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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 빈소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 “일본이 한국 더 이해해야”

    노태우 빈소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 “일본이 한국 더 이해해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3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주일한국대사관에 차려진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일본 측에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한일 두 나라가) 서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지만 징용공 문제나 위안부 문제만 하더라도 일본 측이 좀더 한국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달 초 새로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내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내각과 마찬가지로 한일 간 최대 갈등 현안인 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1965년의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의 한일 외교장관 합의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입장에 입각해 일본 기업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국 법원이 배상을 명령한 2018년 10월 이후의 모든 판결이 국제법에 배치된다며 이를 시정할 대책을 한국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해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도 양국 간 갈등 현안을 풀기 위한 대화가 필요하지만 “볼은 한국에 있다”며 한국 정부 주도의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하토야마 전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일제 강점기의 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인식 차이로 꼬인 양국 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만 공을 떠넘기지 말고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오늘날 한국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며 “특히 민주화를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애도의 말씀을 올렸다”고 조문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지만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와는 친한 사이라고 전했다. 강창일 주일대사는 하토야마 전 총리를 여러 번 한국에 초청한 노 변호사가 중심이 되어 하토야마 전 총리의 책을 한국어로 번역했다고 두 사람 관계를 설명했다. 2009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소속으로 집권해 9개월간 내각을 이끈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에서 대표적인 친한·지한파 인사로 통한다. 현재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 북 매체, ‘누리호 발사’ 첫 언급…애써 “실패작” 강조

    북 매체, ‘누리호 발사’ 첫 언급…애써 “실패작” 강조

    우리나라가 순수 국내 기술로 쏘아 올려 사실상 성공에 가까운 성과를 거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에 대해 북한 매체가 처음으로 언급하며 “실패작”이라고 애써 폄하했다.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30일 ‘남조선 전문가들과 외신들 누리호 발사가 실패작이라고 평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의 발언이라며 “이번 발사는 엄연히 실패작”이라고 보도했다. 이 연구원은 “누리호 발사의 최종 목적이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인데 궤도 안착에 실패한 지금 성공을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다른 항공우주 전문가의 “누리호의 기술력은 (미국 등 우주개발 선진국에 비해) 아직 10년에서 20년가량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발사 능력을 입증하고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갈 길이 너무도 멀다”는 등의 평가도 강조했다.아울러 “외신들은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지만 결국 실패한 것은 남조선의 로켓 연구개발 핵심 공정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고도 전했다. 지난 21일 누리호 발사가 이뤄진 뒤 북한은 이렇다 할 공식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는데, 선전매체 보도를 통해 첫 반응을 보인 것이다. 다만 누리호 발사일에 맞춰 조선중앙TV는 북한이 5년 전에 쏘아올린 ‘광명성 4호’를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전격 편성해 방영했다. 다분히 누리호 발사를 의식한 편성으로 풀이된다.지구관측용으로 소개된 광명성 4호는 유엔에 위성으로 등록돼 있지만 지상관측 영상을 공개한 바 없고, 위성과 지상기지국 간 신호를 주고받은 기록이 없어 위성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국제사회는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인공위성 발사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누리호는 발사체를 지구상 고도 700㎞까지 올려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위성모사체가 목표궤도에 안착하지는 못하면서 ‘미완의 성공’으로 기록됐다.
  • [사설] 정부가 與 대선공약 개발 하청기관 되는 일 없어야

    [사설] 정부가 與 대선공약 개발 하청기관 되는 일 없어야

    여성가족부가 민주당의 대선 공약 개발을 추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지난 7월 말 과장급 간부들을 모아 놓고 김경선 차관 주재로 정책공약 회의를 열었고 이후 이 회의를 바탕으로 수정 자료를 만들어 8월 3일까지 제출하라는 이메일을 과장급 간부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메일에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때 ‘공약 관련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 일절 나가지 않도록 하며 ‘중장기 정책 과제’라는 용어를 통일하라”는 지시가 담겼다는 점이다. 이 문구는 수신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뜻에서 별도의 굵은 글씨로 표기됐다고 한다. 심지어 메일에 첨부된 파일 제목도 ‘정책공약(안) 차관 회의 후’라고 한다. 여가부는 이를 두고 “중장기 정책 발굴을 위한 작업이었을 뿐 특정 정당의 공약 개발과는 무관하다”는 해명자료를 내 반박했으나 메일 첨부 파일명이나 주의사항 등에 미뤄볼 때 사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부처 차원에서 공약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검토하면서 행정부의 정치 중립 위반 문제를 의식해 입단속을 시켰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한 하 의원 주장이 보다 실체에 가까워 보인다. 게다가 여가부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김 차관 주재 회의에 즈음해 민주당 측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문위원의 자료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여성가족 관련 공약을 개발하고 있는데 정부가 잘 아니까 공유를 해주면 참고하겠다”고 전문위원이 요청해서 이를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 회의와 이후 정책개발 추진 작업이 민주당 측 요구의 연장선에 있는 것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위안부 후원금 횡령 사건 등에서 여권 눈치를 보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 결국 부처 폐지론까지 맞닥뜨린 여가부가 대선 정국에서 그럴 듯한 정책비전으로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처지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벼랑 끝에 선 처지라 해도 그것이 집권여당의 정책공약 개발 하청기관을 자처하며 정부 부처가 대선의 한복판으로 뛰어들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여당의 대선 공약을 통해 자신들의 내일을 보장받으려 시도한 것이라면 그 자체로 조직 이기주의에 따른 관건선거 자임이라고 하겠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달엔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산업부 직원들에게 대선 캠프의 공약을 내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번 여가부의 논란이 문 대통령의 경고가 헛말이 아님을 보여줄 계기라 하겠다. 국무총리실과 감사원은 여가부의 민주당 공약 개발 뒷바라지 의혹의 실체를 철저히 가리고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벌어지고 있는지도 철저히 살펴 울산시장 선거에서의 관권 개입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남윤성 엠굿 대표이사 등 13명 잡지발전 공로 포상

    남윤성 엠굿 대표이사 등 13명 잡지발전 공로 포상

    남윤성(사진) 엠굿 대표이사가 잡지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정부 포상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월 1일 56회 잡지의 날을 맞아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기념식을 열고 잡지 발전에 힘쓴 유공자에게 정부포상을 할 예정이다. 대상자는 보관문화훈장 1명, 대통령 표창 1명, 국무총리 표창 1명, 장관 표창 10명 등 모두 13명이다. 보관문화훈장을 받는 남 대표이사는 1989년 미술대학 교육 수험지인 월간 ‘미대입시’를 창간해 지금껏 발행하고 있다. 미술대학 지망생, 미술교육자에게 입시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망생들의 실기 능력을 향상한 공로다. 미술 입시 관련 홈페이지 ‘엠굿’도 개발했다. 대통령 표창을 받는 전재성 매거진플러스 대표이사는 여성종합잡지 월간 ‘퀸(Queen)’을 발행해 다양한 생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고 외국 시장도 개척했다. 월간 ‘오가닉 라이프’도 발행하며 건강한 식생활 문화 정착에 이바지했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송영용 엠디 대표는 1999년부터 월간 ‘엠디(MD) 저널’을 창간·발행해 의료지식과 건강정보를 제공해왔다. 문체부는 이외에도 친환경, 주택, 야외활동, 경제 등 다양한 분야 잡지문화 발전에 기여한 10명에게 문체부 장관 표창을 준다. 올해로 56회째인 잡지의 날은 근대 잡지의 효시인 육당 최남선의 ‘소년’ 창간일인 1908년 11월 1일을 기념해 1965년 지정했다.
  • ‘타율 1위’ 화력쇼… 휴스턴 ‘멍군’

