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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층이 선비정신 계승을”

    “그 옛날 선비가 가장 먼저 자기를 닦고 솔선수범했듯이 지식인과 지도층이 수신제가(修身齊家)하는 것이 선비정신을 이어받는 길입니다.” 김병일(64)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선비정신 전도사로 나섰다. 김 전 장관은 7일 퇴계학진흥협의회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샹제리제 웨딩홀에서 개최한 월례 조찬모임에서 ‘21세기 한국사회와 선비정신’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선진사회의 덕목으로서 ‘선비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부산 메세나운동 확산

    올 들어 부산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업들의 ‘메세나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와 신세계백화점은 7일 부산 해운대 웨스틴 조선비치호텔에서 오는 9월 개최되는 부산비엔날레 행사에 2억원을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한다고 6일 밝혔다. 신세계가 지원하는 2억원은 2000년 부산비엔날레가 본격 출범한 뒤 단일 기업으로 가장 큰 액수이다. 이에 앞서 지역 기업체인 부산은행도 지난달 29일 부산국제연극제 조직위원회에 향후 5년간 1억원을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은행은 앞서 3월에는 부산시립예술단과 가마골소극장에 5000만원과 2500만원을 후원했으며, 지난해에는 지역 예술단체 지원을 위해 5억원을 내놓았다.이 밖에 지역 의류업체인 세정㈜이 3억원을, 부민병원이 요산 김정한 선생 기념사업회 운영비로 3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지역 업체들의 메세나운동 참여가 늘고 있다. 부산시도 지난달 29일 메세나 활성화를 통한 부산의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위해 부산상공회의소, 한국예총 부산시연합회와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1기업 1문화예술단체 자매 결연’을 추진하는 등 메세나 운동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업체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메세나사업 참여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역 순수 문화예술 단체들의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Local] 고교생 과거시험 체험행사

    부산 동래구의 고등학생들이 7일 조선시대 선비의 과거시험 체험에 나선다. 부산 동래구청은 7일 동래구의 4개 고교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 35명을 대상으로 ‘장원급제 과거시험장 체험행사’를 갖는다고 5일 밝혔다. 학생들은 동래향교 대성전에서 갓을 쓰고, 괴나리봇짐을 멘 채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상경하기 전에 치렀던 의식인 ‘고유례(告由禮)’를 거행한 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한다. 학생들은 또 성균관에서 성균관대 최영갑 교수 등으로부터 과거시험과 성균관의 역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서울대를 방문, 규장각과 수의과학대의 실험실습장을 찾는 등 캠퍼스 투어를 할 계획이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靑 직원들 “구둣방 아저씨 돕자”

    청와대 직원들이 뇌종양으로 병상에 누운 ‘구두닦이 아저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었다.1일 청와대에 따르면 청와대 직원들은 30일 뇌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한 강해구(39)씨의 병원비에 보탬을 주기 위해 560만원을 모금해 전달했다. 현재 추가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강씨는 2004년부터 청와대 안에 설치된 구둣방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월 1만원씩을 받고 구두 수선과 구두닦이 일을 해 왔다.91년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얼굴이 비뚤어지는 안면장애와 시력장애를 입었다. 이후 큰 문제 없이 지내다가 최근 계속되는 어지럼증에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 재발 진단을 받았다. 