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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모닝 닥터] 위암이 한국인에 더 위협적인 이유

    위암은 국내 암 발생률에서 남녀 모두 1~2위를 다툰다. 특히 국내 위암 발생률은 서양에 비해 최고 10배나 높다. 암 완치를 뜻하는 5년 생존율도 미국의 64%에 비해 약 40%로 낮은 편이다. 위암이 한국인에게 이렇게 위협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위암의 발병원인으로 주목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 감염이 이미 30대에 선진국의 2배 수준에 이르고,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성 위축성 위염’을 앓는 고위험군의 상당수가 40대 이전의 젊은층에 포진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즉 젊은 나이에 생기는 위암 위험인자가 잘 관리되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실제 젊은 층의 위암이 더 위험할까. 사실 암 치료의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나이가 아니라 진행 정도(병기)이다. 초기라면 젊은이나 노인이나 예후가 좋다. 그러나 정기적인 검진과 생활습관을 보면 젊은 사람들에게 많은 문제가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에 소홀할 뿐 아니라 소화불량·속쓰림·복통 등의 증상이 있어도 위암을 의심해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진행된 암(3기나 4기)으로 판명되는 사례가 흔하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40세가 되면 검진을 시작해야 하며, 고위험군이라면 더 일찍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 지속적인 소화기 증상이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내시경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이 1987~2004년 위암환자를 조사한 결과 병기별 5년 생존율은 1기가 95.1%, 2기가 77.4%, 3기가 57.2%, 4기가 19.8%였다. 조기발견이 완치의 관건이라는 뜻이다. 위암은 술·담배 및 식습관 개선, 스트레스 관리 등의 예방 노력이 중요하지만 여기에 조기검진이 더해져야 한다. 젊은 40대, 머뭇거리지 말고 이제 병원을 찾자. 금기창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
  • 현대미포조선 12억弗 수주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선박 수주액 12억달러를 돌파했다. 현대미포조선은 그리스와 독일, 일본 선사로부터 벌크선 29척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6척 등 모두 40척을 수주해 올해 수주액 12억 50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액의 절반이 넘는 54%다. 지난해 선박 수주가 단 한 척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신장세다. 수주 잔량도 228척(111억달러)에 달해 2012년까지 3년치의 안정된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미포조선의 수주 증가는 중소형 벌크선을 중심으로 선박 수주가 빠르게 회복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 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선주사들의 선종 변경과 연기, 취소 요청도 이제 마무리 단계”라면서 “선가 대비 활용도가 높은 중소형 선박의 수주 전망이 높아 수주 증가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굿모닝 닥터] 암세포 증식 걱정된다고 굶어서야…

    유별난 꽃샘추위 탓에 봄을 지나쳐 여름이 된 기분이다. 봄이면 기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몸이 춘곤증 등 부작용을 겪는데 식욕저하도 그 중의 하나다. 특히 암환자는 꾸준한 영양 섭취가 어렵다. 암세포 분비물질이 식욕중추를 억제, 식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힘든 항암치료도 정상적인 식생활을 방해한다. 또 일부에서는 ‘잘 먹어봐야 암세포만 키운다.’는 그릇된 인식으로 음식 섭취를 꺼리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조사 결과 암환자의 34.7%가 ‘심한 영양불량’, 30.1%가 ‘영양불량’ 상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암세포는 증식 과정에서 많은 열량을 소모하므로 암환자는 정상 세포가 소모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한데 영양 공급이 안 되면 인체는 지방과 단백질을 끌어다 쓰게 돼 결국 면역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암뿐 아니라 모든 질병은 고른 영양섭취가 완치의 첫 걸음이지만 그 질병 때문에 식욕부진에 빠진 환자에게 어울리는 음식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연세 암센터에서는 암 환자를 위한 식단을 개발하고, ‘암 식단 가이드’라는 책도 펴냈다. 강남세브란스 암전문병원은 ‘쿠킹 클래스’를 개설, 조리학 교수와 요리사가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요리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고른 영양 섭취는 치료 효과는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적극 권장돼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어떤 약보다 규칙적이고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특히 음식은 암 치료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암 예방에 효과적인 것들도 많다. 갖가지 과일과 채소류가 대표적이다. 돌이켜보니 밥 먹기 싫어 떼쓰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밥을 떠먹이던 어머님들은 이런 진리를 무의식적으로 체득하고 계셨던 게 아닐까. 금기창 연세대 방사선종양학 의대
  • 트위터로 건강 챙기세요

    대형병원들이 트위터를 이용한 소통에 나서고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정신)은 이달부터 트위터 계정(http://twitter.com/AsanMedicalNews)을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 내 건강정보와 병원 소식, 건강강좌 등을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의 트위터 팔로워는 모두 197명선. 병원 측은 트위터를 활용함으로써 병원의 긍정적 인지도 확대는 물론 직원 간 소통과 고객의 요구 파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동서신의학병원(원장 허주엽)도 최근 트위터(http://twitter.com/khnmc) 계정을 개설했다. 트위터를 통해 건강강좌는 물론 국내·외 의학정보, 병원소식 등을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이 병원은 앞으로 트위터로 접속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건강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의료진들의 트위터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동서신의학병원의 경우 비뇨기과 이형래(drkuims)·호흡기내과 최천웅(ccwmd)·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damin1997)·정형외과 조남수(DoctorShoulder)·안면마비센터 백용현(DrRyanBaek)·한방비만체형클리닉 송미연(DrObesity) 교수 등이 트위터에 참여하고 있다. 이 병원 임종성 홍보마케팅실장은 “고객의 필요(needs)가 무엇인지 고민하다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트위터로 건강상담을 하고 싶은 고객들은 인터넷으로 병원 트위터에 접속하거나 트위터 사이트에서 의료진의 아이디를 직접 검색하면 된다.”고 소개했다.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일종인 트위터는 소위 ‘트윗(tweets)’으로 불리는 140자 이내의 단문을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올리거나 주고받는 소통 방식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굿모닝 닥터]좋은 습관이 성공비결

