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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숙 여사 “초심 잃지 않게… 나 자신도 대통령도 지키겠다”

    김정숙 여사 “초심 잃지 않게… 나 자신도 대통령도 지키겠다”

    文 “좀 느슨해진 듯” 소회에 참석자들 웃음 터뜨리며 박수 국민위원 250명과 ‘토크쇼’, 장애인 정책·행정서비스 등 다양한 개혁 제언들 쏟아내“제가 (대통령에게) 항상 그래요. 초심을 잃지 말라고. 국민들의 평가가 좋아서 (대통령이) 좀 느슨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취임 100일을 맞아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김정숙 여사는 소회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 좀 느슨해지지 않을까 한다’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고, 참석자들은 박수를 쳤다. 김 여사는 “오늘 취임해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말고 꼭 그렇게 하셔야 한다. 내가 그렇게 당신을 지키고 나 자신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민 보고대회에선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국민인수위원 6명의 다양한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휠체어를 타고 유럽 여행을 떠났던 국민인수위 소통위원 홍서윤씨는 “선진국에선 장애의 유무,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건축, 환경,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편리하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설계를 법제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을 시행해 달라”고 밝혔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 정부가 마치기 전까지 (장애인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를 느끼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라오스에서 실종된 손경산씨의 친구 박솔지씨는 “90여일이 지난 지금도 현지 경찰은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고 있고, 영사관은 우리나라 경찰 파견을 논의만 하고 있다”면서 “범죄·실종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원스톱 프로세스를 구축해 달라”고 제안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라오스 측에 우리 경찰조사관 파견을 제안했지만 라오스 당국은 현재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며 현지 수사 당국에 맡겨 달라고 하고 있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영사 조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초등학교 3학년 황찬우군은 “역사 유물이 발견된 곳에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해 달라”고 했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길이길이 남을 수 있는 유산으로 보존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보고대회는 국민인수위원으로 선정된 250명이 참석해 새 정부의 정책과 개혁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세수 예측 8.8%나 빗나가 작년 세금 20조 더 걷혔다

    세수 예측 8.8%나 빗나가 작년 세금 20조 더 걷혔다

    2012~2015년 연속 세수 펑크 작년 보수적 성장률로 초과 세수 올 상반기 예상 밖 12조 더 걷혀재작년 정부가 이듬해 나라 살림을 짜면서 예상한 세입과 실제 걷힌 세금 사이의 오차가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예측 정확성이 크게 후퇴하면서 정부 정책의 신뢰성뿐 아니라 나라 살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20일 지난해 국세수입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초 전망치(본예산 기준)는 223조원인 반면 실제 걷힌 세금은 242조 6000억원이었다. 오차가 19조 6000억원이었다. 액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오차율은 8.8%로 2007년(9.6%) 이후 가장 높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약 12조원이 더 걷히며 기획재정부가 당초 예상한 1년치 증가액(8조 8000억원)을 훨씬 넘어섰다. 2000년대만 해도 ‘오진율’은 2007년(9.6%)을 예외로 한다면 결산 대비 세수 오차율이 1%를 넘지 않은 해가 5번일 정도로 양호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세수 전망을 했다가 4년 연속 세수 펑크가 발생하면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2012년 기재부는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성장률)을 5.8%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3.0%에 그치면서 2조 7000억원의 세수가 부족했다. 2013년(-14조 5000억원)과 2014년(-10조 9000억원)에는 구멍 난 세수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경제성장률을 장밋빛으로 하는 바람에 세수 오차가 커졌다는 비판이 거셌지만 2015년(-3조 3000억원)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상성장률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바람에 막대한 ‘초과 세수’가 발생한 셈이다. 과소 추계는 재정수지 악화를, 과다 추계는 습관적인 추가경정예산(추경) 유혹을 키운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나랏돈을 풀고 좋을 때는 긴축 정책을 써야 하는데 전망 자체가 들쭉날쭉이면 어떻게 대응 전략을 세우겠느냐”면서 “기재부의 재정철학 부재와 추계 능력 약화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도돌이표 세수 오차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초과 세수 요인은 부동산시장 활황, 국제유가 하락, 수출부진에 따른 부가세 환급금 감소, 소득세율 인상과 세액공제 전환에 따른 부자증세 효과, 담뱃세 세수 증가 등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신영임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세수 추계의 근거가 되는 기초자료와 방법론을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에 불과하다”며 세수 추계 모형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재부는 세수 오차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오차 수준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매일 환기하고 물 청소…5년간 닭 진드기 없어”

    [단독] “매일 환기하고 물 청소…5년간 닭 진드기 없어”

    닭 7만 마리 밀집 사육 농장…현대식 닭장에 주 2회 소독 깨끗한 환경에 AI도 비껴가…고비용 방사농장 대안 될 수도 지난 17일 인천 강화군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인 방글농장. 양계장은 7만 마리의 닭을 키우는 전형적인 ‘밀집 사육’ 농장이었다. 닭들은 A4용지(0.06㎡) 크기의 닭장(케이지) 안에 6~7마리가 빼곡히 들어 있었다. 그런데도 퀴퀴한 냄새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워낙 공간이 좁다 보니 닭들이 흙을 몸에 끼얹어 진드기(일명 와구모)를 떨어내는 ‘흙목욕’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닭 진드기도 살충제로 제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농가 주인 이태종(59)씨는 “4년 전 닭장을 현대식으로 전환하면서 진드기가 아예 생기지 않게 돼 살충제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진드기가 주로 기생하는 닭장 옆 틈새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뒤 손에 묻은 것을 보여 줬다. 진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비결은 바로 ‘청결’이었다. 매일 환기를 시키고, 물로 세척하고, 일주일에 두 번 소독약(바이엘 ‘버콘에스’)을 뿌리는 것이 전부였다. 이씨는 “물을 싫어하는 진드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며 “단순하고 원초적이지만 근원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 농장은 지난 15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친 달걀 성분검사 결과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다. 앞서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도 모두 피해 갔다. 이씨의 사례에서 보듯 밀집 사육 농장이라도 시설만 깨끗하게 유지하면 살충제 달걀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호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20일 “양계장을 다 지은 다음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을 받고 있고 관리까지 허술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외국처럼 인증 제도를 설계 단계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에서 정부의 보조금은 현재 10%에 불과한 수준이며 이조차 해마다 줄고 있다. 경기 양주에서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는 송모씨는 “내년부터 보조금이 없어지고 융자로만 가능하다고 들었다”면서 “살충제 달걀을 막으려면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닭을 평지에 풀어놓고 키우는 ‘방사’ 형태의 농장도 살충제 달걀 파동의 후속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평사가 있는 선진국형 친환경 동물복지 농장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200개가 넘는 전국의 모든 양계장을 전부 방사 형태로 전환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방사 형태로 전환할 경우 생산량이 현재의 약 8~12%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나머지 90%는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 방사형 축사에서는 사람이 직접 알을 주워야 해 인건비가 더 든다. 이로 인해 달걀값 상승도 불가피하다. 농장 면적 역시 적어도 8배는 더 넓어져야 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글 사진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황교안 “조국 비하 옳지 않아…우리나라 위대하다”

    황교안 “조국 비하 옳지 않아…우리나라 위대하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9일 “대한민국을 폄하하는 이야기들이 우리 안에서부터 나오곤 하는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황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국을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저는 우리나라가 위대한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국내 총생산(GDP) 세계 11위, 수출 세계 8위, 과거 식민지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나라, 세계 2차 대전 이후 신생독립국 가운데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 요즘 SNS에서 공유되곤 하는 내용”이라며 “이런 나라가 어느 나라일까요.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가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성과를 열거하며 자긍심을 강조한 것은 보수우파 진영이 주장해온 1948년 건국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어느 외국인 교수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저서를 낸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선진국이 되었음에도 한국인들만 이를 잘 모르고 있다고 적고 있다”며 “공감 가는 측면이 정말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채무, 가계부채, 청년실업, 임금 격차, 저출산·고령화, 노인빈곤, 높은 자살률 등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그렇지만 우리 모두의 힘을 결집하면 이런 문제들도 결국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코피티션 전략과 규제 개선

