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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역동적 복지국가론’ 비판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역동적 복지국가론’ 비판

    “신자유주의 반대는 공허한 구호입니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쓰는 격입니다. 용어를 정확히 써서 과녁을 정조준했으면 합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진영은 신자유주의와 시장의 대척점에 ‘복지’를 두고 이를 띄우는 데 열성이다. ‘시장 vs 정부’ 구도 아래 정부가 더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이상이 제주대 의대 교수 등이 주도한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론’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북유럽식 적극적 복지정책 도입을 주장한다.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거는 주장이 나왔다. ‘역동적 복지국가 모델 평가와 대안모델의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남기업(40)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을 지난 17일 성균관대 수선관에서 만났다. 남 소장은‘시장 vs 정부’ 구도 대신 ‘좋은 시장 vs 나쁜 시장’의 구도가 좀더 현실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좋다, 나쁘다의 기준은 제대로 된 경쟁을 보장하느냐에 달렸다. ●진보측 신자유주의 비판은 잘못 남 소장이 보기에 정부와 시장을 대립시킨 뒤 ‘신자유주의 반대’, ‘자본과의 대결’ 등을 내세우는 진보진영의 문제의식은 잘못됐다. “그런 주장은 ‘시장 과잉’이 문제라고 하는데, 정작 문제는 ‘건강한 시장의 부족’입니다. 제대로 된 경쟁, 즉 정정당당한 경쟁을 반칙과 특권이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대기업-중소기업의 먹이사슬, 강남 사교육과 다른 지역 공교육의 불균등 같은 문제들이 여기에 다 녹아 있다. 이렇게 보면, 가령 삼성은 재벌 해체 대상이 아니라 시장참가자의 일원이라는 격에 맞는 자리를 찾아줘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주장엔 전략적 판단도 녹아 있다. ‘신자유주의 반대’ 같은 구호는 너무 거창해서 공허한 데다,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아무리 아니라 해도 시장과 자본에 대한 전면 부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역동적 복지국가 모델은 기업의 특권과 반칙에는 엄격하지만, 정규직 노동의 특권과 반칙은 어물쩍 넘어가는 단점이 있다. 노동시장도 제대로 된 경쟁, 좋은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기업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독일에서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임금을 20% 정도 더 받아요. 정규직은 안정적인 대신 낮은 임금을, 비정규직은 불안정한 대신 높은 임금을 받는 거지요. 이런 점을 역동적 복지국가론이 지적할 수 있을까요.” 남 소장은 역동적 복지국가모델의 핵심인 가파른 수준의 누진적 소득세 도입과 같은 증세론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가파른 증세는 강한 심리적 저항감을 불러올 뿐 아니라,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이념적 덧칠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을 시행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증세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해야 복지정책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 지도 묘연하다. 결정적으로 복지가 진보진영만의 의제라는 것도 잘못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공약에도 복지정책은 들어가 있다. 나쁘게 말해 흉내내기, 좋게 말해 외연확대다. 이런 현상은 복지에 대한 유럽학계의 수정주의적 해석과 맥락이 통한다. 복지에 대한 기존 좌파적 해석이 ‘노동자가 단결투쟁해 쟁취한 것’이라면, 수정주의 해석은 그에 못지않게 ‘기득권층의 포섭능력’이나 ‘기득권층의 질서정연한 퇴각’을 강조한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과 교수가 복지는 진보적 의제라는 통념을 가리켜 ‘착각’이라 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 소장은 보수진영이 따라올 수 없는 진짜 진보적 의제를 생산하자고 제안했다. 바로 토지보유세다. 종합부동산세 논쟁에서 보듯, 이 문제는 보수의 물질적·상징적 기반인 ‘강남 땅부자’와 직결된다. 따라서 보수진영은 이 의제만큼은 결코 선점 내지 추적할 수 없다는 논리다. 게다가 토지보유세 강화는 ‘증세+감세 패키지 정책’으로도 유용하다. “노무현 정부가 종부세를 제안했을 때 법인세 인하 같은 감세안도 동시에 제시했다면 어땠을까요. 일부 땅부자와 집부자들에게는 세금을 더 받지만, 나라를 성장시킬 기업에는 세금을 덜 받겠다고 했다면 여론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복지에 쓰면, 선순환의 고리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불로소득 전면환수’ 퍼뜨릴 것 이쯤이면 짐작할 수 있듯, 남 소장은 지대(地代)에서 얻는 불로소득의 전면 환수를 주장했던 헨리 조지(1839~1897)의 신봉자다. 헨리 조지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하느님이 주신 땅을 잠시 쓸 뿐인 사람이 땅에서 나는 이득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기독교도였다. 토지+자유연구소 참가자 중에 목사가 눈에 띄는 이유도, 남 소장이 독실한 기독교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 소장의 꿈은 헨리 조지의 사상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여건이 좋은 건 아니다. 국내에 헨리 조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남 소장까지 포함해 딱 3명이다. 도식화된 보수·진보를 넘나드는 주장 때문에 “족보가 어떻게 되느냐.”는 비아냥도 듣는다. 그러나 진보그룹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게 남 소장의 작은 소망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가계 살림살이 나아지나

    가계 살림살이 나아지나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가계 살림살이에도 ‘봄기운’이 스며드는 듯하다.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1·4분기 가계지출이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과 내수의 회복으로 민간의 고용창출 능력이 전반적인 가계 소득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이 명목 기준 303만 7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하며 처음으로 300만원 선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율로서, 명목 가계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해 1분기 1.2% 감소한 이후 2분기와 3분기 각각 1.8%, 4분기 7.2%의 증가율을 보였다. 경제위기의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해 1분기의 ‘기저효과’도 반영됐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돈벌이가 나아지고 씀씀이도 커졌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이는 이날 금융협의회를 주재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이 안정돼 가고 있고 경제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진단한 대목과 맥을 같이한다. 가계지출 중 소비지출은 명목 기준 월평균 234만 2000원으로 9.5%의 증가율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항목별로 단체여행비(78.9%), 서적 구입(11.9%) 지출이 늘어 전체 오락·문화 지출이 18.3%나 늘었다. 이는 경기 회복에 힘입어 여가생활에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음식·숙박 지출 역시 8.4%가 늘면서 증가세로 반전했다. 2008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마이너스의 늪에서 탈출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1분기 가계지출 증가율(9.1%)이 가계소득 증가율(7.3%)을 앞질렀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와 민간부문 주도의 고용회복이 가계소득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주체들이 향후 경기 회복세를 확신하며 소득 이상의 소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1분기 소득은 월평균 명목 기준 372만 9000원으로 7.3%, 실질 기준 325만 4000원으로 4.4% 각각 증가했다. 명목·실질 소득 모두 2007년 3분기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특히 경상소득은 7.1%가 늘면서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월급쟁이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은 4.9% 늘면서 2분기째 늘어났다. 다만 2008년 연간 6.1% 증가에 비해 증가율 자체는 아직 완전한 회복세는 아니다. 반면 재산소득은 15.2%나 줄면서 2008년 4분기부터 6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초유의 저금리 때문에 이자소득 등이 줄어든 탓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기업의 투자 및 소비심리도 양호해 가계소득 여건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미소금융을 살리자] 전문가 대담

