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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론을박 모병제’] 돈·안보·인구절벽·빈부격차 그리고 일자리

    [‘갑론을박 모병제’] 돈·안보·인구절벽·빈부격차 그리고 일자리

    민주연구원 모병제 전환 이슈 던지자 갑론을박안보 약화, 가난한 청년이 주로 군복무 ‘박탈감’7조원 예산에 표몰이용 반짝 공약에 피로감도반면 여성복무, 양심적 병역거부 등 사회논란 해소수십만 일자리 양성에 GDP 16조 이상 주장도헌법 상 징병제, 핵심 전투병과만 모병제 제언도민주연구원이 쏘아올린 모병제 전환 문제가 갑론을박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본래 민주연구원의 의도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공약으로 모병제를 추천하려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민주당 안에서도 의견이 제각각이고 야당 역시 의견통일이 안 된다. 정리하자면 인구절벽으로 언젠가는 불가피하게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연기를 피우던 시점에, 민주연구원이 뜨거운 감자를 던진 셈이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 및 안보 약화, 가난한 이들이 주로 군복무를 하는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다. 반면 무엇보다 확실하게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게 장점이다. 최첨단 군으로 도약할 경우 안보가 외려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모병제를 당분간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내 이견이 너무 뜨겁게 표출되자 우선은 논의를 미루는 방향으로 식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병제 전환이 시기상조라며 안보 약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며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최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병제로 경제적 약자가 주로 군 복무를 할 경우 계층 간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장경태 당 전국청년위원장은 “징집제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 갈등이 많고, 모병제의 순기능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모병제 도입에 찬성했다. 박범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모병제는 필연적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감소와 첨단과학군과 연결돼있어 검토할 때가 됐다”며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논의되는 중인 것도 참고할 만하다. 진지하게 논쟁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보수, 진보를 넘어선 초당파적 이슈”라며 모병제 논의를 환영했다. 그는 “지금의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 강군을 만들 수 없어, 핵심 전투병과부터 직업군인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징집 자원이 줄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헌법에서 징병제를 명시한 것에 대해서는 핵심 전투병과 중심으로 모병제를 통한 직업군인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신중해야 할 병역에 관한 사항을 포퓰리즘 공약으로 던지고 있다”며 “결국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라 군에 가는 사람과 안 가는 사람이 결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다”고 비판했다.모병제의 배경은 인구절벽이다. 19~21세 남성은 100만 4000명에서 2023년 76만 8000명으로 23.5%가 급감한다. 2025년에는 징병제 유지 자체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도 이에 따라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상비병력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족한 인력은 여군과 중간간부(중·상사 및 대위)의 복무기간을 늘려 대응할 방침이다. 게다가 국방부는 징병제의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첨단 무기를 다루게 된다는 점에서 실제 능숙한 병력으로 근무하는 기간은 1년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연구원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징병제로 인해 학업·경력 단절과 같이 발생하는 기회비용은 최대 15조 7000억원이다. 또 모병제로 사병 18만명을 감축하면 국내총생산(GDP)이 16조 5000억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군 가산점 찬반 논란, 양심적 병역거부, 병역기피, 군 인권 학대 등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했다. 모병제로 수십만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의견도 내놓았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다. 모병제 시행을 위한 예산은 7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또 최첨단 무기가 도입돼도 아직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안보업무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빈부 격차로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군복무를 할 경우 사회통합에 저해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간 모병제는 총선 때면 나오는 단골 메뉴였다. 20대 남성을 위한 표몰이용 공약으로 반짝했다 없어지는 게 반복되면서 해당 이슈에 대한 피로감도 높은 게 사실이다. 즉, 현실성은 없는데 선심성 공약으로 남발되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많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반쪽짜리 광역도시권 교통정책

    [최만진의 도시탐구] 반쪽짜리 광역도시권 교통정책

    교통 체증은 주로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큰 사회적 문제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겪는 교통 혼잡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다니는 사람들은 하루 시간의 10분의1인 두 시간 이상을 길바닥에서 소요한다고 한다. 교통은 소음과 매연을 발생시키는 주된 환경오염원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또한 넘쳐나는 자동차와 도로 그리고 주차시설은 사람을 도시공간에서 몰아내어 소외시킴으로써 지역의 공동체 및 정체성을 파괴했다. ‘교통혼잡비용’은 이 같은 교통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액을 산정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수십조원에 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고질적 문제 해소를 위해 ‘광역교통 2030’ 대책을 내놓았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지금보다 약 두 배에 가까운 광역 철도망 길이의 확장, 외곽순환도로 및 지하 대심도 개설, 기존 도로의 복층화 등이다. 이 외에도 교통수단 간 그리고 먼 거리 기차와 도시 내부 트램-기차의 환승 편의성 제고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수도권의 주요 거점 간의 통행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인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은 매우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고비용 사업인 철도 건설을 포함한 각종 도로 개설 사업에 소요될 어마어마한 예산에 대한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상당 부분이 구체적 타당성과 계획성을 결여한 선언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선심성 제안이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대중교통중심으로의 전환과 대폭적인 도로망 확충이 옳은 방향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자칫 반쪽짜리 해결책이 될 수가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자동차를 이용할 필요성이 없거나 적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처럼 기계적 동력수단을 이용해서 이동해야만 한다면 사람들은 편리한 자동차를 더 구매하려 들 것이다. 이 경우 지금처럼 자동차 증가율이 도로증가율이나 대중교통 이용률을 앞지르게 됨으로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잠만 자고 대도시로 출근하는 소위 ‘베드타운’을 ‘자족 도시’로 대체해야만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는 동네를 쾌적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사람 중심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자기가 사는 지역이 행복하면 다른 동네를 자주 갈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도시과밀화는 또 하나의 큰 걸림돌이다.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넘어서버린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도 국토의 균형발전이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인 것이다. 이처럼 교통 문제 해결을 근본적이고 복합적인 처방이 아닌 단순히 교통 인프라의 증설에만 의지하는 것은 투입된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일 수가 있다. 수십년 동안 끊임없이 진행된 도로 및 철도의 건설과 확장이 교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을 되돌아보며 이제는 정말 참된 지혜를 얻을 때다.
  • 신용현 “내년 현금성 지원 예산 54조, 역대 최대 수준”

    신용현 “내년 현금성 지원 예산 54조, 역대 최대 수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1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성 지원 사업 예산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신 의원이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 보고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내년도 현금성 예산은 54조3017억 원으로, 전년 48조2762억 원 대비 12.5% 증가했다. 이는 정부 예산 전체 증가율인 9.3%보다도 큰 증가 폭이다 2017년 예산에서 현금성 지원 사업 예산이 36조465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년 사이 관련 예산이 50.6% 급증했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전체 예산 대비 현금성 지원 사업 예산의 비중도 2017년 9.0%에서 2020년 10.6%로 확대됐다. 현금성 지원 예산 사업에는 기초연금급여, 생계급여, 아동수당, 구직급여, 청년내일채용공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금 등이 포함된다. 신 의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성 지원 사업 예산 편성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당장 현금 지원을 받는 국민들의 만족도는 올라갈지 모르지만, 그 부담은 국민 몫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대비 선심성 예산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정계획을 수정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수도권 서부 GTX·지하 올림픽대로… 예산 깜깜한 ‘교통 비전’

