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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독수리들아[권다현의 童行]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독수리들아[권다현의 童行]

    추억의 어린이 모험극 ‘파워레인저’ 시리즈가 동물 캐릭터를 선보였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인물은 독수리를 모티브로 한 리더인데 날쌔고 용감하다. 새만 보면 “저 새가 독수리예요?”라고 묻는 아이를 위해 동물원을 찾았지만 오히려 실망만 하고 돌아섰다. 횃대에 앉아 날개 한번 펴 보지 못하는 독수리는 동경하던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이에게 멋진 야생 독수리를 보여 줄 기회를 벼르다 경남 고성까지 차를 몰았다. 겨울을 나기 위해 몽골에서 날아온 독수리가 바로 눈앞에서 커다란 날개를 휘적이는 순간 아이는 손뼉까지 치며 좋아했다. 멀리 달려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파워레인저’에서는 용맹한 전사의 이미지로 그려졌지만 실제 독수리는 사냥을 하지 못한다. 1~1.5m에 달하는 몸길이와 널찍한 날개가 살아 있는 동물을 포획하기에는 너무 크고 둔한 탓이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부리는 사냥 대신 짐승의 시체나 병든 동물을 먹을 때 사용한다. 보이는 것과 달리 독수리가 ‘생태계의 청소부’로 불리는 이유다. 동물의 사체 폐기물은 각종 병균의 온상이다. 이들을 먹어치움으로써 다른 동물은 물론 인간에게도 질병 예방 효과가 있다. 다른 의미에서 우리에게 영웅인 셈이다. 영화 ‘라이온 킹’에서 비열한 존재로 그려졌던 하이에나도 같은 역할을 한다. 새삼 인간의 시선이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는지 아이와 함께 엄마도 배워 간다.●멸종위기 2급… 전 세계 최다 서식 안타깝게도 현재 독수리는 전 세계에 2만여 개체만 남았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우리나라에선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 중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농약이나 의약품 따위가 독수리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인도에선 가축용 소염제 때문에 독수리 개체가 97%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매년 겨울 몽골에서 북한을 지나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독수리는 2000여 마리 정도다. 그중 600~700마리가 고성에서 월동한다. 단일 지역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수리가 겨울을 나는 셈이다. ●환경오염 걱정한 미술교사가 시작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독수리가 고성을 찾았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만 해도 대부분 비무장지대(DMZ) 근처에 머물렀고, 여기까지 날아오는 건 100여 마리 정도였다. 그런데 이들 중 몇 마리가 농약에 오염돼 죽은 것을 근처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던 김덕성 선생이 발견했다. 무려 3000㎞를 날아와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한 독수리라니. 선생은 마음이 아팠다. 그 길로 동네 정육점을 돌아다니며 고기 부산물과 비곗덩어리 따위를 얻었다. 학교 앞 넓은 들판에 먹이를 던져 두자 독수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독수리 먹이 주기는 24년째 이어지고 있다. 독수리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난 걸까. 매년 고성을 찾는 개체가 늘어나더니 600~700마리에 이르렀다. 선생 혼자서는 먹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지역 환경단체들이 손을 거들었다. 논밭에 죽은 고기를 던져 두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주민들도 차츰 마음을 보탰다. 야생 독수리 수백 마리가 먹이를 먹는 장관이 입소문을 타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조류 전문가들도 찾아왔다. 이제 김덕성 선생은 ‘독수리 할아버지’로 불리고, 고성은 우리나라 유일의 독수리 생태체험 프로그램 ‘날아라 고성 독수리’를 운영 중이다. 티켓 오픈일에 맞춰 예약했더니 체험장 위치를 상세하게 안내한 문자가 도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생이 매년 먹이를 던져 주던 학교 앞 논이 주요 장소라 상세 주소를 모르면 찾아가기 어렵다. 일부 내비게이션에서는 ‘고성독수리생태체험관’으로 검색 가능하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달려 고성군 내에 접어들자 ‘독수리 식당’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은 그 기발한 이름이 재미있는지 킥킥거렸다. 독수리 식당이 가까워진 것은 하늘을 맴도는 수십 마리 독수리로 가늠할 수 있다. 체험장 입구에는 몽골 전통가옥 게르가 설치돼 전시관으로 쓰인다. 어쩌면 독수리들도 이 게르를 보고 친근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우리나라 유일 독수리 생태체험장 본격적인 탐조에 앞서 독수리가 고성을 찾아온 이유와 생태적 특징을 흥미롭게 다룬 교육이 먼저 이뤄졌다. 독수리가 실제로는 사냥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성격이 온순하고 겁도 많다는 이야기에 아이는 실망스런 표정이다. 하지만 생태계 청소부로서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금세 고개까지 끄덕이며 호응했다. 독수리 날개에 매달아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윙태그(wing tag·인식표)에 대해서도 배웠다. 고성군에서 윙태그를 붙인 것을 기념해 ‘고성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독수리도 있다. 봄이 찾아와 몽골로 떠날 때에는 시민들이 나서 환송회까지 열어 줬단다. 고성이는 북한 평양을 거쳐 보름 만에 몽골 홍고르에 도착했다. 지난해 탈진한 상태로 발견돼 극진한 치료를 받고 회복한 또 다른 독수리에겐 ‘몽골이’란 이름을 붙였다. 고성이와 달리 북한 원산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갔던 몽골이는 올해 건강한 모습으로 불과 9일 만에 고성까지 날아왔다. 처음엔 심드렁한 표정이었던 아이들도 조금씩 독수리 이야기에 빠져들었다.●봄이면 북한 거쳐 몽골까지 여행 망원경을 나눠 받고 탐조대로 향했다. 농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독수리들이 먹이를 먹는 데 한창이었다. 방금 설명을 들은 윙태그가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독수리뿐 아니라 까마귀 떼도 찾아와 먹이를 탐냈다. 혹여 고기를 뺏어 먹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아이에게 해설사 선생님이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독수리에게 제공되는 먹이는 냉동한 상태라 까마귀 부리로는 깨어서 먹기 어렵다. 하지만 독수리 부리는 꽁꽁 언 고기도 쉽게 해체할 수 있어 까마귀들은 흩어진 고기 몇 점을 얻어먹는 게 전부다. 망원경으로 독수리 부리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본 아이는 “정말 멋지게 생겼다”며 감탄했다. 독수리는 수리류 중 가장 큰 몸집을 가진 데다 양쪽 날개를 펼치면 3m에 달한다. 무기력한 동물원 독수리와 달리 웅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모습은 엄마에게도 큰 감동이었다. ●날개 펼치면 3m… 감동적인 비행 탐조를 마친 후에는 직접 찍은 독수리 사진을 출력해 앨범으로 간직했다. 독수리 모양의 나무피리도 만들었는데 투박한 손길에도 제법 시원스런 소리가 나서 아이는 여행 내내 신나게 불었다. 유치원에도 가져가겠다는 걸 겨우 말렸다. 독수리 날개와 똑같은 사이즈로 제작된 종이 날개는 기념사진을 찍을 때 유용했다. 제 키의 두 배가 훌쩍 넘는 날개를 메고 아이는 한참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날아라 고성 독수리’ 생태탐조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1시 30분에 진행된다. 홈페이지에 예약 가능일이 미리 공지되기 때문에 해당 날짜와 시간을 맞춰 신청해야 한다. 체험금액은 1인당 1만원인데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주변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할 때 사용하기 좋다.●송학동고분군, 소가야 역사 보여 줘 체험장에서 불과 650m 거리에 송학동고분군이 자리한다. 가야시대, 그중에서도 고성군 일대에 번성했던 소가야 지배층의 고분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모두 6기가 분포한다. 삼국시대 고분 중 처음 발견된 굴식돌방무덤에 내부가 모두 채색된 형태라 귀중한 역사 자료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부장된 유물에서는 신라, 일본과의 활발한 교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산 자와 죽은 자 평화롭게 공존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조차 본 적 없는 낯선 나라인지라 아이에게 설명을 해 주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 모습이 아이 눈에 좋아 보였나 보다. 무덤인데도 무섭지 않고 오히려 예쁘다며 저만의 인상을 전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이토록 평화롭게 공존하다니, 아이의 시선에서 또 하나 배워 간다. 고분군 뒤편으로는 고성박물관이 위치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선사시대부터 고성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해 둔 것은 물론 송학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소가야의 흔적도 되짚어 볼 수 있다. 아이는 방금 걸었던 고분 내부를 재현한 모형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 부장품 중 하나인 목걸이를 보고는 엄마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는 영상관은 감각적인 실감 콘텐츠로 채워져 흥미로웠다. 1층에는 어린이 체험학습실이 마련돼 전시실에서 봤던 내용을 놀이처럼 익히도록 했다.●대가저수지·제정구센터도 볼거리 아이가 조류 탐조에 관심을 보인다면 근처 대가저수지로 가 보자. 여름이면 화사한 연꽃이 만발하는 이곳은 겨울 동안 고성을 대표하는 철새 도래지로 역할한다. 청둥오리와 도요새, 원앙 등 수백 마리 철새가 어우러진 풍광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저수지 둘레에 탐방로가 놓여 느긋하게 걷기에도 제격이다. 저수지 입구에는 제정구커뮤니티센터가 볼거리를 더한다. 고성 출신의 빈민운동가인 제정구는 평생을 가난한 사람들 곁에서 함께 싸우며 ‘가짐 없는 자유’를 실천했다. 지난해 문을 연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했고, 곳곳에 세워진 동상은 예술가 임옥상이 제작했다. 내부에는 작은 전시 공간과 북카페가 자리해 걸음을 쉬어 가기 좋다.●공룡박물관에는 실물 크기 화석 전시 아이들과 고성을 찾았을 때 실패 없는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공룡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룡 전문 박물관으로 오비랍토르와 프로토케라톱스 진품 화석을 비롯해 세계 다양한 공룡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먼저 제1전시실에서는 실물 크기의 공룡골격화석이 압도적인 몸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어 제2전시실에서는 고성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의 종류와 형태, 크기를 통해 당시 공룡의 생태를 알아본다. 백악기 공룡들의 삶을 디오라마로 재현한 제3전시실 입구는 커다란 공룡 입 모양이다. 제법 사실적인 모습에 살짝 겁을 냈던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번이나 입구를 들락거리며 깔깔댔다. 일종의 체험 공간인 제4전시실에서는 공룡과 달리기를 하거나 각종 퀴즈를 통해 공룡의 특징을 알아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마지막으로 제5전시실에는 지구에 살았던 다양한 고대 생물들의 화석이 전시돼 있다. ●티라노사우르스 재현… 아이에게 인기 실외 전시도 풍성하다. 육식공룡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티라노사우르스와 세 개의 뿔을 가진 초식공룡 트리케라톱스 등 20여종의 공룡이 관람로를 따라 이어진다. 공룡 형태의 놀이터도 곳곳에 자리해 햇살 따스한 낮이라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날 만큼 아이들이 좋아한다. 카페에서 맛보는 귀여운 공룡빵도 공룡박물관의 이색 먹거리다.●상족암 발자국 화석만 3800개 발견 후문 너머에는 상족암군립공원이 펼쳐진다. 세계적인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꼽히는 이곳은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됐다. 이 일대는 1억 5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서식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무려 3800여개의 공룡 발자국과 450여개의 보행렬이 발견됐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 발자국 화석도 자리한다. 아이는 제 얼굴만 한 공룡 발자국을 한참 들여다보며 신기한 표정이다. 해안 절벽이 빚어내는 절경도 황홀하다. 물이 빠지면 멋스런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동굴도 인기다. 시간을 잘 맞춘 덕분에 정다운 형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밥상 다리 모양의 기둥 앞에 앉아 발아래로 찰박이는 파도를 바라보는 아이들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됐다. 여행작가
  • 상상력 무한 자극… 구석기로의 시간 탐험[권다현의 童行]

