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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AI교육 혁명 중… 뒤처지면 우리 교육의 미래 어두울 것”

    “세계는 AI교육 혁명 중… 뒤처지면 우리 교육의 미래 어두울 것”

    만 5세 입학, 외고 폐지 등 교육부 정책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물론 대통령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일로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이 첫발도 떼기 전에 좌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지난 16일 서울신문에서 만나 교육계 현안을 비롯해 교육개혁 방향에 대해 들었다.-최근 만 5세 입학 논란으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학제 개편은 20~30년 된 해묵은 정책 과제이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그 흐름과 동떨어진 데다 초점에서 벗어난 정책 어젠다를 던져 문제가 된 것 같다.” -외고 폐지, 초등 전일제 등도 혼선을 빚었다. “교육 개혁은 시대 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추진해야 하고, 무엇보다 국민의 폭넓은 공감을 얻어야 한다. 아직 정권 초기이다. 심기일전해서 좋은 정책을 디자인해야 한다.” -우리 교육이 뒤처진 이유는. “지난 진보 정권에서 교육 환경과 관련해 글로벌 변화에 동참하면서 교육 혁신을 해야 하는데 이를 외면하고 국내 이슈만 갖고 싸웠다. 보수도 열심히 준비했다가 정권을 잡은 뒤 바로 교육 개혁을 해야 하는데 만 5세 입학 같은 정책을 뜬금없이 들고 나왔다. 교육계 역시 좌우로 나뉘어서 서로를 비난하기만 했다. 미래를 내다보고 교육의 백년대계를 구상하고 여론을 모으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힘을 실어 주지 못했다.” -세계 교육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은 새로운 교육의 틀을 짜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무엇을, 어떻게, 누가 배우는지 등과 관련해 상전벽해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AI 교육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입시제도만 바뀌었지 100여년 동안 교육제도의 기본적인 틀이 바뀌지 않고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는 등 교육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 등은 이미 7, 8년 전부터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됐는데 우리나라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앞당기게 됐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동영상만 틀어 주는 일방향 온라인 교육은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라고 불만이 많다. 우리의 온라인 교육이 글로벌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일이다. 선진국의 온라인 교육에는 AI, 메타버스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이 도입돼 학생들이 게임하듯 즐겁게 학습하고 있다.” ‘만5세 입학’ 초점 벗어난 어젠다 /교육개혁, 폭넓은 국민 공감 필요 文정권 혁신 외면 갈등만 양산 /尹 정부 시대 변화 읽고 추진해야 노트북은 AI교사… 맞춤형 가능/ 소외층 일수록 AI 교육 더 절실 학습 평가 통합… 수능 시험 없어져 교육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고려를 -AI 교육혁명으로 우리의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 교육, 사교육, 교육 격차 등의 교육 난제를 안고 있다. AI 교육혁명이 성공하면 이런 교육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AI 교육혁명에 실패하거나 뒤처지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 개혁 과제는. “AI 교육혁명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 30명이 있는 교실의 경우 교사는 1명이지만 AI 교육 시 학생들의 노트북 등을 활용하면 학생 한 명씩 모두 30명의 AI 보조교사가 따라붙는 셈이 된다. 수학 문제를 10개 정도 풀면 학생이 어느 부분이 약한지 몇 년 동안 가르친 선생님보다 AI가 더 빨리,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너무 이상적으로 느껴진다. “포항에서 AI 교육을 시범적으로 해 봤는데 학생들이 너무 재미있어했다. 잠자는 아이들도 없었다. 학교에서 교사가 어려운 것을 가르치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졸기 마련이지만 AI 보조교사는 아이들 각자의 학습 능력을 데이터로 분석해 각자의 수준에 맞춰서 가르치기 때문에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다. 이 현장에서 희망을 봤다.” -AI 교육을 전 학교로 확대하는 것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리는 교육열이 높고 교사들이 우수하고 네트워크가 잘돼 있다. 노트북 같은 디바이스 보급률도 높다. 교육 콘텐츠도 좋기 때문에 AI 교육혁명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 -코로나 이후 커진 교육 격차 해결에도 도움이 되나. “소득 격차로 인한 교육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다. 소외계층 아이들부터 우선적으로 AI 보조교사가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면 해결의 길이 열린다. 내가 이명박 정부 시절 역점을 둔 것은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로’였다. 지금은 AI와 메타버스를 활용해 ‘다양화를 넘어 개별화로’ 갈 수 있다. 모든 아이에게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세상이 왔다. 이것이 AI 교육혁명의 핵심이다.” -대학입시 교육을 중시하는 교육 풍토가 AI 교육 도입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AI 메타버스 교육이 확산되면 교육에서 학습과 평가가 통합될 수 있다. 지금은 학생들이 학습을 하고 난 뒤 시험을 통해 학력을 평가한다. 하지만 AI 교육은 학생들이 학습을 하고 있으면 실시간으로 AI가 학습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수능같이 평생에 한 번 보는 시험이 필요가 없어진다.” -AI 교육 시행을 위해 할 일은. “먼저 교육대와 사범대를 개혁해야 한다. AI 보조교사가 학생들의 학습을 평가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니까, 이제 교사는 단순 지식 전달자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해 주고 함께 진로를 고민하는 등 맞춤형 교육디자이너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역량 있는 교사를 길러 내기 위해 교육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에듀테크 산업을 사교육으로 보고 있는데, 에듀테크는 테크놀로지로 보고 육성해야 한다.” -정부는 미래 교육에 대한 절실함이 없어 보인다. “새 정부가 교육 개혁을 노동 개혁과 함께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절박함은 없어 보인다. 2015년부터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를 비롯해 세계 석학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교육기구 등에서 활동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이 교육 후진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교육부가 교육 개혁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다. “교육부가 과도하게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학 등에 대한 규제는 과감하게 완화해 자율을 부여해야 한다. 대학을 우리나라 교육부처럼 규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 정도밖에 없다. 앞으로 국가교육위원회가 설립될 예정이다. 대학은 총리실, 대입정책은 국가교육위, 연구 등은 과기정통부로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새로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성격은. “무엇보다 교육부 관료들의 힘을 빼는 기구가 돼야 한다. 정권과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교육 개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자칫 보수·진보 간 교육 이념의 전쟁터가 될 수 있어 극단적인 대립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백년대계를 위해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 내는 비전을 갖고 일해야 한다.” -역대 정권 모두 교육 개혁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교육 개혁은 그만큼 어렵다. 그러나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 교육 개혁에 성공해야 우리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고 앞서 나갈 수 있다.” -윤 정부에 조언을 해 준다면. “우리나라는 교육의 힘으로 국가를 건설했고, 경제를 발전시켰다. 윤 대통령이 반도체 인력 양성을 강조한 것도 교육의 힘으로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AI 교육혁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 분야는 이념 갈등으로 보수·진보 간 다툴 필요가 없는, 미래 교육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이다.” ■이주호 KDI교수는 누구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출신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학자이자 교육행정가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문화수석, 교육과학기술부차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지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복귀한 이후 현재 글로벌교육재정위원회 위원, 국제교직혁신기구 의장 등 글로벌 교육 기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사단법인 아시아교육협회와 케이정책풀렛폼의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AI교육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가는 곳마다 AI교육 혁명을 강조한다.  
  • 근로시간 운영, 노사 자율 선택권 확대

    근로시간 운영, 노사 자율 선택권 확대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17일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에 따라 국민 대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30대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CH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변화된 환경에 맞지 않는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근로자 권익을 보호하고 기업의 활력을 높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다른 선진국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인 실근로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계속하되 현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해 근로시간 운영에 있어 노사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고령자 고용안정과 젊은 세대의 공정 보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세대상생형 임금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컨설팅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올해는 기업경영의 가치를 생명과 안전 중심으로 바꿀 골든타임”이라며 기업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재정지원과 컨설팅, 기술지도 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산업구조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용의 경직성 해소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국가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을 통해 노조 단결권은 크게 강화한 반면 사용자의 대응수단은 보완되지 못해 노사간 힘의 불균형이 더욱 커졌다”며 산업현장 불법 행위에 정부가 엄정한 법집행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 이정일 부사장, SK 이한영 부사장, 현대자동차 박병훈 상무, LG 김성민 부사장, 롯데 김동하 상무, 포스코 고상민 상무, 한화 주재순 전무 등이 참석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헨드릭 하멜/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헨드릭 하멜/우석대 명예교수