    수도권 서부 GTX·지하 올림픽대로… 예산 깜깜한 ‘교통 비전’

    광역 거점 간 이동시간 30분 내 단축 사업 일정 미공개… 실현 가능성 낮아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 서부에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가칭)을 짓기로 했다. 또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 대심도(지하 40m 이상) 지하도로를 뚫고, 기존 도시철도 구간을 연장해 수도권 주요 거점 간 이동 시간을 30분 내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대략적인 예산 규모와 사업 일정도 제시하지 못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신도시 주민들에게 ‘희망 고문’만 안겨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31일 이런 내용의 ‘광역교통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30년까지 대도시권 철도망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2800㎞로 확대하고 GTX 수혜 인구를 77%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GTX D노선 건설을 검토해 내년 하반기에 구체 계획을 확정 발표한다. 현재 2기 신도시 중 GTX A·B·C노선 이용이 어려운 수도권 서쪽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 등이 주요 거점으로 떠오른다. 또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수도권 동서축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를 대심도로 지하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고양 일산과 김포, 남양주 주민들이 수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사업 계획에 필수인 예산과 일정 등이 제시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철도에만 최소 100조원이 필요해 사업 중 상당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선심성 대책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은 이유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생계유지 구직촉진수당 월 50만원씩 6개월 지급

    생계유지 구직촉진수당 월 50만원씩 6개월 지급

    18~64세 구직자 1·2유형으로 나눠 구직활동 안지키면 수급 중단·환수 北이탈주민·한부모가정 등도 서비스#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최모씨는 최근 한숨이 늘었다. 장사가 잘 안돼 늘어나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가게 문을 닫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실업자의 재취업을 돕는 실업급여 제도를 알고는 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어서다. 취업 준비와 생계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최씨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씨의 고민은 내년 7월부터 조금 덜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구직자를 위해 ‘국민취업지원제’(한국형 실업부조)를 도입하면서다. 고용노동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취업지원제의 근거가 되는 법률인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취업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일부 구직자에게는 생계유지를 위해 구직촉진수당으로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한다. 국민취업지원제는 크게 ‘1 유형’과 ‘2 유형’으로 나뉜다. 나이가 18~64세인 구직자 중에서 중위소득(4인 가구 기준 461만원) 60% 이하에 속하는 사람이 1 유형에 해당한다. 이들은 구직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 수당은 원활한 취업활동을 위한 생계비로써 지급되는 것으로 구직활동 의무만 제대로 이행하면 어디에 쓰는지 문제 삼지 않는다. 지난 3월부터 고용부가 시행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1 유형으로 통합돼 계속 지원한다. 18~34세인 청년층은 ‘청년특례’를 적용받아 중위소득 120% 미만이더라도 구직촉진수당을 받는다. 1 유형에서 정한 조건은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중위소득 100% 미만 가구에 소속된 구직자는 직업 상담 등 정부가 제공하는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는다. 입법예고 기간에 수렴한 의견도 일부 반영한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북한이탈주민이나 한부모가정, 위기청소년 등에게는 소득이나 나이 등 조건을 채우지 못해도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민취업지원제가 기존에 시행하던 취업지원 사업과 다른 점은 법적 근거의 여부다.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는 다른 사업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법률로써 정하는 것인 만큼 권리·의무 관계도 명확하다. 정부가 취업지원 서비스와 구직촉진수당을 제공하는 만큼 구직자도 반드시 구직활동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구직자에게 취업활동계획서를 작성토록 하면서 구직활동 이행 상황도 꼼꼼히 감시하겠다”면서 “부정 수급 등이 적발되면 지원을 중단하고 지원금을 환수하는 절차도 법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정기국회로 넘어간 법안이 통과되고 내년 7월부터 시행하는 게 고용부의 목표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노사정 합의를 이룬 만큼 국회 논의도 다소 수월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세금 퍼주기 정책’을 편다는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35만명에 5218억원의 예산이 쓰일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부는 제도가 정착되는 2022년부터는 연간 1조 30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어린이대공원 야유회’ 편이 지난 10일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2시간 동안 열렸다. 장마와 불볕더위를 피해 오후 6시부터 진행하는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세 번째 순서였다. 40여명의 참석자가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에 어김없이 집결했다. 절기상 말복(11일)과 입추(8일) 사이에 낀 여름의 초절정이지만 54만㎡의 광활한 숲으로 둘러싸인 어린이대공원 안은 마치 에어컨을 켜 놓은 듯했다. 이날 투어는 어린이대공원을 수십번씩 오가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던 동물원, 식물원, 놀이터 같은 전통적인 시설을 중점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평소 별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던 어린이대공원의 존재 이유를 엄마의 입장에서 상냥하고 친절하게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퀴즈쇼도 흥미를 유발했다. 주말 저녁이라 시설물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게 흠이었다.소파 방정환 동상이 서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더이상 어린이대공원이 아니다. 2006년 무료 개방, 2009년 재개장과 함께 사실상 ‘어른이대공원’으로 거듭났다. 1973년 개장 이후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초대형 놀이터이거나 청춘들의 데이트 장소, 지역 주민들의 산책 및 운동용 공원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운영을 맡은 서울시설공단도 세태를 반영해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라고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대공원의 수명이 만료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놀이기구와 식물원, 동물원은 물론 상상나라, 수영장, 어린이회관 같은 정통 어린이·유아 대상 시설이 여전히 동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대공원은 기존에 있던 골프장 코스의 그린을 이용한 잔디밭 조성이 목적이었다. 개장 당시 국민소득 35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의 수도에 건립된 분에 넘치는 어린이 전용 시설이었다. 예산이 없어 부지는 강제로 수용하다시피 했고, 시설은 전문가의 재능기부와 기증, 성금으로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이 조성된 1970년대 초반은 국내 정치·안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던 시절이었다. 어린이대공원 건설계획이 발표된 1971년 4월 20일은 제7대 대통령 선거 일주일 전이었으니,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었다. 또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방북과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면서 남북 간 체제안보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북한 어린이 시설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경쟁의 산물이기도 했다.또 당시 서울의 공원은 창경원(현 창경궁), 남산공원, 사직동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뿐이었다. 1976년 6월 12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가장 많이 놀러 가는 곳은 창경원(198만명)이 1위였고, 다음이 어린이대공원(117만명)이었다. 조경이라는 개념이 막 도입돼 전문가도 부족했다. 정문과 팔각당은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엄덕문, 분수대는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 식물원과 동물원은 나상기와 이광로가 각각 맡았다. 재일교포 변주호가 기증한 벚나무 3500그루는 어린이대공원의 명물이 됐다.서울어린이대공원은 조선 최후 황후의 능이자 최초의 골프장, 최초의 어린이 전용 공원이라는 역사 기록을 간직한 유서 깊은 공간이다. 능동의 역사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부인 순명효황후 민씨 능에서 유래했다. 민씨가 황태자비일 때 죽었기에 유강원이었다가, 순종 사후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유릉에 합장되면서 버려진 땅이 됐다. 민씨는 명성황후의 오라비 민태호의 딸이자 실세 민영익의 동생이었다. 지금도 어린이대공원 한쪽에 20여기의 석물이 흩어져 있다. 능동이라는 지명은 능이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1927년 총독부 간부와 귀족, 부호, 외교관들의 사교용으로 조선 최초의 18홀 골프코스가 들어섰다. 서울컨트리구락부가 운영하는 군자리 골프코스였다. 해방 후 미 군정청 간부와 고위 공직자, 상공인이 어울리는 서울컨트리클럽의 능동골프장으로 복구됐다. 사단법인 서울컨트리클럽이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으로부터 평당 5000원씩 21만 3000평을 10억 5000만원에 사들였는데 이 땅이 오롯이 어린이대공원으로 남았다. 서울컨트리클럽 개장(1954년)과 광장동 워커힐(1963년), 어린이대공원 개장(1975년)은 한적한 목장 풍경을 보이던 뚝섬, 화양, 중곡지구 등 동부서울의 지형을 바꿔 놨다. 워커힐 건설 이후 1966년 성동교가 확장된 데 이어 두 번째 개발 바람이 불었다. 이웃에 건국대(1956년)와 세종대(1962년)가 차례로 문을 열었고, 광장동~천호동 구간 천호대교가 1974년 착공했다. 능동로, 중곡동길, 자양로 등 간선도로가 어린이대공원 개원 후에 개설됐다. 서울시내 모든 버스노선은 1번만 갈아타면 어린이대공원에 닿을 수 있게 개편됐고, 지하철 2·5·7호선의 노선을 확정하는 데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어린이대공원은 초기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지 못했다. 개원 당시 총면적 71만 9400㎡ 중 육영재단 어린이회관에 10만 3085㎡, 통일교재단 리틀엔젤스회관(유니버설아트센터)에 2만 3278㎡를 각각 잠식당했다. 그 후에도 서울상상나라, 아리수나라, 119안전센터, 서울시민안전체험관 등이 조금씩 차지했다. 어린이대공원과 무관한 백마고지 삼용사 등 갖가지 동상과 조형물이 난립했다. 꿈마루는 어린이대공원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만하다. 살아남은 과정이 드라마틱하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설계됐다가 1973년 이후 새싹의 집이라는 이름의 어린이대공원 관리사무소 겸 교양관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두 건물의 용도 차이 때문에 정체성과 가치를 잃고 버려졌다가 2009년 철거 논의 과정에서 근대건축문화 자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기적처럼 힘을 얻었다. 골프장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넘어가는 역사적 사건을 담은 중요한 건물이며, 나상진 건축가의 작품이라는 어필이 수용돼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버림받기 일보 직전에 구조된 것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나상진은 우리나라 건축 1세대를 양분하는 김중업과 김수근의 중간에 낀 인물이다. 석관동 옛 안기부 건물과 광화문 옛 경기도청을 설계했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과감하게 사용, 1960~1970년대 격동의 서울을 품은 작품이다. 리모델링을 맡은 건축가 조성룡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재생과 회복’이라는 디자인 개념을 선택했다. 건물이 가진 과거의 가치를 현재 속에 되살려 장소 전체에 투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골격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낡아서 삭아 버린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꼭 필요한 안전장치만 보강했다. 만약 꿈마루에서 선유도가 떠올랐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두 곳 모두 조성룡이 살려 낸 도시재생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건축가 최준석은 꿈마루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라고 부른다. “집이지만 집이 아니고, 그렇다고 공원도 아니고, 길도 아닌 조금 이상한 공간”이라고 풀었다. 건축가 조한 역시 “역사의 굴곡을 견뎌 내며 철거를 피하는 이 건물의 곡예술도 한 편의 서사 드라마 같다”는 의미심장한 감상평을 남겼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7차 양화진과 선유도 ■일시 및 집결장소:8월 17일(토) 오후 6시 합정역 7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나경원,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협치’ 기반 국회 정상화 강조

