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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 침체 계속… 빅3 조선사, 2분기도 암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가실 기미가 없다. 특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 3 조선사도 부진한 수주 실적으로 2분기 실적 전망이 암울한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3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하지만 799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실적 전망에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전 분기 대비 1.0% 하락한 4조 25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 떨어지고 전 분기보다는 9.9% 오른 89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 전망에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하락하지만 전 분기보다는 4.7% 오른 3조 59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 떨어졌지만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빅 3 조선사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이들 회사가 중요한 일감을 그만큼 얻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제적 조선·해운 분석 전문 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주량은 555만CGT(수정환산톤수)로, 순위상 가장 많은 중국(909만CGT)의 뒤를 이었지만 수주량으로는 한참 아래에 머물렀다. 또 점유율 측면에서도 중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 39.9%에서 올해 상반기 44.4%로 증가한 반면 한국은 31.8%에서 27.1%로 감소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빅 3 조선사의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146억 달러로 올해 수주 목표(545억 달러)의 26.8%밖에 채우지 못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 부진 원인은 플랜트 부문 적자 확대와 엔진 및 건설장비 부진, 정유 부문 실적 악화로 추정된다”면서 “5월 말 기준 신규 수주는 연간 목표치(296억 달러)의 29.4%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에는 해양설비 비중 증가에 따른 건조 효율성 하락, 인건비 증가,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야말 프로젝트 본계약이 진행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의 수주가 본격화되면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주력 선종인 드릴십 등의 수주가 부진하지만 LNG운반선 등의 발주가 3분기 말부터 강화되면서 수주 증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문의가 말하는 ‘연령대별 유방암 살피기’

    헐리웃의 유명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최근 유방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슴을 절제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많은 사람들은 “그럴 필요까지”라고 말했지만 “가능성을 따지자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런 유방암 위험이 우리나라 여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OECD 2012년도 건강 자료(Health Data)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 증가율이 OECD 국가 중 1위로 나타났다. 국내 환자 증가율은 90.7%로, 2위인 일본(30.6%)보다 무려 세 배나 높다. 선진국형 질병으로 알려진 유방암은 발생 위험인자로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폐경 후 비만, 고지방 고단백식 등이 꼽힌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연령대에 따른 관심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10~20대= 덩어리 만져지는 섬유선종 주의해야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는 섬유선종 발병률이 높은 시기다. 섬유선종은 가장 흔한 유방 양성종양으로, 어느 연령층에서나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에 많이 나타난다. 유방에 구슬 같은 혹이 만져진다면 섬유선종을 의심해봐야 하는데, 이 혹은 경계가 분명하고, 움직임이 잦으며,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둥글거나 몇 개의 작은 덩어리들이 뭉쳐진 듯하며, 고무지우개와 비슷한 단단함이 느껴진다. 암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크기가 크거나 추적관찰시 크기나 모양이 변한다면 조직검사를 거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0~40대= 섬유낭종성 병변 및 유방암 검진이 필요한 시기 이 연령대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양성종양은 섬유낭종성 병변이 대표적이다. 섬유낭종성 병변은 질병이라기보다 유방의 퇴화 과정에 나타나는 변화로 알려져 있다. 30대 환자가 가장 많고 이어 40대- 20대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며, 주기적인 유방통을 일으키는 특성을 보인다. 또 30대는 건강한 노후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 30대가 되면 유방조직이 치밀해져 초음파 등의 검사가 어려워지므로 자가진단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자가진단 방법은 간단하다. 매월 생리 후 3~4일 이내에 양팔을 들어 올려 양쪽 유방이 똑같이 따라 올라가는지 확인하고, 양팔을 겨드랑이에 고정시킨 채 상체를 앞으로 숙여 유방의 출렁거림에 문제가 없는지를 체크한다. 30대 후반이라면 2년 간격, 40대라면 1년 간격으로 의사 진찰 및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40~50대= 유방암에 가장 취약한 시기 국내에서 유방암은 40~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멍울이 만져지는 것인데, 통증이 없어 초기에는 자가진단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멍울 외에 유두에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겨드랑이에서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유방암의 발병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는 않으나 가족력이 중요하며, 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구피임약의 장기 복용도 중요한 발병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임우성 교수는 “유방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만약 멍울 등의 증상이 느껴지는 암이라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유방암은 초기 발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라면서 “따라서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자가진단이 중요한데, 폐경 전이라면 매월 생리 직후에 자가진단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해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조선업계 불황에도 해외 수주 잇따라

    조선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면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로를 찾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말레이시아의 헤스E&P말레이시아로부터 7억 달러 규모의 가스중앙처리플랫폼 1기와 생산플랫폼 1기를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중앙처리플랫폼은 모두 3만 3000t 규모로 가스생산플랫폼에서 뽑아 올린 탄화수소를 하루 4억 3000만 입방피트의 가스와 1만 5000배럴의 콘덴세이트(초경질유)로 분리한다. 이 설비들은 2016년 하반기까지 말레이시아 북동부 코타바루시에서 북동쪽으로 150㎞ 떨어진 버가딩 해상 가스전에 설치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달부터 설계와 구매, 제작, 설치, 시운전 등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일괄도급방식(EPIC)으로 공사에 착수한다. 현대미포조선은 미국 알터나 캐피털사로부터 주력 선종인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6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1억 8500만 달러에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길이 169m, 너비 25.6m, 높이 15.6m 규모로 건조된다. 이 선박에는 전자제어식 엔진과 해양생태계 교란 방지를 위한 선박평형수 처리 시스템 등이 장착될 예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점인줄 알았는데 암이라니” 피부암 환자 계속 늘어

