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선조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의전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2분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09
  • 안동문화의 수수께끼(화제의 책)

    ◎추로지향의 전승문화·신앙 등 분석 하회탈과 소주,양반의 고장인 안동의 문화를 집중 조명한 책.민속학자 임재해 교수(안동대)가 책임편집하고 전문학자 10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안동은 신라권에 속하면서도 남한에서는 고구려 문화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또 동방의 추로지향(鄒魯之鄕)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유교문화가 드센 땅이다.퇴계와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영남학파는 조선조 성리학의 구심점이었다. 그런가하면 남한에서 개신교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등 기독교가 성한 곳 또한 안동이다.안동은 ‘안동 껑꺼이’라는 독특한 개성의 방언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이같은 안동문화의 수수께끼를 역사,문화재,신앙등을 중심으로 분석한 13편의 글이 실렸다. 경주는 첨성대,포석정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진 유형적이고 규모가 큰 문화유적들로 유명하다. 반면 안동에서는 경주와는 달리 민가의 건축이나 고문서,동채싸움,놋다리밟기,안동포,농요,하회 별신굿놀이 등 무형적이고 일상생활 속에 갈무리된 문화재들이 전승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분속이나 땅밑에서 잠자며 몇천년을 버틸 수 있는 ‘박제된 문화’가 아니라 사람들과 더불어 숨쉬는 ‘살아 있는 문화’가 안동문화라는 것이다.안동은 우리나라에서 반촌(班村)과 민촌(民村)의 동성(同姓)취락이 가장 잘 발달된 곳이다. 임재해 엮음/지식산업사/1만3,000원.
  • 개혁의 역사 의지(金三雄 칼럼)

    기존의 틀을 바꾸고 새틀을 짜는 작업이 개혁이다. 혁명과 다른 것은 기존의 ‘틀’을 없애지 않고 바꾼다는 점이다.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리하자면 낡은 집을 헐고 새로 짓는 것을 혁신주의,부분적 수리를 개혁주의, 원형유지를 수구주의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붕괴될 지 모르는 낡고 비위생적인 집을 수리하는 개혁의 시점에 놓여 있다. 우리 공동체가 기존의 틀을 바꾸지 않고는 생존이 어려운 처지인 것이다. 바뀔 때 바뀌지 않고 변할 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번데기가 변하여 나비가 되고 올챙이가 변하여 개구리가 되듯이 모든 생명체는 변화를 통해 생체와 종족을 유지한다. 그렇지 못한 종(種)은 멸종되거나 퇴화된다. 이런 현상은 인간사회나 역사도 마찬가지다. 우리 역사는 몇차레 변화를 필요로 할때 이를 거부하여 정체와 퇴행과 전란과 망국을 불러왔다. 趙光祖의 지치주의(至治主義)의 개혁이 성공했다면 조선조의 명운이 달라졌겠지만, 그의 개혁정치는 수구세력의 도전으로 좌절되고 말았다. 율곡의 10만양병설 등 변법경장(變法更張)도 기득세력에 의해 실천되지 못했다. 김옥균의 갑신개혁이나 전봉준의 갑오 폐정개혁도 모두 수구세력에 의해 좌절되었다. 율곡이 趙光祖의 실패를 두고 “일을 추진하는 데 순서를 가리지 못하고 직선적이며 너무 날카로웠다”고 평한 바 있고, 실제로 김옥균과 전봉준의 개혁이 지도부의 조급성으로 대사를 그르친 부분도 적지 않지만, 문제는 수구세력의 도전에 개혁주체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친데 원인이 있었다. ○국민과 함께 하는 개혁 아놀드 토인비는 자동사이면서 타동사인 어웨이크(a­wake)란 단어에 주목했다. 눈뜨다, 깨우다라는 의미의 이 단어에 주목한 것은, 자는 사람이 눈을 뜨는 것과 자는 사람을 깨우는 것이 동시적이란 점이다. 동양에도 비슷한 숙어가 있다. 줄탁동시(줄啄同時)가 그것이다. 병아리가 달걀 안에서 껍데기를 쪼는 것과 어미닭이 달걀 밖에서 껍데기를 쪼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고 세상에 나온다는 오묘한 이치다. 영어(서양)의 어웨이크나 한자(동양)의 줄탁동시가 담고 있는 바는 주체와 객체가 동시적인 운동을 통해 변증법적 변화를 일으킬때 생명이 태어나거나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변화(개혁)는 주체세력과 국민이 의식과 행동을 함께 할 때에 성공할 수 있다. 과거 개혁의 실패사는 주체가 국민을 개혁의 동반자로 이끄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혁을 둘러싸고 일부에서는 지나치다하고 일부는 미흡하다고 한다. 수구집단은 기득권을 빼앗길까봐 안달이고 서민층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자신들만 희생되는데 개혁이 지지부진하다고 비판한다. ○개혁 실기하면 수구세력 준동 金大中 대통령의 귀국과 함께 본격적인 구조개혁이 단행될 것 같다. 다 파먹은 깨진 김칫독과 같은 국정을 개혁하지 않고는 공동체가 살아남기 어렵다. 김치를 파먹고 독을 깬 사람들은 따로 있지만 이를 청소하고 새독을 만들어 김치를 담그는 역할은 새정부와 국민의 몫이다. 개혁작업이 너무 조급해도 안되지만 너무 늦으면 실기하게 된다. 지금 총체적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수구세력의 준동을 막기어려울 것이다. 정치 관료 재벌 언론 교육 검경 군부 지방토호 등 각분야의 비능률과 부패 반개혁요소를 도려내고 개혁주체세력을 새로 짜야 한다. 정권교체는 50년만의 개혁을 위해 선택된 것이다. 국민은 지자체 선거를 통해 金대통령 정부에 다시한번 개혁의 힘을 실어주었다. 이번 방미 과정에서 민주와 시장경제의 개혁철학도 국제적으로 신임을 얻었다. 국민이 지지할 때 지도자는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어웨이크와 줄탁동시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
  • 경기銀 행장 등 무더기 징계/銀監院

