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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사시대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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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인문학, 문화산업의 바탕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다.이제는 문화적 가치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하며 문화산업은 이미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떠올라 있다.사실 세계 모든 나라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이 지구를 한 마을처럼 좁혀버린 속에서,엄청난 규모의 문화 전쟁을 치르고 있다.문화전쟁은 총소리도 화약냄새도 나지 않는 전쟁이다.하지만 그 규모는 이미 경제 전쟁을 포괄할 정도로 커져버렸다.그래서 디즈니 영화 한 편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우리나라가 1년 동안 발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판 자동차의 총수입을 넘어서는 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민족단위 국가들은 문화 전쟁을 단순한 경제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강화하는 길로 인식하고 있으며,승패 또한 자신들의 고유 문화를 어떻게 보존하고 확산시킬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본다.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우리 문화에 눈을 돌리는 일은 18세기 이후 서양에 압도당하면서 내팽개쳐졌던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이자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길이기도 하다. 오늘날 세계 문화산업의 황금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여전히 미국이다.미국은 영화,음반,게임,애니메이션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을 도구 삼아 현란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내서 세계 시장에 팔고 있다.하지만 채 300년이 안 된 미국의 역사나 문화 속에서는 그런 콘텐츠의 소재가 나오지 않는다.그렇기 때문에 인디안 포와탄 부족의 딸을 불러내어 ‘포카 혼타스’를 만들고,중국 남북조시기 북방의 민중가요 ‘목란시’에서 따와 ‘뮬란’을 만들었으며,유럽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국의 판타지 소설을 대본으로 ‘해리포터’를 만들고,일본 사무라이 문화와 동양의 기를 끌어다가 ‘스타워스’를 만들었다.그리고 그 속에는 평화주의자이며 정의로운 사람으로 그려진 백인 우월주의가 들어 있기도 하고,왜곡된 동양 이해가 들어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엄청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5000년의 유구한 역사 동안 신화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민담과 설화뿐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에서 보이듯 꼼꼼한 기록 문화들이 즐비하다.뒤늦은 감이 있지만 문화관광부 산하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만들어져서 ‘문화원형 관련 디지털콘텐츠개발’ 사업이 시작된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그 사업들을 보면 동이족의 원형을 볼 수 있는 ‘산해경’의 신화적 요소에서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끌어내기도 하고,‘무예도보통지’에 나오는 전통 무기들을 3D 동영상으로 재현하여 온라인 게임의 소재로 제공하기도 하며,조선시대 살인사건 조사기록인 ‘검안’과 법의학 관련자료인 ‘중수무원록’에서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그리고 사이버 상에서 전통 한옥마을 세트를 구현해 내기도 하고,암행어사 기록들을 복원하여 게임,애니메이션,만화 등의 소재를 제공하기도 한다.뿐만 아니라 전통 문양과 색채를 되살려 내기도 하고,심지어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다양한 전투 원형들을 복원해 내기도 한다.이 같은 작업은 대부분 그동안 인문학의 위기와 함께 마치 불필요한 학문인 양 내몰리던 인문학자들의 몫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얼마 전 인문콘텐츠학회라는 낯선 이름의 연구모임이 만들어졌다.그 창립의 자리에는 그동안 인문학 위기 담론의 주역인 철학,문학,역사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미디어,출판,영상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의 전문가들이 함께했다.학회 이름에 걸맞게 창립 심포지엄의 발표는 인쇄된 원고를 줄줄 읽어가던 기존의 학회 발표와 달리 모두 빔 프로젝트를 이용한 영상화된 발표였다.모든 학문의 근원인 인문학이 최첨단 문화산업과 만나는 자리였다. 문화가 사람의 삶을 총체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라면 인문학은 그 문화가 사람다운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방향타의 역할을 하는 학문이다.따라서 문화의 세기는 그 주요 도구인 콘텐츠를 인문학으로부터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같은 분단 문제를 ‘쉬리’와 같은 시각에서 볼 것인가 ‘JSA’ 같은 시각에서 볼 것인가도 인문학의 역할이며,고유문화의 보존과 확산을 통해 우리 문화에 기반한 문화산업을 이끄는 일도 인문학이 할 일이다. 김교빈 호서대 교수 철학
  • 국립춘천박물관 30일 개관

