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선조
    2026-05-31
    검색기록 지우기
  • 마윈
    2026-05-31
    검색기록 지우기
  • 활력
    2026-05-31
    검색기록 지우기
  • 완화
    2026-05-31
    검색기록 지우기
  • 속편
    2026-05-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36
  • 이희연 韓베트남교류협부회장 “결혼이주자 위한 제도 마련돼야”

    이희연 韓베트남교류협부회장 “결혼이주자 위한 제도 마련돼야”

    한국-베트남 친선협회 이희연 부회장은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베트남은 개발의 여지가 많은 나라”라면서 “한국의 기술력과 베트남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보다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다른 핏줄을 타고 났다.베트남 최초의 독립 왕조였던 리(Ly·李)왕족의 후예로 한국에 정착한 ‘화산 이씨(花山 李氏)’이다.다문화가정의 선배격인 화산 이씨의 종친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면서도 “아직도 전통적인 관습을 강요하거나 일방적으로 한국 문화를 주입시키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인식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베트남은 몇년새 늘어난 국제결혼의 중심에 있다. 현재 한국인과 가정을 이룬 베트남 여성은 3만 612명으로 중국(7만 87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다음은 이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베트남 친선협회는 언제 어떤 취지로 설립됐나.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사회·문화부문 교류에 앞장서 친선과 번영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1년 8월 설립됐다.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협회는 양국의 교류 증진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양국간 경제·문화 교류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민간조직들의 친선도모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국제원조와 복지 봉사 등에도 힘쓰고 있다. 또 베트남 국영법인인 ‘베트남-한국 친선협회’와 함께 매년 양국간 협력 증진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상호 친선 방문을 주선하고 있다. 양국의 경제인들이 왕래할 때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2003년과 2009년에는 베트남 현지에 학교를 지어 기증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을 베트남어로 번역해 베트남 정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올해는 베트남의 국부인 호치민 주석의 옥중일기 서예전을 한국에서 열고 있다.  -화산 이씨 종친 회장도 맡고 있는데 화산 이씨의 유래와 역사, 현황은.  ▲화산 이씨의 선조는 베트남 최초·최후의 독립 왕조였던 리(Ly·李)왕족의 후예다. 시조인 이용상(李龍祥)은 리 왕조의 7대왕 고종의 동생으로 조카가 왕위를 찬탈당한 뒤 왕족 몰살을 피해 배를 타고 표류하다 황해도 옹진에 불시착해 일가를 꾸렸다. 그는 몽골이 침략했을 때 앞장서 싸운 공을 인정받아 고려 고종으로부터 화산군(花山君)으로 봉해졌다. 현재 38대까지 내려왔으며, 한국에는 총 1000여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종친들 가운데 베트남 현지와 교류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람은.  ▲2005년 한국증권회사 최초로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상준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이 있다. 골든브릿지는 현재 총 자본금 1900여억원의 금융그룹으로 베트남 진출 이후 베트남 정부는 이 회장의 혈통을 공식 인정, 내국인 대우를 하고있다.  이창근(베트남명 리 쓰엉 깐)씨도 2000년 베트남으로 귀화, IT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 씨를 자국인으로 인정, 내국인 증명서를 주고 현지 사업권도 허락했다.  이 외에 화산 이씨 종친회는 해마다 음력 3월15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인근인 하박성에서 열리는 리 태조 즉위 기념행사에 후손 자격으로 참석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 왕조의 후예가 찾아왔다.”면서 각별히 환대하고 있다.   -현재 많은 국제결혼이 이뤄지고 있다. 결혼이주자 중 특히 베트남 여성들이 많은데 한국 사회에서 베트남 여성과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일각에서는 ‘농촌총각 결혼시키기’처럼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국제결혼이 보편화되면서 외국인과 결혼을 하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정부 지원도 늘어나고 있고 민간단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다.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은 도와달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전통적인 관습을 강요한다거나 일방적으로 한국 문화를 주입시키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결혼이주자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 여자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 가정 안에서 서로의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한국-베트남간 국제결혼에 대한 문제점이 있다면? 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불법 알선업체를 통해 국제결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확실한 정보도 없이 돈만 가지고 무조건 결혼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양국 정부가 공인하는 기관을 만들어 나이·학력·신체 등 신상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뒤 그 곳을 통해 결혼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민간단체에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에 대한 협회 차원의 지원 방안은.  ▲과거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한국 남자들을 대상으로 베트남어와 역사·문화교육을 했었다. 이것에 더해 베트남 여성들에게도 한국어와 문화·전통을 가르칠 계획이다.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 등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학업이 뒤쳐지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교육부터 변해야 한다. 학교부터 세계화에 발 맞춰 더불어 사는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아이들에게 여러 민족과 더불어 살기의 필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를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베트남은 개발의 여지가 많은 나라다.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각종 자원도 풍부하다. 한국의 기술력과 베트남의 인적·물적자원을 이용해 베트남 개발에 참여하면 양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SOC·교역·건설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간의 교역을 증대했으면 좋겠다.  한국과 베트남은 비슷한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 같은 유교·불교·한자문화권을 가지고 있고 지리적 환경도 비슷하다. 다른 나라보다 쉽게 친밀해질 수 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베트남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적 교류도 유리한 것이다.최근 양국간 외교관계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 이를 계기로 경제·문화적 교류가 보다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결혼·취업 등을 위해 한국으로 온 베트남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타향에 와서 생활하려면 본인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나. 한국 문화를 잘 익히고 한국말을 빨리 배우도록 노력해 한국사회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700여년전 한국에 자리를 잡고 정착한 화산 이씨처럼 새로 들어온 베트남 사람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정착하기 바란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올봄 제주 배경 드라마 풍년

    올봄에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전국 안방을 점령할 전망이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국방송은 조선조 제주의녀 김만덕의 생애를 재조명한 특별기획 역사드라마 ‘거상 김만덕’을 다음달 6일부터 방송한다. 매주 토·일요일 방영하는 30부작 거상 김만덕은 제주 표선면 민속촌박물관을 주무대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제주섬 특유의 전통문화 등을 보여준다. 인기배우 이미연과 제주출신 고두심 등이 출연하며 25일 제주에서 제작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만덕(1739∼1812)은 1794년 제주에 큰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림에 허덕이자 전 재산을 털어 곡식을 구입해 백성들을 기아에서 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인(CEO)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한 인물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봉건시대적 상황에서 여성의 몸으로 거상에 오르면서 기아에 허덕이는 백성에게 모든 재산을 환원하는 과정을 다루게 된다. 또 서울방송의 창사 20주년 기획드라마 50부작 ‘인생은 아름다워’가 다음달 13일 첫 방송된다. 제주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난 곳 중의 하나인 안덕면 사계리 송악산 인근에 세트장을 마련, 촬영이 한창이다. 이 드라마는 제주 농어촌 사람들의 일상 생활과 사랑 등을 담을 예정이다. 다음달 6일 제주에서 제작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며 송악산 세트장에는 벌써부터 관광객이 찾아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들 드라마가 뜨게 되면 올인, 대장금, 태왕사신기에 이어 제주의 드라마 촬영지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망자의 恨 산자의 과학으로 듣다