다음주 수술을 받을 예정인 강씨는 임신 7개월의 아내와 6살 딸,4살 아들을 두고 있다. 한 청와대 직원이 구둣방에 갔다가 강씨 얼굴의 상처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자 강씨가 “다시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내가 울고불고 난리다.”라는 사정을 털어놓았다.이 직원은 강씨의 딱한 사정을 청와대 내부 게시판을 통해 알렸고, 직원들은 자발적인 성금 모금 운동을 벌였다. 한 직원은 “꼭 돌아오시라.”며 1년치 구두수선비를 미리 내놓았고, 일부 부서는 간식비 등을 몽땅 전달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최고과학기술인상’에 김기문 교수 등 4명

    ‘최고과학기술인상’에 김기문 교수 등 4명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상금이 3억원에 달하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 4인이 선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현대중공업 민계식(66) 부회장과 포스텍 김기문(54) 교수, 서울대 최양도(55) 교수, 울산의대 송호영(54) 교수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2003년 개편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자연과학과 공학, 농수산, 의·약학 등 4개 분야에서 매년 최대 4명의 수상자를 선발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상장과 3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공학, 자연과학, 농수산, 의·약학 분야에서 각각 선정된 수상자들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같은 영광을 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공학분야 수상자인 민 부회장은 ‘으뜸가는 선비는 상이나 명예를 바라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상사망명’(上士忘名)을 수상소감으로 밝히며 “연구한 결과물들이 제품화되는 것을 보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교수는 위아래가 열려 있는 통 모양의 화합물인 ‘쿠커비투릴’ 동족체와 기능성 유도체 합성법을 최초로 발견해 약물전달과 촉매, 바이오칩, 나노소자, 다공성물질 합성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열며 초분자화학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교수가 2000년 ‘네이처’에 발표한 키랄 다공성물질 연구는 900회 이상 인용돼 순수 국내 연구업적 중 최다 피인용을 기록하고 있다. 농수산분야의 최양도 교수는 ‘유전자 이식을 통한 초다수확성 생명공학 벼’를 개발해 독일 바스프 플랜트사이언스에 기술을 수출했고 가뭄이나 저온 등 환경 스트레스에 잘 견디는 슈퍼 벼를 공동 개발해 인도에 기술을 이전했다. 최 교수는 “학생들이 밤을 새우면 선생이 상을 타는 것 같다.”고 겸손해하면서 “유전자조작작물(GMO)은 국내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일인데 이번 수상이 그런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의·약학 분야의 송호영 교수는 피복된 팽창성 금속스텐트와 제거할 수 있는 스텐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식도와 위장관, 눈물관, 혈관, 요도, 기도, 담도의 양성 및 악성 협착증을 개복수술 없이 치료하는 새로운 이론을 확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옥마을 개장 오후 10시로 연장

    서울시는 우리나라 고유의 야간 정취와 풍류를 알리기 위해 10월31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 관람시간을 오후 10시(기존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한다고 18일 밝혔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매일 저녁 피리, 해금, 아쟁 등 전통악기와 판소리, 민요 등 공연이 열리고 호롱불 아래서 아낙네의 다듬이질과 선비가 글 읽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또 한지 공예, 탁본, 매듭 공예 등을 배울 수 있는 전통공예 체험교실이 매일 운영된다. 양반, 수문장 등이 입던 전통복식을 입고 사진촬영을 해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 김찬웅 지음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 김찬웅 지음

