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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노조 당위성 인식”… 현실화는 미지수

    정치 중립 위해 수사 경찰은 배제 업무 변동 잦아 차단은 쉽지 않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가 21일 경찰의 날을 앞두고 ‘직장협의회’ 설치를 파격적으로 권고하면서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표면적인 권고안에서는 ‘준경찰노조’ 격인 직협 구성만을 언급했지만 ‘경찰노조 설립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식하라’고 덧붙이면서 사실상 ‘경찰노조’ 구성을 위한 전초 단계로 인식돼 주목된다. 경찰개혁위는 19일 ‘대국민 중간보고회’에서 ‘경찰 노동기본권 보장’이라는 이름으로 직협 구성안을 제시했다. 일반공무원들은 1999년 공무원직협이 허용됐고, 2006년부터 공무원의 노조 활동이 보장받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개혁위 관계자는 “경찰관의 사기 진작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상당수의 선진국들이 경찰노조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김모(35) 경위는 “경찰관은 그야말로 노동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면서 “노동 기본권과 관련해 최소한 소통의 창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모(32) 경사도 “경찰의 노동 인권이 보장되면 평균수명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사기도 크게 상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협이 경찰노조 설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개혁위는 수사 영역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사 경찰’의 직협 가입을 배제했다. 그러나 경찰의 업무 특성상 수사와 경무 사이에 업무변동이 잦기 때문에 수사 경찰의 직협 가입을 차단하는 것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위는 또 경찰노조 설립과 관련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추진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향후 ‘경찰노조’ 구성과 관련한 여론의 추이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개혁위는 이날 경찰 조직 내 성 불평등 해소를 위해 경찰관 채용 시 성별을 분리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2019년도부터 경찰대·간부후보생에 한해 남녀 통합모집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개혁위는 여성 관리자 확대 목표제 도입, 기능별 여성 선발 목표치 설정, 승진심사위원회 등에 여성경찰 참여 의무화 등 성별 불균형 해소 방안도 제안했다. 또 인권 전담 부서인 ‘인권정책관’을 신설해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라고 권고했다. 주요 정책이 인권 가치와 기준에 부합하는지 사전에 판단하는 ‘인권영향평가제’ 도입도 제시됐다. 피의자 조사 전에 취지를 미리 알려주고 사전에 조사 일정을 협의하며, 조사 후 피의자나 변호인 요청이 있으면 관련 법령에 따라 진술조서 복사본을 제공하는 등 피의자 인권보장 방안도 포함됐다. 이 밖에 경찰권 행사의 모든 과정에서 헌법적 가치 실현, 법률에 근거한 경찰권 행사, 정치권력으로부터의 경찰권 독립, 경찰권에 대한 국민 참여와 통제 등 9개 항목의 ‘경찰권 행사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개혁위는 “우리의 국가 수사체제는 특정기관의 독점적인 구조에 놓여 있다”면서 “수사권 조정을 포함하는 수사구조 개혁은 자율과 분권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와 국민 편익을 고려할 때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외부의 조직·제도적 견제 장치를 마련해 경찰에 대한 통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회적기업, 일자리 창출 보완재…전용 은행 만들어 집중 지원해야”

    ‘사회적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핵심수단으로 육성하는 내용의 정부 일자리 창출 로드맵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 학계 등의 반응과 평가는 엇갈리는 편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필요성과 방향성에 공감하지만, 현실성과 효율성에서는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를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을 모아 봤다.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경제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민간도 공공도 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늘 존재하고 이런 틈새를 메꿔 일자리 등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방향 설정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실제 사회적기업은 지난 10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뤄내긴 했지만 전체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2조원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석호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도 “당장 사회적경제로 일자리를 몇 개 창출해 낼 수 있느냐를 떠나서 장기적으로 일자리와 경제성장을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경제 구조를 보완해 다양한 경제활동의 창구가 있는 생태계 조성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사회적기업은 일자리와 양극화의 문제를 푸는 보완재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대체재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경제가 전체 경제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적기 때문에 복잡한 경제 문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며 “신산업 발굴을 위해 규제를 적절히 완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경제성장 정책을 병행하되 사회적경제가 자본주의 체제의 부작용에 대한 보완재로 기능하도록 육성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천적 제언으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 금융기관의 필요성의 제기했다. 양 교수는 “사회적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보완하는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금융혜택을 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전담하는 금융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사회적가치가 제대로 발현될 때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서도 효용 가치가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전용 은행을 선정해서 사회적경제가 스스로 굴러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는 “사회적기업은 서비스나 노동력 자체만을 기반으로한 업종이 많은 탓에 담보가 부족해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정부와 기업의 보조금이나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설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SK행복나눔재단의 조미현 팀장은 “어떤 생태계든 생존 기반을 다지기까지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기업 자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회적기업’ 작년 3만명 일자리 창출·1000억 재투자

