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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당 지지 받으려 입에 발린 말 안해… 필요하면 정계개편 총대”

    [단독] “당 지지 받으려 입에 발린 말 안해… 필요하면 정계개편 총대”

    말 그대로 ‘전쟁’을 치르고 왔기 때문인지 18일 서울에서 만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피곤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가라앉은 목소리는 간간이 갈라지기도 했다. 대구 수성갑의 새누리당 아성을 깨뜨린 김 당선자였지만 ‘개선장군’보다는 포연 속에서 내일 당장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는 장수의 모습에 가까웠다. 김 당선자는 더민주 내 당권이나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와 관련된 질문에는 손을 저었다. 그러나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정계 개편에 대해서는 의외로 명확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변했다. <득표> 그동안 억눌렸던 대중의 분노 저를 통해 62% 지지로 표출 →대구 선거에서 51%로 이겨도 승자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은 62%를 줬다.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저를 계기로 오랫동안 억눌렸던 불만과 열망이 터진 것이라고 본다. ‘대중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고밖에 볼 수 없다.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 3~5% 포인트 차이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를 예감할 수 있던 것은 전국 최고 수준의 투표율이었다. 지난 4년 동안 어려운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 떨어졌으면 그만뒀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다 투입했다. →핵심적인 질문으로 들어가자. 대선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기대가 크다. 그 간격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가. -우선 제가 대구시민에게 표를 얻은 요인을 분석해 보자. 대선에 나가기 때문이 아니다. 대구 사회의 활력과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이들에게 부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분들이 흐뭇해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축적이 돼야 그다음 단계를 할 수 있다. 정치적 야심만 드러내면 뿌리 없는 정치인이 된다. →당내 개혁과 대구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했는데, 한 1년 정도면 그런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충분하진 않지만 ‘대구에 야당 의원이 나오니 여당 의원뿐만 아니라 전부 부지런히 일하는구나’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가 협력해서 변화를 가져온다면 다르게 볼 것이다. <대구> 유승민에게 비굴함 강요한 與… 대구 시민 자존심이 용납 안 해 →홍의락 의원의 복당 가능성은 있는가. -우리 당 지도부가 홍 의원에 대해서는 먼저 당이 예의를 차려야 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내팽개치고 당선되니까 다시 오라고 하는 것은 정치 도의가 아닌 것 같다. (홍의락 공천 탈락 때가) 나로서도 가장 황망스러웠다. 너도 무소속 나가라고 그랬다. →대구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인 것으로 봐야 하나. -아니다. 박 대통령의 이름을 빌려 호가호위하는 것에 대해 대구시민들은 자존심이 상한 것 같다. 대구는 속마음이 깊은 분들이다. 여당은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배제 과정에서 ‘비굴함’을 강요했다. 이런 모습은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 <당권> 김종인 통해 野 비토 많이 줄어… 대표 계속 맡길지는 지켜봐야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추대 형식으로 당 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체제를 지지하는가. -경선이냐 추대냐에 대한 예단을 갖지 말자. 대신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게 하자. 김 대표를 계속 모시고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토론을 통해 당의 활력을 가져오는 것이 좋을지 아직 예단하지 말자. 지금 거론되는 분들이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 지켜보자. 도전자들이 내놓은 그림을 보고 김종인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야권연대나 큰 그림을 갖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게 맞다고 볼 수도 있다. →김 대표가 가진 중도로서의 확장성을 경쟁력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기존 정치의 틀에 여러 가지로 얽매여 있지 않은 분이다. 이해관계도 그렇고, 논리로도 그렇다. 가치나 이념, 이런 것을 이분은 툭 털어낸다. 야권에 대한 편견이나 비토(반대)가 많이 줄어들었다. 야권 자체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거부감이 있었는데 김 대표가 이를 해결해 준 것은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의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당에 많이 들어왔다. 친노가 국민에게서 야권의 중추 세력으로 인정받은 것인가. -친노에 대한 비판은 ‘낙인찍기’ 성격이 강하다. 파벌로서의 친노는 이미 단계를 넘었다고 본다. 부산에서 당선된 이들 중에 이른바 ‘패권’에 속한 사람은 한두 명뿐이고 대부분 이미 과거 선거에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던 분이다. 민주적 토론이나 합의를 무시했을 때는 문제를 삼아야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서적 공유’를 비판할 수는 없다. <문재인> 발언 책임지라는 요구 안타까워… 대선주자를 쉽게 버릴 순 없어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은퇴하고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호남 선거에서 참패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나. -문 전 대표에게 ‘발언을 책임지라’고 하는 논쟁이 안타깝다. 어떤 형태로든지 자기 발언에 대해 국민들에게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성급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은 한다. 판단은 국민이 하겠지만, 말 한마디 때문에 대선주자 하나를 버릴 수 있는가. <호남> 먼저 호남의 신뢰를 다시 받아야… 인재가 야권에 모이는 연대 가능 →호남에서 전패에 가까운 참담한 성적을 받았다. 호남정치 복원에 대한 말이 많은데. -그분들이 신뢰할 만한 의회 운영 등 이런 부분을 쌓아 나가고, 실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역시 더민주구나” 하는 정도의 신뢰를 받아야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넘어 큰 그림의 통합, 야권의 여러 세력을 포함한 재구성, 각 분야의 인재가 야권에 모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에 김 당선자를 비롯해 ‘통합행동’ 소속 의원들이 많이 당선됐다. 통합행동 의원들이 공유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공존이라고 본다. 공동체의 도전적 과제는 어느 한 세력으로 풀지 못한다. 분야별로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하는데, 진지하게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를 맞춰 보고 조정해야 한다. 우린 평론가가 아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 <연대> 다음주 통합행동 의원 만날 것… 당의 헤게모니에 머물지 않겠다 →향후 전당대회에서 통합행동 차원의 공통된 움직임이 있나. -아직 모르겠다. 다음주에 만나기로 했다. →여당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과 당을 넘어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나. -필요하면, 현재 이 정당 구도 내에서만 계속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에 매몰되면 그러한 극단의 그림도 각오해야죠. 성장, 분배, 노동, 청년실업의 문제 등 이런 큰 과제에 대해 아무런 해법도 없이 계속 무한 정쟁만 되풀이한다면 언제까지 거기에 따라갈 수는 없다. →김 당선자가 그런 역할에 앞장설 수 있나. -저 총대 메는 (것이) 전공이다. 저도 나이가 우리 나이로 환갑이고 정치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조금이라도 당의 지지를 받기 위해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겠다. 할 말은 당당히 하고 증오하고 배타하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해서 토론이 벌어지고, 그렇게 하다보면 절도 있고 책임을 지는 정치가 가능하지 않겠나. 제가 당권을 잡고, 대선에 나가는 그런 야심보다 저에게 주어진 과제가 그런 것이 더 어울린다면 총대를 멜 수 있다. →정계가 개편되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가. -정치적인 상상력이 이 공동체의 미래에 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당내 강경파도 당의 헤게모니에 머물지 말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런 상상력을 보여 줬다. 창당한 지 세 달밖에 안 된 정당에 지지율 2위를 주고, 잘한 것도 없고 만날 지지부진한 정당에 1당을 줬다. →개헌에 대한 생각은. -저는 개헌 논의는 시작돼야 된다고 본다. 87년 체제가 이제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이란 것 다 알지 않는가. ‘빅 보스’ 체제는 이미 지나갔다. ‘누가 대통령이 되면 그 권력을 먹겠다’ 그렇게 끌고 갈 수는 없다. →개헌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권력구조 문제도 중요하겠죠. 중앙집권화로 지방이 전부 다 고사 당하고 있다.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 확장된 시민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문제, 남북관계 등이다.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대의기구 선출방법이 지금 소수파를 배제하는데 이것 갖고는 안 된다. 독일이 나치의 처절한 경험 속에 소수파를 배제한다는 것은 현명한 게 아니라고 보고 철저하게 복잡하지만 가장 현명한 제도를 만든 것 아닌가. <반기문> 국제 정치 큰 그릇, 국내선 못 버텨… 남북 관계 해결 등 다른 역할 있어 →최근 인터뷰를 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국내 정치에서) 배제하려는 인상을 받는다. -배제라기보다는, 반 총장은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레짐’(규범) 같은 것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북한이라는 전대미문의 정권을 국제사회로 끌어내야 한다. 큰 그릇을 작은 틀 안에 집어넣어서 상처를 줄 필요는 없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세월호 2주년, 여전히 세계 최고인 안전사고