    “손자가 세 돌 되는/윤 3월27일에/학질이라는 병을 얻었다/먼저 몸이 차가워지고 그 후에 열이 난다(…)/소고기와 생과일이/어린아이에게 병을 잘 일으킨다는데(…)/주고 싶지만 먹으면 비장(脾臟)을 상하게 할 것 같고/주지 않으면 화를 내고 울며 보챈다(…)/손자야, 너도 네 아이를 키워봐야/마땅히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시대가 달랐다고 손자를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이 달랐을까.‘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글항아리 펴냄)는 함의가 다채로운 조선시대 육아해설서이다. ●묵재 이문건의 ‘양아록´을 현대감각으로 재구성 글쓴이는 시나리오, 소설 등을 통해 글맛을 다져온 김찬웅 작가. 하지만 그의 텍스트는 조선 최초의 육아기록으로 알려진 ‘양아록(養兒錄)’이다.‘양아록’의 지은이는 묵재 이문건(1494∼1567).1519년 기묘사화에 연루돼 유배됐고 을사사화에 휩쓸려 다시 23년의 기나긴 유배로 생을 마친 비운의 조선 학자였다.‘묵재일기’를 통해 방대한 시대적 사료를 남긴 주인공이기도 한 그의 육아일기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자식들과 부인을 모두 잃고 그 자신 세상을 뜨기까지 무려 17년 동안 유일한 핏줄인 손자를 키우며 남긴 기록이 ‘양아록’이다. 대부분 한시로 쓰여진 원문을 책은 현대감각으로 재구성했다.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양육방법, 자녀훈육에 대한 당대의 시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읽을거리가 됐다. 이문건의 유일한 손자 숙길이 ‘양아록’의 주인공.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초년기,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로 구분지어 서술한다. 풍열, 간질, 두창, 홍역, 이질, 학질 등 온갖 병치레를 달고 사는 손자를 보며 할아버지는 애가 끓는다. 달리 손 쓸 방도가 없어 굿을 했던 시대 정황이 생생히 재현된다. 천연두를 앓은 지 13일 전후, 환부에 딱지가 생기며 병이 끝날 즈음 마마신을 공손이 돌려보내는 ‘마마배송굿’을 약 대신 ‘처방’해야 했다. ●“손자 아플 땐 두렵고 겁 나…” 애틋한 사랑 모두 45편의 글 가운데 질병과 관련된 것이 16편이나 된다. 몇 편의 일기에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점쟁이를 만났던 일, 옥황상제에게 축문을 올린 일 등이 상세히 실렸다. 안타까운 마음이 행간에 절절하다.“두렵고 겁이 나서 침이나 약을 쓸 수 없었는데 얼굴이 여위고 누렇게 뜬 모습이 가엾기만 하다. 그 후로 답답함과 근심을 견딜 수 없어 한가로울 때면 한숨이 새어나온다.” 조선시대 어린아이의 돌잔치 풍경을 옮겨놓은 대목 등은 특히 흥미롭다. 돌상에서 붓과 먹, 투환, 활, 쌀, 도장을 집어올릴 때마다 어른들이 아이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축원했는지 넘겨다볼 수 있다. 커가는 손자에게 ‘소학’‘대학’을 직접 가르치고 숙제를 내주며 때론 매를 드는 모습, 책을 읽지 않는다며 그네를 끊어버리겠다고 으름장 놓는 장면 등도 평범한 선비집안의 훈육과정을 가감 없이 대변해 준다. 조선의 출산, 육아문화 전반을 훑어볼 수 있는 시대의 거울로서 자잘한 정보들이 풍성한 읽을거리이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내 손목을 쥐여이다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내 손목을 쥐여이다

    신윤복의 그림 ‘손목’이다. 그림부터 꼼꼼하게 살펴보자. 장소는 으슥한 후원이다. 왜냐고? 오른 편에 허물어진 담장이 있지 아니한가. 담장 위에 풀까지 듬성듬성 자라 있다. 이런 까닭으로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 양반가의 으슥한 후원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양반가인가. 아낙네의 손을 잡아끄는 사내의 얼굴을 보자. 아직 수염도 안 자란 앳된 사내다. 그런데 사내는 사방관을 쓰고 있다. 지난번 ‘우물가의 사랑’에서도 말했지만, 사방관은 점잖은 양반네들이 주로 실내에서 쓰는 관이다. 집 주변은 쓰고 돌아다닐 수 있지만, 그렇다 해서 먼 곳으로 나들이할 때 쓰는 것은 아니다. 이 젊은 사내는 지금 후원 으슥한 곳에서 여자를 꼬드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는 누구인가. ●“봄의 생명력은 곧 성적인 힘이다” 여자의 신분 처지를 아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여자의 입성이다. 위에는 흰 저고리를, 아래는 푸른 치마를 입었다. 이 역시 앞의 ‘우물가의 사랑’에서 나온 옷차림이다. 삼회장은 어림도 없고 다만 고름만 자주색으로 했을 뿐이다. 여기에 신발을 보라. 짚신이 아닌가. 