    사회적기업은 지난해 국내에서 3만 6858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1000억원(2015년 기준)의 사회적 재투자를 했다. 최근 빠르게 느는 추세지만, 선진국(EU 경제 비중의 10%, 고용의 6.5%)에 비하면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19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사회적기업에 종사하는 취약계층은 2만 2647명이다. 전체 직원 3만 6858명의 61.4%다. 1년 전 취약계층 종사 비중이 47.2%로 절반 미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변화다. 전체 직원 수와 취약계층 종사자 수는 2010년 각각 1만 3443명, 8227명에서 5년 만에 모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취약계층 직원의 평균임금도 2013년 110만 4000원에서 2015년 131만 9000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다. 같은 기간 취약계층 직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35.8시간에서 35.1시간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 상승폭도 컸다. 기업이 번 돈을 다시 사회적 재투자를 하는 규모도 2015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일자리 창출이 약 38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서비스 제공(약 176억원), 구성원 성과금(약 126억원), 지역사회 재투자(약 46억원) 순이었다. 전체 사회적기업의 매출액도 2013년 11조 5600억원, 2014년 14조 6500억원, 2015년 19조 6774억원으로 증가세다. 2015년 9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손실폭은 2014년(1조 1300억여원)보다 줄었다. 무엇보다 매출 50억원 이상 기업이 2013년 27개에서 2015년 57개로 늘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흥지역연구 통합학술회의’ 개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흥지역연구 통합학술회의’ 개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19~20일 양일간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제4회 ‘2017 KIEP 신흥지역연구 통합학술회의(2017 KIEP and Associations of Area Studies Conference)’를 개최한다.‘보호주의의 재등장과 신흥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통합학술회의는 15개 지역연구학회와 공동으로 진행된다. 국내외 지역 전문가들이 모여 자국보호주의에 대한 신흥국의 대응전략을 점검하고,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정택 KIEP 원장은 이날 오전 개회사에서 2016~2017년 초의 보호주의 조치가 세계 평균적으로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가장 발달된 선진국에서는 2012년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국보호주의는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자국의 기업과 소비자에게 궁극적으로 해를 끼치는 정책임을 상기시키고, 일부 국가의 보호주의적 경향에 대해 신흥국을 중심으로 공동의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또 선진국과 신흥국이 자유무역의 혜택을 함께 누렸던 것처럼 대내적으로도 자유무역의 혜택이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 사회보장, 금융 등 포괄적 정책이 선제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사회통합형 통상모델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글로벌 논의체계의 중요성을 지적했다.요노프 아가 WTO 사무차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과거와 달리 상호의존성이 심화된 글로벌 가치사슬 속에서 모든 WTO 회원국들이 상호이익을 존중하며 보완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축사에서 전 세계 보호주의적 경향 속에서 한국과 신흥국이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동의를 중심으로 포괄적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내적으로 자유무역의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포용적 통상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 세션에서는 중국, 인도, 러시아, 미국, 베트남 등 세계 주요국의 싱크탱크 대표들과 함께 전 세계 보호주의 확산 현상과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전략에 대해 논의하면서 우리나라와 신흥지역 간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회의 이틀째인 20일에는 해외학자 초청 세션이 진행된다. 중국, 인도, 베트남,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각 대륙별 주요국의 해외전문가들이 보호주의 등장에 대한 지역별 해법과 전망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를 개진하고 한국과 협력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양일 오후에는 △국제지역학회 △아시아중동부유럽학회 △중국지역학회 △한국동남아학회 △한국동북아경제학회 △한국라틴아메리카학회 △한국몽골학회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 △한국아프리카학회 △한국유라시아학회 △한국인도사회연구학회 △한국중동학회 △한국포르투갈·브라질학회 △한중사회과학학회 △현대중국학회 등 15개 주요 신흥지역 연구학회가 각 지역별로 최근 현안을 분석하고, 우리나라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통합학술회의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프로그램 및 세부사항은 KIEP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은 기준금리 연 1.25%로 동결…16개월째 최저금리

    한은 기준금리 연 1.25%로 동결…16개월째 최저금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6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동결됐다.한국은행은 1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이달까지 열린 13차례의 금통위에서 계속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기준금리는 16개월째 동결되며 2010년 사상 최장 동결기록과 같은 기록을 세웠다. 한은은 2009년 2월에 금리를 내린 뒤 2010년 7월에 금리를 올리기 전까지, 즉 6월 금통위까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후 세 차례 금통위에서 연거푸 동결 결정을 내렸다. 반도체 수출 주도로 경제 성장세는 확대됐지만, 북한 리스크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발목이 잡혔다. 한은은 지난번(8월) 금통위에서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성장 경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추석 연휴 이후 지금껏 북한의 도발은 없었지만 북한 리스크가 진정됐다고 하기엔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매수세로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도 안정됐지만,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아직 높은 수준이다. 경제주체들이 금리 인상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도 주요 고려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반에 무차별하게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가 깜짝 인상되면 파장이 크다. 특히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에 큰 타격을 줘서 자칫 경기 회복세까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달 말께 발표될 정부 가계부채 대책 효과를 지켜본 뒤에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한은이 밝혀온 금리 인상 전제 조건인 ‘뚜렷한 성장세’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잠재 성장률을 웃도는 회복세가 기조적이고 수요 압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경제는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수출과 내수 온도 차가 크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제 관심은 다음 달 말 열리는 금통위로 옮겨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등 주요국 돈줄 죄기 본격화가 부담이다. 12월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현재 같은 수준인 한미 간 정책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된다. 이 총재가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6월에 기준금리를 내렸던 점이나 올 6월 미국 금리 인상 전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처럼 선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금으로선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일로 보이지만 행여나 자본유출로 이어지면 한국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美 제치고 전자상거래 세계 1등 ‘우뚝’

    中, 美 제치고 전자상거래 세계 1등 ‘우뚝’

    중국이야말로 전 세계 전자 상거래 분야를 선도하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중국 유력 언론 차이나닷컴은 18일 미국 언론 보도를 인용, ‘인터넷 쇼핑몰이 처음 탄생한 곳은 미국이지만, 중국이야말로 전자 상거래 분야의 미래’라며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해 기준 이미 미국을 크게 추월, 같은 기간 미국의 약 50배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5년 12월 대비 약 26.2% 증가했다. 이는 중국 소비자가 같은 기간 소비한 전체 거래액의 약 15.5%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인이 자국에서 활용한 전자 상거래 규모는 15.7%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인이 소비한 전체 거래액의 9%에 불과한 수치다. 더욱이 이 시기 중국인이 소비한 전자 상거래 전체 소비액은 약 900조 원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최대 1천 1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전자 상거래 시장의 확대는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대도시를 넘어 3~4선 도시로까지 확대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전자 상거래로 소비된 전체 금액 가운데 약 50.1%가 3~4선 도시 인구가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소비액 가운데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소비된 금액이 61%에 달한다. 이는 3~4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신흥 중산층으로 떠오른 이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물건 구입에 열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또한 같은 시기 모바일을 활용한 결제 선호도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는 평가다. 이 시기 알리페이, 위챗 결제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통해 물건을 구입한 규모는 미국과 비교해 약 80배에 달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알리페이 60%, 위챗 결제를 40% 사용했다. 이와 관련, 중국 국가통계국 관계자는 “중국의 전자 상거래 규모가 미국을 추월한 것은 중국인의 인구가 미국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탓”이라면서 “향후 중국 3~4선 도시의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될수록 전자상거래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이 분야 시장도 큰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카드뉴스] 대한민국, Know-how 강국을 꿈꾸다!

    [카드뉴스] 대한민국, Know-how 강국을 꿈꾸다!