    “점인줄 알았는데 암이라니” 피부암 환자 계속 늘어

    #환자 사례1=김성중(72)씨는 2년 전 왼쪽 뺨에 작은 상처가 생겼다. 뾰루지 정도로 여겨 집에 있던 상처치료 연고를 바른 후 잊어버렸다. 하지만 상처는 계속돼 진물이 나고, 부풀어 2.5cm 정도나 되는 혹처럼 변했다. 통증은 없었지만 사람들이 자꾸 혹을 쳐다봐 신경이 쓰여 병원을 찾았다. 조직검사 결과, 피부암의 일종인 편평세포암으로 진단됐다. 재발을 막기 위해 비교적 넓은 안면부위를 절제한 뒤 다른 부위의 피부를 이식해야 했다. 다행히 수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고, 재발 징후도 없지만, 수술 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관리하고 있다. #환자 사례2=이명례(여·74)씨는 오른쪽 뺨에 생긴 조그만 점이 점차 진해지고, 크기도 1.5cm까지 커졌다. 또 점 부위에 생긴 상처가 낫지 않아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흑생종이었다. 다행히 수술로 종양을 말끔히 제거했으며, 향후 5년 동안은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올해는 한층 일찍 더위가 시작됐다. 적당한 햇볕은 혈액순환과 비타민-D의 합성을 돕고, 살균작용도 하지만, 지나치면 피부 노화, 시력 손상, 백내장, 피부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피부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통증 등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아직까지 백인들에게 많은 질환으로만 생각하는 등 피부암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야외활동 증가와 맞물린 현상=피부암은 기저세포암·편평세포암·흑색종·카포시육종·파젯병·균상식육종 등 여러 가지 악성 피부질환을 총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하얗고 얇은 피부는 상처가 빨리 낫고 흉터가 잘 생기지 않지만, 피부암에는 취약하다. 그래서 피부암은 백인 등 피부색이 옅은 사람에게 흔하다. 이런 피부암은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 만성적 피부 자극이나 각종 발암성 화학물질 노출, 바이러스 감염 및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다. 우리나라도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외선 축적량이 많아지는 데다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지속적으로 피부암 환자가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피부암으로 진료를 받았거나 입원한 환자 수는 2009년 11만명에서 2013년 16만명으로 무려 45% 증가했다.   ■생명 위협하는 피부암도 있어=피부암은 크게 흑색종과 비흑색종으로 나눈다. 흑생종은 멜라닌세포나 모반세포가 악성화된 종양으로, 전이가 잘 되고, 항암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아 생존율이 낮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반면, 편평세포암·기저세포암 등 비흑색종은 조기에 발견하면 레이저로도 치료도 가능하며, 진행 속도가 느리고 전이가 잘되지 않아 설령 늦게 발견하더라도 수술만 잘하면 거의 완치된다.   ■피부에 이상 징후 보이면 바로 병원 찾아야=몸에 이상한 점이 생기거나 원래 있던 점의 색깔이나 형태가 변하면 피부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피부 속에 손으로 만져지는 혹이 있거나 까닭없이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날 때, 상처에서 피가 나고 멈추지 않을 때는 병원을 찾아 원인을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점이 6㎜ 이상으로 비교적 크고, 모양이 비대칭이며, 경계가 불규칙하고, 색깔이 얼룩덜룩하면 흑색종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얼굴 등 노출부위에 가렵지 않으나 빨갛거나 갈색의 상처가 생겨 진물이 나는 경우라면 비흑색종일 가능성이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암클리닉(성형외과) 서인석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가 단순한 점이나 검버섯 혹은 만성적인 종기나 상처 등으로 여겨 방치하다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피부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원인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술할 때는 기능 보존하고 흉터 줄이는 게 중요=피부암 수술은 암 병변을 완전히 절제해 재발을 막고, 수술 후 눈·코·입 등 안면 기관들의 변형을 최소화하면서 흉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은 재발을 막기 위해 기저세포암의 경우 0.5~1cm, 편평세포암은 1~3cm, 악성흑색종은 2~3cm 이상의 정상조직을 함께 제거한다. 이 때문에 피부이식이 필요한데, 이 때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흉터가 남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우울증이 생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서인석 교수는 “피부암 주위 조직의 변형 및 흉터를 최소화하려면 아무래도 미적 감각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는 피부과·성형외과·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피부암은 피부 어느 부위에서도 생길 수 있다”면서 “일주일 이상 낫지 않는 피부병변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하며, 평소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바르는 등 지나친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은 어떻게=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옷이나 모자, 선글라스 등을 이용해 일광 접촉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는 계절에는 몸에 딱 맞는 옷보다 헐렁한 옷을 입는 게 좋은데, 몸에 딱 맞는 옷은 햇빛이 옷감 사이로 투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에 젖은 옷이 자외선을 더 잘 막아줄 것 같지만, 물에 젖은 옷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자외선 차단 효과는 옷의 색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흰 티셔츠는 SPF 5∼9 정도의 효과가 낮지만, 짙은 색 청바지는 SPF 1000 정도로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모자도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되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야구모자는 자외선 차단효과가 별로 크지 않아 목과 등, 얼굴 옆면 등이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될 수 있으면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게 좋다. 선글라스는 패션도 중요하지만, 자외선 차단 및 눈부심 방지 기능 등을 꼼꼼히 살펴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질이 나쁜 렌즈는 안과 질환이나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대지진, 외로움, 망상 현대 일본의 고민들 우리와 다른 듯 닮았네