    ‘타율 1위’ 화력쇼… 휴스턴 ‘멍군’

    애틀랜타전 초반 맹타… 2회에만 4점 11경기 만에 WS 홈팀 승… 내일 3차전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1위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타선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전날의 패배를 복수하며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의 균형을 맞췄다. 휴스턴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2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7-2로 꺾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중립 경기로 열렸던 경우를 제외하고 WS에서 홈팀의 승리는 2018년 WS 3차전 LA 다저스의 승리 이후 11경기 만이다. 역대 116차례 WS에서 2차전까지 1승1패는 60번 있었는데, 2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은 31차례(51.7%)다. 올해 휴스턴은 정규리그 팀타율 0.267로 전체 1위다. 타격에서 더 낫다고 평가받던 휴스턴이 1차전에서는 2점에 묶였지만 이날은 초반부터 득점포가 터졌다. 휴스턴은 1회말 알렉스 브레그먼의 희생플라이에 호세 알투베가 홈을 밟으며 1-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2회초 애틀랜타가 트래비스 다노의 솔로포로 1-1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애틀랜타는 기회를 지키지 못했다. 2회말 휴스턴은 1사 이후 연속 안타와 상대 수비 실책을 엮어 단숨에 4점을 냈다. 1사 후 카일 터커, 율리에스키 구리엘, 호세 시리, 마틴 말도나도의 연속 안타가 터졌다. 집중타에 흔들린 애틀랜타는 좌익수 에디 로사리오의 송구 실책과 폭투까지 겹치며 2회말에만 4실점으로 무너졌다. 애틀랜타가 5회초 프레디 프리먼의 적시타로 1점 따라붙자 휴스턴은 6회말 1점을 다시 추가하고 7회말 호세 알투베의 홈런포로 쐐기를 박았다. 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한 알투베는 포스트 시즌 통산 22번째 홈런으로 포스트 시즌 최다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안타는 애틀랜타가 7개, 휴스턴이 9개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집중력의 차이가 큰 점수 차를 만들어냈다. 휴스턴은 호세 우르키디가 5이닝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불펜진도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휴스턴에서 1, 2차전을 마친 두 팀은 애틀랜타 홈 트루이스트파크로 옮겨 30일부터 3연전을 치른다. 애틀랜타는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홈 5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 멈춤과 진행사이 황색 점멸신호처럼 갇혀 버린 그녀의 삶

    멈춤과 진행사이 황색 점멸신호처럼 갇혀 버린 그녀의 삶

    아동 돌봄 그늘·이주 노동자 아픔사이버 성폭력 긴장감 있게 고발세상 악의에 맞서 닫힌 마음 열어잃어버린 열정·주체성 회복 나서교차로 위 황색 점멸 신호등은 자동차 운전자에겐 감속·정지를 준비하라는 신호이자, 보행자에겐 차로에서 빨리 벗어나라는 경고로 읽힌다. 하지만 차들이 이 구간에서 갑작스레 속도를 높이거나 머뭇거리면 사고 위험도 커지는 만큼 교통신호는 우리 인생사에 대한 은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탁명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황색 점멸신호’는 이처럼 멈춤과 진행 사이 결정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혼자만의 세계에 갇혔던 여성이 부조리에 맞서 일어서는 과정을 추적한다. 경기도 광주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인 서민교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과 차상위 계층 자녀 돌봄 업무를 맡고 있다. 엄마가 필리핀 사람인 윤재와 윤서 형제, 집안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엄마를 둔 오영·오경 남매 등 다문화가족과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옛 애인과의 쓰라린 추억을 안고 사는 민교는 결혼식이나 아이 돌잔치 소식 등으로 오랜만에 연락을 해 온 친구들이 부담스럽기만 하고, 평가 지표에 신경 쓰느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나날이 이어진다. 이 와중에 평소 아끼던 오영·오경 남매는 화재로 질식사하고 성의 없는 사고 조사 탓에 여론의 비난은 남매를 방치한 ‘워킹맘’에게 쏟아진다. 아이들의 죽음에 좌절감을 느낀 민교의 카카오톡에는 인터넷 해킹을 통해 자신의 알몸 동영상이 담긴 협박 문자가 날아오고, 그는 인간에 대한 배신감과 살의에 몸서리치게 된다.소설은 아동 돌봄 노동의 열악한 환경, 이주 노동자들의 어두운 그늘, 사이버 성폭력의 실상을 드러내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지역아동센터에 헌신함으로써 트라우마를 잊고자 했던 민교는 서서히 세상의 악의에 맞서 닫힌 마음을 열게 된다. 이 책이 섬세한 인간 이야기로 울림을 주는 이유는 민교가 일종의 자기 처벌의 형식으로 부여한 특별한 고독과 내성의 시간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민교의 삶 속엔 얄궂게 중단된 젊은 날의 사랑, 아르바이트 직장 상사의 성폭력 등이 아로새겨져 있지만, 그가 추구해 온 고독에는 타락한 세상을 거절하는 단호한 자기 윤리가 있다. 이 과정에서 민교에게 접근해 온 컴퓨터 수리업체 직원 은도의 모호한 선의는 결국 삶의 울타리를 조금씩 침범하며 끔찍한 악몽으로 변한다. 작가는 은도의 가건물에 불을 지르는 민교를 통해 역설적으로 폭력에 짓밟힌 한 개인이 오랜 고립에서 깨어나 잃어버린 열정과 자유를 향한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무수히 많은 황색 점멸신호를 만나게 될 거였다. 그러나 이제 어떤 상황에서든 회피하지 않고 그 구간을 통과해 앞으로 나아갈 거였다”(301쪽)는 민교의 다짐은 한국 사회의 방치된 환부를 고발하고 잃어버린 열정과 자유를 되찾겠다는 피해자의 의지로 들린다. 작가는 “10여년 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지역아동센터의 열악한 현실과 수많은 복지사가 버거운 업무로 지쳐 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타인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는 감각이 실종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그분들의 숭고한 헌신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소외계층 아동의 고통에 대한 자책과 연민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이 소설은 한국 사회에 보내는 다급한 ‘점멸신호’가 아닐까.
  • 공정위, 밥그릇싸움 논란 의식했나 “항공 빅2 결합심사, 국토부와 협의”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독점 방지를 위한 시정조치를 예고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거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공정위가 국토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다른 중앙부처들과 마찰이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부처와 공식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5일 신속한 항공결합심사 진행과 시정방안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관련)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의 시정방안 마련과 향후 시정 조치의 이행·감독 등을 협조해 나갈 계획이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와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인 공정위는 운수권이나 슬롯(시간대별 항공기 이착륙 권리) 제한 등 조건부 승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지만 항공사 감독 당국인 국토부는 운수권·슬롯이 국가 자원인 만큼 일방적인 회수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부처 간 의견 차로 연내 마무리가 힘들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나오자 공정위는 국토부와 함께 시정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을 담당하는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도 “국토부와 협의를 잘 진행하고 기업 측 협조를 잘 받아 연내에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공정위는 국토부뿐 아니라 해운사 운임 담합 사건 제재와 관련해 해수부와, 거대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방통위와도 이견을 보이면서 ‘밥그릇 싸움’의 중심에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조 위원장은 “사건처리 과정에서 관계 부처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인 해운법 개정안을 놓고선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해운법 개정안은 공정위가 해운사를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삭제하는 것이 골자로, 현재 농해수위 법안소위까지 통과한 이후 멈춰 있는 상태다. 그는 “국무조정실에서 해수부와 (법안을) 조정하는 자리가 마련되면 적극 참여하겠다”면서 “어떤 사건도 상정되고 나면 공정위 심의를 통해서만 종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또 다음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방역단계 전환이 예고되면서 공정위도 여행·공연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불공정행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맛나고 만나는 ‘위드 영등포’… 일일 셰프 구청장과 랜선 홈파티

