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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항구의 눈부신 성장 무섭다”현대상선 제너럴호 정인교선장

    “20여년전 외항선을 탈 때는 부산항에 한번 들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그렇지만 이제 웬만한 컨테이너선치고 부산항을 안들르는 배가 없으니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지요.” 30일 부산항에서 수출컨테이너를 싣고 독일 함부르크항으로 출발한 현대상선 제너럴호의 정인교(사진·45) 선장을 출항전 선상에서 만났다. 현대제너럴호는 5500TEU급(6만 5000T)의 컨테이너선으로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을 싣고 유럽으로 떠난 올해 마지막 국적선.동남아의 항구를 거쳐 56일 뒤 한국에 돌아온다. 정 선장은 1980년 한국해양대를 졸업할 때만 해도 국내에서는 배를 타기가 쉽지 않아 외국배를 탔다고 말했다.그러나 요즘 컨테이너선을 모는 선장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했다.세계 10대선사에 드는 국적 해운사가 2개나 있고,웬만한 배는 수출품이 많은 한국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커졌으니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란다. 뿌듯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요즘들어서는 중국의 항구들이 무섭게 성장,우리항구를 추월하고 있는데 대한 걱정도 털어놓는다. 정 선장은 “옛날에는 구멍가게처럼 석탄이나 싣고내리던 중국의 항구들이 이제는 컨테이너선으로 가득하다.”면서 “우리 항만들도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항구는 눈이 벌게서 배를 유치하려 하는데 파업 탓에 안타까웠다.”면서 “정부·근로자·운송회사 할 것 없이 모두의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정 선장은 “한국은 해운산업의 발전가능성이 큰 나라인 만큼 정부의 지원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특히 선원에 대한 병역면제 등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현대상선에서 컨테이너선을 몰다가 2000년 7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금강산 관광선인 금강호를 몰기도 했었다. 김성곤기자
  • 영웅이 된 실패한 탐험가

    영국의 극지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남극횡단을 위하여 27명의 대원과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플리머스를 출발한 것은 1914년 8월1일이었다.이에 앞서 러시아의 세인트 안나 호는 북극해의 천연자원을 찾아 발레리안 알바노프를 비롯한 23명의 선원을 태우고 1912년 8월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났다.섀클턴과 알바노프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러나 남·북극해의 거대한 부빙(浮氷)이었다. ●얼음바다서 살아남은 2人의 일기 섀클턴의 자서전 ‘사우스(SOUTH)’(최종옥 옮김,뜨인돌 펴냄)는 이후 전 대원을 이끌고 537일 동안에 걸쳐 사지(死地)를 벗어나는 과정을 담은 특별한 생존의 기록이다.‘위대한 생존’(홍한별 옮김,갈라파고스 펴냄) 역시 21개월에 걸친 거대한 어름바다와의 사투끝에 생존을 쟁취한 발레리안 알바노프의 일기다. 1953년 에베레스트산을 셀파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첫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희망이 사라졌을 때 무릎 꿇고 섀클턴의 리더십을 달라고 기도하라.”고 말했다.섀클턴의 리더십이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신화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실제로 인터넷서점 아마존에 들르면 섀클턴을 다룬 책이 무려 290종이나 올라있다고 한다.섀클턴을 빼놓고는 ‘21세기 리더십’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인듀어런스호가 얼음에 갇혀 침몰한 뒤 대원들은 섀클턴의 지휘 아래 상상할 수 없는 투혼을 발휘했다.물개와 펭귄을 잡아 허기를 달랬고,추위에 동상으로 썩어가는 발을 내디뎌 마침내 전원이 귀환할 수 있었다. 자서전을 읽다 보면 섀클턴이 불굴의 의지와 조직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그의 리더십은 혹독한 고난에 처했을 때보다는 고난을 대비하는 과정이 오히려 인상적이다.1914년 10월29일 섀클턴은 썰매개 두마리의 새끼 네 마리와 고양이 치피를 쏴죽인다.새끼들을 보호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심각하다는 것이다.개를 돌보던 선원과 고양이를 아끼던 목수는 친구가 죽었을 때보다 더 심한 슬픔에 빠졌다고 한다. ●서구 리더십의 신화적 존재 섀클턴 섀클턴은 분명 실패한 탐험가다.그럼에도 영웅대접을 받는것은 그의 리더십이 탐험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부문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섀클턴의 고난은 ‘준비된 고난’이라는 인상이 강하다.아문젠이 남극점에 노르웨이 국기를 꽂은 뒤 열강의 관심은 남극대륙의 횡단에 모아졌다.섀클턴의 탐험도 미지의 세계이자,주인없는 세계했던 남극 땅을 한치라도 더 유니언잭의 영향권에 편입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알바노프 일행은 이에 비하면 약탈자 집단에 가깝다.이들의 관심은 오로지 북극지역의 자원개발이었다.블라디보스토크를 향하여 북극해를 횡단하는 동안 바다코끼리와 백곰,물개 등을 최대한 포획하는 것이 목표였다. 알바노프는 섀클턴과는 다른 종류의 리더십을 보여준다.그는 브루실로프 선장이 이끄는 세인트 안나 호의 1등항해사였다.세인트 안나 호는 얼음에 갇힌 18개월 동안 북쪽으로 4400㎞나 떠내려갔다.알바노프는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은 ‘프란츠 조셉 랜드’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브루실로프 선장을 비롯한 13명의 선원이 배에서 여름을 기다리기로 한 것도 이유는 있었다.노르웨이의 난센은 1893년 북극탐험을 하면서 프람 호를 일부러 얼음속에 갇히게 했다.의도한 대로 배는 해류를 따라 북쪽으로 떠내려갔고,난센은 개썰매와 스키를 이용하여 북극점으로 향했다.프람 호는 예상대로 북극해를 가로질러 멀쩡한 상태로 대서양으로 나왔다.브루실로프는 세인트 안나 호도 프람 호처럼 얼음에서 풀려날 것으로 믿었다. 반면 알바노프가 이끄는 10명의 선원은 435㎞의 얼어붙은 바다와 물길·빙하·섬을 가로지르며 90일 동안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과 위험을 감내하고 플로라곶에 닿았다.살아남은 사람은 알바노프와 알렉산더 콘라드 두 사람 뿐이었다. ●위기 벗어나는 과정 감동적 한편으로 세인트 안나 호가 프람 호 처럼 얼음의 충격을 견디고 1915년 여름 대서양으로 풀려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학자도 있다.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서풍을 타고 북해로 들어갔고,독일잠수함에 격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군사기록에 따르면 독일잠수함은 이해 8월 한달 동안에만100척 이상을 침몰시켰다고 한다.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을 가감없이 담은 이 두 권의 책은 시간가는줄 모르게 읽힌다.한편으로 이들이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은 감동적이지만,왜 위기에 이르게 됐는지는 한번쯤 생각해볼 만하다.그런 점에서 서구에서 직수입한 리더십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도 한번쯤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기고/덕수궁터 美대사관 건립 반대한다