    망자의 恨 산자의 과학으로 듣다

    지난 18일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NISI) 부검실. 메스를 든 부검의가 두꺼운 안경알 너머 냉철한 눈길로 시신을 바라본다. 최근 수도권에서 피살된 30대 여성이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있다. 망자(亡者)는 말이 없지만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그의 일그러진 입술이 사건의 참혹함을 증언하고 있다. 부검의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시신을 뜯어 본다. 검안 단계다. 아랫배에 흉기에 의한 외상(外傷)이 있지만 결정적인 사인은 아니다. 부검의와 연구사 등 3명의 시선이 목에 남겨진 작은 상흔(傷痕)에 쏠린다. 결론은 피의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질식사’.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 등 해결 연구사와 부검의의 손길이 다시 빨라진다. 사인을 밝힌 이들은 차분하게 부검 칼자국을 봉합하며 망자의 한을 달랜다. 안치실로 되돌아가는 시신을 바라보는 부검의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하지만 편하게 커피 한 잔 마실 틈도 없다. 곧바로 중년 남성의 시신이 수술대에 놓인다. 메스를 집어 든 부검의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망자의 영혼을 달랜 뒤 죽음의 의문을 풀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1955년 3월 처음 문을 연 국과수는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보루다. 최첨단 과학수사 기법을 통해 영구 미제로 남을 뻔한 수많은 강력사건을 해결해 왔다. 2006년에는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의 범인이 프랑스인 부부라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점퍼에서 피해자 DNA를 추출해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모처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형제 사망사건도 시신에서 진정제 성분을 검출, 범인이 간호사인 엄마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국과수에서 일하는 법의학 전문의와 연구사들의 근무 여건은 열악하다. 부검의 1명, 연구사 2명, 촬영 담당 1명 등 총 4명이 1개 팀으로 활동하는 부검조는 각각 하루 최대 30명의 시신을 부검한다. 때문에 끼니를 놓치기 일쑤다. 전국 대학에 있는 교수를 모두 합해도 법의학 전문의는 40여명에 불과하다. 다른 전공에 비해 업무량은 넘치지만 수입은 많지 않아 의사 지망생들에게는 대표적인 ‘3D업종’이다. 국과수는 지난해 3명, 올해 1명의 부검의를 충원했지만 아직 5명이 공석이다. 부산의 국과수 남부분소는 부검의가 없어 아예 문을 닫았고, 전남 장성군의 서부분소도 곧 폐쇄될 위기다. 구형남 국과수 연구사는 “선진국 수준에 오르려면 현재보다 10배는 많은 법의학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검의 1명… 하루최대 30명 부검 전염병으로 사망한 시신에서 균이 옮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정부 지원이 부족해 부검실 시설 개선조차 쉽지 않다. 구 연구사는 “부검의와 연구사들은 ‘결핵에 걸려 보지 않으면 진정한 부검의가 될 수 없다.’는 자조 섞인 농담도 한다.”며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英경찰, 무허가 최신장비 자랑했다 ‘망신’

    영국 경찰이 최신 무선조종 비행체를 사용해 범인을 검거한 뒤 도리어 비난을 받았다. 사용한 비행체가 무허가 장비였다는 이유다. 머지사이드 경찰은 도주하는 절도범을 무인 비행체로 쫓아 체포한 일을 지난 주 보도자료로 알렸다. 첨단 기술이 범인 추적에 활용된 역사적인 검거라는 의미가 강조됐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진 뒤 경찰은 오히려 질책을 받는 입장에 처했다. 머지사이드 경찰의 비행체는 허가받지 않은 장비라고 영국 민간항공국(CAA)이 지적하고 나선 것. CAA대변인은 “머지사이드 경찰의 무인 비행체 운용을 현행 규정에 비추어 검토 중”이라면서 “무인 비행체가 영국 항공 규정에 맞게 운용되도록 경찰과 아직 논의중이며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BBC, 가디언 등 영국 주요 매체들에 보도됐다. 이에 머지사이드 경찰은 “지난해 허가를 받았지만 올해 규정이 바뀌어서 혼선이 빚어진 것”이라고 급히 해명하고 “CAA 조사관들을 초청해 비행체 기술과 운용 방법을 직접 확인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비행체는 총격 상황이나 인질 협상 상황 등에서 넓은 시야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해 개발, 도입됐다. 최고 속도는 시속 50km이며 지상에서 120m 높이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과거 급제한 조상님 인터넷서 찾아보세요

    조선시대 율곡 이이는 몇 번이나 과거 시험에 합격했을까. 자신의 선조들 중 과거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혹시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http://people.aks.ac.kr)에서 찾을 수 있게 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05년 시작된 ‘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 확충 사업 중 고려와 조선시대 과거 급제자 정보 구축작업을 지난달 말 끝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선시대 과거급제자 1만여명, 음관 2600여명, 고려시대 문과 합격자 1500여명 등 고유인물 9만 8695명에 대한 생애정보와 각급 관원정보, 연대기 정보 등을 담았다. 이 시스템은 국내 처음으로 고려와 조선시대 과거 급제자 정보 전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이이는 조선 명종(明宗) 19년(1564)에 무려 세 개의 과거시험에 도전해 갑자(甲子) 식년시(式年試) 갑과(甲科)와 생원(生員) 등 장원 2회, 진사(進士) 3등(三等)을 각각 차지했다. 조상 가운데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있는지 알아볼 수도 있다. 전체검색에서 자신의 성과 본관을 검색하면, 해당 성의 연혁과 관련 인물, 과거급제 여부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과거를 보지 않고 ‘문음’(門蔭)으로 관직에 오른 사람도 검색이 가능하다. 문음은 ‘음서’라고도 불리는데, 좋은 가문 출신 자제들이 과거시험을 보지 않고 관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제도다. 하지만 승진에 제약이 있어 상당수가 다시 과거를 보는 경향이 뚜렷했다. 인물연표 정보도 제공한다. 홈페이지에서 ‘인물연표’를 클릭하면 별도의 창이 뜨고, 특정 인물과 관련된 사건이나 저술·작품 등의 정보가 연표로 표시돼 나타난다. 관심 인물을 동시대의 역사적 사건과 함께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김정배 원장은 “고려시대 문과 정보는 학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자료이기 때문에 앞으로 문화 콘텐츠 생산 및 학술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러 문헌에 흩어져 있는 인물정보들을 한 곳에 모아 쉽게 연계·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뢰성 높은 인물 정보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동이’ 이병훈 감독 “국민들 ‘동이’로 행복하시길”

    ‘동이’ 이병훈 감독 “국민들 ‘동이’로 행복하시길”

    “2010년 모든 사람들이 ‘동이’ 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난 4일 여의도 MBC 10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대본 리딩에서 드라마 ‘동이’ 연출을 맡고 있는 이병훈 감독이 7~8개월간 함께 할 연기자들에게 작은 바람을 드러냈다. 이병훈 감독은 “나를 비롯한 스태프들은 밤샘 작업이 계속되더라도 화도 짜증도 내지 않겠다.” 면서 “지상렬 씨는 60번까지 NG를 내도 화내지 않았다. 만약 내가 화를 낸다면 문자 보내줘라. 바로 반성하고 사과하겠다.” 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저녁 8시부터 진행된 대본 리딩은 자정이 훌쩍 넘는 시간까지 진행됐다. 특히 한효주, 지진희 등은 자신의 대사 분량이 없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본을 체크하고 메모하는 성의를 보였다. ‘동이’ 초반 신에는 노비 추쇄군이 등장한다. 이와 관련, 이 감독은 “1795년까지는 노비 추쇄는 관군이었다. 현재 방송중인 ‘추노’의 추노는 1800년 대 이후” 라고 시대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아역 연기자인 김유정(동이 역), 최수한(동이 친구, 게둬라 역)에게 발성에서부터 강약 조정까지 연기 지도를 철저히 했다. ‘이어달리기’ 놀이를 하는 신에서는 아역 연기자들 전원에게 ‘와’ 하는 효과음까지 내게 해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특히 동이 아버지로 특별출연하는 천호진(최효원 역)은 동이에게는 한없이 다정다감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검계 수장으로서 분노와 울분을 토해낼 때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 이 감독으로부터 “천호진 연기는 최효원이 꼭 살아 돌아온 것 같다.”는 칭찬을 들었다. 이병훈 감독은 ‘동이 ’를 통해 조선의 화려하고 우아한 음악 세계도 새로운 볼거리로 소개할 예정이다. 조선조 21대 영조 임금의 생모이자, 숙종 임금의 후궁 숙빈최씨(淑嬪崔氏)의 파란만장한 삶을 극화하는 ‘동이’ 는 오는 8일부터 전국을 누비는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사진 = MBC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산격(山格)/이춘규 논설위원

    지난달 초 공부모임의 올해 첫 단체산행으로 경기도 의정부와 양주시에 걸쳐 있는 사패산(賜牌山)을 찾아갔다. 의정부세무서 뒷산 코스를 이용했다. 눈이 20㎝ 이상 쌓여 있었지만 일행은 능선을 따라 2시간이 안 돼 꼭대기에 오를 수 있었다. 등산객들은 어린이에서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사패산은 조선 선조의 여섯째 딸인 정휘 옹주가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한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입산이 자유롭지 않아 보전이 잘됐다. 터널 소동이 있기까지 시민들에게 낯설었다. 동쪽으로 수락산, 동남쪽으로는 도봉산이 눈앞이었다. 남쪽엔 북한산(삼각산)의 세 봉우리가 뚜렷했다. 오르려는 사람은 다 품어주듯 부드러우면서도 사패산의 산격(山格)은 빼어났다. 북한산국립공원 북쪽 끝자락이지만 품격이 있고, 역사가 있었다. 해발 552m이지만 주변 산을 속속들이 조망할 수 있는 개성이 돋보였다. 올해 산격 있는 산들을 찾아 아직 부족한 인격을 다듬어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은 회원들에게 덤이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가전도우미로 명절증후군 확~

