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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화」 강력추진은 새내각의 사명/이 총리(국무회의:27일)

    27일 국무회의는 올해 마지막이자 이홍구내각이 출범한 뒤 첫 정례회의.심의된 안건은 국회에서 넘어온 1백10개의 공포안과 47개의 대통령령안,그리고 일반안건 4개를 합쳐 모두 1백61건. ○…이총리는 회의에 앞서 『우리 내각은 무엇보다도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세계화를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선진화사회를 창조해야 할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철저한 역사의식을 갖고 일하는 내각」 「전문성을 갖춘 프로내각」 「국민생활의 안전과 안정을 이룩하는 내각」을 만들자고 제의. 이총리는 『우리 내각이 이같은 사항에 유의해 부단히 개혁하는 자세로 국정을 수행해 나간다면 새해부터 출범하는 세계무역기구체제와 앞으로 다가올 통일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은 『행정고시 교육행정직렬 시험에 교육학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면 고시지망생들이 교육행정직렬을 기피할 것』이라는 김숙희교육부장관의 지적과 『인접국인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서라도 일본어를 외무고시선택과목에서 제외해서는 안된다』는 주일대사 출신인 공로명외무부장관의 반대로 보류될 위기를 맞았으나 교육학을 시험과목에서 제외하는 문제는 앞으로 검토과제로 남겨두는 한편 일본어는 그대로 선택과목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의결. ▲관세법 시행령(개)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등에 의한 양허관세규정(개) ▲관세법 제12조의 2의 규정에 의한 조정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개) ▲관세법 제16조의 규정에 의한 할당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개) ▲관세법 제43조의 8의 규정에 의한 레몬등의 관세료율 변경에 관한 규정(개) ▲소득세법 시행령(개) ▲법인세법 시행령(개) ▲상속세법 시행령(개) ▲토지초과이득세법 시행령(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개) ▲특별소비세법 시행령(개) ▲국세기본법 시행령(개) ▲국세징수법 시행령(개) ▲조세감면규제법 시행령(개) ▲농림어업용기자제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에 관한 특례규정(개) ▲인삼사업법 시행령(개) ▲소방기관 설치및 정원에 관한 규정(개) ▲경찰공무원법 승진임용규정(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등에 관한 규정(제) ▲지방세법 시행령(개) ▲지방양여금법 시행령(개) ▲지방공무원 보수규정(개) ▲지방공무원 명예퇴직수당 지급규정(개) ▲경찰공무원 임용령(개) ▲도농복합형태의 시 설치에 따른 상훈법 시행령등(개) ▲대한민국학술원및 대한민국예술원의 회원수당 지급규정(개) ▲주요농작물종자법 시행령(개) ▲양곡관리법 시행령(개) ▲한국석유개발공사법 시행령(개) ▲석유사업법 시행령(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하수도법 시행령(개) ▲환경개선비용부담법 시행령(개) ▲식품위생법 시행령(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개) ▲공무원임용령(개) ▲연구직및 지도직 공무원의 임용등에 관한 규정(개) ▲공무원보수규정(개) ▲공무원수당규정(개) ▲세계화추진위원회규정(제) ▲행정권한의 위임및 위탁에 관한 규정(개) ▲보훈기금법 시행령(개)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 ▲국가유공자 예우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 ▲95년도 예산배정계획및 자금계획안 ▲95년도 한국산업은행 업무계획안 ▲영예수여안(재외국민복지증진 유공자등) ▲영예수여안(우호증진 외국인등)
  • “한­일 조선업 경쟁력 차이 미미/현격차 8%…2천년엔 일 앞서”

    ◎일 노무라연 보고서 국내 조선업체가 2000년대 일본을 앞질러 최대 조선국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무라경제연구소는 최근 국내 5대 조선업체를 조사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엔고로 양국간 건조비용의 격차가 30%까지 벌어졌으나 현재 일본을 1백으로 할 때 한국의 건조비는 92로 격차가 8%로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은 납기의 정확성과 양질의 성능,높은 중고선 가격으로 한국보다 비가격 경쟁력이 5∼10% 높은 점을 감안하면 양국간 경쟁력 차이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소가 분석한 한일간 조선비용은 원자재의 경우 일본(59)이 한국(54)보다 높다.인건비는 일본 노동자의 생산성이 높아 일본(30)과 한국(29)이 비슷하고,기타 비용은 일본(11)이 한국(8)보다 높아 총 건조비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8% 가량 높다. 그러나 한국 업체의 대규모 설비증설로 감가상각과 금리의 부담이 가중되며,포항제철과 동국제강이 철강을 전량 대지 못함으로써 철강부족 및 가격상승 상태가초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 농수산물 유통산업/내년 5천억원 투입

    농림수산부는 21일 내년에 농수산물의 유통 및 가공과 원예산업에 올해보다 91%가 는 5천5백38억원을 쓰기로 했다. 2천4백21억원은 6개소의 농수산물 도매시장 및 대형 감귤 공판장 1개소를 세우는 데 쓴다.내년에 도매시장을 착공하는 곳은 인천·포항·진주·원주·강릉·정주이며,감귤 공판장은 제주에 들어선다. 농수산물 가공산업의 확대 및 수출을 늘리기 위해 생산자 단체와 농어민이 공동으로 펼치는 전통식품 개발사업에 시설비 및 포장 개선비로 1백34억원을 융자하는 등 모두 7백28억원을 지원한다.
  • 포항 방사광가속기연 소장 이동영박사(올해의 인물:5)

    ◎한국과학 나래 펼 「꿈의 빛」 비추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대쪽같은 선비의 이미지를 전하는 포항방사광가속기 연구소장 이동령박사(67). 지난 7일 방사광가속기의 준공식을 치름으로써 기초과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이 아시아 과학계의 명실상부한 중심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이끈 야전사령관이다. 서울대 물리학과와 런던대학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88년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 카톨릭대,항공우주국,해군과학연구소에서 물리학자로서 한국인의 긍지를 떨치기도 했다. 포항공대 초대학장 고 김호길박사의 스승인 그는 포항방사광가속기의 핵심기술인 초정밀전자석,전원공급장치 등을 국내기술로 개발,특허를 얻는 등 한국과학계의 위상을 한껏 높여놓았다. 『내가 뭐 한 일이 있나요.한국 과학계를 일으켜 보겠다는 뜻있는 사람들과 후배들이 열심히 뛴 결과지요』 한국과학기자클럽이 선정한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된 그는 자신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리는 스승으로서의 넉넉함을 보이기도 했다.
  • 부산 국교생 유괴살해범 공판서/“현장부재” 통화기록 제출

    【부산=김정한기자】 부산 만덕국교 강주영양(8)유괴살해사건 범인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있는 원종성피고인(23)이 범행당일 현장에 없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전화통화 기록이 법정에 제출됐다. 이같은 통화기록은 담당재판부인 부산지법 제3형사부(박태범 부장판사)가 변호인측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통신에 조회한 결과 밝혀졌다.전화통화 기록에 따르면 원피고인이 공범 3명과 부산시 중구 남포동 모커피숍에서 만나 범행을 모의했다고 검찰측이 주장하는 시각인 지난 10월9일 하오 4시32분 원피고인이 해운대 조선비치호텔 로비의 공중전화로 장승포시 옥수동에 사는 외사촌 동생의 친구 김모양 집으로 전화를 건 것으로 나타났다.원피고인은 또 범행 당일인 10월10일 하오 3시41분과 3시45분 두차례 경남 거제군 신현읍 장평리와 장승포시 능포동의 공중전화에서 대구의 애인 이모양(23)의 형부 집에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환경부담금 인상 논란일듯/경제장관회의 통과

