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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편제는 김장김치, 동편제는 백김치… 담담히 소리내는 중고제, 심심하지만 그리운 동치미

    서편제는 김장김치, 동편제는 백김치… 담담히 소리내는 중고제, 심심하지만 그리운 동치미

    서편제와 동편제, 섬진강을 경계로 구분된 호남 양대 판소리 유파 이전에 충청·경기 지역에선 ‘중고제’ 판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소리도 유행을 타면서 지금은 거의 만나기 어려운 옛 소리가 됐고, 몇몇 소리꾼을 통해 간신히 맥을 이어 가고 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창극단에서 활동한 박성환 명창이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 무대를 선보인다. ●정광수 명창에게 매달려 4년간 소리 전수받아 박 명창은 ‘근대 5명창’ 가운데 한 명인 이동백(1866~1949) 명창에게서 일제강점기에 중고제 소리를 배웠다는 정광수(1909~2003) 명창을 찾아가 중고제 적벽가를 배웠다. 박 명창은 “이동백, 김창룡 등 충청 소리꾼들의 저력이 대단했는데 판소리 하면 다들 전라도 소리인 줄만 아니까, 충청도 사람으로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라고 전화 너머로 호탕하게 웃었다. 동편제와 서편제로 다섯 바탕을 모두 배운 그였지만, 1999년 찾아간 정 명창을 1년 가까이 쫓아간 끝에 2000년부터 4년간 겨우 중고제 소리를 전수받았다. “당시 정 선생님도 ‘철 다 지난 소리를 뭣하러 배우느냐’고 하실 정도였다”면서 “‘그래도 배울랍니다’ 하고 들어 보니 지금과는 너무 다른, 이렇게 뻣뻣하고 밋밋할 수가 없는 정말 어려운 소리였다”고 돌아봤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 선율이나 리듬이 움직이는 라인이 있고 기대음이 있는데, 중고제는 그런 게 없어요. 단조롭고 졸박하죠. 소리꾼이 죽어라고 용을 써도 확 드러나지도 않고 종지음이 생뚱맞게 끝나기도 해서 긴장된 채로 여운만 남아요.” 박 명창은 중고제 소리를 바로크 시대 종교음악이나 칸타타처럼 화려한 기교보다 웅장한 울림을 주는 음악 같다고도 비유했다. 시김새도 화려하지 않고 책을 읽듯 담담하게 부르거나 가곡이나 시조처럼 우아하고 씩씩한 곡조가 특징이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호방하고 꿋꿋한 느낌을 주는 것이 꼭 과거 충청 양반들의 절제된 언행을 반영한 것 같다고도 여겨진다. “서편제가 잘 차려진 김장 김치라면 동편제는 그보다는 양념이 덜 됐지만, 원재료 맛이 뚝뚝 나는 백김치죠. 중고제는 동치미 같은 거예요. 물하고 무하고 별거 안 들어가 심심하지만 늘 생각나고 배탈도 안 나죠.”●서울 무대는 처음… 슴슴하지만 기백 있는 멋 나눌 것 박 명창은 직접 전승이 안 된 후반부는 이동백·김창룡 등 중고제 명창들이 분창으로 녹음한 소리를 복원하고 다시 짜내 2시간 30분 분량의 완창 판소리를 만들었다. 그가 충남 논산, 공주, 홍성에서 주로 선보였던 이 소리를 서울에서 완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사가 코끼리 만지듯 더듬더듬 뿌리를 찾아갔지만 중고제 판소리가 주는 기대 이상의 멋에 빠지게 됐다”면서 슴슴하지만 기백 있는 ‘적벽가’의 멋을 나누겠다고 했다.
  • 잊혀져 가는 옛 소리의 기백…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하는 박성환 명창

    잊혀져 가는 옛 소리의 기백…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하는 박성환 명창

    서편제와 동편제, 섬진강을 경계로 구분된 호남 양대 판소리 유파 이전에 충청·경기 지역에선 ‘중고제(中古制)’ 판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소리도 유행을 타면서 지금은 거의 만나기 어려운 옛 소리가 됐고, 몇몇 소리꾼을 통해 간신히 맥을 이어 가고 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창극단에서 활동한 박성환 명창이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 무대를 선보인다. 박 명창은 ‘근대 5명창’ 가운데 한 명인 이동백(1866~1949) 명창에게서 일제강점기에 중고제 소리를 배웠다는 정광수(1909~2003) 명창을 찾아가 중고제 적벽가를 배웠다. 박 명창은 “이동백, 김창룡 등 충청 소리꾼들의 저력이 대단했는데 판소리 하면 다들 전라도 소리인 줄만 아니까, 충청도 사람으로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라고 전화 너머로 호탕하게 웃었다. 이동백 명창은 중고제의 시조로 꼽히는 염계달, 김성옥 가운데 김성옥과 그의 아들 김정근에 이어 중고제 소리를 계승했다. 동편제와 서편제로 다섯 바탕을 모두 배운 그였지만, 1999년 찾아간 정 명창을 1년 가까이 쫓아간 끝에 2000년부터 4년간 겨우 중고제 소리를 전수받았다. “당시 정 선생님도 ‘철 다 지난 소리를 뭣하러 배우느냐’고 하실 정도였다”면서 “‘그래도 배울랍니다’ 하고 들어 보니 지금과는 너무 다른, 이렇게 뻣뻣하고 밋밋할 수가 없는 정말 어려운 소리였다”고 돌아봤다.“어떤 음악을 들으면 선율이나 리듬이 움직이는 라인이 있고 기대음이 있는데, 중고제는 그런 게 없어요. 단조롭고 졸박하죠. 소리꾼이 죽어라고 용을 써도 확 드러나지도 않고 종지음이 생뚱맞게 끝나기도 해서 긴장된 채로 여운만 남아요.” 박 명창은 중고제 소리를 바로크 시대 종교음악이나 칸타타처럼 화려한 기교보다 웅장한 울림을 주는 음악 같다고도 비유했다. 시김새도 화려하지 않고 책을 읽듯 담담하게 부르거나 가곡이나 시조처럼 우아하고 씩씩한 곡조가 특징이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호방하고 꿋꿋한 느낌을 주는 것이 꼭 과거 충청 양반들의 절제된 언행을 반영한 것 같다고도 여겨진다. “서편제가 잘 차려진 김장 김치라면 동편제는 그보다는 양념이 덜 됐지만, 원재료 맛이 뚝뚝 나는 백김치죠. 중고제는 동치미 같은 거예요. 물하고 무하고 별거 안 들어가 심심하지만 늘 생각나고 배탈도 안 나죠.” 박 명창은 직접 전승이 안 된 후반부는 이동백·김창룡 등 중고제 명창들이 분창으로 녹음한 소리를 복원하고 다시 짜내 2시간 30분 분량의 완창 판소리를 만들었다. 그가 충남 논산, 공주, 홍성에서 주로 선보였던 이 소리를 서울에서 완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사가 코끼리 만지듯 더듬더듬 뿌리를 찾아갔지만 중고제 판소리가 주는 기대 이상의 멋에 빠지게 됐다”면서 슴슴하지만 기백 있는 ‘적벽가’의 멋을 나누겠다고 했다.
  • 적막한 교실서 시범 보이는 체육선생님