    국립춘천박물관(사진)이 30일 문을 연다. 춘천시 석사동 속칭 애막골에 자리잡은 춘천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11번째 지방박물관. 모두 391억원을 들여 대지 1만 4614평,연건평 3060평에 4곳의 상설전시실과 2곳의 기획전시실을 갖추었다.대강당과 세미나실·도서실·야외공연장도 구비하여 복합문화공간이 되도록 했다. 국보 제124호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을 비롯하여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강원지역 출토 문화재와 민속자료 등 1000여점이 상설 전시된다. 개관을 계기로 한국전쟁 때 불탄 선림원터 동종을 복원하고,‘청풍 부원군 상여’를 기증받아 전시한다. 개관을 기념하여 ‘우리 땅,우리의 진경’특별전을 31일부터 11월말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허주 이징,표암 강세황,겸재 정선,현재 심사정,단원 김홍도 등 조선시대 진경산수 대가들의 작품 200여점을 선보인다. 서동철기자 dcsuh@
  • 책/ 시간의 발견 - 인간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시간’이라는 말은 지극히 일상적인 용어이지만 동시에 깊이 파고들면 한없이 추상적이고 다의적인 개념이다.일상성과 추상성을 아울러 지닌 만큼 그것은 흥미로우면서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시간’은 단순히 일상생활에서의 한 단위를 뜻하지만 예컨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같은 작품에서는 인간의 내면적인 진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간의 발견’은 역사적·과학적·심리적·철학적 시간 등으로 나눠 시간의 본질에 접근한다.인류가 시간 측정의 단위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분류하고 비교하고 생각할 줄 알게 된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또한 인류가 시간을 지배함으로써,다시 말해 동시적인 삶을 실현함으로써 거꾸로 시간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 아이러니도 보여준다. 인간의 몸은 날마다 해가 뜨고 지는 데서 생기는 빛과 어둠의 주기에 리듬을 맞추는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이 ‘하루시계(circadian clock)’는 초기의 인류,즉 선사시대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해 시간을 의식의 대상으로 삼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선사시대 사람의 시간관념은 어땠을까.선사시대 문화에는 당시 사람들의 시간관을 말해줄 만한 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대 이집트에서처럼 해가 뜨는 것을 하루의 시작으로 삼았을까,아니면 오늘날 유대력이나 이슬람력처럼 일몰을 하루의 시작으로 잡았을까. 자연세계의 주기는 날과 달과 해라고 하는 시간단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그러나 그밖에 다른 시간단위는 전적으로 인간의 발명물이다.예를 들어 밤을 12시간으로 나누고 같은 방식으로 낮도 그렇게 구분한 이집트의 관습은 문화적 환경에 따른 것으로,매일 밤 뜨는 별들을 순서대로 12개나 36개의 그룹으로 묶을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한시간을 60분으로 나눈 것은 전혀 다른 제도,즉 메소포타미아에서 사용한 60진법의 유산이다. 한편 14세기 기계식 시계가 출현하면서 하루를 측정하는 방식은 24시간으로 고정됐다.이처럼 시간을 균등화한 것은 기계식 시계가 해시계보다 정밀하기 때문이 아니다.그 진정한 원인은 상업 발달에 있었다.1330년대부터 산업계는 노동자들을 시간(60분)단위로 고용하기 시작했고 시간을 알리기 위해 종루도 세웠다.휴대용 시계가 보급됐고 일상생활은 점점 더 동시성의 세계로 접어들었다.한 예로 영국 우편마차의 호위병들은 1780년대 각각 시계를 지급받아 마차를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순환적 혹은 주기적 시간개념이 선형(線形)시간 개념에 밀려난 것은 역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역사적으로 볼 때 그리스도교적 시간개념은 선형이다.천지창조에서 시작해 그리스도를 거쳐 재림으로 나아가는 ‘시간의 화살’로 볼 수 있다.17세기 이론가들과 뉴턴도 이같은 선형 구도를 따랐다.천체와 사물의 운동을 설명한 뉴턴의 운동법칙은 돌이킬 수 없는 일방향성(一方向性)시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니치 평균시(GMT)는 어떻게 탄생했을까.미국과 캐나다의 철도회사들은 대륙을 횡단하면서 곧 시간대를 식별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이를 계기로 전세계 산업국가들은 1884년 워싱턴에서 본초자오선 회의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그 결과 GMT는 세계 표준시로 확정됐고 지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여러 시간대로 나뉘었다. 이 책은 오랜 시간의 궤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꼽는다.실제로 그랜드캐니언 만큼 시간의 심연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도 드물다.협곡의 가장자리에 서서 1500m 아래 콜로라도강을 내려다 보면 마치 시간의 통행로에서 스냅사진을 찍는 듯한 기분에 빠진다.바닥에 있는 선캄브리아기의 바위들은 20억년에 가까운 세월을 견뎌왔다.그랜드캐니언이야말로 먼시간(deep time),즉 지질학적 시간의 보물창고다.1만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녹색공간] 풍요와 건강

    유례없는 태풍과 수해의 뒤끝이지만 올해도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넘겼다.우리는 풍성한 수확물을 차려놓고 땀흘린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우리에게 생명과 풍요로움을 주신 조상의 음덕을 기린 것이다.우리는 이러한 전통적인 명절 지키기를 통해 우리 존재의 역사성과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자칫 잊기 쉬운 풍요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더러 반론이 있지만 현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울 뿐 아니라 대체로 가장 건강한 삶을 누리는 시대이다.적어도 수명이나 질병 이환율을 볼 때 그러하다.어떻게 오늘날 이환율과 사망률이 줄고 그 결과 수명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게 되었을까? ‘인생칠십 고래희’라는 두보의 시 귀절이 무색하게 노인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또 수명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젊고 건강한 할머니·할아버지가 많아지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흔히들 그것은 의학의 발달에 기인한다고 생각하며,그러한 견해는 일상적 경험을 통해 확인된다.맹장염이 악화되어 복막염에 되었을 때 현대의학이 없다면 생명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을것이다.또 심한 세균성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항생제의 고마움을 잊지 못할 터이다.암은 아직도 불치병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요즈음은 완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밖에도 많은 의학적 수단이 질병을 예방,치료하고 노화를 지연시킨다.이렇듯 의학이 건강 증진에 공헌해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볼 때 건강 개선과 수명 연장에 의학보다 훨씬 큰 공을 세운 것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특히 농업생산의 증가로 영양상태가 나아진 것이 으뜸가는 요인임이 분명해졌다.거기에 덧붙여 주거와 노동 환경의 개선 등이 인류를 과거보다 건강하게 만들었다. 채집과 수렵에 의존하던 선사시대 인류의 평균수명은 15세 안팎이라고 추정된다.그러던 것이 농사를 짓고 목축을 시작한 때부터 서서히 수명이 늘어나 로마시대에는 대략 25세에 이르렀다.그리고 18세기 무렵 농업혁명기를 거치면서 35∼40세까지 늘어났고,오늘날은 70세를 넘게 되었다. 과거에는 인구가 오늘날의 지속적인 성장과는 달리 팽창과 축소를 거듭하였다.풍년이 지속되는 동안은 인구가 늘어났다가 흉년이 거듭되면 다시 줄어드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식량이 없어 말 그대로 굶어 죽기도 하였지만 기근에 따르는 질병,특히 전염병의 창궐이 대규모 사망과 인구 감소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기근으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것이 일차적으로 작용하였다면 식량을 찾아 대규모로 이동한 것이 전염병을 널리 퍼뜨리는 구실을 하였다.기근과 그로 인한 질병은 어린이들에게 더 큰 해악을 남겼다.올해의 기근은 올해를 넘김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후유증을 남긴다는 사실이 역사를 통해 거듭 확인되었으며 그 원리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인류는 기나긴 고통의 늪을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었다.조상들이 고통을 감내하면서 진보의 길을 개척해 왔기에 우리는 오늘의 풍요와 건강을 누리는 것이다.풍요와 건강이 인류 공동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인 만큼 그것을 온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풍성한 식탁 앞에서 우리와는 많이 다른 한가위를맞을 우리의 반쪽을 생각하며 나눔이라는 풍요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일만큼이나 소중할 터이다. 황상익/ 서울대의대 교수 의학사
  • 어린이 책 세상/ 국화 등

