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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예산안·법안처리 ‘게이트’에 매몰돼선 안 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벌집을 건드려 놓은 듯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는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법인세 인상안 등 예산 부수법안과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400조 7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의 핵심은 청년과 노인 일자리 창출과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노동과 보건·복지 관련 예산만 130조원에 달할 정도여서 국회 예산 심의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각 상임위 예산 심의는 감액보다는 증액 일색이어서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증액한 항목만 4000여건에 예산 규모는 40조원이나 됐다고 한다. 최순실 게이트에 매몰돼 상임위의 예산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통상적으로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부 예산안의 1%인 4조원가량을 삭감하거나 증액하는 것이 관례다. 상임위에서 칼을 댄 예산 가운데 10%가량만 예결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순실 예산’에 대해서도 진위를 가리는 중이다. 예산조정소위에서 이른바 최순실 예산 4000억원가량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예산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이 다가오면서 예산 부수법안 등 변수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제 법인세 인상안과 소득세 인상안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기순이익 500억원 초과기업에 대해 법인세 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고, 5억원 이상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38%에서 41%로 인상하는 소득세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여당이 반대하고 있어 야 3당이 강행 처리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법인세인상안을 세입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하면 예산안에 앞서 처리하게 된다. 따라서 여당이 이 법안을 막을 방법은 예산안 합의를 거부하거나, 야당이 예산안을 부결하도록 해 법안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시적인 데다 정부와 여당이 예산안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법인세 인상을 거부하고 미르 재단 설립자금을 거둬 들였느냐는 비판적인 여론도 부담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누리예산 역시 뜨거운 감자다. 이 밖에도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활성화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 정부 예산안 회기 내 처리에 걸림돌이 되는 쟁점 법안들이 즐비하다. 12월 5일부터 시작되는 최순실 국정조사도 예산안 처리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여소야대 예산 국회에서는 국회선진화법도 무용지물이다. 정부 원안대로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도 야 3당이 부결시키면 그만이다. 여야가 협치의 길을 모색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나라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만큼 국회라도 예산안의 기한 내 처리로 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 8:1로 보수 짙은 헌재… 탄핵은 다르다?

    8:1로 보수 짙은 헌재… 탄핵은 다르다?

    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탄핵 정국의 막이 올랐다. 관심은 이제 두 가지다. 야 3당이 새누리당 비박계와 연대해 탄핵안을 국회에서 여하히 처리하느냐, 그리고 국회를 거쳐 넘어온 탄핵심판안을 헌법재판소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는 보수 색채가 강한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면면을 들어 내심 헌재가 박 대통령 지키기의 최후 보루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내년 1월과 3월에 박한철 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이 임기가 끝나는 만큼 남은 7명 중 2명이라도 반대하면 탄핵안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로 9명의 헌재 재판관 구성을 보면 보수색이 강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4월 박 대통령의 지명으로 헌재 수장이 된 박한철 소장과 조용호·서기석 재판관 등 6명이 보수적 인사로 분류되고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김이수 재판관과 여야 합의로 선출된 강일원 재판관 등 3명이 중도·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22일 서울신문이 최근 2년간 헌재가 내린 주요 판결 10건의 결정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런 성향이 확인됐다.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건 당시 헌재는 재판관 8명의 ‘인용’ 의견으로 통진당 해산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당 활동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6명 이상의 동의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예상이 많았으나 8명의 재판관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 통진당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며 첫 정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 김이수 재판관만이 “일부 내란 관련 활동을 모두 당의 책임으로 귀속시킬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해 5월 교원노조 가입자를 현직 교사로 제한한 ‘교원노조법’ 조항에 대해 8대1의 합헌 결정이 나온 것도 현 재판관들의 성향을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당시 대다수의 재판관들은 “해고된 교원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재판관은 “해직자가 포함된다고 해서 교원노조가 정치화될 위험이 없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생계형 성매매’ 처벌에 대한 논란 속에서 올해 3월 진행된 ‘성매매특별법’ 위헌심판에서도 헌재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성도덕이라는 공적 가치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 제한의 정도에 비해 작다고 볼 수 없다”며 자발적 성매매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부 및 전부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은 김이수·강일원·조용호 재판관 등 세 사람에 불과했다. 다만 재판관들은 이념 성향이 드러나기 어려운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못하게 한 현행법 ▲대통령 상관모욕죄 처벌 ▲국회선진화법 위헌 여부 등 판결에 대해서는 보수·진보 성향과 다른 의견을 냈다. 그러나 헌재 구성원들의 개별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로 드러난 박 대통령 혐의의 무게를 감안하면 탄핵 결정에 이의를 다는 재판관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12년 전 선관위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한 사안과 검찰이 특별수사본부까지 꾸려 수사한 박 대통령 사건은 중대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보수적인 재판관이라고 해서 기각을 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도 이를 하지 않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한 청구인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사전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헌재가 본안 심사에 들어갈 경우 대통령의 혐의가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지 살펴야 하는 만큼, 사실상 탄핵심판이 시작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막 오르는 국회 예산전쟁] 김영란법 때문에… ‘여소야대’ 정국… 野 출신 국회의장…

