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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국회선진화법 개정해야 책임정치 가능”

    홍준표 “국회선진화법 개정해야 책임정치 가능”

    홍준표 경남지사가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선진화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혔다. 홍 지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책임정치를 이루기 어렵다”면서 “새누리당은 공수가 바뀌었다고 이를 반대하면 안 된다. 야당이 과반수를 넘겼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타협의 정치가 가능하다”고 썼다. 이어 “갈라먹기식의 상임위원장 선출도 과반수 정당이 나타나면 미국의회처럼 독식을 하는 것이 책임정치에 부합한다”면서 “과반수 정당이 없을 때는 의석수에 따라 분배를 해야 하지만 과반수를 넘기는 정당이 있을 때는 미국식 독식 체제로 가는 것이 책임정치에 맞다”며 훈수를 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회 원 구성 협상 결렬] 의사정리권으로 국회 올스톱 가능…특별한 국회의장의 직무·권한들

    [국회 원 구성 협상 결렬] 의사정리권으로 국회 올스톱 가능…특별한 국회의장의 직무·권한들

    국회 직원들 인사권까지 가져 여야의 원(院) 구성 협상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데에는 국회의장을 어느 당에서 맡을 것인지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요인이 크다. 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의장을 여당이 가져갈 것인지, 원내 제1당에서 가져갈 것인지가 원 구성 협상의 핵심 ‘키’(key)로 꼽힌다. 국회의장의 직무와 권한이 그만큼 특별하다는 얘기다. 국회의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국가 의전서열 2위에 해당하는 지위를 갖는다. 대통령의 관용차 번호가 ‘1001’, 이어 국회의장이 ‘1002’를 사용하는 데서 상징성이 드러난다. 14대 국회의장을 지낸 고(故) 이만섭 전 의장은 “외국의 국가 원수도, 우리나라 대통령도 국회에서 연설을 할 때면 사회자인 국회의장보다 아래에서 연설한다”고 의장의 권위를 표현한 바 있다. 의장의 가장 중요한 권한은 의사정리권(의사지휘권)으로 본회의 및 위원회 개의, 심사기일 지정 등(직권상정)이 포함된다. 의장이 마음만 먹으면 국회를 ‘올스톱’시킬 수도 있고 법안 처리에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 국무총리나 장관들도 의장이 허가할 때만 본회의장에서 발언할 수 있다. 19대 국회 들어 국회선진화법으로 요건이 까다로워졌지만 직권상정은 여전히 의장의 힘을 실감케 하는 권한이다. 19대 국회 말 정의화 당시 의장은 새누리당이 제출한 이른바 ‘테러방지법’을 ‘국가비상사태’라는 이유로 직권상정했고, 야당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으로 반발하는 진풍경을 낳기도 했다. 입법부 수장답게 의장에게 주어지는 대우도 일반 의원들과는 차이가 크다. 평 의원들이 9명의 보좌직원을 둘 수 있는 반면 의장에게 허용된 보좌진은 23명이다. 비서실장은 차관급이고 정무수석과 정책수석 등 별정직 1급 수석비서관 2명, 별정직 1급 국회대변인 등 보좌진의 무게감부터 다르다. 장관급인 국회사무총장과 차관급인 입법차장, 사무차장, 국회도서관장 등을 비롯, 임기 2년 동안 4000여명의 국회 직원에 대한 인사권도 주어진다. 총 5560억원에 달하는 국회 예산 집행권도 있다. 월 900여만원의 월급 외에도 수당과 입법활동비도 의원들보다 높고 별도의 특수활동비도 받는다. 특수활동비의 규모와 사용처는 비밀에 부쳐진다. 의장에게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지면적 7700㎡(약 2900평), 연면적 2180㎡(약 660평)의 공관도 제공된다. 이 공관은 1993년 신축 당시 건축비로만 165억원이 들어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늘의 눈] 협치, 국민, 일하는 국회/김민석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협치, 국민, 일하는 국회/김민석 정치부 기자