    성공한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들여다보면 보통 사람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들은 좋은 습관의 힘을 믿고, 10년, 20년 이를 실천함으로써 결국 큰 성공을 이뤘다. 무엇이든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이 되는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진리를 그들은 알았던 것이다. 최근 아주 대조적인 두 사람을 만났다. 직장인 K씨는 10여년 전 입사한 후 1주일에 3회 이상 회식을 했고, 육류와 술을 즐겨 먹었다. 흡연에다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많았다. 주말이면 내내 잠만 잤고, 운동과는 담을 쌌다. 이렇게 살던 그는 최근 대장암 3기 판정을 받고 항암 및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P씨. 그는 술자리가 많은 영업맨이다. 얼굴이 동안이어서 이유를 물었더니 매일 5가지 원칙을 꼭 지킨다고 소개했다. 우선, 아침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생수 한 잔을 마시고 스트레칭을 한다. 과음한 다음날은 스트레칭 대신 반신욕을 한다. 세 끼 밥을 꼭꼭 챙겨먹었으며, 매일 45분씩 운동을 했고, 술과 고기를 먹은 날은 지하철 한두 구간을 꼬박꼬박 걸었다. 휴일이면 산에 올라 신선한 공기를 흠뻑 마셨고, 저녁 식사 후에는 가족들과 청계천을 걸었다. 두 사람의 사는 모습을 짧은 기간 비교하면 별로 다를 게 없다. 그러나 비교 기간이 1년이라면 말이 다르다. 좋은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방법은 많다. 가족과 약속을 하거나 주변 지인들과 내기를 해도 좋다. 필자는 환자들에게 일정표를 짜서 실천하라고 권한다. 예컨대 처음 한 달은 건물 두개 층을 걷고, 다음 달은 매일 30분을 걷게 하며, 그 다음 달은 자전거를 30분씩 타도록 한다. 마치 프로젝트를 수행하듯 과제를 실천해 의식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그러나 매일 1㎞만 걸어도 10년이면 3650㎞가 된다. 좋은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 이것이 곧 성공 습관이고, 건강 습관이다. 금기창 연세대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 [씨줄날줄]세종대로/노주석 논설위원

    성군 세종대왕의 정식 칭호는 ‘세종장헌영문예무인성명효(世宗莊憲英文睿武仁聖明孝)’대왕이다. 세종은 묘호(廟號)이고, 장헌은 명나라 황제가 내려준 시호(諡號)이다. 영문예무는 사후 신하들이 올린 존호(尊號)이고, 인성명효는 아들 문종이 바친 시호이다. 세종이라는 호칭은 묘호를 지칭한다. 나머지 시호와 존호는 대왕의 업적이나 능력, 인성을 나타낸다. 묘호란 임금이 죽은 뒤 종묘에 신위를 모실 때 올리는 존호이다. 박영규의 ‘조선의 왕실과 외척’(김영사)에 따르면 묘호는 조(祖)와 종(宗) 두 가지 중 하나를 쓴다. ‘유공왈조(有功曰祖) 유덕왈종(有德曰宗)’이나 ‘입승왈조(入承曰祖) 계승왈종(繼承曰宗)’이 원칙이다. 쉽게 설명하면 왕조를 세우거나 그에 비견되는 업적을 세웠다면 조를, 나머지엔 종을 붙인다고 보면 된다. 고려는 태조(왕건)가 유일하다. 시호법의 원조인 중국에서도 개국시조가 아닌 조는 원의 세조(쿠빌라이)와 명의 성조, 청의 세조와 성조 등 4명 뿐이다. 조선은 좀 복잡하다. 세조, 선조, 인조, 영조, 정조, 순조 등 6명이 있다. 신명호의 ‘조선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생활’(돌베개)을 보면 세조 사후 신하들이 묘호를 신종, 성종 등으로 올리자 뒤를 이은 아들 예종이 “대행 마마께서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공을 알지 못하는가?”라면서 몇 번을 되물린 끝에 힘들게 고쳤다. 선조는 임진왜란 승전의 공이, 인조는 광해군을 폐위시켜 유교이념을 지켰고, 순조는 서학 침투를 막았고, 영조와 정조는 당쟁을 막은 업적을 인정받았다. 세조와 인조는 처음부터 조를 받았지만, 나머지는 후대에 변경됐다. 본래 선조는 선종, 영조는 영종, 정조는 정종, 순조는 순종이었다. 예외 없이 종을 조로 바꿨다. 삼전도의 치욕을 당한 인조는 종을 받고 싶었지만, 신하들의 생각은 달랐다. 세종대왕도 조를 받지 못했다. 영토를 넓히고, 한글을 창제한 업적으로 따지자면 태조에 못지않은데도 말이다. 서울 광화문 입구에서 서울역 앞을 잇는 2200m 길이의 국가상징 대로에 ‘세종대로’라는 이름이 붙여진다. 세종대왕을 기리는 작명이다. 지금까지는 세종로, 태평로로 나뉘었지만 한 길로 통일된다. 도로명 통일에 머물러선 안 된다. 파리의 샹젤리제처럼,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처럼 인간과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중심거리가 조성돼야 한다. 국가상징 대로의 위상에 어울리는 보행자 네트워크 구축과 상응하는 주변 개발이 필요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한국, 세계 선박발주 절반이상 수주

