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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기서 아이폰으로 찍은 엔데버호 모습 화제

    여객기서 아이폰으로 찍은 엔데버호 모습 화제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의 마지막 발사 모습이 인근을 지나던 여객기에 탑승한 한 승객의 아이폰 카메라에 잡혀 화제다. 엔데버호는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이 화제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뉴욕에서 팜비치로 여행 중이던 스테파니 고든(33). 고든은 이날 기장으로 부터 들은 ‘오늘 엔데버호의 마지막 비행을 볼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안내 방송이 실제로 이루어지자 기쁨을 가누지 못했다. 고든은 “비행기가 플로리다 주 남동부를 지나고 있을 때 창밖으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며 “우주선이 구름을 뚫고 우주를 향해 일직선을 날아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아이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고 착륙 후 트위터에 사진을 올려 세계적인 화제로 떠올랐다. 한편 켈리 선장 등 6명을 태우고 발사된 엔데버호는 이번 16일간의 우주 임무를 마지막으로 퇴역 후 캘리포니아 과학센터에 전시될 계획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강한 여인 기퍼즈의 ‘아름다운 이별’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개브리엘 기퍼즈 미국 연방 하원의원, 그리고 그의 남편인 마크 켈리 인데버호 선장. 이들 부부가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기적 같은 이별의 시간을 나눴다. 부부는 이별하기 직전 서로의 결혼 반지를 교환했다. 기퍼즈 의원은 손이 큰 남편의 반지를 목걸이에 끼워 목에 걸었다. 퇴역을 앞둔 미국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가 16일 오전(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켈리 선장을 비롯해 6명을 태운 인데버호는 16일 동안 우주에 머무르며 반물질 추적장치인 알파 자기분광계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나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날 발사장에는 기퍼즈 의원을 포함해 4만 5000명이 초청됐으며, 발사장 바깥에도 수만명이 몰려 인데버호의 발사 순간을 지켜봤다. 지난 1월 8일 애리조나주 투손에서의 총기난사로 중상을 입었을 당시만 해도 기퍼즈 의원이 우주로 떠나는 남편을 배웅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켈리 선장이 지휘하는 ‘노장’ 우주선 인데버호도 당초 지난달 29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전력 장치 가열회로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이달 초로 발사가 연기된 뒤, 점검 작업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또다시 미뤄졌다. 때문에 마지막 임무에 무사히 나설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기퍼즈 의원과 켈리 선장은 우주센터 현장에서 누구도 쉽사리 자신할 수 없었던, 길고도 짧은 이별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켈리 선장은 비행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이제 발사의 날이 왔다. 우리는 수시간 안에 지구를 벗어나야 한다.”며 인데버호의 마지막 임무 수행을 책임진 데 대한 각오를 담담하게 밝혔다. 하지만 그는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인데버호에 오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기퍼즈 의원이 사경을 헤맬 때 인데버호의 역사적인 비행에 대비한 훈련에 불참한 채 병실을 떠나지 않았다. 부인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비행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는 기퍼즈 의원이 지난 2월 21일 보좌진의 도움으로 자신과 쌍둥이 형 스콧 켈리에게 “생일 축하해요.”라는 글과 생일 케이크 사진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보고 나서야 우주비행 훈련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개월 남짓 긴 터널을 빠져나와 현장에서 남편을 배웅한 기퍼즈 의원은 인데버호의 발사 순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기퍼즈 의원은 지난달로 예정됐던 인데버호 발사식에 참석해도 된다는 재활치료 담당 의료진의 말을 전해 듣고 “굉장한 일”이라며 주먹을 쥐어 보일 정도로 남편의 임무를 자랑스러워했다. 겨우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남편 켈리의 스마트폰 사진을 스크롤한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켈리 선장은 인데버호의 출발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도 “아내의 회복 징후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어쩌면 그에게 부인의 회복과 인데버호의 무사 비행은 같은 끈으로 묶인 기적과 희망의 징표였을지 모른다. 마침내 기퍼즈와 켈리 부부의 꿈은 이날 오전 인데버호의 우레 같은 발사 굉음 속에서 믿기지 않는 현실로 피어났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중국의 신무기 ‘희토류’

    지난해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해역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하면서 벌어진 중·일 영유권 분쟁. 그 분쟁서 일본 정부가 사흘 만에 백기투항을 한 건 다름 아닌 희토류 때문이었다. 중국이 꺼내든 ‘대일 희토류 수출중단’ 카드.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장을 석방하며 맥없이 물러섰다. 희토류가 무엇이기에 일본은 그 굴욕을 감수했을까. 지구상에 아주 작은 양이 존재하는 17개 희귀 원소의 통칭인 희토류. 첨단산업, 녹색기술, 신무기 개발에 필수자원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30.9%를 중국이 차지하며 생산량의 97%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이 백기투항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희토류 수입량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지난해의 ‘센카쿠’ 사태는 ‘중국 자원민족주의’의 무시무시한 칼날로 기록된다. ‘희토류 자원전쟁’(김동환 지음, 미래의창 펴냄)은 ‘산업 비타민’ 희토류를 노골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는 중국 자원민족주의의 실태를 파헤친 책이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 20년 전 남순강화(南巡講話)에서 덩샤오핑의 호언. 저자는 그 호언이 허사가 아님을 강조한다. 중국은 센카쿠 사태 이후 희토류 수출쿼터를 11.4% 줄일 것을 공표한 데 이어 지난 1월엔 희토류 광산이 운집한 장시(江西)성 소재 11개 희토류 광산을 정부가 직접 관리·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희토류가 무시할 수 없는 중국의 자원이요, 가공할 무기임을 분명히 천명한 것이다. 그러면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이외의 나라들은 희토류의 정치·외교·군사·산업 무기화에 대처할 무기가 있을까. 저자는 바로 그점에서 우려를 드러낸다. 일찍부터 희토류의 가치에 눈떠 무기화에 공을 들였던 중국과는 달리 대부분의 나라들은 그 인식과 대응에서 한참 멀다고 저자는 말한다. 뒤늦게 희토류 광산개발을 통한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특히 지금 중국이 밀어붙이는 자원민족주의의 궁극적 목표는 더 집요하고 원대하다고 말한다. 많은 서방국가들이 지적하는 희토류 가격 인상과 그로 인한 국가 경쟁력 입지의 상향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 지구촌의 화두인 녹색산업의 최고 입지 선점을 통한 세계의 제패, 바로 그것이다. 1만 2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석해균 선장 병원비 2억 어쩌나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거액의 병원비 걱정에 휩싸였다. 11일 삼호해운과 아주대병원 등에 따르면 최근 아주대병원이 석 선장의 병원비 중간 정산을 선사인 삼호해운에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9일 입원한 석 선장의 지난 10일까지의 병원비는 총 1억 750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호해운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지난달 21일 부산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따라서 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처분명령’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아 법원의 허가 없이는 채무 변제나 자산 처분을 할 수 없는 처지이다. 삼호해운은 석 선장 치료비를 보험으로 처리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사가 이 같은 규정에 따라 병원비를 먼저 지급하기 어렵다고 밝혀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석 선장이 두 차례 수술을 더 받아야 하고 재활치료까지 고려하면 최소 두 달은 더 입원해 있어야 한다는 점. 이렇게 되면 병원비는 2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여 병원비 지급을 둘러싼 삼호해운 측과 아주대병원 측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씨줄날줄] 인간방패/박대출 논설위원