    대지진, 외로움, 망상 현대 일본의 고민들 우리와 다른 듯 닮았네

    “한국은 야외극, 일본은 소극장 스타일”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 연극은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이 많고, 일본 무대에서는 ‘조용한 연극’이 주를 이룬다는 뜻이다. 일본극은 소소한 일상에서 오늘의 사회상과 부조리를 끄집어낸다. 이런 일본 연극을 통해 현대 일본의 고민을 가늠할 무대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10일부터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하는 ‘배수의 고도’(연출 김재엽)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삶을 들춘다. 두산아트센터가 마련한 두산인문극장 ‘불신시대’에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일본의 극작가 겸 연출가 나카쓰루 아키히토가 2011년에 처음 올렸다. 그해 센다 고레야상,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연출가상 등 일본의 연극상을 다수 수상했다. ‘물을 등진 외딴섬’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은 일본을 비유하는 말이다. 연극은 대지진 직후 도쿄의 한 기자클럽에서 시작한다. 방송기자 고모토는 대학동기인 국회의원 오다기리로부터 대지진과 원전사고 등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듣는다. 이시노마키로 취재를 간 고모토는 모든 것을 잃은 한 가족의 피난생활, 자원봉사자들과의 문제, 음식 도난사건 등 여러 문제를 맞닥뜨린다. 외부의 방해로 이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수 없게 되면서 갈등은 증폭된다. 강소라 두산아트센터 매니저는 “현재 일본 사회에 드러난 다양한 인간 군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면서 “특히 정부와 언론, 피폭자와 자원봉사자 등 각각의 처지와 차이 속에 우리의 현실을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이 보여주는 세계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선종남, 하성광, 이윤재 등이 출연한다. 7월 5일까지. 3만원. (02)708-5001. 10~11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예술공간 서울에서는 일본 홋카이도연극재단 삿보로좌의 ‘거북이 혹은’(연출 사이토 아유무)이 무대를 장식한다. 서울연극협회와 홋카이도연극재단이 2007년부터 진행한 연극교류 사업의 일환이다. 헝가리 소설 ‘거북이 혹은 술에 취해 미친 놈’을 원작으로 한 연극은 1995년 홋카이도에서 첫선을 보인 후 도쿄 등 일본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으면서 ‘홋카이도 연극의 보물’로 꼽히고 있다. 연극은 한 정신요양소를 배경으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정신과 박사, 그를 짝사랑하는 남자 간호사, 자신을 거북이라고 믿는 환자, 실습 나온 젊은 의대생이 등장한다. 이들의 소동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권위와 종속관계가 교차하는 블랙유머가 펼쳐진다. 일본 문화예술 코디네이터 기무라 노리코는 “인간의 본질과 사회 자체의 외로움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꿈꾸는 현대인을 표현한다”면서 “뛰어난 연기력과 무대 장악력을 매력으로, 20년 가까이 공연하면서도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토 아유무, 시즈미 도모아키 등 일본 배우들이 열연한다. 1만 5000~2만원. (02)765-7500. 오는 14~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게릴라극장에서는 일본극단 신체의풍경이 ‘레이디 맥베스’(극작·연출 오카노 아타루)를 선보인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해 셰익스피어학회와 연희단거리패가 준비한 ‘해외극 페스티벌’의 참가작이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노파의 망상이 그려내는 또 다른 세계에서 현실과 허상의 혼재, 증오와 폭력의 현실을 그린다. 배미향, 고타마 요우코, 오카노 아타루 등이 인간 욕망에서 비롯된 파멸의 길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1만 5000~2만 5000원. (02)763-1268.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정일우 신부 선종 “평생 이웃 위해..” 아일랜드계 미국인, 한국 온 이유가

    정일우 신부 선종 “평생 이웃 위해..” 아일랜드계 미국인, 한국 온 이유가

    ‘정일우 신부 선종’ 정일우 신부가 지난 2일 오후 7시 40분 향년 79세로 선종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 정일우 신부는 지난 1960년 9월 예수회 신학생 신분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이후 1963년 실습이 끝난 뒤 미국으로 돌아갔으나 4년 뒤 고등학교 은사인 故 바실 프라이스 신부(2004년 선종)의 영향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일우 신부는 한국의 사회운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빈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빈민 운동에 직접 뛰어 들었다. 1980년대 철거작업이 진행되자 상계동과 목동 등지에서 철거민을 도왔고 이들의 자립을 위해 ‘복음자리 딸기쨈’을 만들어 판매했다. 이에 정일우 신부는 1986년에는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동지 故 제정구 전 의원과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정일우 신부 선종 소식에 그가 속한 예수회 한국관구는 “평생을 통해 이웃을 위한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시고 하느님의 품에 안긴 정일우 신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정일우 신부 선종 소식 안타깝다”, “정일우 신부 선종, 이런 귀한 분이 돌아가시다니”, “정일우 신부 선종 소식 슬프다”, “정일우 신부 선종, 천국에서 평안하시길 기도드리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빈민 위해 한평생… ‘철거민 곁의 예수’ 하늘로

