두르라고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일처럼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부분에는 더욱 조여야 하는 법이다. 현재 변호사협회의 경우 변호사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등 부적격자에 대해서는 변호사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의사협회도 의사의 권익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변호사협회처럼 자정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은 의사뿐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우울증 병력이 있는 독일의 한 항공사의 조종사가 고의로 항공기를 추락시켜 탑승객 150명 전원이 사망한 일이 있다. 국토교통부가 다음달부터 조종사의 정신질환 예방프로그램의 시행을 의무화한 것도 그래서다. 택시나 지하철, 고속버스 운전기사 등에 대해서도 병력이나 전과 등을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의료인을 비롯, 생명을 다루는 각종 면허증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다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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