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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 업그레이드] (1) 지하철 - 두 번째 깊은 서울 8호선 산성역 가보니

    [안전 업그레이드] (1) 지하철 - 두 번째 깊은 서울 8호선 산성역 가보니

    세월호 사고로 안전에 대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할 마당에 황금연휴를 앞둔 2일 서울에선 지하철 추돌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마저 덮쳤다. 언제까지나 ‘소 잃고 나서야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거듭할 순 없다. 국민을 위협하는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안전 문제를 부문별로 나눠 점검한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산성역을 찾았다. 이 역의 심도는 55.4m. 76m에 이르는 부산 만덕역에 이어 우리나라 지하철역 가운데 두 번째로 깊다. 그래서 역 구조가 특이하다. 지하 3층 승강장에서 지하 2층 중간통로까지, 지하 2층 중간통로에서 지하 1층 개찰구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고 그 옆에는 경사로로 끌어올려지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돼 있다. 유럽 산악 지역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형태다. 막상 올라가 보면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1층씩 올라간다는 표시가 너무 단순해 보인다. 역사 자체가 깊다 보니 1층을 이동하는 게 아니라 3~4층 정도는 충분히 올라가는 느낌이다. 에스컬레이터 길이가 하나는 40m, 다른 하나는 30m가 넘다 보니 탑승 시간만 1개 층마다 1~2분 정도 걸린다. 이 때문인지 에스컬레이터 구간에는 손잡이를 잡으라는 안내판이 촘촘히 천장에 달려 있다. 바쁜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성큼성큼 뛰다시피 에스컬레이터 위를 걸어다닌다. 이렇게 올라가서 1번 출구로 나가 보니 5분. 그런데 역 구조를 확인해 보니 방금 올라온 길이 가장 짧은 코스다. 다시 내려가 가장 긴 코스를 가정했다. 승강장 중간에서 출발, 지하 2층 중간통로를 가로질러 3번 출구로 나가 봤다. 이때는 8분이 걸렸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음에도 그렇다. 비상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작동이 멈췄을 경우 역사 밖으로 탈출하려면 아무리 빨리 달려도 10분에서 15분은 잡아야 할 것 같다. 키 180㎝대 30대 후반 남자의 경우가 이렇다면 노약자들은 어떨까. 지나가던 심연희(64)씨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데 걸어다니는 데만도 10분 이상 걸리는 데다 에스컬레이터 기울기가 급해서 불안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승강장에서 벗어나는 데 4분, 역사 밖으로 나가는 데 6분 정도의 시간을 비상대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듯 지하철은 대도시에서 아주 유용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지하철 선로 하나가 6개 차로의 도로 같은 효과를 거둔다는 얘기가 이를 반영한다. 이 때문에 대도시일수록 지하철이 크게 불어나고 지하철은 더 지하로 지하로 파묻히게 된다. 수도권 지역 선거공약으로 자주 거론되는 땅속 깊이 고속 열차를 운행하자는 대심도 급행열차의 심도는 50m 정도 수준이다. 이에 비해 서울 지하철은 1호선은 10m 안팎에 그치지만, 4호선은 16.8m까지 깊어지더니 5~8호선은 22~23m에 이른다. 부산 역시 1호선 13.1m에서 3호선 27.2m로 깊어졌다. 대전은 상가와 대전천 아래를 가로지르다 보니 조금 더 깊어서 20m 수준이다. 대피 시간 기준은 2000년대 들어 만들어졌지만 지금의 지하철은 1990년대 말까지 다 지어졌다. 이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등에서 늘 거론되는 문제임에도 예산을 대대적으로 투입하지 않는 이상 뾰족한 수가 없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측은 “지상 역을 빼고 비상대피 기준에서 벗어나는 역이 100개 가운데 34곳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시설 개선 공사비용만 해도 모두 688억원 규모”라면서 “사업 우선 순위를 따져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5~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도시철도 측 역시 “기본적으로 심도가 깊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제연차단막 같은 보조시설을 꾸준히 늘려 가고 있다”고 했다. 지상 구간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자기부상열차도 거론되는데 이 역시 예산 규모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대전의 도시철도 2호선은 고가에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만드는데 중앙에 대피로를 만들지 않으면 운행 중 사고가 났을 경우 10~15m 높이의 철로에서 대피할 방법이 없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과 공간이 필요한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열차 문제도 여전하다. 192명이 숨져 지하철 사상 최악의 사건이라 불리는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싼 열차를 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진상조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박창화 인천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그때 수출 열차는 불에 타지 않는 난연제품을 100% 써서 차량 한 칸이 18억원씩 했던 반면, 내수용은 예산 제약 때문에 불에 타는 싸구려 재료를 써서 차량 1대 값이 8억원에 불과했다”면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되면서 그나마 참사 이후 의자와 바닥 정도에는 난연제품을 쓰는 열차가 등장했지만, 벽체와 천장은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인력보강 문제도 논란거리다. ‘골든 타임’ 때의 초동대처 문제와 직결돼서다.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역사 근무자가 모니터링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한 차량에서 난 불이 다른 차량으로 옮겨 붙으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도 선원들의 역량 문제가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도 똑같다. 그럼에도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인력을 더 줄이려는 분위기다. 서울도시철도공사노동조합은 기관사 1인 근무, 야간 역사 1인 근무 문제를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가장 최근 생긴 지하철이라 최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으니 근무자가 줄어도 상관없다는 논리”라면서 “그러나 실제로 운행해 보면 최근에 생긴 지하철일수록 더 지하로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홀로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근무하는 것이어서 근무가 편하기는커녕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교통카드 등 자동화로 인해 역사 근무자를 줄인 것 역시 매한가지다. 그러나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는 지난 3월 아예 무인 운전을 도입, 중앙제어센터에만 근무자를 둬 1600억원의 돈을 아끼겠다는 외부 컨설팅 결과를 공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구 참사 이후 승강장과 역사에 안전장비들만큼은 어느 정도 갖춰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산성역의 경우에도 심도가 깊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소화기, 비상전화기, 방독면, 터널대피용 비상 사다리 등이 곳곳에 분산배치돼 있다. 경사로 엘리베이터의 경우 사고시 자동으로 승강장 위치로 내려가 대기토록 했다. 각자의 스마트폰에 사고 대응 매뉴얼을 보내 두고 역사별 단독 훈련이나 소방서, 경찰 등과의 합동 훈련도 시행한다. 박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결국 인재로 판명났듯 관건은 근무자가 얼마나 비상시 행동요령을 숙지한 상태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느냐다. 이는 평소 교육과 훈련이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길에서 경전에서 두 스님이 터득한 마음 다스리는 법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지안 지음/불광출판사/232쪽/1만 2000원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법현 지음/프로방스/304쪽/1만 5000원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보살 수행인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불가의 스님들은 이 두 가지의 거역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를 안고 살아간다. 그 스님들도 현실에 발 딛고 사는 바에야 갈등과 번민이 없지 않을 터. 그래서 수행과 전법의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스님들이 일상에서 터득한 지혜는 속인과는 다른 차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마련이다.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불광출판사)와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프로방스)은 각각 조계종·태고종에서 수행과 전법에 치중해 온 두 스님이 나란히 펴낸 생활 법문집이다.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가 줄곧 경전 공부와 교육에 매달려 온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 스님의 수필집이라면 ‘추워도’은 저잣거리 포교로 이름난 태고종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의 산문집으로 눈길을 끈다. “누군가의 승리나 패배를 바라는 대신 경기를 벌이는 양쪽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고 싶어졌다”는 지안 스님. 그는 수필집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에서 마음 가꾸기의 이런저런 단상을 설득력 있게 소개한다. 그 단상들은 한 가지로 집약된다. 내면이 바뀌지 않고선 외면을 바꾸는 행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외침이다. 일구기와 기르기, 거두기, 나누기 등 4장에 걸쳐 풀어낸 경험담이 호소력 있게 전해진다. 그리고 스님은 무엇보다 마음은 이렇게 다져야 한다고 일례를 든다. “속이 썩은 늦박의 껍질이 단단해지듯 속을 썩이며 살면 세상살이에 강해져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힘과 관용력, 포용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모두가 인연의 빚으로 살고 있기에 사람들은 선근(善根), 즉 착한 의지를 길러야 한다고 거듭 말한다. 그런가 하면 ‘태고종의 마당발 스님’으로 유명한 법현 스님의 산문집 ‘추워도 향기를’에는 저잣거리 포교의 수행과 체험이 오롯이 살아 있다. 2005년부터 서울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에서 열린선원을 운영해 오면서 부닥치고 풀어냈던 갈등과 깨달음의 궤적인 셈이다. “숨쉬는 데에도 3000가지의 품위가 들어 있다”는 스님은 모두가 스스로 언제나 마음 조심, 몸 조심의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말한다. “스님도 목욕하시나요?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면 때가 낄 틈이 없는 것 아닙니까.” 목욕탕에 갔을 때 구두닦이 아저씨가 건네 온 한 말씀에 이 세상 곳곳에 선지식(善知識)이 있음을 알았다 한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수행도, 전법도 저잣거리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진다는 스님. 그 스님은 ‘더불어 사는 지혜는 생각이 다른 이도 친구로 만들고 남이 내 곁에 다가올 수 있도록 틈을 내 주는 것’이라고 귀띔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 침몰] 해경 둘러싼 10가지 의혹