    한국이 올 1·4분기에 수주한 선박물량이 세계 발주량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간발의 차로 중국에 내줬던 선박 수주 1위도 되찾았다. 15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올 1·4분기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증가한 154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세계시장 점유율 51.5%를 기록했다. 중국 수주량은 79만 6000CGT(점유율 26.6%), 유럽연합(EU) 14만 2000CGT(4.7%), 일본은 10만 5000CGT(4.5%)로 집계됐다. 우리나라가 올 1분기에 수주한 선박의 종류를 보면 벌크선이 전체 물량의 65%(29척)를 차지했고, 탱크선이 25%(23척)였다. 1분기 선박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2% 늘어난 24억달러로 조사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1분기 수주량이 증가했지만 2003~2008년의 호황기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다만 선종별 운임지수가 상승하고 있고, 벌크·탱크선의 수주 증가, 해양플랜트의 선전 등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업계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각막은 나눠도 뼈·인대는 못줘요

    각막 등 자신의 신체를 나눠 준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 등으로 장기기증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피부·뼈·인대·혈관 등 인체조직 기증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인체조직 수입을 위해 해마다 수백억원이 들어가고 있어, 법률정비 등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장기기증 서약자는 2007년 9만 8580명에서 2008년 9만 3024명, 2009년 20만 6884명으로 크게 느는 추세다. 2007년 148명이던 뇌사 장기기증자도 2008년 256명, 2009년 261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뇌사 및 사후 인체조직 기증자는 2008년 156명에서 2009년 126명으로 줄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장경숙 국장은 “인체조직 기증은 장기기증과 달리 사후에만 가능한데 한국은 시신을 훼손하지 않는 유교적 관습이 장벽이 되고 있다.”면서 “인체조직 기증은 장기기증과 달리 사회적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만큼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인체조직 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법률상 장기로 분류된 각막·골수 등을 인체조직으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국장은 “각막 기증자는 다른 조직 기증에도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각막 기증이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인체조직의 기증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모두가 행복한 나눔세상으로 오세요”

    “모두가 행복한 나눔세상으로 오세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성직 수행 좌우명(사목 표어)은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30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추기경 선종 1주기를 맞아 나눔 정신을 이어받은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이 새달 7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종교 떠나 사회 곳곳에 나눔 전파 재단 이사장 염수정 주교는 “추기경은 사회 불의에는 엄했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게는 자비로웠던 분”이라면서 “말씀보다 먼저 몸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김 추기경의 뜻을 잘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나눔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게 설립 목적이다. 나눔문화 발전을 위한 정책연구 및 제도개선 사업,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직장인 동호회, 어린이 교육 등을 중심으로 대국민 캠페인 사업도 펼쳐 사회 곳곳에 나눔 문화를 전파할 계획이다. ●올해 30억~50억원 모금 목표 재단 차원에서 기금을 조성한 뒤 특정 주제의 공익사업에 이를 지원한다. 오는 9월까지 개인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인다. 기존 가톨릭 복지법인이 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바보’ 재단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모금활동이나 지원 범위 역시 종교, 지역 등을 따지지 않고 오직 나눔 문화 확산이라는 공익성만을 검토한다. 재단 상임이사 김용태 신부는 “한 해 모금액은 그 해 전부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올해는 30억~50억원 모금이 목표”라고 밝혔다. 재정현황이나 지원기준 등은 홈페이지(www.babo.or.kr)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5-001-632223(예금주:바보의나눔). (02)727-2504~8.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굿모닝 닥터] 암검진, 과소평가 금물

    일반적으로 암을 불치병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암이 진행된 후 발견되거나, 수술로 제거할 수 없을 만큼 커졌거나,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서다. 반면 암이 조기에 진단되면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은 비교적 쉽게 검진되며, 조기에 치료받으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위암의 경우 조기 진단만 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며, 대장암·직장암·자궁경부암 등은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뿐 아니라 암의 전단계 병변을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암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2007년 국민 암검진 수검률 조사 결과 국민의 5대 암 검진 수검률은 47.5%로, 국민 2명 중 1명꼴로 암 검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도 수검률이 50%에 못미친다. 암 검진의 필요성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비특이적이어서 식별이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암은 신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어 검진 부위를 특정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국내에 흔한 위암·폐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을 검진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다. 이를 다른 암은 덜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근거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물론 첨단 현대의학에도 한계가 있어 모든 암을 다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영상으로는 암이 1㎝ 이상 되어야 확실한 진단이 가능하며, 이때는 이미 암세포가 1억개를 넘는다. 또 암 검진에서 이상이 없다 해서 이후에 암이 안 생긴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암이 너무 작아 발견하지 못했거나 검진 때 없던 암이 새로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암검진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암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더 작을 때, 덜 진행됐을 때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금기창 연세대 방사선종양학과 의대 교수
  • 남북, 뤼순감옥서 첫 안중근추모제