    ◎1,104억 부실대출 20명 문책경고 은행 경영진과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돼 있는 여신위원회를 무시하고 부실기업에 대출케 한 은행장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문책경고 등의 중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은행감독원은 12일 거액의 부실여신을 발생시킨 경기은행을 검사(4월28∼5월7일)한 결과 이 은행 徐利錫 은행장과 여신위원회 위원장인 洪淳益 전무 및 高泳哲 감사 등 임직원 20명에 대해 문책경고 등을 했다고 발표했다. 경기은행은 문책 기관경고를 받았다.이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8% 이상인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지 못해 경영개선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 은행은 지난 해 5월23일부터 지난 4월10일 재무 및 신용상태가 나쁜 두레상사 등 2개 계열사에 운전자금대출 등 18건,1,240억원을 대출하면서 사업전망이나 상환능력 및 자금용도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1,104억원의 부실여신을 발생케 했다.여신위원회는 은행장을 배제한 상태에서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게 돼 있음에도 대출심사를 하면서 徐행장이 미리 결정한 대로 승인해 줬다.
  • 정부/동남·경남銀 합병때 출자 검토/금감위 관계자

    ◎“M&A 유도 겨냥 3,500억 현물증자 방침”/‘채권발행’ 방식 가능성… 합병銀 첫 지원사례될듯 정부는 시중은행인 동남은행과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의 합병 성사를 위해 두 은행이 합병한 이후 증자에 참여,3,500억원의 현물출자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금융기관의 자발적인 인수·합병을 유도하기 위해 증자나 부실채권 매입 등을 통해 지원키로 한 방침에 따른 것으로,은행 합병에 대한 정부지원의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감독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9일 “동남은행과의 합병을 추진 중인 경남은행은 당초 합병의 전제로 정부에 7,000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제시했으나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따른 국민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정부 방침을 감안,3,500억원대로 낮춰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구노력과 증자 등을 통해 합병 이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합병 이후 합병을 주도한 은행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밝혔다.정부 보유 투자기관 주식이 넉넉하지 않은 점을 감안,정부채권을 발행해 출자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동남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과의 합병 방안을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합병 계획이 최종 확정되면 은행감독원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동남은행은 하나로 교통카드 등 전자금융 쪽에 강하기 때문에 자구노력 등을 통해 합병 이후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남은행은 동남은행과 합병하더라도 자기자본비율을 10%대에서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경남은행의 지난 해 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2.27%로 26개 일반은행 가운데 전북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반면 동남은행은 4.54%로 BIS 기준(8%)에 미달해 경영개선조치를 받았다.
  • 국립묘지·열사릉 교환참배(김삼웅 칼럼)

    ○유족 상호방문 성묘토록 남한이나 북한이나 일제시대 민족해방을 위해 투쟁하다 돌아가신 애국지사들을 모시는 성지가 있다. 우리는 서울 동작동의 국립묘지가 있고 북한에는 평양근교 신미리에 애국열사릉이 있다.서울 국립묘지의 애국지사 묘역에는 상당수의 항일지사가 묻혀있고 1995년에는 임시정부 요인 묘역이 새로 조성되었다.박은식 신규식 노백린 김인전 안태국선생 등 임정요인 44명의 유해가 임정묘역에 안장되었다. 1986년 9월 완공된 평양의 애국열사능에는 김규식 조소앙 오동진 양세봉 최동오 홍명희 이기영 선생 등이 묻혀있다.이곳에는 이승만 정권에 의해 처형된 조봉암 선생의 가묘도 있다고 한다. 서울 관악산 줄기 43만평의 대지에 자리잡은 동작동국립묘지는 조선조 단종에게 충성을 바쳤던 사육신의 제사를 모시던 육신사(六臣祠)가 있었던 곳으로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듯한 상서로운 기맥이 흐른다는 명당으로 꼽힌다. 평양시내에서 서남쪽으로 2㎞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애국열사릉은 오목한 분지가운데 돋아있는 곳에 위치한 전형적인 좌청룡 우백호의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으로 알려진다. 국립묘지와 열사릉의 풍수지리를 소개하자는 것이 아니다.새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이고 각계 인사들의 방북의 발길이 잦아진다.리틀엔젤스의 평양공연에 이어 재벌총수도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는다고 한다. 국가가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 조국해방을 위해 한마음이 되어 항일전선에 섰던 선열들이 분단과 함께 남북으로 갈리고 사후에는 ‘이산가족’이 된 것도 비극인데 자손들이 성묘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 애국선열에 대한 국민의 도리를 생각해서라도 국립묘지와 애국열사릉에 묻힌 독립지사들의 유족이 교환방문을 통해 성묘할 수 있도록 남북한 정부가 길을 터야 한다. 국립묘지에 안장된 애국지사의 유족으로 현재 북한에 생존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애국열사릉에 묻힌 독립지사의 유족으로 남한에 생존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남북한 정부나 양측 적십자사가 나서서 뒤늦게나마 유족이 선대(先代)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찾아 성묘를 할 수있도록 하는 것이 참다운 보훈의 정신이고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항일지사는 민족동질성의 원형 분단 반세기를 넘기면서 남북한 사이에는 각가지 이질적 요인들이 켜켜히 쌓여가고 있다.이런 속에서 민족적 동질성을 찾는다면 일제강점기의 독립투쟁과 항일지사들의 존재가 아닐까 한다. 남과 북이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면서도 풍광좋은 터를 골라 애국지사들의 묘역을 만들고 성역화하는 것도 이런 연유때문일 것이다. 남북한 정부는 애국지사들의 보훈정신에서,그리고 인도주의와 겨레의 동질성 회복차원에서 이 일을 조속히 성사시켰으면 한다.그리하여 오는 광복절이나 늦어도 추석에는 남북의 애국지사 유족들이 판문점을 넘나들며 국립묘지와 애국열사릉에 묻힌 조상을 찾아 참배하고 성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名唱 成又香(이세기의 인물탐구:172)

