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선종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98
  • [남해안 ‘조선산업벨트’ 가다] 세계 10대 조선소 중 6곳 포진… “도크는 불야성”

    [남해안 ‘조선산업벨트’ 가다] 세계 10대 조선소 중 6곳 포진… “도크는 불야성”

    ‘대한민국 경제는 조선산업이 이끈다.’ 세계의 조선경기 호황으로 국내 조선산업이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2000년대 들어 불붙기 시작한 국내 조선산업 활황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의 선박건조 수요는 1975년 3420만GT로 피크를 보인 뒤 80년대 들어 장기적인 하강세를 나타냈다.90년대 들면서 세계 경제 및 해운산업 회복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2000년 이후 수요는 급증한다. 선박의 수요 증가는 노후 선박의 대체와 해양오염 규제강화 및 해상 물동량 증가 덕이다.70년대에 건조된 노후 선박의 대체에 이어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한 기준 미달 선박에 대한 해체로 대체 수요가 늘고 있다. 세계 최악의 오염사고로 꼽히는 ‘엑손 발데스’ 사고 이후 유조선의 이중 선체구조 의무화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는 단일 선체 구조였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 정부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제해사기구의 권고를 받아 들여 2010년부터 단일 선체 유조선의 운항을 금지시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른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벨트 신안·순천 등 서해로 확산 국내 조선업계는 경제 회복에 따른 해상 물동량의 증가와 해운업체들의 선박 대형화 추세로 새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올 9월말 기준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잔량은 5713만CGT로 전 세계 1억 5407만CGT의 37%를 차지한다. 이는 현대중공업을 비롯, 대우조선, 삼성중공업,STX조선 등 국내 대형 조선소가 앞으로 3∼4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았다는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船種)이거나 계약 조건을 따져서 주문을 받는 ‘선택 수주’를 하고 있다.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어려워 무작정 수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호황에 힘입어 남해안 일대에는 조선산업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울산∼부산∼거제·통영·고성∼남해에 이르는 곳곳에 조선산업 특구와 조선 기자재 생산단지가 들어서고, 중·대형 조선소 건립도 추진 중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과 SPP조선이 2005년 선박건조 사업에 뛰어든 뒤 대한조선·C&중공업 등 20여개 업체가 시설을 확장하거나 조선소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조선소 및 조선기자재 생산단지 조성도 경쟁적이다. 거제시는 2011년까지 민자 1조 5000억원을 유치, 하청면 일대 520만㎡를 조선특구로 만들기로 했다. 고성군은 조선 관련 기업체와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동해면 일대를 조선산업 특구로 지정받아 조선 기자재 생산단지 및 중·대형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거제·고성 조선특구 조성 추진 사천 진사지방산업단지는 2단지에 SPP조선과 미래조선 등이 잇따라 건립돼 조선산업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시는 이와 연계해 삼호조선㈜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향촌농공단지 25만 7000㎡를 조성해 조선소 블록 공장을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해군도 서면 일대에 30만∼10만t급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330만㎡의 대규모 조선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추진 중이다. 통영시는 광도면 안정과 도산면 법송일대 311만 2000㎡에 조선기자재 산업단지를 만들고 광도면 황리지역에 54만 6000㎡의 조선용지를 개발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급증하는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2004년 세계 처음으로 도크가 아닌 육상에서 대형 선박 건조를 시작해 10만t급이 넘는 선박을 한해 16척 이상 육상에서 건조한다. 내년 2월 완공 예정으로 100만t급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규모의 제 10도크를 건설하고 있다. 경남도는 공공훈련기관 및 도내 대학의 조선 관련 학과 신설 지원 등으로 인력을 양성하고,‘경남조선기자재협동조합(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다. 협동조합은 물류비용 및 원자재 공동 구매로 제조원가 절감, 기술개발 정보 공유, 국내외 시황 및 정보교류 등을 지원한다. 도는 올 상반기에 조합을 설립키로 하고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는 신안군 압해면과 고흥군 도양읍 일대 1770만㎡의 부지에 ‘중소형 조선특화도시’ 건설을 추진한다. 해남군은 화원지구에 920만㎡의 조선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전남 진도와 목포도 중소 조선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울산·부산·진해·거제에 걸쳐 있던 남해안 조선산업 벨트가 사천·통영을 지나 전남 고흥·해남·신안·순천 등 서해안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윤범상 교수는 “중국의 조선산업이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지만 기술력에서 우리나라가 월등히 앞서고 부품·기자재 생산업체의 기반도 탄탄해 쉽사리 추격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6년째 세계 선박건조 1위국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선박건조 기술을 바탕으로 2002년부터 선박 건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는 전 세계의 선박 발주량의 40%를 수주했다. 세계 10대 조선소 중 6개가 국내에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조선업계는 국내 조선업체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선박 건조 수주를 독식할 수 있게 된 데는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결정적인 힘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995년부터 13년 연속, 거제 대우조선은 1991년부터 17년 연속 분규없이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창원 이정규 울산 강원식기자 jeong@seoul.co.kr
  • [남해안 ‘조선산업벨트’ 가다] “2015년까지 호황 계속”

    [남해안 ‘조선산업벨트’ 가다] “2015년까지 호황 계속”

    국내 조선산업의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클락슨’은 최근 세계 조선시장이 호황 2015∼202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고유가의 지속에 따라 국내 조선산업도 2015년까지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고유가로 LNG선 건조 지속 증가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천연가스가 대체에너지로 부각될 전망이어서 LNG선의 건조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고유가로 경제성이 확보된 해양유전의 개발도 활발해질 것이므로 해양플랜트의 발주가 늘어나고, 북극과 남극 등 극지 항로개설 등은 드릴십 등의 신규발주로 이어져 지속적인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의 중·대형 조선소 건립이 완료되는 2010년 이후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 일부 저부가가치 선종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일부 선종은 포기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중형 조선의 기술력은 낮으나 대규모 국영공사의 관할하에 영업과 기술개발을 하고 있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D 기피로 인력수급 등 ‘애로´ 산업연구원과 업계는 중국의 중·대형 조선소 건립이 완성돼도 기술력은 20∼30%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2010년 설계 기술은 종류에 따라 25∼15% 차이 나고, 생산기술과 관리기술도 20∼30%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개발의 부재 등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고,3D 기피 등의 문제로 인력 수급의 어려움과 이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창원 이정규·울산 강원식기자 jeong@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방사선 장비 ‘토모테라피’ 가동

    경희의료원(원장 이봉암)은 최근 첨단 방사선 치료장비인 ‘토모테라피’를 도입해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병원측에 따르면 토모테라피는 CT(컴퓨터단층촬영기기)가 내장돼 있어 매일 암 세포의 크기를 체크할 수 있고,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종양 덩어리를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다. 경희의료원 방사선종양학과 홍성언 교수는 “모든 방향에서 방사선 투사가 가능한 사이버나이프, 방사선 세기의 조절이 가능한 세기조절방사선치료기(IMRT), 영상을 보며 치료할 수 있는 영상유도장치기능(IGRT) 등 기존의 방사선 암치료장비의 장점을 하나로 집약한 첨단 기기”라고 설명했다.
  • [인사]

