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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웃찾사 개그맨들 ‘허무개그’/홍지민 문화부 기자

    지난주 소속사 스마일매니아 박승대 대표 밑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던 개그맨들이 있었다.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했고, 강압에 의해 말도 안 되는 이중 계약을 맺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들은 특히 “억울한 상황을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사뭇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주일이 흘렀다. 이들은 적으로 돌렸던 박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동침’을 선언했다. 국민에게 제대로 된 개그를 선보이기 위해 뭉치겠다고 했다. 지켜보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허무 개그하냐?”는 속삭임이 이어졌다. 직전까지 개그 연기자들은 이미 대화를 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고, 단 하루도 함께할 수 없다고 공언했던 터였다. 하지만 사태가 불거진 이후 18일 점심 즈음, 처음으로 만남을 가졌다는 박 대표는 “대화를 하니,10분 만에 오해를 풀고 모든 게 정리됐다.”며 웃었다. 정말 그렇게 간단히 풀릴 문제였는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개그맨 연기자들은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을까.‘밥그릇’ 문제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처음에는 불공정 계약의 약자 입장으로 지지를 받았지만, 그동안 그들의 인기를 담보하고 있는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시청률은 곤두박질쳤다. 또 타 매니지먼트사로의 이적설이 떠돌며 여론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파문에 마침표를 찍고 싶은 SBSi의 압력 또한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윤택 등은 “우리는 자극적인 단어 사용을 삼갔으나, 일부 언론이 노예 계약이라는 선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사태가 과장됐다.”고 파문 확산의 책임을 언론에 떠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했던, 계약금도 없는 15년 기간의 계약과 비인간적인 처우. 노예 계약이란 단어 외에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어쨌든 박 대표와 윤택 등의 화해에 일단 박수는 보내고 싶다. 하나, 앞으로 시청자들이 이들의 개그를 통해 진정한 웃음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실소를 머금게 했던 이번 사태의 잔상을 지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지민 문화부 기자 icarus@seoul.co.kr
  • [기고] 인터넷 포털 뉴스 교육은 왜 없는가?/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전국민 2명 중 1명은 인터넷 사용’.IT강국 대한민국의 성적표는 화려하다못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인터넷은 이미 생활필수품으로 변한 지 오래다. 직장에서의 업무 처리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 상품 유통, 금융 및 민원 업무 등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사건도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뉴스를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제 인터넷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의사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며 여론을 주도하는 등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혹자는 인터넷을 가리켜 제3의 권력이라고까지 치켜세우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지는 인터넷의 세계로 항해하기 위해서는 대개 포털사이트를 거치기 마련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각종 정보나 사이트를 쉽게 찾아주는 포털은 인터넷의 허브라 할 수 있다. 온갖 종류의 물건을 갖추고 있는 백화점에서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하여 통행량이 많은 곳에 미끼 상품을 배치하듯이 포털 또한 네티즌의 눈길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뉴스를 제공한다. 포털의 뉴스는 대개 기존 언론사를 비롯한 뉴스공급원에서 콘텐츠를 제공받아 자체적인 선별과정을 거쳐 서비스한다. 특히 민감한 사회적 이슈와 화제일수록 그 내용을 신속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은 포털 뉴스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포털 간에도 수익 창출을 위한 클릭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흥미 위주로 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순화되지 않은 거친 언어 사용은 물론이고 특히 퇴폐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올리는 사례도 허다하다. 하루 방문객만 수백만명에 가깝다는 한 인터넷 포털 뉴스 코너를 며칠 동안 유심히 살펴보니 거의 매일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가 올라오고 있었다.‘누드시위 소동’,‘섹스심벌의 탐욕’,‘알거지된 포르노 황제’,‘마사지걸 누드 의혹’,‘유부남 교사-여고생 성관계, 사랑 혹은 성폭행?’,‘5천명 가입 부부스와핑 사이트’,‘○○○ 요가 섹시매력?’등 차마 입에 담기에도 거북한 내용이 많았다. 이와 같은 기사가 성인들에게도 대단히 자극적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직 사리판단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정서에 미칠 영향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최근에는 학교 수업과 입시준비의 보완재로 e-러닝이 일반화됨으로써 청소년들의 인터넷 접속이 빈번해지며 포털사이트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포털사이트 뉴스를 자연스럽게 접한 청소년들이 선정적인 기사를 애써 외면할 리 만무하다. 이처럼 연령의 제한없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의 뉴스는 어디까지나 사회적 공공성에 기초한 교육적 가치를 우선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는 청소년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하여 탈선을 일으키거나 범죄로 비화할 개연성이 있어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이제 인터넷 포털을 통하여 제공되는 뉴스는 현대인의 생활 문화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포털 뉴스의 비약적인 발전과 확대된 역할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와 제도적 장치 마련에는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현행 언론관계법에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포털 뉴스에 대한 법적 규제 내용이 애매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제라도 관련 법령의 손질을 통하여 포털 뉴스의 책임과 한계를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인터넷 포털 뉴스도 엄연히 민주사회의 여론을 선도하는 언론의 한 부분이기에, 사회적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건전한 윤리의식의 회복이야말로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적어도 이 땅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으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의 정서를 볼모로 한 저급한 상업주의 행태를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 우리아이 학습만화 어떤 걸 읽힐까

