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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가리 10배’ 맹독성 파란고리문어 울산서 발견

    ‘청산가리 10배’ 맹독성 파란고리문어 울산서 발견

    울산 앞바다에서 맹독성 파란고리문어가 발견돼 선원이나 관광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울산해경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30분쯤 북구 강동산하해변 앞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 선장이 “통발에 걸린 문어가 맹독성 문어로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해경은 문어 사진을 국립수산과학원에 보내 자문을 의뢰한 결과 파란고리문어로 확인됐다. 파란고리문어는 침샘 등에 청산가리 10배의 독을 가지고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주로 남태평양 등 아열대성 바다에 서식하는데,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해경 관계자는 “조업 중인 선원들에게 문어 발견 시 절대 만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며 “강동산하해변은 야외 캠핑이나 낚시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배 타고 몰래 출국하려던 이태원 방문한 외국인 검거

    배 타고 몰래 출국하려던 이태원 방문한 외국인 검거

    부산 신항에서 몰래 배를 타고 출국 하다 붙잡힌 20대 외국인이 서울 이태원 방문자로 확인돼 해경이 해당 밀출국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하고 밀출국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 창원해양경찰서는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국적 A(29)씨를 밀출국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A씨는 지난 17일 오후 1시 42분 경남 거제시 능포항 동쪽 방향 10.1㎞ 떨어진 해상에서 중국 상하이로 이동 중이던 몰타국적 9만 4684t급 배 보일러실에 숨어있다 선장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붙잡혔다. A씨는 부산신항에서 이 배를 몰래 타고 밀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타고 있던 배에는 선장과 선원 등 모두 20명이 타고 있었다. A씨는 승선원들과는 모르는 사이로 확인됐다. 해경은 A씨 휴대전화에 서울시가 지난 4월 24~5월 6일 사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보낸 코로나19 관련 안내 문자 메시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부산신항 검역소에 통보해 A씨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한 뒤 격리조치했다. 해경은 A씨가 “이태원에 거주는 했지만 클럽 등 유흥업소에는 간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해경조사결과 지난 2014년 한국에 입국해 근로자로 일했던 A씨는 “한국 생활이 지겨워 에리트레아로 돌아가기 위해 몰래 배를 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해당 선박은 선원들이 모두 탄 상태로 부산신항 묘박지에 대기조치했다. 해경은 A씨가 검사결과 음성으로 판정되면 A씨가 타고 있던 선박과 승선원들은 목적지로 출발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세계 유일 코로나19 청정대륙…남극 확진자 0명 비결은?

    세계 유일 코로나19 청정대륙…남극 확진자 0명 비결은?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진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은 대륙이 있다. 남반구의 빙하천국 남극이다. 남극에선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시기에 맞춰 관광객의 발걸음이 뚝 끊긴 데다 엄격한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덕분이다. 칠레의 남극기지 대장 알레한드로 발렌수엘라는 "환경적으로, 지리적으로 고립된 곳에서 (철저한 방역을 위해) 또 격리에 들어간 상태"라며 (덕분에) 지금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극에는 칠레 기지를 비롯해 약 40여 곳의 베이스와 연구센터가 들어서 있다. 남극의 관문으로 불리는 남쉐틀랜드 필즈만에 위치한 칠레 기지엔 해병대, 공군, 민간항공총관리국 등에서 파견된 대원 10명이 상주한다. 칠레기지는 한국을 비롯 러시아, 우루과이, 중국 등의 기지와도 가까워 평소엔 교류가 활발한 편이었다. 외부에서 부식 등 생활물자가 도착하면 서로 하역을 돕고, 설날(신정)이나 크리스마스 등을 맞으면 함께 파티를 벌이곤 했다. 국적을 초월한 공동체였던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이런 교류는 끊어졌다. 기지마다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때문이다. 남미 등 대륙에서 남극으로 건너오는 물자는 하역 전 반드시 소독을 한다. 물자를 싣고 온 선박의 선원들은 가능한 하선을 하지 않는다. 남극기지 대원들과의 접촉도 최소로 제한된다. 내부적으로도 엄격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다. 칠레 기지의 경우 한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대원의 수를 최대 4명으로 제한했고, 체육관 시설은 아예 사용을 금지했다. 아예 상주대원의 수를 확 줄인 곳도 있다. 우루과이는 남극기지에 상주하는 대원의 수를 19명에서 9명으로 줄였다.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연말에야 교체 대원이 들어올 예정"이라며 "그때까진 9명이 기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라도 감염자나 나온다면 의료시설이 열악한 남극에선 정말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남극을 찾는 관광객의 발걸음은 완전히 끊겼다. 남극에서 생활하는 '남극인'의 입장에서 보면 다행스런 일이다. 관광객을 태운 선박이 마지막으로 남극에 정박한 건 지난 3월 3일이다. 공교롭게도 칠레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날이다. 이날 이후 남극엔 외부 관광객의 발걸음이 닿지 않고 있다. 칠레 남극기지 관계자는 "4월부터는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긴다"며 "한편으론 다소 안심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남극을 찾는 관광객은 약 5만에 이른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침몰 3년 지나도 원인 몰라… 외교부, 수색 정보공개 시간끌기”

    “침몰 3년 지나도 원인 몰라… 외교부, 수색 정보공개 시간끌기”