    1년 넘게 지루한 공방을 벌이던,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을 건립하는 문제가 지난 18일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 회의에서도 결론을 못내 보류되었다.매장문화재분과는 덕수궁 터에 미대사관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사적분과와 건조물분과 등 관련 분과와의 합동회의 또는 전체회의로 최종결정권을 넘겨 ‘신축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대사관 신축예정 부지인 옛 경기여고 자리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御眞)을 모신 덕수궁의 선원전과 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흥덕전이 있던 터다.미대사관 측도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당초 함께 건립하려고 했던 직원용 아파트는 포기하고 15층 규모의 대사관 청사만 짓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유적은 보존하되 대사관 건물을 짓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사관 건립계획에 대해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에 신경을 쓸 것이라는 말로 건립 강행 의사를 밝혀 왔고,설계를 맡은 미국의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 또한 “새로 건축될 대사관 건물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건축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소의 역사성이다.덕수궁이 어떠한 곳인가.세계사에서 드물게 긴 단일왕조의 마지막 궁궐이다.그런 만큼 우리 민족에게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소중한 장소인 것이다. 건축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꼭 있어야 될 건축,있으나마나 한 건축,있어서는 안 될 건축이 있다.남의 나라 왕궁터에 대사관을 짓는 것이 꼭 필요한 건축이 될 수 있겠는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지난날 우리가 문화재에 무지할 때 덕수궁 인근에 난개발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제 와서 미대사관 건립은 안 된다고 항변하는 것이 어쩌면 자업자득일 수도 있다.이렇게 우리 스스로 내 나라 역사를 무시하고 흔적을 함부로 없애다 보니 이웃나라 중국에서 발해·고조선과 함께 고구려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다.또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억지 주장하는 것 아닌가.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내 나라 역사 지키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역사를 잃는 것은 영토를 잃는 것보다 더 큰 과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혹시라도 정부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신축’쪽으로 결론을 내주길 은근히 바랄 것이 아니라,하루빨리 덕수궁 터를 사적지(문화재보호구역)로 지정하고 미대사관 측에 대체 부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이것은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과 건축문화를 살리고,국가와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종호 건축사·명예논설위원
  • 10명탄 운반선 日해상서 실종

    선원 10명이 타고 있던 선박이 일본 해상에서 실종돼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부산 해양경찰서는 25일 오전 3시 30분 울산 동방 80마일 일본 해상에서 부산선적 선망운반선 103문창호(181t·선장·손철기)가 선단선에 부식을 전달한 뒤 교신이 두절돼 경비정 1척을 현장으로 급파,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껴입는다는 편견을 버려!/겨울패션 얇게 슬림스타일의 모든것

    속담에 “여름 멋쟁이 떠 죽고,겨울 멋쟁이는 얼어 죽는다.”고 했던가.옷을 두껍게 껴입어 한파를 이겨내야 할 듯한 겨울에 얇게,날씬하게 연출하는 슬림(slim) 스타일이 유행이다.허리는 조이는 코트,얇지만 따뜻하게 연출하는 패딩 점퍼,다리 라인을 따라 흐르는 부츠,간편하면서도 심플하게 두르는 머플러,찬듯 안 찬듯 피부에 밀착되는 시계….슬림 스타일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베스띠벨리 박성희 디자인실장은 “올 겨울 코트는 60년대 모즈룩과 밀리터리룩의 영향으로 심플하고 모던하다.”며 “미니멀한 실루엣,밝은 컬러감,로맨틱한 여성미로 표현되거나 남성 코트나 장교복 등을 변형시켜 매니시한 스타일로 연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허리 라인을 살리는 벨트 장식이 있는 스타일,A라인의 여성스러운 하프 코트,장교복 스타일을 변형한 매니시한 스타일의 코트가 인기.이중에서도 큰 버튼이 달린 ‘피 코트(pea coat·선원이 입는 유니폼에서 유래한 스타일)’가 주목할 만한 아이템이다. 미니스커트,화려한 컬러의 불투명한 패션 스타킹에 피코트를 매치해 남성미에 여성스러움을 가미한다. 남성 코트는 정장과 캐주얼에 두루 입을 수 있는 ‘더플 코트’는 주춤한 반면 각진 어깨 라인에 심플하게 떨어지는 전형적인 ‘체스터필드 코트’가 다시 인기다. 디자인,색상,소재의 변화로 올해 패딩이 날씬해졌다.꼼빠니아 신남진 디자인실장은 “패딩이 무조건 뚱뚱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며 “보다 슬림해진 디자인에 코디까지 신경쓴다면 추운 겨울,따뜻하면서도 3㎏은 날씬하게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쪽에 세로 절개선을 넣은 후드형(모자 달린) 점퍼는 귀여우면서도 시선을 가운데로 모아 전체적으로 슬림해 보인다.또 겉면 소재는 얇지만 안감이 폴라폴리스로 돼 있어 가볍고 따뜻한 재킷 형태도 좋은 아이템.소매와 허리가 니트 소재로 된 점퍼,후드와 허리끈 부분에 체크 배색을 한 코트,브랜드 로고로 심플하게 포인트를 준 점퍼는 시선을 분산시켜 날씬해 보이는 착시효과를 준다. 구두 끝이 뾰족한 스타일은 슬림한 라인으로 여성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블랙,브라운등의 민무늬나 같은 계열의 색상을 ‘톤온톤’으로 매치한 스타일,버클·리본 장식이 더해져 화려함을 주는 디자인들이 많다.가늘고 섬세한 하이힐은 다리를 길고 슬림해 보이게 하는 데 최고의 아이템.허벅지가 꼭 조이는 ‘스키니 팬츠’나 몸에 달라붙는 스커트에 코디하면 더욱 세련돼 보인다. 다리를 따라 흐르는 라인의 타이트한 부츠와 발목 부분에서는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히는 부츠(‘루스 피트’ 스타일)가 특히 강세를 보인다.또 발목에 슬림하게 달라붙는 디자인은 세련되면서도 슬릿이 들어간 미니 스커트와 함께 섹시함을 준다. 남성 구두는 디지인이나 컬러에서 선택의 폭이 좁지만 장식이나 컬러 등이 점점 다양화되는 추세다.회색·검정 정장에 스티치,버클 등으로 깔끔하게 포인트를 주면서 심플한 구두가 사랑을 받고 있다. 두껍고 답답한 옷차림의 겨울에는 소품 하나도 버겁게 느껴지지만 최근에 나온 소품들은 ‘보다 가늘게,있는 듯 없는 듯’을 컨셉트로 삼은 듯하다. 세계적인 시계업체인 스위스 스와치 그룹은 최근 두께 3.9㎜,무게 12g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와치 스킨’을 선보였다.손목에 밀착돼 찬 듯 만 듯한 느낌의 이 시계는 패셔너블하고 섹시한 디자인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겨울 유행한,두 개의 다른 머플러를 친친 감은 ‘배용준 스타일’보다는 목 주위를 편안하게 감싸며 늘어뜨리는 스타일이 스트리트 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덕수궁터 美대사관’ 결정 보류