    우리아이 학습만화 어떤 걸 읽힐까

    최근 한자 학습 교재를 중심으로 학습 만화 붐이 일고 있다. 만화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그러나 어른들은 만화의 부정적인 면 때문에 선뜻 권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만화를 통해서 쉽게 책과 친해질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학습 만화만 ‘편식’하면 독서습관을 망칠 수 있다. 좋은 학습 만화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법을 살펴본다. 한자, 그리스·로마 신화 등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쉽게 만화로 풀어낸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학습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은 ‘좋은 책이라도 만화로 읽혀서 될까?’ ‘만화에만 빠지면 어떡하나.’하는 걱정과 의심을 한다. ●책과 친해지기 vs 독서습관 형성 방해 대다수 학부모들은 만화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형식을 빌렸다고 해서 학습 만화도 나쁘게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책을 싫어하거나 읽는 것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책과 친해지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습 만화는 새롭거나 어려운 분야에 아이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한국독서지도연구회 임은정 연구원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자 학습 만화를 보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학습 효과를 높인다.”면서 “이처럼 학습 만화는 만화를 통해 쉽게 어떤 분야에 다가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화가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들은 문자로만 된 딱딱한 책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학습 만화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만화로 된 책만 좋아할 우려가 크다. 자연히 만화가 아닌 일반 책 읽기는 어려워하게 돼 독서 능력을 기르지 못하게 된다. 또 내용이나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라는 형식 자체에만 흥미를 갖는 경우 학습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학작품 단어한정… 어휘력 향상 방해 따라서 학습 만화는 어떻게, 어떤 것을 읽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우선 단편적이고 세세한 지식 암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일 때 학습 만화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역사 만화가 대표적인 예다. 또 저학년에게는 지식이나 원리를 알게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만화도 학습을 위해 활용하면 좋다. 반면 문학 작품을 학습 만화로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도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소설이나 수필 등 문학 작품을 만화로 읽게 되면 줄거리 외에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남원장은 “한정된 단어로만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어휘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뿐만 아니라 내용이 만화로 표현돼 있기 때문에 아이가 글을 보고 상상하는 과정을 방해해 여러가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문학 작품 읽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분야 독서 연계로 효과 두배 역사나 과학 분야의 학습 만화를 읽게 하더라도 거기서 그치지 말고 다른 책읽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삼국시대에 대한 역사 만화를 읽었다면 같은 주제의 일반 도서를 권해주는 것이다. ‘책 읽어 주는 선생님(mymei.pe.kr)’을 운영하고 있는 안산 반월초등학교 강백향 교사는 “이런 방법을 통해 만화라는 ‘형식’이 아닌 ‘주제’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학습 만화에만 빠지지 않고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같은 주제의 학습 만화라고 하더라도 질적인 면에서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믿을 만한 출판사인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집필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내용면에서는 줄거리가 빈약하거나 선정적인지 확인한다. 또 지나치게 전문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책도 학습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아이들이 만화에만 흥미를 갖게 만들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는 것이 낫다. 굳이 내용을 보지 않고 그림만 보더라도 책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모든 장면의 배경이 같거나 인물들의 얼굴이 비슷해 개성이 없다면 십중팔구 무성의하게 기획된 책이다. 또 대사가 감탄사 위주로 돼 있거나 페이지당 장면 수가 적은 것 등 성의 없는 그림도 마찬가지다.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다소 단순하더라도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그림으로 된 것이 좋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性문제의 통계와 오보/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얼마 전 서울주재 외교관, 외국회사원 등과 함께한 한 모임에서 한국인들의 성문란 풍조가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외국인들은 모임에 참여한 한국사람들을 붙들고 영자신문에 난 성풍조에 대한 여론조사 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었다. 보도 내용은 기혼남녀 가운데 약 40%가 배우자 외에 다른 성관계 상대가 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모인 외국인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신문에 났다는 이유로 일단 사실로 치부해 버린 뒤 낄낄대며 즐기는 안주로 삼아 버렸다. 돈 문제와 함께 성과 관련된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거리이기 때문에 그만큼 뉴스가 되기 쉽다. 돈 문제는 사실관계가 틀리면 금전적인 손해로 연결될 수 있지만 성문제는 조금 사실에 어긋난다 해도 바로 경제적 손실이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언론은 그래서 성문제를 다룰 때 조금은 과장해서 흥미롭게 만들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선정적이고 말초적인 내용 때문에 꼼꼼히 사실 관계를 따질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문제의 ‘40% 외도’는 한 성인 인터넷사이트가 설문조사한 결과를 연합뉴스가 보도했고, 이를 영자지 등 일부 신문들이 그대로 받아서 기사화하면서 번져 나갔다. 그러나 이는 성인사이트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었으므로 당연히 그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에 불과한 것이었다. 보도는 설문에 답변한 성인사이트 회원이 대한민국 남녀를 대표하는 것처럼 기사화했기 때문에 명백한 오보이다. 이처럼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문제와 관련해 과장과 왜곡, 선정적인 내용의 검증 없는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달 말 대부분의 언론이 크게 보도한, 부부 스와핑 사건도 경찰이 발표한 스와핑사이트 유료 회원수를 근거로 마치 우리 사회에 변태적인 스와핑이 꽤 만연한 것처럼 묘사됐다. “경찰은 회원들 중 사회지도층과 부유층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서울신문 3월23일자)는 표현은 이런 종류 기사의 어떤 도식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은 사이트의 회원이 실제 스와핑 행위자들인지, 다른 성인 사이트의 회원과는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확인이나 검증 노력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극소수 일탈적 행위자들의 문제를 커다란 사회문제로 둔갑시킨 과장보도의 혐의가 짙다. 이런 보도는 대체로 조금 지나면 잊혀지는 일회성 기사이기 때문에 통계수치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사람도 많지 않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결혼과 이혼에 관한 보도는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부터 바로잡아 가고 있다. 이혼율과 관련한 대표적인 오보는 결혼한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한다는 통계수치다. 지난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47.4%의 이혼율을 제시하는 오보를 냈다. 이 수치는 주로 20∼30대인 그 해 결혼한 쌍들과 2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이혼하는 쌍을 비교하는 식의 엉터리 통계인데, 언론들은 별 생각 없이 그대로 보도해 버렸다. 이 통계대로라면 한국은 이혼 왕국이 된다. 성이나 결혼문제에 관한 보도가 진실한지의 여부는 기사 안에 인권문제가 내재돼 있느냐로 판단해 볼 수 있다. 인간의 권리를 염두에 두는 기자의 의식은 성문제 보도를 선정 왜곡보도의 함정으로부터 구해낸다. 서울신문에서 노인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는 특집 ‘큐! 아름다운 노년’ 가운데 노인의 성문제를 다룬 기사(4월11일자)는 성과 인권을 적절히 연결시킨 좋은 기사이다. 우리는 노인을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그 같은 호칭 자체가 늙었음을 강조함으로써 노인들의 남성성과 여성성이 설자리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기사는 약 60%의 노인들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통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노인들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복원하고 있다. 노인들은 실제 체험하고 있지만 사회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인권의 시각에서 사회문제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 기사이다. 그러나 “62%가 성생활…뜨거운 황혼”이라는 제목은 노인의 성문제를 한순간에 희화적인 얘깃거리 정도로 추락시킨 것은 아닌지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직격토론] 日 “한국 독도지배 강화땐 맞대응”