    2017년 3월 31일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가던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가 남대서양 우루과이 해역에서 침몰했다. 이 배에 타고 있던 한국인 선원은 8명. 3년이 지난 지금도 이 선원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리고 배가 왜 침몰했는지 밝혀진 게 없다. 지난해 2월 정부가 심해 수색을 통해 사람 뼈로 보이는 유해 일부를 발견했지만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수색업체와 계약을 할 때 유해 수습 문제는 빠져 있었다고 한다. 당시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심해 수색을 한다고 발표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한 차례로 끝났다. 실종자 가족은 주무부처인 외교부를 상대로 심해수색용역 계약서 등을 공개하라고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외교부는 거부했고 결국 법원으로 갔다. 1심은 지난달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외교부가 다시 항소했다. 실종자 허재용(침몰 당시 33세) 2등 항해사의 친누나들이자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영주(오른쪽·43)·경주(왼쪽·41)씨는 지난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부가 시간 끌기를 한다”며 “침몰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나선 지난 3년간 살아남은 가족들의 시계도 멈췄다”고 말했다.-시간 끌기라고 보는 이유는. “1심은 대법원 정보공개법 판례에 충실했다. 유해는 점점 부식되고 사라지는데 외교부는 3심까지 갈 모양이다. 그사이 인사발령이 나서 담당자는 바뀔 것이고, 가족들 힘빼기로 가는 것 같다.” 지난달 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성용)는 허씨 측이 외교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허씨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만일 공공기관이 계약 상대방과의 비공개 합의만으로 해당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공공기관이 정보공개를 회피할 목적으로 계약 내용에 비공개 합의를 넣어 정보공개법 규정을 형해화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유해 수습이 시급한데. “확인된 게 없으니 사망신고를 못 하고 있다. 그러니 동생은 법적으로 자연인이다. 주민세도 내고 운전면허증도 갱신하라고 해서 어머니가 직접 다녀왔다.” -2차 수색은 진척이 없나. “예산이 없다고 한다. 선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면 되지 않느냐’고 해도 외교부는 ‘세월호도 못했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반문하더라. 그런데 지난 1월 세월호 참사 관련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승소했다.”-정부 입장이 달라졌나. “우리도 궁금하다. 문제는 그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외교부 담당자를 못 만났다.” -문재인 정부 ‘1호 민원’인데 정부의 해결 의지가 안 보인다. “초반에는 주무부처를 인정하는 데도 오래 걸렸다. 김영춘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외교부가 주무부처라고 해서 외교부에 찾아갔더니 ‘여기 와서 왜 이러느냐’고 하더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는 해외 재난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외교부 장관이라고 명시돼 있다. ‘해외 재난이 발생하면 외교부에 수습본부를 둔다’는 조항이 2012년 ‘외교부 장관이 중앙대책본부장 권한을 행사한다’는 규정으로 개정됐다. 외교부 장관도 이를 모르고 있었다. 2017년 8월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이태규 당시 국민의당 의원은 스텔라데이지호 사건과 관련해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것을 질타하기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이렇게 물었다. “해외 재난이 발생할 경우 중앙안전대책본부장이 (외교부) 장관님이신 것은 알고 계시지요?” 취임 후 두 달 지난 강 장관은 “죄송하다. 이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됐다”고 답했다. -정부가 법을 모른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침몰 이후 5개월 동안 실무자들이 어떻게 보고했길래 장관이 모른다고 했을까 싶다. 그 무렵 우리끼리 머리(대통령)가 바뀌어도 수족(관료)은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서명운동이라도 다시 해야 하나. “2017년 8월부터 10만명 서명운동을 해서 2018년 1월 2일 청와대에 박스째로 들고 가 직접 냈다. 2019년 3월 2주기 때도 2차 서명운동지를 냈고, 올해 3월에도 3차 서명운동지를 제출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 지금까지 서명운동 받은 인원만 20만명이 넘는다.” -서명운동이 쉽지 않았을 텐데. “부모님이 광화문광장에서 일일이 시민들한테 설명해서 받아냈다. 더운 여름 10분도 쉬지 않고 생수를 머리에 쏟아부으면서 그렇게 다니셨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욕하고 때리고,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면서 ‘이거 먹고 떨어지라’고 해도 버티셨다.” -그 덕분에 1차 수색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심해 수색에서 블랙박스(1개)를 수거하고 유해가 발견됐다고 했을 때는 ‘이제 수색 결과를 분석하고 복원하면 끝이겠구나’ 생각했다. 더이상 광화문에서 팻말 안 들고 서명 받으려고 사람들한테 매달리지 않아도 될 줄 알았다.” -블랙박스 분석 결과는. “영국 전문기관에 맡겼는데 데이터칩 두 개 중 하나는 깨져 있고 멀쩡해 보였던 나머지 하나도 7%밖에 복원이 안 됐다. 복원 내용도 유의미한 게 없었다. 더 깊은 바다에서 발견된 블랙박스도 복원이 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이 든다.” -침몰 원인을 밝혀내야 할 텐데. “스텔라데이지호는 일본에서 만든 유조선으로 2010년 폐선돼야 할 운명이었다. 한국 선사가 헐값에 사들여 중국에서 화물선으로 개조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 배를 운항할 수 있게 승인해 줬다.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예견된 인재(人災)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런 개조 화물선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브라질 최대 철광석 회사인 발레사가 최근 개조 화물선을 단계적으로 퇴출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했을 때 이 회사 철광석을 운반 중이었다. 외국 기업이 이렇게 나선 건 스텔라데이지호뿐 아니라 개조한 유조선 전체가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선사는 책임을 졌나. “선사 회장이 선박안전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다만 침몰 전 상황을 가지고 판결이 난 것이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선사는 어떤 입장인가. “침몰 직후 회장은 회사가 부도 날 거라면서 그전에 빨리 합의하자고 하더라. 합의금 좀더 챙겨줄 수 있을 때 하자는 식이었다. 심지어 해양수산부 국장도 2주 만에 처음 나타나서 ‘회사가 배·보상을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선사 직원이 ‘허씨 자매가 회사에 합의금 50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무근이라는 점은 이미 사법부 판단을 받았다. 동생이 다들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원인을 규명한다고 해서 죽은 애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저희도 그게 너무 슬프다. 그래도 원인을 규명하려는 건 문제점을 밝혀 해상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 동료들이 악플을 다는 건 너무 상처가 된다.” -이 직원은 명예훼손·모욕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일반인이었다면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이 직원은 이 회사 공무감독이다. 누구보다 선원들과 많은 교류를 해 왔던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 충격이 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6월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피고인이 작성한 글은 거짓된 사실에 기초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저급한 표현을 사용해 모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확정됐다. -진상 규명도 쉽지 않은데 싸워야 할 대상이 많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졌다고 한다. 저희는 이 힘든 시간을 3년 넘게 견뎌내고 있다. 칠순이 넘은 어머니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노숙 농성을 하다 이명 현상이 심해져 왼쪽 귀가 잘 안 들린다. 약을 복용하시라고 해도 ‘내 몸 편하면 죄인’이라면서 참으신다.” -얼마 전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유가족들을 만나러 갔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재난을 직접 겪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곁에서 같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글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석상암/이영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석상암/이영진