    │다롄 박홍환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뤼순(旅順) 옛 일본군 감옥에서 처음으로 남북 공동 추모행사가 열린다.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는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위원장 장재언)와 공동으로 26일 뤼순 감옥에서 공동 추모식을 열기로 했다. 참석자는 남측에서 함 이사장을 포함해 90여명, 북측에서 장 위원장 등 10여명이다. 남북은 지난해 안 의사 의거 100주년 때 개성에서 공동행사를 진행하긴 했지만 순국 현장에서 공동행사를 거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단체들은 현지 추모식 외에 다롄에서 안 의사의 평화정신 계승 등을 주제로 공동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기념사업회의 윤원일 사무총장은 “남북 공동 유해발굴 및 안 의사를 매개로 한 청소년교류 등에 대한 원칙적 의견접근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25일 현재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식허가가 나오지 않아 현지에서의 추모행사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위원장 박진 의원) 소속 여야 의원 5명과 동북아역사재단 소속 학자들로 구성된 50여명의 추모단도 26일 뤼순감옥에서 추모식을 여는 등 다롄과 뤼순, 그리고 의거 현장인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현지는 안 의사 추모 물결에 휩싸였다. 특히 중국 중앙정부는 통외통위 대표단의 모든 추모 행사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승인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의거 현장인 하얼빈역을 찾은 대표단을 위해 안내문을 내걸고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했다. 광복회 회원과 안 의사 증손자인 토니안(46·한국명 안보영)씨 등은 앞서 24일 뤼순 감옥을 방문, 추모행사를 열었다. 한편 정부가 최근 외교채널을 통해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사업에 협조해줄 것을 일본 정부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뒤 오찬 석상에서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에게 ‘안 의사 유해발굴에 협조해달라.’고 비공식적인 요청을 했고, 이후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stinger@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성북동 길상사 가는길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성북동 길상사 가는길

    지난 11일 입적한 법정 스님이 삶의 끝자락에서 머물렀던 서울 성북동 길상사로 가는 길은 유려한 곡선이다. 이 길은 스님이 지난 2005년 10월 길상사 가을법회에서 설파한 곡선의 미학을 떠오르게 할 만큼 자연스럽다. 스님은 법회에서 “사람의 문명은 직선이다. 그러나 자연은 곡선이다. 강물과 산맥, 해와 달을 보라. 다 곡선이다. 직선은 조급하고, 냉혹하고, 비정하다. 그러나 곡선은 여유와 인정과 운치가 있다. 곡선의 묘미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삼선교)역에서 시작되는 성북동 나들이는 첫 발걸음부터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골목길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꼬불꼬불하다. ●최순우와 한용운의 흔적 길상사로 가는 길에 처음 맞닥뜨리는 것은 2채의 고택이다. 최순우 옛집과 만해 한용운이 살았던 심우장(尋牛莊)이다. 이들 고택이 자리한 언덕길은 ‘성북동=부자동네’라는 편견을 허문다. 마치 30~4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 정도이다. 1920년대 지어진 최순우 옛집은 ㄱ자와 ㄴ자가 어우러진 전통한옥집으로 단아한 정원이 운치를 더한다. 이곳은 명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한 산실이기도 하다. 2002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시민문화유산 제1호’로 정해졌다. 겨우내 문을 닫았다가 오는 4월부터 다시 일반인에게 문을 연다. 만해 한용운이 살았던 심우장 가는 언덕길은 아예 차가 지나다닐 수 없을 만큼 좁은 데다 층층이 돌계단을 끼고 있다. 길가의 집들은 아직도 연탄을 쓸 만큼 허름하다. 이 길은 마치 선종에서 말하는 열가지 수행단계 중 하나인 ‘자기의 본성인 소를 찾는다’는 뜻을 가진 심우(尋牛)처럼 마치 내면속의 자아를 찾아가는 길처럼 느껴진다. 심우장은 만해 선생이 1933년 조선총독부와 반대 방향을 바라보며 살겠다고 1933년 마련한 팔작 기와집이다. ●외국인 사찰순례 필수코스로 길상사는 심우장을 지나 10여분 걸어 올라가면 오른쪽에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다. 원래 이곳은 삼청각과 더불어 우리나라 밀실정치의 대표적 요정이었던 대원각이었다. 요정의 몰락과 함께 이 집을 사찰로 사용해 달라는 집주인 김영한씨의 간곡한 요청을 법정 스님이 받아들이면서 1997년 길상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됐다. 스님은 창건법문에서 “길상사는 가난한 절이면서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었으면 합니다. 불자들만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없이 드나들면서 마음의 평안과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서울에 볼 일 있어 우연히 들렀다는 한 스님은 “절마다 모두 객을 받아주지는 않는다.”면서 “길상사는 잘 곳 없고 쉴 곳 없는 떠돌이 스님들이 묵었다 갈 수 있게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는 서울의 몇 안 되는 사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법정 스님의 창건 법문이 고스란히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단청이 없는 법당과 스님들 처소로 바뀐 별실, 조그마한 찻집, 2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만 보고서는 요정이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을 만큼 소담스럽다. 특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불교경전과 수행법을 좀 더 알기 쉽게 체험하는 시민선방 ‘길상선원’을 개원,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찰 순례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텅빈 충만’의 향기만 남기고 떠나간 안타까움은 내려오는 길에서 만나는 소설가 상허 이태준의 고택 ‘수연산방’(전통차 6000~1만원·764-1736)에서 차 한잔으로 달래는 것도 좋을 듯싶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3대암 자가진단 길 열렸다

