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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여행 하면 경주라고? 대세는 강원도 산골마을!

    수학여행 하면 경주라고? 대세는 강원도 산골마을!

    강원 정선의 한 작은 산골 마을이 올들어 8000명에 이르는 수학여행단을 유치하는 등 대박을 터뜨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농산촌 체험을 원하는 도심지 학교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마을주민들의 노력 덕분이다. 그동안 동남아 등 해외여행과 국내 문화유적지 답사가 주종을 이뤘던 수학여행이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 패턴이 바뀐 것도 한 몫했다. 대부분의 산골마을 체험은 해외 여행이나 문화답사에 나서는 것에 견줘 경비가 절반도 들지 않는다. 농산촌을 모르고 살아온 학생들에게 시골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정선군은 30일 남면 ‘개미들마을’(낙동리)에만 올들어 9개학교 7800여명의 수학여행단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대구·부산 등 강원 서남부지역까지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어 연말까지 이곳을 찾는 수학여행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9일에는 서울 일신여중 수학여행단 360여명이 기차를 타고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정선역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면 구절리에서 레일바이크를 즐긴 뒤 개미들마을을 찾아 감자와 옥수수를 심고 무지개송어 맨손잡기, 떡메치기, 소달구지· 경운기 타기 등 농산촌 체험 시간을 가졌다. 인근 강원랜드에서 관광 곤돌라를 타고 트레킹도 즐겼다. 여름에는 옥수수와 감자 캐서 삶아 먹기,가을에는 콩 수확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수학여행에 참가한 일신여중 3학년 임채영양은 “기차역에 농악대까지 나와 환영해줘 너무 감동했다.”며 “그동안 서울에서 느끼지 못한 체험과 훈훈한 시골 인심을 듬뿍 가슴에 담아 간다.”고 환하게 웃었다. 5월 중에는 서울 신동중, 대전 예지중 수학여행단 등이 줄줄이 방문한다. 수학여행단은 정선5일장을 찾는 일반관광객들의 일정을 피해 운영하며 정선지역의 짭짤한 농외 관광소득원이 되고 있다. 40여가구 80여명이 모여 사는 개미들마을 주민들은 올 한해 수학여행단 맞이 수입으로 2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개미들 마을주민들이 주말 가족단위 관광객만으로는 농촌체험 관광상품의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정선군과 함께 수도권, 남부 대도시권역을 중심으로 인터넷 홍보, 협조 서한문 발송 등을 통해 수학여행단 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다. 7월 중에는 학교 교장·교감·수학여행담당 교사들을 중심으로 팸투어도 실시할 예정이다. 전주화 정선군 관광마케팅 담당은 “공무원들뿐 아니라 개미들마을 주민들까지 여행사에서 상품을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농산촌을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벌써?”…멜 깁슨, 새 여친 공개 ‘빈축’

    “벌써?”…멜 깁슨, 새 여친 공개 ‘빈축’

    ”부인과 갈라선지 얼마나 됐다고…” 영화배우 멜 깁슨(53)이 28년 간 결혼생활을 한 부인과의 이혼소송이 진행되기도 전에 새로운 여자친구를 공개석상에 데리고 나타나 빈축을 샀다. 깁슨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영화 ‘엑스맨 울버린’ 시사회에 현재 교재 중인 여자친구 옥산나 그리고리에바(39)와 손 잡고 나타나 주위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취재진 앞에 나타났으며 부담감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편안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깁슨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그리고리에바라는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수 겸 작곡가로 영화 ‘007 제임스 본드’에 출연했던 티모시 달튼과 결혼해 슬하에 12살의 남자아이를 뒀지만 2년 전 이혼했다. 당시 시사회장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깁슨과 여자친구의 예기치 못한 등장에 당혹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28년 간 결혼생활을 했던 로빈 깁슨과 갑작스러운 이혼 소식이 전해진지 한달도 되지 않아 여자친구를 공개한 것이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는 냉담한 시선이 곳곳에서 느껴진 것. 뿐만 아니라 깁슨은 지난 달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옥산나’와 동명이인인 24세 여자친구 옥산나 포체파와 진한 애정행각을 벌인 것이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데일리메일은 “깁슨이 새로운 여자친구와 등장하면서 그의 이혼에 여러 명의 ‘옥산나’들이 연루돼 있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셈”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이달 초 깁슨의 아내 로빈 깁슨이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세상에 파경소식이 전해졌으며 이 소송은 6700억원의 재산을 둘러싼 값비싼 소송이 될 전망이다. 사진=데일리메일 기사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GM대우 회생 ‘핑퐁게임’

    GM대우 회생 ‘핑퐁게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GM대우를 지원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GM대우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특히 국내 자금 지원도 여의치 않아 재정 상황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GM의 경영권에서 벗어나고 산업은행의 지원 및 구조조정을 통한 독자회생 방안 등 효율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GM-산은 ‘기싸움’ 팽팽 레이 영 미국 GM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은 27일(현지시간) GM본사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산업은행과 한국 정부가 GM대우에 먼저 지원하지 않는다면 GM 본사로서는 지원할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GM은 미국 국민들의 세금을 모은 구제금융을 통해 수혈받고 있어 해외에 돈을 투자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재무부는 해외에 대한 새 투자 금지를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영 부사장은 GM대우의 포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특별히 상황이 바뀐 것은 없다.”는 분위기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 역시 GM의 선지원 약속 없이 GM대우의 유동성 등을 지원할 수 없다.”면서 “지원 방법이 자금 지원이 될지 또 다른 방법이 될지 내부적으로 토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GM과의 ‘힘겨루기 형국’ 속에 이젠 자금 지원도 확정적이지 않다며 일종의 공세를 취한 셈이다. 한편 GM대우는 “영 부사장이 원칙론을 밝힌 것으로 GM대우는 GM의 회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업체이기 때문에 공동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재정 상황 풍전등화 위기 고조 GM대우의 재정 상황은 풍전등화다. 이날 산업은행을 비롯한 8개 은행들은 “5∼6월 중 만기도래하는 선물환 계약 8억 9000만달러 중 5억달러 안팎의 만기를 연장해달라.”는 GM대우의 요청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연장 기간을 3개월 이내로 제한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GM대우는 지난해 87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290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선물환 등 파생상품 거래에서 1조 4686억원의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할 유동성 차입금 규모도 1조 2000억원이 넘는다. 현재 GM대우의 보유 현금은 50 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GM대우는 산업은행 9300억원을 포함해 은행권의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 1조 3700억원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獨오펠사 방식’ 등 해법 제시 정부와 전문가들은 GM의 직접 자금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산은이 GM대우 경영 주체가 돼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GM대우 지분은 GM그룹이 72%, 산은이 28%를 갖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독일 정부가 GM계열사인 자국 오펠사에 적용하는 지원 방식이 GM대우 회생안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면서 “산업은행이 지분을 23% 남짓 추가 확보해 GM으로 하여금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한 뒤 자금 지원과 구조조정을 거쳐 회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독일 정부는 오펠사에 지원한 자금이 미국 GM으로 흘러가지 않는 ‘안전 장치’를 확보한 뒤 자금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해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GM이 GM대우 경영권을 갖는 이상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산은의 자금 지원이 쉽지 않으며, GM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도 ‘증자’뿐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GM대우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경우 독자 생존 또는 제3자 매각 등 현실적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영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당시 기아차 처리 과정에서도 배웠듯이 GM대우 지원은 구조조정으로 부실을 덜어낸 뒤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seoul.co.kr
  • 당일치기 여주·이천 봄나들이

