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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여행은 인류의 로망? 잘못했다간 두통에 치매

    우주여행은 인류의 로망? 잘못했다간 두통에 치매

    2020년대에 들어서 우주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인 우주 탐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달과 화성에 인간을 보내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과학적 호기심도 있겠지만 ‘제2의 지구’나 희귀 자원 채굴 같은 실질적 목표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이 우주 탐사나 거주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문제는 사람이 오랫동안 우주에 나가 있을 때 어떤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발생할 것인가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연구팀은 현재의 우주 탐험 기술로 사람이 6개월 이상 우주방사선에 노출되면 전두엽 피질의 뉴런 연결과 중추신경계의 밀도가 약해지고 뇌세포에 변형이 발생해 기억력 저하, 치매, 중증 우울증 등 각종 인지·뇌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미 플로리다대 응용생리학·운동학과, 미 항공우주국(NASA) 휴스턴 존슨우주센터 등의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우주 여행시간이 길어질수록 뇌실이 확장되고 뇌 체액 순환에 문제가 생겨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도 인류가 안전한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우주방사선 ▲고독감 ▲우주 곰팡이 ▲미세중력 ▲인적 오류라는 5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 레이던대 메디컬 센터 연구팀은 장기간 미세중력 상태에 있게 되면 두통 병력이 없는 사람도 심각한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을 앓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학’ 3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 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우주비행사 24명에 대한 우주 비행 중 건강 데이터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들은 2011년 11월부터 2018년 6월 사이에 최장 26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에 파견됐다. 실험에 참여한 우주비행사들은 우주 비행 이전에는 편두통이나 원발성 두통, 긴장성 두통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분석 결과 우주비행사의 92%가 비행 중 두통을 경험했다. 전체 두통 중 가장 많이 발병한 것은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긴장성 두통이었으며 편두통을 앓은 사람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1명의 우주비행사는 한 가지 이상의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일 이상 우주에서 체류하는 장거리 우주 비행에서는 누구나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통은 우주 비행 첫 주에 나타나기 시작해 두통의 강도가 점점 심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로 귀환한 다음 3개월까지는 두통이 지속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대부분의 우주비행사에게 우주 두통을 비롯한 각종 뇌신경 질환이 쉽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장기간 유인 우주 비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W.P.J. 판 오스터하우트 박사는 “우주 비행으로 인한 중력 변화는 뇌를 비롯한 신체 여러 부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1유로 하우스

    [씨줄날줄] 1유로 하우스

    인구 감소로 인한 빈집 문제는 선진국들의 고민거리가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100엔(약 900원)이면 시골에서 집을 산다고 할 정도로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거래가 성사돼도 시골 재생은 여전히 과제다. 우리도 사정은 비슷하다. 13만 2000채의 빈집 가운데 46%가 비수도권의 인구 감소 지역에 있다.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귀농ㆍ귀촌인을 제외하고는 찾는 사람이 없어 슬럼화 기운만 드리우고 있다. 유럽도 빈집 해법 마련을 고민 중이다.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탈리아의 마엔차 지역을 방문했다. 로마에서 100㎞쯤 떨어진 곳으로 산기슭에 자리한, 주민수 3000명이 채 되지 않는 시골이다. 최근 이 마을에서 ‘1유로(약 1400원) 매매 프로젝트’를 통해 빈집이 팔렸다고 한다. 마엔차 시장은 이 장관 일행에게 “건축사가 샀는데 리모델링을 해 2층집으로 꾸민다고 한다”면서 “1유로 빈집 매물에 대한 인기가 많아 10년만 지나면 마을이 몰라보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1유로 프로젝트는 2004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됐다. 지자체가 빈집 주인과 빈집을 찾는 사람을 연결하는 중개인 역할을 한다. 거래는 리모델링이 조건이다. 계약 때 5000유로(720만원)를 담보로 내고 3년 안에 리모델링하면 돌려받는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이나 마을주차장·생활정원 등의 생활기반시설(생활SOC) 등으로 공급하는 빈집 활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올해 50억원을 들여 빈집 철거지원 사업을 한다. 집주인 동의 아래 한 집당 500만원씩의 철거비를 지원해 빈터를 주차장 등 공용으로 3년간 사용하는 조건이다. 지역 소멸의 그림자가 농촌에서 지방도시로, 수도권 외곽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1유로 프로젝트를 통해 빈집을 매매한다 해서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는 한 쇠퇴하는 지역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게다.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되 성장 중심의 국가발전 전략을 저성장과 저출산이라는 축소 시대에 걸맞게 바꾸는 발상의 전환에 더 집중해야 한다.
  • 험지 고양 간 韓 “서울 편입·경기분도 원샷”

    험지 고양 간 韓 “서울 편입·경기분도 원샷”

    “과거처럼 선택 아닌 한번에 추진”야당 4석 장악한 고양서 간담회재건축·반도체도 ‘우선 과제’로“선진국 진입 위해 꼭 규제 완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여당의 험지인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인접 도시의 편입’과 ‘경기북도를 설치하는 경기 분도’를 한번에 해결하는 ‘원샷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라페스타에서 열린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태스크포스(TF)’ 고양시민 간담회에서 “과거처럼 서울 편입, 아니면 경기 분도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서울 편입과 경기 분도를 원하는 사람이 서로 반대하니 우리의 답은 한꺼번에 추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의) 서울 편입 문제는 사람을 더 모이게 하겠다, 이런 게 아니라 현실과 주민 편의에 맞게 (서울·경기 구역 재설정을) 하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또 한 위원장은 “저희가 재건축·재개발에 대해 독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양 지역 여당 총선 후보인 한창섭(고양갑) 전 행정안전부 차관, 김종혁(고양병) 조직부총장, 3선의 김용태(고양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 뒤 한 위원장이 라페스타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서울 편입’이라고 쓰인 빨간색 풍선과 ‘고양시 서울 편입, 경기북도 X’ 등을 적은 종이를 들고 있었다. 한 위원장은 시민들에게 “목련이 피는 4월에 고양을 서울로 바꿔서 이곳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고양 의석은 총 4석으로 모두 야권이 잡고 있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 한준호(고양을)·홍정민(고양병)·이용우(고양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반도체 규제 원샷 해결’을 이번 총선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용인 반도체 부지의 경우 선정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의 안정적인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반도체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12~16일 서울 영등포·양천, 부산 북구, 경남 김해시, 호남 지역, 경기 평택시 등을 찾는다.
  • 험지 고양 간 한동훈 “서울 편입·경기분도 원샷”

    험지 고양 간 한동훈 “서울 편입·경기분도 원샷”

    한동훈 ‘원샷법’ 공약 띄우기“과거처럼 선택 아닌 한번에 추진”야당 4석 장악한 고양서 간담회재건축·반도체도 우선 과제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여당의 험지인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인접 도시의 편입’과 ‘경기북도를 설치하는 경기분도‘를 한 번에 해결하는 ‘원샷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라페스타에서 열린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태스크포스(TF)’ 고양시민 간담회에서 “과거처럼 서울 편입, 아니면 경기 분도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서울 편입과 경기 분도를 원하는 사람이 서로 반대하니 우리의 답은 한꺼번에 추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의) 서울 편입 문제는 사람을 더 모이게 하겠다, 이런 게 아니라 현실과 주민 편의에 맞게 (서울·경기 구역 재설정을) 하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또 한 위원장은 “저희가 재건축·재개발에 대해 독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양지역 여당 총선 후보인 한창섭(고양갑) 전 행정안전부 차관, 김종혁(고양병) 조직부총장, 3선의 김용태(고양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 뒤 한 위원장이 라페스타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서울 편입’이라고 쓰인 빨간색 풍선과 ‘고양시 서울 편입, 경기북도 X’ 등을 적은 종이를 들었다. 라페스타는 과거 일산 신도시의 번화를 상징했지만 현재는 공실률이 치솟아 일산 경기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양 의석은 총 4석으로 모두 야권이 잡고 있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 한준호(고양을)·홍정민(고양병)·이용우(고양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반도체 규제 원샷 해결’을 이번 총선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용인 반도체 부지의 경우에 선정된 지 5년 지났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의 안정적인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반도체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12~16일에 서울 영등포·양천, 부산 북구, 경남 김해시, 호남 지역, 경기 평택시 등을 찾는다.
  • [사설] 우려되는 총선 정치테러, 무관용으로 대응해야

