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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자살에 강서구청 곤혹

    지난 18일 저녁 1급 장애인 주모(52)씨가 강서구청 현관에서 목을 매 숨지자 강서구청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21일 “할 도리를 다했다고 변명하거나 유가족에게 누를 끼치려는 것은 아니며 다만 구청의 어려운 입장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자 해명자료를 낸다.”면서 “고인은 지난 2003년부터 구청장과 공식적인 만남만 12차례를 가졌다.”며 외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했다. 강서구는 또 “1995년 5월부터 숨진 주씨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하고 생계비 월 67만 6840원을 비롯, 장애수당 9만원과 교육급여, 긴급구조금 등 지난해에만 870여만원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2003년부터 2년동안 645만원 상당을 별도로 지원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강서구 사회복지관에서 매일 도시락을 배달했다.”고 덧붙였다. 구 관계자는 “주씨가 구청에 상주하다시피 해서 공식적인 1대1 면담 등 구청장과도 자주 대화를 나눴다.”면서 “목욕비나 전기요금 감면 등 주로 경제적인 요구를 했으며 이를 안타깝게 여긴 구청 직원들이 여러차례 용돈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에 따르면 주씨는 또 “면담과정에서 수시로 노끈으로 자살을 하겠다.”고 말했으며 이달 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100만원을 받을 때는 “청사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겠다.”는 각서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무료영구차를 지원하고 장제급여 40만원과 긴급 후원금을 마련하고 있다. 원양어선 선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한 주씨는 아내가 가출하자 홀로 두 딸을 키웠으며 지난 1985년 사고와 질병으로 장애인이 된 뒤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작은 사냥꾼/보리스 S 지트코프 지음

    꿈, 희망을 아이들의 눈높이 언저리에 심어주려는 동화야 차고 넘친다. 그런데 러시아 아동문학가 보리스 S 지트코프(1882∼1938)의 ‘작은 사냥꾼’(장한순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은 다르다. 아이의 심리를 결 하나 다치지 않고 날것 그대로 지면으로 옮겨놨다. ●김영하가 옮긴 어린시절의 ‘금기’ 번역을 맡은 이는 인기 소설가 김영하. 언젠가 미국의 대학도서관에서 이 동화를 처음 접하고는 무릎을 쳤단다.“밝고 화사한 이야기로 넘쳐나는 어린이 서가에서 고고하게 어둠을 뽐내며 꽂혀 있던 책”이라면서 “어린시절 먼지 쌓인 퀴퀴한 다락방에서의 은밀한 기쁨을 다시 맛보게 해주었다.”고 했다. 동화는 ‘금기’와 ‘금지’에 대한 아이들의 본능적인 호기심을 이야기한다. 호기심 하나로 마음속에 자신만의 견고한 성(城)을 쌓아가는 동심의 한 자락을 생생히 묘파했다. ●“내 마음속 증기선 만지지 말라고요?” 주인공은 예닐곱살쯤 먹어 뵈는 꼬마 보류슈카.“아주 어렸을 때, 나는 할머니 댁에서 몇 주 동안 지낸 적이 있다.”로 운을 떼는 동화는 어쩌면 작가의 실제 기억일 것이다. 할머니댁에 들어서자마자 탁자 위 선반에 놓인 작은 증기선 모형에 보류슈카의 시선이 꽂힌다. 그 순간부터 주인공의 세상은 온통 증기선을 중심으로만 뱅뱅 돈다. 이제 어쩌나…. 마음은 송두리째 증기선에 쏠려 있는데, 할머니는 절대 만지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셨으니. 잠을 잘 때도, 빵을 먹을 때도 보류슈카의 생각은 증기선뿐.‘선실 안엔 소인들이 살고 있지 않을까?’‘(소인들은)성냥개비보다 작을 거야.’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책은 그 꼬리를 따라 한발한발 더 깊이 상상의 늪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끝까지 보류슈카와 할머니뿐이다. 신통한 것은, 그런데도 딴 생각할 겨를 없도록 긴장의 나사를 조여간다는 점이다. 보류슈카가 할머니 몰래 쌓아가는 상상의 성벽은 갈수록 높고 단단해진다. 소인들을 불러내겠다고 증기선 앞에 사탕 부스러기를 흩뿌려 놓더니, 또 다음날은 빵조각을 올려놓기도 한다. 소인은 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걸까. 사탕 부스러기도, 빵조각도 놓아두는 족족 없어지는데 말이다. 흑백 명암이 강조된 세밀한 펜그림이 아이의 심리를 말해 주는 동화에 안성맞춤이다. 갑판 위를 거니는 손마디만한 소인 선원 등 보류슈카의 상상을 채운 그림들에 어린 독자의 눈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의 호기심 아무도 못말려 어른들 방식의 빤한 결론으로 마침표를 찍지 않기에 동화는 한결 더 특별해진다. 보류슈카는 호기심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어 할머니 몰래 증기선에 손을 대고 만다. 어떻게 됐을까. 할머니의 벼락이 떨어졌을까. 거침없이 매끈한 김영하의 번역도 동화의 주제어를 온전히 전달하는 데 큰몫을 했다.6세 이상.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선승들이 들려주는 ‘일상속 참선’

    선승들이 들려주는 ‘일상속 참선’

    조계종 90여 선방에서는 매년 2000여 스님들이 화두를 들고 수행에 정진한다. 그런가 하면 50여 곳에 이르는 전국의 시민선방들은 수만 명의 재가 수행자들로 붐빈다. 웰빙과 명상 열풍 속에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수행 담론들이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간화선(看話禪)과 위빠사나다. 간화선이 하나의 화두를 가지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참선법이라면, 부처가 행한 수행법으로 알려져 있는 위빠사나는 매순간 일어나는 현상의 무상한 특성을 알아차리는 훈련이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새로운 선풍이 요구되는 요즘, 한국 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인 간화선 대법회가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 부산 범어사와 현대불교신문사가 함께 주최하는 ‘범어사 설선(說禪)대법회’가 그것이다. 설선대법회는 ‘문 없는 문을 열다.’라는 주제로 3월5일부터 5월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범어사 보제루에서 열린다. 선(禪) 중심사찰인 범어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승들이 대거 초청된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이번 법회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경허, 용성, 만해, 동산, 탄허 스님 등 숱한 선사를 배출한 범어사는 1913년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으로 지정된 선수행의 중심도량. 범어사 조실 지유 스님과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이 각각 입재(3월5일)와 회향(5월7일) 법회를 주관하고, 석종사 선원장 혜국 스님(3월12일), 각화사 선덕 고우 스님(19일), 범어사 금어선원 장 인각 스님(26일), 화엄사 선등선원장 현산 스님(4월2일), 조계종 기본선원장 지환 스님(9일), 축서사 선원장 무여 스님(16일), 해인총림 수좌 원융 스님(23일), 봉암사 태고선원장 정광 스님(30일)이 법주로 나선다. 원융 스님이 공개 법회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법회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에게 초점을 맞춘 ‘간화선 대중화’의 자리라는 점. 선승들이 직접 나서 감로 법문에 목말라하는 출·재가 수행자들과 비(非)불교인에게 올바른 간화선 수행법을 전수한다는 방침이다. 법회는 질의 법사와 재가 질의자가 법회별로 한 명씩 지정돼 법주에게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질의 법사는 부처가 생존할 당시 사리불 존자가 대중을 대표해 질문했듯, 법주 스님의 법문에 대해 질의해 대중의 이해를 돕는다. 마지막 회향법회는 지위 고하나 재가ㆍ출가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법을 묻는 무차선법회(無遮禪法會)로 열릴 예정이다. 법회가 끝난 뒤 희망자는 참선(오후 7∼11시)과 철야정진(오후 11시 이후)도 스님들의 지도 아래 행할 수 있다. 전체 법회 참가자에게는 수료증이 발급되며, 참선에 참가한 사람에게는 안거증(安居證)이 주어진다. 범어사 교무국장 성중(聖中) 스님은 “이번 법회는 수많은 참선학인을 배출한 대표적인 선 수행 사찰이 평소에 뵙기 어려운 선 수행 스님들을 모시고 선의 대중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051)508-312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286)-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86)-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나는 선원에게 내가 찾아온 목적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선원은 귀를 기울여 들은 후 내게 말하였다. “이곳에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제가 군청에 연락을 해 보겠습니다.” 선원은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를 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난간에 몸을 기대고 담배를 피우며 쪽빛으로 푸른 호수를 바라보았다. 관광객들은 쉴 새 없이 계단을 내려와 표를 사고 유람선에 차곡차곡 승선하고 있었다. ―사실이었을까. 나는 눈부신 봄 햇살이 끓어오르고 있는 수면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이퇴계와 두향의 사랑은 과연 사실이었을까. 불과 9개월의 짧은 재임기간 동안 퇴계와 기생 두향의 상사(相思)는 과연 무르익을 수 있었을까. 퇴계가 그처럼 다정다감한 풍류객이라 할지라도 두향은 한갓 미천한 신분의 기생.9개월의 짧은 만남이 50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세기의 로맨스가 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이는 과장된 후세의 조작이 아니었을까. 이퇴계는 당대 최고의 거유이자 명신으로 ‘해동공자(海東孔子)’라고까지 불렸던 성인이었다. 그러한 이퇴계가 쉰에 가까운 ‘지천명(知天名)’, 즉 ‘하늘의 뜻을 알았던 나이’때 미천한 기생 두향과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 가능하였을까. 퇴계언행록에 기록된 대로 ‘남녀간의 사랑이 비도 오고 바람이 부는 만물의 생성(生成)’과도 같은 것이라 할지라도 퇴계는 과연 엄격한 신분을 초월할 수 있었을까. 만약 퇴계와 두향의 상사가 떠도는 풍문에 불과한 것이라면 나는 지금 헛소문을 따라서 두향의 무덤을 찾아가고 있음이 아닐 것인가. 그때였다. 문득 내 머릿속으로 하나의 상념이 떠올랐다. 그것은 마치 인도 특유의 세습적인 신분제도인 카스트를 능가하는 엄격한 조선의 신분계급 속에서도 비교적 너그럽고 자유로웠던 이퇴계의 에피소드였다. 인간에 대한 박애정신으로 가득 찼던 휴머니스트 이퇴계. 율법과 형식에 초월하였던 자유주의자 이퇴계. 이퇴계의 그러한 면모를 엿보게 하는 야사 하나가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며 그 야사의 내용을 더듬어 보았다. 퇴계가 단양의 군수로 부임한 것은 1548년 정월. 그러나 부임한 지 한 달 만에 이퇴계는 뜻밖의 불행을 겪게 된다. 이때의 고통을 이퇴계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몸이 쪼개지듯 아프다. 지탱하기 힘들다. 원통함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퇴계를 이처럼 고통스럽게 하였던 것은 다름 아니라 그의 둘째아들 채가 21세의 젊은 나이로 갑자기 급사하였기 때문이었다. 퇴계가 둘째아들 채의 죽음을 특히 슬퍼하였던 것은 채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생모이자 퇴계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허씨가 죽어 유모 손에서 고아처럼 자랐기 때문이었다. 성장해서는 퇴계와 떨어져 외할아버지의 농사일을 감독하며 농사꾼으로 외롭게 자랐다. 그런데 더욱 슬픈 것은 정혼을 해 놓고도 혼례를 올리지 못한 채 숫총각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이때의 비통함을 퇴계는 조카사위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하고 있다. “단양군에 와서 좋은 일이라고는 없고 자식을 잃어 병만 더욱 심하다. 오래 있고 싶지 않아서 두세 번 감사에게 사직을 청하였으나 들어주지 않는다.”
  • 儒林(28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8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택시는 호반을 끼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이리저리 굽돌아 나가고 있었다. 차츰 호수의 수량이 풍부해져서 주위의 절경과 어우러져 눈에서 비늘이 떨어질 만큼 빼어난 풍광을 연출해 내고 있었다. 한 30분쯤 달렸을까. 운전사는 언덕위 빈터에 차를 세웠다. “장회나루터입니다.” 운전사가 나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시면 아마도 두향의 무덤을 먼발치에서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나는 당황하였다. 나루터에서는 옥순봉이나 구담봉 같은 배를 이용해야만 볼 수 있는 단양팔경을 관광객들을 상대로 구경시켜 주는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운전사의 말대로라면 아마도 그 과정 중에 두향의 무덤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나는 두향의 무덤을 스쳐 지나가는 유람선 위에서 바라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아온 것은 아니잖은가. “한 시간가량 시차를 두고 유람선들이 출발하고 있습니다.” 운전사의 말대로 관광객을 태운 버스들이 서너 대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이제 막 도착한 관광버스에서는 한 떼의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고 있었다. 그들은 나루터까지 연결된 가파른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짐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과연 언덕길아래 선착장에는 유람선이 서너 척 정박하여 있었다. 아직 이른 철이긴 하였지만 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유람선 한 척이 이제 막 뱃고동을 올리며 출발하고 있었다. 나는 일단 나루터까지 내려가 보기로 하였다. 현장에 가서 부딪쳐 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착장에는 귀를 찢는 유행가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막 출발한 유람선을 타고 사라져 버렸고 선착장에는 갓 도착한 사람들만이 옹기종기 모여서 표를 사고 있었다. 나는 선상에 서서 일일이 승객들을 태우고 있는 선원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실례합니다만 두향의 무덤까지 가고 싶은데요.” “두향의 무덤이오.” 선원이 표를 받다말고 큰소리로 내게 물었다. “두향의 무덤을 보고 싶으시다면 유람선을 타십시오. 그러면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게 아니라.” 나는 머리를 흔들며 대답하였다. “나는 따로 배를 빌려 두향의 묘까지 직접 찾아 가고 싶은데요.” 그러자 선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우리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유람선을 운항하고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배를 빌려 드릴 수는 없습니다.” 선원의 말은 정확하였다. 이곳의 선착장은 오직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정기유람선이 운항되는 곳이지 사사로이 특별선이 운항되는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잠깐 기다려 보세요.” 내가 난감한 표정으로 좌석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자 선원은 배에서 내려와 내게 다가와 물었다. “따로 배를 운항하려면 군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실례지만 어디서 오셨습니까.”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8) 서산 창리 영신제·위도 원당 띠뱃굿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8) 서산 창리 영신제·위도 원당 띠뱃굿