    미국 뉴욕의 명물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한 ‘서울로’.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스템을 적용한 한국의 버스전용차로제도. 이처럼 우리나라는 해외의 다양한 제도와 시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왔는데요. 최근에는 역으로 한국의 선진 시스템을 해외에 알려주고 있다고 합니다. ‘노하우’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대한민국, 변화의 과정을 소개합니다. 기획·제작 큐레이션팀 sns@seoul.co.kr
  • [분권광장] 지방자치·분권, 새 대한민국을 위한 토대/김관용 경북도지사

    [분권광장] 지방자치·분권, 새 대한민국을 위한 토대/김관용 경북도지사

    다양한 재난과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현장 중심 대응기구를 만들 권한이 지방에 있을까? 경북도지사로서 작년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대응하면서 경북도에 지진국을 신설할 권한이 없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지난 20여년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온전한 지방자치’와 ‘실질적인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부활은 형식적 민주주의 완성이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역사적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중앙정부에는 지방정부를 동반자가 아닌 하부 기관으로 보고, 지방 역량을 의심하는 중앙 중심 사고와 인식이 팽배하다. 또 권한과 돈이 중앙정부에 몰려 있어 지방은 실질적으로 중앙의 통제를 받고 있는 ‘무늬만 지방자치’에 머무르고 있다. 중앙정부 주도의 집권적 체제는 산업화 시대 당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단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게 해 줬다. 하지만 국민 참여 약화, 수도권 집중과 지방 공동화 등 다른 문제를 일으켜 이제는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세월호 참사는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를 제기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 청년실업률 10%를 넘나드는 청년일자리 문제, 양극화, 불균형, 저출산·고령화 등 다양한 문제들은 지금의 국가운영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과 융합·통합의 시대라는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재도약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 그 실마리는 선진국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방분권이다. 이제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나눠 집중성장에서 분권성장으로 성장전략 방향을 바꿔야 할 때다. 6선 민선자치단체장으로 23년간 현장을 지켜 온 경험을 돌이켜 보면, 모든 해결책은 현장에 있다. 또 지방정부와 지역주민이 자기결정권을 갖고 지역 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할 때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런 힘이 모이면 새 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지방자치와 분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온전한 자치’와 ‘실질적 분권’을 위한 첫걸음은 지방분권 개헌이다. 대통령이 지방분권 개헌을 약속했고, 국회에서 개헌안 마련을 위해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있다. ‘87년 헌법체제’에 대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도 높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기회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대변혁 시기가 왔다. 지금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기 위해 헌법 개정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신중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야 할 때다. 새 헌법에는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천명하고, 실질적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조직권을 보장하며 지역대표형 상원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실질적 정책협력이 가능하도록 ‘품격 있는 정책토론의 장’으로서의 제2 국무회의를 반드시 신설해야 한다. 정책 결정 당사자로서 지방이 대등한 입장에서 참여할 때 정책 성공이 보장된다. 아울러 지방분권 개헌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지방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사람 중심의 차별 없는 세상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다. 이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핵심가치는 지방분권이다. 이를 통한 온전한 지방자치 실현은 국가경쟁력을 높여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혼자 가면 단순한 길이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지방분권’의 시대적 소명을 명심하고 ‘지방자치’ 실현이라는 새 역사를 만드는 데 모두 동참하자.
  • 일기예보 왜 이리 안 맞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일기예보 왜 이리 안 맞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지난해 단기예보정확도 92%, 중기예보 정확도 82.1%로 5년간 최저기상청 국감,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분석 우산 들고 나왔더니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날씨 맑다고 해서 아무 준비 없이 나왔더니 소나기라니...지난해 기상청의 3일 단위 단기예보와 10일 단위 중기예보 정확도 모두 최근 5년 동안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기상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단기예보 정확도는 92%, 중기예보 정확도는 82.1%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5년간 단기, 중기예보 정확도 분석 결과 최저치다. 이 의원은 2010년부터 예보정확도 향상 등 기상선진화를 위해 70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집행했음에도 예보 정확도를 높이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질책했다. 실제 기상청은 2009년부터 기상선진화추진단을 만들면서 선진에보시스템 구축, 해양기상서비스 강화 등 선진화 사업 톱10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세부 실천계획을 수립했다. 또 2012년에는 항공항행 안전성 확보와 위성기반 국가재난 감시를 추가했다. 이런 사업들을 포함해 지난 7년간 기상선진화 12대 과제에 7406억원을 투입해 집행했는데 기상청 주요 사업비의 45.6%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용득 의원은 “이 같은 저조한 예보수치에도 불구하고 어처구니 없이 기상청은 ‘기상선진화 12대 과제 주요성과’ 등 자료를 통해 예보수준이 높아졌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빈발로 예보정확도를 높이는데 한계는 있겠지만 기상청 주요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투입했는데도 이 정도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예보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좀 더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포도·사과·양파… 식탁 점령한 ‘외국 종자’

    포도·사과·양파… 식탁 점령한 ‘외국 종자’