    빈민 위해 한평생… ‘철거민 곁의 예수’ 하늘로

    평생 이 땅에서 빈민 사목을 하며 ‘철거민들의 대부’란 이름을 얻었던 천주교 예수회 정일우(미국이름 존 데일리) 신부가 지난 2일 오후 7시 50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79세.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정 신부는 18세 때 예수회에 입회, 1960년 예수회 신학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1963년 실습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 사제서품을 받았고 고교 은사인 바실 프라이스 신부(2004년 선종)의 영향으로 1966년 다시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신부는 서강대 설립 주역인 프라이스 신부와 함께 서강대에서 강의하던 중 유신반대 운동을 벌였고, 그로 인해 여러 차례 강제 추방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영성 지도신부이기도 했던 정 신부는 예수회 수련장으로 영성신학을 지도하던 중 개발논리에 희생된 빈민들의 삶을 접한 뒤 청계천 판자촌으로 들어갔다. 철거민들은 청계천과 양평동, 상계동 등에서 늘 자신들과 함께 가식 없이 지내는 정 신부를 ‘우리 곁에 온 예수’라며 반겼다. 양평동 판자촌에서 철거당한 빈민 170가구와 함께 경기 시흥시 소래면 신천리로 옮겨간 그는 빈민운동가 고 제정구씨와 함께 복음자리 공동체를 꾸며 20여명과 함께 먹고 자며 살았다. 정 신부와 제정구씨는 1986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공동 수상했다. 정 신부는 1998년 귀화한 뒤 충북 괴산에 농촌 청년 자립을 돕기 위한 누룩공동체를 만들어 농촌운동에 힘을 쏟았다. 2004년 70세 생일을 앞두고 63일간 지속했던 단식 탓에 죽음 직전까지 갈 만큼 몸이 상해 그동안 서울 평창동 성이냐시오집에서 요양해 왔다. 고인의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는 4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신촌 예수회센터 3층 성당에서 예수회장으로 거행된다. (02) 3779-1526.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소식(小食)하면 몸 속 암세포 줄어든다” (美연구)

    “소식(小食)하면 몸 속 암세포 줄어든다” (美연구)

    평소 적은 칼로리를 섭취해주는 식습관이 암세포 성장·확산을 줄여주고 타 장기로의 전이를 막아준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토머스 제퍼슨 대학 방사선종양학과(radiation oncology) 연구진은 소식(小食) 습관이 여성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암세포를 보유하고 있는 실험용 쥐의 식단을 칼로리를 엄격하게 제한한 ‘소식 식단’으로 바꾼 뒤 암세포 변화 여부를 살폈다. 놀랍게도 쥐의 섭취 칼로리가 줄어들면서 몸 속 암세포의 성장도 더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칼로리가 줄어들면서 생물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쥐 몸속 마이크로RNA 수치 역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칼로리 섭취가 줄어들면 방사선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쥐 몸 속 마이크로RNA 수치가 가장 떨어졌을 때는 방사선 치료와 소식이 병행됐을 때였다. 토머스 제퍼슨 대학 방사선종양학과 니콜 시몬 박사는 “칼로리 제한 섭취가 체내 단백질 생산을 증가시켜 암세포 주위 조직을 단단히 만들어 세포의 성장을 저해하면서 타 장기로의 전이·확산을 억제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과거 의학 연구 결과 중에는 과체중일 경우, 유방암 치료 효과가 감소된다는 것과 치료 기간 중 체중이 증가할 경우 예후 및 경과가 안 좋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연구진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인 만큼 아직 일반화시키기에는 이르지만 향후 암 치료에 있어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유방암 연구(Breast Cancer Research)’에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소식(小食)하면 ‘암세포 확산·전이’ 막아준다”

    “소식(小食)하면 ‘암세포 확산·전이’ 막아준다”

    평소 적은 칼로리를 섭취해주는 식습관이 암 세포 확산과 타 장기로의 전이를 막아준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토머스 제퍼슨 대학 방사선종양학과(radiation oncology) 연구진은 소식(小食) 습관이 여성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암세포를 보유하고 있는 실험용 쥐의 식단을 칼로리를 엄격하게 제한한 ‘소식 식단’으로 바꾼 뒤 암세포 변화 여부를 살폈다. 놀랍게도 쥐의 섭취 칼로리가 줄어들면서 몸 속 암세포의 성장도 더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칼로리가 줄어들면서 생물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쥐 몸속 마이크로RNA 수치 역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칼로리 섭취가 줄어들면 방사선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쥐 몸 속 마이크로RNA 수치가 가장 떨어졌을 때는 방사선 치료와 소식이 병행됐을 때였다. 토머스 제퍼슨 대학 방사선종양학과 니콜 시몬 박사는 “칼로리 제한 섭취가 체내 단백질 생산을 증가시켜 암세포 주위 조직을 단단히 만들어 세포의 전이와 확산을 억제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과거 의학 연구 결과 중에는 과체중일 경우, 유방암 치료 효과가 감소된다는 것과 치료 기간 중 체중이 증가할 경우 예후 및 경과가 안 좋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연구진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인 만큼 아직 일반화시키기에는 이르지만 향후 암 치료에 있어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유방암 연구(Breast Cancer Research)’에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이주민의 ‘천사 병원’ 나눔으로 연 새 둥지

    이주민의 ‘천사 병원’ 나눔으로 연 새 둥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 진료소’ 라파엘클리닉이 성북동 시대를 열었다. 성북구는 최근 창경궁로에 라파엘센터라는 새 둥지를 틀고 24일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로 축복식을 한다고 밝혔다. 라파엘클리닉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도움으로 1997년 4월 종로구 혜화동 성당 백동관에 문을 열었다. 자체 건물 없이 가톨릭대 성신관을 거쳐 동성고 강당 4층 복도를 활용하며 매주 일요일 진료를 펼쳤다. 몇몇 의사들이 뭉쳐 내과만으로 단출하게 시작했는데 현재는 외과, 피부과 등 17개 과에 참여 의료진만 2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다. 지난해까지 다녀간 외국인 노동자는 78개국 18만 4423명이다. 열악한 진료 환경을 안타까워하던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해 주며 새 진료소 마련에 힘을 보탰다. 또 봉사자, 후원자들이 조금씩 정성을 모아 건물 리모델링과 의료기기 등을 지원했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177㎡ 규모의 진료소는 바깥 벽에 빨강, 파랑, 노랑, 초록, 검정으로 창을 만들어 세계 곳곳에서 모인 외국인 노동자들과 하나라는 뜻을 담았다.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치과, 산부인과를 비롯한 각종 진료실과 검사실, 약제실이 들어섰다. 지하 강당과 1층엔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족, 지역 주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공간도 꾸려졌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을 애틋하게 살폈던 김 추기경을 기리는 ‘메모리얼 월’과 흉상이 1층 로비와 5층 예배당에 마련됐다. 김 추기경은 선종 직전 자신의 전 재산 340만원을 클리닉 후원 통장에 남겼다. 구 관계자는 “대사관저 39곳과 대학 8곳이 있는 성북구에는 외교 관계자, 유학생을 비롯해 이주 노동자, 결혼 이민 여성 등 많은 외국인이 산다”며 “글로벌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라파엘센터와의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 조선업계, 자꾸 밀려 내려간다