    ◎민족의 恨한큼 깊고 아득한 울림/동편제 대표격 김세종제 ‘춘향가’ 명맥이어/굵은 통성 세마치장단 할용 꾸밈없는 득음/우렁차고 한이 여울지는 소리 남창 못잖아/판소리 오미 오롯이… 힘든 가풍계승 정업/시류 영합않고 안숙선 등 13제자 길러내 춘전(春田) 成又香은 김세종제(金世宗制) ‘춘향가’의 명맥을 잇는 이 시대 대표적 명창의 한 사람이다.송계(松溪) 김세종은 전북 순창출신으로 조선조말의 申在孝문하에서 수학한 동편제소리의 전설적인 인물.장자백 이동백에 이어 강산제 소리의 대가였던 鄭應玟이 김씨 창제를 이어받았고 춘전이 정응민을 잇고 있다.지난 94년 ‘성우향 판소리인생 55년’ 기념공연만 봐도 그가 소리에 들인 공력이 얼마만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보성소리 뒤늦게 소개 춘전이 걸어온 판소리의 길은 민족정서의 심연만큼이나 멀고 깊고 아득하다.그의 성색은 감기다가도 곧게 뻗고 잠기다가도 치솟으며 서럽고 답답한 삶의 애락이 소리전체에 면면히 깔려있다.넘실대는 가락은 물리학적인 음향이 아닌,민중의 아픔과 슬픔,절망과 신명을 능란하게 엇가른다.어느 때는 도도히 흐르는 강물을 막을듯이 유장한 진양조 장단을 울리다가도 숨이 넘어갈듯 자지러진 휘몰이며 산천초목이 더덩실 춤추고 일어서는 엇모리 단모리의 멋스러움은 가히 절품의 경지다. 마치 ‘남창을 연상케하는 호방하고 장엄한 소리는 삼각산을 등에 지고 대로를 가듯 시원하게 소리판을 짜나간다’고 이보형 문화재전문위원은 평한다.보성소리는 다른 소리제에 비해 뒤늦게 서울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72·74년에 그가 두번에 걸친 연구발표회를 가졌을 때 각 신문은 ‘춘전 강산제의 특색은 굵은 소리인 통성을 많이 쓰고 진양조보다 빠른 세마치장단을 활용하면서도 꾸미지않은 비범한 득음이 가슴을 울린다’고 특필했다. 오죽하면 국악계에선 그의 통큰 소리를 두고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우렁차고도 한이 여울지는 소리에 연전에 작고한 고수 김명환이 무덤에서벌떡 일어나 장단을 치러나온다’고 말할 정도다. 춘전은 전남 화순에서 성영문과 김재녀사이의 남매중 막내로 태어났다.명고수 성차옥이백부이고 명창 주난향과는 고종 사촌간이다.어릴 적 이름은 판례였고 동네의 한학자 한분이 예명과 아호를 내려주었다. 5살이 되자 벌써 백부에게 가곡과 평시조를 배우기 시작했고 화순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화순의 안기순을 독선생으로 모신 것을 비롯 10대에 섭렵한 스승만도 광주의 정광수 남원의 강도근 한애순 강요진 등등이다.그리고 20세가 되던 무렵에 전남 보성군 회천면 영천리,산간벽지로 송계를 찾아들어가 4년간 살이 물러터지도록 김세종제 ‘춘향가’를 사사했으며 다시 서울에 올라와 박초월 박녹주의 ‘흥보가’‘수궁가’의 창제와 더늠을 익히는 등 그의 학습은 문자그대로 ‘금성철벽(金城鐵壁)’으로 소문나있다. 춘전이 처음 회천에 갔을 때 스승은 ‘신식소리나 배우라’고 가르치기를 거절했으나 그의 타고난 성음에 가능성을 느끼고 제자로 받아들였고 ‘김세종제춘향가는 통성으로 우조를 써야한다’고 처음부터 단단히 강조해 마지않았다.스승이 부르는 ‘심청가’의 발림이 너무 애절하여 눈이 퉁퉁 붓도록 운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이를 소화해내기 위해 하루 10시간에서 15시간씩 목에서 피를 토하는 가혹한 수업을 받았다. 임종자리에서도 스승은 ‘소리를 변질시키는 것은 정절을 버리는 것과 같다.절대로 소리를 만들지 말고 옛것을 그대로 하라’고 끝까지 타일렀다.‘판소리는 한바디를 기둥삼아 불러야하며 판소리 한바탕에는 맵고 짜고 시고 쓰고 단 오미(五味)가 골고루 배열되어있으나 여러 바디의 좋은 대목만 따다가 조각보같이 짜맞추면 단맛만 앞서고 오미가 결여되어 판소리의 원리가 깨어진다’고 했다. ○“옛것 그대로” 스승 유언 춘전은 스승의 창법에다 다양한 붙임새를 개발하여 장단을 엇붙이는 잉어걸이,완자걸이 등 기묘한 장단붙임과 통성의 덜미소리를 들고나서면서 좌중을 사로잡는다.더구나 소리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있고 통성이 강한데다 소리맺음을 할 때 짧게 끊거나 힘차게 통성으로 올려끊는 스승의 가법을 가장 잘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그래서 그의 공력은 곧잘 ‘설 벼린 칼은 쉬 부러지지만 수만번 단단히 벼린 칼은 바위를 쳐도 끄떡없다’는 이치에 비유되기도 한다.원로 국악인 성경린씨가 ‘성우향의 명창으로서의 대성은 타고난 성음,음악적 재능과 함께 하나같이 높은 스승들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아도 그다지 틀리지 않다’는 말은 이런 연유에서다. 70년대 이후 서울에 올라와 활동하면서 긴 곡절끝에 부군과 이혼 후 바둑교실을 열고있는 아들 진성환과 살면서 며느리인 원미혜가 그의 뒤를 잇고있다.삼양동 언덕배기에서 어려운 살림을 꾸리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아오는 길에 봉지쌀을 사가지고 오면서 집앞까지 쌀이 새는 줄도 모른채 빈봉지를 들고올 만큼 경황없는 나날을 보냈다.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잔칫집에 나가 창을 부르지 않았고 ‘일반 가객들이 힘들고 난삽하여 꺼리는 가풍이지만 그는 계승의 책임감으로 이를 지켜왔으며 이와 관련하여 제자양성에만 한 평생을 던져왔다. 그의 문하에는 1백여명의 훌륭한 제자들이 도열해있으나 아직 중요무형문화제로 지정되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있다.그의 제자중에는 각종 판소리대회에 나가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수연 김영자 박양덕 안숙선 등 13제자가 있고 그는 5시간 이상이 걸리는 완창발표를 12차례나 갖기도 했다.순수하고 아름다운 예술가로서 업적과 소리의 진가는 관객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데도 흙속에 묻힌 보석인듯 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얄팍한 세태가 안스럽기만 하다. ○문화재 재정안돼 아쉬움 허무하고 긴 예로(藝路)의 여정에서 인생의 파란이 얼룩져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엄상(嚴霜)속의 정목(貞木)’답게 단 한번도 그늘진 구석을 보이지 않았고 언제나 초연한 자세로 주변을 감싸고 보살핀다.그를 아끼는 기라성같은 제자들에 둘러싸여 존경과 선모를 한몸에 받는 이상,그리고 위대한 스승들로부터 이어받은 소중한 유음(遺音)을 전승하는 일을 자신의 정업으로 삼은 이상 그는 세상에서 부러울 것 없이 스스로 우뚝선 참으로 홍복의 예인에 틀림없다. □그가 걸어온 길 ▲1935년 전남 화순출생 ▲1949년 동일 창극단입단 ▲1950­52년 강도근판소리수업 ▲1953­57년 정응민문하사사 ▲1955년 전국판소리명창대회 1등▲1958년 임방울창극단 입단 ▲1960년부터 한국국악협회 회원 ▲1968·72년 재일교포 위문공연 ▲1972년 제1회 江山 박유전制 ‘심청가’완창발표 ▲1974년 제2회 김세종制 ‘춘향가’완창발표, 전국명인명창대회 장원 ▲1977년 전주대사습대회장원 대통령상수상기념 ‘춘향가’ 완창발 표 ▲1986년부터 국립창극단 초청강사, 사단법인 판소리보존회 연구 분실원장, 김세종제 ‘춘향가’ 완창발표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기능보유자 후보지정 ▲1994년 성우향 판소리인생 55주년기념공연(세종문회관 소강당 ) ▲1998년 김세종제 ‘춘향가’ 발표 성우향판소리연구소 대표, 국악예고 및 서울대등 8개대 출강 KBS국악대상(88년) ‘판소리 수궁가 (전3매)
  • 말과 함께 하는 인간의 삶/월간 다큐멘터리 ‘지오’ 6월호