    상상력 무한 자극… 구석기로의 시간 탐험[권다현의 童行]

    TV 만화 ‘짱구는 못 말려’의 열렬한 시청자인 아이가 어느 날인가 짱구네 가족이 시간을 뛰어넘어 구석기시대를 탐험하는 에피소드를 보고는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냈다. 그동안 함께 갔던 박물관에도 돌도끼나 토기 따위가 전시돼 있었는데 아이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이참에 제대로 선사시대를 경험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글로 기록되기 이전의 시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는 의미일 테니까. 경기 연천에 자리한 전곡리유적은 아이와 함께 상상력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보기 좋은 목적지다.지구 역사 45억년을 1년에 비유했을 때 12월 31일 밤 12시가 되기 5분 전에야 현생 인류가 등장했고, 최초의 국가가 성립한 것은 밤 12시까지 30초쯤 남겼을 때의 일이었다고 한다. 지구 역사에 견주면 인류 역사는 극히 짧을 뿐 아니라 그 대부분은 선사시대에 속한다. 그럼에도 관련 유적지나 박물관에 가면 용도를 알 수 없는 돌무더기와 가죽옷을 입은 인형만 덩그러니 있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엄마인 나조차 선사유적지는 볼 게 없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전곡리유적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접하고 “여기 한번 가 볼까?” 호기심이 생긴 터였다. 전곡리유적은 단순히 선사시대 이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78년 동두천에서 근무하던 주한미군 그레그 보엔은 한탄강 주변을 거닐다가 심상치 않은 모양의 돌을 발견했다.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던 그는 이 돌들을 세계적인 구석기 권위자였던 프랑수아 보르드 교수에게 보냈고, 그로부터 “의심할 것 없는 아슐리안 문화의 석기”라는 답을 얻었다. 프랑스의 성 아슐에서 다량의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이름 붙은 아슐리안 문화는 전기 구석기시대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석기 문화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돌의 앞뒤 양면을 모두 다듬어 만든 형태라 석기 기술의 발달을 가늠하는 주요한 유물로 평가받는다. 이 주먹도끼가 발견된 지역이 대부분 유럽이나 아프리카였기 때문에 당시 고고학자들은 동아시아의 구석기 문화가 서구에 비해 뒤떨어졌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인 이가 미국의 고고학자 할람 모비우스였다. 그런데 일개 고고학도가 저 멀리 대한민국이란 낯선 땅에서 고고학계가 발칵 뒤집힐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발견한 것이다.이듬해 서울대박물관 주관으로 해방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구석기 유적 발굴이 시작됐고, 지금까지 6000여점 이상의 석기가 출토됐다. 그중에는 서구 못지않게 발달된 석기 기술의 증거가 될 만한 유물도 다수 포함됐다. 결국 고고학자들은 전곡리유적 발굴을 계기로 기존의 학설을 수정하고 서구와 동아시아의 구석기 문화를 동일하게 바라보는 새로운 인식과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그뿐 아니라 세계 모든 고고학 교과서에 전곡리의 지명이 빠지지 않고 실릴 만큼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곡리유적으로 향하는 길에 이 같은 이야기를 아이 눈높이에 맞춰 들려줬더니 대뜸 주먹도끼부터 보자고 조른다. 자연스레 첫 번째 목적지는 전곡선사박물관으로 정해졌다. 2011년 개관한 박물관은 전곡리유적 발굴 당시 조사단장을 지냈던 ‘한국 고고학의 아버지’ 고 김원룡 선생의 오랜 염원이기도 했다. 투병 중에도 ‘제1회 전곡구석기문화제’에 참석할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그는 같은 해 숨을 거두며 자신의 유해를 전곡리유적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학자 이상의 열정을 쏟았던 그의 뜨거운 바람 덕일까, 전곡선사박물관은 지금껏 만났던 선사박물관 중 가장 흥미로운 공간으로 꾸며졌다. 상설전시장 입구에서는 전곡리유적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1978년과 1979년 이곳에서 발견된 최초의 주먹도끼들로 그 고고학적 가치를 알고 보니 수십만년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감동이 밀려든다. 콧대 높았던 서구 고고학자들의 당혹스러운 표정을 상상하니 짜릿한 기분마저 든다. 아이도 “와, 정말 멋지게 생겼다! 미술관에서 본 작품 같아요”라며 큰 소리로 감탄했다. 시간의 선을 따라 전시장에 들어서면 약 700만년 전 투마이부터 약 1만년 전 만달인까지 14개체의 화석인류를 과학적으로 복원한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간이 동물원에서 봤던 원숭이나 침팬지 같은 영장류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아이에게 그 과정을 한눈에 보며 설명할 수 있어 굉장히 유용했던 전시다.체험 요소도 다양해졌다. 대형 스크린에 새로운 영상물이 추가됐는데 주먹도끼를 이용해 사냥한 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살코기를 자르는 구석기인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재연했다.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생생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자칫 잔인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개념적으로만 이해했던 주먹도끼의 실제 사용법을 익힐 수 있어 오히려 도움이 됐다. 미디어 기기를 통해 알프스 빙하에서 발견된 냉동 원시인 ‘외치’와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구석기인의 모습으로 스티커 사진을 촬영한 뒤 여권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덕분에 아이는 선사시대라는 너무도 먼 시공간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채워 갔다. 이제 역사의 현장인 전곡리유적으로 향했다. 박물관 뒤편으로 넓게 펼쳐진 유적지는 방문자센터와 토층전시관, 선사체험마을, 캠핑장인 연천구석기체험숲으로 나뉜다. 방문자센터에는 해설사가 상주해 전곡리유적의 고고학적 가치와 함께 연천의 독특한 화산 지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토층전시관에는 전곡리유적 발굴 당시 사용했던 도구와 사진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선사체험마을에서는 움집 짓기와 주먹도끼 만들기, 조개목걸이 만들기처럼 선사시대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특히 규암을 서로 두드리고 깨뜨려 주먹도끼를 만드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경험이다. 드넓은 잔디밭 곳곳에는 선사시대 풍경을 재현한 모형들이 자리해 천천히 둘러보며 산책이나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다. 전곡리유적을 배경으로 열리는 구석기축제는 언제든 꼭 한번 아이들과 참여해 보길 추천한다. 부스스한 머리와 거무튀튀한 피부, 동물 가죽을 대충 걸친 일명 ‘전곡리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쪽 손에 주먹도끼를 들고 “어버버” 뜻을 알 수 없는 말만 되풀이하면서도 아이들과 유쾌하게 장난을 주고받고 사진도 찍어 준다. 나무 꼬치에 생돼지고기를 끼워 직화로 구워 먹는 구석기 바비큐도 인상적이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10월에 열렸지만 원래는 매년 어린이날을 전후로 구석기축제가 마련된다.