    1945년 4월. 오키나와에서 치열한 전투가 전개됐다. 일본은 소년병 1만명을 최전방에 세웠다. 그들은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 갔다. 미군은 인간방패(Human Shield)라고 불렀다. 인간방패란 말이 처음 등장한 순간이었다. 이후 전쟁사에서 공식 용어가 됐다. 하지만 전례는 꽤 있다. 2차 대전 때 독일군은 소련 민간인 포로들을 앞줄에 세웠다. 스탈린은 단호했다. “적을 돕는 자는 적이다. 그들을 공격하지 않는 부대도 적이다.” 포로들 역시 인간방패였다. 칭기즈칸은 포로들을 화살받이로 삼았다. 인간방패는 오래된 전술이다. 미군이 영어 표현으로 쓴 뒤부터 공식 용어가 됐을 뿐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강제성을 근간으로 한다.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자발적인 인간방패들이다. 우리 학도병처럼. 한국전쟁에 참전한 학도병은 27만 5200명에 이른다. 군사편찬연구소의 한국전쟁 통계집에 나온다. 학도병은 총알받이를 자처했다. 고대 스파르타와 아테네 전쟁 때도 전례가 있다. 아테네 부녀자들은 손을 묶고 성을 둘러쌌다. 화살받이였다.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다. 자기 희생이다. 상반된 사례는 진행형이다. 보스니아 내전 때 세르비아계 민병대는 포로를 인간방패로 내세웠다. 탈레반 반군은 파키스탄 주민을 인간방패로 삼았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장갑차에 묶었다. 강제적 사례들이다. 반면 반전 운동가들도 애용한다. 인간방패프로그램(HSP), 이라크 평화팀(IPT) 등은 국제적인 단체다. 그들은 이라크전에서 인간방패로 활동했다. 자발적 사례들이다. “오사마 빈라덴이 부인을 인간방패로 삼았다.” 미국은 이 발표를 하루 만에 뒤집었다. 빈라덴은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백악관 측은 실수라고 주장한다. 그를 악으로만 몰려다가 곤혹스럽게 됐다. 이 때문에 의혹이 꼬리를 문다. 처음부터 사살을 의도했다는 의문을 낳았다. 국제법적 논란으로 이어졌다. 부인이 빈라덴 앞에 선 이유도 확실치 않게 됐다. 강제적인지, 자발적인지. 지난 1월 아덴만 여명작전 때가 연상된다. 특수전 요원들이 피랍 선원 21명을 구출했다. 합참은 모두 무사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석해균 선장은 위독했다. 생과 사를 넘나들다가 기적적으로 회생했지만. 무혈 작전을 부각시키려다가 힘이 너무 들어갔다. 과잉 홍보는 효과를 반감케 한다. 괜스레 의혹을 낳을 수도 있다. 솔직하면 탈이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고금의 진리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씨줄날줄] 수장(水葬)/이춘규 논설위원

    장례(葬禮)문화는 주로 자연과 종교의 영향을 받는다. 불교는 화장(火葬)을 확산시켰다. 고대유럽의 화장 풍습은 매장이 주류인 기독교 전파로 끊겼다. 유럽엔 방부처리 뒤 교회·궁전의 지하나 복도에 안치하는 실내 안치장이 많다. 사체에 화장을 시키고 방부처리, 보존하는 엠바밍은 미국·캐나다에 많다. 영국의 스톤헨지는 축제나 장례의식이 행해졌던 곳. 고대국가 출현 뒤 피라미드·진시황릉·장군총 등 거대한 통치자 무덤이 건설됐다. 네안데르탈인은 시신 매장 때 생전 사용했던 물건을 함께 묻었다. 신석기시대 무덤에선 시신 위에 꽃을 놓아둔 것이 발견됐다. 매장(埋葬)은 흔한 장례문화. 수장(水葬)은 방글라데시에 남아 있다. 풍장(風葬)은 시신을 그대로 혹은 관에 넣어 야산·동굴 등에 두어 풍화작용이 일어나도록 한다. 고대 이집트나 잉카제국 등에서는 미라장이 많았다. 고대 로마에는 카타콤베라 불리는 지하동굴장도 있었다. 과학의 발달은 냉동장·우주장을 출현시켰다. 성스러운 땅 티베트의 조장(鳥葬). 시신을 새들이 쪼아먹기 좋게 특별한 대에 안치해 두는 장례다. 새가 시신을 잘 먹을 수 있도록 뼈까지 잘게 썰어 두기도 한다. 영혼이 새와 함께 하늘로 날아간다는 내세관 때문이다. 천장(天葬)이라고도 한다. 바이킹족들은 시신을 통나무배와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히는 수장을 했다. 선장(船葬)이라고도 한다. 1958년 작 커크 더글러스 주연 영화 ‘바이킹’은 장엄한 바이킹식 수장 장면과 함께 끝난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앞바다에 있는 신라 문무왕의 대왕암은 우리나라의 수장 사례다. 항해 중 사망자가 발생하면 선장이나 함대사령관의 직권으로 수장할 수 있게 법률로 규정된 나라가 많다. 우리 조상들은 땅에 시신을 묻어 봉분을 만드는 장례법이 일반적이었다. 풍장도 있다. 서민들이 명당에 조성된 권세가의 묘에 몰래 매장하던 투장(偸葬)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지금은 화장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미군에 의해 사살된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이 수장됐다고 한다. 빈라덴의 종교인 이슬람식에 따르자면 그가 숨진 곳인 파키스탄에 토장(土葬)을 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 측은 토장을 하게 되면 그곳이 이슬람 세력의 반미 운동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해 수장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정말 수장을 했는지, 했다면 어디에 했는지도 미궁이다. 그는 죽었지만 한동안 쑥덕공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한국인 4명 탄 싱가포르 선박, 해적에 피랍[속보]

     한국인 4명이 탑승한 싱가포르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이 지난달 30일 케냐 인근 해역에서 해적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선박 소유사가 1일 밝혔다.  글로리 십매니지먼트사는 한국인 4명 등 25명이 탑승한 화학물질 운반선 ‘MT GEMINI’호가 전날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해적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선박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T GEMINI’호에는 당시 선장과 선원 등 한국인 4명,인도네시아인 13명,미얀마인 3명,중국인 5명이 타고 있었으며 인도네시아산 야자유가 실려 있었다.  피랍 선박은 현재 소말리아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선박 소유사는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한인 4명 탄 싱가포르 선박 피랍