    ■ 금융감독위원회 ◇과장급 파견 △기획예산처 경영지원4팀장 김정각■ 조달청 ◇본부장 전보 △정책홍보본부장 具滋炫△국제물자〃 申熙均△시설사업〃 金明洙△서울지방조달청장 金在浩■ KBS △감사실 감사역(경영) 윤용호■ 미래에셋생명 ◇본부장 전보△강북지역본부장 김상녕 ◇팀장 전보△강북지역본부 영업팀장 강명진△고객서비스팀장 김수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무 조성태 원일우 송효성 조응수 이철재△상무A 김희태 유현주△상무 김승택 김상현 이도희 김성운 엄태진 양호용 최덕영 이상학 김성열 박석호 이종서△상무보 김근영 이훈복 정두석 성현주 임상욱 이재민 지홍근 조성준 양동기 조광현 김연수 신인선 윤종형 허경필 최규명 하익환 차준대 이갑주 오성욱 △전무 현동실 이호일△상무 최문택 한종택 류광희 이희태 김우상 이한수 주용석 한태근 조원용△상무보 박형기 오근녕 박근후 박찬만 김남수 최세종 △전무 이한섭 선종선 김병섭△상무 강이현 변재원 손봉영 유덕환 허민△상무보 이호 김인빈 조장수 정일택 박성완 민경용 박복수 △전무 김재철 박긍래 장해남△상무 이진국△상무보 이재원 나선중 박지수 곽태흠 장길연 김동욱 이동학 김춘근 민경보 김길수 양순만 홍승만 △상무 유성택 △전무 양광호△상무 한동화 이관영 임성규 △상무 백종훈△상무보 정영호 △상무 박정욱△상무보 심종기 이용호 △상무 손영원△상무보 조규춘 △전무 온용현 △전무 정길영△상무 정인범△상무보 조동근 △상무보 김현일 윤종철 백현철 △전무 임광식△상무 김호산 배무현△상무보 최계훈 최영 김형우 △부사장 김창규△상무 오맹렬△상무보 박진희 △상무 김현철 △전무 배오식△상무 김제웅 △상무 안진태 안길상△상무보 박재봉 홍주완 △전무 김용연 △전무 윤생진△상무보 홍승오 박홍석 이용욱 윤동복■ 대한체육회 △경영총괄본부장 김승곤△체육진흥〃 박필순△선수촌운영〃 박태호△기획혁신팀장 박성수△인사관리〃 박명규△경영지원〃 윤옥상△정보관리〃 정순욱△학교생활체육〃 유정형△경기운영〃 김재원△국제교류〃 김성철△국제경기〃 정기영△감사실장 겸 체육계자정운동추진본부장 박동희△종합훈련원건립추진단장 김종덕△스포츠사업〃 최은기△선수촌관리팀장 윤종구△훈련지원〃 이장훈△스포츠의과학〃 김용△국외연수 백성일
  • 삼성전자, 국내 첫 450억달러 수출탑

    삼성그룹이 ‘폭로전 수난’ 속에서도 풍성한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450억달러 수출탑을 받는다. 오는 30일 열리는 ‘무역의 날’ 행사에서다. 1972년 흑백TV 수출로 시작한 삼성전자의 수출사는 79년 1억달러,85년 10억달러,95년 100억달러,2005년 400억달러 수출탑 수상으로 이어졌다.지난해에는 수출액이 443억달러에 머물러 아깝게 450억달러 수출탑을 놓쳤다. 수출탑은 전년 7월부터 그 해 6월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동안 47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삼성전자측은 “올 상반기 반도체 가격 급락과 원화 강세(환율 하락)의 난관 속에 세운 기록이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에서 ‘올해 최고의 기업(Best Company)’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24년 연속 ‘올해의 최우수 선박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냈다. 세계적인 조선해운 전문지인 영국의 네이벌 아키텍트는 이날 “삼성중공업의 3개 선종을 올해의 최고 선박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1984년 처음 선정된 이래 24년 연속이다. 네이벌 아키텍트는 해마다 전 세계에서 건조된 선박 가운데 기존 선박과의 차별성, 디자인, 선주 선호도 등을 따져 최우수 선박을 발표한다. 이번에 뽑힌 선박은 섭씨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극지용 드릴십, 후진도 가능한 쇄빙 유조선, 세계 최대 용량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이다. 드릴십은 척당 가격이 6억달러(약 5500억원)나 된다. 산업자원부 선정 ‘대한민국 세계일류상품’에도 뽑혔다. 삼성중공업은 미국의 마리타임 리포트와 마린 로그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선박’에도 각각 이름을 올려 세계 3대 해운지를 석권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여성 폐암 사망자 10년새 156%↑