    석상암/이영진 이곳에는 스님은 없고 서출동행西出東行하는 약수가 있지 작약밭 밑을 지나 화강암 돌확에 철철 넘쳐나던 생수 속엔 도롱이가 투명한 알을 낳았어 노란 유채밭 속으로 꼬리를 감추던 뱀들은 밤이면 문풍지에 그림자를 남기며 암자 처마 밑으로 기어들고 산은 속이 텅 빈 큰 통처럼 뻐꾸기 울음소리를 법당 안으로 실어 날랐다 아무 데나 두드려도 울기 좋은 밤, 약藥 같은 꽃들이 경전처럼 피어나기 시작했다 선운사의 말사인 이 암자를 안다. 늦봄에 핀 작약 꽃들, 돌확에 터 잡은 도롱이 일가족도 안다. 밤새 울던 소쩍새 울음소리도 알고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탱화도 안다. 이무기처럼 도사리고 앉아 시를 쓰던 동무 하나도 안다. 아무 데나 두드려도 울기 좋은 날들. 선운사 입구에 자리한 흥덕 검문소에서 장발인 나를 버스에서 끌어 내린 경찰관은 내가 시를 쓰기 위해 선운사에 간다는 말을 듣고는 머리를 자르는 대신 다음 버스에 태워 주었다. 잠자리를 알아봐 주던 선원이란 먹물 옷 사내는 내게 절대 중 할 생각은 하지 말고 시 열심히 쓰라고 했다. 삶도 꿈도 사랑도 시로 귀결되던 그 시절, 사십 년 훌쩍 지난 그 시절이 그립다. 곽재구 시인
  • 광주지검 순천지청, 코로나19 관련 사범 14명 불구속 기소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자가격리조치 및 폐쇄조치를 위반한 S교 신도 9명 등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S교 신도인 어린이집 보육교사 A(36)·B(34)씨는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자가격리 지시를 받았는데도 지난 3월 초순쯤 통보를 받은 당일조차도 순천시 소재 2개 어린이집에서 유아 돌봄 활동을 해왔다. S교 교육생인 장애인 활동지원사 C(52)씨도 같은 기간에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음에도 순천시 소재 장애인의 집에서 장애인 돌봄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인 D(36)씨는 입국과 동시에 임시생활시설 격리 후 자가격리로 전환되면서 격리통보와 설명을 받았는데도 임시생활시설에서 나온 당일인 지난 4월 초순부터 한국인 선장 E(55)씨의 여수항 기반 어선에서 선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인 F(29)씨도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음에도 지난달 말 광양시 소재 산부인과에서 지인의 병간호 등을 했다. 그는 자가격리앱에 의한 추적을 피하고자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외출을 하기도 했다. 폐쇄조치 위반사범으로 적발된 S교 신도 G(54)씨 등 6명은 지난 3월 중순 S교로 의심받을 만한 물건의 반출을 위해 순천시 소재 S교 교육관의 출입문에 부착된 행정명령서를 뜯어내고 진입한 혐의다. 순천 소재 병원 직원인 H(58)는 감염을 빙자한 업무방해사범(업무방해죄)으로 붙잡혔다. 그는 병원 처우에 불만을 품고 지난 2월말쯤 병원 재활치료실 앞 복도에서 “다 같이 죽으려고 내가 대구와 청도에 다녀왔다. 이사장 불러라. 다 같이 죽자”는 등의 말을 하면서 협박을 했다. H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인 것처럼 허위 소란을 피워 3시간 동안 병원 재활치료실 등을 폐쇄하게 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코로나19 검사 후 자가격리 되도록 한 혐의다. 직업이 없는 I(23)씨는 KF94 마스크를 보유하거나 판매할 의사가 없음에도 지난 2~3월쯤 인터넷을 이용해 마스크를 판매할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1600만원을 받아 사기죄로 기소됐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귀국길 뱃머리 돌려… 국민 구했다는 생각에 뿌듯”

    “귀국길 뱃머리 돌려… 국민 구했다는 생각에 뿌듯”

    사고로 얼음속 갇히거나 충돌 어선 구해 코로나로 발 묶인 선원들 위해 선실 내줘 외국 어선도 구조 ‘남극 산타’ 별명 얻어 “남극 아문센해에서 연구 작업 수행 중이었는데 해양수산부로부터 한국 어선 707홍진호가 얼음 속에 갇혀 조난 상태에 있다는 긴급 구조 요청을 받았습니다. 본선은 즉시 항로를 북쪽으로 돌려 3일간 쇄빙 항해를 한 끝에 조난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유빙 제거 후 인근 다른 어선과 협력해 707홍진호를 안전한 장소로 예인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김광헌(59) 선장의 어투는 군인을 연상시켰다. 아무리 다급해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매사에 꼼꼼하다는 느낌을 물씬 풍겼다. 지난 1월 남극해에서 ‘이빨고기’(메로)를 잡다 조타기가 고장 나 표류한 707홍진호를 구조했던 과정은 상당히 긴박했을 법한데 당시 상황만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지난주 182일간의 연구 활동을 마치고 광양항으로 돌아온 김 선장은 1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다사다난했던 항해를 되돌아봤다. 아라온호는 이번 항해에서 707홍진호를 구조한 것 외에도 파푸아뉴기니에서 고립됐던 한성기업 소속 참치잡이 어선 ‘림 디스커버러호’ 선원 25명을 태우고 함께 돌아왔다. 림 디스커버리호는 지난달 21일 파푸아뉴기니 해상에서 암초와 충돌해 침몰했다. 다행히 모든 선원이 구조됐지만 코로나19로 현지 공항과 항만이 폐쇄돼 발이 묶였다. 이에 귀국 중이던 아라온호가 뱃머리를 돌려 이들을 구출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아라온호 2층 선실 전체를 림 디스커버러호 선원 전용 공간으로 내줬습니다. 서로 식사도 달리하는 등 격리의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 국민을 구했다는 생각에 모든 선원들이 보람차고 뿌듯해했습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STX마린서비스 소속으로 30년째 항해를 하고 있는 김 선장은 2014년부터 아라온호 조타기를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 어선을 구조하는 데도 앞장서 ‘남극의 산타’로 불리는 아라온호지만, 한번 항해하면 6개월 동안 육지를 밟을 수 없는 선원들의 고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김 선장은 “예전엔 비디오 보는 것 외에는 할 게 없었지만, 지금은 배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해 가족과 언제든지 화상통화를 할 수 있어 많이 나아졌다”고 웃었다. “팬케이크 같은 거대한 빙하를 볼 때마다 대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합니다. 하지만 자연 파괴로 빙하가 점점 녹아내리고 있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이 장엄한 대자연을 우리 후손에게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코로나19 청정 경북관광지 23곳 선정

    코로나19 청정 경북관광지 23곳 선정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코로나19 확산을 피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도민을 위로할 수 있는 ‘비접촉 경북관광지 23선’을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관광지는 23개 시·군에 있는 둘레길이나 숲, 공원 등 다른 관광객과 사회적거리를 두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포항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을 비롯해 경주 건천편백나무숲, 김천 친환경생태공원, 안동 하회마을, 구미 금오산 올레길, 영주 무섬마을, 영천 선원마을, 상주 경천대전망대, 문경 진남교반, 경산 반곡지, 군위 한밤마을 돌담길, 의성 조문국사적지, 영양 맹동산풍력발전단지, 청송 주왕산, 영덕 메타콰이어길, 청도 청도읍성, 고령 지산동고분군 고분가얏길, 성주 성밖숲, 칠곡 관호산성들레길, 예천 회룡포전망대, 붕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울진 등기산공원, 울릉 행남해안산책길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경북나드리 블로그(https://blog.naver.com/gbnadri)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조 공사 사장은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관광객에게 경북의 숲, 둘레길 등을 추천한다”며 “비접촉 관광이 경북관광시장에 회복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포스코 물류자회사 올해 안에 만든다