    조상에게 드리는 차례보다 소중히 여기는 제사가 있다. 사람들은 조상 차례가 당연히 중요하다고 여기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유교적 의례가 철저히 요구될 때도 이곳 민중들은 무속적인 굿을 앞 줄에 놓았다.‘동네 제사’라 할 수 있는 마을굿이 그것이다. 지금도 전국의 바닷가에서는 새해 정초만 되면 동제, 동신제, 당산제 따위의 이름으로 마을지킴이를 모시는 제를 올린다.‘못생긴 놈들은 얼굴만 보아도 반갑다.’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오랜만에 똑같이 ‘못생기고’ 낯익은 이웃들이 모여 들었다. 객지로 떠돌다 재산을 몽땅 털어먹고 돌아왔어도, 외항선 선원생활에 몸과 마음이 지쳐 있어도, 당산은 거기 제자리에 우뚝서서 지친 이들을 넉넉하게 품어 주었다. 서해안의 대표적인 설맞이 마을굿을 찾아나섰다. 충남 서산의 부석면 창리 영신제, 태안군 황도의 붕기 풍어굿, 서천군 서면 마량의 도둔리 당제, 부안군 위도의 원당제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마을굿이 설날을 기해 일제히 열린다. 몸이 하나라서 모두 돌아볼 수는 없는 것이 안타깝다. 다행히 각각의 제마다 시간차가 있어 요령있게 일정을 짠다면 두어 군데 정도는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모진 환경이 만든 작품 ‘창리 영신제’ 충남 바닷가에서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창리 영신제는 어쩌면 모진 환경이 만들어낸 ‘작품’일는지 모른다. 천수만 A·B간척지가 조성될 당시 현대건설 간척본부가 부석면의 끝자락인 창리포구에 자리잡았다. 정확하게 공사 중간지점이라서 몸살을 앓았다. 1982년, 처음으로 포구를 찾아 들어갔을 때 한적했던 포구는 중동 공사현장에서 되돌린 엄청난 중장비 덕분에 흡사 기갑부대의 야전사령부 같았다. 얼굴 맞대고 살던 이들끼리 지내던 영신제에 공사장 잡부를 비롯한 외부인의 얼굴도 보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마을굿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지형이 변했지만, 외딴섬에 자리잡아 최소한 300년 이상 자란 소나무들이 장대숲을 이룬 곳이었다. 당산 꼭대기에는 임경업 장군 내외를 모신 영신당이 자리해 포구를 지켜왔다. 대개의 당산이 그러하듯 이곳의 나뭇가지 하나만 건드려도 탈이 난다. 예전에 비하면 영험이 형편없이 추락한 오늘날에도 함부로 나무를 건드리는 사람은 없다. 섣달 그믐이면 생기복덕을 엄정히 가려서 부정없는 이로 당주를 삼는다. 당주는 부정을 피해 상갓집 문상도 가지 않으며, 추운 겨울에도 얼음물로 목욕재계를 한다. 마을지킴이를 받드는 일인지라 한 치도 마음 놓을 수 없다. 금기는 당주만의 몫이 아니다. 마을 공동체 전체가 성스러운 시간으로 접어든다. 동구와 공동우물에는 금줄을 두르고 황토를 둘러 뿌려 잡귀를 쫓는다. 폭풍 전야의 침묵이라고나 할 고요가 마을을 감싼다. 우스갯소리조차 주고받지 않는다. ●굿당, 에너지 발산하는 해방구 역할 정월 초이튿날, 이윽고 날이 밝으면서 마을 공터에서는 꽹과리 소리 요란하게 새해가 왔음을 알리는 파열음이 터진다. 당줏집 마당에서는 기세를 돋우면서 당줏굿을 친다. 배마다 1개씩 오색기를 앞장 세워 당에 오르는데, 참으로 볼 만한 풍경이다. 당오름 자체가 하나의 경관을 만들어 낸다. 당에 오르면 부정풀이부터 시작해 지토굿, 각시굿, 손님굿, 오방굿 등 각각의 굿거리로 연출되는 영신제가 봉행된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영신제 내내 울려퍼지는 배치기다. 배치기는 만선의 기쁨을 노래하며 ‘배에서 치던 소리’.‘연평바다 널린 조기 양주만 남기고 다 잡아들여라, 에~에헤여~에헤에헤.’ 구성진 목소리가 울려퍼지면 ‘칭칭칭칭’ 징소리로 화답하며 밤새도록 그렇게들 논다.‘흑인들은 동일한 곡조를 밤새도록 반복하면서도 지겹지 않게 놀 곤한다.’고 격찬할 때, 잠시 우리의 배치기도 생각해 볼 일이다. 제3세계의 음악이 대개 그러하듯, 그 단순하게 반복되는 곡조만 가지고도 며칠밤을 지새울 수 있는 음악이다. ●“환경이 변하니 우리라도 뭉쳐야죠” 배치기의 신명은 놀이의 해방력을 웅변하며, 엄청난 에너지로 발산된다. 굿당이 해방적 놀이공간으로 변하며 굿놀이 자체가 한판의 열린 신명으로 폭발하는 것. 창리의 영신제가 그러하며 여타 마을굿이 대부분 그러하다. 무엇보다 푸근한 것은 커다란 가마솥에 족히 두어말은 됨직한 떡국을 끓여서 공동체가 나눔의 잔치를 벌인다는 점. 천수만이 막히고 어장이 시들해지면서 더러는 양식업으로 전환하고, 더러는 횟집 운영으로 버티는 까닭에 예전 같은 떠들썩함은 사라졌다. 그래도 면면히 굿의 맥락을 이어감은 주변 환경이 예전 같지 않음에 대한 역반응일 수도 있다.“자꾸 환경이 변해 가니까 우리라도 똘똘 뭉쳐서 지켜야 허지 않겠어유.” 당주를 대물림해 온 김석준씨의 말이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당주를 대물림 받았으니, 그이처럼 대물림으로 당주를 맡는 이들이 많다. 안타깝게도 지난해까지 당을 지켜왔던 배남복(1924년생) 어른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그 옛날 당제의 전통을 아는 이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다. 천만 다행인 것은 전통이란 게 묘한 것이어서 외압을 받으면 소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전통으로 지속, 발전해 나가는 양면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핵폐기장에 몸살 앓은 ‘위도 띠뱃굿’ 영신제가 간척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면, 위도 띠뱃굿도 핵폐기장으로 몸살을 앓았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핵폐기장 수용 여부로 부안 주민들 간에 골깊은 갈등이 빚어졌고 핵폐기장은 끝내 물 건너 갔지만 위도에는 아직도 그 때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았다. 파장금에서 만난 어떤 주민은 “페리호 사건보다 더 큰 상처”라며 머리를 내저었다. 일부 주민들이 핵폐기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서면서 육지 주민들과의 갈등은 물론이고 위도 내에서도 패가 갈렸다. 정부야 손을 떼면 그만이지만 계속 그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로서는 엄청난 재앙이 아닐 수 없었다.“격포항에 들어가도 예전처럼 반가워하는 사람이 없다.”는 한 주민의 말에서 핵폐기장이 남긴 상처를 어림할 수 있었다. 이렇듯 같은 부안군민이되, 전혀 이질적인 사람들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마을제사는 지내야 했으므로 몸과 마음을 추슬렀고 저마다 제기의 먼지를 털어냈다. 섣달 그믐밤에는 모두 모여 장단을 맞추며 손발을 가다듬기도 했다. 어김없이 배치기 소리가 바다로 퍼져나갔다.‘황금 같은 내조기야 어낭청 가래질이야/어디 갔다 인제왔냐 어낭청 가래질이야/만경창파 너른 바대 어낭청 가래질이야/질을 잊어 인제 왔냐 어낭청 가래질이야.’ ●당산 높아 오르는 것만으로도 장관 지도책을 보면 전라도 칠산바다 너른바다 위에 점으로 나타나는 섬들. 위도, 치도, 식도, 상왕도 등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 중 가장 큰 섬이 위도로, 칠산어장의 전진기지였다. 파장금에서 시골버스를 타고 가면 곧장 대리에 이른다. 칠산은 조기잡이 어장으로 유명했던 곳. 지난 시절, 한반도 최대의 어장답게 칠산바다 위도에는 지금도 대리의 높은 당제봉에 원당이 있어 칠산바다를 지켜준다. 원당마누라와 장군서낭, 애기씨 등 12서낭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제관을 뽑아 정월 초사흗날 오색 뱃기를 들고, 풍물을 치면서 무당과 제관, 짐꾼들이 모두 정갈한 마음으로 당에 올라 제를 모신다. 높은 당산에 오르는 그 일만 해도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산을 오르다 보면 대리포구는 물론이고 칠산바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 마을공동체가 신년맞이를 이처럼 집단적으로 맞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성주굿, 산신굿, 서낭굿, 깃굿 등 원당굿을 마치면 배마다 돌아가며 축원 덕담과 풍어를 기원해 준다. 굿이 파하면 하산하여 용왕밥을 던지고서 ‘주산돌기’라 하여 마을의 요소요소 지킴이들에게 고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 때에 맞춰 앞바다에서는 띠배를 만들어 용왕제를 올린다. 띠풀과 짚, 싸리나무 등을 함께 엮어 만든 띠배에는 과일, 떡, 밥, 고기 등 제물을 넣고 허수아비를 여러개 태운다. 물론 돛대도 세우고 닻도 만들어 배 형체를 갖춘다. ●떠나가는 배… 모든 액 싣고 멀리 가기를 띠배는 망망대해로 떠나간다. 저마다 한해 소원을 비는 가운데 온갖 액운을 가득 싣고서 바다로 먼 길을 떠난다. 이때쯤이면 바다가 어둠에 잠겨들고 제축을 끝낸 마을은 다시 일상의 평온함에 묻힌다. 이같은 행위를 띠뱃놀이라 하였으니, 본디는 띠뱃굿이 정확한 명칭이리라. 위도뿐만이 아니라 제주도를 비롯하여 평안도 바닷가에도 이런 유형의 굿놀이가 있었다. 액을 실어보내고, 사해 용왕을 달래서 만선의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려는 신심이 깃들어 있다. 위도 어업의 몰락과 더불어 소박한 민중의 의례조차 점차 사라지고 있다. 마음속으로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를 부르며, 그 띠배에 핵폐기장 문제를 비롯한 모든 재액도 함께 실려 가기를 기원했다. 창리나 위도 어민이 실제 뱃전에서 불러댈 힘찬 배치기를 언제나 들을 것인가. 영영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며, 또한 이렇게 마을굿에서나 들어야 하는 것인가. 망연한 바다는 말이 없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선배가 바다 어딘가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은 천수만과 칠산바다에 그 옛날 고기떼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 [인사]