    [사설] 우려되는 총선 정치테러, 무관용으로 대응해야

    4·10 총선에 나선 후보의 후원회장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사건은 여전히 낙후한 우리 정치의 수준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여야의 대결 구도가 어느 때보다 첨예한 이번 총선에선 누적된 불만이 폭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인터넷 공간에선 상대 후보에 대한 폭력적 댓글이 난무하고 있으니 갈수록 긴장이 높아진다. 선진국에 접어들었다는 나라에서 아직도 선거 폭력을 걱정하고 있으니 부끄러울 뿐이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와 출근 인사를 하던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 후원회장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은 TV 화면으로 가감 없이 드러났다. 악수를 하던 남성이 갑자기 무릎으로 허벅지를 가격하는가 하면 다른 남성이 전동 공구로 이씨를 위협하는 모습도 있었다. 이 남성은 “내가 너희 집도 알고 와이프와 애들이 어디 사는지도 안다”고 위협했다니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앞서 1월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목을 다치는 테러가 있었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머리에 상처를 입었다. 두 사건 수사가 유사 사건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는지 당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판도를 폭력적으로 뒤흔들려는 시도는 사라져야 한다. 총선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28일 시작된다. 하지만 유권자 마음을 잡기 위한 경쟁은 이미 과열 양상이다. 흉기를 동원한 테러는 당연히 우선 척결 대상이다. 나아가 언어 폭력도 반민주적 폭력 행위라는 인식이 후보와 운동원은 물론 유권자들에게도 자리잡기 바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경찰은 선거 폭력에는 관용이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구도 선거 폭력에 엄두가 나지 않도록 계양을 사건부터 신속하고 단호하게 수사하기 바란다.
  •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대헌장으로 불리는 마그나카르타는 1215년 영국의 존 왕이 귀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이 왕에게 대항해 왕에게서 받아 낸 문서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왕의 독주와 전횡을 막고 백성의 권리와 자유를 쟁취한 문서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해석에는 놓친 부분이 있다. 존 왕이 헌장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귀족들과 오랜 시간 토의함으로써 그들에게서 화해를 끌어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대헌장은 통치자와 귀족들이 긴 시간 협상한 결과물로, 결국에는 통치자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도운 모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존 왕은 귀족들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음으로써 이들이 더는 국정 운영에 방해꾼이 아니라 동반자이자 책임자로 참여하게 했다. 이렇게 해서 대헌장은 훗날 영국에서 왕과 귀족들이 국사를 걱정하고 논의하던 의회를 탄생시키고 대의민주주의가 발전하는 초석을 놓았다.대헌장 제정을 계기로 왕과 귀족의 신뢰가 회복되고 양측이 협치함으로써 정책 의제를 수월하게 입법화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왕들은 의회의 동의를 얻으면 세금을 징수하거나 법률을 제정하고자 할 때 일을 좀더 쉽게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았다. 의회를 이용한 통치는 결국 왕권 안정은 물론 국가 재정 수입 증가와 건실한 재정으로도 이어졌다. ●왕이 만든 의회, 왕의 국정 파트너 영국 이외의 유럽 국가들도 의회와 더불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통치자에게 유리함을 인식하게 됐다. 왕들은 의회를 국가 운영에 매우 유용하고 편리한 장치이자 교두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필리프 4세는 1302년 삼부회로 알려진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전국의 성직자, 귀족, 시민의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 의회를 연 것이다. 필리프 4세는 당시 대외적으로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와 대립하면서 위기감을 느끼자 프랑스가 왕권을 중심으로 통합됐음을 과시하려고 의회를 소집했다. 그의 이러한 정치적 실험은 의회가 왕의 정책에 거국적인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영국의 왕이 과세를 하려고 의회의 힘에 의존했듯이 프랑스의 통치자도 의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강력한 군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필리프 4세는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의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교황과 벌인 권력 다툼에서 승리했다. 이렇듯 통치자의 위용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고 왕국의 대표자들을 소집해 의회라는 기구를 만든 당사자는 바로 통치자 자신이었고, 왕은 의회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음악은 지휘자와 악단의 호흡이 잘 맞을 때 가능한 법이다.성공한 군주는 ‘의회 정치’ 활용의회와의 협상 결과물 英 대헌장 佛 삼부회 지지 얻은 필리프 4세다수결로 왕 선출했던 獨 ‘선제후’의회가 왕권 안정의 교두보 역할의회 협력 없인 왕권도 위험루이 16세 의회제 활용할 줄 몰라佛절대왕정이 대혁명 배경 되기도의회의 힘 무시했던 일부 통치자정치적 역풍 맞아 국정 혼란 초래의회 정치의 또 다른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통치자와 신민 대표자가 주종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였다. 전통적으로 지방분권적 성향이 유난히 강해서 토착 세력이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적이었던 독일에서는 통수권자인 왕조차 지방 호족들 손에 선출됐다. 특정 가문에서 왕위가 세습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때도 왕위 계승에 대한 귀족들의 동의 절차가 필요했고 왕권의 정통성은 귀족들의 선출로 보장됐다. 이러한 역사적 이유로 선제후들이 왕을 선출하는 금인칙서가 반포(1356)되기도 했다. 왕이 죽으면 왕국을 대표하는 선제후 7명이 모여 다수결로 새로운 통치자를 뽑는 것을 명문화한 것이다. 신임 왕은 자신을 선출해 준 데 대한 답례로 귀족들과 일종의 선거 계약을 해야 했다. 이는 독일어로 ‘발카피툴라티온’(Wahlkapitulation)이라고 하는데 ‘카피툴라티온’(Kapitulation)은 사실 항복이라는 뜻이니 왕권은 귀족권, 즉 통치자는 신민의 대표자들과 타협·협상·협력적 태도를 보여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통치자·선제후단은 합의제적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1356년의 ‘선거법 개정’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왕과 선제후들이 1년 이상 협의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양측이 서로 합의해 선거법을 만들었으므로 왕위 계승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줄어들었고, 동시에 선제후단은 왕국을 대표하는 대의 기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흑사병이라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에 직면하자 왕과 선제후단은 합심해서 국가의 통일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양측은 공공선을 지상 목표로 삼아 인내심을 갖고 정치적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혁명까지 불러일으킨 슬로건 중세 독일에서 가장 강력한 군주로 평가받는 프리드리히 2세는 대귀족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서 그들의 영지에 동의 없이 과세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의회주의적 전통은 훗날 “대표 없이 조세 없다”는 슬로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18세기 중반 영국이 북미 식민지에 세금을 부과하자 신대륙에 정착한 영국인은 “국민이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아 의회에 보내지 않으면 세금을 부과당할 수 없다”며 저항했다. 자신들을 대표할 의회 의원을 선출할 투표권이 없으니 영국 정부에 세금을 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기는커녕 군대를 보내 진압하면서 식민지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미국 독립전쟁(1775~1783)이 벌어졌고 영국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식민지를 잃었다. 마그나카르타의 협상자들이 과세를 둘러싼 팽팽한 기 싸움을 현명하게 해결했지만, 후대의 영국인은 그러지 못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거치지 않고 국민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던 영국 왕실의 정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식민지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할 대표, 즉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당시 영국 왕인 조지 3세에게 희망을 품고 기다렸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통치자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점차 분노로 바뀌었다. 결국 이들은 1774년 ‘대륙 의회’를 구성하고 영국 왕실에서 독립하면서 직접 대안을 찾으려고 했다. 의회와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바람에 정부가 붕괴한 역사적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을 들 수 있다. 1789년 5월 5일 프랑스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베르사유궁전에서 루이 16세는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절대왕정이 확립되면서 1614년 이후 단 한 번도 개최되지 않다가 무려 175년 만에 의회가 열렸으니 제대로 운영될 리 없었다. 의회가 열리기 전부터 사람들은 인권·자유와 평등·민주주의적 국가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했기에 이들의 정치의식은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라고 요구했으나 왕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왕이 백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할 수 있는 ‘민생 행보’를 펼치기 어려웠던 시대였기에 의회를 통해 우회적으로나마 이런 급격한 변화를 읽어 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터이다. 하지만 자신의 막강한 공권력에만 의존했던 왕은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라는 좋은 제도를 활용할 줄 몰랐다. 이처럼 꽉 막힌 정치 상황에서 스스로 주권자로서 인식하기 시작한 국민은 새로운 국회(국민의회)를 구성하고 혁명을 일으켰다. 루이 16세는 몰래 도망치다가 붙잡히는 수모를 당했고, 결국 의회가 내린 사형 결정에 따라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한 달 뒤면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그 결과가 여소야대이든 여대야소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국정 파트너로 존중하고 의회와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협치하며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의회를 뜻하는 ‘팔러먼트’(parliament)라는 단어가 13세기부터 사용됐는데, 어원은 중세 프랑스어의 ‘파를레’(parler·말하다)에서 파생됐다. 이처럼 본래 의회는 왕과 신민의 대표자들이 협상을 벌이는 기구였음을 잊지 말자. 영국·프랑스·독일·미국 등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한 선진국의 역사적 사례가 보여 주듯이 성공한 통치자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정치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격상된 의회는 공동체의 번영을 이루려고 통치자와 기꺼이 협력했다. 하지만 의회를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은 통치자들은 정치적 역풍을 맞아 목숨을 잃거나 심지어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 역사는 성공한 통치자가 되려면 의회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함을 말해 준다. 중앙대 교수·작가
  • 韓, 머나먼 남녀평등…OECD 국가 중 ‘유리천장 지수’ 12년째 꼴찌