    오늘은 304명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2년 전 오늘 아침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다’는 속보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는 승선객들의 무사귀환을 믿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이준석 선장은 “가만히 있어라”라는 지시를 내렸고, 해경은 안전한 곳에 대피해 있던 선원들만 구조했다.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비롯한 304명의 희생자들은 오지 않는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세월호와 함께 칠흑 같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렇게 세월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던 총체적 안전불감증을 참담하게 고발했다. 상처와 기억은 세월이 흐르면 아물고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월호의 상처와 기억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도 안 된다. 고작 2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는 안전한가”라는 물음에 우리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지 않은가. 세월호 참사 이후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매뉴얼을 정비하는 한편 예산을 크게 늘려 안전·재난 관리 시스템을 개선한 것은 사실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인 ‘안전 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들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안전 실태를 점검하는 ‘국가 안전대진단’ 제도가 도입돼 올해 처음 시행됐다. 일선 학교의 안전 교육도 대폭 확대됐다. 하지만 국민들의 안전 체감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최근 국민안전처 설문 조사에서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한가에 대한 긍정적 답변 비율은 33.5%에 그쳤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안전사고(자살 포함)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2.5%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사고 무방비 현장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널려 있다. 지난 2년간 산업 현장에서는 각종 사고로 1947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경기도 판교 환풍구 참사 이후 쥐 잡듯 전국의 안전조치 미비 환풍구를 찾아냈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환풍구들은 입을 쩍 벌리고 있지 않은가. 매번 재발하는 ‘설마병’ 때문에 세월호와 같은 위험 요인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시스템을 갖춰 대응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안전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상시화해 새로운 위험 요소가 없는지 끊임없이 찾아내 보완해야 한다. 근거 없는 낙관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세월호 상처가 아물지 않는 것처럼 그 교훈 또한 잊어선 안 된다.
  • [특별기고] 국민안전의 날, 세월호 교훈 되새기며/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특별기고] 국민안전의 날, 세월호 교훈 되새기며/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4월 16일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날을 ‘국민안전의 날’로 정해 다시는 세월호 사고와 같은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오를 다지는 날로 운영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는 정부의 초기 재난 대응역량의 부족과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관행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고 당시 안전과 재난을 관리하는 기능이 여러 부처와 기관에 분산돼 일사불란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안전과 관련된 법과 제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또한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의 무책임이 더 큰 피해를 불러왔다. 세월호 사고뿐 아니라 성수대교 붕괴(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등 대형 사고를 분석해 보면 법과 제도의 미비, 부실한 안전점검, 안전의식 미흡 등이 공통된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정부는 대형 사고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재난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재난안전관리 체계의 비전이라 할 수 있는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추진 상황을 월별, 분기별로 점검하고 있다. 둘째, 재난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민관 합동으로 주요 시설물과 위험요소를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국가안전 대진단을 지난해 처음 도입했다. 올해에는 2월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41만개의 시설물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 중이다. 국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한 안전 취약 요인을 ‘안전신문고’를 통해 적극 신고하고 있다. 대진단 결과를 토대로 시설에 대한 보수·보강이 이루어지면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19특수구조대를 권역별로 배치하고, 해양특수구조대를 확대했다. 재난 발생 시 특수구조대가 육상 30분, 해상 1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17개 시·도에 재난·안전 전담 조직을 신설해 지자체의 재난관리 역량도 대폭 강화했다. 넷째, 2014년(12조 4000억원)에 비해 늘어난 14조 7000억원의 재난안전예산을 확보했다. 특히 소방안전교부세 등을 활용해 노후화된 소방 장비를 교체하고 있다. 20개 긴급 신고전화는 119(재난), 112(범죄), 110(민원·상담)으로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 단일 재난안전통신망 구축도 2017년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국민안전처는 올해 현장 중심의 업무수행, 민간 참여와 협력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안전에 대한 답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현장에서 즉시 조치하고, 제도와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내 가족과 이웃에게 일어날 수 있는 재난과 사고의 원인을 찾아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조치해 나갈 것이다. 안전이 우선시되는 사회 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제도와 인프라, 안전의식이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 안전사고 예방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의 협조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 한강 수상택시 10월 운항 재개

    세월호 참사 이후 운영을 중단한 한강 수상택시가 운영업체를 바꿔 2년여 만에 운항을 재개한다. 또 유람선인 한강 아라호는 매각 대신 임대로 방향을 선회한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9일 한강 수상택시 도선장과 승강장을 정비해 이르면 오는 10월쯤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수상택시는 2007년 도입돼 뚝섬·잠실∼여의도 등의 출퇴근 셔틀 등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28일 중단됐다. 수상택시 운영업체가 세월호 사고 선사였던 청해진해운이었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 측은 지난해 9월 수상택시 사업권을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에 양도했다. 도선장은 이촌에서 반포 예빛섬 주변으로 옮겨져 조성된다. 관광 명소인 세빛섬과 연계해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수상택시를 2년간 운항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리하고 시운전하려면 빨라야 10월쯤 운항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예전처럼 출퇴근과 관광 용도로 쓰며 이용 요금이나 운항 노선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강 아라호는 매각 작업이 또 무산돼 10년가량 장기 임대로 방향을 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말 아라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계약을 체결했으나 재무 구조 문제 등으로 올해 초 협상이 다시 결렬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월호로 중단된 한강 수상택시 10월쯤 운항 재개