    지난 3일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가 제출됐지만, 이대로 가면 7일 본회의는 문만 열고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배분을 논의하는 원 구성 협상이 지난달 말부터 멈춰 있기 때문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법정 기일에 맞춰 원 구성을 마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던 외침도 다시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 같다. 정치는 항상 국민에게 선명하고 매력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요즘 가장 선명한 메시지는 ‘협치’다. 여야는 총선이 끝나고 여소야대 3당 체제가 들어서자 일제히 협치를 외쳤다. ‘국회선진화법’ 아래에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각각 122석, 123석, 38석을 나눠 갖게 한 표심은 협치 없이는 어느 당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게 만든 ‘신의 한 수’다. 그러나 지금 국회는 ‘협치의 무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놓고 이견만 드러내는 블랙코미디 같은 모습을 연출 중이다. 여당은 야당이 사과를 할 때까지 협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야권은 여당과 합의를 안 해도 스스로 야당 국회의장을 만들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는 여당을 몰아세우고 있다.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지지 않자 정치권이 목이 터져라 외쳤던 ‘국민을 위한 정치’도 용도 폐기에 처할 운명에 놓였다. 정치인들은 선거운동 당시와 당선자 인터뷰 등에서 “오로지 국민을 위해”, “국민의 뜻대로”, “국민만을 바라보고” 등의 말을 앞세웠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마음속에 ‘국민’이 있어야 할 자리엔 ‘권력’이 이미 들어서 있는 것 같다. 진짜 국민을 위한다면 양보 없는 싸움은 있을 수 없다. 특히 원 구성 싸움의 명분에는 국민은 아예 없다. 국회상임위원회 ‘빅3’ 중 하나인 운영위원회는 대통령 비서실, 경호실 등 때문에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 야권은 여소야대 정국을 활용해 대통령을 심판하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여권은 이를 막아내 대통령의 성공적인 임기 마무리를 돕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법사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도 국회에서의 주도권 다툼일 뿐이지 국민과는 동떨어져 있다. 국회의원 각각의 관심도 전당대회와 내년 말 대선에 쏠려 있다. 국민의 귀에 못이 박힌 메시지가 하나 더 있다. ‘일하는 국회’다. 말뿐인 정치, 일하지 않는 국회라는 점이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정치권의 표현처럼 국민은 이번 총선에서 일하지 않는 국회를 향해 회초리를 들었고, 3당 체제를 만들어 줬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는 국회 개원도 하기 전에 이미 식어 가는 듯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역대 최악의 국회는 매 회기마다 경신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20대 국회가 최악으로 기록되지 않기 위해서는 협치, 국민, 일하는 국회가 답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다. 언제나 실천이 문제다. 20대 국회가 4년 뒤 최소한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살아 있다. 여야가 협상을 서둘러 7일까지 원 구성을 해야 하는 이유다. shiho@seoul.co.kr
  •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청년들은 이제 50대 장년을 훌쩍 넘었다. 이 시기 통신 수단이 전화였다면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모바일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인쇄술, 화약의 발명과 맞먹는 인터넷이 등장한 것이 1991년이고 보면 세상은 엄청 변했다. ‘1987년 체제’ 곧 현행 헌법체제는 당시 민주화의 염원에 모든 초점을 맞춰 5년 단임 직선 대통령제를 채택했다. 20대 국회가 금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는 진화를 거듭했다. 하지만 선거제도, 정당 구조 등 대의정치의 기제는 옛날 그대로다. 민주화는 이미 성취한 가치다. 국민들은 공정한 복지사회를 원하고 있다. 4·13 총선은 지금의 정치제도가 과연 변화된 국민의 정치적 욕구 수준에 걸맞은 제도인가에 많은 의문을 던졌다. 유권자들은 여당을 제2당으로 끌어내리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에 600만 표가 넘는 27%의 득표를 안겨주었다. 대통령의 독선적인 권력 행사, 양당 중심의 기득권 정치에 염증을 느꼈다. 국민들은 양극화 등 격차 해소, 개인의 자유권 확대, 다양성과 통합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를 이룬 이번 국회는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칫 자파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정권 쟁탈전에 몰입하기 쉽다. 현행 헌법이 지속된 지 한 세대를 맞는 시점에 개원되는 20대 국회는 지금의 대통령과 국회 관계 등 권력 배분 시스템을 총 점검할 헌정사적 소명을 갖고 있다. ‘87년 체제’가 다음 한 세대, 미래 30년까지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개선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과거보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51대49라는 다수결의 원리는 존중되지만 승자가 독식하면 ‘49’의 협력을 끌어낼 수 없다. 득표의 지분만큼 권력을 나누자는 생각이 먹혀들고 있다. 새 국회는 가급적 빨리 헌정 발전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개헌이 모든 국정 현안을 삼키는 블랙홀이라며 금기시하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개헌안을 두고 내년 대선에 적용할지, 차차기 대선부터 적용할지는 나중에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해도 된다. 지금처럼 원내 어느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국회선진화법이 계속 유효한 상황에서 국회와 대통령이 대립하면 국정은 교착상태를 면치 못한다.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두면 대통령제보다 내각제나 내각제 요소를 더 가미한 권력구조가 적합할 것이다. 국회 헌정 발전 기구가 가동되면 지금의 소선거구제 외에도 다양한 선거제도를 논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더 촘촘하게 반영할 수도 있다. 원 구성도 차일피일하는 20대 국회에 개헌 문제까지 논의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대선 구도가 정립되지 않았지만 유력 대권주자들이 개헌에 관한 소신을 밝히는 국면이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각 정파가 국회를 대선 고지의 교두보로 삼고 대중영합 입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 20대 국회는 19대 식물국회보다 더 못한 ‘나라를 망치는 국회’가 될 수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이나 지금 남미 국가들이 쇠락하는 원인도 귀족이나 정치 엘리트들이 이기주의에 빠진 대중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재정을 파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장기 침체, 청년 일자리 부족, 저출산 고령사회 진입 등 난국을 맞고 있다. 여차하면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데 벌써부터 표밭을 겨눈 ‘포퓰리즘 입법’들이 춤을 추고 있다. 대통령의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로 20대 국회는 출범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황금 분할의 의석 분포는 잘 쓰면 한국의 의회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보약이 되겠지만, 잘못 쓰면 돌이킬 수 없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는 협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의 낡은 대의정치의 기제를 개별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순식간에 집단지성으로 공론화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맞게 과감하게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주필
  • [사설] 20대 국회 포퓰리즘 입법 경쟁으로 시작할 텐가