    [세월호 침몰] 해경 둘러싼 10가지 의혹

    세월호 침몰 사고의 구조·수색 작업을 총괄하는 해양경찰이 사고 초기부터 총체적인 부실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해경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이른바 ‘골든타임’이 허비됐고, 민간잠수업체 언딘을 먼저 투입하기 위해 해군의 잠수를 막았다는 비난을 받는다.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을 유치장이 아닌 경찰 집에서 재운 사실도 드러났다. 많은 해경들이 구조·수색을 위해 17일째 거친 바다에서 고생하고 있지만 해경의 미심쩍은 행태들이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각종 의혹들은 어처구니없는 대형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꼭 풀어야 할 대목이다. 해경을 둘러싼 10가지 의혹에 대해 짚어봤다. 1. 하나마나 관제… 사고 신고접수 때까지 해역 진입 몰라 세월호 침몰 당시 ‘골든타임’(재난 때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유효시간)을 허비한 배경에는 기본적인 관제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전남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자리 잡고 있다. 사고 신고가 119와 제주VTS, 해경 상황실 등을 거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으로, 해경의 교신 절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시간은 오전 8시 48분. 하지만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진도VTS가 신고를 정식으로 접수한 것은 9시 6분이었다. 여객선은 특정 해역에 들어설 때 관할 VTS에 보고하고 관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합동수사본부가 공개한 진도VTS 교신 녹취록에는 세월호가 진도 해역 진입을 보고했다는 내용이 없다. 당시 세월호가 목적지 관할인 제주VTS에 교신 채널을 맞춰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승무원의 첫 신고도 제주VTS로 접수됐다. 정작 진도VTS는 신고가 접수될 때까지 세월호가 관할 해역에 들어왔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관제사 자격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항만청VTS 관제사는 5급 이상 항해사 자격에 1년 이상 항해 경력이 있어야 하고 퇴직할 때까지 관제 업무만 맡는다. 반면 해경VTS 관제사는 2~3년마다 순환 보직을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 민간업체 언딘 우선 투입… 해군·민간잠수사 접근 막아 세월호 실종자 수색 구조작업에 민간업체 ‘언딘마린인더스트리’가 참여하는 과정에도 해경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침몰 사고 이튿날인 지난 17일 오전 해군 특수요원들이 사고 해역에 대기했지만 해경이 ‘언딘이 우선 잠수해야 한다’며 현장 접근을 통제했다”고 밝혀 특혜 논란이 증폭됐다. 국방부는 파문이 커지자 “국회 제출 자료가 잘못 작성됐다”면서 “해경이 잠수 효율성을 위해 잠수부들의 경험 등을 고려해 민·관·군 잠수부들의 잠수 순서를 결정했을 뿐 해군 요원의 잠수를 막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번 불붙은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앞서 민간 잠수부들도 “해경이 우리의 입수는 통제하면서 언딘과 수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언딘과 구난 계약을 맺는 과정에도 해경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청해진해운 측은 애초 10년간 거래한 인천의 H 구난업체에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후 전화해 “세월호 침몰 현장에 구조요원과 장비를 급파해 달라”고 구두 요청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언딘과 계약을 했다”며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해경이 언딘을 청해진해운에 소개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3. 당직함 출동에 22분 허비… 해상사고 매뉴얼 있긴 있나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한 해상 사고에서 출동하는 데만 22분이 걸린 해경은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난달 16일 사고 당시 목포 해경 당직함은 출동 준비에만 22분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8시 58분에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목포항 삼학도 해경 전용 부두에 정박 중인 당직함(513)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당직함은 출동 명령을 받고도 신고가 접수된 시간으로부터 22분이 지난 9시 20분에야 출동했다. 해경은 “항해 장비를 가동하는 시간과 계류색(배와 배를 묶는 줄)을 걷는 시간, 케이블을 해체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20분이 결코 오래 걸린 것은 아니다”라는 군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해경의 보고 체계와 해상사고 대응 매뉴얼도 부실 그 자체로 밝혀졌다. 해상사고가 발생하면 해경청장이 중앙구조본부장을 맡고, 공석 땐 경비안전국장이 맡도록 돼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해경 종합상황실은 해도와 해상도 등 각종 상황판을 갖추고 세월호가 침몰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 그러나 상황실을 지휘해야 하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헬기를 타고 목포를 향하는 도중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하고 말았다. 해경 지휘부가 해상 수색·구조 경험이 없는 해양대와 경찰대, 고시 출신들로 이뤄져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4. 구조동영상 13일만에 공개 “부실 초동대처 숨기려 했나” 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침몰 당시 초기 구조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해경이 사고 당시 이준석(69) 선장 등 선원들의 탈출 장면 등을 촬영해 놓고도 사고발생 13일 만인 지난달 28일에야 공개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은 현장에 출동한 해경 경비함 123정의 한 직원이 개인 휴대전화 카메라로 지난 16일 오전 9시 28분부터 11시 18분까지의 장면을 찍은 총 49컷, 9분 45초 분량이다. 동영상에는 기울어진 선체 모습, 선원 탈출과 해경 구조장면 등 당시 모습이 담겼다. 동영상을 공개한 날은 검경합동수사본부가 해경의 초동대처 부실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전남 목포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날로 일각에서는 “해경이 이 선장을 감싸려고 한 것 아니냐”, “초동 대처에 있어 불리한 장면을 숨기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등의 비판이 일었다. 함께 공개된 사진 7장 중 4장이 동영상에 없는 내용이어서 해경이 불리한 내용을 편집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해경은 동영상을 늦게 공개한 이유에 대해 해당 함정이 연일 해상 수색을 했고, 자체 자료전송시스템이 없어 보관 중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또 다른 동영상이 있는지와 동영상 편집 의혹 등은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풀어야 할 대목이다. 5. 안전관리 산하단체 뒤 봐주고 간부들은 재취업 기회로 검찰 수사 결과 일부 해경 간부들이 산하단체로부터 명절 떡값 등 ‘관리’를 꾸준히 받아온 정황도 포착됐다. 인천지검 해운 비리 특별수사팀은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작성한 내부 문건 중 ‘명절 선물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조합과 함께 여객선 안전관리를 맡는 인천해양경찰서 등의 간부에게 10만~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선물을 돌릴 계획이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이 조선사와 해운사, 민간 구난업체 등이 속한 한국해양구조협회를 과도하게 지원하고 간부들의 재취업 창구로 활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은 지난해 1월 협회 출범 당시 소속 경찰관에게 회원 가입을 권고했다. 