    1653년(효종 4년) 8월 제주 해안에 표착한 헨드릭 하멜 일행은 억류 생활을 하다가 1666년 일본 나가사키로 탈출했다. 이 13년 세월은 한국과 서양이 처음 만난 역사적 시간이었다. 우리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하멜의 조국 네덜란드는 조선보다도 작았지만, 당대 유럽 최강국이었다.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세계 최대 항구이자 20세기 미국 월스트리트에 맞먹는 경제 중심지였다. 당시 전 유럽 선박의 4분의3이 네덜란드 국적이었다. 그들의 배는 오대양을 누비고 다닐 만큼 크고 성능도 좋았다. 조선에선 상상도 못 하던 일이다. 러시아의 개혁 군주 표트르 대제가 17세기 말 신분을 숨기고 조선 기술을 배워 간 곳도 네덜란드였다. 프랑스 역사가 브로델의 말처럼 17세기 유럽사의 주인공은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인은 바타비아(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를 거점으로 대만, 일본 등과도 활발한 무역 활동을 벌였다. 한국이 20세기 후반에 눈뜬 ‘세계경영’을 그들은 이미 17세기에 수행했다. 하멜 일행은 선진국 선원답게 제각기 기술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술, 소총·대포 제작, 축성, 천문학, 의술 등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러나 효종과 신하들에게는 그것을 알아보는 안목이 없었다. 한양으로 끌려온 세계 일등 선진국 선원들은 기껏 국왕 호위에 장식품으로 동원되고, 사대부 집에 불려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 주면서 푼돈을 벌었다. 같은 시기 일본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그들은 네덜란드와 교역하면서 ‘네덜란드 배우기’를 시작했다. ‘란가쿠’(蘭學)가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란가쿠는 ‘화란(네덜란드) 배우기’, 다시 말해 선진 과학기술 습득을 위한 노력이었다. 일본의 근대화는 란가쿠에서 출발했다. 의학, 화학, 물리학, 전기 등 과학기술 서적을 일본어로 번역해 출판했다. 일본은 이런 과학기술 서적을 통해 선진 문물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조선이 하멜 일행의 표착을 계기로 넓은 세상에 눈을 떴더라면 그 후의 역사는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다. 조선의 국왕과 신료들은 무능한 데다 국제 감각도, 역사의식도, 국가 전략도 없었다. 우리가 걸어온 질곡의 근현대사는 이 시기에 결정된 거나 다름없었다. 무능한 엘리트는 공동체의 불행이다.
  • [글로벌 In&Out] ‘하나의 중국’ 문제와 한일의 대응/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하나의 중국’ 문제와 한일의 대응/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이달 초 대만, 한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에 중국은 ‘하원의장이라는 미국 고위 인사의 대만 방문을 용인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대만 침공 모의훈련 격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대만해협에서 감행했다.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펠로시 의장과 조찬회담을 가졌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이유로 전화통화만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고육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 정권의 ‘전략적 모호성’과 선을 긋고 한미 동맹 강화로 중심축을 옮길 것으로 보였던 만큼 한국이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미일 등에서 제기됐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존중돼야 한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 정권은 대만에서 장제스 국민당 정부를 몰아내고 중국 통일을 달성했을 것이다. 미국도 당시 장제스 정권을 불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개입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한반도 참전과 동시에 대만 방위의 강화에 나섰다. 이후 1960년대까지 ‘중화민국’(대만)이 유엔 대표권을 갖는 비정상적 상태가 지속하게 된다. 중국의 존재감 확대와 대국화에 따라 1970년대 들어 미일 등 주요 선진국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했다. 이보다 조금 늦은 1992년 한국도 같은 선택을 했다. 당연한 것이었다. 대만은 경제를 발전시키고 정치적 민주화도 달성함으로써 중국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에 맞서 한·미·일·대만으로 구성되는 ‘칩4’를 구상할 만큼 중요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대만은 코로나19 사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 탁월하게 대응했다. 이제 와서 대만 사람들이 중국 공산당의 일당 지배를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이러한 의사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그 타협점이 ‘일국양제’라는 것이겠지만 중국은 홍콩에 대해 이를 사실상 파기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정치·경제 체제의 지속성을 보장할지 불투명하다. 따라서 대만의 현상 유지에 대해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중국에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내는 것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미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도 그런 의도가 깔려 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대립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일부에 ‘독립론’도 존재하지만, 많은 국민은 그것이 중국을 자극해 자국의 생존을 위협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놓고 주장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한미일은 대만 문제라는 중국의 ‘국내 문제’에 개입할 능력도 의사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용인하지도 않는다. 이런 점에서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미일이 공통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이 두 가지 원칙에 입각해 대만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형태로 미중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 한일에 부과된 역할이 아닐까 한다. 인접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미국에 필요하고 적절한 관여를 요구하면서도 지역 긴장이 불필요하게 고조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일 간 힘써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문제는 한일이 이러한 고민을 공유하고 지혜를 모으기보다는 양국 간 갈등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고민을 함께한다고 해서 좋은 지혜가 나온다는 보장은 물론 없다. 그러나 환경이 열악할수록 서로 고민을 공유하는 편이 지혜의 도출 가능성을 한층 높일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 국악계 “음악 교육과정서 국악 다시 배제… 논의 참여 중단”

    국악계 “음악 교육과정서 국악 다시 배제… 논의 참여 중단”

    국악 교육계가 2022 개정 음악과 교육 과정에서 국악이 축소·삭제되자 재차 교육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 4월 이의 제기 이후 교육부가 이를 반영한 1차 연구시안을 발표하고도 2차 연구 과정에서 다시 국악이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과정의 핵심인 ‘성취기준’과 ‘음악요소 및 개념 체계표’에서 여전히 국악 축소와 삭제가 자행되고 있다”며 교육과정 논의 참여 거부와 연구 중단을 선언했다. 이달 초 이용식 전남대 음악교육과 교수, 유선미 공주대 음악교육과 교수 등 4명의 국악 교육계 인사가 교육 과정 연구진에서 사퇴했다. 애초 총 14명으로 이뤄진 음악과 연구진들 중 서양음악·국악 교육자를 동수로 구성하겠다던 교육부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4명만 국악계 인사였다는 것이 협의회 측 주장이다. 협의회는 “국악 연구진은 그동안 교육부와 (음악과) 연구책임자에게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국악을 무시하고 말살하는 파행적이고 독선적인 연구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간보 등 국악의 전통 기보법이 개념 체계표에서 삭제되거나, 리듬의 하위 범주로 장단을 넣으려는 시도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 교수는 “연구 책임자(박지현 광주교대 음악교육과 교수)를 비롯한 서양음악 교육 전공자들이 ‘선진국 교육과정에는 학년별 위계 지침이 없다’며 성취 기준 등을 폐지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오히려 현장에서는 이런 요소 및 개념 체계표가 없으면 음악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악인 출신 트로트 가수 송가인씨가 참석해 국악 교육 수호를 호소했다. 지난 5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악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 국악인의 문화제’에도 참석했던 송씨는 “ 교육부가 귀 기울여 주셨다고 생각했는데, 2차 연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국악을 학교에서 지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강수량 넘어 ‘재해 영향예보’ 필요… “지역별 피해 가능성 진단해야”

    강수량 넘어 ‘재해 영향예보’ 필요… “지역별 피해 가능성 진단해야”

    강수량 집중 시간대 예측은 안 돼韓 예보 기술, 선진국 수준이지만슈퍼컴 계산 능력 등 더 개선해야10㎞ 기준 분석 ‘해상도’ 향상 중요 지형·인구 등 고려한 위험도 분석“기상청·유관기관 유연한 협력을”이번 중부지방 집중호우처럼 변동성이 심한 극한기상 상황에서는 단순히 비가 얼마나 내릴지 예측하는 것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게 극명하게 드러났다. 예상 강수량을 근접하게 맞히는 것을 넘어 앞으로 내릴 비가 어떤 피해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선제적 대피 안내가 이뤄졌어야 했지만 이번 수도권 물난리에서 알 수 있듯 대비는 시민 각자의 몫이었다.기상청이 지난 8~9일 수도권에 많게는 300㎜ 이상의 비가 올 것이란 전망을 한 시점은 7일 오후 4시 20분쯤이다. 이틀에 걸쳐 수도권에 최대 300㎜ 이상의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한 건데 실제 서울 동작구에는 8일 하루에만 300㎜ 이상의 비가 내렸다. 비의 총량은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변동성이 심한 강수가 어느 시간대에 집중될지 등에 대해선 정확한 예보가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전문가들은 100% 정확한 기상 예측은 불가능의 영역이라면서도 기후변화의 흐름과 경향성을 분석해 단기 기상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장기 기후변화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준이 부산대 기상과학연구소 교수는 15일 “자연 시스템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예측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단기 예측 모델 개선 및 과학적 이해 증진을 위한 기초과학 분야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을 개발해 영국 등 선진국 수준(99.2%)으로 예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슈퍼컴퓨터의 계산 능력 등은 개선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청 슈퍼컴퓨터는 전 세계 성능을 줄 세웠을 때 31위로, 수치 모델을 한 번에 장기간 비교하거나 다방면 수식을 적용하기에는 다소 성능이 뒤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수치 모델을 좀더 개량하고 관측 장비도 세밀하게 정비해야 한다”면서 “과거 기상값을 가지고 앞으로 펼쳐질 극한기상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예보관에게도 예측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형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기후를 관측할 때 지리 격자 정보를 기존 100㎞ 기준으로 쪼갰던 걸 10㎞로 쪼개는 식으로 더 세밀하게 분석하는 등 수치 모델 ‘해상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도를 2배 높일 때 이를 처리할 계산 능력은 10배 늘어야 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의 성능 개선도 뒷받침돼야 미래 날씨를 수차례 실험으로 돌려 본 뒤 가장 높은 확률을 계산해 낼 수 있다”며 “기존에 관측하지 못했던 불확실성에 근거한 방재 전략 최적화를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재해 영향예보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단순히 ‘비가 얼마만큼 내린다’는 예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해당 날씨로 인한 잠재 영향과 피해 발생 가능성 등 지역 맞춤형 취약 정보를 종합 진단하는 게 영향예보다. 영향예보를 처음 시행한 영국은 지형·지표 상태와 산업 분포, 교통, 인구 이동 수 등의 정보를 고려해 위험도를 분석한다. 영향예보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기상청과 방재 유관기관의 협력과 소통이 필수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기상 관측과 예보는 기상청 일원화로만 경직된 면이 있어 기상청이 정확하게 예보해도 재해 대응 관련 부서에서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역량이 부족한 편”이라며 “모든 역할과 책임을 기상청에만 맡길 게 아니라 기초 데이터 공유 등을 통해 학계와 부처 등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등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 강수량 넘어 ‘재해 영향예보’ 필요… “지역별 피해 가능성 진단해야”