전곡리유적 토층은 한탄강세계지질공원에 속한다. 고고학적 가치 외에도 고기후를 연구하는 데 주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질 명소로 함께 선정된 재인폭포나 좌상바위는 약 54만~12만년 전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강줄기를 따라 빚어낸 주상절리 폭포와 현무암 절벽이다. 전곡리유적 근처에 자리한 한탄강유원지에서도 이 같은 화산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노지캠핑 명소로 꼽히는 이곳은 잔잔한 강물 위로 붉게 물든 주상절리가 얼비추고 바람이 순한 날에는 오리배도 탈 수 있다. 햇살이 따스하다면 바로 옆 한탄강어린이캐릭터공원에서 신나게 뛰어놀자. 안전하게 즐기는 나무놀이터와 20분 단위로 제한된 인원만 이용 가능한 무료 바운싱돔 덕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더 추워지기 전에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연천에는 다양한 걷기 코스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평화누리길 12코스에 해당하는 통일이음길에서는 거대한 그리팅맨을 만날 수 있어 아이들도 좋아한다. 평화누리길은 경기도 내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인 김포와 고양, 파주, 연천을 잇는 우리나라 최북단의 걷는 길로, 모두 12개 코스로 이뤄졌다. 이들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통일이음길은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출발하면 역고드름까지 총거리 28㎞로, 7시간 30분이 소요된다.아이들과 함께 걷는다면 옥녀봉을 거쳐 로하스파크까지 4.8㎞ 구간이 적당하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흙길인 데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를 느긋하게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멀리 임진강 물길이 너그럽게 흐르고 호젓한 오솔길과 드넓은 율무밭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며 걷는 재미를 더한다. 옥녀봉에 설치된 유영호 작가의 작품 그리팅맨도 이색적이다. 15도 각도로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나아가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선 연천 군내를 시원스레 조망할 수 있어 아이들도 절로 감탄사를 터트린다. 도착지인 로하스파크 곁에는 유명 한옥카페 세라비가 자리한다. 연천 특산물인 율무로 만든 시그니처 음료와 디저트를 내는 이곳에선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쉬어 갈 수 있다. 발의 피로를 풀어 줄 족욕장도 마련돼 있다.혹여 날씨가 여의치 않다면 실내에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고랑포구역사공원에 들러 보자. 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였던 고랑포구는 1930년대 화신백화점 분점이 들어설 만큼 번성했던 나루터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급격히 쇠락했고 인적이 드물어 1968년 1·21 무장공비 침투로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역사의 주요한 순간들과 맞닿은 고랑포구에 2019년 역사공원이 조성됐다. 번창한 고랑포의 옛 모습을 재현한 거리에선 가상현실(VR)을 이용해 재미난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 게임으로 재현된 고랑포전투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DMZ의 하늘을 날아 보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은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기 충분하다. 호로고루성과 주상절리, 임진강 물길을 형상화한 실내놀이터는 날씨와 상관없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온 가족이 함께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피자를 만들어 보는 체험도 있다. 3대가 함께 운영한다는 애심목장에서다. 연천읍에 자리한 이 목장은 치즈체험과 낙농체험, 피자 만들기 등을 주말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상설로 운영한다. 온라인 예약도 손쉽게 할 수 있다.치즈체험에서는 우유 속 단백질을 응고시킨 커드를 죽죽 잡아 늘여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스트링치즈로 만든다. 피자는 미리 준비된 도우 위에 각종 야채와 치즈를 올린 후 그 자리에서 구워 낸다. 보리와 귀리, 콩 등을 넣어 반죽했다는 도우에 목장에서 직접 생산한 치즈를 듬뿍 넣었으니 그 맛이야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꼬마 요리사로 활약한 둘째는 제가 만든 피자라 그런지 더욱 맛있게 먹는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에는 아이스크림 만들기가 이어졌다. 우유와 얼음, 소금만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신나는 음악과 함께 셰이커를 흔드느라 아이들은 더없이 흥겹다. 체험장 곳곳을 무대처럼 누비던 아이는 기어코 목장 여주인에게 깜짝 선물까지 받아 냈다. 땀을 흘린 만큼 아이스크림은 한결 진하고 시원했다. 여행작가
  • 오픈캠핑로드에서 달서의 맛과 파티를 즐겨보세요...22 달서‘맛’페스티벌 개최

    오픈캠핑로드에서 달서의 맛과 파티를 즐겨보세요...22 달서‘맛’페스티벌 개최

    29일 먹거리 골목 2개소(두류 젊음의 거리, 상화로 먹거리촌)에서 2022 달서‘맛’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두류 젊음의 거리는 17~23시, 상화로 먹거리촌은 13~19시로 시간차를 두고 진행된다. 두류 젊음의 거리는 대구 달서구 두류동 광장코아 맞은 편 골목안쪽에 형성된 먹거리 천국으로 약 150개의 다양한 맛집과 술집이 형성돼 늘 젊은이들이 북적거린다. 주 이용객이 젊은 MZ세대인 점을 고려해 댄스&밴드 버스킹, EDM파티, 달서 맛DJ 라디오 타임, 맥주빨리마시기대회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상화로 먹거리촌은 선사시대 유물이 최초 발견되고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달서구 대표 유적인 거대 원시인 조형물 등 관광지 주변으로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이 분포돼 있으며 지난 3월 상화로 입체화 사업 착공으로 앞으로 대구시를 대표하는 도로경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상화로 먹거리촌 행사내용은 개막식을 시작으로 트롯한마당, 달서 가요제 등 가족단위 중심의 이용객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페스티벌 당일은 거리에 교통을 통제하고 이용객들이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며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오픈캠핑로드로 먹거리 골목을 꾸밀 계획이다. 이외 달서 대표 먹거리 음식 전시관, 옛 먹거리 체험, 할로윈 분장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마련돼 있으며, 페스티벌 당일 행사장 내 음식점 이용 영수증이 있으면 물품교환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2022 달서 맛 페스티벌 을 통해 지역주민과 먹거리 골목 상인이 함께 달서의 맛과 파티를 즐길 수 있길 바라며, 먹거리 골목 상권도 살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 유홍준 “제가 쓴 이야기 한 시대의 증언 될 수도”