    당일치기 여주·이천 봄나들이

    봄나들이에는 몇 가지 공식이 있다. 벚꽃을 보려면 진해나 하동 쌍계사, 산수유는 구례, 만발한 매화는 광양에서 보고, 진달래는 또 어디, 어디… 이런 식이다. 물론 그곳이 진짜배기일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어딘가에서 살고 있다면 그곳들은 너무도 멀다. 돈과 시간의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그저 입맛만 다시며 신문 기사, TV 소개 프로그램으로 만족하기에는 화창한 봄날의 유혹이 크다. 봄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넉넉히 기다려 주지도 않는다. 봄나들이의 ‘종합선물세트’인 경기 이천과 여주를 권한다. 그저 딱 하루만 투자해도 막 떠나가려는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바라바리 보따리 쌀 일도 없다. 운동화끈 질끈 동여매고 훌쩍 떠나자. 온갖 꽃길에 예쁜 사찰, 역사 공부, 맛난 먹을거리, 뜨끈한 온천, 명품아웃렛쇼핑몰 등이 두루두루 갖춰져 있다. 게다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여주와 이천 그리고 광주에선 ‘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린다. ●오전 7:30 이른 아침 챙겨 먹고 차 밀리기 전에 나섰다. 첫 행선지는 이천. 설봉산을 중심으로 한 설봉공원에 꽃길, 등산로, 미술관 등이 모여 있다. 3번 국도를 이용해도 좋지만 막히지 않는 시간이니 중부고속도로가 수월하다. 서이천 나들목에서 빠지니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천 설봉공원은 여주, 광주와 함께 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394m의 야트막한 설봉산의 등산로(사실은 산책로에 가깝다)를 타고 설봉서원 지나 김유신 장군이 세운 성곽인 설봉산성을 거쳐 희망봉 정상에 오른 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영월암을 둘러 왔는데도 1시간30분 남짓이면 충분했다. 아이들이 칭얼대며 힘들어한다면 설봉서원에서 구암약수터로 내려오는 40~50분 코스의 완만한 산책로도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벚꽃과 개나리, 철쭉이 무리를 지어 호젓하게 맞이해 준다. 설봉공원 주변의 벚꽃만 5000그루. 4월 말까지 절정을 이룬다. ●오전 10:20 산수유 축제는 지난 5일로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백사면 도립리 산수유마을로 갔지만 역시나 꽃잎은 모두 떨어지고 없었다. 가지 끝에 삐죽거리며 매달려 있는 연노랑 수술들이 여운을 남기고 있을 뿐이었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여주로 향한다. ●오전 11:30 여주 하면 신륵사다. 도자가 공원 바로 곁에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을 접하고 있는 사찰이다. 강월헌에서 내려다보면 흐르는 듯 멈춘 듯 남한강이 유유히 신륵사를 끼고 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쌀밥집이 읍내 곳곳에 즐비하다. 물론 ‘쌀밥’이 특별한 시대는 지났다. 라면집에 가도 말아 먹으라고 주는 것이 쌀밥이니 말이다. 그러니 쌀밥 정식도 그다지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곳은 ‘여주쌀’로 이름을 날리던 바로 그 여주다. 친환경농법으로 지은 ‘대왕님표 여주쌀’로 돌솥에 갓 지은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또한 고사리, 미나리, 시금치, 콩나물, 조기, 꽃게장, 불고기, 삼합 등 갖은 반찬 중 어디다 젓가락을 대야할지 고민스럽다. 쌀밥 정식은 1인분에 1만 5000원이다. 제법 비싸지만 여주에 왔으면 꼭 한번은 먹어 줘야 한다. 여주군에서는 ‘여주쌀밥집’(031-884-3578) 등 8곳의 공식 쌀밥집을 지정해 놓았다. ●오후 1:20 다시 신륵사다. 배도 부르니 차분하게 둘러볼 수 있다. 고은은 ‘만인보’에 실은 시 ‘미륵세상’에서 ‘…이런 흉흉한 땅에/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미륵이 왔다/ 미륵이야말로/ 새 세상을 가져온다…칠성이야말로/ 용왕이야말로/ 다 미륵의 화신이었다’고 노래했다. 여주의 미륵은 나옹 선사다. 신륵사는 무학 대사의 스승인 나옹 선사가 입적하면서 유명해진 절이다. 남한강변에 위치해 늘 범람의 위험에 노출된 신륵사에서 ‘용마(수마)’를 다스렸다고 전해지는 나옹 선사는 여주 땅에서는 미륵과 같은 존재로 통한다. 여주 사람들이 최고의 경관으로 꼽는, 아침 일찍 만나는 남한강 물안개와 일출은 꼭두새벽길을 달려오거나 신륵사에서 템플스테이(3만원)를 해야 만날 수 있는 행운이다. 신륵사의 또 하나의 정취는 그 옛날 도자기를 싣고 한강을 오가는 교역의 중심 수단이었던, 황포돛배를 타고 남한강 바람을 맞아보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모터를 달고 있고, 수심도 낮아져 신륵사 앞쪽을 왔다갔다 하는 데 그치고 만다. 30분 남짓 타는 데 5000원이다. 신륵사 쪽만이 아니라 강 맞은편 강변유원지 쪽에서도 황포돛배를 탈 수 있다. 강변에 접한 신륵사의 아담하면서도 아름다운 가람 배치 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대운하가 만들어질 경우 신륵사의 풍광이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니 앞으로 부지런히 와볼 일이다 싶다. ●오후 4:40 이제 역사수업 시간이다. 신륵사에서 차로 15분 정도 가면 명성황후 생가가 나온다. 명성황후가 8세까지 살았던 집이다. 이광수 관리소장은 “여주는 조선 왕비를 8명이나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소개했다. 기념관에서 명성황후의 생애를 담은 각종 자료와 유품을 볼 수 있다. 여주쌀을 ‘대왕님표’로 브랜드화할 수 있는 근거는 바로 세종의 능이다. 명성황후 생가에서 20분 정도 달리면 세종대왕릉(영릉)이 있다. 들어서는 길에 개나리가 양쪽에 멋지게 도열해 있고, 효종대왕릉(영릉)으로 가는 사잇길에는 진달래꽃이 감격스러울 만큼 흐드러졌다. 세종 때 만들어진 해시계, 혼천의 등 여러 발명품의 모형들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공부가 된다. ●오후 6:00 여기 저기 헤매다 보니 속절없이 배가 다시 고파온다. 천서리막국수촌으로 가면 그 옛날 황포돛배를 타고 가다가 막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때우던 뗏목지기들의 신산함을 만날 수 있다. 강계봉진막국수(031-882-8300)와 시원막국수(031-883-3824) 등 100% 순메밀을 자랑하는 막국수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오후 7:20 아무리 주말의 하루지만 그냥 서울로 들어가기는 아쉽다. 이천 테르메덴(031-645-2000)이나 광주 퇴촌 스파그린랜드(031-760-5700)에 들러 노천탕에 몸을 담근 채 밤하늘의 별을 세어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당일치기 봄나들이는 완성이다. 여주·이천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하드코어 맛기행①] ‘목포의 봄 맛’은 비릿하지만 깊다