    [미소금융을 살리자] 전문가 대담

    미소금융 사업이 다음달이면 출범 6개월을 맞는다. 그동안 서울신문은 11회에 걸쳐 미소금융의 본격적인 태동과 다양한 활동, 개선할 점 등을 짚어왔다. ‘미소금융을 살리자’ 시리즈 마지막회로 지상(紙上)대담을 준비했다. 장훈기 미소금융중앙재단 기획관리본부장, 정명기 신나는조합 이사장, 박효순 우리미소금융재단 사무국장,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이 지난 반 년간 미소금융사업에 대한 평가와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 →금융소외자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시작된 미소금융 사업이 출범 6개월째를 앞두고 있다. 그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장훈기 미소금융중앙재단 본부장(이하 호칭 생략) 기존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비해 미소금융 사업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춰 고객들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고 사업 규모도 대폭 확대된 것이 성과라고 본다. 또 기업과 은행이 직접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이들의 사회적 책임(CSR) 문화가 확산된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미소금융재단을 방문한 고객들이 지원 대상이 되지 않거나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점 등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소금융재단 지점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신용보증대출,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환대출,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소액금융 서비스를 접수대행해 주는 ‘서민금융 통합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박효순 우리미소금융재단 사무국장 무엇보다 자활을 원하는 저소득 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된 것이 큰 성과라고 자평한다. 현장에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고민하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우리미소금융재단의 문을 두드린 고객들이 대출을 받고 나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올 때다. 초기에 상담이 많이 몰려서 대출 지원이 원활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출범 6개월이 다 돼 가는 지금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 -정명기 신나는조합 이사장 정부 차원에서 미소금융 사업을 장기적으로 진행하도록 정책을 세웠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그런데 지난해 미소금융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을 때 다소 성급하게 목표를 세웠던 것이 아닌가 한다. 1~2년 안에 200~300여개 지점을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큰 목표였는데 6개월여가 지난 지금 평가해 보면 처음 생각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또 미소금융 대출 신청을 했던 2만여명 중 실제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매우 적은 것 등을 보면 미소금융 사업 초기에는 주로 홍보에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출범 초기의 열렬한 관심과 달리 최근 미소금융 대출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미소금융 사업의 진행 방향을 어떻게 바라보나.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거꾸로 생각하면 초기에 너무 많은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도 문제다. 미소금융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엄연한 사업이다. 원금을 상환받아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야 하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잘해야 한다.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미소금융 초기에는 대출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미소금융 대출 심사라는 것이 일반 은행 대출과는 달라서 단순히 숫자로만 상환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 문제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미소금융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다. 돈 나갈 곳은 많고 들어올 돈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계속 자금을 지원할 게 아니라면 향후 10년간 2조원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10년 후에 자생력을 갖추기는 어렵다. 금융소외자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정부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몇 년만 미소금융 사업을 진행했다가 흐지부지 끝낼 게 아니라면 미소금융 사업이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명기 6개월 동안 법적·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지금까지도 미소금융 사업의 근거법은 전신(前身)인 휴면예금관리재단법이다. 미소금융재단과 명칭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다. 미소금융 사업이 법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1~2년 해보다가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이 높다. 법적·제도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 와서야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휴면예금관리재단법을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설립법으로 명칭을 바꾸는 등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직도 미소금융 사업 실무자들은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의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성급하게 초기에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제도 보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미소금융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나. -박효순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미소금융 실무자들의 전문성이 점점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소금융이 성공하려면 대출 심사나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출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고객은 사업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거나 업종에 대한 분석 없이 창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상담역이 사업의 준비과정과 기술력을 평가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에게 대출을 해야 한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돈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관련 컨설팅도 수반돼야 한다. 또 대출 후에는 정기적인 사후 방문을 통해 대출자와 상담역간 유대관계를 형성해 또 다른 어려움은 없는지를 파악해 적절한 조언으로 사업 성공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수율도 높아진다. -정명기 10여년 전부터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이끌어온 민간 단체 입장에서 보면 미소금융 실무자들이 고객인 빈곤계층의 삶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담보 소액대출이라는 형식만 갖고 나머지 기본적인 태도는 금융기관의 입장을 견지하려 한다. 정말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상환율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에 미소금융을 그림의 떡으로 생각하는 금융소외자들이 많다. 미소금융의 기본은 ‘사람에 대한 신뢰’가 돼야 한다. 돈을 빌려가는 사람의 자활 의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인내심을 발휘해 대출자를 보살피다 보면 상환율은 저절로 올라간다. 대출자들은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 미소금융 실무자들이나 우리 사회가 그런 가치관을 먼저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창균 미소금융 사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이자율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 4~5%인 미소금융 이자율을 최소한 15~20%까지 올려야 한다고 본다. 이자율을 높여 상환액이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미소금융 조달금리를 0%라고 가정해도 미소금융 직원 인건비나 대손충당금 등을 계산하면 적어도 이자를 15% 정도는 받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자부담이 높아지면 대출을 꺼리고 상환율도 낮아질 거라고 하는데 증명된 사실은 아니다. -장훈기 향후 마이크로크레디트에 대한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감안해 미소희망봉사단(가칭)을 꾸릴 예정이다. 현재 지점별로 3~4명의 자원봉사자 위주로 운영되는 체계를 벗어나 미소금융중앙재단에 경영컨설팅, 세무·회계·법률 등 관련 분야의 뜻있는 전문가들로 대규모 봉사단을 구성해 지점의 상담업무를 폭넓게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전문 상담인력 양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무담보·무보증 대출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미소금융사업은 결국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적절한 심사를 통한 신용리스크를 관리하고 대출자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상담해 주는 전문 상담인력 확보가 미소금융 활성화의 관건이다. 향후 전문가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나. -박창균 우리나라에서 결국 마이크로크레디트가 강점을 가지는 부분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김밥집이나 미장원을 차려도 특화될 수 있도록 미소금융사업이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영세 자영업의 고질적 문제가 과당경쟁과 낮은 생산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혼자 힘으로 경쟁력을 키우기가 어렵다. 미소금융 사업이 이런 사람들을 도와줌으로써 경쟁력을 북돋워 주고 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정명기 기존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들은 그동안의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미소금융이 민·관 협력모델을 만들어 민간 단체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에서 지난 3년간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 모형 개발을 해왔다. 또 전문가 양성 아카데미를 만드는 등 교육 분야에도 강점이 있다. 이런 것을 우리 민간 단체들은 미소금융에 얼마든지 전수할 의지가 있다. 가령 전문가 훈련 등은 민간 단체에 위탁하는 등 서로 협력해 간다면 미소금융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미소금융 사업도 다각화돼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창업자 대상 대출상품뿐 아니라 미소금융재단에 예금을 하면 더 높은 금리를 얹어준다거나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의료·교육·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출이나 보험 상품을 개발한다면 서민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장훈기 미소금융 사업이 단기적으로 그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불식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출자에 대한 지속적인 사업관리와 사업성공을 통한 원활한 대출 회수 등 미소금융사업 수행기관에 대한 성과평가의 틀을 세우는 것이 필수다. 이런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금융과 복지라는 두 가지 기능이 어우러진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안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국민 참여/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안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국민 참여/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안전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이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을 보면, 먹고 마셔서 생명 유지를 하는 생리적 욕구 다음으로 시급하게 충족시키려는 욕구로 정의되어 있다.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은 본능이다. 안전은 개인을 포함한 국가 사회에서 관심을 많이 두는 사안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미묘한 점이 있다. 사람은 대체로 긍정적 사건보다 부정적 사건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주는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재난, 재해, 시설물 붕괴, 공사장 사고 등에 대한 각종 정보는 열심히 살펴보지만 대책에는 무심하다. 아이티 지진 때를 생각해 보라. 사람들은 정작 그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대책에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편이다. 아이티 지진의 어마어마한 파괴력에 화들짝 놀라고 소방방재청에서 실시한 규모 7.0 지진 발생 시뮬레이션 결과에 지진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겠다고 다들 느꼈다. 하지만 정작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지진방재대책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물으면 대개들 잘 모른다. 자신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꼭 알아야 할 정보인데도 말이다. 올해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한 지진 대책은 두 가지다. 첫째는 소규모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2층 이하 소규모 건축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소규모 건축물 내진보강 포인트 20’을 배포했다. 또한, 연말까지 ‘소규모 건축물 내진 구조 기준’과 ‘표준 내진 설계도면’을 마련할 계획이다. 둘째는 주요 시설물 지진방재대책이다. 댐, 터널, 철도, 교량, 공항, 항만의 경우 지진 규모 5.4~6.5에 대한 내진성능을 1979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보했다. 또한 지진재해대책법에 따른 11개 시설물(도로 교량, 도로 터널, 철도 교량, 철도 터널, 도시철도, 공항, 항만, 댐, 건축물, 국가하천수문, 공동구)에 대해서는 내진설계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공항과 일반국도는 2012년까지 100% 내진성능 확보를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첫째를 주목해 주길 바란다. 시설물 안전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각종 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부는 국가 주요시설의 안전 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주요 시설물의 안전등급, 점검 이력 등 안전관리 현황을 인터넷(시설물 정보관리 종합시스템 http://www.fms.or.kr/)에 공개하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 4월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무상 안전점검 범위를 기존의 취약시설인 장애인복지시설, 노양 요양시설, 아동복지시설에서 사회복지시설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4대 강 살리기 사업,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등 여러 국책사업의 추진에 따라 건설공사의 안전 및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건설공사 안전관리계획 검토를 강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규정한 1, 2종 시설물의 건설공사는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안전관리계획을 검토하도록 했다. 또한 공사 중 점검시행 후 발주청 등에 통보하고 있는 안전점검 시행 결과를 국토해양부장관에게도 통보하도록 하였다. 정부의 정책에 국민이 호응해야 시설물 안전 문화가 일상생활로 뿌리내린다.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훈련에의 적극적인 동참이다. 마침 14일까지 ‘2010년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각종 기관과 국민이 함께 참여하여 조직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또한, 몇몇 지방자치단체의 민방위 교육장에 가면 여러 재난 재해 및 안전사고가 닥쳤을 때 무엇을 어떻게 조치하는지를 전문가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해볼 수 있는 각종 시뮬레이션을 마련해 놓았다.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키려면 정부의 정책, 국민의 참여, 안전정보의 전달 등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서로 잘 통해서 선순환되길 기대해 본다.
  • [지역개발 현장]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지역개발 현장]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새만금방조제가 멀리 보이는 전북 부안 하서면 백련리. 방조제 완공으로 개발의 훈풍이 불고 있는 이곳에 녹색산업의 메카가 될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지 조성공사가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풍력·태양광·수소연료전지 등 각종 실증 연구단지 건축공사가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2020년엔 동북아 중심으로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는 전국에서 최초로 조성되는 복합단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실증-산업을 집적화해 2020년 동북아 메카로 발돋움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담고 있다. 이 사업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낮았던 2004년부터 먼 미래를 바라보고 구상해 2008년부터 가시화됐다. 지난해 9월 산단조성, 기반시설공사, 건축공사를 동시에 착공했다. 이 테마파크는 국비와 지방비 1000억원을 투자해 35만 6000㎡에 실증연구단지, 산업단지, 교육홍보 테마시설을 갖추는 사업이다. 가장 중요한 실증연구단지에서는 세계적인 두뇌와 기업들이 모여 풍력·태양광·수소연료전지·바이오 냉난방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태양광 모니터링, 태양광 발전과 실증, 풍력기계 시험, 수소스테이션 등 7동의 건물을 짓고 있다. 세계 수준의 최첨단 연구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체험단지에서는 테마체험 및 교육홍보사업이 추진된다. 6개 분야의 체험관과 영상관에서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다. 새만금지구와 연계할 경우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산업단지에는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선도하는 유망기업 20개가 입주한다.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산업기술시험원 등 3대 국책연구기관과 전북대 소재개발지원센터 등이 입주하기로 확정돼 연구개발(R&D) 공동협력 기반도 마련됐다. ●새만금 연계 관광수익도 기대 이 테마파크는 다른 국책사업보다 예산이나 부지는 작지만 의미와 전망은 매우 크다. 부안-새만금-군산-익산을 잇는 글로벌 솔라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새만금 풍력클러스터와 함께 전북이 동북아 신재생에너지 산업 메카로 떠오르는 선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실증-산업의 집적화는 신재생에너지의 완성도를 가속화하고 부품의 성능 향상에 획기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술력이 좋은 중핵기업과 대기업의 연계는 에너지규모 확장 등 산업 선순환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화를 촉진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선도 인프라 구축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분야 11개 기업이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어 테마파크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11개 기업은 1524억원을 투자해 853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윤석중 전북도 태양광담당 계장은 “내년 상반기 테마파크가 본격 가동되면 전북이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며 “입주 기업에는 인센티브와 함께 원스톱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부안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내수부양→성장’ 부진… 재정악화 초래