    기재부 “쪽지예산 거부”… ‘공문’ 폭탄 예고野, 본회의서 부결시키면 위헌 상태로 표류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 본회의 표결 가능성 국회의 2017년도 예산안 심사 정국은 예년과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예산 심사라는 점과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점, 그리고 국회의장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이 3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의원들의 위법적 예산 민원 관행인 ‘쪽지예산’이 김영란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앞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정상적인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예산 민원이 접수될 경우 ‘부정청탁’으로 간주하고 신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의원들의 예산 민원 행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23일 “공익적 고충 민원이면 김영란법에 걸리지 않는다 했으니 의원 직인이 찍힌 공문을 통해 (지역구 예산 민원을) 넣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의원의 ‘사익 추구’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쪽지예산’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선을 한 해 앞두고 여야의 대치가 점점 격렬해지는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시한인 12월 2일 이내에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야는 예산안 자동부의제를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국회선진화법)이 발효된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진 시한을 지켰다. 합의 실패 시 정부 원안 처리도 괜찮다는 여당이 다수당이었기 때문에 야당은 수정안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여소야대 정국이다 보니 여야의 예산안 협상이 불발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다수 야당이 부결시켜 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전처럼 위헌인 상태로 연말까지 표류하게 된다. 게다가 정세균 의장이 야당 출신인 데다 예결위원장까지 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맡고 있다. 이번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충돌이 그 어느 해보다 잦고 또 극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미르·법인세·누리 ‘예산전쟁’ 점화

    미르·법인세·누리 ‘예산전쟁’ 점화

    野 “K스포츠재단 등 전액 삭감” 與 “정치현안과 연계해선 안 돼” 2017년도 예산안 심사가 이번 주 막을 올린다. 24일 박근혜(얼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26~28일 종합정책질의 등 40여일간의 예산·입법 전쟁이 본격화된다. 파행과 공방을 되풀이했던 국정감사는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올 만큼 전운이 감돈다. 미르·K스포츠재단과 맞물린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감 불출석으로 여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법인세 및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등 불쏘시개들이 널려 있다. 여소야대로 바뀐 20대 국회 들어 첫 예산안 심사로, 야당 소속 예결특위 위원장과 야당 출신 국회의장의 존재도 긴장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예산 등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2017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최씨 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씨가 관여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2016년 904억원→2017년 정부 예산안 1278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창조경제’로 상징되는 ‘박근혜 대통령표 예산’도 대대적 삭감을 예고했고 지방재정교부율을 최소 2% 인상해 누리과정과 고교무상교육 등에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예산과 관련되지 않은 정치 쟁점으로 여야 합의가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야당에 적극 협조를 구한다”고 밝혔다. 정치 현안과 예산안이 연계되면 여소야대 지형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투트랙’으로 분리 대응하겠다는 속내다.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보다 11.4% 늘어난 만큼 이번에도 누리과정 국고지원은 없다는 게 새누리당의 방침이다. 이처럼 여야의 입장 차가 큰 터라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2년간 법정시한(12월 2일) 내 처리됐던 예산안이 올해는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여소야대 지형에서는 야당이 정부 원안을 표결로 부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여당과 야당 간 합의가 이뤄져야만 예산안이 제때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 부수법안을 놓고 혈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증세안을 담은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각각 당론으로 발의하고 여의치 않을 땐 예산 부수법안으로라도 통과시키겠다는 전략인 반면 새누리당은 정부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野, 세월호법 개정안 상정… 與, 안건조정위 ‘선공’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연장하는 내용의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두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전면 보이콧한 가운데 야당은 단독으로 상임위원회를 열어 개정안을 상정했다. 여당이 국회 선진화법을 활용해 이를 막아 냈지만 여야의 대립은 더욱 강대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농해수위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감에 앞서 전체회의를 갖고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다만 전날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등 9명이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한 상태여서 통과시킬 수는 없었다. 농해수위 김영춘 위원장은 “상정, 심의되기도 전에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하는 행위는 법안 심의를 원칙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국회법 57조 2항은 이견을 조정해야 하는 안건에 대해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안건조정위의 활동 기한은 90일로, 위원장과 여야 간사의 합의가 있기 전까지 최대 90일 동안은 일방적인 처리가 불가능하다. 상임위 차원에서 다수당이 법안을 ‘날치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치다. 새누리당은 앞서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의 개정안과 21일 박주민 의원의 개정안에 이어 이날까지 모두 3건의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를 인양한 뒤 새로운 전문가를 구성해 정밀 조사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30일 특조위 활동 기간이 공식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김 장관 해임 건의’에서 보여준 한국 정치의 퇴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새벽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야 3당이 건의안을 처리하면서 정국은 급격히 경색됐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은 건의안 처리 전날 국무위원들의 저녁 식사 시간 할애를 놓고 수준 이하의 설전을 벌이더니 어제도 입씨름을 계속했다. 대정부 질문이 자정을 넘기면서 본회의 차수를 변경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국회법 위반 시비를 제기하면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건의안 수용 불가를 밝히면서 감정적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파르게 전개될 참이다. 협치의 전통이 축적되지 않은 한국 정치가 내진 설계 안 된 건축물처럼 흔들리며 가뜩이나 민생고에 지친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할까 걱정이 앞선다. 20대 국회가 출범한 이래 여야는 틈만 나면 협치를 합창했다. 하지만 해임 건의안을 다툰 지난 23일 본회의장은 여야의 삿대질과 고성 등 불협화음만 가득했다. 4·13 총선으로 여소야대로 바뀌어 여야 간 공수만 교대했을 뿐 거야(巨野)는 밀어붙이고 소여(小與)는 의사 진행을 가로막는 구태는 그대로였다. 게다가 국무위원들이 여당의 의사 진행 지연술에 가세하는 전대미문의 볼썽사나운 풍경까지 벌어졌다.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19대 국회에서는 야당이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과 필리버스터 조항을 활용하더니 이제는 여권이 이를 새롭게 응용하는 꼴이다. 후진적 한국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도 모자랄 판에 하향 평준화로 치닫고 있는 격이다. 박 대통령이 인사청문회에서 저금리 대출 등 몇몇 ‘하자’가 드러난 그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 자체에 문제가 없진 않다. 그러나 그를 혹독하게 검증했던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조차 해임 건의를 반대하지 않았나. 김 장관 친모의 차상위계층 건강보험 혜택이나 전세 특혜 의혹은 충분히 해소됐다면서 말이다. 야권의 김 장관 해임 건의안이 무리해 보이는 이유다. 그가 장관에 임명된 후 대학 동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흙수저라 당했다”고 토로해 자질 시비를 자초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야권이 정책 능력은 살펴보지 않은 채 해임 건의안을 밀어붙인 것 또한 힘자랑과 감정적 처사로 비칠 수도 있을 듯싶다. 국정감사 일정이 차질을 빚는 등 정국 파행이 오래가면 국정을 책임진 여권에도, 수권 능력을 보여 줘야 할 야당에도 자충수가 될 것이다. 말 그대로 ‘해임 건의’안인 만큼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법리상 문제는 없다. 다만 수용하지 않는 첫 사례를 만드는 만큼 바람직한 선택일 리는 만무하다.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다른 출구를 찾거나, 김 장관 스스로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게 차선의 대안일 수도 있다. 여야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한다면 먼저 대국적으로 양보하는 쪽이 박수를 받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북핵 등 비상시국… 여야 냉각기 최소화, 접점 찾아야”