    韓, 머나먼 남녀평등…OECD 국가 중 ‘유리천장 지수’ 12년째 꼴찌

    우리나라가 선진 29개국 가운데 일하는 여성에게 가장 가혹한 국가로 12년 연속 선정됐다.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29개국 가운데 이번에도 29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하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과 남녀 고등교육·소득 격차, 여성 노동 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 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 지표를 반영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한다. 지수가 낮을수록 일하는 여성의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는 뜻이다. 한국은 12년 연속 꼴찌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1위는 아이슬란드가 차지했고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가 뒤를 이었다. 북유럽 국가들이 일하는 여성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5∼10위는 프랑스, 포르투갈, 폴란드, 벨기에, 덴마크, 호주가 차지했다. 최하위권에는 스위스(26위)와 일본(27위), 튀르키예(28위)가 뽑혔다. 한국 지표를 보면 대부분 바닥권이었다. 남녀 소득 격차는 31.1%로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남성보다 17.2% 포인트 낮아 튀르키예,이탈리아에 이어 27위를 기록했다. 관리직 여성 비율과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 모두 뒤에서 2등이었다. OECD 평균 관리직 여성 비율은 지난해 33.8%에서 올해 34.2%로 올랐다. 그런데 한국(16.3%)과 일본(14.6%)은 여전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보다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고 노동시장에서 소외당하고 사회적 권한 역시 작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 “연세대 이공계 대학원 전액 장학금 추진… 의대 쏠림 방지할 것” [황비웅의 열린 시선]

    “연세대 이공계 대학원 전액 장학금 추진… 의대 쏠림 방지할 것” [황비웅의 열린 시선]