    유홍준 “제가 쓴 이야기 한 시대의 증언 될 수도”

    “제가 쓴 이야기들이 한 시대의 삶에 대한 증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은 25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진행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창비) 3, 4권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1993년부터 29년 동안 이어진 역사기행 시리즈다. 한국편 10권, 일본편 5권, 실크로드편 3권 이후 낸 이번 책은 서울편의 마지막이자 전체 시리즈로는 11, 12권에 해당한다. 유 이사장은 “현재 (역사가) 진행되는 것에 옛날이야기를 쓴다는 게 어려워 사실 한국편 9, 10권을 궁궐 중심으로 쓴 뒤 서울 답사기를 마칠까 생각했다”면서도 “100년 후 사람들에게 내 책이 기록이자 증언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은 ‘고현학’ 방식으로 풀어냈다. 고고학자들이 과거의 유물과 유적으로 과거를 재구성하듯 오늘날 남은 흔적을 되짚어 서울이 형성된 과정을 탐구했다는 의미다. 11권은 서촌, 북촌, 인사동 등 서울 사대문 안의 오랜 동네를 살핀다. 서촌 창성동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살았던 적산가옥을 떠올리고 인사동이 1960년대 고서점 거리에서 화랑 거리로, 이어 쌈지길로 변해 가는 과정을 돌아본다. 12권은 성북동과 선정릉, 망우리 별곡 등을 거닐며 썼다. 조선왕조의 수도였던 한양이 왕조 멸망 이후에도 수도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한양도성 밖으로 넓은 들판이 있어서라고 설명한다. 유 이사장은 이날 시리즈 완결 계획에 대해 “15권을 끝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천 전곡리 선사시대 유적지를 돌고 독도에 가서 마지막 이야기를 끝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홍준 “내 이야기, 시대의 증언 될 수도”

    유홍준 “내 이야기, 시대의 증언 될 수도”

    “제가 쓴 이야기들이 한 시대의 삶에 대한 증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이 25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진행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창비) 3, 4권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유 이사장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1993년부터 29년 동안 이어진 역사기행 시리즈다. 한국편 10권, 일본편 5권, 실크로드편 3권 이후 이번 책은 서울편 마지막이자, 전체 시리즈로는 11, 12권에 해당한다. “궁 바깥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문화유산이라 보기도 어렵다”고 밝힌 그는 “현재 (역사가) 진행되는 것에 옛날이야기를 쓴다는 게 어려워 사실 9, 10권을 궁궐 중심으로 쓴 뒤 서울 답사기를 마칠까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100년 후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책이 기록이자 증언으로 남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고고학을 오늘날에 적용하는 ‘고현학’ 방식으로 글을 썼다. 고고학자들이 과거의 유물과 유적으로 과거를 재구성하듯, 오늘날 남겨진 흔적을 되짚어 서울이 형성된 과정을 탐구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소설가 박태원의 ‘천변풍경’을 언급하며 “고고학이 과거의 인물을 가지고 (그 시대를) 연구를 하는 것이라면 고현학은 현재의 것으로 현대를 연구하는 방법론”이라 설명했다. 11권은 서촌, 북촌, 인사동 등 서울 사대문 안의 오랜 동네를, 12권은 성북동과 선정릉, 망우리 별곡 등을 살핀다. 서울 서촌 창성동에서 태어난 그는 11권에서 어린 시절 살았던 적산가옥을 떠올리고 인사동이 60년대 고서점 거리에서 화랑 거리로, 이어 쌈지길로 변해가는 과정을 돌아본다. 12권에서는 조선왕조의 수도였던 한양이 왕조 멸망 이후에도 수도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로 한양도성 밖으로 팽창할 수 있는 넓은 들판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유 이사장은 전체 시리즈 완결 계획도 이날 밝혔다. “30년을 이어온 답사기에 쉽게 마침표로 끝내기 힘들다”면서도 “현재는 15권을 끝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천 전곡리 선사시대 유적지를 돌고 독도에 가서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논란을 빚은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개방에 대해 “개방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면서도 “헐 것과 남길 것, 복원할 것을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뛰어난 건축가 등 전문가에게 관련 작업을 맡기고, 국민 여론도 수렴해 가면서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 뗀석기 목걸이 만들어볼까… 제주 고산리 유적 선사축제 개막

    뗀석기 목걸이 만들어볼까… 제주 고산리 유적 선사축제 개막

    테왁(제주해녀들이 해산물 채취 때 사용하는 부력(浮力) 도구)만들어 볼까, 뗀석기 목걸이 만들어 볼까.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재단법인 제주고고학연구소는 ‘제4회 고?고!(GO?GO!) 제주 고산리 유적 선사축제’를 제주 고산리 유적 일대에서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제주 고산리 유적은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 중 가장 오래된 유적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고산리식 토기와 양면떼기 방식의 석기는 동북아시아 초기 신석기 문화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 받는다. 현재까지의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토기는 모두 1만 2000~1만년 전 생산된 고토기(古土器)이다. 특히 섬유질토기인 일명 ‘고산리식토기’는 전체적인 출토수량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토기 성형시 식물(초본류)의 줄기 혹은 잎을 점토와 함께 섞어 만든 후 소성(불에 구움) 시 타 없어진 후 그 흔적이 토기 내외면 뿐만 아니라 속심에도 남아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섬유질 토기는 한반도에서는 알려진 바 없는 토기로 신석기시대 주요 대표 토기인 빗살무늬토기보다 앞서며 아무르, 연해주, 바이칼, 일본열도, 중국에 걸쳐 넓은 분포권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 신석기시대 초장기의 고토기(古土器)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번 축제에는 ▲토기지구 ▲석기지구 ▲사냥지구 ▲특별지구 ▲조리지구 등 각 선사체험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고산리식 토기 만들기, 토제품 만들기, 뗀석기 만들기, 사냥 체험, 선사 팔찌 만들기, 선사 가면 만들기 등이 준비된다. 이벤트 프로그램 ‘점토를 길게~길게~’, ‘제고유 OX 퀴즈’는 현장 접수를 받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신석기 서바이벌’ 등이 진행된다. 올해 선사축제는 고산리 마을 및 청년회가 함께 부스를 운영하며, 마을과 선사시대가 관련된 다양한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마을 관련 부스에서는 지역주민 프리마켓, 마을 특산물 ‘뿔소라’에 그리기 체험, 마을 특산물 판매 및 마을사업 홍보, 선사시대 조리(고기 꼬치구이 조리 등) 체험 등이 진행된다. ‘제주고산리유적 선사축제’는 우리나라 대표 신석기시대 페스티벌로 자리잡도록 계기를 마련하고, 최고(最高), 최초(最初), 최애(最愛) 제주 고산리 유적을 활용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도민과 관광객이 유적을 향유하는 것을 목표로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변덕승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제주 역사의 중요한 유적인 고산리 유적의 가치를 다시금 조명하고, 선사시대 문화체험을 통해 신석기인의 숨결을 느끼는 의미 있는 축제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달콤한 사이언스]우리 속에 네안데르탈인 있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우리 속에 네안데르탈인 있는 이유, 알고보니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사라진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존재를 DNA로 확인하고 ‘DNA 고인류학’이라는 학문분야를 만들어 낸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소장에게 돌아갔다. 페보 소장의 수상으로 현생인류와 사라진 또 다른 인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가운데 네덜란드 라이덴대 고고학부, 영국 케임브리제대 고고학과 공동 연구팀은 프랑스와 스페인 북부 고고학 유적에서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약 4만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2800년 동안 함께 살았으며 유전자 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공유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10월 14일자에 실렸다. 고인류학 분야 연구에 따르면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선사시대 어느 시점에 만나 함께 살았던 것은 알지만 얼마나 오래, 어디서였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은 탄소14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해 화석이나 뼈의 나이를 추정하는 분석법이다. 미국의 화학자 윌러드 리비 박사가 이 방법을 개발한 이후 많은 연구자들은 이를 고고학 연구에 활용했다. 그 덕분에 리비 박사는 1960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제는 약 4만 2000~4만 1000년 전에 지구의 자극이 마지막으로 완전히 바뀌는 ‘라샹 사건’이 발생했다. 2020년 과학자들은 라샹 사건이 대기 중 탄소14의 양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켰다고 발표했고 2021년 호주 연구진은 라샹 사건이 네안데르탈인 멸종을 가져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라샹 사건으로 4만 3000~4만 4000년 이상 유물이나 화석들이 더 젊게 측정되는 등 탄소연대측정법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라샹 사건을 고려해 프랑스와 스페인 북부 17개 유적지에서 수행한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을 다시 실시하고 네안데르탈인 해골 화석의 연대를 재측정한 다음 ‘최적 선형추정’이라는 통계적 접근법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지역에서 현생인류와 관련된 유물은 4만 2200~4만 2600년 사이에서 나타났고, 네안데르탈인과 관련된 유물은 4만 800~3만 9800년을 전후로 사라졌다는 것이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 멸종과 현생인류의 출현 사이에 나타나는 1400~2800년은 두 인류가 시공간적으로 겹쳐있다는 것이다. 특히 두 인류의 유물의 유사성을 볼 때 유전학적 교류 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류도 활발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 이들 둘의 만남으로 탄생한 혼혈인류가 함께 살았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이들의 화석이 발견된 서유럽 지역은 유럽에 진출한 인류에게서는 막다른 골목이어서 두 종의 인류가 공존하고 교류하는 한편 격렬하게 경쟁했을 것이라고 봤다. 연구를 이끈 마리 소레시 라이덴대 교수(호미닌 다양성 고고학)는 “유럽에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함께 공존했을 것이라는 연구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연구처럼 특정 시기를 규정한 것은 처음”이라며 “인류 진화에서 있어서 이 시기는 매우 중요한 때로 알아내야 할 것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 모두가 함께 떠나는, 2만년전 선사시대로 여행