    세월호로 중단된 한강 수상택시 10월쯤 운항 재개

    세월호 참사 이후 운영을 중단한 한강 수상택시가 운영업체를 바꿔 2년여만에 운항을 재개한다. 또 유람선인 한강 아라호는 매각 대신 임대로 방향을 선회한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9일 한강 수상택시 도선장과 승강장을 정비해 이르면 오는 10월쯤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수상택시는 2007년 도입돼 뚝섬·잠실∼여의도 등 출퇴근 셔틀 등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28일 중단됐다. 수상택시 운영업체가 세월호 사고 선사였던 청해진해운이었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 측은 지난해 9월 수상택시 사업권을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에 양도했다. 도선장은 이촌에서 반포 예빛섬 주변으로 옮겨져 조성된다. 관광명소인 세빛섬과 연계해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수상택시를 2년간 운항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리하고 시운전하려면 빨라야 10월쯤 운항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예전처럼 출퇴근과 관광 용도로 쓰며 이용요금이나 운항 노선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강 아라호는 매각 작업이 또 무산돼 10년가량 장기 임대로 방향을 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말 아라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계약을 체결했으나 재무구조 문제 등으로 올해 초 협상이 다시 결렬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취임 1년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취임 1년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김임권(67) 수협중앙회장과의 인터뷰는 돌발 인터뷰였다. 차 한 잔 하고 가란 말에 그의 집무실에 들렀다가 취임 1주년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곧바로 질문을 쏟아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5국을 감상하고 있던 김 회장은 TV를 끄고 자리에 앉아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 취임 1주년 어떻게 평가하나. -일년이 금방 지나갔다. 중앙회장으로 오면서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다.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이다. 수협은 협동조합으로서 돈이 있어야 결국 어민을 도와준다. 이런 논리로, 작년에 중앙회와 회원조합에서 1605억원을 벌었다. 전년도 1053억원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어렵다는 시기에 이만큼 순익을 증가시킨 것은 우리 조직이 캐치프레이즈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보람이고 의미다. 이대로라면 차근차근 공적자금을 갚고, 어민들에게 지원도 많이 해서 수산업이 다음 세대로 넘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 강한 수협이란 말의 의미는. -먼저 우리 수협인들이 내가 누구이고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협동조합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에 대한 질문을 제대로 파악할 줄 아는 정체성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 부단한 자기계발을 통해 전문성을 갖게 되면 조직이 강해진다. 강한 수협이 되기 위해서는 수협인들의 정체성과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 올해 신입직원 특강에서도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일이란 우리 삶의 존재 이유다. 각자 위치에서 일을 하는 것은 이웃 사랑에 대한 실천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얘기다. “일을 가볍게 생각하지 마라. 일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라고 신입직원 특강 때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 돈 되는 수산이라는 비전에 수산업계 종사자들의 귀가 솔깃했을 것 같다. -수산업은 돈이 되는 분야다. 우리 바다 면적은 육지보다 4.5배 크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데도 한국사회는 수산업을 천대하고 있다. 최근에 전남 고흥에 다녀온 일이 있다. 17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어촌마을인데 가구당 연 평균소득이 5억~7억원이란 얘기를 들었다. 고등어잡이 배에 탄 어로장 연봉이 10억원이 넘는다. 선장은 1억원이 넘는다. 돈이 되어야 사람이 온다. 그래서 수산업이 옳은 길로 가기 위해서는 수산업의 종사자가 많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선원이 없어서 외국에서 송출하고 있다. 고등어잡이 배의 경우 선원 1700여명의 평균연령이 50대 후반이다. 5년 뒤면 60대로 넘어간다. 수산업을 위해서는 배, 어장, 선원, 시장 등의 시스템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다른 것들은 투자만 하면 해결되지만 사람의 문제는 시간이 걸린다. 어민을 육성하는 데는 큰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 결국 젊은층이 어촌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얘기 아닌가. -들어오게 하려면 먼저 돈이 돼야 들어온다. 그래서 돈이 되게끔 만들려고 하고 있다. 돈이 돼서 결국 수산업에 사람이 오게끔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귀어(歸漁)를 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모델케이스를 만들고 있다. 순환여과식 양식장이 그 예인데 귀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델케이스를 운영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 중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귀어에 성공한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어촌에서 살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해 나갈 것이다. → 수협법 개정은 어떻게 되고 있나. -수협의 가장 큰 현안 문제다. 현재 수협은 공적자금을 쓰고 있다. 내년부터 갚아야 한다. 갚으려면 수익 구조가 돈을 많이 버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수협은행을 중앙회 자회사로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이 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작업이다. 구조 개편을 위한 정부예산 반영, 관련 세법 개정 등 모든 제반 사항은 끝났다. 하지만 정작 담을 수 있는 그릇 즉 수협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산된다. → 바다 사나이다. 바다란 무엇인가. -바다는 내 인생이다. 어업인은 부모고 형제다. 중앙회장 출마 후보자 때도 이같이 말했다. 실은 3대째 수산업을 이어오고 있고, 어업인을 그런 마음으로 섬기고 있다. → 수협 최초로 여성 상임이사를 발탁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현재 지도경제사업과 신용사업 간 인사교류를 못하게 돼 있지만 인사교류는 중요한 의미다. 언젠가는 조직이 하나가 되기 위한 희망의 표시다. 실무적으로는 강신숙 이사가 담당하는 역할은 중요하다. 회원조합이 벌어들인 자금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신용사업 쪽에서 잔뼈가 굵은 강 이사는 그런 면에서 적임자다. 직원 간 인사교류는 못하지만 임원들은 교류가 있어야 한다. 이번 임원 인사는 우리 조직이 두 개로 나뉜 것이 아니라 하나로 결집되어 있는 조직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 돈 때문에 복합리조트 사업을 하는 것인가.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문제다. 노량진 터에 복합시설을 지으면 노량진 시장도 활성화되고, 관광도 활성화돼 수익이 창출될 거다. 그 돈을 수산업에 관련된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쓰면 수산업은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다. → 임기 2년 차는 어떤 일에 중점을 둘 건가. -수협의 미래는 한국 수산업의 미래다. 따라서 수협이란 조직의 미래가 달린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 지어 수익 구조를 바꾸는 게 급선무다. 노량진 복합리조트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와 인허가 문제를 논의 중이다. 특히 수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수산물 수출 활성화에도 중점을 두려고 한다. 최용규 부국장 ykchoi@seoul.co.kr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3대째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근해에서 고등어와 삼치를 주로 잡는 혜승수산 대표로 대형선망수협조합장을 지냈다. 국제협동조합연맹 수산위원회 위원장,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상고(현 부경고)와 부산수산대 수산경영학과를 졸업했다.
  • 아르헨 해경, 불법조업 중국어선 격침…한국은?

    아르헨 해경, 불법조업 중국어선 격침…한국은?

    지구 반대편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이 단속 당국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아르헨티나 해경대가 격침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해경대는 격침 후 어선의 선장을 포함해 선원을 전원 구조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루옌위안위010(Lu Yan Yuan Yu 010)이라는 배이름을 가진 문제의 중국 어선은 지난 13일 밤 아르헨티나 추붓주에서 배타적 경제수역을 5km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다가 적발됐다. 아르헨티나 해경대는 현지법에 따라 조업중단 명령을 내렸지만 어선은 소등하고 공해로 도주를 시도했다. 추격에 나선 아르헨티나 해경대는 공포를 쏘면서 영어와 스페인어로 중국 어선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중국 어선은 응답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해경대가 도주하는 어선의 앞뒤로 공포를 쐈다"면서 "발포 전 해경대와 해군이 긴급대응반을 가동, 발포와 나포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해경대가 격침 결정을 내린 건 중국 어선이 단속반의 승선을 거부하고 충돌을 시도하는 등 강력히 저항하면서다. 관계자는 "중국 어선이 해경대를 따돌리기 위해 여러 번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면서 "급기야 해경대 선박를 들이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해경대는 어선을 추격하면서 국방부와 사법부에 상황을 급박한 보고했다. 아르헨티나 국방부와 사법부는 공권력에 대한 저항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격침 명령을 내렸다. 국방부의 명령을 받은 해경대는 곧바로 중국 어선을 공격, 격침했다. 해경대 관계자는 "해경대뿐 아니라 (불법 조업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선원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며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격침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체포된 선원들이 16일 푸에르노 마드린 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면서 "아르헨티나 현지법에 따라 전원 사법처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아르헨티나 해경대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포항 앞바다 전복 어선, 이틀째 실종자 못 찾아…시신 1구 인양