    포스코 물류자회사 올해 안에 만든다

    계열사 분산된 물류 조직·인력 통합 운영 AI·로봇 접목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 해운·운송업계 “사업영역 침범 철회하라” 靑·국회·정부에 ‘설립 반대’ 청원서 제출 포스코 “해운업 진출 계획 없다” 선그어철강기업 포스코가 올해안에 물류자회사를 만든다. 포스코는 12일 그룹 내 물류 업무를 통합 운영하는 법인 ‘포스코GSP’(가칭)를 연내 출범한다고 밝혔다. 포스코GSP는 연 1억 6000만t에 달하는 포스코그룹의 총 운송 물량과 3조원의 물류비에 대한 운영·관리를 총괄하게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SNNC,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별로 물류 기능이 흩어져 있다”면서 “이를 하나의 회사로 통합해 낭비를 제거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GSP는 ‘조달→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철강 제조 단계별로 분산됐던 ‘원료수송 물류’, ‘제품 창고 입고’, ‘운송 계약’을 도맡아 하게 된다. 포스코는 포스코GSP를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물류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또 국내 해운·조선사와 손잡고 선박 탈황 설비 장착,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도입 지원,항만 설비의 전기동력 전환 지원,친환경 운송 차량 운영 지원에도 나선다. 그러자 해운·운송업계는 “포스코가 사업 영역을 침범해 물류 생태계를 흐리려 한다”며 반발했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포스코가 물류비 절감을 위해 설립하는 물류 자회사는 통행세만을 취할 뿐 국제 물류경쟁력 향상에는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해양·해운·항만·물류산업 50만 해양가족 청원서’를 청와대·국회·정부에 제출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도 물류자회사 설립 계획 철회 건의서를 전달했다. 전국해상선원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비용 절감은 차별과 착취, 노동환경 악화를 수반할 것”이라며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에 반대했다. 이에 포스코는 “물류법인은 기존 업무를 통합하는 것이므로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며, 계약 조건이나 거래 구조에 변동사항이 없어 운송사·선사·하역사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포스코는 해운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란 해군 “자국군 미사일에 함정 맞아 19명 죽고 15명 부상”

    이란 해군 “자국군 미사일에 함정 맞아 19명 죽고 15명 부상”

     이란 해군이 자국군 함정이 쏜 미사일에 맞아 보급선 승조원 19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 동안 이란의 전례에 비춰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에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애꿎은 희생이 있었음을 실토한 셈이다. 앞서 영국 BBC는 11일 이란 민영 매체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가까운 오만만 해상에서 프리깃함 자마란 호가 발사한 함대함 미사일에 보급선 코나락 호가 맞아 수십 명의 수병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코나락 호가 침몰했다는 BBC 등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연안으로 예인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반(半) 관영 파르스(FARS) 통신은 이란 해군 훈련 와중에 ‘격추’ 사고가 발생, 한 명의 수병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만 보도했고 AP 통신도 이를 인용해 보도했는데 훨씬 극심한 인명과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을 해군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관할하는 자마란 호는 전날 오후 목표물 지점을 표시하는 임무를 맡은 코나락 호가 충분히 자리를 피한 다음에 함대함 미사일 누르 한 발을 발사했어야 했는데 충분히 거리를 벌리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하는 바람에 무고한 인명이 희생됐다. 사고 지점은 테헤란에서 1270㎞ 떨어진 지점이며 이란 남부 항구 자스크 항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이다. 이란 언론들에 따르면 코나락 호는 2018년 이란 해군에 인수됐으며 1988년 네덜란드에서 건조돼 47m 길이에 40t을 적재하고 20명의 선원이 탑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란 해군의 발표는 너무 많은 인명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 이것도 석연찮다. 이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 가까운 이곳 일대에서 자주 훈련을 실시해 미 해군 제5 함대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지난 1월에도 IRGC 방공대는 테헤란 국제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적의 미사일로 오인해 격추시켜 176명의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킨 바 있다. 이 참사는 그 얼마 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드론 공격에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목숨을 잃어 두 나라 관계가 최악의 긴장으로 치닫던 시점에 일어났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4가지 천문학적 발견’

    [이광식의 천문학+]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4가지 천문학적 발견’