    [한·일 100년 대기획] ‘내수부양→성장’ 부진… 재정악화 초래

    │도쿄 이종락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은 반세기에 걸친 자민당 정권의 ‘수출과 대기업 위주의 양적 성장’ 대신 내수 부양을 통한 내실 성장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단기부양책 간과” 지적 자녀수당 등 복지정책을 통해 소비를 부양하고 이를 생산과 투자, 고용의 선순환으로 연결시켜 저소득층, 서민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내수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내수 부양이 지체되면서 정책효과를 실감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경기가 급하게 추락하는 시기에는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단기적 부양책이 필요한 데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불안도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한 정부의 정책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탄’이 필요할 때 국채를 충분히 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정권이 소비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린 결과 올 연말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합한 일본의 공적채무 잔액은 949조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총생산(GDP)의 1.97배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대외차입금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이 229%로, 주요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정적자 규모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 일본의 고민이다. 민주당은 가계에 직접 매년 2조엔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자녀 1명당 월 1만 3000엔을 지원하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를 확정했다. 앞으로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퓰리즘적 분배정책 비난 직면 재계와 언론,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이 아쉬운 판에 하토야마 내각이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분배정책으로 재정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부 경제 각료들도 현 상황에서는 가계에 보조금을 줘도 쓰지 않아 소비진작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실효성을 의문시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불만은 민주당이 당초 표방했던 개혁과 양극화 해소는 진전이 없고 구체적인 성장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맞물려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실제로 교토통신이 지난달에 실시한 긴급 전화여론조사에서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은 20.7%로 나타났다. 하야(下野)까지 거론될 수 있는 10%대 추락을 눈앞에 뒀다. 54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총리의 승부수가 좌초되기 일보 직전에 놓여 있는 셈이다. jrlee@seoul.co.kr
  • [남유럽 재정위기 한국은 안전한가] “성장 통해 재정건전성 확보할 것”

    [남유럽 재정위기 한국은 안전한가] “성장 통해 재정건전성 확보할 것”