    포항 앞바다 전복 어선, 이틀째 실종자 못 찾아…시신 1구 인양

    해경이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뒤집힌 채 발견된 구룡포 선적 D호(29t급) 실종 선원들을 이틀째 수색하고 있으나 발견되지 않고 있다. 포항해양경비안전서는 어선이 발견된 지난 3일 오후부터 경비함정과 항공기, 구조대원 10명을 투입, 배 안과 사고해역 일대를 수색해 조타실에서 선장 최모(47) 씨의 시신을 인양해 포항 시내 병원으로 옮겼다.그러나 4일 현재 함께 타고 있던 베트남 선원 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구조대는 배 주위에 얽혀있는 어망과 어구를 치우고 선내에 들어갔으나 쌓여있는 물건이 많아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경비함정 10척, 어업지도선 1척, 해군 초계기 등 항공기 5대가 주변 해역을 수색하고 있다. 해경은 실종자들이 해류에 밀려 유실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수색 범위를 최대한 넓히고 밤에도 경비함정을 교대로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하기로 했다. 또 어선 통신이 두절된 상황과 사고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D호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쯤 경북 영덕 축산항에서 조업하러 출항했다. 그러나 이튿날 오후 9시 30분쯤 포항어업정보통신국에 위치를 알리지 않았고 그 뒤 통신이 끊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원 7명 탄 실종 어선 나흘 만에 발견…시신 1구만

    동해에서 한국인 선장과 베트남 선원 6명 등 7명을 태우고 조업하다가 통신이 끊겨 실종된 어선이 나흘 만에 발견됐다. 어선에서는 선장으로 보이는 시신 1구가 인양됐다. 그러나 함께 타고 있던 베트남 선원 6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포항해경은 3일 낮 12시 20분쯤 포항시 남구 호미곶 동쪽 61마일 해상에서 구룡포 선적 통발어선 D호(29t급)가 뒤집힌 채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통신두절 신고 접수 이후 나흘 만이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해상초계기 B-703호가 이 배를 처음 찾아냈고 경비함정과 헬기가 사고 현장에 도착해 오후 2시 8분쯤 실종 선박인 것을 확인했다. 뒤집힌 어선 조타실에서 선장으로 보이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실종 당시 통발어선에는 선장 최모(47)씨와 베트남 선원 6명 등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다. 포항해경은 배 안에 선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낮 동안 구조사 4명을 동원해 수색했다. 또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등 구조대원 10명을 현장으로 보냈으나 나머지 선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해경은 어선 내부 수색을 중단하고 주변 수색만 하고 있다. 해경은 날이 밝는대로 다시 선내 수색에 들어갈 계획이다. D호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쯤 영덕 축산항에서 출항해 조업하다 29일 오후 9시 30분쯤 통신이 끊겼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제주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김남경의 예술마을] 제주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제주시 한경면 중산간 지역 저지리. 이곳은 나무, 가시덤불, 용암 암석 등 자연의 생명체들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며 삶을 향한 각축전을 벌이던 전쟁터였다. 가시덤불과 나무는 암석 위에 뿌리내리기 위해 치열하게 자기와의 싸움을 벌였다. 나무가 없는 곳에서는 덤불이 승리자였지만 나무뿌리가 암석을 움켜쥐고 튼튼히 뿌리내려 쑥쑥 자라면 나무가 승자가 됐다. 숲이 되어 해가 들어오지 않은 곳은 이끼와 고사리 등이 승자였다. 가시덤불은 살기 위해 나무를 타고 하늘로 올랐다. 가시덤불에 제 몸을 내어준 나무들은 영양분을 내주고 다시 거름이 되기도 했다. 돌 틈으로 스며든 빗물은 삼다수가 되어 생명체들을 살렸다. 그렇게 자연은 서로에게 내어주고 기대고 하면서 억겹의 세월 동안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다. 이곳이 바로 곶자왈. 곶은 숲, 자왈은 가시덤불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다. 숲이 만든 수천, 수만년의 역사 속으로 인간이 들어왔다. 숲과 가시덤불, 암석밖에 없는 곳이라 농사도, 집도 지을 수 없었던 땅. 그때만 해도 인간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나무로 숯을 만드는 것뿐이었다. 세월이 다시 흘러 이 숲에 길이 놓이고 골프장과 휴양리조트도 생겼다. 자연 훼손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좀더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며 나아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예술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때마침 서양화가 김흥수 화백이 제주에 자신의 그림을 기증했다. 미술관이 들어설 자리를 찾으면서 예술과 숲의 조화를 구상하는 작업이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10여년이 흘러 이제는 30여명의 예술가들이 그 숲에 둥지를 틀면서 마을이 되었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제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약 3만평(9만 9383㎡)에 걸쳐서 30여명의 예술가들이 머물고 있는 마을이다. 화가, 서예가, 음악가, 공예가, 건축가, 조각가, 만화가, 사진가 등 분야도 다양하다. 1000여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도 있고 어린이야외조각전시장도 있다. 각각의 건물 사이에는 숲이 살아갈 공간을 둬 자연과의 상생을 도모했다. 숲은 예술가 각자의 개성을 지켜주는 담벼락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숲과 예술의 공존을 위해 전기시설 등도 모두 땅속으로 묻었다. ●제주현대미술관이 마을 산책의 구심점 마을 산책의 구심점은 제주현대미술관이다. 미술관 본관 입구에 서면 철골로 만든 사람이 손을 내밀고 있다. 이 지역에서 예술의 역할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본관에는 서양화와 한국화를 접목시켜 조형주의를 탄생시킨 김흥수 화백의 특별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아트숍 등이 들어서 있다. 2월 12일까지 20세기 마지막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양철북’의 저자인 귄터 그라스의 삶과 예술을 엿볼 수 있는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여성의 누드를 독특하게 해석해 작품 세계로 삼은 김흥수 화가와 43세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부인 장수현 화가의 러브 스토리를 알게 되면 미술관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분관에는 박광진 화백의 기증 작품이 특별 전시되어 있다. 부드러운 필치와 빛으로 제주의 풍광을 그린 작품들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분관과 이웃한 진갤러리는 박광진 화백이 소장한 근현대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 주변으로는 어린이야외조각공원이 펼쳐져 있는데 상상 속의 동물들을 조형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 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부엉이를 작품 모티브로 삼은 안윤모 작가의 특별 공간도 인상적이다. ●민이식·조수호 등 유명 작가 전시실 한눈에 미술관 관람이 끝나면 마을을 둘러볼 차례다. 차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천천히 걷기를 추천한다. 약 한 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어 산책하기 좋다. 미술관과 이웃해 문인화의 대가로 꼽히는 민이식 작가의 연고제, 서예가 조수호 작가의 탐묵헌, 서예가 조종숙 작가와 현병찬 작가의 작업실과 전시실 등이 위치해 있다. 조종숙 작가의 전시실 글오름집은 때때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공동으로 전시하는 전시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단색화로 한국의 추상미술을 이끌고 있는 화가 박서보와 독특한 그림으로 유명한 중국인 화가 펑정지에의 작업실도 나란히 위치해 있다. 이층 구조의 한옥이 돋보이는 선장헌은 ‘TV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으로 알려진 양의숙씨 집이다. 독특한 건축 구조와 아기자기한 조각들이 놓여있는 정원이 인상적이다. 대부분 작가의 작업실은 밖에서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운이 좋으면 직접 안을 둘러볼 수도 있다. 가끔은 작업실을 개방하기도 한다. 갤러리 노리는 화가이자 큐레이터인 이명복과 아내 김은중 관장이 운영하는 갤러리로 언제나 열려 있다. 다양한 예술 전시가 활발하다. 카페까지 겸하고 있어 잠시 쉬어 가기도 좋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계속 진화 중이다. 올해 김창열도립미술관이 이곳에 문을 연다. 아울러 이 마을의 아쉬움으로 늘 지적되어 왔던 지역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군데서 돌아볼 수 있는 전시실도 갖춰질 예정이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제주공항에서 차로 35분 걸린다. 주차장은 제주현대미술관 공용주차장(제주시 한경면 저지14길 35)을 이용한다. 710-7801. 한림읍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지만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다. 미술관 관람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매주 수요일 휴관. →함께 가볼 곳:마을의 원초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웃한 환상숲곶자왈공원(772-2488)을 가보길 권한다. 전문 숲 해설가와 함께 숲을 돌아보며 나무와 가시덤불의 상생과 투쟁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만날 수 있다. 한겨울에 더욱 푸르고 비가 오면 더욱 진한 숲이 펼쳐진다. 마을 입구의 저지오름을 함께 올라도 좋다. 왕복 1시간이면 제주 서쪽 중산간 지역의 시원한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저지오름 앞의 저지리문화회관을 중심으로 제주올레길 13, 14코스가 교차한다. 사진 명소로 소문난 성이시돌 목장도 차로 5분 거리다. 푸른 목장과 오름을 배경으로 목동들의 휴식처였던 ‘테시폰’(근현대기에 도입된 건축 양식의 하나)이 이국적으로 펼쳐진다. 겨울과 이른 봄이면 동백이 제철이니 카멜리아힐(792-0088)도 함께 돌아보기 좋다. →맛집:알동네집(772-3337)은 신선한 자투리 돼지고기(200g 1만 1000원)를 연탄불에 구워 강된장과 먹는다. 특히 점심엔 김치가 푹 익도록 끓여내는 김치찌개와 돌솥밥이 인기다.
  • [이런 법 잘 보세요!] 승객 구조 안 한 선장·승무원 최대 무기징역