    가전도우미로 명절증후군 확~

    설 명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생업에 종사하느라 그동안 연락도 자주 못했던 가족들과 함께 혈육의 정(情)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주부들은 음식 준비에다 설거지와 청소 등 가사 노동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몸과 마음이 지치게 마련. 남편들 역시 뒤통수로 날아드는 아내의 눈초리와 지친 모습에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다면 이번 설 연휴에는 편리한 가사도우미 가전제품들을 활용하면 어떨까.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제품들도 명절 선물로는 그만이다. 명절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모처럼 만드는 먹을거리. 하지만 어머니의 손맛을 살리면서 많은 음식을 해내기란 만만찮은 일이다. LG전자 광파오븐(MP929NQS)은 오븐과 그릴, 전자레인지 등을 함께 갖춘 ‘한국형 주방가전’이다. 도라지와 고사리 등 나물 무침은 3분, 동태전과 표고버섯전 등 각종 부침개도 15분 정도면 뒤집지 않아도 고유의 풍미를 살려 요리해준다. 자동메뉴 기능을 이용하면 조기구이와 생선조림, 갈비찜 등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 지펠 스마트 오븐은 최대 160가지의 특화된 요리 코스를 자랑한다. 재료만 넣고 버튼만 조작하면 전문가의 음식 맛을 그대로 살려준다. 궁중음식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호박영양밥, 맥적 등 20여종의 궁중 요리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클라세 ‘말하는 오븐(KC-S340PX)’은 음성안내 기능을 채택한 점이 매력 포인트. 모든 메뉴와 단계별 설명을 음성으로 제공, 기기 조작이 미숙한 노령층이나 청소년들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조리 중 오븐 내부가 일시적으로 밝아져 조리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제3의 냉장고’로 인기를 얻고 있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냉동고는 280ℓ 대용량으로 성에가 끼지 않는 간접 냉각방식과 전체 온도를 빠르게 낮춰 주는 급속냉동 기능을 채택, 식품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해준다. 수납 공간의 조정도 가능해 굴비와 갈비, 육류, 해산물 등 값비싼 식재료들을 한꺼번에 저장할 수 있다. 설날 음식만큼 설거지거리도 많다. LG전자 디오스 식기세척기(D0602DF)는 오목한 우리나라 식기에 적합한 2개의 ‘태극 세척날개’가 구석구석 눌어 붙은 밥풀까지 말끔히 제거한다. ‘3단 순환 세척 시스템’과 우수한 모터 성능으로 강력한 세척력을 자랑하고 세척과 살균 기능도 통합됐다. 로봇청소기를 활용하면 가족들과 윷놀이 등을 즐기고 있는 순간에도 청소를 할 수 있다.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탱고’는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로봇청소기에 장착된 카메라가 집안 내부의 영상을 초당 30회 간격으로 촬영, 스스로 청소 영역을 인지해 구석까지 꼼꼼히 청소한다. 또 충돌과 추락, 들림방지 센서 등이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2㎝ 높이의 문턱도 스스로 넘는다. ‘i-지킴이’ 기능을 활용하면 청소 경로를 임의대로 조정 가능하다. LG전자 로보킹 듀얼아이(VR5901KL)는 카메라 2개를 장착, 집안 공간을 정밀 지도로 분석한 뒤 최적의 청소 경로를 구성해 더욱 빠르고 꼼꼼하게 청소한다. 어두운 곳에서도 하부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원활히 작동한다. 가족들과의 즐거운 한때를 담기 위한 영상 가전으로는 소니 사이버샷 ‘DSC- WX1/TX1’과 ‘파티샷’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카메라가 스스로 본체를 움직여 프레임 안에 들어온 사람의 웃음 짓는 모습과 포즈를 인식, 사진을 자동으로 찍어준다. 초당 10장의 기계식 고속 연사촬영 기능과 가로·세로로 길게 촬영할 수 있는 스위프 파노라마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소니 미니캠코더 ‘블로기’는 270도 회전 렌즈와 360도 어안렌즈(붕어렌즈)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각도로 촬영할 수 있다. 명절에는 좁은 공간에 많은 가족이 모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공기제균기 ‘바이러스닥터’를 활용하면 유용하다. 바이러스닥터는 공기 중의 수분을 분해, 활성수소와 산소이온을 대량으로 발생시켜 유해물질은 제거하는 대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기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설 선물특집]국순당

    [설 선물특집]국순당

    국순당은 막걸리 열풍에 힘입은 최고급 막걸리 세트와 설 음식에 잘 어울리는 전통주 세트를 명절 선물로 권한다. 배꽃이 필 무렵부터 담근다는 데서 이름이 붙은 ‘이화주(梨花酒)’는 신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지는 깊고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이화주 선물세트는 700㎖ 이화주 1병과 고급 백자로 만든 전용 막걸리 주전자, 술잔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8만원. 온고지신 세트는 선조의 술 빚는 법을 ‘백세주’에 접목해 새롭게 빚어낸 고급 전통주 3종을 모았다. ‘온고지신 백세특선 선물세트’(8만원)는 백세과하주, 백세춘, 강장백세주 등 3병과 고급 백자로 만든 전용 술잔으로 구성됐으며, ‘백세특선 온고지신3호’(5만 5000원)는 강장백세주, 백세과하주, 백자 술잔으로 꾸려졌다. ‘자양백세주 선물세트’는 자양백세주 2병과 백자 술잔이 담겼으며 가격은 3만 4000원. ‘예담 차례주’는 100% 순수 발효주로 차례 음식들과 잘 어울린다.소가족용 700㎖(4600원)와 대가족용 1.8ℓ(9600원), 1ℓ(6250원) 등 다양하다.
  • 인현왕후역 박하선 “성숙한 모습 보일터”

    인현왕후역 박하선 “성숙한 모습 보일터”

    배우 박하선이 오는 3월 방영 예정인 MBC 특별기획 사극 ‘동이’에서 인현왕후로 분한다. 박하선은 현재 주인공 동이 역의 한효주, 숙종 역의 지진희, 장희빈 역의 이소연 등과 함께 이병훈 PD의 사극 특별 지도를 받고 있다. 박하선이 연기하는 인현왕후는 조선 19대 숙종의 계비이자 착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캐릭터다. 또 극중 주인공이자 훗날 숙빈 최씨가 되는 동이를 아끼며 첫 궁중 생활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로써 박하선은 지난 2008년 드라마 ‘왕과 나’에서 연산군의 아내 폐비 신씨로 분한 데 이어 ‘동이’에서 두 번째로 조선시대의 왕비 역할을 맡게 됐다. 박하선은 “처음부터 배우는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 ‘동이’에서 ‘왕과 나’ 때보다 더 성숙한 모습과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동이’는 천민 출신에서 조선조 제19대 왕인 숙종의 후궁이자 제21대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로 성장하는 동이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극화한 작품이다. 조선 왕실의 음악과 무용을 담당한 장악원을 무대로 하는 이번 작품은 드라마 ‘대장금’, ‘이산’의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았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 사진설명 = (왼쪽부터) 박하선, 한효주, 지진희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도시와 산] (42) 충남 예산 덕숭산