    비흡연자가 많은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비흡연자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폐암인 ‘선암’ 발생률이 흡연이 주원인인 ‘편평상피세포암’ 발생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폐암학회는 폐암 퇴치의 날(11월17일)을 맞아 올해 전국 89개 병원에 등록된 폐암 환자 8788명의 진료 정보를 분석한 결과, 선암 환자가 34.8%를 차지해 32.1%인 편평상피세포암 환자보다 많았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1997년 조사에서 편평상피세포암(44.7%) 환자수가 선암(27.9%) 환자수를 크게 앞섰던 것과는 상반되는 분석 결과이다. 선암 환자의 급격한 증가는 여성 폐암 환자의 증가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회 조사 결과 남성 폐암 환자 비율은 1997년 79%에서 올해 75.8%로 약 3%포인트 감소한 반면 여성 폐암 환자는 같은 기간에 21%에서 24.2%로 증가했다. 또 1995년부터 2005년까지 통계청의 사망원인 분석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여성 사망자수가 156%나 증가해 남성 사망자수 증가율보다 28%포인트나 높았다.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폐암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는 여전히 우려할 만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가 서울대병원과 국립암센터,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서울권역 6개 대형병원의 폐암 환자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80%가 ‘폐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다.’고 답했다. 또 이들 가운데 64%는 다른 질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직접 발견한 뒤에 폐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숙환(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학회 홍보위원장은 “선암과 여성 폐암 환자의 증가는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며 “국가가 폐암의 유형에 맞는 검진 체계를 도입하고,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선암(腺癌) 위, 장, 기관지, 자궁, 담낭 등의 점막을 비롯해 전립선, 고환, 난소, 갑상선, 이자 등 인체의 선(腺) 조직에서 발생하는 암. 양성인 선종(腺腫)과 비슷한 형태를 띤다. ●편평상피세포암(扁平上皮細胞癌)세포의 모양이 물고기의 비늘과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암. 폐에 생기면 선암과 마찬가지로 암세포의 크기가 큰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주로 폐의 중심부에 생기고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6) 전남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6) 전남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구례군 자료에 따르면 해발 750m의 지리산 산중에 마을이 형성된 것은 조선 고종 때. 약초를 뜯고 벌을 치기 위해 한 두 호씩 모인 것이 지금에 이르며, 주변 수 ㎞ 이내에 근접한 마을이 없어 ‘심원’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산골마을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쯤. 성삼재(1090m) 관통도로의 개통과 더불어 ‘하늘아래 첫동네’라는 이름표를 달고 관광지로 급부상한 것이다. 하지만 2006년 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남부사무소는 “자연환경 복원을 위해 마을을 철거하고 오는 2011년까지 주민 이주 작업을 완료한다.”는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 밀려드는 인파와 그들을 상대로 한 식당(민박) 영업이 계곡 오염의 주범이란 게 그 이유. 게다가 최근 불거진 ‘지리산 관통도로 차량 진입 통제’ 방안 제시에 마을은 또다시 깊은 시름에 빠졌다. 환경보전과 생존권 사수의 혼란스러운 갈림길 속에서 정직한 계절만 분주한 걸음을 재촉할 뿐이다. 이제 막 단체손님을 물린 식당으로 들어가 산채정식을 주문한다. 황토로 지어진 손님방 창가에선 한쪽으로 비껴선 반야봉의 어깨와 노고단의 성스러운 돌탑이 손톱보다도 작게 올려다 보인다. “현재 열다섯 가구 정도 살아요. 거의 다 민박과 식당을 겸하는데 빈 집까지 합치면 호수는 더 많은 편이죠.” 식당을 운영하는 선종삼씨 내외는 17년 전쯤 구례군 산동면에서 이곳으로 이주해왔다. 산동면에 온천지구가 들어서기 전이고,7∼9가구 정도만이 심원에 정착할 때였다. “봄에는 늦어도 새벽 5시엔 일어나서 산으로 가야 해요. 이 밥상에 올라온 나물들은 모두 저희들이 채취한 겁니다.” 두릅, 엄나물(개두릅), 곰취, 표고버섯, 머위, 고사리 등을 비롯해 이름을 알지 못하는 무수한 나물들이 밥상 가득 차려져 있다. 봄에 채취한 나물은 삶아서 건조시켜 이렇게 사계절 내내 손님 밥상에 올라온다. 길 건너 사는 문충회(64)씨 부부 역시 13년 전 구례 문척면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다. 서울에서 내려와 정착한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구례와 남원 등 인근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게 문씨의 설명이다. “지리산 자체가 워낙 넓어서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많아요. 나물을 뜯으려면 마을에서 3시간쯤 올라가야 하고요. 숲이 우거져 햇빛을 볼 수 없고, 그러니 위로만 자라는 통에 큰 바람이 불면 넘어가버리는 나무들이 많습니다. 조림만 할 줄 알고 육림은 모르는 게 안타까워요.” 오가는 대중교통도 없을 뿐더러 겨울이면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고립무원이 되는 곳, 긴긴 겨울엔 눈 녹을 때나 겨우 운신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조용해서 살맛 난다는 문씨 내외는 지리산이 주는 혜택에 익숙해져 이젠 떠나고픈 생각이 없단다. 문씨의 식당 한쪽엔 겨우살이, 창출, 백출, 땅가시, 하수오, 당귀, 신경초 뿌리 등으로 담근 술이 나란히 줄을 맞춰 대기 중이다. 어느 까마득한 날, 아랫목 뜨끈한 방 하나 잡고 앉아 밤이 깊도록, 산새 소리와 계곡 물소리, 노고단 능선을 미끄러지듯 타고 내려온 바람과 소복소복 새하얗게 쌓이는 눈 소리를 들으며, 지리산 나물과 지리산 약주로 거나하게 취해볼 날…. 미지수로 남은 마을의 생존권은 저물어가는 가을처럼 사람 가슴을 찌릿찌릿 아리게 한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 심원마을까지 가려면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하동을 거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어디에서든 심원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남원과 구례에서 택시를 탔을 땐 3만원 남짓 잡아야 하고, 인월(동서울터미널발)에서 하차했을 땐 그보다 적게 나온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이용시 전주 나들목, 대전-통영간 고속도의 경우 장수 나들목,88올림픽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 등에서 지리산 방향의 이정표를 따른다. 구례에서 천은사 쪽으로 진입할 때에는 1인당 문화재관람료 1600원을 내야 한다.
  • [길섶에서] 너는 누구인가/최태환 수석논설위원

    ‘너는 누구인가’ 영안실 입구의 글귀가 걸음을 막는다. 종교단체에서 붙인 것일까. 죽음을 배웅하는 문상객들에게, 아니 우리 모두를 향해 묻고 있다. 삶은 죽음으로부터 나온다는 철학자를 떠올린다. 소크라테스도 독배를 받는 순간 죽음은 삶으로 향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죽음과의 화해다. 가톨릭에선 삶의 마감을 ‘선종’(善終)이라 한다.‘착하게 살다 복되게 죽었다.’는 ‘선생복종’(善生福終)의 준말이다. 하지만 죽음을 자주 목도하는 신부들은 선종 의미에 걸맞은 죽음을 만나긴 쉽지 않다고 했다. 삶을 놓지 않으려는 몸부림, 어쩌면 필부의 본능이고 당연한 집착인지 모른다. 화가 미켈란젤로는 임종 때 “그토록 기다렸으나, 이렇게도 늦게 찾아왔다.”며 담담해했다.“할아버지, 죽음이 뭐예요.”동네 꼬마가 묻자 아인슈타인은 “더이상 모차르트를 들을 수 없는 것이란다.”라고 했다.‘걸레 스님’ 중광은 “괜히 왔다 간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 느낌과 모습으로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인사]

    ■ 과학기술부 ◇과장급 전보 △출연기관육성팀장 노환진■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본부 지역복지서비스정책관 김원종■ 국민체육진흥공단 △본부 홍보실장 정병찬△스포츠레저운영본부 토토사업실장 최기원△본부 경영지원실 총무팀장 박선종△〃 체육진흥실 기금정책〃 홍주훈△〃 기금평가〃 차차남
  • STX조선, 크루즈선 시장 진출

    STX그룹의 인수·합병(M&A) 기세가 해외로도 뻗쳤다. 크루즈선 전문인 유럽 조선소의 지분을 절반 가까이 인수해 유럽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신시장으로 꼽히는 크루즈선에도 바짝 다가섰다. STX조선은 계열사 램버라를 통해 유럽 조선소인 아커 야즈의 지분 39.2%(4456만 5360주)를 8억달러에 인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아커 야즈는 연간 매출 48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조선업체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독일 마이어 베르프트와 더불어 세계 3대 크루즈선 조선소로 꼽힌다. 중소형급 페리선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1위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 8개국 18개 조선소에서 2만여명의 근로자를 거느리고 있다. 본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다. STX측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마지막 미개척 분야인 크루즈선 시장에 적극 뛰어들 방침이다.‘배의 여왕’ ‘떠다니는 호텔’로 불리는 크루즈선은 척당 가격이 5억∼10억달러에 이르는 최고가 선박이다. 금액 기준으로 세계 선박시장의 20%를 차지하지만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 국내 조선소들은 지금까지 크루즈선을 만들지 않았다. 현대·삼성중공업 등이 2010년을 목표로 크루즈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TX측은 아커 야즈의 원천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체 선박 건조 기술과 조선기자재 공급 능력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아커 야즈의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TX측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와 선종 다각화 차원에서 이뤄진 순수한 지분 투자”라며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잘나가는 조선업 ‘수주도 입맛대로’