    한인 4명 탄 싱가포르 선박 피랍

    선장과 선원 등 한국인 4명이 승선한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케냐 인근 해역에서 해적에게 납치됐다. 선박 소유사인 글로리 십매니지먼트사는 1일 성명을 내고 한국인 등 25명이 탄 2만 1000t 화학물질 운반선 ‘MT 제미니’호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전 7시30분쯤 케냐 몸바사항에서 남동쪽으로 320㎞ 부근 해역에서 해적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에 납치됐다고 밝혔다. 피랍 선박은 소말리아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피랍 당시 ‘MT 제미니’호에는 선장 박모(56)씨와 선원 등 한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13명, 미얀마인 3명, 중국인 5명 등이 타고 있었으며 인도네시아산 야자유가 실려 있었다. 외교통상부는 사건 직후 싱가포르 측으로부터 피랍 사실을 통보받고 본부 및 주싱가포르 대사관에 대책반을 구성, 싱가포르 측에 신속하고 안전한 구출작업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선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선사 측이 협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싱가포르 측으로부터 실시간 정보를 받아 대책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아직 해적으로부터 연락은 없었으며 선원들 피해도 파악된 내용이 없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정부는 싱가포르측과 해적 간 협상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고, 구출작전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아직 우리 군이 관여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해부대 최영함은 현재 아덴만 해역에서 충무공이순신함과 임무 교대를 위해 준비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김균미·김미경기자 kmkim@seoul.co.kr
  • “청해부대원 땀냄새 지상최고 향수였다”

    “불길한 생각으로 백년 같은 시간을 보내고 밝은 하늘 아래서 처음 본 청해부대원들이 우리의 우상이 됐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될 위기에 처했던 한진텐진호(7만 5000t급)의 박상운(47) 선장은 지난 24일 청해부대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무엇으로도 갚지 못할 크나큰 은혜를 입었다.”면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합동참모본부가 25일 공개한 박 선장의 편지는 긴급피난처에 숨어 있던 박 선장과 선원들은 청해부대원들이 자신들을 찾아냈을 때 안도하며 느꼈던 마음을 글로 표현했다. 박 선장은 “크나큰 은혜를 입은 한진텐진호 승조원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탈한 상태에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순항 중”이라면서 “청해부대장과의 무선 통화가 처음 성공했을 때 통렬한 기분은 평생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땀으로 완전히 젖은 군복에서 인도양의 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소금기 잔뜩 안은 그 진한 땀의 향기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향수였다.”면서 “작전 수행을 했으면서도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에 고마워하던 당신들의 모습에 펑펑 울었다. 우리는 그날 다시 태어났다.”고 당시의 감동을 표현했다. 박 선장은 또 긴급피난처에서 통신기를 통해 들려온 청해부대원들의 목소리에 대해 “선원 여러분 안심하라던 무전기 소리는 하늘의 음성과도 같았다.”면서 “아직도 그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웃음 짓게 한다.”고 기억했다. 박 선장은 “앞으로 여러분의 그 모습 백분의 일이라도 닮으려고 애쓰며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청해부대는 지난 21일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으로부터 한진텐진호의 한국인 14명과 인도네시아인 6명 등 선원 20명을 구조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한진호 해적 대응 매뉴얼 전 선박에 적용해야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인 7만 5000t급 한진텐진호가 그제 인도양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될 뻔했으나 위기를 모면했다.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선원들이 모두 안전한 것은 침착하게 매뉴얼대로 대응한 게 주요인이다. 선장은 총격소리를 듣고 해적의 공격이라는 것을 직감, 즉각 엔진을 정지시키고 선내 방송을 통해 선원들에게 시타델(citadel)로 불리는 긴급피난처로 피신하도록 했다. 선원들은 평소 훈련한 대로 재빠르게 긴급피난처로 모였다. 긴급피난처의 문은 13㎜의 강철로 돼 있어 해적의 총알도 뚫을 수 없다. 선교(船橋)에서는 AK소총 실탄 2발 등 실탄 3발과 어지럽게 찍힌 맨발 자국, 기관 조종을 시도한 흔적 등 해적에 의한 피랍 미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선원들의 신속한 대응이 참사를 막은 것이다. 해적들이 규모가 큰 컨테이너선까지 납치하려 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담하고 흉포화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한진텐진호의 사례에서 철저한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알 수 있다. 지난 1월 해적에게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를 무사히 구출한 이후 정부는 해적이 출몰할 위험한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 대해서는 긴급피난처를 설치하도록 했다. 한진텐진호는 긴급피난처를 제대로 갖췄지만, 영세한 선박의 긴급피난처는 안심할 수 없다. 긴급피난처를 만드는 데는 수억원이 든다고 한다. 사람의 목숨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영세한 곳에는 선주협회나 정부가 보조해 주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한진텐진호의 긴급피난처에는 원거리 교신이 가능한 장비가 없어 교신이 불가능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원거리 교신이 가능한 장비를 모두 갖추도록 해야 한다. 보안요원도 탑승시키고, 청해부대의 헬기 성능도 보강할 필요가 있다. 한진텐진호 선원들처럼 평소 긴급사태를 가정한 훈련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만약의 사태에도 비극을 막을 수 있다.
  • [한진텐진호 전격 구출] 헬기로 선상 확인 → UDT 승선 → 연락두절 14시간만에 작전 완료