    20대 국회 임기가 어제부터 시작됐다. 성년을 맞이한 20대 국회에 국민이 부여한 책무는 4·13 총선을 통해 확인된 대화와 타협의 정치, 상생과 협치의 정치를 실현하라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있는 한 국회가 정치 쟁점에 매몰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19대 국회에서 충분히 경험했다. 여야 3당 지도부는 이 같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이라도 하듯 이번 국회에서만큼은 상생의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총선 민의를 받들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정 대표는 “ 총선 민의를 받아들여 대화와 타협의 정치, 상생과 협치의 정신으로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균형 잡힌 당·청 관계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도 민생 정당의 면모를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 총선 민의인 경제정책 전환을 촉구하면서도 “정치 쟁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국민과 약속한 민생에 충실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소속 의원들을 독려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우리가 민생에 전념할 수 없도록 하는 방해와 꼼수가 있지만 우리는 민생에 대한 충실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민생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역시 국회와 정부가 합심해 민생을 챙기자고 합창했다. 그는 20대 국회에서는 대결과 긴장에서 화해와 평화의 한반도로 전환, 각 분야의 격차해소, 증세 없는 복지 철회와 복지재원 사회적 합의, 안전사회를 위한 제도 정비 및 실천 감시, 부채 증가 속도 감소와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 등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의 각오와 다짐만 보면 상생과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시작부터 ‘포퓰리즘’이라는 과거의 타성은 버리지 못했다. 20대 국회 1호 법안 제출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벌인 경쟁은 좋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포퓰리즘’의 발로인 것만은 분명하다. 1호 법안을 접수시키기 위해 국회 의안과 의원접수센터에서 그제 오전부터 여야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이 정도는 애교로 치부할 수 있지만 야당이 추진할 법안들을 보면 인기영합적인 요소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총선에서 두 야당이 공약한 청년고용할당제는 대기업의 반대가 심하다. 나아가 더민주의 공약인 국민연금의 공적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국민연금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법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여소야대의 힘만 믿고 법안을 처리한다면 협치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깨어질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국회 원 구성부터 정해진 시일 내에 완료하는 것이다. 나아가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정쟁법안과 민생법안을 분리 대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쟁을 피할 수 있고, 여야 지도부가 공언한 대로 20대 국회가 민생을 위한 상생과 협치의 국회가 될 수 있다.
  • [사설] 20대 국회 시작에 성패 달렸다

    20대 국회가 오늘 첫발을 뗀다. 어느 정당도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 문을 여는 20대 국회 앞에는 결코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내적으로는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가중되고, 구조조정은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으며, 심화되는 양극화로 계층·지역·세대 간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가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에서 비롯되는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 조짐 등 우리 앞에 닥친 외교·안보적 도전과 숙제도 만만치 않다. 국가적 명운이 걸린 이런 중대한 시기에 20대 국회가 출범하는 것이다. 이 숱한 난제들의 해법을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국민의 총의를 모아 제시해야만 한다. 지난번 총선을 통해 국민들은 결국 “협치(協治) 외에는 답이 없다”는 냉철한 판단을 내리고 16년 만의 여소야대 국면과 함께 여야 3당 체제를 만들어 냈다. 어제 역대 최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역사 속으로 퇴장한 19대 국회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말라는 준엄한 명령이기도 하다. 사실 19대 국회는 여야의 대립과 반목으로 무엇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법안 처리율은 채 50%를 넘지 못했고, 법안 1개 처리 기간은 평균 517일이나 걸렸다. 툭하면 법안을 연계해 무쟁점 법안마저 발목을 잡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도 했다. 오늘 20대 국회를 시작하는 여야 정치권이 새겨들어야 할 속담이라고 할 만하다. 시작과 동시에 절반은 해 냈다는 것은 제대로 첫걸음을 떼었을 때 그렇다는 뜻이다. 싹수가 노랗다면 나무는커녕 쭉정이로 말라 죽어 버릴 것이다. 국민들은 정쟁만 일삼은 19대 국회를 심판하면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입버릇처럼 민생을 외치지 말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원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야당은 습관적인 반대 관행을 버려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 대화하고 타협하지 않는다면 20대 국회도 불임국회로 낙인찍힌 19대 국회와 한 치도 다를 바 없이 고비용 저효율의 비생산적인 국회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선진화법은 계속 유효하기 때문이다. 여도 야도 단독으로는 법안 등을 처리할 수 없는 만큼 협치 외에는 답이 없는 셈이다. 물론 ‘임을 위한 행진곡’ 파동과 이른바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파문을 비롯해 협치를 위협하는 암초는 앞으로도 곳곳에서 돌출할 수 있다. 문제는 그 해법이다. 때마다 정쟁만 일삼는다면 20대 국회도 희망은 없다. 20여일 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손을 마주 잡고 협치를 약속한 바 있다. 20대 국회만큼은 법정 시한 내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도 했다.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대한 대답이었을 것이다. 오늘 임기를 시작하지만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20대 국회가 공식 출범한다. 여야 3당은 각각 1호 법안 발의를 예고하는 등 첫발을 뗄 준비로 분주하다. 앞서 강조했듯이 시작이 중요하다. 개원 초기에 20대 국회의 성패가 달려 있다. 여야가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지금까지 보여 주지 못한 거대한 정치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 운영 험난한 여소야대 정국 국민의 명령 ‘협치’ 나서라