    모두가 함께 떠나는, 2만년전 선사시대로 여행

    오는 21일~22일, 이틀간 대구 달서구 선사테마 공원인 한샘청동공원과 선돌마당공원에서 ‘모두가 함께 떠나는, 2만년전 선사시대로 여행’을 주제로‘2022 달서 선사문화체험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빽빽한 아파트와 빌딩으로 가득 찬 도심 속에서 공존하는 2만년 전 과거를 무용제, 음악회, 선사체험, 프리마켓, 선사패션쇼 등으로 풀어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주민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다. 21일에는 △선사무용제, △도심 속 선사음악회가 펼쳐진다. 22일에는 △달서 선사그림그리기 대회, △선사테마 체험·홍보 부스(석기제작 체험 등), △버스킹 및 레크레이션, △선사패션쇼, △ 선사작은콘서트 등 지역주민과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다. 달서구는 2014년도부터 선사유적탐방사업을 시작해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입석에서 고인돌까지를 잇는 고인돌코스, 대천동 청동기 유적과 월성동 구석기 유적을 잇는 선돌코스 탐방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5만여명의 탐방객이 다녀가는 등 선사유적을 알리는 교육적 효과와 함께 지역 대표 관광명소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이번 선사문화체험축제를 통해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주민들의 공감과 관심을 더해 대구의 역사를 2만년 전으로 끌어올린 지역 선사유적의 소중한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핵잼 사이언스] 화석화된 ‘공룡 피부’서 악어에게 물린 상처 발견

    [핵잼 사이언스] 화석화된 ‘공룡 피부’서 악어에게 물린 상처 발견

    화석화된 고대 공룡의 피부에서 고대 악어에게 물린 상처가 확인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약 6700만 년 살았던 공룡의 피부 일부가 어떻게 부패하지 않고 화석화돼 보존됐는지를 설명해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피부는 뼈보다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화석화된 공룡 피부를 발견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이번에 연구 대상이 된 공룡 피부는 지난 1999년 미국 노스다코타주 매머스 인근에서 발굴됐으며 에드몬토사우루스(Edmontosaurus)의 것으로 밝혀졌다. 에드몬토사우루스는 오리주둥이 공룡으로 알려진 하드로사우루스류 초식 공룡으로 당시에 매우 흔한 초식 동물이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피부가 보존된 이유로 공룡이 당시 피부 조직에 알맞은 환경에서 죽은 뒤, 곧바로 진흙과 모래에 묻혀 퇴적물이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그러나 이번 연구팀은 공룡 피부에서 고대 악어에게 물린 흔적을 발견하고 다른 각도에서 이를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테네시 대학 고생물학자 스테파니 드럼헬러 호튼 교수는 "공룡 피부에서 물린 흔적을 발견한 것은 정말 뜻밖이었다"면서 "매물되기 전 연조직이 손상되면 잘 보존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이나 선사시대 동물이 연조직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빠르게 매장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피부에 난 흔적으로 미루어 이 공룡은 고대 악어로부터 팔 등 일부를 뜯겼다. 다만 이 공룡이 죽기 전 공격을 받았는지 혹은 사후에 악어들에게 먹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공룡에게는 불행이지만 이 과정 덕에 피부 일부가 화석화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호튼 교수는 "피부에 구멍이 뚫리면 부패와 관련된 가스와 액체가 빠져 나오는데 이로인해 속이 빈 피부는 건조해진다"면서 "이렇게 자연적으로 미라화된 피부는 상당히 습한 환경에서도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보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피부가 오래 지속되면 퇴적물에 묻혀 화석화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 장윤정·김범수와 강동 신석기시대로 떠나요

    장윤정·김범수와 강동 신석기시대로 떠나요

    서울 강동구가 암사동 유적에 살았던 신석기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제27회 강동 선사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구는 오는 7~9일 3일간 암사동 유적 일대에서 ‘빗살 가득한 날’을 주제로 축제를 연다. 1996년 처음 시작된 강동 선사문화축제는 올해로 27주년을 맞았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축제가 진행되는 만큼 ‘신석기 고고학 체험스쿨’, ‘선사 아이돌 페스티벌’, ‘강동 느림보대회’, ‘휴(休)지 타임’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축제 첫날인 7일에는 개막 공연과 아이돌 그룹 ‘세러데이’, 트로트 여왕 ‘장윤정’, 국민가수 ‘김범수’의 축하공연도 준비됐다. 9일 폐막 공연에는 사이키델릭 록밴드 ‘국카스텐’과 감미로운 목소리의 ‘정인’, ‘스텔라장’이 출현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쇼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선사시대로 떠나는 3일간의 여행이 구민들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강동구, 제27회 강동선사문화축제 개최…신석기인 행복한 일상 엿봐요