    ◎카메룬 기마행사·美 딜콘 로데오/포르투갈 투우 등 상세하게 소개 일본인들에게는 야부사메(流鏑馬)라는 신성한 기마의식이 있다.이것은 1,600년 전 풍성한 수확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시작된 무예다.이 의식의 참가자는 달리는 말 위에서 활을 쏘아 세 개의 과녁을 맞춰야 한다. 말 길들이는 고장으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 론강 어귀의 섬 카마르그에서는 축제나 종교의식 등 거의 모든 행사에 말이 참여한다.이곳서는 축제기간 동안 1년생 수소에게 낙인을 찍는 의식인 ‘페라드’를 치른다.또 몽골에서는 매년 7월이면 국가독립일인 ‘나담’을 기념하기 위해 수천명의 기수들이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모인다. 월간 다큐멘리 잡지 ‘지오’(두비) 6월호는 인간과 말이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말과 사람’이란 주제와 관련해 특히 흥미로운 것은 북미 인디언들과 그리스인의 말에 얽힌 신화다.북미 인디언들은 말 탄 사람을 처음 보자 이를 초현실적인 존재로 여겼다.말을 북미에 가장 먼저 전한 이는 17세기에 엘도라도를 찾아 아메리카 대륙탐험에 나선 스페인 사람들.처음으로 신기한 동물을 갖게 된 아파치족과 나바호족은 자연스레 말을 그들 세계관의 일부로 받아들였다.북미 인디언들은 우주의 별들 가운데 가장 중시했던 태양을 말의 이동과 관련해 생각했다.아파치족은 밤에는 검은 말이,동틀녘에서 대낮까지는 파란 말이 태양을 태우고 하늘에서 경주을 벌인다고 믿었다. 동방에서 온 말 탄 사람들을 처음 본 그리스인들은 그 말과 기수가 하나라고 믿어 반인반마(半人半馬)의 괴물 켄타우로스의 전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그리스인의 상상력이 낳은 또 하나의 신인 사티로스도 원래는 그 몸의 일부가 염소가 아니라 말이었다는 사실로 볼 때 당시 이 동물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인상적인 존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호에는 카메룬의 술탄들이 선조의 업적을 기려 매년 개최하는 기마행사,인디언 어린이들이 벌이는 미국의 딜콘 로데오,소의 뿔에 가죽을 감고 하는 포르투갈의 투우 등에 관한 이야기도 실렸다.
  • 元均 복권론 부당성 해부/이조영編 ‘李舜臣과 王朝實錄’

    ◎“단독전투서 단 한번도 승리못해/狀啓문제로 이순신과 평생 원한” “이순신이 원균의 공을 가로챘다.그런 만큼 원균은 재평가돼야 한다” 조선 선조때의 무신 원균에 대한 복권론이 무성한 가운데 이를 강력하게 반박하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외국어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인 이조영씨가 펴낸 ‘이순신과 조선왕조실록’(대성문화사).이씨는 이 책에서 ‘조선왕조실록’을 근거로 원균 복권론의 부당성을 낱낱이 지적한다. 원균 복권 운동은 80년대에 시작됐다.원균의 억울함을 밝히는 논문형태의 ‘원균론’이 발표됐고,‘원균 그리고 원균’이라는 소설이 나왔으며,원주(原州)원씨 종친회에서는 진정서와 담화문을 내기도 했다.“이순신은 1598년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것이 아니라 1614년 즉 광해 6년에 사망했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선조실록’을 보면 이순신과 원균에 대한 기록에 혼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지은이는 ‘조선왕조실록’을 꼼꼼히 살펴 보면 임란 초기의 원균은 무군장(無軍將)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이순신이 전라 좌수영 수군 함대를 이끌고 왜적을 치러 경상도 당포 앞바다로 나갔을 때 원균은 단한 척의 판옥선(板屋船)을 타고 이순신 함대를 찾아 왔다.이순신이 옥포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것이 바로 이 때의 일로,조정에 장계(狀啓)를 올릴 참이었다. 원균은 이 장계에 자신의 이름도 함께 넣어 주길 원했지만 이순신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해 평생 원한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원균은 이순신과의 연합함대가 아닌 단독전투에서는 단 한번도 왜적에게 승리한 적이 없었다. 반면 이순신은 비록 적장이긴 하지만 일본 수군까지도 군신(軍神)으로 섬겼다.그들은 충무공 영정을 모셔 놓고 승리를 기원하는 의식을 치른 뒤 전장에 나갈 정도였다.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중에서 충무공에 대한 기록을 발췌한 것으로 되어 있다.대의명분을 밝혀 세워 춘추필법의 정신을 되새기도록 한다는 게 이 책의 의도다.
  • 강원銀­현대종금 합병/12월중 ‘현대은행’ 탄생