    [도시와 산] (42) 충남 예산 덕숭산

    “조계종 본사 25개 가운데 절 앞이 탁 트인 곳은 여기밖에 없습니다. 삼현칠성(3명의 큰스님과 7명의 성인)이 나올 산이라고 스님들 사이에 말이 무성합니다.” 충남 예산 수덕사 정암 총무국장은 “오늘날 한국 불교의 선(禪)을 있게 한 게 수덕사다. 절이 있는 덕숭산이 조그마하고 밋밋하지만 예사롭지 않다. 오래 살아 보니 산이 참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나라 시인 유우석은 ‘산이 높다고 다가 아니요, 선풍(仙風)이 있어야 명산’이라고 했던가.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 덕숭산(해발 495m)은 이 말에 딱 들어맞는 산이다. 이웃 가야산보다 낮은데도 수덕사가 자리잡은 것만 봐도 그렇다. 여기에 부처 전설까지 내려오는 것을 보면 명산임이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 불교 선의 종가인 수덕사… 다비사찰로도 유명 옛날 이곳 마을에 수덕이란 도령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사냥을 갔다 덕숭이란 낭자를 보고 반해 청혼했지만 여러 번 거절당한다. 덕숭은 자기 집 근처에 절을 지어달라는 조건으로 청혼을 승낙한다. 수덕은 절을 지었으나 낭자에 대한 연모 때문에 완성하는 순간 불이 나 전소됐다. 목욕재계하고 다시 절을 지었지만 역시 불에 탔다. 세 번째는 부처만 생각하고 절을 지어 결혼에 성공했다. 하지만 끌어안는 순간 덕숭은 사라졌고, 그의 버선만 손에 들려 있었다. 그 자리는 바위로 변했다. 덕숭은 관음보살의 화신이었다. 절은 수덕의 이름을 따 수덕사가 됐고, 산은 덕숭의 이름을 따 덕숭산이 됐다고 한다. 수덕사는 덕숭산의 꽃이다. 덕숭산은 몰라도 수덕사는 대다수가 안다. 덕숭산이 ‘수덕산’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일 터. 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는 한국 불교 5대 총림의 하나인 덕숭총림이다. 정암 스님은 “수덕사는 다비(茶毘) 사찰로 유명하다. 스님들이 모두 수덕사에서 다비를 하고 싶어 한다.”면서 “다른 곳은 다비가 1~2일 걸리는데 여기는 3~4시간이면 끝난다. 소나무와 절 기운이 합쳐져서 그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사람 몸에서 나온 것인데 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다비식 후 사리를 수습하지 않는 점도 특이하다. 불교계에서는 금강산에서 출가하고, 묘향산에서 깨달음을 얻고, 지리산에서 깨달음을 전하고, 덕숭산에서 열반하는 게 행복으로 통한다. ●경허·나혜석 등 고승과 앞선 예술가 흔적 곳곳에 수덕사에는 큰 스님과 여러 유명 예술가의 흔적도 많이 있다. 경허 스님과 그의 제자 만공 스님이 유명하다. 두 스님은 조선 말기부터 구한말 불교가 세속화하는 것을 막고 참선을 일궈냈다. 경허는 인근 서산 부석사 등 사찰을 거쳐 해인사로 갔지만 만공은 수덕사에서 입적했다. 숭산·원담·법장·수경 스님도 이곳 출신이다. 정암 스님은 “수덕사는 한국 선의 종가”라고 자랑한다. 그는 “만공 스님이 최초의 비구니 암자인 견성암을 지었지만 수덕사가 비구니 절은 아니다.”면서 “대중가요 ‘수덕사의 여승’은 잘못된 노래다. 비구니들이 ‘퇴폐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려 이 노래를 부른 송춘희가 한동안 수덕사를 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수덕사에는 또 한국을 대표하는 신여성 일엽 스님과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 나혜석도 머물렀다. 환희대, 선수암 등에는 이들의 흔적이 배어 있다. 수덕사 주변에는 정혜사, 소림초당 등 많은 암자가 있다. 둘은 수덕사로 가다 보면 왼쪽에 있는 수덕여관에 머물기도 했다. 수덕여관은 조선조부터 구한말까지 손님이 거처하던 곳. 둘 모두 기구한 삶을 살다가 마감했다. 나혜석은 만공 스님으로부터 “너는 스님이 될 재목이 아니다.”라고 거부당하자 수덕여관에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 이 여관은 나혜석의 영향을 받은 고암 이응노 화백이 1944년 매입,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가기 전까지 살았다. 고암은 1967년 동백림간첩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이곳에 잠시 묵기도 한다. 여관에 그가 바위에 새긴 암각화와 현판도 있다. 당초 땅 주인인 수덕사는 2005년 말 고암의 큰조카로부터 여관을 매입,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덕사~정혜사 1080개 계단 놓여… 기암괴석도 많아 덕숭산은 아름다운 계곡과 기암괴석이 많아 ‘호서(湖西)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정암 스님은 “30년 전만 해도 기암괴석이 보였는데 요즘은 육송이 커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높지가 않아 옛날에는 바닷가와 내포(가야산 주변 지역)를 오가는 통로로도 쓰였다. 수덕사 대웅전에서 정혜사까지 1080개 계단이 놓여 있다. 오르면서 열번은 ‘백팔번뇌’를 하는 셈이다. 2대 방장인 벽초 스님이 놓았다. 정상에 오르면 가야산과 예당평야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안면도와 천수만도 보인다. 덕숭산은 주변에 육산들을 거느려 마치 꽃잎으로 둘러싸인 꽃술처럼 보인다. 바위산이 오롯이 솟아 있는 형상이다. 작아도 다부져 보이는 금북정맥의 등줄기다. 1970년대 예산중학교에서 ‘심은경’이란 한국 이름으로 영어를 가르쳤던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가 취임 직후인 2008년 10월 예산중을 찾은 뒤 덕숭산에 오르기도 했다. 문화해설사 강희진(53)씨는 “덕숭산은 차분한 느낌이 나고 많은 생각을 낳게 한다.”고 말했다. 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연간 460만명이 찾는 ‘덕산온천’ 날개다친 학 치료해준 약수… 주말 차량주차 전쟁터 방불 충남 예산 덕숭산은 ‘3덕(德)’이 모인 곳이다. 덕숭(德崇), 수덕(修德)과 함께 ‘덕산(德山)’이 그것이다. 모두 ‘덕을 숭상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덕숭산과 수덕사가 모두 덕산면에 있으니 덕산이 모두를 품은 셈이다. 덕산의 대명사는 덕산온천이다. 율곡 이이는 문집 ‘충보’에서 “날개와 다리를 다친 학이 날아와 상처에 온천물을 발라 치료하고 날아갔다.”고 서술하고 있다. 덕산온천의 역사가 여간 깊지 않음을 보여준다. 덕산온천은 1917년 처음으로 탕을 이용한 온천으로 개장했다. 지하 300m 깊이에서 43∼52도의 약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수가 나온다. 예산군은 72만 2700㎡를 덕산온천지구로 지정, 개발하고 있다. 지구에는 숙박시설 8동, 상가 7동, 놀이시설 1곳 등을 갖추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덕산스파캐슬은 콘도와 대형 온천탕은 물론 물놀이시설인 워터파크까지 갖춰 인기를 끈다. 등산 후 온천욕이 제격이어서 덕숭산 등산객 등이 많이 찾는다. 김진영 예산군 관광사업계장은 “주말이면 주차할 곳이 없다. 전쟁터 같다.”면서 “연간 700만명가량이 예산군을 찾는데 이중 3분의2가 덕산온천을 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안고속도로에 이어 지난해 5월 대전~당진고속도로가 개통돼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관광객을 30%나 늘렸다고 김 계장은 덧붙였다. 예산군은 오는 3월부터 추사고택~예당저수지~수덕사~덕산온천을 잇는 관광 버스투어를 실시한다. 김 계장은 “수도권 전철을 타고 아산 신창역까지 온 뒤 들르는 서울 사람들도 있다.”면서 “민자를 유치, 온천지구에 콘도를 더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안동 겨울 축제 오세요”

    “‘안동 겨울 축제’로 오셔서 특별함을 즐겨 보세요.” 안동겨울페스티벌 추진위원회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남후면 광음리 미천과 암산유원지 일대에서 ‘2010 안동 겨울 페스티벌’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17일 오후 1시 마술과 대북·록 공연 등으로 개막하는 이번 축제는 다양한 ‘얼음 체험’과 ‘빙어 체험’, 여름 별미인 은어를 보관하기 위해 석빙고에 얼음을 채우는 장빙제(藏氷祭), 각종 민속놀이 등을 마련한다. 또 행사장 인근에는 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얼음의 숲’과 ‘얼음 공원’이 조성돼 아이들을 환상의 동화 속으로 데려간다. ‘얼음 체험장’에선 얼음을 녹여 얼음속 보물을 찾아내는 이벤트가 열리고 얼음 조각가와 함께하는 얼음 조각체험 행사도 갖는다. 썰매를 만들어 보고 썰매와 스케이트가 앞으로 나가는 원리를 알아볼 수 있다. 또 썰매 체험, 팽이를 만들어 직접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도전! 세계 최고 팽이 돌리기’, 가족이 함께하는 인간 컬링대회, 얼음판 위에서 참가자들이 동서로 나뉘어 벌이는 ‘얼음판 줄다리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빙어 체험장’에서는 물 속에 풀어 놓은 빙어를 낚시해 즉석에서 전통 방식대로 구워 먹을 수 있다. 또 얼음 속에 얼음낚시 도구를 전시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낚시 도구를 이용한 얼음낚시 체험이 가능하다. 특히 16일에는 선조들이 여름철에 사용하기 위해 얼음을 떠 석빙고(石氷庫)에 보관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 주는 ‘장빙제’ 행사가 겨울 축제장과 안동 석빙고에서 재현된다. 안동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이 2002년부터 열고 있는 장빙제는 ▲안동 남후면 암산리 미천 강바닥에서의 채빙(採氷) ▲소달구지와 어깨 목도를 이용한 운빙(運氷) ▲안동댐 인근 석빙고(보물 305호)에 채워 넣는 장빙(藏氷) 순으로 진행된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가양동 양천향교역 일대