    강동구, 제27회 강동선사문화축제 개최…신석기인 행복한 일상 엿봐요

    서울 강동구가 암사동 유적에 살았던 신석기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제27회 강동 선사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구는 7~9일 3일간 암사동 유적 일대에서 ‘빗살 가득한 날’을 주제로 축제를 연다. 1996년 처음 문을 연 강동 선사문화축제는 올해로 27주년을 맞았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축제가 진행되는 만큼 ‘신석기 고고학 체험스쿨’, ‘선사 아이돌 페스티벌’, ‘강동 느림보 대회’, ‘휴(休)지 타임’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축제 첫날인 7일에는 개막공연과 아이돌 그룹 ‘세러데이’, 트롯여왕 ‘장윤정’, 국민가수 ‘김범수’의 축하공연도 준비됐다. 9일 폐막공연에는 사이키델릭 록밴드 ‘국카스텐’과 감미로운 목소리 ‘정인’, ‘스텔라장’이 출현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쇼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선사시대로 떠나는 3일간의 여행이 구민들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열강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동유럽 ‘끼인 국가’ 험난한 줄다리기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열강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동유럽 ‘끼인 국가’ 험난한 줄다리기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 격변기 동유럽…두 지도자의 다른 길 “혼혈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2022년 여름 열린 한 정치 집회에서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외 언론과 정치인들은 그를 거세게 비난했다. 오르반 총리가 이런 말을 한 의도는 2015년부터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에 몰려들어 유럽인이 비유럽인과 뒤섞여 살게 됐다면서 단일 민족인 헝가리인은 혼혈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1998년 서른다섯 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총리 자리에 오른 오르반은 2010년 재집권한 뒤 올해 4월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승리하면서 모두 5회에 걸쳐 헝가리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그는 20대부터 정치 일선에서 활동했다. 1963년생인 그는 동유럽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1989년 20만 군중 앞에서 소련군 철수와 자유 선거를 요구하는 연설로 유명해진 ‘민주 투사’였다. 그러던 그가 2010년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파 민족주의자로 180도 변신했다. 서구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열렬한 신봉자로 헝가리를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시키려고 노력했던 그가 극단적 민족주의 노선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친서방 일변도의 기존 노선에서 벗어나 러시아, 중국 등과 손을 잡는 이른바 ‘동방 정책’(Eastern Opening)을 추진했다. EU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의 중요성을 알기에 ‘휴식트’(Huxit, 헝가리의 EU 탈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동양과 서양의 선착장을 오가는 왕복선(ferry)과 같은 외교 정책은 지속될 전망이다. 가스 80%와 석유 6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며 중국의 자본 투자를 절실히 기대하는 상황에서 오르반 총리는 당분간 서방과 거리를 두며 친중·친러 행보를 계속할 것이다. 이는 강대국 세력들이 맞부딪치는 헝가리의 지정학적 위험 요인과 기회 요인을 ‘중간국 외교 전략’으로 관리하면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실용 노선으로 풀이할 수 있다.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사뭇 달라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선사시대부터 동서 교통로의 중심이었다. 게르만족, 훈족, 아바르족 모두 이곳을 거점으로 유라시아의 초원 지대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중심축’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중요성 때문에 이곳에 정착한 어떤 정치 세력도 오랫동안 통일된 국가를 유지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Ukraine)는 동슬라브어의 u(인근)와 kraina(변경)의 합성어로 ‘변경·접경 지대’라는 의미다. 12세기에 등장한 이 명칭은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세워진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의 국명으로 채택됐다. ‘변경’을 의미하는 일반명사였던 ‘우크라이나’가 고유명사가 된 것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때 ‘우크라이나’가 국가로서 지도상에 처음 등장했다는 것이다. 국명에서부터 지정학적 특징이 드러나듯이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독립된 국가 형태를 길게 유지한 적이 별로 없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주변의 강력한 세력들의 침략과 지배를 받으면서 국제 정세에 따라 이리저리 귀속됐다. 19세기에는 합스부르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현재의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를 각각 분할 점령했다. 그나마 신생 독립국인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도 불과 몇 년 만에 소멸했고, 결국 1922년 서쪽은 폴란드, 동쪽은 소련 영토가 됐다. 서유럽과 러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러시아의 영향을 받는 동부와 서유럽의 영향권에 있는 서부로 나뉜 채 전개됐다. 이렇듯 수백년 동안 계속된 종족적·문화적·종교적 이질감은 우크라이나인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동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족 국가를 형성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1991년 소련 해체와 더불어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최대 문제점이자 과제는 여전히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의 대립과 갈등이 심하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동과 서가 번갈아 권력을 잡으면서 정치권에서 동과 서의 힘의 균형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헝가리 건국 이야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는 그리스정교회의 성인인 올가(Olga)의 하얀색 대리석 동상이 서 있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일대에는 북쪽의 발트해에서 도래한 바이킹들이 현지 슬라브족들과 함께 882년 키예프 루스 공국을 건립했다. 945년 공국의 제2대 통치자 이고리 1세가 죽자 그의 부인 올가 대공비가 어린 아들을 대신해서 섭정했다. 남편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국정을 총괄하게 된 올가는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신흥 국가의 취약점을 보완하려고 외세에 의존하는 전략을 택했다. 당대 최고 강대국이었던 비잔티움 제국의 힘을 빌리고자 토착 신앙을 포기하고 직접 콘스탄티노플로 가서 그리스정교회 세례를 받기로 한 것이다. 올가의 개종은 키이우에 그리스정교회가 전파되는 계기가 됐고, 그의 손자인 블라디미르 1세는 정교회를 국교로 선언했다. 그러나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가 올가와 결혼해 비잔티움 제국의 영향력을 넓히려고 적극적인 구애 전략을 펼치자 올가에게는 이에 대항할 방안이 절실해졌다. 그래서 올가는 비잔티움 제국에 편향된 의존도를 낮추고자 좀더 균형 잡힌 외교 전략을 모색했다. 올가는 당시 새롭게 부상하던 서유럽의 신흥 강국 독일 왕국에 사절단을 파견했고(959년), 이들을 접견한 독일의 왕 오토 1세는 키이우에 심복인 아달베르트를 보낸다. 하지만 비잔티움 제국의 견제와 키예프 루스 공국 내부의 반발로 아달베르트는 도망치듯 키이우를 떠나야 했다. 그 이후 1000년이 지난 지금 이와 유사한 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다시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고 서방의 나토로부터 지원을 받고자 했으나 오히려 러시아의 공세적 정책을 불러오는 결과가 됐기 때문이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국가’인 지정학적 중추국(pivot state) 우크라이나는 자국 문제를 해결하려고 외세(EU와 나토)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또 다른 외세(러시아)가 개입하는 빌미를 준 것이다.이슈트반 1세(975~1038)는 헝가리 왕국을 세운 초대 국왕으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는 그를 기리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이 있고 그의 동상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가 지금의 독일 지역을 통치하던 신성 로마 제국 출신 기젤라와 결혼함으로써 헝가리 왕국은 유럽의 변방에서 경계 너머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또한 이 결혼으로 헝가리와 서유럽 사이의 이주와 교류가 본격화했다. 이슈트반 1세가 1015년경 자기 아들을 위해 작성한 보감(寶鑑)인 ‘십훈’(十訓)은 왕이 지켜야 할 열 가지 덕목을 정리한 것인데, 이 중 하나가 ‘이주자들의 환대와 대우’다. 여러 지역 출신인 이주자들은 다양한 언어, 습성, 학식, 군사 기술 등을 가져옴으로써 왕국과 왕실을 이롭게 하지만 단일 언어와 풍습은 오히려 왕국을 나약하고 쉬이 쇠락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주자들을 현지인과 동등하게 보살피고 그들에게 합당한 직책을 부여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즉 외국인 차별 금지는 헝가리 왕국의 건국 이념이었다. 이렇게 해서 이주자 수가 늘어나고 이들의 사회·정치적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그때까지 낙후했던 헝가리 사회는 점차 발전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후에도 중세의 헝가리 왕들은 종교나 종족에 개의치 않고 모든 이주민을 동일하게 대우하는 관용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오늘날 ‘외지에서 온 이주민을 환대하라’는 왕국 건설자의 유훈은 완전히 잊히고 말았다.● 역사의 가르침을 외면한 지도자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는 서방의 진보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대신 러시아나 중국 같은 국가를 모델로 삼아 나아가야 한다”면서 서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구, 러시아, 중국이 유라시아 중부 지역에서 벌이는 ‘뉴 그레이트 게임’(New Great Game) 속에서 오르반 총리가 보여 준 이러한 균형 정책에 헝가리 유권자들은 기꺼이 표를 던졌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만 극대화하려는 오르반 총리는 ‘이주민 환대’라는 건국 아버지의 유언을 망각한 나머지 주변 국가로부터 인종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모 올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특정 강대국에 치우치는 선택을 하지 말고 동서로 분단된 자국이 협력적으로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고민은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도 남의 일 같지 않다. 민족 명절인 추석을 맞아 대한민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자 북한에 회담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그나마 다행이다. 중앙대 교수·작가
  • “철도 관통한다는데”…멕시코 수중동굴서 선사시대 유골 발견