    여야 공통정책 협치 출발점 독식 말고 양보정신 가져야 20대 국회가 30일 닻을 올린다. 16대 국회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지난 4·13 총선 결과에서 드러난 유권자들의 강력한 요구인 ‘협치’(協治)의 시험대에 올랐다. 박관용 16대 국회의장은 19대 국회 종료일이자 20대 국회 출범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특정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때보다 국회 운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협치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임채정 17대 국회의장도 “여야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로부터 벗어나려면 상대 진영에 조금 더 양보하겠다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협치를 역으로 보면 고집부리지 말고 독식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조언했다. 20대 국회가 직면한 과제들은 하나같이 만만찮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촉매제로 저성장과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동반 상승하는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와 경제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한다. 19대 국회 내내 여야 갈등의 중심에 놓였던 ‘증세 없는 복지’와 ‘증세를 통한 복지’ 논쟁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고개를 들고 있는 개헌론은 정치권의 대응 방식에 따라 새로운 ‘시대정신’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박명호 한국정당학회장은 “여야가 공유하는 공통 정책을 협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생 과제를 정쟁의 볼모로 만들지 않으려면 여야가 19대 ‘식물 국회’의 원인으로 꼽히는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새로운 활용 전략도 찾아야 한다. 쟁점 사안에 대한 여야의 무분별한 ‘연계 전략’이 지속되는 이상 협치는 또다시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또 협치의 3대 축을 형성하는 여·야·정 관계 역시 살얼음 위를 걷는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간 지난 13일 청와대 회동은 협치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지난 27일 ‘상시 청문회법’에 대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대치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아프리카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이 다음달 5일 귀국한 이후 꺼내 들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정권 말기 ‘국정 장애물’ 제거·찬성했던 與 의원엔 경고 메시지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법안 소멸 판단 20대서 재의결 요구하면 완충공간 생겨행정부에 대한 국회우위 정국 사전 차단야당서 반발해도 경제 프레임으로 반격 이번 주초 국회법과 관련한 청와대의 관점은 2가지로 압축돼 있었다. 19대 국회에 재의결을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20대 국회에서 재의결을 요구할 것인가였다. 상시 청문회가 가능해지면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통제 권한이 강화돼 3권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는 일찌감치 도달한 상태였다. 20대 국회에 재의결을 요구한다면 정치적으로는 일정한 완충공간이 생기는 장점이 있었다. 어찌 됐거나 여야 간 표대결이라는 기회가 한 차례 더 주어지는 만큼 야당의 반발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3분의2의 찬성으로 재의결되면 대통령은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어 이 현안을 20대 국회까지 끌고 가기를 무척 부담스러워했다. 19대 국회에 재의결을 요구한다면 법안은 실질적으로 소멸될 것으로 판단했다. 20대 국회에서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만든다 해도 선진화법의 적용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대신 야당의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는 게 부담이었다. 청와대는 27일 ‘극한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조기 진화’를 택했다. 여권 내에서는 ‘상시 청문회법’이 여소야대의 현실을 가장 극명하게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상시 청문회법이 행정부에 대한 국회 우위의 정국을 직접적으로 조성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정권의 남은 임기 동안 최소한 행정부와 국회 간의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국정운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 법안 통과에 찬성한 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여당 내 분위기를 다잡는 효과도 고려했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청와대가 구상하고 있는 20대 국회에서의 ‘협치’는, 정부·여당과 야권 간 ‘좋은 게 좋은’ 그런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은 듯 보인다. 도리어 ‘긴장과 경쟁’에 더 가까운 개념일 가능성이 크다. 출발부터 ‘경제와 민생 프레임’을 누가 선점할 것인가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회법에 대해서는 더이상 논란이 일지 않고 20대 국회는 총선 민의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경제와 민생을 챙기고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국회법 논란을 마무리 짓기를 바랬다. 20대 국회 들어 야권이 계속 반발하더라도 ‘경제와 민생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으로 반격을 할 여지를 내다본 발언으로 이해된다. 열흘쯤 순방 일정을 남겨놓은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일을 둘러싼 극렬한 정치적 공방에서 비켜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로 볼 수 있다. 다음달 초 20대 국회 개원 즈음에는 순방 성과 보따리를 안고 귀국한다.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국회선진화법 딜레마 풀 곳은 법 만든 국회뿐

    헌법재판소는 어제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4년 12월 정의화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하자 국회선진화법 위헌 소송을 준비하면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했다. 이번 각하 결정은 일반적으로 청구행위가 부적법한 것이어서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하는 법률 행위다. 국회 선진화법 관련 문제는 국회 스스로 해결할 문제지 헌재의 처분에 맡길 성격이 아니라는 의미다. 헌재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서 “의사 절차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존중해야 하고, 표결 실시 거부행위가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위험성이 없다”고 결정했다. 선진화법 자체가 다수결의 원리나 의회민주주의에 반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선진화법은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19대 국회부터 시행된 것으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쟁점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재적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하도록 한 것이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날치기 통과 등의 악순환을 끊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인한 입법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문제점도 노출해 19대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헌재의 이번 판결로 국회 선진화법의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의 위헌 여부를 묻는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국회가 법안 통과 절차를 규정한 국회법을 둘러싼 갈등을 외부 기관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4·13 총선 결과로 형성된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논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여야 3당 체제에서 누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독주는 불가능해졌고 소통과 협치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선진화법 현행 유지가 결정되자 여야는 즉각 “협치의 정신을 살려 양보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최근 파행으로 막을 내린 5·18 기념식이나 상시 청문회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상황을 보게 되면 우려가 앞선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적의 공통분모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정치의 묘미다. 19대 국회가 여야의 대치와 파행으로 얼룩진 것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이 아니라 ‘균형과 견제’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고 대통령은 물론 여야 수뇌부들조차 합창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황인 남북관계, 민생문제, 노동개혁, 기업구조조정 등은 소통과 협치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현안이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이 심기일전하여 19대 국회와 차별화된 희망의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국회 권력을 장악한 야권도 책임감을 갖고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 “선진화법, 巨野 견제 무기” 누그러진 與… 속으로 웃지 못한 野