    나경원,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협치’ 기반 국회 정상화 강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오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나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서는 것은 지난 3월 12일 이후 두 번째로 이번 연설에서는 ‘정상 국회’ 등을 주요 키워드로 여야 협치를 역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3일 한국당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는 주요 국정 사안을 여야 합의로 풀어나가는 것이 정상적인 국회의 모습이라는 기본 철학을 중심으로 연설문을 작성 중이다. 여당의 선거제 개혁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강행 처리하며 국회가 파행에 이르렀다는 판단 하에 힘의 논리로 국회를 이끈 여당을 비판하고 진정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공존’을 화두로 국회 정상화의 길을 제시한 데 맞서 제1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 ‘정상 국회’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경쟁 논리를 꺼내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정치·외교 안보·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여권의 일방통행으로 빚어진 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외교·안보와 관련해 이번 북미 비무장지대(DMZ) 회동에서 보듯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의 객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하고, 북한 목선 입항 사건으로 드러난 안보 해체 실상 등을 들어 국정조사와 정부 외교안보라인 교체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지난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한 ‘김정은 대변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이번에는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경제에 대해서도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마이너스 성장, 최악의 청년실업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이 ‘총선용 선심성 사업’이란 분석에 따라 재해 예산과의 분리 심사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는 범부처 차원의 대응과 함께 대일외교 복원을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시장 중점사업 재원조달 선심성 예산으로 전락…자치구 특별교부금 기준 필요”

    권수정 서울시의원 “시장 중점사업 재원조달 선심성 예산으로 전락…자치구 특별교부금 기준 필요”