    맛나고 만나는 ‘위드 영등포’… 일일 셰프 구청장과 랜선 홈파티

    서울 영등포구가 30일 영유아 가정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즐기는 가족 축제 ‘위드 영등포, 맛나고 만나는 랜선 홈파티’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랜선 홈파티는 전문 셰프와 함께 온라인 실시간 소통을 하며 홈파티 케이크를 만드는 체험 행사다. 이번 행사는 영등포구와 어린이집 학부모간 소통 간담회에서 ‘어린이집 휴원에 따른 가정 내 급식 및 놀이 키트를 제공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해 마련됐다. 행사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실시간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ZOOM)으로 진행된다. 사전에 전달된 밀키트에 포함된 케이크 시트와 고구마 앙금, 초코펜 등으로 홈파티용 케이크 만들기를 체험한다. 이밖에도 코로나19 극복 기원 ‘소망 메시지 전달’, ‘촛불 끄기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특히 채현일 영등포구청장도 ‘일일 셰프’로 변신해 깜짝 출연할 예정이다. 구는 이번 행사에서 체험 활동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보육, 돌봄 등 구정에 바라는 점과 육아 고충, 건의 사항 등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할 방침이다. 채 구청장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을 위해 가정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랜선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아이와 학부모들의 소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실질적 도움이 되는 보육 정책 마련에 힘쓰고,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으뜸도시 영등포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고 밝혔다.
  • ‘음식점 총량제’ 논란에 ‘불나방 해명’… 또 도마 오른 이재명 화법

    ‘음식점 총량제’ 논란에 ‘불나방 해명’… 또 도마 오른 이재명 화법

    李 “자영업자 폐업 안타까워 생각해봤다”전문가 “자유시장 경제 기본 원칙에 위배”당과 조율 없이 거론해 혼선 가중 지적도 與 “음식점 총량제·주4일제 검토” 선 그어윤석열 “국민 ‘가붕개’ 빗댄 조국과 닮아”원희룡 “李, 헛소리 총량제부터 실시해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음식점 허가총량제 등 설익은 정책을 던져 놓고 입장을 바꾸면서 정책 혼선을 주고 있다. 자유시장 경제와 배치된 발상인 데다가 하루 만에 발언을 주워 담는 등 내용도 형식도 미숙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2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전날 언급했던 음식점 허가총량제와 주4일제 발언을 진화하는 데 부심했다. 음식점 허가총량제에 대해서는 “당장 시행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4일제는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다고 하기엔 이르다”고 물러섰다. 이 후보가 아이디어 수준의 정책을 당과 조율 없이 거론해 정책 혼선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집권 여당 대통령 후보의 발언은 곧바로 주요 정책과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아이디어 수준의 하나 마나 한 발언이 아니라 정돈된 정책을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라며 “할 필요가 없는 말을 굳이 해서 정책 신뢰감만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생각에 완성되지 않은 공약을 들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당 밖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음식점 허가총량제가 도입되면 실제 자영업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이 후보가 그동안 강조해 온 민생 행보와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음식점 허가총량제는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기존 음식점을 독과점 체제로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약화에 선을 그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음식점 허가총량제와 주4일제 모두 검토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때도 우리 당이 검토했었다”고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준비해야 할 사안이 많고 장기적 과제”라며 “(당론 추진 등에 대해)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이 후보의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두고 ‘전체주의적’,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 후보가 자영업자를 ‘불나방’에 비유한 데 대해 “이재명 후보가 보기에 국민은 정부가 간섭하고 통제해야 자립할 수 있는 어리석은 존재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의 국민관은 국민을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에 빗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그것과 닮았다며 “도대체 국민 알기를 무엇으로 아는 것인지, 개탄이라는 말조차 쓰기 아깝다”고 직격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심지어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을 촛불에 모여드는 불나방에 비유하기까지 했다”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음식점 사장님들에 대한 공감이 하나도 없는 해당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재명 ‘헛소리 총량제’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이은주 경기도의원, ‘G-FAIR KOREA 2021’ 개막식 참석

    이은주 경기도의원, ‘G-FAIR KOREA 2021’ 개막식 참석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이은주 위원장(더불어민주당·화성6)은 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G-FAIR KOREA 2021’ 개막식에 참석해 참가업체 등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KOTRA가 주최하고 대한민국우수상품 전시회라는 뜻의 G-FAIR KOREA는 중소기업의 내수와 수출 판로확대를 목적으로 개최하는 제조업 중심의 소비재 종합전시다. 이은주 위원장은 축사에서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침체된 중소기업이 경제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경제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포토] 북한, 모자이크 처리된 삼지연시인민병원 환자 얼굴

    [포토] 북한, 모자이크 처리된 삼지연시인민병원 환자 얼굴

    북한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는 지난해 10월 개원한 양강도 삼지연시의 삼지연시인민병원 화첩을 28일 공개했다. 화첩에서는 치료받는 환자의 얼굴을 모두 모자이크 처리한 모습이 눈에 띤다. 외국문출판사 화첩 캡처/연합뉴스
  • 백마고지서 26점 유해 발굴...음료병 활용한 화염병도

    백마고지서 26점 유해 발굴...음료병 활용한 화염병도

    강원 철원군 DMZ 백마고지 유해발굴화살머리고지에 비해 진지 깊게 파여26점 모두 부분유해, 참혹한 상황 반영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백마고지 일대에서 26점의 유해와 5132점의 전사자 유품을 발굴했다고 국방부는 28일 밝혔다. 발굴된 유해들은 현장감식 결과, 다수가 국군 전사자 유해로 추정됐다. 정확한 신원은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에서 정밀감식과 DNA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강원 철원의 무명 395고지로 불렸던 백마고지는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중요 전투지였다. 국군 9사단은 3배가 넘는 중국군에 맞서 열흘 동안 12차례의 공격와 방어전투를 수행했고 많은 전사자들이 발생했다. 유해발굴을 통해 백마고지 지역 개인호, 교통호 등의 진지들이 화살머리고지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살머리고지 지역의 경우 최대 60㎝의 깊이에서 유해, 유품들이 발굴된 반면, 백마고지에서는 약 1.5m 깊이에서 발굴됐다. 백마고지 주인이 수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기존 진지보다 더 깊게 파고 들어간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현재 수습된 26점의 유해는 모두 부분유해 형태로 당시 다량의 포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유품 다수는 우리 국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대부분은 탄약류(4980여점, 97%)다. 특이 유품으로 음료병을 활용한 화염병도 발굴됐다. 국방부는 다음달 중순 9명의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들 대상으로 현장 증언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공동유해발굴에 북측이 호응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언제든 남북공동유해발굴을 개시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21 베스트브랜드 대상] 참존 ‘참존 비건 콜라겐’