    이용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10일 “성장과 재정 건전성의 동시 달성은 선순환 개념이며 성장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 경제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인터뷰를 통해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 사업에 예산의 우선 지원이 이뤄질 것이지만 복지 예산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9일 재정전략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고성장을 이루는 새로운 재정전략을 주문했는데. -재정 건전화와 고성장 달성은 어떤 측면에서 같은 목표다. 그동안 우리는 섬유에서 조선, 자동차, IT로 이어오면서 성장을 이뤄왔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의 화두가 성공한다면 재정 수입의 확보가 가능하다. 이것은 다시 지출로 이어져 성장의 재투자와 복지 예산으로 이어지고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재정 건전화와 고성장은 선순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재정 건전화를 위한 구체적 달성 전략은. -정부는 재정수지 적자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 향후 5년간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이다. 정부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5년 만에 흑자재정으로 바꿔 놓은 경험이 있다. 내년 예산 편성을 위해 오는 9월까지 각 부처 협의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사업을 폐지하고 유사사업을 통폐합하는 등 강력한 세출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다. 이와 함께 비과세 감면과 탈루 소득 양성화 등의 세원 증대 방안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심성 재정지출에 대한 억제 등 정치권과 국민 등 각계각층의 협조가 절실하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우리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재정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 전략은. -정부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해 국제 금융위기 전개과정을 철저하게 감시해 적절한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장점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적절한 조치에 나설 것이다. →공기업 부채에 대해 우려가 높은데.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편이고 이는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도 인정하는 일이다. 공기업 부채를 국가부채에 포함하는 나라는 없지만 정부는 공기업 자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요구할 것이다. 우선 재무 여건이 어려운 공기업에 대한 자구노력을 강화시키고 사업 타당성에 대해 객관적 검증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우리 출구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세계 경제의 변화는 실로 변화무쌍하다. 지난해 1년만 보더라도 IMF는 4번이나 세계경제전망을 수정할 정도로 불확실에 휩싸여 있다. 경기회복 기조는 맞지만 보다 확실해질 때까지 신중하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세계 경제 흐름을 지켜보면서 출구전략을 세울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지방시대]기술자가 국가 경쟁력의 밑거름이다/양오봉 전북대 화공학 교수

    [지방시대]기술자가 국가 경쟁력의 밑거름이다/양오봉 전북대 화공학 교수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지도자들의 화두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각국의 경제 살리기이다. 세계의 주도권이 유일 초강대국 미국에서 중국이 가세한 G2 체제로 개편되고 있다.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던 당·청 이후 열강들의 수탈의 역사를 딛고 세계 무대에 주역으로 다시 등장한 것은 경쟁력 있는 제조업을 앞세워 세계의 상품공장으로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였기 때문이다. 사정과 이유야 많겠지만 16세기와 18·19세기에 세계를 제패하였던 스페인과 영국의 쇠퇴는 제조업의 쇠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튼튼한 제조업의 밑받침 없이 무역과 금융만으로 한 국가를 지탱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잘 웅변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때문에 지난 1997년 IMF 위기,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 할 수 있었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최고 수준의 우수한 기술자들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지금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은 최고 수준 기술자들의 혼신의 노력과 회사 경영진의 빛나는 경영의 합작품이다. 한 국가는 제조업의 바탕 없이 지탱할 수 없고 제조업의 근간이 기술자라면 기술자가 회사와 국가 경쟁력의 밑거름이라 해도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잘 교육 받은 우수한 기술자들은 회사와 국가의 보배이다. 실제로 회사들은 우수한 기술자만 있다면 언제든지 고용을 하고 싶은데 우수하고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필자가 대학에서 기술자들을 교육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업의 임원들에게 이러한 말을 들을 때면 곤혹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이 어려운 난국에도 쓸 만한 기술자들은 눈 높이만 맞춘다면 대부분 취직이 되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이다. 지금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경쟁력 원천은 60년대부터 우수한 인재들이 자신의 적성과 소신에 의하여 이공계 대학에 진학, 최고 기술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적인 노력을 한 덕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힘도, 권력도, 부도, 명예도 없는 고달픈 샐러리맨으로 대접했다. 우리나라도 쇠퇴기에 접어든 선진국들이 걸어왔던 것처럼 꽤 오래 전부터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부와 명예를 따라 의대나 법대를 채우고 난 다음 이공계를 선택하는 선진국 병을 앓기 시작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최고의 인재들이 이공계로 진학하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우수한 기술자가 중소기업에서 3년간 뛰어난 실적으로 근무할 경우 군복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적 우수 근무자에 대하여 대기업, 공기업 등에서 우선 채용하도록 한다면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덜 수 있고 신규 일자리도 창출된다. 그러면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로 진학하게 되고, 중소기업·대기업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도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업의 철저하고 객관적인 실적 관리와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가 뒤따른다면 일부의 병역기피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지금 경기국면은? “상승 지속”vs “둔화 조짐”

    지금 경기국면은? “상승 지속”vs “둔화 조짐”

    7.8%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시작으로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흐름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를 놓고 정부에서는 “견조한 상승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수출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생산과 출하가 늘고, 기업들은 재고와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선순환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조만간 고점에 이른 뒤 둔화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경계감도 적지 않다. 일부는 “이미 둔화국면”이라고 말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상황 및 경제심리가 개선되면서 내수도 강화될 것”이라면서 “경기회복세는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속 120㎞로 달리던 자동차가 80㎞로 속도를 줄였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멈출 때(경기정점)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지난 2월에 출하 증가 폭이 급격하게 줄면서 ‘재고·출하 순환도(재고와 출하 비율을 사분면에 표시해 경기국면을 판단하게 한 것)’ 상에서 둔화국면에 가까워졌다. 일반적으로 경기회복 때는 재고와 출하가 동시에 늘지만, 둔화국면에 접어들면 출하증가가 줄면서 재고가 쌓인다. 재고증가율(전년동월비)은 1월에 -3.6%에서 2월 4.2%, 3월 6.6%로 꾸준한 상승세다. 반면 출하증가율은 1월에 32.1%에서 2월에 14.4%, 3월에 19.1%였다. ●120㎞ 달리던 자동차가 80㎞로?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1월 이후 재고순환지표에서 출하증가율이 감소한 데 반해 재고증가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3월 소매판매 감소와 경기선행지수 등을 고려할 때 이미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투자 부진도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의 GDP 통계에 따르면 1분기 건설투자액은 31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 45조 8000억원보다 14조원 이상 감소하며 전체 고정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4%에서 54.8%로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1분기 53.6%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3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전달보다 0.7%포인트 빠지는 등 석 달째 마이너스를 보인 것을 놓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재정부 관계자는 “3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를 구할 때 2008년 10월~2009년 9월 평균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데 지난해 2~3분기에 가파른 상승 때문에 수치가 완만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도 서너 달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의 기저효과일 뿐, 회복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선행지수 3개월째 감소 해석 분분 하지만 둔화국면의 ‘시그널’로 보는 시각도 많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상승세지만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전월차가 3개월째 빠진 것은 앞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신호”라면서 “3~6개월 뒤 일시적이든 추세적이든 경기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를 ③ 식품산업화 무안을 가다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를 ③ 식품산업화 무안을 가다