    [하드코어 맛기행①] ‘목포의 봄 맛’은 비릿하지만 깊다

    이상한 일이다. 목포에만 오면 노래가 떠오른다. 가사도, 리듬도 분명치는 않은 노래다. 그저 노래 초입부 한 구절 가사만 선명하다. 그렇다고 이제 목포의 시가(市歌)가 된 ‘목포의 눈물’은 아니다. 물론 그 노래처럼 비애에 젖게 하는 노래이기는 하다. 그러나 쇠락한 목포 시가지를 더 삼삼하게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다.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기러기 우는...’ ‘목포는 항구다’라는 노래다. 영국의 소설가 써머셋 모옴이 그랬던가. 만일 어느 낯선 곳이 고향처럼 정겹게 느껴진다면, 그 곳은 선대(先代) 누군가가 머물렀던 곳이었을 거라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격세 유전으로 피를 타고 흘러내려, 그 곳을 찾았을 때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내게는 목포가 그런 곳이다. 그리고 그런 고향의 포근함을 더해주는 것이 바로 목포의 맛이다. ‘항구’라는 말보다 더 목포의 맛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도 없다. 목포는 다양한 해산물의 고장이다. 그러나 그 곳에서 단순히 싱싱한 해산물만을 찾는다면 그건 제주에서 용두암만 찾는 것만큼이나 미련한 짓이다. 먹을 것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가운데서도 그 곳에서는 항구의 냄새에 해당하는 맛을 찾아야 한다. 얼핏 경험하면 짜고 시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린 맛이다. 그러나 되새길수록 깊은 맛이다. 싱싱한 해산물에 오랜 조리법과 섬세한 손맛이 가미된 맛이다. 눈으로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런 항구의 맛을 찾아야 한다. 목포 맛 기행은 1박 2일로는 조금 부족하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는다면 모를까. 일단 목포의 대표 맛으로 홍어, 세발낙지, 민어, 갈치, 꽃게무침 등 다섯 가지를 꼽는다. 그것만 소화하기에도 하루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2박 3일로 정했다. 금요일 오후에 떠나 일요일 오전까지 총 다섯끼를 먹는 기행이다. 물론 여느 때처럼 인터넷을 통해 행선지를 정했다. 그러나 진짜 모험은 현지에서 벌어진다. 행선지 외에도 해당 분야의 맛집을 현지에서 알아보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관광객들에게만 유명한 맛집을 평가절하 할 때가 많다. 오랜 경험에 따르면 현지의 평가가 대부분 맞다. 목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보다는 현지인의 평가가 더 나았다. 인터넷을 통해 분야별로 서너 개의 맛집을 고른 후, 현지 평가를 확인하고 선택했다. ▶제 철은 아니지만, 낙지를 빼놓을 수야 없지… 목포에서 세발낙지를 빼놓을 수는 없다. 목포는 갯뻘이 어느 지역보다도 깊어, 이 곳 낙지는 어떤 낙지보다도 부드럽고 담백하다. 특히 이 곳에서 나는 세발낙지는 갯뻘에서 서식하는 낙지 가운데 가장 작은 부류다. 세(細)발이라는 이름도 발이 가늘고 길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세발 낙지를 젓가락 한 짝에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는 것도 이렇게 작아서 가능한 일이다. 세발낙지의 제철은 초가을 무렵이다. 가격도 이 때가 가장 싸다. 이 때만은 못해도 목포에서는 사시사철 세발낙지를 맛볼 수 있다. 세발낙지 요리로 이름난 곳은 목포에서도 대여섯 곳이 있다. 목포에 도착하고 동네를 수소문 하고 난 오후 7시경까지도 세발낙지 맛집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종 맛집 후보는 남도음식축제 대상에 빛나는 독천식당과 전통의 낙지 명가 호산회관 두 곳. 독천식당은 시내와 영암, 두 곳에 있다(두 곳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영암 쪽이 더 싸다는 평이 많다). 이 곳에는 낙지 외의 요리는 없다. 대신 호산회관은 낙지 외에 회를 맛볼 수도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이다가 시내쪽 독천식당을 선택했다. 이 곳에서 선택한 낙지 요리는 낙지 구이와 연포탕. 밥 대신 이 곳 소주인 ‘잎새주’를 시켰다. 낙지 구이는 네 마리에 3만5천원. 듣던 대로 나무 젓가락 한 짝에 한 마리씩 구어 내 왔다. 1만2천원짜리 연포탕에도 낙지를 몇 마리는 넣은 것 같다. 서울의 묽은 연포탕과는 비교도 안 된다. 두 가지 메뉴 모두 낙지는 부드럽고 구수했다. 구이는 매콤했고, 연포탕은 시원했다. 흠이 있다면 낙지 외의 메뉴가 없다는 것 정도다. 낙지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메뉴가 지나치게 단순해서 좀 아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낙지 매니아라면 죽기 전에 꼭 한 번 먹어야 할 맛이다. 낙지 맛의 정상이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적진 선제공략” 한나라 전주… 민주 경주·울산行

    여야가 8일 4·29 재·보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한나라당 지도부는 전주를, 민주당 지도부는 경주와 울산을 첫 행선지로 택했다. 적진(敵陣)을 선제 공략한 셈이다. 경주에서는 한나라당내 친박·친이간 신경전이 치열하고, 전주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 배제로 민주당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도 반영된 듯하다.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전 전주 상공회의소에서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가진 데 이어 완산갑 태기표 후보와 덕진 전희재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전주 지역에서 현실적으로 당선자를 내기는 쉽지 않지만 이번 선거가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전북 부지사를 지냈고, 새만금사업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집권 여당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지역 여론을 반영한 사업을 하도록 4월 국회에서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면서 “개정법이 처리되면 지역사업과 외자유치를 촉진할 기반이 마련되고 각종 지원과 특례규정으로 새만금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과 이미경 사무총장 등은 이날 오후 경주 채종한 후보와 울산북 김태선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잇따라 참석해 선전을 독려했다. 이 사무총장은 채 후보 사무소 개소식에서 “경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책임있게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지역주의 정당으로 인한 폐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날 경주·울산행에는 정세균 대표가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 전 장관 공천 파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 충격 등으로 인한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고려해 일정을 취소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의제설정·대안제시에 심혈 쏟길/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의제설정·대안제시에 심혈 쏟길/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 서울신문은 3월31일자 ‘정치 & 정책’면에서 ‘잔인한 4월’ 정가를 한마디로 이렇게 진단했다. 추경예산을 비롯, 각종 경제·민생 현안이 즐비한 임시국회를 앞두고 검찰의 사정바람과 재·보선에 따른 계파 갈등에 휩싸인 여의도에선 확실히 봄을 체감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냉기마저 느껴지는 이 계절에 봄꽃 소식이 그리운 심사가 어디 여의도에만 국한될까. 김연아 선수의 낭보로 열린 월요일 아침의 흥겨움에 가슴이 훈훈했던 것도 잠시. 지난 한 주 서울신문의 지면은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들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박연차 로비와 배우 장자연 관련 소식, 개성공단 직원 억류, 청와대 행정관 성매매 적발, 학력진단평가 갈등 재연, 석면 검출 공포,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나쁜 소식이 곧 좋은 뉴스(Bad news is good news)’라는 역설은 언론매체가 쫓는 뉴스가치가 원래 그런 부정적인 것이라는 보도관행을 쉽게 설명하려는 방편으로 대학의 언론학 수업에서 종종 인용하는 대목이긴 하지만,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사정에 해도 참 너무한다는 긴 한숨이 절로 나올 법하다. 그나마 연중기획 ‘나눔 바이러스’를 통해 전하는 전국의 미담 소식(3월31일자 10면)이나 히말라야 오지에 학교를 세우는 산악인 엄홍길 기사(4월2일자 29면)가 조금이나마 언 손과 발을 녹여준다. 하지만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공익에 부합하는 공적 논쟁 사안이라면 의당 언론이 의제 설정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책진단’ 면을 통해 화급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지지부진한 속사정을 취재한 기사(3월30일자 5면)나 인권위원회 조직 축소 결정 논란(3월31일자 2, 9면)에 눈이 간다. 다만 두 논란 모두 대립되는 의견을 너무 균형 있게 다루려 한 나머지 양쪽의 입장을 피상적으로 전달하는 기계적 중립에 머문 인상이 짙다.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발굴해서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면을 장식하는 박연차 로비 사건이나 고 장자연 관련 후속 보도에 독자들은 벌써 신물이 날지도 모른다. 제대로 해결된 것은 하나 없으면서 날 바뀌면 새 의혹이 꼬리를 물고 사태가 급변하다 보니 신문 제작진의 입장에선 이 문제를 부각시키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나 연일 보도가 집중된다고 해서 매번 독자들에게 그 정보가 속속들이 인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과도하고 무분별하게 집중되는 보도 사안에 대해 수용자들은 오히려 ‘으레 그럴 것’이라는 스키마적 해석이나 ‘또 이런 식이냐’는 주변적 단서를 통해 피상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국의 발표에만 의존하는 소방수적 보도태도나 너무 앞서가는 추측성 보도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선지 비록 3회에 걸친 짧은 기획이었지만 여성주의 관점을 바탕으로 관계 전문가의 견해를 다각도로 소개하면서 장자연 사건을 진단하고 평가한 사회비평 연작기사(3월30일∼4월1일)는 참신하게 느껴진다. 이에 비해 해외 재산 은닉 적발 및 추징 관련 보도(3월31일자 1, 4면)의 경우, 오히려 그 비중이 낮게 처리된 느낌을 준다. 물론 박연차 로비 사건과의 개연성이 드러나는 대목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세포탈은 탈세액 규모나 관련자가 누구인가의 문제보다 국가기강을 흔드는 중범죄라는 근본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그 심각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본다. 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금속노조 회원들,모터쇼 행사장서 선지뿌려