    연세의료원·강남세브란스병원장 역임연세대 의대, 서울대 추월 국내 1위의대 증원 갈등에 수술 50% 줄어1년차 레지던트 임용 포기도 속출교수들도 힘들어해… 번아웃 걱정필수의료에 어떤 식이든 보상 필요전공 융합 학생자율설계학기 추진자기 주도적 학습 환경 구축 노력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이 일파만파다. 미복귀 전공의 9000여명에 대해 정부가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에 돌입했지만, 전공의뿐 아니라 인턴과 전임의들까지 대거 의료현장을 떠나고 있다. 일부 의대교수들은 삭발투쟁까지 강행했다. 의사들의 현장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수술·입원이 지연된 응급환자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교육부가 2025년도 의대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전국 40개 대학에서 의대 정원 3401명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정부의 수요 조사 결과인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지난 2월 취임한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강남세브란스병원장과 연세의료원장을 역임한 의과대학 교수 출신이다. 간담췌(간·담도·췌장)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고, 그 분야 로봇수술도 최초로 도입했다고 한다. 의료원장 시절 ‘사람 중심 경영’을 모토로 인재경영실을 신설해 인사시스템을 개선한 결과 신입 간호사의 1년 사직 비율이 약 1년 6개월 만에 30%에서 14%로 감소했다. 재임하는 동안 연세대 의대는 서울대 의대를 제치고 세계대학평가 의생명 분야 국내 1위, 세계 32위로 도약했다. 윤 총장은 “현재 세브란스병원 입원 환자가 30%가량 줄었고 수술도 50%가량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전공의들이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대 증원 규모를 놓고 교수들과 한창 격론을 벌이고 있던 윤 총장을 지난 4일 연세대 언더우드관 총장실에서 만났다. -전공의들 공백을 메우던 전임의들까지 의료현장을 떠나고 있다.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 상황이 거의 다 비슷하다. 신촌·강남·용인 세브란스병원 합해서 인턴 계약 인원이 150명쯤 되는데 3명만 계약서를 작성한 상태다. 세 곳에서 1년차 레지던트 선발 인원도 172명인데 임용 포기를 한 인원이 134명이나 된다. 남아 있는 교수들까지 지치고 힘들어 번아웃이 오고 있어서 걱정이다.”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절차에 들어갔는데, 전공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빅5 병원장들이 전공의들에게 환자 곁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는데도 큰 변화가 없었다. 환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병원 운영까지 어려워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빨리 정상화가 됐으면 한다.” -의대 교수 출신으로 신임 총장에 취임하셨는데, 총장으로서 현 사태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의대 정원을 증원했을 때 이공계나 생명과학 분야가 어떻게 될지 좀 걱정스럽다. 아직 준비가 좀 덜 돼 있는 것 같다. 의과대학 차원에서도 한 사람의 의료 인력을 길러내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한데 교육여건을 준비할 시간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고민스러운 부분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의대 증원과 함께 필수의료 패키지 보완책도 내놨는데 왜 의사들이 파업까지 하나. “제가 답하는 건 좀 부적절할 것 같다. 다만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강하게 주장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공의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이 잘 안 됐다고 생각하고 선배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의대 증원이 의대 교육의 질 저하로 연결되는 건 아닌가. “그건 정부와 의료계 양쪽의 입장이 팽팽해서 제가 답하기가 좀 어렵다. 다만 제가 2022년 대한병원협회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에도 의대 증원 문제가 핫이슈였다. 당시 취임 인터뷰에서 의약분업 이전에 의사 수를 어느 정도 회복했기 때문에 350~500명 증원에는 찬성한다고 한 적은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필수 의료 분야가 충원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제가 췌장암을 수술하는 외과 의사였다. 수술 한번 하고 나면 발 뻗고 잠을 못 잔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너무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가족 다음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건 아마 의사일 거라고 생각한다. 필수의료 분야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담이 있고 책임감이 있다. 필수의료 분야는 소명감만 갖고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 총장은 의료파업 사태가 빨리 진정 국면으로 갔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기회에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정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학 총장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질문을 이어 갔다. -연세대가 세계대학평가에서 아시아 사립대 1위를 차지했다. 연세의료원장 시절 의과대학 평가 국내 1위, 세계 32위의 우수한 성적을 내셨는데, 신임 총장으로서 다짐은. “연세대가 세계대학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전임 총장님들뿐 아니라 교직원들이 엄청나게 노력을 한 결과다. 저는 의료원장 시절에도 연구 업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투자를 많이 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서 총장으로서도 학과의 벽을 뛰어넘는 초학제적 융복합 연구를 적극 추진해 글로벌 위상을 높이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취임사에서도 학제 간 융복합 연구를 강조하셨다. 어떻게 추진하실 건가. “연세대는 캠퍼스 안에 단과대학들이 몰려 있어 공학, 과학, 인문사회 등 융합연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노베이션 센터를 만들어 융합 연구를 할 수 있는 팀들을 지원받아 선정하고 정책적으로도 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 가겠다.” -의대 쏠림 현상이 이공계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우리 대학교 차원에서는 이공계 전일제 대학원생들에 대한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국책사업들에서 나오는 연구비와 함께 학교 차원에서 기부금을 모금하고, 연구성과물들에 대한 사업화를 추진해 재원을 마련할 생각이다.”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로 대학 재정이 위협받고 있다.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데, 등록금 현실화가 가능할까. “미국 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입 비중이 33.3%인 데 반해 우리나라의 사립대학은 등록금 수입 비중이 거의 53.7%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기부금 모금과 함께 연구 결과물들의 사업화를 이뤄서 등록금 의존도를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면 발전적인 학생들 지원이 가능하고, 좋은 교수님들을 모셔 올 수가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스스로가 배우고 싶은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학생자율설계학기제’를 추진하겠다고 하셨는데. “학생들이 학과와 전공 중심의 구도에서 벗어나 스스로 배우고 싶은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것이다. 초학제·초융합을 위한 전공 간의 융합을 위한 최초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졸업까지 1학기를 학생자율설계학기제로 선택 가능하며, 그 기간 부전공, 복수전공, 마이크로전공, 융합전공, 연계전공 등의 강의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무전공 선발 방침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학과 간 장벽 허물기는 이제 학문적인 추세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전공 선발 이후 중도 탈락률이 높다거나 쏠림 현상이 있다는 얘기가 있어 좀더 준비해 추진할 생각이다.” -총장으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학생들을 창의적인 인재로 길러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학생들이 얼마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주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교수님들도 정말 원하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재원을 마련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행정의 효율화와 자동화를 통해 중복되는 일들을 피하고 그 시간과 노력을 좀더 생산적인 분야에 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윤동섭 총장은 ▲1961년생 부산 ▲경남고 ▲연세대 의대 학·석사 ▲고려대 의학박사 ▲강남 세브란스병원 기획관리실장 ▲강남 세브란스병원 외과부 부장 ▲연세대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주임교수 ▲강남 세브란스병원 병원장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대한병원협회장 ▲연세대 총장
  •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지금 지역 중소병원장들은 끙끙 앓고 있어요. 비수도권은 10여년 전부터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 됐습니다. 의대 정원을 증원하면 그나마 지역의사가 늘 텐데, 이조차 반대하는 의사 집단은 뭡니까. 나도 의사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경기도의 종합병원 A원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사 집단행동을 언급하다가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병원장들이 (의사들)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지역 중소병원 대부분은 의사수 부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환자들을 두고 떠난 지 벌써 17일째. 중형병원인 2차 종합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밀려난 경증·중등증 환자를 진료하며 의료대란 충격을 오롯이 받아내고 있다. 중증은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하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중형병원으로 전원하는 비상진료 대책이 시행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이 사태가 끝나면 또 소외될 것을 중형병원들도 예감하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는 “어떻게든 버텨 보려 하지만 환자도 외면하고 의사도 떠나 언제까지 가능할진 모르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참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를 흡수하는 기형적 구조를 뜯어고쳐 경증 환자는 지역에서, 중증·응급 환자는 대형병원에서 진료받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려고 한다. 문제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형병원들이 이미 고사 지경이라는 점이다. 다리(동네의원)와 머리(대형병원)는 비대해졌는데 몸(의료체계)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아 주는 코어 근육이 망가진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월 공개한 ‘진료비통계지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비는 1년 전보다 7.4% 증가한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은 각각 13.9%, 22.4% 줄었다. 중형병원에서 진료받아도 충분한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린 탓이다. 부산 대동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만 몰려 중형병원들은 존폐 위기다. 최근 경남 양산과 김해의 종합병원 몇 곳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입원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34% 이상, 단순진료 질병군 12%, 의원 중점 외래질환 비율은 7% 이하여야 한다. 즉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유지하려면 중증 환자를 많이 받고 경증 외래 환자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원칙’을 지키는 상급종합병원은 많지 않다. A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심사를 받기 전에 페널티를 받을 것 같으면 일시적으로 중증 환자 비율을 늘리는 일도 있다”면서 “외래 환자 제한이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안 하겠다며 일부러 평가 단계를 내린 대학병원도 있다. 상급 간판을 내려놓고 일반 종합병원과 경쟁을 벌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형병원 경영난을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은 인력난이다.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향하면서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은 ‘심장내과 의사에게 연봉 10억원을 주겠다’고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조차 없었다. 지역에서 외과 등 필수진료과 의사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이다. 경기 김포의 한 종합병원장은 “지역 의사 월급이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의사 구하기는 어렵다 보니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15년 전부터 이런 상황인데 정부는 ‘의료선진국을 만들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의 질을 높이는 정책만 펴 왔다”고 꼬집었다. A원장은 “우리 병원은 수도권인데도 마취과 의사가 1명밖에 없다. 2~3명 있어야 정상인데 1년 전 공고를 내고도 구하지 못했다”며 “마취과 의사들이 돈이 되는 통증의학과 의원을 열면서 수술에 꼭 필요한 마취과 의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중형병원 붕괴 위기는 환자 건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 ‘국민 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2020년 기준)는 서울이 36명인 반면 충북은 50명이었다. 강원(47.9명)·전남(47.5명)·경북(46.6명)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지역이란 이유로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A원장은 “30분~1시간 거리에 병원이 없는데 지방에 살 수 있겠나. 병원이 없으면 지방 소멸 또한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포 종합병원장은 “똑같이 세금을 내지만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상황이다. 무조건 상급종합병원 위주로만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지역 중형병원 육성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형병원이 지역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야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수도권 분원을 설립하거나 추가 계획을 내놓은 상황도 지역 중형병원들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나마 남아 있던 의사들마저 빠져나가 ‘의료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빅5’ 중 서울대병원이 경기 시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인천 송도,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각각 800병상 규모의 대형 분원을 낸다. 고려·경희·아주대도 각각 500병상 규모로 경기도에 진출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0개 병원이 2026~29년 수도권에 최소 6600개 병상을 더 낼 예정이다. 복지부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분원을 내려면 장관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터파기에 들어간 분원 설립을 막기 어렵다. (입법을 서둘러)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분원은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국립대병원, 전문병원 활성화가 지역의료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의 한 중형병원 관계자는 “관절·척추 등 특화된 전문과목을 진료하는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을 늘릴 필요도 있다. 복지부 지정병원이니 신뢰도가 높아지고 병원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원장은 “한 지역의 국립대병원이 암 질환 치료에 집중하니 그 지역 종합병원도 환자가 늘어 숨통이 틔었다고 하더라. 서울로 향하던 환자들이 지역에 머무니 의료전달체계가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클릭] ●종합병원 100개 이상 병상, 7~9개 진료과목과 전문의를 갖춘 의료기관을 말한다. 종합병원 중 고난도 치료기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을 다루고 20개 이상 진료과목 전문의를 보유한 병원을 대상으로 정부가 3년마다 심사를 거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한다. 동네 의원을 1차 의료기관, 종합병원을 2차 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을 3차 의료기관이라고 한다.
  •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의료 허리’ 중형병원 꺾인다[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2>]