    한국 조선업계, 자꾸 밀려 내려간다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수주량 감소까지 겹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제적 조선·해운 분석 전문 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은 29만 4167CGT(수정 환산 톤수)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8%나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 조선사들에도 밀렸다. 국내 조선업계의 지난달 점유율은 13.0%로 3위로 추락했다. 중국 조선사들은 110만 3857CGT를 수주하며 점유율 48.8%를 차지했다. 일본 조선사들은 60만 4664CGT를 수주하며 점유율 26.7%를 기록했다. 월별 수주량이 일본에 뒤진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 2월 중국을 따돌리며 월별 수주량 1위를 기록했지만 3월부터 수주 실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 1~4월 국내 조선사들의 누계 수주량은 444만 1372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 줄었다. 반면 중국은 10.8% 증가한 603만 4231CGT의 수주량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부진한 데는 한국 업계에 특화된 선종의 발주가 감소하고 해양 플랜트 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국내 업계에서 기술 우위를 지닌 고효율·초대형 상선 발주가 많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춤하다. 또 글로벌 에너지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개발비가 저렴한 셰일가스 등에 주목하면서 대형 해양 시추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 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하는 점도 있다.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악화도 우려된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188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17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 및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으면서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이 원인이었다. 현대미포조선은 2012년 수주한 저선가 선박 투입 비중 증가 및 선종 다변화에 따른 생산성 악화 등으로 1분기 38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3652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의 조업 정상화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199억원)이 흑자로 전환하며 조선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의미 있는 성적을 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신 못차린 해수부

    37년 묵은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낡은 배가 바다 위를 떠다니는데도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선박 관리의 기본 사항인 선령(船齡) 통계마저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해수부는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뒤늦게 통계 파악에 나서면서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는 등 뒷북행정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29일 해수부와 통계청의 선령별·선종별 등록선박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당국에 등록된 여객선 224척 가운데 선령이 30년을 넘긴 선박이 7척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선령이 35년을 넘긴 선박만 3척이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해수부와 선박에 대한 안전운항 관리 업무 등을 하는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 그 어느 곳도 30년을 넘긴 여객선 7척의 행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일자 해수부는 뒤늦게 7척의 행방을 파악해 언론에 공개했다. 1975년 진수돼 선령이 39년으로 가장 오래된 여객선 ‘하이제트’는 2006~2008년 부산~후쿠오카 항로에 투입됐으나 현재 자가수리도크에 묶여 있는 상태다. 선령이 37년인 ‘코비3호’와 ‘코비5호’는 현재까지도 부산과 일본 하카다(대마도)를 운항 중이다. 나머지 4척의 내항 여객선은 폐선됐거나 계류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제 여객선의 경우 선령 제한이 없기 때문에 운항하고 있고 선령이 30년 넘은 내항선은 운항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겨우 15분 타는데”… 선박운항 안전 불감증 여전

    지난 25일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포리로 가려고 카페리를 탔던 송모(60·여)씨는 배를 타고 이동하는 15분 내내 불안한 심정으로 가슴을 졸여야 했다. 승객 300여명을 태우고 자동차를 실은 이 배의 선원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찮게 들었기 때문이다. 송씨에 따르면 한 선원이 “밧줄로 제대로 (화물을)안 묶었는데 괜찮겠지?”라고 말하자 동료 선원은 “혹시 누가 신고하는 거 아냐?”라며 웃었다. 송씨는 “겨우 15분 타고 이동하는 것이었지만 배의 속도도 빨랐고 서해 바다라 물속이 탁해 혹시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닐까 무서웠다”고 말했다. 28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13일째지만 위의 사례처럼 선박 안전 운항 의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사고를 계기로 여객선 안전 운항 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들여다보고 개선 방안을 만들 방침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운행 중인 연안여객선은 모두 173척이다. 이 가운데 선령(船齡)이 20년 이상 된 노후 여객선은 42척으로 전체 여객선의 4분의1가량을 차지한다. 이 외에 15~20년 미만은 63척, 10~15년 미만은 28척, 5~10년 미만은 20척, 5년 미만은 20척으로 여객선 선령이 높은 편이다. 낡은 여객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운항 관리 시스템은 엉망이었다. 여객선 운항 점검은 해운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 소속 운항관리자들이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승객 인원이 많은 대형 연안여객선에 한정됐다. 소규모 카페리나 도선 등은 해경이 관리하지만 꼼꼼하게 운항 점검이 되지 않고 있었다. 해수부는 먼저 선박 안전 점검 업무를 해운조합에서 떼어내도록 할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운법 시행규칙을 보면 항로별, 선종별, 해역별 등에 따라 점검 주체가 다 다르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국제적인 추세가 선박 점검 1차 책임은 선주와 선장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1차 책임을 선박 운항 당사자에게 두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선박 안전 운항 점검과 관련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김춘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해운조합이 안전관리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같은 당 이찬열 의원도 운항관리자가 화물 과적 등에 대한 관리·감독 등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처벌(300만원 이하 벌금)할 수 있도록 하는 해운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청나라 궁중암투… 中 공직사회 장수 비법 본다