수천명에 이르는 해양경찰관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연회비 3만원은 개인 봉급에서 공제된다. 본청 간부 상당수는 연회비 30만원인 평생회원으로 가입했다. 해경이 직원 월급을 떼어 매년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억대의 예산을 지원하는 셈이다. 협회는 해경 퇴직 간부의 재취업 공간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과 김용환 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부총재직을 맡고 있고, 경감급 6명도 재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딘마린인더스트리의 김윤상 대표도 부총재를 맡고 있다. 6. 석연찮은 선장 수사… 사고 초기 해경 직원 자택에 재워 해경이 세월호 사고 수사 초기 선장 이준석(69)씨를 조사한 뒤 직원의 자택에 재운 것으로 드러나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특히 300여명의 승객을 내버려둔 채 먼저 탈출한 이씨를 일반 수사 대상자와 달리 ‘칙사대접’한 사실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고 첫날인 지난달 16일 오후부터 17일 새벽 전남 목포해경에 소환돼 10여 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해경은 이후 이씨를 한 직원의 아파트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2차 조사를 벌인 17일엔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 터였다. 수사 관계자는 “이씨가 갈 데도 마땅찮고 기자들이 많아 유치장 대신 개인 집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이후 아파트에 있던 한 기관사가 자살 소동을 벌이는 등 선원의 신병에 대한 밀착 감시와 보호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더라도 수사 관계자가 개인적인 판단으로 이씨를 집으로 데려가 잠을 재운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따라서 윗선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청해진해운의 계열사 출신 한 간부가 한때 해경 본청의 수사라인에 배치된 점도 이런 의혹을 키웠다. 한 변호사는 “피의자를 집에서 재운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부적절한 처사여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7. 자체 청해진 수사 했나… 檢 압수수색 전 선사 드나들어 세월호가 침몰 중이던 지난달 16일 오후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2층 ㈜청해진해운에 해경 관계자들이 진을 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다부진 체격에 사복 차림의 남성 3~4명이 수시로 외부와 연락하며 머물러 있었다. 더러는 “지인의 부인이 그 배에 탔다. 생존자 명단에 있는지 확인해 달라”며 누군가와 통화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일 오후 5시쯤 청해진해운 측 요구로 취재진이 1층 여객터미널 복도로 나간 뒤에도 계속 사무실에 머물렀다. 이튿날 오전 9시쯤에는 정장 차림의 50대 중후반 간부급 경찰관이 일행 1명과 청해진해운의 닫힌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새벽 청해진해운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결국 세월호가 침몰하기도 전에 해경이 청해진해운 본사에 대해 자체 수사를 벌인 것으로 비쳐지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구조 과정이 담긴 화면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날 만큼 느려 터진 해경이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한 조치엔 가장 빨랐던 셈”이라며 “그 시간 청해진해운 사무실에서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해경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당시 청해진해운에 누가, 왜 나갔는지 모르겠다. 답변할 위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8. 세월호 문서 삭제 의혹… 외부 감사·자료요구 대비했나 해양경찰청이 외부기관의 감사나 자료 요구에 대비해 ‘세월호’ 관련 문서들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하지만 해경청은 역시 부인했다. 2일 제보자에 따르면 해경청은 지난주 초 전국의 일선 해양경찰서에 내부 전산망 문서 제목에서 ‘세월호’라는 글자를 지우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 다시 말해 세월호에 관한 검색이 불가능하게 만들려는 시도였다는 것이다. 세월호 안전관리와 지도감독 등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시작되는 시점이었기에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해경의 내부 문서 검색은 제목에 있는 단어를 통해 이뤄져 세월호라는 세 글자만 지우면 해당 문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아울러 해경이 일부 문서를 담당자만 열람할 수 있는 보안문서로 분류했다는 의혹도 뒤따랐다. 감사원은 지난 1일부터 해경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했고 국회는 다음주 현안보고를 앞두고 다량의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따라서 해경 측이 세월호에 대한 감독 소홀 등이 문제될 것을 우려한 끝에 문서 삭제를 시도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해경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마라’는 자세로 임해야 불필요한 오해를 막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9. 이해못할 인사 패턴… 이용욱 ‘조함직→ 수사총괄’ 의문 해경에 기술직으로 입문한 이용욱(53·국제협력관) 경무관이 당초 정보수사국장에 임명된 것은 일반적인 인사 패턴과 다르다. 정보 및 해상범죄 수사를 총괄하는 정보수사국장은 대개 행정직이 맡았다. 해경의 직별은 항해, 기관, 행정, 잠수, 조함(造艦)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전 국장은 ‘조함’ 직별 경정으로 특채됐다. 현재 해경의 경무관 이상 간부 14명 가운데 7명이 행정 직별이다. 조함 직별은 이 전 국장이 유일하다. 이 전 국장은 특채 이후 자신의 직별에 맞는 조함기획계장을 잠시 거쳤을 뿐 이후로는 조함직과 관련 없는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해경 측은 총경(서장급) 이상이 되면 직별 구분이 무의미해져 직별과 상관없는 보직을 맡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이 전 국장은 2004년 총경이 되기 전에 이미 자신의 직별과 관련 없는 해경발전기획단을 거쳤다. 총경 승진 이후에는 전북 군산·전남 여수 해경서장, 동해해양경찰청장을 거쳐 2012년 7월 국장 중에서도 노른자위로 알려진 정보수사국장에 올랐다. 보직 관리가 아주 잘 된 편이다. 때문에 외부 지원설마저 제기되지만, 해경은 본인의 능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0. 구조예산 부족 타령 헛말… 골프장 건설에 145억 사용 해양경찰청이 예산 부족을 들어 구조장비 도입과 해양사고 대비 훈련일수까지 줄이면서도 골프장 건설에는 145억원을 써 비난을 샀다. 해경은 전남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의 함포사격장 부지 40만㎡를 용도변경한 뒤 145억원을 들여 해경 전용 골프장을 세웠다. 때문에 함포사격장은 165㎡의 게임방 규모에 불과한 지하 시뮬레이션 훈련장으로 대체되는 아이러니를 빚었다. 대신 골프장이 버젓이 들어섰다. 지난달 18일로 잡았던 골프장 준공식은 세월호 참사로 열리지 못했다. 해경은 2010년부터 경비함 운항에 필요한 유류비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이듬해로 이월한 뒤 지불해 왔다. 유류비가 부족하자 해경은 지난해 해상종합훈련을 4일에서 2일로 줄였으며 중·대형 함정 운항률을 축소하는 등 ‘유류절약 매뉴얼’까지 시행했다. 전국 241개 해경 출장소 가운데 순찰정·고속보트 등 연안 구조장비를 갖추지 못한 곳이 95개(39%)에 달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수품출장소와 서거차출장소는 연안 구조장비는 물론 순찰차량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진후(정의당) 의원은 “늘 예산 부족을 탓해온 해경이 뒤로는 골프장 짓기에 여념이 없었던 황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안전국가 확립 예산 확보에 달렸다