    [서울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가양동 양천향교역 일대

    서울 지역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잘 살펴보면 가족과 함께 재미있게 나들이할 곳이 많습니다. 역사와 문화의 향기도 접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말입니다. 신년기획으로 매주 금요일자에 ‘만원의 행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숨어 있는 명소와 알뜰하게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볼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100년 만의 폭설과 한파로 주말에 ‘방콕’하고 있는 가장(家長)에게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역사나들이를 제안한다. 따뜻하고 유익하며 단돈 만원에 즐길 수 있는 강서구의 역사기행이 지금 제격이다. 지난해 7월 개통한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서울 유일의 ‘향교’, 명의 허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허준박물관’, 우리나라 대표적화가인 겸재정선의 자취가 녹아 있는 ‘겸재정선 기념관’ 등을 돌아보자.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 내리면 이들 역사유적이 주변에 있어 편리하다. 먼저 향교에 들러보자. 물론 입장료는 무료. 1990년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 서울 유일의 양천향교는 조선시대 지금의 초·중학교와 비슷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홍살문과 외삼문을 지나면 양쪽에 집이 두 채가 나온다. 왼쪽이 서재, 오른쪽이 동재다. 동재는 양반가 자제들의 숙소, 서재는 평민 자제들의 숙소로 썼던 곳이다. 여기를 지나면 교실로 사용했던 명륜당이 나온다. 아직도 관직에 나가기 위해 글공부에 전념했던 우리 선조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이렇게 눈 쌓인 양천향교를 빠져 나와 왼쪽 오솔길로 들어서면 궁산으로 오르는 길, 한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소악루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겸재정선이 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화폭에 옮기며 진경산수 기법을 완성했다. 날씨가 제법 춥다. 궁산 밑에 자리하고 있는 겸재정선 기념관으로 가 보자. 입장료는 어른 1000원, 학생 500원이다. 양천현령을 지냈던 겸재정선을 위한 기념관으로 1층에 옛 양천현아의 모습을 모형으로 복원한 양천현아실, 각종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획전시실이 있다. 2층에는 진경산수화풍의 발생과 변천사를 알아보고 겸재의 원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겸재기념실, 어린이들이 진경산수화와 쉽게 친숙해 질 수 있도록 디지털 기법을 활용한 체험학습실이 있다. 3층에는 관람객이 음료와 마곡지구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뮤지엄숍 등을 갖추고 있다. 다음 코스는 드라마로 인기를 얻었던 조선시대 명의 ‘허준’을 기리는 박물관이다. 걸어서 15분. 걷기에 부담이 된다면 지하철 9호선을 타도 된다. 한 정거장이다. 허준박물관은 약초뿐 아니라 한의학에 관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는 어른 800원, 학생 500원이다. 각종 약초향기 가득한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할 것이 체질 알아보기. 간단한 실험을 통해 자신이 어떤 체질인지 가르쳐준다. 또 옛날처럼 약초를 종이에 담아 보는 ‘약첩쌓기’, 약연으로 약초를 갈아 보는 ‘약초갈기’ 등을 할 수 있고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무료 영화상영도 한다. 근처 맛집으로는 ‘돈가스 참 잘하는집(2668-0027·양천향교역주변·1인분 5900원)’과 얼큰한 칼국수와 볶음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등촌샤브칼국수(2659-9318·발산역주변·1인분 5500원)’를 추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지내 온 자매는 며칠 전, 난치병 루푸스를 십년간 앓아 온 엄마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떠나는 엄마가 맏딸 현이에게 남긴 것은 갚아야 할 병원비와 철부지 동생 슬기. 엄마를 잃은 슬픔을 채 실감하기도 전, 열아홉 현이는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다. ●공부의 신(KBS2 오후 9시55분) 특별반 첫 시간. 강석호는 학생들에게 기초학력 테스트를 실시하지만, 결과는 엉망이다. 특단의 조치를 위해 수학계의 거물 강사 차기봉을 초빙해 열흘간의 합숙 교육에 돌입한다. 학생들이 차츰 수학에 흥미를 보일 즈음, 학교에 강석호의 사기혐의를 고발하는 고소장을 들고 찬두 아버지와 형사가 들이닥친다. ●희망특강 파랑새(MBC 오후 5시35분) 40여년을 오직 돌 문화재와 함께해 온 석수. 문화재 보수 복원의 산증인, 석공예 명장 임동조의 희망 메시지를 들어 본다. 선조 장인들의 숨결을 복원하는 최고의 직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수백 년 전 석공의 방식으로 망치와 정을 두드리는 명장의 초심으로 소중한 문화재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후손에게 전한다. ●백세건강 스페셜(SBS 낮 12시30분) 2010년 새해 지구촌 곳곳의 장수촌을 찾아 100세 장수의 비밀을 추적해 온 세계적인 장수 연구학자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가 전하는 장수이야기 제2부 ‘한국에도 장수음식이 있는가?’. 과연, 한국의 전통밥상에는 어떤 장수음식이 있을까. 한국의 장수인들의 밥상에서 찾은 놀라운 한국전통음식 이야기를 들어 본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필리핀 제도 남쪽에 위치한 섬, 민다나오.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지만 의외로 여행자의 발길은 거의 닿지 않는 그 섬은 여행지로서의 숨은 매력이 가득한 곳이다. ‘아버지와 바다’의 작가 김연용과 함께 관광지의 화려함 대신 꾸밈없는 삶의 모습들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따뜻한 섬, 민다나오로 떠나본다. ●경찰 25시(OBS 오후 11시) 충북 흥덕과 충남 천안의 한 편의점에서 발생한 강도사건의 내막이 드러난다. 지난 4일 4인조 강도는 2시간 간격으로 흥덕과 천안에서 강도사건을 벌였다. 경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간 차량 30여대를 수색. 그중 천안에서 출발한 차량인 단 한대를 추적해 결국 찜질방에서 범인들을 검거하는데….
  • [고전 톡톡 다시 읽기](1)홍명희作 ‘임꺽정’

    [고전 톡톡 다시 읽기](1)홍명희作 ‘임꺽정’