    국내 조선업체들이 ‘입맛대로 수주 시대’를 만끽하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선수금을 더 주는 쪽에, 똑같은 고부가가치 선종이라도 ‘시리즈형’ 주문을 내는 쪽에 계약 도장을 찍는다. 한동안 외면했던 벌크선 주문을 다시 받으면서는 선가를 두둑이 올려 부르는 배짱도 내민다. 그런데도 서로 배를 만들어달라고 아우성이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시장은 ‘주문자’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이유는 간단하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서다. 자연히 조선소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큰 손 고객(선주)들의 선박 주문을 정중히 거절하거나 계약조건을 따져 ‘취사선택’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중공업은 올해 선주들에게서 300여척의 선박 주문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이미 3년치 이상의 건조 물량이 밀려있어 이 제의를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삼성중공업측은 “당장 좋다고 주문을 모두 받았다가 약속 시한안에 선박을 넘겨주지 못하면 공신력에 흠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중하게 주문을 사양했다.”고 전했다. 삼성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주문은 90여척. 드릴십,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FPSO),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이다. 모두 고부가가치 선박들이다. 대우조선해양도 2011년까지 주문이 꽉 찬 상태라 ‘2012년 인도분’만 주문을 받고 있다. 선주들은 2012년에 선박을 넘겨받으면 늦다며 난감해하면서도 이 조건에 합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벌크선의 대응이 조선소별로 달라 흥미롭다.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벌크선 수주를 재개했다. 대우조선은 13척, 현대중공업은 5척을 각각 수주했다. 대우조선이 벌크선 수주를 재개한 것은 2003년 이후 4년만이다. 대우조선측은 “조선소 부지의 남는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짭짤하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벌크선 수요가 폭발하면서 대당 평균 가격은 6000만달러에서 9000만달러로 폭등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그래도 큰돈 안 된다.”며 벌크선 주문을 여전히 퇴짜놓고 있다. 계약 테이블에서도 조선업체들은 ‘갑’의 위치다. 통상 선박 대금은 다섯차례에 걸쳐 나눠받는데 선수금을 더 많이 주겠다는 쪽에 도장을 찍고 있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선종이라도 ‘시리즈선’ 주문을 선호한다. 같은 형의 선박은 설계 비용과 건조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호황 국면이 곧 끝날 것이라는 경고음도 계속 나오고 있어 조선업계의 대비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전립선암 ‘수술 합병증’은 없다

    전립선암 ‘수술 합병증’은 없다

    수술없이 방사선만으로 전립선암을 치료할 수 있는 첨단 치료법이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전립선센터장 박동수 교수와 방사선종양학과 신현수 교수팀은 최근 국내 최초로 전립선암 수술 후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요실금과 발기부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첨단 치료법인 ‘근접 방사선치료법(방사선 시드요법·Radiation Seed Therapy)’을 도입, 환자 치료에 나섰다고 밝혔다. ●조기암 10년 생존율 90%선 ‘근접 방사선치료법’은 전립선암의 암세포에 수술 대신 쌀알만한 방사선 물질을 병소에 삽입, 방사선을 지속적으로 투사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선치료의 일종(그림)이다. 이 치료법은 특히 고령이나 심장질환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유용하며, 기존 수술적 치료의 대표적 부작용인 요실금이나 발기부전을 겪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의료팀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이 방법으로 치료한 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예후를 관찰한 결과 지금까지 단 한건의 부작용 사례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당 기간 더 지켜봐야 하나 부작용 해소 등의 치료 성과는 미국의 대형 병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방법으로 미국에서 치료한 결과, 조기암의 10년 생존율은 90%선, 진행된 암은 80%선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팀은 “기존 방사선치료는 넓은 부위에 방사선을 투사하기 때문에 암조직 주변의 다른 정상 조직에도 염증과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 것과 달리 ‘근접 방사선치료법’은 암조직에만 방사선을 투사하기 때문에 이같은 부작용이 훨씬 적다.”고 부연했다. ●환자의 70~80% 시술 가능 이처럼 의료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근접 방사선치료법’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벌써 10여년 전부터 시행해 최근에는 조기 전립선암 치료의 30% 이상을 이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조기 암의 경우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를 받게 되는데, 특히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린 전립선암은 방사선치료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전립선암의 경우 수술 환자의 50∼90%가 합병증으로 요실금을 경험하며, 환자의 90% 이상이 발기부전을 겪는 등 수술 부작용이 문제가 돼 왔다.”며 “이에 비해 ‘근접 방사선치료법’으로 치료할 경우 요실금은 환자의 0.6%, 발기부전은 14∼35%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리고 전이도 왕성하지 않아 환자의 80%는 치료 경과가 좋은 편”이라며 “특히 70대 이상 고령 환자에게 많은 전립선암은 전체 환자의 70∼80%가 수술이 아닌 근접 방사선치료가 가능해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같은 후유증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 두드러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전립선암, 남성암 증가율 1위 전립선암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고령화 등으로 우리나라 남성암 중 증가율 1위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특이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환자들은 평소에 증상을 못 느끼다가 암조직이 커지면서 배뇨장애가 오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골동통 등의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10년 생존율이 80%에 이를 만큼 ‘양순한 암’이지만 가족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가족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거나,50세가 넘은 남성들은 1년에 1회 정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진단 방법은 손으로 직접 만져서 전립선 상태를 확인하는 ‘직장수지검사’와 간단한 피검사만으로 암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혈청 전립선 특이항원검사(PSA)’가 주로 사용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가을 향기/최태환 수석논설위원

    10월이다. 정원의 해바라기 군락이 외롭다. 몸이 말라 껑충하다. 기댈 데 없는 모습이 안쓰럽다. 여름을 물려준 지가 엊그제인데…. 쇠잔한 모습이 인생의 ‘가을’인 나를 반추하게 한다. 솜사탕 같은 유익종의 목소리가 들린다.“가을 향기 풍기는 얼굴/코스모스 고개 들면/…너 떠난 그 빈자리/지난 여름 이야기/떠나지 마라 슬픈 9월엔” ‘9월에 떠난 사람’이다. 지난여름을 떠올린다. 왜 밀쳐내려고만 했을까. 가을을 몸에 붙이려고 애쓴 순간도 여름이었는데. 속절없이 헛것만 좇았던 것일까. 마조스님 이야기가 생각난다. 선종의 뿌리다. 죽음을 앞둔 그에게 물었다.“어떠하십니까?” 마조는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엔 달을 보고 살았다.”(日面佛,月面佛)고 했다.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기보다 더 오래 산 사람이 없고,700년을 살았다는 팽조도 요절했다 할 수 있단다. 마음을 다스리라는 말이다. 나른한 피아노 음이 가을을 달린다. 고엽(枯葉·autumn leaves)이다.‘바람이 분다, 살아야 겠다’는 시인의 속삭임이 가슴을 때린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원불교·천태종 국내외 문화포교 활발