    28일 이른 아침부터 주변이 온통 황토밭인 전남 무안군 현경면 용정리 ‘무안 황토고구마 클러스터 사업단’ 사무실로 주민 10여명이 모여든다. 게르마늄·칼륨 등 각종 미네랄과 섬유소를 함유해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토글토글’ 생산자들이다. 토글토글은 이 지역 황토고구마 브랜드다. 이들이 800g~1.2㎏짜리 등 소량 선별·포장 라인 앞에 자리를 잡자 컨베이어벨트로 연결된 기계가 돌기 시작한다. 바로 옆엔 4.5~10㎏짜리 대량 포장 라인이 움직이고 있다. 소량 포장은 할인마트, 대량은 도매시장 등으로 각각 보내진다. 이들은 능숙한 솜씨로 같은 크기의 고구마를 골라내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저울에 올려 무게를 단다. 그 다음엔 테이프 접착 기계를 통과시켜 포장이 마무리된 비닐 봉지나 박스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이렇게 갈무리된 상품은 지게차에 실려 배송지로 향한다. 무안 황토고구마 클러스터 사업단은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클러스터 사업단으로 선정된 이래 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우선 주민소득 증대다. 사업단에 참여한 100여농가가 200여㏊에서 연간 1만 1000여t을 생산, 11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동 출하 등 판로가 탄탄해지면서 참여 농가도 늘고 있다. 고구마의 시장 영역 확대는 농촌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도시로 떠나려는 젊은 사람들을 잡아두는 효과도 있다. 농촌 산업화→일자리 창출→이농억제→자녀 출산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가능케 한다. 선별 작업에 참여한 서선숙(46·여·해제면)씨는 “이태 전부터 농한기를 이용해 틈틈이 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일당 5만원씩 10일만 일하면 몫돈을 만지게 된다.”고 말했다. 사업단의 노용숙(43) 사무국장은 “고구마가 한창 출하되는 9~11월엔 하루 70~100여명이 선별하는 작업에 투입된다.”며 “농어촌의 여성과 고령의 유휴 노동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단은 지난 8일 무안군 장애인복지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소비 트렌드에 맞는 고구마 한과와 기능성 가공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원재료를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기능성 식품과 술, 과자 등 2차 가공품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지역내 ㈜왕산제과와 협약한 뒤 자색고구마 스낵·강정·뻥튀기 등 3종의 과자를 생산,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업단은 조만간 서해안 고속도로 상의 행담도 휴게소에 부스를 마련하고 군고구마와 과자류·고구마 와인과 음료수 시제품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업단의 정병춘(61·농학박사) R&D센터 소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색고구마의 안토시아닌 색소는 세포 노화를 방지하고, 체내 활성산소 제거·알코올성 간질환 등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를 이용한 기능성 음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고구마 출하뿐만 아니라 ‘고구마 요리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50여명의 주부 졸업생이 배출됐다. 이들은 ‘토글토글 여성 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하며 무안 황토고구마 요리와 홍보를 도맡고 있다. 주부 김모(45·무안읍)씨는 “고구마를 이용한 전통음식과 양식·일식 등에 접목한 퓨전 요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찾아들면서 농촌마을에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무안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조선업계, 원자재값 상승 덕본다

    조선업계, 원자재값 상승 덕본다

    지난 22일 삼성중공업은 올해 세계적으로 처음 발주된 11만 5000t급(아프라막스급) 유조선 9척을 싹쓸이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계약과 함께 바로 선박 설계에 들어갔다. 그리스 선주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조기 납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발주된 선박마저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지난해 12월~올 1월과는 시장 분위기가 꽤 달라졌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이 조선업계의 불황 탈출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통은 원자재값 상승이 악재로 작용하지만 조선업계엔 거꾸로 ‘봄이 오는 소리’로 간주된다. 원자재값 상승은 자연스럽게 기름을 실어나르는 유조선이나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의 운임료를 끌어올리며, 이는 이들 선박의 발주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 거래와 운반이 활발해지면 이를 건조하는 선박의 선가도 덩달아 인상되는 선순환 구조로 확대될 수 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의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1·4분기에 발주된 전세계 벌크선은 총 105척(211만 6155CGT·보정톤수)으로 전년 동기(48척·87만 7338CGT) 대비 배 이상 늘었다. 유조선도 지난달에 13척(33만 8052CGT)이 발주돼 지난해 같은 기간(5척·12만 7972CGT)보다 갑절 이상 증가했다. 선가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세계 신규발주 선박의 가격지수인 ‘클락손 지수’는 지난 1월15일부터 11주 연속 136으로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3주 연속 오르며 139를 기록했다.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가격은 지난달 5000만달러에서 한 달 새 280만달러가 오른 528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벌크선도 올 초 바닥을 다지고 서서히 오르고 있다. 18만t급 벌크선은 지난 주 5700만달러로 전주 대비 50만달러 올랐고, 7만 6000t급 벌크선도 3430만달러로 전주 대비 30만달러 상승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가지수는 2008년 8월 190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걷다가 이 달에 처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주 선가지수(139)는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낮은 만큼 가격이 본격 회복됐다고 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선박 원자재인 후판값 인상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진단한다. 선가 협상에서 후판값 인상분이 선박건조 원가에 반영될 뿐만 아니라 선주들의 발주 주문을 앞당길 수 있다고 봐서다. 단기적으로는 후판값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선가 대세 상승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발주량이 늘고, 선가가 반등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사실상 ‘턴어라운드’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를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를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중앙·지방, 도시·농촌 가릴 것 없이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 젊은 인구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이지 못하거나 대증요법 차원에서 급하게 마련된 대책들이 많다. 들이는 공에 비해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경북 칠곡, 전남 강진, 강원 영월의 사례는 단연 돋보인다.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경북 칠곡군은 젊은 도시다. 지역민 12만여명의 평균연령이 35.3세로 전국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낮다. 같은 경북도 내 군위군(49.1세)과는 평균연령이 14세나 차이 난다. 칠곡에는 가임기 부부들이 많다. 전국에 드리운 ‘저출산의 그늘’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지역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률)은 2008년 기준 13.8명이다. 전국 시·군·구 중 최상위권이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 또한 1.6명으로 전국 평균(1.2명)을 크게 웃돈다. 경북 남서부의 작은 지자체가 균형 잡힌 인구분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칠곡은 일자리에서 답을 찾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칠곡은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었다. 주민 대부분이 대구·구미 등 인근 도시에 신선한 채소 등을 공급하는 근교농업으로 생계를 꾸렸다. 그러다 도농복합도시로 변신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은 90년대 초. 산업단지들이 줄지어 들어서기 시작했다. 대구·구미 등 대규모 산업공단 밀집지역과 가까운 데다 낙동강의 수자원이 인접해 있고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관통하는 등 지리적 이점까지 더해진 결과였다. 특히 67개 업체가 입주한 구미 국가3산업단지와 343개 업체가 들어선 왜관 일반산업단지 등을 군 내에 유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군(郡)이 앞장서 하·폐수 처리장을 증설하고 정보기술(IT) 산업 특성화를 위해 난개발 방지책을 세운 것도 기업들이 앞다퉈 칠곡 입성을 바라게 된 이유다. 공단 조성으로 칠곡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고향을 등질 필요가 없게 됐다. 오히려 인근 지역의 젊은 구직자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90년 7만 8000여명이던 이 지역 인구는 올해 초 12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안정된 일자리를 얻은 가임기 여성의 출산은 더욱 활발해졌다. 칠곡의 사망자 대비 출생아 비율은 2.6배(2008년 기준)로 경북에서 구미시(3.8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꾸준한 인구 증가 덕에 칠곡은 현재 시 승격까지 바라보게 됐다. 칠곡군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의 공조로 일자리를 만드니 젊은 층이 늘어났고 노동력이 풍부해지니 더 많은 기업이 군내 입주를 희망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교육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창의적 노력도 젊은 부모와 학생들을 칠곡에 머물게 하는 이유다. 이 지역 13개 초·중·고교들은 최근 교육협력망을 구축, 방과후 학교를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 첫 시도로 공교육을 내실화해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취지다. 칠곡군 교육청 관계자는 “칠곡은 2004년 교육과학기술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뒤 교육에 집중투자했고 21개 초등학교와 공립 유치원이 있을 만큼 사회적 기반도 탄탄히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KT, 쿡 북카페 론칭... 전자책 시장 콘텐츠로 승부수