    적막한 교실서 시범 보이는 체육선생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된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중학교의 한 교실에서 이승권 교사가 원격으로 체육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한글로영어, 10주년 맞이 교재 및 상품권 무료 증정 이벤트

    한글로영어, 10주년 맞이 교재 및 상품권 무료 증정 이벤트

    한글로영어가 설립 10주년을 맞아 모든 이들에게 교보외국어분야 6개월 연속 10위권을 진입한 베스트셀러 ‘좔~ 말이 되는 한글로영어’와 1만원상품을 무료 증정한다고 밝혔다. 한글로 영어는 그간 1,000번 이상의 공개강좌와 3주간의 교사 연수를 60회 진행했으며, 한글로영어를 경험해본 사람은 전국 5만 여명이 되고, 교사 연수 참여자는 4000여 명이 된다. 4년 전 몽골 허스오양가국제학교에서 한글로영어 교재를 활용해 초등학교 실험 수업 전국대회에서 2년 연속 1등상을 받았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 응웬짜이대학교, 외국어전문대, 하찬고등학교, 추름고등학교에서 재실험에 들어가기도 했다. 실험 결과에 따라 베트남교육부 외국어 교재로 사용하길 약속 받은 상태이다. 이와 같이 한글로영어는 해외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다.세계 소리글자를 가진 모든 나라는 자기 글자로 외국어를 익히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영어 밑에 한글표기를 달아 읽다가 영어 선생님께 혼난 경험을 토대로 ‘한글’에 대한 부담감이 많다. 이는 최고의 소리글자 ‘한글’을 가지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외국어는 아이가 엄마에게 말을 배우듯 소리로 익혀야 한다. 이에 한글로영어는 듣기를 위해서는 사운드 펜을 이용하고, 읽기 위해서는 한글 발음을 사용하여 교육을 진행한다. 한글로 김종성 대표는 “몇 년 전 한글로영어가 미국 교민 사회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며 “이미 1세대 부모님 몇 십 년간 미국에 살면서 수없이 영어를 들었는데 영어를 잘 못한다. 이는 듣기만 하고 내 입으로 말을 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민들은 쉬운 한글로영어 훈련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한글을 통해 외국어의 기적을 느끼며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교재까지 한글로 완벽하게 개발했다”며 “10주년 이벤트로 제공되는 무료 교재를 통해 많은 이들이 외국어를 쉽게 익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교재 무료 증정에 관한 이벤트는 홈페이지 방문 후 신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한글로영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서울포토]‘4단계 격상에 따라 어린이집 휴원합니다’

    [서울포토]‘4단계 격상에 따라 어린이집 휴원합니다’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 선생님이 휴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는 이날 0시부터 25일 밤 12시까지 2주간 시행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역 내 국공립·민간·직장 등 전체 어린이집(총 5119개)에 대해 휴원을 실시하게 됐다. 2021.7.12
  • ‘빨갱이 교사’ 30년 누명, 가족도 꼬리표… “진실 승리 보여 줄 것“