    원불교·천태종 국내외 문화포교 활발

    원불교와 불교 천태종이 대중포교와 사회 교화를 위한 문화시설을 나라 안팎에 각각 하나씩 건립했다. 원불교가 ‘전통문화 1번지’인 서울 북촌한옥마을에 마련한 은덕문화원과, 천태종이 몽골 울란바토르시 인근에 세우는 만복사(滿福寺). 원불교의 은덕문화원이 문화활동을 통한 도심 포교의 거점이라면 천태종 만복사는 몽골과 한국 불자들의 신심을 잇는 문화교량격 사찰이다. ●문화공연 등 소통 프로그램 운영 원불교 은덕문화원은 서울교구(교구장 이선종 교무)가 조선시대 궁성 수비진인 금위영서영(禁衛營西營) 자리에 도심속 원불교 문화운동의 구심점으로 마련한 공간. 신자인 전은덕 교도가 원불교에 기증한 대지 1716㎡안에 큰 대문과 대각전, 세심당, 인화당, 사은당, 살롱 마고 등 전통 한옥 건물들과 정원을 갖춘 문화원이다. 문화원은 각종 문화공연을 비롯해 탐방객 맞이 행사인 사랑방, 세미나며 학술모임인 아카데미 등 일반인들에게 원불교를 친숙한 종교로 자리매김하는 문화운동 차원의 소통 프로그램을 중점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달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열 개관식에서는 경산 종법사가 설법을 하며 김성녀, 장사익이 출연하는 음악회도 이어진다. 원불교 서울교구측은 “원불교 교도가 희사한 부지에 세워진 은덕문화원은 교조인 소태산의 정신을 살려나갈 아카데미운동에 우리의 얼과 멋을 곁들인 전통문화의 산실뿐 아니라 서울에서 교단의 각종 활동을 이어가는 영빈관 기능을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몽골 종교 문화교류 활발 기대” 만복사는 울란바토르 시가 내려다보이는 복드산 자락에 건립될 천태종 해외 포교당.4∼5년 안에 노천대불을 비롯한 법당과 문화센터가 모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차 불사로 지난 16일 중국 쓰촨(四川)성의 목문석(木紋石)으로 조성한 20m 크기의 입상(立像) 노천대불 봉안 기공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천태종 전 총무원장 운덕 스님과 울란바토르 시장 등이 참석했다. 천태종은 석가모니 본존불과 그 옆의 약사여래상으로 조성된 노천대불의 기반공사를 올해 안에 마치고 내년 9월쯤 봉안식을 가질 예정이다. 천태종측은 “만복사는 몽골 현지의 불자들이 신앙을 이어갈 귀의처이지만 한국에 들어와 있는 많은 몽골인들에게도 신앙 차원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번 만복사 불사를 계기로 한국과 몽골간 종교·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8) 침술의 대가 허임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8) 침술의 대가 허임

    의원은 전형적인 중인의 직업이지만, 모두 중인은 아니다. 중인이 형성되기 전인 조선 전기에는 물론 선비들이 의원 활동을 했으며, 중인층이 형성된 조선 중기 이후에도 선비 출신의 의원이 많았다. 이들을 유의(儒醫)라고 하였다.‘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도 서얼이긴 하지만 양반 출신이다. 그랬기에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 의원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허준과 함께 선조의 주치의였던 허임은 관노의 아들인데 의원이 되었으며, 그의 아들은 의원으로 대를 잇지 않았다. 그랬기에 그의 집안은 중인층으로 정착되지 못했지만, 그의 대표적인 제자 최유태와 오정화의 집안을 통해 그의 의술이 전승되었다. ●관노 허억봉과 여종 사이에 태어난 허임 허임이 선조나 광해군의 신임을 받아 승진할 때에도 끝내 따라다닌 꼬리표가 관노의 아들이라는 점이다.1617년 2월12일에 광해군이 허임을 영평현령에서 양주목사로 승진시키자 사헌부에서 “허임의 아비는 관노이고 어미는 사비(私婢)이니, 비천한 자 가운데 더욱 비천한 자입니다.”라고 출생 신분을 들고나와 반대하였다.18일부터 26일까지 계속 반대하자, 광해군도 결국 지쳐서 3월9일에 부평부사로 내보내는 형식으로 타협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지만, 관노와 여종 사이에 태어난 천민을 서울 인근의 목사(정3품)로 내보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강원도 양양의 관노였던 허억봉은 어린 나이에 장악원 악공으로 뽑혀 서울에 올라왔다. 악생은 양민이지만, 악공은 천민이었다. 장악원 첨정 안상이 ‘금합자보(琴合字譜)’를 만들었는데, 허억봉의 연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악보는 목판본으로 간행된 악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 보물 제283호로 지정되었는데, 안상은 서문에 이렇게 썼다.“내가 가정 신유년(1561)에 장악원 첨정이 되었는데, 악공을 시험할 때에 쓰는 악보와 책을 보니 문제가 있었다. 예전의 합자보(合字譜)를 버리고 다만 거문고와 상하 괘(卦)의 차례만 있으며, 손가락을 쓰는 법과 술대를 쓰는 법은 없으니, 거문고를 처음 배우는 자들이 쉽게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악사 홍선종을 시켜 당시의 곡조를 모으고 약간의 악보를 보태어, 합자보를 고쳐 내게 하였다. 또 허억봉에게 적보(笛譜)를 만들게 하고, 이무금에게 장구보를 만들게 하여 그 가사와 육보(肉譜)를 함께 기록했다. 홍선종은 기보법(記譜法)에 통달하였고, 허억봉과 이무금은 젓대와 장구로 세상에 이름을 떨친 자들이다.” 이달의 시에는 그가 악사(樂師)로 소개되고, 서성의 시에는 전악(典樂)으로 소개된다. 관노 출신이었지만 장악원 연주자 사이에 솜씨를 인정받아 연주 책임자까지 승진한 것이다. 그의 아우 허롱도 악사였다. 허씨대종회 허장렬 부회장은 “허조(許稠)가 좌의정으로 있던 세종 때까지는 하양 허씨가 떳떳한 양반이었는데, 아들 허후와 손자 허조가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반대하다가 죽고 자손들은 관노가 되어 충청북도 괴산군에 배속되었다.”고 고증했다. 그래서 허임의 선조 묘소가 괴산에 있게 된 것이다. 관노가 된 허임이 좌의정 김귀영의 계집종과 부부가 된 사연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데, 허임기념사업회 손중양 이사는 이렇게 추측하였다. 허임이 태어났다고 추정된 1570년 직전에 김귀영이 예조판서가 되었다.‘금합자보’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악원의 대표적인 연주자로 인정받은 허억봉은 당연히 김귀영의 집에 자주 부름받았을 것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계집종 박씨와 눈이 맞았을 것이다. 아버지가 관노인데다 어머니도 여종이었으면 허임은 당연히 종이 되었어야 하는데, 허임을 비난하는 글에도 그가 종이었다는 기록은 없다. 아버지가 전악까지 오르면서 제도에 따라 면천되고, 허임도 천인의 신분을 벗어난 것이다. ●어머니를 고쳐준 의원에게 품을 팔며 침술 배워 어머니 박씨가 병에 걸렸는데, 집이 가난해 의원을 불러다 치료할 수가 없었다. 의원이 진맥해서 처방을 내주어도 약재가 비싸기 때문에, 서민들은 몇 차례 침만 맞고도 고칠 수 있는 침술을 더 좋아했다. 그런데 허임의 집안은 너무 가난해서 침 놓은 수고비조차 갚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침 놓아준 의원의 집에 가서 잡일을 도와주는 것으로 치료비를 대신했다. 그런 과정에서 눈썰미가 있던 허임이 침구법을 배운 것이다. 신통한 침술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75세 때에 자신의 평생 경험을 집대성하여 ‘침구경험방’이란 책을 냈는데, 그 머리말에서 자기가 침술을 배운 과정을 이렇게 기록했다.“명민하지 못한 내가 어려서 부모의 병 때문에 의원의 집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오랫동안 공들여 어렴풋이나마 의술에 눈을 떴다.” ‘의가(醫家)’라고만 표현했는데, 앞뒤 문맥을 보면 침의였던 듯하다. 전의감이나 혜민서에서 의학생도로 정식 공부를 하지 못했지만, 그는 스무살이 갓 넘자마자 현장에 나가 침술을 베풀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광해군을 따라 황해도, 충청도 등지를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광해군의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1595년에는 종6품 의학교수가 되었으니, 체계적으로 의술을 배우지 않은 그로서는 상당히 빠르게 승진한 것이다. 의원은 크게 약을 쓰는 약의(藥醫)와 침을 쓰는 침의로 나뉘어지는데, 약의는 의과에 합격해야 했고, 침의는 민간 출신도 많았다. 약의를 침의보다 높게 여기긴 했지만, 병에 따라 약의와 침의의 역할이 달랐으며, 약재가 넉넉지 않은 전쟁 중에는 침의의 할 일이 많았다. 허임을 치종교수(治腫敎授)라고도 표기했으니, 외과적인 치료도 겸했음을 알 수 있다. 선조 말년에 병이 깊어지자 여러 의원들이 자주 입시하여 치료했는데, 실록에는 허준과 허임의 이름이 번갈아 나온다. 특히 1604년 9월23일 한밤중에 편두통을 일으키자 선조가 허준에게 “침을 놓는 것이 어떻겠는가?” 물었다. 허준이 “침의들은 항상 ‘반드시 침을 놓아 열기를 해소시켜야 통증이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소신은 침 놓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만, 그들의 말이 이러하기 때문에 아룁니다. 허임도 평소에 ‘경맥을 이끌어낸 뒤에 아시혈에 침을 놓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선조가 병풍을 치게 하고, 허임에게 침을 놓게 했다.50대의 허준이 30대의 허임의 침술을 임금 앞에서 인정했는데, 약으로 며칠 끌다가 침을 맞고 완쾌된 선조는 한 달 뒤에 허임을 6품에서 정3품으로 승진시켰다. 허임이 현역에서 물러나 공주에 살 때에도 광해군은 그를 왕궁으로 불러 침을 맞았으며, 너무 늙어 말을 탈 수 없게 되자 처방이라도 보내 달라고 하였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그는 한평생 치료경험을 집대성해 ‘침구경험방’을 지었는데, 내의원 제조 이경석이 발문을 썼다. “태의 허임은 평소 신의 기술을 가진 자로 일컬어져 평생 구하고 살린 사람이 손으로 다 헤아릴 수 없다. 그간 죽어가던 사람도 일으키는 효험을 많이 거두어 명성을 일세에 날렸으니, 침가(針家)들이 추대하여 으뜸으로 삼았다.” 18세기 초엽에 조선으로 유학을 온 오사카 출신의 일본 의사 야마카와(山川淳庵)가 ‘침구경험방´을 일본에 가지고 가서 1725년 일본에서 간행하였다. ●제자 최유태와 오정화를 통해 침술 전승 허임이 공주에 정착하자 후손들이 서울의 중인들과 연결되지 못했지만, 허임의 침술은 제자들을 통해 대대로 전수되었다.‘급유방(及幼方)’이라는 의서에 숙종시대 명의 두 사람을 소개했는데, 이들이 모두 허임의 제자였다. 그 기사는 이렇다. “숙종시대에 태의(太醫) 최유태와 별제(別提) 오정화는 모두 허임에게서 침술을 전수받아 당대에 이름났다. 나는 이 두 사람에게서 그 침술의 연원을 전해들었으므로 자세히 기록하였다.” 최유태는 9대 의원으로 이름난 청주 한씨 출신이다. 최귀동부터 계손, 덕은, 준삼, 응원, 유태를 거쳐 만선, 익진, 택증과 택규에 이르기까지 9대가 모두 의원으로 활동했다. 응원은 내침의(內針醫)인데,23세 되던 1651년 의과에 합격한 작은아들 유태는 아버지의 침술을 전수받지 않고 허임의 침술을 전수받았다. 응원의 맏아들 유후는 1639년 의과에 합격했는데, 그의 후손들도 만상, 익명, 홍훈까지 의원으로 활동했다. 오정화의 집안은 11세 오인수까지 문과 합격자를 낸 양반이었지만,13세 오구가와 14세 오대종이 무과에 합격해 무반이 되었으며, 오대종의 맏아들인 15세 오인량이 역과에 합격하여 역관 가문이 되었다. 둘째아들인 오제량은 무과에 급제해 무반의 전통을 이어받았는데, 그의 아들 오정화(吳鼎和)가 역관의 딸과 결혼했지만 가업을 잇지 않고 허임의 침술을 전수받으면서 그의 후손 가운데 한 계파는 역관으로 이어지고, 한 계파는 의원으로 이어진다. 의과에 합격해 활인서 별제(종6품)까지 오른 오정화는 침만 잘 놓은 것이 아니라 약까지 처방을 내려 의약동참의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의 후손들은 17세 지철,18세 덕신,19세 명검,20세 인풍까지 여러 대에 걸쳐 모두 침술 의원으로 대를 이었다. 오정화의 아들 17세 지항부터 24세 경석까지 8대에 걸쳐 역관을 낸 것도 유명한데, 이미 26회부터 29회까지 4회에 걸쳐 역관 오경석과 오세창의 중인 활동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오경석의 사위 이용백은 대표적인 중인 집안의 족보를 집대성한 ‘성원록’ 편찬자로도 널리 알려졌는데, 그는 이 책의 해주 오씨 항목에서 역관으로 이어지는 17세 지항의 계파를 정통으로 놓고, 의원으로 이어지는 17세 지철의 계파를 왼쪽에 배치하였다. 허임의 후손들은 중인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허임의 침술은 제자 최유태와 오정화를 통해 대대로 전수되면서 중인 침의의 전문성을 더욱 확고히 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인도통신] 선종 10주년 마더 테레사의 빛과 그림자