    “선진화법, 巨野 견제 무기” 누그러진 與… 속으로 웃지 못한 野

    “악법 중의 악법” 뜯어고치려던 與 “개선 위해 종합대책 마련” 논평 ‘개정’ 아닌 ‘개선’으로 표현 주목 2野, 새누리 요구 각하 겉으론 끄덕 속내는 “개정 필요하다면 논의할 것” 개정 결사반대 19대 국회 때와 달라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조항(국회법 85조의 2)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26일 각하되면서 정치권의 분위기가 묘해졌다. 19대 국회 내내 선진화법 개정에 목소리를 높였던 여당과 이에 반대한 야당 모두 고민 끝에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20대 국회가 ‘여소여대’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선진화법에 대한 여야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우리가 협치를 통해 좀 더 양보하고 타협하고 성숙된 의회 민주주의를 이루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오늘 결정에 따라 곧 출범할 20대 국회에서 선진화법의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게 됐다”면서 “선진화법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앞장설 것”이라고 논평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뜯어고쳐야 한다던 새누리당의 입장이 상당히 누그러진 셈이다. 또 ‘개정’이 아니라 ‘개선’으로 표현한 대목도 주목된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발목을 잡았던 선진화법이, 과반이 붕괴된 20대 국회에선 거대 야당을 견제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인식된다. 야당은 새누리당의 요구가 각하된 데 대해 겉으로는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차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선진화법은 여야가 타협과 합의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만든 법이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귀결이다. 선진화법의 취지에 따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20대 국회에서 개정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양당 모두 “개정할 필요가 있다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더민주 측은 “새누리당이 헌재까지 들고 갈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면 20대 국회에서 개정 필요성을 제기할 경우 논의의 테이블에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화법 개정 결사반대를 외쳤던 19대 국회 때와 입장이 사뭇 달라진 것이다. 선진화법은 국회 상임위원회의 재적위원 5분의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수 정당이 다수 정당의 날치기 처리 등 횡포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극심한 정쟁을 유발하면서 ‘식물국회’를 낳았다. 법을 개정하려 해도 5분의3의 동의가 필요해 20대 국회에서도 개정은 난망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헌재, 국회의 자율성 존중한 판단

    헌법재판소가 26일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심판 청구사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한 논거는 크게 청구 자체의 부적법성과 국회의 자율성 존중 두 가지다. 새누리당 의원 19명은 지난해 1월 심판을 청구하면서 국회의장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각각 법률안에 대한 직권상정(심사기간 지정)과 신속처리 대상안건 지정을 거부한 행위가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12월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등에 대한 직권상정 요청에 대해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여야 합의 등 3가지로 지정사유를 제한한 국회법 85조 1항을 근거로 거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조항이 사실상 만장일치를 요구해 헌법상 다수결의원칙과 의회주의원리를 위배해 위헌이라는 것이 청구인 측 논리였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되더라도 국회의장과 기획재정위원장 등에게 직권상정이나 신속처리 안건 지정의 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의원의 권한이 침해될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여야가 합의한 경우 등 직권상정 요건을 갖췄더라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2015년 1월 기재위원장이 국회법 85조의 2항을 근거로 서비스산업발전법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요건을 갖춘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가 소관 위원장에게 제출돼야 비로소 위원장이 지정 여부의 표결을 실시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며 “이 사건은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지정을 위한 표결 실시 거부 때문에 청구인의 표결권이 직접 침해당할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요구할 당시 요건인 재적 과반수(14명)에 못 미치는 의원(11명)만 참여했기 때문에 의결 종족수 규정(재적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은 따져볼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직권상정을 요청했을 때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입법부작위에 의한 위헌’이라는 청구인 주장 역시 국회 입법권 존중을 근거로 각하했다. 국회 선진화법 조항 도입 자체가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부적법하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재판관 9명의 의견이 각하 5, 기각 2, 인용 2로 나뉜 것은 그만큼 헌재 내부에서도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음을 뜻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포토] 헌재 “국회선진화법, 의원 권한침해 없다”

    [서울포토] 헌재 “국회선진화법, 의원 권한침해 없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심판정에 앉아 있다. 헌재는 이날 필리버스터(합법적의사진행 방해)와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해야 법안을 상정할 수 있는 일명 ’국회선진화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주호영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7명이 제기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 심판을 각하 결정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헌재 국회선진화법 내일 선고… 청구인용 땐 재개정 불가피

    “자율해결 않고 권한쟁의 부적절” 재판관 9명 중 5명 이상 찬성 결정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2012년 개정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권한쟁의심판 청구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오는 26일 결론을 낸다. 지난해 1월 주호영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상대로 심판을 청구한 지 16개월 만의 결정이다. 이번 헌재 결정은 지난 4·13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의 구도가 된 20대 국회의 운영 향배와 여야의 정국 대응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뤄질 국회법 권한쟁의 심판 결정은 헌법소원 사건과 달리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 이상의 찬성에 의해 가려진다. ‘청구인용’과 ‘청구기각’ 혹은 ‘각하’ 등 세 가지로, 청구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국회선진화법은 절차상 하자로 인해 원인무효가 돼 재개정이 불가피하다.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법 85조 1항에 규정된 신속처리 안건 지정 요건이 헌법이 정한 다수결의 원칙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신속처리 안건은 재적 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으로 지정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헌법 49조에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는 것을 핵심 근거로 꼽고 있다. 청구인들은 특히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한 경우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사실상 만장일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실시된 공개변론에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청구인 자격으로 출석해 “헌법에 따라 의사결정은 일반 다수결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국회의원 개개인이 갖고 있는 헌법상 권리가 침해받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 의장도 신속처리안건 지정 기준을 과반 이상으로 변경하는 국회법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헌재는 기본적으로 헌법 논리 등 법리 판단이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3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법리 문제, 헌법 이론, 여러가지 쟁점과 각국 입법례를 검토해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19대 국회 회기 전에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을 앞두고 과연 이번 청구소송이 헌재에서 다룰 문제인지에 대해선 헌재 및 법조계 내에서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공개변론 당시 박 소장은 “입법부 다수를 구성하는 의원이 입법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헌재로 가져와 권한쟁의를 따지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진성 재판관도 “지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사태의 원인은 법률조항에 위헌성이 있어서라기보다 교착상태를 타개할 법을 입법하지 못한 입법 부작위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재 연구관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헌재에 떠넘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해석은 정치권이 하는 것이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헌재는 최근 재판관 평의를 통해 최종 결정문 검토작업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헌재는 이날 옛 통합진보당이 헌재가 내린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지난해 2월 청구한 재심 사건도 선고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與 “식물국회 주범” 野 “의회 민주주의 산물”… 협치 정치 새 뇌관

