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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한 평의 땅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소작농이었던 그의 꿈은 자신의 땅을 한 평이라도 갖는 것이었다.그러나 작은 꿈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실현되지를 않았다.그러던 어느날,읍내에 사는 마음씨 착한 부자가 사람들에게 땅을 원하는 만큼 무상으로 분할해 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농부는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부자를 방문하였다.부자는 농부에게 필요한 만큼의 땅을 줄 테니 한가지 조건만 채우라고 하였다.해가 뜨기 시작한 시간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걸어서 돌아온 만큼의 땅을 모두 주겠다는 것이었다.다만 반드시 해가 지기 전까지 출발 지점에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농부는 해가 뜨자 마자 쏜살같이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한 발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발 밑의 땅이 자기의 것으로 변하고 있었다.농부는 온종일 쉬지 않고 달린 후에야 갑자기 주인의 말을 떠올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해는 어느새 서산에 걸려 있었다.농부는 급하게 발길을 돌려 출발 지점을 향해서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안타깝게도 농부는 해가 다 지고 난 다음에야 출발 지점에 도착하였지만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하였다.부자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하였다.“제 몸 하나 뉘일 한 평의 땅이면 족할 것을…” 이 이야기는 러시아에서 전해져 오는 것이라고 한다.가끔 기억이 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준다.이야기 끝에 만일 그 농부라면 어떻게 처신하겠느냐고 물어보면 반응은 각양각색이다.대부분은 자신도 그 상황에서는 농부처럼 처신할 것이라고 말하였다.가난한 농부는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뜻하고,마음씨 착한 부자는 절대자를 의미한다.땅은 세상에 있는 물질을 나타내고,그 땅을 무상으로 분할해 준다는 것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일출과 일몰,출발 지점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말한다.끝없이 달리는 것은 인간의 탐욕에 끝이 없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태초에 절대자는 모든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상황과 물질을 만들어 주셨다.따라서 인간이 마음 속에 있는 탐욕을 절제하며 산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욕심에 사로잡혀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끝없는 욕심은 결국 인간을 파멸과 죽음으로 이끌어 갈 뿐이다. 창조주는 하늘과 땅,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따라서 하늘과 땅에는 창조주의 거룩한 흔적이 곳곳에 담겨 져 있다.우리는 창조주가 마련해 준 공간을 잠시 빌려서 쓸 따름이다.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때가 되면 우리가 사는 이 공간도 모두 다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미련없이 떠나야 한다.따라서 우리는 하늘과 땅,대자연 앞에서 늘 겸허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은 어떠한가? 땅이나 그 위에 있는 집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다.많은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이미 갖고 있으면서도 더 많이 갖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넓은 땅을 소유하고 넓은 집에서 살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있다.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앞을 향해서 달려나가고 있다.탐욕을 좇아 나선 사람들은출발지를 향해서 돌아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각자가 마음의 밭에서 자라는 탐욕의 잡초를 솎아낼 때 비로소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가꿀 수 있을 것이다.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갖지 못하여 근심 걱정 속에 젖어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절대자는 “제 몸 하나 뉘일 한 평의 땅이면 족할 것을…”이라며 속삭이는 듯하다.이제 자신의 땅을 넓히고 집의 평수를 넓히는 데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각자 삶의 평수를 넓혀서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그런 삶을 통해서 자신과 이웃이 더불어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정 웅 모 서울대교수 신부 성미술 감독
  • 기고 / 통일비용 관광투자로 줄이자

    얼마전 평양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다.일행의 한명이 종업원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봉사료를 주었다.나중에 알았지만 이 봉사료는 ‘동무’언니에게는 한달 품삯보다 큰 액수였다. 생활수준이나 행복지수가 화폐 크기(소득)로만 표시될 수 없지만 일자리 등 소득의 기회가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분명하다. 탈북자들의 남한입국 의도는 복합적이다.그러나 경제문제가 탈북의 원인일 때가 있다.이같은 남한행 탈북이 제 2의 ‘출애굽기’ 행렬이 된다면 예사로 볼 일은 아니다.이같은 조짐은 이미 일고 있다. 2002년도 탈북 남한 입국자는 1141명이었다.전년의 583명에 비해 두배 가까이 된다.지금까지 북한을 탈출,남한에 왔던 3000여명의 약 40%가 지난 한해에 온 셈이다. 지난해 입국자를 출신 도별로 보면 함경도가 76.9%,평안도 8.3%다.변방이 상당히 높다.북한의 변방은 이미 통제불능 상태란 말도 들린다.탈북자의 44.2%가 노동직이지만 북한의 최후 보루인 군인도 11명이나 된다는 것이 주목되는 점이다. 독일의 경우 엄청난 통일비용을 치러야 했다.1995년에 통일세를 신설해 220억달러를 세수(稅收)로 거둬들였으나 연간 필요한 850억달러(98년 경우)에는 미흡한 액수였다.또한 통일 다음 해부터 10여년간 우리나라 연간 총생산액의 1.5배인 6500억달러를 민영화 인센티브,실업 보상금,건축 지원금 등 통일비용에 쏟아 부었고,이는 국가재정 적자로 이어졌다. 북한의 경우 90년 소련붕괴 당시 1인당 GNP는 1142달러였으나 98년에는 573달러로 반이상 줄었다.같은 기간 원유 도입량은 250만t,석탄 생산량은 3300만t으로 각각 20%,61%대로 줄었다.반면에 외채는 78억달러에서 128억달러로 늘어나 총 GNP 중 74%를 빚으로 떼야 하는 옹색한 살림이 된 지 오래다.굶어 죽는 사람이 200만∼300만명에 이른다는 탈북자의 증언이 이런 단면을 잘 시사한다. 북한은 지난해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신의주 특별행정구기본법 채택,박남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 파견,북·일 정상회담과 금강산 관광지구법 공포 등이 이런 일련의 조치다.또 올 3월에는 역사적인 육로개통까지 됐다. 그런데 남북문제와 관련한 최근의 진로는 ‘흐림’이다.목소리도 제각각이고 대북정상회담 ‘대가’ 송금 특검도 진행되고 있다.대외적으로 볼 때도 국력이 한곳에 모아지지 못하고 대북 관련 정책도 탄력을 못받는 현실이 안타깝다.이를 방관하다간 통일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남북관광 교류는 북한경제 위기를 풀어 줄 열쇠이며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이라고 본다.예컨대 10억달러를 북한 관광분야에 투자하면,연 10억달러 외화를 벌어들여 북한경제는 10년 이내에 자급자족할 수 있다.이미 관광특구로 지정된 금강산에 투자해야 하는 필요성도 여기에 있다. 경주보문단지 개발이 시작된 해가 1975년이었다.그 해에 외국관광객은 63만명이었고 이를 통해 벌어 들인 외화는 1억 4000만달러였다.이같이 관광단지 개발은 외화도 벌고,문화교류의 장도 된다. 남한으로선 통일비용을 들인다는 측면에서 북한 투자가 필요하다.관광투자는 길게 보는 사업이다.북한에 대한 관광투자는 더욱 그러하다.따라서 북한관광 투자에는 공적분야로서의 선도적 투자가 필요하고,또한 있어야 한다. 우리는 대량 난민을 수용할 공간도,독일처럼 통일비용을 부담할 능력도 그리 많지 않다.북한과의 관광교류 투자는 이 두 가지를 해결할 해답을 줄 것이다. 박 춘 규
  • [건강칼럼] 허리 좀 펴고 살자고요