    ◇국화(김정희 글,우종택 그림)=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데다 봄이면 보릿고개를 넘느라 힘겹게 살던 시절을 배경으로,징용에 끌려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열살 소녀 국화와 그 이웃의 삶을 그렸다.초등학교 고학년용.삽화로 사용한,한국화가의 섬세한 채색화가 일품이다.사계절.7800원. ◇역사의 섬 강화도(이경수 지음)= 암기하는 ‘국사’가 아니라,살아 있는 교육을 위한 역사기행 시리즈.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민족의 삶을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재를 통해 꼼꼼히 소개한다.중고생용.신서원.1만 2000원. ◇쉬∼가 뭐야?(야마와키 쿄 글,스가와라 케이코 그림)= ‘혼자서도 잘해요’시리즈 1권.어린이 혼자서 변기에 쉬하고,옷갈아 입고,편식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익힐 수 있게 하는 그림책.언어세상.7000원. ◇별이 된 도깨비 누나(김옥애 글,김지윤 그림)= 부모를 잃고 고모 집에서 얹혀 사는 열두살 소년 근주.어느날 도깨비 누나가 나타나 가족에게 행복을 선사하는데….판타지 장편동화로 사랑과 이별을 다루었다.청동거울.8000원. ◇위대한 강(프레데릭 바크 글·그림)= 주인공은 약 2만년 전 빙하에 의해 열린 캐나다 동부의 세인트로렌스 강.북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생명수이던 강이 1700년대 프랑스인과 영국인들의 유입으로 어떻게 죽어갔는가를 그렸다.이작품을 토대로 한 애니메이션은 1990년대 중반 안시영화제 대상,히로시마영화제 대상,오타와영화제 최우수상을 받았다.파스텔톤 그림이 환상적.두레아이들.9800원. ◇사유미네 포도(미노시마 사유미 지음,후쿠다 이와오 그림) =사유미네 집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렸다.사유미는 먹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포도가 까맣게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포도를 따먹기로 한 토요일,포도는 사라졌다.새와생쥐 다람쥐 곰이 거의 먹어버린 것.내년을 기약하는 사유미.기다림을 배웠을까.현암사.7000원.
  • 책/ 개와 인간의 문화사-그림속 ‘개’로 본 서양문화

    인간의 손에 길들어 인간의 가장 가까운 곳에 거처를 마련한 동물,세월이 흐르면서 거꾸로 지배자인 인간에게 은밀하게 영향을 준 동물,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번번이 우리에게 식용(食用)시비를 거는 동물.개는 과연 인류역사의 어느 지점에서 끼어들어 인간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걸까. 헬무트 브라케르트,코라 판 클레펜스 등 독일인 독문학자 둘이 쓴 ‘시와 그림을 통해서 본 개와 인간의 문화사’(최상안·김정희 옮김)는 시와 그림속에 나타난 개의 자취를 더듬는 것으로 서양문화사 전반을 이해하려 했다.이 작업에 동원된 텍스트의 양과 깊이가 무엇보다 놀랍다.선사시대 벽화,고대 유물들,중세의 그림과 서사시,우화를 비롯해 페트라르카 같은 중세작가들,세르반테스·셰익스피어·괴테·모파상·하이네 등의 근현대 작가들이 개에 관해 쓴 다양한 문학작품이 숨고를 겨를 없이 지적 호기심을 부추긴다. 책에 따르면,인간이 개와 우정을 쌓은 최초의 동기는 사냥이란 지극히 현실적 목적이었다.사냥꾼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키네게테스’(Kynegetes)는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란 뜻.개가 묘사된 그림도 서기전 8000∼7000년부터 있어왔다. 개와 인간 역사의 공통분모를 집어내는 과정 곳곳에서 티치아노 고야 르느와르 모네 루벤스 등 대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만도 쏠쏠하다.백의.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레저단신

    ◇동남아 지역 여행 전문 업체인 ㈜아이트래블러스클럽은 최근 LG카드 등과의 업무제휴 기념으로 태국과 필리핀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태국 방콕/칸타나부리/파타야(4박6일,48만5000원),필리핀 세부(99만9000원),필리핀 마닐라/팍상한/타가이타이(3박4일,82만9000원) 상품 등이 있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은 여름방학을 맞아 5일부터 민속박물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우리역사 알기’프로그램을 연다. 학예연구원이 직접 나서 선사시대의 동굴 및 조선시대의 모형촌 등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로 전시된 전시물을 안내하면서 그 배경이 되는 역사를 설명해준다.2000여점의 인형으로 재현해 놓은 모형촌이 특히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02)411-4764·5.
  • 서울 송파구 ‘체험식 어린이박물관’/체험하는 박물관 ‘지혜의 샘’ 만난다