    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과 직원 숙소의 신축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새해로 미루어졌다.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 정영화 영남대 교수)는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안에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이 문제를 놓고 2시간 이상 격론을 벌였다. 회의가 끝난 뒤 정영화 위원장은 “사안의 중요성과 신중한 검토를 위하여 사적분과와 건조물분과 등 관련 분과와의 합동회의 또는 전체회의에서 심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전체회의 일정에 대해 “한달 뒤 쯤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새해로 넘겨지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이같은 결정은 덕수궁 터에 미국대사관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정부의 입장을 배려한 측면이 있다.매장문화재분과에서 ‘신축 불가’ 결론을 내리면 사실상 논의는 종결되기 때문이다. 경기여고 자리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御眞)을 모신 덕수궁의 선원전과 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흥덕전 터다.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지난 6월 지표조사에서주춧돌과 석재·기와 등이 발견되자 “궁궐터로 확인된 만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매장문화재분과는 11명의 위원 전원이 개발보다는 보존에 무게를 두는 고고학 및 역사학자인 만큼 ‘대사관 신축 허용’이라는 결정을 기대하기는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었다. 미국은 최근 “지하 2층,지상 15층의 직원용 아파트는 포기하고 대사관 건물만 짓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했고,정부도 “유적은 보존하되 대사관 건물은 짓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공감을 표시했다.미국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면 다른 땅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정부는 대체 부지 선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대’가 대세를 이루는 매장문화재분과가 아닌,합동회의나 전체회의에 회부한다는 것은 미국이나 정부 쪽에서 보면 ‘신축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그러나 풍납토성이나 경주 경마장 부지 문제는 분과회의에서 논의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전체회의에 넘겨졌으나,‘보존’결정을 내려 결과는 미지수다. 서동철기자 dcsuh@
  • [CEO 칼럼] 위기감의 공유

    축구 경기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평범한 팬의 한 사람으로서 얼핏 보기에도 현재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전임 거스 히딩크 감독에 비해 대단히 열악한 상황에서 국가대표팀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의 국제적인 위상으로 보나 국내외 프로팀에 진출해 뛰고 있는 가용(加用) 자원(선수들)으로 보나 지금이 히딩크 부임 당시보다 훨씬 유리한 여건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그러나 내가 열악한 환경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선수나 팬들이나 주무기관인 축구협회가 갖고 있는 위기감의 정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히딩크가 한국 축구의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에는 시드니올림픽 예선 탈락,아시안컵 3위 등 형편없는 성적으로 만신창이가 돼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한국 축구,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그러나 코엘류는 모든 사람들이 ‘월드컵 4강’이라는 환상으로 들떠 있는 가운데 지휘봉을 쥔 것이다.위기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성공적인 경영혁신의 제1단계는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흔히 기업경영에서 위기라고 얘기하면 ‘부도 직전의 위태로운 상태’만을 떠올리기 쉽다.그러나 그것은 대단히 미시적이고도 사전적인 풀이다.국제적으로 위기관리를 잘 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도요타의 경우 1년 매출액만큼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상황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얘기한다. “오랜 시간 고요함을 즐기면서 자만심에 빠져 있다가 가끔씩 깨어나 급하게 무엇인가 해보려는 20세기형 기업경영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경영 혁신 전문가인 존 코터의 얘기다. “빨라지는 외부환경의 변화속도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나가자면,위기의식을 항상 평균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효율적인 위기감 조성을 위해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열린 경영이다.위기의 내용과 원인을 솔직하게 공개하지 않고서는 위기 극복을 위한 동참을 유도할 수 없는 것이다.생산현장의 근로자들을 도외시한 채 간부들끼리 서류철을 들고 뛰어다니며 ‘급하게 무엇인가 해보겠다.’며 긴급회의를 열고 부산을 떨어봤자 근로자들에게는 ‘당신들의 위기’에 지나지 않는다.위기의 실상에 대한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고,구체적인 극복방안을 단계별로 제시해야 한다.그 다음 그 위기를 넘어섰을 때 맞이할 성과까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나서 구성원 각자의 동참을 설득해야 한다.막연하게 ‘회사가 어려우니까 이만큼 희생하고 인내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키는 내가 알아서 잡을 테니 너희들은 잔말 말고 노만 열심히 저으라.’고 얘기하는 것과 진배없다.선원들 모두가 기상은 어떠한지,풍랑을 헤쳐 나가자면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어떤 항로로 얼마나 항해해야 목적지에 닿을 수 있으며,목적지에 도달하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알고 항해하는 배는 훌륭한 성과를 거둘 것이다.그렇지만 정처를 모른 채 시키는 대로 노 젓는 노역을 수행하는 선원들이 탄 배는 앞서가는 배를 따라잡을 수 없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영 책임자를 비롯한 간부들이 솔선수범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역설적으로 말하자면,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직후야말로 한국 축구에 위기감이 실종된,‘위기감의 위기’였다고 볼 수 있다.위기임에도 위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야말로 최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구성원 모두가 위기를 공감했다면 혁신의 5부 능선은 넘었다고 할 수 있다. 서 두 칠 이스텔시스템즈 사장
  • “살생부 아닌 시스템 물갈이”/’물갈이론 내홍’ 불끄기 나선 한나라 지도부