    [2021 베스트브랜드 대상] 참존 ‘참존 비건 콜라겐’

    참존은 지난해 단독 비건 콜라겐 제품인 ‘닥터프로그 비건 콜라겐 라인’을 첫 론칭한 데 이어 최근 심플한 디자인을 갖춘 ‘참존 비건 콜라겐’(사진) 라인으로 새롭게 리뉴얼했다. 참존 관계자는 “참존 비건 콜라겐은 37년 피부 연구 기술로 탄생한 참존만의 콜라겐 철학을 담아 안전하고 깨끗한 콜라겐 성분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며 “동물성 성분을 일체 배제해 미국 베지테리언 협회 인증을 받은 ‘비건 인증 콜라겐 추출물 86% 함유’뿐 아니라 독일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등급까지 획득한 피부에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콜라겐 라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참존 비건 콜라겐 앰플’은 젊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피부 고민에 따라 골라 쓰는 샷으로 피부 탄력과 보습은 물론 피부 톤, 피지 개선 등 피부 고민별 맞춤화를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오랫동안 연구 개발했고,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 및 이탈리아 V라벨 등록으로 비건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런 효능에 미백, 주름개선의 2중 기능성까지 갖춰 단 4주 만에 피부 톤 개선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기능성 고함량 콜라겐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참존 마케팅 관계자는 “다양한 비건 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에게 가치소비 선택의 폭을 넓히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히로시마 피폭 뒤 반핵 앞장선 쯔보이 수나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히로시마 피폭 뒤 반핵 앞장선 쯔보이 수나오

    76년 전 최초의 원자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을 때 피폭돼 온몸에 화상을 입고도 살아남아 핵무기 반대에 앞장선 쯔보이 수나오가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3일 숨을 거뒀다는데 뒤늦게 소식이 전해졌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됐을 때 그는 대학에 등교하던 꿈많은 스무살 청년이었다. “난 대략 3시간 동안 뛰어 달아나려 했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걸을 수조차 없었다.” 돌 하나를 집어 바닥에다 “쯔보이 여기서 죽는다”라고 썼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보니 몇주가 지난 뒤였다. 몸이 너무 나빠졌고 상처도 많아 재활 치료란 것이 마룻바닥을 기어다니는 일이었다고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14만명이 몰살됐다. 살아남은 쯔보이는 평생을 핵무기 철폐 캠페인에 헌신했다.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는데 어린 제자들에게 전쟁 중 자신이 목격한 참사를 들려주곤 해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 ‘피카돈(번쩍 쾅) 선생’이었다. 버락 오바마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히로시마를 찾았을 때도 만났다. 두 사람은 악수하며 1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일본의 국립 원자폭탄 및 수소폭탄 생존자 모임을 이끈 쯔보이는 나중에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생전의 고인은 반핵 운동에 참가하는 이들에게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고 했다. 아키라 가와사키는 “우리는 소명을 위한 위대한 지도자의 죽음을 추모해야 할 뿐 아니라 그의 길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따라가야 하며 그가 남긴 말을 늘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사인은 빈혈로 알려졌는데 암이나 다른 질환도 많아 입원해 있으면서도 열심히 반핵 활동을 지휘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되고도 살아남은 이들이 12만 7000명 가량 생존해 있다. 고인은 2녀1남을 유족으로 남겼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 전주는 멋있다…전주는 맛있다