    지난 10일 자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발표된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천문학적 발견에 관한 칼럼을 소개한다. 고대인들의 놀라운 지성과 과학수준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필자는 영국 버밍엄 대학의 박사후 과정에 있는 개리스 도리언이다. 헤로도투스(기원전 484~425)의 ‘역사’는 기원전 5세기 중반 고대 그리스인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놀라운 창을 제공한다. 그들이 몰랐던 사실에 관한 것도 흥미롭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사실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향후 몇 세기 동안 고대 그리스인들은 순전히 자신들의 관찰에 의존해 놀라운 지적 성장을 이룩했다. 헤로도투스는 아프리카가 거의 완전히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는 이집트의 네코 2세(기원전 600경)가 파견한 페니키아 선원들이 홍해에서 시작하여 시계 방향으로 아프리카 대륙 연안을 항해한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인류가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 연안을 일주한 기록이 되며, 여기에는 고대 세계의 천문 지식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도 포함되어 있다. 항해에는 몇 년이 걸렸다. 아프리카의 남단을 돌아 서쪽으로 선수를 돌린 선원들은 태양이 북쪽 수평선 위 오른쪽에 있는 것을 관찰했다. 그러나 지구가 구형이고 남반구가 있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관찰은 당시에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1. 행성은 태양을 공전한다 그러나 몇 세기 후 고대 그리스의 지성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사모스의 아리스타르코스(기원전 310~230)는 태양이 우주의 ‘중심 불'(central fire)이라고 주장했으며, 당시 알려진 모든 행성을 올바른 순서로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태양 중심설, 곧 지동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태양 중심설을 주장한 원문이 남아 있지 않아 아리스타르코스가 어떻게 그 같은 결론을 도출해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태양과 지구, 달의 상대적 거리와 크기를 알고 있었던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지구나 달보다 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당연히 태양계에서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추론했을 것으로 보인다.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재발견하기까지 무려 1700년 동안 아리스타르코스의 지동설이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잊혀졌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2. 달의 크기 현존하는 아리스타르코스의 저작 중에 태양과 달의 크기와 거리에 관한 것이 있다. 이 놀라운 논문에서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과 달까지의 상대적인 크기와 거리에 대해 최초로 시도한 계산을 제시했다. 오랜 관찰에 의해 태양과 달은 하늘에서 겉보기 크기가 같으며, 태양이 달보다 더 멀리 있다는 사실이 당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달이 지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태양 앞으로 지나가는 일식에서 이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달이 정확히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이루는 각도가 직각이며, 세 천체가 직각삼각형을 만든다는 점에 착안,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 세 천체 간의 상대적 거리를 계산해냈다. 그 결과 태양까지의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의 18~20배가 되는 값을 추정했다. 또한 달의 크기는 월식 때 달에 떨어진 지구 그림자의 곡률을 계산하여 지구 크기의 약 1/3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서 태양의 크기(지름)는 지구의 약 7배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름이 7배라면 부피는 7^3 배, 곧 343배나 된다. 이렇게 큰 것이 작은 지구 둘레를 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그는 생각한 것이다. 당시에는 망원경이 없어 태양까지의 예상 거리가 너무 짧았지만(실제 비율은 390배), 달과 지구 크기의 비율은 놀랍도록 정확하다. 달의 지름은 지구의 지름 0.27배다. 오늘날 우리는 첨단 망원경, 레이더 관측 및 아폴로 우주 비행사에 의해 표면에 남겨진 레이저 반사경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달까지의 거리와 크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3. 지구의 둘레 에라토스테네스(기원전 276~195)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수석 사서이자 유능한 실험가였다. 그의 많은 업적 중에는 최초로 알아낸 정확한 지구 둘레 계산이 들어 있다. 피타고라스는 일반적으로 지구 구형설의 초기 지지자로 간주되지만, 지구의 크기까지는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극히 간단한 방법은 지구 둘레의 크기를 알아냈는데, 그것은 태양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어느 날 에라토스테네스는 도서관에 있던 파피루스 책에서 ‘남쪽의 시에네(지금의 이집트 아스완) 지방에서는 하짓날인 6월 21일이 되면 수직으로 꽂은 막대기의 그림자가 없어지고 깊은 우물속 물에 해가 비치어 보인다’는 문장을 읽었다. 이는 곧 시에네가 북위 23.5도인 북회귀선 상에 있다는 뜻이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실제로 6월 21일을 기다렸다가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보았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 그림자가 생겼다. 이는 지구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이라는 뜻이다. 에라토스테네스가 파피루스 위에 지구를 나타내는 원 하나를 컴퍼스로 그렸을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수학적 개념이 정확한 관측과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확인해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다. 그림자 각도를 재어보니 7.2도였다. 햇빛은 워낙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두 곳의 햇빛이 평행하다고 보고, 두 엇각은 서로 같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이는 곧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 사이의 거리가 7.2도 원호라는 뜻이다. 당시 알렉사드리아와 시에네 간의 거리는 약 925㎞로 알려져 있었다. 그 다음 계산은 간단한 것이다. 925x360/7.2 하면 약 46,250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실제 지구 둘레 4만㎞에 약 15%의 오차밖에 안 나는 것이다. 2300년 전 고대에, 막대기 와 각도기 하나로 이처럼 정확한 지구의 크기를 알아낸 에라토스테네스야말로 위대한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 최초의 천문 계산기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계식 계산기는 안티키테라 기계(Antikythera Mechanism)다. 이 놀라운 장치는 1900년 그리스 안티 키테라 섬의 고대 난파선에서 발견되었다. 기계의 표면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설명서의 역할을 한다. 이 중 약 25%에 해당하는 3500여 개의 글자를 해독한 결과 태양, 달, 금성 등 천체들의 움직임과 위치, 일식에 관한 예측 등이 담겨 있었다. 기계는 이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편화되었지만, 손상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십 개의 정교한 청동 톱니바퀴를 가진 박스형 장치였다. 손잡이를 수동으로 회전하면 톱니는 외부의 숫자를 통해 연중 달의 위상, 월식 시간 및 5개의 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위치를 표시한다. 심지어 행성의 역행을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는 누가 그것을 만들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BC 3세기에서 1세기 사이 유물로, 어쩌면 아르키메데스의 작품일지도 모른다. 안티키테라 기계의 정교함을 갖춘 기어 장치 기술은 그후 수천 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이들 작품의 대부분은 역사에서 사라져버렸고, 그로 인해 인류의 과학적 각성은 천년 이상 지체되었다. 이 고대 과학이 계속 이어졌더라면 우리 인류의 문명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발전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죽으면 바다에 수장되는 중국 선박…인도네시아 정부 비판

    죽으면 바다에 수장되는 중국 선박…인도네시아 정부 비판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국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세상에 공개된 중국 선박의 인도네시아 선원에 대한 비인권적 행위와 불법 어업에 대해 비판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10일 인도네시아 선원을 노예처럼 하루 18시간씩 일시키고 사망한 3명을 바다에 수장한 중국 선박회사를 비난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영상회의에서 “19~24살의 인도네시아 선원 49명이 최소 네 척의 중국 선박에서 하루 평균 18시간씩 일해야만 했다”며 “이들 가운데는 임금을 아예 못 받은 선원도 있었고 협의한 임금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열악한 노동환경과 해상 생활조건으로 선원들 3명이 병에 걸려 사망했으며, 태평양에 이들의 시신이 수장됐다고 강조했다. 마르수디 외교장관은 모든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코로나19 검사 이후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13개월 간의 해상생활 이후 한국 부산의 한 호텔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격리 조치돼 있었다.인도네시아 선원 27명은 지난 4월 19일 중국 따리엔 오션피싱(Dalian Ocean Fishing)소속 선박을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이 중 일부 선원이 공익법센터 어필과의 인터뷰를 통해 태평양에서 발생한 인신매매, 노동 착취로 발생한 사망과 시체유기 사건을 공개했다. 중국 참치 연승 선박 롱싱629호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 중 3명이 사망해 바다에 유기됐고 같은 선사의 배를 타고 부산에 하선한 한 명의 선원이 사망해 총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첫 번째 사망자는 2019년 12월 21일 사모아 부근에서 조업하던 롱싱629호 선원 세프리(SEPRI)로 45일 전부터 몸이 붓고 호흡곤란과 함께 가슴 통증을 호소했으나 선장은 사모아 병원으로의 이송을 거절했다. 두 번째 사망은 롱싱629호에서 롱싱802로 이동한 선원 알파타(Alfatah)로 지난해 12월 2일 세프리와 같은 증상으로 숨졌다. 세 번째 사망자는 롱싱629호에서 티엔우로 이동한 아리(ARI)로 역시 먼저 사망한 동료들과 같은 증상을 보였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사망한 당일 따리엔 오션피싱 선사 소속의 선원들이 사체에 닻을 달아 바다에 수장시켰다. 바다에서 사망해 수장된 이들의 당시 나이는 각각 24살, 19살, 24살이다. 중국 선원들은 페트병에 담긴 물을 식수로 사용했으나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바닷물을 정화한 염수를 식수로 써야만 했고, 중국인 부선장과 고참 선원들의 폭행도 있었다.인도네시아 선원들은 계약상으로 월 300~400달러를 받아야 하지만 일 년간 받은 연봉이 우리 돈 약 15만 원 수준이었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증언과 확보된 영상에 따르면 롱싱 629호는 참치 연승 선박이지만 전문적으로 백상아리, 청새리상어 등 상어를 포획했다. 공익법센터 어필측은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승선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중간에 배를 떠나면 임금의 1/3 정도는 돌려받지 못한며 귀국 비용도 자신들이 부담해야 했다”며 “이런 착취와 학대를 견디며 노동을 계속한 선원 중 일부는 결국 죽어서야 배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중국 정부에 양국이 중국 선박에서 벌어진 인권 말살 행위에 대한 공동 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국립박물관, 대작과 함께 돌아오다