    [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코피티션 전략과 규제 개선

    서울에서 뉴욕을 3시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를 중심으로 초음속 항공기 엑스플레인을 2020년 시험비행 목표로 개발 중이다. 그런가 하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미국 워싱턴DC~뉴욕 구간을 대상으로 초고속 진공열차 ‘하이퍼 루프’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앞으로 3~4년 뒤에는 아시아 국가에서 운행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거미줄처럼 엮인 인터넷 덕분에 지구촌 각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안방에 도달하게 되고, 트위터를 통해 세계 저명 인사와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되고, 잘 구축된 플랫폼을 활용하면 세계 무대 진출도 쉬워진다. 그야말로 물리적인 거리가 큰 의미가 없는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전에는 우리만의 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었고 적당히 무관심해도 그만이었던 이슈에 대해서도 당당한 지구촌의 일원으로 성장한 지금은 무관심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 생명윤리, 유전자변형식품(GMO), 재난재해, 우주·해양·에너지, 기아와 질병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문제가 없고 고려할 요소 또한 많다는 점이다. 때로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조가 요구되는 반면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필요로 한다. 그야말로 경쟁과 협력이 조화된 코피티션(coopetition)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국경을 넘어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글로벌 전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어느 한 나라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이슈 해결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세계적인 원천 기술의 개발 실용화를 통한 주도권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식을 줄 모른다. 크고 작은 행사 제목에 약방에 감초처럼 빠짐없이 등장한다. 유달리 유행에 민감한 우리나라만의 유별난 호들갑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쓰나미처럼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변화의 물결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뜨거운 관심이 한때의 유행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정확히 진단하고 제대로 된 정교한 처방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대책 중에서도 인력 양성 및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함께 규제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유전자 가위 첨단기술 갖고 있으면서 왜 미국에서?’ 며칠 전 일간지에 소개된 기사 제목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팀이 세계적인 기술이 있으면서도 국내의 엄격한 규제로 인해 미국에서 실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비단 생명공학 분야뿐이 아니다. 드론, 핀테크, 원격진료, 자율주행자동차 등 신기술, 신산업이 등장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키워드가 바로 ‘규제’ 문제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과학기술의 발달 속도가 빨라서 법제도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중 하나가 쓰나미처럼 빠른 속도인 점을 고려하면 실기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해도 그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벗어난 우리만의 해법일 때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해답일 수 없게 된다. 앞서간 미국, 일본 등에서도 똑같은 고민하는 이슈들이다. 우리만의 엄격한 기준을 고집하기보다는 선진국들의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긴밀히 협조하는 가운데 실기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나라들이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 근원적인 대책 없이는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관련 부처·부서·기관이 많고, 기득권층의 이권이 얽혀 있고, 입법 과정에서의 어려움 등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가 소위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를 건너 실용화에 성공하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연구개발 성공 후에 관련 규제 개선에 착수하는 것은 이미 늦다. 문제는 속도다. 선제로 필요한 규제 개선을 준비해 실기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강한 조직이 필요하다. 새롭게 출범하는 제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과학기술혁신본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 ‘국정농단 특별 전담팀’ 서울중앙지검 특수 4부

    검찰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김창진)를 국정농단 사건의 원활한 재판을 위해 ‘공소유지 전담팀’으로 운영한다. 특수4부는 별도 수사는 하지 않고, 기존에 맡았던 사건도 다른 부서로 재배당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1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의 성공”이라면서 “대법원 판결 전까지 공소유지팀을 별도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근혜(65) 전 대통령, 최순실(61)씨의 선고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게 되는 만큼 확정 판결까지 재판을 ‘특별관리’하겠다는 의미다. 김창진 부장검사는 특검에서 삼성 뇌물죄, 청와대 비선진료 의혹 등을 수사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이해가 깊다. 검찰이 특수4부에 공소유지를 맡기고 특수 1·2·3부 체제로 특수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문무일 검찰총장이 약속한 특수부 축소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친환경 인증제 개선·선진국형 가축 복지농장 확대

    “인증기관·농피아 유착 가능성 점검” 민간 위탁 인증업무 정부로 환수 거론 전국에서 ‘살충제 달걀’이 속속 발견되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닭고기 이력제가 도입되고 ‘친환경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인증제도도 개선된다. 가축 사육 환경은 과감히 뜯어고쳐 선진국형 복지농장을 늘린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시행하고 있는 축산물 이력제를 올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2019년 닭고기와 달걀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살충제가 검출됐어도 유통경로 추적이 여의치 않은 한계가 이번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예컨대 살충제 자체를 쓰면 안 되는 친환경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의 경우 살충제가 검출됐는데도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친환경 인증만 취소됐다. 이 달걀들은 ‘무항생제’ 혹은 ‘유기농’이라는 마크만 떼고 일반 달걀로 팔려 나갈 수 있다. 또 기준치를 넘지 않은 살충제가 확인된 일반 농장(총 556곳)은 아예 명단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닭고기·달걀 이력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권이 훨씬 보장된다. 지금은 친환경 농가가 규정을 어기고 살충제나 항생제를 사용해도 취소 처분만 내려진다. 게다가 1년 지나면 친환경 인증을 다시 받을 수 있다. 이런 ‘솜방망이 벌칙’을 강화해 한번 적발되면 큰 타격이 되도록 고치겠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인증 심사를 맡은 민간 인증기관에 ‘농피아’(농식품부 관료+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장관은 “이번 기회에 유착 가능성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에 위탁한 인증 업무를 정부가 다시 환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살충제 달걀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사육 방식은 선진국형으로 바꿔 나가기로 했다. 지금의 닭장식 밀집 사육을 넉넉한 공간의 선진국형 복지 농장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살충제·항생제 등 동물약품 관리도 강화하고 동물용의약외품 유통 판매기록 의무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극에 달한 일부 농장주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한다. 정부는 식품 안전관리를 위해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더이상 순정을 강요하지 말라/유영규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더이상 순정을 강요하지 말라/유영규 산업부 차장

    사고를 쳐 본 사람은 안다. 한두 번 실수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말이다. 운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외 없이 낼 수 있는 교통사고 이야기다. 특히 요즘엔 사고가 나면 보험료가 깜짝 놀랄 만큼 뛴다. 한 번 올라간 보험료는 어지간해서는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중고 가격 1000만원 정도인 9년 된 낡은 디젤 세단을 모는데 연간 보험료만 135만원을 낸다. 그나마 지난 1년간 무사고를 유지해 쥐꼬리만큼이지만 내린 거다. 요즘 자동차 보험료 체계는 징벌적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보험료는 가혹할 정도로 올라가지만 무사고 운전자는 그만큼 깎아 준다. 교묘하게 소비자 집단을 둘로 갈라놓아 가격에 대한 불만을 잠재운다. 금융 당국이 나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자동차 보험료가 잘 내려가지 않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유독 우리나라에만 유별난 ‘순정’(純正)주의를 들 수 있다. 차량 수리 때 순정부품이 아닌 대체 부품을 쓰면 절반 이상 부품비가 내려가지만, 대체 부품을 선택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에 그친다. 대체 부품이란 순정부품에 비해 가격은 절반 정도로 저렴하지만 품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정부 지정 기관이 공식 인증한 제품이다. 물론 “이왕 보험 처리하는 것이니 비싼 걸로 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차를 수리할 때는 꼭 순정부품을 써야만 좋은 것으로 안다. 일부는 제조사 마크가 찍힌 것을 꼭 확인하고 부품을 갈기도 한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식의 차 수리는 이른바 ‘호갱’(호구+고객)이 되는 지름길이다. 차량 부품의 대부분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순정 마크만 달면 가격이 2배가량 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산차 부품이든 수입차 부품이든 예외 없다. 이른바 제조사가 인정한다는 ‘순정 마크’ 값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보험회사들이 지급한 차량 보험금은 6조 3739억원이었고, 이 중 88.4%가 수리비였다. 이 같은 수리비 중 절반 정도가 부품비인데 부품비 자체에 거품이 끼다 보니 전체 보험료가 오르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되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부 역시 믿을 만한 대체 부품의 사용을 장려해야 소비자 부담이 준다는 점을 이미 잘 알고 있다. 2015년부터 ‘대체 부품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경쟁 구도를 통해 값비싼 순정부품의 거품을 빼고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 손해율은 낮추겠다는 계획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20년간 부품 디자인 저작권을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우리나라도 자동차 선진국처럼 차를 만들 때 외에 교체나 수리에 사용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다수 국가는 수리 과정의 제조사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 대체 부품 활성화는 업권별로 이해득실이 엇갈린다. 보험사와 중소 부품사는 반기지만, 그간 독점적 위치를 유지해 온 완성차나 자동차 수입사들은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국내 차 부품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개선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소비자에게 부품에 대한 선택권을 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론은 명확하다. 더는 법이 우리에게 ‘순정’을 강요하지 말았으면 한다. whoami@seoul.co.kr
  • [자치광장]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서울시 역할/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

    [자치광장]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서울시 역할/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