    [한진텐진호 전격 구출] 헬기로 선상 확인 → UDT 승선 → 연락두절 14시간만에 작전 완료

    “해적들이 승선해 선교(船橋·선장이 지휘하는 장소)까지 올라온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해적의 규모는 판단이 되지 않는다.” 한진텐진호 구출 작전 결과를 발표한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1일 이같이 밝혔다. 해적들이 사용하는 AK소총 실탄 3발을 정밀수색 중 선교와 긴급피난처 앞에서 발견한 것을 근거로 추정했다. 또 다수의 맨발 자국과 통신을 시도하려던 흔적이 선박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해적들의 납치 시도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21일 오전 5시 45분쯤 합참 지휘통제실에 긴급한 상황이 접수됐다. 한진해운 소속 한진텐진호가 소말리아 가라카드에서 65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보안경보가 발령된 후 통신이 두절됐다는 내용이다. 상황이 접수되자 합참은 소말리아 해역 인근에 있던 최영함에 한진텐진호로 향할 것을 명령했다. 한진텐진호가 연락이 두절된 시각 최영함은 오만 살랄라항 남쪽에서 우리 국적의 선박 호송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최영함은 오전 7시 10분 현장으로 출발했다. 당시 최영함과 한진텐진호와의 거리는 대략 300마일(480㎞)로 최영함이 시속 40㎞로 12시간을 꼬박 달려야 하는 거리다. 최영함은 한진텐진호를 향해 이동하면서도 소말리아 해역에서 선박 호송 임무를 담당하는 연합 해군사와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한진텐진호가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추정된 지점으로부터 2시간 거리에 터키 군함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도움을 청했다. 터키 군함은 오전 8시 36분 현장에 도착해 헬기를 출동시켜 한진텐진호의 상황을 확인해 최영함으로 정보를 제공했다. 살랄라항 인근에서 출발한 지 9시간 30분 만인 이날 오후 4시 40분쯤 최영함은 한진텐진호에서 불과 수십㎞까지 접근했다. 합참 지휘부는 선원들의 안전과 해적들의 상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한진텐진호에서 20㎞ 떨어진 해역에서 K6기관총을 장착한 링스헬기를 최영함이 도착하기 2시간 전에 먼저 출동시켰다.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는 한진텐진호의 연기는 최영함 부대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작전이 종료된 후 연기는 선박의 연돌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링스헬기는 혹시라도 컨테이너에 숨은 해적으로부터 저격을 받지 않기 위해 먼거리에서 선상을 확인했다.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즉시 출동지시가 내려졌다. 2대의 고속정에 나눠 탄 특수요원 16명은 한진텐진호에 접근해 승선한 뒤 컨테이너와 72개의 격실 수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해적의 것으로 추정되는 AK소총 실탄 3발을 수거했다. 두발은 선교에서, 한발은 선원들이 대피한 긴급피난처 입구에서다. 오후 7시 5분 연락이 닿지 않던 선원들과 긴급피난처 입구에서 통신이 연결됐다. 안전을 확인한 후 7시 30분 굳게 닫힌 문을 열고 20명의 안전을 확인했다. 납치 위협이 발생한 지 14시간 만이다. 해적들은 한진텐진호 납치를 시도했지만 선원들이 긴급피난처로 대피한 데다 터키 군함이 접근하자 도주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선원들의 신속한 안전격실 대피와 연합 해군사의 공조, 아덴만 여명 작전을 통해 숙달된 청해부대의 작전 능력이 이번 작전의 성공요소”라고 설명했다. 김미경·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기껏 도와줬더니 뒤통수… 日, 왜 한국 무시할까

    대지진·원전 누출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은 일본이 한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의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성금 모금 및 물품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 한국의 뒤통수를 때렸다. 또 최근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방출하면서도 최인접국인 한국에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등 정보 공유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6일 “일본 지진 지원과 독도 대응은 별개로 한다는 원칙하에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렇게 계속 지원하고 있는데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안타깝고 섭섭한 생각이 든다.”며 “일본이 한·일 관계보다 영토 주장과 국가주의 강화를 선택한다면 미래지향적 관계로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한국의 지진 피해 지원에 감사하다고 거듭 밝히면서도, 중학교 교과서 검정 발표 및 외교청서 발간 등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예정대로 진행하며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 수위를 높였다. 특히 지난 5일에는 권철현 주일 대사를 불러 우리 정부의 독도 해양과학기지 설치 중단을 요청하는 등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기 위한 속셈을 거듭 드러냈다. 또 지난 4일 방사성 물질 오염수 1만 1500여t을 바다에 방출하면서 우리 측에 한마디 얘기도 없다가 4일과 5일 우리 측이 우려를 표명하자 6일 뒤늦게 관계자를 불러 설명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일본 측은 또 우리 119구조대를 가장 먼저 받아 가장 늦게까지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사태 수습을 위한 원자력 전문가 파견이나 공동 모니터링 등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원전 정보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차분하고 단호한 외교’를 앞세워 신중한 입장이지만 일본이 한국을 무시해도 이에 대응할 힘이 없고, 외교적으로도 무기력함을 보이면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단속, 일본 순시선과 고의로 충돌한 혐의로 선장을 체포했으나, 중국 측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고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대한 거래 조사 등으로 압박하자 선장을 석방했다. 중국이 외교적·경제적으로 힘을 발휘하자 일본 측이 뒤로 물러선 것이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세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돼 대일 외교 3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며 “특히 원전사고에 대한 공조는 외교적 역량을 발휘, 공동대처할 대화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습성이 있다.”며 “미국이나 중국에는 저자세이면서 한국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만큼 우리가 우위인 분야에서 외교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석해균 선장님 완치되면 제주 오세요”