    “지금 지역 중소병원장들은 끙끙 앓고 있어요. 비수도권은 10여년 전부터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 됐습니다. 의대 정원을 증원하면 그나마 지역의사가 늘 텐데, 이조차 반대하는 의사 집단은 뭡니까. 나도 의사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경기도의 종합병원 A원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사 집단행동을 언급하다가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병원장들이 (의사들)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지역 중소병원 대부분은 의사수 부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환자들을 두고 떠난 지 벌써 17일째. 중형병원인 2차 종합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밀려난 경증·중등증 환자를 진료하며 의료대란 충격을 오롯이 받아내고 있다. 중증은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하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중형병원으로 전원하는 비상진료 대책이 시행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이 사태가 끝나면 또 소외될 것을 중형병원들도 예감하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는 “어떻게든 버텨 보려 하지만 환자도 외면하고 의사도 떠나 언제까지 가능할진 모르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참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를 흡수하는 기형적 구조를 뜯어고쳐 경증 환자는 지역에서, 중증·응급 환자는 대형병원에서 진료받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려고 한다. 문제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형병원들이 이미 고사 지경이라는 점이다. 다리(동네의원)와 머리(대형병원)는 비대해졌는데 몸(의료체계)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아 주는 코어 근육이 망가진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월 공개한 ‘진료비통계지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비는 1년 전보다 7.4% 증가한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은 각각 13.9%, 22.4% 줄었다. 중형병원에서 진료받아도 충분한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린 탓이다. 부산 대동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만 몰려 중형병원들은 존폐 위기다. 최근 경남 양산과 김해의 종합병원 몇 곳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입원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34% 이상, 단순진료 질병군 12%, 의원 중점 외래질환 비율은 7% 이하여야 한다. 즉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유지하려면 중증 환자를 많이 받고 경증 외래 환자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원칙’을 지키는 상급종합병원은 많지 않다. A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심사를 받기 전에 페널티를 받을 것 같으면 일시적으로 중증 환자 비율을 늘리는 일도 있다”면서 “외래 환자 제한이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안 하겠다며 일부러 평가 단계를 내린 대학병원도 있다. 상급 간판을 내려놓고 일반 종합병원과 경쟁을 벌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형병원 경영난을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은 인력난이다. 환자도, 의사도 서울로만 향하면서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은 ‘심장내과 의사에게 연봉 10억원을 주겠다’고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조차 없었다. 지역에서 외과 등 필수진료과 의사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이다. 경기 김포의 한 종합병원장은 “지역 의사 월급이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의사 구하기는 어렵다 보니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15년 전부터 이런 상황인데 정부는 ‘의료선진국을 만들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의 질을 높이는 정책만 펴 왔다”고 꼬집었다. A원장은 “우리 병원은 수도권인데도 마취과 의사가 1명밖에 없다. 2~3명 있어야 정상인데 1년 전 공고를 내고도 구하지 못했다”며 “마취과 의사들이 돈이 되는 통증의학과 의원을 열면서 수술에 꼭 필요한 마취과 의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중형병원 붕괴 위기는 환자 건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 ‘국민 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2020년 기준)는 서울이 36명인 반면 충북은 50명이었다. 강원(47.9명)·전남(47.5명)·경북(46.6명)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지역이란 이유로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A원장은 “30분~1시간 거리에 병원이 없는데 지방에 살 수 있겠나. 병원이 없으면 지방 소멸 또한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포 종합병원장은 “똑같이 세금을 내지만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상황이다. 무조건 상급종합병원 위주로만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지역 중형병원 육성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형병원이 지역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야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수도권 분원을 설립하거나 추가 계획을 내놓은 상황도 지역 중형병원들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나마 남아 있던 의사들마저 빠져나가 ‘의료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빅5’ 중 서울대병원이 경기 시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인천 송도,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각각 800병상 규모의 대형 분원을 낸다. 고려·경희·아주대도 각각 500병상 규모로 경기도에 진출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0개 병원이 2026~29년 수도권에 최소 6600개 병상을 더 낼 예정이다. 복지부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분원을 내려면 장관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터파기에 들어간 분원 설립을 막기 어렵다. (입법을 서둘러)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분원은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국립대병원, 전문병원 활성화가 지역의료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의 한 중형병원 관계자는 “관절·척추 등 특화된 전문과목을 진료하는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을 늘릴 필요도 있다. 복지부 지정병원이니 신뢰도가 높아지고 병원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원장은 “한 지역의 국립대병원이 암 질환 치료에 집중하니 그 지역 종합병원도 환자가 늘어 숨통이 틔었다고 하더라. 서울로 향하던 환자들이 지역에 머무니 의료전달체계가 돌아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클릭] ●종합병원 100개 이상 병상, 7~9개 진료과목과 전문의를 갖춘 의료기관을 말한다. 종합병원 중 고난도 치료기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을 다루고 20개 이상 진료과목 전문의를 보유한 병원을 대상으로 정부가 3년마다 심사를 거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한다. 동네 의원을 1차 의료기관, 종합병원을 2차 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을 3차 의료기관이라고 한다.
  •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 대응에 달린 국가경쟁력 탄소중립 핵심은 화석연료 감축美·EU 등 규범 만들어 탈탄소 육성‘기후악당’ 中도 에너지 전환에 적극국내 재생에너지 비율 OECD ‘꼴찌’기술 혁신·규모의 경제로 비율 확대제품마다 탄소가격 부과 체계 강화기업 체질개선 촉진 등 대책 마련을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탈탄소 에너지정책이 전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환경대사인 조홍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달 27일 만나 세계 기후변화 대응 동향과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기후환경대사로는 처음 인터뷰를 가졌다.-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있는데 수십년 전 제기된 저출산 문제를 요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5~10년 안에 기후변화는 잘살고 못사는 차원이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구나 하는 위기감을 가질 것이다.” ●세계는 탈탄소시장 선점 전쟁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했는데 느낀 점은. “160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정도로 기후변화는 각국 정상들이 직접 챙기는 ‘정상의 어젠다’가 됐다.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로 발전했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모든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 문제’가 됐다.” -선진국의 기후변화 대비는. “선진국은 기후변화로 모든 것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국제규범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자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려고 긴박하게 움직인다. 그야말로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의) 전쟁터다.” -기후변화로 무엇이 바뀐다는 것인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후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촌 경제의 기본 축이 바뀌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놓고 전쟁이 벌어진다고 했는데. “기후변화는 엄청난 환경 재난이다. 이 재난이 더 커지는 것을 막고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기술혁신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노력하는 것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빨리 바꾸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에 관세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CBAM)와 타국의 전기차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규제를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만들어진 국제규범이다. 이를 통해 탈탄소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늘려 탄소무역장벽 대비를 -이런 조치들은 경제·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에너지 믹스 및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데 이런 일자리가 다른 산업 분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고 에너지 인프라 전환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경제로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탄소국경세로 우리 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데. “EU는 앞으로 국내 모든 상품에 대해 탄소비용을 부과하고 수입품에도 동일한 금액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배출량 보고 의무만 있지만 2026년부터 관세가 부과된다. 탄소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값싸게 생산된 제품은 가격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의 ‘탄소무역장벽’ 대비책은. “우리 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각국이 탄소무역장벽을 도입하면 탄소비용 부담이 낮다는 것이 가격경쟁력이 될 수 없다. 정부가 각 제품의 탄소가격 부과 체계를 강화하고 기업 체질 개선을 촉진해야 한다.” -역대 정권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치로 기후변화 목표를 세우고 법제도를 마련했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녹색성장은 ‘우파의 환경운동’으로 볼 수 있다. 당시로서는 꽤 빨리 관심을 두고 노력한 덕분에 우리가 녹색산업, 즉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탄소중립 선언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등의 올바른 목표를 세웠지만 정작 에너지·산업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인 제도·수단 마련은 미흡했다. 환경 이슈가 좌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기후문제는 경제뿐 아니라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나. “기후 문제의 본질은 자연재난과 이상기후로 인한 생명과 신체 피해는 물론 식량 생산 감소, 물 부족, 생태계 파괴, 불평등과 난민 증가, 국제 분쟁 등 총체적인 사회 불안과 생활 환경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존재론적 위기’다.” -기후대응과 관련해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도 그래서인가. “법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는 보편적 인권, 헌법상 기본권 문제이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2021년 독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미래세대에 막대한 감축 부담을 전가해 미래세대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위헌 판단을 내렸다. 우리 헌법재판소에도 2022년 기후위기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당했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인권위는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낮아 미래세대 부담을 줘 헌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의견을 제출했다.”●‘원전 vs 재생에너지’ 구도 벗어나야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나라를 꼽는다면. “미국과 비교해 유럽이 더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중국은 ‘기후 악당 국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배출량도 계속 증가세다. 하지만 빠르게 에너지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22년 중국의 수력발전량은 전 세계의 30.1%,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2.5%를 점유했다. 태양광과 풍력 설비 용량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된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낮은 것은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일조량과 풍량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재생에너지 가격은 설치 증가 등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하락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해도 원전 비용이 더 싸지 않을까. “미국 등의 에너지원 단가를 비교한 여러 보고서를 보면 풍력, 태양광, 원전 순으로 나온다. 외국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져 설계 보강, 재시공 등으로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늘어난 데다 원전 폐기물 처리 및 해체 비용, 사회적 갈등 비용 등도 포함하다 보니 원전 비용이 높게 나온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해외 사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은. “원전이 일정 부분 차지할 수밖에 없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은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의 구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석연료를 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대체할 것인지 중심이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과거와 달리 기술혁신을 통해 점차 싸지면서 경제성이 커졌다. 현재 8~9%에 불과한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확대해야 한다. ” -정부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하느냐가 기후대응의 성패를 가른다고 했다.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다음 세대에 어떤 사회를 남겨 줄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조홍식 대사는 판사(사시 28회)로 지내다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른바 탄소중립기본법과 배출권거래법을 처음 입안하며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 법제도의 틀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명박 정부부터 현재까지 4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맡을 정도로 기후·환경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실력파다.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하면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도 맡고 있다.
  • 이종배 서울시의원 “의료관광 최강국 될 수 있는 적기, 모든 수단 동원해야”