    지난 2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 부처가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강남 4구를 포함한 11개 자치구를 투기지역으로 묶었다. 발표 직후 재건축단지의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로 인해 주택 거래가 뚝 끊기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에 따라 일부 투기 수요가 이탈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의 과열 양상이 진정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서울시의 주택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아마도 다양한 계층의 수요자를 고려해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하는 한편 정부 정책 영향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서울시민 54.3%(2016 주거실태조사)는 임차인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임차인들에게 다양하고 저렴한 주택을 공급, 보다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6만호’ 사업을 통해 재고주택 중 임대주택 비율을 높이고, ‘역세권2030 청년주택’ 공급을 통해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청년 세대의 안정적 거주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주거복지를 통한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 확보도 중요하다. 서울시는 월세보증금 대출 이자 일부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단순히 양적 기준의 주택 공급 정책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주거 수요 등을 파악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주거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 주거종합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자치구 단위의 주거 수요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서울시 주거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주택시장은 안정되겠지만 혹시 모를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에 대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주택임대차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2015년 4월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 주택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표준임대차계약서 의무 사용, 월세계약신고제 법제화 등 선진 임대차제도 도입 및 지방화를 위한 법령 개정안을 건의했다. 의견 수렴을 거쳐 표준임대료제도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청년,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의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해 주택 수급 전망을 면밀히 살펴 새로이 공급되는 주택이 실수요자에게 배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서울시가 추구하는 주거정책 방향이자 사명이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몰래 대화 엿듣고, 편지 훔쳐보고… 장간의 계략은 죄가 될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몰래 대화 엿듣고, 편지 훔쳐보고… 장간의 계략은 죄가 될까

    형주를 점령한 조조는 오나라에 선전포고를 하지만, 삼국 제일의 수군 병법가 주유에게 막혀 패전을 거듭한다. 이때 조조의 식객으로 있던 장간이 친구인 주유를 설득해 조조의 편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나선다. 장간은 주유의 침실에서 조조의 수군 사령관인 채모가 보낸 편지를 발견한다. 조조의 암살을 의미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에 놀란 장간은 이를 조조에게 가져간다. 또 한밤중에 주유와 부하의 대화를 엿듣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주유의 계략. 편지는 채모를 제거하려고 주유가 조작한 것이다. 주유와 부하의 대화도 사전에 짠 것이다. 그럼에도 장간은 철석같이 사실로 믿고 조조에게 보고 들은 내용을 이야기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조조는 장간의 말을 듣고 수군 사령관 채모의 목을 벤다. 대신 모개와 우금을 수군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이로써 조조의 수군은 통제 불능이 되어 버린다. 결국 조조군은 적벽에서 오나라에 크게 패한다. 다른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편지를 훔쳐본 것이 결국 적벽에서 패하는 원인을 제공한 셈이 됐다.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 헌법은 제18조에서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통신은 기본적으로 멀리 있는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다. 하지만 장간처럼 중간에서 통신을 가로채거나 내용을 알아내려는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상대방으로서는 비밀을 알아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간이 주유의 편지를 허락 없이 읽은 것에 대해서는 어떤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까. 또 주유와 부하 사이의 대화를 엿들어도 되는 걸까. ●봉함된 편지도 불빛에 비춰 본다면 무죄 지금은 이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통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통신수단이 대체로 한정돼 있었다.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바로 우편이다. 따라서 통신에 대한 비밀 보호도 우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형법 제316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비밀침해죄가 바로 그것이다. 비밀침해죄는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또는 도화(圖?)를 개봉’한 경우에 성립한다. 즉 보호받는 통신수단이 전통적인 편지, 문서, 그림 등에 그친다. 방법 또한 개봉 즉 열어 보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 봉한 편지라도 햇빛이나 불빛에 비추어 보고 그 내용을 알아내는 것은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장간은 봉한 편지를 본 것이 아니다. 주유가 장간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가짜 편지를 뜯은 상태로 일부러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장간은 개봉된 편지를 보았을 뿐이다. 따라서 장간에게는 비밀침해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예전에는 침이나 풀을 발라 편지 봉투를 봉했다. 그 내용을 보기 위해서는 봉함된 봉투를 열어 보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각종 기계를 이용해 봉함을 뜯지 않고 편지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시대적·기술적 변화상을 반영해 형법에서도 제316조 제2항을 신설했다.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경우까지로 처벌 범위를 확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간이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내용을 알아낸 것은 아니다. 나중에 편지를 훔쳐 간 것은 논외로 하고, 탁자 위에 있던 편지를 읽어 본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장간은 결국 처벌되지 않는 걸까. 눈을 크게 뜨고 장간의 행위를 한번 더 들여다보자. 장간이 채모의 편지를 진짜라고 확신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바로 주유와 부하 사이의 대화를 엿들은 것이다. 장간은 조조에게 가짜 편지를 전하면서 주유와 부하 사이의 대화 내용도 전달한다. 가짜 편지에 신빙성을 더해 채모의 목숨을 빼앗은 결정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대화 내용을 엿듣고 이를 발설한 경우 처벌하는 규정은 없을까. ●1993년 ‘통신비밀보호법’ 신설 새롭게 나타난 통신방법과 수단을 통한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1993년 통신비밀보호법이 새로 만들어졌다. 이 법에 의하면 법률의 근거 없이 우편물의 검열 등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할 수 없다. 원시적인 도청 방법의 하나로 속칭 ‘귀대기’라는 것이 있다. 문틈이나 벽에 귀를 대고 벽 안쪽의 대화를 몰래 듣는 방법이다. 장간의 행위는 여기에 해당한다. 장막 밖에서 주유와 부하가 하는 얘기를 엿들었기 때문이다. 법률의 근거 없이 타인 간의 대화를 청취한 것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장간의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 법 제14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전자장치나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청취하는 경우만을 금지한다.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기계를 통해 대화를 엿듣는다거나 마이크를 벽 안으로 몰래 넣어 대화를 듣는 경우가 해당한다. 아무런 기계적 도움 없이 사람의 귀를 이용해 엿듣는, 귀대기 같은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그런데 장간이 조조에게 좀 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주유와 부하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는 명백히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 해당한다.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만, 한 가지 더 살펴볼 문제가 있다. 주유와 부하가 일부러 장간이 듣도록 대화를 한 것이므로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장간이 내용을 좀 더 확인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 주유에게 어젯밤에 본 편지와 엿들은 내용을 이야기했다고 치자. 이때 장간이 조조에게 확실히 보고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면 어떻게 될까. 통신비밀보호법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한다. 즉 장간이나 주유는 타인 간이 아닌 대화의 당사자다. 이처럼 대화의 당사자가 녹음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통화도 마찬가지다. 내가 다른 사람과 통화하면서 그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는 감청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가보자. 장간과 주유가 통화를 하고 있는데, 조조가 장간의 허락을 얻어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면 어떻게 될까. 조조는 통화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녹음을 하려면 통화의 한쪽 당사자인 장간의 허락만으로 녹음을 해선 안 된다. 주유와 장간 모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결국 장간이 편지를 몰래 훔쳐보거나 대화를 엿들은 것은 처벌되는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로 인해 조조가 채모를 제거하고 결국 적벽에서 크게 패했으니 처벌보다 더한 벌을 받은 셈이 아닐까.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김상곤 “국립대 총장 선출, 대학 자율에 맡긴다”

    김상곤 “국립대 총장 선출, 대학 자율에 맡긴다”

    “간선제 유도 정책 폐지할 것” 총장 직선제 도입 늘어날 듯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립대 총장 후보 선출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전 정권에서 대학 재정 지원과 연계해 총장 선출 방식을 바꾸도록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투신한 고현철 부산대 교수의 추도식에서 나온 발언이다. 교육부가 사실상 금지해 오던 총장 직선제도를 도입하는 국립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김 부총리는 17일 부산대 금정캠퍼스에서 열린 고 교수의 2주기 행사에 참석해 “대학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자율적으로 후보자 선정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동안 교육부가 각종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간선제를 유도하던 방식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또 총장 공석인 대학들에 대해서도 “그간 얽힌 분쟁과 갈등을 정리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과 뜻을 모아 총장이 임명될 수 있도록 신속히 절차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내걸고 직선제를 폐지하는 국립대에 대학 재정지원사업 평가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간선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선출된 총장 후보들을 재가하지 않거나 후순위를 총장으로 임명하며 국립대와 마찰을 빚었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과제에서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 데다 김 부총리가 공언한 만큼 총장 직선제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군산대, 목포대, 제주대, 한국교통대에서는 압도적인 비율로 총장 직선제가 채택됐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고 교수의 유족과 부산대 교직원, 전국 국공립대 교수연합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한국 사립대 교수연합회 등이 참석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감사원 “이종수 경기도 국장, 하남시 부시장 당시 美 외유성 출장”

    감사원 “이종수 경기도 국장, 하남시 부시장 당시 美 외유성 출장”