    ‘빨갱이 교사’ 30년 누명, 가족도 꼬리표… “진실 승리 보여 줄 것“

    ‘진실 승리’. 1989년 ‘6·25 전쟁 북침설’을 가르쳤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된 강성호(59)씨의 첫 재판 날, 법정으로 가는 길목에서 수갑 찬 손을 들어 올린 그의 손바닥에는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의 염원과 달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가시밭길이 계속됐다. 8개월간 옥살이를 해야 했고 10년 동안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빨갱이 교사’라는 꼬리표는 평생 그와 가족들을 따라다녔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결국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면서 30년 만에 재심을 신청한 강씨는 다음달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일 강씨와 아내 서유나(56)씨를 서씨가 재직 중인 충북 청주시 수곡중학교에서 만났다.●노태우 정부, 전교조 와해 목적 기획한 정황 1989년 강씨는 충북 제천시 제원고등학교에 갓 부임한 초임 교사였다.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변해 학교의 불합리한 관행에 문제를 제기한 강씨는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그해 5월 24일의 기억은 32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다. 여느 때처럼 수업을 하다가 교무실로 불려가 그대로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제천경찰서 대공과로 끌려가 수갑을 찬 내 손을 내려다보는데 분필 가루가 묻어 있었다”고 했다. 그의 죄목은 국가보안법 7조 1항 위반. 6·25 전쟁을 미군에 의한 북침이라고 가르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찬양·고무하는 교육을 했다는 혐의였다. 교장이 그를 고발했고 학생 6명이 증인으로 나섰다. “형사에게 ‘나는 북침설을 가르친 적이 없다,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물었습니다. 학생들이라고 하더군요. 다음날 새벽에 대질조사를 했어요. 불과 몇 시간 전에 교실에서 보았던 제자들이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경찰 조사부터 검찰의 기소, 사법부의 판결까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강씨가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의 일환으로 일본인 기자가 발간한 사진첩 속 평양 시내·금강산·백두산 사진을 수업시간에 보여 준 행위는 북한 ‘찬양’ 교육으로 둔갑했다. 6명을 제외한 반 학생 전체가 “강 선생님은 북침설을 가르친 적 없다”고 했고, 300여명의 학생들이 강씨의 구명을 위한 탄원서를 냈지만 철저히 무시됐다. 재판 과정에서 6명 중 2명은 출석부를 통해 그 수업시간에 결석한 사실이 드러났다. 나머지도 “잠결에 들었다”, “수업시간에 엎드려 있었다”며 전후 맥락을 제대로 증언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1989년 10월 강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형을 선고했다. 북침설 교육 사건은 노태우 정부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와해할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볼 단서가 있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가 2007년 발간한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보고서에는 “안기부는 교직원노조 내사를 하면서 1989년 전교조 결성을 전후로 본격화된 교사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을 통해 이른바 대국민 홍보심리전을 병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보다 앞서 2006년 강씨는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강씨는 “나와 제자들 모두 국가 폭력의 희생양”이라고 말한다. 재심 재판부는 과거 북침설 교육 사실을 증언한 학생들을 지난 1월 다시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일부는 끝내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강씨는 “이제는 쉰이 된 그 제자들도 죄책감 속에 힘들게 살고 있다더라”며 “오죽했으면 얼마나 그때의 기억을 지우고 싶었던지 다들 개명을 했다”고 했다. 한 제자는 동문회 총무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조차 꺼내기 죄스럽지만 (선생님의) 얼굴을 뵙고 싶지 않다. 살아가면서 더 벌받고 살라고 하면 그리할게”라고 전했다. 제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강씨는 이렇게 말했다. “얘야, 네 잘못이 아니다. 선생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널 미워하거나 원망한 적이 없다. 다시 스승과 제자로 돌아가 따뜻하게 손도 잡아 주고 어깨도 두드려 주고 이름도 부르고 싶구나.”●법정 가는 길 손바닥엔 ‘진실 승리’ 네 글자 강씨가 다시 학교로 돌아온 건 10년이 지난 1999년 9월. 1994년 전교조 해직 교사 상당수가 복직했지만 강씨의 복직은 계속 미뤄졌다. 국보법 위반 ‘유죄’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교육청 1인 시위와 ‘강성호 교사의 진실을 알리는 모임’의 연대 투쟁 끝에 강씨는 충북 영동군 영동농고에서 다시 교편을 잡았다. 국보법으로 인한 낙인은 가족들의 삶도 뒤흔들었다. 경남 진주에 있는 강씨의 고향집에 경찰이 다녀가자 동네에는 “교사 됐다는 그 집 큰아들이 빨갱이라더라”는 소문이 퍼졌다. 해직 교사로서 강씨의 곁에서 어려움을 함께 견딘 건 아내이자 동지인 서유나씨였다. 영어 교사인 서씨 역시 전교조 소속이다. 서씨는 1990년 강씨가 쓴 책 ‘우리는 하나다’를 읽고 일면식도 없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충청도 아가씨한테 장가들고 싶다’던 강씨와 ‘민주 운동을 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던 서씨는 꼭 맞는 한 쌍이었다. 서씨는 “나는 현장에서, 남편은 전교조 사무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함께 참교육을 실천하자”는 마음으로 해직 교사인 강씨와 결혼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1991년 전교조 제천지회 사무실 인근의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서씨가 학교에서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의 일이다. “교장에게 남편의 책을 선물하면서 이 사람과 결혼을 한다고 했어요. 축하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대놓고 악담을 하더라고요. 혁명가의 아내는 매우 비참할 거라고요.” 강씨는 “지역사회의 교육계는 서로 알음알음 다 아니까 사실상 연좌제처럼 아내가 학교를 옮길 때마다 ‘남편이 국보법 유죄 판결받은 교사’라는 얘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복직이 늦어지다 보니 결혼 초반에는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 서씨는 교사 월급 45만원, 강씨는 전교조에서 한 달 13만원의 활동비를 받던 시절이었다. 서씨 역시 학교의 전교조 탄압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다. “1990년대만 해도 전교조 조합원이 된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저도 전교에서 유일했고요. 교장은 전쟁 세대니까 ‘북침설’ 교사의 아내인 저를 더 경계했지요. 제 수업 때면 빗질을 하는 척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염탐을 하거나 교무실에서 이유 없이 화를 내곤 했어요. 교장 직권으로 원치 않는 지역으로 전보시킨 적도 있고요.” 전교조 결성 30주년을 맞은 2019년 5월, 강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늘 생각했던 일”이었다. “이 사건을 본 제자들도 국가 사법시스템에 배신감이 생기고 언론에 불신을 품게 됐지요. 교사로서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결국 거짓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제 삶을 통해 알려 줘야 하지 않겠어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재심 재판은 선고 공판만 남겨 두고 있다. 지난달 10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또다시 유죄를 구형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형량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이었다. 강씨는 “검찰의 시각은 1989년이나 2021년이나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통일교육과 국보법 공존 못 해… 폐지를” 이번 재심을 계기로 수사기관과 사법부, 언론 모두가 반성하기를 강씨는 바란다. 그는 “이 사건은 이미 유무죄 차원을 떠났다. 내가 무죄라는 건 세상이 다 안다”면서 “재심으로 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권위주의 정권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해 한 교사를 간첩으로 몰아가는 과정에서 경검과 재판부, 언론은 각각 어떤 잘못을 했는지 돌아보고 교훈을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씨 부부는 궁극적으로 국보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화통일 교육과 국가보안법은 공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보법은 학교 교육에서 남과 북의 분단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남겨 준 법입니다. 제가 ‘빨갱이 교사’가 됐을 때 동료 교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강성호 그런 사람 아닌 것 다 알아도 북한 얘기는 절대 수업 시간에 꺼내면 안 되겠다 싶었겠죠. 편을 가르고 분단을 고착화하는 법은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 플랫폼 종사자에게도 맞춤형 직업훈련 제공

    플랫폼 종사자에게도 맞춤형 직업훈련 제공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일하는 플랫폼 종사자에게 정부가 맞춤형 직업훈련을 지원한다. 고용노동부는 12일부터 ‘플랫폼 종사자 특화 직업훈련’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플랫폼 종사자의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첫 사업으로 약 70억원이 투입된다. ‘플랫폼 택시 운수 종사자를 위한 프리미엄 서비스 역량 강화’, ‘돌봄 선생님 입문’, ‘데이터 라벨링 입문’ 등 10개 훈련 과정이 제공된다. 사업 참가자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필요한 훈련비를 계좌 한도 내에서 1회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연말까지 이 사업에 9만 4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플랫폼 종사자는 직업훈련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민내일배움카드 운영규정이 개정돼 플랫폼 종사자도 이 카드를 발급받아 특화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민내일배움카드 훈련 지원 제외 대상(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등)이 아니면 누구나 플랫폼 종사자 특화 직업훈련에 참가할 수 있다.
  • 청소노동자 사망 ‘갑질 의혹’ 반박한 서울대 “마녀사냥 프레임”

    청소노동자 사망 ‘갑질 의혹’ 반박한 서울대 “마녀사냥 프레임”