    ◎각의서 상공부 등 반대예상 경유 자동차에 대한 환경개선비용 부담금이 크게 오르는 등 기업활동을 규제하는 환경관련 법령들이 최근 경제장관회의를 통과,차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0일 경제장관회의에서 환경개선비용 부담금의 부과대상과 환경영향평가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환경개선비용 부담법 시행령」과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환경개선비용 부담금의 부과대상을 「1천㎡ 이상」의 시설물에서 「1백60㎡ 이상」으로 확대하고 경유 자동차에 대한 부담금도 현행 6개월기준으로 대당 8천1백원에서 내년부터 1만2천1백50원,97년 1월부터는 2만2백50원으로 올리도록 했다.부과대상 지역도 시 및 자연환경보전지역,관광휴양지역에서 도시지역과 준도시지역,준농림지역으로까지 확대했다. 상공자원부는 『현재 자동차 업체들이 경유 자동차의 환경규제에 맞춰 기술개발과 오염방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부담금의 지속적인 인상과 함께 대상지역을 넓히는것은 기업에 이중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안도 평가대상인 채광사업의 면적기준을 현행 2백50만㎡ 이상에서 30만㎡ 이상으로 확대하고,해안 모래와 규사 채취사업,면적 25만㎡ 이상인 묘지공원 사업을 평가대상에 추가했다.상공부는 이에 대해서도 『현행 환경영향 평가가 법령상 평가서 제출과 공람,공청회 개최 등에 75일이 걸리는 것으로 돼있으나 실제는 2백일 이상이나 걸려 기업들이 적지 않은 애로를 겪고 있다』며 제도개선없이 평가대상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 국립대구박물관 개관/착공5년만에 준공… 3천여평 규모

    ◎금동관음보살입상 등 1,351점 전시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성구)이 착공 5년여만인 7일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에서 준공 개관됐다. 문화체육부는 지난 89년부터 총 사업비 2백3억8천4백만원을 들여 3만5백81평의 대지에 연건평 3천여평의 지상 2층,지하 1층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준공하고 고고실,미술실,민속실,기획전시실등 4개실과 수장고,강당,시청각실,세미나실,도서실등 각종 부대 시설을 마무리 지었다. 8번째 국립박물관이 되는 대구박물관의 개관으로 대구·경북지역의 국공립대학박물관에 흩어져있던 국보 3점과 보물 32점을 비롯,1천3백51점의 각종 문화재와 그 모형이 4개의 전시실에 전시되게 됐다. 고고실에는 신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쳐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이 지방의 문화 발전을 이해할 수 있는 5백16점의 전시품을 유적별로 구성했다. 미술실은 영남 사림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불교 공예품및 선비문화와 임진왜란관련 전시품 2백여점이 전시된다.불교 공예품으로는 국보 1백84호 금동관음보살입상,보물 3백25호 금동사리장엄구,금동용두,범종,선비문화로는 안향의 초상,길재의 야은집,이황의 유첩,강세황의 도산서원도 등이 전시된다. 또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인 정솔사지 5층석탑,석불좌상등의 석조물로 박물관경내를 꾸며 야외공간도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한편 대구박물관은 대구가 조선시대 3대 약령시장중의 하나로 한국 의학발전의 근원이 되었던 지역임에 착안,각종 의약도구,서적,한약재등 2백53점을 한데 모은 「한국의약발달사」 개관기념 특별전을 기획전시실에 마련했다.
  • 남정 박노수(이세기의 인물탐구:63)

    ◎세속과 거리먼 대쪽기상… 한국화의 대가/노송­여인의 머리결등 한국적 비감의 정서 관조/여백­색채 절묘한 조화… 관념­실경산수 넘나들어/내년 열번째 개인전 계획… 신품의 경지 기대 남정 박노수의 간원화실은 어느 듯 스산한 초동이다. 종로구 부암동에 자리잡고 있으나 인왕산자락에 파묻혀 마치 심산유곡인 듯 산새소리 바람소리만이 유랑한다.대문에서 작업실에 이르는 긴 길목은 가으내 진 낙엽이 산처럼 쌓여있고 화사의 화숙다운 청한한 적요가 사방에 깃들 뿐이다. 봄이면 진달래 철쭉이 지천을 이루고 여름은 울창한 수목,나목한천의 백색겨울등 간원에 머무르는 사계절의 변화는 눈에 닿는 풍경마다 살아있는 명화가 아닐수 없다.간원은 그의 옥인동집에서 보면 동북방에 위치한 동산이란 뜻이다. 남정은 아침 9시반에 집에서 나와 주로 이곳에서 그림을 그린다. 하루종일 별반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따로 시중을 드는 이도 없다.쉬고 싶으면 혼자서 마당에 나가 물을 뿌리거나 수석을 돌본다. 남정의 화실은 처음은 원효로에 있었고 70년대 후반에 비원앞 가든타워, 그후 사직동의 한 아파트로 옮겼다가 이곳에 정착했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그는 세속과 도무지 화통하는 법없이 그림에만 전념하는 화가다.대쪽같고 겨울강처럼 차가운 성격은 아무하고나 쉽게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만나더라도 무슨 이야기든지 부담없이 나눌수 있는 친밀감을 주지도 않는다. 본인은 그런 소리가 나오면 수원시화중의 한구절을 들어 「가슴속이 탁 터지고 온화한 품격을 가진 이면 일자불식이라도 참 시인일것이요, 성미가 빽빽하고 속취가 분분한 자라면 비록 종일 글을 깨물거나 글씨를 씹고(교문작자) 쓸데없이 문장이 장황해도(연편누독) 시인이 될수없다」고 한것처럼 만약 소방하지 않다면 어찌 좋은 화가일수 있느냐고 반문한다.그러나 논리는 정연하고 음성은 따뜻할지라도 차고 냉정할 때가 오히려 그답다고 할 수 있다.그만큼 원칙을 중히 여기고 순리적인 흐름을 수용하는 주의다. ○목선이 긴 비마등 이채 옛선비의 의지가 몸에 밴 그의 기상은 지금도 내일모레면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짐작되지 않는다.그림의 격에 대한 식을줄 모르는 정열과 큰 그림을 그릴 때의 현완직)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아 보는 이로 하여금 범접 할 수 없는 위엄을 준다.그의 성격의 일면은 60년대 중반 일본 중국화풍을 모방한 국적불명의 그림들이 쏟아져나오자 이를 한심하게 여긴 나머지 한 신문에 기고한 글만으로도 알수 있다.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남의 나라에서 시도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며 이를 모방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은 「망국족자 상선자망기문화」,즉 「나라와 민족을 망치는 자는 언제나 먼저 스스로 그 문화를 망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이는 화단의 경각심을 촉구하여 지식있는 많은 층의 호응을 받았었다. 그림도 그렇다.누구라도 그의 그림을 보면 그것이 남정화인줄을 한눈에 알아본다.한국적인 노송과 강안의 야트막한 산들,청결하게 빗어넘긴 여인의 머릿결과 잔잔히 치켜올라간 눈매,소년의 외로운 등모습과 목선이 긴 비마는 한국적인 비감의 정서를 무위로 관조하고 있다. 돛단배의 돛과 선비의 취월창의,멀리 지나는 여인의 치맛자락을 바탕색인 군청 비취록과는 달리 호박색이나 산호색으로 점을 찍어 청색 비단보에 싸인 별빛같은 효과를 내는 것도 그만의 채색기교라 할수 있다. 그의 색조는 초기에는 물기가 마르기전에 발묵 채색하는 선염법을 쓰다가 피카소에 심취했던 젊은 시절을 되살려 검푸른 청남과 여명으로 영롱한 운기를 살려낸다.이른바 오채가 깃든 먹과 쪽빛 섞인 청화색은 광활한 하늘로 배분하고 준열한 한 획의 선은 산의 기개로 과시된다.이때 강을 사이에 둔 언덕은 부세의 영욕을 적멸한 피안이며 인물들의 표정에는 상락이 깃들여 정중동의 관념산수와 동중정의 실경산수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함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무한감을 수반하지 못하면 살아있는 그림이 될수 없다」는 생각에서 그는 화면에다 우주로 통하는 공간을 설정하고 먹과 선으로 공간을 공략하여 여백과 색채가 어울린 기운생동을 성취해낸 것이다. ○28세때 대통령상 받아 이런 측면으로 추적한다면 그림속의 주인공들은 그의 소년시절의 시심을 간직한 것처럼도 보인다.혹은 언덕에 기대어 앉거나혹은 범주에 몸을 실은채 먼 강산을 우러른 소년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며 그 시선은 어디에 두고 있는가. 그는 충남 연기의 한학자(부친 박상래)집안에서 태어났다. 비교적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외조모에게 천자문을 배우고 부친에게 붓글씨를 익히는 어린시절을 보냈다.청주상고에 다닐 때는 문학지망을 꿈꾸기도 했으나 부친은 그림 그리는 것을 말리진 않았다. 서울에 올라와 사직동에 있는 청전 화실에 드나들면서 초기엔 인물화를 그렸고 서울대 미대에 입학하자 「근원수필」로 유명한 김용준과 심산 노수현 월전 장우성을 사사, 일찍이 청전은 고귀한 품성을 지닌 이 미소년의 범상치 않은 재질을 보고 이미 「일총한 화가탄생」을 주변에 일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학재학 시절에는 그림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상명여고 동흥중 성동고등에 시간강사로 출강,당시 상명여고 교감으로 있던 문학평론가 곽종원씨가 전임을 맡기려하자 그림 그리는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강직한 청년기를 보냈다. 그 시기엔 학교 숙직실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서책들을 난독하면서 인생에 대한 무상에 빠져 술로 밤을 지새는 경우가 많았다.가슴속에 이유 모를 비감이 가시지 않아 그림의 소재도 유랑극단의 곡예사나 피리불며 정처없이 떠도는 소년의 방황에 그쳤다.그러다가 인생을 극도로 비관하는 염세주의와 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한 폐인이 되고 말리라는 자책끝에 새로운 정신세계를 열고 다시 화폭과 대좌했다. 28세때 제4회 국전에서 「선소운」이란 인물화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비로소 독자적인 채색과 여백의 미를 화면에 전개해 나갈수 있었다. 지금도 그는 골프나 바둑이나 술과 텔레비전에 이르기까지 그림에 방해가 되는 일은 일체를 삼간다.그의 취미는 일요일 등산하는 것과 난과 수석뿐이다.난은 섬세하고 유연한 동양화의 선을 감춘데다가 순수한 향기로 정신을 수려하게 정화시킨다는 차원에서 각별한 애정을 지니는 듯 하다. 그외 그의 일상생활은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다.국전 대통령상 수상기념으로 그에게 남정이란 아호를 지어준 소전 손재형 소설가 유주현과 교분을 나누었으나 그들은 고인이 된지 오래이고 지금은 서울대 시절의 스승인 월전과 시인 김춘수 정병욱등과 담소를 즐긴다.가족은 부인 장신애여사와 큰자녀들은 출가하고 두딸이 있다. ○“품격 높은 예술” 극찬 그의 결벽한 일면은 그의 개인전 팸플릿에 반드시 이경성의 서문만을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화단일각에서는 이를 섭섭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지만 이경성과는 이대교수로 함께 재직하면서 그의 제작의 내부까지를 일일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평론가의 넘치거나 치우치지 않는 「남정화론」을 굳게 믿는 것 같다. 이경성은 남정의 작품을 「한마디로 격조의 예술」로 천명한다.「품격이 높고 예술적으로 성숙되어 정신과 기술을 아울러 갖췄을 뿐만 아니라 북화적인 큰 스타일과 남화적인 정신세계가 어울려 새로운 한국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색채를 화면에 부여함으로써 남정은 그곳에 반드시 존재돼야할 바위나 산이나 사람을 만들어낸다.이른바 모든 사물의 전화가 그의 날카로운 붓끝에서 창조되고 그렇게 창조된 사물은 영원한예술로서 존속된다.인위와 조작이 없는 「순도높은 인품이 담긴 작품」,그리고 세련되고 치밀하게 계산된 공간처리와 평면감각을 극도로 추구하여 회화의 본질을 회복시키고 있다.이렇게하여 그는 한국 현대회화사상 우뚝한 봉우리중의 하나로 서게 되었다. 내년은 그의 열번째 개인전이 잡혀있다.그러나 변화추구보다 신운이 깃든 절제의 필치로서 그는 진실하게 화면을 지휘하는 시기다.따라서 능란한 능품이나 기교적인 묘품,뛰어난 절품을 지나 화가 최고의 영예인 신품의 화경에서 명품절색을 경이로 펼칠 것에 틀림없다. ▷연보◁ ▲1927년 충남 연기출생 ▲1949년 국전 제1회부터 81년까지 30회출품 ▲1952년 서울대미대 회화과졸업 ▲1953년 국전 특선및 국무총리상 ▲1954년 대한미협전서 공보실장상 ▲1955년 국전 대통령상,대한미협전 국무총리상 ▲1956년부터 이대미대교수 ▲1957∼79년 국전초대작가,국립현대미술관초대전 심사위원·초대작가 선정위원,국전심사위원및 심사분과위원장,국전 운영위원 ▲1958년 첫 개인전 ▲1960년 묵림회 창립회원 ▲1962년부터 서울대미대 교수 ▲1964년 청토회 창립회원 ▲1964∼81년 「19 10년이후의 한국미술」「해방이후의 한국화」「오원 장승업연구」「신벽화 연구」등 논문발표 ▲1965년 도쿄 일동화랑 개인전 교토 토교화랑 개인전 ▲1973년 세종대왕기념관 기록화(역진개척도)제작 ▲1976년 스웨덴 스톡홀름 개인전(그라피오 테케트 화랑) ▲1977년 개인전(현대화랑),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1980년 개인전(현대화랑) ▲1981년 3·1문화상,서울시 문화상심사위원,유럽및 미국의 미술관 박물관 미술교육시설 시찰 ▲1982년 일본서「한·일·중 동양화3인전」(주일 한국문화원),한미수교 1백주년기념 사절단으로 도미 ▲1983년 대한민국 예술원회원 이후 해마다 예술원회원전 ▲1986년 이대대학원 교수 ▲1987년 예술원상,박노수미술전(백악미술관),하와이 동서문화협회 초청전시 ▲1989년 서울미술전 추진위원장 ▲1991년 예술원미술분과회장,이대정년퇴직,현대미술초대전추진위원 ▲1994년 5·16민족상 학예부문상,예술원 개원40주년 기념전 ▲ 대한민국 예술원정회원
  • 중국유학 한국학생 잇단 추문