    세월호 참사는 선장과 선원들의 직업윤리 실종, 헝클어진 재난대응시스템, 안전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9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993년의 서해 훼리호 침몰 사건 당시 대책을 보면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들이 들어 있지만 반짝 행정에 머물고 말았다. 대형 사고가 반복되는 가장 큰 원인은 재난·안전 분야가 다른 부문에 비해 하위로 분류돼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안전이야말로 국민의 행복이자 국가경쟁력인 시대다. 안전 분야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과감하고 일관된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안전사고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기후변화로 대형 재난사고 위험은 더욱 커져 전문 인력, 재난방지 첨단기술 등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도 예산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재난관리 예산은 9440억원으로 지난해 9840억원에 비해 4.1% 줄었다.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상 2015년 8610억원, 2016년 7830억원, 2017년 8040억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열린 ‘2014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각 부처는 모든 안전관련 예산을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안전 관련 예산을 우선 배정하고 인력을 중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재난·안전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충하는 등 미래지향적 투자 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안전사고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어제 월례조회에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총액 감소와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예산이 급격히 증가해 교육환경 개선 예산이 매년 줄고 있다”면서 “전체 교육시설의 28%에 해당하는 6111개동 중에서 1734개동이 31년 이상 경과한 노후시설”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기도 등 다른 지역도 교육환경개선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을 위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쓰면 없어지는 낭비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관건은 예산 확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의 증대 등으로 말미암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결국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예산 낭비를 막아 안전 관련 예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집행하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페이고’(Pay-GO) 법안도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난무하는 각종 선심성 공약과 무상공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도 요구된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즉흥적인 대응은 삼가야 한다.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이후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한 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로드맵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안전사고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안전·재난 관련 예산의 우선순위를 사고예방에 둬야 하는 이유다. 지방정부의 위기관리 대응 능력도 한층 강화돼야 한다. 지자체가 초기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 대통령이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컨트롤타워는 종합 조정 기능을, 지자체는 현장지휘를 각각 하는 체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의 재난관리 예산과 재난 전문인력 확충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 세월호 알바 희생자 2명, 선원으로 인정된다

    정부가 유권해석을 통해 세월호에서 아르바이트하다 숨진 이현우(19)씨와 방현수(20)씨를 선원으로 인정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선원법은 선원이 직무상 사고 등으로 사망한 경우 지체 없이 유족에게 승선 평균 임금 1300일치에 상당하는 금액을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아르바이트생의 유가족들도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일 “선원법에서 선원은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고용부는 아르바이트생들도 선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해양수산부도 크게 이견은 없지만 몇 가지 더 검토해야 할 사안이 있어 최종 결정은 유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이 선원으로 최종 인정을 받게 되면 1300일치 임금뿐만 아니라 선박 소유자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120일치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장제비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아르바이트생들의 하루치 급여는 3만 9000원으로, 이들은 세월호에서 2박 3일 일하고 11만 7000원을 받기로 했다. 보상금은 선원법에 따라 50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청해진해운이 이를 거부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에 벌금에 처해진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인천시가 지급보증한 장제비에 대해 청해진해운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세월호 침몰 중에 화물적재량 축소 조작했다

    세월호가 한창 침몰 중일 때 선사인 청해진해운 직원들은 화물 적재량 줄이기에 골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물류팀장 김모(44)씨는 사고 50분 후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 38분쯤 제주지사 직원과 통화하며 화물량을 180여t 줄여 컴퓨터에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 과적이 탄로 날까 봐 적재량을 조작한 것이다. 합수부는 또 승무원들과 청해진해운이 탈출 전후 7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선사 측의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화물 고정 장치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결박도 매우 허술했다. 조사 결과 침몰 당시 선수 등에 쌓여 있었던 컨테이너가 갑판 바닥으로 쏟아진 것은 모서리를 고정하는 ‘콘’이 규격과 달라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또 화물 적재 시 1단, 2단 컨테이너 콘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거나 일부만 끼워졌다. 와이어로 강하게 조여 화물을 고정하는 ‘턴버클’ 장비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위를 쇠줄이 아닌 밧줄로 두르고 바닥에 있는 고리에 묶는 것 외에는 화물을 고정할 만한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는 배가 한쪽으로 기울자마자 순식간에 쏟아졌다. 합수부는 또 세월호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선원 3명을 상대로 화물 고정 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증톤(증축)과 과적으로 복원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세월호 본래 선장 신모(47)씨와 대리 선장 이준석(69)씨도 복원력 문제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청해진해운에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진술했다. 합수부는 이미 체포된 청해진해운 해무담당 이사 안모(59)씨와 물류팀 차장 김모(44)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씨와 김씨 등을 화물 과적 등 침몰 원인을 제공한 공동정범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과실 선박 매몰죄, 선박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안씨는 세월호 증톤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업무상 횡령 혐의가 추가됐다.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인천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해수부, 어민 안전 외면