    감사원은 이종수 경기도 철도국장이 올해 2월 하남시장 권한대행을 하던 당시 미국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며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경징계 이상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12일까지 실시한 ‘전환기 공직기강 확립 특별감찰’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공직감찰본부장을 단장으로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인 133명을 투입해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무사안일·복지부동 등 소극적 업무행태 ▲청사 및 문서 등 보안관리 실태를 감찰했다. 감찰 대상은 당시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된 문체부·하남시·국민연금공단 등을 중심으로 국가기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교육자치단체 등 총 160개 기관이었다. 감사원은 감찰 결과 26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해 사안이 경미한 17건은 현지조치로 분류했고, 2건 2명에 대해서는 징계요구, 4건에 대해서는 주의조치, 3건에 대해서는 통보조치했다. 이종수 국장은 2015년 10월 하남시 부시장에 취임해 활동하던 중 2016년 3월 이교범 당시 하남시장이 개발제한구역 내 가스충전소 인허가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며 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4월 중순까지 활동하던 그는 4월 21일 경기도 철도국장으로 발령받았다. 감사원은 이 전 권한대행이 올해 2월 2일부터 8박 10일간 하남시 자매도시인 미국 아칸소주 리틀록시를 방문하면서 외유성 일정을 포함하고, 여비를 과다하게 지급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 “리틀록 방문을 공무 국외 여행으로 추진하되 비싼 항공요금을 들여 미국까지 가게 됐으니 경유지인 애틀랜타에서 리틀록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선진 문물을 견학하는 일정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씨는 출장 허가서에 적힌 주미한국영사관 방문·산업시설 견학 등은 사전 섭외를 하지 못해 방문할 수 없고, 실제로는 관광하는 일정임을 알고도 그대로 허가했다. 이씨는 출장 1일차에 월드코카콜라, 2일차 조지아아쿠아리움·CNN센터 스튜디오, 3일차 엘비스프레슬리 기념관, 4일차 뉴올리언스 재즈의 거리·예술의 거리, 5일차에 미시시피강 산책로·세인트루이스대성당 방문·유람선 승선 등의 일정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는 6일차 오전 7시 뉴올리언스에서 출발해 같은날 오후 6시 리틀록에 도착해 아칸소한인회 등과 만찬을 한 뒤 7일차에 상징교환물 교환 간담회 및 협의서 체결 등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는 8일차에 미국태권도협회 창시자 이행웅씨를 기리는 공원을 방문한 뒤 리틀록 공항을 출발해 9일차에 애틀랜타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10일차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하남시는 8박 10일간의 출장으로 이씨를 포함한 6명에게 1인당 548만원∼1120만원까지 총 3915만원을 지출했다. 감사원은 외유성출장은 물론이고, 지출액 가운데 630만원의 여비가 과다지급된 사실을 적발했다. 6일차 저녁부터 8일차까지 2박 3일간의 숙박비와 식비 등 소요경비를 리틀록시에서 부담했음에도 여비를 그대로 지급했고, 차를 빌리면 일비의 절반만 줘야 함에도 모두 지급했으며, 항공료 변경이 있었음에도 변경 전 금액을 지급했다. 이로 인해 이씨는 82만원, 여행에 동행한 직원 5명은 각자 100여만원씩 여비를 더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6명은 감사 종료 이후인 올해 6월 9일 630만원을 모두 반환했다. 감사원은 경기지사에게 이씨를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요구하고, 하남시장에게는 주의를 촉구했다. 감사원은 또 5월 7일 신안관제센터를 점검한 결과 CCTV 488대 중 142대가 짧게는 2일부터 길게는 242일 동안 장애가 지속한 점을 적발해 신안군수에게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신안군은 작년 5월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이후 CCTV를 대폭 늘렸으나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전문