    [직격토론] 日 “한국 독도지배 강화땐 맞대응”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면서 한·일 양국관계가 유례없는 냉각기를 맞고 있다. 서울신문은 8일 건국대 법대 김창록 교수와 도쿄신문 야마모토 유지(山本勇二) 서울지국장의 대담을 통해 교과서·독도 문제 등 쟁점과 양국간 동반자 관계 재정립을 위한 해법을 찾는 자리를 마련했다. ●야마모토 유지 지국장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다. 양국의 외교로 사태가 현재보다 나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독도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10%도 없고 관심도 없다. 한국이 독도에 대한 지배를 강화한다면 일본도 대응을 할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다케시마에 대한 보도가 없었는데 일본 정부의 대응도 변한 것으로 짐작된다. 교과서의 경우 합격본이 신청본보다 많이 수정됐다. 부드러워졌다. 채택률도 높아질 것이다. ●김창록 교수 독도 문제는 일본 정부가 지나치게 갈등을 키우고 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분명히 한국의 땅이다. 한국민들은 영토 문제만이 아니라 과거사와 직결된 인식을 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계속 도발하면 이 문제가 필요 이상으로 심각해진다. 문제의 본질과 한·일 관계를 고려해 잘 관리해야 한다. 교과서의 경우 역사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계속 검정과 채택률 문제가 불거질 것이다. 일본은 역사문제에 대한 몰이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야마모토 양국 국사교과서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한·일합병에서 광복까지 40년을 60페이지에 걸쳐 다뤘다. 일본은 2∼3페이지밖에 없다. 이같은 정보량 차이가 한·일 양국민의 역사 인식의 차이로 나타난다. ●김창록 양의 문제만이 아니다. 교과서 기술에 깔려 있는 역사 인식이 문제다. ●야마모토 도쿄신문에 한국 초등학교 역사교과서 내용을 소개했다. 일본 신문에서 한국 교과서를 다룬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안용복, 다케시마 편입, 위안부 문제, 안중근·유관순 선생 얘기도 했다. 조선총독부는 기간 시설을 정비하고 개발을 하고 토지 조사도 했지만 한국인은 이 점에 대해서 강하게 부인한다고 기사를 썼다. ●김창록 최근 문제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 사회가 분기점에 와 있고 그 분기점이 무엇을 의미하며 방향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일본 정부의 태도가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다. ●야마모토 4년 전 교과서 파동 때와 비교해보면 과거에는 일본의 많은 교과서가 위안부 표현을 썼지만 현재는 거의 없다.4년 전보다 역사 반성이 명백하게 줄어들고 일본이 아시아 근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이 늘었다.1995년 무라야마 총리는 식민지배와 전쟁에 대해서 사과했다. 고이즈미 정부도 이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20년 동안 일·미동맹, 중국의 강대국화, 북핵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우경화라고 볼 수 있지만 일본 사회가 무라야마 총리 시대와는 달라지고 있다. 무라야마 총리의 담화대로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의미가 없다고 하기도 한다. ●김창록 1995년 무라야마 총리는 식민지배를 사과했고 1998년 한·일 신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도 오부치 총리가 거듭 사과했다. 고이즈미 정권 이후 기본 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야마모토 일본 사회는 1998년 이후에 변화가 있었다. 북한의 움직임이다. 핵문제나 납치문제가 일본의 태도를 변하게 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김창록 북한 관련 문제들이 일본사회에 큰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입장을 바꾸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자위대 파병과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이 변하는 일본 사회를 보여준다. 일본의 정체성 변화가 한국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야마모토 일본 국민이 최근 2∼3년간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 문제이다. 북한이라는 위험한 나라가 있어서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됐다. 대북 압력책과 테러와의 전쟁을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변했다고 본다. ●김창록 대응방식이 중요하다. 납치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실제 갖는 의미보다 너무 크게 과장됐다. 아시아 전체 질서에서 다뤄져야 하는데 너무 선정적으로 접근했다. ●야마모토 일본은 납치문제 때문에 북한을 지지할 수 없다. 일·북 수교를 하자는 여론이 줄어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직접 시작한 외교니까 수교를 위해 노력하지만 외무성은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김창록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지향하는 국가로서 근린국가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북한을 절대악으로 규정하면 어떤 문제도 풀 수 없다. 세계의 지도국이 되겠다고 하기 전에 아시아에서 먼저 비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야마모토 일본 국민들은 일·한 관계에서 일본이 가해자, 한국이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다.1998년 이후 월드컵 등 문화교류가 강화되고 파트너십이 생기면서 일·한 관계는 가해자·피해자가 아니라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북 관계는 납치와 미사일 문제 등을 이유로 일본이 피해자라는 생각이 계속됐다. ●김창록 한국민은 북한 정권을 지지하진 않지만 북한을 형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지메를 당하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 일본은 한국이 같은 자유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편을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역사적 맥락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잘못된 판단이다. ●야마모토 일본의 70대 이상 정치인들은 외교적으로는 사과를 하는 느낌이 있었지만,50∼60대 정치인들은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김창록 한국도 변했다. 김종필로 상징되는 일본통이 물러났다. 그 사람들이 지나치게 일본의 이해관계를 생각하면서 자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1987년 이후 한국은 크게 변했다. 스스로 민주화를 이루어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일본의 정치인들은 과거 문제보다는 현재의 경제력에 걸맞은 군사력을 갖추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은 저자세 외교로부터 대등한 파트너십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1998년 ‘한·일 신파트너십 선언’으로 과거사 문제를 털었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과거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진정한 파트너가 되자고 약속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이런 역사적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야마모토 일본과 한국 정치인의 교류는 활발하지만 불편해 보인다. 역사문제 때문인 것 같다. 일본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의 국회의원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도 일본의 새로운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한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없다. ●김창록 적극적인 상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은 양국 인식차를 해소하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식민지 배상문제를 해결하는 협정이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미봉책으로 덮어오다 보니 지속적으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야마모토 사할린·원폭피해자·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은 1980년대부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응해 왔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아 평화기금 창설에도 간여하지 않았는가. 역사 인식을 정리하자는 데 동의하지만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당시로서는 최선의 외교방법을 제의했는데 한국은 일본의 대응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김창록 원폭 피해자 문제의 일부 해결은 피해자들이 소송을 통해 쟁취한 것이지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일본 정부가 어느 정도 노력을 했지만 피해자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했다. 게다가 고이즈미 정권 들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태도가 매우 부정적으로 변했다. 노무현 정부는 최근 일본이 보여주는 모습은 진정한 반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다. 과거사에 대한 큰 인식차가 문제의 근원이다. ●야마모토 당분간 양국관계의 돌파구는 없다. 고이즈미 총리가 상반기에 한국을 오더라도 불편한 분위기가 될 것이다. 동북아가 계속 대립·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너무 어려운 시대가 왔다. 한편에서는 교류가 계속된다. 일본 관광객의 숫자는 변함없다. 이론 대립과 교류가 동시에 나오는 시대이지만 희망을 찾고 싶다.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창록 낙관적이라고 전망할 수 없다. 갈등의 뿌리가 너무 깊다. 식민지배에 대한 양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한 계속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일본이 역사에 대해 보다 겸허하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 박지윤기자 koohy@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열린 민족주의’를 키우자/염희진 성균관대신문 前 편집장