    해양수산부가 고작 5억원의 예산이 없어 해난사고 예방의 필수품인 구명조끼 보급사업을 중단하려고 했던 것이 확인됐다. 다른 수익성 사업에는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짜면서 기본적인 해상 안전 필수품 구비 지원에는 소액 예산마저 아끼는 등 해수부의 안전불감증이 이전부터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작성한 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소관 ‘201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를 보면 구명조끼 보급사업과 관련된 예산안이 편성되지 않았다며 보급사업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부는 바다에서 조업 중이거나 항해 중 사고로 사망하는 어업인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농림수산식품부 때인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한국마사회 특별적립금을 이용해 1만 3304개의 팽창식 구명조끼를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을 올해부터 본 사업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예산안에는 편성되지 않았다. 어선설비기준 제45조에 따라 대부분의 어선에 구명조끼가 비치돼 있지만 현재 비치 중인 구명조끼는 부피가 커서 어업인들이 불편해 착용하지 않고 조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보다 성능이 향상된 고성능 팽창식 구명조끼를 보급하려고 했다. 지원대상 어업인은 연근해 어선원 12만명이다. 정부에서 구명조끼 단가의 70%(약 15만원)를 보조해 주고 30%를 어업인 스스로 부담하는 것으로 했다. 이렇게 해서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은 2011년 2억원, 2012년 5억원, 2013년 5억원이었다. 올해 이와 관련된 예산안을 편성하지 않은 데 대해 해수부는 보고서에서 “(2013년) 해수부 발족으로 올해 한국마사회 특별적립금 지원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수부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2017년까지 10만개의 구명조끼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산안에서 레저용 요트·보트 전용 항만인 마리나항만 개발에 지난해보다 6배 이상 늘어난 150억 4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또 부산 혁신도시 해양 융·복합 인프라 건설 사업에 86억 1300만원을 편성하는 등 수익성 사업에는 1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예산을 편성했다. 해난 사고가 잇따르자 해수부 산하 수협중앙회는 최근 어선사고 예방대책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3억 5000만원을 어업인들의 구명조끼 구입 보조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참극현장 ‘인증사진’ 올린 지방선거 후보들

    세월호 참사의 원인(遠因)을 꼽으라면 정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정쟁에 매몰돼 민생은 뒷전으로 팽개쳐 온 여야 정치권의 직무 유기가 지금의 국가적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산하 기관을 감시감독해야 할 국회가 한눈을 판 결과가 세월호 침몰인 것이다. 여야의 낯부끄러운 모습은 그제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해상안전 관련 법안들을 처리한다며 부산을 떨었다. 세월호 참사 수습과 관련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해사안전법, 재해구호법, 학교안전사고예방보상법 등 세월호 관련 재난안전 법안 3개를 손 봤다. 그나마 소관 상임위에 수두룩하게 쌓여 있는 항로표지법, 선박 입·출항법, 선박안전법, 선원법, 해운법 등 나머지 해상안전 법안들은 시간 부족과 이견으로 손도 대지 못했다. 자신들의 직무 유기를 은폐하고 성난 민심에서 비켜서려는 벼락치기 입법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할 만큼 여야 정치권이 민생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세월호 참극의 아픔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행태는 몇몇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몰지각한 행태에서도 드러난다. 긴박한 구조 현장에서 그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할 처지에 여야 지방선거 후보들은 앞을 다퉈 진도 참사 현장으로 달려갔다.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고, 구조 당국자들에게 호통을 치는 시늉을 하면서도 꼬박꼬박 보좌진을 시켜 ‘인증사진’을 찍었다. 그러곤 슬그머니 참사 현장을 떠나 자신의 지방선거 홈페이지에 이들 사진을 내걸었다. 참사의 아픔조차 선거운동에 활용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행태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이혜훈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사 경선과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이낙연·이용섭 의원이 이들이다. 해양수산 정책을 관장하는 정책조정위원장(이혜훈)과 해양환경운동연합 중앙회장(이낙연), 건교부 장관과 국회 국토해양위원(이용섭)을 지내 세월호 참극의 책임에 있어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이다. 2009년 이후 매년 여야 의원들이 해운 비리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한국선주협회의 지원을 받아 해외 항만 시찰 명목으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난 것을 보면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 비리와 직접 연결될 개연성마저 제기되는 형국이다. 여야는 정부의 무능한 재난 대응을 질타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말로만 ‘죄인’ 운운한다고 해서 국민의 대표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 [사설] 반복되는 참사 뒤에 솜방망이 처벌 있다

    그동안 많은 대형사고가 일어났지만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들에 대한 처벌 수위는 낮았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안전불감증을 키워 또 다른 사고를 부르는 원인이 된다. 지난 5년간 통계를 보면 운항 중이던 선박 100대 중 1대꼴로 충돌·좌초·침몰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그중에 82.1%가 선원의 과실이 원인이었지만 선원의 징계건수는 매년 줄었고 면허취소는 단 한건도 없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온정주의는 해양 사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년 전 승객을 버리고 달아났다 32명을 희생시킨 죄목으로 기소된 이탈리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선장은 징역 2697년형을 구형받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사고에서 이준 당시 삼풍건설 회장이 받은 형량은 징역 7년 6개월이었다. 101명이 숨진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에서는 공사 현장소장이 징역 5년을 받는 데 그쳤다. 23명이 참변을 당한 씨랜드 수련원 화재 사고에서 대표는 단 1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사고의 주범들이 관대한 처벌을 받는 이유는 온정주의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법에 규정된 처벌 규정이 약하다. 대형 참사에는 주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적용되는데 법정최고형이 겨우 징역 5년이다. 다른 죄목을 추가해도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법리 적용에 소극적인 판검사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과실치사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 가능한 법 조항들을 최대한 동원해서 엄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피고인들이 대규모 변호인단을 앞세워 변론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검찰이나 법원이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따라서 일벌백계를 외치면서도 결과는 흐지부지되고 마는 현실을 바꾸려면 우선 법 규정부터 강화해야 한다. 법의 빈틈이 있다면 국회나 정부가 나서서 입법을 보완해야 한다. 검사나 판사는 법리 적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죄를 감정대로 처벌할 수는 없다. 국민감정이 들끓는다고 해서 법에 없는 사형죄를 선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사람, 곧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법이 국민감정과 완전히 괴리될 때는 법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수백명의 무고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사고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정의가 바로 선다. 그래야 사회 전반에 안전 의식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 관계자, 해경 등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게 법률로 가능한 최고의 형량이 선고돼야 하는 이유다. 그러지 않고서는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 美, 원유싣고 달리던 유조화물열차 탈선, 화재

    美, 원유싣고 달리던 유조화물열차 탈선, 화재

    지난달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제임스강을 따라 달리던 CSX사 유조화물열차가 린치버그 시내의 선로에서 탈선해 화재가 발생했다. 원유를 싣고 달리던 이 열차는 총 15량의 화물열차로 7량이 탈선, 그중 3량이 강물에 떨어졌다. 열차 탈선 직후, 마찰 때문에 생긴 불꽃으로 시커먼 연기와 함께 커다란 화재가 발생했으며, 탈선으로 흘러나온 기름이 강으로 유입되면서 원유 유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번 유조화물열차의 화재로 주변 건물들과 가옥의 주민들에게 한 때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선은 오후 1시 30분에서 2시 사이에 발생했으며 탈선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영상=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과적 위험 경고 무시 선사 직원 2명 체포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출항 당일에 ‘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실어 배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선원과 선적업체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30일 세월호 출항 당일인 지난 15일 화물이 과적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청해진해운 물류담당 팀장인 김모씨와 해무팀장 안모씨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세월호에는 3608t(자동차 180대 포함)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월호가 복원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화물 987t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청해진해운은 출항 당일 화물 선적업체로부터 “짐이 많이 적재되니 밸런스를 잘 확인하라”는 말을 들은 1등 항해사 강모(42)씨에게서 이를 전달받았지만 무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의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안씨는 세월호 본래 선장인 신모(47)씨가 배 복원성에 문제가 있다고 건의했으나 이를 무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합수부는 세월호 수색에 참가한 잠수사들로부터 선체 구조가 당국을 통해 파악한 것과 다르다는 증언이 나와 세월호의 구조변경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일본 정부로부터 설계도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원들의 탈출 이후 통화 내역을 조사하기 위해 선사 직원 14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며,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에 선원과 선사 직원의 휴대전화 분석을 의뢰해 사고 당시와 탈출 이후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한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이날 유씨 일가의 계열사 중 하나인 ㈜다판다 대표 송국빈(62)씨와 ㈜아해 전 대표 이강세(73)씨, ㈜아해 현 대표 이재영(62)씨 등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유씨의 차남 혁기(42)씨와 핵심 측근 등 3명에 대해 2일까지 출석하라고 이날 재차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2차 소환 요구에도 불응하면 이에 상응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녀와 핵심 측근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 유씨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구본영 칼럼] ‘각자도생하는 나라’로는 안 된다

