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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빛 발견] ‘사’ 자 직업/이경우 전문기자

    의사와 변호사는 전문성을 높이 친다. 이들의 사회적 지위나 평판도 이것에 기대는 바가 크다. 여기에다 사람의 신변과 직접 관계되는 일을 한다는 점이 이들의 가치를 또 다르게 한다. 이것은 수익과도 연결되는데, 대체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직업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그렇지만 직업 명칭에 깔린 사회적 가치 판단은 꽤 다른 데가 있다. 물론 이 판단은 현재적이라기보다는 전통적 혹은 외래적 기준에 따른 것일 수 있다. 먼저 의사(醫師)의 ‘사’는 ‘스승 사’다. ‘존경’이란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서 의사는 적지 않은 구실을 했다. 근대화에 공헌한 이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됐고, 직업명에도 ‘스승 사’ 자가 붙었으며, 우리나라에 전해졌다는 설이 있다. 변호사(辯護士)의 ‘사’는 ‘선비 사’다. 선비는 학식은 있으나 ‘벼슬’과는 거리를 둔 이들이었다. ‘사’(士)는 단순히 ‘직업’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검사’(檢事), ‘판사’(判事)에는 ‘일 사’ 자를 쓰는데, ‘사’(事)는 ‘관직’(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알린다. ‘스승 사’ 자로 사전에 보이는 직업으론 약사, 간호사, 요리사, 이발사도 있다. 세무사, 회계사는 변호사처럼 ‘선비 사’를 쓴다. wlee@seoul.co.kr
  • “한일 제대로 된 대화해야… 새달 양국 정상회담 기대”

    “한일 제대로 된 대화해야… 새달 양국 정상회담 기대”

    “정부가 북일관계 중심 역할 해야” 주장 “미국의 북미협상 본질 생각을” 제언도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한일 관계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세미나 토론에서는 우리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적 노력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토론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가 일본과 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북 대화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일본이 소외당하고 있다는 오해와 불신이 싹튼 측면이 있다”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 이후 대화의 물꼬가 트인 국면을 주목했다. 올해 초까지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재직한 김 교수는 “한일 간의 인식 차이가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아베 정부는 북핵 미사일 시험에 대피훈련까지 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기보다는 최대 압박을 한다면 비핵화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의 자민당을 지지하는 일본 보수층이 한국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일 간에 싸움을 부추기지 않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는 국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음달 24일 전후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끼리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진다면 양국 국민이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평화프로세스의 시작 국면에서 한일 관계가 나빠지며 만든 ‘악화’가 평화프로세스에서 만들어지는 ‘양화’를 구축(驅逐)할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한일 관계를 평화프로세스의 지렛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해 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돼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올해 일본 외교는 ‘주장하는 외교’에서 ‘행동하는 외교’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규정하며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상대방을 굴복시키겠다는 것을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일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북한과 일본 사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일본에 맡겼을 경우에는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북일 관계가 흐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이후 북일 관계에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를 시작한다면 한일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미야 교수는 “지금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수출 규제) 조치는 한국에 별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보고 현금화 조치가 시작된다면 아베 정부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며 “현금화 조치를 미루고 그 사이에 시간도 벌어 양국이 지혜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측이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데 대해 미국 측이 협상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증명됐듯 협상 과정에서 뭔가를 내놓고 교환하려고 하지만 미국 측은 줘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며 “미국 측이 비핵화 최종 단계를 강요하는 것은 협상에 들어가는 초기부터 장벽을 세우는 작업이고 과거 실패한 ‘선비핵화’ 논리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연말 시한이 지나면 제3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것은 ‘그런 길을 가고 싶지는 않다’는 메시지를 함께 던지는 것”이라며 “미국이 북미 협상을 통해 북한이 무엇을 얻으려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서울 공립학교, 특수학급 설치 거부 땐 ‘우선 감축 대상’

    앞으로 서울에서 장애 학생이 입학했는 데도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는 공립학교는 일반학급 우선 감축 대상이 된다. 서울교육청은 이러한 내용의 ‘특수학급 설치 확대 추진계획’을 마련해 21일 시행했다고 24일 밝혔다. 현행법상 장애 학생이 배치된 공립학교는 특수학급 설치가 의무 사항인데 이를 지키지 않는 학교가 해마다 발생해 교육청이 강제 이행안을 만든 것이다. 서울교육청의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장애 학생이 입학한 공립학교는 반드시 특수학급을 설치해야 하고, 사립학교는 설치가 적극 권고된다. 사립학교의 경우 특수교사를 선발했다가 장애 학생이 졸업하면 해당 교사를 활용하기 힘들어진다는 점이 고려됐다. 학교 신·증축 시에도 특수학급을 설치해야 한다. 교육청은 특수학급을 설치하는 학교에 시설환경 개선비 1억원과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조성비 5000만원,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통합 교육프로그램 운영비 6000만원(3년간) 등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특히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특수학급 설치를 거부하는 학교가 나오면 매년 학급감축 계획 수립 시 ‘우선 감축 대상’에 놓기로 했다.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으면 일반학급을 줄이겠다는 이야기다. 현재 서울의 특수학급은 유치원 84학급(80개교), 초등학교 729학급(440개교), 중학교 291학급(201개교), 고등학교 256학급(88개교) 등으로 전체 학급 수 대비 2.2~3.9%다. 지난해에는 노원구의 한 공립고가 특수학급 설치를 거부하다가 장애 학생 부모가 반발하며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설치하기도 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계획을 통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161학급 이상의 특수학급을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포토] 인기유튜버 임선비, 뽀얀속살 꿀벅지 산타