    ‘현대은행’이 탄생할까.강원은행이 오는 12월을 목표로 현대종합금융과의 합병 절차를 착실히 밟고 있다.강원은행이나 현대종금 모두 최대 주주는 현대그룹.때문에 ‘현대은행’의 탄생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강원은행은 1일 임시주총에서 현대종금과의 합병을 위한 전 단계로 보통주 2,124만주를 3주당 1주의 비율로 병합해 납입 자본금을 354억원(708만주)으로 줄이는 감자(減資)를 결의했다.강원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4월15일 이사회에서 현대종금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강원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8%인 자기자본비율을 충족시키지 못해 은행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조치를 받았다.이달 말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경영개선계획을 승인받지 못하면 ‘현대은행’의 설립 꿈은 물거품이 된다.강원은행의 지난 해 연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5.37%다.
  • 고구려 밤하늘/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고구려의 하늘을 본다.밤하늘의 중심에 북극성이 자리잡고 그 왼쪽 위로 북두칠성이 빛난다.왼쪽으로 황소자리,그 위로 오리온자리 등 다른 별자리도 선명하다. 지난 3월 일본 아스카의 기토라 고분 천장에서 발견된 천문도가 고구려의 수도 평양 부근에서 관측된 별자리를 그린 것으로 밝혀졌다.일본 도카이대학과 NHK방송이 이 천문도를 컴퓨터로 처리해 분석한 결과,별자리의 관측 위치가 평양주변인 북위 38∼39도이고 관측연도는 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재구성한 기토라 고분의 천문도는 거의 2천년의 세월을 성큼 뛰어 넘어 고구려인들이 보았던 하늘을 우리에게 보여준다.놀랍고 반갑다.그리고 절로 옷깃이 여며진다. 고구려의 천문역학은 당시 수리천문학에서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해 있었던 중국에 못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고구려 고분(무용총·각저총)의 별자리 그림과 석각본(石刻本)으로 남은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가 그 사실을 확인해 준다. 고구려 고분 천장에 그려진 별자리는 주요 별자리 위치를 정확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별모양도 육안으로 보았을 때의 반짝이는 5각형이 아니라 천체 망원경으로 관찰한 듯한 둥근 모양이다.또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조선조 태조때 만든 것이지만 당시 權近이 남긴 글에 의하면 고구려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여기에는 1467개의 별들이 둥근 형상으로 새겨져 있고 그 별자리는 현대 천문학자들이 계산한 별자리와 일치한다. 사실 우리 천문학자와 과학사학자들은 기토라 고분의 천문도가 이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흡사하다는 것에 이미 주목하고 있었다.NHK가 2주일전 全相運 전 성신여대 총장을 통해 羅逸星 교수(연세대)에게 코멘트를 요청하면서 컴퓨터가 재구성한 기토라 고분 천문도를 보내 왔고 우리 학자들은 두 천문도의 구도가 너무나 똑같다는 사실에 놀랐다.기토라 고분 천문도에 나타난 별은 약 600개(1000여개로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지만 전체적인 구도와 별자리의 모양이 천상열차분야지도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기토라 고분에서는 일본에 불교와 천문학을 전한 백제 스님 觀勒의 목간(木簡)이 발견되기도 했다.기토라 고분과 고구려 백제의 삼각관계가 규명되면 우리는 다시 한번 시간을 넘나드는 역사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전환기 북한의 정책 선택’ 심포지엄 주제 발표

    ◎北 농협개혁 추진 한계 서방세계 적극 지원을 경남대 북한대학원은 미국 아메리칸대 아시아연구소와 공동으로 28일 ‘전환기 북한의 정책선택­국내구조와 대외관계’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다음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운근 수석연구위원이 발표한 ‘북한의 식량문제와 농업개혁’이란 논문의 요지. 북한의 식량난은 집단농장 체제라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나 무엇보다 90년대 들어와 침체를 벗어나지 목하고 있는 경제난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북한의 경제사정 악화가 에너지와 원료부족으로 이어져 산업가동률이 20% 이하로 떨어졌으며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비료·농약 등 농자재 공급도 안돼 농업생산성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北 산업가동률 20% 이하 여기에다 지난 93년 이래 냉해와 홍수,대가뭄 등 잇단 자연재해까지 겹쳐 곡물생산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북한 농업의 회생을 북한 스스로가 감당하기에는 벅차게 되었다.북한 당국의 주민 부양능력 또한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북한의 곡물생산은 2,559t으로 추정되는 데 정상적인 기후조건과 충분한 농자재 등이 공급된다면 6,811t 생산은 가능하다고 본다.지난해의 곡물생산은 정상 생산량의 40% 이다.이를 북한 주민에게 정상적 배급기준(성인 하루배급량 700g)에 의하여 분배한다면 5∼6개월 분에 불과하다.그러나 북한은 지난 해 수확이 되기도 전에 50만t의 풋옥수수를 이미 소비했기 때문에 나머지 2,100t을 하루 배급량 458g(유엔이 산정한 최소 영양수준)을 기준하여 공급한다면 금년 4∼5월에 식량이 모두 바닥날 것이다. ○농업회생 스스로 감당 못해 최근 들어 북한 농업은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나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대내적으로는 농업생산성을 위한 새로운 영농법의 보급과 분조관리체제(농장의 작업반 단위를 7∼10명으로 세분화하고 할당량 이상의 농산물을 자유로히 처분하는 제도) 개선을 통한 농민들의 노동의욕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대외적으로는 폐쇄적인 주체농법 고수에서 점차 외국의 영농기술 지원 및 협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은 식량증산을 위해 지난 96년부터 농장원들의 노동의욕을 높이기 위해 협동농장에서 기존의 분조관리제를 개선한 새로운 분조관리제를 실시하였다.이같은 분조관리제의 개선조치는 제한적이나마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의 근로의욕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북한도 작년까지는 이 조치의 시행에 의구심을 가졌으나 새로운 제도를 통해 분조들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식량문제 해결방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개방 통해 식량난 해소를 한편 북한의 농업부문 개혁 가운데 실질적인 농업생산성 향상과 직결된 부분은 이른바 ‘큰모재배법’의 도입이다.이 방법은 노력과 종자재를 절약하면서도 단보당 수량을 높임과 동시에 작물의 재배기간을 단축함으로써 논에 2모작 재배가 가능하고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농업개혁은 북한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서만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북한 식량난의 근본원인이 궁극적으로는 경제사정 악화에 기인되기 때문에 대외협력을 통하여 북한 농업을 부흥시켜 나가야할 것이다.그러한 것은 남북한간 또는 북한과 서방국가와의 경제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현재 미국·일본 등 서방세계의 비정부기구(NGO)에서도 북한농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북한 지원방안을 시도하고 있다.이러한 대외적인 다양한 협력만이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 제멋대로 운행하는 버스(사설)