    [구본영 칼럼] ‘각자도생하는 나라’로는 안 된다

    거센 조류 속 진도 앞바다에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벌써 보름째다.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 한명의 생존자도 건져내지 못하는 구조작업을 지켜본 국민치고 한없는 무력감을 느끼지 않는 이가 어디 있으랴. 이번 참사로 온 국민은 두 번 절망했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어처구니없는 인재(人災)임을 확인하면서, 그리고 구조과정에서 무능력한 국가의 모습을 보면서. 둘 다 리더십의 문제다. 지도력을 뜻하는 영어의 리더십은 ‘리더(leader)+십(ship)’이란 두 단어의 복합어다. 배를 지휘하는 선장은 지도력의 대명사인 셈이다. 사고를 내고도 승객을 버린 세월호 선장이나 구조과정에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한 정부에 대해 국민적 원성이 높아진 이유다. 물론 팬티 바람으로 도망친 이준석 선장과 선박직 선원들은 주범으로 단죄받아 마땅하다. 승객들을 물이 차오르는 배에 팽개친 채 제 한 몸부터 빠져나온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언론은 앞다퉈 우리에겐 왜 제대로 된 선장이 없느냐고 한탄한다. 민간인 승객만 구조선에 태우고 선원 전원과 함께 희망봉 앞바다에서 산화한 영국의 비컨헤드호 선장을 들먹이면서. 소수의 승객만 구했지만, 배에서 최후를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타이태닉호 스미스 선장도 새삼 영웅시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의인 10명이 없어 유황 불벼락을 맞은 소돔과 고모라일 리는 없다. 세월호에도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데도 자신의 구명조끼까지 어린 학생들에게 입혀주고 구조에 힘쓴 고 박지영씨나 양대홍 사무장 같은 승조원들이 있었다. 외신들도 이들을 ‘살신성인의 영웅들’로 꼽았다. 따져 보면 우리에게도 책임감 있는 선장인들 없었겠는가. 아덴만의 해적과 목숨을 걸고 싸운 석해균 선장도 있었다. 사실 타이태닉이나 비컨헤드호 선장은 사고를 부른 실패한 선장들이었다. 반면 이순신 장군은 수군과 백성들을 사지에 내모는 해전은 최대한 피하려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노심초사한 진정한 리더였다. 하긴 선진국 이탈리아에도 비루한 선장은 있었다. 2012년 지중해에서 여객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좌초했을 때 세티노 선장은 승객들보다 먼저 구명정에 탄 뒤 부두에서 택시로 줄행랑을 놓았다. 하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우리와 다른 게 있었다. 선장에게 “배로 돌아가, 이 썩을 놈아”라고 호통을 친 해안경비대장이 있었고, 그래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누가 과연 자신 있게 이준석을 돌로 내려칠 것인가. 월봉 270만원짜리 그 비정규직 선장의 뒤에는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세월호를 화물선처럼 활용한 선주가 있다면 말이다. 더군다나 승객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과적을 일삼은 그 해운사의 배후에는 이를 눈감아주는 해수부 관료 마피아가 있었다지 않은가.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강조하는 미국인 해난사고 전문가 인터뷰에 달린 댓글을 보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국에서 그렇게 했다간 승객들이 왜 시간 낭비하느냐고 항의하며 난리가 난다”라는 지적에 기성세대로서 피기도 전 꽃봉오리 같은 고교생들을 저 차가운 맹골수도에 수장한, ‘안전불감증 사회’의 공범일 수도 있다는 회한이 밀려왔다. 선·후진국을 가르는 것도 결국 머리카락 한 올 차이다. 개개인이 문제가 있더라도 시스템이 똑바로 굴러가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류현진인들 늘 잘 던질 순 없다. 때로 그가 무너지더라도 중간계투·마무리 등 불펜이 체계적으로 받쳐주는 팀은 쉽게 패배하지 않는다. 각자도생(各者圖生)을 권하는 나라는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일군들 문명국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침 국가개조론이 거론되고 있다. 개인 윤리를 강조하기에 앞서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국민의식을 내면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참사를 예방하긴커녕 수습에도 극히 무기력했던 관료조직부터 대수술해야 한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를 나누는 시대구분이 가능하도록 우리 안의 안전불감증, 또 그 안의 성급한 욕심을 확실히 걷어내야 할 시점이다.
  • “내 구명조끼 입어” 세월호 침몰 당시 객실 동영상 보니.. ‘안타까워’

    “내 구명조끼 입어” 세월호 침몰 당시 객실 동영상 보니.. ‘안타까워’