    ■ 재정경제부 ◇국장급 전보 △중앙공무원교육원 파견 周亨煥△대통령 비서실 金光洙 ■ 농림부 ◇과장급 승진 △총무과장 金政姬△농업협상〃(직무대리) 鄭日正△시설관리〃 金周豪△농림부(농특위 파견예정) 鄭然虎△농업연수원 농업인력교육과장(직무대리) 宋德鉉△국립종자관리소 동부지소장 金珍鎭◇과장급 전보△감사담당관 梁泰善△농촌정책과장 朴哲秀△국립식물검역소 李基植△행정법무담당관 金先泳△농지과장 金鍾熏△경영인력〃 閔연태△국제협력〃 吳京泰△소비안전〃 沈相寅△축산정책〃 金瓊圭△농산경영〃 朴鍾緖△채소특작〃 呂寅弘△과수화훼〃 裵元吉△품종보호심판위원회 상임위원 許泰雄△국립종자관리소 아산지소장 申鉉寬△농림부 安虎根 ■ 해양수산부 ◇국장 전보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장 李龍洙◇국장 승진△국립수산과학원 연수부장 黃秀鐵△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金英煥△중앙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李長薰◇국장 파견△중앙공무원교육원 林光秀◇과장 전보△감사담당관 夫元贊△안전정책〃 鄭亨擇△해양방재〃 劉載晩△항로표지〃 李章雨△통상협력팀장 方泰振△혁신기획관 崔埈彧△정보화담당관 韓寬熙△해양정책과장 鄭 弘△해양개발〃 延泳鎭△해양환경〃 孫健洙△연안계획〃 徐柄奎△해양환경발전팀장 崔完鉉△선원노정과장 韓洪敎△항만운영〃 全宰佑△수산정책〃 宣元杓△유통가공〃 朴鍾國△품질위생팀장 徐在然△어촌어항과장 崔益榮△어업정책〃 孫在學△어업교섭〃 朴奎昊△어업지도과 鄭永勳△동북아물류중심국가추진기획단 魚在爀△동북아물류중심국가추진기획단 申連澈△2012년여수세계박람회유치기획단 李相文△국립수산과학원 총무과장 張炳熙△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관리조성센터소장 徐壯雨△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관리과장 李京一△동해어업지도사무소장 金千洙△서해어업지도〃 魯炳煥△부산지방해양수산청 총무과장 金禹哲△〃 환경안전〃 趙承煥△인천지방해양수산청 〃 金圭鎭△〃 항만개발과장 李哲朝△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朴夏靈△포항〃 金鍾淑△제주〃 高仁哲△평택〃 柳英夏△부산지방해양수산청 수산관리과장 李錦烈△마산〃 〃 李滿寧◇과장 파견△세종연구소 金勝鎬 ■ 건설교통부 ◇국장급 파견 △중앙공무원교육원 柳潤浩 崔在吉◇과장급 파견△세종연구소 田成文 ■ 청소년보호위원회 ◇서기관 전보 △세종연구소 파견 徐學奉 ■ 산재의료관리원 ◇임용 △대전중앙병원장 琴東仁 ■ 한국주택금융공사 ◇이사 승진△유동화사업본부장 白英夫△주택보증〃 林秉蔓△인사·IT담당 李種晩◇부장 승진△리스크관리부 洪年植△경영관리부 權慶源△조사부 金甲邰△인사부 鄭氣春△유동화사업본부 유동화개발부 李重熙△ 〃 유동화영업부 金永萬△〃 유동화관리부 朴秉燮△주택보증사업본부 신용보증부 鄭然晩△ 〃 보증관리부 權炳雲◇실장 승진△비서실 李玹滿△혁신기획실 柳尙奎△홍보실 李敬雨◇지사장 승진△서울 金康龍△부산 安萬基△대전 辛賢植△전주 柳春承△청주 金善光△춘천 羅相植△제주 李尙涉◇팀장 승진△리스크관리부 리스크기획팀 趙玄坤△ 〃 리스크전산TF팀 柳守馥△경영관리부 경영관리팀 蔡載鉉△ 〃 대외협력팀 鄭泰吉△ 〃 법무팀 李茂弘△ 〃 예산운용개선TF팀 鄭 進△재무관리부 자금관리팀 李庸濟△ 〃 회계경리팀 車渡源△조사부 조사연구1팀 劉錫熙△ 〃 조사연구2팀 李潤宰△인사부 인사팀 文槿錫△ 〃 인력개발팀 金明鉉△유동화개발부 유동화기획팀 鄭在善△ 〃 상품개발팀 許謹源△ 〃 모기지론마케팅팀 安洪燦△유동화영업부 증권마케팅팀 洪承道△ 〃 증권발행팀 崔赫洵△유동화관리부 등기실사팀 朴承昌△ 〃 자산관리팀 金益洙△ 〃 신탁관리팀 魚翼善△신용보증부 보증기획팀 徐永大△ 〃 개인보증팀 李元百△ 〃 사업자보증팀 車炅萬△보증관리부 보증관리1팀 文正烽△ 〃 보증관리2팀 徐聖基 ■ 한국철도공사 ◇차장급 전보 △서울열차승무사무소장 李起宋△세종연구소 파견 金榮煥 ■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장급 승진 △출제실장 이정재◇제주직업전문학교원장 박철성◇국장급 전보△경영기획실장 이명희△기능진흥국장 김흥재△능력개발국장 이계정△인력개발지원국장 송시열△중앙고용정보원 고용정보실장 이상환△서울지역본부 능력개발지원국장 이윤규△부산〃 〃 최승호△대전〃 검정관리국장 이원박△춘천지방사무소장 박준기△전북〃 이창구△순천〃 김재복△경기북부〃 기경철△출제실 출제1팀장 박춘화△〃 출제2〃 전효중△〃 출제3〃 임경빈△〃 출제4〃 박범수△〃 출제5〃 박호연 ■ 한국철도시설공단 ◇1급 전보 △ERP추진단장 李元淳 ◇2급 전보 △ERP추진단 경영관리팀장 申東植△〃 정보화팀장 李準泂△〃 건설사업팀장 李東春△경영혁신단 윤리경영팀장 金在奎△〃 혁신기술팀장 金榮澈△기획조정실 경영관리부장 崔鍾鉉△사업관리실 PM총괄부장 崔文圭△〃 PM2부장 廉敬燮△재무본부 자금총괄부장 李粲鏞△강원지역본부 재산관리부장 曺德煥 ■ 공정거래위원회 ◇과장급 전보△하도급기획과장 金泰亨△총괄정책과장 金學炫△독점정책과장 金治杰△공동행위과장 鄭仲源△조사기획과장 金淳鐘
  • 어선 화재… 1명 사망·5명 실종

    24일 오전 1시10분쯤 제주도 서귀포시 남쪽 40㎞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북제주군 한림선적 23t급 연승어선 제23금성호(선장 이종대·49·북제주군 한림읍)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 선원 박진배(48·서귀포시 서귀동)씨가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8명의 선원중 선장 이씨와 기관장 강범진(43·서귀포시 서귀동)씨 등 2명은 화재 발생 35분 뒤인 오전 1시45분쯤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제3대광호에 의해 구조됐다. 화재가 발생하자 제주해경 경비함과 해군 제주방어사령부 함정 6척이 사고 현장에 도착, 진화 및 인명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사고선박은 화재발생 4시간 만에 침몰했다. 해경과 제주방어사령부는 경비함과 헬기를 추가로 투입,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실종자는 ▲최승남(45·북제주군 한림읍) ▲이승추(37·〃 조천읍) ▲배대효(47·남제주군 성산읍)▲김성훈(34·〃 〃) ▲이문호(34·〃 〃) 등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美대사관 못 짓는다

    서울 덕수궁 옛 경기여고 터에 미국대사관을 신축하는 문제가 ‘건축불가’로 최종 결론났다. 정양모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은 21일 “문화재 위원회 합동분과회의 결과 서울 중구 정동 1-8 및 1-39번지 일대는 대한제국 시대 역사를 증명하는 역사적 문화재적 장소로서 보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동회의는 앞으로 미국측과 합의를 거쳐 해당 부지가 한국에 반환되는 대로 사적으로 지정한 후 훼철된 전각들을 복원할 것을 정부에 권고키로 했다고 정 위원장은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 5월 주한 미국대사관이 옛 경기여고 터에 대사관 및 직원숙소를 짓기로 하고 국립문화재 연구소에 시굴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던 덕수궁터 보존 문제가 3년여의 논란끝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번에 보존키로 결정된 곳은 경기여고 터 4500평을 포함해 총 7800여평으로 선원전, 흥복전, 흥덕전, 사성당 등 경운궁(덕수궁)의 중요 전각과 아관파천 길 등 문화재 및 역사적으로 매우 신성하고 귀중한 유적, 유물이 있었던 곳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계에서 학수고대하던 복원의 길도 열리게 됐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전각 복원계획은 이미 오래 전에 수립해 놓았다.”며 “원만하게 반환이 이루어질 경우 곧바로 복원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지가 1980년대 미 대사관 신축을 전제로 미측과 토지를 교환한 땅으로, 미국측의 소유이기 때문에 한국측으로 반환에 따른 대체부지 제공문제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복원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이 땅을 돌려받는 대신 용산기지내 캠프 코이너에 대사관 신축부지로 2만여평을 제공키로 하고, 미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국선박 침몰…北, 南에 분단후 첫 해역개방

    한국선박 침몰…北, 南에 분단후 첫 해역개방

    20일 오전 6시32분쯤 함경남도 신포시 동쪽 141마일 북한수역에서 ㈜가림해운 소속 화물선 ‘파이오니아나호(2826t급)’가 기상악화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18명(한국인 9명, 베트남인 8명, 중국인 1명)중 한국인 이상민(24·2등항해사)·신원현(24·3등항해사)씨와 베트남인 팜 응옥 탕(36·3기사), 응우엔 아인둥(25·조기장) 등 4명은 인근을 항해 중이던 러시아 선박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으나 나머지 14명은 실종됐다. 사고가 난 배는 철재 4150t을 싣고 지난 19일 오전 11시 10분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떠나 중국 칭다오(靑島)로 가던 중이었다. 사고지점은 공해에 해당되는 북한 배타적경제수역(EEZ·육지로부터 200해리 이내)으로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쪽으로 84마일, 우리나라 강원도 고성군 저진에서 동북쪽으로 160마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서쪽으로 185마일 떨어져 있다. 북한은 이날 침몰한 파이오니아나호의 구조작업을 위한 남측 선박의 영해진입을 허용했다. 사고가 나자 남측은 이날 오전 ‘북한관할수역 내 민간선박조난’ 대응 매뉴얼에 따라 세차례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갖고 실종선원 수색을 위한 우리측 구조선박과 항공기의 북측 해역 진입을 요청했다. 북측은 남측 구조선박의 제원과 항로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며 남측의 자료를 입수한 직후 남측 구조선박이 침몰된 선박의 구조작업을 하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해양경찰청은 헬기를 탑재한 5000t급 경비정 1척 삼봉호를 북측 해역에 급파했다. 남측의 구조선박이 조난당한 남측 선박의 구조작업을 위해 북측 수역에서 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봉호는 이날 오후 8시30분쯤 사고해역에 도착, 러시아 국경수비대 소속 경비함 3척과 함께 밤새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실종자 명단 ▲한국인:강현경(53·선장), 장태현(55·1항사), 예장해(58·기관장), 곽상운(59·1기사), 이승현(24·2기사), 신원현(24·3등항해사), 최승구(19·실습선원) ▲베트남인:팜 탄 빈(51·갑판장), 응우엔 반 응우(30·조타장), 부홍 한(26·조타수), 팜 반 보(39·조기원), 부 반 둥(25·조기원), 응우엔 홍 반(22·조기원) ▲중국교포:조홍덕(37·조리장) 인천 김학준 고성 조한종기자 kimhj@seoul.co.kr
  • 영동 최고 100㎝ 폭설

    휴일 전국에 최고 1m 높이의 많은 눈이 내렸다.17일 아침에는 전국의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러 출근길에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16일 강원 산간지역에는 한계령 100㎝를 비롯해 향로봉 66㎝, 미시령 55㎝, 진부령 53㎝, 대관령 37㎝의 눈이 내렸다. 하루 최고적설량은 태백 30.3㎝, 울진 20.3㎝, 제주 산간 20㎝, 강릉 19㎝, 포항 16.2㎝, 울산 10.1㎝, 부산 3.6㎝, 서울 0.7㎝ 등을 기록했다. 울산에서는 1959년 이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10㎝가 넘는 눈이 내렸다. 17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중부와 호남 지방은 오후부터 차차 구름이 많아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청주·대전 영하 6도, 서울·인천·전주 영하 5도, 광주·대구 영하 3도, 부산 영하 1도 등으로 전망된다. 한편 16일 부산, 울산, 경북, 강원 지방을 중심으로 제법 많은 눈이 내려 사고가 잇따랐다. 부산에는 불과 3.6㎝의 눈이 내렸으나 한때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하고, 시내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를 빚었다. 김해국제공항에서는 오전 10시 도착예정이던 김포발 KE1109 등 항공기 78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이날 오전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항 앞 해상에선 860t급 화물운반선 코리코 303호가 강풍에 좌초됐다. 높은 파도에 휩쓸린 선원 7명은 해경 등에 모두 구조됐으나, 구조된 선원 가운데 구모(59)씨는 응급치료중 끝내 숨졌다. 또 오후 3시쯤 경북 울진군 후포 남동방 6㎞ 해상에서도 1266t급 어선 청아호가 침몰, 선원 2명이 실종됐다. 연안 여객선들은 거센 풍랑으로 발이 묶였다. 강원도 양양읍 천곡리에서는 둑길을 달리던 승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논바닥으로 구르면서 김모(38·여)씨 등 탑승객 9명이 다쳤다. 경북 영양군과 영덕군·울진군 등에서는 비닐하우스 245채가 눈 피해를 입었다. 이날 16.2㎝의 눈이 내려 24년 만에 최고의 적설량을 기록한 포항은 오후 한때 시내버스 운행마저 중단되기도 했다.46년 만에 많은 눈이 내린 울산도 울산∼부산 7호 국도 대복고개 등의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제주도에선 한라산 성판악과 1100도로 등에 최고 20㎝의 눈이 쌓이면서 교통이 통제됐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공무원들의 발빠른 제설작업 덕분에 별다른 교통통제나 사고가 없었다. 서울 이효용기자 지방종합 utility@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현정은 회장, 전경련 입성?