    “북핵 등 비상시국… 여야 냉각기 최소화, 접점 찾아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서 촉발된 청와대와 야 3당의 ‘치킨게임’으로 정국이 얼어붙었다. 청와대와 여당은 각각 “해임건의안 수용 불가”와 “국회 일정 전면 거부”를 선언했고, 야 3당은 “단독 국정감사 불사”를 외치는 상황이다. 정치권 원로들은 북핵 문제와 경제·사회현안 등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청와대는 물론 여야 모두 냉각기를 최소화하고 대화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어느 당도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3당 체제라는, 걸어 보지 못한 길에 들어선 만큼 힘의 논리를 배제하고 서로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 원로들 사이에서는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윤리위원장 출신인 인명진 목사는 “해임 결의는 직무와 관련된 부분이 관례적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설득력이 좀 떨어진다. ‘거야’(巨野)의 힘을 미르·K스포츠재단 진실규명 등 제대로 된 국감을 만드는 데 썼으면 좋았을 것을 감정적으로 흘렀다”면서도 “국무위원 필리버스터는 볼썽사나웠고, 여당의 국회 보이콧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정당 등 보수 진영에 몸담았지만 진보 진영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3당 체제인 데다 국회선진화법으로 협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격앙돼 단기적으로는 풀기 어려울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보면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길게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국회라는 곳이 최종적으로는 다수가결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면서 “힘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모두 지금은 격한 상태이지만 곧 냉정을 찾을 것”이라며 “대북 관계 등 정세가 어려운데 예각적 대립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불만이 있다고 해도 국감을 하지 않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며 국회를 포기하는 행위”라면서 “서로 입장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접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5선 의원을 지낸 박찬종 전 의원은 “법적으로 해임건의안 처리는 전혀 문제 없다. 여권에서 말하는 적법성, 정세균 국회의장 횡포는 말이 안 된다”면서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한다면 정신 나간 짓이다. 여야 협의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원로들은 박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수용 불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아쉬움을 표명했다. 인 목사는 “사려 깊지 않다. 절차가 어떠했든 국회가 결의한 것이고, 야당만 보지 말고 그들을 지지했던 국민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 전 장관은 “대통령이 끝까지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레임덕을 심하게 겪지 않으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결국 협상을 통해 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학자들은 “법리적 문제는 없지만 법의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쪽이 우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임 건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도 “다만 국민 의사로 추정될 수 있는 국회의 뜻을 따르는 것이 헌법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seoul.co.kr
  • 野3당 국회의원 전원 ‘경호원 멱살잡이’ 한선교 윤리위원회 제소