    전주는 멋있다…전주는 맛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 아, 듣기만 해도 얼마나 예스럽고 고즈넉한 곳인가. 가을과도 딱 어울린다. 단청에 익숙하기 때문일까. 가을 단풍의 색은 전주의 고옥(古屋) 느낌을 그리도 닮았다. 한옥마을. 전국에 한옥들이 모여 있는 곳은 많다. 예전부터 내려오던 곳도 있고 새로 조성한 곳도 많다. 서울만 해도 북촌과 남산골, 익선동, 은평에 한옥마을이 있다. 대구 옻골, 달성한옥마을과 대전 이사동, 강원 강릉 오죽과 왕산, 고성 왕곡마을, 충북 청주 오창, 충남 아산 외암, 경북 경주 교촌과 송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전남 순천 낙안읍성, 영암 구림마을 등 한옥마을이야 전국에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전주 한옥마을이 가장 특별한 이유는 전주라는 큰 도시의 도심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기와 처마가 이리저리 이어진 곡선이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 그 아래 숨어 있는 골목이야말로 전주한옥마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리저리 돌다 갑자기 끊기는 막다른 골목을 어디 요즘 사방격자 도시에 익숙한 도시인들이 알겠나? 차 한 대 들어가지 못할 만큼 좁은 골목은 상상조차하기 어려운 세대들도 이 ‘불편한’ 마을을 찾아온다. 전주 한옥마을이 가진 저력이다.●경기전~전주향교~한벽당~전동성당 ‘쉼’있는 마을 통칭 한옥마을이라 부르지만 행정구역상 명칭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이다. 인근 구도심과 함께 전주 역사문화벨트에 속한다. 경기전을 끼고 전주향교, 한벽당, 전동성당을 품은 이 평평하고 너른 마을을 오목대와 이목대가 둘러쌌다. 그 간극을 길게는 100여년 가까운 한옥 고택들이 채우고 있다. 실핏줄 같은 골목이 이들을 연결하니 비로소 마을 자체가 숨을 쉰다는 느낌을 준다. 곳곳에 나지막한 담장과 그 위로 삐죽 튀어나온 기와집 처마들이 옆집과 파도처럼 줄줄이 이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수직과 수평으로 이뤄진 직선의 세상에서 살다 온 이들에겐 그 얼마나 생경한 풍광일까.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곡선미를 자랑하는 한옥 지붕 아래서 대대로 살아온 우리에겐 정말 숨통이 트이는 ‘곡선 처방’이다. 수직 스트레스에 대한 ‘백신’ 같은 곡선을 눈으로 받아 마음에 항체를 형성한다. 전주 한옥마을에 찾아가면 아직 잔여 백신이 잔뜩 남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옥마을엔 한복을 입은 이들이 한가득 골목을 메우며 용의 눈에 점을 찍는다. 가을 노염을 피해 곡선 처마 아래 몸을 숨긴 한복 차림의 젊은 관광객들. 길을 걷는 양반님네 행차, 추노꾼과 함께 꼬치구이를 사 먹는 관기(官妓) 차림까지 있다. 물론 현대화된 것도 있고, 저승사자인지 군관인지 정체(신분)를 알기 어려운 차림새도 섞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곡선 거리에 곡선 옷이 다닌다. 또 한 차례 눈이 쉬어 가는 순간이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새마을운동 노래 2절) 근대화 시절, 개발은 절대 미덕이었다. 철근 콘크리트 앞에서 기와 역시 적폐였다. 만지면 손을 벨 만큼 반듯반듯한 직선의 교차 속에 대한민국의 ‘새마을’이 곳곳에 들어섰다. 이후 최근까지 거침없이 줄곧 이어진 신도시와 부동산 개발 열풍 덕분에 모든 국민이 서로 비슷한 집(집값은 아주 다르지만)에서 살게 됐다. XY좌표로 아파트를 표시해도 되고 몇 열의 몇 번째로 집을 지목하는 콘크리트의 매트릭스에 길들여졌다.●일제와 개발 맞서 100여년 전통 지킨 전주의 힘 그런데 어떻게 전북의 중심지 전주에는 이런 한옥마을이 오롯이 남았을까. 전통과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전주 시민의 성향이 이를 지켜낸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모든 중세 및 근대도시에도 한옥마을이 있었지만 교조적 개발주의의 광풍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을사늑약(1905년) 이후 일본인들이 대거 전주에 들어왔다. 전주 부성 밖에 모여 살았다. 서문 밖 전주천변에 일본인 마을이 형성됐다. 대개 이 시기의 대도시 읍성들이 그렇듯 행정 편의상 성곽이 허물어지고 풍남문만 남았다. 상업에 종사하던 일본인들이 성안으로 들어와 점포를 냈다. 다가동과 중앙동에 일본인 상가가 생겨났다. 1930년대에는 전주부성 내부 공간 역시 개발에 의해 격자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이 생겨났다. 전주 시민들은 슬금슬금 밀려드는 일본인 거주지 확장에 맞불을 놓을 요량으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집을 짓고 모여들었다. 마치 테마파크에서 일부러 조성한 각각의 구역처럼 풍경이 나뉘게 됐다. 일본식 가옥촌과 한옥마을, 서양식 선교사촌으로 나뉘고 태조의 어진을 모신 조선 경기전과 비잔틴 로마네스크 혼합양식 전동성당이 맞보고 섰다. 유교의 향교와 서양식 학교도 이곳에서 한데 어우러졌다. 한옥도 양식이 혼재됐다. 성곽이 있던 태조로를 중심으로 경기전 인근의 가옥들은 일식 가옥에 조선식 기와를 얹은 혼합 양식이다. 내부 역시 중간에 복도가 있는 등 일본식 건축기법을 보여 준다. 반면 전동성당 뒤쪽 한옥과 향교 쪽 가옥들은 전통 한옥이다. 복합 한옥 공간이라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한옥마을에 사는 이들에겐 큰 갈등의 시기였다. 꽤 너른 대지에 비해 단층인 한옥 특유의 구조 탓에 공간이 부족한 데다 차량이 보급되면서 주차하기도 불편했다. 생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여 이웃집 한옥이 양옥으로 개축하면 도미노가 이뤄졌다. 덩달아 화장실을 들인 개량 한옥으로 바꾸거나 번듯한 2층 양옥집을 올리는 경우도 생겼다. 비싼 기와 대신 볼품없는 플라스틱 기와로 올린 사례도 많았다.●볼거리·먹거리·놀거리… KTX 타고 청춘들 명소로 2000년대 후반 들어 한옥마을을 보존하기 위해 전주시가 정비에 나섰다. 낡아빠진 ‘양옥’을 철거하고 신축 한옥을 늘려 나갔다. 인근에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한옥마을만 제대로 정비해도 예향 전주의 고유한 색깔을 살릴 수 있으리라 판단한 전주시의 판단은 주효했다. 주5일 근무제 시행 후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으며 2011년 전라선 KTX의 개통으로 전주역에 고속열차가 정차하자마자 20~30대 젊은층의 최고 관광명소가 됐다. 2016년 연간 1000만 관광객을 돌파했고 여행잡지 론리플래닛에서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의 10대 명소’로 전주가 선정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현재 전주시는 한옥마을에 관광트램 도입 계획을 진행 중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 관광트램은 순환선이며 교통수단이라기보다는 케이블카 같은 관광시설이다. 경기전~전동성당~전주천~전주향교~오목대 등을 찬찬히 둘러보는 노선이라고 한다. 원래부터도 전주는 ‘한’ 스타일의 도시다. 한정식, 한지, 한선(韓扇) 등 한옥 이외에도 우리 전통을 지켜온 곳이다. 또한 예(禮)를 따지며 예(藝)를 추구하는 전주 사람들의 풍류는 남달라, 다른 어느 지역의 정서와는 딱히 비교하기 어렵다. 마주치면 눈인사라도 나눠야만 할 것 같은 한옥마을의 비좁은 골목에서 자란 정(情)이 가득한 덕이다.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도 잘한다. 가져와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전주식’으로 재해석한다. 카카오 열매를 갈아 만든 수제 초코파이가 전주에서 그리도 맛이 좋아지고, 17세기 초 지은 경기전 너머로 보이는 20세기 초의 전동성당이 퍽 어울리는 이유다. 동문 사거리에서 출발해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넓어진다. 걸음을 멈추고 칼국수, 도넛, 회오리감자, 지팡이 아이스크림, 비빔밥 크로켓(고로게) 등 주전부리를 챙겨 먹으면 위장도 커진다. 몇백 년 세월이 조성한 마을이다. 한옥마을을 지켜보는 오목대와 이목대를 살짝 다녀오면 한옥마을의 전경이 눈에 든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숍과 전시관, 체험관이 있어 둘러보는 데 한나절쯤은 거뜬히 걸린다. 낮 풍경도 좋지만 해질 녘부터 가랑비처럼 푸른 밤이 내리면 한옥마을이 아름다운 야경으로 갈아입는다. 고풍스러운 가로등과 담장, 기와지붕이 밤하늘과 그렇게도 어울릴 수가 없다. 특히 달이라도 활짝 뜬다면 운치가 좋아 당장 한옥 숙박을 찾아 짐을 풀고 대청마루에 앉아 달 삼매경에 빠져들고 싶다.●한옥스테이서 단청 밤풍경·풀벌레 소리와 1박2일 게스트하우스와 한옥스테이가 곳곳에 많은데 조용히 하룻밤 묵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침 가을 풀벌레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니 뜨끈한 구들장에 몸을 누이고 단단히 여독을 풀 수 있다. 심심하면 전시관이나 숍에서 한지 공예품을 둘러보고 출출할 때 국수나 한 그릇 챙겨 먹으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난다. 최명희문학관, 한지문화관, 강암서예관, 완판본문화관, 전통술박물관, 김치문화관 등을 둘러보면 좋다. ‘위드 코로나’로 재개되는 행사가 많다. 가끔 마당창극이나 풍물 등 공연도 펼쳐질 테니 이를 꼼꼼히 챙겨봐도 좋다. 골목 어귀에 서 있으면 왠지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아는 사람을 만날 것 같다. 대도시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같이 느끼는 게 인지상정일 테다. 몰아치듯 다가온 가을, 날은 쌀쌀하지만 마음은 푸근하다. 졸졸 흐르는 전주천 개울을 따라 한벽루까지 걷는다. 야속한 비가 섞인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한벽루 앞 평상에는 칼칼한 오모가리(민물고기 매운탕)를 앞에 두고 역시 서늘한 소주를 마시는 이들이 눈에 띈다. 도심 한복판 개천변에 평상 술판이라니. 한 상 차려 걸터앉아만 있어도 절로 흥이 나는 곳이다. 어둑해질 무렵. 어느새 나도 우리가 됐다.●50년 된 노포 갈까, 원도심 ‘객리단길’ 갈까 ‘전주에서의 밥걱정’이야 재벌과 연예인 걱정만큼 부질없다.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 피순대 등 전주 대표 메뉴부터 칼국수(베테랑분식)에 물짜장(영흥관), 석갈비 등 단품 메뉴도 한가득이다. 삼천동, 평화동, 서신동, 효자동 등에 막걸리집들이 몰려 있다. 서신동 옛촌막걸리는 내공이 보통 아니다. 바깥에 어디 방송프로에 소개된 집이라 붙여 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집은 미국 뉴욕타임스, 일본 NHK, 중국 CCTV 등에 나온 집이다. 체험 상차림을 고를 수 있어 막걸리를 많이 마시지 않아도 음식을 착착 내온다. 고기나 생선, 해물 반찬 등을 상이 떡 벌어지게 차린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 다정집은 그날 장을 봐 온 찬거리로 맛있는 안주를 내는 집이다. 관광객보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집이다.거한 상차림이 싫다면 쫀득한 족발 맛집이 있다. 효자동 권씨네족발은 국내산 생족을 특제 간장에 부들부들 삶아내 족발 특유의 야들한 식감을 최대한 끌어낸 맛으로 유명하다. 취향에 따라 앞다리와 뒷다리를 고를 수 있으며 집에서 담은 깻잎지에 싸 먹으면 궁합이 좋다. 커다란 족발에 비빔막국수와 신동진흑미주먹밥을 곁들인 파티메뉴도 있어 집에서 주문해 먹기에도 딱이다.한벽루는 50년째 한옥마을 전주천변에서 오모가리탕을 줄곧 해 온 노포다. 화려한 상차림과 더불어 각종 민물고기 매운탕과 민물새우탕을 끓여 낸다. 부드러운 시래기도 넉넉히 들었고 따로 밑국물을 잡아 국물의 풍미가 좋다. 서늘한 가을 바람 불어오는 평상에 앉아 매콤시원한 탕 한 그릇에 식사를 겸해 한 잔 걸치기 딱 좋다.영흥관은 50년째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전주 명물인 물짜장을 잘한다. 물짜장은 춘장을 쓰지 않고 각종 해물과 채소를 전분소스로 볶아낸 면이다. 그래서 수이자장(水炸醬)이다. 매콤한 소스에 손반죽으로 쫄깃한 면을 비벼 먹으면 전주여행의 즐거움이 더하다. 바삭하게 튀겨낸 두툼한 고기 튀김에 달큼한 소스를 끼얹은 탕수육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한옥마을은 풍남문 남부시장과 이어지고 또 객사길로도 이어진다. 전주 원도심 중앙 객사길은 상권이 밀집한 곳이다. 요즘은 카페와 식당이 그득한 ‘객리단길’로 불리며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전주국제영화제 거리로부터 이리저리 이어진 길에는 눈여겨 찾아볼 곳이 꽤 많다. 서울 명동처럼 이름난 국수와 보리밥을 파는 집, 메밀국수로 소문난 집, 갈비집 등 수십 년을 이어 온 노포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바리스타와 소믈리에가 차린 트렌디한 커피숍과 와인 레스토랑 등이 생겨나 공존하고 있다. 전주 행원은 100년 가까운 고택 카페다. 풍남문 옆 골목에 있다. 은행나무 정원이란 뜻을 가진 행원(杏園)은 일제강점기 일본식 건축법이 녹아든 한옥이다. 따로 마당 없이 ‘디귿’ 자 건물을 짓고 중정(건물 가운데 있는 정원)과 못을 두었다. 이곳은 전주 예술인의 성지였다. 1928년 조선요리를 팔던 식도원으로 출발했지만, 요정을 거쳐 한정식집으로 운영되다 2017년 전북전통문화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바뀌었다. 행원은 전통차와 음료뿐 아니라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뒀다. 글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사설] 문 대통령, 대선 중립 의지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어제 청와대에서 차담회를 가졌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넉 달여 앞두고 국정 최고책임자와 집권 여당 차기 대선 후보가 머리를 맞댄 것이다. 당적을 지닌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의 만남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7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회동을 시작으로 노태우ㆍ김영삼, 김영삼ㆍ이회창, 김대중ㆍ노무현, 이명박ㆍ박근혜의 회동이 이뤄졌다. 청와대가 강조하듯 어제 회동 역시 이런 전례를 따른 것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례라는 것이 계승 발전시킬 바람직한 정치 문화가 아님은 자명하다. 무엇보다 공정 선거라는 민주헌정 질서의 근간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책무가 훼손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어제 두 사람의 회동과 대화 역시 이런 우려에 바짝 다가섰다고 하겠다. “(이 후보는 2017년 대선 때) 저와 경쟁했고, 이후에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해냈고, 대통령과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 왔다”(문 대통령), “저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 후보)며 사실상 ‘원팀’을 강조한 것만으로도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지는 크게 의심받을 대목이라 하겠다. 문 대통령이 “정책을 앞세운 선의의 경쟁을 이 후보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께도 당부드린다”고 했으나 이는 선거 중립 의지의 발현이라기보다 불공정 선거 논란을 차단하려는 자구적 행위에 더 가까워 보인다. 대장동 의혹의 한복판에 이 후보가 서 있는 상황에서 어제 회동은 이 사건 수사를 맡은 검찰과 대선을 공정 관리해야 하는 정부 당국에 자칫 그릇된 메시지로 투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만일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나라 전체에 불어닥칠 후폭풍은 실로 막대할 것이다. 논란 속에 이 후보와 회동한 이상 문 대통령은 이런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선거 중립에 대한 의지를 재삼 천명하고 실천해야 한다. 야당 대선 후보와 만나 외형적 균형을 갖추는 차원을 넘어 대장동 사건에 대한 엄정 수사와 공정 선거에 대한 의지를 국민들에게 다짐하기 바란다.
  • [오늘의 눈] 대선후보의 쓸모/강윤혁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대선후보의 쓸모/강윤혁 정치부 기자