    [인도통신] 선종 10주년 마더 테레사의 빛과 그림자

    가난하고 버려진 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테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인도 콜카타(Kolkata)를 비롯 세계 곳곳에 그녀의 사랑의 흔적은 아직도 여전하다. 선종 10주기인 지난 5일 콜카타 시내 빈민가에는 콜카타 대주교가 주관하는 미사를 비롯 ‘빈자의 성녀’를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현재 테레사 수녀가 콜가타에 세운 사랑의 선교회는 여전히 ‘마더 하우스’로 불리우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테레사 수녀의 선종 후 선교회가 제대로 운영될 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사랑의 선교회는 더 확대돼 더 많은 국가에 병원이 지어졌으며 소속된 수녀도 4천800명에 750개 이상의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편지형태로 된 그녀의 심경고백론이 공개되면서 마더 테레사가 생전에 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과 고민으로 가득했었다는 충격적인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생전 그녀가 가난한 자 중에서도 가난한 자를 돌보라는 신의 부름을 들었다고 고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테레사 수녀가 생전에 자신의 심경을 나누었던 서한 40통을 모아 출간된 내용 가운데 ‘주께서 제 안에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둠, 냉담, 공허의 현실이 너무도 커서 제 영혼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라고 고백한 부분 등이 언론의 집중 화살을 받았다. 이같은 내용을 출간에 앞서 입수한 일부 언론들은 테레사 수녀가 신의 부재로 번민했으며 드러난 그녀의 신앙관 때문에 성녀 반열에 올리는 절차에도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고까지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테레사 수녀의 번민에 대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1일 젊은 가톨릭 신도 30만명에게 한 연설에서 “깊은 신앙으로 자선활동을 폈던 테레사 수녀조차 하느님의 침묵으로 고통 받았다.”며 “때때로 모든 신자들은 이런 하느님의 침묵을 견뎌내야 한다.”고 밝혀 파문을 일축했다. 1929년 콜카타에 온 알바니아 출신인 테레사 수녀는 아그네스 곤자 보와쥬라는 본명보다 ‘가난한 자의 어머니’, ‘빈자의 성녀’로 더 알려져 있다. 1997년 9월 5일 밤 인도 캘커타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2003년 교황청에서 시복(교황이 성덕을 인정해 복자로 선포함)돼 시성(성인 또는 성녀로 추대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숱한 난관에 부딪치면서도 가난으로 죽어가는 사람들과 나병 환자, 버려진 아이들, 노인들에게 끈질기게 사랑을 전했던 테레사 수녀는 선종 10주년을 맞아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받고 있다. 나우뉴스 인도통신원 김대석 redarcas@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인의 질병] (1) 대장암