    지난 16일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과 후쇼사판 역사교과서 왜곡 등 ‘일본발 쓰나미’로 한국은 반일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올해는 한·일수교 40주년, 광복 60주년, 을사조약 체결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갖는 해이다. 따라서 올해 일본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는 앞으로 한·일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 상정 및 통과를 계기로 불거진 한·일간의 영토·역사 분쟁은 ‘한·일 우정의 해’라는 구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일본의 계속된 ‘망언과 도발’, 그리고 한국 정부의 ‘신(新)대일독트린 선포’는 양국의 관계를 타협이 불가능한 극단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현실을 다루는 언론보도는 민족감정과 애국심을 부추기는 행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격분하여 일장기를 태우는 시민들의 사진, 일본을 맹비난하는 선정적인 기사 등 반일을 넘어선 혐일(嫌日) 이미지를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도 또 다른 극단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차근차근 사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같은 ‘감정의 과잉’이 수용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한달 동안 끊임없이 불거진 일본 관련 이슈에 대해 서울신문은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를 냈다.“일본의 식민지배는 축복”이라는 한승조 교수의 기고문 파문에서 촉발된 대학 내 친일 청산 움직임에 대해서도, 친일 청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시각과 조사기간이 짧고 검증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를 함께 보도했다. 또 일본을 대하는 데 있어 절제하되 일관되고 치밀한 대응을 주문하는 칼럼도 돋보였다(3월25일자 ‘대국적·대양적 시각이 필요하다’,3월24일자 ‘대일분노 무엇을 남길 것인가’,3월23일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포커페이스). 하지만 한·일 어업협정 폐기 요구, 마산시의회의 ‘대마도의 날’ 제정, 국회가 쏟아놓는 각종 대일 정책, 정부의 신(新)대일 독트린 등에 대한 ‘다른’ 시각은 부족했다. 극단적 반일 정서와 맹목적 민족주의에 기대어, 이를 자성적으로 바라보는 목소리도 작았다. 한·일 어업협정 폐기 주장의 경우, 협정 폐기가 독도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학계의 비판 역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어업협정 폐기 주장을 비중 있게 다룬 반면(3월19일자 ‘중간수역 독소조항…한·일어협 갱신해야’),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정치권의 이슈로 단순하게 보도했다. 거시적 관점을 가지고 일본을 바라보는 기획이 부족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때그때 터져 나오는 사안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닌 과거, 현재, 미래의 한·일관계에 대한 방향타를 설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이 없었다. 냄비근성으로 인해 또다시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가 국민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언론은 긴 호흡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서울신문이 후원한 한·일 수교 40주년 세미나 관련 기획(2월19,21일자)은 더욱 돋보인다. 두 회에 걸쳐 보도된 이 기획은 민족에 함몰돼 ‘일본은 무조건 악, 한국은 선’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비판했다. 일본은 동북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나갈 협력자라는 점에서 일본에 대한 객관적이고 ‘사심 없는’ 연구는 필요하다. 또 지난해에 다루었던 일본 역사교과서 관련 기획(12월24일자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은 국정교과서 체제 후 경직된 한국 역사교육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상생을 위한 열린 서술을 주문하고 비판과 자성을 통해 건전한 대안까지 제시한, 바람직한 기획이었다. 언론은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다루는 ‘확성기’가 되기보다 여러 주장들을 논란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흥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는 일시적인 감정의 분풀이는 될 수 있어도 내실 있고 장기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못한다.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닌, 열린 민족주의를 키우기 위한 언론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염희진 성균관대신문 前 편집장
  • [옴부즈맨칼럼] 독도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메시지의 반복효과는 하나의 표상으로 굳어진다. 좀체 흔들리지 않는다 하여 고정관념이라고 부른다. 정확하고 사실적인 것에 근거하면 신념이 되지만 과장되고 부정확한 메시지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낳고, 이러한 편견이 차별을 만든다. 차별은 다시 분열과 갈등을 낳는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메시지 효과는 그만큼 대단하다. 지난 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가결한 뒤 우리 언론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흥분하는 국민 속에 묻혀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선정적이었다. 일본의 독도망언이 나올 때마다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일본 대사관 앞 시위, 화형식, 혈서, 할복, 궐기대회, 정부의 유감 표명, 한·일관계 냉각기, 일본의 유감 표명으로 일단락된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의 결자해지처럼 보이지만 애당초 조직적, 전략적으로 펴는 조직이론이나 PR이론을 통해 파괴적인 목표를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 이슈를 만들고 쟁점 안에서 여론이 소용돌이치면 해결사처럼 문제를 만든 장본인이 나서서 해결하고 몫을 챙기는 것 말이다. 그렇게 일본은 ‘독도’를 통해 우리의 움직임을, 한국을 거점으로 한 우방의 움직임을 읽어내면서 자신들의 의중을 지구촌에 읽히고 싶은지도 모른다. 우리는 남북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던 날에 ‘독도 도발’이라는 불청객을 맞았다. 우방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평양방송은 ‘변하지 않는 일본의 독도 강탈 야망’이라는 비난 방송을 했다. 반면에 지난해 12월 일본 정부가,1977년에 납치됐던 일본여성 요쿠타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라고 발표했을 때 우리 언론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북한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12월8일 KBS 뉴스9),“DNA 조사결과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MBC 뉴스데스크),“북한이 전해준 유골이 엉뚱한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SBS 8시 뉴스) ,“北,日정부가 유골감정 날조,對北제재론 거세질 듯”(2005년 1월27일 C일보) 등 사실 확인과정 없이 일제히 일본 관방장관의 발언만 부각했다. 이후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지가 올 2월2일자에 “유골을 감정했던 데이쿄 대학의 요시이 도미오 교수가 유골 샘플이 이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인했다.”고 보도했고,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가짜 유골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지만 국내 언론들은 이러한 사실의 보도에 별 비중을 두지 않았다. 차제에 남북, 북·일, 한·일 문제를 접근하는 보도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언론은 독도 고증자료들이 1787년 5월 프랑스,1787년 5월 영국,1940년 독일,1854년 러시아 푸차친 해군 중장의 언급 등 세계 곳곳에 있음에도 해외 탐사보도를 시도하지 않았다. 굳이 ‘죽도(竹島)’를 고집하는 쪽에 포커스를 맞출 이유가 무엇인가. 시쳇말로 PR는 잠재적 소비자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중국 또한 언제 ‘제2의 동북공정’을 운운하며 역사 왜곡의 의중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지금 지구촌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미디어는 지뢰처럼 파묻혀 잠복중인 문제들을 발굴하는 문화적 기능과 동원 기능에 충실할 때이다.“독도, 이제는 차분하고 내실있게”(3월21일 서울신문 사설)다지자. 민족과 국가 문제 앞에서 언론과 정부, 기업이 따로 있을 수 없다. 해외 제휴 언론사와의 공동기획,IT강국의 첨병인 네티즌을 묶어내는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언론은 사회의 거울이다. 언론이 해외로 눈 돌리지 않으면 수용자도 우물 안에서 거울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북한 대통령’으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당선자로,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 평창을 평양으로, 태극기를 인공기로 보도하는 외국 언론들의 해프닝은 계속될 것이다. ‘독도 사랑’으로 뭉친 저력, 이제는 지구촌을 향한 ‘대한민국 사랑’으로 나갈 때이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 [문화마당] 시인과 제국주의/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제국주의는 다른 나라를 정복하려는 침략주의적 경향을 일컫는 용어다. 따라서 제국주의는 폭력을 가장 우선시한다. 이 제국주의의 폭력에 시인 윤동주가 희생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1945.2.16)한 지 올해로 60년이 된다. 시인은 옥중에서 잔혹한 생체실험을 당했고, 이 사실에 대한 기록과 함께 옥중에서 쓴 시작품을 담은 노트를 남겼는데, 일제는 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노트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설이 있다. 그토록 잔혹한 일을 저지른 일본은,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뀌는 긴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침략적 성향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몇 년 전 모 대학 문예창작학과에서 본고사 문제로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중 부랑노동자 두 명과 술집 여자 한 명이 헤어지는 끝부분을 제시하고, 이들이 삼년 뒤 다시 만나는 장면을 소설로 쓰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그런데 답안을 보니, 술집여자가 성폭행을 당해 상대방을 살해해서 감옥에 갔다든가, 부랑노동자가 조직 폭력배의 우두머리가 되었다든가 하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한마디로 살인, 폭력, 성폭행이라는 단어가 빠진 답안은 극히 드물었다. 아이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는 데 아버지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다. 일반적으로, 아버지가 폭력적이면 아이도 그렇게 되고, 아버지가 순결한 심성의 소유자이면 아이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자라나는 아이가 어떤 문화적 성향을 띠는가는 아버지가 만들어가고 즐기는 문화의 색깔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 세대의 문화는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학생들의 답안은 아버지가 만든 문화가 얼마나 타락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학생들의 답안처럼 폭력, 살인, 성폭행, 불륜이라는 단어로부터 자유로운 아버지의 문화가 과연 얼마나 될까. 더욱 심각한 것은 국가와 민족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구촌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본의 대중문화가 아무런 제재 없이 밀려들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문화를 무조건 배척하자는 것은 아니다. 일본문화 중 우리 문화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창조적으로 수용해야 함은 물론이다. 문제는 잔인하면서도 엽기적인 폭력을 앞세운 일본의 사무라이식 문화가 우리 문화를 강력하게 침탈해 들어 오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그런 제국주의적 일본 문화의 마수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야 할 아버지들이 앞 다투어 그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입해서 돈 벌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심지어 어떤 아버지는 일본이야말로 우리의 구세주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실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퇴폐적이고 선정적이면서 폭력적인 일본문화를 숭배하고 선전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가 무엇을 배울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자라나는 세대가 침략적인 제국주의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고,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시인과 같은 이가 될 것인지는 순전히 오늘 우리 시대의 아버지가 어떤 문화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폭력적인 일본문화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면서, 동시에 윤동주가 남겼을지도 모르는 옥중 노트를 돌려 받는 일은 이 땅을 살아가는 아버지의 숙명이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서정시인이 제국주의적 폭력에 희생되어 구천을 떠도는 일이 없도록, 현 단계 우리 문화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뼈아픈 반성이 요청된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VJ특공대 ‘1월의 유감방송’에

    KBS2TV의 ‘VJ특공대’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 선정한 ‘1월의 유감방송’에 뽑혔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지난 1월 방영된 ‘VJ특공대’의 ‘흔들리는 10대, 길 위의 아이들’(14일 방영)편과 ‘기묘한 음식 열전’(21일 방영)편이 각각 원조교제 현장을 노골적으로 보여줬고,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음식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흥미위주의 선정적 내용을 방영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민언련은 “현장 소식을 빠르게 전달하려는 취지로 시작된 ‘VJ특공대’가 이런 문제를 드러낸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 같은 시간대에 드라마 두 편을 잇달아 내보내는 SBS의 공격적인 편성 전략으로 시청률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KBS1TV의 ‘미디어 포커스’(1TV)는 ‘2005년 1월 추천방송’에 선정됐다.
  • [이진의 섹스&시티]非非고 非非고