    KT는 20일 강남 리츠칼튼호텔에서 출판사 및 단말기제조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QOOK 북카페’론칭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KT가 통신업계 최초로 오픈한 ‘QOOK 북카페’는 기존 출판 콘텐츠에 KT의 IT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유통 서비스로 도서, 만화, 잡지 등 다양한 출판 콘텐츠를 PC는 물론, 전자책 단말기,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단말기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출판사나 기성 작가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자체 제작한 전자책 콘텐츠가 앱스토어 형식의 오픈 마켓에서 사고 팔 수 있도록 6월 중 오픈마켓에 대한 정책 및 매뉴얼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콘텐츠 제작자를 우선시 하는 수익배분 정책을 추진해 콘텐츠 제작자가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해, 출판 콘텐츠 분야에서 상호 발전하는 선순환적 운영을 목표로 하고 았다. 콘텐츠의 경우 현재 확보한 10만권 콘텐츠에서 베스트셀러 등 인기 콘텐츠를 확대, 질적으로도 풍부하도록 구비하고 일반 고객들에게도 콘텐츠 제작을 개방,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리도록 해 차별화를 꾀하며, 또한 해외사업자와도 연계, 해외 콘텐츠 수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PC, 스마트폰, 전자책 단말기 이외에도 KT가 서비스 중인 IPTV와 스타일폰(SoIP)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유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WiFi, 3G, 와이브로(WiBro)까지 확대, ‘QOOK 북카페’고객은 KT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모두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단말기에서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전자책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KT는 ‘QOOK 북카페’사업 초기 고객유치를 위해 병원, 학교 등 기업형 고객 위주의 영업을 강화하고 유무선망 구축도 함께 진행, 단체 내 속한 개별 고객들이 전자책 단말기로 자연스럽게 ‘QOOK 북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개인 고객 가입도 유도할 계획이다. 이미 KT는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전자책 콘텐츠 사업을 위한 유무선통신망 구축 협력 및 병원내 콘텐츠 제공 MOU를 체결하며 기업고객으로 유치하였으며, 제휴한 KAIST 외에도 주요 대학교, 호텔, 항공사 등 다양한 기업고객을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T 서유열 홈고객부문장(사장)은 “QOOK 북카페 서비스를 통해 출판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오픈 마켓으로 운영, 누구나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자 및 구매자 모두 Win-Win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 확대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위즈덤하우스 연준혁 대표는“QOOK 북카페 서비스는 출판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 기대되며, 전국민이 빠르고 편하게 전자책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KT 서울신문NTN 차정석 기자 cj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10 한국경제 기상도] 韓銀 “민간·내수부문 자생력 되찾았다”

    [2010 한국경제 기상도] 韓銀 “민간·내수부문 자생력 되찾았다”

    한국은행이 12일 경제전망 수정치를 내놓으면서 강조한 것은 민간과 내수부문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6%에서 5.2%로 올린 것도,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를 17만명에서 24만명으로 늘린 것도 내수를 중심으로 민간 부문에서 그만큼 해 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재정(공공지출) 의존형 경기회복이 끝나고 민간 스스로의 힘에 의한 선순환 구도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이 대목에 단순한 성장률 0.6%포인트 상향조정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김중수 한은 총재가 지난 9일 “(금리 인상을 하려면) 정부 주도에 의한 성장이 아닌 민간의 자생력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데 비춰 볼 때 금리 인상 논의가 조기에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지난 1~3월(1분기)의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둔 것이 한은 전망치 상향조정의 주된 근거가 됐다. 한은은 1·4분기 성장률을 당초 0.7%에서 이날 1.6%로 높였다. 한은 관계자는 “올 들어 일정부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수출이 1분기 36.2%의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고 그동안의 재고 조정에 따라 제조업 생산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재정의 경기회복 견인 효과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민간 부문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3%포인트에 그쳤던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전체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가 올해 4.9%포인트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소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수출의 기여도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로 민간소비는 가계소득 증가와 소비심리 호전 등에 힘입어 지난해 전년 대비 0.2% 증가에서 올해 4.0% 증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올해 정보기술(IT) 부문의 회복세와 기업들의 투자여력 확대 등으로 지난해 -9.1% 역성장에서 올해 13.4%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주택건설 부진으로 지난해(4.4%)보다 못한 2.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그러나 성장의 고용 창출력 약화 등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08년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1~2007년에는 취업자가 연 평균 32만 5000명 늘었지만 올해에는 24만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폭도 지난해의 4분의1인 10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5.5%로 발표한 국책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제외하고 삼성경제연구소(4.3%), LG경제연구원(4.6%), 한국경제연구원(4.2%) 등 민간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 초·중반에서 유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왔기 때문에 다른 연구기관들의 전망치도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기관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주춤했던 수출이 개선되고 내수에서 회복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맞지만 우리 경제는 세계 추이보다 진폭이 크기 때문에 빠른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단언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세계 경제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동요 가능성 등 불안요인도 여전하다.”면서 “오는 6월 전망치를 수정 발표하는 데 아직까지 5.5% 전망에 변화를 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태균 유대근기자 windsea@seoul.co.kr
  • 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김선옥씨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회는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신무성 이사장 후임에 김선옥(65)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최근 선임했다. 8일 총회에서 최종 확정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국장 또는 1급이 용퇴하면서 이 자리로 옮겨온 적은 있지만 차관급이 선임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공정위의 선순환 인사가 어렵게 됐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감세정책 바로 알기/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열린세상] 감세정책 바로 알기/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세금은 누구나 내기 싫어하지만 세금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납세의 의무를 소수의 부자에게 떠넘기려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윌리엄 3세는 아일랜드 구교도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창문이 여섯 개가 넘는 집에만 부과하는 창문세를 만들었다. 잘사는 사람들의 집에는 창문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일종의 부유세다. 사람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창문을 없애거나 새로 짓는 집에 창문을 아예 만들지 않았고 이에 따라 영국의 오래된 집은 창문이 거의 없는 기이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지출을 크게 늘려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게 되자, 일각에서 감세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뜩이나 나라살림이 어려운 가운데 세금을 깎아줘 봐야 부자들만 혜택을 보고 부자들이 세금혜택을 많이 본 만큼 소비를 하지 않아 감세에 따른 소비진작효과가 기대에 비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감세정책은 세금을 깎아서 납세 후에 국민들이 쓸 수 있는 돈을 늘려 소비 여력을 높이고 경기회복을 도모한다. 이렇게 경제가 활성화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로 이어져 세수가 더 늘어나면서 국가재정에도 도움을 주는 선순환구조를 이룰 수 있다. 따라서 감세정책은 세금부담액이 많은 사람들의 세금을 깎아 돈을 보다 많이 쓸 수 있게 해야 효과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소득상위 20% 가구가 부담한 세금규모는 경상조세의 약 60%에 해당해 감세를 하면 이들의 세금이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감세의 목적이 세금이 줄어든 만큼 소득을 늘려 소비를 진작하는 데 있으므로 세금을 내지 않거나 적게 내는 사람에게 감세혜택이 적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감세로 소득이 높은 사람들의 세금이 많이 줄었다고 부자감세를 운운하는 것은 감세정책의 근본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시장에 바로 투입돼 즉각적인 경기부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에 감세정책은 세금을 내려서 늘어난 재원이 국민들의 소비로 연결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정책시차가 있다. 따라서 감세에 따른 소비진작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분명한 것은 지난해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 감세액보다 3.5배 이상 소비를 늘렸다는 점이다. 소득상위 20% 가구의 지난해 세금감면액은 월평균 3만 2000원 정도인 데 반해 이들의 소비는 11만 5000원 정도 늘어났다. 이들보다 소득이 적은 사람들의 소비가 기껏해야 월평균 4만원 정도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소득이 많은 사람들의 소비가 비교적 많이 늘어난 편이다. 일부에선 고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이 저소득층에 비해 낮기 때문에 감세로 늘어난 소득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금액비중이 적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그 금액비중이 적을지라도 절대금액이 크기 때문에 고소득층의 감세가 전체 소비를 늘리는 데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부자들이 세금감면의 혜택만 받고 소비를 하지 않았다는 일부의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지난해 정부가 부자감세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과세표준별 세율을 똑같이 1%포인트씩 인하해 소득이 많을수록 소득세율의 인하율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감세에 따른 소비진작효과도 적지 않았냐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지금 세계 각국은 조세경쟁이 한창이다. 과거와 달리 사람, 돈, 기업이 경제적 유인에 따라 너무나 쉽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세금을 낮추어 조세경쟁력을 갖추고자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감세를 비롯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우수한 인력·자본·기업 등을 유치할 수 있고, 국내로 들어온 기업의 직접 고용은 물론 관련기업의 추가적인 투자와 고용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조세경쟁의 시대에서 감세정책을 가지고 갑론을박하면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시간이 없다. 우리도 후세에 창문 없는 집을 유산으로 물려주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 통쾌한 승리? 왕따의 시작!