    ◎북경대서 불여학생 실신 시킨뒤 추행 기도 【북경=이석우특파원】 중국에 유학중인 한국학생들에 의한 외국인추행사건이 잇따라 발생,말썽을 빚고 있다. 주중 한국 유학생들의 탈선비행이 문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상오2시 북경대학 유학생기숙사안 여자화장실에서 이 대학 역사학과 1학년생 김성기군(21·충북 청주시)이 전자봉으로 프랑스 여학생(20)을 실신시킨 뒤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발생 뒤 피해학생은 전자봉에 의한 상처를 병원진단서를 첨부,북경주재 프랑스대사관에 신고했으며 현재 북경시 공안당국이 이 사건을 조사중이다. 북경대학에서는 2주일전 역사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한 한국 남학생이 일본여학생을 같은 방법으로 추행하려다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 원로무용가 최현씨 첫 개인무대

    ◎새달 2·3일 국립극장서 「비상」 등 공연/16세에 입문… 50년간 외길 걸어온 「춤의 선비」 「한국무용계의 선비」로 불리는 원로무용가 최현씨(64)가 춤인생 50년을 응집한 첫 개인작품발표회를 오는 12월2일과 3일 이틀동안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씨는 16세때 김해랑무용연구소에서 춤을 배우기 시작하여 한국무용계를 이끄는 남성무용수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왔다.서울대·이화여대·중앙대등 각 대학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뮤지컬 「시집가는 날」,창극 「춘향전」등 1백여 작품을 안무했고 지난 10월엔 대한민국 문화훈장(화관)을 받았다. 최씨가 이처럼 늦게 개인발표무대를 갖게 된 것은 끊임없이 새 작품에 열정을 기울여온데다 각 직업단체나 대학연구소에 흩어져 있는 제자들을 자신의 개인무대를 위해 불러모으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 이번에 보여줄 작품은 최씨의 대표작인 「비상」 「군자무」와 신작 「허행초」 「비원」 「녹수도 청산을 못잊어」등 5작품. 이 가운데 이번 공연의 주제를 담은 「허행초」는 김영태 시인의 동명시를 읽고 착안한 1인무로 티없이 맑은 청정한 상태를 그린 김시인의 시상을 춤으로 옮긴 것이고 「비원」은 궁중의 일상을 묘사한 작품으로 박숙자 교수(서울예전)와 김원화·신미경씨등이 출연해 보여준다. 최씨는 『춤은 내 인생에 있어서 훌륭한 스승이요 길잡이었다』고 회상하고 『한 발걸음만 잘못 디뎌도 잘못된 건축물처럼 허물어지는 무용에선 종교적 정신자세로 몰입해야 한다』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최대한 절제된 동작과 감정으로 무대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 98년까지/쌀 전업농 3만가구 육성/농림수산부,세부계획 확정