    [한국인의 질병] (1) 대장암

    건강 의식이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나아진 요즘이지만 뒤집어 보면 요즘만큼 사회 구성원들이 수많은 질병의 위험에 노출된 적도 없었다. 특히 최근들어 우리 국민들은 급격한 서구화의 영향으로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질병 발생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준비가 여전히 부실해 수많은 환자를 양산해 내고 있다. 이런 질병의 위협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지켜 나가야 할지에 대해 새 기획 ‘한국인의 질병’을 통해 폭넓고 깊게 짚어 보고자 한다. 지난 6월 17세 연하의 신부를 맞아 화제를 모은 탤런트 김승환(43)씨. 김씨는 2005년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았지만 조기에 종양을 발견한 탓에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그러나 김씨처럼 조기에 대장암을 발견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1995년 인구 10만명당 5.6명이던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05년에는 11.4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대장암은 선진국암 최근 대장암의 발생률 급증에는 서구식 식습관의 대중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발생률은 위암과 폐암, 간암에 비해 낮지만 증가율 면에서는 이미 이들 암을 압도하는 추세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대장암 발생 건수는 1999년 9733건에서 2002년 1만 2952건으로 30% 가량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기준으로도 1999년 20.6명에서 2002년 26.9명으로 국내 주요암 중 발생률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같은 기간 10만명 당 위암 발생률은 3.4명, 폐암은 2.7명, 간암은 0.6명씩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암 전문가들은 지방질 섭취량을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30% 이하로 줄이고, 섬유질의 섭취를 늘리는 등 식습관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소금에 절였거나 훈제식품, 발암 가능성이 있는 식품 첨가제와 알코올 섭취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인 50세 이상 성인이나 유전성 대장암 환자 및 그 가족,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腺腫)’을 가진 환자와 가족, 궤양성 대장염 환자 등은 대장암 예방법이나 조기검진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립암센터 정승용 대장암센터장은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필수”라며 “적당한 운동이 대장암 발병률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혹시 당신에게도 혈변이… 갑자기 배변이 힘들어지거나 변이 묽어지고 횟수가 변하는 등 배변 습관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 대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우측 대장암일 때는 설사나, 빈혈,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좌측 대장암일 때는 변비나 혈변, 점액변, 장폐색 등이 주요 증상으로 관찰된다. 이 밖에 직장암은 배변시 통증, 혈변, 변비 혹은 설사와 잔변감 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환자들 대부분이 초기에는 별 증상도 못느끼다가, 실제로 배변장애 증상 등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암이 퍼진 경우가 허다하다. 치료의 관건은 조기검진이다. 대장암의 재발을 막고 생존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데 조기검진이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조기검진법으로는 주로 대변 잠혈검사, 대장 조영술, 에스결장경 검사, 대장내시경, 전산화 단층촬영(CT), 가상내시경 등이 활용되는데, 숙련된 전문의의 경우 내시경을 통한 대장암 진단 성공률이 95%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 국립암센터와 대한대장항문학회가 공동 개발한 조기검진 지침에 따르면 50세 이후에는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수술전에 항암 방사선 치료 대장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법은 외과적 수술과 항암 방사선치료, 약물요법 등이다. 수술 원칙은 종양 부위뿐 아니라 암세포가 퍼져 나가는 경로인 림프절, 림프관, 혈관 등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방식이다. 배설 기능을 담당하는 좌측 대장에 종양이 생긴 경우 광범위 절제 때문에 변을 자주 봐야 하는 부작용이 생기지만 대개 3∼6개월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된다. 항암 방사선치료의 경우 과거에는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수술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장폐색, 출혈 등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수술 전에 사용한다. 항암제가 말기 환자에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알려진 것도 오해. 사실 수술을 통해 미세한 암세포군을 모두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술 후 재발 방지의 목적으로 항암제를 사용하는데 이렇게 해서 재발률의 40%, 사망률의 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센터장은 “만약 대장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가 수술 후 약물요법으로 적용된다면 지금보다 재발률을 훨씬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머잖아 그런 약제가 등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글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울산 망해사 쌍탑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울산 망해사 쌍탑

    부도(浮屠)란 고승의 사리를 안치한 무덤입니다. 부도는 부처를 뜻하는 부다(Buddha)를 한자로 음역한 것이라고 하지요. 처음엔 부처의 사리를 모신 불탑과 승탑(僧塔)을 모두 의미했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늘날처럼 승탑으로 한정된 뜻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통일신라는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이 조성된 8세기까지 ‘석탑의 나라’였다면 9세기부터는 ‘부도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승탑이 집중적으로 조성되었습니다.‘자기의 본성을 깨달으면 곧 부처(見性成佛·견성성불)’라는 종지(宗旨)를 가진 선종이 유행하면서 법맥을 이어받은 선문조사(禪門祖師)는 부처와 다름없는 존재로 받들어졌지요. 부처의 사리를 모시는 석탑을 만드는 것처럼 일생을 마친 선사의 사리를 안치하는 부도를 자연스럽게 조성했을 것입니다. 통일신라의 부도는 예외없이 팔각형의 집 모양입니다. 이런 모양의 부도는 중국에 선례가 있는데,746년 허난(河南) 회선사(會善寺)에 세워진 정장선사탑과 800년을 전후해 조성된 창안(長安) 초당사(草堂寺) 소요원(逍遙院)의 구마라습사리탑이 그렇습니다. 당시에는 탑이나 불전, 누각과 정자 등의 팔각형 집을 매우 고귀한 곳으로 인식한 듯합니다. 아미타부처와 관음보살의 도량도 팔각형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팔각형 집 모양의 탑이라고 해서 모두 부도는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부도처럼 보이는 울산 망해사 쌍탑이 승탑이 아닌 불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울산 울주군 문수산 중턱에 있는 망해사(望海寺)는 신라 헌강왕(875∼885년) 때 창건되었다고 합니다. 망해사라는 이름이 왠지 모르게 친숙하다면 ‘삼국유사’에 나타난 처용(處容) 설화의 배경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의 망해사는 옛 절터 아래 새로 터를 닦은 작은 절입니다. 신용철 통도사성보박물관 수석학예사는 망해사터가 부도모양의 쌍탑이 동서로 세워지고 북쪽에 건물을 배치한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쌍탑가람의 형식이라는데 주목했습니다.9세기 승탑은 양양 진전사터의 도의선사 부도처럼 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조성되다가,10세기에 접어들면서 300보 안팎의 거리에 세워지는 사례가 늘어납니다. 뿐만 아니라, 통일신라시대에 같은 형식의 부도를 같은 장소에 함께 세운 사례는 망해사가 유일하지요. 승탑에는 탑비가 동반되기 마련이지만 망해사 쌍탑에서는 이것도 찾을 수 없습니다. 지붕돌에 풍탁 같은 장식물을 달 수 있도록 구멍을 뚫은 장엄공을 만들어 놓은 것도 불탑의 증거라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처용 연구가인 김경수 중앙대 국문과 교수는 망해사가 국방상의 이유로 창건된 경주 감은사와 놀라울 만큼 비슷한 구조와 지형을 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감은사에 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이견대(利見臺)가 존재하듯, 망해사에도 옛 절터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바다를 통한 외래인의 왕래를 관찰할 수 있는 망해대(望海臺)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망해사 쌍탑이 불탑이 분명하다면,200년 남짓한 시차가 있지만, 문무왕의 뜻을 이어받은 신문왕이 부처의 가피력으로 외적을 물리쳐 나라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681년 창건한 감은사의 동서탑과 똑같은 기원이 담겨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입니다. 망해사 쌍탑은 승탑일 수도, 불탑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탑이라면 부도 모양으로 조성한 그 배경이 궁금하고,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도 넓어질 것 같아 불탑설(說)로 조금 더 마음이 기울게 됩니다. dcsuh@seoul.co.kr
  • [대륙속의 한국기업] STX-벌크선 생산 다롄조선소 건립중