    [포토] 인기유튜버 임선비, 뽀얀속살 꿀벅지 산타

    30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인기 BJ이자 유튜버인 임선비가 뽀얀 속살을 드러냈다. 임선비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의 12월호 커버모델로 나서 화보촬영을 진행했다. 12월에 맞게 크리스마스 컨셉으로 꾸며진 촬영에서 임선비는 특유의 해맑은 미소와 천진스러움으로 스튜디오를 환하게 만들었다. 단아한 체구의 소유지지만 8등신의 비율과 곧은 다리, 한줌도 안 되는 가는 발목을 자랑했다. 특히 초미니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촬영에 임할 때는 뽀얀 가슴라인과 탄탄한 꿀벅지를 자랑해 섹시함도 뽐냈다. 임선비는 “이렇게 준비된 세트에서 촬영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증명사진 외에는 찍어 본적이 없다. 의상, 사진, 포즈 등이 모두 새롭다”며 “색다른 경험이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이번 촬영이 나의 커리어를 풍성하게 만들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선비는 게임광에서 게임BJ로 변신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임선비는 “매일 일이 끝나면 게임에 몰두했다. 새벽을 넘기는 것은 예사로웠다. 하지만 게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 같아 고민이 생겼다. 그러다 게임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BJ에 관심이 생겼다.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인기도 높아져 너무 좋다”며 해맑게 웃었다. 유튜버로서 인기가도를 달리자 임선비는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했다. 바로 ‘술먹방’. 진짜 술을 마시면서 팬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큰 호응을 샀다. 화자가 아닌 청자로서 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것이 임선비의 역할이었지만 되레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자 팬들의 사랑이 더욱 커졌다. 임선비는 “솔직함과 정직함은 유튜버가 구독자에게 선물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다. 술먹방을 할 때는 가급적 술을 조금 먹으면서 대회를 하려고 하지만 가끔 실수(?)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 팬들이 호응해주시고 격려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임선비는 방송 때문에 휴가를 갈 수가 없다. 임선비는 “크리스마스 때 연인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다. 너무 격렬한 싸움이라 헤어질 수도 있지만 너무 재미있다. 팀으로 하면 싸울 일이 없으니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여행을 간다면 진도를 추천한고 싶다.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이다”라며 BJ로서 연인들에게 팁을 제공하기도 했다. 타고난 밝음과 명랑함이 매력인 임선비는 게임과 술먹방 외에 다양한 컨텐츠로 팬들 앞에 설 예정이다. 임선비는 “게임과 술먹방에 더해 여행, 요리 등 여러 가지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할 것이다. 꾸밈없는 나의 일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언제나 팬들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BJ가 되고 싶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팬들이 행복한 시간을 갖길 기원한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한편 크레이지 자이언트는 임선비 외에 탁구선수 출신의 유명 스트리머 연이 등 다양한 화보와 기사로 12월호 크리스마스 특집을 꾸몄다. 스포츠서울
  • 지금까지 이런 뮤지컬은 없었다… 이것은 창극인가, 판타지극인가

    지금까지 이런 뮤지컬은 없었다… 이것은 창극인가, 판타지극인가

    국악을 바탕으로 한 창극과 뮤지컬, 그리고 몰입형 4D 기술의 만남. 지난 19일 첫 공개된 국립국악원의 야심작 ‘붉은선비’는 국악이라는 전통에 뮤지컬과 현대기술을 입힌 총체극에 가깝다. 국악원은 다양한 장르가 섞인 이번 작품의 장르를 ‘국악 판타지극’으로 정의했다. 작품은 북한 함경도 지방에서 불리는 망묵굿 속 ‘붉은 선비와 영산각시’ 신화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극중 저승의 ‘붉은 선비’와 아내 ‘영산각시’는 자연재해를 상징하는 ‘대망신’과 대립한다. 제작진은 신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대립과 조화를 이야기한다. 국악원 소속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까지 모두 참여해 2년의 제작과정을 거쳤다. 국악 대중화를 위한 국악단의 고민과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작진 면면부터 화려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참여한 강보람 작가가 대본을 쓰고,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연출한 이종석이 총연출을 맡았다.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 음악을 만든 이지수가 국악을 녹인 음악을 뽑아냈고, 평창동계올림픽 때 많은 화제를 낳았던 ‘인면조’를 제작한 임출일이 미술감독으로 합류했다. 입체감을 살린 조명과 무대 효과도 인상적이다. 극 초반 사건이 시작되는 ‘현장학습 화재’ 대목에서는 레이저와 연기 등을 활용해 관객이 실제 산불현장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을 준다. 세월호 참사 후 일부 정치인들이 보인 ‘얼굴 알리기’식 분향과 유가족 위로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 등 권력을 향한 풍자도 작품 곳곳에 배치했다. 서울 서초동 국악원 예약당에서 23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주차난 숨통 탁… 민·관 주차장 공유 나선 영등포

    주차난 숨통 탁… 민·관 주차장 공유 나선 영등포

    서울 영등포구가 지난 19일 빌라·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의 고질적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신길교회와 공군호텔 두 곳과 ‘건축물 부설주차장 개방·공유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구는 이번 협약으로 신길교회 부설주차장 250면과 공군호텔(옛 공군회관) 부설주차장 50면 등 총 300면의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인근 주민들과 공유한다. 협약을 체결한 건물주는 2년 이상 약정을 체결하고 운영시간과 주차료 등을 결정해 이 기간 동안 유휴공간을 주차장으로 운영한다. 구는 해당 시설에 주차장 폐쇄회로(CC)TV 설치, 바닥포장공사, 주차 차단기 등 시설개선비를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난 1일 개방을 시작한 신길교회 주차장은 지하 5층과 지하 6층에 한해 지정석으로 운영하며 이용요금은 월 5만 5000원이다. 24시간 이용 가능하지만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출입문을 폐쇄한다. 다음달 1일 공유를 시작하는 공군호텔은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지정석으로 이용 가능하며 사용료는 월 5만원이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야간 이용이 가능하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부설주차장의 유휴면 개방으로 주차난을 해소하고 주택가 불법 주차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9일 ‘청백리 이태중’ 재조명 학술회의

    도서출판 동녘, 사단법인 인간의대지, 사단법인 5대운동은 17일 ‘조선 영조시대와 청백리 삼산 이태중’ 학술회의를 오는 29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태중 평전을 출간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청백리 이태중의 유배 이야기를 통해 선비들의 삶과 철학을 설명하고, 고결한 인격과 기개 높은 처신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고 학술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선 후기 문인 이태중(1694∼1756)은 1730년 정시문과에 급제했지만, 1735년 신임사화 때 화를 입은 노론 문인의 죄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가 흑산도에 위리안치됐다. 위리안치는 가시 울타리에 가두는 유배형 가운데 하나다. 이어 1740년 소론인 영의정 조태구와 좌의정 유봉휘 관작 추탈을 주장해 유배됐다. 이듬해 유배가 해제된 뒤에는 평안도 관찰사, 호조판서 등을 지냈고 청백리에 뽑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전남도, 고용 우수 인증기업 20곳에 2000만원씩 지원

    전남도가 일자리 창출 분위기 확산을 위해 2019년 고용 우수 인증기업 20개를 선정, 기업당 2000만원의 고용환경개선비용을 지원한다. 다음달 18일 열리는 전라남도 일자리한마당에서 인증서와 인증패를 수여한다. 고용 우수기업 인증사업은 2015년 도입됐다. 매년 지역 일자리 창출과 고용 증대에 기여한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지난해까지는 한해 10개 기업을 선정했지만 올해부터는 20개 기업으로 확대했다. 고용환경 개선 비용 외 추가 인센티브는 전라남도 중소기업육성기금 및 청년 근속장려금 우선 지원, 지방세 세무조사 면제 등이 있다. 인증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년이다. 목포와 ?나주시가 각각 3개, 순천시와 광양시, 화순·무안군은 2개 회사가 선정됐다. 여수시와 보성·해남·영광· 영암·장성군 소재 기업에서 1개씩 뽑혔다. 영광군 소재 전기차 충전기 제조 기업인 시그넷이브이는 2016년 12월 설립 이후 5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전남도 역점시책인 청년 근속장려금 지원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해 10여명도 고용했다. 기숙사 등 복지시설 확충으로 직원 고용 환경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배택휴 도 일자리정책본부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고용 창출에 기여한 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줘 민간부문의 지속적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며 “앞으로 지역사회 전반에 좋은 일자리 만들기 분위기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영남 선비들 여행이란’ 전시회…내년 3월까지 국학진흥원서 열려