    최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중간관리자의 갑질 의혹 등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서울대학교 측이 이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10일 서울대학교 관학학생생활관 남성현 기획시설부관장은 공지 게시판에 ‘최근 우리 생활관의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남 부장관은 “최근 우리 생활관에서 위생원 선생님 한 분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생을 마감하신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유족들은 산재 보험금 신청을 위한 협조를 부탁했고 생활관은 공단의 산재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할 것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이어 “그러나 민주노총 측에서는 이 안타까운 사건을 악용해 유족 등을 부추겨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거나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는 등 사실 관계를 왜곡하면서까지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우리 생활관은 물론 서울대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측의 허위주장이 일방적으로 보도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되면서 정치권 등에서는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며 “관리팀장에게 마녀사냥식으로 갑질 프레임을 씌우는 불미스러운 일이 진행되고 있어 우려가 크지만 산재 인정을 받기 위해 성실히 일하는 팀장을 억지로 가해자로 둔갑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본부와 생활관은 산재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그동안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면 개선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표명했다”며 “안타까운 사건을 악용하는 허위 주장과 왜곡 보도에 현혹되거나 불필요한 오해 없이 진상규명이 될 때를 기다려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한편, 50대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A씨는 지난달 26일 교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타살을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 사망 이후 지난 7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유족은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조는 “고인이 지난달 1일 부임한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안전관리 팀장 등 서울대학교 측의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관리팀장은 청소 업무와 관련이 없는 시험을 보고, 회의 시 정장을 입고 오라는 지시를 했다. 또 노동자들의 밥 먹는 시간을 감시하며 보고하도록 했으며, 청소 검열을 새로 시행했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지난 9일 서울대 시설관리팀 관계자들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측과 서울대 측은 임금 협상과 노동자 처우 개선 등에 대한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진상규명을 위한 산재 공동조사단 구성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 관리 방식 개선 및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 ▲유족에 대한 서울대 차원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대 측은 서울대 인권센터를 통해 학교 차원의 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만큼 해당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며 노조의 제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 ‘갑질 사망’ 서울대 “산 사람들이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갑질 사망’ 서울대 “산 사람들이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서울대학교 측이 최근 사망한 청소노동자에게 영어·한자시험을 보게 하고 정장차림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학생처장이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6월 26일 서울대 생활관에서 일하시다 돌아가신 이모 선생님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빈다”며 “59세의 젊은 나이셨는데 안타깝다. 3명의 자제분 중 막내는 아직 고등학생이라 더욱 그렇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와 한마디 하겠다”며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에 마구잡이로 유통되고 소비되고 있는 ‘악독한 특정 관리자’ 얘기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눈에 뭐가 씌면 세상이 다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대로만 보인다지만, 일이 이렇게 흘러가는 걸 보면 자괴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청소노동자 이모(59)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에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정원 196명인 기숙사 건물 관리를 홀로 맡았으며, 평소 동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과 상사의 부당한 지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해왔다. 앞서 유족과 노동조합은 지난달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이 청소노동자들에게 회의에 정장차림 등 ‘가장 멋진 모습’으로 오지 않으면 고과에 반영하겠다고 압박하고, 미화 업무와 관련 없는 영어·한자 시험을 보게 한 뒤 점수를 공연히 언급해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측은 청소노동자들에게 복장을 규정한 것은 회의에 참석한 후 곧바로 퇴근할 수 있도록 평상복을 입으라는 지침이었다고 해명했다. 영어·한자 시험을 치르게 한 것 역시 청소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장소 특성상 유학생들이 많아 적절한 응대를 위한 교육이었다고 설명했다. 학내에서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서울대 인권센터에 총장 직권으로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측은 인권센터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엔 노조와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단을 꾸리거나 유족에게 사과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다빈치books, ‘미래직업 다이어리’ 시리즈 진로 가이드 출간

    다빈치books, ‘미래직업 다이어리’ 시리즈 진로 가이드 출간

    메타버스 인공지능의 시대,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직업은 무엇일까? 다빈치books가 미래직업군을 소개하는 진로진학서 미래직업 다이어리 1, 2 시리즈를 출간하여 청소년을 위한 진로 가이드에 나섰다.최근 코로나 시대로 급부상한 메타버스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콘텐츠 창작자라는 직업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 인공지능 관련 진로에 대한 가이드는 매우 부족한 현황이었다. 이에 다빈치books는 미래직업 다이어리를 1, 2권으로 나누어 미래직업과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1권에서는 웹툰 작가, 웹툰 기획자, 게임개발자, 인공지능 개발자, 미래교사, 드라마 제작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며, 2권에서는 방송국 PD, 인공지능 의사, 연예부 기자, 웹소설 작가, 교육콘텐츠 개발자, 연료전지 개발자라는 직업을 소개한다. ‘미래직업 다이어리1’에는 투유드림 웹툰 기획자, 엔씨소프트 리니지 2 게임 개발자, 인터파크 인공지능 개발자, 미래 교사, 드라마 제작자, 융합 콘텐츠 크리에이터, 흡혈고딩피만두 웹툰 작가 등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미래직업을 가진 저자들이 꿈을 이루기까지의 성장과정을 담았다. ‘미래직업 다이어리2’에서는 SBS ‘정글의 법칙’를 제작한 김준수 PD가 예능 PD로의 진로를 소개하고,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미래 의사에 대해 서울대학교 영상의학과 최승홍 교수가 설명한다. 또한 경향신문사 엔터부 이유진 기자를 통해 미래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눈다. 더불어 ‘무공으로 레벨업하는 마왕님’을 집필한 아이박슨 작가가 웹소설 작가가 되는 과정을 소개하며 자신이 직접 사용했던 웹소설 기획안과 콘티를 공유했다. 그리고 지능형 과학실을 기획, 개발하는데 참여하는 손미현 선생님이 미래 교육 콘텐츠 개발자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연료전지를 만드는 김정현 교수가 연구자 및 교수가 되는 자세한 과정에 대해 알려준다. 다빈치 books의 ‘미래직업 다이어리’ 시리즈는 미래 직업군을 소개하며 저자들을 통해서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재능 영역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여기는 호주] 14세 남학생 제자 성폭행한 24세 여교사, 징역 4년 9개월