    우근민 제주지사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가 구출되는 과정에서 크게 다친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에게 제주도 방문을 요청했다. 제주도는 우 지사가 지난 23일 아주대병원에 입원 중인 석 선장에게 전화를 걸어 쾌유를 빌고, 완치되면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공식적으로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고 24일 밝혔다. 우 지사는 석 선장이 지금까지 제주도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해 꼭 가보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석 선장은 “배를 타고 안 가본 나라가 없는데 아직 제주도를 못 가봐 퇴원하면 집사람과 함께 꼭 제주에 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2006년 겨울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한 법의학자가 능숙하게 40대 남성 시신의 두피를 벗겨냈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뇌에 흐르는 피. 자위를 하다 그대로 굳어버린 시신의 사인(死因)은 뇌출혈이었다. 부검대 아래쪽에는 허름한 싱크대와 각종 부검 도구, 장기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놓여 있었다. 유리벽 경계조차 없는 협소한 공간 속에서 유가족은 시신 머리맡에서 부검을 지켜봤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 ‘싸인’에서 본 넓고 때깔 좋은 부검실은 5년 전 수습기자 당시 머릿속에 새겨진 기억과는 너무 달랐다. 드라마가 옳은지, 기자의 기억이 옳은지를 확인하고 싶어 지난 21일 국과수 법의학동 부검실을 다시 찾았다. 외양은 약간 달랐지만 더 이상 칙칙하고, 어둡고, 썩은 내장 냄새 때문에 속이 메스꺼웠던 열악한 공간이 아니었다. 검시관들의 건강을 위한 환기시설은 물론 참관실, 유족대기실, 면접실 등이 깔끔하게 분리돼 있었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외부에서 부검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에이즈 환자 등 부패와 전염 우려가 높은 시신 부검을 위해 완전 격리된 특수부검실도 갖췄다.  국과수를 전면 리모델링한 정희선(56) 원장을 만났다. 국과수 최초의 여성 소장이다. 지난해 10월 국과수가 ‘원’(院)으로 승격하면서 초대 원장이 됐다. 임기(3년) 만료를 4개월여 앞둔 그는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장자연 필체 진위 논란, 만삭 의사 부인 살해 의혹 등을 감정한 국과수 사령탑으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 원장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자연 필체와 관련, “명백히 장자연씨의 필체가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감정 결과에 대한 외압, 국과수 내부의 권력 암투 및 증거 조작에 대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과수는 25일 개원 56돌을 맞는다.   ●장자연 필체 가짜 판명 순간 “재검토하라”  SBS가 장자연씨의 ‘친필’ 확인 감정서를 공개한 뒤 필적 감정 의뢰가 들어왔는데, 어땠나.  -필체가 맞다고 했지만 증거물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실험을 시작하는 게 원칙이다.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져선 안 된다. 앞선 감정 내용들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 증거물 양도 많고 주변에서 관심도 많아 고생했다.  지금 생각해도 명백히 가짜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있는 그대로 본다. 특징점들이 달랐고, 이는 아주 정확하다.  가짜로 판명 난 순간 기분은.  -‘친필이 아니다.’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그래도 다시 한번 검토하라고 했다. 난 우리 직원들을 100% 신뢰한다. 능력 있는 직원들이 반복해서 얻은 결과로 나왔다면 틀림없다고 믿는다. 가짜라고는 안 했다. 내가 봤을 때 특징점들이 달랐다. 직원들이 한 것에 공감하지만 또 검토하라고 그랬다.  SBS가 받은 필체 감정서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그게(SBS 기자가 가져간 편지) 사본이었다. 사본을 가지고 감정하면 무리가 있기에 사본 감정은 안 한다. 원본은 눌러쓴 표시가 있지만 사본은 없다. 사본은 글씨 특징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원본을 갖고 실험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이번 사건의 포인트는 ‘사본’이었다.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베테랑 직원 4~5명이 같이 실험하면서 동료들 간 의견을 거쳐 나왔다.  사건과 연관된 언론사, 정부 등의 입장이 부담되지 않았나.  -전혀 상관없다. 우리는 증거물이 들어오면 과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기관이다. 누가 관여됐는지 상관 없다. 나도 직원들한테 전혀 얘기 안 한다. 오래 근무했지만 그런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듣지도 않을 것이다. 감정서에 내 이름을 쓰고 법정에 가서 증언을 한다. 다른 사람이 (결과를 바꿔달라고) 말한다해서 바꾸겠나. 자기가 증언하고 자기가 책임지는데 그런 일은 생길 수가 없다. 밖에서 누가 뭐라해도 상관 없는 체제로 돼 있다.  ‘왕첸첸(전모 씨)’의 필체인지에 대해 발표하지 않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정자로 쓴 것과 필기로 쓴 것에 대해 맞춤법적으로 틀린 요인들이 몇 개가 나왔다. 그건 매우 중요하다. 발표 전까지 충분히 논의하고 자체 리뷰를 여러 번 한 것이기에 확신이 있다.  국과수 결과로 경찰은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한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이대로 묻히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인 여성 입장에서 묻는다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원장으로서는 그런 것보다 감정이 정확해야 한다. 다음 일은 수사하는 분이 해야 할 일이다. 업무가 다르며 나눠지는 게 원칙이다.  재수사는 필요 없다고 보나.  -국과수는 증거물이 들어왔을 때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최선이다. 재수사 여부는 수사하는 분들이 할 얘기다.   ●최면 걸어 진범 잡아  만삭의 의사 부인 죽음이 타살이라고 확신한 근거는.  -그냥 뒤로 넘어질 때와 누군가에 의해 목 졸려 질식사했을 때 부검 결과는 확연히 다르다.  용의자인 남편이 범행을 부인하는데 부검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나.  -어렵다.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그 다음부터는 판사가 결정한다. 우리는 요청에 의해 감정을 하지 먼저 하지 않는다.  범죄 심리를 이용하기도 하나.  -상당히 중요하다. 그 남편도 여기서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했다. 정말 거짓말을 했을 것 같은 부분을 물어봐야 하기에 질문 요령,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국과수는 프로파일러, 거짓말 탐지기, 법 최면도 활용한다. 법 최면은 심리학의 한 분야다. 2003년 오토바이를 친 뺑소니 차량의 끝 번호 하나를 어렴풋이 기억하는 목격자를 데려다가 최면을 걸었는데 번호를 다 기억해내 진범을 잡았다. 사람들은 대개 차종은 기억하지만 번호판은 잘 기억하지 못 한다. 개인 차이가 있지만 최면에 걸리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봤던 걸 다 기억해낸다.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다.   ●해적의 멜빵, 석 선장 쏜 용의자를 찾다  지난 2월 오만에서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 몸에서 나온 탄환 한발이 해군 것이어서 당혹스러웠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해군의 총탄이란 사실에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도 총알 한쪽이 편평하게 눌린 자국이 있었다. 이는 직접 쏜 게 아니라 어디 부딪쳤다가 유탄으로 들어갔다는 증거다.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다.  해적의 거짓말을 밝혀낸 결정적 증거는.  -지난 설 때 여기는 비상이었다. 전날 의뢰를 받은 직원은 쉬지도 못하고 오만으로 갔다. 가장 범인이 유력했던 해적은 ‘나는 총을 한번도 안 쐈다.’고 말했다. 탄환이 발사된 총기를 조사하던 직원은 배 안에서 총기를 어깨에 멜 때 쓰는 멜빵을 발견, 유전자 검사를 했다. 땀이나 손의 지문이 충분히 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 해적과 동일한 유전자가 나왔다.  드라마 ‘싸인’, 국과수에서도 인기가 많았나.  -처음부터 대여섯편 정도 봤다. 직원들도, 나도 많이 불편했다. 특히 권력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은 과학하는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우리와 같지 않은 모습을 극화하니까. 다만 전체적으로 연구원의 인지도를 높이고 국민들에게 국과수를 알리는 기회가 돼 긍정적이었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부 대사를 읽어준 뒤)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나.  -‘과학적인 진실만을 추구한다.’는 대사도 좋지만 그보다도 ‘우리가 마지막이다. 이 사람이 왜 죽었는지 알아낼 수 있는 마지막.’이란 구절이다. 이곳은 그분들이 이 생에서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다. 그분들이 뭔가 마지막까지 몸으로 얘기하려는 걸 들어줘야 한다. 만약 안 들어주면 그분들은 그냥 이 세상을 (억울하게) 떠나게 되는거다. 우리에게는 그게 제일 중요하다. 부검은 숭고하다. 극중 원장으로 나오는 전광렬씨가 자신의 친구가 열악한 근무 조건 때문에 숨지자 다시는 그런 조건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지 정말 반성하게 됐다. 극중에서 원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문제였지만 순수하게 국과수와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동이었다.  드라마처럼 자살, 타살에 대한 판단이 즉각 서나.  -질식사도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고, 추락사처럼 자신이 뛰어내린 것과 밀어서 뛰어내린 것들은 금방 판단이 안 된다.  드라마와 현실의 국과수 모습 중 닮은 점은.  -집념이다. 끝까지 진실을 찾아내려는 마음은 우리 직원들과 똑같다. 감정하는 과정은 별 차이가 없었다.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점은.  -아주 큰 차이점은 증거물을 싹 바꾸는 것. 극중 고다경(김아중)이 증거물을 가지고 나간다. 그러나 현실에서 경찰로부터 넘겨진 증거물은 바코드가 다 붙고 어디로 가는지 표시가 난다. 증거물을 빼낸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증거물 중 일부가 사라지면 실험을 할 수 없다. CCTV가 다 깔려 있다.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  법의학자들끼리 부검 결과가 다를 땐 어떻게 하나.  -완전히 다른 경우는 거의 없다. 팩트는 하나다. 사실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 계속 전체 토의를 해 팩트에 가장 가까운 답을 내린다.  외압으로 유전자 검사나 부검 시 방해가 될 때가 있나.  -그런 건 받지도 않고, 없다. 외부에 있는 분들이 전혀 감정 얘기를 안 한다.  내부 권력 암투는 존재하나.  -나보고 암투를 거쳐 원장이 됐냐고 누가 묻던데 전혀 아니다. 연구원에 오래 있던 분들 중에 지원해서 뽑는다.  원장과 직원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수평 관계다. 한달 이상 고민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가는 건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거다. 그런 직원들을 참 존경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써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현실 속 국과수는 어떤 곳인가.  -굉장히 고립돼 있다.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게 아니라 한 케이스를 갖고 씨름하는 곳이다. 그래서 다른 분들보다 융통성이 없다고들 한다. 가족적이긴 하지만 사교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매우 우수한 직원들이 있다. 국과수의 힘은 인재다. 항상 음지에서 수사를 지원하면서 죄가 있는 사람, 죄가 없는 사람을 판정해주는 기관이다.  직원이 가장 갖춰야할 덕목은.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기가 맡은 케이스에 정말 정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거기에는 항상 피해자가 있고 다른 사람들이 연결돼있다. 하나뿐인 과학의 진실은 밝히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험과 지식, 열정을 갖고 해야 한다.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사건 등 대형재해가 났을 때 유가족을 대할 때 배려의 마음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성격의 소유자가 국과수에 적합한가.  -이 일은 꼼꼼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모기 눈물만큼 적은 양의 유전자를 분석하려면 꼼꼼해야 한다. 일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드라마 주인공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처럼 일하는 직원도 있나.  -많다. 그분보다 더 낫다. 일에 대한 열정, 집념은 질 사람이 한명도 없다.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았다. 2008년 부임이래 2년 9개월간 목표는 이룬 것 같나.  -원으로 승격한 건 큰 자부심이다. 올해는 5월 아시아국과수학회를 우리나라에서 유치해 아시아를 선도하려 한다. 9월에는 세계학회(2014년 예정)를 유치하고자 한다. 세계 속의 국과수로 가자는 목표로 기초를 만들고 있다.  최근 다른 나라와 연대해 일한 적 있나.  -있다. 뉴질랜드 지진 참사 때 법의학, 법치의학자들이 가서 한·중·일 시신들에 대해 유전자 구분을 하고 왔다. 불에 타도 이는 남는데 이 치료 방법이 국가마다 다르다.  3년간 수장을 맡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일 어렵고 안 되는 게 예산 작업이다. 과학수사는 장비와의 싸움이다. 얼마나 좋은 장비를 가지고 실험하느냐에 따라 시간도 줄이고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예산 대부분이 장비비용인데 지금 장비는 옛날 것들이 많아 첨단 장비로 바꿔야 한다. 여기 이사온 지 25~30년이다. 건물도 옛날식으로 지어 환기도 안 된다. 에이즈·결핵 환자 시신 등에 대한 부검은 사실 위험 부담율이 매우 크다. 일주일에 2000건씩 들어오는 증거물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50명의 인력이 감당하는 것도 무리다.  국과수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분야가 넓고 다양하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부검하는 법의학자 23명. 유전자 분석팀 50명.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10명. 문서감정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이곳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   ●“내 딸도 이곳에서 일했으면”  남은 과제는.  -연구원의 감정결과를 전부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우리의 결과가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인정받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국내 법의학 수준을 평가한다면.  -굉장히 높다. 인도네시아 지진 해일 때 숨진 자국민(18명)을 모두 찾은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뉴질랜드 등에 강연도 간다.  부검에 대한 유가족의 인식을 바꾸려면.  -유교사상 때문에 아직도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 미래에 영상 부검, 컴퓨터 단층 촬영(CT) 같은 걸 활용하면 도움을 줄 수 있다.  정 원장에게 국과수란 어떤 존재인가.  -국과수와 나는 아주 가깝다. 연구원이 1955년 설립됐는데 내가 1955년생이다. 대학 때 연구원에서 나온 강의를 듣고 여기로 오게 됐다. 하루 일의 90%가 이곳 일이다. 남편(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도 여기서 만났고, 내 딸(고2·유학중)도 여기서 일했으면 좋겠다. 너무 매력적이고 지금도 일이 참 재미있다.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이곳은 매력적인 직장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정희선 원장은 ▲출생 1955년 6월 6일 충북 충주 ▲가족 남편 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 딸 1 ▲학력 충주여고-숙명여대 약학과 및 동대학원 석·박사,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 박사 ▲입사 1978년 국과수 이화학과 근무 ▲이력 국과수 초대 원장(2010년 10월), 국과수 최초 여성 소장(2008년 7월), 국과수 법과학부 부장, 국과수 마약분석과 과장, 국과수 약독물 과장 ▲수상 비추미여성대상 별리상, 몽골정부 전문가 훈장, 옛 과학기술부 선정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서울신문 선정 마약퇴치 대상 등 국과수에 들어가려면] “탐구정신 중요… 올부터 학력제한 폐지” 드라마 ‘싸인’의 영향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희선 국과수 원장은 지난 21일 국과수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탐구정신”이라면서 “그냥 보지 않고 왜 이럴까, 아까 것과 어떤 게 달라졌을까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끈기와 집념이 있어야 한다.”면서 “한 케이스를 맡으면 끝까지 찾아낸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법의학자 외에도 유전자 분석,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문서감정팀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영상분석팀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시켰다고 정 원장은 전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국과수 채용은 행정안전부에서 일괄 배치하는 공채(5·7·9급)를 제외하면 모두 특별채용이다. 인터넷 홈페이지(www.nisi.go.kr) 등을 통해 수시로 뽑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채에는 석사 이상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행안부 방침에 따라 학력제한이 폐지되면서 올해는 지원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소요정원은 26명이다. 자연과학 기술분야(이과)에 근무하면서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다.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는 10년차급 의사들을 뽑으며 행안부에서 공무원 4~5급(의무사무관)을 일괄 채용한다. 약·독극물·마약을 분석하는 보건연구사, 화학 분석을 담당하는 공업연구사, 유전자 DNA를 분석하는 공중보건연구사 등도 있다. 연구사는 통상 석사 이상, 연구관은 박사 이상이 지원했다. 연구사와 연구관은 공무원 6~7급에 해당한다. 특채는 필기시험 없이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국과수 인사채용 관계자는 “5월 초 공무원 채용박람회를 하는데 행안부 인사방침이 확정되면 곧바로 채용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화학 분야는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과수는 업무강도 대비 처우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려왔다. 현재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의 경우 정원 23명 중 4명이 결원 상태다. 하지만 정 원장은 방송 이후 올라간 국과수의 위상을 실감하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한 고등학생이 정식으로 국과수에 민원을 보내 어떻게 해야 국과수에 들어갈 수 있는지 물었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미래의 직업으로 이곳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법의학자 자리도 지원자가 생겨 조만간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의학자의 연봉은 6000만~7000만원 정도다. 33년간 국과수를 지켜온 정 원장은 “미지의 물질을 찾는 기쁨이 사건의 해결로 이어지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것만으로 국과수는 선택된 자부심을 느낄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아빠 곧 따라 갈거야… 먼저 한국 가 있어”