    한국국학진흥원은 오는 19일 유교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영남 선비들 여행’이란 주제로 정기기획전을 개막한다고 13일 밝혔다. 유교문화박물관과 청량산박물관, 상주박물관, 문경옛길박물관, 안동시립민속박물관 등 경북 북부지역 박물관들이 추진하는 연합전시 가운데 하나다. 내년 3월 29일까지 이어질 전시회에는 영남 선비들이 남긴 유람과 관련한 그림과 기록을 대상으로 산(山), 강(江), 길(路), 구곡(九曲)과 같은 여행길을 검증 ·복원해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또 전문가를 상대로 한 자료 중심 전시도록에서 벗어나 여행잡지와 같은 대중 친화 도록을 만들어 실제 여행 길잡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유교문화박물관은 “기존 지역박물관이 박제화한 유물전시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살아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전주 외식비 줄줄이 인상

    맛의 고장 전북 전주시의 음식값이 종류와 상관없이 작년에 비해 거의 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가 지난달 전주지역 24개 품목의 음식값을 조사한 결과 돈가스(-7.9%)와 비빔밥(-0.1%) 가격만 작년 10월보다 하락했다. 피자(불고기 라지 1판)가 1만 8292원에서 2만 982원으로 14.7%, 생맥주(1000cc)가 4833원에서 5500원으로 13.8% 뛰었다. 이어 김밥, 소불고기, 햄버거, 칼국수 등이 10% 이상 올랐다. 개인 서비스 가격 역시 대부분 올랐다. 19개 품목 중 가정용 가스(-4.9%), 휘발유(-2.3%), 성인 남자 이용료(-0.7%)가 작년보다 내렸고 수영장 이용료는 작년과 같았다. 노래방 이용료(평일 야간 1시간)가 2만원에서 2만 2500원으로 12.5% 올라 인상 폭이 가장 컸고 목욕비(11.4%), 의복 수선비(11.1%), 찜질방 이용료(10.1%) 등이 뒤를 이었다. 전북 소비자연합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비자물가지수 하락 추세와 달리 재룟값과 최저 임금 인상 등에 따른 외식비와 서비스 요금이 작년보다 오르면서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수능 대박을 바라옵고 비옵나이다 - 경산 갓바위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수능 대박을 바라옵고 비옵나이다 - 경산 갓바위

    #경산갓바위 #수능대박 #기도발 ※ <보기>를 읽고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단어를 고르시오. (보기) 설악산 봉정암, 팔공산 갓바위, 석모도 보문사,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 여수 향일암, 운문사 사리암, 안성 칠장사, 영천 돌할매, 청도 운문사 사리암 (문제) “우리나라 곳곳에는 ( )이/가 잘 받는 영험(靈驗)한 곳이 많아!” 1번. 약발 2번. 구둣발 3번. 스트레스 4번. 기도발 5번. 옷발당연히 정답은 ‘4번, 기도발’이다. 물론 지역이나 종교, 개인마다 보는 관점 혹은 바라는 바에 따라 ‘기도(祈禱)발’이 잘 듣고 받는 공간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사찰’을 중심으로 기도 장소는 이름난다. 이중에서도 유독 ‘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즐겨 찾는 ‘기도발’ 좋은 곳으로는 팔공산 갓바위를 포함하여 문경새재 책바위, 의성 비봉산 적조암, 김제 성모암, 관악산 불꽃바위 등이 유명하다. 이맘때쯤이면 수능을 앞둔 수험생 학부모들의 간절함과 염원이 모여 드는 곳, 경산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보자. #소원성취 #통일신라시대 #의현대사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경산에 위치한 ‘갓바위’는 늘상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 전국적인 고사(考査)가 있는 경우라면 해발 850m 팔공산 남쪽 관봉(冠峰) 정상 80평 좁은 마당은 인파로 가득 찬다.갓바위가 있는 팔공산 선본사(禪本寺) 공용주차장에서 갓바위 정상까지 올라오는 길은 가히 고문수준이다. 63빌딩 계단 오르기는 준비 운동 수준이라고나 할까. 관봉(冠峰) 정상 갓바위에 빨리 올라가는 다른 요령이나 지름길은 없다. 나랏님이 아니라 옥황상제가 오셔도 묵묵히 첫 계단부터 밟고 올라야 한다. 더구나 정성을 다해야만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계단을 거의 기어오른다. 그래도 세상 공평하게 누구나 똑같이 자기발로 한발 한발 딛고 오르니 마음만큼은 편하다. 오체투지(五體投地)가 눈앞에서 이루어지고 삼보일배(三步一拜)가 아니라 일보일배(一步一拜)의 기적(?) 끝에 만나는 불상이 ‘갓바위’다. 갓을 쓰고 있다고 해서 갓바위인지, 아니면 요샛말로 ‘갓느님’의 ‘갓(God)'바위인지도 모를 만큼 심장은 터질 듯 다리가 흔들린다. 그래도 자녀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정성스레 새긴 ‘합격 소원지’는 구김 하나 없이 가슴에 품고 있다.사실 ‘갓바위’는 바위가 아니라 팔공산 관봉(冠峰, 해발 850m)에 위치한 5.48m 크기의 석조여래좌상(보물 제 431호)을 말한다. 선비나 과거 급제를 한 사람이 머리에 쓴다는 ‘관(冠)’ 모양의 두께 15cm, 지름180cm 판석이 머리 위에 올려진 불상을 예로부터 그냥 '갓바위'로 불렀다.지금도 ‘갓바위’의 정확한 조성 연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민머리 위 상투 모양이라든지 굵고 짧은 목에 나있는 3줄 주름인 삼도(三道), 풍만하지만 경직된 얼굴, 형식화된 옷주름, 탄력성이 없는 평판적인 몸통은 전형적인 8세기의 불상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9세기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투박한 특징만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선덕여왕 시절 원광법사의 수제자였던 의현대사가 어머니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갓바위’는 누구든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전설이 지금껏 내려오고 있다. 부모에게 남은 오직 ‘한 가지 소원’은 자녀를 위해 남겨 둔다 . 갓바위 계단길은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계단길이 아닐까. <팔공산 갓바위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등산 목적으로 올라도 좋은 코스다. 2. 누구와 함께? - 부모님들이, 시험을 앞둔 수험생, 등산을 좋아한다면 3. 가는 방법은? - 경북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로 699 - 첫 번째는 동화사를 지나 대구 시내버스가 들어오는 <갓바위 시설지구>에서 올라오는 방법인데 도보로 약 50분 정도가 걸린다. 두 번째는 관봉 동쪽의 선본사에서 올라오는 방법으로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나 하양에서 시내버스(803번)를 이용하는 경우 주차장에서 도보로 약 30분 정도로, 첫 번째 방법보다 좀 더 짧은 도보 시간으로 갓바위를 오를 수 있다. 4. 갓바위의 특징은? - 시험 합격을 바라는 부모님들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주로 어머님들이 많다. 5. 유명도는? - 수능을 앞둔 11월이면 인파가 몰린다.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른다. 6. 갓바위 관련 다른 여행정보는? - 공용주차장에서 도보로 일주문까지 오지 말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셔틀버스는 양초나 커피를 구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선본사 아래에 여러 식당들이 많다. 옻닭 ‘부자백숙’, 닭백숙 ‘시골집’, 호박전 ‘솔매기식당’, 능이버섯 ‘산채식당’, 미나리삼겹살 ‘가마솥논매기’. 8. 홈페이지 주소는? - 요금 및 운영 관련 자세한 내용은 http://www.seonbonsa.org/index.html 으로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동화사,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경산 최무선과학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오르는 길이 정말 가파르고 힘들다. 호흡곤란으로 실신하는 경우가 실제로도 많다. 갓바위가 있는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만으로도 정성은 다 한 듯하다.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면서 자녀가 수험준비를 하면서 느꼈던 고통을 부모님들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삼베 수의와 상주의 완장, 리본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삼베 수의와 상주의 완장, 리본