    “철도 관통한다는데”…멕시코 수중동굴서 선사시대 유골 발견

    멕시코 수중동굴에서 최소 8000년 전 선사시대 인간 유골이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고고학자 옥타비오 델리오는 이날 카리브해 연안도시 툴룸 인근 수중동굴에서 선사시대 유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골은 동굴 입구에서 약 500m 떨어진 수심 약 8m 바닥에 묻힌 상태다. 델리오는 “발견 장소는 잠수 장비 없이 도달할 수 없는 곳이다. 유골은 해수면 상승 전인 최소 8000년 전 동굴에 살았던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8000년 전은 빙하기가 끝나던 시기로 해수면이 높아져 바다 속으로 잠기는 땅이 크게 증가했다.  델리오는 “아직 유골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이곳이 무덤인지 아니면 그곳에서 사망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물론 성별과 키, 몸무게 등도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현재 델리오는 고대동굴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동굴이 약탈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AP 통신에 “멕시코 정부가 마야 철도를 놓고자 공사를 강행한 밀림 근처”라고 밝혔다. 이후 개인 페이스북에서는 유골은 툴룸 지역에 있으며 이 일대에서는 11번째 선사시대 유골 발견이라고 밝혔다. 고고학자들은 고대 마야 문명 유적이 대거 발견된 동굴 수백 개가 마야 철도와 같은 국가 개발 프로젝트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한다. 실제 멕시코 정부는 지난 2월 철도의 일부 노선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2번째로 큰 밀림지대를 관통하도록 계획을 수정했다. 지난 30년간 동굴 유적 탐사에 참여해온 델리오는 철도 공사가 예정대로 강행되면 고고학적 가치가 큰 유적지들이 크게 회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마야 철도가 고대 유적지를 피해 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전남 곳곳에서 가을 축제 풍성

    전남 곳곳에서 가을 축제 풍성

    가을철을 맞아 전남 곳곳에서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다양한 축제도 펼쳐진다. 9월에는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영광 불갑사상사화축제가 남도 가을 축제 한마당을 시작한다. ‘상사화 붉은 물결, 청춘의 사랑을 꽃피우다’를 주제로 펼쳐지는 불갑사상사화 축제는 300만㎡에 이르는 전국 최대 군락지에 붉은 상사화가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특히 올해는 상사화 가을음악회와 전국대학가요제, 상사화 달빛야행 등 각종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17일에는 또 다른 상사화 군락지인 함평에서 꽃무릇큰잔치가 열려 남도 꽃축제를 선보인다. 23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 유적지를 통해 선사시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화순 고인돌축제와 남도의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광양 전어축제가 열린다. 30일에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 수군을 대파한 해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진도 명량대첩축제와 여수 거북선축제를 비롯해 남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영광 천일염젓갈갯벌축제와 판소리 명창의 산실 보성 서편제소리축제, 구례 화엄문화축제 등이 펼쳐진다. 10월에도 7일 여수에서 남도 시군의 대표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리고 21일에는 전국 최고의 국화축제로 2022년 전라남도 대표 축제로 선정된 함평 국향대전이 시작된다. 이밖에도 황룡강변 6만여 평을 가을꽃으로 가득 메운 장성 황룡강노란꽃잔치와 14일부터 시작되는 목포 항구축제, 28일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 등 모두 30여개의 축제가 열려 남도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된다. 11월에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갯벌 생태계의 보고 순천만 갈대축제와 남도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나주 영산포 홍어축제, 장성 백양단풍축제 등 10여개의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전남에서 열리는 가을 축제는 모두 50여 개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전남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 관광지 3개소 이상을 방문해 본인의 누리소통망에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올린 뒤 응모페이지에 제출하면 경품을 제공하는 누리소통망 인증샷 이벤트와 최신유행공간 투어, 남도 문화관광 체험 상품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 [핵잼 사이언스] 선사시대에도 수술을?…3만 년 전 다리 잘린 유골 발견

    [핵잼 사이언스] 선사시대에도 수술을?…3만 년 전 다리 잘린 유골 발견

    3만 1000년 전 지금의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에서 역대 가장 오래된 절단 수술의 흔적이 확인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호주 그리피스대학 연구팀이 인류 초기의 암각화가 그려진 량테보 동굴에서 발굴한 유골을 분석한 결과 왼쪽 다리 일부가 정교하게 잘린 흔적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동굴 속 무덤에서 발견된 이 유골은 약 3만 1000년 전 사망한 20세 전후 남성의 것으로 추정된다. 놀라운 사실은 왼쪽 발은 물론 다리 일부가 정교하게 잘린 상태라는 점으로 뼈의 상태가 깨끗하고 상처도 치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연구팀은 절단 원인이 악어 등에 물렸을 가능성도 배제했는데 이는 이로인한 감염이나 골절 등 흔적없이 깨끗하게 사선으로 절단됐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연구팀은 이 남성이 다리를 잃은 후 6~9년을 더 생존했으며 젊은 나이에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분석했다.이번 유골 발견은 높은 의학기술을 요하는 인류의 절단 수술 시기가 훨씬 더 앞당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사지 절단 수술의 증거는 프랑스에서 발굴된 약 7000년 전 신석기시대 농부의 잘려 나간 팔이었다. 곧 이보다 훨씬 앞선 3만 년 전 수렵채집인들도 치명적인 출혈이나 감염없이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 능력을 가진 셈이다.   연구를 이끈 팀 말로니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류의 의학 지식과 발전의 역사를 새로 쓴다"면서 "다리를 절단하는데 어떤 도구가 사용됐는지, 감염을 어떻게 예방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날카로운 돌 도구나 이 지역에 있는 약용 식물을 사용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해당 남성은 절단 환자로서 험준한 지형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지역 사회가 그후 몇 년 동안 이 남성을 돌봐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 아라비아 사막서 선사시대 사냥 유적지 무더기 발견

    아라비아 사막서 선사시대 사냥 유적지 무더기 발견

    선사시대 사냥 유적지가 아라비아 사막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6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발표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마이클 프래들리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위성 사진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지역에서 이라크 남부 지역에 걸친 아라비아 사막에서 사냥 유적지 350여곳을 찾아냈다. 유적지는 사냥감을 잡기 위한 석조 울타리와 이곳으로 사냥감을 몰아넣는 긴 석벽으로 구성된다. 하늘에서 보면 그 구조가 연(鳶)처럼 새겼다고 해서 ‘사막의 연’으로 불린다. 구조물은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졌는데 시기는 기원전 8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라비아 사막은 초원이었는데 사냥꾼들이 가젤과 같은 동물을 이 덫 안으로 몰아넣어 잡았다. 프래들리 박사는 “사냥터는 복잡하면서도 세심한 구조로 설계됐다. 사냥감을 잡기 위한 석조 울타리는 폭이 100m 정도였지만, 사냥감을 몰아넣는 석벽은 4㎞가 넘을 만큼 엄청나게 크고 길었다”고 말했다. 사냥터가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알라바 고원이다. 당시 사냥감이 풍부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구조물은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도 요르단, 시리아, 터키, 카파흐스탄 등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견된다. 연구 결과는 고고학 분야 학술지 ‘홀로세’(The Holocene) 최신호에 실렸다.
  • 1970년대 숨진 등반객 3명 유골…‘가뭄’에 발견되는 것들