    [여기는 호주] 14세 남학생 제자 성폭행한 24세 여교사, 징역 4년 9개월

    호주에서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었던 14세 남제자를 성폭행한 24세 여교사에게 최종 법정형이 선고되었다. 호주 A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다우닝 센터 지방 법원은 교사였던 모니카 엘리자베스 영에게 미성년자 성폭행 유죄를 인정해 2년 5개월 동안 가석방이 금지된 최고 4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모니카 엘리자베스 영은 지난해 6월과 7월 사이 지리 교사로 재직하던 남학교에서 14세 남제자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하여 부적절한 문자와 사진을 보내고, 학교와 차안에서 성관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케이트 트레일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선생님이라는 지위가 가지는 신뢰를 심하게 무너뜨렸으며, 자신이 가르치는 나이어린 학생의 취약성을 이용해 그를 부당하게 조종하고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영은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면 피해자 소년과 가족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녀는 "내가 잘못하고 있으며, 나의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 자신이 스스로 믿지 않으려 한거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그는 나를 믿었는데 나는 그의 믿음을 남용했다. 나는 정말 바보였다. 그와 그의 가족이 나를 용서해 주기를 바란다"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한편 법정에서는 피해 학생이 겪고 있는 정신적 트라우마도 언급이 되었다. 피해 학생은 "이번 일이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인생의 실패자가 된 느낌"이라며, "그녀와의 관계가 나의 가족과 나의 미래를 무너뜨렸다"고 진술했다. 한때는 물리치료사가 되려는 꿈을 가지고 있던 이 소년은 이번 사건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현재 다른 전문학교에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마당] 신문읽기의 즐거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신문읽기의 즐거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종이신문을 정기 구독해 본다는 사람을 만나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보게 된다. 혹시 디지털 약자인가? 보기보다 연세가 좀 되셨나? 신문사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부탁받았나? 아니면 나처럼 신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사람인가 싶어 일단 그 사람이 궁금해진다. 내 신문읽기의 시작은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우리 학교의 선생님으로 계셨던 아버지는 학교에서 정기 구독하는 신문들을 죄다 모아 저녁마다 집에 가져오셨다. 학교 선생님들이 보고 난 신문은 나름대로 매일 색다른 흔적들을 남겼다. 누군가 자신이 필요한 기사만 가위로 오려간 신문, 신문을 가운데 두고 회의를 했는지 이것저것 지저분하게 메모가 돼 있는 신문, 배달음식 깔개로 쓴 듯 요리 국물이 너저분하게 떨어져 있는 신문 등 모양도, 상태도 가지각색이었다. 당시에는 신문에 어려운 한자가 많아 세심히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우리 형제들은 그날 신문을 보고 선생님들이 짬뽕을 드셨는지, 짜장면을 드셨는지 점심메뉴 맞히는 게임을 했다. 신기하게도 그때의 ‘신문놀이’가 지금의 나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됐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신문읽기 덕분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 언젠가 다른 사업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 우수 사례, 잘 몰랐던 해외 사례, 트렌드, 설득 논리와 핵심을 파고드는 카피 요령 등 20년간 신문을 스크랩한 파일이 지금껏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마다 남몰래 꺼내 쓰는 보물 상자가 됐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일을 할 때 비교적 내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채택될 때가 많았다. 사람들은 생각이 통통 튄다는 둥, 기발하다는 둥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와 고백하건대 실은 오랜 세월 신문에서 커닝한 내용을 시차를 두고 꺼냈을 뿐이었다. 편리한 디지털시대에 여전히 종이신문을 고집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단 디지털 뉴스는 내가 접근하기 이전에 이미 다른 기준으로 편집된 형태가 많고 내가 자주 검색했던 알고리즘의 한계에 갇혀 미래의 내 정보환경을 더 좁게 가둔다. 반복된 나의 검색취향이 어떤 형태로 돌아올지 솔직히 겁난다. 미래의 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를 궁금해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반면 종이신문은 내 관심사가 아니라 세상의 관심사를 매일 아침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프린트까지 해서 현관문 앞에 놓아 준다. 마치 개인비서처럼. 신문으로부터 얻는 정보가치나 만족도는 매달 다르지만, 노력하지 않아도 매일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이야기를 이토록 똑부러지게 브리핑해 주는 비서가 또 있을까. 그래서 한 달 2만원 안팎의 신문 구독료가 아깝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과학기술이 급변하는 시기에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특성과 장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다. 레트로가 유행하고 한물 간 줄 알았던 상품들이 다시 인기를 모으는 것처럼 아날로그도 무조건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닌데 그런 대중의 취향을 살피는 데는 신문만 한 게 없다. 요즘도 나는 신문읽기를 즐긴다. ‘꼰대’ 소리 들을까 봐 학생들에게 종이신문 읽으란 말은 못 하지만 노력 대비 얻는 게 많아서다. 요즘 학생들 표현을 빌리자면 ‘가성비 쩌는 투자’가 바로 신문이다. 20여년 전 직장생활이 전부였던 내게 세계일주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줬던 것이 신문이었고, 책을 쓰는 데 필요한 멋진 제목 쓰기를 신문의 헤드라인을 보면서 배웠다. 신문이 매일 정리해 준 뉴스를 보면서 내 분야로 접목해 일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신문을 왜 읽냐고? 인생이 바뀌었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내 삶에 멋진 색깔을 넣고 싶다면 신문을 즐기자.
  • 인생 2모작, 세상 구경으로 시작합니다