    금속노조 회원들,모터쇼 행사장서 선지뿌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 회원들이 서울모터쇼 행사장에서 선지(소의 피)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다 경찰에 무더기로 연행됐다.  경기도 고양경찰서와 일산경찰서는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 서울모터쇼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차량에 선지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인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회원 39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킨텍스 1홀 3번 게이트 앞에서 비정규직 보호와 처우개선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던 중 타고 온 차량에 선지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는가 하면 이를 제지하던 의경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퍼포먼스 직후 현장에 배치된 의경들에 의해 곧바로 연행돼 모터쇼 진행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다.하지만 행사장 근처에 있던 일부 관람객들은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퍼포먼스에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행사장 건물 밖에서 진행되던 금속노조 기자회견이 갑자기 시위로 변질됐다.”며 이들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인터뷰] 강원랜드 최영 신임사장

    [인터뷰] 강원랜드 최영 신임사장

    “강원랜드가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조트 카지노가 되도록 키우겠습니다.” 최영(57) 강원랜드 신임 사장은 2일 특유의 특수성을 살려 국내를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원랜드 존재의 근간이 되면서 한시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 ‘폐광지역특별법’이 2015년 효력을 잃게 돼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설립취지 맞게 지역 연계사업 활성화 최 사장은 “강원랜드가 2015년 이후 어떻게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기회를 반드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사장으로 선임된 뒤 아직 업무보고조차 받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업무를 챙기며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갈 계획이다. 선발주자이면서 강원랜드만이 갖는 특수성을 살려 안팎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침이다. 국제적인 리조트 카지노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우선 시설과 서비스가 외국의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인지부터 짚어 볼 요량이다.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낙후된 강원 폐광지역을 살리겠다고 만든 당초의 취지에 맞게 지역 연계사업도 더욱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다. 그는 “지금까지 계획 단계에 머물렀던 지역 연계사업을 실천하면서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열악한 도로여건 등으로 수도권이나 인근 지역과의 접근성이 큰 문제인 만큼 이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설 생각이다. 최 사장은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겠지만 기반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면 정부와 협의해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열악한 도로여건 등 기반시설 투자 확대 강원랜드가 가진 여러가지 장점도 많다고 보고 이를 잘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그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강원랜드를 따라오기에는 우리가 일찌감치 선두를 점했고, 강원 정선지역이 갖는 자연조건도 뛰어난 장점으로 꼽힌다.”며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쳐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항간에 떠도는 내년 강원도지사선거 출마설에 대해 그는 “최근 김진선 도지사를 만나 사장직에 충실하라는 말씀을 들었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최 사장은 강원 강릉 출신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20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강원도청(1년6개월 근무)과 서울시청에서 산업국장과 경영기획실장, SH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월드이슈]라스무센 차기총장 후보 자질 논란

    26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나토의 차기 사무총장 후보를 놓고 ‘자격논란’이 한창이다. 터키가 유력 후보인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56) 덴마크 총리에 대해 대립각을 세운 데다 중동에 대한 그의 ‘불감증’이 나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3~4일 열릴 나토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차기 총장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유럽국들은 그에게 지지표를 던졌다. 결국 ‘터키의 한 표’가 판세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토의 한 관리는 “이제 워싱턴이 터키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터키의 반감은 2003년부터 시작됐다. 라스무센 총리는 유럽연합(EU) 가입의 꿈을 키우던 터키에 “터키는 결코 EU 회원국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2006년 덴마크 언론이 이슬람의 선지자 마호메트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만평이 터키를 비롯, 이슬람 전역에 분노를 촉발시켰다. 이에 대해 라스무센은 “표현의 자유”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다. 또 중도우파 자유당 당수인 그는 자국에서 무슬림을 극단주의자로 규정하는 극우 덴마크국민당(DPP)과 우파 연정을 구성, 무슬림을 겨냥한 반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중동에 대한 그의 ‘사상’이 안팎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한 나토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앞으로 나토의 중대사안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문제인데 10억 무슬림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가진 총장을 뽑으면 중동에 올바른 접근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칼럼을 통해 “이는 인종차별”이라며 “이것이 그가 나토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며, 자칫 나토의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라스무센은 미국의 이라크전 침공 당시에도 즉각 지원공세에 나섰으며, 아프간전에도 인구에 비해 대규모 파병을 감행, 국내 여론 악화는 물론 미국의 ‘애완견’이라는 불명예도 얻었다. 터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NYT는 터키가 반대표를 행사하면 요나스 가르 스퇴레(49)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라도슬라브 시코르스키(46) 폴란드 외무장관이 유력 후보로 지목된다고 전했다.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현 총장의 임기는 7월말 끝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가뭄대책 없는 정부 더는 못참아”

    ‘가뭄대책 나 몰라라 하는 행정 당국에 태백시민들이 뿔났다.’석달 가까이 제한급수로 힘들게 살아가는 강원 태백지역 주민들이 더 이상 하늘만 쳐다보며 살아갈 수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태백지역은 지난 1월12일부터 하루 3시간씩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 고지대 870여가구의 1300여명의 주민들은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상태이다. 이처럼 물 부족으로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정부의 뚜렷한 지원책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주민들이 “미온적인 가뭄대책을 더 참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태백상공회의소와 여성단체협의회, 번영회 등 사회단체들은 급수대란극복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식수난 해결을 위해 노후 수도관 교체와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한 중장기 상수원 확보대책,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피해보상 등 3개 항을 정부에 요구했다. 비상대책위는 “정부가 요구안을 30일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상경투쟁 등 물리적 행동에 나서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비상대책위는 “고통을 참아 온 것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정부의 미온적 태도 탓에 주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주민들은 먹는 물은 각계에서 지원하는 생수에 의존하고 있다. 빨래 등 생활용수는 오염된 계곡물 등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와 함께 비상대책위는 “식수난은 물관리에 실패한 한국수자원공사 태백권관리단의 책임이다.”라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태백 등 강원남부지역의 식수원인 광동댐을 관리하고 있는 태백권관리단이 지난해 9월 식수 800만t 가운데 400만t을 방류해 물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백권관리단은 지난해 11월 1만 3000t, 12월 1만 5000t 등 정선지역에 하루 계약량 1만 2000t보다 많은 광역상수도를 공급하고 가뭄대책을 세우지 않는 등 식수난의 원인을 제공했다.”지적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기고] ‘난곡 전선지중화’ 하루빨리 착공해야/김효겸 서울 관악구청장