    “너 어디 사느냐?” “양주 읍내 삽니다.” “나이 몇 살이냐?” “서른다섯살입니다.” “부모와 처자가 있느냐?” “아버지가 있고 처자도 있습니다.” “네 집에서는 농사하느냐?” “아닙니다. 아무 것도 안하고 놉니다.” “아무 것도 아니하고 놀아? 네 아비는 무엇하는 사람이냐?” “소 백정입니다.” (강조 필자, 3권 381쪽) 꺽정이는 직업이 없다. 아비가 백정이라 아주 가끔 백정일을 거들기는 하지만 그걸 ‘업’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다. 한마디로 ‘노는 남자’다. 비단 꺽정이만 그런 것도 아니다. 칠두령은 물론이려니와,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노는’ 남자들 혹은 ‘배우는’ 남자들 그럼 뭘 하고 노는가? 배우면서 논다. 꺽정이는 봉학이, 유복이와 더불어 서울 갖바치의 집에서 청년기를 보낸다. 갖바치는 당대 최고의 사상가이지만, 꺽정이에게는 집안 어른이자 스승이다. 꺽정이와 그의 친구들은 갖바치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면서 많은 걸 배운다. 물론 문자를 워낙 싫어하다 보니 배우는 게 주로 병법, 기예 같은 것들이다. 그럼, 배워서 뭐하지? 아무 이유 없다! -“대체 검술을 배워 무엇하니?”라고 묻자, 꺽정이의 대답. “그저 배워두었으면 좋으려니 생각할 뿐이지. 무엇하려는 작정은 없소.” 그냥 배운다. 놀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논다. 그리고 그게 일상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들은 소위 백수다. 그런데 자괴감에 찌들기는커녕 정규직들은 상상할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한다. 비정규직 800만,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에 대하소설 ‘임꺽정’에 필이 꽂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 위의 향연-배우고 사랑하고 싸운다 저자는 벽초 홍명희(1888~1968). 구한말 명망 높은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이광수, 최남선 등과 더불어 조선의 ‘3대 천재’로 꼽혔다. 1920년대 민족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통일전선’ 신간회를 이끈 지도자이기도 하다. ‘임꺽정’은 그의 유일한 작품이자, 20세기가 낳은 걸작이다. 남북한이 함께 자랑해마지 않는, 아주 드문 고전이기도 하다. 시대 배경은 명종 때. 당대를 주름잡던 화적패 ‘청석골 칠두령’을 밑그림으로 조선시대의 사화와 정쟁, 풍속과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작가의 야심 찬 선언대로 ‘순(純) 조선적’ 정조(情調)를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하여, 서구적 의미의 소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그만큼 구술문화의 입담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위에서 보다시피 꺽정이와 그의 친구들은 정착민이 아니다. 농사를 짓자니 땅이 없고, 장사를 하자니 밑천이 없다. 출신성분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유복이는 이름대로 유복자고, 봉학이는 기묘사화때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바람에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곽오주는 ‘임노동자’, 길막봉이는 소금장수고, 배돌석이는 떠돌이 룸펜이다. 천왕동이는 백두산에서 살다 제 누이가 꺽정이랑 혼인을 하는 바람에 꺽정이네 집에 와서 더부살이를 한다. 한마디로 결손가족에, 집에서 내놓은 자식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하나의 집단, 하나의 계급으로 묶기란 참, 곤란하다. 말하자면, 특정 범주로 포섭하기 어려운, 체제의 변경을 떠도는 ‘마이너’들인 셈. 그러니 이들의 인생역정은 대부분 길 위에서 이루어진다. 예컨대, 유복이는 청년기를 앉은뱅이 신세로 지내는데, 하도 할 일이 없어 혼자 표창 연습을 하다 댓가지창의 명인이 된다.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냐 하면, 누워서 던져도 파리를 맞힐 수 있는 수준이다.(와우~) 그 인연으로 지나가는 이인을 만나 병을 고치고 차력사로 거듭난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다음, 관가의 추격을 피해 도주하다 얼떨결에 최영장군 사당에서 각시를 얻는다.(이게 웬 떡!) 마을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벌역 따위엔 아랑곳없이 각시를 데리고 튄다. 이렇듯 이들은 모두 천민이자 도망자들이지만 사랑과 성을 박탈당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화끈하게 누린다. 장군귀신의 마누라를 달고 튄 유복이의 사랑도 ‘대박’이지만, 백두산에서 꽃핀 꺽정이와 운총이의 ‘풋사랑’이나 귀신도 녹여버린 봉학이와 계월향이의 열애 등도 하나같이 다 ‘블록버스터’다. 이 사랑의 서사 속에 조선조 민중의 ‘인정물태’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녹아있다. ●청석골-움직이는 요새 이 작품이 리얼리즘이나 민중성, 계급성 등으로 포획되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청석골 칠두령’을 움직이는 건 도탄에 빠진 민을 구하겠다든가 혹은 썩어빠진 정치를 갈아엎겠다든가 하는 식의 명분이나 이념 따위가 아니다. 굳이 말한다면, 어떤 권위에도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자존심’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이들의 자존심은 ‘원초적 야생성’과 ‘치기어린 객기’ 사이에서 동요한다. 하여, 때론 눈부시고, 때론 위태롭다. 이 작품이 신비로운 영웅담이 아니라, 희비극을 오가는 ‘인생극장’처럼 느껴지는 건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므로 그들의 본거지인 청석골은 산중 깊숙한 곳에 있지만 결코 닫혀 있지 않다. 인근마을은 물론 서울 한복판까지 ‘한통속’으로 엮여 있다. 게다가 여차하면 요새를 버리고 튄다. 작품의 대미가 청석골을 버리고 자모산성으로 들어가는 장면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요컨대, 청석골은 길 위의 인생들에게 있어선 ‘움직이는 요새’이자 ‘자유의 새로운 시공간’이었던 것. 바야흐로 ‘집의 시대’가 지나가고 ‘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집으로 귀환했던 모든 의미들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길 위에서 어떻게 ‘공부와 밥과 우정’의 향연을 펼칠 것인가. 이 시대의 청년들에겐 그야말로 절실한 화두다. 이 화두와 정면으로 맞짱을 뜰 용기만 있다면, ‘임꺽정’은 그에 대한 아주 멋진 응답이 될 수 있으리라. 글 고미숙 ■ 고미숙은… 1960년 강원도 정선 출생. 고전평론가. 고려대학교에서 고전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그린비 펴냄),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그린비),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사계절) 등이 있다.
  • [2010 연예계초점 ②영화] ‘아바타’·‘전우치’ 흥행 계승자는?

    [2010 연예계초점 ②영화] ‘아바타’·‘전우치’ 흥행 계승자는?

    새해에도 스크린 흥행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와 강동원 주연의 ‘전우치’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주 차이로 나란히 개봉한 두 영화는 연말부터 국내 박스오피스 1위와 2위로 흥행몰이를 함께 주도했다. 이제 관심은 ‘아바타’와 ‘전우치’의 뒤를 이어 새롭게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포스트 ‘대작’들에 쏠리고 있다.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리라 예상되는 작품들로 국내의 경우 천만 관객 달성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강우석·이준익 감독의 영화가 꼽힌다. 여기에 할리우드에서는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등 대작 블록버스터의 속편들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전쟁·스릴러로 돌아온 ‘1000만’ 감독들 우선 2월에는 송강호와 강동원이 호흡을 맞춘 ‘의형제’가 개봉한다. ‘의형제’는 서울에서 벌어진 의문의 총격 사건 후 국정원에서 쫓겨난 한규(송강호 분)와 북에서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 지원(강동원 분)의 의심과 우정을 다룬 영화. ‘전우치’로 먼저 흥행몰이를 시작한 강동원이 다시 출연하는 만큼 ‘의형제’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추격자’의 배우 김윤석과 하정우, 그리고 나홍진 감독이 다시 뭉친 스릴러영화 ‘황해’도 올 여름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중이다. ‘황해’는 빚 때문에 살인 의뢰를 받고 중국 옌볜에서 국내로 잠입하는 구남(하정우 분)과 또 다른 살인 청부업자 면가(김윤석 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다. ‘왕의 남자’로 천만관객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준익 감독은 올 상반기 사극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으로 관객을 찾는다. 박흥용 화백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 한 이 영화는 선조 29년 이몽학의 난을 모티브로 한 액션 활극으로, 차승원·황정민·한지혜 등이 열연을 펼친다.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도 2년만의 연출작 ‘이끼’의 막바지 촬영에 한창이다. 인기 동명 인터넷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릴러영화 ‘이끼’는 무주의 6만여㎡(2만평) 부지에 마을 하나를 통째로 짓는 대규모 오픈 세트 촬영과 박해일·정재영·유준상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의 만남으로 기대가 높은 ‘디데이’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어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전쟁영화다. 강제규 감독이 할리우드 진출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이 작품은 오는 5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국내를 비롯, 중국·러시아·프랑스 등의 해외 각국에서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할리우드, 대작 속편·3D로 국내 공략 국내 기대작 못지않게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습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6년 ‘디파티드’로 호흡을 맞췄던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다시 만난 ‘셔터 아일랜드’가 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중범죄자만 수용하는 보스턴 셔터 아일랜드의 한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탈옥사건과 이를 수사하는 연방 보안관(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3월 개봉 예정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할리우드 판타지영화의 명콤비 팀 버튼과 조니 뎁이 또 다시 만난다. ‘아바타’에 이어 또다시 3D 영화로 제작되는 점도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목. 조니 뎁 외에도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등이 함께 등장한다. 지난 2008년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았던 ‘아이언맨’ 역시 올 상반기에 다시 돌아온다. 한층 강력해진 ‘아이언맨2’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비롯, 스칼렛 요한슨·에드워드 노튼·미키 루크 등의 화려한 캐스팅이 자랑거리다. 올 여름에는 매혹적인 뱀파이어들이 전 세계를 다시 사로잡을 예정이다. ‘트와일라잇’과 ‘뉴문’에 이어 3편에 속하는 ‘이클립스’가 팬들을 찾는다. 인간 소녀와 꽃미남 뱀파이어 커플로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은 물론, 다코타 패닝도 2편에 이어 등장한다. 하반기로 가면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의 1부가 개봉된다. 해리포터와 단짝 친구들인 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루퍼트 그린트 등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종판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의 2부는 2011년에 개봉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각 영화 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에너지효율 높이기’ 호화청사는 보수중