    시숙과 제수의 어색한 조우가 이뤄질 것인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단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부회장단에 새로 합류할 재벌총수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 회장이 합류하게 되면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에 이어 전경련 사상 두번째 여성 부회장이 나오는 셈이다. 현 회장 개인으로는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전경련에서 마주치게 된다. 정 회장은 일찍부터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도 거론된다. 동생인 고(故) 정몽헌 회장과는 2000년 초 그룹 주도권 다툼을 벌였었다. 지금이야 양쪽 모두 사감(私感)이 없어졌겠지만 전경련 조우가 다소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현 회장측은 전경련 부회장단 합류에 대해 “(전경련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들은 바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회장님의 최대 관심사는 그룹을 정상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라면서 “지금이 그럴 때(부회장직을 맡을 때)는 아닌 것 같다.”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를 방증하듯 현 회장은 활발한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13일에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부산지사를 방문했다. 현 회장은 자성대 5부두에 정박 중인 2200 TEU급 컨테이너선 ‘현대블라디보스토크’호에 직접 승선, 선원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오는 25일에는 경기도 이천의 현대엘리베이터 공장을,26일에는 현대아산 영업부서를 각각 둘러본다. 취임 후 계열사 사무실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생산현장까지 직접 챙기기는 처음이다. 소리 없이 그룹을 ‘장악’해온 현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표이사 직함을 맡을지도 관심사다. 현 회장은 현재 어느 계열사에 대해서도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전경련 부회장이 되려면 대표이사 직함이 있어야 한다며 현 회장은 ‘결격’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경련 현명관 부회장은 “꼭 대표이사일 필요는 없다.”고 말해 현 회장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새음반] 혼다 마사토 ‘어셈블 어 크루’

    [새음반] 혼다 마사토 ‘어셈블 어 크루’

    일본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 혼다 마사토의 새 앨범 ‘어셈블 어 크루(Assemble A Crew)’는 아침에 들어야 제 맛이다. 혼다의 흥겨운 EWI 연주가 빛을 발하는 첫 곡 ‘Athlete’부터 숨가쁘게 몰아치는 속도감과 신나고 경쾌한 리듬은 온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분을 ‘업’시키는 데 그만이다. 2년 연속 서울 JVC재즈페스티벌에 참가해 탁월한 연주력과 음악성을 과시한 바 있는 그는 일본 정상의 퓨전재즈 그룹 티 스퀘어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인공.1998년 솔로 독립 이후 음악적 진화를 거듭해온 그가 일곱번째 내놓은 이번 앨범에서 또 한번 변신했다. ‘선원모집’이라는 앨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정규밴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긴 세월 함께 호흡해온 노리타케 히로유키(드럼), 아오키 도모히토(베이스), 마스모토 게이지(건반), 가지와라 준(기타)과 다시 손잡고 잘 짜여진 연주를 들려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홍합부인 김쏘였네, 속살 올랐네

    홍합부인 김쏘였네, 속살 올랐네

    찬바람이 불면 그리워지는 그 맛. 따끈하면서도 담백한 홍합탕은 얼었던 몸을 풀어준다. 이런 까닭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홍합을 내놓는 길거리 포장마차 불빛마저 정겹다. 보랏빛이 약간 감도는 까만 껍데기를 벌려 빼먹는 속살에는 감칠맛이 그만이다. 홍합 특유의 향에서 바다까지 느낄 수 있다. 홍합의 속살은 어찌보면 참으로 외설적이다. 지역에 따라선 합자, 열합, 섭 등으로 부른다. 허균은 중국인들은 홍합을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며 즐긴다고 적었다. 홍합을 많이 먹으면 여성의 속살이 예뻐진다고 믿었던 것. 프로비타민D가 풍부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조혈작용에도 효과가 높아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닐 성싶다. ■ 이번 주말 홍합 어때요 홍합은 사실, 우리보다 서양의 식탁에서 더 주빈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우리는 나물이나 국을 끓일 때 홍합을 넣거나 술국으로 홍합탕이 인기다. 하지만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에선 홍합을 주요리로, 당당한 한끼의 식사로 먹고 있다. 홍합을 삶으면서 나오는 국물에 크림이나 토마토 소스를 섞어 요리해 다시 홍합에 끼얹어 먹는다. 요즘 홍합이 한창 나는 곳은 전남 여수시다. 홍합은 굴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양식은 훨씬 적다. 돌산대교를 건너 옥색 바다의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강남금마을을 찾았다. 돌로 쌓은 방파제가 있을 정도로 고즈넉한 마을의 포구에서 배를 타면서 배 이름을 물었다. 선장 정충길(55)씨는 “작은 밴데 무슨 이름이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마침 바람이 없어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를 10여분간 미끄러지듯 달렸다. 대경도 사이였다. 한 줄로 죽죽 늘어선 띔개가 보였다. 홍합 양식장이었다. 선장 정씨가 부인과 함께 띔개 아래로 매달린 줄을 낫으로 끊어 끌어올렸다. 뽀얀 흙먼지를 둘러쓴 홍합이 빼곡히 매달려 있었다. 다른 부착 생물도 많이 붙어있었다. 끌어올린 홍합에 물을 끼얹자 깨끗해졌다. 선장 정씨가 끌어올린 홍합을 부인이 하나 하나 다 뗐다. 홍합은 실같은 족사로 서로 붙어있는데 이를 떼냈다. 선장 부인은 “껍데기를 깨끗이 씻어 실파·풋고추와 마늘을 다져 넣고 끓이면 기막힌 홍합탕이 된다.”며 “홍합은 조개와는 달리 해감할 필요가 없지만 국물처럼 마시려면 소금물에 조금 해감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합은 찬물에 끓여야지 뜨거운 물에 넣으면 조가비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한 시간가량 이렇게 작업하자 커다란 광주리에 5개 가득했다. 다시 돌아왔다. 커다란 통속에 넣고 바닷물로 씻자 홍합 특유의 검은빛이 반짝거렸다. 씻은 홍합을 박신양에서 깠다. 홍합을 까던 박정이(60)씨.“요즘엔 홍합을 까도 인건비가 안 나와요. 홍합 알 1㎏에 겨우 2000원선이에요.”라고 하소연했다. 굴은 배가량 더 받는단다. 이렇게 깐 홍합을 상인들이 모아 대형 마트와 음식점 등에서 판매한다. 박씨는 “홍합 살은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씻고 검은수염(족사)이 있으면 자르면 된다.”며 “국을 끓일 때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헹군 뒤 쓰면 된다.”고 말했다. 선장 정씨는 “좋은 홍합은 껍데기가 까맣고 광택이 나며 깨지지 않아야 하며 껍데기를 벗겼을 때 살이 통통하고 붉은 빛이 돌며 윤기가 있는 것이 싱싱하다.”고 귀띔했다. ■ 여수에서 홍합 맛보랑께 아름다운 항구도시 여수에는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요즘 여수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삼치회다. 다른 지역에선 구이로 먹어도 비린 생선인데, 여기선 최고의 횟감으로 통한다. 여수에서도 삼치회를 먹기 시작한 것은 20년 정도에 불과하다. 거문도 부근에서 잡힌 삼치는 씨알이 1m 이상 나갈 정도로 굵어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됐단다. 일본에선 삼치를 선어 상태로 보관했다가 즉시 회로 내놓는 것. 삼치잡이 선원들만 그동안 삼치회를 맛봤던 별미다. 여수 사람들은 삼치회 전문집으로 교동의 사시사철(061-666-1445)을 든다.12년째 삼치회(3만∼5만원)만 취급한다. 삼치회는 참치회처럼 썰어 낸다. 김동근씨는 “삼치회는 손바닥에 배춧잎과 김을 올린 다음 삼치회를 기름간장 소스에 찍어 얹고 풋마늘과 함께 먹는다.”며 시범을 보여줬다. 참치처럼 부드러웠지만 맛은 참치 뱃살(오도로)보다 더 고소했고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고깃살에 흰줄이 들어간 부분은 졸깃한 질감이 느껴졌다. 삼치회를 다진 마늘·참기름 등을 넣은 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 특징. 사시사철 맞은편의 노다지(662-4045)도 삼치회 전문집이다. 삼치 전문집들은 대개 오후에 문을 연다. 삼치가 거문도에서 매일 오후에 들어오는 탓이다. 여수에서 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서대회. 가자미처럼 생긴 넓적한 생선인 서대는 남해안 지역에서 꾸덕꾸덕하게 말려 찜이나 조림으로 주로 먹는다. 뼈는 무척 억세지만 살은 토실하면서 담백하다. 서대를 회로 먹는 것은 여수가 거의 유일한 듯하다. 진남관앞 로터리에서 중앙파출소로 가는 길목의 구백식당(662-0900)은 서대회(1만원)로 유명세를 탔다. 구백식당의 서대회는 향토음식으로 여수지역 초등학교의 지역사회 교과서에도 올랐다. 서대는 껍질을 벗기고 포를 떠 1㎝ 크기로 어슷 썰어 미나리·상추·양파 등을 넣고 양념장으로 비벼 낸다. 양념 맛은 달콤·새콤·매콤하다. 주인 손춘심(57)씨는 “서대회 무침은 막걸리 식초에 발효시켜 내오기 때문에 탈이 나지 않는다.”며 “넓은 그릇에 밥을 조금 푸고 그 위에 콩나물·참기를 넣고 서대회를 넣고 비벼 먹는 것이 여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양이 넉넉하기 때문에 3명이면 2인분,5명이면 3인분 정도 주문하면 적당하다. 구백식당 주위로 서대회 전문 음식점 예닐곱집이 몰려 있다. 여수 사람들은 생선만 먹을까? 바다에서 나는 것을 고기라고 부르고 소·돼지고기를 ‘육고기’라 부르며 즐겨 찾는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돌산대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빠져 한일택시 옆의 초당갈비(643-6333)를 많이 찾는다. 이 집의 대표 음식은 등심(1만 7000원). 겉모습이 꽃무늬 모양으로 빨갛다. 나주에서 나는 암소만 취급하며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하다. ■ 서울서도 홍합 맛보세요 서울 이태원역 2번 출구앞에서 30m가량 가면 나오는 라시갈 몽마르트(796-1244)는 프랑스 음식점이지만 홍합요리도 낸다. 외국인들에게 먼저 알려진 이 곳은 프랑스인 요리사가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02년 문을 열 당시 최초로 유럽 스타일의 홍합요리 2가지를 냈다가 지난해부터 23가지로 보강했다. 여러 프랑스 음식과 함께 홍합구이·홍합찜·홍합샐러드·홍합수프·홍합꼬치 등 프랑스뿐만 아니라 태국식까지 다양하게 내고 있다. 먹는 방식은 유럽스타일이다. 플로랑 레스코자크 조리장은 “젓가락이나 포크 대신 한 손에 홍합을 들고 다른 손으로 홍합 껍데기를 집게처럼 집어 속살을 파내 소스에 찍어 먹고, 국물은 껍데기로 떠 먹는다.”고 말했다. 인기 메뉴는 전통적이면서도 홍합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브뤼셀스타일(1만 1000원), 매콤한 토마토 소소를 곁들인 홍합요리(1만 4000원)와 함께 훈제 베이컨·홍합요리(1만 4000원)이다. 홍합을 백포도주·양파·마늘·셀러리 등과 함께 넣고 익힌 다음 나오는 국물에 크림과 훈제 베이컨을 넣고 익혀 홍합의 향을 살렸다. 국물이 담백하면서 부드럽고, 빵을 찍어 먹기도 좋다. 서울 신촌 민들레영토 맞은편의 완차이(392-7744)의 아주매운홍합찜(2만원)이 유명하다. 조개와 새우 등의 해산물을 홍콩 스타일로 내놓지만 메뉴 이름에서 보듯이 맵다. 따갑듯이 매운 자극이 아니라 따끔따끔하다. 홍합을 살짝 익혀 사천·청양 고춧가루를 마늘·파·생강 등과 함께 두반장 소스와 넣고 볶아 냈다. 고추기름은 쓰지 않는다. 주인 총복자씨는 “우리집 홍합찜은 신촌에선 첫째다.”며 겸손하지만 자신감을 내보였다. 첫 맛은 고소하고 졸깃하면서 매운 맛이 느껴진다. 단맛도 살짝 배어있다. 웬만한 사람은 홍합 5개 정도 먹으면 이마에서 땀이 맺힌다. 아주매운홍합찜을 주문하면 전혀 간이 되지 않은 밍밍한 쌀죽이 한 그릇 나온다. 입안이 매운 맛으로 달아오르면 죽을 먹으면 된다. 금방 매운 맛이 가라앉는다. 매운 맛에 중독성이 있는지 홍합찜을 맛본 사람은 자주 찾는다. 서울 삼청동 청수정(738-8288)이 홍합밥으로 유명하다. 홍합을 넣고 가마솥에서 밥을 지은 다음 상에 내기 직전 참기름과 간장을 약간 넣고 살짝 볶는다. 주인 박일화씨는 “영업 비밀”이라며 더 자세한 비법 공개를 거부했다. 연한 갈색의 밥에 기름기가 돈다. 고소하면서 밥에 찰기가 있다. 메뉴는 2가지. 똑같은 밥을 도시락(6000원)과 정식으로 낸다. 도시락은 김치와 나물 등 반찬이 네댓가지가 나오며 포장해서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다.2인분 이상만 주문받는 홍합정식엔 김치·겉절이·나물·생선구이·찌개 등 17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정갈하지만 1인분에 1만 3000원 하는 가격이 만만찮다. 대구볼때기탕(2만원)도 유명하다. 마늘전문점으로 유명한 서울 여의도의 메드포갈릭(783-5296)도 홍합을 내놓고 있다. 매운 홍합찜(1만 3800원)은 홍합에다가 토마토 소스와 마늘과 후추를 넣고 바질 등의 향신료와 함께 졸인 것으로 향이 좋다. 또 화이트와인 홍합찜(1만 3800원)은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다. 크림 소스를 넣어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와인의 안주로 잘 어울린다. 압구정(546-8117)과 광화문(722-4580)에 분점을 두고 있다. 이밖에 서울 압구정동 성수대교 남단에서 글로리아백화점 방향의 하나은행골목에 있는 더버블스(3446-8041)는 블루치즈 홍합요리(2만 1000원)를 비롯해 벨기에와 이탈리아식 홍합요리 10여가지를 내고,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 근처의 장(742-4788) 역시 이탈리아식 홍합구이(1만 5000원)와 홍합죽(1만 2000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글 여수 이기철기자 chuli@seou.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3)하멜의 여정-­제주서 나가사키까지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3)하멜의 여정-­제주서 나가사키까지