    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가 9일 최근의 당내 ‘물갈이론’과 관련해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내홍이 심상치 않다.지도부는 전날 중진모임의 반발 기류에 대해 ‘시스템 물갈이’ 원칙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으나 공천 경쟁을 앞둔 세대간·계파간 파열음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 ●서청원 “黨 분열시키지 말라” 서 전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대선자금 수수의혹을 거듭 부인하면서 지도부의 대처방식을 강력 비난했다.그는 “당이 폭풍우를 만났으면 선원들이 단합해 배를 수리해야 하는데 무슨 의원들이 다 그만둬야 한다느니 50% 물갈이니 얘기를 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이어 “개혁도 좋지만 지엽적인 문제로 당을 분열시키지 말라.”며 “‘사당화(私黨化)’는 잘못됐다.”고 최병렬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화살을 겨눴다. 최 대표는 집에서 요양 중으로 이날 의총에 없었다.최 대표측은 전날 중진모임에서 터져나온 “공천기준은 당선 가능성이지 나이가 아니다.”는 볼멘소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른바 ‘살생부’ 방식이 아닌시스템에 의한 물갈이론을 피력했다. 임태희 대표비서실장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그림이 대표 머리 속에야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얘기는 일절 하지 않는다.”면서 “대표는 공천방안을 잘 만들라고만 하지 몇 %를 물갈이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물갈이의 핵심은 공천기준과 외부인사 영입인데,우수한 인사가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김문수 “객관적 공천기준 제시” 김문수 외부인사영입위원장도 이날 교통방송 인터뷰에서 “엄격하고 객관적인 공천기준을 제시하겠다.”면서 “전과조회를 통해 범죄자를 걸러내고 당무감사 결과 지역 내 지지도나 여론이 안 좋은 경우 공천에서 제외”라고 밝혔다.따라서 대선자금 비리의혹 등에 연루된 의원들이 1차 물갈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또 전국구 전원교체 방침과 관련,“지역구 의원의 전국구행도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최 대표도 예외가 아니다.”고 못을 박아 앞으로 고령과 다선(多選) 중진을 중심으로 상당한 폭의 물갈이가 시스템이란이름 하에서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중진모임의 성격에 대해 홍사덕 총무와 김정숙·신영국 의원 등은 “집단 반발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박승국 사무부총장은 “대표가 11일 당에 복귀하는 대로 선거준비위와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늦어도 23일까지 총선 후보자 공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경기자 olive@
  • “福은 나누고 恨은 풀고 사시게나”인간문화재 노만신 김금화 씨

    “아직도 무속을 미신으로 치부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고유의 민속신앙이나 정신유산으로 보아야 합니다.” 11월 중순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서해안 배연신굿과 대동굿 예능 보유자 20여명이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굿을 하고 있었다.그런데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사람은 목이 길고 호리호리한 몸매의 김금화(金錦花·72) 선생이었다. 고운 얼굴에선 신기(神氣)가 풍겨나오는 것 같았다.굿 막바지엔 나이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날래게 사다리를 올라 작두 위에서 춤을 추며 영령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무속은 미신이 아니라 민족신앙 11월 말 서울 이문동 자택 ‘김금화무속연구소’에서 만난 노만신(老萬神)은 외래종교에 밀려 무속(巫俗)을 체계화하여 무교(巫敎)에 이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노만신은 불교나 기독교를 인정하듯이 무속도 하나의 신앙으로 보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20,30년 전만 해도 우리 할머니들은 집안이나 뒤꼍에 정화수를 떠놓고 소복 차림으로 ‘자식들이 건강하게 해달라.’‘농사가 잘되게 해달라.’고 빌었지요.한 집에서 굿을 하면 온마을 사람들이 음식을 나눠먹으며 잔치를 했습니다.굿은 사람들이 그간 쌓인 앙금을 풀고 마지막엔 울기까지 하면서 새로 결속하는 화해의 마당이었어요.무속은 그런 정신과 전통을 잇는 것이지요.” 1985년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82-나호가 된 노만신은 국내외에서 해마다 30,40차례 굿이나 굿 공연을 하며 우리의 민속신앙과 전통예술을 알리고 있다.배연신굿은 배를 가진 선주와 선원의 안전과 풍어(豊漁)를 기원하는 뱃굿,대동(大同)굿은 마을의 평안과 생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마을공동체의 굿이자 제사다. 지난해 4월에는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와 하와이대 등을 순회하며 서해안 풍어제를 공연했다.11월에는 프랑스 파리 가을축제에서 관객들의 환호 속에 대동굿을 펼쳤다.올 7월과 11월에도 미국 뉴욕 링컨센터 페스티벌과 일본 미야자키현 초청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링컨센터에서 9·11 테러 참사의 아픔을 위무하고 인류 평화를 비는 대동굿이 펼쳐지자관객들은 감탄을 연발했고 출연진 20여명과 어우러져 떡과 과일,술을 나누고 춤을 추며 뒤풀이를 했다. 지난 10월에는 서울대 학술회의 초청으로 인류학 민속학 국문학 종교학 교수들과 정신과 의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굿의 의식과 정신 등에 대해 강연했다. ●美·佛등 해외 굿공연 관객들 환호 1931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김금화가 무당이 된 것은 17세 때.14살에 이웃마을로 시집을 갔다가 시어머니가 일을 하지 못한다며 때리고 밥도 주지 않아 친정에 되돌아왔다.그런데 혼잣말을 하고,각혈을 하고,말발굽 소리가 들리고,꿈 속의 호랑이가 옆구리를 물고,속이 메스껍고,진저리를 치며 울었다.무병이 든 것이다.그러나 큰 무당이었던 외할머니 김천일은 “방자한 년”이라며 손녀가 천대받는 무당이 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그러나 손녀의 무병이 더 깊어지자 외할머니는 어느날 장구를 치며 춤을 춰 보라고 했다.그러자 김금화는 언제 아팠냐는 듯이 나는 듯 춤을 추며 무당이 되는 것을 막았던 외할머니에게 호령을 하고 야단을 쳤다. ‘신의 말문’이 트인김금화는 마을을 돌며 쌀과 쇠를 걸립해서 외할머니를 신어머니로 모시고 내림굿을 받았다.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와 인천 화수동에 머물다가 부평과 서울 석관동 등으로 전전했다.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는 무속을 미신이라 천대하며 굿만 하면 경찰이 붙잡아가 무업을 그만두었다가 집안에 액운이 잇따라 다시 시작했다. 만신이 된 지 56년째인 요즘에는 더 늙기 전에 부모님 산소에 성묘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부쩍 북한 점을 자주 친다고 한다.그러나 통일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 안타깝다.또 날마다 신령님들에게 우리나라가 잘 되게하고,훌륭한 지도자가 나와 나라를 잘 이끌고,온 국민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그런 기도를 하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난다고 한다. ●온 국민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굿이나 공연이 없으면 하루에 7∼8명씩 예약 고객을 상담한다.그 때 노만신은 “인내하면서 마음을 비워라.” “건강한 것을 고맙게 생각하라.” “한걸음 물러나 기도하라.” “상대편이 되어보라.”라고권한다.점을 치면 다 맞느냐고 물었더니 “맞는 것도 있고 안 맞는 것도 있지.”하고 웃었다. 사람을 보면 영화의 필름처럼 어떤 장면이 순간적으로 쓱 지나가거나 어떤 소리가 귀에 들리고 가슴이 울렁거리기도 한단다.그런데 마음이 얽혀있거나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은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새벽 4시쯤이면 일어나 30∼40분 동안 2층 신당에서 기도를 하고,3시간 가량 가까운 경희대에서 조깅도 하고,뒷걸음질도 친다.그러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단군신,장군신,조상신 등 신령님의 보살핌 덕분이고,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춤을 추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만신은 1년에 30차례 넘게 날카로운 작두를 탄다.순간적으로 어떤 힘에 이끌려 작두에 오르는데 내려올 때까지는 자신도 다치지 않을지를 모른다고 했다.부정한 마음으로 작두에 오르면 다치는데 50여년간 서너차례 발을 베었다. 지금까지 내림굿을 해준 신딸과 신아들이 40여명인 ‘나라 만신’이자 ‘한국문화예술명인’인 김금화는 요즘 강화군 화전면 신봉리에 우리의 무속과 정신,음식문화를 연구하고 전수하는 ‘김금화당’을 짓고 있다.그 곳에서 1995년에 지은 책 ‘복은 나누고 한은 푸시게’라는 제목 그대로 우리 굿의 정신을 이어간다는 생각이다. 글 황진선기자 jshwang@ 사진 강성남기자 snk@
  • 군산서 고려유물 5000여점 인양