입성으로 보아 보잘것없는 양반가의 계집종인 것이다. 하기야 입성을 따지지 않아도 후원에서 남정네에게 손목을 잡힌 사람이라면 알 만하지 않은가. 아무리 간 큰 양반이라 해도 같은 양반 부녀자의 손목을 이렇게 거만한 얼굴로 덥석 잡을 수는 없는 것이다. 여자는 앳되고 고운 얼굴이고, 손목을 잡히자 엉덩이를 뒤로 잔뜩 빼고 얼굴에는 수줍음이 가득하다. 손목을 잡는다는 것은 성적 행위의 시작을 알리는 징표다. 남녀의 사랑은 결국 성행위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그 단계는 어떤 동물보다도 복잡하다. 얼굴을 바라보고 눈을 맞추다가 손을 잡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껴안고 가슴에 손을 대고, 그리고 최후로는 관계를 맺는다. 즉 손을 잡는 행위는 최후의 행위에 도달하기 위한 최초의 행위다. 말하자면 그것은 애정의 시작이요, 상징이다. 예컨대 이미 상대에게 익숙해진 연인들이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을 보라.‘우물가의 사랑’에서 소개했던 고려가요 ‘쌍화점’은 예외 없이 손목을 잡는 것으로 사랑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그 첫 부분을 모아서 읽어보자. 쌍화점에 쌍화 사러 가고신댄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여이다 삼장사에 불 혀러 가고신댄 그 절 사주 내 손목을 쥐여이다. 두레우물에 물을 길러 가곡신댄 우물 용이 내 손목을 쥐여이다 술 팔 집에 술을 사러 가고신댄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여이다 과연 사랑은 손목을 잡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다시 그림을 보자. 그림의 오른쪽 하단과 왼쪽에는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우고 있다. 봄은 일시 죽었던 천지에 다시 생명의 기운을 돌게 하는 계절이다. 봄이 되면 처녀 총각이 바람이 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그림의 오른쪽 상단의 화제를 옮기면 이런 뜻이 된다.“빽빽한 잎사귀 푸른 빛을 쌓아가고/ 무성한 잎사귀에 붉은 꽃잎 조각조각 떨군다(密葉濃堆綠,繁枝碎剪紅)” 봄의 생명력은 곧 성적인 힘이다. 꽃은 식물의 성기다. 그런 고로 그림 속에 붉은 봄꽃을 그린 것은 성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신윤복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자, 이제 배롱나무 옆에 있는 거대한 괴석을 보자. 괴석을 정원에 두는 것은 오래된 풍습이지만, 이렇게 거대한 괴석은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그림 속에서 괴석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크다. 거기다 괴석은 땅에 뿌리를 박고 위로 치솟아 있다. 직선으로 솟은 것이 아니고, 왼쪽 뿌리 부분이 옆으로 불룩 나와 있다. 그리고 괴석의 윗부분의 몸체는 무언가 흰 액체가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이 나게 그려 놓았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이것은 남성의 성기다. 그렇다면 이 그림의 의미는 분명하다. 이 그림의 꽃과 괴석은 각각 여성과 남성의 성욕을 상징하는 것이다. ●서얼의 탄생을 알리는 그림 현실로 돌아오면, 양반 남성이 자기 집안의 계집종을 건드리는 것은 허다하게 있는 일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자란 그렇게 해서 나는 것이었다. 즉 양반 남성이 정식 아내가 아닌 양인의 여성과 관계하여 자식을 낳으면 서자가 되고, 만약 관청이나 사가의 여성과 관계하면 얼자가 된다. 그 둘을 합쳐서 서얼이라 한다. 조선시대의 무수한 서얼들은 바로 그렇게 세상에 나왔던 것이니, 이 장면은 바로 그 서얼의 탄생을 알리는 그림이기도 한 것이다. 양반들은 계집종을 건드리는 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성여학이 지은 ‘속어면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떤 선비가 계집종을 건드리는 데 능란했는데, 어느 날 아내에게 들키고 말았다. 선비는 계집종을 건드리고 그 흔적을 감추고자 하였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오래된 친구에게 그 고충을 토로하였다. “한밤중에 종년을 덮치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이 없지만, 마누라에게 들킬까봐 이게 가장 큰 걱정이야.” “묘한 방법이 있으니, 한 번 시험해 보지 그래.” “그래, 제발 좀 일러 주어.” “계집종을 건드리는 데 열 가지 격식이 있어. 첫째, 굶주린 범이 고깃덩이를 탐하는 격이니, 계집종을 건드리겠다는 마음을 먹는 단계지. 