    2018년 하반기 서울시 자치구 특별교부금 시·구공동사업 예산 명목으로 약 3억원, 2019년은 5월 말 기준 약 19억원이 ‘제로페이 홍보’ 등 사업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교부됐다. 올해는 특히 자치구에 제로페이 관련 실적 충족시 최대 20억원의 특별교부금을 교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은 서울시민의 혈세인 자치구 특별교부금이 교부를 위한 명확한 기준 없이 시장 주요사업과 선심성 예산으로 사용될 여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자치구 특별교부금은『서울특별시 자치구의 재원조정에 관한 조례』 11조 명시 근거에 따라 다음 세 가지 기준에 맞춰 교부되어야 한다.국가 예산의 경우 역시 지방자치단체 등에 특별교부금을 교부할 경우 『지방교부세법』9조에 명시된 세 가지 기준에 따라 교부해야한다.유사한 교부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지방교부세법』에 근거한 국비 특별교부금의 경우 세 가지 기준 각 항목별 할당 비율이 정해져 있어 교부금 교부 시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특별시의 자치구 특별교부금의 경우 항목별 할당 기준이 없어 자칫 특별교부금이 의회의 예산심의나 외부 검토도 받지 않는 시장의 선심성 예산사용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서울특별시의 자치구 특별교부금을 살펴본 결과 자치구요청사업 교부액이 가장 큰 자치구는 강북구, 강서구, 서대문구로 나타났다. 교부금액 상위 세 개의 자치구와 재정자립도가 유사한 은평구, 구로구, 동작구에 교부된 특별교부금이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특별교부금의 교부 기준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권수정 의원은 “올해 박원순 시장은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경영안정 특별대책비 300억 원을 특별교부금으로 편성, 자치구에 6개의 평가지표를 제시하며 배점을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며 “이를 통해 교부금을 20억까지 교부받은 자치구가 있으며 특별교부금을 위해 무리하게 조례를 변경하거나 시스템 변경 계획도 부재한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한 자치구가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조례상 엄연히 특별조정교부금 심사기준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시장의 중점사업 추진이나 선심성 예산, 자치구 통제용으로 교부금이 남용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의회 심의와 시민께 공개적 논의를 거치는 등 사업추진을 위해 거쳐야할 단계들을 무시한 채 시장 임의로 시민 혈세를 사용, 자치구별 차등으로 교부되는 3천억대의 예산(2018년 기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마련과 시민보고 기준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권 의원은 지난 4월 진행된 서울시의회 임시회 286회에 ‘서울특별시 자치구의 재원조정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본 개정안은 자치구 특별교부금을 교부 시 각 기준에 대한 비율을 정하고 교부내용을 시민께 공개하는 등을 포함하고 있으나 현재 상정보류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구직수당 매달 50만원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구직수당 매달 50만원

    정부가 내년 7월부터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를 포함해 ‘저소득 구직자’에게 매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총 300만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실업급여와 달리 세금으로 모든 재원을 충당하는 데다 국가채무 증가에 대한 야당의 반발도 거세 국회 통과에 진통이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제11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국민취업지원제도 추진 방안’을 의결했다. 고용노동부도 이 내용을 담은 ‘구직자 취업촉진·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실업부조’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름을 바꾼 것이다.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사회안전망위원회에서 노사정이 합의했고, 정부는 이 합의를 바탕으로 각종 고용지원 서비스를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이름으로 한데 모았다.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미취업 청년, 경력단절여성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구직자가 대상이다. 중위소득(4인가구 기준 461만원) 50% 이하 구직자 가운데 2년 내 취업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준다. 구직 활동과 관계된 것이면 어디에나 쓸 수 있다. 구직촉진수당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취업 상담과 함께 직업훈련 발생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이 제도는 정부와 구직자 간 ‘상호 의무’를 원칙으로 한다. 구직자가 취업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지원이 끊긴다. 그간 고용보험 가입자는 실업급여를 받았지만 영세 자영업자나 특수고용직 등은 폐업이나 실직을 당해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자들이 쌓아 둔 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반면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세금으로 지원한다.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퍼주기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에만 저소득 구직자 35만명에게 총 5040억원을 지급하고, 2022년까지 60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나경원 “양정철, 대통령 특명 받았나…혈세로 공약짜기 동원”

    나경원 “양정철, 대통령 특명 받았나…혈세로 공약짜기 동원”

    “박원순·이재명, 총선 협조 살펴봤나”“온 나라 친문정렬시켜…오만한 행보”“文대통령, 靑을 ‘갈등 제조기’ 만들어”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대권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를 잇달아 만난 데 대해 “대통령의 특명이라도 받았느냐”면서 “국민 혈세로 정당 공약짜기에 동원하는 오만한 행보”라고 맹비난했다. 또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한 문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가 꼬인다”면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갈등 제조기’로 만든다”고 몰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몰래 호출한 데서 금권·관권 선거의 흑심을 읽었는데 이제는 대놓고 보란 듯이 한다”면서 “박 시장과 이 지사가 청와대의 말을 제대로 듣는지, 내년 총선에 잘 협조할 것인지 살펴보라는 대통령의 특명이라도 받아든 것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전날 양 원장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과 정책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양 원장은 각 연구원 원장이 대표로 참석하는 협약식에 앞서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와 별도 환담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 원장은 범여권의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 시장과 이 지사에 대한 칭찬과 함께 단체장들의 성과 홍보들이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를 겨냥해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마저 정당 공약과 선거전략을 짜는 데 동원하려고 한다”면서 “온 나라를 친문정렬 시키려는 것으로, 오직 문 대통령만을 떠받겠다는 ‘문주연구원장’다운 참으로 오만한 행보”라고 지적했다.나 원내대표는 이어 문 대통령이 전날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한 데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정국이 교통체증을 겪는 이유는 날치기 선거법 사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강행 사고 등 문 대통령이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청와대를 ‘갈등 제조기’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북유럽 순방 전 모든 것을 끝내 달라고 하는데 하루라도 국회 탓을 안 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열린다 한들 그 국회가 과연 정상적 국회일지, 아니면 청와대 심부름센터일지, 민생 국회일지, 총선 국회일지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 “각종 선심성 현금 살포 계획이 국회 앞에 줄줄이 서 있는데 민생 국회가 안되고 총선용 돈 풀기 국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가 꼬이기 때문에 국회가 제대로 정상화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원내지도부를 청와대가 놓아 달라”고 촉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복지 정책에 허리 휘는 전북, 선심성 사업 줄인다

    재정압박 심한데 현금성 사업 확대 추세 226개 지자체 공론화 돌입… 일몰제 검토 경쟁적으로 추진되는 복지정책 때문에 예산 부담을 견디지 못한 자치단체들이 선심성 복지사업을 감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와 14개 시군이 편성한 지방예산 가운데 복지사업비 비중은 25.6%에 이른다. 전체 지방예산 10조 4584억원 가운데 복지사업비가 2조 6808억원이다. 복지사업 예산 비중이 전북도는 37.38%나 된다. 특히 전주시는 44%에 이르러 재정압박이 매우 큰 실정이다. 익산시와 군산시도 복지사업비가 38.58%, 36.14%를 차지한다. 이같이 지방예산 가운데 복지사업비 비중이 큰 것은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현금성, 선심성 복지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현금성 복지사업의 경우 출산 장려금, 보훈수당 등 많게는 수십 가지에 이른다. 최근 들어서는 저소득층 청년들에게 정착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현금성 복지사업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전북 지역의 경우 농민 공익수당도 거론된다. 농업이 공기정화와 홍수 예방 등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농민들에게 일정액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복지사업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재정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지자체들이 이를 줄이는 방안을 공론화하기로 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이달에 226개 기초지자체들이 참여하는 ‘복지 대타협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복지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전국 15개 시군구가 참여하는 준비위도 권역별로 구성됐다. 특위는 선심성 복지사업에 대해 정책 방향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해 그 가치가 떨어지면 일몰제를 적용해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필요성이 높은 복지사업은 보편적 복지사업으로 확대·개편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중앙정부 재원도 지원받기로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금성 복지사업은 일단 시작되면 중단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재정 압박도 심각해지는 부작용이 크다”며 “복지대타협위가 출범하면 전국 지자체들이 실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기초단체장들, 퍼주기 복지정책 개선 기대한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가 그제 퍼주기 논란이 있는 현금복지 정책을 개선할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를 다음달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을 준비위원장으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간사로 한 이 특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복지 역할 분담에 대한 합의, 지방정부의 현금복지 성과 분석, 중앙정부·지자체 공동 국가복지대타협 이행에 대한 원칙 등을 2022년 지방선거 전까지 만들 계획이다. 효과 있는 현금복지 정책은 보편 복지로 확대하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는 정책은 일몰제를 적용해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퍼주기 복지정책 논란을 일으킨 지자체장들이 스스로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니 만시지탄이나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기초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평균 26%인 상황에서 기초지자체마다 경쟁이라도 하듯 어르신수당, 출산장려금, 경로당지킴이수당, 독서수당 등 다양한 현금복지 정책을 시행하면서 선심성 퍼주기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차기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단체장의 특성상 이해되는 측면도 있으나 지금은 1995년 5월 민선 단체장 시대 개막 이후 민선 7기 시대다. 민선 단체장의 눈치 보기성 퍼주기 행정을 자율과 분권을 이유로 더 방치해서는 성숙한 지방자치시대로 갈 수 없다. 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도 지자체의 무분별한 복지예산 집행 실태를 재점검해 제도 개선을 함께 모색하기 바란다. 자치분권은 지자체의 선심성 퍼주기 정책을 방치하라는 게 아니라 지역 사정에 맞는 책임행정으로 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데 그 취지가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아동수당과 같은 보편복지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지자체는 선별복지나 복지서비스 개선에 중점을 두는 등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역할 분담 방안을 찾아내기를 기대한다.
  • 공공건축물 매년 4900동 세우는데…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한국