    강수량 넘어 ‘재해 영향예보’ 필요… “지역별 피해 가능성 진단해야”

    <하> 이상기후 피해 대처하려면 강수량 집중 시간대 예측은 어려워韓 예보 기술, 선진국 수준이지만슈퍼컴 계산 능력 등 더 개선해야지형·인구 등 취약 정보 함께 고려“기상청·유관기관 유연한 협력을”이번 중부지방 집중호우처럼 변동성이 심한 극한기상 상황에서는 단순히 비가 얼마나 내릴지 예측하는 것만으로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게 극명하게 드러났다. 예상 강수량을 근접하게 맞히는 것을 넘어 앞으로 내릴 비가 어떤 피해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선제적 대피 안내가 이뤄졌어야 했지만 이번 수도권 물난리에서 알 수 있듯 대비는 시민 각자의 몫이었다. 기상청이 지난 8~9일 수도권에 많게는 300㎜ 이상의 비가 올 것이란 전망을 한 시점은 7일 오후 4시 20분쯤이다. 이틀에 걸쳐 수도권에 최대 300㎜의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한 건데 실제 서울 동작구에는 8일 하루에만 300㎜ 이상의 비가 내렸다. 비의 총량은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변동성이 심한 강수가 어느 시간대에 집중될지 등에 대해선 정확한 예보가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전문가들도 100% 정확한 기상 예측은 불가능의 영역이라면서도 기후변화 흐름과 경향성을 분석해 단기 기상예측 정확성을 높이고 장기 기후변화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이준이 부산대 기상과학연구소 교수는 15일 “자연 시스템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기후변화로 점차 예측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단기 예측 모델 개선 및 과학적 이해 증진을 위한 기초과학 분야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을 개발해 영국 등 선진국 수준(99.2%)으로 예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슈퍼컴퓨터의 계산 능력 등은 개선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청 슈퍼컴퓨터는 전 세계 성능을 줄 세웠을 때 31위로, 수치모델을 한 번에 장기간 비교하거나 다방면 수식을 적용하기에는 다소 성능이 뒤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수치모델을 좀 더 개량하고 관측 장비도 세밀하게 정비해야 한다”면서 “과거 기상값을 가지고 앞으로 펼쳐질 극한 기상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예보관에게도 예측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형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기후를 관측할 때 지리 격자 정보를 기존 100㎞ 기준으로 쪼갰던 걸 10㎞로 쪼개는 식으로 더 세밀하게 분석하는 수치모델 ‘해상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도를 2배 높일 때 이를 처리할 계산 능력은 10배 늘어야 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 성능 개선도 뒷받침해야 미래 날씨를 수차례 실험으로 돌려본 뒤 가장 높은 확률을 계산해낼 수 있다”며 “기존에 관측하지 못했던 불확실성에 근거한 방재 전략 최적화를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무엇보다 재해 영향예보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단순히 ‘비가 얼마만큼 내린다’는 예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해당 날씨로 인한 잠재 영향과 피해 발생 가능성 등 지역 맞춤형 취약 정보를 종합 진단하는 게 영향예보이다. 영향예보를 처음 시행한 영국은 지형·지표 상태와 산업 분포, 교통, 인구이동 수 등 정보를 고려해 위험도를 분석한다. 영향 예보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기상청과 방재 유관 기관의 협력과 소통이 필수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기상 관측과 예보는 기상청 일원화로만 경직된 면이 있어 기상청이 정확하게 예보해도 재해대응 관련 부서에서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역량이 부족한 편”이라며 “모든 역할과 책임을 기상청에만 맡길 게 아니라 기초 데이터 공유 등을 통해 학계와 부처 등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등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교육부에 뿔난 국악 교육계 “교육과정 논의 참여 거부”

    교육부에 뿔난 국악 교육계 “교육과정 논의 참여 거부”

    국악 교육계가 2022 개정 음악과 교육 과정에서 국악이 축소·삭제되자 재차 교육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 4월 이의 제기 이후 교육부가 이를 반영한 1차 연구시안을 발표하고도 2차 연구 과정에서 다시 국악이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과정의 핵심인 ‘성취기준’과 ‘음악요소 및 개념 체계표’에서 여전히 국악 축소와 삭제가 자행되고 있다”며 교육과정 논의 참여 거부와 연구 중단을 선언했다. 이달 초 이용식 전남대 음악교육과 교수, 유선미 공주대 음악교육과 교수 등 4명의 국악 교육계 인사가 교육 과정 연구진에서 사퇴했다. 애초 총 14명으로 이뤄진 음악과 연구진들 중 서양음악·국악 교육자를 동수로 구성하겠다던 교육부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4명만 국악계 인사였다는 것이 협의회 측 주장이다. 협의회는 “국악 연구진은 그동안 교육부와 (음악과) 연구책임자에게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국악을 무시하고 말살하는 파행적이고 독선적인 연구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간보 등 국악의 전통 기보법이 개념 체계표에서 삭제되거나, 리듬의 하위 범주로 장단을 넣으려는 시도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 교수는 “연구 책임자(박지현 광주교대 음악교육과 교수)를 비롯한 서양음악 교육 전공자들이 ‘선진국 교육과정에는 학년별 위계 지침이 없다’며 성취 기준 등을 폐지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오히려 현장에서는 이런 요소 및 개념 체계표가 없으면 음악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악인 출신 트로트 가수 송가인씨가 참석해 국악 교육 수호를 호소했다. 지난 5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악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 국악인의 문화제’에도 참석했던 송씨는 “이러한 노력이 반영돼 교육부가 귀 기울여 주셨다고 생각했는데, 2차 연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국악을 학교에서 지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최정우 “ESG 고려 않는 기업 투자 유치·생존 어려운 환경”

    최정우 “ESG 고려 않는 기업 투자 유치·생존 어려운 환경”

    포스코홀딩스가 그룹의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ESG)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전략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는 ESG 세션을 지난 12일 처음 개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센터에서 김성진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장승화·박희재·유영숙·권태균·유진녕·손성규 사외이사 및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ESG 세션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사회가 참여하고 주도하는 그룹 ESG 세션은 신설된 이후 처음 열렸다. ESG세션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등 지속가능성 정보 공개 동향과 기업들의 대응 방안에 대한 전규안 숭실대 교수의 특강을 시작으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사업회사의 ESG 분야별 주제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부터 실시된 이사회 ESG 세션은 연례 회의체로 포스코홀딩스 사내외 이사와 주요 사업회사 대표 등이 참여해 그룹 차원의 ESG 경영 전략 방향과 체계적인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설치됐다. 이날 ESG 세션의 환경 분야에서는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현황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탄소감축 규제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제품 공급체제 구축 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또 포스코케미칼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제조 공정 중 탄소 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및 설비 효율 증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회 분야에서 포스코는 안전 활동 추진 현황에 대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 사업장 주요 이슈 및 대응 경과에 대해 다뤘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글로벌 ESG평가기관의 평가 지표를 바탕으로 포스코홀딩스의 ESG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향후 개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ESG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 유치는 물론 기업의 생존도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고 있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이해관계자들의 핵심 관심 사항인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및 인권 등에 대한 그룹 차원의 ESG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 세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윤리 및 준법 실천 ▲신재생에너지 사용 ▲주주 권리 보호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개발 ▲이사회 독립성·다양성·전문성 ▲인권 보호 ▲생물다양성 보존 ▲공급망 관리 등 10대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ESG 관련 최신 동향 및 정책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 포스코홀딩스, 첫 이사회 ESG세션서 생물다양성과 함께 논의된 ‘인권’

    포스코홀딩스, 첫 이사회 ESG세션서 생물다양성과 함께 논의된 ‘인권’