    ‘흑보석’이라는 포도가 있다. 농촌진흥청이 일본산 거봉을 대체하려고 야심 차게 개발한 품종이다. 껍질이 새까맣고 반짝거린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무더운 여름이면 검은색이 잘 들지 않는 일반 포도와 달리 착색이 잘되고 과즙과 단맛이 풍부하다. 또 저장·유통 과정에 포도알이 터지거나 잘 떨어지지 않는다. 흑보석은 개발에 착수한 지 25년, 농가 보급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배 면적이 50㏊를 넘지 못한다.16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촌진흥청에서 받은 ‘주요 농산물 품목별 자급률’에 따르면 과일, 채소, 화훼 종자의 자급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벼, 보리 등 식량작물의 자급률이 최근 5년 연속 100%를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포도 자급률은 지난해 2.5%로 전체 품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명절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과일인 사과와 배의 자급률은 각각 18.0%에 그쳤고 참다래(23.8%)와 복숭아(33.5%)도 낮아 사실상 외국산 과일이 우리 식탁을 점령했다. 채소 중에는 양파와 토마토의 자급률이 각각 22.9%와 38.0%에 그쳤다. 화훼 중에는 자급률이 100%인 접목선인장을 빼면 난(16.4%), 장미(29.5%) 등 대부분 품목이 30%를 밑돌았다. 자급률이 낮은 것은 토종 종자 보급률이 떨어져서다. 100년 전 유럽 선교사가 들여와 널리 퍼진 포도는 미국산 품종인 ‘캠벨 얼리’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일본산 ‘거봉’이 15%로 두 번째로 많다. 이런 구도는 70~80년간 굳어졌다. 최인명 농진청 과수과장은 “새로 개발된 품종이 시장에 정착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보통 25~30년”이라면서 “특히 과수는 묘목을 4~5년 키워야 열매가 맺히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없어 농민들의 위험부담이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토종 품종을 개발해도 보급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같은 이유로 일본산 ‘후지’가 70%가량을 차지하는 사과도 국산 종자 보급이 더디다. 1988년 농진청이 개발한 ‘홍로’가 일본에서 들어온 ‘쓰가루’(아오리)를 밀어내고 ‘추석 사과’로 자리잡기까지 20년 넘게 걸린 점만 봐도 그렇다. 육종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짧은 것도 종자 자급률이 낮은 원인이다. 일본, 미국 등은 100년 이상 육종을 연구해 왔지만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지식재산권협정을 체결한 1994년부터 정부 주도의 육종사업에 나섰다. 2002년부터는 국제신품종보호동맹(UPOV)에 가입하면서 외국 품종을 재배할 때 로열티(사용료)를 내기 시작했다. 김대현 농진청 채소과장은 “양파는 특성상 2년에 한 번 씨를 받아 육종할 수 있기 때문에 100년 이상 양파 종자를 연구한 일본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면서 “토마토 역시 식재료로 많이 활용하는 유럽, 미국 등에 양질의 형질 자원이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화훼 분야는 소비자 기호가 다양하고 수요가 분산된 만큼 자국 품종으로 30% 이상 보급하기 어렵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다만 재배 주기가 짧은 채소류는 종자 변경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자급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딸기는 ‘한·일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과 치열한 종자다툼을 펼쳤다. 2005년까지만 해도 재배 품종의 85.9%를 ‘육보’(레드펄), ‘장희’(아키히메) 등 일본산이 주도했으나 같은 해 국산 ‘설향’이 나오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2012년 74.5%이던 딸기 자급률은 지난해 92.9%까지 높아졌다. 양배추도 2012년 자급률이 70.6%에 그쳤으나 지난해 97.0%까지 올라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중국의 ‘고속철도 굴기’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기반 사업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고속철 건설사업이 현지 정부와의 갈등으로 계약 자체가 무산되거나 건설 비용과 행정절차, 인력 채용, 환경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동부 나콘 라차시마를 연결하는 250㎞ 구간의 고속철을 건설하는 사업은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장애물을 만나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태국 정부와 중국 측이 환경영향평가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바람에 건설 공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이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방콕에서 라오스와 국경을 맞댄 농카이까지 건설될 고속철 건설사업(총연장 850km)의 1단계에 해당한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자동차로 4시간 안팎 걸리는 이 구간을 고속철로 77분만에 닿을 수 있다. 사업은 이미 3년 전에 합의됐지만 기술 이전과 자금 조달, 개발 지분, 인력 채용 절차 등을 놓고 태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생겨 착공이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승인했지만, 이번에 환경 문제가 불거져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고속철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으나, 현지 정부의 열악한 재정 사정 때문에 사업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의 예산을 당초 160억 달러(약 18조 400억원)수준으로 잡았던 중국 측은 태국 정부의 재정난으로 인해 예산을 3분의 1에 불과한 52억 달러로 줄여야 했다. 때문에 중국의 고속철 건설 비용은 1㎞당 1700만∼2100만 달러로 유럽 국가(2500만∼3900만 달러)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일본을 따돌리고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업도 난관에 부딪혔다. 수도 자카르타와 제3도시 반둥을 잇는 이 사업은 지난해 초 착공식을 하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지만 현지의 복잡한 토지 수용 절차와 설계 변경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고속철이 통과할 산악 지역에 추가로 터널 공사를 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업비가 52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10억 달러 가량 늘어나게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국영기업이 갖고 있는 이 사업의 지분 60% 가운데 50%를 중국 측이 가져갈 것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추진한 고속철은 사업 자체가 아예 무산됐다. 중국철로국제공사는 2015년 미 엑스프레스웨스트(XpressWes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비 127억 달러를 들여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를 연결하는 370km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해 6월 미국 측이 전격 계약을 취소했다. 토니 마넬 엑스프레스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고속철 차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미 정부의 요구를 중국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 취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13억 달러 규모의 지하철 차량 수주에 성공해 선진국 시장에서 고속철 기술 수출에 전기를 마련한데 이어 이 사업을 고속철 굴기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중국으로서는 치명상을 입었다.  정치 불안과 경제난은 또 다른 악재이다. 중국은 리비아에서 수도 트리폴리와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를 잇는 35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 사업은 백지화됐다. 남미 베네수엘라에서는 총연장 468㎞의 고속철 사업을 2007년 수주했으나 베네수엘라 정부의 재정난이 극심해지면서 언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6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이 자금으로 고속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하기로 했는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제때 차관을 갚지 못하는 바람에 고속철 사업이 완공 시기인 2012년을 넘기고도 5년이나 지난 만큼 사실상 중단됐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수주한 멕시코의 고속철 사업도 입찰 과정의 투명성을 이유로 2014년 멕시코 정부가 갑작스레 취소해 버렸다. 2014년 완공된 터키 앙카라~이스탄불 구간 외에는 중국의 고속철 건설사업이 막 시작됐거나 아예 착공조차 못한 곳이 많은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중국의 철도 외교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해당 국가의 자금이 부족한 데다 중국이 현지의 실질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비등하면서 현지 주민들 사이에 거부감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강력한 라이벌도 등장했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독일과 프랑스 기업이 지난달 26일 중국의 고속철에 맞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이 열차 사업부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고속철 경쟁력에 맞서는 “새로운 유럽의 챔피언”이 탄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두 회사는 2018년까지 통합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멘스-알스톰’으로 명명된 이 기업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앙리 푸파르 라파르쥬 알스톰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회사를 이끌게 된다. 두 기업의 양해각서(MOU)는 지멘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추후에 2%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합병은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국유기업인 중국중처(中國中車·CRRC)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중처의 매출 규모는 341억 달러, 종업원 수는 18만 3000여명에 이른다. TGV를 생산하는 알스톰은 시속 3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아벨리아 열차를, 지멘스는 시속 330km까지 달릴 수 있는 ICE열차 외에 의료용 기기와 전력장비도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의 철도부문 매출은 151억 유로(약 20조 800억원) 규모이며 종업원 수는 5만 9900여명이다. 통합 4년 뒤에는 4억 7000만 유로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 직전 베이징과 톈진을 오가는 고속철(총연장 113.5㎞)을 처음 개통했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2만 1000㎞의 고속철도망을 구축했다. 세계 고속철 운영 거리의 65% 가량에 해당한다. 중국은 지난해 3월 확정한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안을 통해 5년 내 이를 3만㎞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중국은 고속철 분야의 후발 주자지만 자국에서 축적한 기술과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해외에서 고속철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102개국이 중국과 고속철 수입 계약을 맺었다. 계약 액수로는 143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물량을 수주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고속철 계약을 따낸 덕분이다. 시 주석은 2014년 남미를 방문했을 때 이 지역 국가들과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을 연결하는 남미대륙 횡단철도 건설에도 합의했고, 리 총리는 태국과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에서 사업 협력 협정을 성사시켰다. 철도사업의 해외 진출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과 대부분 맞물려 있다. 중앙아시아~중동~동유럽~서유럽으로 이어지는 화물열차 노선은 지난해부터 정례화했고, 해상 무역로 개척과 맞물린 동남아~중동은 신규 철도 건설과 고속철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객실 타입별 특화설계 돋보이는 분양형 호텔 ‘밸류호텔 이천’ 분양