    10여년 전 집사람에게 이렇게 유언했다. “내가 죽으면 수천 권의 책은 모교에 주고, 부의금은 받지 마라, 매장이고 납골이고 다 부질없는 일이니 화장해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고 했다. 그럼 자기는 어떻게 하냐고 해 “화장해 함께 부모님 산소에 함께 뿌리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왜 죽어서까지 시부모님하고 같이 있어야 돼” 하길래 한바탕 웃었다. 혹시나 유언을 잊을까 봐 아예 필자의 저서 서문에 실었다. 최근엔 하나 더해 “염할 때 삼베 수의 대신 내가 즐겨 입었던 옷을 입혀 달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입관까지 사흘에 걸쳐 습과 소렴, 대렴 등 3단계를 거친다. 이를 염습, 혹은 염한다고 했다. 이때 입히고 싸는 것을 보통 수의라 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수의 대신 습의와 염의를 구분해 의미와 역할을 분명히 했다. 시신을 씻기고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것이 습의라면, 염의는 시신을 옷과 이불로 싸는 것이다. 시신에 옷을 입히고 다시 시신을 여러 벌의 옷으로 감쌌기 때문에 습의와 염의가 필요했다. 수의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광해군 즉위년(1608년)이다. 그 이전에는 습의라는 말을 널리 썼다. 습의에는 본인이 평상시 입었던 옷을 주로 썼으며, 염의는 생전에 입었던 옷과 함께 가족이나 친구, 임금이 하사한 옷 등을 사용했다. 관료들은 생전의 예복인 관복을 입히기도 했고. 유학자들은 선비의 옷을, 여자들은 혼례 때 입은 가장 화려한 원삼이나 활옷 등을 그대로 입혔다. 2003년 청주에서 출토된 한성부 판윤(옛 서울시장)을 지낸 김원택의 맏며느리 한산 이씨(1712∼1772) 수의는 모두 46점으로, 생전 입었던 옷과 수의용으로 구분된다. 수의로 만든 옷은 치수만 넉넉하게 만들었을 뿐 옷의 형태나 색깔은 모두 평상복과 똑같이 만들었다. 오늘날에는 습의 염의 구분 없이 삼베로 만든 수의를 사용하고 있다. 생전에 입었던 옷을 수의로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삼베 수의는 우리 전통의 수의가 아니다. 전통 수의로는 고급 비단이나 명주 등을 사용했다. 삼베는 염할 때 시신을 묶는 끈으로 사용됐다. 그렇다면 삼베 수의는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삼베로 수의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34년 일제강점기다. 1933년 8월 1일 조선 총독의 자문기관인 중추원 회의 때 조선총독부 학무국에서 조선의 혼례와 상·제례가 너무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의례준칙 제정을 제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1934년 11월 조선총독부 학무국 사회과에서 간략화된 소위 가정의례규정집이라 할 수 있는 ‘의례준칙’을 만들어 공포하고 중앙과 도별로 책자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해 준용토록 했다. 일제는 ‘의례준칙’에서 “수의는 삼베나 광목 등을 쓰고, 고가의 비단은 사용하지 말 것, 상주는 양복 왼쪽 가슴에 리본을 달고, 왼쪽 팔에 완장을 차도록 했다.” 비단과 명주로 된 우리의 전통 수의는 일제에 의해 사치스럽고 고가품이라는 이유로 삼베나 광목으로 바뀌었다. 조선시대 성종 때 완성한 전례서 ‘국조오례의’에도 수의는 모두 비단을 사용한다고 했다.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삼베 수의가 마치 우리의 전통 수의로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으니 적폐도 이만저만 적폐가 아니다. 원래 삼베는 상주가 입는 상복이다. 부모를 여읜 자식은 ‘죄인’이란 의미로 삼베로 만든 상복을 입었다. 율곡 이이의 평생지기인 성리학자 성혼(1535∼1598)은 임진왜란 때 피난 중인 선조를 문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죄인이라 여겨 유서에 “내가 죽거든 염습은 입고 있는 옷에 삼베옷을 입히고, 종이 이불로 염습하라”고 했다. 상주가 검정 양복에, 왼팔에 완장을 차고, 왼쪽 가슴에 리본을 다는 것도 일제의 강요로 만들어진 일본식이다. 우리는 한술 더 떠 상주는 석 줄의 완장을, 사위나 손자는 한 줄의 완장을 찬다. 국적도 근거도 없는 문화다.
  •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7차 관악산 아랫마을’ 편이 지난 26일 관악구 남현동과 인헌동, 봉천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사당역 6번 출구 앞 관악 예술인마을에서 집결했다. 남현동이라는 지명에서 남태령을 떠올리긴 쉽지 않지만 이곳은 서울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해발고도 183m, 길이 6㎞에 이르는 남태령고개의 시발점이다. 일행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변신한 옛 벨기에영사관~서울 유일의 백제 도자기 가마터~효민공 이경직 묘역을 둘러봤다. 미당 서정주의 삶이 오롯이 담긴 봉산산방과 서울에 남아 있는 고려의 영웅 강감찬(948~1031)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터, 사당(안국사)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탐방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관악산 아랫마을은 2시간의 짧은 여정 동안 백제~고려~조선~근대~현대의 흔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함축적 역사공간이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미당 서정주의 집 봉산산방이 유일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와 역사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푸짐한 코스와 꼼꼼한 해설을 참가자들에게 선물했다.서울을 세계의 여느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는 자연환경적 특징은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인문지리학적으로 4개의 내사산(백악산-낙산-남산-인왕산)과 4개의 외사산(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세계 유일의 역사도시다. 이는 정치지리학적 관점에서 서울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남산(262m)이 옛 서울(한양)의 남쪽 경계라면 한강 너머 관악산(629m)은 강남을 품은 현대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다. 