    역사에 가정은 있을 수 없다지만,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해양을 통한 제국 건설에 몰두하면서 서세동점의 기세로 밀어닥친 그 때 우리가 좀 더 잘 했더라면, 조금만 생각을 고쳐 먹었더라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은 지금도 남는다. 하멜표류의 교훈도 그 중의 하나이다. 1628년, 일본 나가사키(長岐)로 향하던 네덜란드인 벨테브레 일행 3명이 부산 근처에 표착했으니, 이 중 1명이 훗날 조선인과 결혼하여 아이까지 낳고 살던 박연이다. 박연 표착 25년 뒤, 같은 네덜란드인 하멜이 제주도에 표착한다.1653년(효종 3년) 암스테르담을 출발한 스페르웨르호가 바타비아와 타이완을 거쳐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폭풍에 밀려 이 해 8월15일 제주도에서 파선한 것. ●조선에 표류한 하멜일행 탈출 성공 선원 64명 중 28명이 익사하고 36명이 표류한다. 이듬해 이들은 서울로 호송되었다가 2년 뒤인 1654년에 다시 전라도로 분리, 이송된다. 그동안 사망자가 14인이었으며 생존자는 22인이었다.1666년 9월에 전라좌수영 소속의 하멜 이하 8인이 읍성을 탈출하여 작은 배를 타고서 극적으로 ‘조선 탈출’에 성공한다. 나가사키를 경유한 이들은 1688년 7월 네덜란드로 귀국함으로써 13년의 조선생활을 끝낸다. 바로 이들에 의해 하멜표류기가 출간되면서 ‘금단의 땅 조선’이 서구에 널리 알려진다. 이 하멜 표류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할까. 이들 집단을 통하여 어떤 구체적인 서양 과학기술을 알려고 했거나 이들의 정보를 역추적하여 세계정세를 탐구하려 했다는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군부대에 배속된 하멜 일행이 약간의 전투술 전수에 참여한 것으로 짐작되나 세계정세 판단을 위한 조선 조정의 관심은 확인되지 않는다. 서양인 대집단을 13년간이나 데리고 있었으나 그들로부터 세계동향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는 증거가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세계인식이 아닐 수 없다. 하멜은 조사 과정에서 조선 조정이 파견한 박연을 만나며, 이후에 여수 좌수영 등으로 분산되기 전까지 계속 박연이 통역을 담당했다. 이로 미뤄 박연을 통해 충분히 서양의 지식정보를 빼낼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시도는 아예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중국 사신이 하멜 일행을 접하는 일은 극도로 경계하였으며, 이들을 훈련도감 소속 군인으로 배치한 것으로 미뤄 북벌에 대비한 군사적 대응으로 활용하려 한 인상은 준다. 박연과 하멜은 암스테르담에서 바타이유를 거쳐서 나가사키로 향하다 표류하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하멜 일행은 조선 체류 중 끊임없이 일본행을 꿈꾼다. 결국은 배를 구하여 규슈의 히라도(平戶)를 거쳐 나카사키로 들어가는데 일본인들은 그들이 네덜란드인임을 금세 알아차리고 친절하게 안내했다. 이들을 체포해 13년간이나 하릴없이 억류했던 조선과는 대비되는 조치였다. 이들이 나가사키에 당도했을 무렵 만에는 네덜란드배 다섯척이 정박해 있었다. 이들은 곧장 네덜란드 상관(商館)에 당도, 지휘관 빌렘 볼거에게 안내된다. 그리하여 꼭 13년 28일 만에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당시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서방을 향해 열려진 창구였다. 하멜의 조선표착 시점보다 훨씬 이른 1543년에 포르투갈 상인이 일본에 도착했으며,1549년에는 선교사 프란시스코 사비엘이 가고시마(鹿兒島)에 발을 내딛는다. 이후 100여년 간 무역과 가톨릭 포교가 이루어지나,17세기 중엽 도쿠가와 바쿠후(德川 幕府)에 의하여 기독교가 탄압받는 쇄국이 단행된다. 주목할 것은 쇄국은 쇄국이되, 바늘 구멍은 열어놓은 쇄국이었으니 서방과의 대화는 어떤 식으로든지 계속 하고 있던 셈. ●日 바쿠후, 포교 금지하고 무역만 허용 오직 장사에만 종사하며 포교활동을 하지 않은 네덜란드인들만 일본 거류가 허용되어, 이른바 난학(蘭學)을 꽃피웠다. 서양 의술을 비롯하여 천문, 지리, 생물, 지리학 등 다양한 근대 학문체계들이 이 즈음 난학으로 정리된다. 젊은이들이 오늘날의 도쿄인 에도(江戶), 심지어는 머나먼 동북지역에서도 몰려들어 ‘난학의 길’이 활짝 열린 것. 하멜이 일본에 거류하는 상관을 찾아 귀국할 수 있었음은 또한 이같은 동아시아 국제정세를 배경으로 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적어도 하멜을 통하여 서세동점의 긴급한 상황을 재빨리 읽었어야 옳았다. ‘하멜표류기’는 조선 땅에 남긴 서양인 최초의 족적이자, 조선을 세계에 알린 ‘스테디 셀러’였다. 표류인 하멜과 조선의 첫 만남, 첫 거래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실패했다. 우리가 그들에게서 얻은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었음에 반해, 조선을 탈출한 하멜의 기록은 수백년간 서양인의 인구에 회자되면서 열강들이 입맛을 다시게 하는 근거자료로 보급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수많은 하멜들이 찾아들었던 나가사키는 당시 어떤 여건이었을까. 예쁜 전차가 오가는 나가사키 중심통에 데지마(出島)가 있다. 말이 섬이지 도심에 포위되어 있다. 유심히 보면 바다 수로가 데지마 옆으로 흐르고 있으며 그 수로는 가까운 바다로 연결된다. 데지마는 1636년 그리스도교의 포교 금지를 목적으로 만든 인공섬. 서방을 통하여 무역 등의 이득은 취해야겠고, 문을 열자니 기독교 포교가 두려워 궁여지책으로 만든 출구였다. 나가사키라고 쉽게 말하지만 고작 손바닥 크기만 열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운동장 규모의 땅에 상관 건물을 짓고나서 다리를 놓았다. 바쿠후는 외국배가 들어올 때마다 그들로부터 정보를 얻었다. 네덜란드와 중국 상인에게 풍문보고서(風說書)를 내게 하고, 번역 내용을 바쿠후 중심 인물들이 돌려보았으니 세계 정세의 변화를 개괄적이나마 시시각각 첩보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어두운 동굴 속의 불빛처럼 창구 하나만큼은 분명히 열어놓았던 셈. 어쩌면 일본이 서방을 두려워하면서도 끝내 닫지 않았던 그 ‘바늘구멍’이 일본이 아시아에서 선두 주자로 나서게 하는 결정적 기반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꽃피운 난학, 메이지유신 토대 돼 네덜란드인들의 종교와 무역의 분리는 바쿠후의 정책과 일치하였다. 오로지 무역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바쿠후로부터 독점권을 얻게 된다. 이후 200여년 동안 이곳은 일본 유일의 해외무역 창구가 된다. 나가사키를 둘러보면 주변에 국제도시다운 면모를 지닌 도시들이 즐비함을 알 수 있다. 히라도는 일본이 대륙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견수사(遣隋使)를 파견했을 때부터 중심지였으며,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한 국제무역거점항이었다. 히라도 남동쪽의 도자기로 유명한 아리타(有田) 북쪽에는 도자기 수출입항으로 명성을 얻었던 이마리가 있다. 이곳 도자기는 19세기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되면서 명성을 얻어 유럽 도자기문화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해탄이 보이는 가라쓰(唐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명이 말해주듯 중국과의 교역으로 번영한 항구도시다. 나가사키현의 사세보는 일찍이 1886년 해군기지가 들어선 이래 군항도시로 번창했다. 지금도 일본 자위대와 미군기지가 들어서 있으니 이래저래 외국과의 관계를 떼놓을 수 없는 곳.17세기 네덜란드의 모습을 복원해 놓은 100만평 규모의 하우스보텐스로 아시아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일본이 이미 많은 양의 정보를 직수입하여 서양을 이해하고 있었던 시절에도 우리의 서양을 향한 입장은 여전히 폐쇄적이었다. 훗날 메이지유신을 단행하면서 개화문명을 부르짖었음은, 비단 외국의 압력 때문만은 아니었다.‘난학’같이 장기간 축적된 서양문명의 이해에 기초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해상 문물교류로 갈린 두 나라 명암 나가사키에서 외국과의 관계를 확인할수 있는 유적은 무수히 많다. 흡사 서양인 거리로 들어가는 것 같은 그라비엔, 영국 무기상인 토머스 글러버의 자택, 고색창연한 돌길인 오란자자카, 포르투갈인의 기술로 완성된 아름다운 다리인 메가네바시(眼鏡橋), 무역상사의 의사로 일본 여인과 결혼한 독일의사 시볼트기념관, 일본 최초의 무역상사를 세운 료마의 흔적, 일본 최초의 사진가인 우에노 히코마의 묘소, 그리고 수백년 전통을 자랑하는 나가사키 가스테라 등이 그것이다. 중국 무역항답게 중국의 흔적도 숱하게 흩어져 있으니, 나가사키짬뽕이나 푸젠성(福建城) 사람들이 세운 소후쿠지(崇福寺), 중국의 국부 손문의 유허지 등이 그것이다. 일본은 15세기부터 규슈 일대를 드나들던 포르투갈인에게 입수한 조총을 자체적으로 모방, 개발해 엄청난 무기체계로 발전시킨다. 그 조총을 손에 쥐고 자신만만하게 임진왜란을 일으켰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7년전쟁을 통하여 조선에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조총을 미워하기 전에 그 조총이 어떤 바닷길을 통하여 입수, 개발됐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옳았다. 서방의 급격한 이입을 두려워한 바쿠후의 폐쇄정책은 1868년까지 계속된다. 그러면서도 데지마는 바늘구멍 같은 숨통으로 역사의 소명을 다하였다. 일본은 미국 페리의 강요에 의해 전면 개방되지만, 적어도 데지마 같은 바늘구멍을 오랫동안 열어두었고, 수백년 전통의 난학으로 대비해 왔기 때문에 서방문명에 대한 일정한 저항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흡사 숫처녀가 백주 대낮에 겁간 당하는 식의 급격한 개항을 강요당했던 우리와는 여러 모로 대비된다. 옛 데지마를 복원시켜 놓은 건물 앞에서 지난 수백년을 돌이켜보자니 느껴지는 바가 적지 않다. 일본은 정교한 기념관을 만들어 놓고 ‘왜 선조들이 바다를 통한 문물교류에 집착했던가.’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역사에 흔적을 남긴 숱한 ‘하멜’들이 바로 데지마와 연관을 맺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바다를 통해 세계로 열린 천혜의 출구를 완벽하게 닫아버렸던 지난날 우리의 해양관을 어찌 비판하지 않을 것인가. 취재협조 학술진흥재단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1)심해저의 두얼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1)심해저의 두얼굴