    객실 타입별 특화설계 돋보이는 분양형 호텔 ‘밸류호텔 이천’ 분양

    비즈니스, 관광 거점으로 거대한 호텔 배후 수요를 거머쥐고 있는 이천에 신규 분양형 호텔이 들어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달 모델하우스 오픈 이후 꾸준히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주인공은 ‘밸류호텔 이천’이다. 이 호텔은 입지적으로 비즈니스, 관광 배후 수요가 탄탄한 장점을 토대로 수익률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선진화 호텔로 각광받고 있다. 운영시스템은 물론 프리미엄급 부대시설, 인테리어, 서비스를 모두 갖춰 주목도가 크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밸류호텔’ 브랜드는 현재 부산, 강릉, 세종, 수원 등 전국 각지에 포진돼 있다. 신뢰 높은 호텔 운영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주)알라코리아는 마케팅 지원서비스, 교육서비스, 호텔경영컨설팅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며, 국내 호텔 개발은 물론 운영과 수익관리 지원, 호텔 위탁경영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텔 부대시설 역시 지역에서 보기 드문 고급화를 추구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안흥유원지와 이천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하늘정원이 옥상에 조성된다. 더불어 고품격 휘트니스센터, 관광객과 비즈니스맨들에게 유용한 고급 로비, 세계적 수준의 스파와 마사지 시설, 모임과 비즈니스가 가능한 컨퍼런스룸, 조식 뷔페 라운지 등이 마련된다. 경기 이천시 중리동에 자리하는 밸류호텔 이천 규모는 지하 3층~지상 20층이다. A~D타입, 총 270실로 구성된다. ㈜더유플러스가 시행하고 SC제일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객실 타입별 특화설계도 돋보인다. 차별화된 공간으로 이뤄진 객실을 살펴보면, 20A.B타입은 유럽형 스탠다드형으로 모던과 심플을 선사하는 휴식공간으로 구성해 휴식 및 휴양에 최적화 시켰다. 25C타입은 비즈니스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실용적 공간 설계에 중점을 뒀고, 34D타입은 비즈니스와 가족 휴양에 맞춘 모던 내추럴 스타일의 디럭스 공간으로 구성됐다.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쿡탑, 스타일러+수납장, 비데 등 ALL 빌트인 & 풀퍼니시드가 제공되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계약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더욱 눈길을 끈다. 합리적인 분양가에 7년간 8% 수익보장(2년 확정, 3~7년 가동률 65%시)을 해주며, 매년 10박 무료숙박 이용(밸류호텔 이천, 밸류호텔 강릉)과 부대시설 이용 및 할인, 조식제공, 밸류호텔 멤버쉽 발급, 국내 밸류호텔(8개 예정) 50%할인 등의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렌탈쉽 혜택을 제공한다. ‘밸류호텔 이천’이 조성되는 이천시는 이천도자기축제, 세계도자기비엔날레 등 다양한 공예예술축제 개최되는 세계적 유네스코 창의도시며 그 일대에는 대규모 사업체 배후지가 포진돼 있다. SK하이닉스, 신세계푸드물류가공센터, 현대엘리베이터 등 총 20개 대기업과 924개 기업체가 입주할 뿐 아니라 한해 관광객도 100만명에 육박하는 도시로써 지역 내 숙박업소 객실가동률이 약 90%대에 육박한다. 우수한 교통망도 빼 놓을 수 없다. 작년 9월 경강선(판교~이천~여주) 이천역이 인근에 개통되어 서울 및 수도권 진출입 한층 수월해졌다. 지역을 잇는 주요도로는 국도 42호선, 지방도 325호선, 영동고속도로 덕평IC,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 등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착공한 제2외곽순환도로 이천~오산 구간도 오는 2021년 개통될 예정이다. 또한 정부에서 추진 중인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추진 중이다. 모델하우스 오픈과 동시에 객실 분양에 나선 밸류호텔 이천은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이 가능하며, 현재 계약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어 빠른 분양 마감이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삼계탕에 반했닭! … 중동 중심에서 케이푸드 날다