    우리가 자랑스러워 했던 메이저리그의 박찬호.허리통증 때문에 성적이 신통찮더니 급기야는 옆구리 통증으로 또다시 2군으로 추락했다.‘웃음 제조기’라는 모 개그맨은 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허리통증이 심해 참담한 모습으로 귀국해야 했다. 그 뿐인가.노무현 대통령도 취임전 허리통증으로 수술을 받았다.이처럼 허리통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다섯 마디의 요추뼈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근육이 얼기설기 연결된 허리는 몸의 중심축으로,어떤 부위보다 운동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통증 유발률이 높다. 디스크로 채워진 관절과 척추궁,그 가운데의 신경 다발과 여러 갈래의 인대.이처럼 복잡한 구조체 사이에 신경이 섬세하게 깔려 한 곳에라도 이상이 있으면 심한 통증을 느낀다. 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북미 지역 전체 인구의 75% 이상이 요통으로 일시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5명중 1명은 만성 요통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질환별 사회손실액을 보면 요통과 관련된 질환이 1조3072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가 및 한방치료비와 대체요법 비용 등을 더하면 손실액은 훨씬 많아질 것이다.이런 허리통증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최상의 치료법’을 묻곤 한다.이런 물음에 내가 제시하는 답은 예방이다. 옛날 선조들의 생활상을 잠깐 더듬어 보자.매사가 허리를 구부리고 하는 일들이다.이 때문에 나이 갓 쉰을 넘으면 꼬부랑 노인이 되고 만다.도무지 허리를 펼 여유가 없었던 탓에 허리 근육이 강직,즉 구부정한 자세로 굳어버린 것이다.그나마 저녁이면 뜨거운 온돌에 지지며 손주에게 허리를 밟게 하여 아픔을 견디곤했지만 오죽 불편했겠는가? 이제는 세상이 다르다.모두 허리를 곧추세우는 여유를 갖고 살자.틈틈이 등배·옆구리·몸통운동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기른다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허리 통증의 80∼90%를 차지하는 단순 요부염좌에 의한 요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축구처럼 허리가 강하면 다른 부위도 덩달아 튼튼해진다. 박상근 상계백병원 부원장
  • “개혁주체 조직 부처마다 둘것”盧, 전국 세무서장 간담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전국 세무관서장을 상대로 한 특강 및 오찬간담회에서 “각 부처내에 공식·비공식 개혁 주체조직을 만들겠다.”면서 “올 연말이 지나면 대통령의 국정방향과 반대로 가거나,안 가는 사람,옆길로 가는 사람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 조직은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를 갖고 적당하게 권세를 누리는 하나회 같은 비선조직이 아니라,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실력으로 경쟁하는 희망의 시대로 가는 개혁세력이 될 것”이라면서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거나 전자메일로 대화해 정신적 가치를 함께하는 조직이 각 부처에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제가 하려는 개혁은 산발적 개혁이 아니라 국가를 개조하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외쳤지만 실패한 것은 사람들의 행동양식,즉 문화를 개혁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중국의 문화혁명과는 다른 합리적인 개혁,문화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이메일이나 특강을 통해 대통령이메시지를 던지면,공무원 조직 내에서 자발적으로 개혁의 주체들이 형성되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이같이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감사원 감사는 개별적 부정부패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통치권을 위임한 대통령의 철학이 제도적으로 수행되고 있는가를 감사할 것”이라며 “옆길로 가는 사람은 인사정책을 통해 정책이 와해되는 것을 막겠으며,이 과정은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많은 언론이 비판과 비난으로 흔들겠지만 꿋꿋하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코드 맞는 사람들과 함께 ‘개혁독재’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마오쩌둥(毛澤東)식 홍위병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열린세상] 대화와 압력의 병행전략

    노무현 정부의 북핵 해법에 대한 한·미·일 정상간의 정책협의가 마무리됐다.한·미 정상회담(5월14일)과 미·일 정상회담(5월23일) 그리고 한·일 정상회담(6월7일)에서 3국이 합의한 해법은 ‘대화와 압력의 병행전략’이다.북한 핵문제를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되,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와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강행 등 ‘금지선(red line)’을 넘을 경우 ‘추가적 조치(further steps)’ 또는 ‘더 강경한 조치(tougher measures)’ 등으로 압박을 가할 것에 합의했다. 한·미·일은 일련의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와 압력의 병행전략’이란 북핵 해법에 합의했지만,한국은 그러나 대화에,일본은 대화를 위한 압력에,미국은 압력에 비중을 두면서 대북 압박 수위를 점차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미국은 이미 지난 4일 존 볼턴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의 발언 등을 통해서 대북 핵압박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북한의 무기판매,불법 마약판매,해외 범죄조직의 자금송금 등 불법적 외화 벌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차단해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봉쇄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존 볼턴은 하원 국제관계 위원회에 출석,“제재와 봉쇄가 핵 물질이나 핵 기술이 대량 살상무기를 구하려는 나라들에 전달되는 걸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그것은 우리의 화살 통 속에 있는 새롭고 중요한 화살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대북 제재와 봉쇄를 본격화해 북한 지도부를 압박,대량 살상무기(WMD)개발을 막으려 한다.이미 동맹국들과 북한의 무기 수출과 마약 밀거래 등 불법적 외화 획득의 저지에 나섰다.북한의 의심스러운 해상 수송을 추적해 검사할 계획이라고 한다.최근 호주가 북한 선박 ‘봉수호’를 수색하여 마약을 적발하고,일본이 북한 선박 만경봉호의 ‘안전검사’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결국 일본 운항을 중단시켰다.미국과 동맹국의 북한에 대한 ‘사실상의 경제제재’는 이미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미국 정부의 관리들도 이러한 조치들이 교역제재(embargo)에는 미치지 못하지만,‘선택적인 저지(selective interdiction))’로 보고 있다고 한다.국제 사회로부터 이른바 ‘불량국가’로 낙인 찍히고,테러 지원국가로 묶여있는 북한은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 거의 없어 자본주의 국가들과 정상적 교역이 어렵다.9·11테러 이후 불량국가에 대한 국제 사회 감시가 강화되고 최근 미국과 동맹국들의 압박이 가중돼 무기수출,마약밀매,위조지폐 사용 등으로는 외화 획득이 어렵게 됐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계획경제 개선조치 등 일련의 정책전환 실패에 따른 리더십 위기,내부자원 고갈과 외부감시 강화로 비롯된 경제위기 심화,사회 일탈행위의 급증 등 북한 체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북한 당국은 핵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내부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이 사실상의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자 지난 8일 외무성 대변인이 “일단 자주권이 침해당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시적인 물리적 보복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북한은 핵 억제력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봉쇄정책은 핵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강경대응을 거듭 주장했다.미국이 경제제재,선박나포 등 물리력동원,선제 군사공격 등 3단계 강경대응 방안을 거론했다며 대북 압박정책의 구체화에 반발하며 강경 방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북한은 추가적 조치가 실현되면 한반도는 핵 재난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민족공조를 강조하며 민족적인 성전을 요구하고 나선다. 남은 것은 북한의 ‘합리적 선택’이다.북한은 핵개발 고수 후 붕괴냐,핵포기 후 생존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북한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남북한,미국,중국,일본이 참가하는 ‘5자 회담’이 곧 열릴 것이다.북한은 ‘선 쌍무회담 후 다자회담’ 개최 주장을 바꿔 다자회담 내에서 북·미 양자협의 방식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고 유 환 동국대 교수 북한학
  • 죽령 옛길 트래킹 / 이 고개 넘으면 무엇이 날 반길고