    이른바 ‘세월호 선장 재발 방지법’으로 불리는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수상구조법)이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수상구조법에 따르면 앞으로 조난사고를 낸 ‘가해 선박’이나 조난당한 선박의 선장과 승무원이 사고 신고나 승객 구조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받게 된다. 국민안전처는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한 수상구조법이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거쳐 이달부터 시행된다고 19일 밝혔다. 현행 수난구호법에는 구조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선장, 승무원에 대한 처벌이 인명피해 여부와 무관하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새로 시행되는 수상구조법은 사망자가 생기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토록 했다. 부상자가 생기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또 기상악화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동 및 대피명령을 내릴 수 있는 대상이 ‘어선’에서 ‘선박’으로 확대된다. 기상악화 사유에 ‘풍랑’도 추가됐다.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본부)의 수상사고 대응능력 점검도 강화된다. 해경본부는 해마다 수난 대비 기본훈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라온호 ‘18시간 남극 드라마’

    아라온호 ‘18시간 남극 드라마’

    지난 18일 오후 8시 30분 해양수산부. 조용하던 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부산에 있는 원양어선 선사 선우실업으로부터 선스타호가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에 갇혀 좌초 위기에 빠졌다는 보고였다. 세월호 등 국내외 잦은 선박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던 터라 긴장감은 백배 더했다. 즉시 선스타호와의 위성교신을 시도했다. 어렵게 연결돼 위성 조난 신호를 수신한 게 2시간 뒤인 밤 10시 30분. 조난을 확인하고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앞서 선스타호는 이날 오후 이빨고기(메로)를 잡기 위해 얼음덩어리 사이를 헤치며 남극해를 지나던 중 오후 7시 30분쯤 유빙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자가 탈출을 시도했지만 선체가 13도가량 기울어져 좌초 위기에 빠졌다. 함께 갔던 코스타호가 예인줄을 연결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헛수고였다. 유빙 사고에 대비, 이빨고기 조업은 통상 선박 두 척이 함께 출항한다. 즉시 부산 본사에 위성으로 좌초 신고를 했다. 이때부터 선스타호 구출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본사는 해수부에 유선으로 급박한 상황을 보고했고 해수부는 선스타호 조난을 확인한 뒤 선원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선원들에게 코스타호로 옮겨 타도록 지시했다. 선원 39명 중 34명이 대피했고 선장과 항해사 등 5명은 배에 남았다. 해수부는 주변 100마일 이내에 선스타호를 구조할 선박을 찾았다. 하지만 구조할 만한 선박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아라온호를 위성으로 연결, 선스타호 구조를 요청했다. 이때 아라온호는 130마일 밖에서 항해 중이었다. 남극 장보고기지 물품 보급과 로스해 연구활동을 마치고 연구원 50명의 귀국을 위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아라온호는 구조요청을 받고 즉시 방향을 바꿔 선스타호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19일 오전 10시. 아라온호가 쉬지 않고 14시간을 항해한 끝에 현장에 도착했다. 좌초된 선스타호는 가로 15m, 세로 7m, 깊이 2m의 유빙에 얹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때부터 구조가 본격화됐다. 아라온호는 먼저 30분간 선스타호의 좌초 상황을 파악한 뒤 선체 아래 유빙을 깨는 작업을 벌였다. 동시에 코스타호와 함께 선스타호에 각각 80m의 예인선을 묶고 조심스럽게 끌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박마저 기울어져 구조에 어려움이 따랐다. 서둘렀다가는 다른 선박까지 좌초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좌초 선박 구조 경험이 있던 아라온호는 그러나 침착하게 구조활동을 펼쳤다. 예인을 시작하자 좌초 선박이 조금씩 움직였다. 마침내 오후 1시 10분 선스타호를 유빙에서 탈출시켜 안전한 바다로 예인하는 데 성공했다. 아라온호 구조 요원과 사고 선박 선원들의 긴장감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풀리는 순간이었다. 정부, 사고 선박, 동행 선박의 신속한 대처와 아라온호의 절대적인 도움으로 선스타호 선원 39명이 모두 구조되는 순간이었다. 사고 발생 18시간, 아라온호가 구조활동을 벌인 지 3시간여 만이다. 해수부는 “아라온호가 즉각 출동하고 침착하게 구조활동을 벌여 선스타호가 빨리 구조됐다”며 “앞으로도 아라온호가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 어선뿐만 아니라 외국어선의 구조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유일호 심야인터뷰 “안종범 경제수석과 친한 선후배…정책방향 다를수 있어”