    15일 오후 2시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 앞 버스에서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먼저 떠나는 가족들과 이들을 떠나보내는 아빠들이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차편이 한정돼 센다이에 남아야 하는 가장들은 버스를 타고 떠나는 가족들을 배웅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와 초등학교 6학년·4학년 아들 딸을 한국으로 먼저 보낸 김인권(45)씨는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드는 가족들을 향해 “아빠도 곧 뒤따라 갈 테니 한국에 먼저 들어가 있으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김씨가 언제 한국으로 들어가 가족을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차편이 부족해 영·유아와 보호자, 노약자부터 공항으로 이송하고 있어 김씨의 차례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족들이 먼저 안전한 한국으로 간다면 불안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진정될 것 같다.”면서 “나도 하루빨리 교통편을 마련해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30년 경력의 뱃사람 현대철(57) 선장은 16명의 필리핀인 선원들을 데리고 15일 자정 도쿄로 떠났다. 닷새 전 쓰나미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필리핀 선원들을 모두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다. 현 선장이 탄 글로비스 머큐리호는 지난 11일 센다이항에 정박해 있다가 변을 당했다. 한순간에 밀려오는 쓰나미 물결에 6000t급 배도 종이배처럼 무력하게 육지로 떠밀려 올라갔다. 현 선장은 “이런 끔찍한 일을 함께 당했는데 다른 국적이라도 선원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면서 “다행히 우리는 회사에서 제공해준 차편을 이용해 안전하게 도쿄로 돌아가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도 하루빨리 상처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센다이를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시 돌아온 사람도 있다. 황기욱(40) 도호쿠대학 약학과 교수는 제자들을 위해 위험천만한 이곳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원전 3호기가 또다시 폭발한 후쿠시마 지역을 뚫고 학교가 있는 센다이까지 장장 48시간 동안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진 발생 당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한 까닭에 화를 면할 수 있었던 황 교수는 그곳에서 외신으로 접한 일본 소식에 깜짝 놀랐다. 황 교수는 다음날로 짐을 싸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 후쿠시마 공항을 거쳐 다시 택시를 타고 센다이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다. 지인들은 ‘위험천만한 곳을 뭐하러 일부러 찾아가느냐.’면서 황 교수를 말렸다. 모두가 여진과 방사능을 피해 멀리 달아나려고 하는 판에 그는 남들이 모두 ‘사지’라고 부르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황 교수는 “부모님과 떨어져 유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내가 부모와 마찬가지인데 위험한 곳에 학생들만 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센다이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점프 실수’로 보트 위 여성 덮친 돌고래