    ●최정우 “ESG 고려 않는 기업, 생존 어려운 환경”포스코홀딩스가 그룹의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ESG) 경영현황을 점검하고, 전략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는 이사회 중심의 ESG세션을 처음 개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센터에서 김성진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장승화·박희재·유영숙·권태균·유진녕·손성규 사외이사 및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포스코 김학동 부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ESG세션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사회가 참여해 주도하는 ESG센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2일 열린 ESG세션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등 지속가능성 정보공개 동향과 기업들의 대응 방안에 대한 숭실대학교 전규안 교수의 특강을 시작으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사업회사의 ESG 분야별 주제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부터 실시하는 이사회 ESG세션은 연례 회의체로 포스코홀딩스 사내외 이사와 주요 사업회사 대표 등이 참여하여 그룹차원의 ESG경영 전략 방향과 체계적인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설치됐다. 이날 ESG세션에서 환경 분야는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현황과 미국, EU 등 선진국의 탄소감축 규제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제품 공급체제 구축 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또 포스코케미칼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제조 공정 중 탄소 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및 설비 효율 증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회 분야에서 포스코는 안전활동 추진 현황에 대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사업장 주요 이슈 및 대응 경과에 대해 다뤘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글로벌 ESG평가기관의 평가 지표를 바탕으로 포스코홀딩스의 ESG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향후 개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ESG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 유치는 물론 기업의 생존도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고 있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이해관계자들의 핵심 관심 사항인 탄소중립, 생물 다양성 및 인권 등에 대한 그룹차원의 ESG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센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윤리 및 준법 실천 ▲신재생에너지 사용 ▲주주권리 보호 ▲친환경제품 및 서비스 개발 ▲이사회 독립성·다양성·전문성 ▲인권 보호 ▲생물다양성 보존 ▲공급망 관리 등 10대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ESG관련 최신 동향 및 정책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 노동신문도 “아픔과 노고는 다 묻어두시고” 김정은 코로나 감염 시사

    노동신문도 “아픔과 노고는 다 묻어두시고” 김정은 코로나 감염 시사

    이번에는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코로나19 감염 정황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관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방역 업적을 부각하는 데 매진했다. 노동신문은 12일 정론에서 “자신의 아픔과 노고는 다 묻어두시고 애오라지 사랑하는 인민을 위해 그리도 온 넋을 불태우시며 정성이면 돌 위에도 꽃을 피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인민을 위해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뜨겁게 말씀하실 때 그이를 우러러 솟구치는 오열을 금할 수 없었다는 일꾼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픔을 묻어뒀다는 문구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전날에는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 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을 통해 “이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밝혀 오빠가 감염병에 걸린 적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듯했다. 관영매체들은 김 부부장의 연설 전문을 소개해 그의 위상이 한층 격상됐음을 드러냈다. 관영매체들은 위대한 동지의 헌신을 드러내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강요했다. 노동신문은 “조국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결사 수호하기 위한 방역 대전의 총사령관이 되시어 지난 80여일 동안에만도 우리 총비서 동지께서 주신 강령적인 말씀과 비준 과업은 무려 580여건, 전쟁을 방불케 하는 91일간의 나날 나라의 방역 사업을 지도해주신 영도 문건만 해도 무려 1772건에 2만 2956페이지나 된다는 놀라운 사실”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최대 비상 방역 체계가 가동해 불과 5일째부터 전국적인 전염병 확산세를 억제, 관리 가능한 안정적인 국면에로 돌려세우고 비상 방역전의 승세를 확고히 틀어쥔 사실, 치명률도 0.0016%로서 세계 그 어느 나라와도 대비할 수 없이 낮은 기록을 세워 전염병 위기 대응관리에서 기적을 창조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방역 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도 수년 동안 억제하지 못하고 있는 악성 비루스 전파 사태를 왁찐(백신) 접종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최대 비상 방역 체계를 가동한 지 3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해소하고 방역 안정을 되찾은 경이적인 사변, 하기에 세계는 이를 두고 세기적인 수수께끼, 전설 같은 현실이라고 찬탄해 마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 다 안다고요? 전혀 모르는군요