관악산이야말로 서울의 진정한 앞산(남산)이라고 할 수 있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및 금천구와 경기 과천시 및 안양시에 걸쳐 검붉은 바위기둥이 타오르는 불길을 닮은 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다. 옛 선비들이 갖춘 의관의 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할 때는 ‘갓뫼’(갓산)라고 하고, 글로 쓸 때는 관악이라고 썼다. 산세가 험하고 경관이 뛰어나 개성의 송악, 가평의 화악, 파주의 감악, 포천의 운악과 함께 ‘경기 5악’에 꼽혔다.관악산 주봉 ‘연주대’라는 지명은 망한 고려왕조에 지조를 지킨 ‘두문동 72현’ 가운데 태조비 신덕왕후 강씨의 오라비 강득용이 은거, 개경을 바라보며 왕을 그리워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생 세종에게 왕위를 넘겨준 효령대군이 기거하면서 연주대라는 글씨를 새겼다. 그 덕분에 연주암 효령각에 효령대군의 영정이 모셔졌다. 강득용의 묘역은 정부과천청사 뒤, 양녕대군의 사당 지덕사와 묘역은 동작구 상도동 사자산 아래, 효령대군의 사당 청권사와 묘역 또한 서초구 우면산 북서쪽 기슭에 각각 자리를 잡아 죽어서도 관악산과의 연을 놓지 않았다. 관악산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사당역~관음사, 낙성대길, 서울대입구~도림천길, 삼성산길, 시흥동 호압산길, 과천 자하동길, 안양 석수역 유원지길 등 여러 갈래다. 관악산 자락 삼성산은 신라 때 고승 원효·의상·윤필이, 고려 때 지공·나옹·무학이 각각 수도했고, 삼막사는 조선 때 무학·서산·사명대사가 도를 닦은 유서 깊은 도량이다. 전국 어디에 가도 이만한 내력을 품은 산이나 사찰은 보기 드물다. 삼각산이 서울의 조상산이라면 관악산은 아침마다 알현하는 신하산이다.고려의 명신 강감찬 장군의 탄생지는 봉천동 218-14에 있다. 북두칠성 중 네 번째 별이자 문운을 관장하는 문곡성이 떨어진 곳, 낙성대다. 빌라와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둘러싼 주택가 한가운데에 손바닥만 한 소나무공원이 남아 있다. 유허비와 향나무 한 그루가 땅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장군과 함께 자랐고 이후 1000년 동안 집을 지킨 ‘강감찬 향나무’는 1969년 고사했다. 높이 17m에 둘레 4.2m의 향나무는 살아생전 서울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 중 하나였다. 생가터의 주인이 바뀌면서 잘려 나갔으나 2004년 수소문 끝에 두 갈래 밑동 중 하나를 찾아 낙성대공원 안 강감찬전시관에 전시 중이다. 현재의 향나무는 170년 묵은 후계목이다. ‘진짜 낙성대’는 서울시기념물 제3호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기념물 제4호 ‘낙성대 삼층석탑’이 있던 자리에는 ‘강감찬장군낙성대유허비’ 한 점이 달랑 놓여 있다. 생가터인 낙성대와 안국사 사당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헛갈리면 안 된다. 인위적으로 성역화한 낙성대공원은 생가터에서 약 400m 떨어진 봉천동 228에 있다. 1974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영정을 모신 사당을 현재의 낙성대공원에 지었다. 이때 낙성대공원으로 옮겨진 삼층석탑은 절이 아닌 사람의 집에 세워진 탑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하다. 불탑을 닮은 이 석탑 때문에 더러 안국사를 사찰로 착각하곤 한다. 13세기에 높이 4.5m의 화강암으로 지어진 삼층석탑은 임진왜란 때 탑 꼭대기 장식이 훼손됐다.왜 비석이 아닌 탑을 세웠을까.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현재의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고려시대 금주(금천)지역에 뿌리내린 금천 강씨의 지배지역이었다.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었던 부친(강궁진)에 이어 나라를 구한 안국공신을 기리는 가문의 기념물로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둘째는 불교 왕국답게 비석이 아닌 석탑을 세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강감찬은 신라의 김유신, 고려의 윤관·최영, 조선의 남이·임경업 장군과 함께 탄생설화와 전설, 전기소설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이순신의 한산대첩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대첩 중 하나인 귀주대첩의 주인공이다. 35세 늦깎이로 과거에 장원급제, 최고관직 문하시중에 오른 고려의 명재상이었다. 또 금천 호족 출신답게 남경(고려시대의 서울)을 다스리면서 호환을 일으키는 호랑이를 쫓아내는 등 전국에 걸쳐 화려한 설화를 남기고 있다. 올해는 귀주대첩 10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현재 낙성대공원 안국사에 모셔진 공의 영정은 모사화다. 1974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표준영정은 1998년 1월 10일 도난당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문화재청은 도난당한 가로 110㎝, 세로 200㎝ 규격의 영정을 도난문화재로 공시 중이다. 낙성대는 인헌초등학교 후문 쪽에 있고, 낙성대공원은 인헌초등학교 정문 쪽에 있다. 관악구에서는 인헌초·중·고교를 비롯해 인헌동, 인헌시장 등 공의 호를 딴 지명과 은천동, 은천로 등 공의 아명을 딴 지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빌라 이름 등 상호에도 ‘강감찬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 조선의 심장 서울에서 만나는 고려의 전설, 강감찬 장군의 유적은 감흥을 준다. 낙성대 생가터가 서울시기념물 3호이고, 낙성대공원 안 삼층석탑이 서울시기념물 4호인 것만 봐도 그 존재감을 알 만하다. 강감찬 장군 탄생지인 ‘낙성대’는 볼품이 없지만 서울 2000년사의 절반인 서울 1000년을 증언하는 대단한 역사 현장이다. 으리으리하지만 혼이 없는 ‘낙성대공원’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8차 서울의 대중가요3(단장의 미아리고개) ■집결 장소 : 11월 2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솔샘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마루창작소, 웹툰 ‘Korean Friends’로 한류의 새 지평 열어