    서울 시내버스의 27%가 불법·탈법운행하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다.시내버스는 지하철과 함께 필수적인 시민의 발이다.정해진 노선은 시민과의 약속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버스업체가 제멋대로 이 약속을 어겨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시민에 대한 최대의 서비스는 버스업체의 의무다.이윤을 따져 제멋대로 운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이를 지키지 않았다면 마땅한 책임을 지고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서울시의 적발내용을 보면 운행중단,노선변경,증·감차 운행 등 운행질서를 어긴 경우가 대부분이다.모두 업체의 수익금과 관련되어 있다.87개 업체 395개 노선을 대상으로 지난 3월9일부터 17일 동안 조사한 결과,107개 노선 1천272대가 이렇게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수익금을 높이기 위해 다른 업체의 노선에 차량을 투입,운행하거나 자사 운행노선 가운데 적자노선의 차량을 대폭 줄여 흑자노선에 집중 투입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불법운행으로 얻어지는 수익금이 정상운행으로 들어오는 수익금보다 훨씬 많아 행정처분을 감수하면서까지 상습적으로 불법운행한다는 점이다.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A사의 경우,불법운행으로 취한 한달 수익금은 2천7백30만원이나 되지만 과징금은 5백50만원에 불과했다.이에 따라 감수해야 하는 시민의 불편은 이 업자의 안중에는 없었던 것이다.시민에 대한 책무와 서비스정신은 찾을 수 없고 오직 눈앞의 이익만 챙기는 이런 사업자들은 버스업체를 운영할 자격이 없다.엄벌해야 함은 물론 사업자 자격 자체를 박탈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이들 가운데 10개 업체를 경찰에 고발하고 나머지 업체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물렸다.아울러 과징금 액수를 크게 올리고 위반차량에 대해서는 사업자뿐 아니라 운전자도 처벌하기로 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했으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적자노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다.사실 버스 한대를 운영하는데 하루 37만원 가량 들지만 수익금은 최저 4만원에서 최고 60만원대에 이르기까지 노선에 따라 천차만별이다.이런 형편이라면 누구든지 탈법운행에 대한 유혹을 쉽게 받을 수밖에 없다.합리적인 노선조정과 함께 업체별 노선배분도 있어야 할 것이다.또 적자노선이지만 시민이 꼭 필요로 한다면 보조금을 주더라도 운영하는 것이 옳다.공동배차제와 노선입찰제,시영버스운영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 생태학적 위기 극복방법 제시/진교훈 교수 著 ‘환경윤리’

    ◎동·서양 자연관 비교/서구 인간중심적 가치관 비판/도가·유가 자연존중사상 소개/환경윤리학 연구과제도 제시 오늘날 우리는 이른바 생태학적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생태계의 자연스런 순환은 단절되고 생태권(生態圈)의 재생능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이러한 생태학적 위기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환경윤리학의 관점에서는 그것이 생명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오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즉 생태학적 위기의 근원이 과학이나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잘못된 도덕적 가치판단에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볼 때 서울대 진교훈 교수(국민윤리교육과)가 펴낸 ‘환경윤리’(민음사)는 우리의 절실한 관심사를 다룬 책으로 주목할 만하다. 환경윤리학은 전지구적으로 점점 더 뚜렷해지는 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1970년대초 탄생했다.그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인 가치판단을 탐구하는 학문이다.초기에는 환경윤리학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생태학적 윤리학 또는 생태윤리학이라고 불린다. ‘동서양의 자연보전과 생명존중’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에서 진교수는 동양과 서양의 자연관을 폭넓게 비교 분석한다.아울러 우리 선조들의 자연관을 현대적인 의미에서 재음미,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 이 책은 우선 환경윤리학의 성립배경과 연구과제를 다룬다.이어 생태학적 위기의 의미와 실상,원인규명에 대한 다양한 논거를 제시한다.특히 서양의 전통적 자연관의 문제점들 예컨대 자연의 탈신화화와 인간중심주의,유물론,과학의 탈가치화,도구적 가치관 등을 비판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유대 그리스도교는 자연물에도 혼이나 신령이 깃들어 있다는 물활론(物活論)과 만유령유론(萬有靈有論)을 거부한다.대신 자연을 비(非)신격화하고 그것을 단지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대상으로 간주한다.게다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성경 창세기의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던 곳에서는 인간중심적인 세계관이 형성되고 자연을 더욱 무참히 약탈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동양의 전통적 자연관의 현대적 의의를 도가와 유가의 관점에서 살핀다.도가의 대표적 인물인 노자에 따르면 만물은 천지(天地)의 소산이며 도는 천지를,천지는 만물을 낳는다.노자는 이러한 천지를 대장간의 풀무에 비유했다.풀무의 속은 텅 비어 있지만 그것은 움직일수록 더 많은 기운을 낸다.천지 또한 비어 있는 듯하나 실은 무궁한 가능성이 잠재한다.도교의 가르침 속에는 구체적인 자연존중사상과 사회윤리적 성격이 담겨 있는 셈이다. 김교수는 환경윤리는 결국 자연보전과 생명존중에 대한 인간교육을 통해 구현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결론은 유보한다.환경윤리의 문제는 매우 포괄적이고 종합적이며 계속 새롭게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 관광공사 추천 5월의 가볼만한 곳 7選

    ◎조상의 숨결 느끼며 신록도 즐기고…/하동 삼성궁­단군성전… 1,500개 돌탑 볼만/강릉 향교­명현 위패 봉안… 오죽헌 인접/충주 충렬사­임경업 장군 영정 모신 사당 산과 들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5월은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번잡하고 상업성이 짙은 유원지보다는 전통이 흐르는 곳을 찾아 가족의 유대를 확인해 보자­. 한국관광공사는 5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경남 하동·삼성군 등 7곳을 선정했다.문화유적지와 자연이 공존하는데다 주변에 관광지를 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동 삼성궁◁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배달겨레의 성전으로 기묘하게 쌓아 올린 1천500여개의 돌탑이 주변의 숲과 어울려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돌탑은 삼한시대의 성지인 소도의 복원을 상징한다.청학동 마을 바로 옆에 있는데 들어 가려면 장승이 있는 곳에서 먼저 징을 친 뒤 수도자가 나오면 환웅을 모신 천궁에 절을 해야 하는 등 약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0595­83­2609. ▷파주 자운서원◁ 율곡 이이를 봉안한 서원으로 광해군 7년(1615년)에 창건됐으며 대원군 시절 철폐됐다 지난 70년 복원됐다.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이 있으며 주변에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임진각 등이 있어 자녀를 동반한 교육관광코스로 적합하다.0348­958­1749. ▷강릉 향교◁ 지방향교로는 시설이 가장 잘 갖춰져 있으며 중국 성현과 우리나라 명현의 위패를 봉안한 대성전은 조선 초기의 건축양식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보물 214호로 지정돼 있다.인근에 오죽헌 경포해수욕장 등 관광지가 많다.0391­40­4545. ▷안동 도산서원◁ 퇴계 이황의 제자들이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선조 7년(1574년) 건립한 것으로 울창한 숲과 안동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선조가 한석봉 필치의 도산서원 현판을 내렸으며 도산서당 농운정사 상덕사 전교당 동서광명실 유물전시관 등이 있다.안동댐 안동 하회마을 등이 가깝다.0571­56­1073. ▷충주시 충렬사◁ 조선 인조때의 명장 임경업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영조 2년(1726년)에 창건됐으며 경내에는 충렬사비 충렬사원지 등이 정비되어 있다.주변에는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탄금대와 중원탑 중원고구려비 등의 문화재가 있다.0441­851­7227. ▷남원 춘향사당◁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영정각으로 1931년 광한루원에 세워졌다.영정은 이당 김은호 화백이 그렸다.남원관광단지 만인의총 운봉목장 등이 있다.0671­625­4861. ▷장성 필암서원◁ 조선 중기 하서 김인후와 그의 사위 양자징을 모신 호남지방의 대표적인 서원으로 사적 242호.하서집과 60여건의 중요한 서책이 보관돼 있으며 인근에 백양사 장성호 등이 있다.0685­393­1983.
  • 조상의 숨결 가득 생활용품전