    인생 2모작, 세상 구경으로 시작합니다

    “앞으로 1년 반 동안 제 차를 몰고 남·북미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 중에 ‘길섶’(Roadside)이라는 유튜브와 블로그를 운영하려 합니다. 남·북미의 웅장한 경치를 보며 복잡한 머리도 식히시고 제가 지쳐갈 때 격려도….” 2019년 6월 28일 특허청 내부 게시판에 퇴직 인사를 올린 한 남자는 홀연히 한국을 떠났다. 동료들은 부러워하면서도 걱정을 했다. 퇴직 후 ‘2모작’ 준비로 심경이 복잡할 텐데 해외여행을, 그것도 장기간 떠난다는 소식에 동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대단하다”, “용감하다”는 평가부터 “재산이 많은가?”라는 질문이 잇따랐다. 당사자인 전직 공무원 김은래(59)씨의 생각은 달랐다. ‘자아를 찾겠다’는 거창함은 없었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결정한 것이다. 평생 꿈꿔 왔던 자동차로 세계일주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는 확신이 서자 퇴직을 3년 앞당겨 34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리했다.누구나 ‘버킷리스트’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실현하지는 못한다. 시간과 돈·건강 등 이런저런 사유로 시도조차 못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어릴 적 김찬삼 교수의 세계여행기를 탐닉한 베이비붐(1955~1963년 출생)세대에게 세계일주는 로망이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인생의 ‘달달한 카드’를 10년 앞서 꺼내 들었다. ●인생의 갈증 해소, 설계 7년 만에 결행 6일 서울신문과 만난 김씨가 자동차를 이용한 세계일주 계획을 세운 것은 2014년이다. 2012년 남미 칠레에서 2년 반 동안 국외훈련을 받던 중 방학을 이용해 두 달간 자동차로 4개국(칠레·아르헨티나·페루·볼리비아)을 여행했다. 1985년 공직에 입문한 후 두 달간 자기 시간을 가진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꿀 같은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너무 빨리 지나갔다. 오히려 여행에 대한 ‘갈증’만 심해졌다. 홀로 가보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등을 정리하면서 ‘남미-북미-유럽-아프리카-러시아’로 세계일주 일정을 만들어 가슴속 깊은 곳에 숨겨 뒀다. 필요한 시간은 3년이었다. 그는 ‘디데이’(D-day)로 60대 후반을 잡았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니 퇴직 후 재취업해 돈을 좀 모아서 여유롭게 출발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건강’이 현실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빠른 결행에 나섰다. 김씨는 “고혈압에 고지혈증 등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자 어쩌면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를 설득했다”며 “첫 대륙으로 남미를 잡은 것도 인프라가 부족해 체력이 요구되는 지역이어서 정했다”고 소개했다.2019년 8월 애마(캠핑카) ‘로시난테’를 배에 실어 칠레로 보냈다. 돈키호테가 데리고 다니던, 스페인어로 ‘늙은 말’을 뜻하는 로시난테로 명명한 것은 ‘무모한 여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 달 후 도착 일정에 맞춰 두 아들과 함께 유럽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아내와 아이들은 퇴직 기념 일정으로 생각해 자세히 묻지 않았지만 그는 3년 계획의 실행에 나선 것이다. 유럽에서 아이들과 헤어진 후 남미 여행을 만끽하던 아르헨티나에서 아내에게 자백해 결국 동의를 이끌어 냈다. 여행 중 시간은 온전히 부부의 것이었다.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로 들어선 후 접한 ‘남미의 스위스’로 불리는 바릴로체에서는 한 달을 머물렀다. 아름다운 풍경과 한가로움에 반해 일정을 늦췄다. 세상의 끝이자 미주대륙의 최남단인 ‘우수아이아’와 엘칼라파테에서 접한 모레노 빙하도 김씨 부부의 발걸음을 느리게 했다. 당초 칠레에서 볼리비아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로 정국이 심란해지면서 아르헨티나로 급변경했다. 목적지는 있지만 숙소와 교통편 등 걸리는 문제가 없으니 부부의 마음이 정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자동차 여행의 매력이다. 남극·사하라·고비사막과 함께 4대 극지 마라톤이 열리는 칠레 아타카마사막에서는 대한민국 청년의 위대함을 목격했다. 우연히 방문한 날이 마라톤대회 마지막 날이었는데 20대 우승자가 한국인이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우승자를 캠핑장에 데리고 와서 식사를 같이 했는데 대회를 준비하며 먹지 못했던 ‘한식’을 그렇게 맛있게, 많이 먹는 사람을 처음 봤단다. 거침없을 것 같았던 길섶의 세상구경도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불안감이 고조되자 부부는 2020년 2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여행을 일시 중단했다. 로시난테는 브라질에 두고 부부는 한국으로 귀국했다. 6개월간 주행거리는 1만 8000㎞로 계획한 미주대륙의 25%, 전체 일정의 10% 정도를 소화한 상태였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세상구경을 일시 멈춘 상태지만 남미 상황을 봐서 내년 상반기 출국해 남은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마음이 달라질까 차를 안 가져왔고, 일을 시작하면 묻힐 수 있어 풀타임 일자리도 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현대·기아차 AS 해외여행이 보편화됐고 여유만 있다면 세계일주가 어렵지 않은 시대다. 그러나 내 차를 몰고 차박을 하는,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여행은 결이 다르다. 준비할 게 많고 번거로움에 걱정이 뒤따른다. 세상구경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는 한 달 만에 급하게 이뤄졌다. 퇴직 전날까지 심사물량을 완결 지어야 했기에 시간이 촉박했다. 가장 중요한 캠핑카는 1800만원에 중고 스타렉스를 구입해 1500만원을 들여 개조했다. 알래스카와 안데스산맥을 넘어야 하고 장거리 운전을 고려해 기자재는 최고급으로, 4륜 구동과 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을 장착했다. 차량이 준비되자 다른 일정은 수월했다. 차량 운송비 500만원, 6개월 여행에 약 2000만원이 들었다. 여행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는 질문에는 “물품 구입이 많았다”며 “3일 캠핑을 하면 3일은 호텔에서 생활하는 등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초기에 지치면 오래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귀띔했다. 자동차 정비 요령이 요구되지만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현대·기아차 서비스센터를 만날 수 있다. 여행 중에 엔진오일을 교체하면서 국력을 새삼 느꼈다. 다만 주요 방문국의 언어를 알면 여행이 더욱 풍부해진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남미에서 한국의 위상이 상상 이상으로, 스페인어로 인사만 해도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며 “자동차 여행은 여름·겨울은 피하고 봄·가을에 맞춰야 하기에 대륙별 기상을 잘 파악해 일정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동차로 해외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저지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은 여유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이 자신에 대한 지출에도 인색하다. 초기 비용이 들지만 한국에서 생활비 정도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급히 처리할 일도 없는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렵다면 국내 및 문화적으로 유사한 일본에서 자유여행을 해 볼 것을 추천했다. 그는 “돈 문제나 언어 부족 등 다양한 이유를 대지만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여행에 나서면 이틀만 지나도 여행 전의 고민이 얼마나 쓸데없었는지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컬러프린터·솜사탕 기계 빨리 사용했으면” 세상구경은 김씨를 변화시켰다. 여행과 동시에 시작한 유튜브는 삶을 기록하는 새로운 매체가 됐다. 첫 영상을 올릴 때는 익숙지 않아 밤을 꼬박 새웠다. ‘길섶의 세상구경’에는 어느새 구독자가 1만 4700명, 영상이 93개나 된다. 그는 “생각지도 않은 유튜브를 접하면서 많지는 않지만 수익이 생기고 미국에 오면 꼭 들려 달라는 응원 댓글을 받는 등 아주 신기했다”고 평가했다. 여행 중에는 일주일에 두 번까지 제작했는데 현재는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한 달에 한 번씩 제공하고 있다. 다만 김씨는 “(유튜브는) 내가 만드는 인생 앨범이기에 구독자 숫자에 신경 쓰지 말고 특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세상구경이 재개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로시난테’에는 컬러프린터와 솜사탕 기계가 실려 있다. 상대적으로 빈곤한 볼리비아·에콰도르 등 오지 주민들에게 ‘인생 사진’을 찍어 주고 아이들에게 솜사탕을 만들어 주려고 준비했다. 국민학교 시절 돈을 내지 못해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을 때 선생님이 찍어 주신 사진에 대한 기억이 ‘모티브’가 됐다. 마지막 퍼즐은 귀국 일정이다. 당초 계획은 시베리아에서 북한을 거쳐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남북 관계가 양호한 시절 실현 가능할 것이란 희망을 담았는데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를 이용해 동해항으로 입국하는 대책을 마련해 놨지만 북한에서 운전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 [여기는 중국] 이름 뜻이 ‘무능한 사람’?…개명 신청한 남자의 사연