    [대륙속의 한국기업] STX-벌크선 생산 다롄조선소 건립중

    “세계 경제의 미래 중심인 중국에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밝혔던 화두다. 답은 이렇다.‘윈·윈 전략의 동반자.’ STX그룹은 국내 진해 조선소를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대형 조선소로 키우고, 중국에는 값싼 벌크선 위주의 생산기지를 만들기로 했다. 국내 조선업계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단순 ‘블록공장’이 아닌 조선소를 아예 짓기로 한 것이다. 지난 3월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조선해양 종합 생산기지’ 첫 삽을 떴다. 국내 산업 공동화(空洞化)를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강 회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한다.“현대중공업 등 선발주자와 달리 후발주자로서는 도저히 배 지을 독(dock) 공간을 국내에서 넉넉히 확보할 수 없었다.”는 솔직한 고백이다. 강 회장은 “땅값과 인건비 부담도 고려해 중국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다롄 생산기지는 기초소재 가공에서 엔진 조립 및 블록 제조까지 선박 건조를 위한 주요 부분을 종합 수행하는 일관 생산체제로 운영된다. 산둥성이나 랴오닝성에 블록공장도 지을 계획이다.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부지를 열심히 물색 중이다. STX조선측은 “다롄조선소 건설에 따라 진해조선소를 고부가가치선을 건조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데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는 진해조선소와 벌크선 등을 건조하는 다롄조선소와의 생산기지별 전문화를 통해 최적의 선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10년 세계 정상급 조선소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STX는 이미 조선 관련 현지 생산법인 2곳도 운영 중이다. 랴오닝성 무순시의 STX중공(무순)유한공사와 산둥성 칭다오시의 STX엔파코 칭다오애사희유한공사다. 각각 선박용 엔진 부품과 선박 기자재를 만든다.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도 중국 최대 물류기업인 시노트랜스그룹과 톈진에 합작법인을 설립, 중국 물류시장에 진출했다.STX팬오션이 갖고 있는 300여척의 선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리 조선소를 중국에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 STX가 기존 중국 진출 업체들과 다른 한 가지는 ‘정서적인 공감대 구축’에 쏟는 각별한 노력이다. 해마다 신입사원 모두를 중국 현지의 ‘해신(海神) 챌린저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중국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전략적 마인드를 불어넣기 위한 9박10일간의 고강도 체험 행사다.STX맨이 되기 위한 필수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강 회장은 “중국은 위협적인 경쟁자인 동시에 매력적인 동반자”라며 “2010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의 20%를 중국에서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희망의 편지’ 옹골차게 띄운다

    ‘희망의 편지’ 옹골차게 띄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고(故) 강원용 목사의 개인문고가 설치되고 강 목사의 대표적인 수필들을 추린 수상집이 발간된다. 그런가 하면 경동교회의 건축물과 강 목사의 정신을 연결한 이색적인 아트북도 세상에 나온다. ●내일 묘소 참배·추모식전 지난해 8월17일 소천한 강원용 목사의 1주기를 맞아 17일 오전 11시30분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공원묘원의 강 목사 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다양한 추모행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여해강원용목사기념사업회(사업회·이사장 이홍구)가 대부분 주관하는 행사는 ‘여해가 띄우는 희망의 편지’라는 큰 타이틀 아래 “조촐하지만 강 목사의 생전 뜻을 옹골차게 잇자.”는 방향으로 차분하게 진행된다. 우선 17일 묘소 참배에는 경동교회 인사들을 중심으로 강 목사와 생전 사회활동을 함께했던 지인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후 7시30분 경동교회 본당에서 각계 인사 2000여명이 자리를 함께하는 추모식은 강 목사의 생애를 촛불 퍼포먼스(이강백 서울예술대교수 연출)와 춤, 합창, 파이프오르간 연주에 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앞서 오후 7시 경동갤러리(경동교회 선교기념관)에서는 추모사진전이 개막될 예정. 사진전은 만주 용정의 학창시절부터 해방 직후 좌우합작운동, 크리스챤아카데미 활동, 종교간 대화운동, 선종 직전의 모습 등 강 목사 삶의 편린이 가장 잘 담긴 사진 100여점을 추려 보여주게 된다. ●국립중앙도서관에 개인문고 마련 국립중앙도서관의 강목사 개인문고 마련은 비단 경동교회뿐만 아니라 개신교계에서 크게 환영하고 있는 일. 국립중앙도서관측에서 강 목사가 생전 애장한 도서 5173권을 인문과학실 개가자료실에 비치해 ‘강원용 개인문고’ 코너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사업회측은 “당초 1주기에 맞춰 17일쯤 코너 설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사정이 생겨 오는 10월16일로 미루어졌다.”고 밝혔다. ●수상집·아트북도 출간 국립중앙도서관의 강 목사 개인문고 설치에 맞춰 수상집 ‘중간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현암사)와 아트북 ‘살아있는 성전’ 출판기념회 겸 유품전시회가 10월 16일 오후6시 국립중앙도서관 인문과학실과 전시실서 열린다. 수상집 ‘중간, 그리고’는 1968년 현암사에서 펴낸 강 목사의 수필집 ‘저 문이 닫히기 전에’‘새벽을 기다리는 사람들’‘벌판에 세운 십자가’ 등 세 권에 실린 138편의 수필중 대표적인 33편을 뽑아 묶은 책.‘살아있는 성전’은 강 목사의 목회정신이며 신앙철학을 경동교회의 건축물 사진과 이 교회에서 벌인 젊은 예술가들의 행위예술 등 예술작업으로 연결해 아티스트 이윰이 만든 독특한 책이다. 남궁명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화육사상이란 신앙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생전 인간화와 대화운동에 천착했던 강 목사가 소천한 지 1주기를 맞았지만 많은 교인과 지인들이 고인을 여전히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 추모행사도 조촐하지만 고인과 함께하는 만남의 자리라는 성격에 맞췄다.”고 귀띔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