    [기고] ‘난곡 전선지중화’ 하루빨리 착공해야/김효겸 서울 관악구청장

    도심의 공간을 올려다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전선, 통신선 등 각종 공중선이 도로를 가로질러 축 늘어져 있다. 화재발생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울 정도다. 또 도로상 전신주에 까치집처럼 엉켜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 벽면에 거미줄처럼 얽혀 도시 미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관악구는 지난해에 고시촌 등 취약지역의 8m 이상 도로의 공중선을 정비한 데 이어 이달 하순쯤 공중선 합동정비단을 구성해 주택가 이면의 6m 이하 도로에 이르기까지 공중선을 집중 손질할 계획이다. 그러나 통신업체들의 경쟁적 영업행위와 사후관리 소홀로 난잡한 공중선을 근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지중화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공중선은 주민생활에 있어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도로 지장물 중의 하나로, 쾌적한 도시미관 조성과 ‘정비와 재발’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지중화 사업이 최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관기관인 한전은 경영개선 등 자구책 강구를 이유로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공중선 지중화사업을 지난해 11월18일 이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로 인해 지자체가 시행하는 각종 도로, 교통개선사업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와 관악구는 난곡 GRT(유도고속차량)사업 구간에 도로확장공사를 시행하면서 쾌적한 도시미관을 조성하기 위해 지중화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전국 최초의 첨단 신교통수단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반드시 추진돼야 할 공익사업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당초 총사업비 70억원 가운데 35억원을 확보하고 한전에 35억원 부담을 요구하며 본격 사업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한전의 지중화사업 중단 조치는 이 사업의 추진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또 상수도관을 이설하는 등 각종 지하 매설물 공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심각한 주민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전선 지중화 비용을 선 부담하고 사후 정산키로 하는 획기적인 대안까지 제시했지만 한전 측에서는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0 세계디자인수도(WDC)’로 선정된 마당에 공중선은 도시미관에 치명적 오점이 될 수 있다.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르네상스 및 디자인 서울거리 등 각종 중점거리 정비 사업들이 공중선의 지중화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효과는 반감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서울시의 지중화율은 51.3%로서 뉴욕 72%, 런던 100%, 도쿄 86%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전이 통신업체들로부터 1개 전주에 연간 1만 7400원의 막대한 임대료를 챙기고도 공중선 지중화사업과 같은 주민을 위한 공공사업 참여에 소극적인 것은 지역사회를 위한 공익적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아울러 공중선 난립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전신주와 전신주 사이의 공중선에 대한 도로 점용료가 반드시 부과되어야 한다. 공중선 도로 점용료는 도로법령에 근거해 도로 공간이라는 공유지를 이용해 한전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만큼 여기에 대한 도로점용료를 당연히 납부해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강남구 도곡동과 노원구 월계동 두 곳에 대해 부당이득금 37억원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승소하면 나머지 지역을 포함해 총 1000억원의 부당이득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이러한 문제점의 개선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불량 공중선으로 인해 주민들의 행복추구권이 침해 받지 않도록 정부, 지자체, 공기업이 공익적 책무를 다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이다.김효겸 서울 관악구청장
  • 서툰 사랑 섬세한 사랑

    서툰 사랑 섬세한 사랑

    “내 빛의 사서함을 열자/붉고 노란 웃음소리가 쏟아져 나왔다./웃음소리를 만지자/수련이 쑥쑥 솟아오른다./고통만 들이닥치는 것이/인생이 아니라는 듯.(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 박라연(58)이 여섯 번째 시집 ‘빛의 사서함’(문학과 지성사)을 냈다. ‘우주 돌아가셨다’ 이후 3년 만이다. 등단 19년째인 시인은 섬세한 사랑의 눈길로 대상들을 노래한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서투르다. 해설을 붙인 문학평론가 오생근도 “그녀의 슬픔은 사랑의 감정이 많은 사람이 사랑의 문법에 서툴러 겪는 슬픔”이라고 했다. 그래선지 자주 눈물을 보인다. ‘대왕호랑나비 한 마리 날아와 비쩍 마른 채송화의 등을 어루만’(Love)져도 눈물이 겨워, ‘헐값의 눈물들을 쌓아둘 곳간 궁리’(낡아빠진 농사)를 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만약 시인이 사랑에 익숙했다면 이런 섬세함을 보여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온갖 풍화를 받아들여 돌처럼/단단해진 몸을 손톱으로 파본다/ 빛이 뭉클, 만져졌다.”(고사목 마을) 오래 잊혀 생명이 없는 돌처럼 변한 죽은 나무에서도 시인은 끝내 뭉클한 빛을 찾아 내고야 만다. 서투른 사랑이기에 꾸준할 수 있고, 그러기에 결국은 죽음에서 생명의 빛을 찾는 일도 가능하다. 또 그 사랑 일방적인 것만도 아니다. 시인은 손가락에 앉은 잠자리를 두고 “기댐과 돌봄 사이에 행여 금이 갈까 두려워 온몸에 쥐가 나도록”(손가락 의자) 가만히 다독여 준다. 그러자 또 다른 손가락에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 들어 서투른 사랑에 화답한다. 잠자리뿐 아니다. 목단에서부터 수련, 나팔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시집 곳곳에 등장하는 꽃들도 모두 시인은 섬세한 사랑으로 보듬는다. “놀라서 뒷걸음치다 바닷물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니 코스모스가 돼 있기도 하고(코스모스 세례), “수십만 송이의 해바라기를 내려다 보다가 수십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되고 있는 나와 마주”치기(해바라기 63)도 한다. 시인은 서투른 사랑으로 끝내 대상들과 하나되는 경지에까지 이른다. 오생근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슬픔의 눈물이 행복의 눈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활달한 상상력의 경지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이대통령 지난해 訪美때 이재오 만난 것 “사실”

    지난해 11월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국내 일부 언론이 보도한 미국 방문 첫 날이 아니라 마지막 날,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과 1시간20분 면담을 가졌다고 동아일보가 12일 보도했다.  당시 일부 언론이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을 보도하자 청와대는 “방미기간 중 이 전 의원을 만나거나 접촉한 적이 없다.이것이 청와대의 공식입장”이라고 극구 부인했는데 일부 언론이 주목한 날이 아니라 다른 날에 만났다는 것이 동아일보 보도의 골자다.  이 전 의원의 귀국이 임박한 시점에 여권과 긴밀한 동아일보가 여권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런 사실을 뒤늦게 보도한 경위 역시 궁금해진다. ●”방미 첫날이 아니라 마지막날 1시간20분 대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6일 오후 3시30분 토머스 도너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접견을 끝으로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 2박3일 일정을 마무리했다.이후 이 대통령은 다음 행선지인 브라질 상파울루로 떠나기까지 4시간여 동안 숙소인 윌러드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오후 6시쯤 수행원과 취재기자들이 호텔을 떠나 공항으로 향하고 윌러드 호텔에 남아 있던 수행원들도 각자 출발 준비에 분주할 때 이 대통령이 한 참모의 안내를 받아 은밀하게 자신의 방을 찾아온 이 전 의원과 만났다는 것.  두 사람이 1시간20여분 얘기를 나눴다고 확인해준 한 인사는 “당시 개각설이 나돌고 있었다.이 전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인사 문제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입각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또 다른 핵심 인사는 “당시 주변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 대통령은 결국 이 전 의원과의 만남을 강행했다.”면서 “끈끈한 의리와 동지애에 놀랐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중간에 ‘당시 일부 언론은 워싱턴 방문 첫날인 14일 저녁 두 사람이 회동했다고 보도했는데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고,대부분의 언론은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왜 그리 극구 부인했을까  동아일보가 지적한 언론 보도는 지난해 11월17일 노컷뉴스 보도를 가리킨 것이었다.당시 노컷뉴스는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첫날인 14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시내 모처에서 이 전 의원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이동관 대변인은 17일 밤 10시쯤 이 대통령이 머무르던 브라질 상파울루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박흥신 부대변인을 통해 “노컷뉴스에 나온 기사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14일 저녁 워싱턴 모처에 만났다.’는 보도가 잘못됐다는 식으로만 공표했다.  다른 날,다른 장소에서 이 전 의원을 만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부대변인은 “15일 이후 만났는지 혹은 전화 통화를 했는지 여부는 현재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므로 조금 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말하겠다.”고 답했고 약 1시간30분 뒤 “이 대통령은 방미기간 중 이 전 의원을 만나거나 접촉한 적이 없다.이것이 청와대의 공식입장”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적지않은 국내 신문들이 지방에 배달되는 5판에 회동 기사를 실었다가 청와대의 공식 부인을 믿고 이후 판에서 삭제했었다.  동아일보 보도가 맞다면 이 대변인이나 박 부대변인은 두 사람의 16일 회동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부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해볼 수 있다.  이 보도에 대한 청와대 반응은 12일 오후 2시쯤 브리핑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37)한국 시·소설 25권 번역 佛 테제공동체 소속 안선재 수사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37)한국 시·소설 25권 번역 佛 테제공동체 소속 안선재 수사