    [여기는 중국] 이름 뜻이 ‘무능한 사람’?…개명 신청한 남자의 사연

    무능하고 유약한 사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이 참다 못해 개명 신청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중국 허난성 치현(淇县)에 거주 중인 올해 32세의 청 씨가 그 주인공이다. 청 씨의 부모님이 작명한 그의 본명은 ‘나오하이’(孬孩)로 중국어로 ‘나쁜 일’, ‘좋지 않은 증상’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특히 그가 사는 허난성 방언으로 풀면 그의 이름은 곧 ‘무능하고 유약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청 씨는 설명했다. 그의 이름을 작명한 사람은 청 씨의 친부모였다. 청 씨는 개명 신청에 앞서 “내 이름은 어려서부터 장난이 심하고 놀기 좋아했던 내게 부모님이 지어 불렀던 별칭이었다”면서 “평소 많이 배우지 못했던 부모님이 내 어린 시절 별명을 그대로 호적이 등록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청 씨는 자신의 본명 탓에 사는 동안 수 없이 많은 불편을 감수했다고 호소했다. 특히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제출할 때마다 번번히 서류 전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한 두 번 서류 통과 후 면접에 참여할 때는 면접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 대신 본명을 작명한 부모님과 이름과 달리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변명하기 바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단순히 이름이 불길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야 했다. 그 외에도 학기 초마다 선생님들에게 부정한 이름 탓에 자주 불려 나가서 궂은 일을 감당해야 했고, 급기야 관할 공안국에서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사기 사건 혐의자로 불려가 조사를 받은 적도 있었다. 당시 관할 공안국 관계자들은 단순히 그의 이름이 가진 뜻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그를 불러 전과 여부 등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취업을 위해 자동차 면허 취득 시험장을 찾았을 당시에는 그의 이름이 전광판에 게재되자 현장에 있었던 수 십 명의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것을 참아야 했다. 가장 최근에 당한 이 일에 대해 청 씨는 “얼굴이 빨게 지도록 창피한 순간이었다”면서 “이날을 계기로 무엇을 하든 내 본명 탓에 시도하는 것이 남들보다 2~3배 더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갖은 고초와 역경의 순간에 대해 어릴 때는 사람들의 편견을 뒤집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면서도 “이제는 개명을 통해 이름으로 인해 빚어지는 편견을 극복하고자 한다”고 개명 신청 이유를 들었다. 한편, 관할 파출소 측은 청 씨의 개명 신청서를 정상적으로 접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청 씨가 개명 신청 전 신용 불량자 등의 전력이 없고, 민형사 사건 등의 기록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그의 개명 신청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 [특파원 칼럼] 중국 공산당 100주년과 애국주의/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 공산당 100주년과 애국주의/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우리나라는 일본 등 외세의 지배를 받았지만 특유의 끈기와 슬기로 이를 극복했다. ‘선진국이나 치를 수 있다’는 올림픽도 성공리에 마무리해 서구 국가들을 놀라게 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이다. 해마다 노벨상을 휩쓰는 유대인보다 더욱 똑똑하다는 건 다른 나라도 인정한다.” “우리 경제는 인류 역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이 속도면 30~40년쯤 뒤 우리나라는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선다.” ‘국뽕’(국수주의)에 잔뜩 절어 있는 이 내용은 언뜻 보면 중국 누리꾼들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쏟아내는 말 같다. 실은 기자가 초중고교를 다니던 1980~1990년대에 선생님들에게 귀가 따갑게 듣던 이야기다. 이때는 우리도 애국주의가 만연했다. TV와 신문에서 나오는 뉴스만 보면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기적의 나라’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를 때 1인당 소득이 4000달러(약 460만원)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상당수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이기에 앞으로 뭐든 다 잘될 것으로 믿었다. 그런 자부심은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를 맞기 전까지 사회 전반에 퍼져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중국은 30년 전 한국과 비슷하다. ‘경제성장률 세계 1위’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고, ‘넘사벽’(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상대)으로 여겨지던 선진국들을 하나 둘 제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빈부격차나 부정부패 등 구조적 사회문제에 대한 불만을 덮고자 정치인들이 애국주의에 불을 지핀 것도 흡사하다. 중국의 애국주의 열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도움도 컸다. 그의 막무가내식 ‘중국 때리기’가 중국인들을 더욱 단결하게 했다. 중국 내 시진핑 국가주석 인기의 ‘일등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1일 중국에서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치러졌다. 시 주석이 미국 등 서구를 겨냥해 “중국을 압박하면 머리가 깨질 것”이라고 경고하자 관람객들의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는 창당 기념일에 맞춰 혼인 신고를 한 부부가 폭증했다. 이날 발매된 기념우표와 봉투를 사려고 도시마다 새벽부터 줄을 서는 상황도 생겨났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은 아니다. ‘중화민족의 부흥’에 감격한 이들이 스스로 한 행동이다. 서구세계는 중국의 애국주의가 독일의 나치즘이나 이탈리아의 파시즘처럼 걷잡을 수 없는 병리 상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렇다면 2021년 한국은 어떨까. ‘과잉 애국주의’가 종종 문제를 일으키지만 과거에 비해 훨씬 성숙해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 애국주의 열풍은 한 나라가 정체성을 자각하는 과정에서 한 번쯤 겪는 통과의례가 아닌가 한다. 중국의 ‘국뽕’ 열풍이 일부 서구 학자들이 우려하듯 극단적 위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중국은 아직 국가의 규모나 위상에 비해 ‘우리 자신의 말과 행동을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 지나친 애국주의가 성찰적 자세를 가로막고 있다. 중국이 진정 국제사회의 리더로 발돋움하고자 한다면 전 세계를 상대로 좀더 진지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반중 정서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진정한 친구들’의 쓴소리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성찰을 통한 내적 성장’이야말로 창당 10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 907일간 도주…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근황

    907일간 도주…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근황

    1997년 1월 20일 무려 907일 만에 검거된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3일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당시 재소자였던 신창원은 탈옥 1개월 전부터 차량 열쇠 없이 승용차를 운전하는 방법을 동료 재소자에게 물었고, 3개월 전에는 변비가 있다는 이유로 식사량을 조절해 3개월 동안 80㎏이던 체중을 60∼65㎏까지 감량했다. 탈옥 당일 오전 2시 수용소 화장실 안 환기구를 통해 빠져나간 신창원은 흙을 파내 인근 공사장에 진입, 교도소 외벽을 타고 도주했다. 부산교도소는 “창고에서 쇠톱 2개를 속옷과 운동화에 훔친 뒤 야간 음악방송 시간에 환기구에 설치된 쇠창살을 쇠톱으로 조금씩 절단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신창원은 교도소 인근 500m 지점에서 자전거 1대를 훔쳐 타고 근처 농원에 들어가 양복 1벌과 외투, 구두, 칼을 훔친 뒤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다. 택시를 통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천호동에 잠입, 택시 기사를 위협해 차비를 내지 않고 되레 1만원을 빼앗기도 했다. 천호동에서 수감 전 동거하던 여성이 일하던 가게 등을 들렸으나 찾지 못했고, 버스를 타고 천안으로 내려가 몸을 숨겼다. 수많은 제보와 오보, 추적 끝에 1999년 7월 16일 전남 순천 한 아파트에서 동거녀와 함께 있던 신창원은 가스관 수리공 제보로 체포됐다. 탈옥 이후 붙잡히기까지 신창원은 전국 각지에서 105회에 걸쳐 약 9억8000여만원을 훔치는 등 강도와 절도 행각을 벌였다. 부산교도소는 “신창원은 무기징역에 대한 절망감으로 난동을 부리고 흡연 때문에 징벌을 받자 교도소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 수감 전 만났던 애인을 보고 싶어했다”라며 “도주 기간 동안 연인원 97만명의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가정폭력·막말에 시달린 어린 시절 “새끼야,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 신창원은 지독한 가난과 아버지의 가정폭력도 고통이었지만 선생님의 막말이 자신을 범죄자의 길로 이끌었다고 고백했다. 신창원은 저서 ‘907일의 고백’을 통해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 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새끼야 돈 안 가져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 하고 소리쳤는데 그 때부터 마음 속에 악마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좀도둑질로 14살 때 경찰서에 갔다 훈방조치됐지만 아버지의 강제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됐고 이후 범행은 대담해져 강도살인의 공범으로 교도소에 들어가게 됐다. 탈옥을 했기에 무기 징역에다가 22년 6개월 형이 추가됐다. 모범수가 되어도 교도소를 나갈 수 없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다고 전해졌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신창원은 2021년 현재 교도소에서 소년범을 위한 상담공부를 하고 있다. 2004년 고입,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법을 공부해서 국가와 교도소장을 상대로 4건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 경기교육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청렴 영상편지 릴레이 캠페인 전개