    찻길과 철길이 거미줄처럼 깔린 요즘 고갯길을 걸어서 넘는 사람은 별로 없다.그러나 현대인들이 무심코 자동차를 타고 한달음에 넘어다니는 찻길 뒤편엔 선조들의 수백년,혹은 수천년 애환이 담긴 옛길이 있다. ●경북 영주·충북 단양 경계 고갯길 잊혀진 옛길을 찾아 선인들의 흔적을 더듬다보면 허물어진 주막집 돌담 옆에 난 풀 한포기도 각별하게 느껴질 것이다.삼국시대 이래 역사에 우뚝 선 명인들과 이름 모를 나그네들의 발자취 선연한 죽령(竹嶺)옛길을 찾았다. 백두대간인 소백산맥을 넘는 죽령(689m)은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을 경계짓는 고개.문경새재,추풍령과 더불어 영남과 기호 지방으로 통하는 관문의 3형제로 꼽힌다. 죽령은 그중에서도 연대와 높이,구실이 단연 으뜸이니 맏형격이다.삼국시대에 고구려·백제·신라가 수백년간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던 군사적 요충지다. 죽령옛길은 1930년대이전까지 해도 동북지방의 여러 고을에서 서울을 드나드는 사람들로 사시장철 번잡했던 길이다.하지만 이후 찻길(5번 국도)이 나면서 잊혀져 수풀만 무성했는데,수년전 관광자원 개발 차원에서 일부 복원돼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다. 옛길 탐방 기점은 풍기읍 수철리 중앙선 희방사역.풍기에서 5번 국도를 타고 단양 방면으로 죽령을 향해 가다보니 왼쪽으로 ‘희방사역’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좁은 길로 조심스럽게 빠져 내려가니 아담한 역사가 나오고,그 아래로 민가가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다.하지만 ‘죽령옛길’이란 표지판은 어디에도 없다.한참을 두리번거리는게 답답했는지 역사에서 직원이 나와 친절히 가르쳐준다. 직원 말대로 100m쯤 전방에 하늘 높이 지나가는 고가도로(중앙고속도로) 밑에 차를 세우고 5분쯤 걸어 올라가니 그제야 ‘죽령옛길·죽령주막’이란 표지판이 나타난다. ●삼국시대 쟁탈전 벌이던 군사요충지 겉으로 보기에 죽령옛길은 그저 평범한 산길일 뿐이다.무심코 지나친다면 천년 이상 번잡했던 흔적을 찾아보기도 어렵다.그래서 수백년 전의 모습을 머리속으로 그리며 천천히 올라보기로 했다.다행히 국립공원측에서 곳곳에 안내판을 세워 선인들이 지났던 흔적을 설명해 놓았다.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풍기 군수 주세붕이 낙향하는 이현보를 마중나와 죽령에서 배반(杯盤)의 자리를 베풀며 함께 읊었던 시. ‘나부끼며 돌아가는 어부같이/…/오늘 죽령으로 돌아온 뜻은/천고 만고의 강상(綱常)이 아니랴!’란 시구가 은퇴와 낙향을 자연의 이치와 도리에 비유한 당대 석학들의 초연한 풍모를 드러내준다. 옛길은 다니기에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무와 덩굴이 터널을 이룰 정도로 숲이 무성하다.가장 흔한 식물중 하나가 으름덩굴.어릴 적 가을에 산에 올라가 만나면 횡재한 듯 기뻐했던 덩굴이다.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으름열매를 따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오솔길 옆으론 보랏빛 붓꽃이 한창이고,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20분쯤 더 올라가니 속칭 ‘느티정’이라는 옛 주막거리터다.예전엔 느티정과 함께 희방사역이 있는 마을 어귀의 ‘무쇠다리’,고갯마루 밑의 ‘주점’,고갯마루 주막거리 등이 있었다고 한다.하지만 지금은 무너지다 남은 토담과 잡초 속에 뒹구는 방앗돌 등이 세사(世事)의 무상함을 되새기게 할 뿐이다. ●무성한 수풀사이 수백년 전 선인들 발자취 고갯마루 못미쳐 잠시 숨을 돌리려니 ‘신라의 명신 죽지(竹旨)’란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술종(述宗)이란 신라의 명신이 죽지령(죽령의 옛 이름)을 넘던 중 범상치 않은 한 거사를 만났는데,이후 거사가 꿈속에 나타난 뒤 부인에게 태기가 있었다고 한다.알아보니 거사는 꿈을 꾸던 날 죽었다고 했고,그래서 태어난 아들 이름을 죽지라고 지었다고 한다.죽지는 이후 화랑이 되어 김유신 등과 통일 대업을 이루게 된다. 고갯길엔 이밖에도 신라 망국의 한을 품은 마의태자,고려때의 태조 왕건,고려말 정몽주,조선시대 의병대장 유인석과 이강년 등에 얽힌 수많은 전설과 사연이 서려 있어 죽령옛길을 걸으며 선인들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다. ●옛 주막거리터 보고 길옆 야생화도 보고… 희방사역에서 고갯마루까지 총 길이는 2.5㎞ 정도.옛길에 얽힌 다양한 사연을 소개한 안내판도 읽고,길 옆의 야생화도 쉬엄쉬엄 감상하면서 오르다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다시 5번 국도와 만난다.길 건너에 초가지붕을 얹은 음식점 ‘죽령주막’이 있다.고개 너머는 충북 단양군 대강면.고갯마루에서 다시 희방사역까지 내려오려면 40분 정도면 충분하다. 영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높이 28m 희방폭포 장관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빠져 5번국도를 타고 단양 방면으로 가야 한다.15분쯤 달리면 죽령에 오르기 전 왼쪽으로 희방사역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서울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타고 희방사역에서 내리면 바로 옛길로 들어갈 수 있지만 하루 1회만 정차하므로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아예 열차가 자주 서는 풍기역에서 내려 희방사행 시내버스를 타고 희방사역 입구까지 가도 된다. ●숙박 소백산 옥녀봉휴양림 속 숙소를 이용해보자.울창한 숲속에 있어 삼림욕을 즐기면서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방갈로와 가족단위로 묵을 수 있도록 콘도식 객실을 갖추고 있다.요금은 평형별로 4만원에서 8만원.문의 휴양림관리사무소(054-636-5928). ●가볼 만한 곳 죽령옛길 탐방 후 5번 국도에서 들어가는희방계곡과 희방사에 가보자.희방계곡은 울창한 수림속에 자리잡아 여름이면 피서지로 각광받는 곳.벌써 계곡 구석구석엔 더위를 피해 돗자리를 펴고 쉬는 사람들이 꽤 많다.계곡을 오르다보면 희방사 못미쳐 높이가 28m에 이르는 희방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폭포를 지나 300m쯤 더 올라가면 소백의 연봉을 병풍처럼 두른 채 아담하게 자리잡은 희방사가 나온다.문의 영주시청 문화관광과(054) 634-2153. [식후경] 풍기 ‘인삼갈비' 일미 영주는 한우,풍기는 인삼이 유명하다.그래서 풍기에 가면 ‘인삼갈비’를 파는 음식점이 많다.그중 읍내 봉현 네거리에 위치한 ‘풍기인삼갈비’(054-635-2382)가 유명하다. 인삼과 11가지 한약재를 달인 물에 24시간 고기를 재어 두었다가 조리한다.이렇게 하면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며 냄새가 전혀 없다고 한다. 주요 메뉴는 인삼한우갈비(500g 3만원),인삼 한우불고기(200g 1만2000원),인삼 돼지갈비(200g 5000원),인삼 갈비탕(6000원). 희방사역 입구에서 5번 국도를 타고 죽령으로 오르다가 오른쪽에 보이는 ‘신대성식당’(054-638-5399)의 음식도 맛이 괜찮은 편이다. 특히 인삼갈비와 10여가지 산채나물,된장찌개로 이루어진 ‘인삼정식’(1만 2000원)이 먹을 만하다.소백산 일원에서 나는 산채를 쓰는 산채비빔밥(5000원),돌솥비빔밥(5000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좋은 신문 만들기’ 위한 제안