    문재인 대통령 모두 발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자 여러분, 오늘로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 덕분에 큰 혼란 없이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공식 출범은 100일 전이었지만 사실 새 정부는 작년 겨울 촛불 광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이 광장을 가득 채웠지만, 그것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의 결의로 모아졌습니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국민의 희망,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출발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00일 동안 국가운영의 물길을 바꾸고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실천해 왔습니다. 취임사의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했습니다.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통합하여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습니다. 5.18 유가족과 가습기 피해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국가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을 약속드리고 아픔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모든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우리가 기려야 할 애국임을 확인하고 공감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새 정부 5년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마련하는 일도 차질 없이 준비해왔습니다. 국가의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자 했던 100일이었습니다. 모든 특권과 반칙,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중단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했던 권력기관들이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스스로 개혁의 담금질을 하고 있고, 검찰은 역사상 처음으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께 머리 숙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물길을 돌렸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과제와 어려움을 해결해 가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요즘 새 정부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정책을 말씀드리고 있어 매우 기쁩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고 책임지는 정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보훈사업의 확대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국가의 책무입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 국가책임제, 어르신들 기초연금 인상, 아이들의 양육을 돕기 위한 아동수당 도입은 국민의 건강과 미래를 위한 국가의 의무입니다. 사람답게 살 권리의 상징인 최저임금 인상, 미래세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 모두 국민의 기본권을 위한 정책입니다. 앞서 마련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도 국가 예산의 중심을 사람과 일자리로 바꾸는 중요한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치밀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께서 변화를 피부로 느끼실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정책을 살피겠습니다. 당면한 안보와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일자리, 주거, 안전, 의료 같은 기초적인 국민생활 분야에서 국가의 책임을 더 높이고 속도감 있게 실천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자 여러분, 지난 100일을 지나오면서 저는 진정한 국민주권시대가 시작되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반년에 걸쳐 1700만 명이 함께한 평화적인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새 정부 국민 정책제안에도 80만 명 가까운 국민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국가의 주인임을 선언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과 위기도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국정운영의 가장 큰 힘입니다.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함께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국민의 마음을 끝까지 지켜가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엊그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을 막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또 북미 간의 긴장상태 탓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반도에서 무력충돌 또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대통령님의 인식은 어떠하신지 또 이를 막기 위해 미국과 어떤 공조, 그리고 어떤 정보 공유하고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해 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다라고 제가 자신 있게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가 한반도 6.25 전쟁으로 인한 그 폐허에서 온 국민이 합심해서 이만큼 나라 다시 일으켜 세웠는데 두 번 다시 전쟁으로 그 모든 것을 다시 잃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전쟁은 기필코 막을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가하더라도 결국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라는 것은 국제적인 합의입니다.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번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수출의 1/3을 차단하는 유례없는 강력한 경제제재를 결의했습니다. 그 제재에는 15:0 안보리 전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중국과 러시아도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도 그 제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전쟁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강도 높은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도록 강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우리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누구도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해서 어떤 옵션을 사용하든 그 모든 옵션에 대해서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하고 동의를 받겠다, 그렇게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한·미간 굳은 합의입니다. 그래서 “전쟁은 없다”라는 말들을 우리 국민들께서는 안심하고 믿으시기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전쟁의 위기를 부추기고 국민들 불안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뿐더러 국민들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또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길이다라는 말씀도 함께 드립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대북정책에 있어서 강력한 제재와 또 대화와 포용, 그 투트랙으로 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통령께서는 지난달 북한 미사일 도발 이후에 레드라인이라는, 즉 대북정책에 있어서 정책 전환의 기준선이라고도 하죠, 에 대해서 언급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 생각하시는 레드라인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문대통령: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무기화하게 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북한이 점점 그 레드라인의 임계치에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 단계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막아야 하는, 그 점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함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번 유엔안보리에서 사상 유례없는 강도 높은 경제적 제재조치에 대해서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입니다. 만약에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한다면 북한은 더더욱 강도 높은 제재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북한은 결국 견뎌내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더는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최근 광복절 경축사를 비롯해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피력해 오셨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 문제, 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남북관계 개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셨는데, 문제는 북한입니다.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든 혹은 인도주의적 차원 문제든 혹은 우발적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군사적 회담이든, 어떤 회담이나 협상에 대해서도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태거든요.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이겁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복안이 있으신지, 그리고 취임 직후에 주변국에 대통령의 특사를 보내신 것처럼 북한에 대통령의 특사를 보내실 의향은 없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문대통령:남북 간에 대화가 재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년간의 단절을 극복해내고 다시 대화를 열어나가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또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우선 대화는 대화 자체를 목적으로 둘 수는 없습니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여건이 갖춰져야 하고, 또 그 대화가 좋은 결실을 보리라는 뭔가 담보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멈춰야만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대화의 여건이 갖춰진다면 그리고 갖춰진 대화 여건 속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그때는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방금 대통령님께서 미국과 한국은 하나의 목소리로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합의를 이루고 있다, 동의를 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한 방금 대통령님께서 한반도에서의 어떤 군사행동도 한국의 동의 없이는 결정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행동에 대한 옵션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고, 화염과 분노라는 발언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간에 약간의 다른 보이스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대통령님의 의견, 답변 부탁드립니다. 문대통령: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멈추게 하고, 북한을 핵 포기를 위한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위해서 미국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해서도 제재를 강구하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독자적인 제재까지 더 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단호한 결의를 보임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반드시 군사적인 행동을 실행할 의지를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한·미간에 충분한 소통이 되고 있고, 또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후보시절에 이미 통합정부추진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하셨고요. 아마 협치에 방점을 두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내각이 어느 정도 다 구성이 됐는데 평가가 갈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코드인사다, 보은인사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현 정부 내각 통합정부로 보시는지, 만약에 약간 미흡하다고 보신다면 앞으로 통합정부 어떤 식으로 꾸려나갈 구상을 하고 계신지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문대통령:우선 지금 현 정부의 인사에 대해서 역대 정권을 다 통틀어서 가장 균형인사, 또 탕평인사, 그리고 통합적인 인사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들을 국민들은 내려주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또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함께 하는 그런 분들로 정부를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이 시대의 과제가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국민통합, 또 네 편 내 편 이렇게 편 가르는 정치를 종식하는 통합의 정치, 이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참여정부 때 함께 해 왔던 그리고 또 2012년 대선 때부터 함께 해왔던 많은 동지들이 있지만 그분들을 발탁하는 것은 소수에 그치고, 폭넓게 과거정부에서 중용되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능력이 있다면 과거를 묻지 않고, 그리고 또 경선과정에서 다른 캠프에 몸담았던 분들도 다 함께 하는 그런 정부를 구성했습니다. 앞으로 끝날 때까지 그런 자세로 나아가겠습니다. 지역탕평, 국민통합, 이런 인사의 기조를 끝까지 지켜나갈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최근에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 많은 부분이 무너졌다, 그중에서 특히 언론, 그중에서도 공영방송이 참담하게 무너졌다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기간에 많은 기자들이 해직됐다가 복직됐고, 또 아직 복직되지 못한 기자들도 많습니다. 정권에 상관없이 공영방송 또는 공적인 소유구조를 가진 언론의 공공성·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십니까? 문대통령:우선 언론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언론이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영방송은 기본적으로 지난 정부 동안 공영방송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그런 노력들이 있었고, 그게 실제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저는 공영방송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 했던 정권도 나쁘지만, 그렇게 장악당한 언론에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언론의 공공성 확보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노력들은 언론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문재인 정부는 언론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라는 것을 확실히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예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서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방안을 입법을 통해서 강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이미 국회에 그런 법안들이 계류되고 있는데, 그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 정부도 함께 힘을 모을 것입니다. -정부의 국정과제 1번이 이른바 적폐의 완전하고 철저한 청산인데요. 지금 각 부처별로 진행 중이거나 또 앞으로 진행 중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가장 우선순위의 적폐청산이 무엇인지, 그리고 또 이른바 적폐 청산을 위해서 기한은 예를 들어 내년까지 또는 임기 말까지 이런 식으로 어떤 기한을 설정해 놓은 게 있으신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대통령:제가 생각하는 적폐청산은 우리 사회를 아주 불공정하게, 불평등하게 만들었던 많은 반칙과 특권들을 일소하고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는 것입니다. 특정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벌, 또 특정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 이런 것이 적폐청산의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1∼2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정부 임기 내내 계속되어야 할 노력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번 정부 5년으로 다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제도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 정권을 통해서 이 노력이 계속되어서 그것이 하나의 제도화 되고 또 관행화되고 문화로까지도 그렇게 발전되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지난번에 공약도 있었지만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지방분권을 포함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내년 지방선거 아직 1년도 남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논의나 이런 것이 없습니다. 대통령께서 혹시 로드맵이나 종합적인 계획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고요. 실질적으로 지방분권이 되기 위해서는 자치 재정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8:2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3에서 6:4까지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아직 논의가 안 되는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한 답변을 말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문대통령:내년 지방선거시기에 개헌하겠다는 그 약속에 변함이 없습니다. 개헌 추진은 두 가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지금 하고 있는 국회 개헌특위에서 국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서 국민주권적인 개헌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정부도, 대통령도 그것을 받아들여서 내년 지방선거시기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국회의 개헌특위에서 충분히 국민주권적인 개헌방안이 마련되지 않거나 제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그때는 정부가 그때까지의 국회의 개헌특위의 논의사항들을 이어받아서 국회와 협의하면서 자체적으로 개헌특위를 만들어서 개헌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회의 개헌특위를 통해서든 또 대통령이 별도의 정부 산하 개헌특위를 통해서 하든 어쨌든 내년 지방선거시기에 개헌을 하겠다는 것은 틀림없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최소한도 지방분권을 위한 개헌, 그리고 국민기본권 확대를 위한 개헌에는 우리가 합의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앙권력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개헌에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말씀드린 지방분권 개헌, 국민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 부분은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내년 지방선거시기에 그때까지 합의되는 과제만큼은 반드시 개헌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제 속에서 아까 지방분권의 강화, 또 그 속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분권의 강화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정부는 지방분권 개헌을 이루기 전에도 현행법 체계 속에서 할 수 있는 지방자치분권의 강화 조치들은 또 정부 스스로 그렇게 노력을 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통령님, 떨리지 않으십니까?