    연예인들이 인기를 위해서 ‘섹시 컨셉트’를 내세우는 것처럼 일반인도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섹시함’을 이용하죠. 그리고 섹시함을 온몸에 담기 위해서는 춤을 잘 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요즘에 클럽가에서 인기가 많은 춤은 단연 ‘부비부비’ 혹은 ‘매미’라는 춤입니다. 케이블 티비의 한 힙합 파티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된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죠. 이 이름도 요상한 ‘부비부비’라는 춤은 힙합 클럽에서 남녀가 같이 추는 춤인데, 여자의 등 뒤로 남자가 붙어서 몸을 비빈다고 해서 ‘부비부비’, 남자가 여자 뒤에서 꼭 붙어 춤을 추는 모습이 꼭 ‘매미’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매미춤’입니다. ‘부비부비’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음악을 즐기면서 춤을 춘다기보다 서로의 몸을 느끼기 위해서 춤을 추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클럽에 가는 이유가 오직 ‘부비부비’를 추기 위해서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까요. 참 재미있는 것은 ‘부비부비’가 꼭 아는 사람과 추는 춤이 아니라 맘에 드는 이성을 발견했을 때 자신의 호감을 온몸으로 표현하기 위한 춤이라는 것이죠. 작업을 걸기 위해서 모르는 사람의 뒤로 접근해 일방적으로 자신의 몸을 밀착시키는 겁니다. 작업남에게 호감이 생기면 춤을 계속 추고 아니면 살짝 자리를 비키는 거죠. 흑인들이 이성과 같이 추던 이 ‘부비부비’ 춤이 마구 클럽가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춤을 즐기는 반면에 이 춤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껌껌한 장소에서 남녀의 몸이 밀착되는 모습이 ‘선정적이다’‘ 성행위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요. 힙합클럽에 놀러간 한 여자분의 경험담을 빌리자면 “단순히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 클럽을 찾았는데 모르는 남자가 호전적으로 다가와 내 엉덩이에 몸을 밀착시켜서 결국 밀쳐내 버린 경험이 있다.”는 겁니다. 예고 없이 모르는 남자가 자신의 몸에 스킨십을 시도했을 때는 불쾌감이 먼저 앞선다는 것이죠. 아무리 유행하는 춤이지만 나만의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 여자분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스페이스를 침범 당한 느낌이었다고 말하면서 힙합클럽이 더 이상 힙합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거대한 작업의 장으로 변질된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했습니다. 케이블 티비에서는 이 ‘부비부비춤’을 추는 것을 하나의 코너로 지정해서 사회자가 클럽을 돌아다니면서 늘씬한 여자들에게 접근합니다. 대개 쑥스러워하는 것보다 사회자와 엉덩이를 밀착해서 최대한 섹시하게 춤을 추는 경우가 많죠. 그것을 보면 ‘언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과의 스킨십에 대해서도 관대해 졌나?’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요. 결국 부비부비춤도 외국에서 들여온 힙합문화가 성적코드로 왜곡되고 변질되어 나온 하나의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합니다.
  • [KT&G 프로배구] 개막전 이모저모

    ●프로배구 원년 개막전이 벌어진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은 경기 2시간 전부터 관중들이 몰려들어 경기시작 30분 전 6800여 좌석이 동났다. 삼성과 현대의 치열한 응원전도 경기 못지않게 후끈 달아 올라 경기장은 온통 함성과 구호의 물결. 선수단 입장때 삼성과 현대는 각각 4명씩만 입장,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개막식에서는 각팀 피켓걸들이 엉덩이 바로 아래까지 내려오는 초미니 스커트에 누드 브라를 한 뒤 흰색으로 보디페인팅한 상체 앞뒤로 팀 로고와 명칭을 그려 넣는 등 선정적 차림으로 등장, 어린 자녀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많은 관중들이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기도. ●프로배구 홍보대사로 위촉된 탤런트 김미숙(46)씨는 “어릴 때보다 네트가 높아지고 코트도 훨씬 넓어진 것 같다.”고 회고. 김씨는 서울 중앙여중 배구선수 출신. 김씨는 또 당시 배구부 감독이던 박준배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위원과 약 30년 만에 해후,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박치기왕’ 김일(77)씨가 귀빈 자격으로 개막경기를 참관했다. 유화석 현대건설 감독과의 인연으로 열렬한 배구팬이 된 김씨는 지난해 V-투어 챔피언결정전에도 참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의 사생활/이기동 논설위원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79세로 사망하기 2년 전인 1994년 11월, 주간 파리마치는 암으로 초췌해진 미테랑이 젊은 여인의 어깨를 다정히 감싸 안은 사진을 보도했다. 미테랑이 사회당 당수 시절 혼외 여인에게서 낳은 딸의 사진이었다. 파리마치는 ‘미테랑의 마지막 비밀’‘대통령의 놀라운 이중생활’이란 제목을 달아 특종보도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권위지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라는 제목으로 파리마치의 보도를 비판했다. 르피가로는 한발 더 나아가 ‘하수구 저널리즘’이라고 혹평했다. 당시 엘리제궁은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사진 공개 의사를 미리 타진해 온 파리마치측에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사진이 실렸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파리마치의 비윤리적인 보도태도를 부각시겼다. 프랑스 언론은 공인의 사생활은 그것이 공인이 맡은 업무에 지장을 줄 경우에만 보도한다는 보도윤리를 갖고 있다. 황색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판을 치는 영국 언론에 대한 우월의식의 일단이기도 하다. 정치인의 배꼽 아래 일에 관대하다는 일본에서 언론의 정치인 보도태도는 프랑스와 유사하다. 야마자키 다쿠 전 자민당 간사장, 우노 소스케 전 총리 등이 여자 문제가 보도돼 물러났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뉴스전문 채널 YTN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40대 여교수의 호텔 회동 보도를 놓고 공인의 사생활 침해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보도는 두 사람이 든 객실 앞 현장화면과 함께 “두 사람이 이 호텔에 여러 시간 머물다 한 남자에게 발각돼 소동이 벌어졌고…정 의원이 공인으로서의 품위를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등의 멘트를 내보냈다. 시청자들에게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 현장임을 시사하는 보도였던 셈이다. 공인의 프라이버시와 국민의 알 권리 충돌은 물론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 의원이 공인으로서 법질서 위반행위를 했다면, 유권자인 국민은 이를 알 권리가 있다. 언론도 이를 보도해야 한다. 하지만 YTN 보도에는 정 의원의 범법행위를 보여주는 취재내용이 없었다. 무고임이 판명날 경우 정 의원은 물론 나아가 공인도 아닌 상대 여인이 입을 명예훼손은 또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신문 등 다른 매체들이 후속보도에 신중을 기하고, 문제제기를 해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본사후원 한·일수교 40주년 기념 세미나