    3대암 자가진단 길 열렸다

    # 2013년 3월. 지방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김상진(50·가명)씨는 3년 전 간암 판정을 받고 서울의 A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 후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으며 재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기검진을 기다리기까지 마음이 불안한 것은 인지상정. 그래서 그는 새로 나온 ‘현장진단용 암 표지자 감지 반도체 바이오센서칩·리더기(판독기)’를 이용해 집에서 혈액 2~3방울을 떨어뜨려 간암 표지자의 혈액중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수치가 높게 나오자 정밀진단을 받기 위해 대학병원으로 달려갔다. 초기 증상이 없는 간암과 전립선암, 대장암을 집에서 간편하고 쉽게 예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자가 진단’으로 암의 발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칩 신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7일 혈액 성분을 분석해 간암과 전립선암, 대장암의 유무나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반도체 바이오센서칩·리더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간암과 전립선암, 대장암 등 특정 암이 발병할 때 혈청 내 특정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활용했다. 특히 혈청 내 ‘암 표지자’를 동시에 1ng/㎖(1000분의1 부피 안에 물질이 1억분의1그램 들어있는 농도)까지 감지할 수 있는 ‘전기적 질병 인자 감지법’을 개발했다. 함호상 소장은 “바이오센서칩·리더기를 이용해 간암과 전립선암, 대장암 등을 조기에 발견할 확률이 70% 안팎”이라면서 “대형병원이 혈액검사를 통해 암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송정한 분당서울대학병원 진단검사학과 과장은 “이 기술은 소량의 혈액으로 간편하게 환자를 선별하고, 치료 효과를 판정하는 검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신기술의 장점은 1차 진료기관이나 보건소, 실버타운, 가정 등에서 ‘유(U)-헬스 서비스용 현장진단 기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검사 20분 안팎에서 질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반도체 양산 공정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저가의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이 같은 성과는 바이오센서 최정상급 국제학술지인 ‘바이오센서즈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15일자에 게재됐다. 하지만 기술상용화가 이뤄지기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함 소장은 “지금보다 작고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 확보와 제조 가격을 더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TRI 측은 완전 상용화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원규 경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장은 “기존 검사의 경우 혈액을 희석시키는 등 조건을 동일하게 맞추고 준비 과정이 복잡해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신기술은 신속하게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경두 백민경기자 golders@seoul.co.kr
  • 포스트 법정스님 누가 文僧 이을까

    포스트 법정스님 누가 文僧 이을까

    불교에서는 교학(敎學)에 힘쓴 스님을 학승(學僧), 참선 수행에 힘쓴 스님을 선승(禪僧)이라 한다. 그럼 법정 스님은 어느 쪽일까.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에 대한 사유를 현대인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글로 전했다는 점에서 ‘문승(文僧)’이라 불리기도 한다. 스님은 불교계는 물론 출판계에서도 거물이었다. 그렇다면 법정 스님이 떠나고 난 지금, 스님의 뒤를 이을 문승은 누가 있을까. 불교계는 맨 먼저 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인 원철 스님을 꼽는다. 스님은 종종 ‘제2의 법정’이라는 수식이 붙는 불교계의 이름난 ‘글쟁이’다. 각종 불교 매체에서 칼럼니스트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스님의 글은 불교, 특히 선종(禪宗)의 가르침을 해학적이고 시원시원한 문체로 풀어낸다는 평을 받는다. 선사, 수행승들의 생활을 이야기한 스님의 ‘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뜰 펴냄)는 1년여 만에 3만부 가까이 나갔다. 일반 문학서적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초쇄 2000부도 팔기 힘든 종교에세이 분야에서는 베스트셀러 급이다. 최근 출간된 ‘할로 죽이고 방으로 살리고’(호미 펴냄)도 벌써 1만부가량 나갔다. 불교계 ‘라디오 스타’로 유명한 성전 스님(남해 용주사 주지)과 월호 스님(하동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도 손꼽히는 글쟁이들이다. 불교방송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는 성전 스님은 지난달 기도시집 ‘이 세상에 당신과 함께 있어 기쁩니다’(마음의숲 펴냄)를 내고 팬들과 함께 북콘서트도 열었다. 지난해 낸 ‘삼천년의 생을 지나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마음의숲 펴냄)는 2만부 이상 팔렸다. 스님은 교보문고가 선정한 ‘스타작가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월호 스님이 인연을 주제로 쓴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마음의숲 펴냄)는 5만부 이상 판매됐고, 금강경을 쉽게 풀어 쓴 ‘행복도 내 작품입니다’(마음의숲 펴냄)도 2만부가량 팔렸다. ‘나도 때론 울고 싶다’(불광출판사 펴냄), ‘지혜의길’(불교방송 펴냄) 등을 쓴 서산 부석사 주지 주경 스님이나,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불광출판사 펴냄)을 쓴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도 빼놓을 수 없는 문필가 스님이다. 김연희 도서출판 뜰 대표는 “스님들의 에세이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나 처세서와 달리 인생 자체를 달리 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시론] 바보들로부터 얻는 위안/조일영 한국교원대 국어교육과 교수