    이종배 서울시의원 “의료관광 최강국 될 수 있는 적기, 모든 수단 동원해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종배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지난 4일 열린 제322회 임시회 관광체육국 업무보고에서 의료관광 최강국 도약을 위한 서울시의 내실 있는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세계 각국이 경쟁하고 있는 지금이 의료 최강국이 될 수 있는 적기”라며 “우리나라 의료관광이 세계 1등을 하려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디테일한 만족도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라며 면밀한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의료관광 활성화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로 의료관광을 경험했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만족, 불만, 요구사항 등 피드백을 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작년 말 2024년도 예산심사 당시 의료관광 활성화 사업 예산이 감액된 부분에 대해 “감액된 의료관광 활성화 예산을 살리기 위한 집행부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해 보였다. 예비비를 사용해서라도 지금 만족도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향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시 의료관광 만족도 조사가 자세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의회와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말하며 의료관광객 만족도 수요 파악에 힘쓸 것을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해외 여러 의료관광 강국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상위 수준의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말레이시아, 일본 등 의료관광 강국의 훌륭한 시스템을 분석하고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해외 의료관광 강국들에 대해 서울시가 어떻게 연구할지 면밀히 검토해 보고해달라”고 하면서 우리나라가 의료관광 최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 22년간 7600명에게 장학금…배구 이어 ‘읏맨 럭비단’ 창단[2024 재계 인맥 대탐구]

    22년간 7600명에게 장학금…배구 이어 ‘읏맨 럭비단’ 창단[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기업의 성장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교육과 사회봉사활동이다. 그는 2002년 ‘OK배·정장학재단’을 설립해 매년 국내외 중·고·대학·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이 차별을 극복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란 신념에서다. 올해 1월까지 재단을 통해 지원받은 학생은 총 7600여명, 금액은 260억원 규모다. 특히 그는 재일한국학교인 ‘오사카금강 인터내셔널 스쿨’(금강학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금강학교는 1946년 한국 문화와 민족 교육을 전수하고자 재일교포 1세들이 건립한 한국학교로 1961년 국내 최초의 재외한국학교로 인정받았다. 그는 2019년 이사장직을 맡고 나서 금강학교를 명문 국제학교로 만든다는 목표로 한국어영어일본어 어학 집중 교육, 우수 교원 확보 및 교원 교육 강화,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제도 도입 등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최 회장은 2019년 5월 금강학교와 학교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재일동포 학생들이 한국인이라는 민족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을 잇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금강학교의 발전이 다른 민족학교에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포츠 후원도 활발하다. 2021년 1월에는 제24대 대한럭비협회 회장에 선출돼 한국 럭비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럭비가 제가 태어나고 자란 럭비 선진국인 일본을 실력으로 당당히 이기는 등 세계적 수준까지 오르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럭비에 대한 애정이 깊다. 지난해 3월에는 배구단에 이어 그룹의 두 번째 스포츠 구단으로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을 창단했다. 골프 부문에서도 장학재단을 통해 차세대 골프 유망주 성장을 지원하는 골프 장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14년간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개최하며 청각·언어 장애인 스포츠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 경증·지방 환자 줄선다…‘의료 블랙홀’ 대형병원[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1>]