    與 “식물국회 주범” 野 “의회 민주주의 산물”… 협치 정치 새 뇌관

    새누리 “쟁점법처리 걸림돌 안돼” 더민주 “법 개정안으로 해결 가능”국민의당, 캐스팅보트 존재감 기대 정치권은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현 국회법의 ‘권한쟁의 심판’ 결과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이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침해했는지를 가리는 오는 26일 헌법재판소의 판결 결과에 따라 여소야대 정국으로 전환된 20대 국회의 운영방식 및 주도권도 영향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 3당은 20대 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새로 발의할지와 관련해서도 이날 판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이 날치기 통과 관행과 ‘폭력 국회’ 오명에서 탈피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충분한 숙고 없이 도입된 이후 오히려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 법으로 전락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의회 민주주의의 산물인 국회선진화법에 위헌적 요소가 있을 수 없고, 문제점 역시 의회에서 논의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입법부 스스로 만든 법률에 대한 판단을 사법부에 떠넘긴 것 자체가 불명예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소야대로 바뀐 20대 국회에선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의 총 의석 수 역시 167석으로 180석에 미달돼 야당 역시 국회선진화법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차기 집권을 노리는 더민주는 향후 선진화법이 덫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38석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여야 협상에서 존재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해 1월 국회법 정상화 TF(위원장 주호영 의원) 주도 아래 국회의장,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주요 쟁점은 ‘재적 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으로 ‘신속처리 안건’을 지정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이 ‘재적 과반수 출석, 출석 과반수 찬성’의 다수결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었다. 한 당 의석이 180석 이상 되지 않는 한 여야 입장차가 첨예한 쟁점법안은 ‘식물국회’에서 사실상 처리가 불가능해 국정이 마비된다는 게 새누리당의 논리다. 이와 별도로 새누리당은 지난 1월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별도발의했다. 그러나 19대 국회 종료와 더불어 법안이 폐기되면서 20대 국회서 개정안을 재발의할 움직임도 일고 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일단 26일의 판결 결과를 지켜보고 당론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선진화법 시행 후 생기는 문제는 어디까지나 국회 안에서 개정안 등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새누리 김세연, 더민주 원혜영 의원이 국회에서 공동주최한 ‘제20대 국회선진화법 평가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도 “법안이 원내 물리적 충돌을 방지한다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여야 협치, 효율성 확보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새로운 국회를 기다리며/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새로운 국회를 기다리며/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영국 정치인이자 역사가인 액턴경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을 남겼다. 동서양의 역사를 보면 국가의 권력이 왕이나 군주에게 집중됐을 때 통치자의 의사에 따라 권력이 자주 남용됐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의 남용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결국 국가의 분열과 멸망을 가져왔다. 그런데 국가권력을 제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왕이나 군주에게 독점된 국가권력을 나누어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넘기는 것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히틀러나 동유럽의 구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통합된 권력의 위험성은 명확히 드러났다. 결국 인간의 지성과 이성이 아니라 ‘힘의 분할’과 ‘힘에 대한 힘의 견제’만이 바람직한 길인 셈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국가에서는 국가권력을 기능에 따라 나누고, 이를 각각 다른 기관에 맡기는 권력 분립을 채택하고 있다. 5월 말이면 제20대 국회가 출범한다. 4·13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어느 당에도 과반을 주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당과 힘을 합치는 것만으로는 국회선진화법이 정한 단독 법안 통과 정족수인 5분의3을 채울 수 없게 됐다. 국민의 뜻은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국회가 운영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기 당만이 옳다는 주장은 적어도 입법 과정에서는 더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앞으로 국회답게 운영되려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여소야대가 되면 대통령과 국회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 국민은 새로운 국회의 출발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국회 운영에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헌법은 권력 분립을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이나 행정부에 대해서는 국회의 견제가 당연히 예정돼 있다. 즉 국가 권력기관 간의 통제는 권력 분립의 본질적 요소이기에 일사불란한 입법 과정이란 어설픈 욕심이거나 헛된 꿈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보장, 사회질서와 공공이익이라는 입법 목적은 각자의 의견이 조화를 이루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찾아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어떠한 결정이 이루어졌을 때에는 비록 그 결정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그 결정이 입법 목적에 부합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4·13 총선에서 보듯이 다음 선거에서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수 세기 동안 권력 분립의 이론과 제도를 발전시켜 온 서구 민주국가들과는 달리 해방 이후 짧은 기간 권력 분립에 따라 국가를 운영해 온 우리나라는 성숙도에서 아직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에서는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발전했지만,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여지가 많다. 성숙한 민주국가로 발전하는 데 부족한 점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다수의 의견에 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관철하려고 여당 의원과 야당 의원을 가리지 않고 만나 설득하기도 하고 타협점을 찾기도 한다. 필요하면 마을 간담회에서 지역 주민이나 이해관계자를 만나 정책을 설명하고 자유롭게 의사를 교환한다. 정말 부럽다. 4·13 총선 결과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어느 당이나 국가기관에 권력이 집중되기보다 권력이 서로 통제되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회에서도 대화와 설득, 타협을 거쳐 국회의 의사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도가 생겼다. 제20대 국회의 운영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국회의 구도가 아니면 성숙한 민주국가를 만들어 갈 소중한 기회가 언제 우리에게 올 것인가. 인내심을 가지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한층 무르익은 민주주의로 나가기 위한 단련의 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국민이 깨어서 지켜보아야겠다.
  • [사설] 두고두고 반면교사 삼아야 할 19대 국회 실패