    野3당 국회의원 전원 ‘경호원 멱살잡이’ 한선교 윤리위원회 제소

    지난 1일 국회의장실에서 경호경찰관의 멱살을 잡아 형사고발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야3당 의원 전원이 징계안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정의당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국회 의안과에 ‘국회의원 한선교 징계안’을 냈다. 징계안에는 야3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서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부대표는 징계안 제출 후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의원이 사과를 했지만 ‘국회선진화법’ 이후 첫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면서 “사과를 받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 문제에 대해 야당 의원들 전원이 엄중하게 받아들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한 의원은 지난 1일 밤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장 경호경찰관의 멱살을 잡아 물의를 빚었다. 이에 전직 경찰서장인 장신중 경찰인권센터 소장은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한 의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에는 전·현직 경찰관 350명이 참여했다. 한 의원실은 한 의원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지난 5일 한 의원이 멱살잡이 피해를 입은 경호경찰관에게 직접 찾아가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도자료로 배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윤선·김재수 임명 강행’에 국민의당 박지원 “朴대통령 고집불통”

    ‘조윤선·김재수 임명 강행’에 국민의당 박지원 “朴대통령 고집불통”

    각종 ‘특혜·도덕성’ 논란으로 야당의 ‘부적격’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윤선(문화체육관광부)·김재수(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래 박 대통령은 국회를 무시하는 분 아닌가. 한마디로 고집불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한다고 하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 새누리당의 지도부는 야당에게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라는 사전 전화 한마디는 해야 된다. 아무런(전화가 없었다)···”이라면서 “아무 소리 않고 있다가 뒤통수 딱 쳐버리는 게, 과연 대통령이, 청와대가, 새누리당이 협치하자? 이 태도가 저는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면서까지 강하게 반발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사와 관련해서는 “청와대에 맹목적 충성을 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에서 몸싸움 하는, 소위 좀 막말로 표현을 하자면 ‘동물국회’는 사라졌는데 집권여당이, 제1당이 그렇게 뭐 몇 분은 술도 먹고 그랬나 보다”라면서 “그래서 멱살잡이까지 했는데 이번에 국회 특권 내려놓기에 멱살잡이도 내려놔야 한다”며 국회의장실을 경호하던 경찰의 멱살을 잡아 경찰들로부터 고발 위기에 직면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을 힐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기국회 파행에 추경안 처리 무산 등…20대 국회의 불명예스러운 ‘최초’

    정기국회 파행에 추경안 처리 무산 등…20대 국회의 불명예스러운 ‘최초’