    마루창작소, 웹툰 ‘Korean Friends’로 한류의 새 지평 열어

    최근 뜨거워진 한류 열풍으로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POP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화, 음식, 소비재상품, 콘텐츠, 여행 등 다양한 산업을 아우르는 상품들이 기획되고 있으며, 한류에 대한 관심이 경제적인 성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웹툰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웹툰 시장 규모가 곧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웹툰은 대한민국의 문화를 알리는 한류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한국 웹툰 산업의 중심이 되는 국내 주요 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관광정보 웹툰 플랫폼 기업인 마루창작소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코너에 웹툰 <조선손님유람기>를 연재하며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조선손님유람기>는 조선에서 온 이방인들의 시선으로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여행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국내 관광정보를 유쾌하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최근에는 본 웹툰의 캐릭터를 활용하여 글로벌 독자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SNS 웹툰인 <Korean Friends>를 새롭게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orean Friends>는 매회 한국의 음식, 언어, 문화, 관광정보, 미신 등 한국 고유의 문화를 독창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담아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리아투어코믹스 외에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글로벌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이목을 끌고 있다. 시간 여행을 하는 선비 ‘김산’과 패랭이 쓴 진돗개, 한복 입은 고양이 등의 창작 캐릭터가 등장한다. 전통적인 헤어스타일에 현대적인 의상을 갖춘 캐릭터들은 상반된 복장을 통해 대조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잘 담아냈다는 특징이 있다. 외국인들을 위한 지침서가 아닌 한국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정보성에만 국한되지 않은 개성 있는 콘텐츠이다. ‘사찰에서 물고기가 달린 종, 풍경은 왜 달아놓는가’, ‘불금’과 ‘썸’, ‘오빠’는 언제 사용하는 말인가’ 등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아이템이 그 예시이다.특히 캐릭터들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는 장편 만화 프리퀄 시리즈가 별도로 제작되어 독자들은 각 캐릭터들이 대한민국으로 타임 슬립한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마루창작소 관계자는 “<Korean Friends>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진돗개와 고양이 캐릭터를 통해 애견인과 애묘인들에게도 광범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웹툰”이라면서 “웹툰 론칭 2개월 만에 SNS 팔로워가 급증하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류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루창작소는 2015년 설립되어 국내 관광정보를 재미있고 코믹한 웹툰으로 제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정보 웹툰 플랫폼 기업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한국의 다양한 축제를 ‘웹툰’을 통해 소개하며 쉽고 재미있게 축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리뷰형 웹툰을 제작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들만의 춤판 벗어나 시민 참여 축제가 되다

    그들만의 춤판 벗어나 시민 참여 축제가 되다

    “제가 상 받을 때만 해도 협회 식구도, 기자도 몇 명 없었는데 이렇게 번창한 자리에서 다시 설 수 있어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불림소리’로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 수많은 취재진 앞에 선 원로 안무가는 감회에 잠긴 듯 떨리는 목소리로 30년 전 기억을 꺼냈다. “제 작품을 본 이어령 장관님이 ‘문화의날 행사를 해주시오’라고 연락이 왔어요. 그 뒤로 애틀랜타 올림픽 초청 공연도 가고, ‘불림소리’가 있어서 오늘날 제가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대무용 안무가 최청자(74)는 1989년 춤판에 올린 창작 안무 ‘불림소리’로 그해 대한민국무용제(현 서울무용제) 대상을 받았다. 민중의 저항이 권력의 탄압을 넘어서던 시절, 갈등과 대립의 극단에서 터져 나온 인간의 절규를 신체 움직임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불림소리’가 다시 무대에서 몸짓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13일 개막하는 ‘제40회 서울무용제’를 통해서 관객을 맞는다.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첫발을 디딘 서울무용제는 지난 40년간 장르를 초월한 한국 무용인들의 연대와 고민을 통해 이제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 축제로 성장했다. ‘무용’ 하면 여전히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것도 현실이지만, 2017년부터는 무용인만의 잔치가 아닌 시민 참여형 축제로 거듭났다. 지난해 무용제는 대한민국 공연예술제 ‘A등급’을 받으며 예술성에 대중성까지 인정받았다. 올해 서울무용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 무용계 대표 협회들이 모두 참여한다. 무용제를 주최하는 한국무용협회에 한국발레협회와 한국현대무용협회, 한국춤협회가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각 장르 레퍼토리 공연을 묶은 ‘댄스 베스트 콜렉션’을 선보인다. 안병주 서울무용제 운영위원장은 “각 장르가 각자의 길을 달려왔지만, 40주년을 맞아서 과거와 현재를 떠나 모든 장르가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모든 단체가 흔쾌히 도와주셨다. 이번 행사를 터닝포인트로 뭉쳐 무용을 위해 좋은 일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용제는 더 많은 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지난 12일 사전 축제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40주년 특별공연 ‘걸작선’은 무용제가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관객을 위해 마련한 야심작이다. 역대 서울무용제 대상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최고의 무용을 엄선하고, 젊은 무용수와 새로운 무대를 구성해 관객을 만난다. 11회 대상 수상작 최 안무가의 ‘불림소리’와 김민희 안무가의 ‘또 다른 고향’(17회 대상), 정혜진 안무가의 ‘무애’(22회 대상)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발레 ‘또 다른 고향’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실험용 주삿바늘의 고통 속에서 죽어간 시인 윤동주의 서사에 상징성과 무대적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한국무용 ‘무애’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기반으로 한다. 역사적 가치가 큰 ‘명작무’를 한데 모은 ‘명작무극장’도 눈여겨볼 만한 무대다. 한국무용협회는 해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전승 가치가 있는 전통무용을 ‘명작무’로 지정하고 있다. 평안남도에서 탄생한 김백봉의 ‘부채춤’, 선비춤 또는 신선춤으로도 알려진 조흥동의 ‘한량무’, 고풍스러운 흥취가 흐르는 배정혜의 ‘풍류장고’, 조선 선비들의 풍류를 담은 국수호의 ‘장한가’ 등이 무대에 오른다. 무용계 명인과 젊은 스타 춤꾼들이 꾸미는 ‘무.념.무.상’(舞.念.舞.想)은 안무가 김화숙·이정희·최은희·안선희와 김윤수·김용걸·이정윤·신창호가 각각 화려하고 아름다운 춤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올해 최고의 안무가를 뽑는 경연부문에는 이인수, 조재혁, 안귀호, 김성민, 신종철, 변재범, 배진일, 장소정 등 안무가가 내놓은 신작 8편이 다음달 20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띤 경쟁을 벌인다. 사전 축제와 본행사, 부대행사 등 다채로운 무대로 구성한 올해 무용제는 아르코예술극장과 이화여대 삼성홀, 상명아트센터에서 각각 진행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성남시 공동주택 어린이놀이터 개선비 최대 80% 지원

    경기 성남시는 아파트 단지 내 낡은 어린이놀이터 시설 개선비를 최대 80%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오는 31일까지 공동주택 공동시설 보조금 지원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상은 주택법 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건설한 2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 건축법에 따라 허가받은 15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 내에 있는 어린이놀이터다. 성남지역 315곳 아파트 단지가 해당하며,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른 설치 검사, 정기 시설 검사에 불합격한 놀이터 시설이어야 개선비를 지원한다. 지원 범위는 해당 놀이터 시설 보수비용의 80% 이내이며 초과 비용은 단지 자체 부담이다. 지원받으려면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서와 공동주택 공동시설 보조금 신청서를 기한 내 성남시청 공동주택과에 직접 내거나 우편 접수하면 된다. 시는 내년 4월 심사위원회를 열어 보조금 지원 대상 단지를 선정해 지원 규모를 알려 줄 계획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인사] 국제신문, 교육부, 조선비즈