    ◎25조 투입 농어촌 구조개선비/경쟁력강화에 90% 투자 정부는 오는 98년까지 쌀 전업농 3만가구를 육성하는 등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비의 90%를 농어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쓰기로 했다. 농림수산부는 22일 42조원의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비 중 내년부터 투자기간의 마지막 해인 98년까지 중앙 정부의 예산으로 쓸 25조4백89억원의 구체적인 투·융자 계획을 확정했다.42조원 중 지난 92년부터 98년까지 중앙 정부가 투자하는 예산은 35조3천9백77억원이며 이 가운데 10조3천4백88억원은 지난해까지 이미 썼다. 내년에 1천9백40억원 등 98년까지 8천4백64억원을 들여 쌀 전업농 3만가구 이외에 원예와 특용작물 및 수산 전업농 6천가구를 키운다.4천1백28억원을 들여 4천2백㎞의 기계화 경작로를 만들고 농업진흥지역 안 13만6천㏊의 경지를 정리하는 데 1조7천3백56억원을 쓴다. 8천9백1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연간 18만∼27만대의 농기계를 반 값으로 공급한다.지난해의 15만6천대에 이어 올해에는 17만9천4백대를 반 값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1천1백87억원을 들여 3천6백개의 대형 농기계 이용 조직을 만들고 대도시 19곳과 중소도시 15곳 등 34곳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세우는 데 2천3백26억원을 쓴다. ◎10년뒤의 우리 농어촌/소득 50% 늘고 농가인구는 절반으로 앞으로 10년 후 농가 인구는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그러나 농가의 가구당 평균 소득은 농외소득 증가 등으로 50% 가량 늘어난다. 농림수산부가 22일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98년까지 42조원의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비와 앞으로 10년간 15조원의 농어촌 특별세를 투자한 후 전망한 농어촌의 미래상이다. 오는 2004년 농가의 인구는 3백12만명으로 작년에 비해 42.3%가 줄고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3%에서 6.5%로 낮아진다. 농가 가구수도 1백5만가구로 34%가,농림어업 분야의 취업 인구도 1백69만명으로 40.7%가 줄어든다. 농가 가구당 연 평균 소득은 2천5백28만원(93년 불변가격 기준,경상가격 기준으로는 4천3백70만원)으로 작년의 1천6백93만원보다 49.3%가 늘어난다. 쌀 생산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64%에서 43%로 줄어 쌀과 축산·원예 등의 다양한 영농 형태로 바뀐다.농림어업이 국내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에서 3.6%로 낮아진다. 쌀의 생산량은 재배면적의 감소로 작년의 3천7백2만섬에서 3천22만섬으로 줄고 자급도는 96.8%에서 96%로 낮아진다. 사료용을 뺀 전체 곡물의 자급도는 61.4%에서 47.4%로 떨어지고 농지의 면적은 2백6만㏊에서 1백85만㏊로,쌀 재배 면적은 1백14만㏊에서 91만㏊로 줄어든다.
  • 「조선조 화원전」/「근대 고서화전」/전통회화의 다양한 화풍 한눈에

    ◎화원전/안견·김홍도등 당대 걸작 60점 선봬/30일까지 간송미술관/서화전/개화·척사파­근대 10대가 작품 진열/28일부터 학고재 화랑 조선조 대표적인 화원화가들의 작품만을 모은 고미술전과 개화기 전후 근대미술의 10대가 작품을 중심으로한 고서화전이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끈다. 한국민족미술연구소(소장 전영우)부설 간송미술관은 47회째 정기전으로 「조선시대 화원화가전」을 열고있으며(30일까지) 학고재화랑(대표 우찬규)은 5회째 「고서화 소품전」으로 「근대로 오는 길목」주제의 고미술전(28일∼11월13일)을 연다.이 전시회들은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회화양식의 변천과정과 다양한 화풍을 들여다 볼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라는 데서 주목된다. 「화원 화가전」은 도화서 소속의 내로라하는 조선조 화가 4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로 특히 화원 그림만을 소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화원은 도화원(도화원:나중에 도화서로 개칭)에 소속돼 왕실에서 필요한 장식용 그림과 국가행사의 기록화 등을 맡았던 직업화가.조선시대에는 사대부작가들이 일부 그림을 남기기는 했으나 그림 그리는 일 자체를 천시해 이 화원들이 남긴 그림이 회화의 대부분을 차지할뿐 아니라 회화사의 중심을 이룬다.따라서 이번 전시는 화원 그림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그림도 여러점 포함된 이 전시에는 조선 초기 안견에서부터 조선조 최고의 솜씨로 꼽히는 단원 김홍도,구한말 도화서의 마지막 화가로 산수 인물 화조에 두루 능했던 소림 조석진,그리고 심전 안중식등의 작품 60여점이 선보인다.남아있는 작품이 드문 조선초기의 작품으로 안견을 비롯,그의 제자인 석경·이상좌·이정근·유성업·이정 등의 그림도 소개돼 더욱 눈길을 모은다. 「고서화 소품전」은 이른바 개화파들의 글씨와 근대미술 10대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며질 예정이다.「난」그림과 활달한 글씨 솜씨로 이름난 흥선대원군을 포함,오경석,김옥균,유길준,박영효,김홍집 등 개화파들의 글씨와 황현,최익현 등 위정척사파 선비들의 글씨,그리고 그 뒤를 잇는 윤용구,지운영등의 서화가 소개되는 것.또 춘곡고희동을 비롯,묵로 이용우,심산 노수현,청전 이상범,이당 김은호,소정 변관식,의재 허백련 등 근대미술,특히 동양화 10대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근대미술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이들의 작품에는 글씨건 그림이건 작가마다 강한 개성과 대담한 변형이 많이 나타나며 전체 분위기가 세련미 추구에 있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다. 작품 1백51점의 가격을 일일이 공개,이채를 띠게될 이 전시에는 근대 이전의 전통회화중 현재 심사정과 표암 강세황 등의 작품도 곁들여 비교감상의 길을 마련하며 김용준,청계 정종여 등 최근 해금작가의 작품도 함께 내놓을 계획이다.
  • 넉넉한 마음/최인학(연변 조선족 1백년:1)