    주5일 근무제로 연휴가 많아진 요즘,특별히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을 때 문득 ‘어린이박물관’을 떠올리면 뜻하지 않은 수확을 건질 수 있다.그곳에 가면 가족끼리 함께 체험하는 신선한 ‘지혜의 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1일 오후 4시.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어린이박물관’강충식 2층 그림 전시실에는 부모와 자녀들이 손에 손을 잡고 그림 감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린이1 = 엄마,저건 박수근 아저씨 그림이잖아.‘아기 보는 누나’맞지?(그림의 원제목은 ‘아기 보는 소녀’) 어린이2 = 아빠,김기창 아저씨 그림이죠?(이때 안내원이 운보 김기창 화백의 그림 ‘태양을 먹은 새’를 가리키며 ‘무슨 생각이 드느냐.’고 물었다.) 어린이3 = 뜨거워요. 그림 감상이 끝난 어린이들은 엄마(혹은 아빠)와 함께 바로 옆방의 ‘아트워크숍’으로 자리를 옮겨 병풍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수묵·채색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운보의 그림을 감상한 뒤 수묵화의 번지는 느낌을 직접 표현해보면서 종이와 분무기,붓펜과 수성 색연필 등을 이용해 미니 병풍을 완성해보는 작업이었다. 전시실 맞은편의 박쥐동굴 안.10여명의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박쥐날개옷을 직접 입어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느라 마냥 즐겁기만 하다. 몇몇 아빠들은 옆에서 신기해 하는 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박물관 3층의 어린이 방송국.10여명의 엄마와 자녀들이 저마다 얼굴분장을 한 채 무대위에서 ‘콩쥐팥쥐’를 주제로 즉석 연기를 펼쳐보이고 있었다.아빠는 모니터로 연기모습을 살펴보다가 “잠깐,컷”을 외치곤 했다. 방송국 건너편에는 50여평 규모의 인체·과학탐구실이 있다.엄마,아빠,자녀가 한조가 돼 퍼즐게임으로 인체의 신비와 과학의 원리 등을 직접 체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하나하나 원리를 이해할 때마다 아이들은 ‘아!’하는 탄성을 질러댔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박물관을 처음 찾았다는 주부 이숙자(38·인천시주안동)씨는 “두 아들과 함께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감상하고 그림기법을 이용한 우둘투둘 종이화병도 즉석에서 직접 만들어봤다.”면서 “엄마와함께 공동체험을 하니까 애들이 너무 좋아해 앞으로 주말마다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부 이영희(35·서울 방배동)씨는 “한달에 두번정도 주말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박물관에서 두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아이들이 어느새 그림 감상을 좋아하게 됐다.”면서 “주5일 근무제 실시로 휴일이 많아져 앞으로는 박물관뿐만 아니라 전시회 등도 자주 찾아버겠다고 말했다.이씨의 딸 하주연(6)양은 “박수근 아저씨 그림은 우둘투둘하고요,김기창 아저씨 그림은 막 번져요.”라고 나름대로 그림 감상의 소감을 말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체험동굴,전시실,아트워크숍 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면서 “과거에는 엄마와 어린이 위주였지만 요즘에는 신세대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와서 하루종일 지내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달라진 추세를 언급했다. 삼성어린이박물관은 지난 95년 5월에 개관한 국내 유일의 어린이용 체험박물관으로서 주말인 경우 1000명 이상의 관람객으로 붐빈다.초창기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20명 이상의 단체 관람객들이 많았으나 1년여 전부터는가족단위 관람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박쥐동굴,인체·과학탐구실,그림 전시실,화폐여행,열린 연극 등 고정적인 프로그램외에 부모와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아트워크숍’과정을 별도로 마련하고 각종 ‘지혜의 샘’을 꾸미고 있다.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어른 4000원,어린이 5000원이다. 문의 (02)2203-1871.www.samsungkids.org 김문기자 km@ ■방학때 가볼만한 이색 박물관 여름방학이 곧 시작된다.이번 방학에는 그동안 컴퓨터와 TV로 찌든 ‘때’를 씻어주자.부모와 함께라면 더욱 그만이다.흥미로운 이색 박물관 몇군데를 소개한다. ***선사인 주거생활 모형전시 양구 선사박물관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선사시대 전문 박물관이다.양구의 선사유적지와 선사인의 주거생활 모습을 담은 모형 전시물 위주로 꾸며져 있다.이밖에 ▲구석기 시대를 중심으로 한 석기 제작방법 ▲중요한 고고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흑요석과 구석기인의 수렵생활 ▲고인돌의 형태와 발굴 조사 과정을 재현해 놓았다.(033)480-2677. ***한국 철도역사 100년 생생히 철도박물관 한국철도 100년의 역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철도역사실,철도차량실,세계철도실,야외전시장 등 7개의 전시실에 5500여점의 철도유물이 전시돼 있다.관람객이 작동시키는 철도시설,홍보영화 등이 이해를 돕고 있다.(031)461-3610. ***산림관련자료 2만5000여점 산림박물관 경기 포천의 광릉수목원내에 있다.‘나무와 숲,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로 5개의 전시실과 표본실,사료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1만여종2만5000여점이 전시돼 있다.산림자원과 기술,산림과 인간,세계의 임업,한국의 임업,한국의 자연 등을 주제로 한 전시물들이 있다.한국 곤충 4685종에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으며,침엽수림과 활엽수림 등으로 둘러싸인산책로도 마련돼 있다.(031)540-1114. ***예술성 높은 세계 희귀 금화도 화폐박물관 한국의 화폐제조 1000년사와 세계 각국의 화폐 문화를 한눈에 볼수 있다.제1전시실에는 고대부터 현대에이르는 각종 주화류와 조선시대 엽전의 제조광경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1300년대부터 1900년대에 발행된 금화중 아름답고 예술성이 높은 120여종의 세계 희귀 금화도 볼 수 있다.(042)870-1000. ***짚독·맷방석·둥구미등 3500점 짚풀생활사박물관 짚과 풀로 엮은 짚독·맷방석·둥구미·채독·댕댕이 바구니 등 3500여점이 소장돼 있다.(02)743-8788 ***국악기와 세계악기 140여점 전시 국악박물관 50여점의 우리 국악기와 아시아,아프리카의 악기 140여점이 전시돼 있다.한일섭 선생이 사용하던 아쟁 등 근대 명인·명창 14명의 유품도 보관돼 있다.(02)580-3333. 김문기자
  • 우리그림 백가지-꼭 알아야할 옛그림 꼼꼼히 소개

    우리의 ‘옛그림’을 꼼꼼히 볼 기회가 생겼다.‘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그림 백가지’(박영대 지음·현암사 펴냄) 덕분이다.선사시대의 암각화·벽화부터 조선 말기 민화까지 주요작품 180점을 뽑아 94가지 이야기로 담았다. 저자가 서울대 미대 동양학과 출신으로 네 차례의 개인전 및 다수의 기획초대전에 참여한 경력의 작가인 만큼 평론가들의 저서와는 시각이 조금 다르다.그는 화가를 ‘한 세계를 이루는 그림’을 위해 기꺼이 생을 바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화가의 입장에 서서 그림을 보고 느낀다.그냥 얼핏 보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 ‘멋진 나무’를 지켜보듯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오랫동안 본다.다양한 각도에서 면밀히 관찰하면서 보이지 않는 숨겨진 뿌리를 상상하며 즐거워한다.그리고 그때그때 감상을 간단히 기록해 놓은 것이 책이 됐다. 미술학도가 그림을 보는 감상 포인트도 들어 있다. 이쯤에서 앞서 ‘옛그림’이라고 한 말을 취소하자.서양 그림은 시대별·사조별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으면서 우리그림을 그냥 ‘옛그림’으로치부하는 인식이 바뀌기를 저자가 바라기 때문이다.서양 그림에 집중된 미술교육을 탓할 것만이 아니라,개안(開眼)할 수 있는 길로 책을 이용할 수 있을 듯.선사 및 고려,조선 초기·중기·후기·말기 등 다섯 장으로 나눴다. 그는 또 말한다.“좋은 그림은 당대의 삶과 꿈에 관한 것이다.옛그림을 가까이 할수록 현재의 내 모습이 더욱 또렷해질 것이다.”라고.글이 다소 사변적인 느낌이 있지만,부분도가 들어있어 놓치기 쉬운 작은 부분을 잘 보게끔해준다.정조의 ‘파초’와 정약용의 ‘매조도’ 등 문인화도 보인다.2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5편선정, 한국역사 외국인에 알리기