    [해외에서 온 편지] 삼계탕에 반했닭! … 중동 중심에서 케이푸드 날다

    우리나라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에너지, 건설, 국방, 교육, 치안,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양국 간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케이팝,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등 한류 바람에 힘입어 UAE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문화와 함께 품질 좋고 건강식인 한국 식품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중동지역이 잠재력이 큰 케이푸드 시장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케이푸드 잠재력 큰 UAE… 수출 24% 증가 이런 추세는 최근 수출 통계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최근 3년 동안 우리나라 농식품의 UAE 수출은 김치, 인삼류, 라면 및 과자류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해 2016년 말 현재 전년 대비 24%가 증가한 4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는 사상 최초로 5억 달러 수출을 넘볼 기세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심혈을 기울여 대형 유통매장에 케이푸드 입점을 추진한 결과 UAE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비롯해 많은 쇼핑객이 한국 식품에 관심을 보이고 구매하는 광경을 목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아부다비 한국문화원과 aT아부다비 지사를 설립하고 문화와 한식을 연계해 코리아 페스티벌 등 문화행사에서 시식행사를 개최하고 두바이 케이푸드 페어 개최 및 요리 강좌 개설 등 꾸준한 홍보활동에 노력해 오고 있다. 특히 금년 6월 무슬림들이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 중 일몰 이후 하루의 단식을 마치고 하는 첫 식사인 이프타르 행사에 주재국의 업무 관련 공무원들을 초청해 우리의 여름철 보양식인 삼계탕을 메인 메뉴로 만찬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요리 강좌에는 예상 밖으로 많은 신청자가 몰려 자신이 직접 만든 삼계탕을 다른 참가자들과 나눠 먹으면서 그 맛과 향에 놀라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 건강한 맛·고품질로 중동 틈새시장 노려야 UAE는 외국인의 비중이 89%로 젊은 노동력의 유입에 따라 식품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유한 UAE 자국민과 고소득 외국인의 구매력 높은 고급 식문화와 함께 저소득 외국인 근로자의 저가 수입 농산물에 대한 높은 수요가 공존하고 있어 다양한 품질과 가격의 식품을 요구하는 UAE 식품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UAE 정부에서도 동서양을 연결하는 지리적인 이점과 풍부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서남아시아 및 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재수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수출 허브 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자본과 인력을 적극 투자하고 있다.전체 농식품의 90%를 수입하는 UAE에는 인근 중동국가와 유럽을 비롯해 호주, 미국 등 식품 선진국들과의 가격 및 품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케이푸드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구매력 높은 자국민과 고소득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하고 고품질 위주의 맞춤형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한국 농식품의 안전하고 고품질·건강식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이슬람 특유의 식문화 차이 및 식품안전 관리 등 장애 요인을 극복하고 다양한 홍보 및 판촉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UAE는 외국인에 대한 개방적 자세, 중동의 물류 허브, 수입식품시장의 규모 증가, 다양한 쇼핑장소 및 먹거리 제공 등에서 우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 농식품의 중동시장 진출의 최적 지역으로 생각된다. 박강호 駐UAE 대사
  • [사설] 원전 토론, 숙의 민주주의 모범 사례로 남아야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할 471명 시민참여단이 어제 2박 3일 종합 토론회를 통해 최종 4차 조사를 마쳤다. 시민참여단은 총론 토의와 안전성·환경성 토의, 전력수급 등 경제성 토의, 마무리 토의 등 4개 세션으로 진행된 토론에 참여해 10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회의를 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의 4차 조사를 토대로 오는 20일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무회의는 오는 24일 권고안을 토대로 신고리 5·6호 건설 중단·재개 여부를 최종 의결한다. 3개월의 공론조사 기간은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하기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다. 공론조사위 출범 전후로 공정성과 투명성 시비도 불거졌고 여야의 찬반 논란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순기능도 적지 않았다. 원전 자체가 워낙 첨예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사안인 만큼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받아 시민 스스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 자체가 참여 민주주의의 소중한 경험이 됐다. 선진국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에너지 민주주의 규범과 규칙을 만들어 왔지만 우리는 이번 기회에 서로 존중하는 자세로 국가 이익을 위한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민주적 경험도 했다. 숙의(熟議) 과정 자체가 참여 민주주의의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서 시민참여단이 무리 없이 대업을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론화위는 일방적인 승부를 겨루는 곳이 아니라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화합의 장이다. 마지막까지 객관성과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 마지막 남은 문제는 공론화위의 ‘권고안’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점이다. 어제 끝난 최종 조사에서 건설 중단·재개 응답 비율이 관건이 될 것 같다. 응답 비율이 오차범위를 뛰어넘어 명확한 차이가 나면 공론화위가 다수 의견을 기준으로 최종 권고안을 제시하면 된다. 하지만 오차범위 이내에 결과가 도출될 경우 사태는 복잡해진다. 공론화위는 그동안 1~4차 조사결과를 토대로 정량·정성 분석을 통해 정책적 판단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권고안에 담는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최종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경우 극심한 국론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론화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를 존중하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원전을 둘러싼 ‘경제성과 안전성’을 놓고 전문가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갈려 왔다. 각종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권고안을 수용하는 과정은 우리 에너지 정책의 미래와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의 수준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정치권은 공론화위의 최종 권고안을 당리당략에 따라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 가 소모적인 국론 분열을 일으켜서는 안 될 일이다.
  • [월요 정책마당] 코리아 세일 페스타, 내수 살리는 계기 되길/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월요 정책마당] 코리아 세일 페스타, 내수 살리는 계기 되길/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에게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당대 최고의 철학자 영국의 버나드 맨더빌은 1714년 출간한 저서 ‘꿀벌의 우화’에서 일찍이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착한 꿀벌 왕국이 망한 가장 큰 이유가 소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오로지 저축만 미덕으로 간주하는 세상은 소비 부족으로 유지되기 어렵고,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어도 이를 사줄 수 있는 유효 수요가 없으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미덕’이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새 정부 경제 성장 전략의 두 가지 핵심 축은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해 수요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혁신 성장은 공급 측면에서의 투자·생산 확대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 가는 전략이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한 연결고리가 바로 ‘소비 확대’다. 가계 소득 증대가 소비 확대로 이어져야만 혁신적인 기업들의 투자·생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며 가계 소득을 증대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돈은 안 쓰는 것이다’에 공감하는 국민들의 마음이나 ‘돈이 있어야 쓰지’라고 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둘 다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대대적인 상품·서비스의 가격 인하를 통해 국민들의 소비 여력을 높여주고, 외국 관광객의 방문을 통한 국내 소비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내수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국민들의 건전한 소비활동을 지원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첫해인 만큼 여러 가지 비판도 있었지만 4분기 민간소비를 0.27% 포인트, 국내총생산(GDP)을 0.13% 포인트 견인하는 등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다소 부족했던 부분들을 올해 적극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장의 추석 연휴와 맞물린 점을 감안해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살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대폭 구비했다. 우선 참여업체 규모 측면에서는 지난해 341개사를 훌쩍 뛰어넘는 43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한다. 가전, 자동차, 휴대전화, 의류·패션, 화장품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55개 지역별 축제, 500여개 전통시장 축제, ‘전 국민 방방곡곡 이벤트’와 같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도 많아졌다. 또 올해는 소상공인, 중소기업들과 함께하는 ‘상생과 나눔’의 행사를 만들기 위해 상생협력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했다. 집객효과가 높은 전국 16개 백화점 매장 내에서 중소기업·사회적기업·청년몰 제품 특별 판매전을 개최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급변하는 유통 트렌드를 반영한 가상현실(VR) 쇼핑몰을 체험해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대비해 동남아, 일본, 러시아, 중동 등 신흥국에 대한 홍보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관광객 유치국가 다변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우리나라 대·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역량을 한데 모아 전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올해도 내수 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아직 2회째에 불과하기 때문에 행사 수준이나 소비자 인지도 측면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래도 주변 지인들이 연휴 기간에 기다렸던 상품을 싸게 샀다거나 지역 축제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전해줘 보람을 느낀다. 세월이 흐른 뒤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한국 하면 떠오르는 국가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 바른정당 보수개혁 한다더니…창당 10개월 만에 분당 수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의 재편 움직임이 이번 주 1차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방미길에 오르는 23일 이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여기에 바른정당 통합파는 당 지도부에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이르면 오는 17일이나 18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당 혁신위원회가 권고한 대로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가 탈당을 권유하면 박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아도 열흘 뒤 자동 제명된다. 바른정당은 사실상 분당(分黨) 수순에 돌입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지난 13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통추위 구성을 공식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당은 이미 김성태·이철우·홍문표 의원을 통합추진위원으로 선정한 상태다. 한 통합파 의원은 15일 “홍 대표가 당대당 통합을 요구했으니 당연히 우리도 액션이 있어야 한다”면서 “당대당 통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한정 시간을 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통추위 구성이 무산될 경우 통합파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이탈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의원 9~10명이 탈당해 한국당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내 통합파는 김무성·주호영·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 의원 등이다. 현재 바른정당 의석수는 20석으로, 한 명만 탈당해도 원내교섭단체 지위가 무너진다. 이를 대비해 바른정당 자강파 측은 국민의당과 ‘특별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교섭단체란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20인 이상의 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국회법 규정에 따라 복수의 정당이 하나의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2008년 18석의 자유선진당과 3석의 창조한국당이 공동교섭단체 ‘선진과 창조의모임’을 꾸린 바 있다. 다만 바른정당의 한 자강파 의원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타진됐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 핵심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가 보수대통합 국면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최 의원은 선출직 현역 국회의원인 만큼 박 전 대통령처럼 인위적인 출당 조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한 통합파 의원은 “통합파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가 취해지면 (복당의 걸림돌이)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쪽도 있다”며 “한국당이 의총을 열어 친박 핵심들을 제명하지 않더라도 일종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이 통합파 의원과 일대일 접촉에 나서면서 탈당을 만류하고 있다는 점도 분당 시점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단독]국내 수산용 항생제 성분에 임산부·어린이에게 금지된 성분 포함