    ‘내 구명조끼 입어’ 세월호 침몰 당시 4층 객실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7일 JTBC ‘뉴스9’은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인 故 박수현 군이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침몰 당시 4층 객실 상황이 담긴 것으로 박수현 군의 아버지가 허락해 전파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동영상에는 학생들이 배가 기울자 “나 진짜 죽는 거 아냐” “엄마, 아빠, 내 동생 어떡하지”라고 말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만을 따르며 불안에 떨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학생들은 극한의 위기 상황에서도 서로의 구명조끼를 챙겨주며 “내 구명조끼 입어”라고 말하고 있어 뭉클함을 주고 있다. 네티즌들은 “내 구명조끼 입어, 저 상황에 남을 챙기는 아이들”, “내 구명조끼 입어.. 선장 선원들과 너무 다른 학생들”, “내 구명조끼 입어, 눈물 터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JTBC(내 구명조끼 입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누구를 위한 재난 보도인가/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누구를 위한 재난 보도인가/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주째다. 신문과 방송은 물론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모든 매체가 세월호 보도로 뒤덮였다. 엄청난 보도의 양은 현재의 비감함의 무게에 걸맞을지 모르지만, 보도의 질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과연 이러한 보도들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일반적인 사건의 보도는 알 권리가 우선일 수 있으나, 이와 같은 큰 재난의 보도는 인명의 신속한 구조에 도움이 되는 보도,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보도, 그리고 재난의 충격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보도가 돼야 한다. 사고 첫 날, 그 많은 언론채널들은 하나같이 배가 기울기 시작한 때부터 가라앉을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의 상황을 그저 관찰만 하듯 보도했다. 언론기관에 인명구조의 1차적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렇게 눈앞에서 배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데도 선체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보도만 되풀이하며 몇 명 구조됐다고 수정을 거듭하는 공무원들의 브리핑만 반복 방송하기 바빴다. 공무원들 브리핑은 현재 몇 척의 선박과 몇 대의 헬기를 동원했는지, 몇 명의 잠수부를 투입했는지, 그야말로 열심히 하고 있음을 알리려는 데 더 초점이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촌각을 다투는 생명 구하기’에 1차적 초점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언론은 그것을 또 그대로 반복해서 보여 줄 뿐이었다. 선장의 존재도 이튿날에야 상세히 보도됐다. 점점 더 깊이 빠져들어가는 배 안에서 어린 생명들의 생존가능성은 순간순간 줄어들고 있는데도, 둘째 날은 선장의 비도덕적 행동을 공격하는 데 언론의 초점이 맞춰졌다. 이미 빠져나온 선장을 공격하는 건 아이들을 구하고 나서 해도 충분했다. 이미 많은 아이들이 희생된 후에 감성을 자극하고 마녀사냥을 하는 것으로는 스러져간 생명을 다시 살릴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자체가 우리사회 여기저기서 ‘기본’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기에, 한두 명의 선장이나 해운업자를 처벌한다고 하여 근본적인 문제까지 해결되지는 않는다. 처벌을 책임지는 기관은 거기에 충실하면 될 것이고, 언론은 언론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 언론이 할 일은 지금 당장 몇 명을 마녀사냥식으로 물어뜯어 분노하고 있는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기보다는, 우리 모두 반성하며 고질적인 ‘기본 무시하기’ 병을 고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재난 초기 모두가 우왕좌왕할 때 과연 언론은 우왕좌왕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상의 일부에 집중해 정서만을 자극하기보다는 상황 전체를 바라보며 무엇보다 ‘인간’의 관점에서 가장 시급한 사항부터 근본적인 해결책까지 실천 확률을 높이는 ‘연결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당연히 지켰으리라 믿었던 운항법칙을 준수하지 않고, 질서를 지키면 당연히 구조되리라 믿었던 인간의 신뢰를 처참하게 내팽개쳐버린 이번 사고의 주범은 기본 직업윤리가 몸에 배어 있지 않은 선장 및 선원들과 해운업체다. 이와 유사한 잘못을 또다시 보고 싶지 않다면, 우리가 습관처럼 가볍게 넘겨버리던 ‘기본’의 중요성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 외형의 성과만을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관행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달아야 한다. 수많은 보도 속에 정작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잡음보도를 줄이고, 피해자 권리를 보호하며 치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보도의 질을 높여 주기 바란다. 무엇보다 인간을 위한 보도가 돼야 한다.
  • 희생자 유족 대표단, 침몰 당시 객실 내부 영상 공개

    희생자 유족 대표단, 침몰 당시 객실 내부 영상 공개

    세월호 침몰 당시 객실 내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마지막 모습과 대화가 담긴 전체 영상을 희생자 유족들이 공개했다. 침몰 사고 희생자 유족대표단은 2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와스타디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4분 29초간의 객실 내부 영상을 틀었다. 아이들은 서로를 걱정하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양보하는 등 앞다퉈 탈출한 선원들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영상을 보면 학생들은 최덕하(안산 단원고 2)군이 119 상황실에 처음 침몰 사실을 알린 16일 오전 8시 52분쯤 4층 객실에서 ‘아, 기울어졌어’라고 하다가 ‘다 안정되고 있어’, ‘어 아까보단 괜찮아졌어’라고 말했다.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지 못한 듯 시종일관 웃으며 서로에게 농담을 던진다. 오전 8시 57분쯤 잠시 끊긴 동영상은 오전 8시 59분쯤 다시 촬영됐다. 이때 아이들이 구명조끼를 찾아 입는 모습이 담겼다. 한 친구의 구명조끼가 없는 것을 인지하자 다른 학생들은 친구를 챙기면서 ‘내 것 입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여전히 천진난만하다. 침몰 시작 10분쯤 지나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자 아이들이 불안해하기 시작했고 가족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한 학생은 “엄마,아빠 사랑해요. ○○씨 아들이 고합니다. 이번 일로 죽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엄마, 아빠 사랑해요. ○○(동생)아 으 너만은 제발 수학여행 가지마. 오빠처럼 되기 싫으면. 알았지? 제발 살려줘 마지막이야”라고 말했다. 또래끼리 함께 있어 든든했는지 시종일관 웃음기를 잃지 않았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이 가득 담겼다. 다른 학생도 “엄마, 아빠 사랑해요” 등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는 걸 잊지 않았다. 아이들은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오히려 “갑판에 있는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선생님들도 다 괜찮은 건가” 하며 교사와 친구들을 걱정한다. 영상에 담긴 모습은 여기가 마지막이다. 영상에 비친 내부는 이미 기울대로 기울어 아이들이 복도벽을 바닥인 것처럼 기대어 누운 자세로 있다. 휴대전화 주인인 A군은 23일 시신으로 발견돼 26일 안산 모 장례식장에서 발인됐다. 아이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던 상황에서 선장과 선원 대다수는 이미 탈출에 성공했다. 안내방송만 제대로 했다면 여러 아이들이 살 수 있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산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세월호 성금 모금 반대… 책임질 자들이 먼저 배상하라”