    KBS는 6월 한달동안 외국인에게 한국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월드컵 특별기획 역사스페셜’(오후8시)을 방영한다.그동안 방송한 ‘역사스페셜’중에서 쉽고 재미있는 내용 다섯 편을 선정,우리말과 영어로 음성다중 제작했다.타이틀과 주요자막도 영어를 병기했다. 1일 방영하는 제1편 ‘고인돌과 고래사냥의 땅,한반도의 선사시대’는 고래잡이가 성행하던 3000년 전의 한반도 이야기.우리나라는 4000여 기의 고인돌이 남아 있는 세계 최대의 고인돌 왕국이다.대단히 치밀한 공법이 요구되는 고인돌 건축술과 함께 고대국가의 탄생을 의미하는 강력한 지배세력의 존재 여부를 고인돌이라는,당시에 일반화한 무덤 양식을 통해 알아 본다. 이어 8일에는 제2편 ‘고구려 고분벽화,살아나는 고대’를 통해 북한지역의 고대사를 소개한다.15일 제3편 ‘황금의 나라,황금의 역사’는 신라시대의 금공예를 탐방하고,22일 제4편 ‘철갑옷에서 신기전 로켓까지,한국의 무기와 갑주’편에서는한국의 철기문화를 조명한다.마지막인 29일의 제5편 ‘별자리와 시계로 보는한국의 천문과 우주’에서는 발달한 한국의 자연과학 기술을 짚어 본다. 이송하기자
  • 日학자, 亞유물 251점 한국 기증

    한 나라나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그주변 국가들과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또 이를위해서 주변국들과의 문화유산 비교 연구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인 고고학자 가네코 카즈시게(金子量重·77)씨가 20일 국립중앙박물관에 지난 수천년간 한국과문화교류를 해온 아시아 각국의 유물을 모아 기증한 것은비교문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기증유물은 가네코씨가 40년간에 걸쳐 아시아 각국을 답사하면서 수집한 것으로,일본 고대 토기를 비롯해 중국 서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총 20개국의 고고·미술·민속자료 251점이다.가네코씨는 오는 7월 250여점의 유물을 추가로 기증할 예정이다. 기증품 종류는 선사시대의 토기·청동기·유리제품 등 고고유물,불상·불화·경전·공양구 등 종교 관련 유물,도자기·칠기·목제품·직물류 등 생활유물,완구·인형·탈·악기 등 기예 관련 유물 등이다. 이중 특히 캄보디아·미얀마 등의 칠공예품,남방 불교미술의 특징을 잘 나타낸 불상과 불화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동남아 칠공예품에는 목재에 주칠(朱漆) 또는 흑칠(黑漆),금칠(金漆)로 색을 입히고,유리나 수정 등으로 장식을 한 것들이 많다.정교하게 조각한 네마리의 사자가 경상(經箱)을 받드는 형상의 ‘주칠금채유리상감경상’(미얀마 19세기),‘흑칠주채유리상감대부상자’(캄보디아 18세기) 등이 대표적이다. 18세기에 제작된 베트남의 ‘청동아미타불상’,사원의 벽이나 화포(畵布)에 석가상을 비롯한 제신,명승(名僧)을 세밀하고 화려하게 그린 티베트의 ‘만다라’(17세기) 등은중국과 우리나라 불교 미술과의 좋은 비교가 되는 유물들이다.이밖에 중국 후한기 묘중에 안치했던 동물상인 ‘가채진묘수상’(加彩鎭墓獸像),3∼4세기에 제작된 시리아의유리병 등도 고대 중국과 서남아시아의 문화를 보여주는대표적 작품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가네코씨가 기증하는 500여점의 유물을 정리가 끝나는 대로 내년중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는 한편,용산에 건립중인 새 박물관에 ‘가네코 기증실’을 따로 설치해 상설 전시할 예정.박물관 관계자는 “새박물관에 설치될 동양실이 한층 충실해지게 됐다.”고 반색한다. 60년대부터 아시아 거의 전 지역을 돌며 유물과 자료를수집,1만점에 가까운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릿쿄(立敎) 대학 등 일본 10여개 대학에서 민족학,박물관학,민족조형학등을 가르치고 있다. 가네코씨는 “일본 고대문화가 백제·신라·가야의 절대적 영향을 받아 형성발전됐다는 것은 웬만한 일본 학자들이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자신을 포함,이름에 ‘金’자가 들어간 일본인들도 금관가야에서 건너온 김해 김씨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신간 맛보기/ 한국 의사들이 사는 법 등