    본사후원 한·일수교 40주년 기념 세미나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한·중·일 학자 16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인 ‘한·일수교 40주년 기념세미나’가 18일 고려대 LG포스코관에서 열렸다. 한국일본학회와 고려대 일본학연구센터가 공동주관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하는 이 학술대회는 19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한다. “일본문화연구는 여전히 미개척 분야입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학문적으로는 방법론적 단련을 소홀하게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기존 근현대사 연구는 민족적 색채가 강하다 보니 문장 하나 혹은 서적 하나만 가지고 너무 물고 늘어진 측면이 강합니다.” “일본을 배우자거나 따라잡자 혹은 협력하자고 외치면서 기본적인 통계치 하나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18일 오후 1시반부터 고려대 LG포스코관 107호 강의실에서 열린 ‘한국에서의 일본학 연구의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쏟아져 나온 한국내 일본 연구자들의 자성론이다. ●우리식 일본이해 ‘폭력’ 수준 광복 후 우리의 일본 연구는 스테레오타입화했다. 일본을 대상화하고 재단하기에 바빴다. 여기에다 ‘일본은 악랄한 가해자, 한국은 선량한 피해자’라는 선악 이분법까지 보탰으니 우리식 일본 이해는 ‘폭력’에 가까웠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들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우리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조치와 일본의 한류열풍이 그 상징이다. 이분법적인 시각은 점차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일본연구는 ‘이제서야’ 조금씩 움트고 있다는 게 토론회 참가자들의 지적이다. 이제 선과 악의 이분법에서 벗어났으니 한층 더 학문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묻어나왔다.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고선규 교수는 “일본정치연구에서 이제야 서서히 ‘일본’이란 제약을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광복 직후 일본은 아예 연구 자체가 금기시된 분야였고, 그 뒤에는 미국 등 서구적인 시각에서 분석한게 전부였다. 그나마 ‘일본은 악’이라는 가치판단이 전제된 뒤에야 연구가 시작됐기 때문에 연구내용도 한일관계사에만 치우쳤다. 이러다보니 기존 연구는 “학문적 상상력이 동원된, 해석으로서의 정치학”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 직접 공부한 세대들이 학계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경향이 바뀌고 있다. 고 교수는 학제간 협동연구를 앞으로의 과제로 꼽았다. 일본역사 연구에서도 이런 발전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대 남상호 교수는 “반일정서가 강했지만 1946년에서 1948년까지 열린 동경재판에 대한 제대로 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매도만 했지 일본을 제대로 살펴볼 여유나 인식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내셔널리즘에 대한 비판적인 연구 성과가 축적돼 가면서 보다 세밀하고 정치한 분석과 연구가 정착돼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일경제 기초 통계도 없어 이에 반해 일본경제와 일본문화를 공부한 한양대 김종걸 교수와 세명대 김필동 교수의 일본학 비판은 신랄했다. 김종걸 교수는 기본적으로 한일경제 관련 기초 통계치조차 없다는 점을 지적한 데 이어 은연중에 일본의 학문적 저력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1930년대 오오쓰카 히사오는 ‘구주경제사서설’ 등 일본과 영국간 비교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경제학의 일반론을 끌어냈다. 이 논의는 모리스 돕과 폴 스위지 사이의 ‘자본주의체체 이행논쟁’을 낳았을 만큼 센세이셔널한 주제였지만 한국은 이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일본의 경제는 부러워하면서 정작 그들이 경제를 어떻게 분석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김필동 교수는 아예 “그래도 다른 발표자들은 시대구분이라도 했지만 문화분야에 있어서는 시대구분조차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일본 경제 성장만 숭배하다보니 일본은 있니 없니 하는 불필요한 일본 논쟁만 낳았다.”면서 “최근 완화됐다지만 기초적인 문헌연구조차 없이 쉽게 쉽게 써내는 일본문화론이 번창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반일논리로 제대로 된 연구를 막는 사회분위기도 문제지만 이에 무사안일하게 편승한 연구자가 더 큰 책임”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주관적·선정적 일본론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기초자료 조사를 통한 보다 엄정한 접근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그 영화 어때?]새영화 ‘제니, 주노’

    10대의 임신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너무 가볍고 비현실적으로 그렸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우려처럼 선정적이지는 않다. 영화 ‘제니, 주노’(제작 컬처캡미디어·18일 개봉)는 상업영화로는 비교적 적정한 수준에서 아이들의 고민거리를 끌어안았다. 영화는 교복 차림의 여학생 제니(박민지)가 임신 진단 키트의 두 줄 표시를 걱정스레 지켜보는 모습부터 운을 뗀다. 아이들이 어떻게 임신했느냐가 아니라, 임신 뒤의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제니와 주노(김혜성)의 고민은 엄청난 현실 앞에 선 아이들치곤 귀엽게 느껴질 정도로 절박감이 결여돼있다. 그들을 둘러싼 풍경 역시 동화나라 속 팬터지마냥 아름답게만 꾸며진다. 둘의 회상으로 나타나는 사랑 장면도 뽀사시한 화면으로 포장되어 있다. 그렇다고 10대의 임신을 옹호하는 것 아니냐고 핏대를 올릴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바보가 아니니까. 오히려 영화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는 ‘문제아’들을 무조건 색안경을 낀 채 바라보는 어른들을 반성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 뒤로 갈수록 어른들과의 마찰도 설득력있게 묘사되며 코믹한 소동 속으로 잘 통합시켰다.‘어린신부’의 김호준 감독 연출.15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누드모델 공개모집 ‘性상품화’ 논란

    누드모델 공개모집 ‘性상품화’ 논란

    케이블 ·위성 영화 채널 캐치온이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누드 모델을 공개 모집하는 행사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여성단체와 네티즌들은 외모 지상주의와 성 상품화를 부추기는 등 미디어의 상술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캐치온은 최근 일반인 성인 여성 5명을 자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정, 유명 사진작가가 누드 화보를 찍어주는 프로젝트인 ‘도전! 당신도 누드모델’행사를 마련했다. 지원자들 중 최종 다섯 명을 뽑고, 그 가운데 ‘최고의 모델’로 뽑힌 한 여성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SJ(Sexy VJ)로 활동할 기회를 준다고 캐치온측은 광고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는데,16일 현재 20명의 여성이 지원서를 냈다. 캐치온 관계자는 “20명 가운데 대부분은 20대 여성이며, 지원 마감일(23일) 등을 묻는 문의가 하루 10여건씩 들어온다.”고 밝혔다. 일반인 여성의 누드 화보를 찍는 모든 과정과 화보 및 동영상은 유료방송 캐치온 플러스의 성인 채널인 ‘에로틱 아일랜드’를 통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새달 19일부터 방송된다.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심사과정상의 선정성. 특히 남성은 지원이 불가능해 여성의 성상품화 비난을 받고 있다. 캐치온측은 “일반 여성이 완벽미를 갖춘 누드 모델로 거듭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겠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서류심사의 전신 수영복 사진 심사와 공개 오디션에서의 비키니 수영복 심사는 차치하고서라도, 최종 선발된 5명은 3일 동안 어쩔 수 없이 합숙을 하면서 누드 화보를 찍어야 한다. 무엇보다 TV 카메라는 누드 화보를 찍는 과정 자체보다는 여성들의 ‘몸’에 포커스를 맞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여성민우회 등 단체들과 여성 네티즌들은 “성인들이 즐기는 유료채널이라해도 미디어가 일반인을 상대로 선정적인 누드를 찍고 그것을 자체 수익으로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성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꼬집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美 ‘신문·방송 동시소유 금지’ 유지키로

    미국 정부가 미디어의 소유 규제 완화와 신문과 방송의 겸영 허용을 골자로 한 미디어 개혁안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미 법무부는 27일 연방통신위원회(FCC)와 협의 끝에 미디어 개혁안을 폐기하라는 지난해 연방고등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결정은 개혁안을 주도했던 마이클 파월 위원장이 3월 물러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내려졌다. 이에 따라 한 매체가 한 지역에서 신문사와 방송국을 함께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과 한 소유주가 운영하는 TV 방송국이 접근할 수 있는 최대 가구 비율을 미국 전체 시청 가구의 39%로 제한한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항소할 경우 선정적인 방송 연출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도록 한 FCC의 윤리규정 강화 방침이 수정헌법 1조 위반 논란을 촉발시켜 좌절될 수 있다는 변호인들의 우려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FCC는 기록적인 벌금 부과 실적으로 보수주의자와 미디어 기업들의 거센 반발을 샀었다. 방송, 통신 등 미국의 미디어 시장을 감독 규제하는 기구인 FCC는 지난 2003년 6월 한 TV방송의 최대 시청 가구 비율을 35%에서 45%로 완화하는 한편, 신문과 방송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도록 금지한 규정을 철폐했다. 당시 FCC 위원 5명 중 민주당쪽 위원 2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월 위원장 등 공화당쪽 위원 3명이 찬성해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매체간 인수합병을 유도, 소수의 미디어 기업이 미국인의 알권리를 독점적으로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FCC는 TV 시청가구 제한을 35%에서 45%로 완화하는 내용은 유지하되 신문과 방송의 교차 소유를 다시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새 미디어 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상원은 그해 9월 이 규정을 무효화하는 결의안을 55대 40으로 통과시켰다. 의회는 나중에 최대 시청가구 비율을 35%에서 39%로 약간 상향 조정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진의 섹스&시티]상상하지마