    고층빌딩을 휩쓸어 버리고, 지구의 자전축까지 요동치게 한 그야말로 지축을 뒤흔드는 해일이 밀어닥쳤다. 수만의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물고기 썩는 야릇한 비린내가 시신과 뒤엉켜 매혹적인 인도양을 핏빛으로 물들였다. 바닷물이 1㎞나 후퇴하는 등 예징을 드러냈지만 관광객들은 오히려 희한한 볼거리로 착각하기도 했다. 예보시스템 부재라는 후진적 상황이 문제겠지만, 바다를 보는 일반의 지식이 고작 이 정도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우 태평양에서 들이칠 해일은 없겠지만, 지진의 천국인 일본을 곁에 두고 있으니 방심할 형편이 못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 연재물의 금년도 마지막회 분을 심해저 이야기로 채우지 않을 수 없다. ●83년·93년 日지진해일 우리나라에도 영향 1983년 5월26일, 일본 아키다현 연안에 쓰나미가 엄습하여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이때의 쓰나미도 수백㎞나 떨어진 외양에서 발생하였다. 이같이 해저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자주 일본을 습격하고 있다. 일본어 ‘tsunami’가 국제 해양학의 공식 용어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기상청 지진담당관실 자료에 따르면,1983년과 1993년의 일본 지진해일이 우리의 울릉도와 묵호, 속초, 포항 등지에까지 밀어닥쳤다. 이번 해일도 심해저의 깊은 바닥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인류는 심해의 역동성에 관하여 제한적인 정보만 갖고 있을 뿐이다. 가까운 바다도 잘 모르는데 하물며 먼 바다이겠는가. 지진해일의 전파속도는 gH로 표기한다. 여기에서 ‘g’는 지구의 중력가속도(9.8m/sec),H는 수심. 수심이 1000m라면 지진파의 속도는 356㎞/hr. 이번 해일은 수심 2000m보다 더 깊은 해저에서 일어났으니 해변에 밀어닥쳤을 때의 역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해양물리학자인 한국해양연구원장 변상경 박사는 “한국도 지진해일의 공격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고 심해저가 항상 인류에게 위협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해저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인류에게 재앙을 몰아다 줄 해일의 진원지가 되는가 하면, 미지의 자원보고로 우리를 유혹하기도 한다. 누구나 바다가 넓고 깊은 줄은 안다. 그러나 바다는 좀체 제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수십m쯤이야 스킨스쿠버들도 드나들지만 인간능력으로는 수백m를 내려가는 것도 어렵다. 수압 때문이다. 그런데 바닷사람 중에는 수천m 수심의 바다를 대상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드물지만 없지는 않다. 이번 해일을 지켜보면서, 심해저를 더 잘 알기 위해 대양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존재도 한번쯤 돌이킬 필요가 있다. 지진 예고는 물론이고 자원 고갈시대를 예비하는 측면에서도 해저연구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의 평균 수심은 4071m. 가장 깊은 마리아나해구는 1만 1034m나 된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몇몇 국가들은 엄청난 수압에 견디는 심해 유인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연구원의 김웅서 박사가 지난 6월15일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IFREMER)의 유인잠수정 ‘노틸(Nautile)’을 타고 우리 과학자로는 가장 깊은 태평양 수심 5000m가 넘는 곳까지 들어갔대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김웅서 박사를 만났다.“지진해일은 물론이고 지구의 모든 비밀이 숨어 있는 심해저와 마주친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더군요. 드디어 수심 5043.6m 심해저에 이르러 라이트를 켜니 영겁의 세월을 지켜왔을 심해의 푸르디 푸른 물이 창 밖을 가득 채우고 있더라고요. 푸른빛과 녹색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신비한 빛 속으로 태평양 바닥이 어스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데,‘이곳이 태평양 밑바닥이구나.’하는 생각에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아직까지 그 누구의 방문도 허락하지 않은 처녀지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정말 정신이 아득했습니다.” ●지구의 70%는 바다… 그속엔 산맥·화산·계곡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그 바다의 대부분은 이같은 심해저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인간의 발길이 닿은 바다래야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심해저에도 육지와 마찬가지로 산맥과 화산, 계곡, 평원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깊게 파인 해구가 있으며, 높은 산맥도 솟아 있다. 수심 수천m의 열수구에서는 쉼없이 뜨거운 물이 솟구쳐 온갖 동식물이 모여 사는 해저의 천국이다. 심해저는 해양지각이 대륙지각 밑으로 밀려들어간 곳으로, 화산활동이 활발하며 지진도 자주 발생한다. 지구의 거대한 판이 충돌하는 곳이어서 이번처럼 지진해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심해저 평원에는 미세한 입자의 진흙층이 두껍게 깔려 있고, 그 위에 망간단괴가 잔뜩 널려 있다. 딱딱한 상태가 아니라 억겁의 세월 동안 축적물이 쌓여 마치 스폰지 같다. 심해저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심해 생물이 산다. 이곳에는 100만년에 2∼6㎜정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망간단괴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망간단괴의 크기로 보아 옆에 있는 고래뼈는 수백만년 전의 것이 틀림없다. 태고의 비밀을 목격하는 일은 천지창조의 순간을 목격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진해일이 심해저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라면, 망간단괴 같은 자원은 인류에게 보내는 축복의 선물이다. 심해저 자원은 흡사 해일처럼 밀어닥칠 수도 있는 자원고갈에 대비하는 보물들이다. 심해저 광물자원은 공해상, 혹은 배타적 경제수역의 수심 800∼6000m해저에 분포한 망간단괴, 망간각, 해저 열수광상 등이다. 망간단괴는 수심 4000∼6000m대에 분포하는 감자 모양의 산화물로 망간과 철, 구리, 니켈, 코발트 등 40여종의 전략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바닷물과 퇴적물 속에 함유된 금속 성분이 매우 느리게 침전,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동심원을 이루면서 100만년에 고작 2∼6mm씩 성장하고 있으니, 감자 크기로 자라려면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리겠는가. ●망간단괴 100만년에 2~6㎜ 자라 한국은 남한 면적 4분의3 크기의 단독개발 광구를 이미 확보해 두고 있다. 부존자원 매장량만도 약 4억 2000만t, 연간 300만t씩 100년 동안 채광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오랫동안 심해저 자원개발을 주도해온 강정극 박사는 이를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중장기적 과제라고 역설한다.“남한 면적에 버금가는 신천지가 태평양에 별도로 존재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언젠가 자원고갈 사태가 도래할 것이 분명하다. 북동태평양의 우리 광구에서 쉼없이 탐사를 해온 덕분에 선진국 버금가는 심해 탐사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국가적 투자가 뒤따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망간각은 수심 800∼2500m 해저 사면의 암반을 뒤덮고 있다. 바닷물에 포함된 금속이온의 침전에 의해 매우 느린 속도(100만년에 1∼10㎜)로 형성되므로 망간단괴처럼 억겁의 세월이 걸린다. 우주항공, 전자산업 등 첨단산업의 핵심 재료인 코발트·니켈·구리·백금 등 30여종의 다양한 금속성분이 이렇게 축적되고 있다. 해저 열수광상은 중앙해령이나 해구같이 마그마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열수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다른 해저 광물자원에 비해 얕은 수심(1200∼2500m), 육지와의 근접성, 황화물 형태의 금속결합, 단위 면적당 높은 금속함량(금, 은, 아연, 구리 등) 등의 이점을 갖고 있어 가장 먼저 개발될 심해저 광물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저 열수광상 분포지역은 화학합성에 의해 살아가는 원시생명체의 서식처로도 판명되어 생명의 기원 및 신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 대상으로도 주목된다. 해양연구원 심해저자원연구센터장인 김기현 박사는 “자원 빈국인 우리 실정에서는 안정적으로 전략금속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육상 채취보다 가격면에서 불리하지만, 향후 자원고갈 시대에는 충분한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석유나 가스도 지금은 육지 생산량이 높지만 그것 역시 유한해 해저유정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형편에서 태평양 망망대해를 1500t급의 우리 연구선 ‘온누리호’에 의존해 모두 탐사한다는 것은 쉬운 일도, 가능한 일도 아니다. 중국의 엄청난 해저자원 투자 실태를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미래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원고갈 대비 심해저 광물자원 부상 이처럼 심해저는 ‘자원의 마지막 보고’란 축복과 ‘가공할 재앙의 진원지’란 야누스적 위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해일이 머나먼 심해저에서 시작되었음을 생각하면, 멀고 깊은 바다도 늘 우리 곁에 있는 ‘위협’이고 또 ‘축복’인 셈이다. 위대한 해양생태저술가 레이첼 카슨(R. Carson)의 책 제목처럼 ‘우리를 둘러싼 바다(The sea around us)’는 지금도 인류에게 심각한, 그러나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21세기 벽두를 강타한 이번 해일은 숱한 메시지 중 하나일 뿐이다. 해일이나 태풍의 파괴력으로, 생태환경의 오염으로, 때로는 자원고갈 시대의 마지막 보고로 인류에게 절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우리라고 이 메시지에 등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심지어는 우리 관광객들 다수가 머나먼 그곳에서 희생되지 않았는가. 남극기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태평양 심해저에서 망간단괴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태평양뿐 아니라 인도양이나 남극조차도 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셈이다.2004년 12월의 마지막 나날들, 이 순간에도 어부와 선원, 부두노동자와 해군·해병대원, 등대지기와 해양과학자들이 바다의 전선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편하고 따뜻하게 연말연시의 정겨운 자리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해일로 무참하게 휩쓸려간 그들 아시아·아프리카인들도 바다에서의 고난의 삶을 엮어가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죽음에 국제적 연대의 애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우리를 둘러싼 바다 앞에서 인간은 그저 만경창파에 뜬 일엽편주에 불과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 [새해 달라지는 것들] 초중고 월1회 주5일수업