    다 안다고요? 전혀 모르는군요

    알고 있다는 착각 질리언 테트 지음/문희경 옮김 어크로스/344쪽/1만 7800원인류에게 큰 재앙으로 다가온 코로나19 팬데믹은 공통의 사태 앞에 각국의 문화 차이를 보여 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한국은 전 국민의 마스크 착용이 별다른 저항 없이 신속하게 이뤄진 반면 마스크 착용 반대 시위가 벌어졌던 미국이나 총리마저 마스크 착용에 거부감을 드러냈던 영국 등은 마스크를 쓰게 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은 전 세계에 공통적이지만 사회에 적용되고 정착하는 과정은 나라마다 상이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나라별로 다른 문화 때문이다. ‘알고 있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처럼 알고 있고,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 일부 국가는 코로나19에 크게 당했다. 인류학을 전공한 저자는 “영국과 미국 정부는 자기네 의료 제도가 세계 최고이므로 역혁신을 수용할 필요가 없다고 자만했다”고 분석한다. 역혁신은 신흥 시장에서 일어난 혁신이 선진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서의 역혁신은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 사례를 의미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창궐할 때 도움을 주는 국가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방역 체계를 도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감염된 사람을 가까이에서 간호하고, 시신을 집에 두는 등 전염병 통제를 위해 하지 말라고 하는 행동을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망자가 영원히 지옥에 떨어져 주변 모두가 고통받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갈등이 고조될 때 인류학자들은 현지인들의 문화 체계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태도로 통제보다 치료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가 그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효과가 나타났고 에볼라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 사회가 가진 문화를 거스르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뉴욕의 경우 마스크를 ‘사회적 낙인’이 아닌 ‘힘의 상징’으로 인식하도록 광고함으로써 시민들이 빠르게 마스크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인류학적 사고가 뒷받침된 덕이다. 인류학은 인간과 문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다. 얼핏 보면 실용성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저자는 인류학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간단히 생각해 봐도 생산자가 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만들어 낸 물건과 실제 소비자들의 필요와 습관이 반영된 물건은 판매에서부터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어떤 조직이나 사회든 실제 구성원을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한 정책이나 상품을 도입하면 성공 가능성이 커지기 마련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새의 눈으로 조망하는 대신 벌레의 눈으로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는 것”은 복잡한 세상 속 진짜 문제를 읽어 내는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TV 토론에서 ‘빅리’(Bigly)라는 이상한 단어를 말했을 때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엘리트들이 이를 비웃었던 사례도 있다. 엘리트들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단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트럼프가 엘리트가 아니라는 신호로 알아듣고 환호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수많은 유권자에 대한 인류학적 이해와 관찰이 없었기에 전문가 그룹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는 대통령이 됐다. 저자는 낯선 것과 낯익은 것 모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낯섦과 낯익음이라는 개념을 수용하는 인류학의 핵심 원리를 적용하면 많은 것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측에 실패해 곤란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자가 제안하는 사고 방식을 통해 유용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데스크 시각] 인구 소멸 막으려면 ‘반성문’부터 써라/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인구 소멸 막으려면 ‘반성문’부터 써라/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경제가 발전하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삶이 윤택해지면 아기 울음소리가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정반대 현상이 발생했다. 부유한 국가의 출산율부터 내리막길을 탔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경고음이 나왔다. 선진국들은 출산율을 반전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서둘러 공론화에 나섰다.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다. 프랑스는 2013년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의 평균 출생아 수)을 2명으로 높였다. 지난해는 1.8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최신 통계인 2019년 기준 1.61명이다. 유럽 선진국들은 출산율 하락 추세를 어느 정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이다. OECD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총인구는 1949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앞날은 더 캄캄하다. 유럽보다 10년 늦은 2006년부터 5년마다 4차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냈으나 출산율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수많은 인재가 멋들어진 보고서를 냈으나 모두 휴지통으로 들어갔다. 올해는 ‘컨트롤타워’조차 보이지 않는다. ‘포기’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0.7명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럼 이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정부기관과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분석한 결과 당장 10~15년 내에 노동력이 부족하진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안도할 만한 일은 아니다. 노인들이 일자리를 채우기 때문이다. 노후 대비가 부족하니 일할 수밖에 없다. 노인의 동력으로 잠깐 동안 경제가 버틴다는 것이다. 그 노인이 바로 지금의 40·50대다. 그들이 한꺼번에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순간 거대한 부양 후폭풍이 발생한다. 인재 충격파는 곧 닥친다. 대학 입학 연령인 만 19세 인구는 2020년 60만명에서 2034년 45만명으로 줄었다가 더 급격히 감소해 2044년엔 25만명이 된다. 이 기간엔 현재와 같은 징집병 규모를 유지할 수 없다. 2020년대 말부터는 노인 인구가 급증해 의사 수가 부족해진다. 의사 진료를 받으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도 타격을 받는다. 코로나처럼 대규모 전염병이 창궐하면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내려간 이상 이런 변화를 단기간에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거창한 구호를 내세워 봤자 예산만 흘러 나간다. 그렇다면 배트를 짧게 쥐고 세부 대책을 하나씩 맞춰 가는 건 어떤가. 온갖 구호를 내세운 두툼한 보고서 대신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짚어 나가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의 첫 번째 요구는 ‘힘 있는 컨트롤타워’다. 실질적 권한이 없어 정책 홍보기구로 전락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아니라 예산·정책 결정권이 있는 힘 있는 주체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실현하지도 못할 ‘저출산 대책’ 대신 ‘인구 대책’으로 명칭도 바꿔야 한다. 수도권으로만 유입되는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출산과는 무관하지만 인구 대책으로는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 대학 구조조정과 병역 자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효과를 내지 못한 주거·육아·청년 대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껏 질질 끌고 온 판을 뒤엎을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지금까지 왜 실패했는지 처절한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써 먹지도 못할 해외 정책을 들이미는 건 이제 그만하자. 우리 상황에 맞는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 우리 시각의 세계 분석·비교 부실… 세상과 쌍방향 소통 진일보해야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우리 시각의 세계 분석·비교 부실… 세상과 쌍방향 소통 진일보해야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은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가 연결되고 통합되는 글로벌 차원의 변화를 의미하지만, 개별국가의 입장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제도와 관행을 고쳐 가는 과정도 글로벌라이제이션이다. 후자는 국민 삶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공동체의 정신적 성숙과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한다. 마치 개인이 성숙할수록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이 달라지고, 그것이 다시 인간적 성숙을 가져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세의 실크로드나 대항해시대의 대륙 간 상업, 산업혁명기 신기술 기반 교류 확대 등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원형으로 꼽히지만, 가장 비약적인 확대는 1989년 동구권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후의 일이다. 1993년 유럽연합(EU),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유럽과 북미의 대형 경제권들이 만들어졌고,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설립됐다. 인도와 러시아, 중국이 글로벌 경제망에 뛰어들었고, 정보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걸친 공급망이 형성돼 자본이 기민하게 움직이며 생산비용을 낮췄다. 말 그대로 거침없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진행된 것이다. 1986년 국민총생산(GDP)의 34%였던 세계무역 규모는 2008년 61%에 달했다. 이런 흐름에 올라타 적극 활용한 우리나라는 현재 무역 규모가 세계 8위다. ●국가 간 생각·문화교류 영역 확장 여지 그러나 황금기는 끝났으며 글로벌라이제이션의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진단이다. 국가 간 거래가 어려운 서비스업 비중이 커졌고, 후발국들이 부품을 자력 생산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여기에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과 무역 분쟁, 경제안보의 문제까지 부상하고 있다. 주요 생산요소 거래를 신뢰할 만한 상대끼리로 제한해 공급망 위험을 줄이는 ‘끼리끼리 무역’(friend-shoring)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20년 글로벌 GDP 대비 무역 비중은 51.6%로 2008년 대비 10% 포인트 가까이 감소됐다. 그러나 국가 간 인터넷 트래픽은 급증하고 있어 생각과 문화의 교류 영역은 아직 확장하고 심화할 여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 1994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귀국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세계화 시대의 생존전략이라면서 ‘세계화’를 제창했다. 전 세계적 차원의 세계화에 우리 안의 세계화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세계화 구호는 우리의 관행, 제도, 법률,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 개혁으로 다른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주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세계화 용어의 수입 시점이 언제이건, 우리나라는 훨씬 전부터 세계와 연결된 정도가 높았다. 1960년대 산업화 초기 수출주도 경제개발 전략을 채택했을 때부터 글로벌 시장은 우리의 학교였고, 제조상품을 내다 팔 시장으로서, 자본조달처로서 정부와 시장 주체들의 더듬이가 온통 세계로 향해 있었다. 그러니 YS표 세계화 구호는 먹고살기 위해 밖을 쳐다보고 손 벌리던 개발시대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화에 성공했다는 자부심을 기반으로 ‘나를 고쳐 국제기준에 맞춘다’는 추격자형 국가 개조 선언이었던 셈이다. ●공동체 규준, 극단 갈등 막아야 선진국 성숙할수록 외부와 관계 맺는 방식이 달라지듯,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방식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필요하다. 물론 선진국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단순히 고소득국이나 강대국이 아니라 개인 삶의 질과 관련된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요소를 두루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나라가 선진국인지 앞선 나라들로부터 단서를 찾아보면, 상당히 뚜렷한 공통의 발전 궤적이 발견된다. 먼저 산업화와 민주화로 물질적 풍요와 정치적 민주화를 이룬 후 갈등해결 기제를 갖추는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조화롭게 조율되고 합리적 의사결정이 일상화되는 사회다. 이는 절차적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심화 과정이기도 하다. 건강한 민주주의하에서는 사회의 다양한 갈등이 활발히 표출되고 공동체 운영에 반영돼야 한다. 그 반대는 국민 일부가 구조적으로 배제돼 갈등이 억압되고 불만이 증폭되다가 폭발적 분출로 이어지곤 하는 악순환이다. 이런 나라에서는 사회적 역량이 축적되기도 어렵고 지속적인 발전의 기반이 확보될 수도 없다. 지금 우리가 선진국인지 스스로 자문했을 때 걸리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런데 갈등 해결 메커니즘의 핵심은 공동체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받아들이는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규준(規準)이다. 공통적 규준은 극단적 주장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키우지 않는 바탕이 된다. 개발도상국의 공권력이 아니라, 갈등 바깥에 위치한 다른 일반 국민이 극단적 갈등을 막아내는 것이 선진국이다. 선진적 글로벌라이제이션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작동한다. 성숙한 개인은 타인과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방식을 형성한다. 국가라는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우리 나름의 관점이 남과 어떻게 다른지를 소통을 통해 인식한 후, 집단적 편견이라면 수정하고 내세울 만하다면 널리 알리면서 그것을 다듬어 뿌리내리는 것이다. 과거 글로벌라이제이션처럼 바깥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일방향 소통은 우리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한 단계에서나 유용했다. 그러나 남이 우리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해지면서 선진국을 모방하는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은 이제 쌍방향 소통으로 진일보해야 한다. 지난 2월 여당 대선 후보가 우크라이나 지도자에 대해 비하성 발언을 했던 것이 불과 하루 만에 영어권 최대 커뮤니티 레딧에서 가차 없이 비판받아 해당 후보의 해명성 발언으로 이어진 바 있다. 전 세계가 주시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정치권이 부정확한 상황 인식과 편견을 당당히 드러낸 이 사건은 글로벌 무역 강국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사고방식이 고립되고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표피적 수준인지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세계 연결 공론장 살찌우는 노력 부족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 개인 차원의 국제적 소통이 전에 없이 활발해졌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국민들을 넓은 세계와 연결시키고 소통시켜 공론장을 풍부하게 하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례로 국제뉴스는 선진국에 비해 한참 낙후됐다. 심훈 한림대 교수의 분석(2020년)에 따르면 우리 언론은 해외언론을 주로 인용할 뿐 독자적 관점의 해설은 드물다. 연합뉴스 국제기사의 64.2%는 해외 언론사의 인용이고, 해설기사는 2%뿐으로 로이터 27%, AFP 16%와 대비된다. 특파원 수도 작은데, AP가 100개국에 1500명, 중국 신화사가 107개국 500명, 교도통신이 35개국 120명인 데 반해 연합뉴스는 25개국에 59명을 파견하고 있다. 방송사 역시 BBC(89명), CNN(70명), 중국 CCTV(89명), NHK(84명)에 비해 KBS는 25명(2020년 국정감사 자료)에 불과하다. 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분석하고 비교하는 창문이 부실하다는 것인데, 본질적으로 이는 우리 나름의 시각을 확립하는 데 국가가 쏟는 노력 자체가 다른 선진국보다 현저히 적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면서 어떻게 우리 나름의 합리적 규준을 확립해 갈등을 해결하고 다른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에서 소통할 것인가. 교육과정도 마찬가지고 각종 민간 매체의 유통도 마찬가지다. 국민 개개인이 세계 속에서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소통하면서 각자의, 그리고 집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객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선진화’에 높은 우선순위가 매겨져야 나라가 선진화될 수 있다.■윤희숙 前 국회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석사를,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으로,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 국가재정과 복지, 노동, 교육, 의료정책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정책연구를 수행했고, 21대 국회에서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으로 1년 반 활동했다.
  • 내가 하면 팩트, 남이 하면 혐오… 익명에 숨어 차별·증오만 키웠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가 하면 팩트, 남이 하면 혐오… 익명에 숨어 차별·증오만 키웠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익명 댓글은 사회의 민낯을 보여 주는 거울이다. 공개적으로는 못 할 말도 이름만 숨기면 거침없이 내뱉는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한국인(한국계)이 외국에서 혐오·멸시당한 사실을 다룬 기사와 반대로 외국인이 한국에서 차별당한 사례 등을 쓴 기사의 댓글을 비교해 봤다. 분석 대상은 총 8개에 달린 댓글 2394개다. 그 결과 국내 댓글러(댓글 단 사람)들의 이중적 시선이 확인됐다. 우리(한국인)가 하면 ‘타당한 혐오’지만, 반대로 당하면 ‘나쁜 혐오’라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서가 있었다. ●中교포 부정적 이미지에 “자업자득” ‘사실인데 어쩌라고. 한 대 X 맞고 싶나’, ‘그럼 제발 너네 나라로 꺼져.’ 거친 표현이 가득한 이 문장들은 <“웹툰 중국 동포는 흉악범 아니면 조폭…혐오 여전”>(연합뉴스·2020년 9월 27일 보도)이라는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공감 수 많은 글)이다. 두 댓글은 각각 약 900건, 300건의 공감(네이버 기준)을 받았다. 기사는 영화, 웹툰 등 국내 콘텐츠가 중국 교포를 위험한 집단으로 묘사해 혐오와 편견을 조장한다는 내용이다. 모두 263개의 댓글(자진삭제·규정위반 삭제된 댓글 제외)이 달렸는데 이 가운데 92.4%(243건)가 중국 교포나 중국을 혐오·비난했다. 혐오 확산을 우려하는 기사에도 혐오성 댓글이 달리는 현실은 혐오가 장악한 온라인 공간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반면 한국계가 외국에서 혐오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기사에는 가해자를 비판하는 댓글이 많았다. <재일 교포 페북에 “일본에서 나가 죽어라” 혐오 댓글 도배질>(서울신문·2020년 9월 6일)에 달린 댓글을 살펴봤다. 기사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재임 당시 일본에 배외주의(외국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확산했으며 재일 한국인이 피해자였다고 소개했다. 기사에 달린 57건(네이버 기준)의 댓글 중 64.9%(37건)가 일본 또는 일본인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중국 교포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이들은 자신의 혐오감정을 합리화하려고 애썼다. 예컨대 ‘(중국 교포의 안 좋은 이미지는) 연변족 스스로 만든 것 아닌가요? 그러게 착하게 살았어야죠’라거나 ‘자정 노력도 안 보이면서 어쩌라고요’ 등의 댓글이 있었다. 혐오를 당한 건 자업자득이며 이를 벗어나려면 스스로 노력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국 교포가 국내에서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는 건 편견에 가깝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중국 교포를 포함한 국내 중국 국적자 10만명당 검거인원은 1416명으로 내국인 10만명당 검거인원(2988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 기관의 승재현 연구위원은 “대중들이 중국 교포나 중국인의 범죄율을 실제보다 더 크게 느끼는 데는 언론의 잘못도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교포 등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더 비중 있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탓에 혐오 정서가 확산한다는 분석이다.●귀화 20년 넘었어도 여전한 차별 이민자 출신 정치인을 대하는 이중적 태도도 댓글에 드러났다. 우선 외국 정부에서 일하는 한국계 정치인에게는 온정적 시선을 보내며 그가 겪는 혐오 차별에 분노했다. <“미국에 올 만큼 운 좋았네” 한국계 정치인에 인종차별>(노컷뉴스·2021년 11월 3일) 기사에서는 백인 남성에게 인종차별당한 한국계 미국인 태미 김 캘리포니아 어바인시 부시장 사연이 소개됐다. 가해자는 퇴역 군인인 유진 카플란이었다. 그는 어바인시의 현충원 부지 선정에 불만을 표하며 “당신의 나라(한국)를 구하려다가 숨진 3만여명의 미국인(6·25전쟁 미군 전사자 수) 덕에 당신은 미국에 올 수 있었고, 당신 나라가 북한과 중국에 장악되지 않았다”면서 “당신은 운이 좋다”고 주장했다. 댓글은 카플란의 인종차별적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다음 기준)이 주를 이뤘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인데 피부색으로 갈라치기한다’거나 ‘한국이 미제 무기를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사 준다’는 내용 등이다. 또 미주 대륙의 원거주민은 인디언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지 20여년 된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은 여전히 혐오의 대상이다. 그는 필리핀 출신 귀화자로 2012~2016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9년에는 정의당에 영입됐다. <이자스민, 정의당 비례대표 출마키로…권영국은 경북 경주 출마>(연합뉴스·2020년 1월 20일) 기사에 달린 댓글 276개를 분석해 보니 ‘필리핀’이라는 단어가 18번 등장했다. ‘한국에 쓸모없는 필리핀인이 나라 망쳐 놨다’거나 ‘필리핀 외노자(외국인 노동자) 멍충이’ 등 노골적 혐오를 드러내는 맥락에서 쓰였다. ‘필리핀 며느리가 결혼 후 한국가정 대신 필리핀 가족만 챙기는 걸 많이 봐 온 한국인은 이자스민도 그런 부류로 느낀다’는 댓글도 있었다. 또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에 속했던 그를 영입한 정의당을 비난하는 내용도 많았다. 혐오의 근거로 사실이 아니거나 확인이 필요해 보이는 근거를 활용한 댓글도 많았다. 예컨대 ‘자식도 도둑놈으로 키운 X’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이는 한 일간지가 ‘이 전 의원의 아들이 편의점에서 담배 수십갑을 훔친 것으로 의심받는다’고 쓴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종결됐으며 편의점주도 절도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인 등 아시아인을 겨누는 혐오 시선과 범죄가 세계 각국에서 늘었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이중적이다. <“바이러스 XX야”…‘우한 폐렴’ 인한 한중 갈등, 폭행 시비까지>(헤럴드경제·2020년 1월 19일) 기사와 <한국인 향해 “코로나”…도 넘은 인종차별>(JTBC·2020년 4월 29일) 기사에 달린 댓글은 극명히 엇갈린다. <“바이러스 XX야”…> 기사는 한국인들이 거리에서 중국인 일행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시비를 걸며 “코로나 XX” 등의 비속어를 쓰자 중국인 측이 먼저 폭력을 휘둘렀다는 내용이다. 폭력을 행사한 건 중국인의 잘못이지만 혐오발언은 한국인이 했음에도 댓글러들은 ‘한국인은 전부 맞는 말만 했다’거나 ‘혐오스러운 걸 혐오스럽다고 하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반응했다. 또 중국인을 비하하는 ‘짱깨’(31회)나 중국인을 바퀴벌레(7회)에 비유한 글도 여럿 있었다. ‘짱퀴벌레’(장깨+바퀴벌레),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이라는 멸시적 표현도 썼다. 반면 한국인 등 아시아인이 유럽에서 차별 피해를 당했다는 기사에는 혐오 가해자를 나무라는 댓글이 많았다. 자기 경험을 앞세워 “프랑스에서 인종차별당한 이후 한국에서 프랑스인을 만나면 안 좋게 대하고 싶다”는 등의 글도 보였다. ●“혈통적 민족주의에도 이중 잣대” 주재원 한동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댓글에서 내로남불이 감지되는 건 한국인이 가진 혈통적 민족주의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디 사는지를 떠나 ‘한 핏줄’이라고 생각되면 내 가족이 당한 듯한 감정을 받는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같은 혈통이라고 해도 우리보다 선진국에 사는지를 따지기도 하는데 중국은 우리보다 여러 분야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니까 교포에 대해서도 감정이입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동물복지 확대… 개식용업체 전업 돕는다