    공공건축물 매년 4900동 세우는데…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한국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다. 극빈국이던 반세기 전과 달리 세계적인 가전제품·조선·자동차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수출하는 경제대국이자 세계인이 한국어 가사로 케이팝을 즐길 만큼 문화강국의 나라가 됐다.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 건축 분야 종사자로서 우리나라의 건축·도시 경관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크다. 국민의 높아진 눈높이를 쫓아가지 못하는 수준 낮은 디자인과 조악한 품질의 건축물들이 여전히 지어지고 있다. 수천억원까지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 건축물들은 기획력 부재로 인해 매번 논란에 휩싸이고, 소규모 건축물들은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할까. 관련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례들이지만 이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건축 행정의 전문성 부재가 바로 그것이다.공공건축물은 매년 4900동 이상이 건립된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20만 4905동이 산재해 있다. 또한 2017년 한 해에만 공공에서 계약한 건축공사비가 16조 9877억원이다. 공공건축물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므로 초기부터 예산 낭비를 줄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운영 및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접근해야 한다.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 등 졸속 추진 우려 2005년 서울시는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기 위해 해외 유명 건축가의 안을 낙점했다. 그러나 현실성이 부족하면서도 난이도 높은 설계안을 뽑아 놓은 까닭에 설계비와 공사비가 대폭 상승할 수밖에 없어서 결국 계약이 파기됐다. 이후 여러 번의 현상 설계 공모 끝에 국내 건축가의 안을 토대로 건물을 실제로 짓기 위한 2년간의 도면 제작 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등으로 서울시장이 교체되면서 다시 예산 낭비 사례로 지목돼 중단됐다. 설계비와 운영경비를 합한 276억여원은 그대로 매몰 비용이 됐다. 서울시 대형 공공건축물 프로젝트의 수난사는 노들섬뿐만이 아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800억원이었던 초기 예산이 8년 만에 6배가 넘는 5000억원의 공사비로 불어났다. 서울시청사는 업무 공간 부족을 이유로 신청사를 지었지만, 여전히 공간이 부족해 별관 등으로 행정 공간이 나뉘었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과거 세빛둥둥섬으로 불렸던 세빛섬은 1400억원을 들이고도 8년간 개장이 미루어졌다. 모두 세밀한 기획력과 장기적인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 없이 정치인의 선심성 공약에 근거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17년 완공된 서울역사 앞의 ‘서울로’나 얼마 전 발표된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충분히 협의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기보다는 특정인들이 중심이 돼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느낌이 강하다. 예산 낭비를 줄이고 공공건축물의 기획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건축행정의 전문성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 ●‘3000억 규모’ 설계 지침서가 고작 A4 8장 정부세종청사는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에 있는 만큼 주변과의 조화를 꾀한다는 마스터플랜에 따라 전체가 저층으로 계획됐다. 그런데 새로 들어설 행정안전부 청사가 혼자 불쑥 솟아오른 고층 건물 형태였음에도 선정이 되자 심사위원장이 사퇴하고 심사위원 구성의 발주처 편향성 등이 논란이 돼 심사의 불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보다 더 아쉬운 것은 정부에서 제시하는 3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4만평 규모의 공공건축물 설계 지침서 분량이 ‘A4 사이즈로 8장’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지어지는 공공건축물 대다수에서 벌어지는 공통된 사항이기도 하다. 종합적인 성능 확보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세부적인 요구 사항이 없다 보니 막상 건물이 완공돼도 성능이 미흡하거나 사용자가 쓰기에 부족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미국의 GSA(General Services Administration)는 공공건축물 발주를 포함해 공공 물자를 조달하는 우리의 조달청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발간하는 공공건축물 가이드라인(PBS-P100·Facilities Standards For The Public Buildings Service)을 보면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다. 가이드라인으로 공공건축물의 건축, 구조, 소방, 설비, 전기, 방재, 열환경 등의 기준은 물론 사람이 없는 기계·전기설비실의 온도 및 습도, (층고가 높은) 아트리움의 유지 관리용 통로 설치, 각종 인테리어 자재들의 부위별 보증 수명 연한, 심지어 고용 여직원 수에 따른 수유용 공간의 숫자까지 상세하게 기입해 놓고 명확하게 기준 이상을 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신축뿐 아니라 기존 공공건축물의 수리, 현대화, 심지어 리스 시에도 적용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함으로써 공공건축물 자체의 기본적인 성능과 품질 확보가 최우선 목표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과도한 디자인적 요소 탓에 역설적으로 공공건축물로서의 기본 성능이 저하되거나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일은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한다. 한국은 상당수 공공 청사들이 유리로 된 대형 아트리움 로비를 계획했음에도 정작 이를 청소 및 유지 관리할 방법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거나, 열효율을 고려하지 않아 여름에는 찜통이고 겨울에는 춥다. 그리고 청소조차 쉽지 않다. 한미의 이런 가이드라인 차이 때문에 한국의 청사는 애물단지 공간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상도 유치원 사건, 담당 허가권자 ‘구멍’ 그대로 공공건축물에만 건축 행정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독·다가구·다세대 및 소형상가 등 연면적 700㎡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 비중은 착공 현황 기준(2011~2015년)으로 한 해 평균 20여만건 중 89.8%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와 품질 확보 체계 수립은 그동안 소홀히 했다. ‘상도 유치원’ 사례가 그렇다. 유치원 측이 6개월 동안 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하면서까지 여러 번의 안전 대책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가 결국 붕괴했는데, 이는 담당 허가권자의 비전문성을 여실히 드러낸 경우다. 따라서 시민의 안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지자체 건축물 허가권자들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직접 도면 검토 대신 외부 전문가 심의제 남발 미국의 ‘플랜체크제도’는 인허가권자나 관청(DBS·Department of Building Safety)이 건축 허가 전 모든 도면에 대해 건물 관련 법규, 화재 규정 등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만큼 최종적인 책임 또한 허가 관청이 지도록 돼 있다. 한국은 허가권자의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다 보니 직접 도면 검토를 하는 대신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결정을 유도하는 심의제도를 남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민간 건축사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다. 건물의 사용 승인을 하기 전 지역의 건축사가 대신 현장 조사를 하는, 이른바 ‘업무대행’ 제도 역시 개선돼야 한다. 이미 지역에서 늘 마주칠 수밖에 없는 건축사끼리의 ‘봐주기식 관행’이 존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업무 대행 건축사로서 현장을 방문하더라도 상대측 건축사 또한 언젠가 내 현장에 업무 대행으로 방문할지 모른다. 이 때문에 설령 허가 내용과 다르게 불법 시공했음을 알게 되더라도 이를 눈감아 줄 수밖에 없다. 건축 선진국들은 원칙적으로 건축 전문가인 허가권자가 직접 현장에 나가서 허가 내용과 동일한지 검사 후 사용 승인을 내주기 때문에 봐주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본은 공사가 진행 중인 시기(중간 검사)와 공사가 마무리된 최종 시기(완료 검사)에 각각 방문하게 하여 불법적인 공간 확장 시도를 초기부터 막는다. ●日 프리츠커상 최다 기록 뒤엔 전문성 극대화 얼마 전 건축계의 노벨상격인 프리츠커상을 일본 건축가가 또다시 수상했다. 일본은 역대 최다 수상국이 됐다. 표면적인 수상 성적뿐만 아니라 일본의 건축 및 도시 경관을 보면 우수한 디자인과 높은 시공 품질이 결합된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일본이 건축 선진국이 된 배경에는 건축 행정력의 전문성 극대화가 있다. 일본 건축 기준법에는 건축 담당 공무원을 기본적으로 ‘건축주사’로 규정하고 이와 함께 위반 건축물을 단속하는 건축 감시원 등의 역할을 명확히 한다. 각각의 관련 공무원은 건축사 출신이거나 건축 전문가이도록 의무적인 조건을 달아 두었다. 건축사 숫자만 우리의 50배가 넘는 110만명에 육박하는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건축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문화된 건축 행정력을 토대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예측 가능한 허가 제도를 만들며, 현장 방문 검사를 통한 위반 건축물 단속과 함께 건축물의 종합적인 안전관리체계 수립 및 수준 높은 공공건축물을 기획한다. ●현재 10%에 불과한 건축사 합격률 더 높여야 최근 들어 ‘지역 건축 안전 센터 설립·공공건축 사업계획 사전검토 의무화·공공 건축가 제도 도입’ 등을 통해 행정의 건축 전문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이고도 거시적인 노력이 시작됐다. 그러나 수많은 소규모 및 민간 건축물들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시적인 건축 행정력의 전문성은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건축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건축사를 비롯한 건축 전문가 출신인 공무원의 숫자를 더 늘려야 한다. 또 현재 10%에 불과한 건축사 합격률도 더 높여 일정한 기준 이상이라면 건축사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건축·도시 경관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다.■이양재 엘리펀츠 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한화건설, 종합건축사사무소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 엔이이디 건축사사무소 등을 거쳐 현재 엘리펀츠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있다. 단독주택 설계 및 감리를 전문으로, 통합서비스를 제공해 단독주택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려고 노력한다.
  • 2022년까지 동네 체육관 1400개·도서관 1200개로 늘린다