    [새해 달라지는 것들] 초중고 월1회 주5일수업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매달 한 차례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되는 등 생활에 많은 변화가 온다. 분야별로 달라지는 법령과 제도를 요약한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 등은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소득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세제 ▲근로자·개인사업자 소득세율이 현행 9∼36%에서 각각 1%포인트씩 일괄 인하된다.▲이자와 배당에 대한 원천세율이 현행 10%,15%에서 각각 9%,14%로 인하된다.▲프로젝션 TV와 PDP TV, 에어컨, 온풍기, 골프용품, 모터보트 등 11개 품목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폐지된다.▲증빙서류가 없더라도 공제해 주는 표준공제액이 근로자에 한해 현행 6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근로자가 자기부담으로 직무와 관련된 교육을 받는 경우도 공제대상에 추가된다.▲국민주택 규모를 초과하는 공동 주택의 일반관리비와 경비비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당초 올해 말까지 면제하기로 했으나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한다.▲5만원 이하의 상금·포상금·사례금·기념품 등 기타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비과세한다. 지금까지 기준은 1만원 이하였다.▲내년 1월부터 5000원 이상 현금구매 때 매장에 신용카드나 주민등록증 등을 제시하면 현금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은 연말정산 때 신용카드처럼 소득공제 혜택과 복권추첨 혜택이 부여된다.▲전국에 2개 이상의 사업장을 거느린 기업에 대해서는 내년 1월 거래분부터 부가가치세를 본사에서 일괄 신고·납부하게 된다.▲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법인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 법인세 감면액 계산방법을 기업이 유리한 쪽으로 한다. 또 본사 임원의 50% 이상이 이전한 지방 본사에 근무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같은 감면 혜택을 준다.▲해운기업의 해운소득에 대해서는 실제 영업상 이익이 아니라 선박의 순 t수와 운항일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이익에 대해 일반 법인세율을 적용해 법인세를 부과한다.▲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을 현행 15%에서 13%로 인하하되 과세표준 1000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15%를 그대로 적용한다. ▲원천징수 의무자가 소득내역과 과세자료 등을 인터넷으로 제출할 경우 건당 100원씩 세액을 공제해 준다.▲근로자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으로 급여의 15%를 초과해 지출한 경우 초과 금액의 20%를 소득공제(500만원 한도)해 준다. 소득공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대상에 의료비 등 근로소득 특별공제 대상 비용, 부동산과 골프회원권 구입비용 등이 추가된다.▲교육비·의료비·기부금 등 특별공제를 적용받기 위해 제출하는 관련 증빙서류로 인터넷 영수증도 인정한다.▲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거나 비용을 늘려 신고하는 경우 대상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단순한 오류로 비용을 늘려 신고하는 경우에는 가산세를 대상금액의 10%로 낮춘다.▲투기지역 내에서 공익사업용지로 수용되는 토지에 대해서는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내년 1월1일부터 1가구 3주택에 대해 양도차익의 60%에 해당하는 양도세가 부과된다. 금융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한도가 3억원으로 확대된다. 무주택 또는 1주택자는 6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금융기관에서 최고 3억원의 자금을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내년 상반기 중에 증권사들이 투자신탁과 유료 정보제공, 부동산 투자자문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제2단계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판매)가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자동차보험 등 일부 상품은 시행시기를 늦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구체적인 취급상품 범위는 추후 확정된다.▲신용불량자 제도가 폐지돼 금융거래가 중단되거나 취업의 불이익을 당하고 부당한 채권추심을 받는 일이 사라진다.▲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 등이 주축이 된 개인신용정보회사(CB)가 내년 1월 초 출범한다.▲내년부터 신용카드사가 부실해지면 영업정지, 감자, 합병, 임직원 제재, 계약이전 등의 경영개선명령(강제명령)이 내려진다.▲내년 2월22일부터 자동차 책임보험 보상한도액이 사망이나 후유장해(1급)는 현행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부상(1급)은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상된다.▲뺑소니 등 중대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한 보험료 할증률이 현행 최고 10%에서 내년 5월 이후에는 최고 30%까지 인상된다.▲손보사가 판매하는 상해·질병·간병보험 등 제3보험의 보험기간은 현재 1년 이상 15년 이내이지만 내년 8월29일부터는 보험기간의 제한이 사라진다.▲내년 8월30일부터는 생명보험사들도 개인실손보상보험을 개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건설·부동산 ▲3000㎡ 이상 상가·오피스텔 등에는 골조공사를 3분의2 이상 마친 후 분양하는 후분양제가 도입된다.▲내년 4월23일부터 허위분양광고가 금지돼 이를 어기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내년 3월부터 공공택지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원가연동제)가 적용되고,25.7평 초과 아파트에 대해서는 택지공급시 채권을 많이 사는 업체에 택지를 공급하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된다.▲내년 4월부터 부동산투자회사(리츠) 규제가 대폭 완화돼 부동산투자회사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자산의 투자 및 운용을 자산관리회사 등 제3자에게 위탁관리하는 ‘명목회사형 리츠(페이퍼컴퍼니)를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자본금 규정도 5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완화된다.▲기업도시법에 따라 민간기업에 기업도시를 개발할 수 있는 토지수용권 등이 내년 4월부터 주어지고, 각종 조세·부담금 감면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내년 4월부터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가 도입돼 사업승인 이전단계의 단지는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의 25%를, 사업승인은 받았으나 분양승인을 신청하지 않은 단지는 10%를 각각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종합부동산세 제도에 맞춰 전국 1308만 5000가구의 집값을 일일이 조사해 공시하는 주택가격공시제도가 내년 4월 도입된다.▲내년 상반기부터는 허위·과장 분양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19가구 이하의 다세대·다가구 주택도 분양시 가구별 면적(평형)을 정확히 표시해야 한다.▲내년 7월부터는 부동산 거래시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부동산중개업법이 시행된다.▲개발제한구역법이 개정돼 내년 7월부터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당초 해제목적과 다르게 사용할 수 없다. 교통 ▲도시철도 안전기준이 강화돼 내년 3월부터는 도시철도 차량 내부에 산소호흡기와 방독면 등 응급장비를 갖춰야 하고, 열차 운행정보의 자동전송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내년 1월1일부터 지역별로 적정한 규모로 택시를 운영할 수 있는 택시총량제가 도입된다.▲내년 1월21일부터는 사업용 화물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화물운송종사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가입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내년 2월부터 ‘과적요구 화주 신고포상금제도’가 도입돼 화물자동차 운전자가 과적을 요구하는 화주를 신고하면 운전자에게 2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주택가 이면도로가 ‘보행우선지구’로 지정돼 내년 하반기부터는 지자체가 각종 보행자 안전시설을 갖추고, 도로구조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경찰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치경찰을 운영하는 자치경찰제가 2005년 상반기 입법을 거쳐 하반기부터 시범 실시된다.▲생계형 운전면허제도가 현행 음주로 인한 면허 취소자에서 벌점 초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까지 확대 실시되고 배달이나 영업사원도 구제대상이 된다.▲운동능력 측정에 합격해야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던 장애인 면허제도가 개선돼 단순한 운동능력 이외에 기능교육, 개조된 차량 등으로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전문의가 운전이 가능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면허취득이 가능하다. 교육 ▲초·중·고등학교에 매달 한 차례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된다.▲4년제 대학 전공별로 5년마다 한 차례 평가하고 순위를 공개한다. 내년 평가 분야는 국문학·동양문학·심리학·사회학·농학·약학·수의학·체육이다.▲내년 1학기부터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시·도 및 지역교육청이 법령을 어기거나 부패행위를 했을 때 학부모가 각 상급기관에 감사를 요구하는 ‘학부모 감사청구제’가 도입된다.▲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 이하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두 자녀가 동시에 유치원에 다닐 경우 둘째 이후 자녀에 한해 매달 3만원의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오피스텔이나 상가에 입주한 ‘과외방’은 내년 3월21일까지 학원이나 교습소로 변경해 운영하거나 폐업해야 한다. 법무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인격 보호를 위해 증인이 법정이 아닌 곳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법정 시설(화상증인신문시스템)이 13개 법원으로 확대된다.▲국선변호제도가 기소 전 피의자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확대 적용된다.▲‘법률구조’의 대상자가 월평균 소득 170만원 이하에서 새해부터 200만원 이하의 국민 및 국내 거주 북한 이탈주민에게까지 확대된다.▲국민과 혼인한 중국·이란·리비아 등의 국민들도 복수재입국이 허용된다.▲채권자가 채무자와 서면만으로 법원에서 지급명령서를 받아내는 독촉사건과 관련해 모든 서류가 전자시스템으로 처리된다.▲기업의 허위공시,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부실감사 등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 그중 한 명 또는 수명이 대표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 전체에 미치게 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가 시행된다.▲실물경제에서 사용되는 종이 어음장 대신 인터넷에서 발행되는 일종의 전자문서인 ‘전자어음’이 도입된다. 여성·가족 ▲직장보육시설 설치 의무대상을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에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한다.▲보육교사 국가공인 자격증 제도가 도입된다.▲4인 가구를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 인정액 204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0∼1세는 월 25만 7000원에서 29만 9000원으로,2세는 21만 2000원에서 24만 7000원으로,3∼5세는 13만 1000원에서 15만 3000원으로 인상되는 등 보육료 지원이 확대된다.▲4인 가구를 기준 월 평균 소득 인정액 272만원 이하 가구에는 5세아 무상보육료 월 15만 3000원을 지원한다.▲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만 12세 이하의 모든 장애아에게 월 29만 9000원을 지원한다. 국방 ▲군무원 공채시험이 종전 필수 2∼4과목, 선택 2과목에서 필수 4∼6과목, 선택 1과목으로 변경된다.▲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를 이용한 군 위성TV가 내년 8월 시험방송을 거쳐 10월부터 본격 방송된다.▲현역병 육군 병장의 진급 최저 복무기간이 상병을 기준으로 기존 8개월에서 7개월로 단축된다.▲공군 병사 복무기간이 28개월에서 27개월로 1개월 단축된다.▲전문연구요원의 의무복무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병무 ▲서울지역에서 시범 실시하던 공익근무요원의 소집일자와 복무기관 선택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된다.▲지금까지 지방병무청장이 지정하던 징병검사 일시와 장소를 새해부터는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졸 이상으로 제한한 육군 모집병의 지원 자격이 굴삭기 운전, 페이로다 등 중장비 운전분야 4개 특기에 대해 중졸 이상 학력으로 완화된다.▲예비군 훈련보상비가 하루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돼 훈련 소집부대에서 현금으로 지급된다. 외교 ▲접수부터 발급까지 한 장소에서 원스톱으로 처리가능한 전자동 여권발급 시스템이 본격 운영된다.▲여권의 위·변조를 막기 위해 사진이 여권에 부착되는 기존 방식 대신 사진이 여권에 인쇄되는 전사식 여권이 발급된다.▲신 여권은 동반자를 병기할 수 없어 8살 미만의 자녀도 반드시 별도의 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미국은 내년 1월5일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비자 입국자에 대해 공항·항만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다. 문화 ▲지상파 방송 3사는 내년 7월부터 전체 방영시간의 1%를, 기타 방송사는 1.5% 이내에서 국산 신규 애니메이션을 편성해야 한다.▲5월부터 실용도서는 정가판매 대상에서 제외된다. 초등학생용 참고서도 2007년부터 도서정가제 적용대상에서 빠진다.▲현행 13세 이상 18세 이하에게 발급하던 청소년증이 9세 이상 18세 이하로 발급대상이 확대된다.▲1월1일부터 경복궁 입장료가 지금의 1000원에서 3000원, 창덕궁은 23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르며, 점심시간 무료 관람제가 폐지된다.▲매장문화재 발굴시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관련 규정 위반자는 행정제재를 받게 된다. 복지 ▲내년부터 최저생계비가 평균 8.9% 인상됨에 따라 2인 가족의 경우 61만원에서 66만 9000원으로 올라간다.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의 범위가 현행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달리하는 2촌의 혈족에서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달리하는 2촌의 혈족으로 축소된다.▲저소득층 모·부자 가정 아동양육비가 현재 1인당 월 2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된다.▲1월1일부터 장애수당을 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급여 대상인 1,2급 장애인과 3급 정신지체 또는 발달장애인(자폐)으로서 다른 장애가 중복된 자에게만 주던 것을 확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생계급여 대상인 1∼6급 전체 장애인으로 확대한다.▲7월1일부터 장애인편의시설 설치대상에 의원, 치과의원, 이용원, 미용원, 교도소, 구치소 등이 신규 포함되고 아파트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설치가 의무화된다.▲내년 중으로 MRI(자기공명영상촬영)와 소이증, 안면화상, 연골무형성증, 인공와우 등이 보험 적용대상에 신규 포함되고 자연분만과 미숙아 입원진료 등에 대해선 환자가 진료비의 20%를 내던 것을 면제해 준다.▲1월 중에는 희귀ㆍ난치성 질환 가운데 척추갈림증 등 25개 질환에 대해선 환자 부담액이 줄어들고, 상반기중에 골다공증 치료제의 급여기간이 현행 90일에서 180일로 연장된다.▲1월1일부터 1인당 최고 300만원을 주던 미숙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 출생시 체중을 기준으로 차등 지원된다.2.5∼2.0㎏은 200만원,1.9∼1.5㎏은 400만원 1.5㎏ 미만은 700만원이다.▲의료비 지원대상에 포함되는 희귀ㆍ난치성 질환이 11종에서 71종으로 확대된다. 신규지원 질환은 헌팅톤병, 윌슨병, 뮤코다당증, 모야모야병, 다운증후군, 루프스, 쿠르종병, 터너증후군 등이다.▲내년중 국가암조기검진 대상이 120만명에서 220만명으로 확대된다. 저소득 소아암환자의 경우 지원 대상이 500명에서 1200명으로 늘어난다.▲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복귀 시설이 101곳에서 106곳으로 늘어난다. 정신보건센터도 117곳에서 126곳으로 증가된다.▲배아연구기관(체세포복제 포함)을 개설코자 하는 자는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등록을 받아야 하며, 배아연구를 개시하기 전에 배아연구계획서를 제출, 승인을 얻어야 한다. 유전자 은행, 유전자검사 및 치료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상반기중에 의약품제조업자는 출고된 의약품의 안전성ㆍ유효성에 문제가 있거나 품질이 불량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때에는 지체없이 지방식약청장에게 자진수거 사유와 계획을 통보하고 당해 제품을 회수한 뒤 1개월 이내에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한방지역보건사업을 하는 보건소가 173곳에서 177곳으로 확대된다.▲식빵, 케이크, 초콜릿 등 과자류와 잼, 음료, 면류 등 어린이들이 많이 먹는 식품에는 영양 성분을 표시해야 한다.▲수두가 필수예방접종 대상으로 분류돼 기초생활 보호대상자와 차상위계층 자녀 등 빈곤층은 일선 보건소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환경 ▲상반기중 백두대간에 마루를 중심으로 한 핵심구역과 그 밖의 완충구역을 지정해 해당 구역안에 허용된 것 이외의 시설을 할 경우 처벌하게 된다.▲1월부터 국내 모든 자동차 회사는 일정한 양의 저공해 자동차를 의무적으로 판매해야 하며 공공기관도 신차를 구매할 경우 20% 이상을 저공해차로 구입해야 한다. 과학 ▲6월1일부터 인센티브 지급률이 총기술료의 35%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연구활동장려금은 총인건비의 7%에서 15∼25%로, 연구개발준비금은 인건비의 15%에서 30%로 오른다.▲연구비를 부정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연구사업 참여제한 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평가가 연 단위에서 3년 단위로 시범실시된다. 농림 ▲추곡 수매가격을 국회가 최종 결정하는 추곡수매 국회동의제가 폐지된다.▲80㎏ 가마당 17만 70원의 목표가격을 기준으로 당해연도 쌀값과의 차이를 직접지불 형태로 농가에 보전해 준다.▲농지법 개정으로 도시민도 사실상 무제한 농지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태풍 등으로 농민들이 큰 농작물 피해를 봤을 경우 국가가 보상해 주는 ‘농작물 국가재보험제도’가 시행된다. 해양수산 ▲해상 어류 가두리양식장에서도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된다.▲선원에 대해서도 주 40시간 근무제가 적용돼 근로시간이 4시간 줄고 유급휴가가 2일 늘어난다.▲국내 최초로 전국 해양 자연환경 조사가 실시된다. 자치행정 ▲주 40시간 근무제를 행정기관에서도 7월부터 전면시행한다. 필수적인 행정서비스는 ‘토요민원상황실’을 기관별로 설치해 유지하고, 박물관·도서관 등 상시 근무체제 유지기관의 토요근무는 계속된다.▲읍·면·동 사무소에서만 발급되던 인감증명이 1월17일부터 시·군·구청으로 확대 실시된다. 인감증명 수수료는 주소지 구분없이 1통에 600원으로 동일하게 적용된다.▲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서식중 주민등록번호 기재양식이 생년월일 기재양식으로 대체된다.▲지방교부세율이 15.0%에서 19.13%로 인상된다.▲낙후지역 70개 시·군을 신활력 지역으로 선정해 매년 20억∼30억원씩 3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부설주차장도 ‘주차장’으로 지목변경이 가능해진다.
  • “요가 잘못 배우면 몸 망칩니다”

    “요가를 잘못 배우면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대구 동화사에서 불자들에게 간간히 요가를 가르쳤던 현천(玄天)스님(동화사 교무국장)이 요가 대중화에 나섰다. 현천 스님은 최근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 선(禪)아헹가 요가선원을 개설, 대중들을 상대로 요가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웰빙바람으로 요가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제대로 요가를 가르치는 곳이 없어 산사를 박차고 나와 대중속으로 요가 전파에 나선 것이다.“요가원이 난립해 질이 떨어지면서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요. 요가를 잘못 배우면 자세가 바로 잡히기는커녕 비뚤어질 수도 있습니다.” 현천 스님은 인도의 세계적인 요가 스승인 ‘아헹가’선생 문하에서 3년간 최고급 과정을 여러차례 수행한 정통 인도 요가 수행자. 속가 시절 대학교에 다닐때 요가를 처음 접한 스님은 불가에 입문후 요가의 진수를 깨달았다고 한다. 요가가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하는 운동으로만 알았는데 정신을 맑게 정화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선(禪)수행을 하다보니 육체적인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선 수행도 육체가 편안해야 제대로 할 수 있는것 아닙니까?” 지난 93년 인도로 건너간 그는 세계 제일의 요가 도장으로 인정받는 아헹가 요가원에서 하루 10시간씩 요가에 매달렸다. 그후 백담사에서 3년동안 독방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요가 수행에 몰두했고,97년에는 ‘아헹가’선생이 쓴 요가 입문서 ‘요가 디피카-육체의 한계를 넘어’라는 번역서를 내기도 했다. “아헹가 요가는 베개나 벨트 등 기구를 사용해 몸이 굳은 사람들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이 때문에 스님이 개설한 요가원에는 다른 요가원과는 달리 그네처럼 천장에 매달린 동아줄과 활처럼 몸을 펴지는 목재 기구들이 수두룩해 유격훈련장을 방불케 한다. “요가는 안 맞는 사람이 없을 만큼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입니다. 제대로 6개월 이상 요가수련을 계속하면 누구나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을 누릴 수 있습니다.”스님은 요가원에 차를 마시거나 좌선을 할 수 있는 청량선원을 설치, 대중들에게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2004 결산] 사라진 별들-꽃은 졌으나 그 향기는 영원하리라