    인권변호사, 검사, 의사, 경제학자,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 중에서 대통령을 뽑았던 19대 대선을 지나 다시 인권변호사, 검사, 의사, 경제관료, 노동운동가 출신의 대선후보가 맞붙는 20대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그들이 대변했던 시대정신은 지난 5년간 우리 사회를 진일보하게 했을까. 선출되지 못한 대선후보의 쓸모를 고민해 본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가진 취임 선서를 통해 이렇게 약속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가 그 ‘평등·공정·정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상대방의 ‘불공정’을 고발하는 대장동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이란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정권 말 청와대는 오히려 조용하다. 예년 같으면 대통령 측근 비리나 청와대 게이트 의혹이 불거질 법한 시기에 여야는 서로가 서로를 고발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쟁에서 멀찍이 물러선 청와대가 40%대 지지율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국민들은 과연 그것으로 족한가. 이번 대선이 속 시원한 ‘탄산음료’ 같은 대통령을 찾는 선거라고 한다. 자칭 타칭 ‘사이다’라 불린 대선후보와 ‘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을 가진 대선후보가 선전하는 배경이다. 이번 대선이 화끈한 ‘추진력’을 보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고 한다. 시장·지사 시절 성과를 냈던 대선후보와 검찰총장 시절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한 대선후보가 선호받는 이유다. 저마다의 대선후보들이 차디찬 탄산 같은 대중 연설로 서로를 고발하는 날 선 추진력을 보일 때 그들이 존경한다는 그 전직 대통령들도 저들을 격려하고 자랑스러워할지 궁금하다. 고된 일상에 지친 국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줄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갖고 싶다던 지난 대선의 다짐은 어느새 물거품이 된 걸까. ‘비호감’ 대선은 누구의 책임인가. 진영 싸움이 돼 버린 대선 정국에서 상대를 흠잡고 누가 더 못하는지 겨루는 선거가 이제 어색하지 않다. 그것은 냉철한 대선후보의 탓인가 아니면 무능한 정당이나 과민한 캠프의 잘못인가.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는 대선후보를 보기란 어려운 일인가. 분열된 사회를 향해 자신의 신념보다 겸손을 내보이는 연설을 듣기란 힘든 일인가. 만 가지 공약보다 한 가지 행동을 선보이는 대선후보를 찾기란 불가능한 일인가. 자신의 과오에 겸허하고 상대의 성과에 박수 칠 수 있는 솔직한 대선후보를 보고 싶다. 다시 또 사람을 줄 세우고 진영을 배경 삼아 비장한 듯 무덤을 찾고 방명록 남기는 대선이다. 대선후보의 쓸모가 상대를 적대하고 배척하는 힘이 아닌 서로를 공감하고 연대하는 희망에 있길 바란다. ‘사람이 먼저인 사람 사는 세상’도 그렇게 찾아오길 바란다.
  • 어린이 기후변화 등 기획 공감… 대선 정국 ‘따옴표 저널리즘’ 우려