    ◆한국 의사들이 사는 법(안종주 지음,한울 펴냄) 2000년의사파업 현장에 의료담당 기자로 있었던 저자가 ‘아파도 병원 문턱을 넘지 않을 각오’를 하고 의사집단을 향해쓴소리를 토했다.의약분업과 의사파업 후 한국 의료는 위기 상황에 있다.저자는 이 위기는 의사집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의사집단의 정체 규명에 나선다.의사들이 어떻게 법망을 피해가며 돈을 버는지,자신들의 이익을위해 어떤 거짓들을 말하는지 의사들의 5대 거짓말을 낱낱이 분석한다.의사파업도 도마에 올린다.의사파업은 겉으로는 의료개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의사들이 편하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었고 결과는대성공이었다.어떻게 할 것인가.저자는 먼저 ‘싸우는 의사’가 아니라 ‘치유하는 의사’로,‘의사 먼저’가 아니라 ‘환자 먼저’의 자세로 의사들이 변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제대로 된 의약분업을 위한 개혁방안도 밝힌다.의사파업 때 고통을 겪어본 이라면 속이 시원해지면서도 또한번 들끓어오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1만 2000원. 신연숙기자 ◆에로스의 눈물(조르주 바타이유 지음,유기환 옮김,문학과 의식)인간의 사유세계는 생산성과 유용성을 지향하는노동에 주된 초점을 맞추어 왔다.한낱 욕설과 음담패설의영역에 던져졌던 에로티시즘을 사유의 차원으로 끌어 올린 것은 프랑스 사상가이자 철학자 바타이유의 공로다.바타이유는 당대의 주류 철학자들의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평생을 성,죽음,폭력 등 저주의 영역 탐구에 바쳤다.‘에로스의 눈물’은 그가 죽기 1년 전인 1961년 마지막으로쓴 ‘결정판’격 저술.선사시대로부터 현대를 관통하며 에로티시즘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역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가를 더듬는다.결론적으로 저자는 에로티즘에는 성과 죽음과 종교가 내밀하게 얽혀 있다고 말한다.에로티시즘의 절정은 ‘궁극적 죽음의 맛보기’라고 할 수 있으며이 순간 인간은 공포와 관능,고통과 환희의 유사성을 깨닫는다는 것이다.저자가 직접 고른 250여 컷의 도판은 난해한 글의 가독성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한다.1만 5000원. ◆지구를 살리는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존 라이언 지음,이상훈 옮김,그물코 펴냄) 폐수처리장치,대기오염 방지장치처럼 거창한 기술을 개발해야만 죽어가는 환경을 살릴수 있을까? 노스웨스트 환경기구 수석연구원인 저자는 티끌 모아 태산 되듯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녹색소비’로도 지구 생태계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자전거는대기를 맑게 하고 콘돔은 인구를 억제한다.천장선풍기는최소한의 대안적 소비양식이며 빨랫줄은 태양과 바람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무공해’ 물건이다.채소가 듬뿍 든 타이국수,한권의 책도 돌려가며 읽게 하는 공공도서관,유기농 밭에 날아다니는 무당벌레도 지구를 구하는 ‘물건’들이다.일곱가지 선택된 물건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누구나 환경운동을 할 수 있는 ‘나의 일’로 느끼도록 하는 책.8000원.
  • 시민이 만든 ‘역사박물관’ 문연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시민의 힘으로 문을 연다. 서울시는 신문로변 경희궁터 2만 9786평 가운데 유적이발굴되지 않은 6900평 부지에 서울역사박물관을 건립,21일 개관한다고 9일 밝혔다. 이 곳은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문화·생활상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도시역사박물관이다.지난 85년 641억원의 공사비로 착공된 이 박물관은 우여곡절을 거쳐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연면적 6100평)로 17년만에 완공됐다. 특히 전체 유물 2만 160점 가운데 절반 가량인 9804점(102명 기증)이 시민들로부터 기증됐고 개관준비위원회도 전문가와 시민대표로 구성되는 등 ‘시민들이 만든 박물관’이란 의미를 지닌다. 이 곳은 기존의 방 중심의 폐쇄적 체계가 아니라 마당(Zone) 중심의 역동적이며 개방적인 체계로 구성됐다.36대의멀티미디어 검색기를 통해 전시내용을 종합정리하고 자료를 검색하는 한편 각종 유물을 직접 조작하거나(체험공간코너) 만져보는(터치 뮤지엄 코너) 등 체험 중심으로 꾸며진 것이 돋보인다. 3층 상설전시실은 기존 박물관의 시대별 전시에서 벗어나 ‘조선의 수도,서울’‘서울사람의 생활’‘서울의 문화’‘도시 서울의 발달’ 등을 주제로 한 4개 구역(Zone)으로 나뉘어 영상 및 정보검색,3차원 컴퓨터그래픽 등의 전시연출기법이 도입됐다. 1층 기획전시실은 2개의 공간에서 각각 기획전시를 하게되며 개관기념으로는 조선시대 여인의 삶과 문화를 조명하는 ‘조선여인,그 삶과 문화’와 1950년 이후 서울의 변화를 영상과 모형으로 보여주는 ‘서울 2002,도시비전과 실천’ 등 2개 특별전이 열린다. 대표적 소장품으로는 보물 제974호인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과 제975호인 삼십분공덕소경(三十分功德疏經) 등 보물 4점과 시유형문화재 제152호인 흥선대원군 이하응 묵란도(興宣大院君李昰應墨蘭圖)를 비롯한 시유형 문화재 7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평일은 오후 6시,토·공휴일은오후 7시까지이다.관람료는 7월31일까지는 무료이며 그 이후에는 어른 700원(단체 550원),청소년 300원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토요영화/빅 대디

    ◆빅 대디 (MBC 주말의 명화 오후 11시10분) 32세 남자의 삶에 느닷없이 한 아이가 뛰어들면서,노총각이 부성(父性)에눈떠 가는 과정을 그린 코믹물.말이 좋아 법대 졸업생이지톨게이트 검표원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시간만 죽이는 소니(아담 샌들러).그의 집에 어느날 영문 모를 다섯 살 꼬마 줄리안이 배달된다.맨처음 펄쩍 뛰던 소니는 이런저런 해프닝끝에 줄리안에게 정이 들어 입양을 결심하지만 사회복지국은 직장이 없는 그의 양육능력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데….조이 로렌 아담스·존 스튜어트 출연,데이스 듀건 감독 작품. ◆브릿지 부부 (EBS 세계의 명화 오후 10시) 40년대 미국 한 노부부의 일상을 좇아가며 중산층 가정의 모순에 찬 내면풍경을 드러낸 작품.얼음장같은 성미와 옹고집으로 군림하는 변호사 월터(폴 뉴먼) 곁에서 아내인 인디아(조앤 우드워드)는 두 딸과 아들을 건사하느라고 제 삶을 포기한 지 오래다.머리가 커진 아이들마저 속속 아버지 권위에 반기를 들고제 갈 길을 떠나자 집엔 노부부만이 남게 된다.‘전망 좋은방’‘남아있는 나날’ 등에서 삶의 허위의식을 서정적 화면에 버무려내는 데 장기를 보여줬던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90년작. ◆X파일-미래와의 전쟁 (KBS2 토요명화 오후 11시) 인기 TV시리즈물의 극장용.크리스 카터가 제작과 각본을 맡고,데이빗 두코브니와 길리언 앤더슨이 각각 멀더와 스컬리 요원역을 맡는 등 TV판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옮아왔다.롭 로먼 감독도 ‘스타트렉’‘맥가이버’ 등 TV시리즈물을 주로 연출해왔다.선사시대 원시인 동굴을 습격한 외계인은 현장에서발견한 남자 아이와 소방대원의 몸에 바이러스가 되어 침투한다.한편 미국 댈라스의 연방정부청사는 폭탄이 설치됐다는 전화 한 통에 북새통이 난다. 그러나 멀더는 타깃이 옆 건물이란 걸 직감으로 알아채는데…. 손정숙기자
  • 경주문화재연구소 ‘慶州南山’ 발간