    대한매일이 더 좋은 신문이 되어달라는 취지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1면에 단기와 음력을 서기, 양력과 병기해 주기 바란다.단기 즉 단군기원(檀君紀元)은 한민족이 반도를 중심으로 국가를 처음 일으켜 세운 해로 그것이 우리 정체의 시작이기 때문이다.한때 미국 흑인들이 자신들의 조상을 찾는 뿌리찾기운동을 전개하였다.외국으로 입양간 아이들이 성년이 되어 친부모를 애타게 찾는 기사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서력기원의 위세 속에서도 단기를 병행하여 명기할 명분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우리 신문 중에는 대한매일처럼 단기를 아예 안 쓰는 경우도 있고 서기보다 작은 활자를 쓰거나 또는 괄호안에 집어넣어 기록용(?)으로 취급하는 신문도 있다.도대체 왜 그러는가? 이제는 대한매일이 당당히 나서서 ‘같은 크기로 괄호 없이’ 써달라.단기만 써 달라는 국수주의적 항변이 아니다.서기와 함께 단기도 차등없이 써달라는 것이다.음력만 써 달라는 얘기가 아니다.양력을 쓰되 우리 선조들이 수천년 사용한 생활월력이며 지금도 여전히유용가치가 있는 음력도 함께 써 달라는 것이다. 이웃 일본은 서기 외에도,아니 서기보다도 더 많이,자기들 ‘천황’의 즉위를 기리는 고유한 연호 평성(平成)을 사용하고 있다.신문이나 간행물은 물론이고 각종 공문서에도 그 쓰임이 활발하다.중국의 신문이나 잡지,달력에는 중화인민공화국 혁명을 기념하는 중혁(中革)이라는 연호가 쓰인다.일본의 평성이나 중국의 중혁은 우리의 단기와 비슷한 성격과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평성과 중혁이 그들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의 단기는 이제 거의 사라진 사어(死語) 수준이다. 둘째,역시 1면에 대한매일의 존재의 정당성과 시대적 사명을 밝히는 글(mission statement)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독자에게 기사화할 가치가 있는 모든 뉴스거리를 제공하겠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고 약속하고 있다.말하자면,대한매일이 왜 이 시대에 꼭 있어야 하는가를 만천하에 공표하는 나름의 선언문을 제시해주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짧게는 ‘독자와 함께 만드는 신문’도 좋겠고…. 셋째,매사에 좀 더 비판적인 신문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필자의 판단으로는 대한매일은 다른 신문들과 비교해서 나름의 장점과 강세가 있지만 정부 비판이란 측면에서 볼 때는 되레 약해보인다.“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국민의 신문”을 자처하고 태어난 독립언론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으로는 다소 의외다.신문은 모름지기 정론직필이 생명이어서 비판성을 잃고서는 바른 논설과 기사는 불가능하다. 작금의 노 대통령 부동산매매 의혹사건도 비중있게 못 다루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비판사설도 더 강도 있게 나가야 한다.100일간의 노무현정부에 대한 비판적 평가기사도 다른 신문에 비해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여러 신문과 방송들이 자체 설문조사 등을 통해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을 저울질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데 비해서 대한매일은 그러한 시도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대북송금특검도 보다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다뤄줬으면 한다.국민 모두에게 북한송금의 진실을 밝히려는 이 역사적 시점에서,특검을 격려하고 또 꾸짖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황 필 홍 단국대 교수 정치철학
  • “지리산 품 속 27년 183명 구했습니다”/ ‘지리산 욕쟁이’ 김종복 산악구조대장

    큰 산,지리산에는 큰 사람이 있었다. 산 사람의 자긍심을 지키며 온몸으로 산을 사랑하고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조난자를 구해 내려오는 ‘지리산 지킴이’ 김종복(46)씨.산림훼손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 ‘지리산 욕쟁이’로도 불린다.3개 도,5개 시·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 품(구례읍)에서 태어났다.1976년 19살에 제발로 지리산에 들어간 이래 27년 동안 산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산이 좋고 편하다.”는 그는 89년,처음으로 ‘지리산 산악구조대’(대원 28명)를 만들었다.이후 그들이 구한 조난자는 183명에 이른다. 2001년 10월,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형제봉 아래 폐교인 문수분교를 빌려 지리산 산간학교도 열었다.이곳은 노고단 산장이 맺어준 부인(43)과 예쁘고 건강하고 예의바른 초등학생 두 딸이 ‘지리산 아빠’를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는 보금자리다. ●왜 산에 사느냐고요 학교 주변은 조선조 화가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능가하는 무릉도원.노고단이 먼발치에서 병풍처럼 다가서고 눈앞엔 형제봉과 왕시루봉이 빚어놓은 수백길 낭떠러지,옹기종기 박혀 있는 다랑이(논),얼마 전 지리산 반달곰이 내려와 꿀통을 훔쳐 먹었던 문수골,면사포를 쓴 듯 수줍음을 터트린 밤나무꽃 군락이 어우러져 있다. “어릴 때는 산이 좋아 산에 갔고 철이 들면서 산이 나에게 찾아 들었지요.내가 좋아하는 산이기에 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찾아서 합니다.” 고교 2학년이던 76년,가방을 내던지고 지리산에 들어왔다.그리고 지리산에 인생을 걸었다.88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출범해 산장을 관리하면서 지리산에서 쫓겨났다.하지만 이듬해 호주머니를 털어 산악구조대를 창설,지리산에 기어코 다시 돌아왔다.1년이면 지리산 종주(2박3일)만도 평균 32번을 한다. 지리산 생활 27년이니 단순하게 계산해도 864번.그런 그도 얼마 전부터는 산이 두렵다고 했다. “그동안 정말로 지리산을 (손바닥처럼)잘 알고,자신 있다고 말했습니다.그런데 자연의 피조물인 인간이 감히 자연을 안다고 건방을 떤 거지요.”라고 털어놨다.산에서 해가 지는 걸 보면 괜히 눈물이 난다고 했다. “산은 자꾸 겸손하게 살라 말하는데 명예가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며 “내 만족감에 취해 산다.”고 웃었다. 86년 교통사고 때 친구 둘이 죽고 자신도 의사들이 포기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기억했다.“살려 주십시오.남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남을 위해 살겠습니다.” 이 일이 있고 3년 뒤 그는 산악구조대를 만든다. ●산에는 사랑이 있다 “산은 언제나 사람을 반깁니다.배신을 모릅니다.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주변을 배신하지요.” 노고단에서 인생을 배운다는 거다.정상에 오르려면 힘들고,오르면 허무하고 또 내려가야 하는 게 인생과 같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어느 날인가,그는 딸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아빠가 죽으면 화장해서 지리산에 뿌려라.너희들이 지리산에 아무데나 와서 산을 보고 절하면 된다.지리산만큼 좋은 명당이 어디 있느냐.제사지낼 음식 싸들고 와서 산새들에게 먹이로 줘라.” 3년 전 겨울,자연의 품으로 당당히 돌아간 수녀 2명을 그는 잊지 못한다.시신은 못 찾았지만 눈 속에서 찾아낸 일기장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기쁜 맘으로 구조대를 기다린다.자연이 주는 죽음을 받아들이겠다.” 노고단에 오르는 수학여행단 인솔교사에게도 한마디씩 늘 잊지 않는다.“지리산은 생태학습장입니다.사진찍거나 몇 시에 성삼재 주차장에 모이라고 큰 소리치지 말고 지리산 야생화 종류,한 때 삶과 죽음만이 존재했던 지리산의 역사 등 의미를 부여하는 자연학습을 해보세요.”라고. ●큰아이 아플 때 딱 한 번 후회 ‘왜 산에 가느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던 김씨는 “산은 내가 사는 이유요,나의 생명”이라고 대답했다.산의 입장에서 산에 오르라고 한다.산악구조대 초창기에 먹을 쌀조차 없어 갈등도 많았다. “이 길이 걸어가야 할 길이 맞는가.내가 조금만 바깥 사람들을 편들면 쉽게 살 수 있을 텐데….”라고.하지만 “산의 자존심을 이렇게 망가뜨릴 수는 없다.누가 알아주든 말든 봉사하며 사는 그 자체로 만족하자.”는 쪽으로 이내 맘을 고쳐 먹는다고 한다. 지리산 산간학교(1일 80명 숙박 가능)를 기업이나 단체,개인에게 연수장소 등으로 빌려주고 자연보존 교육하고 받는 게 수입의전부다.그는 가난하지만 부자다.마음의 농장이 지리산이다.반달곰도 있고 산삼도 있다.맘에 들면 토끼봉도 주고 반야봉도 떼어준다. 하지만 지난해 큰 딸이 초를 다투는 큰 수술을 받을 때 병원비가 없어 애태우기도 했다.다행히 수술이 잘 됐다.처음으로 산에 들어온 걸 후회할 뻔 했다고 고백했다. “무능력한 아빠 탓에 혹시라도 딸에게 무슨 일이라도 나면….”하면서 눈시울을 적셨다.이 때 김씨를 다잡아 준 게 가족이었다.“우리는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요즘 지리산을 글로 정리하고 있다.깊은 골짜기의 산 사람 이야기,산간마을 할아버지들의 언어,빨치산 이야기,뒷등골 큰 바위 이야기 등등. 글·사진 지리산 남기창기자 kcnam@
  • 기고 / 애국선열 나라사랑 정신 미래밝힐 등불