    국립박물관, 대작과 함께 돌아오다

    코로나 사태 후 재개관… 생활방역 지침 따라 관람해야코로나19로 웅크렸던 국립박물관들이 재개관에 맞춰 야심 찬 기획전들을 선보인다. ●‘임진왜란 극복’ 이항복 다각도 조망 국립중앙박물관은 백사(白沙) 이항복(1556∼1618) 종가 기증품을 최초로 공개하는 ‘시대를 짊어진 재상: 백사 이항복 종가 기증전’을 오는 9월 13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연다. 임진왜란 극복에 큰 공을 세운 이항복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전시로, 경주이씨 백사공파 종가 기증품 17점과 박물관 소장품 12점이 나왔다. ‘백사선생집’, ‘노사영언’ 등 저서와 임진왜란 승리의 분기점이 된 전투를 그린 ‘평양성 전투도’, 이항복을 서인의 중심인물로 부각한 송시열이 쓴 서예작품을 볼 수 있다.●높이 11m 폭 5m ‘영천 은해사 괘불’ 서화관 불교회화실에서는 ‘영천 은해사 괘불’(보물 제1270호)과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보물 제1857호)를 전시하는 괘불전 ‘꽃비 내리다-영천 은해사 괘불’이 열린다. ‘영천 은해사 괘불’은 높이 11m, 폭 5m가 넘는 대작으로 화폭 중앙에 만개한 연꽃을 밟고 홀로 선 부처가 자리해 있고, 부처 주변에 모란꽃과 연꽃이 꽃비처럼 흩날린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국립고궁박물관은 5월 28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숙종대왕 호시절에’ 테마전을 연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 서거 3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생애와 치적 등을 조명하는 자리다. 당쟁의 폐해를 경계하며 쓴 ‘계붕당시’(戒朋黨詩)를 적은 현판, 신하의 충심을 강조한 그림 ‘제갈무후도’(諸葛武侯圖), 태조 이성계의 여덟 마리 준마를 그린 ‘팔준도첩’(八駿圖帖) 등이 전시된다. ●춘천 ‘새로 발굴된 강원의 보물’ 국립춘천박물관은 지난 10년간 강원 지역 주요 발굴 성과를 주제로 한 ‘새로 발굴된 강원의 보물’전을 마련했다.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영월 흥녕선원 터에서 출토된 반가사유상과 삼척 흥전리 절터 비석 조각을 비롯한 주요 출토품 약 30점이 전시된다. 특히 삼척 흥전리 절터 비석 조각에 대한 최근 연구 성과가 상세하게 공개돼 눈길을 끈다. 6월 21일까지. ●광주 남도불교문화연구회 탁본전 국립광주박물관은 11일부터 8월 9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남도 불교 천년의 증언, 남도불교문화연구회 기증 탁본전’을 펼친다. 탁본은 돌과 금속에 새겨진 글자를 먹을 이용해 종이에 찍어내는 방식이며 과거의 문장과 글씨를 감상할 수 있는 예술작품이다. 2018년 남도불교문화연구회로부터 기증받은 177건 210점의 탁본 중 남도의 불교문화와 역사를 보여 주는 대표작 45건 91점이 소개된다. 모든 박물관은 생활방역 지침에 따라 관람객의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거리두기 관람을 실시하고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마스크, 인도적 목적 해외 지원 늘린다