    2022년까지 동네 체육관 1400개·도서관 1200개로 늘린다

    내년부터 3년간 총 48조원 규모 투입 거주지 10분거리 체육·문화시설 이용 2021년까지 공보육 이용률 40%까지↑ ‘지역 주도-중앙 지원’ 방식으로 추진 야당선 “총선 겨냥 선심성 정책” 비판2022년까지 전국의 동네 체육시설이 1400개로, 도서관은 1200개로 늘어난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생활 SOC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부 합동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 여가 활력, 생애 돌봄, 안전·안심 등 3대 분야 8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3년간 국비 30조원, 지방비 18조원을 포함해 총 48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체육시설과 도서관, 보육시설 등이 부족한 곳엔 새로 만들어주고, 낡은 시설은 손을 봐 국민의 삶과 질을 높이고,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정부가 지난해 8월 처음 도입했다. 정부는 여가 활력을 위해 문화·체육시설과 기초 인프라에 14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 체육시설의 경우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10분 안에 이런 시설을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현재 5만 3000명당 1개(963개) 수준인 체육관을 인구 3만 4000명당 1개(1400여개)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도서관과 생활문화센터 등 문화시설도 확충한다. 공공도서관의 경우 현재 5만명당 1개(1042개)에서 4만 3000명당 1개(1200여개) 수준으로 늘린다. 농어촌를 비롯해 취약 지역은 지역 단위 재생사업을 통해 주차장과 복합 커뮤니티센터 등 기초 인프라를 확충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생애 돌봄 분야인 유치원·어린이집 등 공보육 인프라 확충과 공공의료시설 확충에 2조 9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공보육 이용률을 40%까지 높이고 초등돌봄교실 이용 대상도 기존 1·2학년 위주에서 전 학년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시군구에 최소 1곳씩 공립노인요양시설을 설치하고, 주민건강센터도 현재 66곳에서 110곳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특히 안전하고 깨끗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안전·안심 분야에 12조 6000억원을 투입한다. 석면 슬레이트 철거 숫자를 현재 16만동에서 2022년 29만여동으로 늘리고, 현재 170곳인 휴양림도 190곳으로 늘린다. 정부는 이 사업들을 지방자치단체가 이끌 수 있도록 ‘지역 주도·중앙 지원’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요가 많은 핵심시설에 대해선 소외 지역에 우선적으로 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또한 체육관·도서관·어린이집·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을 한 공간에 모으는 시설 복합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복합화 대상 사업의 3개년 투자 물량과 추진 절차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지자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지방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복합화 시설에 대한 국고 보조율을 10%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생활 SOC 사업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면서 “토목사업이라고 비판했던 과거 정부의 SOC 사업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황교안 “박영선·김연철 임명강행 땐 결사저항”에 홍영표 반격은