    유일호 심야인터뷰 “안종범 경제수석과 친한 선후배…정책방향 다를수 있어”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친한 선후배 사이지만 정책방향은 다를 수 있다.”21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 후반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일각에서 경제정책 중심축이 안 수석 쪽으로 기울 거란 관측이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유 내정자는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이자 자택이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총리 내정 소감과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얘기했다. 다음은 유 내정자의 일문일답이다. →현 상황에서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나?-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경기부양도 중요하고 구조조정은 중장기적인 초석을 놓기 위한 것이라 역시 중요하다. 또 구조조정에 단기적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데는 다들 동의를 한다. 야당도 구조조정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야당은 방법론이 다른 것이고 저나 정부, 여당은 우리가 하는 방식이 맞다고 보는 것이다. 구조조정이냐 경기부양이냐는 이분법이고 양쪽 다 중요하다. →둘 사이 상충된 면이 있는데?-구조조정도 여러 방법이 있다. 법안 통과 방법도 있고. 상충되는 게 있을 수 있지만 겸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본다. 어느 걸 선택하고 버리느냐는 지금 논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재정학자로서 보수적이었던 걸로 안다. 현재의 스탠스는?-재정학자가 보수적인 건 맞다. 많은 재정학자가 2008년 경제위기 때는 흔히 말하는 케인지언처럼 거의 똑같이 재정적자를 무릅쓰더라도 경기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전 세계적 컨센서스가 이뤄졌고 우리도 따라갔다. 당시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국가부채 규모도 결과적으로 따라온 거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는 한번 더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재부뿐 아니라 경제부처, 관련부처가 다같이 고민해야 한다. →국토부 장관 물러날 때 국회의원 3선에 대한 의지 있었나?-있었다. →왜 접었나? 대통령 부탁인가?-아시다시피 제가 당원이다. 대통령도 우리 당원이시고. 가장 중요한 분이고 우리가 정부 여당을 하고 있다. 대통령이 꼭 이 일을 맡아 줘야겠다 했을 때는 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9대 총선 생각을 안 한게 아니지만 임명권자가 요청하면 해야 된다 생각했다. →이전 발언을 보니 환율은 시장에 맡겨두자고 했다. 대외정책이나 환율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 있나?-생각은 조금 하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정부가 환율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건 문제점이 있다.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정부가 나서서 하면 조작국이 될 수도 있고. 그런 뜻에서 제가 국회의원 할 때도 시장의 입장은 이게 맞다고 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과거 국회에서 발언한 것이나 차이가 없다. →주택 공급과잉 문제 지적이 있는데?-제가 국토부장관을 해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공급 과잉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는 것이 생각이다. 가계대출 증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대출비율(LTV) 완화 때문이라는 데는 생각을 다르게 하지만 담보대출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금융당국과 합의해서 가계대출 대책이 나온 게 지난 9월이었다. 가계대출 내지는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이미 대책을 발표했고 그 효과에 의해 문제는 커지지 않으리라 본다. →한국 경제의 선장이 되는데 수많은 현안 중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은?-일단 한국경제는 시장 주도 경제고 정부가 주도하는 거라고 안 보는 게 맞다고 본다. 경제정책을 이끌어 나가는 수장 정도는 되겠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굳이 하나를 꼽으라 하면 단기적으로는 구조개혁을 위한 법안(통과)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게) 한두 가지는 아니다. →최 부총리는 단기부양 액션 많이 보여줬다고 보는데 단기부양책 있나?-아까 말씀드렸지만 단기부양이라 보기 보다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전 세계 컨센서스가 이거였다. 약간 통화도 풀고 부양정책도 하고 그걸 위해서 재정적자 감수하고 했던 것이다. 최 부총리께서도 했던 것 같은데 그것을 경기부양 위한 재정적자라고만 보긴 곤란하다고 본다. 몇년째 지속된 정책적 기조다. 단기부양을 위해서, 예를 들어 올해 2% 성장을 3%로 만들려고 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호흡을 맞추게 되는데 잘 아는 사이인가?-개인적인 친분은 있다. 가까운 선후배 사이고 책도 같이 썼다. 그런데 그게 다는 아니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논쟁도 하고 합의를 봐야 한다. →부동산 정책에 미세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나?-(일반론적 입장에서) 부동산 정책뿐 아니라 거시정책 자체에 언제든 미세조정이 필요하다. 경제학은 사이언스 과학이고 정책은 아트다. 타이밍이다.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로 하느냐. 그걸 잘해야 된다. 그게 경제부처에 수많은 공직자들이 있는 이유 아니겠나. 매일 모니터링을 하고 보고해서 조정할 걸 얘기하고 논의하는 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남극해 ‘유빙 좌초’ 썬스타호 구조 완료…안전지대로 이동

    남극해 ‘유빙 좌초’ 썬스타호 구조 완료…안전지대로 이동

    남극해에서 유빙에 좌초된 우리나라 원양어선 ‘썬스타호(628t·승선원 39명)’가 ‘아라온호(쇄빙연구선·7487t)’에 의해 구조됐다. 해양수산부는 썬스타호가 유빙에 올라타는 바람에 선체가 13도가량 기울어진 상태로 좌초했으나 아라온호가 사고 발생 14시간 30분만에 출동해 유빙을 깨고 썬스타호가 자력으로 안전지대로 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19일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썬스타호는 남극해에서 일명 ‘메로(이빨고기)’를 잡는 원양어선으로 칠레에서 남극해로 향하다가 뉴질랜드로부터 1500마일 떨어진 남극해상에서 18일 오후 7시30분쯤 선체 앞부분이 유빙에 얹혀져 선체가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크기 15m×7m×2m의 유빙에 썬스타호의 선체 앞부분부터 40m가량이 얹혀졌다. 사고 당시 썬스타호는 선체 등이 크게 손상되지 않았고 기관도 정상작동했으나 유빙에 얹혀진 탓에 이동이 불가능했다. 한 쌍을 이뤄 출항한 같은 소속회사의 ‘코스타호(862t)’가 예인선을 연결해 썬스타호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함에 따라 해수부에 조난신고를 했다. 해수부는 18일 오후 8시 30분쯤 조난 신고를 접수하고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외교부·국민안전처 등에 상황을 전파하고 썬스타호 승무원 전원이 특수 방수복을 착용하고 코스타호로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썬스타호에는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기사, 조리사 등 5명이 잔류해 구조작업을 도왔고 나머지는 전원 대피했다. 썬스타호에는 한국인 7명·인도네시아인 23명·필리핀인 5명의 선원과 한국인과 러시아인 옵서버 1명씩이 승선했다. 해수부는 썬스타호 주변 100마일 이내에서 구조 활동이 가능한 선박이 없어 130마일(10시간 항해거리) 떨어져 항해 중이던 ‘아라온호’에 구조를 요청했다. 아라온호는 남극 장보고기지 물품 보급과 로스해 연구활동을 마치고 연구원 50명의 귀국을 위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아라온호는 이날 오전 10시쯤 현장에 도착해 코스타호와 함께 썬스타호에 각각 80m의 예인선을 연결하고, 썬스타호 주변의 유빙을 깨는 작업을 벌여 오후 1시 10분쯤 사고현장에서 탈출시켰다. 아라온호는 2011년 크리스마스에도 남극해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호’를 구조한 바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안전지대로 이동중”이라면서 “이 사고로 피해자는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살인죄로 처벌받는 선장 다시는 없어야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의 살인 혐의가 최종적으로 인정됐다. 대법원 전원재판부는 어제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에 대해 1심은 무죄, 항소심은 유죄를 선고하는 등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지만 대법원이 ‘퇴선명령 등 필요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항소심 판단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씨가 선장의 역할을 의식적·전면적으로 포기함으로써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수많은 승객들의 익사를 초래했다는 대법원 판단에 우리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름지기 선장이라면 어떤 위급 상황에서도 승객들을 위한 구호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뒤집힌 세월호의 객실 창문을 사력을 다해 두드리며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어린 학생들을 모른 척하고 팬티만 걸친 채 줄행랑쳤다.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이씨가 내린 “가만히 있으라”라는 대기명령만 믿고 선내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그 어린 학생들이 자기 목숨만 건지겠다고 도망치는 이씨의 뒷모습을 보고 최후의 순간에 얼마나 큰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씨와 같은 ‘살인 선장’이 이 땅에 또다시 등장해선 안 된다. 이씨의 살인 혐의가 확정됨으로써 대형 인명사고에서 책임자들을 부작위(不作爲·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는 판례가 생겼다. 대법원은 “적절한 시점의 퇴선명령만으로도 상당수 피해자의 탈출과 생존이 가능했다”며 “이씨의 부작위는 작위에 의한 살인의 실행 행위와 동등한 법적 가치가 있다”고 판시했다. 승객들이 익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선장으로서의 직무를 다하지 않고, 먼저 퇴선한 것은 사실상 직접 승객들을 죽인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번 판례가 안전 책임자들에게 큰 교훈이 되길 바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은 상당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정부 역시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및 구호에 만전을 기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참사 이후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랐고, 항상 책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지적되곤 했다. 세월호 참사는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 아니다. 고작 1년 7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대형 사고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사고는 발생하지 않아야 하지만 피치 못하다면 대처라도 잘해야 한다. 다시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받는 선장, 안전책임자가 나와선 안 된다.
  • 대법 “승객 적극적으로 익사시킨 행위”