    동물복지 확대… 개식용업체 전업 돕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하반기 농식품 물가 안정과 식량주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동물학대·유기 시 처벌과 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개 식용 이해관계자들 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화 노력을 지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개 식용 업체들의 전업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으로부터 이 같은 업무보고를 받은 뒤 “집중호우가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농업 분야 피해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복구하라”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하반기 농식품 물가 안정 ▲식량주권 확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쾌적하고 매력적인 농촌 조성 ▲반려동물 생명 보장과 동물 보호 문화 확산을 5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 대비 대폭 늘리고, 농축산물 할인 쿠폰 지원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낮출 방안들과 함께 농가의 생산비 부담 경감을 위해 비료·사료 등 농자재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밀가루 대체에 유리한 가공용 쌀인 분질미의 사용을 늘려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를 쌀로 대체하는 방안, 다음달 중 청년농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정책, 난개발된 농촌 지역을 정비해 매력적인 농촌 생활권을 조성하는 계획과 같은 중장기 과제들을 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동물복지 기반 확대 및 관련 산업 육성도 농식품부가 주력할 과제다. 농식품부는 개 물림 사고 예방을 위해 공격성 평가 의무화, 맹견 수입신고·사육허가제를 2024년 4월에 도입하기로 했다. 표준수가제 도입 등을 통한 반려동물 진료비 완화 방안이 추진된다.
  • 침술·문신·피어싱 잘못하면 C형 간염 위험… 바늘 재사용 절대 안 돼요