    한국 불교 문화유적의 보고로 평가받는 경주 남산.산에오르면 눈에 보이는 것,발로 딛고 있는 것은 모두 유물이고 유적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문화유산이 풍부하다.2000년 경주 유적지구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도 남산에 힘입은 바 크다. 경주 남산의 문화유적을 집대성한 ‘慶州南山’(종합도판편 및 본문·해설편 2책·특대판)이 발간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崔孟植)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발간한 ‘경주남산’의 도판편은 신라시대의 수많은 불상과 탑 등 불교 문화유산은 물론 선사시대부터 최근세에 이르는 각종 문화재 사진자료 816매를 담았다. 특히 불상은 신라 불교미술의 백미로 평가받는 작품들로,신라인들의 예술적 창의성과 불심이 시대를 달리하며 스며들어 있다.경주 남산엔 80여구가 넘는 석조불상·보살상·승상이 남아 있다.남산의 계곡과 능선을 오르면 천년 전신라인들의 얼굴이 이처럼 불상의 모습으로 우리를 맞는다.잔잔하게 미소띤 얼굴,근엄한 얼굴,때로는 이웃의 누군가처럼 소박한 웃음을 자아내는얼굴들이 그곳에 있다. 전(傳)선방사(禪房寺)의 삼존석불입상(三尊石佛立像),불곡(佛谷) 제2寺址(사지)에 있는 감실석조여래좌상(龕室石造如來坐像),삿갓곡의 석조여래입상 등등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신라 불상을 이해하게 된다. 도판편은 경주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외국인들도 볼 수 있도록 도록의 모든 사진엔 한자와영문을 병기한 설명을 붙였다. 본문·해설편은 도판편에 수록된 자료 순서에 맞추어 유적·유물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실었다.이와 함께 남산과관련된 각종 사료와 시문류,기행문,금석문,연구논저 목록도 포함시켰다. 또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발간하기는 했지만 남산에 대한 체계적 조사의 결과물로서의 최초의 학술서인 ‘慶州南山の 遺蹟’을 처음으로 완역해 부록으로 실었다. ‘경주남산’ 발간을 위해 연구소 직원들은 200회 이상의 현장 확인 조사를 실시했다.그 결과 200여점 이상의 유물을 새로 발견했으며,이에 따라 조사 이전까지 465건으로집계됐던 남산 소재 문화재는 모두 672건으로 늘었다. 새로 발견된 대표적 유물은 ‘남산신성 제10비’를 비롯,다수의 석불,24개소에 이르는 사찰터이다.서남산 일원에서는 왕릉급 규모를 가진 고분도 새로 확인됐다. 연구소측은 ‘경주남산’을 비매품으로 발간했으나,조만간 보급판을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5일 전곡리 ‘구석기 문화제’

    ‘전곡리 구석기 문화제’는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구석기유적지에서 매년 5월5일 열리는 문화행사로 올해 10번째다. 태고의 선사유적지에서 온 가족이 선사와 현대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원시세계 속으로’라는 주제로 선사시대의 생활을 배우고 체험하는 장이 마련된다. 원시인인형극·원시인분장·원시인패션쇼가 열리고 석기만들기와 맞추기,모형뜨기·움집짓기로 원시인의 생활을체험한다. 원시벽화 그리기,원시 마라톤과 토우 원시인만들기 등이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진다. 경원선 기차를 이용,한탄강역에서 내려 행사장행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승용차로는 의정부∼동두천간 3번 국도를 경유해 전곡 한탄강 다리를 건너면 된다.(031)839-2064. 연천 한만교기자 mghann@
  • 선사시대인과의 상상적 대화 ‘고고학박물관’

    ■고고학박물관 [박정근 지음/다른세상 펴냄]. 고고학자들에게 고고학의 참 매력은 출토된 유물의 주인공들과 부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이들은 무언가새로운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을 가지고 고단한 발굴작업을 인내한다.고고학자들은 또 다양한 추론을통해 무한한 상상의 영역까지 사고의 폭을 넓혀 유물의 실체를 밝혀낸다.즉 ‘트로이의 목마’처럼 상상의 부분이 실현될 수도 있는 학문이 고고학인 것이다. 그러나 출토된 유물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전문적이다.이것은 일반인들에게 고고학이 생소하고 어렵게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다. ‘고고학박물관’(박정근 지음, 다른세상)은 이러한 전문적인 과정은 과감히 생략하고,대신 유물을 통해 추론 내지 상상이 가능한 부분들을 서술한 ‘상상의 고고학 이야기’이다. ‘네발 보다는 두발이 낫다.’‘신이 선물한 불’‘구석기시대에 살았던 어느 한 남자의 일생’‘밥이 먼저일까,떡이먼저일까?’ 등 소제목에서 보듯 선사인들의 이야기를,마치?F은 다큐멘터리 영화?? 찍듯 풀어냈다. 이는 저자가 고고학자(세종대박물관 특별연구원)이면서도선사시대 예술품 연구를 통해 선사인들의 정신문화를 연구해온 경력이 작용한 듯 하다.책은 구석기,신석기,청동기시대를 대변하는 총 42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특히 고고학이 수만,수십만년전의 이야기로,상당한불확실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독자의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인류가 두 발로 걷게 된 것은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서였을까? 좀더 넓은 지역을 걷기 위한 에너지 효율성 측면이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음식 수집과 먹거리 운반을 위한의도가 아니었을까? 연모를 이용한 방어와 먹거리 운반을 위한 복합적 목적 가설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처럼 지금까지 연구된 다양한 가설들을 제시하며독자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이야기 소재는 독자들이 보다 궁금해할 만한 것을 추려서찾았다.초기 인류는 석기보다는 나무를 더 많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돌연모는 경우에 따라 나무연모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했을 것이라는 ??,선사인들의 식인습속은 식문화가 아닌 일종의 의례형식으로 행해졌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또 경남 통영 앞바다 욕지도에서 출토된 장년 남성 유골에서 발견된 외이도골증(전문 잠수부에게 발생하는 일종의 직업병),꽃을 사랑했던 청원 두루봉 동굴의 한 남자 이야기 등 선사인의 문화적 측면을 드러내는 이야기도 많다. 책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선사인들은 지금까지 일반인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우리와 비슷한 모습과 사고의식을 가졌으며,주어진 환경에 최대한 적응하며살았다는 것’이다.9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
  • 신간 맛보기