    [지구촌 책세상] 청나라 궁중암투… 中 공직사회 장수 비법 본다

    중국에서 ‘관장(官場·관가)소설’로 불리는 정치소설은 대표적인 인기 장르다. 시대와 상관없이 공직사회의 음모와 암투를 주요 소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특정 역사나 실존 인물 중심으로 쓰였더라도 대하소설이나 역사소설과는 다른 독립 분야로 분류된다. 정치소설로 히트 친 작가들이 중국 부자 작가 순위에 대거 이름을 올릴 만큼 중국 출판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대청상국’(大淸相國)은 지난해 7월 출간돼 4월 현재까지 당당망(當當網) 등 인터넷 서점에서 꾸준히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국화(??) 메이츠(梅次)의 이야기’, ‘창황’(蒼黃) 등 정치소설로 유명한 공무원 출신 작가 왕위에원(王躍文)의 작품이다. 50년간 강희(康熙)제를 보필한 장수 상국(조선시대 영의정격) 진정경(陳廷敬)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당시 그와 함께 시대를 풍미한 유명 대신들 사이의 암투와 그들의 명멸 과정을 그렸다. 과거를 보러 간 주인공 진정경이 우연히 조정의 입시 비리 행각을 목격한 뒤 동료 시험생을 죽인 살인자로 누명을 쓰는 이야기로 시작해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이 드라마처럼 이어진다. 작가는 진정경을 주목한 이유에 대해 그가 강희제 시절 선종(善終)을 거둔 유일한 대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강희제의 친정(親政) 선포에 반발해 군사반란을 일으킨 섭정대신 오배(熬拜)를 비롯해 색액도(索額圖), 명주(明珠), 고사기(高士其) 등 주요 대신들이 사형을 당하거나 귀향·유배되는 비운의 결말로 공직 인생을 마감한 것과 대조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청상국은 공직 사회에서 장수하는 비법을 소개하는 책으로도 통한다.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반부패 운동을 주도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왕치산(王岐山) 서기가 공무원들에게 필독 도서로 추천했다. 그러나 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청나라 조정 대신들 사이의 암투를 소재로 했지만 ‘죽의 장막’에 가려져 있는 현 정가의 부패상과 권력 다툼을 현실감 넘치게 담아냈기 때문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선 정치인들의 정보가 베일에 가려져 있고, 공무원 사회와 민간 간 괴리가 크다. 정치 분야에 대한 중국인들의 갈증과 알고 싶은 욕구가 정치소설 베스트셀러를 양산하는 ‘중국 특색’의 출판 현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소설의 인기가 높을수록 국민의 알 권리와 참여권 등 기본권을 보장하는 ‘투명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천개의 바람이 되어’ 세월호 참사 추모곡 헌정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천개의 바람이 되어’ 세월호 참사 추모곡 헌정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천개의 바람이 되어’ 세월호 참사 추모곡 헌정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팝페라 가수 임형주(28)가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헌정했다. 임형주의 소속사 디지엔콤은 25일 “임형주는 다음달 1일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한국어 버전을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헌정해 재발매할 예정이며 이 곡의 수익금 전액을 희생자 유가족에게 기부한다”고 밝혔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작가마상의 ‘A Thousand Winds’의 시가 원작이며 일본의 작곡가인 아라이 만이 멜로디를 붙였다. 2002년 미국에서 열린 911테러 1주기 추도식에서 아버지를 잃은 11살 소녀가 이 시를 낭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형주는 2009년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곡으로 헌정한 바 있었다. 당초 임형주는 올해 김수환 추기경 선종 5주기인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방한에 맞춰 이 곡을 담은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네티즌들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 지금 이 현실이 너무 슬프고 괴롭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추모곡 헌정 가슴 뭉클합니다. 잘 하셨어요”, “천개의 바람이 되어, 가슴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앞으로 잘 헤쳐나갑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에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께요. 겨울엔 다이아몬드 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께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 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 임형주 ‘천개의 바람이 되어’ 세월호 참사 추모곡 헌정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임형주 ‘천개의 바람이 되어’ 세월호 참사 추모곡 헌정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임형주 ‘천개의 바람이 되어’ 세월호 참사 추모곡 헌정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팝페라 가수 임형주(28)가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헌정했다. 임형주의 소속사 디지엔콤은 25일 “임형주는 다음달 1일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한국어 버전을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헌정해 재발매할 예정이며 이 곡의 수익금 전액을 희생자 유가족에게 기부한다”고 밝혔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작가마상의 ‘A Thousand Winds’의 시가 원작이며 일본의 작곡가인 아라이 만이 멜로디를 붙였다. 2002년 미국에서 열린 911테러 1주기 추도식에서 아버지를 잃은 11살 소녀가 이 시를 낭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형주는 2009년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곡으로 헌정한 바 있었다. 당초 임형주는 올해 김수환 추기경 선종 5주기인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방한에 맞춰 이 곡을 담은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네티즌들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 가사 너무 좋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추모곡 헌정 뭉클하네요”, “천개의 바람이 되어, 현실이 너무 슬프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에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께요. 겨울엔 다이아몬드 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께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 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 새 출발 연세암병원 “암병원의 미래 모델 보여주겠다”

    새 출발 연세암병원 “암병원의 미래 모델 보여주겠다”