    20대 국회가 첫 정기국회부터 사상초유의 불명예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일하는 국회’, ‘민생을 위한 협치’를 다짐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정기국회 첫날부터 배출된 기록은 사상 초유의 추가경정 예산안(추경안) 처리 무산 가능성이다. 이미 지난달 여야 원내지도부의 추경안 처리 합의가 두 차례나 파기됐으나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논란으로 또다시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고, 2일도 여야가 대치를 이어감에 따라 자칫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야의 ‘치킨게임’으로 추경안 처리 무산이 현실화한다면 제헌 국회 이후 최초사례로 기록된다. 1일 국회의장의 국회 개회사에 ‘여당’이 반발해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한 것도 최초다. 지난 1990년 민자당 출범 후 첫 임시국회에서 김재순 국회의장이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다수여당과 소수야당으로 양립된 모습을 갖췄다”고 말한 데 항의하며 평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사례가 있지만 당시에는 ‘야당의 보이콧’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 경우가 다르다. 특히 정부·여당이 줄곧 강조했던 ‘민생 추경’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촉구하면서 ‘보이콧 해제’를 촉구하는 것도 과거 국회사에서 전례를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정 의장의 개회사 논란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사퇴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이와 별개로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정치적 압박 카드’에 그치지 않고 정 의장을 실제로 윤리위에 제소한다면 이 역시 헌정사상 첫 사례라고 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야당 단독으로 진행된 것은 2000년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첫번째 사례였다. 또 지난 7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의 2015년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데 대해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이후 첫번째 날치기”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추경안과 함께 처리될 예정이었던 2015년도 결산안이 국회 파행 속에 덩달아 처리가 늦춰지면서, 지난 2011년 이후 5년 연속으로 국회법상 처리기한(정기국회 시작 전날인 8월 31일)을 넘겼다는 불명예 기록도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막 오른 정기국회, 민생만 바라보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이번 정기 국회에 거는 기대는 특별하다. 4·13 총선의 민의가 요구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협치의 시험대인 까닭이다. 그러나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생 문제가 찬밥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인사말을 통해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와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를 비판하자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것만 봐도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한다. 정기국회 개회와 함께 장관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각종 청문회가 잇따라 개최된다. 국정감사 기간에는 사드 배치로 갈라선 국론과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또다시 격돌할 게 뻔하다. 민생법안 처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서비스발전기본법을 비롯한 경제 관련법, 노동개혁 4법과 규제프리존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정했다. 야권은 이에 맞서 고위공직비리수사처설치법, 청년일자리창출법, 상법개정안, 세월호특별법 등을 앞세우고 있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주목된다. 아울러 정기국회 본연의 업무인 400조원이 넘는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진통이 불가피하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누리과정 예산을 처리하려면 먼저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법안부터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추경안 합의 과정에서도 확인했듯이 여야가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밖에도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 문제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정기국회 개회식에 맞춰 추경안이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추경안 합의 과정에서 여야가 양보는커녕 합의 사항을 번복하는 등 협치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추경안 최종 합의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조금씩 양보한 타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여야 지도부는 추경안 사례를 거울삼아 정치력 부재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여야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는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당의 정체성에 반하는 내용까지 강요하는 것은 협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도 처리된다는 보장이 없다. 여야 합의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야는 무쟁점 민생법안을 볼모로 정쟁을 하는 폐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쟁점이 있는 민생법안이라도 만족할 수는 없어도 한발씩 양보하는 타협의 정신이 요구된다. 민생을 외면하는 정당은 내년 대선에서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두렵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사설] 일자리 추경안 방치하곤 잿밥에만 관심 두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추경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이른바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이 이어지면서다. 내년 예산안을 심의할 9월 정기국회가 임박한 터라 자칫 추경안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우리 경제에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려고 여야는 일자리 창출과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 추경에 합의했었다. 그러나 어제 본지 보도에 따르면 애초 취지와 달리 각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지역구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고 한다. 여야는 불요불급한 민원성 예산을 욱여넣은 것도 모자라 아예 추경안을 고사시킬 요량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협치의 전범을 보여 주기 바란다. 한국 경제는 지금 ‘수출 절벽’과 내수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세계적 보호무역 추세 속에 수출은 19개월째 뒷걸음질이고 가계도 지갑을 열지 않자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보다 국회가 먼저 추경의 시급성을 거론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후 여야의 행태를 보면 혀를 찰 노릇이다. 무엇보다 내수의 불쏘시개가 되고 일자리가 쓸려 나가지 않도록 방파제 구실을 해야 할 추경의 취지를 변질시킨 잘못이 크다. 농해수위에서 정부 추경안에 없던 광양항 인근 교량 건설, 산자위에서 울산의 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해 여야 합작으로 각각 수십억원이 넘는 예산을 끼워 넣은 게 단적인 사례다. 이 바람에 11조원 추경안에서 순수 일자리 창출 지원 예산은 겨우 1조 9000억원 규모라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집행의 타이밍이 생명인 추경을 ‘식은 죽’으로 만들고 있는 여야의 행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경환·안종범·홍기택 등 3인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추경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고, 새누리당은 실세 망신 주기 청문회는 안 된다며 버티고 있다. 민생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데 추경안 처리보다 더 시급한 그 무엇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새해 예산안 국회 제출 시한(9월 2일)이 코앞이 아닌가. 국회 예산정책처는 추경이 무산되면 일자리 7만개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20대 국회가 국회선진화법에 막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들었던 19대 국회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될 말이다. 여야는 말로만 ‘민생 우선’이니 ‘협치’니 할 게 아니라 추경안 처리에서 그런 대타협의 정신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 [‘오대수’ 만연 공무원 사회] 다시 도진 복지부동… ‘3년 일하고 2년 쉰다’는 DNA 꿈틀