    [시론] 바보들로부터 얻는 위안/조일영 한국교원대 국어교육과 교수

    옛날 내가 살던 동네에 바보로 불리는 사람이 살았다. 집도, 가족도 없이 동네 중국 음식점에 매일 몇 차례씩 물을 길어주고 남은 음식을 얻어먹으며 살았다. 밤에는 그 음식점과 옆 건물 사이에 있는 주방 굴뚝 옆의 좁은 틈에서 새우잠을 잤다. 말하자면 노숙자다. 옷도 변변한 것이 없어서 누더기 옷 한 벌로 돌아다녔다. 앞니는 다 빠져서 말할 때는 잇몸만 드러났다. 전쟁이 끝난 지 채 십년이 안 되어서 모든 게 궁핍하고 거지가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는 동네 개구쟁이들의 놀림감이었다. 그가 깊은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물통에 퍼 담아 물지게에 지고 뒤뚱거리며 갈 때면 악동들은 몰래 따라가서 물통에 흙을 뿌렸다. 그러면 그 바보는 물지게를 내려놓고 돌아서서 자신의 뺨을 때리며 ‘얘들아! 얘들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들이 둘러서서 바보라고 놀리면 ‘바보야! 바보야!’하며 자신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어른들이 불쌍한 사람을 괴롭힌다고 나무랐지만 우리들은 그 자학하는 모양이 재미있어서 철딱서니 없는 짓을 반복하곤 했다. 그래서 그의 뺨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기 일쑤였다. 나도 그 악동들 중의 하나로서 그 기억은 내게 큰 죄책감으로 남아 있다. 어느 해인가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그 바보에게 집을 지어주었다. 동네 뒤에 흐르는 제법 큰 개천 둑에 나무기둥을 비스듬히 받쳐 세우고 물 위에 한 칸 남짓한 작은 판잣집을 지어 주었던 것이다. 기억이 아물아물하지만 나도 그 집 안을 들여다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밤새 비가 많이 내린 어느 여름날, 그 집과 함께 그 개울에 있던 것들이 모두 떠내려간 것이다. 그 당시는 해마다 큰물이 나서 개천에 있던 것들을 모두 휩쓸어 가곤 했다. 금세 넘어올 것처럼 둑 가장자리에서 넘실거리며 흘러가는 무서운 흙탕물을 우산을 쓰고 사람들과 함께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동네에서 그 바보의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을 이어가는 우리에게 가깝고 큰 힘이 되어주던 분들의 떠남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분들의 삶이 하나같이 바보스럽다. 스스로 바보라고 하기도 하고 남들이 바보라고 부르기도 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무소유라니, 법정 스님의 삶 또한 바보스러운 삶이 아닐 수 없다. 바보들은 자기 것을 챙길 줄 모른다. 그러니 남에게 해를 끼칠 일이 없다. 추기경이나 노스님 혹은 전직 대통령들의 떠남이 우리들에게 큰 아쉬움이나 안타까움 혹은 죄책감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들의 삶이 바보처럼 자신의 것을 챙길 줄 모르고 오히려 가지고 있는 것을 아낌없이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는 바보처럼 온몸을 던져 자신의 믿었던 바를 지키고자 했기 때문이다. 바보스럽기는 내가 어렸을 적 만났던 바보나, 앞서 떠났던 추기경이나 전직 대통령이나, 또 엊그제 입적한 노스님이나 모두 마찬가지였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내가 어렸을 때 만났던 바보는 측은함과 죄책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추기경이나 전직 대통령이나 노스님의 떠남은 각각 조금씩 다른 감정을 일으킨다. 한 사람은 한없이 밝고 따뜻함을, 다른 한 사람은 안쓰럽고 아쉬움의 아픔을, 또 다른 한 사람은 속세를 훨훨 떨치고 떠나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추기경의 선종은 우리에게 평화를 선물하고 법정 스님의 입적은 자유로움을 주었다. 한편 전직 대통령의 죽음은 우리에게 아픔을 주었다. 안쓰러움이 바탕이 되는 아픔이다. 나이가 드니 지난날들을 돌이켜보는 일이 늘면서 어렸을 적의 불쌍한 그 바보를 괴롭혔다는 죄책감이 점점 더 커진다. 그나마 옳은 것을 남기고 다른 것은 모두 포기하거나 제거하여 건실한 과실을 맺게 하는 것이 올바른 회개라는 어느 신부님의 말씀에 위안을 얻을 뿐이다.
  • 법정스님읽기 열풍 헌책방까지 초토화