    어린이 기후변화 등 기획 공감… 대선 정국 ‘따옴표 저널리즘’ 우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26일 제144차 회의를 열고 10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분석했다. 코로나19로 회의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을 비롯해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협력실장),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정은(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위원들은 ‘어린이 기후변화 생존 리포트’ 기획 기사와 ‘코로나19 복지 사각 지도’ 공개 기사를 높게 평가했다. 대선 정국 정치 기사 제목 등에서 직접 인용 문구를 자주 사용하는 점에 대한 ‘따옴표 저널리즘’ 지적이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기획 기사 통해 기후 문제 심각성 깨우쳐 이동규 ‘어린이 기후변화 생존 리포트’ 기획 기사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보고서로서 눈길을 끌었다. 색다른 기획 기사로 평가받았던 9월의 ‘쓰레기집에 사는 사람들’ 기사에 이어 인상적이고 탁월한 기획 기사로 꼽고 싶다.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이 됐으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를 설정해 준 기사라고 생각한다. 정일권 환경 파괴의 이익은 현 세대가 누리고 그 피해는 다음 세대가 짊어지게 되는 점에 착안해 현재의 부모들이 누리는 것을 자녀들은 누릴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자녀의 시점에서 다룬 부분이 공감이 갔다. 규범적으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피해자 입장에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피해 전달과 함께 책임감도 느끼게 된다. 김재희 스토리텔링, 보도 관점, 구성, 편집 등 측면에서 가장 탁월했던 기획 기사로 꼽고 싶다. ●정책 분석뿐 아니라 제언까지 내놔야 박경미 ‘코로나19 복지 사각 지도’ 기획 기사는 개별 복지 정책의 특징에 주목하는 대부분의 기사와 달리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복지 불균형의 수준과 특징을 고루 보여 주는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복지 신청주의’가 낳는 사각지대로 인한 높은 자살률, 빈곤층 증가를 지적했다. 효과적인 복지서비스를 위해서는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기사다. 이동규 비영리 공공조사기관과 함께 2018~2020년 3년간 긴급복지지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 3505개 읍면동 단위 복지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을 분석한 지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복잡한 복지 정책의 통합과 정비, 슈퍼복지사 제도 도입 등 복지 전달 시스템의 개편과 관련되는 정책 제언을 구체적으로 한 점이 좋았다. 중요한 사회경제적 이슈를 선정해 심도 있는 분석을 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처방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김재희 ‘법원 판결마저 차별… 이주여성 두 번 운다’ 기사는 한국이주여성센터에서 분석한 자료집을 근거로 이주여성 관련 판결에 대한 의미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주여성 법적 권리의 취약점을 주제로 판례와 통계, 전문가 의견을 통해 구조적 관점으로 접근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 다만 이주여성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항소심 판결 선고일이 빠져 있어 과거 사건을 다룬 것인지, 대법원 판결은 변경됐는지, 유사 사건의 최근 판례 경향 등에 대해 많은 의문이 남았다. 판결에 대한 후속 취재를 통해 기사가 보완됐으면 한다. 이동규 ‘9월 고용동향’ 발표도 큰 비중으로 다뤘다. 통계 지표를 활용한 단순 보도를 넘어서 전문적 분석을 더해 시사점을 제공하고 정부에 대한 제언까지 연결된 좋은 기사였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도 1년 전보다 고용이 크게 늘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중추인 30대 고용 문제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점을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월 15일자 ‘취업포기 청년 증가하는데 고용 회복세 자찬할 일인가’ 사설을 통해 정부가 기업과 청년 취업자들을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앞으로도 통계 자료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분석과 정책 제시가 계속 이뤄졌으면 한다. ●따옴표 처리 제목, 공정성보다 대립만 부각 정일권 따옴표 안의 내용은 기자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따옴표 안의 내용은 기자의 의지와 관련이 없을지라도 그 내용을 수용자에게 전달할지 말지의 선택은 기자가 하는 것이기에 이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따옴표 즉 직접 인용구는 주재료가 아니라 양념이 돼야 한다. 제목에 대립하는 두 진영의 주장을 직접 인용하는 것이 공정하고 중립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수용자가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기보다 즐길 구경거리를 제공한 것일 뿐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김정은 여야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제목으로 제시하는 점은 다소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따옴표 처리 설정은 단순히 관련자들의 대립을 부각하는 것 같다. 박경미 대선이 모든 측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당 후보가 확정된 상황에서 대선이 정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10월 18일자 ‘고위 당정청, 내년 대선까지 중단… 청이 먼저 거리두기 하나’라는 기사는 후보 확정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변화를 잘 알려 주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하는 데 그치고 있어 아쉽다. 10월 20일자 ‘2~3일마다 판박이 TV 토론… 국민의힘 경선 흥행 빨간불’ 기사는 각종 의혹만 반복하는 네거티브 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잘 지적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에서 논의됐던 다양한 경선 방식 아이디어를 소개하면서 현 경선의 문제를 지적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기사의 방향은 경선 방식 자체보다는 정책 경쟁 없는 당내 네거티브로 인해 국민의힘이 잃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소개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대장동 의혹 관련 주요 인물들의 관계를 그래픽으로 나타내 사건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왔다. 매일 의혹이 역동적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의혹의 핵심과 수사 현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정리해 제시해 독자들이 의혹의 맥락과 흐름을 이해하기 쉬웠다. 10월 1일자 ‘어대명·윤나땡·무야홍 조어 스킨십… 표심은 글쎄’ 기사가 흥미롭게 읽혔다. 조어가 퍼지는 현상을 단순 나열한 것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하고 비판적 시각도 제시했다. 정치권이 MZ세대를 겨냥해 조어를 대량생산하고 있는데 유권자에게 ‘보여 주기식 정치’가 될 수 있다는 비판으로 경각심을 심어 줬다. ●사실 전달서 영향 분석·미래 전망까지 제시를 김숙현 10월은 일본 기시다 후미오 정부 출범 관련 기사가 많았다. 미중 갈등 심화, 한일 관계 악화 등 동북아 지역 정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기시다 정부 출범 관련 기사는 매우 심도 있고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최근 미국의 물류 관련 기사가 많았는데 미국에서 물류 대란이 일어난 배경, 원인, 대책 등에 대한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중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기사 역시 많은데 어떻게 심각한 상황이고 이것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에 대한 기사가 요망된다. 박경미 외교 문제에서 미중 관계 이상으로 중요하게 보아야 할 문제는 북한 이슈이다. 10월 20일자 ‘사거리 조정해 가까스로 선 지킨 北… 한미, 대화 기조는 유지’ 기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와 상황 전개를 면밀히 보여 주는 집중성 있는 기사였다. 북미 대화 가능성을 깨지 않으려는 의도였다는 지적도 주목할 만하다. 이 지적의 연장선상에서 미국의 입장 변화나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미사일 발사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국제 정세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좋아요는 돈벌이 수단”… 美언론, 페북에 집중포화