    얼마 전,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던 중 자신의 여자친구와 한 남자가 키스하고 있는 사진을 발견한 민수. 놀란 그는 당장 여자 친구에게 그 사진이 어떻게 찍힌 것인지 자초지종을 듣고 싶었지만 기회를 봐서 조용히 이야기를 꺼내기로 마음을 먹었죠. 그리고는 며칠 전 어학 연수에서 돌아온 자신의 여자친구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정리한다며 그의 컴퓨터를 사용한 사실을 기억해냈고요. 결국 그는 여자친구를 불러 사진의 정체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미안하다면서 미국에서 친구들과 신년 파티를 하다가 분위기에 취한 나머지 한 남자와 키스를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1초 동안 즉흥적으로 키스를 한 것이었고 절대 그 이상은 아니라고 해명을 했죠. 별 의미없는 사진이었지만 그가 보고 자신을 오해할까봐 먼저 지우려고 했다고 덧붙이면서요. 처음 그 사진을 봤을 때는 여자친구가 어학연수때 미국에서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나?’,‘키스를 할 정도면 섹스도 가능하지 않았을까?’하고 온갖 상상을 다 해 봤죠. 마음은 상처받을대로 받고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요. 하지만 신중한 성격의 민수는 일단 그녀를 믿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단순히 키스 사진 하나로 그녀가 바람을 피웠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아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현장에 없었으니 정확히 상황을 판단할 수도 없는 일이죠. 그래서 아예 판단을 유보하고 그녀의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민수처럼 한장의 사진으로 오해를 한 사진이 최근 인터넷상에서도 벌어졌습니다. 몇장의 파티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사진 속 주인공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안겨주고 있죠. 한국여성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았던 한 외국인 영어강사 구직 사이트가 주최한 파티에서 찍힌 사진들인데 몇 명의 여자들과 외국인 남성들이 어울려서 찍은 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요. 이 정도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한 여성이 젖은 셔츠를 입고 춤을 추는 사진이 문제가 되어 ‘한국여성들이 외국 남자들과 집단 난교파티를 했다.’고 확대 보도가 되었죠. 처음에는 일부 외국인 강사들이 지탄을 받고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파티 사진이 공개된 후에는 오히려 한국 여성들이 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사진속에 찍힌 여성들은 자신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다니는 것을 보면서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죠. 심지어는 신상이 외부에 알려지기까지 했으니까요. 사진의 주인공들은 외국인과 같이 춤을 췄다는 이유로 몇천명의 네티즌에게 인신공격을 당하고 죄인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보통의 파티 이상은 아니라는거죠. 한 여성이 젖은 티셔츠에 가슴이 보이는 사진도 물론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나왔지만 찍는 각도에 따라 보는 사람의 의중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하게 마련이잖아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자기가 아는 것만 보인다.’라는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 까불지마-웃찾사… 웃기지마-개콘

    까불지마-웃찾사… 웃기지마-개콘

    요즘 안방극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브라운관을 휩쓸던 드라마 열풍이 잠시 주춤한 대신, 코미디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가히 ‘코미디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드라마를 제치고 시청자들을 코미디로 끌어들인 일등 공신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쌍두 마차격인 KBS ‘개그 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두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을 알아봤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웃찾사 “지금 나의 개그는 신선한가?” “아이디어가 빛나는가?” “최선을 다한 것인가?” 지난주 24.7%의 시청률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시청률(24.3%)을 처음으로 제치는 기염을 토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아이디어 회의실에 붙어 있는 문구다. 바로 이 세 문구가 ‘웃찾사’의 최근 인기 비결을 그대로 말해 준다. ‘웃찾사’의 개그는 신선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리한 억지 웃음을 유발해 시청률 부진에 빠졌던 ‘웃찾사’는 지난가을 개편 이후 새로 부임한 이창태 프로듀서의 지휘하에 코너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다. 식상한 기존 10여개 코너들을 모두 폐지하는 대신, 지난 2003년 연말 뽑은 공채 7기 신인 개그맨들을 코너에 대거 투입, 그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새로운 코너를 속속 선보였다.‘그런거야’는 물론 ‘택아’,‘뭐야’,‘단무지 아카데미’,‘행님아’ 등이 그렇게 탄생한 코너다. ‘웃찾사’의 개그 아이디어는 빛난다. 오후 11시대 심야 프로그램임에도 불구, 가학적이고 선정적인 ‘저질 표현’들은 모두 걸러냈다. 대신 ‘그때 그때 달라요’코너와 ‘리마리오’ 캐릭터에서 보듯 여성층은 물론 어린이·청소년들에게까지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웃음 코드를 추구하려 했다. 또 현장에서 춤과 노래 등 ‘몸’으로 승부하는 대신 대본에 충실한 ‘개그적 요소’를 강화했다.‘복고 바람’ 등 사회내 트렌드도 적절하게 차용했다. 결과는 대성공. 시청자들은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의 고질에서 탈피한 ‘웃찾사’의 신선한 시도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웃찾사’ 멤버들은 최선을 다한다.‘웃찾사’ 멤버들은 이른바 ‘짬밥‘ 차이가 없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무대에 오른다. ‘시청자 우선주의’에 입각, 최고 인기 코너라도 재미가 없으면 바로 간판을 내린다. 이창태 프로듀서는 “신인과 기성 개그맨 사이의 조화가 ‘웃찾사’의 성공 동력”이라고 분석하면서 “한달에 한 코너씩은 새로 선보이고, 신인 연기자들도 임없이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개콘 문제도 해결책도 결국은 ‘사람’이다. KBS2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의 김석현 프로듀서 등 개콘 제작진이 최근 내린 결론이다.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약진도 개콘의 부진도 그 이유는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뜻. 신인들 중심으로 치고 나오는 ‘신흥세력’ 웃찾사의 강점을 그대로 뒤짚으면 ‘수성세력’인 개콘의 약점이 된다. 이들은 “원래 캐릭터성 강한 코미디에서는 오히려 신선한 신인급들이 잘 먹혀들 수도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상대적으로 중견급이 많은 개콘이 식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 또 중견급들은 오로지 웃찾사에만 전념하는 신인급들에 비해 집중도 면에서는 떨어진다. 아이디어 고갈이나 이로 인한 개인기 치중 경향 등은 이미 고질적인 문제들. 그러나 김 PD는 “개콘의 강점도 역시 똑같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즉 이들은 이미 검증된, 앞으로 웃찾사 팀들이 겪어야 할 온갖 어려움들을 이미 거친 ‘역전의 용사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팀내 주도권 경쟁 문제 등 온갖 갈등 요소를 미연에 피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팀워크를 바탕으로 신인급들을 무리없이 기존 체계에 녹여낼 수 있다. 또 이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보유한 코미디에 대한 노하우는 큰 재산이다. 이런 분석에 따라 앞으로 개콘은 “약점은 줄이고 강점은 살리는” 대대적인 보완에 들어간다. 박준형 등 고참급 팀원들은 주로 팀을 떠받치는 ‘수비수’ 역할을 맡으며 뒤로 한발짝 물러서고,‘복학생’ 유세윤,‘안어벙’ 안상태를 비롯해 강유미, 김대범, 유상무, 장동민, 황현희 등 올 4월에 입사한 KBS 19기 공채 신인들이 대거 공격수로 포진된다. 고참급들은 ‘결정적 패스’로 팀을 살리고 안정감을 부여하는 한편,‘현장 감독’으로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낸다.‘젊은 피’들은 “실질적으로 골을 따내는 역할”(김 PD 표현)을 맡는다. 이외에도 성인층을 위한 코미디 등 타깃층을 각각 겨냥한 다양한 코너 연구·개발 등 축적된 노하우들을 적극활용할 방침이다. 김석현 PD는 “관건은 어떻게 하면 당장 웃기는가 하는 눈앞의 성과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정적·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가가 문제”라면서 “2달 정도 뒤에 다시 한번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 가슴 활짝 편 ‘중고신인 가수’ 춘자