    만물이 성장을 거듭하고,녹음이 푸름을 더해 가는 6월이다.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이 빛을 발하는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자연이 가을의 풍요로운 열매를 맺기 위해 여름의 따가운 햇볕과 지루한 장마를 이겨 내듯이 국가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헌신한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풍요와 발전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어쩌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딛고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자원봉사자,일제 강점기 국권회복을 위해 온갖 고초를 마다하지 않았던 독립지사,6·25전쟁 때는 하나뿐인 몸을 바친 호국용사가 있었다. 물론 어느 것 하나 고귀하지 않은 희생이 없겠지마는 그 중에서도 국가와 사회를 위한 희생은 개인과 가족의 이익보다는 타인과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 대해 정당하게 평가하고 존경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아닐까.단단한 결속을 보이는 가족일수록 그 이면에는구성원 누군가의 숨은 헌신이 있기 마련이다.그러한 희생에 대해 가족 모두 진심으로 감사해 할 때 가족의 사랑은 더욱 커질 것이다. 국민의 화합과 단결도 이와 다르지 않다.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켜 낸 분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최대한의 예우를 함으로써 국민의 공동체 의식을 높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국가유공자에 대한 응분의 보상과 사회적 예우를 통해 국민적 일체감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공동체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는 일,바로 여기에 보훈의 참뜻이 있다. 보훈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국가존립은 보장되지 않는다.국가보훈의 중요성은 선진국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미국 등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국가들은 보훈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국가유공자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는 실로 대단하다. 심지어 수도(首都) 자체를 보훈시설물 위주로 설계할 정도이다.이들에게 보훈은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며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발전 수준에 비해 국가보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정부에서는 지난 5월 전문 여론조사기관과 공동으로 국민의 보훈의식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5.6%가 국가유공자가 국가발전에 기여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분들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는 대답은 38.2%에 불과했다.호국·보훈의식도 47.8%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답변한 반면,좋아졌다는 의견은 19.6%에 그쳤다.이처럼 갈수록 호국·보훈에 대한 관심이 약화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부에서는 미래지향적인 보훈정책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호국보훈정책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는 등 보훈문화를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이에 못지않게 국민적 관심과 성원도 절실하다.보훈가족에 대한 보다 많은 감사와 존경,국가유공자의 희생을 되새겨 보고 우리가 터 잡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역사는 선조들이 영위해 온 삶의 거울이자 앞으로 우리가 꾸려 나가야 할 미래의 살아있는 교과서라는 말이 있다.동서고금을 통해역사의 교훈을 소중하게 여긴 민족은 ‘위기와 도전’을 오히려 ‘기회와 희망’으로 전환시켜 국가발전의 계기로 삼아 왔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애국선열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단순히 잊혀져 가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밝혀 줄 수 있는 기본가치로 자리매김하는 일,오늘날 우리에게 부여된 책무가 아닌가 싶다. 안주섭 국가보훈처장
  • 노대통령 재산희혹 해명 / 문재인 민정수석 문답 / “이기명씨 조상땅 지키려 부동산 처분”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의혹’에 대한 추가 설명을 했다. 진영땅 경매 과정에 노 대통령의 친인척과 지인들이 계속 등장한다. -장수천 사업에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사업에 참여해 도운 것은 당연한 것이다.선봉술씨는 경매로 날아간 부동산의 공유자였다.보증을 섰다가 날아간 자기지분에 대해 구상채권을 가지고 반환을 요구한 것이다. 이기명 회장이 엄청나게 많은 자기 재산을 투자하고 손실을 본 것은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이기명씨도 부동산을 처분해서 어떻게 해결하지 않으면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경매로 날아갈 판이었다.1차 매각대금이 28억원이었지만,가압류 풀고 해결하고 난 뒤에 2차 매각대금은 40억원으로 올랐다. 야당에서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특검이든 검찰수사든 이 해명으로 납득되지 않으면 가능하다.그러나 어떤 범죄혐의가 있는지,의혹이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문소영기자
  • 火山 숨죽인듯 살아있는 산 / 일본 가고시마 나들이