    [단독]국내 수산용 항생제 성분에 임산부·어린이에게 금지된 성분 포함

    국내 수산용 항생제 성분에 임산부나 어린이에게 금지되거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를 보면 국내 수산용으로 승인된 항생제는 모두 9가지 계열, 21개 성분이다. 21개 성분 중 임산부, 어린이에게 금지되거나 피부 발진, 구토, 광과민 증상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성분이 포함됐다. 테트라싸이클린 계열은 임산부 및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금기된 성분으로 오심, 구토, 광과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페니실린과 린코사마이드 계열도 임산부에게 금기된 성분이며 드물게는 간 기능 이상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의 젠타마이신 성분은 이명, 난청, 어지러움, 보행 곤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네오마이신 성분은 청력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항생제 사용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지방식약청의 2012년 ‘국내 유통 축·수산물 중 페니실린계 동물의약품에 대한 잔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축·수산업의 항생제 사용량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연간 축산물 생산량 대비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수준이다. 식품 내 잔류된 항생제는 비록 극소량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섭취했으면 인체 내성률 증가로 이어져 질병 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산전용 항생제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236t으로 4년 전(2012년 228t)에 비해 증가했다. 하지만 수산물에서 검출된 항생제 검사 현황은 2013년 20건, 2014년 57건, 2015년 21건, 2016년 34건, 2017년 7월 현재 28건으로 미비한 수준이다. 김 의원은 “수산물 잔류검사를 강화하기 위한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고 항생제 사용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는지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일자리 창출 강력 드라이브…‘서비스법’ 7년 만에 빛보나

    일자리 창출 강력 드라이브…‘서비스법’ 7년 만에 빛보나

    서비스산업을 키우자며 만든 법이 국회에서 7년째 잠자고 있다. 맨 처음 법안을 발의한 이명박 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도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 육성을 밀어붙였지만 ‘뜨거운 감자’인 의료 영리화 논란 등에 부딪쳐 법제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고 여당도 의료 영리화를 뺀 관련 법안에는 긍정적이어서 이번 20대 국회에서 통과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1년 11월 이명박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을 18대 국회에 처음 제출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서비스업인 의료산업 영리화를 우려하는 야당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당시 야당이 지금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서비스법 적용 대상에 보건의료를 포함하게 되면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과 약국이 늘어나 서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반대했다. 박근혜 정부도 서비스법을 재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도 서비스법에 적극적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서비스법은 추진하되 보건의료는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서비스법이 빠져 용도 폐기되는 듯했으나 최근 경제부처 수장들이 잇따라 서비스법을 거론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필요하다면 (서비스법을) 좀 수정해서라도 20대 국회에서 꼭 통과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유통산업의 생산성이 너무 떨어져 서비스법과 같은 기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더이상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2배 높다. 생산 10억원당 직간접적으로 유발하는 취업자 수가 제조업은 8.8명(2016년 기준)이지만 서비스업은 17.3명이다. 전체 산업(12.9명)과 비교해도 서비스업이 월등히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30년까지 서비스업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면 15만~69만개 일자리가 더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국내 서비스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13년 기준 4만 7000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서비스업 강국인 미국은 8만 9000달러, 일본은 6만 3000달러에 이른다. 국내 일자리도 70%가 서비스업에서 나오고 있지만 부가가치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10년째 변동이 거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1%)에 크게 못 미친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반드시 키워야 하는 분야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20대 국회에 발의해 놓은 서비스법안을 손질하거나 여당 의원 발의 등을 통해 법제화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리병원’을 뺀 서비스법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박광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는 최근 “의료 영리화 부분이 제외된다면 서비스법 제정이 어렵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여당 신분이던 지난해 2월 투자개방형 병원, 법인약국 등을 뺀 서비스법 처리를 주장한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일단 서비스법 없이도 추진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을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조홍은 얼간이” 놀린 마초 부하들… 모욕죄일까 명예훼손일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조홍은 얼간이” 놀린 마초 부하들… 모욕죄일까 명예훼손일까