    “세월호 성금 모금 반대… 책임질 자들이 먼저 배상하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주째에 접어들면서 희생자 및 피해자와 가족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세월호 성금을 내서는 안 된다”는 역설적 주장이 누리꾼들로부터 힘을 얻고 있다. 유가족들도 “동의하지 않은 성금 모금을 당장 중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이면에는 정부도, 모금 주체인 언론도 믿지 못하겠다는 뿌리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29일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전국재해구호협회 등 5개 단체는 모두 724억원의 세월호 관련 성금을 모금하겠다고 안행부와 광역 지방자치단체 등에 최근 신고했다. 하지만 “현 국면에서 국민 성금을 모금하려는 것은 꼼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트위터에서 빠른 속도로 리트위트(재전송)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지난 28일 트위터에 “(성금 모금) 취지의 순수성은 의심하지 않지만 진실 발견과 책임 소재의 명확화, 그에 따른 처벌과 배상이 먼저”라면서 “책임질 자들을 탈탈 털고 나서 성금을 모금하자”고 주장했다. 100명이 넘는 실종자를 여전히 찾지 못했고 사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성금을 모금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은 정부와 선사, 선원들이 해 놓고는 왜 국민에게 돈 걷을 생각부터 하느냐”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은 “관련 법에 따르면 모금액의 15%를 방송사 등 모금 주체가 가져갈 수 있다. 일종의 사업이며 남는 장사”라고 지적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실제로 현행 기부금품법 제13조에는 ‘모집된 기부금품의 규모에 따라 15% 이내에서 기부금품 일부를 기부금품의 모집, 관리, 운영, 사용, 결과보고 등에 필요한 비용에 충당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기부금을 모금하고 집행하는 과정에 드는 광고비와 인건비,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 비용 등에 기부금 일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정부의 사고 대응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과거 기부금품의 모금 주체가 돈을 유용했던 사례도 있어서 모금 반대 움직임이 있는 듯하다”면서 “최대 15%까지 행정비용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 대책회의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조직이나 시민단체의 모금은 유가족 의사와 전혀 무관하며 동의하지 않은 성금 모금을 당장 중지해 달라”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하려 한다면 투명한 방식으로 핫라인을 구성해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행부는 뜨거워지는 기부 분위기를 틈타 불법 모금 활동을 벌이는 개인과 단체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행 기부금품법에는 모금 액수가 10억원 이상이면 안행부에 등록하고 1000만원 이상이면 모집 지역과 목적, 금품의 종류, 목표액 등 계획서를 작성해 광역 시·도에 등록하도록 규정돼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인공호흡·심폐소생술 2시간 반복했지만… 차웅이의 마지막 숨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인공호흡·심폐소생술 2시간 반복했지만… 차웅이의 마지막 숨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학생, 제발 숨을 내쉬어다오”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 오전 10시 46분. 처음으로 사고현장에 도착한 목포해경 123경비정(100t급) 갑판에는 단원고생 정차웅(17)군이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 경찰 3~4명과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차례로 돌아가며 정 군의 가슴을 수차례 압박했다. 여의치 않자 50대 남자는 구강 대 구강 방법으로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가슴에 패치를 붙이고 산소호흡기도 얼굴에 갖다 댔다. 이런 과정이 30여분 동안 끊임없이 반복됐다. 그러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정 군은 오전 11시 17분 상공을 선회하던 헬기에 태워져 목포 한국병원으로 향했다. 이런 장면은 28일 해경이 공개한 세월호 침몰현장 ‘초기 구조 상황’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목포 해경 이형래(37)경사는 “어업지도선 선원이 123경비정으로 옮겨온 정 군을 살리기 위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전남도 201호 어업지도선 선원은 “배가 거의 침몰한 10시 25분쯤 좌현으로부터 20~30m 떨어진 해상에서 정 군을 건져내 1차 흉부 압박 등 인공호흡을 한 뒤 병원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 해경 경비정에 넘겼다”며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살렸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정 군이 자신이 입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맨몸을 바다에 던졌다는 증언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헬기에 태워진 정 군이 이후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한 시각은 30분 뒤인 오전 11시 48분. 의료진은 그를 곧바로 1층 응급실로 옮겼다. 3~4명의 장정이 달라붙어 심장제세동기 등으로 전기충격을 가하고 인공호흡을 계속했다. 기자가 병원에 도착할 당시 정 군은 수차례의 흉부압박으로 가슴이 멍들고 바닷물을 마신 탓에 배가 불룩했다. 의료진은 정 군을 살리기 위해 30분 이상 땀을 뻘뻘 흘리며 심폐소생술에 매달렸다. 구조대와 의료진의 숨 가쁜 노력도 허사였다. 정 군은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고통 없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침몰 그 순간에 선사 - 선원 7차례 통화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들이 침몰 직전 승객 구조가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도 일곱 차례에 걸쳐 청해진해운과 휴대전화로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9일 “세월호가 침몰 중이던 16일 오전 9시 1분부터 오전 9시 37분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이뤄진 승무원과 선사 간 통화 내역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가 청해진해운과 35초간 통화한 내용도 포함됐다. 합수부는 통화 내역을 분석해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씨는 사고 30분 전에 조타실을 비우고 선장실에서 휴대전화 게임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선원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원은 합수부 조사에서 “선장이 두 손으로 휴대전화를 잡고 있었는데 게임을 한 것 같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세월호 원래 선장 신모(47)씨는 조사 과정에서 ‘화물을 많이 실을 경우 복원성 문제가 있다고 건의했으나 청해진해운은 이를 무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이날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1시간가량 조사했다. 김씨는 유씨 일가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유씨 일가의 계열사인 문진미디어 전 임원 자택과 회사 회계 감사를 담당한 중앙회계법인 등 4곳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씨에 이어 30일 다판다 대표 송국빈(62)씨를 소환하는 등 측근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 갈 방침이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은 지난 23일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내부 문건을 대량 파기한 혐의(증거인멸)로 해운조합 인천지부장과 팀장급 직원 등 2명을 이날 구속하고, 해운조합 비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선주협회와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인천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하나호 유정충 선장, 선원 전원 피신시키고 통신실에서 유명 달리해

    하나호 유정충 선장, 선원 전원 피신시키고 통신실에서 유명 달리해

    하나호 유정충 선장, 선원 전원 피신시키고 통신실에서 유명 달리해 위급한 상황에서 선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선원 20여명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속초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 하나호의 유정충 선장의 책임감이 지역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하나호 침몰사고는 1990년 3월 1일 오후 1시 51분 쯤 발생했다. 100t급 채낚기 어선인 ‘602 하나호’는 1990년 2월 16일 속초항을 출항한 후 부산 대변항에 잠시 들렀다 같은 달 26일 본격적인 출어에 나섰다. 조업 사흘째인 3월 1일 제주도 서남방 370마일 해상에서 조업을 준비하던 중 오후 들면서 갑자기 몰아친 강풍과 높아진 파도에 기관실이 침수되며 배는 침몰했다. 이 과정에서 유 선장은 선원 21명은 모두 구명정으로 피신시켰으나 자신은 끝까지 통신실에 남아 구조신호를 보내다 끝내 배와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유 선장의 구조요청 신호를 포착하고 구조에 나선 선단에 의해 사고발생 12시간 만에 가까스로 구조된 선원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당시 유 선장이 선원들을 대피시킨 뒤 긴급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은 채 자신도 배에서 내렸다면 구명정으로 피신했던 선원들도 강한 풍랑 속에서 무사히 구조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유 선장의 장례식은 같은 달 9일 처음이자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전국어민장’으로 치러졌다. 정부도 국민훈장 목련장을 추서했다. 유 선장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자 설립된 기념사업회는 1991년 1월 9일 추모 동상을 속초에 건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씨 페이퍼컴퍼니 등 4곳 추가로 압수수색

    유씨 페이퍼컴퍼니 등 4곳 추가로 압수수색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은 목포해경과 전남도소방본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해경이 합수부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날 압수수색은 검찰에서 맡았다. 28일 합수부는 목포해경 상황실과 전남도소방본부 119 상황실에서 최초 신고 녹취파일, 근무일지, 상황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업무 태만이나 부실 대응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목포해경 상황실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 52분 최초 신고자인 단원고 학생에게 일반인으로서는 알기 어려운 위도와 경도 등을 물어 구조 작업에 나서기까지 시간을 허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요 선원 15명을 구속한 합수부는 검찰로 송치된 이준석(69) 선장 등 선원 3명을 상대로 사고 경위나 원인 등에 대해 보강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도 이날 유씨 일가의 자금줄로 지목된 페이퍼컴퍼니와 측근의 주거지, 계열사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유씨 일가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9일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은 지난 23일 검찰의 압수수색 전후로 다량의 문건을 파기한(증거인멸) 혐의로 해운조합 인천지부장과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이날 체포했다. 검찰은 또 해운조합 인천지부 사무실과 체포된 3명의 자택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인천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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