    ‘에너지효율 높이기’ 호화청사는 보수중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지자체의 호화청사 신축을 거론하며 관공서의 에너지 효율을 강조하자 담당 중앙부처는 물론 관련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행정안전부가 6일 보완대책을 제시한 가운데 신청사에 입주한 지자체들은 “억울하다.”면서도 추가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좌불안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 “호화청사는 뜯어고쳐서라도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며 공공기관의 에너지 절약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호화청사 신축으로 한동안 여론의 질타를 받은 성남시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설계방식을 채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면서도 “새청사의 경우 남쪽 벽면이 모두 유리로 돼 겨울철의 경우 태양복사열로 실내온도가 30도까지 올라가 북쪽 사무실 공기와 섞어 오히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시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용인시청은 본청에 문화예술원·청소년 수련관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시설물이 포함돼 있어 다른 시청 건물과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는 건 불합리하다.”면서 “하지만 에너지 효율화 취지에 공감하며 유리창에 필름을 부착해 열효율을 높이고, 조명시설을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3월 중순 신청사 입주를 앞둔 서울 용산구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용산구는 이태원동 34의87 일대 부지면적 1만 3497㎡에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5만 9177㎡)의 신청사를 개관한다. 1522억원이 소요됐다. 용산구는 현 청사가 1978년 건립돼 낡은 데다 본관 등 8개 동으로 분산돼 행정 효율성이 떨어져 2007년 시작된 신청사 건립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곳에는 구청사뿐 아니라 구의회, 보건소, 문화예술회관 등이 모두 들어서게 돼 호화청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구 관계자는 “신청사 건립단가가 3.3㎡당 634만원 정도로 다른 자치구들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라면서 “책상과 의자 등은 기존에 쓰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예산 절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청사에는 ‘에너지 절약형’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기능성 복층 유리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 난방비 절감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공공기관 청사는 의무적으로 에너지 효율 진단을 받도록 하고, 낭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나면 유리 외벽이나 내부 에스컬레이터 등에 대해 개선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관리공단 등과 공동으로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 전북도청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진단을 벌인 뒤, 에너지 낭비성 구조를 고칠 예정이다. 기존 청사의 경우, 국무총리 지침 등으로 규정된 여름철 냉방기준 온도를 현행 27도에서 28도로 올리고, 겨울철 난방기준 온도는 19도에서 18도로 낮춘다. 이 밖에 전등을 LED로 교체하고 시간 차 점등을 하는 등 에너지 사용량을 지금보다 10% 절감하기로 했다. 청사 신축시에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율을 5%에서 7%로 높여 에너지효율 1등급 취득을 의무화하고, 현재 건립 중인 15개 지자체 건물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 변경을 유도하기로 했다. 윤상돈 류지영 임주형기자 yoonsang@seoul.co.kr
  • 무등산 옛길서 온고지신을 되새기다

    무등산 옛길서 온고지신을 되새기다

    지난해 말 국내 유수의 경제연구소에서 2009년 10대 히트상품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의 옛길로 상징되는 ‘도보체험 관광’이었습니다. 순위로는 8위에 올랐습니다. ‘광풍’이라 할 만큼 인기를 얻었던 막걸리(1위)와 ‘삼촌 부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걸 그룹’(7위) 등 쟁쟁한 ‘히트 상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입니다. 올해도 옛길을 찾는 열기는 쉬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옛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은 데다, 이를 의식한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옛길 트레킹코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중 하나가 ‘빛고을’ 광주의 무등산 옛길입니다. 지난해 5월 1구간, 10월엔 2구간이 각각 개방됐습니다. 오래 전 그 길을 지났던 선인들의 숨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데다, 무등산의 겨울 정취를 만끽하는 재미가 여간 각별하지 않습니다. 특히 2구간의 서석대와 입석대 설경은 놓쳐서는 안될 호남 겨울 풍경의 정수로 꼽히지요. 언제고 눈 오는 날 무등의 속살을 찾아 자분자분 걸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옛길을 걸으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되새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1구간은 산책로, 2구간은 원시림 사위가 눈으로 뒤덮인 산길을 걷는다. 서두를 것도, 급할 것도 없다. 발바닥에 와닿는 느낌 또한 도심 속 포장도로를 디딜 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솜이불 위를 걷는 듯 부드럽고 푹신하다. 어머니 젖가슴처럼 포근한 무등산 옛길을 찾은 탐방객이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산수동에서 원효사에 이르는 7.75㎞ 1구간 7만 5000여명, 원효사에서 서석대까지 4.12㎞ 2구간 3만여명 등 모두 10만 5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구간 탐방객 중 절반가량은 서울 등 외지인들이었다. 무등산 옛길의 총 연장은 11.87㎞. 임희진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장은 “일부러 무등산 높이 1187m와 숫자를 맞췄다.”고 했다. 이 지역을 오가는 노선버스 번호도 1187번으로 정했다니, 광주시민들의 무등산에 대한 애정이 오롯이 전해진다. 1구간은 거리에 견줘 걷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 경사가 완만한 데다 산책로로 여겨질 만큼 평탄한 탓이다. 잰걸음이라면 2시간30분, ‘싸목싸목’(천천히란 뜻의 광주 사투리) 걸어도 3시간 안팎이면 넉넉하게 원효사에 닿는다. 오가며 만나는 무진고성(武珍古城) 잣고개와 ‘연인의 길·약속의 다리’로 불리는 청암교, 방랑시인 ‘김삿갓 시비’ 등은 풍경의 덤이다. 광주시민이거나 작심하고 나선 외지인이 아니라면 왕복 9시간 넘게 걸리는 무등산 옛길 전체를 둘러볼 수는 없을 터.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무등산의 도드라진 겨울 풍경과 만나려면 2구간을 먼저 고려할 것을 권한다. 천연기념물 제465호인 서석대, 입석대 등 주상절리대의 설경과 고드름이 연이어 늘어선 얼음계곡 등은 나라 안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없을 만큼 빼어나기 때문이다. ●수정 병풍, 서석대의 또 다른 이름 새해 벽두부터 쏟아진 눈폭탄으로 서울 등의 도시 기능이 며칠간 사실상 마비됐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산자락의 설경은 그만큼 깊이를 더해 간다. 해마다 보름 정도만 볼 수 있다던 무등산 설경이지만 올겨울 유난히 잦은 눈으로 벌써 20일 가까이 장엄한 풍경을 펼쳐 내고 있다. 2구간 출발점은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첫 번째 만나는 길은 ‘무아지경길’이다. 원효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 등에 홀린 채 걸으라는 뜻을 담았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이방인을 반긴다. 이쯤에서 숨을 깊이 들이켜 보시라. 상쾌한 기분에 머리가 절로 맑아진다. 숲은 한동안 이어진다. ‘무등산 옛길은 녹색터널’이라는 말 그대로다. 20분쯤 오르면 제철유적지, 주검동(鑄劍洞)에 닿는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운 김덕령 장군이 무기를 만들었던 곳. 주검동을 지나 나무터널 끝자락에 이르면 갑자기 하늘이 확 트인다. 눈 쌓인 억새가 조금씩 모습을 보이다 군사작전도로에 접하면서는 거대한 군락을 이루며 좌우로 주르륵 펼쳐진다. 여기서 서석대(1100m)까지는 돌계단길. 밭은 숨을 내쉬며 500m쯤 오르니 마침내 서석대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의 산물. 거인이 억센 팔로 쑥 뽑아 올린 듯하다. 눈과 얼음에 쌓인 자태가 ‘수정병풍(水晶屛風)’이란 표현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서석대와 입석대는 얼마 전까지 하루 세 차례만 관람이 허용됐으나 새해 첫날 완전 개방됐다. ●무등산 옛길의 마지막 풍경, 얼음바위 ‘옛 선조들이 올랐던 옛길 정상입니다. 11.87㎞ 전 구간 완주를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이정표를 지나면서 하산길이 시작된다. 20분가량 내려오면 또 다른 주상절리대, 입석대와 만난다. 산자락을 에둘러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리스 신전을 닮았다. 장불재를 지나면서부터는 군사작전도로를 따라 걷는 편이 좋다. 옛길의 정취는 덜하지만, 무등산이 안배한 마지막 풍경인 얼음바위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산꾼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이 났던 곳으로, 고드름과 빙벽이 장관을 이룬다. 임 소장은 “주상절리대를 따라 흐르던 물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다 높이 3~4m에 이르는 고드름 군락을 만든다.”며 “수량이 풍부할 때는 군락 전체 넓이가 50m에 이를 때도 있다.”고 전했다. 얼음바위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데는 까닭이 있다. 임 소장은 “무등산을 찾는 관광객의 90%가 교통편이 좋은 증심사 코스만 이용했다.”며 “반면 원효사에서 얼음바위 방향으로는 등산로가 없어 빼어난 자연미에도 불구하고 일부 등산객들만 찾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최근 군사작전도로가 옛길에 포함되면서 점차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게 됐다. 광주 도심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얼음바위 아래 전망대에 서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빠름보다는 정취를 좇는 길. 바위와 나무를 돌아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는 길이 그곳에 있었다. 글 사진 광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2)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에서 화순·동광주 방면으로 나와 목포·보성 방면 제2순환도로로 옮겨 탄다. 첫 번째 진출로를 타고 내려와 두암지구·무등산 방면 이정표를 따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1187번 버스가 고속버스터미널과 광주역을 거쳐 원효사까지 간다. 06:20~20:00, 25분 간격. 옛길 1구간 들머리인 산수오거리에서 원효사까지는 20분 남짓 걸린다. →잘 곳:산수5거리에 숙박업소가 많다. 몰디브모텔(223-0058), 리젠시모텔(226-8090)등이 비교적 깨끗하다. →맛집:원효사 입구에 신성산장(265-8778), 산해가든(266-6679) 등 음식점이 몰려 있다. 닭백숙 3만 3000~3만 8000원, 더덕백반 1만원. 산채비빔밥 6000원.
  • [객원칼럼]헤이그의 경찰관/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