    한국문학은 작품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그 독특한 어휘와 토속적 뉘앙스를 외국어로 옮기는 번역의 어려움 탓에 세계무대에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뒤늦게 번역의 중요성에 눈뜬 문학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여전히 한국문학의 번역은 지난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우리 한국문학을 번역해 세계에 알리는 어려운 작업을 벌이고 있는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의 수사(修士)가 있다. 오래도록 서강대 교수로 살다가 정년퇴직하고 서강대 옆 오피스텔에 연구소를 꾸려 여전히 한국문학 번역에 매달려 있는 테제공동체의 안선재(67·본명 브러더 앤서니·영국) 수사. 얼마 전 선종(善終)한 김수환 추기경의 ‘한국에 와달라.’는 주문에 선뜻 응해 한국 땅을 밟아 귀화까지 한 생활 속 수도자다. 신촌역과 서강대 캠퍼스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 오뚝하니 선 허름한 오피스텔 12층. 꽃샘추위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을씨년스러운 날, 작은 방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오피스텔을 찾았다. 궂은 날씨와 어둑한 조명 때문인지 조금은 어둡다 싶은 오피스텔 초인종을 누르니 기다리고 있던 노 수사가 큰 손을 내밀어 손을 반긴다. 왠지 꾸밈이 없을 것만 같은 편안한 얼굴. 푸근한 인상에 편한 마음으로 손을 잡았지만 잘 정리된 집안의 분위기가 순간 객을 긴장하게 만든다. 사방의 벽에 빼곡히 꽂힌 한국 책들, 책상 위에서 몸을 사르는 은은한 향 내음, 그 향 내음에 잘 어울리는 다기들, 그리고 공간 곳곳을 장식하는 그림과 붓글씨들. 번역 작업에 매달리는 서재라기보다는 오히려 수도자의 은밀한 신앙공간 성격이 강한 독특한 방이다. ● 천상병 ‘귀천’·고은 ‘화엄경’등 번역 “번역을 하다가 가끔씩 머리를 식히려 향을 사르곤 하는데 마음에 드시는지요.” 지리산 자락에서 어렵게 구한 차라며 우려내 따라 주는 차 맛이 일품이다. 생각대로 화제는 자연스럽게 번역에서부터 풀어졌다. “한국문학에 관심이 많아 번역을 하고 있지만 정말 쉽지 않아요. 텍스트를 정해 1차번역 정도만 하고 세밀한 번역은 전문가에게 맡기지요.” 지금까지 안선재 수사의 손을 거쳐 번역되어 책으로 마무리된 한국 시, 소설만 해도 25권. 천상병의 ‘귀천(Back to Heaven)’, 고은의 ‘화엄경(Little Pilgrim)’, 김광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Faint Shadows of Love)’, 서정주의 ‘밤이 깊으면(The Early Lyrics)’ …. 수사가 손에 잡히는 대로 빼어서 객에게 보여주는 책들이 모두 굵직굵직한 한국 문인들의 시, 소설. 그 공으로 해서 받은 상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문학상 번역상(1991년), 대산문학상 번역상(1995년), 옥관문화훈장(2008년)…. 어떻게 이 많은 작품들을 골라 번역해 냈을까. “1988년 서강대에서 영문과 강의를 하던 중 문득 한국문학을 번역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 학생들에게 영문학 강의를 하는 것보다 직접 한국문학에 파고들고 싶은 욕심이었지요.” 서강대 교수에게 뜻을 전해 가장 먼저 1990년 구상 시인의 시를 파고들었고 지금까지 모두 25권의 책을 번역해 세상에 내놓게 됐다. 수사의 이름 ‘안선재’도 고은 시인의 ‘화엄경’을 번역하면서 얻은 이름. 인도를 돌아다니며 53명의 스승을 만난 선재 동자의 역정에서 자신의 한 면을 보았고 또 닮고 싶어 본명 앤서니와 비슷하게 붙인 이름이다. 벽면에 걸린 그림이며 글씨들로 눈길을 옮기자니 사연들을 들려준다. “편액 ‘난석산방’(夕山房)은 고은 시인이 연구소에 달라며 써준 것이고 ‘다선일미’(茶禪一味)는 김지하 시인의 선물입니다. 그 옆의 불상 사진은 구상 선생이 일본에서 구해 선물하신 것이지요.” 53명의 다양한 선지식을 만나고 다닌 화엄경 속 선재 동자만큼이나 안 수사의 삶은 다양한 가지를 쳐왔다. 옥스퍼드의 수재 문학도가 수사의 길을 택해 한국 땅을 밟고 대학교수에서 한국문학 번역가로 살아가는 파격의 연속. 그의 삶은 수사 자신의 말마따나 ‘예측불허’이다. 어려서부터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 교회를 다녔지만 중·고등학교는 감리교 계열의 학교에 진학했다고 하니 그의 신앙과 생각은 처음부터 자유로웠던 것 같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중세, 근대 영문학을 전공해 학사와 석사 학위를 딴 뒤 공부를 계속할 요량으로 프랑스에 갔다가 인연을 맺은 테제공동체가 한국에 온 계기다. 1940년 프랑스의 테제에서 시작된 테제공동체는 개신교와 가톨릭 등 종파를 가리지 않는 독특한 공동체. 화해와 일치를 통해 세상 사람들의 갈등 극복과 평화 찾기 운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 가는 수사들의 모임이다.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혼란기, 자유로운 생각의 소유자였던 그가 테제공동체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내가 갈 길은 이것이다.” 그토록 매달려 살던 모든 학문과 종전의 삶을 송두리째 버리고 평생 구도자의 길을 선택, 파리 공동체에서 5년간을 살았고 1977년 필리핀 남부 다바오의 판자촌 주민들과 어울려 살던 무렵 우연히 판자촌을 찾아온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한국에 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김수환 추기경 이야기는 1972년 이미 들은 적이 있어요. 당시 사제의 신분으로 파리 테제공동체에 들렀던 김 추기경은 한국의 암울한 군사독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테제공동체 수사들이 기도하는 모습에 몹시 감명 받았던 것 같아요.” 7년 뒤 머나먼 필리핀에서 사목하다가 우연히 김 추기경을 다시 만났고 한국에 관심 많던 수사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달라.”는 추기경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 故 김수환 추기경 요청으로 한국 와 귀화 격동기인 1980년 한국에 들어와서도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은 계속됐다. 주일 미사 때 김수환 추기경은 영문 자료 번역 등을 자주 수사에게 맡겼다고 한다. 김수환 추기경이 화곡동의 테제공동체 한국 지부를 찾았던 일화도 들려준다. “테제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던 김 추기경이 찾아왔는데 대접할 게 없었어요. 라면을 끓여 드렸는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점심을 대접받았다며 웃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서강대 교수로 살기 시작한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대학 문이 굳게 닫혔던 1980년. 외국인만 학교를 출입할 수 있었던 시절 우연히 방문한 서강대측이 프랑스어 회화를 가르칠 교수가 없다고 해서 학교 문이 다시 열린 뒤부터 2년반 동안 프랑스어 기초를 강의했다고 한다. 이후 영어회화와 영문학 전임강사로 줄곧 강단에 섰고 학과장도 두 번이나 지낸 뒤 지난 2007년 2월 정년퇴임하고 이곳에 연구소를 차린 것이다. 화곡동 테제공동체 한국지부에서 프랑스, 스위스 출신 수사 3명과 함께 살며 아침 일찍 이곳 연구소로 출근해 하루 종일 번역에 매달려 살다가 화곡동 숙소로 돌아간다. 주일 미사에 참석해 강론을 하기도 하고 화곡동 공동체를 찾아오는 한국인 신자들과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미사도 함께 드린다. 생의 극적인 전환을 계속해온 안선재 수사. 한국에 귀화한 노 수사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숱하게 옮겨 살았지만 한국은 정착한 땅이지요. 하지만 이 땅에서 내가 할 일은 아직도 끝이 안 잡힙니다.” ‘인생은 40세가 돼야 비로소 시작하는 것’(Life begins at 40)이라는 영국 속담을 들려주는 노 수사는 “한국에서 인생이 시작됐고 그 삶은 곧 신앙이고 거스를 수 없다.”며 언제까지나 ‘어린 나그네’(고은 시인의 화엄경 번역서 이름)로 살아가겠다고 한다. ■ 안선재 수사는 ▲1942년 영국 잉글랜드 출생 ▲1964년 옥스퍼드대 학사 ▲1967년 옥스퍼드대 석사 ▲1969년 박사학위 논문 준비중 파리 테제공동체 방문, 수도자의 삶 결정 ▲1969~1974년 파리 테제공동체에서 생활 ▲1977년 필리핀 판자촌에서 사목중 김수환 추기경 만남 ▲1980년 수사로 한국 생활 시작 ▲1980~2007년 서강대 교수, 학과장 ▲1990년 한국문학 번역 시작 ▲2007년~ 서강대 정년퇴임 후 오피스텔에서 한국문학 번역 글 사진 kimus@seoul.co.kr
  • 구멍뚫린 기업 구조조정