    1970년대 숨진 등반객 3명 유골…‘가뭄’에 발견되는 것들

    바닥 드러낸 유럽의 강과 저수지네로 황제 다리 등 유적 드러나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7000년 전 스페인판 ‘스톤헨지’와 청동기 시대 건물터, 로마의 네로 황제가 건설한 다리 등이 발견됐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주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는 이달 초 수백개의 선사시대 돌기둥이 신비한 자태를 드러냈다. 스페인판 스톤헨지, 공식적으론 ‘과달페랄의 고인돌’로 불리는 이 유적은 이베리아반도의 건조한 날씨로 저수기 수위가 총량의 28%까지 내려가자 저수지 한쪽에서 그 모습을 완전히 노출했다.70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은 1926년 독일 고고학자가 최초로 발견했으나 1963년 프랑코 독재정권 치하에서 농촌 개발 프로젝트로 댐이 만들어지면서 침수됐다. 그 후로 고인돌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4번밖에 되지 않았다. 30년 전 저수지 건설로 수몰된 아세레도 마을도 옛 모습을 드러내 관광객을 끌고 있다.가뭄 역사 새긴 기근석, 2차대전 침몰 선박, 동물 뼈 등도 발견 엘베강이 흐르는 체코 북부 데친에서는 ‘기근석’이 등장했다.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강물이 메마를 때 사람들이 이 기근석을 찾아 날짜와 자신들의 이름을 새겼다. 데친의 기근석 위에 새겨진 연도를 보면 1417년과 1473년은 아주 희미하게 남아있지만 1616년, 1707년, 1893년 등은 아직도 분명하게 보인다.독일에서도 라인강이 흐르는 프랑크푸르트 남쪽의 보름스와 레버쿠젠 근처의 라인도르프 등지에서 기근석이 모습을 다시 나타냈다. 이탈리아에서는 포강의 수위가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북서부 피에몬테에서 고대마을의 유적이 나타났다.‘중국 최악 가뭄’ 양쯔강 바닥서 600년 전 불상 드러나 중국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강바닥에서 600년 전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최근 러산대불의 받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러산대불은 평소에는 강 수위가 높아 받침대를 볼 수 없으며 비가 많이 올 때는 발까지 물에 잠기기도 한다. 러산대불이 자리 잡은 지역의 현재 수위는 평년보다 2m 이상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쯔강 바닥에서 6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이 불상들은 연꽃 받침 위로 약 1m 크기의 불상이 있고 양옆으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불상 2개가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빙하가 녹고 있는 유럽 산악지역에서는 반세기 넘게 묻혔던 유골 등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스위스 남부 헤셴 빙하 등지에서는 1970∼1980년대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반객 3명의 유골이 수습됐다. 또 세르비아 항구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는 2차 대전 때 탄약과 폭발물이 실린 채로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척이 발견되기도 했다.
  • 노키아TMC 생산 휴대폰 모든 모델 창원시에 기증...2000년대 휴대폰 세계1위 기업

    노키아TMC 생산 휴대폰 모든 모델 창원시에 기증...2000년대 휴대폰 세계1위 기업

    경남 창원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휴대전화를 생산한 기업인 노키아TMC(2014년 폐업) 측이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휴대전화 모든 모델을 포함해 186점의 유물을 창원시에 기증했다고 11일 밝혔다.창원시는 이날 창원시청에서 이재욱 전 노키아TMC 명예회장에게 기증증서와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전 명예회장은 창원박물관이 건립되면 전시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산업 관련 유물을 기증했다. 기증한 유물 가운데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생산된 휴대전화 모델 포함해 노키아TMC 마산공장에서 생산한 휴대전화 모든 모델 등 휴대전화 기기가 160여점이다. 이 명예회장이 받은 산업훈장을 비롯해 수출탑, 작업복 등도 포함돼 있다. 노키아TMC는 1984년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휴대전화를 생산한 기업이다. 당초 미국과 핀란드가 합작한 탠디모비라(Tandymobira) 통신이라는 무선기기 제조기업으로 설립된 뒤 노키아에서 지분을 모두 인수해 노키아TMC가 됐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3년간 전 세계 휴대전화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IMF 외환위기 이후 창원지역 경제를 이끈 선두주자로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후 경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2014년 문을 닫았다.홍남표 창원시장은 “우리나라 휴대전화 기기의 변천사를 조명하고, 우수한 제조업 기술을 고찰할 수 있는 자료이다”며 “IMF 외환위기라는 힘들었던 시기에 창원지역 경제를 견인했던 노키아TMC에서 의미 있는 유물을 기증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재욱 명예회장은 “노키아의 가장 큰 영광은 창원에서 이루어졌다”며 “창원박물관이 조속히 건립돼 노키아TMC에서 생산된 휴대전화를 많은 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창원박물관에 전시할 유물을 확보하기 위해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창원의 발전과 변화양상을 볼 수 있는 자료 등을 기증받고 있다. 유물 기증을 원하는 기업과 단체, 시민은 문화유산육성과 창원박물관 건립담당(055-225-7245)으로 문의하면 된다. 창원박물관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창원병원 옆 3만 5802㎡ 부지에 건립된다. 사업비 66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24년 착공해 2026년 준공 예정이다.
  • 반구대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본격화

    반구대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본격화

    반구대 세계암각화센터가 오는 2026년 개관을 목표로 본격 추진된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주군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반구대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이 착수됐다. 울산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반구대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를 비롯해 센터의 기능·역할, 건립 위치 및 규모 등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시는 또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필요성과 문화적·경제적 효과 분석, 효율적인 운영 방안 및 재원 조달 계획 수립 등도 병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시는 국내·외 세계유산 관련 센터와 박물관 조사를 통해 세계암각화센터의 기능 및 역할, 건립 방향 등을 설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프랑스의 쇼베동굴(선사시대 벽화동굴)·라스코(구석기시대 벽화동굴)과 영국의 스톤헨지(고대 거석 기념물), 제주세계유산센터, 고창 고인돌박물관, 남한산성 역사문화관 등을 현지조사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사업은 세계적 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의 가치를 더 높이고 널리 알리기 위해 필요하다”며 “이번 용역을 통해 최적의 건립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 사업과 관련해 지난 6월 ‘반구대 일원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기본계획 수립 용역’도 발주했다. 또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알릴 콘텐츠를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 드라마·영화 각본집 나오면 베스트셀러…문 전 대통령 추천 책 인기도 여전

    드라마·영화 각본집 나오면 베스트셀러…문 전 대통령 추천 책 인기도 여전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각본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 드라마·영화 대본집과 각본집의 인기 배턴을 이어받았다. 5일 교보문고가 집계한 7월 다섯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헤어질 결심’ 각본집은 출간과 함께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진입했다. 특히 20대 여성 독자층의 구매가 높았다. 구매자 비중을 살펴보면 성별로는 여성(68.5%)이 남성(31.5%)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41.1%), 30대(33.1%), 40대(14.1%) 등의 순이었다. 20~30대를 합한 구매 독자가 74.2%로 해당 각본집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끌어올렸다.예스24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집계한 베스트셀러 동향에서도 ‘헤어질 결심’ 각본집이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영화 대본집과 각본집의 인기는 최근 출판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앞서 출간됐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각본집도 아카데미상 수상 직후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바 있다. 또한 ‘그 해 우리는’, ‘나의 아저씨’, ‘우리들의 블루스’ 등 드라마 대본집도 출간 후 상위권에 진입했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인기 영화와 드라마의 팬덤 효과로 굿즈처럼 소장 욕구와 더불어 명대사를 글로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각본집 독서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 개정판 1권은 출간과 함께 2위에 올랐다. 인기 유튜버 밀라논나가 추천해 주목받은 페터 비에리의 철학 에세이 ‘삶의 격’은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주보다 42계단 오른 8위를 기록했다. 예스24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는 내부 고발 검사 임은정의 10년간 기록과 다짐을 담은 ‘계속 가보겠습니다’가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청년 안중근을 그려 낸 작가 김훈의 소설 ‘하얼빈’은 출간과 동시에 10위로 진입했다.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하는 책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6월 ‘짱개주의의 탄생’과 지난달 ‘지정학의 힘’이 문 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평 이후 순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이번 집계에서는 ‘시민의 한국사’ 시리즈 두 권이 각각 종합 베스트셀러 15위와 18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 ‘시민의 한국사’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우리 역사를 담은 한국사 통사다.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서가에 꽂아두고 필요할 때 찾아보는 용도로 활용하면 좋은 책’이라는 서평과 함께 추천된 바 있다. 예스24 집계 결과 ‘시민의 한국사’ 시리즈 구매자 연령대로는 40대(40.9%)가 가장 많았으며 30대(25.6%)와 50대(21.1%)가 유사한 비율로 뒤를 이었다. 여성(56.3%)이 남성(43.7%)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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