    조조는 손권과 손잡은 유비가 두렵다. 먼저 손권을 치기 위해 남벌을 감행한다. 손권은 유비와의 공조를 통해 조조에게 대항한다. 유비는 조조를 직접 상대하는 대신 서량의 마초에게 사람을 보내 조조의 뒤를 치게 한다. 마초는 조조에게 살해당한 아버지 마등의 원수를 갚기 위해 20만 대군을 이끌고 장안을 함락시킨다. 이어 동관까지 공략한다. 조조는 조홍과 서황을 동관으로 보내며 성 밖으로 나가지 말고 열흘만 버티라고 한다. 조홍은 조조의 명에 따라 동관을 지키지만 끝내 성 밖으로 나갔다가 마초의 계략에 걸려 동관을 내주고 만다. ※ 원저: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참고: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마초는 조홍이 혈기가 가득한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이를 이용한다. 형인 조인조차 동생의 성격을 염려해 조조에게 다른 인물을 보내라고 할 정도다. 조홍은 처음에는 조조의 명에 따라 동관을 지키는 데 치중한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결국 혈기를 참지 못하고 성 밖으로 나갔다가 매복에 걸려 동관을 내주고 만다. 조홍은 왜 조조의 명을 어기고 성 밖으로 출전했을까. 바로 마초의 계략 때문이다. 마초는 부하들에게 일부러 조홍을 무시하고 조롱하게 한다. 조홍이 망루에서 지켜보고 있는데도 ‘망루의 까마귀’, ‘얼간이’, ‘얼빠진 까마귀’라고 놀려댄다. 결국 참다 못한 조홍이 혈기를 누르지 못하고 성 밖으로 나간 것이다. 이렇게 조홍을 앞에 두고 놀려대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만일 조홍이 없는 자리라면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게 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주제도 다양하다. 남자들 사이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는 군대와 축구 같은 것들이다. 남자들 대화의 절정은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는 우스갯소리마저 있을 정도. 그런데 남자건 여자건 대화의 소재로 빼놓을 수 없는 건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 바로 ‘뒷담화’다. 심지어 인류가 다른 사람에 대한 뒷담화를 하기 위해 대화를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뒷담화는 대화의 대상이 된 사람으로서는 매우 기분 나쁘게 느껴질 가능성이 많다. 때로는 대화의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 경우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특히 그 내용이 진실이 아닐 경우에는 더 그렇다. 당사자로서는 반론이나 해명을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인격적, 가정적 혹은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례·불친절·단순 농담은 처벌 안 돼 형법에서는 이처럼 개인 사이의 대화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말을 한 경우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바로 그것이다. 조홍이 화가 난 이유는 뭘까. 바로 자신을 ‘까마귀’, ‘얼간이’라고 놀렸기 때문이다. 장수라면 마땅히 적장과 1대1로 실력을 겨뤄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실력이 달리다 보니 성 안에서 농성만 하고 있다. 조조도 그렇게 명을 내린 터다. 그렇지 않아도 자존심이 상해 있던 차에 자신을 조롱하는 말까지 들었으니 참지 못했다. 조롱을 한 것은 우는 아이에게 뺨을 때려 준 격이다. ‘까마귀’, ‘얼간이’라는 말은 조홍이 약간 모자라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멸적인 느낌을 담은 추상적 판단인 것이다. 형법은 이런 경우를 모욕죄(제311조)로 처벌한다. 하지만 단순한 농담이나 불친절, 무례까지 처벌되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무례나 불친절로 인해 기분이 나빴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아 외적인 명예를 훼손할 정도가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다. 모욕죄가 되려면 ‘공연성’(公然性)이 있어야 한다. 특정되지 않은 사람이나 다수의 사람이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조홍으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체면이 깎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홍과 1대1로 회담하던 마초가 갑자기 화를 내며 ‘얼간이’라고 했다고 하자. 이것은 모욕죄가 될까. 조홍이 기분 나쁠 수는 있지만 둘 이외에 어느 누구도 듣지 못했으므로 다른 사람에 의해 체면 깎일 일은 없다. 모욕죄가 되지 않는다. 만약 회담 장소에 증인 자격으로 장안성의 백성 한 명이 참석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모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조홍 이외에 단 한 명뿐이므로 다수에 해당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백성이 회담 결과를 다른 백성들에게 알려줄 가능성이 있다. “회담이 잘 진행이 안 되니까 마초가 점점 흥분하더라고. 그러더니 갑자기 조홍을 얼간이라고 놀려대던데”라고 하면서. 이처럼 비록 단 한 명이 들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욕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마초의 군사들이 조홍이 없는 자리에서 조홍을 조롱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른바 ‘뒷담화’의 경우다. 조롱의 대상이 된 당사자가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는 모욕죄가 성립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심지어는 당사자가 몰라도 모욕죄는 성립한다. 다만, 모욕죄는 친고죄(親告罪)라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욕을 하고 다닌다고 치자. 그런데 나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상황만 보면 모욕죄는 성립하지만, 당사자인 자신이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고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국 처벌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재미로 한 뒷담화, 당사자엔 인격 살인 복양에서 조조에게 패한 여포가 갈 곳이 없어 원소에게 구원의 편지를 보냈을 때의 일이다. 신하들 사이에서 여포를 받아들일지를 놓고 격론이 일었다. 그런데 신하 한 명이 “여포는 이리 같은 사나이다. 양아버지도 죽이고 동태사도 죽였으니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리 같은 사나이’라는 말은 여포에 대한 추상적 평가다. 반면 ‘양아버지도 죽이고 동태사도 죽였다’는 말은 여포가 저지른 행위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법적으로 평가하면 앞은 모욕, 뒤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즉 모욕과 명예훼손은 구체적인 사실을 이야기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명예훼손에 해당하면 처벌할 수 있는 형이 더 높아진다. 여기에 허위의 사실을 덧댔다면 형은 더더욱 무거워진다. 얼마 전 하버드대 합격생들의 입학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페이스북 단체 채팅방에서 인종차별적이거나 음란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명예훼손을 ‘사이버 명예훼손’이라고 해 별도로 처벌한다. 법률에 규정된 형벌도 현실 속의 명예훼손보다 훨씬 높다. SNS라는 특성상 전파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모욕이나 명예훼손은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그런 재미 중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로써 심장을 찔린 인격 살인과도 같다. 조홍이 분을 참지 못하고 성 밖으로 뛰쳐나간 것도 어쩌면 이해가 될 만한 것이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친고죄(親告罪) : 피해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는 범죄.
  • 트럼프 “北核 더는 안돼…결정은 내가 해”

    트럼프 “北核 더는 안돼…결정은 내가 해”

    ‘폭풍전 고요’ 北 겨냥 시인한 셈 美핵무기 체계 선진화 속도낼 듯 “한국, 왜 美에 고마워 안하나” 불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자신이 대북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임을 새삼 확인시키면서 자신의 대북 정책이 강경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측근들에게 한국이 왜 미국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제기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같은 입장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북한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는 다소 다른 태도와 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내가 북한 문제에 대해 더 강경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 (대북 정책 최종 결정에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나의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북한)은 단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이고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세계를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보다는 강한 ‘압박’을 이어 갈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지금은 그것(북핵 문제)이 너무 많이 진행돼 버린 시점”이라며 “뭔가를 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이 실제 일어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군 수뇌부와의 회동에서 폭풍 전의 고요를 언급할 때 북한을 염두에 뒀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것이어서 ‘폭풍 전 고요’ 발언이 사실상 북한에 대한 메시지라는 점을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해석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뿐 아니라 수많은 전임자들이 다뤘어야 하는 문제지만, 분명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걸 처리했어야 한다”고 전 정권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강하다. 우리의 (국방) 지출은 8000억 달러(약 906조원)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군 수뇌부와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했는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중국에 대해서는 “지금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끊었는데 이는 그들이 과거에 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들은 연료와 다른 물자 공급도 줄였다”고 칭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0일 국방부에서 열린 안보 수뇌부 회의에서 주한미군에 관한 보고를 받고 “한국인들이 미국의 방어 지원에 대해 왜 더 고마워하지 않고 더 환영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군 관계자가 “미국의 (한국) 지원이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궁극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나는 (미국 핵무기의) 현대화를 원하며, 완전한 재건을 원한다. 최고의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 말한 사실도 드러나 핵전력 현대화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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