    서울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앞 헌책방 신고서점은 지난 12일 오후 수십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10여종 50여권 몽땅 동나” 이들은 다짜고짜 “법정 스님이 쓴 책 있느냐.”며 책을 찾았다. ‘무소유’처럼 대표적인 저서는 물론, 책 종류와 관계 없이 법정스님이 남긴 책은 모조리 찾아갔다. 이어진 주말에도 직접 방문 외에 전화문의, 홈페이지 문의, 주문 등이 내내 이어졌다. 10여종 50여권의 법정 저서는 몽땅 동이 났다. 법정 스님의 유지(遺志)에 따라 절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교보문고를 비롯해 대부분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관련 책이 품절 상태다. 특히 ‘무소유’는 아예 구할 수 없다. 그러자 몸이 단 독자들이 헌책방까지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문의 폭주… 업무마비 지경 광화문, 강남, 신촌, 경기 파주 네 곳에서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아름다운가게’ 역시 법정 저서를 찾는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이현지 신촌헌책방 매니저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법정 스님 책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헌책방에 문의전화가 폭주하는 것 같다.”면서 “현재 강남점과 파주점에 ‘무소유’가 1권씩 있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지금 이 순간 나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신고서점을 운영하는 김종명(41)씨는 “헌책방 열기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도 없었던 현상”이라면서 “무한 경쟁, 빈부격차, 상대적 박탈감 등 각박하게 굴러가는 세상에서 ‘무소유’ 가르침을 통해 위안을 얻으려는 마음과 절판되기 전에 책을 구하려는 욕심이 복합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굿모닝 닥터] 醫術과 義術

    얼마 전, 한국 최초의 의사 7인의 독립운동에 대해 다룬 TV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1908년 세브란스의학교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받은 최초의 의사 7인과 이들의 독립운동 행적을 돌이키는 내용이었다. 서간도에서 신흥무관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군자금 모금 등의 활동을 펴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김필순, 백정으로 의사가 된 뒤 북간도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했던 박서양 등 조선 최초의 의사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서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전문 교육을 받은 최초의 의사였으니 얼마든지 영달할 수 있었음에도 독립에 목숨을 건 이들의 의기(義氣)는 그 시절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었다. 선교사들에 의해 서양의학이 들어온 지도 100년이 넘었다. 그동안 우리의 의술은 눈부시게 발전해 지금까지 발급된 의사면허만도 10만호가 넘는다. 척박한 환경에서 이룬 성과여서 더 자랑스럽다. 국민의 고통을 치유해 삶의 질을 높인 공적은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이런 의술의 참된 가치는 개인의 영달이나 돈벌이에 있는 게 아니라 사회에 적극 공헌하는 의술(義術)의 실천에 있다. 최근 아이티 지진 현장에서의 구호활동이 좋은 사례가 아닐까. 우리 의료인들은 아이티뿐 아니라 세계의 재난 현장 곳곳에서 두려움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해외 원조로 국력을 키운 우리가 이제 가난한 나라의 어려움을 돕듯 벽안의 선교사에게 의술을 익힌 우리가 이를 국내외의 병든 이웃들을 위해 베푸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의사뿐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자신의 재능을 이타적으로 사용하기를 꺼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의 국격을 높이는 길일 것이다. ‘평범한 의사는 병을 고치고,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고 했다. 의술(義術)로 독립에 헌신한 의사 7인처럼 큰 의사, 큰 국민이 많아져 우리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일 날을 기대한다. 금기창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 천주교 100년만에 도마 안중근 품다