    가슴 활짝 편 ‘중고신인 가수’ 춘자

    바야흐로 ‘춘자의 전성시대’. 온·오프라인에서 단연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중고 신인 가수 춘자는 이름처럼 인생의 ‘봄날’을 맛보고 있다. 빡빡 깎은 머리와 문신. 힐끗 봐도 튀는 그녀는 게다가 걸걸한 말투와 선머슴 같은 행동으로 시선을 꽂히게 만든다. 데뷔곡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는 또 어떤가. 다소 선정적인 제목은 그녀의 외모와 더불어 요사스러운 호기심을 발동시킨다.“속상한 일이 있으면 가슴이 아프다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하잖아요. 가슴이 그 가슴이에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은 질문. 이제 대사 외듯 대답도 자동이다. 섹시함과 깜찍함을 무기로 내세우는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 그녀의 ‘여성답지 않음’은 제대로 먹혔다. 빼어난 노래 솜씨와 춤실력은 몸값을 높여줬다. 빡빡한 일정이 치솟는 인기를 말해준다. 짧은 시간이지만 체력이 서서히 바닥을 보이고 있다.“제가 ‘감기에 안 걸릴 것 같은 여자 연예인’으로 뽑혔다는 기사를 보고 있을 때 이미 감기에 걸려 있었어요.(웃음)” “연예인들이 바빠서 차 안에서 김밥 먹고 그런다고 했을 때 솔직히 ‘구라’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지금 제가 그래요. 가릴 입장은 아닌데 시간이 없어서 본의 아니게 가리게 되더라구요.” 간간이 욕설을 섞은 솔직한 말투는 당혹스럽다기보다 시원했다. 혹자는 그녀의 자유분방함이 기획에 의해 연출된 것이라고 딴죽을 건다.“오히려 지금이 더 여자다워졌어요. 옛날엔 거의 남자였죠. 여자애들한테는 그냥 맞아줬다니까요.” “‘쌈박질’로 경찰서를 뻔질나게 들락거렸다.”는 그녀는 “동네(산본)에서 사고났다 하면 늘 그 현장에 있었고 ‘나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제대로 깡패였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녀가 이토록 다 까발릴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성격이기도 하지만 “아쉬울 게 없기 때문”일 듯.15살 때 처음 음악을 접해 2000년 난영가요제에서 수상하고 미사리, 대학로, 홍대 라이브 카페에서 활동해온 그녀는 아마추어 무대에선 이미 ‘뜬 별’이었다. 규모만 조금 커졌을 뿐이지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있고 지켜봐 주는 관객이 있다.”는 점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녀의 활약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분들은 부모님.TV에 나오는 것도 기특한데 얼마전 엠넷 뮤직비디오 시상식에서 신인상까지 받자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고 한다.“노인네들한테 상은 예술이잖아요.(웃음)” 사진 촬영을 하면서 그녀가 간헐적으로 읊조리는 재즈 명곡 ‘플라이 투 더 문’의 분위기가 기막혔다.“제 이미지가 너무 강하니까 처음부터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들고 나오지 못했어요. 하고 싶은 건 흑인음악이에요. 한 3∼4년 후 본고장에 가서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 하려고요. 머리에 든 게 있어야 제대로 묘사를 하지 않겠어요?” 춘자가 기획됐든 아니든 그녀의 출연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하고 있음이 분명하다.‘사랑받으려면 예쁘게 굴어라.’는 더이상 여자 연예인들의 금과옥조가 될 수 없다. 이 발칙한 가수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다.3년 전엔 쓴 잔만 들이켰는데 말이다.‘사람은 때를 잘 타고 나야 된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자문위원 칼럼] 세밑, 따뜻한 기사를 보고싶다/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한해가 또 저물어간다. 형형색색의 가로수 불빛과 구세군의 종소리에서 세밑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올겨울은 경기불황 탓에 어려운 사람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다시 외환위기 때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한다. 상위 10% 가구의 소득이 하위 10%에 비해 15배가 넘을 정도로 소득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실업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서민들의 삶은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고달프다고 한다. 경기불황의 그늘은 소외된 아동이나 노인, 장애인들에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노숙자, 조선족 동포, 외국인노동자, 양심수, 과중채무자들에게도 현실은 냉혹하다. 이들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배려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해마다 12월1일자 신문에는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 사고가 등장한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보도도 이때부터 늘어난다. 그들에게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도록 사회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은 사회봉사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언론의 역할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보도를 보면 정작 소외계층은 소외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보도량이 충분하지 못하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게재한 소외계층 관련 기사는 모두 네 꼭지에 불과했다. 쓸쓸한 성탄절을 맞는 음성꽃동네를 다룬 ‘산타도 외면하나봐요’(25일자 9면)와 노숙자들의 캄보디아인 돕기 모금운동을 소개한 ‘세상 바꾸는 100원’(26일자 10면)은 그 중 눈에 띄는 기사였지만 통과의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 이유는 언론이 자선 현장을 묘사할 때, 기부자나 봉사자에게 기사의 초점이 맞춰진다는 것이다. 기부자나 봉사자들에게는 ‘아름다운’이나 ‘따뜻한’ ‘천사’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반면 수혜를 받는 사람들은 그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정치인이나 유명인사의 사진찍기용 자원봉사가 지면을 차지할 때는 씁쓸함이 남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돕는 자와 도움을 받는 자간의 훈훈한 공유 현장이 그려지지 못한다. 대신 양자가 이질적이며 상반된 대상으로 구별 지어진다는 인상이 든다. 세 번째로 기사를 눈에 띄게 하기 위해서겠지만, 소외계층의 현장은 비참하고 황량한 모습만이 강조된다.“기자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약자의 일상생활에 대해 최대한의 경의를 표시해야 한다.”는 이탈리아 ‘기자의무헌장’을 들지 않더라도 소외계층에 대한 선정적인 접근은 수치심을 조장하는 비복지적 행위일 것이다. 소외계층의 참상을 강조할 경우 “극빈자들은 어떻고, 장애인들은 어떠하며, 고아원은 어떠하다는 식의 고정관념만 사회에 부각시키게 된다.”는 복지 전문가의 의견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올해 세밑기사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많이 담겼으면 좋겠다. 사람 사는 따뜻한 얘기들이 지면에 많이 배었으면 좋겠다. 읽으면 가슴이 훈훈해지고 한번쯤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메시지를 담은 기사가 많아지면 좋겠다. 가족이나 연인끼리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할 때도 공연장이나 각종 캠프, 외식장소 외에도 사회복지시설을 리스트에 올려놓으면 어떨까. 무엇보다 올해 말 서울신문에 불우이웃에 관한 기획기사 한 건쯤은 나오길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특히 부자들의 기부 실태를 심층취재해 보는 것도 세밑기사로서 의미를 가질 듯하다. 소외계층들의 세밑 삶은 어떠한지, 불황속 사회복지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연말에 걷히는 각종 기부금들이 어떤 방식으로 실제 수혜자들에게 전달되는지 독자들은 궁금하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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