    ◆갯벌에서 만나요(도토리 글,이원우 그림,고철환 감수,보리 펴냄)=갯벌은 신비롭고 다양한 해양생명체가 깃들어사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선사시대 이래 인간에게 손쉽고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해 온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갯벌에서 만나요’는 우리 갯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개,고둥,게,낙지,불가사리,갯지렁이 등 110종이 넘는 생물들을 세밀화로 보여주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듯,대화체로 설명을 곁들인 그림책이다.기획팀은 2년간 변산반도,강화도 등을 수도 없이 찾아가 갯것들을 관찰하고 갯마을 어른들께 설명도 들어 생태와 인간에 얽힌 사연 등을 생생하게 기록해냈다.세계표준분류법에 따라 배열하고 학명도 병기해 ‘생물도감’의 역할도 겸했다. 특히 수십종의 그림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한 특수 편집과실물크기 그림으로 바닷가에서 채취한 생물들을 쉽게 대조해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눈에 띄는 배려다.초등학생용.2만원. ◆시골 장터 이야기(정영신 글,유성호 그림,진선출판사 펴냄)=대형할인점이 읍단위 시골에까지 들어서고 인터넷으로클릭만 하면원하는 물건이 착착 집에까지 배달되는 요즘어린이들에게 ‘시골 장터’는 고리타분한 얘기로 들릴지모른다. ‘고향이 그리워’ 17년동안 시골장터를 찾아 다니며 장터풍경 사진만을 찍어 왔다는 사진작가 출신의 저자는 “아직도 시골 장터엔 끈끈한 인정과 사람사는 냄새가 있다.”며 어린이들에게 장터의 따스함을 전하고자 한다.‘뻥이요’소리에 뻥튀기 아저씨 곁으로 모여든 코흘리개 아이들,물건을 팔러 왔는지,사람들 안부를 물으러 왔는지 구별이안되는 ‘곰방대 할머니’‘바지게 할아버지’,원숭이를앞세운 약장수 아저씨가 정감있게 묘사되는가 하면 담양죽물시장,함평 우시장 등 전통장의 명맥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장 7곳의 풍물과 특산물이 소개된다. 어른들에겐 향수를,어린이들에겐 한국 전통 생활문화의 향기를 흠뻑 느끼게 한다.펜으로 그린 흑백 세밀화가 토속적인 느낌을 더한다.초등학교 전학년용.7000원. ◆나를 부르는 숲(빌 브라이슨 지음,홍은택 옮김,동아일보사 펴냄)=우리에게 ‘백두대간’이 있다면 미국 동부에는‘애팔레치아 트레일’이 있다.남쪽 조지아주에서 북쪽 메인주까지 14개주를 관통하는 이 숲·산길은 3400㎞에 달한다.책은 해마다 2000여명이 도전하지만 100여명만이 성공하는 트레일 종주에 여행작가 겸 기자 출신의 저자가 도전하는 내용인데 한반도와 미 동부,백두대간과 애팔레치아트레일의 경관이 틀리듯 종주도전 심리,그리고 여행기란넌픽션저술이 우리와 같지 않음을 확연히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드문드문 트레일의 40%만 걷는 데 그치지만 그 실패보고서인 이 책은 백두대간을 100% 완주하고 쓴 국내의넌픽션보다 ‘비(非)인간’지대의 종주를 더 꿈꾸게 하고,숲과 산을 그리워하도록 한다.9500원. 신연숙기자
  • ‘한국문화전’ 日서 잔잔한 감동

    5000년 한국문화의 진수(眞髓)와 현대 한국인의 생활문화 단면(斷面)이 나란히 일본에 선보여 현지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기념해 두나라 문화 교환전시의 일환으로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된 ‘한국의 명보(名寶)전’과 ‘한국 생활문화전’이 그것. 지난 15일부터 한국의 명보전이 열리고 있는 오사카역사박물관 특별전시실은 우리의 국보급 문화재 관람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현지인들로 연일 발디딜 틈이 없다.명보전을 마련한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전시물 하나하나마다 오랜 시간 머물며 기억에 담으려는 듯한 일본인들의 자세가 놀랍다.”며 “특히 신라시대 금관과 고려·조선시대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한국의 명보전은 사상 최대 규모(270여점)의 국보급 유물의 해외나들이라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일본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모두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을대표하는 문화재들이다.금빛 화려한 ‘금관총 금관’(국보 87호·신라 5세기),‘기마도제인물상’(국보 91호·〃),‘청자상감모란국화문과형병’(국보 114호·고려 12세기),‘금제관식(왕)’(국보 154호·백제 6세기) 등 이름만 들어도 문화재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할 만한 국보 26건31점,보물 23건 41점이 포함돼 있다. 한국의 명보전은 15일부터 5월6일까지는 오사카역사박물관에서,6월11일부터 7월28일까지는 도쿄국립박물관에서 계속된다. 오사카 소재 국립민족학박물관 특별전시장에서 21일 개막된 ‘2002년 서울 스타일-이선생댁의 살림살이를 있는 그대로’특별전은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 가족 3대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특별전시장 1층엔 관람객이 마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한국인이 된 듯,냉장고나 장롱,서랍을 열어 내용물을 보거나 한국인의 독특한 온돌생활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또포장마차(아빠)·시장(엄마)·학교(아이)를 재현,집 밖의일상생활도 엿볼 수 있도록 했다.2층엔 전통적인 통과의례 및 교육·입시·연애·군대생활 및 병원에서의 장례식 장면 등 한국인의 일생이 재현돼 있으며,지하엔 한국의 다양한 식문화를 체험할 수있도록 꾸며 놓았다. 한편 한국에서도 지난 달 20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에서일본인의 일상을 옮겨온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기획전이 열리고 있으며,일본의 국보급미술품을 선보이는 ‘일본미술명품전’은 오는 5월14일부터 7월 14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호남학’ 전공 강좌, 조선대학 첫 개설

    태백산맥,토지,강진 청자,송강 정철,지리산,순천만 갯벌등 전남·전북지역의 자연·문화유산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학문인 ‘호남학’이 국내 대학에서 최초로 개설돼 화제다. 조선대(총장 양형일)는 2002학년도 1학기에 호남학 전공강좌를 학부과정에 선보였다. 지금까지 호남에 대한 연구는 민주화나 근·현대사 등 인문학에 치우쳐왔다.이번에 개설된 호남학에서는 자연과 생태계,선사시대,문화산업 등 호남의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전공은 고고미술,민속과 민간신앙,언어와 문학,사상과 철학,자연유산,기타 등 6개로 나뉘어져 있다.총 77학점이며이 가운데 39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전공을 이수한 것으로인정된다. 현재 개설됐거나 개설 예정인 강좌는 호남의 생태계와 자연자원,호남의 선사와 고대문화,남도의 시가문학,문화산업 개발과 경영,호남 민속의 이해,문화재관리와 보존,호남의 전통음식과 명가 등 모두 26개 과목이다. 전공을 이수한 학생은 졸업 후 박물관의 연구직을 비롯해 자치단체 문화재 담당 공무원,문화유적 안내자 등의 분야로 진출할수 있다. 이기길 호남학연구사업단장은 “21세기를 맞아 문화와 관광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분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각 지방의 잠재력과 특성을 개발해나간다면 지방대학 인재의 사회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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