    신창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은 기업 구조조정에 구멍이 뚫렸음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적지 않아 보인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 기업이 법정관리를 자청한 데 이어, 급기야 준(準)정상으로 판정한 기업마저 법정관리행을 선택해 정부와 채권단의 ‘잘못된 판단’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부실한 평가와 느슨한 퇴출 잣대, 촉박한 심사기간, 기업들의 이른바 ‘배째라식’ 버티기가 맞물려 빚어낸 예견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와 채권단이 부랴부랴 재검증 방침을 시사했지만 조선·해운 등 다른 업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도를 근본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신창건설이 금융권에 진 빚은 주거래은행인 농협 3000억원을 비롯해 총 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70~80%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어서 손실로 확정될 공산이 크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금융 당국은 전체 여신 규모가 크지 않아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신창건설이 애초 ‘B등급’으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B등급이란 일시적 어려움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으나 조금만 지원해 주면 정상화될 기업을 뜻한다. 때문에 구조조정 대상(워크아웃 또는 퇴출)에서도 제외됐다. 이를 믿고 대한주택보증은 신창건설에 미분양아파트 매입을 통해 160억원을 지원했다. 신창건설은 주채권은행인 농협에조차 법정관리 신청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아 도덕적으로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등급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과 관련, 농협 측은 “기업이 작정하고 분양률 등을 속이면 알아채기 힘들다.”면서 “심사기간이 1주일밖에 안돼 너무 촉박했고 기준도 사실상 정부가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앞서 워크아웃(C등급) 판정을 받고도 법정관리를 스스로 신청한 대동종합건설의 주채권은행도 농협이었다는 점에서 옹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정부측 구조조정 실무기구인 기업재무개선지원단 측은 “주채권은행이 주축이 돼 채권단에서 평가잣대를 만들었는데 정부 탓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제대로 평가를 못한 것인지, 기업이 은행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인지 살펴볼 계획”이라면서 “은행이 부실하게 평가한 것으로 드러나면 관련자를 문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차 건설·조선사 신용위험평가 때 A등급(정상) 혹은 B등급(일시 유동성 부족)을 받은 기업이라도 주채권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지난해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골목길, 그 추억까지 개발할 수 없나요

    골목길, 그 추억까지 개발할 수 없나요

    서울 강남과 강북을 한번에 잇는 편리한 교통 탓에 옥수동은 값싼 ‘전·월세방 천국’에서 수억원대 ‘고급 아파트 천국’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김 소장은 빼곡하게 붙어 있는 주택가 골목길을 걸으며 “옥수동은 건축가 없는 건축물의 집합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그러면서 옥수동 주택의 단상을 들려주었다. “100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옥수동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원래 1층짜리 집들이 점점 한층 한층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그때그때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서요.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개발차관(AID)을 받은 돈으로 지었거든요. 예를 들어 서로 붙어 있는 집인데 하나는 5층이고 다른 하나는 6층이에요. 서로 다르게 층수를 올리다보니 그렇게 된 거죠. 또 무수한 계단이 이어져 있기도 합니다. 계단을 끝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면 다시 그 계단이 다른 계단으로 이어져 있기도 하죠. 모두 한번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지어졌기 때문이죠. 같은 건물이지만 층마다 외벽 색깔이 다른 데도 있습니다. 질서도 없고 도면도 없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주택입니다. 하지만 이곳이 재개발되면 ‘이윤’을 위해 천편일률적인 비둘기집이 만들어지겠죠.” ●고단한 일상을 위로하던 삶의 터전 옥수동 주택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꼭 닮았다. 얽히고 설킨 채 얼굴 맞대고 살아서 그럴까, 옥수동 사람들은 누가 누구라고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비슷하게 닮아버렸다. 동네 입구에서 17년째 목화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동갑내기 부부 김성무(44)·최종현씨는 이 동네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김씨는 “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요. 여기선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훤히 알아요. 가족 같은 이웃이지요. 그래선지 손님들도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라며 넉넉하게 웃었다. 옥수동을 닮았다. 이들 부부는 “재개발이 되면 정들었던 이웃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딸내미 둘 키우며 살아온 옥수동이 그대로 없어지는 게 서운하고 아쉽다.’는 김씨 부부의 한숨이 짙다. 38년 전 옥수동에서 태어난 차희경씨는 역시 옥수동에서 태어난 딸 혜원(6)이의 손을 잡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계단 중턱에 있는 차씨의 집은 한눈에 보기에도 어린 혜원이가 혼자 들락날락하기 위험해 보였다. 항상 차씨가 데리고 다닌다. 여섯살배기를 항상 데리고 다니는 게 귀찮아서라도 옥수동이 싫어질 법한데, 차씨는 “이게 다 행복”이라며 배시시 웃는다. “어렸을 적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누비면서 뛰어놀던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 있어요. 그 추억을 잊지 못해 결혼해서도 여기서 살고 있어요. 우리 딸에게도 그런 정겨운 추억을 갖게 해주고 싶어 이런 불편쯤은 감수하죠.”라는 게 차씨의 설명이다. 차씨에게 재개발이 반가울 리 없다. “어디 가서 아파트 한 채 사기도 모자란 보상금도 문제지만, 30년 추억이 서린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더 마음 아파요. 꼭 갈아엎고 아파트를 지어야 하나요.”라며 차씨는 되물었다. 그 옆에서 골목길을 올라가던 김말덕(76) 할머니는 기어이 눈물을 내비쳤다.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다 먼저 떠난 남편과 사별하고 30년 전 옥수동에 정착해 4남매를 길러낸 김 할머니다. 팍팍한 세월을 동네 친구들과의 수다로 견뎌냈는데, 이제 동네가 재개발되면 무슨 재미로 그 답답한 아파트 골방에 박혀 있겠냐는 게 할머니의 사연이었다. ●일상의 역사도 가치가 있다 옥수동에서 만난 사람들은 쥐꼬리만 한 보상금만큼이나 그들의 삶터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분노했다. 몇 십년간 고수해온 삶의 방식이 송두리째 부정(否定)되는 것은 그들 자신에 대한 부정이나 다름없다. 김 소장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경제적 약자일지 모르겠으나 문화적으로는 강자예요. 제가 사진을 찍으러 재개발 지역을 돌아다니면 재개발 업자들은 ‘뭐 이런 잡동사니를 다 찍나.’ 하는 눈빛이지만 동네 할머니들은 ‘이런 곳이 서울에 또 어디 있겠어. 잘 찍어놔.’ 하며 격려해줘요.”라며 자랑했다. 옥수동뿐 아니다. 서울의 곳곳은 재개발과 뉴타운 광풍에 밀려 점차 옛 정취를 잃어버리고 있다. 개성 넘치는 조그만 집들과 그 사이로 난 골목길, 그 길을 걸을 때 뭉글뭉글 풍기는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는 자꾸만 들어서는 네모반듯한 아파트에 밀려 기억 속으로 사라진다. 김 소장은 “한양이 조선의 도읍이 된 1394년부터 사람들은 서울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살아왔어요. 그런 역사들이 동네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다 없애버리면 어떡하나요.”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소장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탈리아는 골목길로 유명한 곳이 많습니다. 불편하기 이를데 없지요. 물도 안 나오고 웬만한 차도 들어가기 힘듭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그곳에 사는 건 그 정도의 문화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그리스의 산토리니는 보존을 잘해서 관광지도 되는데, 우리는 왜 못하는 겁니까.” 김민희 이영준 안석기자 haru@seoul.co.kr
  • 서울시·한전 1000억 전봇대 소송