    경증·지방 환자 줄선다…‘의료 블랙홀’ 대형병원[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1>]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전국 대형병원이 1만명에 불과한 전공의 집단행동에 휘둘리고 있다. 찰나에 생사가 엇갈리는 중환자실과 응급실도 예외는 아니다. 전공의의 값싼 노동력에 기대 대형병원을 운영하고, 돈벌이를 위해 경증 외래 환자까지 받아 온 관행도 부메랑이 됐다. ‘의료 선진국’이란 화려한 포장에 가려진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민낯이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기 전 기형적인 의료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의료체계 판을 어떻게 새로 짜야 할지 4회에 걸쳐 짚어 본다.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 ‘심정지, 급성심근경색, 급성신경학적 이상 환자를 제외하면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안내판이 먼저 눈에 띄었다. 평일에도 북적거리던 보호자 대기실엔 5명 남짓. 같은 시간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대기실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세브란스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 응급구조사 류모(63)씨는 “이전에는 고관절이나 대퇴부 골절 등 응급실에 갈 정도가 아닌 환자도 구급차를 부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응급실 진료가 확정된 ‘진짜 중증 환자’만 구급차를 부른다”고 전했다. 의료 대란은 아이러니하게도 의외의 효과를 낳고 있다. 전공의들이 떠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가 줄고 그 자리를 중증 환자들이 채웠다.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이 본연의 역할인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이후 지난달 27일 기준 전체 상급종합병원 신규 환자 입원은 24%, 수술(상급종합병원 15곳)은 약 50% 감소했지만 모두 중등증 또는 경증 환자였다고 밝혔다. 외래 환자 수도 30% 줄었다. 지난달 19일부터 집단행동 진료 공백을 메우고자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중증 진료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중등증 이하 경증 환자는 지역 종합병원에 보내는 비상진료체계를 운용하면서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전공의가 빠지니 중증 위주로 대형병원이 돌아가고 있다”며 “중증은 대형병원에서, 중등증과 경증 환자는 중소형 병원이 담당하는 게 정상인데 역설적으로 의료 대란으로 정상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상시 상급종합병원 환자 비율은 55%가 중증, 45%가 중등증 또는 경증이었다. 굳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지 않아도 될 환자가 절반에 육박한다.상급종합병원 전체 진료비 중 외래 비중은 2018년 35.4%, 2022년 36.8%, 2023년 36.4%로 꾸준히 상승했다. 외래 경증 환자가 많다 보니 정작 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기왕이면 큰 병원이 더 낫지 않을까’란 기대에 환자들이 몰렸지만, 외래 수익을 올리려고 당뇨·고혈압 등 경증 외래 환자를 닥치는 대로 받은 병원 탓이 더 크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래가 상급종합병원 수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외래만 늘려도 돈을 버니 병원 입장에선 굳이 중증 환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 정 교수는 “병원 입장에선 외래 환자를 많이 받아야 자기공명영상(MRI) 등 돈 되는 검사를 할 수 있다. 의사 월급 체계도 다르다. 성과에 따라 수익이 30% 정도 차이 나기 때문에 병원과 의사들이 환자를 유인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비수도권 환자들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방 거주자 중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2013년 50만 245명에서 2022년 71만 3284명으로 42.5% 늘었다. KTX 첫차를 타고 올라와 서울·수서역 앞 병원행 셔틀버스 정류장에 줄을 선 모습이 이젠 익숙하다. 의사도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20년간 문을 연 대학병원 16곳 가운데 9곳(56%)이 수도권에 있고 개원한 대학병원 의사 4298명 중 1959명(45.5%)이 수도권에 터를 잡았다. 환자·의사 모두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리면서 지역 중소병원은 고사 위기다. 경기 김포의 한 종합병원장은 “인프라가 가분수처럼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려 있고 지역 종합병원은 (정부에서) 육성하지 않으니 인력·시설·장비가 계속 빠져나가고 재투자는 안 되는 악순환”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빅5’ 쏠림이 심하다 보니 환자들은 지역 상급종합병원도 ‘상급’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월부터 삼성서울·인하대·울산대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굳이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지 않아도 될 환자라면 집 근처 괜찮은 병원을 소개해 주는 시스템이다. 대신 중증 환자를 많이 볼수록 건강보험 재정으로 추가 보상을 해 준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진다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초진했던 상급종합병원에 진료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도 마련했다.상급종합병원 쏠림이 의료 생태계를 무너뜨린 지 오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2020년 경증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경우 본인부담률을 높이고 상급종합병원이 상태가 호전된 환자나 경증 환자를 동네 병의원으로 돌려보내면 더 많은 ‘회송 수가’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의 경증 환자 쏠림을 막진 못했다. ‘서울의 큰 병원’에서 한 번에 여러 검사를 받고 싶어 하는 환자 심리가 일차 요인이었고, 병원들의 공포 마케팅도 한몫했다. 진료의뢰서 없이 상급종합병원에 갈 수 있는 ‘우회로’도 있다. 응급실이다. 정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경증 환자를 안 받기만 해도 의료 쏠림을 막을 수 있다”면서 “제 발로 응급실에 들어가는 경증 환자는 받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의사가 경증 환자를 일정 수 이상 볼 수 없도록 제한하고 외래 경증 환자로 얻는 수입보다 페널티 영향이 더 크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큰 병원에 환자를 뺏긴 동네 병의원은 불필요하게 환자를 입원시키거나 자주 오게 해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낸다”며 “중증 환자는 큰 병원에서, 경증 환자는 동네 병의원에서 진료받도록 하면 (연) 5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 대란을 계기로 경증 환자는 지역에서, 중증·응급 환자는 대형병원에서 진료받는 시스템이 자리잡히고 있어 이참에 안착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반도체가 이끄는 日 증시의 힘…사상 처음 4만선 돌파

    반도체가 이끄는 日 증시의 힘…사상 처음 4만선 돌파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일 4만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직전 거래일보다 0.73% 오른 4만 201을 기록했다. 이어 오후에도 4만선을 유지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0.5% 오른 4만 109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 중 하나인 나스닥 지수가 지난 1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게 닛케이지수 상승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종목이 닛케이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경기 동향에 민감한 반도체 관련주에서 매수세가 이어졌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에 관련 기업 성장의 기대감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치권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닛케이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만선을 넘은 것과 관련해 “시장 관계자가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증시가 펄펄 날고 있다고 해서 일본 경제의 완전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본 출산율 하락으로 2060년까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0.2%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내각부가 장기적인 경제·재정·사회보장 정책을 분석해 처음으로 2060년까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 성장을 막는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감소였다. 내각부는 2045년까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1.36명 정도에다 65~69세 노동 참가율이 57%를 넘지 않으면 GDP 성장률이 0.2%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2060년 일본의 1인당 실질 GDP는 6만 2000달러(8250만원)로 미국 전망치인 9만 6000달러(1억 277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선진국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1.26명이며 지난해 출생아 수는 18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75만 8631명으로 집계됐다.
  • [씨줄날줄] 밥보다 고기

    [씨줄날줄] 밥보다 고기

    어릴 적 제삿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당시만 해도 자정을 넘겨 제사를 지냈는데 졸음을 꾹꾹 눌러 참으면서 끝나길 기다렸다. 고기를, 특히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일 년에 몇 안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제삿날이 되면 작은할아버지와 작은아버지께서 소고기를 두세 근씩 끊어 오셨다. 어머니는 고기를 정성스레 다듬어 적을 부치고, 고깃국을 끓일 준비를 하셨다. 제사가 끝날 즈음이면 동네 어른들까지 오셔서 음복주를 곁들여 제사 음식을 함께 드셨다. 50여년 전만 해도 ‘이밥(쌀밥)에 고깃국’은 많은 사람들이 갈망했던 ‘음식 조합’의 대명사였다. 보통의 가정에서 평상시엔 맛보기 힘들었고 제사나 명절, 가족의 생일날에나 호사를 누리는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반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국민소득이 크게 늘면서다. 쌀 이외의 곡류 소비 증가와 먹거리의 다양화 등에 힘입어 쌀 소비는 급격히 줄었고, 고기 소비는 증가했다. 물론 남한과 달리 지금도 ‘이밥에 고깃국’을 약속하고 있는 북한에선 여전히 선망되는 음식 조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선 이제 쌀이 남아돌아 농민들과 정부가 수확 철마다 전전긍긍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3년 130㎏에 달했던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해 56㎏까지 떨어졌다. 1인당 하루 154g으로 즉석밥 1개(200g)도 안 되는 분량이다. 정부는 벼 재배 면적 줄이기에 머리를 싸매고 있고, 밥솥 회사는 줄어든 수요를 프리미엄 모드를 장착하는 고급화를 통해 버텨 나가는 처지다. 반면에 우리 국민의 고기 섭취는 급증했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돼지·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이 1인당 60.6㎏에 달한다. 1980년 11.3g에 비해 5.5배 증가했고, 지난해 쌀 소비량을 추월했다. 한 사람당 매일 166g을 섭취하는 셈이다. 육류 소비량이 마냥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 달러를 넘는 선진국에선 이미 육류 소비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고기 섭취의 급증 추이를 볼 때 ‘밥보다 고기’ 트렌드가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 [열린세상] EU 농민 시위의 교훈