(일동 웃음) 저는 이런 기회가 많지 않아 지금도 떨리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주시면 훨씬 더 많은 질문들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떤 국민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세금 문제를 여쭈어보고 싶은데, 대통령님께서는 소득주도성장론 펴고 계시고 특히 가처분소득을 늘려주는 정책을 많이 펴고 계십니다. 공무원 증원도 그럴 것이고 건강보험 개편도 그런 취지일 것이고요. 그리고 기초연금 문제도 있고. 그런데 그렇게 하자면 지금 내놓으신 세제개편안 이외에 추가적으로 세원 기반을 더 늘리는 그런 세제개편, 증세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것이 불가피하게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지적들도 있는데 증세든 세제개편이든 이 세금 문제에 대한 5년 동안의 로드맵이라든지 대통령님의 구상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대통령:정부는 이미 아주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그리고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강화 방침을 이미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조세의 공평성이나 또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위해서라든지 또는 앞으로 더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그런 방안이든 추가적인 증세의 필요성에 대해서 국민들의 공론이 모아진다면, 그리고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정부도 그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 지금 정부가 발표한 여러 가지 복지정책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증세 방안만으로 충분히 재원 감당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증세 방침을 밝힌 것입니다. 증세를 통한 세수 확대만이 유일한 재원대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재정지출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서 세출을 절감하는 것이 또 못지않게 중요하고요. 또 증세를 통한 세수 확대뿐만 아니라 또 자연적인 세수 확대, 여러 가지 기존의 세법 아래에서도 과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또 많은 세수 확대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정부가 밝히고 있는 증세 방안들은 정부에게 필요한 재원조달에 딱 맞추어서 맞춤형으로 결정된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에 대해서 재원대책 없이 계속해서 무슨 산타클로스 같은 정책만 내놓은 것이 아니냐, 이런 걱정들을 하는데, 하나하나 꼼꼼하게 재원대책을 검토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부 설계된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곧 내년도 예산안이 발표될 텐데 그 예산안을 보시면 얼마의 재정지출이 늘어나고 그 늘어나는 재정지출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 정부가 재원을 마련할 방침인지 하는 것을 전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8·2부동산대책을 통해서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메시지는 날렸지만 실질적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우리 서민들, 국민들은 그림의 떡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부동산 정책 로드맵, 아울러 여기에 포함해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까지도 검토하시는지 한번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대통령:실수요자들이 주거를 가질 수 있도록 그렇게 하기 위해서도, 또 지난 정부 동안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 또는 미친 월세, 이런 높은 주택임대료의 부담에서 서민들이, 우리 젊은 사람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도 부동산 가격의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역대, 가지 않았던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부동산 가격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시간이 지난 뒤에 또다시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보유세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공평과세라든지 소득재분배라든지 또는 더 추가적인 복지재원의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기왕에 발표된 대책으로 저는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에 대해서 추가되어야 하는 것은 서민들에게, 또는 신혼부부에게,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이런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주택을 구할 수 있고 또는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그런 주거복지 정책을 충분히 펼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준비, 젊은 층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준비에 대해서 지금 많은 정책이 준비되고 있고 곧 아마 그런 정책들이 발표되고 시행될 것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 하나 여쭈어보고 싶은데. 이번에 광복절 연설에서 대통령님께서는 위안부 문제, 그리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명예회복, 그리고 보상 등 국제사회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앞으로 한국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행동을 생각하시는지, 특히 대통령님도 잘 아시는 대로 강제징용 문제는 과거 노무현정부 때 이 문제는 한일기본조약에서 해결된 문제이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한국정부가 하는 것이다라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특히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대통령:우선 말씀하신 것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부분은 한일회담 당시 말하자면 알지 못했던 문제였습니다. 말하자면 그 회담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문제입니다. 위안부 문제가 알려지고 사회문제가 된 것은 한일회담 훨씬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위안부 문제가 한일회담으로 다 해결되었다라는 것은 그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봅니다. 강제징용자의 문제도 양국 간의 합의가 개개인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양국 간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징용당한 강제징용자 개인이 미쓰비시 등을 비롯한 상대 회사를 상대로 가지는 민사적인 권리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라는 것이 한국의 헌법재판소나 한국 대법원의 판례입니다. 정부는 그런 입장에서 과거사 문제를 임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런 과거사 문제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 문제대로, 또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한-일간의 협력은 그 협력대로 별개로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난번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 번 제 생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 외교부에서 자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그 합의의 경위라든지 그 합의에 대한 평가, 이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작업이 끝나는 대로 외교부가 그에 대한 방침을 정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구성이 돼서 지난 대선기간 동안의 공약들을 정리한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가 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지역공약과 관련돼서는 별도의 T/F팀을 구성해서 구체적인 추진일정을 밝히겠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아직까지 태스크포스(TF)팀 구성과 운영이 진행되지 않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지역공약들이 언제, 또 어떤 절차를 거쳐서 진행이 될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원전문제라든가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사안들은 국가적인 아젠다이면서 또 동시에 지역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안들인데요. 대통령님께서는 이러한 지역공약, 또 현안들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신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문대통령:지금 우리 정부는 인수위 과정 없이 취임 100일을 맞이하고 있는데, 너무 급하게 재촉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일단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과제 100대 과제를 선정했을 뿐이고, 말씀하신 대로 지역공약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T/F를 구성해서 하나하나 다듬어가야 할 그런 상황입니다. 특히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더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잘 될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저희가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 말을 안 할 수가 없어요. 한·미 FTA에 대해서 일단 어떠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한·미 FTA는 우리의 한미동맹에 굉장히 중요한 징표가 되는데, 그런 맥락에 있어서 미국의 어떻게 보면 군사적 옵션에 대해서 연결을 안 지을 수가 없습니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북한 문제와 오늘날의 북한 문제의 결정적인 차이는 북한이 ICBM이라는 기술적인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 본토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하게 우려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전쟁의 rules of engagement에 따라서 미국이 굳이 한국하고 협의를 안 해도 거기에 대해서 어떠한 군사적인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권리가 발생이 됐기 때문에 그런 것과 또 FTA와 이런 것이 우리 한미동맹의 질적인 양적인 측면에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데, 대통령님께서는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실지 양적으로 아울러서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대통령: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기본적으로 가장 중심적인 당사자, 또 가장 큰 이해관계자는 바로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나 북·미간의 문제이기도 하죠. 그래서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적인 행위를 할 경우, 또 더 나아가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공격적인 행위를 할 경우, 그에 대해서 미국이 적절한 조치를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반도 바깥이라면 모르되, 적어도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만큼은 우리 한국이 결정해야 하고, 또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설령 미국이 한반도 바깥에서 뭔가 군사적인 행동을 취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남북관계에 긴장을 높여주고 그럴 우려가 있을 때는 아마 사전에 한국과도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그렇게 확신합니다. 그것이 한미동맹의 정신이라고 믿습니다. 미국의 FTA 개정 협상요구에 대해서는 우리도 그 점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에서 통상교섭본부로 격상하고, 또 통상교섭본부장을 우리 대내적으로는 차관급, 대외적으로는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조치까지 미리 취해두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 당당하게 협상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미국의 상무부 쪽의 조사결과에 의하더라도 한-미 FTA는 한-미 양국에게 모두 호혜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미 FTA 체결 이후의 세계의 교역량이 12%가 줄어들었는데, 2011년부터 2016년 사이에 그 5년간 한-미간의 교역량은 오히려 12% 늘어났습니다. 한국의 수입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고, 미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났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무역위원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미 FTA가 없었더라면 미국의 무역수지적자가 더 크게 늘어났을 것이다, 한-미 FTA에 의해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많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겼다, 그렇게 미국 스스로도 그런 연구 자료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상품교역에서는 많은 흑자를 보고 있지만, 거꾸로 서비스교역에서는 우리가 또 많은 적자를 보고 있고, 대미 투자액도 우리가 훨씬 많습니다. 이런 점들을 충분히 제시하면서 미국과 국익의 균형을 지켜내는 당당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또 기본적으로 그 협상에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또 그 협상결과에 대해서 국회의 비준동의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FTA 개정 협상요구에 대해서 당장 무언가 큰일이 나는 듯이 그렇게 반응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노동 분야에 관련한 질문 드리려고 합니다. 복수노조가 시행된 지 한 8년 정도가 지났는데 여전히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 정도로 OECD 최하위권 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아직도 사용자 쪽이 노조설립을 막는다거나 설립되어 있는 노조를 파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최근에 삼성 S그룹 노조전략문건이 사실로 밝혀졌는데 그동안 여태까지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노동문제,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공권력의 역할이 미진한 게 아니냐 하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 그리고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 노조조직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는데 여기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문대통령:우리가 새 정부의 중요한 국정목표 중 하나가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되려면 정부가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그런 정책들을 더 전향적으로 펼쳐야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단합된 힘으로 자신들의 권익을 키워나가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노동자 조직률을 높여나가는 것은 중요하고요.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여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저의 지난 대선공약이기도 했습니다. 정부도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기 위해서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노동조합도 좀 더 대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식의 노력을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의 결성을 가로막는 여러 가지 사용자 측의 부당노동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지로 단속하고 처벌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고를 해 드립니다. -사실 울산은 원전문제가 지금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대통령님께서 탈원전에 대해서는 굉장히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울산 신고리 5, 6호기에 대해서 현재 공론화위원회에서 여러 가지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님께서는 후보시절에 탈원전에 대해서는 분명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공론화위원회 관련해서 여쭙고자 하는데요. 대통령님께서 소위 국가의 국책사업에 대해서 직접 탈원전을 말씀하셨다고 한다면 이 문제를 직접 산자부나 대통령님께서 이 문제를 직접 주도적으로 해 나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 공론화위원회에 대해서 제가 불신하는 것은 아닙니다마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도출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문점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대통령님께서 소상하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문대통령:우선 탈원전도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조금 말씀을 드리자면, 제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은 급격하지 않습니다. 지금 유럽 등선진국들의 탈원전 정책은 굉장히 빠릅니다. 수년 내에 원전을 멈추겠다는 식의 계획들인데 저는 지금 가동되고 있는 원전의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대로 하나씩 원전의 문을 닫아나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근래에 가동이 된 원전이나 또 지금 건설 중인 원전은 설계 수명이 60년입니다. 적어도 탈원전에 이르는 데는 6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입니다. 그 시간 동안 원전이 서서히 하나씩 줄어나가고 또 그에 대해서 LNG라든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대체에너지를 마련해 나가는 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전기요금에 아주 대폭적인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일도 아닙니다. 이렇게 탈원전 계획을 해 나가더라도 지금 현재 이 정부, 우리 정부 기간 동안에 3기의 원전이 추가로 늘어나게 됩니다. 추가로 가동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에 반해서 줄어드는 원전은 지난번에 가동을 멈춘 고리1호기와 앞으로 가동 중단이 가능한 월성1호기 정도입니다. 2030년에 가더라도 원전이 차지하는 우리 전력비중이 20%가 넘습니다. 그것만 해도 우리는 세계적으로 원전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주 점진적으로 그렇게 이루어지는 정책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신고리 5, 6호기의 경우에는 당초 저의 공약은 건설을 백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6월 건설 승인이 이뤄지고 난 이후에 꽤 공정률이 이루어져서 거기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중단될 경우에는 추가적인 매몰비용도 또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당초 제 공약대로 백지화를 밀어붙이지 않고 백지화하는 것이 옳을 것이냐 안 그러면 이미 그만큼 비용이 지출됐기 때문에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계속해야 될 것인가 이 부분을 공론조사를 통해서 결정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공론조사를 통한 사회적 합의 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인데, 저는 아주 적절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공론조사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합리적인 결정을 얻어낼 수 있다면 앞으로 유사한 많은 갈등 사안에 대해서도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중요한 모델로 그렇게 삼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문 대통령 “탈원전 급격히 추진 안 해”