    ◎“상다리 휘게 손님 대접” 풍습 그대로/학술회의 쉬는 시간마다 술·음식 우리가 흔히 북간도로 불려온 오늘날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외롭고 고달픈 민족의 땀과 한이 얼룩진 수천리 밖의 북지다.그 미지의 땅을 찾아 이민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연지도 어언 한 세기를 맞게되었다.그럼에도 거기에 뿌리를 내린 이른바 조선족은 중국속의 영원한 소수민족이다.서울신문은 그들 삶의 애환을 민족지(민주지)시각에서 추적,매주 금요일에 연재키로 했다.집필은 현지를 장기답사한 인하대 최인학교수(비교민속학)가 맡았다. 올해 중국 길림성 연길시를 방문한 것은 제1회 중국조선민족민간문예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연길시내 신화반점이 회의장소였는데 40명 정도의 학자들이 참석했고 이중에 22명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민간문예는 구비문학을 말한다.문학성에 비중을 두어 구비문학이라는 명칭을 보편화 한 우리로서는 약간 생소했다.민간문예는 연희성을 더 강조한데서 붙여진 용어다.일본의 구승문예와도 맥을 같이하는 용어라 할 수 있다.회의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의장이 상오회의를 종결했다.정확히 상오11시30분에 식당으로 몰려갔다.참가자 전원이 식탁에 둘러앉았다.『낮이어서 술은 약간 들겠습니다』라고 건배를 자청했다.그러나 사정은 사뭇 달라 독한 술병이 계속 비워졌다.음식 역시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날라왔다.가져올 만큼 다 가져와야하는 접대모습 때문에 중간에서 그만 둘 수도 없었고,나중에는 채 비우지 목한 음식접시에 다른 음식 그릇들이 포개포개 쌓였다. 서울에서 학술회의를 자주 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대뜸 경비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참가비도 없고 요리는 고급인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그렇다고 연회상을 앞에 놓고 궁금증을 물을 수도 없다.꾹 참을 수 밖에.하오2시가 되자 분과회의가 시작되었다.소파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술기운에 졸음을 참느라 고생했지만 그들은 늠름했다.낮술이 열기를 더 해 줬는지 회의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하오5시가 되자 모두 식당으로 안내되었다.낮보다 성대한 만찬이 베풀어졌다.다음날도같다.더는 참을 수 없어 귓속말로 의장에게 물었다.『경비가 많이 드실 테지요』하자 의장은 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북경(중앙정부를 지칭)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나 모자라서 몇몇 회사로부터 찬조금도 받았고,잡지사로부터 책을 내는 조건으로 공동주최를 한다는 것이었다.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북경에서 지원금을 받을 정도라면 이 회의의 성격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고 보니 연변 뿐아니라 요령·흑룡강성에서도 참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결국 동북 3성이 모이고 한국을 넣어 국제회의 성격이 되었다.처음 계획단계에는 북한 학자도 참석하기로 했으나 김일성사망으로 인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어떻든 회의는 진지하게 진행됐지만 잔치분위기도 만끽할 수 있었다.일상 먹는 것보다 특별하게 차려 먹으면 그게 잔치가 아니겠는가.그렇지만 우리 시각에서는 과소비요 낭비임에 틀림 없다.얼마전 조선족의 박경휘씨가 쓴 「조선족의 미풍양속의 계승과 제거해야 할 몇가지 풍습」이란 글을 읽었다.이 글에는 장점과 단점을 명료하게구분하여 항목을 늘어놓았는데 단점으로는 첫째 대식풍습,둘째 허례허식 풍습,셋째 과소비풍습,넷째 체면과 겉치레 풍습,다섯째 어린이를 황제처럼 모시는 풍습의 5개항목이다.어쩜 한국인의 단점이라고 해도 무방 할 만큼 공감이 가는 항목들이 아닌가.「나쁜 버릇 개 줄까?」하는 속담이 떠 올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 한국은 현실적으로 빠른 국제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데 비해 중국조선족은 그 속도가 느리다는 것 뿐이다.그러나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의식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 먹고 남아야 식성이 풀리는 것 아닌가.중국조선족 스스로가 악습이라고 하는 이 잔치의식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인지도 모른다. 첫째는 대접정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우리에게는 가난한 선비 부인이 자신의 머리를 깎아 술을 받아와 남편의 벗을 대접했다는 설화가 있다.대접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마음이 넉넉하지 아니하고서는 남을 생각할 수 없다.옛날엔 부인들이 끼니 때가 되면 이웃집 굴뚝을 버릇처럼 쳐다보곤 했다는것이다.만일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으면 양식이 없는 것으로 알고 보리쌀을 바가지로 퍼다 주었다는 미담은 설화가 아니라 실화로 남아있다. 둘째는 넉넉함이다.우리가 생각한만큼 조선족은 가난하지 않다°그들은 우리처럼 자가용차나 개인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고,집안에 수세식 변소나 무엌에 냉장고가 없다 뿐이지 마음마저 가난한 것은 아니다.그리고 최소한의 의식주는 넉넉하며 생활에도 불편이 없다.국민학교 학생들의 의복을 보면 한족이나 다른 소수민족들의 아이들보다 한결 사치하게 입혀 놓았음을 알 수 있다.아이들의 얼굴도 명랑하고 동심이 활짝 피어 있다.백화점에 가면 전기제품을 비롯한 상품이 넉넉하지 못함을 실감한다. 그러나 시장거리를 가보면 야채가 풍부함을 느낀다. 셋째 황금만능주의가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아직은 위험선에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곧 한국처럼 황금만능주의가 생겨 겉치레 경제가 만연해질까 걱정이다.그러나 한국처럼 오랜지족,야타족이 생겨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그것은 아직도 성인사회가 자녀들의 장래를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황금만능주의가 중국조선족에 파급된 요인은 한국 방문객 탓이라는 조선족 지성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대구·경북 민심달래기/김 대통령 가뭄지역 시찰 안팎

    ◎지역상공인과 오찬… 특별한 애정 강조/대구∼포항 고속도로 조기완공 등 약속 김영삼대통령이 10일 대규모 참모진을 대동하고 대구·경북지역을 순시했다. 한해시찰이 명분이지만 김대통령은 이날 대구 방문에서 이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면서 여러가지 약속을 했다.특히 『나자신의 오늘이 있게 해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는 은유적 표현으로 자신에게 몰표를 몰아준 이지역에 대한 보답을 잊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대구·경북지역의 민심달래기에 김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것이 이날 시찰의 의미였다. 특히 김대통령은 이날 취임후 처음으로 포항제철을 방문했다.박태준 전포철회장의 빈소에 조화를 보낸데 이은 첫 포철방문은 박씨에 대한 정치적 배려와 구여권인사 포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놓고 새로운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날 공군1호기 편으로 포항에 도착한 김대통령은 극심한 가을 가뭄으로 지난 8월말부터 격일제로 6시간씩 제한 식수공급을 하고 있는 영일군 흥해읍 암반관정개발현장을 시찰했다.이자리에서 김대통령은 우명규경북지사의 가뭄대책을 보고받고는 『항구적인 가뭄대책도 마련해야겠지만 동시에 지하수 오염방지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포철방문에서는 보고청취와 함께 주요시설물을 시찰했다.김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제철은 국력』이라면서 『세계2위에서 1위가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대구·경북방문의 최대관심사였던 대구·경북지역 상공인들과의 오찬간담회는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김대통령은 지역인사 1백10명과 설렁탕으로 오찬을 나누면서 이지역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충분히 전달하고 자신이 이지역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는 방법으로 이른바 「TK정서」를 달래려 노력했다. 김대통령은 우선 이지역 최대민원인 경부고속전철의 대구역사를 지하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그는 이어 대구∼부산,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빠른 시일안에 완성해 대구가 한시간안에 항구와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특정지역의 시찰에서 이처럼 대규모 국책사업의 약속을 한것은 대구·경북이처음이다.그만큼 대구·경북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는 표시이다. 김대통령은 대구·경북을 가리켜 『오랜 역사속에서 선비의 고장이며 교육의 자랑스런 고장이고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 고난의 피를 흘린 곳』이라고 찬사를 보냈다.물질적인 것에서 더 나아가 이곳의 일그러진 자존심을 회복시키기 위한 대통령의 표현이었다.김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으로서 경북·대구지역에 어느지역보다도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그이유로 대통령의 오늘이 있게 만들어준 국민임을 들어 대구·경북의 대통령선거때의 몰표를 상기시켰다. 대통령의 대구·경북 민심달래기가 앞으로 이지역 정서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거리다.특히 구여권인사들이 이지역 정서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 기획원차관 강봉균씨/노동부차관 김태연씨

    정부는 6일 경제기획원차관에 강봉균노동부차관을 임명하고 노동부차관에는 김태연경제기획원차관보를 승진·발령했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두 신임차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강기획원차관 약력=▲전북 군산(51) ▲서울대 상대,한양대 경제학박사 ▲행시 6회 ▲기획원 경제기획국장·차관보·대외경제조정실장 ▲노동부차관 ◇김노동차관 약력=▲서울(51) ▲서울대 상대 ▲행시 5회 ▲기획원 심사평가국장·물가정책국장 ▲총리행정조정실 제2행정조정관 ▲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장·기획원 차관보 ◎강봉균씨 기획원차관/UR막바지 협상책임자 활약 「강똘」이란 별명답게 매사가 치밀하고 똑 부러진다. 노동부 차관으로 9개월여 「외도」한 것을 빼고 줄곧 경제기획원에 몸담아 금의환향한 셈.과거 이승윤·최각규·이경식 부총리 때 3대에 걸쳐 차관보를 지내며 경제정책을 입안,주도한 철저한 기획통.대외경제조정실장 시절엔 UR 막바지 협상의 책임자로 활약했다. 사무관들이 갖고 온 보고서를 직접 일일이 뜯어 고칠 정도로한점의 허점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군산사범을 나와 국민학교 교사를 3년간 했다.정재석 전경제부총리가 처이모부.부인 서혜원씨(48)와 1남1녀. ◎김태연 노동부차관/선비 성격의 외유내강형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 「외유내강형」. 경기고와 서울 상대를 나와 이른바 기획원내 「KS」출신의 좌장 격.지난 67년 행시 5회로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관리생활을 시작했으나 『융통성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앞뒤 보지 않고 한 길만을 파는 선비형 성격의 소유자. 때문에 강봉균 기획원차관(행시 6회)이나 한리헌 경제수석(7회)등에 비해 승진이 훨씬 늦었으나 같이 일해 보면 출중한 실력이 여지없이 드러나 따르는 후배들이 많은 편이다.서울 출생으로 부인 박영화씨(47)와 1남1녀.취미는 등산.
  • 잇단 흉악범죄 원인과 처방/긴급 좌담