    동물원의 수족관이나 TV를 통해 돌고래가 물 위로 멋지게 점프하는 모습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여기 미국 플로리다의 한 해안에서 돌고래 한 마리가 점프 실수로 보트 갑판에 서 있던 여성 위로 떨어지는 황당하고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UPI통신에 따르면 13일 오후 마르코 강에서 해안가를 따라 운항 중이던 보트 위에 몸무게가 무려 270~320kg에 육박하는 돌고래 한 마리가 뛰어들어 갑판에 서 있던 한 여성을 덮쳤다. 아찔한 사고였음에도 다행히 이 여성은 발목만 살짝 삐었을 뿐 큰 부상은 없었다. 하지만 돌고래는 왼쪽 지느러미 부분이 긁혀 약간의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트 선장의 구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즉시 돌고래의 수분 부족을 막기 위해 물에 적신 수건 등으로 응급 처치를 하고 그 수중 동물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돌고래의 상처는 심각하지 않았다. 이에 구조대는 상처 치료보다는 한 시라도 빨리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구조대는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꼬리 부분을 밧줄로 묶어 끌어내리기로 결정한 뒤 여러 사람이 달라 붙은 끝에 간신히 보트에서 끌어내려 안전하게 바다로 보내줬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구조대 관계자는 “돌고래는 얌전히 있었다.” 면서 “우리가 마치 자신을 도우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이른 아침의 한 공원. 바람을 가르는 날아 차기와 현란한 공중회전, 중국 배우도 울고 갈 액션 남녀가 떴다. 와이어 액션의 고수, 예쁘고 야무진 박지선씨와 날렵하고 성실한 모상범씨. 액션에 살고, 액션에 죽는 결혼 4개월 차 스턴트 부부다. 인생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 살고 있는 스턴트 부부의 특별한 신혼 이야기를 들어본다. ●1대 100(KBS2 밤 8시 50분) 1970년대 원조 꽃미녀 김창숙, 서양인 최초 가야금 연주자 조세린이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 군단, 공부의 신 ‘공신 키즈’, 대전의 브레인들 ‘대전 키즈’, 시어머니 전 상서 며느리모임, 원 플러스 원 커플 상륙 대작전, 자동차 동호회 ‘스피드의 신’, 항공사 라운지 미녀 군단, 그리고 58인의 예심 통과자들이 100인으로 도전한다. ●짝패(MBC 밤 9시 55분) 꼭두각시 놀음을 구경 나온 동녀와 금옥은 달이와 함께 구경 나온 천둥을 본다. 구경 중에 인파 속에서 나타난 강 포수는 천둥과 은밀하게 약속을 잡고, 서강 잔다리 근처에서 만난 천둥에게 녹각과 인삼의 밀매를 부탁한다. 천둥과 달이의 다정한 모습을 본 금옥은 급체를 하고, 귀동은 금옥의 병을 진단하다 금옥의 목 뒤 붉은 점을 발견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엉덩이 살랑살랑, 아빠 앞에서 춤추는 애교 만점 서현, 수현 자매가 있다. 아빠를 보면 그저 좋아웃음만 나고, 아빠 퇴근 시간에 맞춰 현관 앞을 지키는 1분 대기조. 하루 24시간 아빠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며 ‘아빠 사랑해요’를 외쳐댄다. 하지만 눈앞에 아빠가 사라지면 눈물 콧물 흘리며 대성통곡을 한다는데….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화산대에 퍼져 있는 섬나라 바누아투. 그중 타나 섬은 1774년 쿡 선장에 의해 발견된 화산섬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에 대한 두려움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타나 섬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을 자기 자신이라 여기며 사는 사람들. 불의 신을 섬기는 타나 섬 사람들의 순수한 삶으로 들어가 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전북 김제시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일본·호주·서울에서 뿔뿔이 흩어져 살던 네 자매가 30년 만에 모여 다시 함께 살고 있다. 폐암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의 곁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멜로다큐 가족에서는 어머니를 지켜가는 네 자매를 통해 퇴색되어 가는 효의 의미와 진정한 가족애를 되새겨 본다.
  • 윤용로 외환은행장 후보, 관료-국책銀-민간銀 ‘트리플 크라운’