    경기도교육청이 경기교육 청렴사회 민관협의회가 ‘청렴 영상편지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경기교육 청렴사회 민관협의회는 전국 최초로 구성된 교육분야 특화 청렴실천 민관 협의체로, 교육 유관기관, 교원단체, 시민단체, 학부모단체, 언론사 등 도내 14개 기관(단체)과 함께 경기교육의 청렴성 향상과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2020년 10월 19일 출범한 협의기구이다. 이번 캠페인은 경기교육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참여 기관(단체)들이 코로나19로 지친 경기교육 관계자들과 소속 직원들을 격려하고 청렴 의지를 담은 영상편지를 매월 2개씩 릴레이로 제작해 각 기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이달부터 올해 12월까지 공유하는 방식이다. 김장렬 경기교육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공동의장은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에도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거짓이여, 너는 나라를 망하게 한 원수로다’와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와 같이 반부패 청렴운동은 충실히 이행해야 하고, 불공정한 관행을 청산해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만드는 일에 계속 정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열 반부패청렴담당 서기관은 “청렴 영상 편지 릴레이 캠페인은 각 기관(단체) 간 청렴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경기교육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청렴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렴 영상편지는 매달 2편씩 유튜브 ‘경기도교육청 청렴캐스트’ 채널에 탑재하고 각 기관(단체)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해 이달 초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SKY과외 설탭, 여름방학 ‘썸온스쿨’ 신청자 몰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SKY과외 설탭, 여름방학 ‘썸온스쿨’ 신청자 몰려

    비대면으로 아이패드를 이용한 1:1 과외 ‘설탭’이 지난달 여름방학용 학습 프로그램 ‘썸온스쿨’을 오픈하고 수강문의와 신청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썸온스쿨은 SKY 선생님과의 1:1과외에 설탭 SKY 컨텐츠팀에서 제작한 ‘썸온특강’을 함께 들으며 단기간 빠른 약점 보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6월 말 기말고사 종료와 함께 여름방학 학습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설탭 ‘썸온스쿨’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기존 여름방학 스쿨과 다르게 1:1 맞춤 학습과 비대면 방식이라는 점에서 최근 상황에 알맞으면서 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설탭 썸온스쿨 관계자는 개강 직후부터 일별 사이트 유입과 가입자만 400% 이상 증가했으며, 6월 말에 진행한 사전 신청 또한 높은 참여와 함께 마감되었다고 전했다.썸온스쿨의 모든 학습은 아이패드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이다. 학생에게 딱 맞는 1:1 SKY쌤이 배정되어 개별 밀착 학습으로 진행된다. 특히 썸온스쿨에서는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학습만 진행해 고효율이 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또한 썸온스쿨에만 있는 ‘썸온특강’은 일률적인 단원별 강의 대신 학생들이 흥미로워 할 수 있는 주제들과 ‘어렵기만 한 시, 마음으로 감상하기’, ‘긴 지문을 효과적으로 읽는 법’ 등과 같이 전반적인 공부 스킬을 향상시키는 주제들로 구성이 되었고 과목별 한 선생님의 강의가 아닌 세부 주제별로 실력이 가장 뛰어난 SKY 선생님들이 제작을 맡았기에 모든 강의가 높은 퀄리티로 구성된 것도 장점이다. 특히, 썸온스쿨에서는 1:1 과외와 썸온특강 수강이 연계돼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과외를 통해 부족한 점이 파악되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썸온특강을 선정해서 듣고 특강에서 모르는 부분은 다시 과외시간에 물어보면서 보충받는 방식이다. 학생의 모든 학습은 설탭 어플리케이션에 기록돼 과외 선생님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학습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썸온스쿨은 설탭의 어떤 과목이든 과외 신청 시 추가 금액 없이 썸온특강(국영수 전 과목 제공)까지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설탭의 가장 큰 수강 혜택인 최신 8세대 아이패드를 무료 대여받고, 12개월 수강 시 증정받는 선착순 이벤트도 곧 마감될 수 있으니 기말고사 이후부터 여름방학까지 학습을 고민하는 학생은 빠른 신청이 필요하다. 설탭 썸온스쿨의 신청방법과 자세한 내용은 설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채유미 서울시의원, ‘서울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성과보고회 및 토론회’ 개최

    채유미 서울시의원, ‘서울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성과보고회 및 토론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채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 5)은 지난달 25일에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성과보고회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무청중 온라인 방식으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되었다. 1부 개회식에는 김수완 (사)DTS행복들고나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채유미 의원의 축사 후 성과보고와 토론회가 진행됐다. 먼저 지우영 (사)디티에스행복들고나 대표이사는 ‘경계선 지능 맞춤형 직업개발지원 사업 아트팜 프로젝트의 1년차 사업 성과’에 대하여 발표했다. 이어서 첫 번째 발제자인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아트팜 프로젝트를 통해 본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자립지원 방향’이라는 주제로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자립 및 지원의 방향과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오경옥 청소년문화발전연구소 대표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자립지원을 위해 예비되야할 것’이라는 주제로 경계선 지능인(BIF) 평생교육을 통한 자립지원에 대해 발표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김인호 디자이너·작가(예하예술학교 미술강사)는 ‘아트팜 디자인 활동을 통해 본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진로’라는 주제로 느린 디자인 교육(3step/해보다, 학습하다, 하다)에 대해 발표했다. 네 번째 발제자인 이광재 청년농업인연합회 서경제지부 총무와 염하나 요죠팩토리 대표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농업인으로서의 가능성과 미래’라는 주제로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의 다양한 농업 관련 체험과 기술 훈련들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채유미 의원은 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한 서울시 조례안이 최초로 통과되어 경계선 지능인의 지원 방안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정책이 보편화 되어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 논의와 노력이 요구된다며 이에 ‘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직업개발지원사업 아트팜 프로젝트 성과보고회 및 토론의 장’은 매우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채 의원은 “일선에서 경계선 지능인을 위해 애쓰는 선생님들과 단체, 그리고 애타는 마음으로 자녀의 독립을 누구보다 소망하는 가족분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며 느리지만 성장하고 있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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