    [‘오대수’ 만연 공무원 사회] 다시 도진 복지부동… ‘3년 일하고 2년 쉰다’는 DNA 꿈틀

    여론 반발 살라… 野에 찍힐라 책임 안 지려 하고 반짝 대책만 “미세먼지 대책을 왜 우리한테 물어봅니까. 국무조정실이나 환경부에 확인해 보셔야죠.” “‘전기세’가 아니라 ‘전기료’입니다. 세금이 아니라 요금인데, 이건 기재부가 손대는 분야가 아닙니다.”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부심하던 지난 5월과, 전기료 누진제 개선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최근 정부 경제정책 전반을 이끌어 간다고 자임하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괜히 골치 아픈 사안을 떠안기 싫다는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컨트롤타워’로 나서서 문제를 풀어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회적 반발과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책임지고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였고, 일정한 성과를 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초 담뱃값 인상이다. 당시 “서민들 주머니 털어서 나라 곳간 채우려는 꼼수”라는 비판부터 “20대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으름장까지 반발이 컸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혐연 분위기를 강화하고, 금연구역을 늘리고 흡연구역을 줄이는 등 종합 전술로 결국엔 2000원 인상을 관철시켰다. 그 과정에서 ‘애연가’였던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스스로 담배를 끊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여소야대를 가져온 20대 총선 이후 정부가 내놓는 정책의 무게가 떨어지고, 이슈의 핵심을 찌르지 못한 채 성과 대신 논란만 남기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관가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여일 만에 내놨던 미세먼지 대책은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로 끝났다. 정부부처의 국장급 간부는 “화력발전소 이외에 확실한 미세먼지 대책은 노후 경유차량 제어와 경유세 인상인데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모두가 여론의 반발과 ‘민생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대통령의 예상 지적을 피하고 싶은 눈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정권 4년차부터 ‘3년 일하고 2년 쉰다’는 공직 사회에 잠재해 있던 잘못된 DNA(유전자)가 발현된 것”이라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에 응한 상당수 공무원들은 ‘오·대·수’(오늘만 대충 수습하자)의 ‘복지부동’ 행태가 등장한 이유에 대해 정부청사가 세종에 있어서가 아니라, 정권 후반기에 책임지고 나섰다가 여론의 반발을 사거나 야권에 찍혀 눈 밖에 나는 상황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정권의 레임덕’보다도 ‘정책의 레임덕’이 먼저 왔다는 것이다. 한 과장급 간부는 “총선 전에도 새로운 정책과 법을 만들어도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를 못 넘어서 안 된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만들어 내려고 애를 쓰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진 지금은 그냥 눈치만 보면서 여러 현안을 다음 정부로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여야 정치권 판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소야대 자체보다는 여소야대에 탓을 돌리는 것이 문제란 얘기다. 한 사무관은 “4·13 총선 이후 국·과장들의 태도가 달라진 게 확연히 느껴진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부작용과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지적하고는 뭉개는 경우가 많다”면서 “위(청와대)에서 별도의 지시가 내려와도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딱 하루 반짝 이목을 끌고 사라질 수준의 대책만 내놓고 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권 후반기 다시 등장한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 행태를 막기 위해선 개각 등 인선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성과나 능력이 반영되지 않는 정부 말기에 몸을 던져 일을 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관료들이 벌써부터 다음 정권을 누가 잡을지, 어느 줄에 서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양정철 제주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정권 3~4년차에 접어들수록 공무원들 특유의 복지부동이 나오게 돼 있는데, 이럴 때 청와대의 기능이 중요해진다”면서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처럼 대통령과 명운을 함께할 참모들, 즉 순장조가 남아서 끝까지 책임질 일들을 책임지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2野, 공수처 신설법안 확정… 檢개혁 급물살 탈까

    2野, 공수처 신설법안 확정… 檢개혁 급물살 탈까

    재적의원 10분의1 이상 연서로 처장, 법조경력 15년 이상 요건 김영란법 포함 여부는 더 논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법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거대 야당의 힘을 저울질해 볼 수 있는 첫 공동법안이 될 예정이다. 더민주 민주주의회복 테스크포스(TF) 팀장인 박범계 의원과 국민의당 검찰개혁TF 간사인 이용주 의원은 이날 공수처 신설 관련 양당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박 의원은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 법조비리 등의 파장을 봤을 때 지금이야말로 공수처가 국민적 지지 동의하에 만들어질 수 있는 적기”라면서 “최종 합의를 거쳐 양당이 공동으로 당론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공수처 수사대상으로는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으로 한정키로 했다. 다만 대통령의 경우 본인(전직)과 배우자 및 4촌 이내의 친족(전·현직)까지 수사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공수처에서 수사를 담당할 특별검사의 권한 범위는 수사, 공소의 제기는 물론 공소 유지까지 담당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정원은 20인 이내로 제안하고, 현직 검사는 파견을 금지하도록 했다. 전직 검사의 경우 퇴직 후 1년 이내인 자는 임용을 금지토록 해서 검찰로부터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공수처의 수장인 처장은 법조 경력 및 법학교수로 15년 이상의 경력을 요건으로 했다. 임기 3년에 중임은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수사 개시 요건은 국회의원 재적의원 10분의1(30명) 이상의 연서로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양당은 공수처의 수사대상 범죄에 김영란법 위반을 포함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야 3당이 공조하더라도 본회의 상정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신속처리안건 처리를 위해서는 전체 300명 의원 중 180명이 찬성하거나 법사위원 17명(여당 7명) 중 11명이 동의해야 한다. 게다가 법사위원장과 여당 간사에 검사 출신 새누리당 권성동, 김진태 의원이 포진하고 있다. 이용주 의원은 “여소야대 상황과 야당 출신의 국회의장 등에 비춰볼 때 어느 때보다 입법 환경 유리하다”면서 “공수처가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이 높은 점 등을 볼 때 앞으로 새누리당과 충분히 협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大野 ‘단독처리’ 小與 ‘일정 거부’… 20대 국회서도 살아난 ‘파행 망령’