    윤용로 외환은행장 후보, 관료-국책銀-민간銀 ‘트리플 크라운’

    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 외환은행을 이끌 첫 선장으로 윤용로(56) 전 기업은행장을 선택했다. 외환은행 인수를 앞둔 하나금융은 경영발전보상위원회를 열어 윤 전 기업은행장을 외환은행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확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윤 행장 후보는 금융감독위 부위원장을 지낸 잘나가던 관료 출신에다 국책은행장, 민간은행장 자리에 오르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됐다. 관료 출신이 국책은행 등 금융공기업 사장을 맡는 ‘낙하산 인사’는 흔한 일이지만, 민간 금융기관의 ‘간택’을 받는 것은 객관적인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하나금융이 라이벌 관계였던 기업은행의 전 행장을 영입한 것도 화제다. 기업은행은 윤 후보가 이끌었던 지난 3년 사이 업계 4위인 하나은행을 자산과 순이익 면에서 앞질렀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의 자산은 139조원으로 기업은행(165조원)보다 적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 290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3년 만에 ‘1조 클럽’을 달성했지만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9851억원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 나선 데에는 기업은행이 불러온 위기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이번 인사에 대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은행 관계자는 “윤 후보의 경영관리능력은 이미 검증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 후보는 행정고시 21회에 수석 합격한 뒤 재무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거쳤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김진표 전 부총리, 박봉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가장 일 잘하는 경제관료 3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이었을 때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을 맡은 윤 후보는 수협의 부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여정부 말인 2007년 12월 기업은행장에 취임한 윤 후보는 이듬해 5월 이명박 정부의 재신임을 받았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우리은행 등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 CEO 중 윤 후보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이다. 윤 후보는 오는 29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그의 과제는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의 계열사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해 반발이 큰 직원들을 껴안고 성공적으로 인수 후 통합(PMI)을 추진해야 한다. 두번째 과제는 외환은행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털어내는 일이다. 하나금융은 인수 후에도 외환거래 1위인 KEB(외환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살리겠다고 공언해왔다. 외환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도 업계 최고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경영하면서 대외 이미지는 부정적인 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은 좋지만 ‘외국물’이 많이 들었고 시장에서 매각 대상으로만 평가된 것이 외환은행의 단점”이라면서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외환은행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은행으로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이대통령 병문안…석선장 “꼭 나아 마도로스복 입고 뵙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구출되는 과정에서 크게 다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직접 찾아 쾌유를 빌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 입원한 석 선장을 문병하고 석 선장의 부인과 부모를 위로했다. 또 의료진으로부터 석 선장 상태를 설명듣고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석 선장의 손을 잡으며 “살아나서 너무 고맙다.”고 말을 건넸고, 석 선장은 “대통령님께서 저를 살려주셔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작전을 지시해 놓고 선장이 다쳤다고 해서 마음에 얼마나 부담을 가졌는지 모른다.”며 석 선장의 중상 소식을 들은 뒤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정말 훌륭하다. 해군 함대 사령관을 해야 될 사람이다. 지휘관으로서의 정신이 (있다)”고 치하했다. 이에 대해 석 선장은 “나는 그 배의 선장이다. 선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말 (문병) 오고 싶었는데 (회복에) 방해가 될까봐 못 왔다.”면서 “내가 해군으로부터 석 선장이 안에서 큰 작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우리도 작전을 해도 되겠구나 하고 판단했다.”고 당시 결정 순간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빨리 퇴원해서 걸어 나와야 ‘아덴만 여명작전’이 끝이 나는 것”이라며 석 선장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이어 “마도로스 복을 한 벌 만들라고 했다.”면서 선장 예복을 석 선장에게 선물하고 직접 모자를 씌워줬다. 특히 “퇴원하면 이 예복을 입고 청와대에 가족과 함께 와달라.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기대하고 있으니 의지를 갖고 빨리 일어나 달라.”며 석 선장과 그의 가족들을 청와대에 초청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北 “31명 모두 보내라”… 27명 송환 잠정 무산

    北 “31명 모두 보내라”… 27명 송환 잠정 무산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왔던 북한 주민 31명 가운데 27명의 송환이 잠정 무산됐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오후 6시쯤 북측 판문점 연락관이 전화를 걸어 “북한 주민 31명 전원을 배와 함께 나갔던 해상 경로를 통해 돌려보내라.”고 구두 통보했다. 북측은 “남측이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에 엄청난 후과를 미치게 될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민 전원 송환은 인도주의 문제인 동시에 남북관계 관련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똑똑히 인식하고 무조건 돌려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후 4시 판문점 연락관의 마무리 통화에서 북측은 “연장근무를 하자.”고 제안했다. 통상 특별한 사안이 있으면 마무리 통화 이후 연장근무를 해 왔던 점에 비춰 북한이 27명을 우선적으로 인도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북한은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말에는 판문점에서 연락업무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우리 측은 다음주 월요일 협의를 재개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7명은 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고, 조속히 송환한다는 입장에서 이들을 계속 보호하기보다 빨리 돌려보내는 게 합당하다.”고 밝혔다. 일단 우리 정부는 북한이 송환자를 받지 않아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특히 북한의 확답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 주민 27명을 판문점으로 데려간 것에 대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송환에 대비해 오전 27명을 버스에 태워 판문점 인근에 대기시켰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국내 한 언론 카메라에 노출돼 인터넷과 방송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장재언 북한 적십자회 위원장이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남측이 그동안 우리 주민들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귀순 공작을 벌인 사실은 격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민들은 송환이 무산되자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이번처럼 송환 대상자가 판문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정부 대응이 미숙하다. 북측 전통문도 안 왔는데 판문점으로 데려가면 얼마나 초조하겠나.”라면서 “북한이 받아주지 않는 이유를 놓고 불안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북한이 27명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반반이다. 송환될 경우 무엇보다 일부만 귀환한 사실이 알려져 북한 주민들의 동요가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이를 받아들이면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남측의 귀순 공작을 허용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북한은 당분간 수위를 높여 가며 남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한동안 우리와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에는 27명 송환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귀순을 희망한 4명은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원칙은 본인 의사에 반해 (망명 또는 귀순자를) 송환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고기 잡으러 나온 민간인에 대해 귀순 공작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남한에 남겠다고 밝힌 4명의 직업은 선장, 노동자(통계원), 간호원, 무직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들은 직업은 있지만 식량 확보 차원에서 조개잡이에 나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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