    세월은 정직하다. 그 어김없는 흐름에 올해에도 각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사람은 가도 자취는 남는 법. 그들이 남긴 지혜와 역정은 오롯이 남아 후세의 귀감이 된다. 현실이 실타래처럼 꼬일 때마다 그들의 부재가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각부 종합 ■ 국내 ●정·관계 지난 9일 한국 외교계와 야당사에 큰 획을 그은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과 이민우 신민당 전 총재가 나란히 타계해 세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 전 장관은 10여년 동안 한국 외교사의 주요 현장을 지킨 ‘외교사의 산 증인’으로 65년 한·일협정을 비롯, 베트남 파병 등 외교사의 길목에서 기틀을 다졌다.1958년 4대 민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는 6선을 거쳐 87년 신민당 총재로 정계 은퇴하기까지 정치 인생 40여년을 외곬으로 야당을 지켰다. 유도 10단으로 대한유도회장, 대한체육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남다른 체력을 자랑하던 5선 의원 출신의 신도환 전 신민당 최고위원도 세월을 비켜가지 못했다. 관계 인사로는 장예준 초대 동력자원부 장관을 비롯, 79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이한빈 전 부총리,98년 한은법 개정 뒤 첫 한은 총재에 부임해 외환위기 타개를 이끌었던 전철환 전 한은 총재, 내무부와 보건사회부 장관을 거친 뒤 노태우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홍성철씨 등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밖에 5·16 직후 군정에 반대하다 군복을 벗은 원충연 전 국가재건최고회의 공보실장이 캐나다에서 생을 마감했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부인 홍기 여사도 세상을 떠났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수사받던 안상영 전 부산시장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시절 인사·납품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 전남지사는 ‘자살’로 삶을 마감해 충격을 던졌다. ●재계 카지노의 대부로 불렸던 전낙원(77)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지병으로 타개했다. 그는 73년 국내 최초의 서울 워커힐호텔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관광공사로부터 인수, 이를 기반으로 호텔과 면세점, 건설 등 관광·레저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파라다이스그룹을 일궈냈다. 대한산업그룹 창업주의 아들로 40여년간 대한전선을 중견그룹으로 키워낸 설원량(62) 대한전선 회장도 지난 3월 뇌출혈로 쓰러졌다. 박남규(83) 전 조양상선그룹 회장도 해체된 조양상선그룹의 재기를 보지 못하고 지난 2월26일 세상을 떴다. 또 장기하(72) 전 진로그룹회장은 9월에, 이은범(76) 전 범양사 사장은 5월에, 양회문(53) 대신증권 회장은 9월에 타개했다. ●사회·체육계 사회분야에서는 종군위안부로 고통을 겪은 김순덕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만년에 김 할머니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머물며 종군위안부의 피해실태를 증언하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다. 원일한 전 연세대 재단이사와 설대위 전주예수병원 원장 등 두 사람의 미국인도 눈에 띈다. 원씨는 연세대와 YMCA를 설립한 언더우드가(家)의 3세이다. 미국 이름이 데이비드 존 실인 설씨는 전쟁 고아와 버림받은 노약자를 위해 평생을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체육분야에서는 1970년대 씨름왕 김성률씨와 국가대표 농구선수 출신 이원우씨, 송만덕 한양대 배구감독 등이 많지 않은 나이에 부음을 알려 안타까움을 더했다.1935년 프로자격을 얻은 한국인 프로골퍼 1호로 국제대회 첫 출전과 국내대회 첫 우승 기록을 보유한 연덕춘씨도 타계했다. ●문화예술계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리 문학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해온 큰 인물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져 안타까움을 남겼다. 연작시 ‘초토의 시’에서 한국전쟁의 고통을 초월해 구원의 세계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줬던 한국 시단의 원로 구상(85) 시인은 7개월여의 폐질환 투병 끝에 지난 5월11일 별세했다. 교과서에 수록된 시조 ‘다보탑’으로 친숙한 시조 시인 김상옥(84)은 부인 김정자 여사가 먼저 세상을 뜨자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다 장례식 이틀만인 지난 10월31일 세상을 하직해 세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국민의 애송시 ‘꽃’의 시인 김춘수(82)는 기도폐색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4개월간 투병을 벌이다 지난달 29일 끝내 타계했다.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과꽃’‘꽃밭에서’등 350여편의 주옥 같은 동시를 지은 아동문학가 어효선(79)도 지난 5월15일 소천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농부 작가 전우익(79)은 지난 19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등의 저서를 통해 그가 전해준 소박한 삶의 소중함은 더욱 가치있게 다가온다. 1953년 출판사 ‘일조각’을 설립, 반세기 동안 출판 외길을 걸어온 출판계 원로 한만년 대표도 ‘한국사신론’(이기백 저),‘고가연구’(양주동 저) 등 기념비적인 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예술계에서는 60년대 한국 액션영화를 누빈 악역 스타이자 영화배우 독고영재의 부친인 원로배우 독고성(75)이 지난 4월10일 별세했다.‘빨간 마후라’를 작곡한 작곡가 겸 평론가 황문평(85)도 800여곡의 영화·드라마 음악을 남기고 유명을 달리했다. 재즈계, 타악 연주계의 거목인 김대환(71),‘오뚜기 인생’의 가수 겸 음반제작자 김상범((66),‘곡예사의 첫사랑’을 부른 가수 박경애(50)도 올해 우리가 떠나보낸 스타들이다. ●학계 올해 학계도 훌륭한 스승을 잃었다. 사학계에서는 동양사학계의 거목 고병익(80) 박사와 연세대 황원구(74) 교수가 5∼6월 잇따라 별세했다. 실증주의사관의 확립자로 불리는 국사학계의 태두 서강대 이기백(80) 교수도 6월 타계했다. 한글학회에서도 ‘한글지킴이’ 허웅(86) 한글학회 회장이 1월26일 눈을 감았고 지난달 21일에는 KBS 라디오프로그램 ‘바른 말 고운 말’로 유명한 한글재단 한갑수(91) 이사장마저 세상을 떠났다. 진보사회과학계의 큰별 서울대 김진균(67) 교수도 2월14일 별세했다. 민족과 계급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한 김 교수는 늘상 정권의 핍박에 시달렸지만 그가 만든 산업사회연구회는 진보학술운동의 모태였다.‘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학술단체협의회’도 김 교수의 작품이다. 과학기술분야에서도 육각수이론을 창안해 ‘물박사’로 통했던 전무식(72) 박사와 한국 핵의학분야를 개척한 전 서울중앙병원장 이문호(82) 박사가 8월13일, 지난 5일 각각 별세했다. 또 전 과학기술처장관 최형섭(84) 박사도 5월29일 타계했다. 화학야금학을 공부한 최 박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초대소장, 과기처 장관을 지내면서 과학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을 받았다. ●종교계 올해 종교계는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세수 77)의 입적이 무엇보다 큰 뉴스였다. 지난달 30일 원적에 든 숭산 스님은 달라이 라마, 틱 낫한 등과 함께 세계 4대 생불로 추앙받으며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 진력해왔다.1966년 일본 홍법원 개설을 시작으로 40년 가까이 세계를 돌며 32개국에 120여개의 선원을 세웠다. 세계일화(世界一花, 세계는 한 꽃)라는 가르침 속에 한국 불교 세계화에 일생을 바친 숭산 스님은 5만여 눈푸른 납자와 제자들을 뒀다. 기독교 쪽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을 지낸 조용술 목사가 지난달 15일 84세로 별세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신대를 나와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재단이사장,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고문 등을 맡으며 복음 전파와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 국외 한 시대를 풍미한 지구촌의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숱한 영광과 오욕의 세월을 뒤로 하고 한줌의 흙이 됐으나 그들이 남긴 자취는 또렷하다. 올해 사라진 인물들을 되돌아본다. 야세르 아라파트(75) 35년간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을 이끈 중동의 풍운아. 이집트 태생으로 지난달 파리의 군병원에서 사망했다.59년 무장단체 ‘파타운동’을 설립했다.67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96년 자치정부 수반이 됐다. 테러와 평화협상을 병행하면서 오슬로 평화협정으로 94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말년에는 부패와 개인축재 등의 의혹에 시달렸다. 그의 사망으로 중동의 평화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로널드 레이건(93) 구두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나 B급 영화배우에서 미 40대 대통령(81∼89년)에 올랐다. 뛰어난 정치감각과 유머로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이 됐다. 공급경제학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했고 우주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스타워스’를 구상, 냉전 종식에 기여했다. 퇴임 이후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다 지난 6월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타계했다. 자크 데리다(74) 이성 중심의 전통적 서양철학에 반기를 든 ‘해체론’의 창시자. 알제리에서 태어난 프랑스 현대철학의 거두로 10월 파리에서 췌장암으로 숨졌다. 언어의 명료성과 통일성이 아니라 다극적 의미를 강조, 니체나 하이데거와 같은 ‘반(反)철학’의 후계자로 평가된다. 레이 찰스(74) 노래로 미국 내 흑백통합을 이룬 흑인 솔 음악의 거장.7살 때 시력을 잃고 15살 때 고아가 됐으나 천부적인 자질로 13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았다.‘아이 캔트 스톱 러빙 유(I can’t stop loving you)’는 한국에서도 유명하다.8월 사망했다. 말론 브랜도(80) ‘대부’의 돈 콜리오네 역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배우.‘워터프런트(50년)’와 ‘대부(73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나 두번째 상은 북미 인디언에 대한 미국의 차별정책에 항의해 거부했다.‘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51년)’,‘지옥의 묵시록(79)’ 등에서 열연했다.7월 타계. 크리스토퍼 리브(52) 가슴에 ‘S’자를 달고 붉은 망토를 걸친 불멸의 ‘슈퍼맨’.78년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슈퍼맨에 발탁된 뒤 83년까지 3차례 시리즈에 출연했다.95년 승마대회에서 목뼈가 부러져 전신이 마비됐다. 재활치료 끝에 휠체어를 타고 영화에도 출연했으나 10월 심장마비로 숨졌다. 장애인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했다. 에스티 로더(97) 지난 4월 타계한 미 화장품업계의 여왕. 그가 창안한 ‘공짜샘플’과 ‘고급매장’ 전략은 20세기 모든 마케팅의 표본이 됐다. 부엌에서 만든 미용크림으로 46년 에스티 로더를 창업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현재 세계 130여개국에서 50억달러어치의 화장품을 판다. 프랜시스 크릭(88) 1953년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처음 발견한 영국의 생물학자. 지난 8월 결장암으로 미 샌디에이고에서 숨졌다. 인간의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로 복제되는 과정을 밝힌 공로로 62년 노벨상을 탔다. 생명공학 산업의 기초를 일궈 다윈과 멘델에 견줄 만한 과학자로 평가된다. 이밖에 할리우드의 여배우로 ‘킹콩’의 페이 레이(96)와 앨프리드 히치콕의 스릴러 ‘사이코’에서 열연한 재닛 리(77)가 8월과 10월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스페인 내전을 카메라에 담은 전설적 사진작가 앙리 브레송(96)은 8월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슬픔이여 안녕’의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69)은 9월에 타계했다. 자신을 마담으로 부르도록 한 네덜란드의 여왕 줄리아나(94)는 1월에, 장징궈(蔣經國) 전 타이완 총통의 부인인 장팡량(蔣方良·88)은 지난 15일 사망했다. 1968년 북한에 피랍된 미 첩보함 푸에블로호의 함장 로이드 부커(76)는 1월에 죽었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창시자 셰이크 아메드 야신(66)은 이스라엘의 헬기 공격으로 숨졌다. 의약업계의 황제 잭 에커드(91)와 이탈리아 자동차 왕국 피아트의 움베르토 아그넬리(69)는 5월에 운명을 달리했다.
  • [부고]

    ●임제선원 조실 종성스님 입적 서울 봉천동 임제선원 조실인 종성(宗成) 스님이 21일 오후 11시 입적했다. 세수 74세, 법랍 36세. 스님은 1930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68년 백양사에서 서옹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종성 스님은 임제선원을 개원해 주석하면서 스님과 재가불자들에게 참선을 지도해왔다. 영결식은 24일 오전 7시 서울대병원 영안실에서 열리며, 다비식은 같은 날 오후 1시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봉행된다. ●김영수(광혜병원장)씨 모친상 최청자(세종대 예체능대학장)씨 시모상 2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2)3410-6916 ●서영갑(고려대 명예교수)씨 상배 량(재미 의사)재하(청우ENG 상무)씨 모친상 김영준(서울시립대 교수)김원찬(서울대 〃)씨 빙모상 2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2)3410-6919 ●김용정(전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씨 별세 21일 부산 동아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51)256-7012 ●최재규(전 한진 과장)재식(알리안츠생명 감사)구식(제17대 국회의원)씨 모친상 22일 경상대학병원, 발인 24일 오전 9시 (055)750-8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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