    고려시대 사람들은 뚜껑이 달린 청자 사발에 밥을,꽃잎모양 접시에 반찬을 담아 먹었으며,수저는 받침대에 올려놓고 썼다.차(茶)마시기가 유행하여 청자 찻그릇(茶碗)을 즐겨 사용했고,차는 뚜껑이 달린 작은 항아리에 넣어 소중하게 보관했다.11세기 십이동파도 바다에서 침몰한 청자 운반선에 실려 있던 유물로 재구성한 고려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이다.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침몰선에 대한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윤방언)의 제1차 수중발굴이 마무리됐다.그동안 이 해역에서 인양한 유물은 모두 5266점.대부분 대접 술병 등 도자기지만 철제솥과 청동숟가락 등 선원들의 생활용품도 일부 나왔다. 서동철기자 dcsuh@
  • ‘글래디에이터’ 바다의 영웅으로/28일 개봉 ‘마스터 앤드‘

    ‘글래디에이터’의 고대 로마 검투사 러셀 크로가 바다의 영웅이 됐다.28일 개봉하는 피터 위어 감독의 ‘마스터 앤드 커맨더:위대한 정복자’(Master and Commander:The far side of the world)에서 그는 강인한 리더십과 불굴의 의지로 해상전투에 성공하는 전투함의 함장으로 등장한다. 이번 역시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성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그러나 영화는 프랑스쪽이 아닌,그에 맞서싸우는 영국 함선의 투쟁기다.러셀 크로의 역할은 서프라이즈호의 함장 잭 오브리.프랑스 함대 아케론호를 격침하라는 국왕의 명령을 받고 197명의 선원을 태운채 항해에 나선 서프라이즈호는 도리어 아케론호의 기습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선원들은 뭍으로 돌아가 전열을 가다듬기를 바라지만,잭은 아케론호를 격침시킬 때까지 계속 항해할 것을 고집한다.영화는 인기 소설시리즈 ‘오브리-마투린’을 원작으로 했다.떠들썩했던 외신보도들과는 달리 블록버스터라고 규정하기엔 동선이 크지 않은 해양액션물이다.화면 스케일이 그다지 웅장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극의 무대가 서프라이즈호에만 국한됐기 때문이다.고증에 근거한 복장과 소품들로 시대극으로서의 품격은 모자람없이 갖췄다.풍전등화의 위기상황에서도 바이올린을 켜고,친구를 살리기 위해 육지에 정박키로 결단을 내리는 등 러셀 크로의 심리변화 연기만은 나무랄 데가 없어보인다. 황수정기자
  • 방송대·사이버대도 민방위 편성 제외