    ◎“남만 탓하는 사회풍조 고쳐야”/효와 선비정신 일깨우는 인성교육 절실/쾌락 추구·수단 안가리는 치부가 문제/비리불감증·소비문화 병폐 치유 시급 지존파일당들의 연쇄납치 살인행각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온보현이란살인마의 부녀자 납치 살해사건이 발생해 온 국민들을 전율케하고 있다.국민들은 어떻게 이런 상상조차하기 싫은 흉악범죄가 잇따라 일어날 수 있느냐고 분노하면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서울신문사는 이필상교려대교수 송수식서울적십자병원장 진민자청년여성교육원장 등 각계 전문가 3명을 초청,이번 사건들의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는 전문가 긴급좌담을 마련했다. ▲송수식원장=저는 정신과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삶의 목표가 뭐냐고 물어봅니다.그런데 벌써 20∼30년전부터 여기에 대한 대답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이것은 경제문제만을 중시해 삶의 목표에 대한 교육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사회지도자들의 잘못이지요.부모들은 약게 사는법만 가르치고 학교에서도 인간답게 사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지요.삶의 목표를 잃으면 주체(Self Identity)가 형성되지않고 혼란이 옵니다. 또 하나는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사상이 없다는 것입니다.이스라엘을 예로 들면 종교의 계율이나 탈무드 같은 지배사상이 있습니다.우리도 선비사상과 효사상이 뼈대를 이루는 유교사상이 있었으나 이제는 무너지고 없습니다.사회적인 가치와 기준이 붕괴되고 없는 소위 아노미현상에 빠져 있어요.나와 사회가 소원해지는 현상이지요. ▲진민자원장=지난 몇십년동안 사회는 점점 나빠지고 있고 그때마다 사회 병리현상이다 산업화의 후유증이다하고 지적만해왔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없었어요.문제가 생기면 지식인들은 똑같은 소리만 해왔을 뿐입니다.누구의 잘못을 얘기하는 것을 떠나 우선 급한 것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견지에서 문제를 뿌리까지 해결하기위해 행동언어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에게는 그것이 없습니다.그에 대한 방안의 하나로 가정교육의 모델을 만들어야합니다.예전에는 그런 것들이 있었습니다.옛날 사람들은 여자는 일곱살 남자는 여덟살부터 자기생각이 싹튼다고 여겼습니다.남녀칠세 부동석이란 말도 있지않습니까.그러다가 여자 14세 남자 16세가 되면 어른 연습을 시켰습니다.그런 것들이 구체화된 것이 관례였습니다.댕기머리는 아이이고 머리올리면 어른이라는 것등입니다.여자 21세 남자 24세가 되면 결혼을 시켜야한다고 생각했고요.육체적 성숙과 함께 연습기간을 두어 훈련을 시켰던 것이지요. 그런데도 요즘 지식인들의 분위기는 유교사상만 얘기하면 입을 다뭅니다.쓸만한 것은 문화적 전통기반을 통해 현대화시켜 나가야하는데도 뭉개버리고 문화적 퇴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문화적 전통과 의식이 잘못된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과거는 단절하고 현상만 논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효를 구체화시켜야 합니다.부모가 성실하면 아이가 비뚤어지지 않습니다.기독교에서도 도에 대해서 많이 말하고 있습니다.도는 동양적 개념인데도 말입니다. ▲이필상교수=우선이번과 같은 흉악범죄들이 일어나는 원인을 몇가지 짚어보고자 합니다.첫째로 경제발전이 잘못되면 자연파괴현상이 나타나듯이 이번 사건들을 이른바 천민자본주의의 증후군으로 봅니다.향락과 쾌락을 추구하는 타락적 이기주의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다음으로는 돈을 벌기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치관입니다.또 일부계층에 위선이 팽배해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잘못이 없다고 자신들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마지막으로 교육의 비인간화를 지적하고 싶습니다.한번 잘못을 저지르면 영원히 사회에서 버림받아 낙오될 수 밖에 없는 현실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원장=살인등 맹목적인 범죄를 분석해 보면 공통점은 자라온 가정이 불행하다는 점입니다.아버지로부터 매를 심하게 맞는다든지 인간적인 대우를 못받아 자신을 못난이로 비하하고 아버지에 대한 증오감이 생기면서 범죄로 이어진다는 얘기죠.문제는 그러다 보니 자신의 범죄에 대한 잘못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 통계를 보면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가운데 정상가정 청소년의 범죄는 전체의 3%인 반면 결손가정 청소년의 범죄는 전체의 17%나 차지하고 있어요. 따라서 가정의 재정립을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분담이 뚜렷해야 합니다.아버지는 양심과 힘의 상징으로 모든 도덕행위의 기준이 되고 어머니는 지혜와 심성을 가르치며 정서적인 함양에 힘써야 해요. 특히 가정교육과 관련해서 언어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습니다.인성교육이 중요시되는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방송드라마의 저속한 언어남발과 이상야릇한 청소년들의 옷차림은 청소년들의 가치관에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방송언어의 순화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입시위주의 틀에 얽매여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체육대회·음악발표·웅변대회등을 열어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도와야 한다고 봅니다. ▲진원장=전적으로 동감입니다.「세살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세살부터 부모말을 알고 들으니까 이때부터 부모들이 기준을 잡아 어린이를 올바르게 교육시켜야 한다는 뜻이죠.어릴때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요즘 언론에서 환경운동을 많이 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인간환경운동입니다.유형적인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더 중요한 것은 무형적운동입니다.국가적 생존경쟁때문에 유형적이고 감각적인데만 치우쳐 있어요.단계적으로 전략을 세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합니다.우리 지식인들중에는 행동하는 지식인이 없습니다.세미나다 회의다 해서 문제제기만하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교수=이번 지존파등 흉악범의 범죄는 사회를 파괴하는데 목표를 둔 악의범죄였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병리현상으로 지적하고 싶습니다.그러나 이를 좀더 큰 시각에서 보면 사회를 이끌고 있는 사회지도층에도 다소 책임이 있다는 점입니다.지도층이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등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또 그동안 우리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소득분배의 격차,도·농간의 격차,지역격차,힘의격차등도 사회갈등 유발의 한 요인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진원장=맞습니다.그러나 저는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근본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문제가 생기면 자신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남의 탓으로 돌리거든요.사회현상을 분석하면서도 철저히 자기도 그 부분에 어느정도 책임이 있는가를 따지는 자기성찰은 없고 남의 문제인양 말한다는 것입니다.한마디로 문제해결에 자신과 사회를 함께 분석하는 안팎의 시각이 없다는 거죠. 그리고 남녀평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습니다.남녀평등만 주장해 왔지 남녀평등에 대한 후유증을 반성하는 기회는 실제로 없었던게 사실입니다.말하자면 남녀평등의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예깁니다. 예를 들자면 「YOU 문화」를 들수 있습니다.서구에서 부부사이는 물론 상하관계없이 부르는 호칭인데 우리 부부사이에서도 「야·자」를 쓰고 있습니다.그래서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문화의식과 가정교육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부모부터 원칙을 세워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이교수=사회정책방향을 설정해 어떻게 사회를 이끌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절실한 과제입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부패의 척결입니다.대표적인 것이 인천 북구청비리입니다.어떻게 국민의 혈세를 몇십억씩이나 착복할 수 있습니까.이런 일들이 국민들이 방향감각을 잃고 파행적 행동을 하도록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다른 하나는 경제제도의 개혁입니다.금융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강한 의지를 갖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경제제도를 보완해야합니다.지하경제를 척결해 세금을 철저히 징수해야하고 중앙은행을 중립화해 돈을 대기업과 권력이 아닌 국민에게 흐르도록 해야합니다. 또 과소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일부 계층의 소비문화는 돈쓰는 소비에 너무 집중돼 있어요.돈 가진 사람들의 소비행태를 보면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돼요.외제 좋아하고 사치스럽고 비싼 물건들만 사서 자랑하는 사람들이 그 자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습니까. 돈에도 도덕성이 있다고 봐요.맹목적인 과소비가 없어져야하고 사회운동차원에서 소비문화를 개혁해야합니다. ▲진원장=좋은 말씀입니다.이런 것들이 사회운동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교수=돈 가진 사람들이 가치있게 돈을 쓰게끔 만드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돈을 쓰면 사회적인 보상을 받도록 하자는 것입니다.돈이 있어 준다는 식의 비아냥보다는 박수갈채를 받을수 있는 풍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그전에는 돈을 쓰면 돈있는 사람이므로 당연한 것쯤으로 생각하고 말았거든요. ▲진원장=말없이 어려운 곳에 돈을 희사하는 독지가를 언론이 발굴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누군가가 나서서 밑에서부터 위까지 사회봉사활동을 활성화시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빨리 시작하는게 상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교수=결론적으로 이번 사건들을 단순사고로 마무리해버리지 말고 사회위기로 인식해 정부 사회단체 지식인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책임을 지고 나서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제2의 사회를 건설한다는 생각으로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서열·능력 위주 발탁… 안정 강조/검찰인사 이모저모