    침술·문신·피어싱 잘못하면 C형 간염 위험… 바늘 재사용 절대 안 돼요

    최근 들어 예전과 비슷한 강도의 일을 해도 만성피로와 근육통에 시달린다. 몸에서 열이 나고 입맛이 떨어지며 잦은 복통과 황달, 흑뇨 현상이 나타난다. 간염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간염이란 간에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음식의 영양소를 내 몸의 필요한 곳으로 배분해 골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남은 영양분은 저장·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웬만큼 기능이 저하되거나 망가지지 않으면 별다른 증상을 느낄 수 없어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세포가 파괴되면 심할 경우 간암과 간경변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처럼 간염으로부터의 위협을 예방하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미국의 바루크 블럼버그(1925~2011) 박사의 생일인 7월 28일을 세계간염의 날로 정하고 있다. 간염은 6개월을 기준으로 그보다 짧게 지속되면 급성간염, 6개월 이상 되면 만성간염으로 분류한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알려져 있지만, 흔히 알려진 것은 A, B, C형이다. A형 간염은 대개 환자의 분변에 주로 존재하고 오염된 음식, 해산물, 식수 등을 통해 전염된다. 보균자나 감염자로부터 수혈을 받거나 오염된 주사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윤아일린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가벼운 간염부터 예후가 좋지 않은 전격성 간염까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며 만성간염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드물게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오염된 물이나 불결한 위생 상태와 연관돼 있어 상대적으로 위생환경이 열악한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대부분 소아기 때 노출돼 면역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유소아 시기에 노출이 거의 되지 않다가 성인이 돼 외부활동이 증가하면서 오염원에 노출되면 항체가 없어 급성 A형 간염에 걸릴 수 있다. 한국에선 A형 간염이 2009년 정점에 이른 뒤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2013년 이후로 신고 건수가 2.5배 정도까지 늘었다. 흔히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때문에 35세 미만 청장년층의 경우 6개월 간격으로 2차례의 A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B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2억 5000만명 정도가 감염돼 있고, 우리나라도 성인 인구의 5~6% 정도가 바이러스 보유자로 집계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7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 질환 가운데 간암이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간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B형 간염이다. B형 간염에 감염되면 우리 몸속 면역체계에 의해 바이러스가 제거돼 6개월 이내에 급성간염을 앓은 뒤 대부분 회복된다. 하지만 초기에 바이러스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간염을 수년 또는 수십년 앓을 수도 있다. 심한 만성간염이 지속되면 간의 정상 구조가 파괴돼 섬유화가 일어나고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아이를 출산할 때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신생아에게 면역과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주사를 맞힌다. 성행위로 전염될 가능성은 낮고 음식물 섭취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B형 간염은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지만 악화되면 식욕이 없어지고 구토, 발열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황달이나 가려움증 등이 생긴다”면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의 양성 상태를 빨리 종식시켜 염증이 지속되는 것을 막고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간염 바이러스의 대부분을 A, B, C형이 차지하고 있지만, 만성간염을 일으키는 것은 B형과 C형이다. C형 간염 역시 방치하면 간경화와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 C형 간염에 감염되고서 간경변증까지 진행되는 데 평균 30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C형 간염은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도 쉽다. 박예완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일부 환자에게 독감과 유사한 증상, 피로나 복부 통증, 황달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급성기인 초기에 70% 이상은 무증상으로 환자가 인지하기 매우 힘들다”면서 “환자 대부분이 C형 간염에 걸렸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합병증으로 병원을 찾고 나서야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C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졌으며 소독하지 않은 주사로 불법 시술을 하거나 침술이나 문신을 받은 경우에도 C형 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박 교수는 “C형 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백신이 없는 데다 방치하면 만성간염에서 간경화를 거쳐 간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간암 환자의 15% 정도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나 포옹, 손잡기 등 일상에서의 접촉이나 기침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성적인 접촉,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 사용, 침술, 부황, 눈썹 문신, 피어싱 등을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시술하면서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겨 잘 낫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오랜 시간 반복적인 상처를 입으면서 간이 딱딱해지게 된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간섬유화가 진행돼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간염이 간암을 유발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확률은 5명 가운데 1~1.5명꼴이며 통계에 따르면 100명의 간경변증 환자를 기준으로 한해 1~5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간염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손씻기의 생활화, 위생적인 음식 조리와 안전한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 손톱깎이와 면도기 등 개인용품을 함께 쓰는 일이 없도록 하고 주사기나 침은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에서의 규칙적인 운동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김진욱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방간에 의한 간염은 체중조절과 식이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간 환자의 25%에서 지방간염이 생기고 이들 가운데 10~25%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운동에 소홀하면 체중이 늘어 결국 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 달 궤도 12바퀴 ‘송곳 탐색’… 인류탐사 시작점 콕 짚는다

    달 궤도 12바퀴 ‘송곳 탐색’… 인류탐사 시작점 콕 짚는다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가 7일 오전 첫 궤적 수정을 무사히 마치면서 순조로운 우주비행을 하고 있다. 다누리는 지난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발사장에서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우주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날아간 뒤 발사 90분 후쯤 호주 캔버라에 있는 안테나를 통해 첫 교신에 성공했다. 가로 1.82m, 세로 2.14m, 높이 2.19m로 소형차 정도 크기에 무게는 678㎏인 다누리는 BLT 방식으로 달 궤도에 오른다. 달로 가는 방법은 곧장 날아가는 ‘직접 전이’, 지구 궤도를 돌면서 고도를 차츰 높여 달 궤도로 진입하는 ‘위상 전이’, 지구와 달·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멀리 돌아서 달 궤도로 진입하는 BLT 방식이 있다. 1969년 7월 인류를 최초로 달로 보냈던 아폴로 11호는 직접 전이 방식을 이용해 달 궤도 진입까지 사흘가량 걸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누리는 궤적 이탈을 막는 변경 기동을 아홉 번 거친 뒤 오는 12월 16일 달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보름 정도 지난 31일에 상공 100㎞의 임무 궤도에 안착하려면 추가로 다섯 차례 기동해야 한다. 총 열네 번의 기동에 성공해 최종 궤도에 들어가면 2023년 1월 한 달 동안은 탑재체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초기 점검과 기능 시험을 진행한다. 특히 탑재체 중 고해상도 카메라(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섀도캠(NASA), 광시야 편광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의 영상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위성 영상의 오차와 왜곡 현상을 조정하는 검·보정 작업도 이때 이뤄진다. 이후 내년 2월부터 12월까지 달의 남극과 북극 상공을 지나는 원궤도를 하루 열두 번씩 돌면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달 표면 전체 편광 지도를 제작하고 달·지구 간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을 세계 최초로 수행한다. 향후 한국 달 탐사선이 착륙할 후보지 탐색, 자기장 측정, 달 자원 조사 등도 진행한다. 특히 NASA에서 개발해 장착한 섀도캠은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위한 착륙 지점 탐색 임무를 맡는다. 다누리가 임무를 제대로 해내면 한국은 2031년에 1.5t급 이상 무인 달 탐사선을 발사해 자원 탐사와 현지 자원 활용 같은 다양한 과학 활동을 진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를 위해 ‘차세대 발사체’(KSLV-Ⅲ)를 개발하고 나로우주센터에서 자력 발사할 계획이다. 총 1조 933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지난 5월부터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은 7일 관련 기술을 아우르는 ‘미래우주경제 로드맵’(가칭)을 연내 발표하겠다며 힘을 실었다.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은 “윤석열 정부는 미래 세대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고 우주기술 확보와 우주경제 주도를 목표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인류의 달 탐사는 1959년 소련이 루나 1호를 쏘아 올려 세계 최초로 달 근접 비행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0여년 동안 소련이 달을 향해 끊임없는 ‘구애’를 펼치자 이에 질세라 미국도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키며 우주 경쟁을 벌였다. 이후 50년이 지난 현재 달에 반도체 핵심 소재인 희토류 같은 희귀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우주 선진국들은 달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28일 NASA는 민간우주기업 어드밴스 사이언스가 개발한 소형 큐브 위성 ‘캡스톤’을 발사했다. 캡스톤은 2025년 남녀 우주인을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앞서 달 주위 우주정거장의 예상 궤도를 사전 점검하는 정찰대 임무를 수행한다. 또 다른 민간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과 애스트로보틱스도 각각 올해 NASA가 의뢰한 과학 탐사 장비를 달로 보낼 계획이다. 러시아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무인 달 착륙선인 ‘루나 25’를 오는 9월 발사할 예정이다. 또 같은 달 일본 민간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가 아랍에미리트(UAE)의 달 탐사 로버 라시드를 달까지 보내는 ‘하쿠토R’을 발사한다. 우주 전문가들은 “달 탐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는 투자 예산 대비 5배가 넘는 3조 8000억원가량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우주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 달 탐사는 꼭 필요한 프로젝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 선진국 기후냐 경제냐 진통… 美는 기후변화에 479조원 투자