    내년부터 방송통신대학과 사이버대학, 사내대학 재학생 등도 일반대학 재학생과 마찬가지로 민방위대 편성에서 제외된다. 행정자치부가 19일 마련한 ‘민방위대 편성운영지침’에 따르면 방송대와 사이버대,사내대학 재학생도 일반대학 재학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민방위대 편성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2만∼3만여명에 이르는 해당 재학생은 재학생명부나 재학증명서를 다음달 20일까지 거주지 읍·면·동사무소에 제출하면 민방위대 편성에서 제외된다. 또 심신장애자나 만성허약자,주한 외국군부대 고용원,연 6개월 이상 승선하는 원양어선·외항선 선원,국가유공자 등 기존의 민방위대 편성 제외대상자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제외 여부를 신고해야 한다. 이밖에 민방위대 신규 편성대상자는 2004년에 20세가 되는 1984년 출생한 남자와 올해말로 향토예비군 의무가 끝나는 1959년생인 45세 이하의 남자,민방위대 편성 제외사유가 소멸된 사람 등이다.신고대상자가 신고를 마치지 않을 경우 3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
  • “우리는 모두 꿈속의 사람인 것을…”/‘당대 최고 행정승’ 동국학원 이사장 정대스님 입적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동국학원 이사장 정대(正大·사진) 스님이 18일 오전 5시 안양 삼성산 삼막사 월암당에서 입적했다.세수 67세.법랍 42세. 전북 전주 출신인 스님은 1962년 완주 위봉사에서 출가해 이듬해 인천 용화사에서 전강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1967년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이후 조계종단의 요직을 두루 거치는 동안 추진력 있는 종무행정과 친화력으로 종단 안정에 앞장서 ‘당대 최고의 행정승’이란 평가를 받았다. 총무원 사회부장·재무부장·총무부장을 거쳐 부원장에 올랐고 8선의 중앙종회 의원,2차례 종회의장을 거친 뒤 1999년 11월 고산 스님의 후임으로 최고 수반에 올랐다.총무원장 자리에 앉은 스님은 조계종단의 혼란을 수습하고 오랜 숙원인 총무원 청사 건립,중앙승가대 이전,종단재정 안정화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모두 해결했다. 이사(理事)에 모두 능했던 스님은 종무행정에 힘을 쏟으면서도 도봉산 망월사 선원을 비롯해 수덕사·용주사·중앙선원 등에서 참선수행을 병행했다.용주사에 주석할 때 은사인 전강 스님에게 받은 ‘판치생모(板齒生毛·판대기 이빨에 털이 난 도리가 무엇인가)’ 화두를 잡고 정진,‘중생과 부처가 다름이 없고,마음 밖에 부처도 중생도 따로 없다.’는 견성(見性)을 이루었다.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 출가 후에도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과 자비의 절반은 어머니에게 배웠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 출가한 몸으로 줄곧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어머니와 사별했을 때 며칠간 밥을 먹지 않은 이야기는 유명하며 지난해 유산과 사재 37억원을 털어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설립한 은정장학재단에도 어머니의 이름을 붙였다. 격외(格外)와 무위(無僞)의 삶을 강조했던 스님은 숨김없이 속내를 털어놓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특히 총무원장 재임 시절 민감한 정치적 발언과 인물평으로 자주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임기를 10개월여 앞두고 올 2월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나 동국학원 이사장에 취임한 스님은 재정난에 부닥친 동국대 일산병원 개원에 심혈을 기울여 왔으나 지병인 간경화가 악화돼 그동안 수차례 입퇴원을 계속하며투병생활을 해왔다. 스님의 법구(法軀)는 입적 직후 출가 본사인 수원 용주사로 옮겨졌으며 영결식은 22일 오전 10시 용주사에서 학교법인 동국학원장으로 봉행된다.(031)234-0040. 다음은 임종게 ‘來不入死關 去不出死關 天地是夢國 但惺夢中人’(올 때도 죽음의 관문에 들어오지 않았고/갈 때도 죽음의 관문을 벗어나지 않았도다/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우리 모두 꿈 속의 사람임을 깨달으라) 김성호기자 kimus@
  • “종교 화합하면 사회의 막힌곳 뚫릴 것”원불교 첫 여성 교정원장 이혜정 교무

    “여성 교정원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은데 교단 내에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고 저 역시 별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소임에 충실할 따름입니다.” 최근 원불교 창교 88년만에 첫 여성 교정원장에 취임한 이혜정(66)교무.원불교의 큰 어른 좌산 종법사 다음 서열인 행정 수반으로 제2인자에 오른 이 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교당에서 만나 “여성 교정원장 탄생이 새삼스러울 것 없다.”며 “원불교 특유의 ‘마음혁명’과 ‘은혜심기’를 바탕으로 교단의 내실을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요즘 종교의 화합 정신이 중요한 시점입니다.종교가 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도덕성을 살려나간다면 우리사회의 막힌 곳을 뚫을 수 있고 남북 문제도 상생의 기운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취임 후 열린 교정(敎政),화합하는 교정,활력있는 교정의 원칙을 세웠다는 이 원장은 그동안의 중앙집권적 교단 운영을 각 교구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원불교가 치중해온 교화와 교육,자선에 더욱 힘쓰면서 복지시설 등 법인을 각 교구의 책임과 자율에맡겨 현장중심의 교단으로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원불교는 사회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종단 중 하나입니다.청소년문화센터,사회복지센터 같은 시설들을 각 교구에 맡겨 활성화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찬 혜택을 누릴 수 있지요.그러기 위해선 모든 교직자와 교도들이 마음닦기에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 원장은 원불교의 위상과 관련해 “흔히 원불교가 자생적인 신흥 민족종교로 인식되고 회자되지만 교단 내부에서는 새불교로 불려지기를 원하고 있다.”며 “5000년 한국 문화의 정수에 원불교의 교리를 접맥해 새로운 세계 문화를 창출해 내겠다.”고 말했다. “나 하나와 내 가정만 생각하는 세상살이보다는 우주살림이란 큰 살림을 해보고 싶어 출가했다.”는 이 원장은 “종교의 모든 교직자들은 마음 병을 고치는 의사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야 하며 교단은 바로 그 의사들이 모인 병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북 정읍 출신인 이 원장은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1년간 교사생활을 하다가 출가해 남부민교당,영산선원,정릉교당,순천교당,서면교당 교무를 지냈으며 서울동부교구장 겸 종로교당 교감을 거쳐 지난 94년 원불교 최고의결기관인 수위단원에 선출됐다.특히 여성 교무들의 모임인 여자정화단 단장을 맡아 교단 인화와 화합에 힘써 종단의 신망을 얻었으며 큰 어른인 좌산 종법사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비구니 도량 운문사 ‘동안거’ 르포/ 3개월 긴 話頭… 불 밝히는 산사