    황교안 “박영선·김연철 임명강행 땐 결사저항”에 홍영표 반격은

    홍영표 “인격모독 끝까지 법적책임 묻을 것” 맞불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결사저항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두 후보에 대한) 인격모독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맞받아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김연철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국민과 함께 결사의 각오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면서 “임명 강행은 야당 반대와 국민 여론은 무시해도 된다고 하는 독선과 오만 불통 정권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에서 명백하게 부적격인사로 판명되거나 청문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경우 임명을 강행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핵심 측근을 무조건 감싸고 매달리는 대통령의 태도가 보기 민망하다”며 “수치를 수치로 모르면 국민이 대통령을 수치로 여기고, 경악을 넘어 분노할 것이다. 대통령의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라고 적었다. 황 대표는 민생대정장을 나설 뜻도 밝혔다. 황 대표는 “정부가 포기한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튼튼히 지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품고 민생 대장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 민주당은 발끈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경교장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이 도를 넘어섰다”면서 “장관 후보자의 인격을 모독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용납하지 않고,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반격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박 후보자에 대해 연일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거짓말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이런 식의 공작정치를 하는 것은 대단히 치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를 방해해선 안 된다. 장관 임명 강행이 국정 포기 선언이라는 정치 공세에 동의하는 국민은 없다”면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것은 제1야당”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개회하는 4월 임시국회와 관련, “고성·속초 산불 후속 조치와 민생경제 입법 등 처리해야 할 안건이 아주 많은데 한국당은 4월 국회도 정쟁으로 몰아갈 생각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제안에 대해 총선을 위한 선심성 추경이라고 일축했다”며 “한국당은 지난 넉 달 동안 국민의 민생경제 활성화를 무엇을 했는지 한번 되돌아보라”고 반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제성→지역 균형발전 무게추… 조사기간 1년 이내로 단축

    경제성→지역 균형발전 무게추… 조사기간 1년 이내로 단축

    非수도권 배점 비율 경제성↓균형발전↑ ‘지역 낙후’ 감점 없애 거점도시 최대 수혜 수도권은 경제성 강화… 접경·섬지역 예외 “서울 강남·북 격차… 수도권내 균형 고려를” 재정 문지기 무력화·선심성 봇물 우려도정부가 3일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 전면 개편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제성에 치중됐던 기존 예타 방식 대신 예타로 막혔던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에 혜택을 줘 지방거점도시를 키우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정건전성의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해 온 예타가 무력화돼 예산 낭비를 불러올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추진하는 예타 개편안의 핵심은 수도권은 경제성 평가를 강화하고 비수도권은 지역균형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거점도시 역할을 하는 광역시 사업은 이전보다 예타 통과가 쉬워진다. 이승철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은 지난 2일 사전브리핑에서 “광역시는 통과 여부와 관련해 플러스 요인이 강하게 있겠지만 수도권은 통과율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예타 제도가 도입되면 지역낙후도 감점이 없어진다. 현행 예타에서는 광역시를 중심으로 비수도권 36개 지역에는 지역균형평가의 세부항목인 지역낙후도 항목에서 감점을 준다. 경제성(35∼50%), 정책성(25∼40%), 지역균형발전(25∼35%) 등 부문별 배점은 수도권과 같지만 비수도권 광역시는 경제성 평가에서는 수도권에 못 미치고 지역균형발전에서는 감점을 받는 역차별이 존재했다. 임영진 기재부 타당성심사과장은 “제도 개편으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거점도시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수도권에 대한 가중치를 조정한 것도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한 조치다. 종합평가에서 경제성 배점 비율을 현행 35~50%에서 비수도권은 30~45%로 낮춘다. 지역균형발전의 배점 비율은 25∼35%에서 30∼40%로 올린다. 이러면 비수도권 사업의 예타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차관보는 “‘재정 문지기’ 역할인 예타 제도의 근간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점을 제일 고민했다”면서 “전체적으로 예타 통과율이 현저하게 높아지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수도권은 지역균형발전 배점을 없애고 철저하게 경제성과 정책성만으로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성 배점 비율이 현행 35~50%에서 60~70%로 올라간다. 이 차관보는 “수도권은 여전히 경제성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통과율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도권 지역에서도 접경지역과 도서지역, 농산어촌 지역은 비수도권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 지역 불균형을 일부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도권의 예타 기준도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원목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서울만 하더라도 강남과 강북의 교통·인프라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상황인데 사업의 경제성 평가만 강조하면 서울 강북과 경기 북부권 등의 교통망 개선 사업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예타 개편안에 대해 재정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정치적 고려로 인해 예타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창득 아주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예타를 진행할 때 터무니없이 인위적으로 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지역숙원사업이라고 돈을 퍼주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치적 활용을 떠나 객관적으로 예타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예타를 건전하게 운영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재정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그간 경제성이 없음에도 예타를 통과한 사업들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예타를 더욱 내실화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며 “외환위기 극복 방안으로 도입된 예타 제도가 현 정부에서 무력화되면서 제2의 외환위기를 촉진하는 방아쇠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정부는 예타 신청 단계에서 부실 제출이나 잦은 사업 변경을 없애는 방식으로 기존에 19개월 걸리던 조사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기재부에 민간위원을 중심으로 총 15명으로 구성된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설치해 예타 대상 선정과 예타 결과를 심의·의결하고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둬 사업별 종합평가를 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균형발전 위한 예타 면제(?)” ‘예타’가 뭐야?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균형발전 위한 예타 면제(?)” ‘예타’가 뭐야?

    지난 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타 면제’ 사업 23개를 발표했습니다. 총 24조원 규모인데요. 지역에 따라 “왜 우리 사업이 포함이 안 됐냐”며 반발이 나옵니다. 오늘은 예타가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예타는 예비타당성 조사의 줄임말입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국가 돈, 그러니까 재정이 들어가는 대형 신규 사업을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좀 더 들어가보면 대표적으로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면서 국가 돈이 300억 원 이상 들어가는 건설사업, 정보화, 국가연구개발 사업들이 대상인데요. “사업에 나랏돈이 많이 들어가니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세금낭비를 막자” 이런 취지입니다. 1999년 4월 김대중 정부에서 도입이 됐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예타 제도가 없다보니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도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중권 씨가 유치한 울진공항도 그 중 하나고요. 본인은 지역발전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한 것이라 했지만, 취항할 항공사가 없어 현재는 비행훈련센터로 전락했습니다. 그럼 예타를 진행하는 지금은 어떤 항목들을 들여다 보냐.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경제성인데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비용대비/편익비율이 경제성을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평가 항목입니다. 그냥 “돈 투자한 만큼 이익이 나오나” 따져보는 거죠. 두 번째는 정책성 분석입니다. 여기서는 사업할 돈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는지, 일자리는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요. 마지막으로 지역균형발전 분석이라고 해서 사업을 하는 지역이 얼마나 낙후됐는지, 이 사업을 하면 지역경제가 얼마나 살아날지 등을 살핍니다. 평가를 할 때 중요도로 따져보면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순이고요. 이 말은 “경제적으로 할 만한 사업이다” 평가가 나와야 예타를 통과할 수 있는 거죠. 기재부가 예타 대상 사업을 선정하면 사업의 종류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공공투자관리센터 등 3곳이 예타를 진행합니다. 다만 이번 발표처럼 예타가 면제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재정법 38조 2항을 보면 ‘문화재 복원사업’, ‘국방 관련 사업’ 등 다양한 면제 사유가 나옵니다. 그 중 하나가 ‘지역균형발전,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여기에는 단서가 붙는데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 사업이어야 합니다. 지난 29일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어 예타 면제 사업 23개를 의결한 것도 이 법률에 따른 겁니다. 그럼 예타 면제가 됐으니 바로 착공에 들어가는 거냐? 그건 아닙니다. 대략적인 공사방법도 결정하고, 공사비도 얼마 나올지 따져봐야 하고요. 실제로 이렇게 저렇게 짓겠다, 설계도 하고 사업을 진행할 곳에 땅도 사고 할 일이 많습니다. 보통 착공까지 몇 년은 더 걸리겠죠. 그럼 예타 면제를 왜 했냐. 정부가 국정기조로 지방분권을 내세우고 있는데 지역의 균형 발전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겁니다. 앞서 설명 드렸지만 예타가 경제성을 따지다보니 사람도 별로 안 살고 낙후된 지역은 아무래도 통과가 더 어려울 거잖아요. ‘그래서 예외가 필요하다’ 이게 정부 논리입니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이다”, “무차별적인 예타 면제로 예산 낭비가 심해질 것이다”라는 반발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김경수 KTX’로 불리는 남부내륙철도는 이미 2번이나 예타 조사에서 떨어졌던 사업이거든요. 대표적인 예타 면제 낭비 사례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전남 영암의 F1 경주장이 뽑힙니다. 다 나쁜 사례만 있는 건 아니고요. 노무현 정부에서 호남고속철도는 경제성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책적 판단에 따라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노선이 됐죠. 현재 국회와 정부는 예타 평가항목 중 지역균형발전 평가를 강화하고, 사업 대상 선정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오늘 국무회의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안건 상정