    통쾌한 승리? 왕따의 시작!

    첫날 오전 8시45분, 세 개의 이스라엘 전투기 편대는 시나이 반도와 수에즈에 있는 이집트의 모든 공군 기지를 기습, 쑥대밭으로 만든다. 400여대의 전투기가 폭격되며 이집트 공군력은 궤멸된다. 둘째 날 오전 1시, 요르단령인 동예루살렘으로 이스라엘 공수부대원들이 투입된다. 요르단 후세인왕은 전의를 상실한다. 오전 5시45분 시리아는 뒤늦게 골란고원 국경 즈음에서 이스라엘과 교전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패퇴당한다. 셋째 날, 새벽녘 이집트군의 3분의1만이 시나이 반도를 탈출, 수에즈 운하를 건너 목숨을 건진다. 이스라엘은 저녁 무렵 요르단령이었던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을 완전히 점령한다. 요르단은 항복과 마찬가지의 휴전을 요청한다. 넷째 날, 이집트가 손을 들었고, 다섯째 날 시리아의 골란고원 점령을 마쳤고, 여섯째 날 시리아마저 백기를 흔든다. 태초에 ‘이 전쟁’이 있었다. 1967년 6월5~10일, 지중해 동부를 접한 중동의 일부 지역에서 단 6일 동안 벌어진 ‘이 전쟁’은 반 세기 넘게 자행되고 있는 테러와 학살, 파괴와 통곡 등 반문명적 혼란과 악순환을 불러일으킨 결정적 첫걸음이었다. 또한 중동 지역을 전 지구적 차원에서 거듭되는 반(反) 미국, 반 이슬람 등의 갈등 한가운데 있도록 만들었다. 이스라엘의 승리였다. 근대 세계 전쟁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승(大勝)이자 쾌승(快勝)을 거뒀을뿐더러 이스라엘로서는 아랍 국가들 틈바구니의 위태로움 속에서 근대 국가 성립의 확실한 토대를 닦을 수 있었다. 3차 중동전쟁인 이 전쟁을 이스라엘과 서방 사가(史家)들은 ‘6일 전쟁’이라 불렀고, 아랍에서는 ‘6월 전쟁’이라 불렀다. ‘6일 전쟁’은 속전속결 전투의 전형이었다.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첩보와 미국, 유럽의 군사지원을 바탕으로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변 아랍 연합에 기습 공격을 가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 시나이 반도, 골란고원 등을 차례로 점령했다. 이스라엘이 경제, 외교, 군사 등 모든 면에서 중동의 새로운 패자(覇者)임을 만방에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결코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6일 전쟁’의 승리는 중동 지역에 몰아친 비극과 증오의 시작이었고, 고통과 학살은 쉼없이 확대 재생산됐다. 영국 BBC의 중동 통신원을 지낸 제러미 보엔은 ‘6일 전쟁’(김혜성 옮김, 플래닛미디어 펴냄)을 통해 이 전쟁이 치러진 6일 동안을 정확하고 치밀한 시간, 장소, 인물별 묘사로 재구성한다. 기자 특유의 방대한 인터뷰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마치 한 걸음 곁에서 전쟁의 모든 상황을 지켜본 듯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러면서도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침 없는 객관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미덕을 보여준다. 저자 보엔은 한 편의 전투 소설을 읽는 듯 긴장감을 끌어올리다가도 어느새 냉엄한 현실 속의 역사 인식을 깨우쳐 주곤 한다. 이스라엘은 이미 1948년 영국 등 UN의 지지를 등에 업고서 건국을 선포하며 아랍 국가들과 1차 중동전쟁을 치렀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 78%를 점령했고, 팔레스타인 사람 80만명은 난민이 됐다. 이후 1956년 이집트와 대결하는 2차 중동 전쟁을 거치고 10년 뒤 치른 ‘6일 전쟁’은 이스라엘 입장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전쟁이었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오만함으로 바뀌었고, 점령 지역을 돌려주라는 유엔의 권고 사항마저 무시하고, 팔레스타인과 평화 협상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자국 총리(이츠하크 라빈)를 암살했을 정도의 폭력이 일상화된 나라로 바뀌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기도 하다. 요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도 ‘6일 전쟁’ 이후에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테러와 분쟁, 갈등의 최전선에 일반 유대인들을 보낸 뒤, 그들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을 추가로 배치하는 식이다. 과거 역사 속 ‘홀로코스트의 피해자’라는 면죄부를 앞세워 폭력과 광기를 무시로 자행하며 100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역사의 또 다른 피해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냐, 아랍이냐 하는 정치적 호불호, 혹은 종교적, 이념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중과 경외, 평화의 선순환 체제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만약 우리가 생명을 위해 싸웠다면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곡의 벽을 위해 싸웠다면 그것은 새끼손가락만큼의 가치도 없다.”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이 6일 전쟁을 통해 점령한 예루살렘 구시가지(동예루살렘)에 있으며 유대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일 전쟁 중에 아들을 잃은 한 이스라엘 어머니가 외치는 이 절규가 전쟁이 품고 있는 반 생명적 속성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 준다. 2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성남 경차택시 살려야 한다