    동안거(冬安居) 결제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의 비구니 사찰 운문사.호랑이가 걸터앉은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호거산(虎踞山) 자락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천년고찰에 비구니와 사미니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 운문사에서 비구니와,공부하는 학승 사미니들은 일년 365일 어느 한 날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고된 수행과 공부를 이어가지만 동안거는 이들에게도 다른 수행 납자들 못지 않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8일부터 3개월간 산문을 나서지 않고 오로지 수행에만 정진하는 동안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몸가짐이 어느때보다 조심스럽다. ●300여명 하루 평균 12시간 용맹정진 올해 동안거에 참여하는 스님은 이곳 강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미니 270명과,다른 사암에서 동안거를 나기 위해 문수선원으로 찾아든 비구니 28명 등 300여명.평소 하루 8시간씩 수행에 정진하지만 동안거 기간엔 평균 12시간에서 길게는 18시간씩 참선에 드는 용맹정진을 강행한다. 새벽 3시에 기상해 4시25분까지 아침 예불을 마치고 1시간 가량 입선(入禪).아침 공양에 이어 7시20분까지 청소,9시30분까지 강의를 마치면 아침 일정이 끝난다.오후2시까지 울력 등 자유시간을 가진뒤 1시간 가량 입선에 들고 저녁공양 뒤 밤 9시까지 다시 입선정진한뒤 취침에 든다. 현재 국내에는 비구니들을 교육하는 강원 5곳이 있지만 운문사 강원은 마치 ‘군대식’의 엄격한 질서와 규율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최대의 비구니 도량이다.수행 정신의 핵심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一日不作 一日不食’.공부와 일이 따로 있지 않다는 정신아래 모든 스님들이 각자 맡은 소임을 철저히 수행한다. 강원에 소속된 270여명의 학인 스님들은 어느 순간도 자기 소임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공양에 드는 쌀만 해도 하루 한 가마.김장에는 배추 1만2000포기가 필요하다.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스님들이 손수 쌀농사를 지어 모내기며 벼베기,탈곡까지 했지만 지금은 소작을 준채 밭농사를 지어 먹거리들을 자체 해결하고 있다.물론 공양과 청소같은 살림살이는 모두 스님들의 몫이다.공양시간 때만 되면 공양간에서 밥이며 반찬 짓기 소임을 맡은 스님들은 비지땀을 쏟기 일쑤.그시간 곳곳에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절 청소며 울력이 착착 진행된다. ●공양에 드는 쌀만 매일 한 가마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들이 금당과 요사채에서 엄숙한 회의를 갖는다.동안거 한 철 맡을 소임과 수행시간표를 짜기 위한 모임이다.옛날과 달리 스님들의 소임도 각양각색.‘종두’라고 불리는 1학년에겐 설거지며 허드렛일이 맡겨지고 2학년 ‘원두’에겐 채소가꾸기,3학년 ‘미화’에겐 부엌살림이,4학년 ‘화엄’에겐 절 살림을 총괄하는 일이 주어진다. ‘추승구족’.가을 스님은 다리가 아홉이라고 한다.가뜩이나 가을철엔 할 일들이 많은데 동안거의 수행정진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그래도 이들의 동안거 준비는 어김없이 마무리됐다.저녁 입선까지 모두 마친 밤9시,산사는 비구니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던 한낮과는 달리 쥐죽은듯 고요하기만 하다.동안거가 공식 시작하는 입제까지는 12시간.그러나 환하게 불을 밝힌 금당이며 인근 문수선원에서 스님들은 너 나 없이 화두를 잡고 참선에 들었다. 글 사진 운문사 김성호기자 kimus@ ■천년고찰 운문사는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신라 진흥왕대인 557년 한 신승(神僧)이 3년간 수도끝에 큰 깨달음을 얻은 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600년 원광국사가 중창해 귀산,추항 등 두 화랑에게 세속오계를 전수했으며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 집필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1955년 금광 스님이 비구니 초대주지로 부임한 뒤 비구니 전문강원이 개설됐고 현 회주 명성 스님이 주지로 취임하면서 도량의 면모를 크게 바꾸었다.운문승가학원이 1987년 4년제 운문승가대학으로 개칭,지금까지 2000여명의 비구니를 배출했으며 현재 270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경학을 연구하고 정진하는 국내 최대의 비구니 교육기관이자 수행도량이다.
  • 표류 어민 휴대전화가 살렸다/ 어선침몰 5명은 사망·실종

    28일 오후 7시30분쯤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 남동쪽 4.5마일 해상에서 통영선적 장어통발어선 제333 강명호(33t·선장 신성익·38)가 침몰,선원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제333 강명호는 기상 악화로 사고해역에서 정박 중 갑자기 덮친 높은 파도를 맞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침몰 당시 닻을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배는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3분의2가량 물에 잠긴 채 멈춰섰다.배가 기울어지면서 김성윤(47·통영시 산양읍)씨가 물에 빠져 실종됐다. 사고후 선장 신씨 등 9명은 물 위로 솟은 선체에 기대어 7시간여를 표류하다 한 선원이 휴대전화로 사고 소식을 신고,출동한 해경 경비정에 의해 29일 오전 2시쯤 구조됐다.하지만 김태용(46·통영시 명정동),박철규(45·〃 미수동),김덕용(47·〃 도남동)씨 등 선원 3명은 저체온증으로 이미 숨진 상태였다.또 이상근(36·〃 도천동)씨는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선장 신씨 등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 몸을 비비고 말을 하며 구조대가 올 때를 기다렸다.”면서 “구조대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모두 생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악몽의 순간을 떠올렸다. 사고 선박은 지난 24일 선원 10명을 태우고 통영항을 출항,매물도 남쪽 10마일 해상에서 조업 중 이날 오후 폭풍주의보가 발령되자 매물도 연안으로 이동해 닻을 내리고 있었다. 통영 이정규기자 jeong@
  • 지자체 ‘인구 불리기’ 제동/전입신고서 위조 면직원 적발

    자치단체 인구 불리기에 제동이 걸렸다.전남 목포경찰서는 16일 신안군의 인구 늘리기 역점시책에 따라 전입 신고서를 무더기로 위조한 전남 신안군 K면사무소 직원 장모(39·8급)씨와 마을이장 정모(52)씨 등 2명에 대해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는 지난 4월 초 뱃일을 하던 박모(45·전남 목포시 창평동)씨 등 선원 21명의 인적사항을 이장인 정씨로부터 확인받아 이들의 주소지를 신안군으로 옮긴 혐의다.위장전입한 주소지는 모두 한 곳으로,실제 거주자는 없고 번지수만 있었으며,전입서는 장씨 본인이 작성했다. 신안군 인구는 지난 6월 말 현재 5만 3487명으로 5만명을 넘어섰으나,지난해 말에는 4만 9794명으로 6개월만에 3693명이 불어났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고시플러스