    천주교 100년만에 도마 안중근 품다

    도마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1841~1909)를 저격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기도였다. 이토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그는 성호를 그으며 감사 기도를 올렸고, 뤼순 감옥에서 형장으로 나아갈 때도 기도를 잊지 않았다. 그는 18살에 영세를 받은 이후 마지막까지 신앙을 놓지 않은 신실한 천주교인이었다. 하지만 정작 천주교는 그를 적극 품지 않았다. 십계명의 하나인 ‘살인죄’를 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조선교구장인 뮈텔(1854~1933) 주교는 사형을 앞두고 마지막 성사를 원한 안 의사의 요청을 거부했다. 심지어 명령을 어기고 안 의사에게 성사를 베푼 빌렘 신부에게 미사 집전 금지 조치를 내렸다. ●공식미사 외면한 천주교 왜? 그런 천주교가 안 의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올해 그의 순국 100주기를 맞아 처음 공식 추모미사를 여는 것이다. 집전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맡았다. 그동안 소규모 미사는 있었으나 교구 차원에서 대규모 추모미사를 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국 천주교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등을 통해 안 의사의 기독교 정신과 세계평화 정신을 기리는 각종 추모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순국 100주년 미사는 안 의사의 순국일인 오는 2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봉헌된다. 이 자리에서 정 추기경은 미사 강론을 통해 천주교인으로서의 안 의사를 다시 알리고, 동양은 물론 세계 평화를 꿈꾼 숭고한 정신과 신앙을 기릴 예정이다. 그렇다고 천주교가 안 의사를 공식 복권한 것은 아니다. 살인했다는 이유로 공식 파문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파문이 없으니 복권도 있을 리 없다. 대신 한국 천주교는 1993년 김수환(2009년 선종) 추기경이 “일제 치하 교회가 안 의사 의거에 대한 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여러 과오를 범한 데 연대 책임을 느낀다.”고 한 것을 상징적인 복권으로 여기고 이후 추모 행사를 조금씩 개최하고 있다. ●10월 평양서 남북공동 추모행사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25~27일 뤼순 일대 안 의사 관련 유적지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남북한 공동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 남측 기념사업회에서 100명,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위원장 장재언 북한적십자 총재)에서 30명가량이 참석해 공동 미사를 보고 유적지 탐방, 안 의사 평화정신 계승·실천 방안 토론회 등을 이어간다. 윤원태 기념사업회 실장은 “안 의사는 남북 공동으로 추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독립투사”라면서 “오는 10월 의거 기념 행사를 평양에서 공동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회는 홈페이지(www.greatkorean.org)를 통해 사이버 추모 전시관도 운영한다. 천주교평신도 모임인 ‘직암선교후원회’는 뤼순 감옥 인근의 중국 다롄한인성당, 일본 오타시 성당 신자들과 함께 한·중·일 신자가 참여하는 ‘묵주기도 100만단 봉헌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예수의 생애를 묵상하며 드리는 묵상기도는 ‘주님의 기도’ 한 번, ‘성모송’ 열 번, ‘영광송’ 한 번을 1단으로 삼는다. 지난해 10월26일 시작한 봉헌운동은 이달 4일 현재 목표치를 훨씬 넘어 154만 7408단이 누적됐다. 후원회는 인터넷카페(cafe.daum.net/jigammissions)에서 댓글 형식으로 기도를 취합하고 있다. 안 의사 신앙과 사상 현대화를 주제로 한 원고와 서평도 모집 중이다. 대안공동체의 하나인 천주교 예수살이공동체(대표 박기호 신부)는 23~27일 닷새간 ‘안중근 순국 100주년 기념 순례’를 진행한다. 안 의사 유적지를 돌아보고 추모 미사에도 참석한다. ●기독교·불교 “천주교 신자인데…” 원불교도 지난 11일 전남 함평 대한민국상해임시정부 청사 복원터에서 ‘안중근 장군 순국 100주년 특별 천도재’를 올렸다. 행사를 진행한 정광일 청년아카데미 대표는 “안 의사와 원불교는 직접적 인연이 없으나 100주기를 맞아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범국민운동 차원에서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26일 복원터에서 안 의사 추도식 및 동상 제막식도 연다. 반면 기독교나 불교계는 안 의사 100주기와 관련해 이렇다 할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 안 의사가 천주교 신자라는 점이 소극적 행보의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장미란·안용권 세계1위

    3년간 계약금 6억원과 연봉 2억원을 합쳐 재계약한 한국 여자역도의 간판 장미란(27·고양시청)이 지난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9일 국제역도연맹(IWF) 사무국이 발표한 ‘2009년 연간 랭킹 리스트’에 따르면 장미란은 남자부 안용권(28·한국체대)과 함께 최중량급과 전체 순위에서 정상에 올랐다. 순위표는 IWF가 기록을 공인하는 지난해 29개 국제대회의 성적을 집계해 성공한 합계 중량을 따져 작성했다. 장미란은 지난해 11월 고양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5㎏ 이상급에서 합계 세계신기록(323㎏)을 세웠다. 안용권도 세계선수권 105㎏ 이상급에서 성공한 445㎏을 유지해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남자 77㎏급 3위 사재혁(25·강원도청)과 94㎏급 6위와 7위에 오른 김민재(27·안양시청), 김선종(24·상무) 등 남녀 15개 체급에서 랭킹 10위권에 12명을 배출했다. 여자부에서는 윤진희(24·원주시청)가 53㎏급 5위로 장미란을 빼고는 순위가 가장 높았고, 랭킹 10위권엔 모두 5명이 포함됐다. 북한의 올림픽 챔피언 박현숙(25·압록강체육단)은 여자 63㎏에서 합계 247㎏으로 선두를 지켰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부고]

    ●이감종(성북구의회 의원)희종(사업)화종(교사)선종(삼성전자 재경팀장 부사장)씨 부친상 오재남 황성희(사업)씨 장인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3410-6916 ●임영록(신세계 상무)씨 부친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3410-6901 ●김외중(민주당 이윤석 의원 보좌관)효중(자영업)남중(베어링포인트코리아 팀장)씨 부친상 1일 울산전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8시 (052)289-5494 ●이명조(연합뉴스 파리특파원)씨 부친상 최태순(사업)씨 장인상 이혜옥(과천중앙고 교사)씨 시부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3010-2265 ●김홍수(연세대 총동문회 이사)씨 별세 승원(백진 대표)용태(파리바게트 〃)씨 부친상 이진무(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씨 장인상 이경희(강사)씨 시부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227-7556 ●이찬하(전 공인회계사협회 부회장·전 서울대 경영대학원 동창회장)씨 별세 원술(미국 거주·공인회계사)씨 부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10시 (02)3010-2291 ●방헌훈(선광 과장)씨 별세 지영(조선일보 AD본부 사원)장훈(조선일보 총무국 차장)씨 동생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227-7597 ●원광명(기업은행 부장)씨 별세 27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30분 (02)2650-2753 ●노성수(기아자동차 차장)정수(일산제일병원 원장)씨 모친상 이병휘(이지건축 이사)씨 장모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30분 (02)3410-6912 ●김태환(이사야 대표)서환(건아정보기술 부사장)철환(태성콘테크 대표)씨 모친상 이진태씨 장모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4 ●안재봉(KDT시스템즈 대표)씨 모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010-2631 ●현경득(전 제일은행 사원)씨 부친상 최원재(위니웍스 대표)씨 장인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3010-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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