    오늘 국무회의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안건 상정

    제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안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안건이 오늘(29일) 오전 국무회의에 상정된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일반안건 10여건과 대통령령안 15건, 법률안 1건을 심의·의결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전국 17개 시·도가 신청한 사업 가운데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사업을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17개 시·도는 내륙철도, 고속도로, 공항, 창업단지, 국립병원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공사 33건, 70여조원 상당에 대해 예타 면제를 신청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란 사회간접자본(SOC), 연구개발(R&D) 등 대규모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 신규 사업에 대한 경제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건설사업과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은 예타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공공청사, 교정시설, 초·중등 교육 시설, 문화재 복원, 국가안보, 재난복구 등 경제성이 다소 떨어져도 꼭 필요한 사업일 경우엔 예타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제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신규 사업이 반영된다. 특히 이번 예타 면제에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도 고려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광역단체별 1건의 공공인프라 사업을 선정, 예타를 면제하겠다”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의 대규모 공공인프라 사업을 해야 하는데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은 예타가 쉽게 통과되는 반면, 지역의 사업은 인구가 적어 예타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총 수십 조의 ‘혈세’가 들어가는 대규모 토건 사업을 경제성도 따지지 않고 추진하기 때문에 선심성 정책 남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7개 시·도의 사업의 예타를 면제하면 총 61조원의 재원이 든다고 분석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시의원들 쌈짓돈 ‘재량사업비’ 폐지”… 귀 막는 청주시의회

    “시의원들 쌈짓돈 ‘재량사업비’ 폐지”… 귀 막는 청주시의회

    시민단체, 부패 우려 폐지 요구에도 市, 명칭 ‘주민숙원사업비’ 바꿔 유지 내년에도 年 1억 5000만원 배정 예정충북 청주시와 시의회가 ‘불통’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 시민단체는 주민숙원사업비(일명 재량사업비)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까지 하며 압박하지만 시와 상당수 의원들은 문제 될 게 없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30일 시청 정문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연대회의 한 회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시의원 재량사업비는 유지?”, “100일도 안 된 청주시의원 특권부터 챙기는가”, “주민 혈세 단 한 푼도 선심성으로 사용할 수 없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연대회의는 당분간 매일 같은 시간에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돈의 성격을 알면 쉽게 이해된다. 재량사업비는 의원들이 지역구에 필요한 사업을 적어내면 집행부가 예산을 마련해 투입하는 의원들의 쌈짓돈이다. 시가 의원들의 얼굴을 세워 주는 예산인 셈. 큰 선물을 받았으니 감시와 견제인 의회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 재량사업비는 기록이 남지 않는 등 불투명한 집행도 문제다. 지난 7월 새 임기가 시작된 시의원들의 올해 1인당 재량사업비는 5000만원이다. 내년에는 예전처럼 연간 1억 5000만원의 재량사업비가 배정될 예정이다. 논란은 지난달 초선의원 5명이 재량사업비 거부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2014년 재량사업비가 폐지된 줄 알았는데 ‘주민숙원사업비’로 이름만 바꿔 그대로 살아 있는 게 알려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시민단체들이 폐지 운동에 나섰지만 상당수 시의원들은 귀를 틀어막고 있다. 서울신문이 이날 확인한 결과 시의원 39명 가운데 30명이 재량사업비로 진행할 사업을 집행부에 제출했다. 박완희 의원은 “청주시와 비슷한 규모의 기초단체 15곳 가운데 재량사업비가 유지되는 곳은 청주를 포함해 3곳뿐”이라며 “균분하게 배정하는 예산은 합리적인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는 폐지할 뜻이 없어 보인다. 시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정해 줘 의원들이 마구잡이로 사업을 신청할 수 없다”며 “담당부서에서 타당성과 시급성도 검토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량사업비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엄태석 서원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예산은 취약한 곳에 우선 써야 하는데, 재량사업비처럼 지역구별로 똑같이 나눠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원들이 재량사업비로 유권자들에게 생색낼 수 있어 공정한 선거문화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이어 “재량사업비를 모아 의원 간 공모로 예산을 집행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도쿄에서 떠나면 최대 3000만원 드려요.”

    일본 정부가 도쿄, 요코하마, 사이타마 등 수도권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옮겨가는 사람에게 최대 300만엔(약 3000만원)의 보조금을 주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인구와 자원의 수도권 대도시 집중을 완화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취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일본 정부의 이러한 방침을 전하고 “내각부가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역 활성화 교부금을 활용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반반씩 지원 금액을 부담, 지방으로 가고 싶어도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젊은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이른바 ‘도쿄권’으로 불리는 수도권 중심부는 도쿄도를 비롯해 가나가와현, 지바현, 사이타마현 등 1도 3현이다. 그러나 도쿄권이라고 해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지역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인구 밀집이 심각한 도시 지역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에게만 지원 자격이 주어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또 경제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도쿄권 이외의 지역에서 창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300만엔, 중소기업에 새롭게 취직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100만엔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총무성에 따르면 도쿄권은 지난해 12만명의 ‘전입 초과’(이주해 오는 사람이 빠져나가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를 기록했다. 4년 연속 10만명을 웃돌았다. 2014년 범정부 차원에서 “2020년까지 전입·전출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발표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도쿄권 집중은 완화되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러나 “개인에 대한 높은 액수의 보조금 지급은 선심성 행정이란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제도의 실효성이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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