    ●경기도(kg21.net) 경기도 본청과 제2청사에서 근무할 청원경찰(남) 6명을 채용한다.원서는 14일까지 경기도 총무과 고시담당,제2청사 행정관리담당관실에서 교부·접수한다.문의는 도 (031)249-4044∼7,제2청사 (031)850-2166∼7. ●전라남도(jeonnam.go.kr) 지방공무원 28명을 채용한다.해당분야 및 선발인원은 수의 3명(일반직 7급),식물환경 1명,원예 1명,유전공학 2명,임업 1명,잠업 1명,환경 2명,해양환경 1명,수산가공 2명(이상 연구사),사서 1명(일반직 9급),기계원 1명,운전원 2명,위생원 2명,사무원 1명,선원 3명,기관원 2명,통신원 1명(이상 기능직 10급),지방고용원 1명 등이다. 원서는 21∼23일 전남도 총무과 고시후생팀에서 교부·접수한다.문의는 (062)607-2214∼5. ●서울지방경찰청(smpa.go.kr) 대통령 경호실(제 101경비단)에서 근무할 순경 135명을 모집한다.응시연령은 21∼30세(제대군인은 최대 3년까지 연장)다. 원서는 24일까지 각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민원봉사실에서 교부하며,서울지방경찰청 민원봉사실에서 접수한다.문의는 서울지방경찰청 인사교육과 교육계 (02)720-5511∼2. ●파주시(city.paju.gyeonggi.kr) 기능직(10급) 공무원 5명을 채용한다.해당분야 및 선발인원은 통신 1명,화공 2명,사무보조 1명,조무 1명 등이다.원서는 14일까지 총무과에서 접수한다.우편접수는 실시하지 않는다.문의는 (031)940-4122. ●강릉시(gangneung.gangwon.kr) 9급 지방공무원 6명을 모집한다.해당분야는 토목,지적,환경 등이며,선발인원은 각 2명씩이다.응시자격은 관련분야 자격증을 소지해야 한다. 원서는 14∼15일 강릉시 자치행정과 인사팀에서 직접 접수한다.문의는 (033)640-5044∼5. ●한국가스안전공사(kgs.or.kr) 5급 신입직원을 분야별로 O명씩 모집한다.해당분야는 직무분석,사업평가,교육연수,외국어(이상 경기 시흥시 근무),행정(울산광역시 근무) 등이다.직무분석·사업평가·교육연수 분야는 상장기업(공기업 포함)에서 1년 이상 관련업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원서는 17일까지 인터넷으로만 접수한다.문의는 공사 인사부 (031)310-1181∼3.
  • 서초 통반장 ‘사랑의 티끌’ 이웃위한 문화공간 ‘우뚝’/4년째 무급 자청… 건립에 50억

    “주민들을 위해 책임을 맡아 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자치행정 최일선에서 일하는 통·반장들의 땀방울이라 할 수당이 어린이·청소년·주부들이 이용할 유스센터 건립에 디딤돌이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최근 개관한 서초3동 1535의 6 서초유스센터와 방배3동 1031의 4 방배유스센터 건립에 든 비용 가운데 일부가 관내 통·반장들이 아껴 모은 구청예산이 뒷받침됐다고 5일 밝혔다. 통·반장들은 한 달에 활동비조로 10만∼17만원을 받는다.서초구 관내 통장 761명과 반장 4460명은 1999년부터 통·반장직에 대한 ‘무급 자원봉사’를 자청했다.이렇게 절약해서 모은 돈이 자그마치 50억원 가까이 된다.이 돈은 서초유스센터 건설에 34억 5500만원,방배센터에 15억 3500만원이 쓰였다.총 건립비(103억여원)의 50%다. 이에 따라 구는 두 유스센터에 “이 건물은 통·반장들이 무급 자원봉사에 참여함으로써 절약된 예산을 넣어 만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새긴 동판을 달아 놓았다.통·반장들의참된 이웃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함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鄭鎭奭) 대주교는 “통·반장들의 희생은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일”이라면서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통·반장들의 수고비가 모여 지어졌다는 걸 느끼고,커서도 봉사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서초2동에서 9년째 통장을 맡고 있는 정화숙(55ㆍ여)씨는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는 등 일이 힘들지만 구청에서 돈을 받던 때 보다 떳떳하고 보람도 더 크다.”고 말했다.방배2동 통장 이선원(54ㆍ여)씨는 “무급으로 바뀌면서 기존 업무의 일부를 취로사업으로 돌리게 됐는데 작은 일이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탬을 준다니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조남호 구청장은 “공무원들이야 종이 몇장으로 정책결정을 하지만,다른 사람들을 위해 수당까지 내놓는다는 것은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매우 어려운 결단”이라면서 “내 고장 일은 내 손으로 결정하겠다는 참된 참여행정의 표본이다.”고 흐뭇해 했다.또 “앞으로도 이들의 수당을 모아 어린이집·도서관 건립 등 청소년복지 증진에 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서초유스센터는 지하 4층,지상 8층에 연면적 2961㎡,방배센터는 지하 1층,지상 5층에 연면적 1760㎡로 각각 독서실과 인터넷 공간,공연장,체육활동실·요리연습실 등 문화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투신’ 밀입국/베트남선원 12명 돈 챙겨 바다에 뛰어들어 4명 실종

    ‘밀입국을 위한 엽기적인 투신인가,아니면 선상폭력의 희생양인가.’ 부산항 앞바다에 정박한 외국 선박의 베트남인 선원이 바다에 뛰어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그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해양경찰은 일단 선상폭력보다는 밀입국을 위한 투신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정확한 투신 경위를 캐기 위해 이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11시40분쯤 부산 영도구 남외항 1.5마일 해상에 정박중이던 타이완 선적 꽁치잡이 어선 밍만(MINGMAN)호(948t·선장 오상주)에서 베트남인 선원 7명이 바다에 뛰어들어 트루옹반티엔(23) 등 3명은 인근을 지나던 선박들에 구조되고 웅엔아인(24) 등 4명은 실종됐다.해경과 해군 경비정 5척 등이 남항 일대를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오후 7시쯤 에도 부산 감천항 앞바다에 정박중이던 타이완선적 꽁치 원양어선 허룽16호(962t)에서 베트남 선원 5명이 바다에 뛰어들어 해양경찰 등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해경은 경찰조사에서 구조된 선원들이 모두 선상폭력을피해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루옹반티엔 등이 구명조끼를 입은 채 비닐봉지에 돈과 소지품 등을 넣고 바다로 뛰어든 점 등으로 보아 국내로 밀입국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투신 경위에 대해 조사중이다.또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되면 처벌을 받지만 선상폭력을 피해 투신했을 경우에는 처벌을 피할 수 있어 밀입국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해경은 외국선원들의 투신이 잇따르자 부산항에 들어와 있는 10여척의 타이완선적 꽁치 원양어선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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