    마스크, 인도적 목적 해외 지원 늘린다

    수출은 금지… 정부가 재고 사들여 공급 코로나 2차 유행 대비 1억장 비축 계획인도적 목적의 마스크 해외 지원이 확대된다. 국내 마스크 수급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에서다. 정부는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해 일반 국민용 마스크 1억장을 비축할 예산도 확보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행 긴급수급 조정 조치에 따라 마스크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외국 정부가 공식 요청한 수요에 대해 인도적 목적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해외 공급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에 마스크 지원을 요청한 국가는 70여개국에 이른다. 앞서 정부는 해외 거주 가족, 유엔참전용사, 해외 파병 군인, 항공사 해외방역업무자, 국제 항해 선박 선원, 아랍에미리트와 카자흐스탄 소재 병원 파견 직원, 외교부 재외공관 직원 등에게 226만장의 마스크를 지원했다. 인도적 지원은 코로나19 피해가 크고 의료·방역 여건이 취약한 국가, 외교·안보상 지원 필요성이 있는 국가 등이 선정 기준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조달청이 보유한 공적 마스크 재고 물량을 사들여 구매 대상국과 공급 조건이나 수송 방식 등에 대해 협의를 거쳐 공급하게 된다. 우리 기업이 인도적 목적으로 외국 정부에 마스크를 수출할 때는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 국내 수급에 지장이 없도록 공적 물량(생산량의 80%) 범위에서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마스크 해외 공급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K방역’ 등 국위 선양과 외교 관계 목적의 마스크 수출에 70% 이상 찬성했다. 이 처장은 “2차 유행에 대비한 일반 국민용 마스크 1억장 비축 예산을 확보해 준비 중이며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방역 담당자용 마스크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방역 당국은 대구·경북 집단감염 이상의 피해에 대비해 의료진 등의 마스크와 레벨D 보호구, 방호복 등을 비축하고 필요하다면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진단키트도 현재 하루 2만여건 검사 분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로 만약을 대비해 하루 2만 5000건 이상 검사할 수 있는 수량을 상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한국 시민단체들이 언론에 공개한 중국 원양어선의 인도네시아인 선원 착취·시신 수장(水葬) 사건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뒤늦게 격앙된 반응을 낳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이 나라 매체들은 환경운동연합과 공익법센터 어필이 공개한 사건 전말을 앞다퉈 보도했다. CNN 인도네시아는 ‘한국 언론, 중국 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노동 착취 보도’, 콤파스TV는 ‘잔인하다! 중국 어선서 착취당하는 인도네시아 선원’, 비바뉴스는 ‘비극적! 인도네시아 선원 시신을 바다에 버린 중국 어선’ 등의 제목으로 소식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누리꾼들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트위터에 관련 뉴스를 댓글로 올리고 “코로나 사태도 중요하지만,중국 원양어선의 우리 근로자가 착취를 당했다. 이들이 여전히 부산에 있다고 하니 빨리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베이징 주재 대사관을 통해 이번 사건의 해명을 중국 당국에 요구했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외교부는 다른 선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제 해사 관행에 따른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며 “추가 해명을 요구하기 위해 중국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우리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 물을 수 있겠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이들 배에 오른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해서 13개월 동안 한번도 뭍을 밟아보지도 않고 바다 위에서 조업을 하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내려줬기 때문에 우리도 도의적 책임이 없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은 전날에야 보도자료를 배포해 어필 소속 김종철 변호사가 지난달 19일 부산항에 입항한 중국 다롄 오션피싱 소속 어선 롱싱 629호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선원 27명 가운데 일부와 인터뷰를 해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받았다. 1년간 일하고도 우리 돈 약 15만원의 임금을 받는 등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중국 선원들로부터 폭행도 당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인 선원 세프리(24)가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지난해 12월 21일 숨진 뒤 바다에 수장됐다. 남태평양 사모아 부근이었는데 45일 전부터 몸이 붓고 호흡 곤란과 심장 통증이 느껴진다며 병원에 데려다줄 것을 요구했지만 선장은 거절했고 결국 숨졌다. 롱싱 629호에서 롱싱 802호로 옮겨 탄 알파타(19)도 세프리와 거의 같은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엿새 뒤 숨을 거뒀다. 아리(24)도 티엔우 8호로 이동한 뒤 두 선원과 같은 증상으로 17일 간 고통받다 세상을 등졌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사망한 날 사체에 닻을 달아 바다에 수장시켰다며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선사의 배를 타고 부산에 하선한 펜디(21)도 코로나19 격리 중이던 지난달 26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다. 부산의료원에서 사후 검사를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두 네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바다에 시신을 수장하는 행위가 끔찍하고 잔인하긴 하지만 국제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손 변호사는 시신을 냉동 보관하거나 가까운 뭍이나 섬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수장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익법센터 어필이 확보한 선원들의 계약서에 따르면 “외지에서 마주하는 리스크와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은 모두 본인이 책임지며, 본인이 사망했을 경우 선박에 가까운 지역에서 사체를 화장해 인도네시아 본국으로 보내지는 것에 동의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또 “선원이 해야 할 일과 관계없이 선장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는 조항도 있다. 무조건적 복종을 계약한 선원들은 선원들의 구타와 상어 조업 등 불법어업에 가담해야 했다. 중국 선원들은 생수를 마시고 인도네시아인들은 바닷물을 걸러 마시게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런데 선원과 중계업체 간 계약서는 홍콩,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가 사용돼 있고, 선원과 선주 간 체결되는 계약서엔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사용대 선원이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계약을 강요하고 있었다. 또 중국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과 인도네시아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 일부가 다른 것도 확인됐다. 롱싱 629호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들은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게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들은 “바다에 있는 13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육지를 밟아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참치 잡이를 허가받고 상어를 낚아 샥스핀 요리에 쓰일 꼬리만 자르고 다시 바다에 나머지를 던져버리는 잔인한 불법 조업도 일삼았다고 선원들은 관련 증거로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EJF) 등 시민단체는 한 목소리로 “마지막 사망자를 부검해 억울하게 죽은 4명의 사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상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선원이 있으나 모두 수장돼 사인규명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피해자들이 한국에 있을 때 보편관할권 원칙(형법 제296조 2항)을 적용해 수사하고, 억울하게 사망한 선원들을 위해 인터폴 국제수사 공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변호사는 이미 중국 어선은 자국으로 떠나버렸고 인도네시아 선원들도 코로나19 격리 기간이 다 돼 이날 출국할 예정이라며 이 사건이 흐지부지되고 말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프리카 가봉 연안서 한국인 1명 등 6명 피랍… 납치세력 파악 안돼

    아프리카 가봉 연안서 한국인 1명 등 6명 피랍… 납치세력 파악 안돼

    아프리카 서부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 인근 해역에서 3일(현지시간) 어선 2척에 탑승했던 한국인 1명 등 선원 6명이 피랍됐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3일 새벽 4시 40분쯤 가봉 리브르빌 인근 산타 클라라 연안에서 새우잡이 조업 중이던 세네갈 선적 아메르제 2호와 7호 등 어선 2척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납치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조업 당시 아메르제 2호와 7호에는 각각 9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었으며, 납치세력은 아메르제 2호 선원 9명을 7호로 옮겨 태우고 북쪽 방향인 적도기니 코리스코섬 인근까지 이동했다. 이후 납치한 18명의 선원 중 한국인 선장 1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3명, 세네갈 선원 2명 등 6명을 스피드보트에 옮겨 태운 후 도주했다. 나머지 12명은 아메르제 7호를 타고 이날 11시쯤 리브르빌항으로 돌아왔다. 현재 납치세력의 신원과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12월에도 리브르빌 인근 해역에서 해적이 어선 여러 척을 공격해 중국인 선원 4명 등을 억류한 적이 있어 해적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외교부는 3일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구성해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피랍 사실을 가족에게 통보했다. 또 가봉과 프랑스, 미국 등 관련국에 피랍 선원 구출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주가봉대사관도 비상대책반을 구성, 가봉 외교부와 해군 당국을 접촉해 신속한 구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주가봉 프랑스·미국·적도기니 대사관과 선원 구출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신속한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내 관계기관 및 관련 국가 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우리 국민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국인 등 6명 피랍” 가봉 해역서 해적 공격

    “한국인 등 6명 피랍” 가봉 해역서 해적 공격

    AFP통신 “어선 2척 해적 공격받아” 아프리카 서부 가봉 수도 리브르빌 인근 해역에서 3일(현지시간) 어선 2척이 해적의 공격을 받아 한국인 1명 등 선원 6명이 납치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가봉 해역에서 해적 공격 보고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전해졌다. 가봉 당국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해적이 인도네시아인 3명, 세네갈인 2명, 한국인 1명을 납치했다”고 말했다. 가봉 국방부는 AFP의 확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최근 가봉 해역을 포함한 기니만에서는 해적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리브르빌 인근 해역에서 어선 여러 척이 공격을 받았으며 중국인 선원 4명이 억류되고 가봉인 선장 1명이 살해됐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천 찾은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우리가 힘 되겠다” 손길