둘째, 해오라기가 물고기를 엿보는 격이니, 목을 빼고 계집종을 몰래 살피는 단계지. 셋째, 늙은 여우가 얼음 아래 물소리를 듣는 격이니, 마누라가 잠이 들었는가를 살피는 단계지. 넷째, 매미가 허물을 벗는 격인데, 이불 속에서 몸을 빼는 단계지. 다섯째는 영리한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격이니, 여러 방법으로 계집종을 희롱하는 단계지. 여섯째는 푸른 매가 꿩을 덮치는 격이니, 재빨리 계집종을 덮치는 단계지. 일곱째는 옥토끼가 약을 찧은 격이니, 그 환희의 순간을 형용하는 단계지. 여덟째는 용이 여의주를 토하는 격이니, 비유컨대 정(精)을 토하는 단계지. 아홉째는 소가 달을 보고 헐떡이는 격이니, 피곤하여 숨을 몰아쉬는 단계지. 열 번째는 지친 말이 집으로 돌아오는 격이니, 몰래 자기가 자던 방으로 돌아오는 단계지.” ●수신 교과서 ‘소학´은 남녀 분리 강조 다음날부터 선비는 이 방법을 써서 다시는 들키지 않았기에 마음속으로 무척 다행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다시 신윤복의 그림 ‘봄날’을 보자. 나뭇가지에는 연녹색 잎이 솟아나오고 있다. 그림 왼쪽의 남자와 여자를 보자. 남자가 입고 있는 옷은 철릭이다. 주로 무관이 입던 옷이니, 이 남자는 무반에 속한 양반으로 보인다. 여자는 짚신을 신고 앞치마를 두르고 봄날 나물을 캐러 갔으니, 양반이 아닌 계집종이거나 민간의 여염집 여자다. 그런데 웬일인가. 사내가 나물바구니에 슬쩍 손을 대고 있지 않은가. 사내의 얼굴을 보라. 벌겋다. 이 사내는 낮술에 취해 있다. 봄날 어디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아는 계집종(혹은 동네 여자)을 만났다. 캔 나물을 보자며 말을 붙이고 손을 바구니에 댄다. 여자가 해사하게 웃고 있으니 싫지 않은 눈치다. 이 둘은 이미 감정의 교환이 일어난 상태다. 남녀의 일은 이렇게 해서 시작된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철석같이 믿고 따랐던 수신교과서 ‘소학’은 남자와 여자의 분리를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물건을 건넬 때도 직접 주고받지 않는다. 남자가 물건을 내려놓고 가면 여자가 와서 그것을 집어가야 한다는 것이 ‘소학’의 주문이다. 한데 어떤가. 이 그림을 보면 양반은 후원에서 계집종의 손을 덥석 잡고, 낮에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나물 뜯는 아낙네의 바구니에 손을 대면서 수작을 건다. 어떤 것이 양반의 리얼리티인가.‘소학’의 지시를 따라 사는 것이 양반의 실제 모습의 한 축이라면, 그 축이 배제했던 욕망의 지시대로 사는 것도 한 축이다. 다만 나는 후자가 보다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 도덕은 사라질 수 있지만, 인간의 욕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그것을 말하고 있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63)현존 最古 거문고 ‘탁영금’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63)현존 最古 거문고 ‘탁영금’

    거문고는 친숙한 악기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거문고 음악과 가까워지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연주하는 악기라기보다는, 스스로 성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는 선비의 분신(分身)이었다는 이 악기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겠지요. 거문고는 명주실로 꼰 여섯개의 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율을 타는 것은 둘째 줄인 유현(遊絃)과 셋째 줄인 대현(大絃)이지요. 유현은 맑고 부드러운 소리가 나지만, 굵고 투박한 대현은 그저 손가락으로 뜯어서는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해죽(海竹)으로 만든 술대로 힘차게 내리쳐야 특유의 깊이 있는 소리가 울려나오지요. 거문고는 당연히 현악기이지만, 음색은 그래서 타악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마추어가 제대로 연주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물 957호… 국립대구박물관서 전시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풍류를 아는 선비 치고 거문고를 가까이 두지 않은 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가 생각이 흩어질 때 거문고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한 음씩 짚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집중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지요. 