    ■ 국제신문 △ 이사 배재한 △ 수석논설위원 정상도 △ 논설위원 강춘진 △ 편집국장 이승렬 △ 광고국장 진종현 △ 독자서비스국장 오광수 △ 문화사업국장 최현진 △ 전략기획실장 오상준 △ 마이스사업국장 박수현 △ 세종본부장 염창현 △ 의료산업연구소장 이흥곤 △ 편집에디터 안인석 △ 편집국 부국장 겸 인문학연구소장 조봉권 △ 편집국 부국장 겸 디지털미디어 부국장 이노성 ■ 교육부 △ 미래교육기획과장 김태형 △ 한국교원대 사무국장 유지완 ■ 조선비즈 △ 편집국장석 부장 전태훤 △ 이코노미조선 편집장 이창환 △ 부동산부장 이재원
  • [금요칼럼] 김숙자의 이혼 사건/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김숙자의 이혼 사건/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어느 시대든 사회적으로 널리 용인되는 관행이란 것이 있다. 딱히 법에 저촉될 만큼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이 바뀌면 그것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내 머리에는 지금 김숙자라는 조선의 큰 선비가 떠오른다. 후세는 그를 조선 성리학계의 큰 별이라 했다. 언젠가 명나라 사신이 퇴계 이황에게 조선 성리학의 학통을 물었다. 이황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였다. “정몽주는 학통을 길재에게 전하였고, 길재는 김숙자에게 전하였지요. 김숙자는 그의 아들 김종직에게 전하였고, 김종직은 김굉필에게, 김굉필은 다시 조광조에게 전하였습니다.” 조선의 성리학은 김숙자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그의 일생은 불우하였다. 오랫동안 벼슬길이 막혔다. 운수가 그처럼 기박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청년 시절 그는 이혼을 하였다. 그 시절에는 널리 용인되는 관행이었다. 그러나 그가 벼슬길에 나섰을 때는 세상이 달라졌다. 성군이라는 세종의 조정에서 김숙자는 버림을 받았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자. 그는 31세에 문과에 급제했고 서너 해 뒤 ‘사관’(史官)으로 발탁되었다. 그러자 사헌부가 그의 임용을 반대했다. “김숙자는 제 자식을 서얼이라고 깎아내렸고, 힘든 시절을 함께 견딘 아내를 쫓아낸 사람입니다. 형법에 따라 김숙자에게 곤장 80대를 치고, 그가 내쫓은 아내를 데려다가 재결합하기를 요청합니다.”(세종실록ㆍ세종 5년 7월 4일자) 세종은 사헌부의 말을 따랐으므로 김숙자는 파렴치범이 되고 말았다. 김씨들은 사건의 전말을 다르게 설명했다. 김숙자가 10대 초반이었을 때였다. 그의 할아버지가 같은 고을에 사는 한씨를 만났다. 한씨는 명나라에 공녀(貢女)로 가게 된 딸 걱정을 하였다. 그때 조선은 중국에 처녀를 바치고 있었다. 동정심이 많은 할아버지는 손자 김숙자와 한씨의 딸을 결혼시켰다. 그런데 나중에 뜻밖의 문제가 생겼다. 한씨의 신분에 하자가 발견되었다. 김숙자의 부친은 아들의 결혼을 사기사건으로 간주해 이혼을 강행했다. 한씨 측의 주장은 달랐다. 사위가 출세를 하게 되자 조강지처와 자식을 함부로 버렸다는 것이었다. 유력한 고관 중에 한씨와 친한 이가 있어서 한씨 측 주장이 통했다고 한다. 조정에서 쫓겨난 김숙자는 한씨와의 재결합을 거부하였다. 그는 밀양 출신의 규수와 재혼한 터였다. 김숙자는 고향을 떠나 처가로 이주하였다. 세상의 일을 잊고 그는 학문에 잠심하였다. 1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조정에 복귀할 기회가 다시 왔다. 이번에는 세자시강원, 즉 장차 임금이 될 세자(문종)를 보좌하는 직책이었다. 그러나 사간원 관리들이 강력히 반발했다(세종실록ㆍ세종 20년 10월 26일자). 그들은 김숙자의 이혼 사건을 떠올렸다. 이듬해 그는 서울의 어느 학당에 자리를 얻을 전망이 보였으나, 또다시 사헌부가 강력히 반대해 물거품이 되었다. 김숙자의 일생에 드리운 이혼의 그림자는 짙었다. 김숙자는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는 불명예를 씻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였다. 예법에 따라 성리학적 가족윤리를 모두 실천하였다. 그는 단 한 명의 첩도 두지 않았다. 또 자녀의 배우자를 고르는 데도 세심하게 주의했다. 그리고 일단 약혼한 다음에는 결코 이간질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성리학의 가르침을 깊이 연구하고 철저히 실천해 최고의 석학이 되었다. 역사가 돌고 도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비슷한 사건이 되풀이되는 것은 분명하다. 현명하게 살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김숙자의 삶이 너무 애처롭지 않은가.
  • [길섶에서] 세상 생각/손성진 논설고문