    대법 “승객 적극적으로 익사시킨 행위”

    이준석(70) 세월호 선장에 대해 ‘유기치사’가 아닌 ‘살인’을 적용해야 한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법관 13명 모두가 동의했다. 대법원은 이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확정에서 더 나아가 승객 구조 없이 배에서 떠난 이씨의 행동을 “승객 등을 적극적으로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는 행위”라며 한층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법원은 이날 이씨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상고 기각 사유를 설명하면서 특히 이씨에 대해서는 “승객 등의 구조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선장으로서, 퇴선 명령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선내 대기 상태에 있는 승객 등의 사망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인명구조를 위한 조치를 지휘·통제할 수 있는 법률상·사실상 유일한 권한을 가진 지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승객들이 익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내버려둔 채 먼저 퇴선한 것은 선장의 역할을 의식적이고 전면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씨의 부작위는 작위에 의한 살인의 실행행위와 동등한 법적 가치가 있다”고 판시했다. 부작위란 특정한 행위를 해야 할 법률적 의무를 진 사람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씨에게 적용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는 물론 살인미수와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선원법, 해양관리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확정했다. 이 선장을 제외한 승무원 14명은 각각 징역 1년 6개월~7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구조조치 또는 구조의무 위반이 문제 된 사안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 선장 등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법원의 재판 현장이 생중계된 수원지법 안산지원의 재판 중계 법정에서는 적막 속에 일부 유족의 오열이 터져 나왔다. 한 유족은 “내 아이가 없는데 대법원 판결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눈물을 훔쳤다. 판결 직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유족들은 “대법원이 선장과 선원들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하면서 1년 7개월 동안의 인고와 고통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위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이날 살아 있었다면 시험을 치렀을 자식 생각에 부모들은 가슴을 쳤다. 전명선 피해자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있었다면 자기의 꿈과 미래를 위해 수능을 봤을 시간이다. 가족들도 이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자식들과 함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욱 어머니’라고 밝힌 다른 유족은 “대한민국의 미래였던 250명의 아이가 오늘 시험을 못 보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등,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친구들에게 힘을 주고 있을 것”이라며 흐느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해외여행 | 미처 몰랐던 이탈리아 풀리아 Puglia②Monte Sant’Angelo, Polignano a Mare

    해외여행 | 미처 몰랐던 이탈리아 풀리아 Puglia②Monte Sant’Angelo, Polignano a Mare

    ●Monte Sant’Angelo 동굴 예배당에서 평온을…성당의 재발견 카스텔 델 몬테에서 더 위로 차를 달리면 풀리아주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몬테 산탄젤로Monte Sant’Angelo가 있다. 북부로 올라가는 차장 밖 풍경은 단조롭다. 바닷물을 수차례 걸러 양질의 소금을 만드는 염전과 머지않아 신의 물방울이 될 포도나무, 올리브가 넉넉하게 펼쳐진다. 바다가 있고 너른 평야가 있으니 과거부터 의식주는 풍요했으리라.가벼운 상념에서 깨어나면 차는 꼬불꼬불 가파른 언덕을 쉼 없이 올라간다. 굳이 이 험한 비탈길을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성 미카엘San Michaele 성당 때문이다. 성 미카엘 성당은 흔히 생각하는 유럽의 성당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웅장한 규모로 기를 죽이지도 않고 화려한 장식으로 시선을 분산시키지도 않는다. 가르가노산에 기대 세워진 성당 예배당은 동굴을 이용한 독특한 구조가 종교에 상관없이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든다. 그리스도교 일곱 수호천사 중 하나인 성 미카엘이 3차례 출현한 곳으로도 유명해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성당 안에는 역대 교황의 방문 사진과 성당의 역사가 소박하게 전시돼 있다. 성당에서 나와 언덕을 오르면 노르만노 성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몬테 산탄젤로는 독특한 수공예품과 빵으로 유명한데 성당과 성을 오가는 언덕길에 상점이 많다. ●Vieste→Mattinata 아드리아해를 만나는 시간 풀리아주는 해안선만 800km다.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면 바다로 나갈 시간이다. 주말이면 사람들은 요트를 타거나 개인 보트를 타고 나가 비치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젊은이들은 다이빙을 하고 연인들은 해변에서 키스를 나눈다. 샴페인 한잔의 여유를 어찌 거부하겠는가. 풀리아주의 끄트머리 비에스테Vieste에서 시작해 맛티나타Mattinata까지 3시간 가량의 보트투어는 아드리아해를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땅에서 보는 바다와 바다에서 보는 땅은 확실히 다르다. 햇빛에 따라 바람에 따라 바다는 검푸르기도 에메랄드빛으로도 변하는데 이곳의 풍광이 여느 바다와 다른 것은 해안 절벽의 색 덕분이다. 흰색을 기본으로 다양한 색이 층층이 쌓인 석회암 절벽은 세월에 순응하며 자연스레 주름진 민낯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항구를 떠나 강렬한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바다를 떠다니면 이탈리아 특유의 강렬한 색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시시각각 그 빛을 달리하는 망망한 바다에서 마주하는 사방은 온통 원색으로 가득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티 없이 파란 하늘과 바다와 맞닿은 하얀 석회암 절벽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아침 일찍 해가 들면 바닷물과 어우러져 동굴 벽의 색이 파랑, 빨강 등 다양한 색으로 물든다고 해서 ‘화가의 팔레트’라고 이름 붙은 해상동굴도 있다. 어려서부터 이 같은 풍광을 매일 보고 자라면 제일 먼저 짧아지는 크레파스의 색깔도 우리와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겠다. 내용 자체만 치면 아드리아 보트투어도 다도해 선상 유람과 큰 차이가 없다. 선장은 사자를 닮은 바위 아래로 데려가 조물주의 놀라운 솜씨를 보여 주고 하트 모양의 전설을 설명한다. 약간의 차이점이라면 배가 훨씬 날렵하고 플라스틱 잔에 샴페인이 나온다는 점과 선장을 보조하는 가이드가 잡지에서 막 튀어나온 모델같다는 점 정도다. 아, 선장의 운전 솜씨도 아찔하다. 평평한 도로에서 주차를 해도 어려울 것 같은 좁디 좁은 해안가 동굴 속도 자기 집 주차장처럼 여유롭게 들락거린다. 금액도 3시간 코스에 1인당 13유로 정도니까 확실히 싸다. 바다가 고요해서 멀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Polignano a Mare 달력에 나올 법한 예쁜 비치 바리에서 아래로 방향을 틀면 나오는 폴리냐노 아 마레Polignano a Mare라는 그림처럼 예쁜 동네를 놓치지 말자. 이미 언급한 것처럼 풀리아주의 고속도로는 황량하다. 너른 평원에는 올리브와 포도, 수풀이 무리지어 있을 뿐이다. 그런 고속도로 중간중간 휴게소처럼 세워져 있는 마을은 종종 놀랄 만한 경험을 선사한다. 사전 정보나 큰 기대 없이 폴리냐노를 찾는다면 단언컨대 남녀노소 탄성을 내지를 것이다. 폴리냐노의 보물은 작고 예쁜 비치다. 바다를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러 길을 낸 것처럼 마을 안으로 쑥 들어온 해변은 한적하고 아기자기한데 그 바다가 맑고 맑고 맑다. 위에서 본 바다는 수미터가 넘는 수심에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파도를 막아 주는 독특한 지형 덕에 파도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골목에는 발길을 붙잡는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가득해 여성과 동행했다면 10m 전진을 위해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각오해야 한다. 여기에 국제적으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도 있으니 1박을 계획해도 좋다. 폴리냐노에 있는 그로타 팔라체세Grotta Palazzese는 세계 10대 경관을 자랑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로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다. 해안가 석회암 동굴 절벽 안에 자리를 잡아 파도소리와 바다 전망이 압권이다. 레스토랑 안에서는 아침에 해가 뜨는 장관도 볼 수 있다. 예약도 예약이지만 점심 식사라도 1인 평균 300유로 정도를 예상해야 하니 예산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TIP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그곳 폴리냐노와 가까운 카스텔라나 그로테Castellana Grotte에 가면 비교적 최근에 탐사를 마친 카스텔라나 동굴Castellana Caves이 있다. 석회암 동굴에서는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 석순 1cm가 자라는 데 80년이 필요하고 좀 크다 싶으면 20만년이 기본이다. 아래 위에서 자라 서로 만나기 일보 직전인 석순도 볼 수 있는데 닿을 듯 말 듯한 두 인연이 만나기까지 앞으로도 200년이 필요하다고. 3,000m 길이의 동굴 입구에 있는 지름 60m의 구멍에서 쏟아지는 햇빛이 근사한 장관을 만든다. 안내를 받아 단체로 이동해야 하며 3시간 코스가 기본이다. 1시간짜리 짧은 코스도 선택할 수 있다. 동굴 안은 추우니 바람막이는 필수. www.grottedicastellana.it 글·사진 김기남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관광청(ENIT) www.enit.it / www.italia.it 풀리아주관광청(PUGLIA PROMOZIONE) www.viaggiareinpuglia.it
  • [데스크 시각] 역사를 ‘창조적’으로 배우는 방법/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역사를 ‘창조적’으로 배우는 방법/박상숙 국제부 차장