    [객원칼럼]헤이그의 경찰관/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

    네덜란드 헤이그 유학시절 있었던 일이다. 숙소 근처에 좋은 공원이 있어 매일 새벽 산책 겸 운동을 하다 알게 된 네덜란드인 한 사람이 일주일가량 보이지 않다가 나타났기에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자기는 경찰관인데, 이웃 아주머니가 아침에 배달되는 신문이 가끔 없어진다는 말을 듣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지켜보느라 아침운동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까닭인즉슨, 개를 데리고 아침운동을 시키던 한 청년이 개의 오물처리를 위해 이따금씩 그 집 신문함에서 신문을 꺼내갔던 것이다. 매일 그런 것도 아니고 별도 휴지를 준비하지 못한 날 가끔씩 신문을 집어가다 보니 일주일 이상 지켜보면서 그 원인을 밝혀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첫째는 이웃 아주머니가 정식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 조사가 이루어진 것이냐는 것이고, 둘째는 도대체 양식 없는 그 청년의 신상에 관한 것이었다. 우선 그 청년이 인도네시아에서 온 같은 동양인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좀 안 좋았고, 첫 번째 물음에 대해 그는 물론 정식신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아침 산책 나오다가 우연히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스스로 며칠 지켜보면서 이를 해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무관 시절의 얘기이지만 공직을 그만둔 오늘까지도 나의 머릿속에 그 경찰관이 깊이 각인되어 있다. 요컨대 스스로 작은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자기 직분을 다한 그의 사명감과 충실함 때문이다.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각자 저마다의 꿈과 소망을 지니고 보다 밝고 건강하고 희망찬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누구나 한결같이 개인과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하는 일과 사업이 잘 되고 번창하며, 사회와 국가가 안정되고 번영되며, 나아가 인류와 국제사회가 평화롭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이 모든 소망과 기원을 이루기 위해 새해 우리 모두가 다지고 실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조선조 대학자 서거정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모든 사물은 각기 직분을 가지고 있다. 소의 직분은 밭과 논을 가는 일이며, 말의 직분은 사람을 태우는 데 있다. 닭의 직분은 새벽에 우는 일이요, 개의 직분은 도둑을 지키는 데 있다. 직분을 지키지 않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 것일 뿐 아니라 화를 자처하는 노릇이 된다.” 그렇다. 한 해의 시작을 맞아 우리가 지니고 추구해야 할 고귀한 가치, 기본적인 정신, 최고의 준행덕목은 우리 각자가 자기 직분을 일탈하지 않고 충실히 하는 일이다. 남편과 아내는 가장과 주부로서, 학생은 학업에, 교수는 학문 연구와 교육에, 군인은 국토방위에, 정치인은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서, 기업인은 생산과 이윤창출에, 공직자는 참다운 공복으로서, 언론인은 정론직필의 사회적 공기로서 저마다의 직분에 충실할 때 우리 사회는 각 분야가 제자리를 찾아 제대로 작동하는 조화로운 순기능 사회가 될 것이다. 논어에 ‘모든 공장들은 작업장에 있으면서 자기의 일을 이루고, 군자는 학문을 통해 도를 구현한다.(百工居肆 君子學 以致其道)’라는 이치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그렇지 못하고 우리 사회가 각자의 직분을 일탈해 곁눈질하고 잿밥에만 관심을 둘 때 왜곡과 갈등, 분열과 부조화가 생겨난다. 교수가 연구와 교육보다 정치에 관심을 두면 폴리페서가 되고, 기업인이 정도경영보다 정치와 유착하면 정경유착이 되고, 언론이 굴절하면 곡언아세(曲言阿世)의 해괴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그 직위에 있지 않으면 그 직무를 논하지 말라(不在其位 不謀其政)’는 공자의 말씀은 직분을 일탈하여 남의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고 오도하지 말라는 깨우침이다. 각자가 자기의 문 앞을 쓸어라. 그러면 거리의 온 구석이 청결해진다. 각자 자기의 직분을 다하라. 그러면 사회는 할 일이, 다툴 일이 없어진다는 괴테의 말은 새해 벽두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참으로 명료하고 소중한 진리다.
  • [이슈 Q&A] 알카에다 배후로 재부상한 예멘

    [이슈 Q&A] 알카에다 배후로 재부상한 예멘

    예멘 알 카에다가 지난 25일 일어난 미 여객기 테러 시도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의 활동은 2000년대 초 예멘 정부와 미국의 합동 소탕 작전으로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예멘이 알 카에다의 주요 거점으로 꼽힐 만큼 각종 테러의 배후에 이 지역 알 카에다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여객기 테러 사건 이후 “극단주의자들의 위협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선언, 미국이 실제로 예멘을 상대로 ‘제2의 아프간전’을 치를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예멘에서 알 카에다가 성장한 배경, 미국의 향후 대응 방향 등을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와 최진태 한국 테러리즘연구소 소장과의 5문 5답으로 풀어본다. Q:알 카에다에 예멘은 어떤 곳인가. A:빈 라덴의 제2근거지 각 지역 알 카에다는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알 카에다와 ‘동일시하는 조직’이다. 엄밀히 말해 특정 지역을 근거지나 거점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 다만 빈 라덴은 고향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선조들의 고향인 예멘을 새로운 근거지로 삼긴 했다. 아프가니스탄보다 예멘이 먼저라는 얘기다. Q:예멘서 테러가 성장하는 배경은. A:빈곤과 중앙정부 통제력 상실 빈 라덴이 근거지로 삼았을 당시 마련해 놓은 시스템들이 살아 있다. 남북 예멘이 통일은 됐지만 민족적 통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앙 정부 통제력이 미약해 치안도 확보되지 않고 있다. 테러는 가난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여러 면에서 예멘은 테러 조직에 좋은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Q:알 카에다 규모는 어느 정도. A:이름 빌리는 단체 많아 파악 불가능 ‘동일시’라는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종교, 민족, 언어, 이념 등 공통 분모를 가진 조직들이 알 카에다의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극단적으로 예멘의 알 카에다도, 알 카에다의 이름만 빌리는 조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Q:미국, 예멘 상대로 전쟁할까. A:현실적으로 어려워. 명분이라는 측면에서 예멘 정부가 정권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때나 미국의 개입이 가능하다. 이 경우도 반미 감정 때문에 쉽지 않다. 여기에 예멘에서 군사활동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다. 아프간 상황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전은 어렵다. 특별 작전 정도는 가능하지만 당장 어떤 액션을 취하기는 어렵다. Q:현 상황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A:한국인 상대 테러 기승 부릴 것 예멘 알 카에다 조직뿐만 아니라 알 카에다와 직간접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국가에서의 한국인 상대 테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중동,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동남아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알 카에다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기 때문에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서운 법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