    |가고시마(일본) 글 사진 임창용 특파원|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여행지의 아름다움에 앞서 일본인들의 톡톡 튀는 상술에 우선 놀라게 된다.그대로 방치해 두면 전혀 쓸모 없는 것들을 자연환경적 특성을 살려 ‘보물’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규슈(九州)섬 최남단에 자리잡은 가고시마현(鹿兒島縣)의 사쿠라지마는 시커먼 돌덩어리로 뒤덮인 조그만 섬을 일본의 대표적 활화산 탐방지로 개발한 곳이다.화산과 함께 온천,임진왜란 때 끌려간 심수관 가(家)의 도자기로 유명한 가고시마현을 찾았다. ●日 대표적 활화산 탐방지 사쿠라지마 사쿠라지마(1117m)는 세계적으로도 대표적인 활화산으로 수십차례 폭발을 거듭했으며,지금도 활발하게 화산활동이 진행중이다.가고시마항에서 관광버스에 탄 채 배에 올라 15분쯤 가자 사쿠라지마항에 닿는다. 항구에서 화산 탐방로가 시작되는 곳까지는 4㎞ 정도.길가 산 자락 밑으로 띄엄띄엄 민가들이 자리잡고 있고,집집마다 비파 열매들이 노랗게 익어간다.살구와 비슷하게 생긴 비파는 가고시마의 대표적 특산물이다. ‘이렇게 황량하고 위험스러운 곳에 어떻게 사람이 살까?’란 생각이 든다.15년째 가고시마에 살고 있다는 한국인 가이드는 “지진과 화산폭발이 워낙 잦은 지역이어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성격이 거칠고 무사적 기질이 강한 편”이라며 “임진왜란 때 왜군 장수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나왔고,2차대전때 가미카제 특공대원도 대부분 가고시마 출신”이라고 말한다. 화산 탐방로는 화산암과 화산재 사이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주먹만한 것부터 집채만한 크기의 화산암들이 온통 주변을 덮고 있어 폭발 당시의 광경이 엄청났으리라는 것을 상상케 한다. 고개를 들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정상 분화구가 멀리 보인다.운이 좋으면 폭발을 일으키는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날은 아무리 쳐다봐도 죽은 듯이 조용하기만하다. 사쿠라지마 곳곳엔 만약의 폭발 사태를 대비해 용암이 일정한 길을 따라 바다로 흘러내릴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놓아 나들이객들의 긴장감을 높인다. ●조선의 혼 어린 심수관家 도자기 전시관 따가운 햇볕 아래 탐방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걸으니 등줄기에 땀이 축축하게 밴다.탐방로 중간에선 특별히 음료수 등을 살 수 없기 때문에 마실 물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을 듯하다. 개별적으로 사쿠라지마를 구경하려면 사쿠라지마항에서 하루 두차례(오전 9시30분,오후 1시30분) 출발하는 순환 관광버스를 이용하면 편하다.요금은 어른 1700엔(약 1만 7000원),어린이 850엔.사람 수가 많으면 택시(1시간 5000∼6000엔)로 돌아보는 것이 빠르고 경제적이다. 가고시마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 중 하나가 시로야마호텔이다.호텔 1층엔 ‘사쓰마 도자기’로 유명한 심수관가에서 제작한 도자기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심수관의 선조 심당길이 정유재란 때 후퇴하는 왜군에 끌려 몇몇 조선 도공들과 함께 도착한 곳이 사쓰마 해변,지금의 가고시마였다. 이들은 화산재 투성이의 가고시마에서 검은 빛이 나는 생활자기를 구워냈고,이것들은 당시 나무그릇을 주로 쓰던 일본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심수관가는 이후 대를 이어 도자기를 생산하면서 세계적으로 ‘사쓰마 도자기’의명성을 얻었다. ●시로야마 전망대 서면 가고시마 한눈에 시마야마호텔엔 현재 15대 심수관이 제작한 작품 수백점이 전시되고 있다.작은 접시 등 생활자기에서부터 화병·술병까지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데,수수하면서도 은은한 한국적 미(美)에다 일본 도자기의 세련미가 조화를 이루어 보는 이들을 눈길을 사로잡는다.3000엔짜리 접시에서부터 100만엔이 넘는 화병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호텔 지하엔 온천탕이 있다.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 격조 있게 꾸며 놓았다.대온천탕과 연결된 노천탕에 앉아 고개를 드니 바다 건너 멀리 사쿠라지마가 우뚝 서 있다. 호텔을 나오면 수십년부터 수백년 수령의 고목으로 뒤덮인 ‘시로야마공원’ 입구로 이어진다.10분 정도 걸어 올라가 전망대에 서면 가고시마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전망대 주변엔 메이지 천황 이후 일본의 천황들과 황후,태자들이 기념 식수한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인천에서 가고시마까지 대한한공이 매주 월·수·토요일 3편 비행기를 띄운다. 가고시마 시내에선 관광버스인 ‘시티뷰’버스,시영전차와 버스,택시 등을 이용하면 된다.요금은 버스 180엔,전차 160엔,택시는 1시간에 4000엔 정도.시티뷰버스와 시영전차,시영버스를 하루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시티뷰티켓(600엔)을 이용해도 편하다.시티뷰버스는 가고시마역 앞에서 30분마다 출발해 시내 주요 관광지를 순회한다. ●숙박·먹거리·쇼핑 호텔과 유스호스텔,민박이 많다.요금은 유스호스텔이 1인당 2500∼3500엔으로 가장 싸다.그러나 대부분 역이나 공항에서 멀고 공동욕실을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하다.따라서 수학여행 등을 하는 학생 단체여행객이 많이 이용한다.‘사쿠라지마YH’‘이브스키YH’‘유노사토YH’ 등이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개인이나 가족여행이라면 다소 비용이 더 들어도 호텔을 권하고 싶다.시설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역이나 공항 주변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아침식사까지 포함하고 있다.숙박료는 2인1실 기준 1만엔 정도.가고시마 번화가인 텐몬칸(天文館)에 위치한 ‘가고시마선호텔’,가고시마역 앞의 ‘타이세이아넥스호텔’ 등이 쾌적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예약대행 문의 ‘여행박사’(02-730-6166). 텐몬칸은 가고시마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양한 가게와 백화점,전통공예품 상점,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식당은 초밥이나 정식류가 많은데,일본 특유의 깔끔함이 돋보인다.음식점들이 가장 많이 내는 ‘가고시마 정식(사진)’의 경우 쌀밥과 함께 몇가지 제철 야채 및 어묵 조림을 내는데 가격은 1000엔.양이 너무 적어 2인분은 먹어야 허기를 면할 것 같다. 가고시마는 고구마와 비파열매로도 유명하다.고구마로 만든 다양한 과자와 소주,비파열매도 한번쯤은 먹어보자. ●기타 볼거리 수백년 동안 가고시마 지역을 지배해온 시마즈 가문의 별장인 이소정원에 가볼 만하다.자연과 인공적인 면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일본식 전통 정원으로 평가받는다.가고시마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다. 가고시마현 최남단의 이브스키시는 천연 모래찜질 온천으로 유명한 곳.해변을 파헤치면 어디나 온천물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온천이 풍부하다.따끈하게 덥혀진 검은 모래에 몸을 파묻는 모래찜질 온천욕은 신경통과 피부 미용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문의 가고시마현 관광과(81-0992-23-1834),가고시마역 앞 관광안내소(〃-〃-22-2500),이브스키시 관광안내소(〃-0993-22-2111)
  • 이런 책 어때요 / 과학 오디세이

    정창훈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신화를 낳았고,신화는 과학으로 발전했다.미국의 신화학자 비얼레인의 말대로 “신화는 일들이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설명하려는 최초의 서툰 시도,즉 과학의 선조”인 것이다.때문에 신화에는 자연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숨어 있다.이 책은 과학과 신화의 만남을 시도한다.예컨대 저자는 사행천과 우각호를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로마신화의 강의 신 아켈로스와 천하장사 헤라클레스의 한판 승부를 원용한다.과학을 특화된 지식과 개념으로 설명하는 종래의 방식에서 탈피해 인류의 삶과 문화라는 맥락에서 접근한다.1만원.
  • 인권, 강자의 면죄부인가

    인권, 그 위선의 역사 커스틴 셀라스 지음 / 오승훈 옮김 은행나무 펴냄 흔히 인권은 인간의 문명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닌 것으로 인식된다.그러나 애초부터 천부인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인권은 개인의 자유에 눈뜨기 시작한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산물이다.그 인권은 ‘세계인권선언’이 제창된 1945년 유엔 창립회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계역사 속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은 ‘세계인권선언’을 둘러싸고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넣기 위해 서슴없이 흥정을 하고 모략을 꾸몄다.‘세계인권의 심장’인 유엔 인권위원회는 출발부터 미국의 독무대였던 셈이다.인권위원회를 이끈 ‘인권의 대모’ 엘리너 루스벨트도 미국 국무부의 외교노선에서 한치도 어긋남이 없었던 철두철미한 냉전주의자였다. 전후 세계정의를 바로 세운 위대한 업적으로 칭송받아온 뉘른베르크와 도쿄 전범재판은 홀로코스트와 침략전쟁의 위법을 꾸짖었지만,드레스덴과 히로시마의 살육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인권,그 위선의 역사’(커스틴 셀라스 지음,오승훈 옮김,은행나무펴냄)는 이처럼 유엔의 창설과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벌어진 두 전범재판에서 시작해 냉전과 탈냉전을 거쳐 유고슬라비아 전범재판,그리고 테러와 복수로 점철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인권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런던에서 국제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인권을 이용해 약자들을 제압하고 정치적 이득을 챙긴 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권이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할 때 얼마나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경고한다. 인권이 정치에 놀아난 사례는 한 둘이 아니다.91년 걸프전을 앞두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라크군이 쿠웨이트 병원 신생아실에 난입해 인큐베이터를 약탈해가는 바람에 수십 명의 아기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떠벌렸다.미국의 무력개입을 합리화하기 위한 교묘한 선전전이었다.역설적인 것은 이 헛소문을 퍼뜨린 주인공이 바로 평화와 양심의 상징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이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인권정책을 단순히 ‘정부사기극’으로 비난하지 않는다.오히려 오늘날 인권은 현대 정치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가장 위대한 공용어(lingua franca)에 가깝다고 주장한다.“인권만큼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도덕적 호소력을 지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더 강력한 대안이 나타나지 않는 한,인권은 당분간 서방의 의제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라크 해방’이라는 이름으로 주권국가를 침략하고 무고한 시민을 살상한 미국의 위선조차 인권의 추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미국은 유엔헌장이 아니라 인권을 방패로 전쟁에 나섰다.그러나 인권은 헤게모니에 대한 야욕에 불타는 지도자의 광기를 치장하는 황금 면류관이 아니다.‘강자를 위한 윤리’가 돼서도 안된다.정치로 하여금 인권을 말하게 하지 말고,인권으로 하여금 인권을 말하게 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1만 4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서울토박이회 “청계천 복원 찬성”