    연세암병원이 43개월의 공사를 끝내고 15일 진료를 시작했다. 1969년 국내에서 처음 개설한 연세암센터를 모태로 하는 연세암병원은 높은 의료 수준과 첨단 장비,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춘 ‘차세대 암병원’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철 의료원장은 “암환자를 위한 특별한 관심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치료, 환자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주는 병원을 만들겠다”면서 “암 병원의 미래상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0-1 세브란스병원 부지 안에 신축한 연세암병원은 연면적 10만 5000㎡(3만2000평)에 지상 15층, 지하7층, 510병상 규모로, 일반 기부금 430억원을 포함해 모두 2530여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위암 수술의 권위자로 꼽히는 외과 노성훈 교수를 암병원장에, 방사선종양학 분야의 권위자인 금기창 교수를 부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진용도 탄탄하게 갖췄다. 연세암병원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관심을 모았다. 병원 측은 “2005년에 연세암병원 설립을 위해 미국 MD앤더슨 홍완기 교수를 위원장으로 에모리대, 일본 긴키대, 홍콩 중문대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여기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설계와 건축, 병원 운영 체계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암병원에는 위암·간암 등 15개 암 전문센터를 비롯해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완화의료센터 등 특성화 센터를 설치해 암 진단과 치료는 물론 예방과 교육까지 일관시스템으로 이뤄지도록 했으며, 간암 등 8개 센터에는 다학제 진료를 하는 ‘베스트팀’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특히 암 예방센터에서는 ‘생존자 통합관리(cancer survivorship)’ 프로그램을 도입해 완치 암환자를 대상으로 재발·전이암에 대한 감시와 후유증 등을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첨단 치료장비도 대폭 확충했다. 기존 IMRT나 사이버나이프보다 한 단계 진보한 암 치료장비인 로보틱 IMRT(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기)가 아시아 최초로 설치됐다. 로보틱 IMRT는 광자선에너지를 6개의 관절로 구성된 로봇에 장착해 암치료 효율을 극대화한 첨단 장비다.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어 치료 시간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인 ‘라이낙(LINAC)’ 방사선 치료기도 3대를 추가해 모두 6대를 가동하게 된다. 또 영상추적 방사선 치료장치인 ‘콘빔’ CT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종양의 기하학적 변화를 확인, 보정할 수 있게 했다. 기존 토모테라피(3대)와 암 수술에 특화된 다빈치 로봇(3대)도 모두 이곳에 설치해 운용하게 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양성자 치료기. 노성훈 암병원장은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도 도입하기로 하고 최근 프로노바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면서 “곧 환자들이 양성자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입원하지 않고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 항암약물치료센터를 확충, 어른(90병상)과 어린이(10병상) 구역을 구분해 운영하게 되며, 2~3시간 동안만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한 단기항암제 주사실도 따로 마련했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금기창 부병원장은 팀장으로 하는 ‘굿닥터팀’제도 도입했다. 전문의 49명과 코디네이터 17명 등 66명으로 구성된 굿닥터팀은 환자와 가족들이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치료 후 관리, 교육 등 전 과정에서 환자 서비스를 총괄 담당한다. 또 다른 병원에서 암환자가 옮겨 올 경우 이전에 담당했던 의사와 접촉해 상세한 환자 정보도 확보, 진료에 활용하게 된다. 노성훈 암병원장은 “병원 운영체제와 관련, ‘3저(低) 3고(高)’,즉 통증과 대기시간, 불안감은 낮추고, 전문가 확보, 정확한 설명, 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이겠다”면서 “지금까지 많은 암병원들이 치료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환자를 인격체로서 소홀히 대우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연세암병원은 치료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며, 치료 과정에서의 불안·우울증 등 감정적인 변화까지 고려해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암병원 개원을 기념해 5월 1~3일 그랜드힐튼서울에서 GAP컨퍼런스-2014가 열린다. GAP컨퍼런스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가 매년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로, 2010년부터 미국 이외의 22개국 29개 자매병원에서 개최해오고 있다. 연세암병원은 국내 유일의 MD앤더슨 암센터 자매병원이다. 이철 의료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누구나 와서 암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환자에 대한 관심, 의료진의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주는 곳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노성훈 암병원장은 “100여년 전 이 땅에 새로운 의학을 전파한 전통을 이어 암 치료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불교계 최고 지성 가르침 책으로 배운다