    [열린세상] EU 농민 시위의 교훈

    최근 유럽연합(EU) 주요국에서 발생한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가 화제다. 지난 1월 중순 프랑스에서 촉발된 농민시위가 독일·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 등 주변 국가로 빠르게 확산됐다. EU는 1962년부터 회원국 간 단일시장, 역내 농산물 우선, 공동 재정 부담 등 세 가지 원칙 아래 공동농업정책(CAP)을 추진해 오고 있다. EU 농업의 현대화와 경쟁력 강화, 농산물 가격 및 소득 안정, 환경보전적 농업 전환, 지속가능 농촌 개발 등을 위해 많을 때는 EU 전체 예산의 60%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지금도 농업 부문에 25%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그동안 EU의 공동 농업정책은 세계 각국 농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EU 선진국의 농민들이 트랙터까지 끌고 나와 고속도로와 항구를 점거하는 과격 시위를 벌이는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농업 분야의 감축을 위해 농업용 유류에 대한 세금 우대 철폐, 화학 비료와 농약 등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 등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근본적 이유는 EU 농가경제를 지탱하던 농업소득이 줄고 앞으로도 살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에너지, 비료 등 투입재 가격은 크게 오른 반면 농산물 판매가격은 이에 못 미쳐 농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 부문에 대한 세금 감면 철회와 환경규제 강화는 울고 싶은데 빰을 때린 격이 된 셈이다. 값싼 수입 농산물의 유입으로 농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와중에 자연환경 회복을 명분으로 농지의 4%(2030년까지 10%)를 휴경하도록 하는 정책도 농업계의 반발을 샀다. 외국의 값싼 농산물을 낮은 관세나 무관세로 수입하면서 EU 농민들에게만 환경 규제를 강요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폭발한 것이다. 매년 극심한 가뭄과 폭우 등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경영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데 반해 이에 대응한 정책적 관심이 미흡한 것도 한몫했다. EU 농민들 사이에서는 정책 결정권자들이 농민의 생계와 농업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오는 6월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서 농업계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농민시위는 복합적 원인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농가경제의 어려움을 보듬어 주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히 추진된 환경정책과의 충돌이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농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EU 집행위원회와 각국 정상들은 농업용 경유에 대한 과세 계획 철회, 과도한 환경규제 완화, 수입 농산물 대량 유입에 대응한 세이프가드 도입 등 대안을 제시하며 성난 농심을 달래는 중이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농업으로의 전환이 시대적 과제이더라도 농민의 경제적 안정 및 농가 경영안정 대책과 함께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사례다. 유럽 선진국 농민들의 거센 시위를 보면서 조만간 비슷한 처지에 내몰릴 우리 농민들도 이 같은 대응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 과도한 우려일까. EU 선진국들의 농민 시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농업과 환경 정책이 조화롭게 추진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 무엇보다 농민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에 대한 정당한 대우의 시작은 적절한 농산물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나날이 증가하는 농업경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소득안정망 장치 마련에도 정책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농민들이 경제적 이익을 지키면서도 환경을 보전하며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의 버팀목이자 아름다운 국토 정원의 관리자로서의 공익적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세종로의 아침] 의대 정원과 피크 코리아

    [세종로의 아침] 의대 정원과 피크 코리아

    10년 전쯤 미국에서 일하는 고등학교 친구가 한국에 왔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그 친구가 물었다. “요즘 한국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디로 가냐?”고 말이다. 나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의대 가지.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다 의대에 가지”라고 답했다. 그리고 되물었다. “미국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디로 가는데?”라고 말이다. 그 친구는 “예전에는 금융을 많이 갔는데, 요즘에는 정보기술(IT)이랑 바이오 쪽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 대화가 있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과 미국은 전혀 다른 경제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를 기록하며 2022년 1.9%를 넘어섰다. 심지어 지난해 4분기엔 3.2%를, 3분기엔 4.9%를 기록했다. 어지간한 중진국보다 성장률이 더 높다. 반면 한국 GDP 성장률은 1.4%로 일본의 1.9%보다도 0.5% 포인트 낮았다. ‘피크 코리아’(한국 경제가 정점에 도달해 더이상 성장이 어렵다)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 왜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이 어지간한 중진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었을까. 기술 혁신을 통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많아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는 물론 신약 개발 등에서도 미국 기업들은 차원이 다른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10년 전 ‘미국의 똑식이’들이 선택한 분야가 미국의 새 먹거리가 되고,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거의 모든 인재가 의대로 쏠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인재들은 서울대 의대를 시작으로 지방 의대까지 길게 줄을 선 뒤 이후 다른 분야를 살펴본다. 아니 다른 대학에 들어간 뒤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다시 의대로 간다. 2024년도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에서 합격생 769명 중 16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체의 21.3%로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정시모집에서 컴퓨터공학부는 합격자의 33%가, 첨단융합학부는 16.4%가 1차 정규 입학에 등록하지 않았다.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의대가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이다. 우리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94학년도 이과 전국 수석은 서울대 전기전자제어공학부를 갔다. 당시는 로봇을 만드는 제어계측학과와 반도체학과,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에 사람이 몰렸다. 그리고 이 분야에 진출한 인재들은 반도체, 자동차, 로봇 등 지금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산업의 핵심이 됐다. 한국이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 초입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인재가 의대로 간다. 의대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의사가 안정적이면서도 ‘좋은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직업이라서다. 그리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의사가 높은 소득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의사의 절대 수가 부족한 것도 한 이유다. 때문에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의료계 내의 적절한 인적 자원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미래 한국의 먹거리가 될 산업에 인재가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모든 인재가 의대로 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이상 한국은 반도체와 IT 등 우리를 먹여 살리는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김동현 전국부 차장
  • “한국, 일본의 미래?” 세계 최저 출산율 日언론 대서특필

    “한국, 일본의 미래?” 세계 최저 출산율 日언론 대서특필

    일본 언론들이 29일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이자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1면과 3면에 걸쳐 한국 출산율 문제를 짚었다. 특히 3면 기사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조선 공장 일대 모습을 르포 형식으로 다루면서 ‘급속한 저출산, 일본의 미래인가’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니혼게이자신문(닛케이)은 1면에 출산율 통계를, 15면에 한국 역대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을 소개하는 박스 기사를 실었다. 닛케이는 저출산이나 노동력 부족은 일본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 공통의 과제지만 일본의 2022년 출산율은 1.26명으로 한국의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심각성 측면에서 앞서가는 한국의 대응 성패는 일본 대책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저출산과 혼인 감소가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는 표현일 것이라며 자국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구조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도 게재했다.아사히신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1을 밑도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1면과 3면, 9면에 걸쳐 관련 소식을 다뤘다. 이 신문은 집값 급등과 치열한 학벌 경쟁, 젊은 세대의 불안 등 한국의 상황이 일본과도 겹친다고 진단하는 한편, 스스로 “출산 파업 중”이라는 정소연(41)씨의 인터뷰도 게재했다. SF소설 작가이자 변호사로 활동해온 그는 이 인터뷰에서 “15년 전 결혼할 때는 당연히 출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출산 파업을 선택한 이유로 경력 관리의 문제, 육아 환경, 사회 분위기 등을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도 2면과 7면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다루는 등 일본 대부분 주요 신문은 서울 특파원을 취재에 투입해 단순한 통계 전달뿐만 아니라 원인을 들여다보거나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조명했다. 앞서 한국 통계청은 전날 발표한 통계에서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다시 역대 최저를 경신했고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0.70명선마저 붕괴했다고 밝혔다.
  • 서울대병원장, 전공의들에 “환자 곁에 돌아오라”… 주요 병원장 중 첫 공식 호소

    서울대병원장, 전공의들에 “환자 곁에 돌아오라”… 주요 병원장 중 첫 공식 호소

    서울대학교병원장이 병원을 떠난 소속 전공의들에게 복귀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대형 병원의 병원장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공식적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은 서울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중에서도 대표 격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서울대병원 분원인 분당서울대병원의 송정한 병원장,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의 이재협 병원장은 전날 오후 소속 전공의 전원에 ‘서울대병원 전공의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글에서 “전공의 여러분, 병원장으로서 저희는 당부드린다”며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여러분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됐다”며 “중증 응급 환자와 희귀 난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김 원장 등은 전공의들과 함께 필수의료 체계와 수련 환경을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왜곡된 필수의료를 여러분과 함께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의 일터를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탈바꿈시켜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고, 보다 나은 수련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 선진국형 의료를 만들어가겠다”며 “전공의 여러분의 꿈과 희망은 환자 곁에 있을 때 빛을 발하고 더욱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믿고 있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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