    서울시·한전 1000억 전봇대 소송

    한국전력공사와 서울시의 ‘전봇대 전쟁’ 2라운드가 막이 올랐다. 양측은 결국 1000억원대의 ‘전봇대 소송’으로 맞붙었다. 한전이 패소하면 전국 지자체로 확대돼 수천억원짜리 소송으로 바뀐다. 한전은 또 경영악화로 잠정 중단했던 신규 전선지중화 사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서울시와 공동으로 올해 디자인거리 11개 사업 26곳의 지중화사업을 진행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3일 한전과 서울시에 따르면 양측은 오는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전봇대 전선의 도로 점용료를 둘러싸고 첫 변론을 진행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정평가 결과, 상계동과 도곡동 2곳만으로도 한전의 부당이득금이 37억원을 웃돈다.”면서 “서울시 전체로는 1000억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전 패소 땐 다른 지체들 줄소송 설마 소송까지 이어질까 했지만 법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서울시는 전봇대 점용료뿐만 아니라 전봇대끼리 연결한 전선 아래의 도로점용료도 받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봇대 1개당 연간 925원을 받고 있다. 서울엔 전봇대 16만개가 있다 한전도 이 기회에 ‘털고 가자.’는 분위기다. 전선은 도로점용료의 부과 대상이 아닌 만큼 밑질 게 없다는 판단이다. 한전은 전선 설치로 케이블TV 등 통신업체로부터 연간 1만 8000~2만 5000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봉이 김선달 장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양측이 첨예하게 맞선 까닭은 법적 미비에 따른 것이다. 도로법시행령엔 전선도 점용료 부과 대상이다. 하지만 ‘점용료 산정기준표’엔 빠져 있다. 서로 유리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소송의 파급 효과는 적지 않다. 한전이 패소하면 전국의 지자체가 들고 일어선다. 수천억원짜리 소송으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한전도 믿는 구석이 있다. 도로법 개정 수순이다.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가 나몰라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서울시 지중화 사업비 선부담 ‘전봇대 소송’의 원인이었던 전선 지중화사업이 서울에선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산과 대구 등 전국의 지자체로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전 관계자는 “(지중화사업과 관련) 경영여건이 나아지면 갚는 방법으로 서울시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이 3조원 적자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전선 지중화사업에 다시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삼성동 한전본사 부지 개발을 앞두고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에 밉보여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가 층고와 용적률, 기부채납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사업 수익성이 달라진다. 여기에 서울시의 ‘당근 전략’도 컸다. 시는 올해 지중화 사업비 815억원을 선부담하기로 했다. 한전이 사후에 정산(407억원)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또 무이자 혜택과 사업구역에 대한 도로점용료도 없앴다. 전선 지중화사업은 그동안 지자체와 한전이 비용을 50%씩 부담해 진행했었다. 하지만 한전은 지난해 경영악화로 신규 지중화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도심 미관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미스·유신고속」최순남(崔順南) 양-5분데이트(185)

    「미스·유신고속」최순남(崔順南) 양-5분데이트(185)

    안내원이라기보다는 관광하는 기분으로 「버스」를 타기때문에 도무지 싫증을 모른다는 것이 이번주 표지「모델」 최순남양(21)의 말. 싱그럽고 상쾌한 인상, 게다가 사근사근한 말씨가 관광안내원으로 꼭 맞춘 듯싶다. 전북 정읍여고를 마치고 『여행이 하고 싶어』 면접시험을 치르고 유신고속 안내원이 됐다. 서울서 철물상을 경영하고 있는 최영곤씨(43)의 4남2녀중 큰딸. - 피곤하지는 않은지…. 『이틀 근무하고 하루 쉬니까 피곤한 건 몰라요. 더구나 제가 좋아 택한 직장인데요』 - 안내하면서 재미있게 느낀 일은? 『주로 수원 안성 천안 같은델 다녀오는데 노선마다 손님들의 수준이 달라요. 수원은 주로 출·퇴근 손님들이 많으면서 손님들 수준이 높고 천안 손님은 까다롭고 온양 손님들은 신혼여행길인 부부들이 많아선지 화기애애하다는 식으로… 동료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대개들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들 하면서 한바탕 웃곤 해요』 - 취미는? 『수채화 그리기. 집이 정릉부근이어서 휴무인 날 「스케치북」을 들고 나와 집둘레의 풍경을 그리는 것이 유일한 취미예요. 「피카소」가 너무 좋아요』 - 결혼 계획은? 『3~4년 후에나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겠지만 모든 면에서 저와 반대인 사람이 좋을 듯해요』 <원(媛)> [선데이서울 72년 5월 21일호 제5권 21호 통권 제 189호]
  • 수원, 생태보전금으로 환경 복원

    경기 수원시는 26일 개발사업자가 정부에 납부하는 생태계보전협력금을 돌려받아 개발로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원에서 시행된 개발사업에 부과된 26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3억원을 정부로부터 돌려받아 서수원IC를 비롯한 도심의 생태공원 조성, 등산로 복구, 철거지역 정비 등을 벌일 계획이다. 생태계보전협력금은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연환경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한 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자에게 자연환경 보전·관리 차원에서 ㎡당 250원, 최대 10억원이 부과된다. 자연환경보전법은 또 생태계보전협력금의 절반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돌려받아 생태복원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수원시에서는 그동안 수원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 광교지구 택지개발사업, 호매실지구 택지개발사업, 권선지구 도시개발사업 등 12건의 개발사업에 100만~10억원씩 모두 26억 900만원의 생태계보전협력금이 부과됐다. 수원시 녹지과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생태복원 사업비를 모두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분으로 충당해 사업자와 입주자 부담을 줄이면서 훼손된 자연환경을 치유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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