    불교계 최고 지성 가르침 책으로 배운다

    한국불교계의 대강백과 조계종 최고 입법기관의 수장이 보기 드문 역저를 나란히 내놓아 불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통도사·범어사 승가대학장, 조계종 승가대학장·교육원장을 지낸 무비 스님과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향적 스님이 주인공. 무비 스님은 불교 최고의 경전으로 통하는 ‘화엄경 강설(80권본)’ 1차분 5권을 펴냈고, 향적 스님은 선시 해설서 ‘선시,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를 내놓았다. 무비 스님의 ‘화엄경 강설’은 스님이 올해부터 2022년까지 8년 결사를 통해 매년 10권씩 완간할 ‘화엄경 강설’의 1차분으로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 1·2·3·4·5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탄허 스님과 월운 스님이 화엄경 번역서를 낸 적은 있지만 화엄경 해설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그간의 해설서도 ‘보현행원품’, ‘입법계품’ 등의 부분 번역·해설에 그쳤던 데 비해 화엄경 전체를 강설하기는 한국불교사 최초의 일이다. 무비 스님은 이와 관련해 2010년부터 부산 범어사에서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화엄산림대법회의 법사를 맡아 화엄경 강의를 이끌어왔다. 강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의 스님이 범어사로 집결하고 있다고 한다. 원제 ‘대방광불화엄경’의 화엄경은 원래 산스크리트로 된 경전으로 한국불교 소의경전(所依經典) 중 하나. 현재 ‘40권본’, ‘60권본’, ‘80권본’과 ‘티베트어로 된 ‘장역화엄’ 등 총 4종이 유통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동진 시기에 번역된 ‘60권본’은 주로 일본에서 보고 있으며 695∼699년 번역된 ‘80권본’은 한국에서 널리 보고 있다. 특히 ‘80권본‘은 선재동자의 구법 이야기로 유명하며 문장이 아름답고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게 특징이다. 무비 스님은 ‘화엄경 강설’을 사실상 마지막 강설 작업으로 여겨 ‘화엄경’에 집중하고 있다. ‘80권본’이 완간되는 2022년은 스님의 팔순이기도 하다. 향적 스님의 선시 해설서 ‘우리는’은 해인사 지족암 법회 때 신도들과 읽던 선시들에 향적 스님 특유의 해설을 더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향적 스님은 해인사에서 출가해 교(敎)를 배우고 선(禪)을 참구해 온 스님. 월간지 ‘해인’을 창간한 주역이고 프랑스 가톨릭 수도원에 머물며 불교와 천주교의 수행법을 비교하기도 했다. 이번 선시 해설서는 해인사 지족암에 주석하며 법회 때마다 신도들과 선시를 읊는다는 스님의 선에 대한 생각과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선시야말로 선사의 정신적 사리이자 언어의 근원”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던 스님이다. 그 지론은 책 곳곳에 스며 있다. ‘문을 여니 꽃이 웃으며 다가오고 광명이 천지게 가득 넘치는구나.’ 은사인 일타 스님의 오도송을 회상하면서는 이런 말을 떠올린다. “선방 앞 화단에 조그마한 목단 꽃봉오리를 보고 들어가 입선 죽비를 치고 방석에 앉았는데 눈을 뜨고 방문을 열고 나오니 목단 꽃이 활짝 피어 미소 지으며 달려 왔다”고. 소림사 달마 스님 앞에서 칼로 왼팔을 잘라 가르침을 청한 중국 선종의 2대조 혜가 스님를 묘사한 청매 인오(1548~1623) 스님의 시 구절 ‘눈 쌓인 빈 뜰에 떨어진 붉은 잎’을 놓고는 이렇게 해설한다. “팔이 잘려 눈 위에 피가 흐르는 모습을 ‘눈 쌓인 빈 뜰에 붉은 잎이 떨어진다’고 묘사한 청매 스님이야말로 ‘선시의 시성’이다.” 책의 감수를 마친 정휴 스님은 이 선시집을 향해 이렇게 극찬하고 있다. “오랜 수행을 통해 얻은 값진 체험과 깊은 사색으로 걸러낸 언어, 그리고 깨달음의 정서로 풀어놓은 선적 통찰력들이 비우고 내려놓아야 자유스러워질 수 있음을 깨우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한국불교의 선지식(善知識)으로 널리 알려진 스님들의 탄신·열반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올 한 해 동안 풍성하게 열린다. 탄신 150주년을 맞은 용성(1864~1940) 스님과 열반 70주기를 맞은 만해 한용운(1879~1944)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은 미주 포교의 선구자 숭산(1927~2004) 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용성 스님. ㈔독립운동가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백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장수 죽림정사, 정토회가 용성 스님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3·1절 기념법회를 열고 용성 스님 기념사업의 출발을 선언했다. 5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스님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연다. 기념식은 탄신일인 6월 5일 죽림정사에서 봉행한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70주기 기념사업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는 6월쯤 북한 불교계와 함께 ‘만해 스님의 사상과 업적·실천’ 주제의 70주기 기념 학술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추본은 최근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중국 선양에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불련 측은 이 자리에서 만해 스님의 항일정신을 높이 평가해 추모 다례재에 관심을 가졌다고 민추본 측은 귀띔했다. 선학원도 이와 관련해 만해 스님의 열반일인 6월 29일(양력) 추모 다례재와 학술대회를 열며 추모 음악회도 계획 중이다. 만해학회는 8월쯤 ‘만해와 심우장, 근대지성과의 교류’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열어 만해 스님의 인적 네트워크를 학술적으로 조명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숭산 스님 기념사업은 화계사 국제선원과 스님이 창건한 국제관음선종이 이끌고 있다. 10월 16∼28일 제10회 세계일화대회에 맞춘 기념행사가 주목된다. 행사는 숭산 스님의 가르침과 유훈을 돌아보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회에는 스님의 국내외 제자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행사 기간 중 화계사, 수덕사 등을 참배하고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에서 2박3일간 대회를 진행한 뒤 계룡산 무상사에서 10주기 추모재를 봉행한다. 스님의 행장과 세계 제자들의 추모글, 국제관음선종 활동 현황을 담을 문집도 펴낼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中지하교회 대부 판중량 주교 선종

    中지하교회 대부 판중량 주교 선종

    중국 상하이의 가톨릭 지하교회를 이끌었고 30여년을 노동교화소 등에서 복역한 판중량(范忠良) 주교가 16일(현지시간) 자택에서 선종했다고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 가톨릭 단체가 밝혔다. 97세. 판 주교는 이날 저녁 사제들과 평신도들이 자리한 가운데 상하이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을 거뒀다고 미국 코네티컷주 소재 ‘쿵 추기경 재단’이 전했다. 그는 최근 며칠간 고열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 주교는 1951년 예수회 사제로 서품을 받았으나,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 가톨릭 신도들에게 바티칸과의 관계 단절을 명령한 뒤 1955년 체포됐다. 그는 ‘반혁명’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서부 칭하이(靑海)성 노동교화소의 시신 안치소에서 근무했다. 2000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서 주교 서품을 받았지만 관제단체 중국천주교애국회(中國天主敎愛國會)의 승인을 얻지 못하고 가택연금됐다. 쿵 추기경 재단은 상하이의 주요 성당에서 판 주교의 장례를 치르게 해 달라는 신도들의 요청을 당국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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