    여야의 무한 대치로 ‘뇌사’ 진단을 받곤 했던 19대 국회가 그제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민생 입법에는 굼뜨지만 의원 특권 누리기에는 발 빠른 행태를 마지막까지 실증하면서다. 이날 마지막 법안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통과시킬 때 본회의장을 지킨 의원은 재적의원 292명 가운데 185명뿐이었다고 한다. 근 40%인 107명이 이미 자리를 떴고, 이들 여야 의원 중 상당수는 각기 약속된 술판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이쯤 되면 하늘 아래 둘도 없을 법한 후진적 국회의 전형을 보여 준 셈이다. 여야는 이번에 일명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등 129건의 무쟁점 법안을 처리했다. 하지만 1만여건의 미처리 법안은 29일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운명이다. 이 중엔 현 정부가 고용 창출을 위해 사활을 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 4법 등 쟁점 법안이 다수 포함돼 있다. 4·13 총선 뒤 여야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자”며 여권이 발의한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야권이 제안한 청년고용촉진법 등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마저 식언이 됐다. 혹자는 19대 국회의 입법 반영 건수가 역대 최다라고 변명한다. 하지만 입법발의 건수 역시 최다인 데다 선심성 지역구 지원 법안이 통과 법안의 대다수이고 나머지는 무더기로 폐기됐지 않나. 이는 19대 국회의 비효율과 인기영합주의를 방증하는 또 다른 증거일 뿐이다. 문제는 19대 국회의 이런 양태가 20대 국회에서는 달라지느냐 여부다. 19대 국회는 여당이 과반인데도 법안의 명칭과는 딴판으로 국회를 후진시킨 국회선진화법에 막혀 ‘식물국회’라느니, ‘불임국회’라느니 하는 조소만 듣지 않았나. 여소야대인 20대 국회마저 여야 간 비타협이나 국정 발목 잡기로 얼룩진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다면 대한민국에 무슨 희망이 있겠나. 그런데도 여야가 말로는 민생 우선을 외치면서 정계 개편 등 정치 이벤트에 더 정신이 팔린 듯해 걱정스럽다. 19대 국회의 타락에 책임이 큰 정의화 국회의장조차 신당 창당을 입에 달고 다닌다니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 대학의 커리큘럼에는 실패학도 들어 있다고 한다. 여야가 19대 국회의 온갖 실패 사례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여든 야든 총선 민의를 받들어 서로 경청하면서 이견을 절충하는 협치의 의정상을 제대로 정립해 나가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 [사설] ‘상시 청문회법’ 부작용만 겁낼 것은 아니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상시적인 청문회 개최를 가능케 한 국회법 개정안이 그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그동안 새누리당이 반대해 처리되지 못하다가 비박계 일부와 탈당 무소속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가결됐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청와대는 격앙하고 있다. 청와대는 “정부를 상대로 사실상 매일 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이라면서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에 앞서 부랴부랴 상시 청문회 내용을 삭제한 수정안을 발의했지만 부결됐다. 이번 개정안은 정의화 의장의 주도로 지난해 마련됐다. 기존 국회법은 청문회 대상을 국정조사 등을 위한 중요 안건으로 제한한 반면 개정안은 상임위 소관 현안이기만 하면 과반수 의결로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청문회는 국회선진화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청문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야당은 이미 가습기 살균제 사태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어버이연합 지원 관련 청문회를 공언해 온 터라 20대 국회는 청문회 개최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동안 국회 청문회가 파행적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특정 인물 망신 주기는 예사였고, 고성과 삿대질, 일방통행식 문답 등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청문회 풍경에 국민들이 넌더리를 낼 정도다. 오류나 의혹을 바로잡기보다 자기 홍보에만 혈안이 된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상시 청문회가 낳을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국회 본연의 권한이고 의무다. 정부의 중요한 정책과 행정에 대해 국회는 끊임없이 살펴봐야 하고, 부족한 게 있으면 고치도록 채찍질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정부와 공무원들은 주요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국회, 특히 야당을 도외시하지 않았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 청문회가 파행적으로만 비치는 것은 인사청문회에 대한 기억 때문인 측면도 있다. 반면 상임위의 상시 청문회는 대부분 정책 청문회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점치는 이들도 있다.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에 대한 평가는 총선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제동을 건 것은 바로 국민이다. 국회와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고민해 행정을 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국회법 개정안은 이런 측면에서 청와대와 국회의 협치를 위한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상시 청문회법’이 제 역할을 하려면 야당의 자제가 전제돼야 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부에 대한 야당의 견제 권한은 막강해졌다. 상시 청문회란 날개까지 달게 됐다. 그렇다고 사사건건 청문회를 열면 국정이 마비될 수 있다. 정치 공세로 악용한다는 비판에 맞닥뜨릴 것이다.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안만을 정선(精選)하는 자제력이 필요한 이유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청문회를) 남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약속을 천금같이 지켜야 할 것이다. 상시 청문회의 성공은 야당에 달렸다.
  • 상시 청문회법, 협치 뒤흔들 ‘태풍’

    野 “靑 거부권 행사 땐 민의 짓밟아”… 정치권 정면충돌 ‘제2 국회법’ 파동 이른바 ‘상시청문회’법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비화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은 ‘제2의 국회법’ 파동으로 번지며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20대 원 구성 협상과 맞물려 여야 협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여소야대로 전환된 정국이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이어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20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각각 ‘행정부 마비법’, ‘20대 개원과 동시에 개정 추진’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면서 “현안마다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할 경우 공무원이 어떻게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나. 입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고, 행정부가 거의 마비 상황에 올 수 있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는 법을 선진화법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마지막에 어수선할 때 여야 합의 없이 의장이 독단적으로 상정, 통과시킨 게 문제”라며 “20대 국회에서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의장 권위를 무시하는,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 논란에 대해서도 “의장이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니다”라며 “법사위를 통과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본회의에 (의사)일정을 잡아야 하고, 그 일정을 잡는 건 전적으로 의장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재적 위원) 3분의1 이상(요구 시 개최할 수 있는 것)으로 허용됐다 하더라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근본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총선 민의를 또 한 번 짓밟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청와대 측은 “거부권 행사는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가 정부로 법안을 넘기면 그때 가서 대응 절차를 판단해 봐야 한다”고만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상시 청문회’ 국회법 개정안 통과