    성남시가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경차택시가 차고에서 잠자기 일쑤라고 한다. 경차택시는 재작년 ‘생활공감 국민 아이디어 공모’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제안이다. 에너지 절감과 환경 개선이라는 녹색경제의 양대 목표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셈이다. 하지만 시범운행 한 달 만에 사납금 걱정으로 하루 10시간도 운행하지 못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이미 경차택시 도입의 내용과 형식 모두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요금 차별화로 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시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뿐만 아니라 시범실시 뒤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절차까지 긍정 평가했다. 까닭에 성남시의 한 달간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문제점을 보완해 이 제도가 뿌리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 창안으로 싹을 틔운 좋은 취지의 정책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시들게 해서야 될 말인가. 성남시는 물론 중앙정부가 발벗고 나서 공급자인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시민의 시각에서 대책을 세우란 얘기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안전성과 승차감이 떨어져 이용을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예컨대 일부 회사만 장착하고 있는 에어백을 모든 경차택시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를 검토해야 한다. 싼 요금으로 인한 경차택시의 채산성을 보전하기 위한 보조금 지급을 기왕에 고려하고 있다면 이를 앞당겨 실시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당초 배기량 1000㏄ 미만인 경차택시를 도입할 때 우리의 자동차 문화를 바꿔나가려는 의지가 배어 있었다. 즉 유럽국가들처럼 중·대형차보다 에너지 절약형 소형차를 애용하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취지였다. 경차택시가 전국적으로 뿌리를 내려 그런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공공부문이 마땅히 앞장서야 한다. 안락한 고급차에 익숙한 고위 공직자들부터 솔선해 하이브리드카나 친환경 경차를 이용하는 전범을 보이란 뜻이다.
  • [선택 2010 지방선거 D-79] 지방예산 40% ‘업적’ 남는 건설 집중… 복지엔 18%뿐

    [선택 2010 지방선거 D-79] 지방예산 40% ‘업적’ 남는 건설 집중… 복지엔 18%뿐

    15일로 제5회 지방선거가 79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 후보자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외치며 바닥을 훑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는 시큰둥하다. 그동안 지방정부를 책임진 단체장과 의회의원이 지방자치의 본령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별다른 통제 없이 우리 생활 전반에 파고든 지방권력을 5회에 걸쳐 파헤친다. 지방정부의 씀씀이, 구조적인 부패와 기형적인 권력구조, 척박한 지방자치 환경을 짚어보고, 우리 속의 ‘자치 유전자’를 끌어내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소양강댐 건설로 1973년부터 ‘내륙의 섬’이 됐던 강원 인제군 관대리에 요즘 버스가 다닌다. 지난해 10월 개통된 38대교 덕분이다. 과거 관대리 주민은 인제읍에 나가려면 나룻배로 소양호를 건너거나 차량을 이용해 1시간가량 양구 쪽으로 돌아가야 했다. 다리 건설에는 5년간 382억원이 들었다. 관대리 주민은 50여명이다. 만일 382억원을 주민 복지에 투입했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윤택한 동네가 됐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충남 서천군에는 ‘어메니티 복지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병원, 장애인보호 작업장, 공동농장, 노인주택이 들어서 있다. ‘주거-일자리-소득-소비-건강’이 선순환을 이룬다. 복지마을에는 6년간 300억원이 들어갔다. 이 돈으로 도로를 건설했다면 모든 주민이 좀 더 편리해졌을 것이라는 가정 역시 성립한다. 두 기초단체의 사례에서 보듯 예산 집행은 일종의 선택이다. 지역 주민 및 전체 국민의 세금으로 편성되는 지방정부 예산을 어디에 쓰느냐는 단체장이 결정하고, 지방의회가 의결한다. 이들의 선택을 평가하고 견제하는 것은 주민의 몫이다. ●‘예산 없다’는 거짓말 전문가 사이에 회자되는 예산 관련 ‘3대 거짓말’이 있다. ‘예산이 없다.’, ‘우리지역이 소외됐다.’, ‘내가 특별히 (예산을) 따왔다.’는 것이다. 기초단체장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14일 “예산이 없는 게 아니라 자기가 쓰고 싶은 예산이 없는 것이고, 아무리 자체 수입이 취약한 지역이라도 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펴낸 ‘2009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개요’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6%에 불과하다. 지방 기초단체는 대부분 10% 이하다. 재정자립도란 자치단체 예산(일반회계+특별회계) 중 지방정부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의 비중을 뜻한다. 자체수입에다 중앙 정부가 내려보내는 지방교부세를 더해서 산출하는 재정자주도를 따져보면 전국 평균이 78.9%로 뛴다. 지방교부세 덕택에 지방 기초단체도 살림의 절반 이상을 자주적으로 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지방교부세를 받고도 예산이 부족하면 각종 보조금이 내려간다. 지방세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전국에 114개(46.3%)나 되지만 파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 그렇다고 자립도와 자주도가 떨어지는 지자체를 마냥 나무랄 수는 없다. 지역에 공장이 없고, 취업인구가 적으면 자체 수입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기초생활수급자나 노령층이 많아 경상적 복지비가 많이 들어간다면 적자 재정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예산을 어떻게 쓰느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지방정부 전체 예산은 137조 5349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60조 7751억원이 자본지출이다. 자본지출의 90% 이상이 건설 관련 예산이라는 게 정부와 전문가의 지적이다. 반면 사회복지 예산은 24조 1455억원에 그쳤다. 복지사업은 티가 나지 않지만 ‘호화청사’는 눈앞의 업적으로 남기 때문에 단체장들은 건설에 매달린다. 권경득 선문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체장이 국가에서 내려오는 교부세와 보조금을 ‘공돈’으로 여기기 때문에 무조건 건설만 하려고 하고, 지역 주민도 특정 계층에 혜택이 치우치는 복지보다는 당장 생활이 편리해질 토목 사업을 원하기 때문에 지방재정의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자치단체장의 ‘경영 마인드’도 지방재정의 질을 좌우한다. 지방세 수입은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자산임대수입, 이자수입, 수수료수입 등으로 이뤄지는 세외수입은 지방정부의 노력에 따라 상당 부분 끌어올릴 수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뭉칫돈을 이자 한 푼 받지 않고 금융회사에 맡기거나, 공유재산을 방치한다. 전체 예산의 3%에 이르는 59억원을 이자수익으로 올리고 있는 전남 강진군 같은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되면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남녀평등 이룬 북유럽 GDP 높아”

    │스톡홀름 정은주 순회특파원│여성 고용률이 높고 직장 내 성평등을 이룬 기업일수록 생산성도 높다는 연구보고서가 유럽에서는 쏟아진다. 한 발 나아가 성평등 사회를 이루면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해 국가경제가 발전한다고도 말한다. 지난해 10월15~1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주최 콘퍼런스 ‘성평등이 경제성장과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전체 고용률을 높이고 성평등은 경제의 선순환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그 이유를 남성과 다른 여성의 소비성향에서 찾았다. 돈을 벌면 여성은 저축하고 자녀와 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형태는 고용과 시장을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 또한 엄마의 취업은 빈곤한 아동의 감소로 이어진다. 한부모 가정, 특히 안정된 직장이 없는 편모 가정 아이들이 주로 가난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유능한 인적 자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여성의 직장 참여는 긍정적이다. 남성, 여성을 뒤섞어 능력대로 평가해 뽑는 것이 남성에서만 뽑을 때보다 생산성 높은 직원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직장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여성 소비자가 늘어가는 추세라 ‘여심(女心)’을 읽는 기업의 시장 전략이 점점 더 필요하다. 스웨덴 통합성평등부 라르스 위턴마크(62) 고문은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과 두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의 차이”라면서 “두 눈이 생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웨덴 우메아 대학의 아사 로프스트롬 교수는 콘퍼런스에서 “성평등을 이룬 북유럽 국가의 GDP가 높다.”면서 “고용, 임금에서 성차별이 없어지면 유럽국가의 GDP는 27%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평등과 출산율도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낸다. 일하는 여성을 덜 지원하는 국가가 낮은 출산율을 경험하고 있다. 일본, 이탈리아, 독일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여성 평균임금은 남성보다 38%나 적고, 대학 졸업자 취업률도 남성보다 20% 포인트나 낮다.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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