    선진국 기후냐 경제냐 진통… 美는 기후변화에 479조원 투자

    주요국들이 기후 위기 대응과 경제의 갈림길 사이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은 상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 증세를 통한 479조원 투입 법안 처리에 돌입하자 금리 인상으로 위축된 경기를 침체시킬 것이라며 반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영국과 독일은 기후 위기 관련 주요 정책을 ‘유턴’하려는 움직임에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이 이날 진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첫 번째 표결에서 찬성 51표, 반대 50표가 나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해 상원은 최대 20시간 동안 논의하며 수정안을 두고 무제한으로 표결을 진행한 뒤 최종 투표하는 ‘보트어라마’(Vote-a-Rama) 절차를 진행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세수 확보를 통한 재정 적자 감축, 일반 가정의 의료와 에너지 비용 절감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것을 기대하며 이 법을 추진하고 나섰다. 그의 역점 추진 법안이었던 ‘더 나은 재건(BBB) 법안’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79조원)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와 기업의 생산시설에 대한 탄소저감설비 구축, 저소득층의 전기차 구매 등에 대한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처방 약 가격 인하 등을 포함해 약 4300억 달러(558조원)가 투입된다. 필요한 재원은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율을 부과하는 등 ‘부자 증세’를 통해 10년간 7500억 달러(974조원)를 조달해 마련한다. 이 법안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세금 부담을 근로자와 소비자들에게 전가시켜 고용 위축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무모한 세금 폭주로 미국 가계를 강탈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경제학자 230여명이 “법안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이라며 우려하는 서한을 미 상·하원 지도부에 보내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이 13%를 돌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속에 차기 총리 후보들이 기후변화에 침묵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탄소 제로’ 목표로 일반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에너지 요금에 부과된 녹색 부담금을 일시 폐지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육지 풍력발전소의 신규 건설 제한을 완화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 인해 “누가 더 어리석고 위험한 기후 정책을 제안하는지 경쟁하고 있다”(칼라 데니어 녹색당 공동대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독일은 탈(脫)원전 정책의 ‘유턴’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지난 3일 원전 수명 연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타당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신호등 연정(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의 한 축인 녹색당이 반대하고 있어 연정 내 진통이 커지고 있다.
  • [아하! 우주] 다누리가 5개월 간 ‘∞ 모양’ 궤적으로 달에 가는 이유

    [아하! 우주] 다누리가 5개월 간 ‘∞ 모양’ 궤적으로 달에 가는 이유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5일 오전 8시 8분(이하 한국시간) 달을 향해 날아올랐다. 발사를 맡은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다누리가 실린 팰컨9 발사체를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하늘로 쏘아올렸다. 스페이스X는 발사 2분 40초 이후 1·2단 분리, 3분 13초 이후 페어링 분리가 이뤄졌음을 확인한 데 이어, 발사 40분 25초 이후 팰컨9 발사체 2단에서 다누리가 분리돼 우주 공간에 진입했음을 확인했다. 다누리가 발사체와 분리된 곳은 지구 표면에서 약 1656㎞ 떨어진 지점으로, 이때부터 탑재 컴퓨터의 자동 프로그램이 작동해 태양전지판을 펼치면서 정해진 궤도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발사대를 떠난 지 92분 후인 오전 9시 40분께 다누리는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 성공했다. 첫 교신은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심우주안테나를 통해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임무운영센터와 다누리 사이에 이루어졌다. 다누리가 이날 발사와 궤도 진입부터 올해 말 달의 목표궤도 안착까지 까다로운 기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달 탐사선을 보내는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 달 궤도선이나 달 착륙선 등, 달에 탐사선을 보낸 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뿐이다. 다누리가 5개월 동안 복잡한 경로로 달까지 가는 이유 다누리는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로 곧장 가지 않고, 일단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가서 최대 156만㎞까지 거리를 벌렸다가, 나비 모양, 또는 ‘∞’ 꼴의 궤적을 그리면서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 순차적으로 달에 접근하는 경로를 날아갈 예정이다. 이른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 궤적이다. 이처럼 복잡한 궤도를 설계한 것은 천체의 중력도움을 받아 연료를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다누리는 고도 700여㎞에서 분리된 후 현재 태양을 향해 초속 10.15㎞로 질주하고 있다. 앞으로 다누리는 최대 9번 추력기를 작동해 궤도를 수정해가며 140여 일간의 달나라행 여정에 들어간다. 이틀 후인 오는 7일 오전 10시에 첫 번째로 가동해 목표 궤도를 정확히 맞추는 세부 조정에 들어간다. 또 9월 2일에는 라그랑주1 지점(약 156만㎞)에 도착한 직후 지구 방향으로 선회하는 기동을 실시할 예정이다.다누리는 오는 12월 16일에서야 달 주변을 도는 궤도에 들어서며, 이후 약 보름 동안 다섯 차례의 감속기동을 거쳐 달에 접근한다. 다누리가 달 인근에 접근하면 달의 중력에 의해 달 궤도에 포획되며 궤도 진입 기동을 통해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달 고도 100㎞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이 달 탐사 궤도선을 보내는 것은 ‘심우주 탐사’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성공(6월 21일)에 이어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의 이번 발사가 연말에 성공으로 이어진다면, 올해는 우리나라의 ‘우주탐사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누리는 왜 달에 가는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냉전시대에 이어 우주 강국들이 다시 달 개척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달에서의 우선권 확보와 화성으로의 진출 때문이다. 미국은 역대 가장 강력한 로켓, SLS를 개발해 곧 오리온 우주선을 달로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 이 SLS는 미국이 주도하고 우리나라 등 10여 개국이 참여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발사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올해 무인 달 궤도 비행, 내년에 유인 비행, 2025년에는 사람을 달로 보냈다가 귀환시킬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달에는 대기가 없어 일교차가 300도에 이르고, 자외선과 우주 방사선, 돌진하는 소행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하지만 극지방에는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물을 분해하면 사람이 숨쉴 때 필요한 산소와 연료로 쓰일 수 있는 수소를 얻을 수 있다. 달은 인류가 현재 개발한 기술로 오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데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적은 연료로 발사체를 다른 행성으로 보낼 수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아르테미스 달 탐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주 기지 건설로, 달을 전진 기지삼아 화성을 비롯한 더 먼 우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달의 희귀한 자원을 탐사하는 것도 달 탐사의 또 다른 목적이다. 달에 쌓여 있는 헬륨3은 미래의 청정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을 일으킬 때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헬륨3는 사용 후에 방사능을 남기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재 인류가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체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빵빵한' 다누리의 과학장비 하루에 12번 가량 달을 공전하며 탐사할 다누리 달 궤도선은 가로 3.18m, 세로 6.3m, 높이 2.67m, 무게는 678㎏으로, 우주탐사 기반 기술을 검증하고 확보하기 위해 개발됐다.국내 연구기관과 대학 등이 개발한 최첨단 관측장비와 우주인터넷 등을 탑재하고 있는데, 내역을 살펴보면 △고해상도 카메라(LUTI,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발)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 한국천문연구원 개발) △자기장측정기(KMAG, 경희대학교 개발) △감마선분광기(KGRS,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 △섀도캠(ShadowCam, NASA 개발) 등이다. 섀도캠은 달의 영구 음영지역, 즉 영원히 햇빛이 들지 않는 달의 특정 구역에서 얼음 상태의 물을 찾는 임무를 띤다. 물은 달에 상주기지, 즉 사람이 항상 머무는 우주터미널이나 자원 개발용 광산 등을 건설했을 때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지구에서 물을 공수한다면 매번 로켓을 띄워야 하는데, 운송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달에서 물을 발견하면 운송비용 없이 현지에서 간단하게 물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물을 분해해 수소나 산소도 얻을 수도 있다. 연료로 쓰거나 인간의 호흡에 쓸 수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NASA가 다누리에 섀도캠을 실은 것은 우리나라를 우주탐사의 협력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달,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있어 미국과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31년, 우리 발사체로 직접 달에 쏜다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발사되면서 한국은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하지만 한국의 도전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2031년에는 달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다. 다누리는 달 상공을 도는 궤도선이지만, 달 착륙선은 월면에 내리게 된다. 달에 착륙선을 보낸 나라는 지금까지 미국, 러시아, 중국 밖에 없다. 일본과 유럽연합(EU), 인도는 달 상공을 도는 궤도선만 보냈다. 2031년 보낼 달 착륙선은 이번처럼 다른 나라 발사체가 아닌 국산 발사체로 쏠 예정이다. 한국이 달 착륙선을 자력으로 쏠 수 있는 핵심 동력은 누리호를 바탕으로 성능을 높인 ‘차세대 발사체’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차세대 발사체는 1단 추력이 500t에 이른다. 300t급인 누리호는 중량 678㎏짜리 다누리를 지구에서 38만㎞나 떨어진 달 궤도에 보낼 수 없다. 다누리가 팰컨9에 실린 이유다. 한국이 우주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최근 달 탐사 경쟁에서는 아시아권 국가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2019년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선을 안착시켰다. 이는 미국도 하지 못한 업적이다. 2020년에는 달 토양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했다. 일본은 우주 비행사를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국이 달에 착륙선까지 보낸다면 중국이나 일본 등 우주개발 선발국과의 기술 역량 차이도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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