    ‘상시 청문회’ 국회법 개정안 통과

    靑 “국정 발목” 與 “합의상정 어긋나” 신해철법 등 135개 안건 처리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가능해져 여야가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표면적으로는 ‘여야 합의 상정’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이면에서는 개정안에 담긴 ‘상시 청문회’ 허용에 반발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안한 국회법 개정안을 재적의원 222명 중 찬성 117명, 반대 79명, 기권 26명으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주요 안건 심사나 현안 조사를 위해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열 수 있으나 법안이나 국정감사·국정조사에 필요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논란이 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청문회 실시가 가능해지는 등 사실상 대상에 제약이 사라지는 것이다. 앞서 개정안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당시인 지난해 7월 운영위를 통과했지만 원유철 원내대표 체제 등장 이후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면서 ‘본회의 계류 법안’으로 묶여 있다가 이번에 전격 처리됐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개정안을 상정했다고 불만을 제기했지만 흐지부지됐고, 표결에서도 유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져 가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정안 통과 직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 법안”이라면서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이) 복당을 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대상으로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번에도 재현될지 주목된다. 여야는 또 이날 본회의에서 의료사고로 피해를 본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과 주사기를 재사용한 부도덕한 의사를 형사처벌하는 의료법 등 모두 135개 안건을 처리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온 노동개혁 관련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주요 경제 법안은 제외됐다. 야당이 요구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소비자 집단소송법, ‘사법시험 존치법’(변호사시험법), 세월호특별법 등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 법안은 여야 간 이견으로 19대 국회 종료(5월 29일)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다만 여야의 ‘주력 법안’이라는 점에서 20대 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다시 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야의 이견이 크다는 점에서 또다시 정쟁의 중심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 4년간 발의된 1만 7822개 법안 중 43.1%인 7683건만 처리됐다. 나머지 1만 139개 법안은 폐기된다. 발의 법안과 폐기 법안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19대 국회에서는 몸싸움이 난무했던 18대 ‘동물 국회’의 추태는 사라졌지만 여야가 국회선진화법 시행에 걸맞은 정치력을 보여 주지 못하면서 ‘식물 국회’로 전락한 탓이 크다. 한편 여야 3당은 20대 국회 개원일(6월 7일)을 20일 남겨둔 이날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에 돌입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19대 국회 민생법안 결자해지해 오명 씻어야

    19대 국회가 오는 19일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린다. 그제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그런 다짐이 공허하게만 들린다. 3당이 이날 “무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는 하나 기껏 100여건에 불과해 19대 국회에 계류돼 있던 1만여건의 법안이 자동 폐기될 운명이기 때문이다. 노동개혁 4법 등 해묵은 쟁점 법안들과 함께 전국 시도지사들이 입법을 촉구했던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민생 안건들이 덩달아 사장될 판이다. 여야는 추가 협상으로 각종 민생 법안들만이라도 이번 회기에 처리해 역대 최악이란 19대 국회의 오명을 씻기 바란다. 19대 국회는 의원 1명당 연간 6억여원의 예산도 모자라 국회 운영비를 물 쓰듯이 사용해 왔다. 예컨대 평창동계특위는 딱 한번 ‘21분 회의’를 했지만, 4400여만원의 지원을 챙겨서 나눠 쓰는가 하면 각종 상임위마다 외유성 출장을 가는 명목으로 혈세를 펑펑 썼다. 심지어 여야의 일부 상임위원장들이 특수활동비를 부인에게 생활비로 주거나, 아들 유학 자금으로 유용한 사실이 들통나 망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야 간 무한 정쟁에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의 덫에 걸려 법안 처리율은 역대 어느 국회에 비해서도 터무니없이 낮았다. 도덕적 해이에다 가성비마저 바닥 수준인 19대 국회는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런 19대 국회의 행태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는 순간까지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통탄할 일이다.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간 청와대 회동에서 이른바 ‘협치’의 물꼬가 트이는가 했다. 하지만 주요 쟁점 법안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 대치다. 3당은 총론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법안을 최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서비스산업발전법과 청년고용촉진법 등 각론에서는 딴소리다. 의원들 스스로 쌈짓돈처럼 쓰던 특수활동비의 내역을 공개하는 법안을 발의해 놓고는 슬그머니 자동 폐기를 기다리는 것을 보면 쓴웃음이 날 지경이다. 이처럼 후진적인 국회의 모습이 20대 국회로 이어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여야 3당이 4·13 총선 민의를 받들어 대화와 협력으로 새로운 의정상을 정립하기로 했다면 굳이 이를 20대 국회까지 미룰 까닭이 뭔가. 20대 국회에서 19대 때는 없던 감춰 둔 요술 방망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여야 3당이 당장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치를 실천해야 할 이유다. 19대 국회가 각종 민생 현안을 포함해 1만건의 법안을 이대로 팽개친 채 끝내 야반도주하듯 해산할 것인가. 이 경우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19대 국회는 해묵은 숙제를 가급적 임기 내에 결자해지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는 최소한 규제프리존특별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각종 민생 및 경제활성화 법안들에 관한 한 이견을 절충하는 마지막 성의를 보여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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