    기자랍시며 현학적인 낱말 몇 개로 잘난 척하는 짓이 부끄러운 줄은 안다. 정작 깊은 덕망과 식견을 가진 이들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음지에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업덕을 쌓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 돈쭝도 안 되는 얄팍한 지식으로 학자인 척, 최고인 척하며 설치는 사람들은 보기에도 꼴사납다. 시절이 하수상해질수록 은둔한 재목들은 현실과 담을 쌓고 꼭꼭 숨어버리니 얼치기들이 더욱 날뛴다. 그런 사람들이 앞으로 나서고, 또 나서도록 이끌고 밀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 문제다. 세상이 시끄러울 때 선비들이 초야에 묻혀 학문을 닦는 데 몰두한 것은 조선시대에도 그랬긴 하다. 정치나 사회나, 이리저리 흔들리는 시국의 중심을 잡아줄 원로들은 어디에 있는지, 괜히 남 탓하며 문득 원망을 느낄 때가 있다. 독재 정치가 이승만도 가인 김병로 선생 같은 인물을 중용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이 완전히 비뚤어지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가인과 같은 시대의 표상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도덕과 윤리의 붕괴만은 막을 수 있었다고 굳게 믿는다. 좌든 우든, 옳은 소리라고는 할 줄 모르는 위정자들을 볼 때 이 시대가 수십, 수백 년 전보다 조금도 나을 것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삭일 수 없다. sonsj@seoul.co.kr
  •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5차 성균관과 반촌’ 편이 지난 12일 종로구 연건동과 명륜동, 혜화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집결, 학림다방을 거쳐 대명거리를 지나 성균관으로 향했다.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균관대 입구 사거리까지 300m 이어지는 대명거리는 조선시대의 ‘원조 대학촌’이다. 당시 반촌이라고 불리던 유서 깊은 거리다. 종로구는 2010년 대명거리를 도로명 주소로 고지했다. 참가자들은 성균관 대성전 외삼문을 마주 보는 주택가에 홀로 서 있는 심산 김창숙 선생 집터 푯돌 앞에서 선생의 치열한 독립정신을 기린 뒤 성균관 대성전과 명륜당을 두루 탐방했다. 우암 송시열 집터~옛 한소제 가옥에 세워진 혜화동 주민센터~문화이용원~동양서림을 둘러보았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학림다방, 한소제 가옥, 문화이용원, 동양서림 등 4곳이었다. 성균관을 대표하는 중세의 송시열과 근대를 대표하는 김창숙 두 인물의 집터가 성균관 앞뒤를 지키고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서울미래유산투어에 데뷔한 임정화 해설사는 유생 복장으로 성균관의 어제와 오늘, 성균관의 안과 밖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 줬다.조선은 종교와 학문이 분리되지 않은 교학일치 국가였기에 유교와 유학이 한 몸이었다. 성균관은 조선왕조 국가 이데올로기의 상징 공간이었다. 공자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이 공부하는 명륜당은 동일체였다. 제사의 개념이 앞선 초기에는 묘학, 중기 이후 문묘라고 불렀으나 후기로 가면서 성균관이 통칭이 됐다. 성균관은 조선시대 엘리트 선비와 관료를 양성하는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유일한 국립대학이었다. 율곡 이이, 매월당 김시습 등 거의 모든 학자와 문신이 성균관 출신이었고, 퇴계 이황과 추사 김정희가 대사성(총장)을 지냈다. 선비의 일생은 과거로 시작해서 과거로 끝났다. 과거에 급제해서 관직에 오르는 것이 효이고, 이는 족보에 기록돼 남으며, 가문의 융성을 이룬다고 믿었다. 때문에 갈수록 문묘는 간판에 불과했고, 성균관 유생교육과 시험 위주로 돌아갔다. 과거제는 조선사회를 완벽하게 지배한 ‘갑 중의 갑’이었다. 성균관은 장차 관리가 될 유생 200명의 의식주를 책임졌다. 한양에서 대궐 다음으로 크고 번화하며 떵떵거리는 곳이었다. 조선은 과거공화국이었다. 각종 명목의 과거가 시도 때도 없이 치러지는 한양은 ‘과거시험의 도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정조의 일기인 일성록 등에 따르면 1800년(정조 24년) 3월 21일에 시행된 정시(庭試) 초시의 응시자수는 11만 1838명이었고, 이날 거둬들인 시권(답안지)은 3만 8614장이었다. 이튿날인 3월 22일 창덕궁 춘당대에서 열린 인일제(성균관 유생에 한해 응시자격을 주는 시험)의 응시자는 10만 3579명, 수거 답안지는 3만 2884장이었다. 이틀에 걸쳐 무려 21만 5417명이 한양에서 과거를 봤다. 당시 한양 인구가 20만~30만명 사이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한양 인구에 육박하는 사람이 과거를 치르는 경천동지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이 개국한 1392년부터 과거제도가 폐지된 1894년까지 503년간 선발된 과거문과 급제자는 모두 1만 4615명으로, 1년 평균 29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에 따르면 “과거 문과에 급제해도 벼슬자리는 500개에 불과해 합격자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엽관과 매관매직은 물론 당파에 줄을 서는 당쟁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과거제도는 조선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 ‘요물단지’ 같은 존재였다. 성균관은 과거공화국의 중심이었다.반촌은 성균관 앞 동네를 이른다. 공자를 모신 문묘가 있는 성균관을 반궁이라고 했기에 생긴 동네 이름이다. 반궁의 반은 연못을 상징하고, 궁은 유생이 교육을 받는 학궁을 뜻한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반촌이란 반궁에서 일하는 노비가 거주하는 동네다. ‘동국여지비고’에 “반궁에서 나오는 동(東)반수는 성균관 앞 식당교(진사식당)와 비각교(탕평비 앞 다리)를 경유하고 서(西)반수는 창경궁의 집춘문 앞 다리를 경유하여 대성전 외삼문 밖에서 합해져 남쪽으로 흘러…청계천 오간수문으로 들어간다”라고 기록돼 있다. 성균관 경내인 반수 건너편 마을이 반촌이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를 반인이라고 했는데 개성 사투리를 쓰고 개성 풍속을 따랐다. 성리학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고려의 안향이 기부한 노비 100명의 후예들이다. 이들은 개성 성균관에 소속돼 있다가 조선왕조가 세워지자 한양 성균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들에게 소를 잡아서 팔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동국여지비고’에 따르면 18세기 도성 안에는 모두 23곳의 현방(다림방, 푸줏간)이 설치돼 있었다. 현방이란 한양의 소 도살과 소고기 판매 독점권을 가진 시전의 하나다. 반인은 소고기를 팔고 남은 수입으로 성균관의 유지비를 댔다. 반인은 유생의 손발 노릇을 했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는 많을 때 500여명에 이르렀다. 명륜당 소속 재직, 대성전 소속 수복, 식당의 찬모 등이다. 성균관 안에도 비복청이라고 하여 번듯한 거처가 있었지만 반촌에 사는 외거노비가 대부분이었다. 명종 16년(1561) 7월 25일 성균관 노비가 사람을 죽이고 성균관으로 도망치자 체포하러 들어간 형조의 관리를 유생들이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왕은 “형조 관리의 잘못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전성기의 성균관은 성역이었다. 성균관 유생 출신 윤기(1741~1826)는 유생들의 생활상을 220수의 장편 시로 읊은 ‘반중잡영’을 남겼다. 윤기는 33살 때 소과에 합격해 성균관 유생이 됐고, 52세 때 대과에 급제한 뒤 종6품 성균관 전적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반중잡영에는 성균관의 건물구조, 유생들의 방 배정, 식당 규칙과 음식, 학생회 구성과 운영, 행사와 동원, 반촌의 명승지 등 38개 항목의 시와 해석이 달려 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성균관 실록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반촌은 성균관이 비좁아서 기숙사에서 들어와 살지 못하거나, 집안 형편으로 가끔씩 오는 유생들의 하숙촌이기도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흥을 즐기는 공간이 됐다. 성균관에 입교한 유생 대부분이 생원과 진사였는데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가장이었기에 유흥과 일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했다. 18세기 서울의 길거리문화를 소개한 강이천의 ‘남성관희자’는 남대문 밖 지금의 애오개 현방에서 본 가면극과 꼭두각시놀이를 묘사한 한시다. 강이천은 화가 강세황의 손자로 자신이 10살 때 본 장면을 기록했다. 앞부분에는 인형극이, 뒷부분에는 가면극이 담겼다. 세부적인 구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이와는 다르고 현존하는 가면극의 바탕이 되는 산대놀이와 유사하다. 반인들이 소고기 장사에 종사하면서 가면극 공연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성균관에서 편찬한 ‘태학지’에는 중국 사신이 오면 조정에서는 나례도감을 설치, 반인들로 하여금 반촌 안에 무대를 설치하고 놀이를 공연토록 했다고 전하고 있다. 영조실록에도 반인들은 중국 사신 환영행사 동원은 물론 시정의 꼭두각시놀이와 가면극을 벌였다고 적혀 있다. 성균관 소속 노비, 반인은 조선후기 이후 서울지역 공연문화의 주역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6차 서울의 영화4 -유현목 감독의 수학여행 ■집결 장소 : 10월 19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 뒤 자전거대여소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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