    ◎서울지검장 최영광·김태정씨 경합/최환검찰국장 주사파 수사로 “신임”/고검장급 4명 승진 “순리대로 결정” 14일 단행된 검찰인사는 「서열」과 「능력」을 중시,승진 또는 발탁함으로써 안정을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검찰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검찰의 꽃」인 서울지검장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모아졌는데 결국 최영광 법무부검찰국장으로 낙점. 최검사장은 사시4회 동기생인 김태정대검중수부장과 한치 양보없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여 검찰수뇌부조차 「감」을 못잡는 우여곡절속에 결정. 김두희법무부장관과 경기고(55회) 동기생인 최국장은 과묵한 성격에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마당발」로 알려진 김부장은 새정부출범이후 사정수사의 핵심멤버로 인정받은 것을 비롯해 각계 각층인사들과의 폭넓은 교류로 명승부를 연출. ○…검찰 2인자 자리인 대검차장도 바뀔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으나 송종의차장이 그대로 유임돼 건재를 과시.사시 2회 선두그룹으로 법무연수원장으로 전진배치된 김기수부산고검장은 동기생 선두그룹보다 1∼2년 늦게 「3순위」로 검사장대열에 합류했지만 마침내 다른 동기생들을 제치고 맨먼저 서울지역에 입성. 이에 따라 내년 9월로 2년임기가 끝나는 김도언검찰총장의 후임을 놓고 이들 2명과 서울고검장에 전보된 김기석법무차관등 3명이 또다시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서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 ○…지난해 동기생 9명이 검사장에 승진,만만찮은 「세」를 과시하고 있는 사시8회 출신 검사장들은 이번 인사에서 3명이 일선검사장으로 진출.사시8회는 전체 검사장급 이상 검찰간부 39명중 23%를 차지해 검찰내 최대계보. 안강민대검감찰부장이 공안부장에 발탁돼 가장 각광을 받았는가 하면 김수장법무부보호국장은 법무실장으로 자리를 바꿔 김장관의 「신임」을 입증. ○…고검장급 4자리에 당초 예상대로 사시2회의 김정길수원지검장·김택수교정국장,사시3회의 김종구서울지검장·최명선대구지검장이 승진하자 『순리대로 결정된 것』이라고 평가. 반면 5개의 검사장자리를 놓고 사시9∼10회의 선두그룹이 경합을 벌였으나 사시9회의 이태창서울동부지청장과 사시10회의 주선회서울지검3차장·송인준서부지청장·박주환남부지청장·한광수부산동부지청장이 검사장대열에 합류. 곧 단행될 검사장급 이하 후속인사에서는 사시11회들이 재경지청장을 맡고 사시8회와 더불어 인재가 많기로 소문난 사시12회들이 서울본청 1∼3차장을 맡을 것으로 보여 동기생 10여명 사이에 탐색전이 가열. ○…장관·총장 다음으로 검찰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검찰의 핵」으로 불리는 검찰국장에 사시6회의 최환대검공안부장이 사시5회 선배들을 제치고 차지한데 대해서는 『최근 주사파학생들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고위층의 신임을 얻은데다 정부핵심인사들과도 가까워 측면지원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대검중수부장에는 본래 「수사통」인 사시5회의 이원성형사부장이 올라 검찰수사를 총괄하게 됐으며 중수부장감으로 손색이 없는 사시7회의 심재윤강력부장은 다음번 인사에서 중수부장자리를 이어받을 전망. ◎김종구법무차관/꼼꼼한 일처리로 신망 두터워 조용하면서도 일을 꼼꼼히 챙기는스타일로 검찰내 신망이 두텁다.충청도 양반답게 아랫사람들에게도 절대로 반말을 하는 법이 없다.서울지검장으로 있으면서 후배검사들과 매주 산행을 해온 등산애호가.엄청난 독서량으로 전문가 뺨치는 식견을 가지고 있다.부인 박종희씨(48)와 2남 1녀. ▲충남 대전(53) ▲대전고·서울법대·사시3회 ▲서울지검1·3차장 ▲법무부기획관리실장·대전지검장·검찰국장 ▲서울지검장 ◎김택수부산고검장/원만한 성격에 입담도 수준급 걸쭉한 입담에 사투리가 심하다.고시에 늦게 합격,대학후배들 밑에서 일한 적이 많지만 원만한 성격으로 융화에 적격이라는 평.애주가로 술을 많이 했으나 최근에는 삼가고 있다.검사장 승진까지 선두를 달리다 다소 밀리는 느낌을 주었으나 고검장에 올라 금의환향하는 셈.부인 옥상인씨(51)와 2남2녀. ▲경남 창원(58) ▲마산고·서울법대·사시2회 ▲서울지검 공안1부장 ▲제주·창원지검장 ▲법무부 교정국장 ◎김정길광주고검장/조세분야 전문가… 「박사검사」 동기생중 가장 늦게 검사장에 승진했으나 고검장에 오른 대기만성형.수더분한 인상에 후배검사들에게는 「맏형」처럼 대한다.조세분야에 관한 전문가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지방에 혼자 내려가 있을때는 매일 밤마다 집에 전화를 걸어 가족의 안부를 묻는 등 자상한 면이 있다.부인 박화순씨(49)와 2남2녀. ▲전남 신안(55) ▲조대부고·고려대·사시2회 ▲사법연수원교수 ▲서울지검3차장 ▲전주·광주·수원지검장 ◎최명선대전고검장/불평없이 소임 다하는 선비형 말수가 적고 샌님 같다.사시3회 동기생인 김종구서울지검장과 헌재재판관에 발탁된 신창언전부산지검장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으나 불평없이 묵묵히 일해온 선비형.자신을 드러내는 일 없이 소임을 다한다.김기석·심재륜씨와 함께 검찰내 서울고 인맥을 끌어 왔다.부인 이선희씨(46)와 1남1녀. ▲평북 창성(54) ▲서울고·서울법대·사시3회 ▲서울지검 서부·남부지청장 ▲제주·청주·대구지검장 ◎최영광서울지검장/기획·분석력 등 업무능력 탁월 기획과 분석력등 업무능력이 탁월하다.이 때문에 5공 당시 본의 아니게 청와대파견근무를 한 적이 있어 구설수에 오르기도.말수가 적은 대신 한번 사귄 사람과는 우정이 변치않는 지조파.인재가 많기로 소문난 경기고 55회 출신이며 김두희장관 이후 경기고인맥을 이끌어갈 관리자로 통한다.부인 손정호씨(49)와 1남1녀. ▲서울(54) ▲경기고·서울법대·사시4회 ▲검찰1과장 ▲서울남부지청장 ▲청주지검장 ▲대검강력부장 ▲검찰국장
  • 노인정/정자:중(서울 6백년만상:57)