    이천 찾은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우리가 힘 되겠다” 손길

    “벌써 관련 기사가 줄었어요. 이러다 조용히 묻히면 어쩌죠.” (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족) “뿔뿔이 흩어지지 말고, 피해자들끼리 꼭 같이 헤쳐나가야 해요.”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실종자 가족)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은 지 닷새째인 지난 3일 저녁.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특별한 조문객이 왔다.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이자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허영주·허경주 자매와 어머니 이영문씨였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철광석을 싣고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가던 중 침몰했다. 당시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 등 선원 24명 중 구조된 건 필리핀 선원 2명. 사고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침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22명도 여전히 실종 상태다. 지난해 2월 외교부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을 진행하며 유해가 발견됐지만, 아직 신원조차 파악되지 않아 가족들은 3년째 사망신고도 못하고 있다. 분향소에서 헌화한 뒤 유가족 대기실을 찾은 이들은 이천 화재 유족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가족이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남아있는 사람이 할 건 해야 한다”고 위로했다. 이들이 일부러 이천까지 찾아 유족들의 손을 맞잡은 건 ‘국가의 부재’를 경험한 본인들의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허영주 대표는 “사고 초기 해경, 해수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가 모두 ‘소관이 아니다’라며 떠넘기기만 했다”면서 “해외 선박재난의 경우 외교부가 주무부처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만 넉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특히 해상 사고와 화재라는 종류의 차이만 있을 뿐 사건 이후 기업의 대응이 ‘판박이’라면서 피해자들끼리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이천을 찾은 시공사 건우 대표가 5분 만에 쓰러져 실려 나가는 걸 봤다. 우리도 선사 회장이 링거를 맞고 ‘쇼’하는 등 똑같은 사태를 겪었다”면서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라 정부에서도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등으로 구속됐고,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인양됐다”면서 “누구도 우리 이슈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 때문에 초반에 수사를 확실히 하지 못한 게 끝까지 후회된다”고 말했다.진상규명 절차가 지지부진 이어질수록 여론의 관심도 떨어질 거라며 피해자들끼리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허 대표는 “정부에서 사고 수습을 위해 나서긴 하지만, 결국 피해자 가족이 직접 뛰어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같은 국가적 재난을 겪은 사람으로서 서로 알고 지내다 보면 어떻게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앞서 이천 화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도 조문했다. 유경근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먼저 비극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함께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항해체험하던 학생들, 항공편 끊기자 범선 몰고 대서양 횡단

    항해체험하던 학생들, 항공편 끊기자 범선 몰고 대서양 횡단

    쿠바에서 항해 체험을 하던 네덜란드 학생들이 코로나19로 항공편이 끊기자 체험 중이던 범선을 몰고 대서양을 건너 무사 귀환했다. 14~17세로 구성된 네덜란드 고등학생 25명이 26일(현지시간) 스쿠너(돛대가 2개인 범선)를 타고 쿠바에서 대서양을 횡단해 네덜란드에 도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학생들은 쿠바에서 ‘와일드 스완(Wylde Swan)’호를 타고 6주간의 항해 체험 교육에 참여했는데, 교육이 절반 정도 지났을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졌다. 이들은 쿠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3월 중순쯤 네덜란드로 귀국할 계획이었지만, 항공편 운항이 멈추면서 기약 없이 현지에 발이 묶였다. 이에 항해 프로그램 담당자는 결국 학생들과 함께 7000㎞ 거리의 대서양을 횡단해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배 안에는 학생들 외에도 노련한 선원 12명과 교사 3명이 동승한 상태였다.이들은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루시아에서 따뜻한 옷과 각종 물자를 비축한 뒤 와일드스완 호를 타고 네덜란드 북부 하를링언 항까지 약 5주간의 여정에 올랐다. 항해에 참여한 학생인 아나 마르티어는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수밖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면서 “처음으로 든 생각은 ‘지금 있는 옷으로 어떻게 버티지? 배 안에 음식은 충분할까?’라는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과 심경을 전했다. 이날 오랜만에 육지를 밟고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된 학생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감격을 나눴다. 또 다른 학생 플로어 허크먼스는 “집에서는 혼자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지만, 여기(배)서는 잘 때든, 밥을 먹을 때든 늘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해서 긴장을 놓기 어려웠다”고 말했다.허크먼스를 데리러 나온 어머니는 딸이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을 접하게 되면 오히려 바다에서의 삶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면서 “집에서의 생활은 아주 지루하고, 할 일도 없는 데다 친구도 찾아갈 수 없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번 항해 프로그램을 기획한 회사인 ‘마스터스킵’은 매년 15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항해 체험교육을 진행한다. 마스터스킵의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마이어는 학생들이 선내 생활에 적응하고, 긴 항해 기간에 수업을 이어갈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적응력에 대해 배웠을 뿐만 아니라,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일반적인 학교 수업까지 마쳤다”면서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앞서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쿠바서 범선 체험 네덜란드 고교생들, 비행기 끊겨 그 배로 고향 도착

    쿠바서 범선 체험 네덜란드 고교생들, 비행기 끊겨 그 배로 고향 도착

    이역만리에서 코로나19로 여객기 편이 끊긴 고등학생들이 범선을 타고 고향에 도착해 화제가 되고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네덜란드 고등학생들이 쿠바에서 60m 길이의 범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 26일 고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모험은 전세계에 퍼진 코로나19 때문에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14~17세인 25명의 네덜란드 고등학생들은 6주 간에 걸친 항해 학습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쿠바를 찾았다. 그러나 예정된 프로그램이 절반 정도 지났을 무렵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무섭게 확산되기 시작했고 결국 여객기 편이 끊겨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이역만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주최 측은 놀라운 결단을 내렸다. 직접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을 한 것. 목적지인 네덜란드 북부 항구도시인 하를링언까지의 거리는 약 7000㎞로 총 5주 간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물론 이 배에는 경험많은 12명의 선원과 3명의 인솔 교사가 함께 해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안전을 도모했다. 출발에 앞서 주최 측은 옷과 식량 등 충분한 물자를 비축해 만만의 준비를 갖췄다.   한 학생은 "집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했다"면서 "처음 든 생각은 배에 옷이나 음식이 충분한가 였다"고 밝혔다. 이어 "항해 중 가장 큰 어려움은 40명의 사람들이 좁은 곳에 함께 갇혀있다는 점으로 사생활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배 안에서 수업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번 항해 프로그램을 주최한 회사 측 대표인 크리스토프 메이저는 "배에 탑승하기 전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았다"면서 "선내에서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배웠으며 특히 정상적으로 학교 수업도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이들 학생들이 네덜란드에 있는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25명의 학생들을 실은 배는 26일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해 마중나온 부모들의 환영을 받았다. 다만 네덜란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들은 당분간 집에서 자가격리의 시간을 갖게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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