    새누리당이 15일 야당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예비비 지출안 단독처리에 반발해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며 국회가 반나절 동안 파행을 겪었다. 20대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권의 실력행사에 따른 첫 파행 사례로, 일단 더불어민주당의 유감 표명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에게 “환노위 사태와 관련해 야당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모든 상임위 일정을 중단해 주기 바란다”고 회람을 전달했다. 정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환노위원장이 관례를 깨고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은 매우 잘못”이라며 “총선 민의인 협치를 조롱하고 국회의 질서를 깬 폭거이며, 국회선진화법 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환노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홍영표 환노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더민주 소속 홍 위원장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의 설득을 받아들여 이날 오전 11시쯤 “상임위를 원만하게 이끌지 못해 유감스럽다”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환노위의 문제로 국회 전체가 파행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도록 여야가 협치하라는 차원에서 지도부의 의견에 저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홍 위원장의 유감 표명 직후 “사과인지 변명인지 알 수 없다. 공개적으로, 그리고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수용을 거부했다가 여야 원내대표 간 논의 끝에 오후부터 의사 일정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환노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고용노동부의 지난해 회계연도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하며 새누리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야당이 지난해 지출된 예비비 53억원이 정부의 노동개혁 홍보비로 지출됐다며 책임자 징계와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구하자 새누리당은 이에 반대하며 집단 퇴장했다. 과거 야당이 여당의 법안 단독처리에 대해 ‘날치기’라고 비판했었다면, 이번에는 여야가 바뀐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엄포를 놨고, 야당은 국회 파행에 따른 여론 악화를 의식해 서로 한 발씩 물러서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가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상임위원회 재적 위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야당도 수적 우세인 상임위에서 법안을 얼마든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회 ‘올스톱’… 野 환노위 단독 표결에 與 ‘보이콧’

    국회 ‘올스톱’… 野 환노위 단독 표결에 與 ‘보이콧’

    국회가 15일 전면 중단됐다. 예정된 상임위원회도 ‘올스톱’됐다. 전날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뤄진 야당의 단독 표결에 여당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환노위 사태 관련, 야당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모든 상임위원회 일정을 중단해달라”고 긴급히 알렸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홍영표(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장이 여야 합의 관례를 깨고 고용노동부 지출 승인건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표결 처리에 있어 여야 간사간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면서 “총선 민의인 협치를 조롱하고 국회 질서를 깬 폭거이며, 국회선진화법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19대 국회때 수적 우세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처리한 적 없다”면서 “홍 위원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 그게 없으면 국회 운영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상임위 일정 전면 보이콧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측은 “이대로 가면 양쪽 모두 부담이니 유감 표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누리당, 야당 환노위 결산안 단독처리에 “사과없으면 국회 보이콧”

    새누리당, 야당 환노위 결산안 단독처리에 “사과없으면 국회 보이콧”

    여야가 야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의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단독 처리한 일과 관련해 극한 대립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5일 야당의 공식 사과가 나올 때까지 국회 의사일정 참여를 거부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 전원에 회람을 돌려 “환노위 사태와 관련해 야당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모든 상임위 일정을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지난 14일 환노위 파행 운영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이 회의 참석을 거부해 국회의 결산안 심사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민주)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관례를 깨고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면서 총선 민의인 협치를 조롱하고 국회의 질서를 깬 폭거이며, 국회선진화법 정신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때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단 한 번도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처리한 적이 없다”면서 “홍 위원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정 원내대표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없으면 국회 운영과 관련해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두 야당과 홍 위원장에 있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홍 위원장의 사퇴도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김도읍 원내 수석부대표는 “어제 홍영표 위원장의 폭거는 우리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홍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우리 당 환노위원들의 뜻은 우리 당 지도부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노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지금 이 사태를 묵인하면 환노위에서 제2, 제3의 날치기 사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20대 국회 전반에서 여소야대 상황을 악용한 국회 파행을 야당이 주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노위는 지난 14일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고용부의 2015회계연도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날치기’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회의에서 야당은 지난해 지출된 예비비 53억 원이 정부의 노동개혁 홍보비로 지출됐다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면서 책임자 징계와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구하기로 했으나 새누리당은 이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인 “정부와 여당 간 협의만으로 법안 통과될 수 없다”