    “1100명이 바다로 떨어졌지만, 316명만 떠올랐어. 상어가 다 먹어 치웠거든.” 1975년 나온 영화 ‘죠스’에서 퀸트 선장은 식인 상어를 증오하게 된 사연을 괴롭게 회상한다. 영화에서 퀸트는 2차 대전 때 자신이 승선했던 미국 해군 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호의 침몰로 상어밥이 된 동료의 복수를 위해 상어 사냥에 나선 것으로 묘사됐다. 허구의 인물이 내뱉은 한마디에는 사실 숨겨진 역사의 비극이 담겨 있다. 1945년 7월 인디애나폴리스호는 원자폭탄 수송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가는 길에 일본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 두 발을 맞고 12분 만에 가라앉았다. 당시 해군은 극비리에 진행한 히로시마 원폭 투하 계획이 드러날까 우려해 구조 신호를 묵살했고, 망망대해에서 5일을 버티던 장병들은 상어떼의 습격에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영화 개봉 20년이 지난 1996년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 살던 11살 소년 헌터 스콧에게 TV 속 퀸트 선장의 대사는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역사 발표회를 앞두고 주제를 찾던 소년은 흥미를 느꼈다. 아버지와 함께 도서관으로 달려간 헌터는 두 가지 사실에 놀랐다. 관련 자료가 거의 없었다는 것과 당시 함장이었던 찰스 버틀러 맥베이 대령이 사건 은폐를 위한 희생양이 됐다는 점이다. 해군 당국은 침몰을 함장의 부주의 탓으로 몰고 가 그를 군사재판에 넘겨 50년형을 받게 했다. 나중에 무죄 선고를 받긴 했으나 희생자 유가족의 비난과 항의에 괴로워하던 맥베이 대령은 1968년 권총 자살했다. 헌터는 부모와 교사의 격려 속에 남은 생존자 150여명에게 연락을 취했다. 놀랍게도 대부분 반세기 동안 품고 있던 자료를 기꺼이 내주고, 일부는 소년을 만나 당시 상황을 들려주기도 했다. 인디애나폴리스호 침몰 사건의 진실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헌터는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의 도움을 받아 1998년 맥베이 함장의 명예회복을 위한 결의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2년 뒤 의회를 통과한 결의안에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맥베이는 사후 32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초등학생의 왕성한 호기심과 집념, 이를 지나치지 않고 조력자 역할을 다한 어른들의 성숙함이 역사를 다시 썼다. 국정 교과서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헌터의 이야기가 새삼 떠올랐다. 교과서 무용론이 나올 만큼 급변하는 교육 환경과 국정 교과서로 돌아가겠다는 복고적 정책의 동거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게다가 1970년대 ‘한국적 민주주의’로 무장한 국사책을 열공한 학생들이 이후 가장 반국가적(!) 세대가 된 것만 봐도 ‘올바른 역사’의 앞날은 대충 짐작할 만하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교육으로는 헌터와 같은 아이들을 길러 낼 수 없다. 애국심은 주입식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한 편의 영화를 계기로 스스로 역사를 공부하면서 참전 용사들의 조국애를 배운 헌터는 현재 해군 장교로 복무 중이다. 헌터의 스토리에 감동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이 사연을 영화로 만들어 세계에 내다팔 계획이다. 국정이든 검인정이든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고 자유롭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시급하다. 그래야만 진실도 밝히고, 애국심도 기르고, 덤으로 부가가치도 창출하게 되면 이 정부가 염불처럼 되뇌는 창조경제도 실현되지 않을까. alex@seoul.co.kr
  • 부산 인근 해상 어선 화재… 1명 사망·7명 구조

    부산 인근 해상 어선 화재… 1명 사망·7명 구조

    부산 사하구 다대포 나무섬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7성훈호(29t)가 29일 오후 1시 52분쯤 발생한 화재로 시꺼먼 화염에 휩싸여 있다. 선체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선장 이모(65)씨가 조타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불을 피해 바다로 뛰어든 강모(56)씨 등 선원 7명은 인근을 지나던 마린호(4명)와 대성호(3명)에 구조됐다. 해경은 폭발음 후 배가 불길에 휩싸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 선장 1명 실종, 태안 해상서 발견된 어선에 선장 실종..”수색 중”

    선장 1명 실종, 태안 해상서 발견된 어선에 선장 실종..”수색 중”

    19일 오전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1.2t급 어선(연안자망)이 발견됐으나 선장 1명이 실종돼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 태안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2분께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M호 선장 이모씨가 “뒤에 마검포라 적혀 있고, 시동이 걸려 있는데 선원이 없는 어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태안해경은 경비함정과 122구조대 등을 급파해 어선 일부가 침수된 채 현측에 충돌 흔적이 있고, 선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실종된 사람은 선장 문모(57)씨로, 이날 오전 3시께 조업을 위해 마검포항에서 혼자 출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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