    문 대통령 “탈원전 급격히 추진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탈원전 정책은 급격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유럽 등 선진국 탈원전 정책은 수년 내 원전을 멈추겠다는 굉장히 빠른 정책이지만, 저는 지금 가동되는 원전의 수명이 완료되는 대로 하나씩 문을 닫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근래에 가동된 원전이나 건설 중인 원전은 설계수명이 60년”이라며 “적어도 탈원전에 이르려면 60년 이상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시간 동안 LNG나 신재생 등 대체에너지를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것이 전기요금의 대폭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해도 우리 정부 동안 3기의 원전이 추가로 늘어나는 반면, 줄어드는 원전은 고리1호기와 월성 1호기뿐”이라며 “2030년이 되도 원전 비중이 20%다. 여전히 원전 비중이 높은 나라”라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해서는 “제 공약은 백지화하는 것이었으나, 작년 6월 착공 이후 공정이 꽤 이뤄져서 적지 않은 비용이 소모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백지화가 옳은지, 공사를 계속할 것인지를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론조사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따르겠다는 건 아주 적절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론조사 과정을 통해 합리적 결정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앞으로 유사한 갈등사안에 대해 갈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중요한 모델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각나눔] ‘장애인 주차구역’ 늘 비워둬야 할까

    [생각나눔] ‘장애인 주차구역’ 늘 비워둬야 할까

    주차 공간을 좀처럼 찾을 수 없어 난감할 때 텅 비어 있는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의 대조적인 풍경을 보면서 ‘장애인 주차 제도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의외로 적지 않다고 한다.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제도가 합리적이고 정교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상 장애인 전용주차장은 전체 주차장 주차면 수의 3% 이상을 설치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의 장애인 전용주차공간이 장애인 주민 등록 차량보다 훨씬 많이 설치돼 있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하는 주민들도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2동 G아파트의 경우 지하 1층 주차공간 524면 중 34면(6.5%)이 장애인 전용이다. 기자가 이날 새벽 확인한 결과 장애인 전용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는 7대였다. 아파트관리소 측은 “주민 외에 아파트를 방문하는 장애인도 배려해야 하는 데다 동별로 장애인 주차장 이용 편차가 심해 어떤 동에서는 오히려 장애인 주차장을 늘려 달라는 민원도 들어온다”고 했다. 반면 이 아파트 주민 황모(49)씨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일 같이 주차전쟁을 겪다 보니 텅 빈 장애인 주차공간을 보다 보면 주차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장애인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차량을 전수조사한 뒤 그 결과에 맞춰 장애인 전용구역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일반인의 거주자우선주차제와 같이 아파트 내 장애인 주차구역을 거주 장애인의 지정석 형태로 만드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공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청 종합민원실 앞 주차장은 64면인데 이 중 장애인 전용이 10면(15.6%)이고, 경차 전용 18면, 임산부 전용 4면이다. 이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들은 주차에 진땀을 흘려야만 한다. 장애인 주차구역 이용률은 평균 3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모(38·주안4동)씨는 “시청에서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장애인 주차공간에 주차했다가 1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면서 “빈 곳은 일반인들도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가 장애인 차량이 들어오면 곧바로 연락해 차를 빼게 하면 안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약자에 대한 배려를 효율성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후진국적 발상이라는 반론도 강하다. 인천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장애인은 최우선 배려 대상인 만큼 장애인 주차공간이 남는 것보다는 모자라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장애인 주차구역 규모 문제를 효율성·경제성 측면에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인천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심영훈 대리는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주차공간을 법정량 이상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며 “약자에 대한 편의를 강화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우리나라의 도시 지역은 선진국에 못지않게 교통 약자를 배려하고 있다”면서 “장애인 주차공간 규모에 대해 아파트 주민 간에 이견이 있으면 주민협의체를 통해 조정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특별기고] 생물주권과 지속가능한 발전/김은경 환경부 장관

    [특별기고] 생물주권과 지속가능한 발전/김은경 환경부 장관

    저명인사의 의미 있는 장식용품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넥타이가 그런 사례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브리핑 자리에 바다사자의 일종인 ‘독도 강치’ 무늬가 새겨진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과거 독도는 강치의 천국으로 불렸다. 정조실록에서 강치가 가지어, 독도가 가지도로 불린 것을 보면 그만큼 독도에 강치가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독도 강치는 일제강점기 일본 어부들의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고 남은 소수의 개체도 보호받지 못해 결국 197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다. 생물종 보전에 대한 인식 부족과 함께 주권 침탈의 아픈 역사가 한 생물종을 절멸로 이르게 한 안타까운 사례다. 세계자연보전기금이 2014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1970년 이후 40년간 지구 척추동물의 개체군 크기가 52% 감소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우리에게 식량, 제약원료 등의 자원 공급과 함께 오염물질 정화, 기후조절 등 수많은 혜택을 준다. 생물다양성의 급격한 감소현상은 인류의 생존도 위협당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다. 특히 생물자원에 대한 각 나라의 배타적인 권리가 인정되는 ‘생물주권의 시대’에 생물다양성 보전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세계 각국은 2014년 발효된 나고야의정서에 발맞춰 자국의 생물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을 이용해 발생하는 이익을 생물자원 제공국과 이용국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나누도록 하는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도 8월 17일부터 나고야의정서의 98번째 당사국이 된다. 아울러 나고야의정서 국내이행을 위한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도 같은 날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국내 생물 유전자원을 보호하고 기업, 연구자 등이 나고야의정서를 성실하게 이행하도록 해서 생물자원 제공국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해외 생물자원 의존도가 50%를 넘는 국내 바이오산업계의 나고야의정서 이행 부담도 우려된다. 생물자원 제공국의 과도한 로열티 요구로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고 생물자원의 수입 지연, 특허 분쟁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각국의 제도를 면밀하게 분석해 정보를 공유하고 바뀐 국제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환경부는 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 등 생물자원 부국인 개발도상국들과 생물다양성 관련 협력사업을 진행하면서 연구 과정 및 결과를 모두 협력국과 공유하고 있다. 그 나라 생물다양성 관련 전문가의 양성을 돕고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지 생물도감 등 생물종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만들어 기증하고 있다. 이는 일부 선진국에서 해 왔던 일방적인 조사연구나 시설지원과 같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협력국과 신뢰를 쌓아가는 양방향, 즉 지속가능한 상생협력의 본보기다. 개도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는 국내 바이오산업계의 해외 생물자원 활용기반을 넓혀주고, 국제적인 수준에서 생물자원의 이용이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양립할 수 있는 첫 걸음이기도 하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하도록 이용하는 것은 우리 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의 행복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 땅은 물론 전 지구상에서 독도 강치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모두의 관심과 협력 속에 이제 막 출발하려는 나고야의정서 체계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우리나라가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모범국가가 되길 기대해 본다.
  • [문재인정부 100일 평가] 양극화 풀기·갑질 엄정 대처엔 ‘합격점’… “성장전략 제시 미흡”

    [문재인정부 100일 평가] 양극화 풀기·갑질 엄정 대처엔 ‘합격점’… “성장전략 제시 미흡”

    “B학점” 8명… “A·C학점” 1명씩문재인 정부가 지난 100일간 보여 준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가 평점은 평균 ‘B’다. 서울신문이 경제학자 등 전문가 10명에게 물은 결과 8명이 “성적으로 치면 B학점”이라고 답했다. 한 명은 A학점, 한 명은 C학점을 줬다. 변화와 개혁이라는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한 평가가 특히 후했다. 구체적으로 양극화 해소와 ‘갑질 엄정 대처’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성장전략이 구체적이지 못한다는 데 대해서는 비판과 우려가 많았다. 10명 가운데 유일하게 A학점을 준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그 이유로 “방향을 잘 잡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정치적으로 소수파 정부이다 보니 조심스럽게, 그리고 국민 지지가 60~70%는 된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정책을 추진하는 것 같다”면서 “준비한 게 더 있는데 아직 내놓지 않은 느낌”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뭔가 변화의 의지를 보여 준 건 그 자체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방향에는 공감할 부분이 많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정제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고 지적했다.정부가 시동을 걸고 있는 증세 문제에 대해서도 대체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배준호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합리적이고, 경기에도 지장이 없다”면서 “법인세 역시 지난 9년간 낮춰 준 것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정부가 부자증세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끌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세율을 올린 만큼 자동으로 세입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세율만 올리면 다 될 것처럼 보는 건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유일하게 C학점을 매겨 가장 혹평한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니 돈이 필요하고, 그러니 증세를 하겠다는 건데 이 자체가 악순환”이라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증세는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복지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대체로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 교수는 “6·19 부동산대책 발표 때 좀더 강하게 전면적으로 했어야 했다”면서 “부동산으로 몰리는 수요를 막는 게 만만치 않은 만큼 이제라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고 선제적으로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현실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유영 조세정의네트워크 동북아지부 대표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아니라 오히려 종합부동산세 현실화와 근로소득세 면세자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강력히 대처하고 있는 ‘갑질’ 문제에 대해서는 배 교수가 “이것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말한 데서 보듯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재벌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하 교수는 “재벌개혁은 공정거래 측면과 소유구조라는 측면이 있는데 지금까진 공정거래 문제에 주력해 왔지만 궁극적으론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선진화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인교 교수는 “불공정거래 차단은 어느 정부나 해야 할 일이지만 과거 파헤치기 식으로 가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문재인 정부의 100일이 가장 많은 점수를 깎아 먹은 분야는 미래 성장전략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시 정책만으로 국정과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거시적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면서 “가장 거시적인 게 성장전략인데 정부 전략은 애매모호하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현 정부가 표방하는 소득 주도 성장은 미래 성장전략으로는 미흡하다”면서 “9월에 혁신성장전략 로드맵을 발표한다고 하니 얼마나 보완이 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는 “명확한 성장전략이 없는 것은 사실 한국 진보세력 전체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면서 “지나치게 중소·벤처기업에만 주목한 나머지 국가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성장전략이 구현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장전략 열매는 차기 정부가 따게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박근혜 정부한테서 물려받을 유산이 없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어찌 보면 불행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지진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지진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