    옛 선조들의 숨결을 느껴본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모습을 민속 생활품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이색 전시인 ‘옛 생활문화전’이 15일부터 6월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고미술 전문 전시장인 고도사(735­5815)에서 열린다. 고도사가 네번째로 마련한 전문 기획전인 이번 행사는 그야말로 옛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민속품을 다양하게 전시해 조상들의 생활상을 더듬어볼 수 있는 자리.조선시대 민속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활용품 250점을 보여주는데 대부분이 고도사 소장품으로 개인 소장가의 찬조품도 함께 소개한다. 의·식·주 생활과 평생의례,신앙생활·생업과 수공예·신변제구 등 분야별로 구분 전시해 관람객들이 옛 생활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도록 꾸몄다.
  • 연봉제 도입… 실적만큼 받는다/정부출연硏 혁신 방안과 문제점

    ◎특허권 획득·상품화땐 성과급/출연금 차등·민간과 경쟁 유도/자료교환 어렵고 영역따라 ‘부익부 빈익빈’ 기획예산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경영혁신 시안은 연구기관의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정부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율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순수 연구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인센티브제가 도입된다=준(準)공무원 대우를 받던 관행이 사라진다.연봉제로 연구실적에 따라 연구원은 해마다 새로운 임금계약을 맺는다.성과가 없으면 재계약을 못할 수 있다.과학기술계의 경우 특허권을 획득하면 해당 연구원에게 특허권 지분을 일부 인정해 준다.상품화할 경우 해당기업에 파견돼 근무할 수도 있다.연구원장은 경영실적을 평가받는다.성과가 미흡하면 물러나야 한다.연구기관 성격에 따라 출연금도 차등 지급된다.민간과 경쟁이 가능한 분야는 출연금 지원비율을 낮춘다.장기적으로는 민간과의 경쟁을 통해 우수한 쪽이 연구기능을 맡도록 할 방침이다. ○실적 부진땐 원장 문책 □연합이사회의 관리를 받는다=지금은 부처별 산하기관으로 돼 있다.예컨대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조세연구원은 재경부 산하다.그러나 앞으로는 이같은 부처와의 고리가 없어진다.경제사회 인문사회 기초과학 산업응용 과학기술 등 5개 분야별 연합이사회가 구성된다.비상설이지만 연구기능 조정이나 원장선임 등은 수시로 이사회에서 결정한다.연구기관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가급적 민간전문가로 구성할 방침이다.따라서 그동안 소속부처의 정책에 비중을 두고 연구하던 관행이 개선될 전망이다.부처도 산하기관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연구기관에 용역을 줄 수 있다. ○연합이사회 성격 모호 □문제점은 없나=KDI의 경우 경제사회의 장기비전 거시경제 금융 재정 및 경쟁정책연구원으로 특화하도록 했다.산업연구원은 국내산업과 관련된 정책개발,정보수집,조사분석의 전문기관으로 분류했다.한국교육개발원은 교육정책연구기관으로,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육평가 및 프로그램개발 전문기관으로 못박았다.연구영역을 구분했으나 기초 연구분야는 공통될 수 있다.영역구분으로 자료교환이 제대로 안될 경우 자칫 절름발이 연구기관이나 기능의 집중으로 KDI처럼 공룡 연구기관이 탄생할 수도 있다.연구기능별 구조조정에만 그쳐 대부분의 연구기관은 그대로 살아남게 된다.통합·폐쇄를 통한 군살빼기에 미치지 못한다.연구기능이 축소되는 데도 연구기관별 후선조직은 그대로 남게 돼 전체적으로 비효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연합이사회의 성격도 모호하다.퇴출한 공무원을 위한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
  • 해양 생태기지/이대실 생명공학硏 유전체사업단장(굄돌)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다.대륙으로 가는 길이 막혀서 사실상 섬나라나 다름없다.일찍이 해양기술을 정립하고,대양으로 뻗어간 국가는 세계를 지배하였다.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바다를 멀리하여 이렇다 할 해양산업기술이 없고,또 주요도시를 내륙에 정하였다. 그러나 바다 속에는 무궁무진한 자원이 들어 있다.소금을 비롯하여 수많은 무기화합물이 있고,해양생물은 내일의 식량과 산업자원 문제를 해결해 줄 원천이다.이러한 바다가 우리에게 접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사실 부존자원이 없는 게 아니라,활용할 과학기술이 없을 뿐이다. 한 대안으로 ‘해양생태기지’를 생각해 본다.우선 대규모 인공 해양생물 생태계를 만들어 다양한 어족과 해양생물을 유지하고,생명공학을 이용하여 식량과 산업자원을 생산하는 바다농장을 짓는다.이와 연계하여 해수로부터 수많은 무기화합물,산업소재,공업용수 그리고 중수까지 생산하는 첨단산업기지를 만든다.금과 우라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이 ‘해양생태기지’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원자력발전소의 폐열수로 충족할 수 있다.그러나 폐열수의 온도조절을 위해 일부 구조를 개조해야 하지만,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미래형 원자력발전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달 정복’과 같은 대형복합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없다.학제적 대규모 연구사업 말이다.크게 보아 과학정책의 틀이 기존 개별적 개념의 서양과학접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즉 단일 과학분야의 개별적인 연구사업만을 추진하였지,‘해양생태기지’와 같은 학계적 복합연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른다.한편 국가 과학정책의 조정기능이 약한 것도 한 원인이다.그간 정부부처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국가 과학정책의 기획기구가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다면 부처간 대형복합사업이 가동되리라 본다.
  • 한국문화와 한국인/국제한국학회 지음(화제의 책)