    김종인 “정부와 여당 간 협의만으로 법안 통과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 간 협의만 갖고 일방적으로 정부가 원하는 법안이 과연 통과될 수 있겠는가를 정부 측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20대 총선 이후에 국회 구성이 과거와 매우 달라져 여소야대 국회가 됐고, 또 아직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게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1, 2당 간 정책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처리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와 같은 상황 변경을 전제로 해 민생을 위하고 국가발전 전반에 걸친 법안을 어떻게 하면 순탄하게 처리할 것인가, 또 여야가 대립하면 법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대표는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심각하게 거론해야 한다”면서 주요 법안 처리를 논의하는 여·야·정의 협의 기구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서로 역지사지 않으면 여야 협치 갈 길 멀다

    20대 국회가 어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경제 침체와 불확실한 안보 상황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여소야대 국회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가 산적한 국가적 난제들을 제대로 풀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용렬하기 짝이 없는 친박·비박 갈등으로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의 자중지란이 여전한 데다 말로는 협치를 다짐해 온 야권도 실제로는 여권 길들이기 공세를 펼 조짐을 보이면서다. 여든 야든 때 이른 대선 세몰이보다 민생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19대 국회는 여야 간 무한 대치로 입법 마비 상태였다. 그런데도 국민은 지난 4·13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도 과반수 의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흑백 논리에 매몰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정치를 퇴출하고 국민의당을 포함한 여소야대의 3당 구도를 정립했다. 이는 합리적 토론과 절충으로 선진적인 ‘숙의 민주주의’를 실천하라는 국민의 명령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야도 민생을 위한 협치를 한목소리로 강조하면서 이런 민심에 부응하는가 했다. 그러나 원 구성 후 여야의 행태를 보면 그런 다짐이 자칫 구두선으로 끝날 참이다. 무엇보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의 칩거와 복귀 등 계파 갈등에 발목이 잡힌 듯한 여당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 ‘식물국회’가 아예 뉴노멀이 될 판이다.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19대 국회에서도 국회선진화법의 벽에 막혔던 터에 이제 소수 여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소모전을 벌이고 있으니 말이다.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이라면 스스로 국정 동력을 소진하지 말아야 한다. 여당은 경위야 어떠하든 유승민·윤상현 의원 등에 대한 일괄 복당을 허용한 혁신비대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선에서 내홍을 수습해야 할 것이다. 식물국회의 일상화를 막으려면 야권의 책임도 무겁다. 더민주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원사에서 개헌론의 불을 지폈다. 하지만 야 3당 의석을 다 합쳐도 개헌선인 3분의2에 못 미치지 않나. 20대 국회에서는 여야가 협의하지 않으면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20대 국회 벽두부터 벌어지고 있는 청문회 개최 공방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정의당을 포함한 야 3당은 가습기 살균제, 어버이연합 사태, 정운호 법조비리 사건, 백남기 농민 중상 사건 등 4대 청문회에 합의한 데 이어 대우해양조선 부실화와 관련한 청문회도 추가할 기세다. 그러자 정치 공세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 여당이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들을 겨냥한 ‘구의역 참사’ 청문회 개최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가습기 사건을 제외하곤 대부분 검경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이라 상임위에서 거르지 않고 청문회부터 여는 것은 생산적 국회와는 거리가 멀다. 혹여 대선을 앞둔 이슈 선점 경쟁만 가열되면 민생을 위한 협치는 물 건너가고 만다. 20대 국회가 초장부터 무차별 폭로전이나 정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여야의 공동 책임임을 유념할 때다.
  • 김현미 예결위원장 “올해는 반드시 누리과정 해법 찾을 것”

    김현미 예결위원장 “올해는 반드시 누리과정 해법 찾을 것”

     헌정사상 첫 여성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3선 김현미 의원은 13일 “여야 합의 예산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신임위원장은 또한 내년 예산 편성을 통해 누리과정 문제를 종결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 걷어서 안 쓴다는 식으로 지금의 세법을 고수하면 답이 없다”며 “여력이 있는 부분은 좀 걷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민들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증세여력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론이지만, 이명박 정부때 깎아줬던 법인세를 원상회복시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예산정국에서 여야의 갈등을 불러온 누리과정 문제 해결 의지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누리과정 문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시위 등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 예산안에 누리과정 문제를 종결시킬 수 있는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소야대와 국회선진화법이 뒤섞인 20대 국회의 예결위 상황에 대해서는 “이번 국회는 지난 국회와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원만하게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는 구조를 만난 첫 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행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여야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게되면 의석수와 무관하게 정부 원안으로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그러나 올해에는 야권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자체 예산안 수정안을 내고 원안에 앞서 처리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결위 상시개최 주장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바꿀 수 있는 예산은 많아야 2조~3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1%가 될까 말까인데 이런 식으로는 국회가 예산심의권을 행사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지금 당장 예결위 제도개선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올해 예산심사를 일단 끝내고 내년에 논의를 하는 것은 국회개혁 차원에서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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