    2008년 5월 12일 규모 7.9 지진이 발생해 사망자가 8만 7000여명에 이른 대참사로 기록된 중국 쓰촨성 지역에 지난 8일 또다시 규모 7.0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2013년 4월 19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쓰촨성 루산현의 규모 7.0 지진이 발생한 지 4년 만이다.이번 지진은 진원 깊이가 9㎞로 비교적 얕은 깊이에서 발생하면서 진앙을 비롯하여 주변 지역에 강한 지진동을 일으켰다. 특히 2008년 지진의 진앙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 떨어져 있고 청두에서 북쪽으로 280㎞ 떨어진 지역이다. 인구 밀도가 높지 않은 산간지역에서 발생해 지진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크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지진이 2008년과 2013년 발생했던 롱멘산 단층이 아닌 티베트 고원 내에서 발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티베트 고원과 쓰촨성 분지의 경계에 발달한 롱멘산 단층은 티베트 고원이 쓰촨성 분지를 올라서며 발달한 역(逆)단층이다. 수평 방향으로 단층면이 비껴 지나가며 발생한 이번 지진은 지진이 많지 않던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이번 지진은 2008년 지진에 의해 광범위한 지역에 추가된 응력에 의해 9년 만에 발생한 유발 지진으로 평가된다. 유발 지진은 수년 또는 수십년이 지난 후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지진이 많지 않았던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 지진이 적었던 지역에서도 지진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다음달이면 규모 5.8의 경주 지진이 발생한 지도 1년이 된다. 경주 지진 발생 후 많은 여진들이 이어졌다. 특히 경주 지진 진앙에서 수십㎞ 떨어진 지역까지 유발 지진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올해 상반기 지진 발생 횟수는 이미 예년 수준의 2배를 넘어섰다. 이런 지진 유발 현상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접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에 의한 유발 효과뿐 아니라 자연의 다양한 활동의 결과로도 발생할 수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지구와 달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 효과의 산물인 조석 현상으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일본 도쿄 앞바다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초대형 지진이 조석 효과와 연관이 되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렇듯 지진은 지구 내부의 열에 기인한 지각판 운동의 한 결과일 뿐 아니라 행성운동의 산물이기도 하다. 앞선 지진으로 뒤따르는 지진의 발생과 분포가 결정되는 것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자연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자연을 구성하는 각각의 인자들은 크고 작은 상호작용으로 스스로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어느 한 요소에 대한 이해로 인간이 자연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거나 조절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1995년 일본 고베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지진으로 60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1400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지진은 가옥과 학교를 파괴하고 교량이 파괴했다. 22년이 흐른 지금 지진피해가 발생한 지역에는 집과 다리가 다시 세워졌고 사람들은 활기를 찾고 열심히 살아가는 등 지진의 흔적이 말끔히 사라졌다. 세계 곳곳에 지진으로 피해를 본 많은 지역들이 빠르게 복구되고 제 모습을 찾아간다. 인간은 가혹한 자연의 시련을 견뎌내며 삶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한 이유를 꼼꼼히 따지고 앞으로 발생할 지진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 고베 지진의 아픈 기억은 2011년 규모 9.0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고베 지진보다 500배 더 큰 지진이었음에도 건물 붕괴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지진해일에 대한 대비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한 점은 뼈아프다. 아픈 기억은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또 다른 경험으로 활용될 것이다. 역경을 이겨내는 인간의 끈질긴 노력과 생명력이 경이롭기만 하다.
  • 호주 유학&요리·호텔학교 입학설명회 19일 코엑스 개최

    호주 유학&요리·호텔학교 입학설명회 19일 코엑스 개최

    호주는 사회복지 체계가 잘 갖춰지고, 선진국형 교육제도를 가진 나라이다. 여기에 청정한 공기와 좋은 기후를 자랑해 많은 사람들이 호주 유학과 호주 이민을 꿈꾸고 있다. 이에 호주전문 유학스테이션은 오는 19일 토요일 코엑스 컨퍼러스룸 304호에서 ‘호주 조기유학&호주요리·호텔학교 입학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1부는 오전11시에 시작하는 ‘호주 조기유학 세미나’로, 호주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직접 아이를 키운 조기유학 전문가가 직접 진행한다. 호주 조기유학을 가는 정확한 방법과 한국과 다른 호주의 특별한 교육체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2부는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 세계 명문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와 호주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의 명문 호텔학교 블루마운틴 학교 세미나로 진행된다. 또 2부와 같은 시간에 호주 요리유학·이민 세미나도 동시에 열린다. 호주 호텔학교 세미나에서는 이전 인터컨티넨날 호텔학교였던 더 호텔스쿨, 호주 국립대학교로 최고의 호텔 단과 대학교를 보유한 그리피스 대학교, 세계적인 교육재단인 로리엇 국제대학 소속 윌리엄 블루 학교와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 블루마운틴 호텔학교에 대한 소개와 자세한 입학안내로 꾸며진다. 호주 요리 유학 세미나에서는 호주 공립 전문대학으로서 하스피탈리티쪽으로 최고의 명성을 가진 윌리엄앵글리스, 시드니 공립 전문대학교 TAFE NSW, QTHC, AIC 등의 호주의 유명한 요리학교들에 대한 소개 및 입학 안내가 이어진다. 이번 세미나 참여 사전신청은 호주 유학 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또는 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세미나 참가자 전원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제공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다큐] 마, 나도 대학병원 간다

    [포토 다큐] 마, 나도 대학병원 간다

    제주도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 하여 삼다(三多)의 섬으로 불린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말’이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예로부터 제주도는 우리나라 말 산업의 중심지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2016년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사육되는 말은 모두 2만 7116마리. 이 중 절반이 넘는 1만 5261마리가 제주도에 있다.●총면적 1500㎡ 대형수술실·입원실 갖춰 최근 제주 말에게 반가운 일이 하나 생겼다. 지난달 13일 전국 대학에서 처음으로 말 전문 동물병원이 제주대에 문을 연 것. 말의 본고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제주도의 말 관련 의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다. 1만 5000마리가 넘는 말을 10여명의 말 전문 개업 수의사와 마사회 제주육성목장의 의료진이 도맡았다. 그조차도 개업수의사는 농가를 방문해 간단한 진료와 부분마취수술 등 1차 진료만 했고, 큰 수술이 가능한 2차 진료 기관인 마사회도 의료 인력과 수용능력의 한계로 제주 지역의 말 관련 의료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대 말전문동물병원 개원은 말 사육 농가와 50여곳에 달하는 승마장에 더없는 희소식이다. 제주대 말전문동물병원은 1차 진료기관인 말 전문 개업수의사가 하기 어려운 수술·입원·재활 등 2차 진료를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총면적 1500㎡의 병원에는 몸집이 큰 말을 수술할 수 있는 대형 수술실과 엑스레이, 초음파 등의 영상진료실, 국내 유일의 냉난방 시설을 갖춘 입원마방 등이 마련돼 있다. 말전문동물병원은 9월 중 국내 최초로 말 전문 컴퓨터 단층촬영(CT) 장비를 도입한다. 연내 도입은 어렵지만 자기공명영상(MRI) 장비 도입도 추진 중이다. 말 못 하는 동물의 아픔을 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과 일본 등 말 산업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이 같은 첨단 의료장비의 도입은 말의 부상과 질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 치료하는 것은 물론 국내 말 관련 의료 수준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말 직접 키우며 다양한 임상 실습도 가능 수의학 대학병원인 말전문동물병원의 개원은 진료와 치료 등 병원으로서의 기능 못지않게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재 수의학과 커리큘럼은 소, 돼지, 말 등 가축 중심의 대동물보다는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다루는 소동물 위주의 교육이 주를 이룬다.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말이 흔한 동물이 아니어서 전국 수의학과 학생 중 말 진료를 경험해 본 학생은 극히 적은 편이다. 심지어 제주대 수의학과 학생들조차도 말 관련 의료 실습을 해 본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척박한 교육 현실 개선을 위해서 말전문동물병원은 진료 이상으로 말 전문 의료인력 교육과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제주대 학생뿐만 아니라 전국 수의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임상 실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현직 수의사를 대상으로 말 관련 전문 특화 교육도 진행한다. 지금까지 말 전문 수의사가 되려면 마사회에 취직하거나 말 전문 개업 수의사 밑에서 도제식으로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타 대학 출신인 서지윤(29) 수의사는 말 전문 수의사가 되고 싶어서 제주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말전문동물병원 설립에 구심점 역할을 한 서종필 교수를 도와 병원에서 실습 중인 서씨는 “제주대 말전문동물병원에서는 말 진료도 할 수 있지만, 병원에서 관리하는 말을 직접 키우며 임신과 출산 등 모든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등 다양한 임상 실습이 가능하다”면서 “열심히 배워 좋은 말 전문 수의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많은 이의 기대와 관심 속에서 출발한 만큼 제주대 말전문동물병원이 국내 말 산업 부흥과 말 관련 수의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바라본다. 글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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