    청계천 복원공사의 연기 또는 반대 주장이 거세 고민하던 서울시가 마침내 20만 원군(?)을 얻었다. ‘서울토박이회’(회장 김인동 서울시의정회 사무총장)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청계천 복원공사를 오는 7월1일 고가도로 철거와 함께 예정대로 시작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토박이회는 “청계천 복원을 반대하는 일부의 목소리가 높아 무언(無言)의 지지자들을 대신해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세계적으로 드물게 정도(定都) 600년 역사를 지닌 도시의 생명력을 되찾아 현대적인 면모와 조화를 이루려는 복원사업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릇 큰 사업에는 이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많기 마련”이라면서 “서울의 미래를 고려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검토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앞으로 청계천 복원에 찬성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연계,자체 홈페이지(www.seoultobagi.or.kr)를 중심으로 공사기간 중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 등 원활한 사업을 위한 시민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지난 21일에는 시 청계천사업본부를 방문,자연하천으로의 복원에 힘쓸 것을 요청하는 등 문제점도 지적했다. 서울토박이회는 조선조 청계천 수위(水位)를 재던 다리 ‘수표교’가 있던 곳으로,서울역사의 상징성이 짙은 중구 수표동에 1994년 사무실을 내고 출범했다. 서대문구·중구 등 7개 지회를 뒀으며 수필가 피천득(94),아동문학가 윤석중(92) 선생도 회원이다. 선조가 1910년 이전부터 현 서울시 행정구역 내에 정착한 시민들을 회원으로 한다.현재 3546가구 1만 45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서울토박이는 대체로 3대 이상 시내에 살고 있는 주민들로 비등록 회원을 포함하면 5만 5000여가구 22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이 고향인 우리가 서울의 아름다움을 낡은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게 돼 안타깝다.”면서 “오늘날처럼 도시화만 계속돼 자연환경이라는 자산을 잃은 채 삭막하게 살아가야 한다면 진정 ‘실향’의 피해는 1000만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협조를 호소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核해결해야 北경제개혁 성공”

    북한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정부나 기업이 남북경협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 ‘북한 경제개혁의 전망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북한이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 등을 통해 개혁과 개방을 표방하지만 최근 핵 문제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해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강화될 경우 지난해 북한이 발표한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비롯한 새 경제체제가 오히려 북한 경제에 부담을 주고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남북경협에 대해 정부차원이나 민간차원에서 다양하게 추진된 사업들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한 긍정적인 부분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경제 실익을 얻으려면 우리 기업과 자본을 보호한다는 입장에서 정책을 세워 대북협상에 임해야 하며,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직항로 개설,대금결제시스템 정비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도 남북경협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시장원리에 입각해 대북사업에 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추진과정에서 북측의 무리한 요구를 되도록 수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개성공단이 우리 기업 전용공단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제도와 관습이 적용될 수 없는 부분이 있고,중국시장을 겨냥한 신의주 투자는 한·중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등 대북 투자여건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대북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투자의 안정성 확보인 만큼 정부는 북한이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체제유지를 위한 대립을 지속한다면 남북경협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북측에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
  • 초등생 교내 가로등에 감전死 / 지난달부터 누전… 학교 임시 조치만

    한 초등학생이 학교측의 안전관리 부실과 전기안전공사의 무성의한 점검으로 인해 학교 안에 설치된 가로등에 감전돼 목숨을 잃었다. 17일 낮 12시35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 C초등학교 본관 왼쪽 화단에서 이 학교 3학년 채모(9)군이 1m 높이의 철조망을 넘다 화단 안 가로등에 감전돼 숨졌다. 이 학교 보건교사 조모(31·여)씨는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밖으로 나가 보니 채군이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은 채 가로등과 울타리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면서 “응급조치를 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이 멎어 있었다.”고 말했다.경찰조사 결과 학교측은 지난달부터 학생들의 감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는데도 이달 초 학교 관리인을 시켜 가로등 안전기를 30㎝ 길이의 고무판으로 감싸는 ‘임시조치’만 취한 채 전기안전공사에는 연락조차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 3학년 추모(9)군은 “예전부터 새끼손가락 하나만 가로등에 갖다대도 앞이빨이 ‘덜덜’ 떨릴 만큼 전기가 느껴져 학교에서 제대로 뛰어 놀지 못할 정도였다.”고말했다.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김찬오(50) 교수는 “대부분의 학교 가로등이 사고가 난 가로등처럼 낡은 시설인 데다 누전됐을 때 전기를 땅에 분산시켜 주는 접지선조차 없다.”면서 “학교 시설 관리는 해당 학교의 관할이라 새 가로등으로 교체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18년된 가로등의 안전기 전선이 부식돼 가로등이 누전이 되고 있는 상태에서 채군의 몸이 가로등과 철조망 사이에 끼이면서 고압전류가 급격히 채군의 몸을 통과,사고가 난 것 같다.”고 추정했다.경찰은 일단 채군이 감전으로 인한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학교 안전담당자와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과실이 있었는지를 조사중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탈북자 밀입국 알선조직 첫 적발

    중국에서 탈북자를 모집한 뒤 이들에게 위조여권을 발급,국내로 밀입국시킨 알선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조선족이나 중국인이 아닌 탈북자를 상대로 한 밀입국 알선조직이 적발되기는 처음이다.서울지검 외사부(부장 閔有台)는 위조여권으로 탈북자들을 국내에 입국시키고 6억원을 챙긴 밀입국 알선조직 총책 이윤모(37)씨를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김영열(36)씨 등 조직원 3명에 대해서는 불구속기소했다. 이씨 등은 지난 2000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여권에 탈북자의 사진을 갈아끼우는 수법으로 한국여권을 위조,중국에 있는 탈북자 60여명을 국내로 밀입국시키고 1인당 1000만원씩 모두 6억원을 알선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 6명,중국 거주 조선족 3명,중국인 1명 등 10여명이 모집책,위조책,행동요령 교육조,항공기 동승 안내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뒤 중국에 체류중인 탈북자를 상대로 밀입국 희망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선조직은 북한에 거주하는 주민을 중국으로 탈북시킨 후 국내로 밀입국시키기도 했다.북한 온성군에 거주했던 김모씨 등 6명이 북한을 탈출한 뒤 밀입국한 사례다. 이들 조직은 한국여권을 개당 30만∼50만원에 구입한 뒤 탈북자 사진을 붙여 위조,중국 선양(瀋陽)공항 등을 통해 인천공항에 입국시키는 수법을 썼다.알선조직원은 탈북자와 함께 탑승한 뒤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위조여권을 회수해 다른 범행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씨 등 알선조직은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에게 8주간의 사회적응교육을 마친 뒤 한가구당 주어지는 3700만원의 정착지원금에서 알선료를 받는 외상거래도 했다. 검찰은 그러나 중국 조선족과 달리 탈북자의 밀입국은 생명,신체의 위협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라고 보고 이들 조직을 통해 입국한 60여명의 탈북자는 불입건했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 공안당국과 북한의 추적을 피해 어렵게 생활하는 탈북자를 도와준다는 인도적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탈북자의 처지를 이용해 이윤을 추구한 범죄행위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청계천 버스우회노선 확정 / 복원공사기간중 37개노선 변경