    ◎놀이문화를 통해 본 한국사회 성격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통합학문적인 입장에서 고찰한 연구서.이 책에서는 먼저 우리의 놀이문화를 통해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부터 살핀다.그 예로 드는 것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대표적 놀이인 승경도(陞卿圖) 놀이다.이것은 오각기둥으로 된 윷을 굴려 나온 숫자에 따라 사닥다리 타듯 관직을 올라가도록 하는 게임이다.승경도 놀이에서 오르는 관직은 유일(遺逸),문과,무과,남행(南行),유학(幼學)의 순서로 되어 있다.유일은 학덕으로 천거받아 출사하는 것이며 남행은 음직(蔭職)으로 출사하는 것,유학은 출사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을 말한다.이 게임은 이러한 승진의 과정을 밟아 최고의 직위인 영의정이나 봉조하(奉朝賀)에 올라 치사(致仕)함으로써 끝을 맺게 된다.이 놀이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관직에 대해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이 승경도 놀이는 일제 강점기까지만 해도 널리 행해졌지만 오늘날엔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이 책은 또 우리의 술문화를 통해 한국인의 일상과 일탈문화를 분석한다.이 책에서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그의 저서 ‘문화의 유형’에서 분류한 ‘아폴로형’과 ‘디오니소스형’의 인간형을 예로 들어 한국인의 술문화를 진단한다.베네딕트에 의하면 디오니소스형의 인간은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황홀경을 추구하는 반면 아폴로형의 인간은 그런 경험을 불신하고 오히려 질서정연한 일상생활을 따르기를 좋아한다.폭탄주나 러브 샷,그리고 파도타기 술문화는 짧은 시간 내에 디오니소스적인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생겨난 한 방편이라는 것이다.이책은 끝으로 ‘자궁가족(uterine family)’과 ‘안채문화’로 상징되는 조선조 여성의 삶이 현대 산업사회에 이르러 어떻게 변화·발전돼 왔는가를 검토한다.사계절 9천원.
  • 은행 빅뱅 이미 시작됐다

    ◎상업·동남銀 ‘자발적 M&A 선언’… 상대 물색중/은감원 “부실銀 많아 하반기 더 활발해질것” 인수·합병(M&A)을 통한 은행들의 짝짓기가 가시화하고 있다.사안의 중대성때문에 함구로 일관해 온 은행들이 급기야 경쟁력 제고차원에서 자발적으로 M&A를 선언하고 나섰다. 상업은행은 지난 달 30일 은행감독원에 낸 경영정상화계획에서 대형은행으로는 처음 다른 은행을 인수·합병하겠다고 밝혔다.상업은행은 합병대상은행과 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M&A 대책반’을 구성,실무작업에 착수했다.이 은행 관계자는 “현재 M&A 대책반이 모든 은행들을 대상으로 상업은행과 합병할 경우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인원은 적으면서도 자본금 등에서 규모가 큰 우량 은행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상업은행은 M&A를 위한 몸집줄이기 차원에서 2000년까지 직원 1천명과 지점 60개 가량을 줄일 계획이다.내년에 1천5백억원을 유상증자하고 소공동 본점(공시지가 3백58억원)도 처분키로 했다. 동남은행도 은감원에 낸 경영정상화계획에서 “내년 초까지 합병하겠다”고 밝혔다.금융계서는 동남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4.54%로 경영개선조치를 받은 점으로 미뤄 합병의 주체가 되기 보다 국내 다른 우량은행에 흡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조흥은행도 2000년 말을 목표로 은행간 M&A를 추진 중이다.이 은행은 “합병 대상 은행이 있긴 하나 경영정상화계획에 이를 명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은감원에 경영정상화계획을 낸 12개 은행을 오는 6월까지 ‘우량’‘보통’‘불량’ 등 3등급으로 분류해 보통은행은 M&A를,불량은행은 강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은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경영정상화계획이 미흡하다”고 밝혀 합병이나 퇴출 등의 조치를 받게 될 은행들이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 문화재 나들이/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박물관장을 역임한 어느 고고학자의 회고다.그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무하던 시절 KAL 007편이 소련 미사일에 격추된 사고가 일어났다.마침 박물관은 한국 문화재의 유럽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이었다.KAL 참사 소식을 듣고 그 고고학자와 소식을 전한 박물관 직원이 맨 처음 나눈 대화는 엉뚱했다.“우리 문화재가 탄 비행기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는 것이었다.“나중에야 유족들이 생각 났습니다.269명이 죽은 엄청난 사고였는데….그 KAL 사고에서는 나도 죄인입니다” 문화재의 해외 나들이는 관련 전문가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일이다.국보(國寶)급 유물들이 조금이라도 손상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그래서 한 비행기에 모두 실을 수 있는 분량이라도 두 비행기에 나누어 싣는다.유물의 종류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나누어 포장한다.이를테면 도자기가 2개 나간다면 한개는 이 비행기,또 한개는 저 비행기에 싣도록 하는 것이다.KAL 사고가 났을때 바로 한 비행기는 떠나고 다른 비행기가 떠날 참이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실 개관기념전시회(6월7일∼99년 1월24일)에 선보이기 위해 우리 문화재 121점이 미국에 보내질 예정이다.그 가운데는 국보 9점,보물 24점이 포함돼 있어 지난 79년 미국 순회전시회를 가졌던 ‘한국미술 5천년전’(334점) 이후 최대 규모의 문화재 나들이다.기원전 4천∼3천년전에 제작된 빗살무늬토기부터 조선조 후기 회화(繪畵)의 대표작인 단원(檀園) 풍속도첩까지 각 시대별로 엄선한 이 문화재는 비행기 3대에 나누어 공수(空輸)된다.‘한국미술 5천년전’ 당시 보험 평가액이 1천5백만달러 였던데 비해 이번에는 미국 정부가 지불 보증한 보험액수가 1억2천만 달러(약 1천5백60억원)에 이른다해서 화제가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보험액수가 아무리 많아도 손상된 문화재는 원상복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험부담률이 높은 문화재 해외나들이는 가능한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실제로 대규모 문화재의 해외나들이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적도 있다.이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우리 문화재를 감상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실 개관기념전도 메트 소장품 중심이 되도록 하면서 시기적으로 보완할 것만 도와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어쨌거나 이번에 나들이하는 귀중한 우리 문화재가 무사히 전시를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