    “좋아요는 돈벌이 수단”… 美언론, 페북에 집중포화

    NYT·CNN 등 17개 언론사 심층 보도‘좋아요’ 악영향 수정 안하고 표적 광고美 대선 때 가짜뉴스·선동 대응도 미흡내부 고발자 “증오 부채질” 계속 증언 저커버그 “유출된 문건 선별적 사용”악재 속 3분기 매출 33조원 깜짝 실적이용자 안전이나 정신 건강보다 이윤만 추구했다는 내부 고발 이후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전 직원의 폭로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유력 언론사들은 컨소시엄을 꾸려 페이스북의 추악한 이면과 실상을 심층 보도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거짓 이미지”라며 반박하고 나섰지만, 플랫폼의 해악을 둘러싼 비판은 그치지 않을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의 17개 언론사는 25일(현지시간) 수백건의 페이스북 내부 문건을 토대로 일제히 ‘소셜미디어 공룡’을 비판하는 기사 시리즈를 시작했다.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이자 내부 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건이 미 의회에 제출한 것을 일부 편집한 문건이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좋아요’와 ‘공유하기’ 같은 핵심 기능이 이용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걸 알고도 이용했다. 특히 청소년 이용자가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하면 성인에 비해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이를 수정하지 않은 것이다. ‘좋아요’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표적 광고를 내보내면 사람들이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 대선 때 페이스북에서 퍼진 가짜뉴스와 선동적 선거운동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은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라는 구호를 들며 대선 결과에 불복했는데, 페이스북은 이 같은 콘텐츠를 ‘정치 세력’이 아닌 ‘개인’으로 보고 증오 표현이나 허위 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페이스북은 지난 1월 의회 폭동 사건이 발생한 뒤에야 관련 규정을 개편했다. 앞서 미 의회와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페이스북을 비판했던 하우건 역시 계속 증언을 이어 가고 있다. 그는 이날 온라인 콘텐츠 단속 법안을 검토하는 영국 하원 청문회에도 출석해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증오를 부채질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에는 또 다른 익명의 전 직원이 SEC에 하우건과 비슷한 주장을 하며 페이스북을 고발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관련 보도에 대해 문제를 바로잡으려던 방편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선의의 비판은 우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현재의 보도는 유출된 문건을 선별적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네북’이 된 페이스북은 실적도 저조했다. 3분기에도 월가의 기대를 넘는 이익을 올렸으나 매출액 증가율은 둔화했다. 페이스북이 이날 발표한 3분기 매출액은 290억 1000만 달러(약 33조 9000억원), 주당 순이익은 3.22달러로 전망치(3.19달러)보다 높았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율(35%)이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애플의 사생활 보호 조치가 강화되며 맞춤형 표적 광고를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인데, 이는 4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온 文·李 회동… 野 “면죄부 줬다” 맹공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온 文·李 회동… 野 “면죄부 줬다” 맹공

    文 “李후보, 이낙연과 회동 아주 좋았다”李 “문재인 정부의 일원” 성공 거듭 강조50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케미’ 보여李, 지난 대선 관련 “모질게 한 부분 사과”文 “후보 되니 그 심정 아시겠죠?” 화답윤석열 “잘못된 만남”유승민 “뒷거래 우려”“경쟁을 치르고 나면 상처를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낙연 전 대표님과의 회동, 아주 좋았다.”(문재인 대통령) “경기지사로 문재인 정부 일원이다.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끝까지 많이 도와 달라.”(문 대통령) ‘현재 권력’ 문재인 대통령과 ‘미래 권력’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가 26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50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차담’을 했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이다. 경선 후유증 탓에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한 데다 ‘원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일원’,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마음에 담아 둔 얘기이고, 꼭 드리고 싶었다”면서 “지난 대선 때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했다. 4년 전 경선에서 이 후보와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한껏 날을 세웠고, 일부 친문들은 여전히 이 후보에게 앙금이 남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며 따뜻하게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님은 지난 대선 때 저와 경쟁했고, 다시 함께 힘을 모아서 함께 정권 교체를 해냈고,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 왔다”고 했다. 이 후보는 “시정연설을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 있어서 너무 공감이 갔다”거나 “가끔 대통령님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 놀랄 때가 있다”며 ‘케미’를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 정부로 남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대목은 최근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당선=정권교체’ 프레임을 강조해 친문들의 거부감을 자아낸 점을 감안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점을 거론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다음 정부가 져야 할 기후위기의 짐이 클 것 같다”고 하자 이 후보는 농담처럼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선거 개입, 정치적 중립 논란을 의식했고, 문 대통령도 발언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대장동의 ‘대’ 자도 안 나왔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 없었다”면서 “사전에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얘기는 일체 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정책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주십사 하는 것을 이재명 후보께도, 다른 후보들께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수석은 “(야권 후보도) 요청이 있으면 (면담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대장동 게이트 핵심 혐의자인 이 후보를 만나는 것은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잘못된 만남’이고, 대통령이 선거캠페인 병풍을 서 준 것”이라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은 대장동 게이트를 덮어 주고, 이 후보는 퇴임 후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뒷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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