    ◎풍은 부원군 조만영의 필동 정자서 유래/명문대가·고관·문인들 모여 풍류 즐겨/마포 「망원정」은 임금도 자주 드나들어 갈데없는 도시노인들이 모여 심심파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노인정.아파트지하실에 차려졌건,아니면 공원모퉁이에 지은 가건물이건 노인들을 위한 휴식장소를 두고 사람들은 정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이를 노인정으로 부르는데 이는 서울에 실제로 있던 「노인정」에서 유래됐다고 전해 진다. 1800년대초 풍은부원군 조만영이 중구 필동2가 남산 북쪽기슭에 세운 「노인정」이라는 정자가 바로 그것. 주변은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깊어 많은 노인들이 몰렸다.특히 당대 명문가이던 풍양조씨 일가의 고관들을 비롯,안동금씨·동래정씨등의 문인·대관들이 모여 풍류를 즐겼다. 한말의 풍운이 불어닥치던 시절에 선비들이 세상일을 등지고 풍류에만 젖어 있다 하여 뜻있는 사람들은 이를 풍자하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노인정위에 어린이가 노나/삼월의 복사꽃이 물을 어지럽히는데/평생토록 세상일도 모르고/날마다 풍류로 늙어가네.」 노인정은 역사적인 한일간 회담이 열려 더욱 유명하다.1894년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노리던 일본은 내정간섭을 본격화할 목적으로 5가지 내정개혁안을 들고 일반백성이 눈치챌세라 인적드믄 노인정에서의 회담을 제의했다. 그해 6월8일부터 3차례에 걸쳐 회의가 열렸으나 3차회담에서 우리측이 내정간섭이라는 이유로 일본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회담은 결렬됐다.그러자 일본은 군대를 이끌고와 경복궁을 포위하고 대원군을 입궐시켰다.이 사건은 이른바 갑오경장으로 이어진다.말하자면 노인정은 일본침략의 도화선이 된 불쾌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였던 것이다.노인정은 일제시대에도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해방후에는 불교부인회에서 사용했다가 지금은 개인주택이 들어서 있다.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망원정」은 조선시대 임금들이 자주 드나들며 세상사를 논하던 곳으로 유명하다.태종의 둘째아들인 효령대군이 별장삼아 지은 망원정의 본래 이름은 희우정.효령대군의 아우인 세종이 바깥에 시찰을 나갔다가 정자에 들려 가뭄걱정을 하며 얘기를 나누던중 때마침 비가 내렸다는데서 유래되었다. 성종때에 이르러 희우정은 다시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별장이 됐으며 월산대군은 정자를 크게 수리하고 이름을 망원정으로 바꿨다.정자에 올라 앉으면 먼 경치까지 전부 바라볼수가 있다고 해 붙여졌다.성종도 역시 세종때의 일을 본따서 매년 봄이면 망원정에 나가 농사일등 세상 돌아가는 일을 살피고 여러 문신들에게 시를 짓게해서 현판에 걸었다. 그러나 이러한 유서깊은 망원정도 연산군에 의해서 일대 위기를 맞게 된다.궁중에서의 향락만으로는 부족해 각 명승지를 찾아 연회를 베풀던 연산군은 망원정의 절경에 취해 1천명이 들어앉을수 있도록 새로 지으라고 했다.그리고 연산군 12년 7월 망원정에서 바라다 보이는 곳은 공사 건물을 막론하고 모두 철거하라고 해 양화진에서 마포에 이르는 일대가 허허벌판이 될 판이었다.그러나 그해 9월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이 쫓겨나 공사는 즉각 중지되고 망원정은 살아남을수 있었다.망원정은 조선말기에 없어졌다가 88올림픽이후 한강변유적 복원사업으로 정자로는가장 먼저 복원됐다.
  • 압구정/한명회가 은퇴 앞두고 지어/정자:상(서울 6백년만상:56)

    ◎한강 보이는 절경에 자리… 풍류객 줄이어/세검정은 총융청 군인 여가용으로 세워 「산수가 좋은 곳에 놀기 위해 지은 집」이라는 사전적 의미와 같이 정자는 우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고 생활의 여유를 형이상학적으로 나타내는 공간이었다. 정자에서 선비들이 술잔을 나누거나 바둑을 두고 거문고를 타는 것은 요즘 사람들이 다방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서울에는 옛날부터 많은 정자가 있었다.남산과 북한산의 계곡은 물론이고 한양의 남쪽을 흐르는 한강변에 많은 정자가 지어졌으며 이곳에서 시인·묵객들은 경치를 즐기면서 많은 시가를 남겼다. 오늘날 서울의 지역이름으로 유명한 압구정과 세검정은 이러한 정자 명칭에서 비롯되었다. 강남구 압구정동은 조선초 유명한 권신인 한명회가 지은 「압구정」이라는 정자에서 유래되었다. 성종때 정계은퇴를 앞둔 한명회는 명승지를 찾아 풍류로 세월을 보내기 위해 지금의 압구정동 산 310의3 부근 언덕에 압구정을 지었다. 압구정이 위치한 곳은 지금의 압구정동 456현대아파트 72동과 74동 사이로 잠실쪽에서 흐르는 한강줄기가 서남쪽으로 꺾어지는 모습이 내려다보이고 닥나무가 무성했던 저자도가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절경의 땅이었다.압구정이란 「오리·갈매기와 사귀는 정자」라는 뜻으로 세속의 일을 잊어버리고 갈매기를 벗삼아 남은 생애를 조용히 보내겠다는 뜻을 담아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정자이름과는 달리 권세와 명리에 밝은 한명회가 권력을 놓을 생각을 않자 성종때의 문신 최경지는 압구정을 지나면서 『임금의 은총 깊으니 정자가 있어도 와서 즐길 시간이 없네.가슴속에 공명심만 없어진다면 오리·갈매기와 사귈 수 있으리』라는 시를 지었다. 주인이야 어떻든 조선 말기까지 많은 명사·시인들이 찾아와 풍류를 즐기고 명시를 남겼던 압구정자리에는 지금 고층아파트들만이 숲을 이루고 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이와는 달리 자하문밖 종로구 신영동 사천계곡옆에 6각형 모양으로 지어져 오늘날에도 모습을 볼 수 있는 세검정은 오히려 그 유래가 분분하다. 1623년 인조반정때이귀·김유 등이 광해군 폐위를 논하면서 이곳에서 칼을 씻었다는데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으며 연산군이 유흥을 위해 세웠다고도 전해진다. 그러나 영조 24년(1748년)에 북한산성의 수비를 맡던 총융청 군인들이 군영 부근의 경치좋은 곳을 택하여 여가를 즐기기 위해 세웠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세검정 일대는 북한산 남쪽기슭과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냇물을 이루고 뒤에는 북한산의 연봉이 아늑하게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등 산수풍경이 절정을 이뤄 계절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물이 워낙 맑아 역대 왕들의 실록이 완성되면 그 실록 초고를 이곳에서 세초해 기록을 없애고 종이는 재생하여 썼다고 전해진다. 임금들은 실록을 완성한 뒤 이곳을 찾아와 연회를 베풀었으며 물이 불어날 때는 도성사람들이 몰려와 물구경을 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세검정은 1941년 인근에 있던 종이공장 화재때 불타 없어졌으나 지난 77년 옛모습 그대로 복원되었다.
  • 우리춤 뿌리찾기 전국답사/성기숙 문화재연 무용연구원(인터뷰)

    ◎“우리춤 국제화에 앞장설터”/권번출신 무용가등 72명에 유래조사/“3년 연구결과 내년 보고서 내겠어요” 『우리 춤의 뿌리를 찾기 위해 진주·동래·밀양등 전국의 18개지역에서 72명의 전통무용가들을 만나 춤의 유래와 구성·의상·도구등을 조사해본 것만 해도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간에 걸친 연구조사 내용은 오는 95년 실연장면사진과 함께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의 예능민속연구실 무용담당연구원 성기숙씨는 『특히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기생조합인 권번출신의 무용가들이 얼마 생존해 있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들로 부터 증언을 들은 것은 귀중한 자료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지난 91년 중앙대에서 『기녀및 교방춤에 대한 사적고찰』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우리 춤의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문화재관리국에 연구원으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전수조교인 김정녀씨의 지도로 문화재조사연구사업의 하나로 우리춤의 연구를 시작했다. 『우리 춤과 가락의 전수자들인 기녀들은 시와 서화에 능한 인텔리였을 뿐만 아니라 선비와 한량들과 어울려 노는데 부족함이 없는 멋쟁이들이었습니다』 중국의 당나라 때 궁중무용의 교습소로 세워진 교방이 고려 때 우리나라로 전래되어 이조 때에는 중앙에는 여낙 지방에는 교방청이 설치운영되어 우리 전통무용의 교육기관이 되어왔다. 교방청의 기녀들이 많을 때는 1천여명에 이르며 궁내에 거주하는 기녀만해도 3백여명이나 됐다. 이 교방청에서 승무·살풀이춤·한량무·입춤·검무등이 전수되었다. 그동안 살풀이춤과 승무등의 연구는 비교적 많이 되어왔으나 한량무나 입춤·검무등은 집중적으로 연구되지 못했다. 한량무란 워낙 한량과 기녀·승려·상좌·별감·주모·마당쇠등이 7인무로 남녀의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으며 현재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돼 있다. 성연구원은 보고서 작성이 끝나면 우리 춤의 국제화에도 앞장서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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