    서울시는 7월1일부터 청계천 복원공사에 들어가고,이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일부지역의 교통체계가 바뀜에 따라 도심의 시내버스 노선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청계천과 이 일대를 운행하는 78개 노선 2467대 가운데 37개 노선 1160대의 노선을 우회 조정하기로 했다.41개 노선 1307대는 그대로 운행토록 했다. 청계천로를 운행하는 27개 노선 863대 가운데 주운행도로로 이용하거나 노선을 조정할 경우 이용객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12개 노선 426대에 대해서는 이용시민의 불편 최소화와,청계천상권 보호를 위해 공사기간 중에도 운행하도록 했다. 단순 회차를 위해 청계천로 일부 구간을 운행하는 15개 노선 437대는 교통혼잡 완화 차원에서 최단거리로 우회토록 했다. 창경궁로와 대학로에서 다음 달 15일부터 차등차로제(일방통행 차로의 일부 구간,일부 차로에 대해 역주행 허용)와 일방통행제가 시행됨에 따라 38개 노선 1219대 가운데 20개 노선 641대를 최단거리로 우회토록 했다.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는 하정로를 운행하는 13개 노선 385대 중 11개 노선 303대는 현행대로 운행하되 2개 노선 82대는 우회토록 했다. 청계천로를 운행하는 노선버스는 복원공사가 시작되는 7월1일부터 우회 노선을 이용해야 한다.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는 하정로와,일방통행제와 차등차로제가 시행되는 대학로와 창경궁로는 다음 달 15일부터 우회토록 했다. 노선조정 사항은 서울시 교통정보마당(traffic.seoul.go.kr)이나 버스안내(bus.seoul.go.kr)로 확인할 수 있다. 조덕현기자 hyoun@
  • i센터

    ●캐세이패시픽항공 사스(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 여파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항공료를 대폭 할인해주는 ‘조기 판매 행사’를 실시한다. 오는 7∼8월 떠나는 여행에 해당하며,유럽 및 밴쿠버는 기존의 115만원에서 84만원,호주 뉴질랜드는 100만원에서 70만원으로 각각 왕복요금을 할인해준다.54만원 및 40만원인 홍콩과 대만의 요금은 모두 32만원으로 깍아준다.(02)3112-800. ●롯데월드 옛 선조들이 즐겨 쓰던 표주박을 선보이는 ‘표주박전’을 15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민속박물관에서 개최한다. 5세기 신라시대의 토기 표주박을 비롯해 청동,금동,나전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고려,조선 시대의 표주박 130여점을 선보인다.휴대용 물병 역할을 하던 조선시대의 호리병 20여점도 전시한다. (02)411-4764. ●63빌딩 성년을 날(19일)을 기념해 올해 성년을 맞은 고객(1983년생)중 ‘63러브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향수와 장미꽃,케이크를 사은품으로 선물한다.63러브패키지는 수족관을 관람한후 지하 1층부터 지상 60층까지 단 둘이 ‘러브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전망카페인 ‘스카이파크’에서 바닷가재와 안심스테이크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가격은 2인 기준 13만5000원이다.(02)789-5557. ●넥스투어 몰디브 패키지 상품(3박5일) 가격을 기존의 159만원에서 89만 9000원으로 대폭 낮춰 이달 말까지 판매한다.여행지는 몰디브 북쪽 섬인 말레아톨의 특급 리조트인 ‘풀문리조트’.항공료와 숙박비,전 일정 식사,노팁 등 추가경비가 전혀 필요없다는 것이 여행사 측 설명.22,29일 출발한다.(02)701-7931.
  • 동판 위에 그린 혼돈과 질서 ‘源形’ 찾기/ 이종상 서울대 교수 초대전

    일랑(一浪) 이종상(65·서울대 미대 교수·박물관장).그는 우리 시대 화격과 인격을 함께 갖춘,몇 안되는 원로작가 가운데 하나다.화려한 이력만 믿고 홀로 고고한 경지에서 노니는 ‘앙천거사(仰天居士)’형의 원로들이 없지 않은 우리 화단이기에 그의 성실과 겸손은 더욱 빛난다.오는 8월 서울대 교단을 떠나는 그는 “이제 나도 비로소 전업작가가 되게 됐다.”며 화가로서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많은 ‘교수작가’들이 전업작가를 보는 눈과는 사뭇 다른 따스함이 느껴지는 말이다. 일랑은 제2의 화업을 서울 인사동 선갤러리에서 시작한다.21일부터 새달 17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일랑 이종상 초대전’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화단 전체로서도 뜻깊은 자리다.전시에는 일가견이 있는 그이지만 이번 전시를 앞두고 “데뷔하는 자의 설렘”에 빠져 있다. 일랑의 작업세계는 실로 광대무변하다.그림을 통해 역사의식을 강조해온 그는 왕조의 어진(御眞)이나 역사적 인물들의 초상제작에 관여해 적지 않은 표준영정을 남겼으며,역사적 의의가 담긴 독도 시리즈도애착을 갖고 그렸다.지난 77년부터 독도문화운동을 펼쳐온 그는 “민중화가는 다 어디 갔느냐.”고 일갈할 정도로 독도 사랑이 남다르다. ●질료가 사상과 철학을 낳는다 일랑 조형작업의 완결편은 단연 ‘원형상(源形象)’시리즈다.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원형상-흙에서’‘원형상-천지’‘원형상-기원’ 등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지난 10여년 동안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 온 ‘원형상’이란 무엇인가.평자들은 종종 그 발상의 근원을 태초의 혼돈,즉 카오스에서 찾는다.천지창조 이전의 혼돈,그 절대자연에 대한 원초적인 비전을 형상화한 것이 ‘원형상’그림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카오스의 배후에는 질서,곧 코스모스가 내재한다는 점이다.그림의 철학적인 의미를 떠나 빼어난 현대 예술작품들에서는 흔히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결합된 ‘카오스모스(chaosmos)’를 발견하게 된다.단순한 카오스에서 한걸음 나아가 이 ‘무질서 속의 질서’를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원형상’그림 이해의 요체다.현대의 많은 예술가들이 카오스모스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은 세계관과 가치관의 중심을 잃어버린 오늘날의 혼돈상을 반영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수묵·채색·극사실에서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형세계를 추구해온 일랑은 여러 재료와 매체를 활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판화·장지화(壯紙畵)·동유화(銅釉畵)·벽화 등이 그것이다.“질료가 사상과 철학을 낳는다.”고 믿는 그는 “재료와 기법은 먹이사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질료에 따라 기법이 달라지게 마련”이라고 말한다.그가 즐겨 사용하는 동유화 기법은 채색의 영구성을 모색한 끝에 얻어낸 것.그림의 박락현상을 막기 위해 접착제 없이 그릴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개발한 것이 바로 동유화다.그림의 질료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그는 ‘국민작가’ 박수근을 “질료를 완벽하게 해석하고,그것을 뛰어넘은 작가”로 평가한다. ●한국미술 단절 거듭… 안타까울 따름 한국미술의 원형이 벽화에 있다고 보는 그에게 벽화 연구와 제작은 필생의 화두다.고구려 벽화를 낳은 주인공들은 중세의 연금술사처럼 완벽한 쟁이였으며 철학·건축·화학 등 여러 학문에 통달한 ‘르네상스적 만능인’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번에 출품하는 신작 ‘원형상-기원’(2003년)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삼족오(三足烏)의 형상을 슬쩍 옮겨놓은 것 같아 눈길을 끈다.굵직한 선이 일필휘지의 강렬한 힘으로 다가온다.“터럭 하나에 우주가 깃들어 있음을 보지 못하는 작가라면,대붓을 휘둘러 본들 헛손질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그는 “지극히 미시적인 것은 지극히 거시적인 것과 통하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일랑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미술이 재료·기법적인 측면을 아우르지 못한 채 양식사에 치중,단절을 거듭해 왔다는 점이다.고구려 벽화는 고려시대를 통과하며 사라졌고,고려불화는 조선조 수묵화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조선의 미술은 다시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일본화의 영향을 받아 기진맥진했으며,해방이 되자 ‘야마토에’,즉 일본화의 전통은 곧바로 퇴장했다.기존의 한국화 역시 서양화의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 ‘한국미술의 자생성’이라는 문제를 누구보다 먼저인식,스스로 연구하고 실천해온 일랑의 업적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번 전시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로 새 단장한 선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전시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26년의 역사를 지닌 선갤러리는 앞으로 아트숍과 아카데미 공간 등을 확보,아트상품 판매와 미술교양강좌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02)734-0458.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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