물론 거문고를 가까이 둔다고 해서 연주 실력까지 출중했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그저 담백하게 소리의 여운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귀 정도만 갖추고 있다면 족했겠지요. 탁영금(濯纓琴)도 기개있는 선비의 친구로 역할을 해낸 거문고입니다. 탁영(濯纓) 김일손(金馹孫·1464∼1498년)이 타던 것이지요. 탁영의 후손이 물려받은 이 거문고는 보물 제957호로 지정되어, 지금은 국립대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탁영금은 남아있는 거문고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김일손이 27세이던 1490년(성종 21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요. 악기의 윗단 복판에는 ‘濯纓琴(탁영금)’이라는 글자가 오목새김되어 있지요. 탁영이 세상을 떠난 뒤 옥강이라는 선비가 탁영의 거문고라는 사실을 밝혀놓으면서 함께 새겨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탁영금은 김일손의 손때가 묻은 거문고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눈길을 끄는 존재가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김일손은 무오사화(戊午士禍)의 대표적인 희생자였지요.1498년(연산군 4년) 그를 비롯한 신진사류가 유자광을 중심으로 한 훈구파에 화를 입은 사건입니다. 고향인 경상도 청도에 머물던 김일손은 의금부에서 관헌들이 체포하러 오자 “지금 내가 잡혀가는 것이 사초(史草)에서 비롯되었다면 반드시 큰 옥(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하지요. 무오사화를 史禍(사화)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때 김일손·권오복·권경유 세 사신(史臣)이 대역죄로 몰려 온 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능치처사(陵遲處死)를 당했는데, 김일손의 나이 만 34세였습니다. ●100년된 나무 문짝 직접 구해 만들어 김일손이 남긴 ‘탁영집’에는 거문고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전합니다. 그는 자신이 탈 거문고를 자신이 직접 구한 나무로 만들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노파의 집에서 좋은 재료를 얻게 되었는데, 바로 문짝이었지요. 노파에게 문짝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물었더니,“근 백년 된 것인데 문 한짝과 지도리는 망가져서 이미 땔감이 되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나머지 문짝으로 거문고를 만들어 타니 소리가 맑았는데, 밑바닥에는 문으로 쓰이던 때의 못 구멍 세 개가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하지요. 이후 김일손이 유능한 젊은 문신들에게 독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가를 주는 사가독서(賜暇讀書)에 들어있는 동안 권오복과 나눈 대화내용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그림으로 그려놓은 학은 욕심이 없으니, 나는 거문고에 학의 그림을 그려 넣어 욕심없는 부류를 따르겠다.’고 말하고는 거문고에 학을 그려넣게 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탁영금에는 학이 그려져 있습니다. ●스트라디바리의 걸작보다 일찍 ‘탄생´ 탁영금은 악기이지만, 역사에 구체적인 흔적을 뚜렷이 남긴 젊은 선비의 기개가 담긴 정신적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가장 훌륭한 바이올린을 남겼다는 이탈리아의 현악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년)의 걸작보다 훨씬 일찍 만들어졌고, 그것들이 범접하지 못할 스토리를 담고 있는 악기를 바로 우리가 갖고 있습니다. dcsuh@seoul.co.kr
  • [Local] 영주, 관광객 마일리지제 도입

    경북 영주시는 7일 ‘관광객 마일리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영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포인트를 제공한 뒤 쌓인 포인트에 따라 농산물 상품권으로 바꿔 주는 방식이다. 마일리지가 적용되는 관광지는 부석사와 소수서원, 선비촌, 소백산 풍기온천, 옥녀봉자연휴양림 등이며 영주시가 마련한 각종 축제장도 해당된다. 포인트는 단순 관광의 경우 1000점, 숙박시 2000점이 제공되며 1만점이 넘으면 영주지역 농협에서 농산물 상품권으로 바꿔 준다. 마일리지 적용을 원하는 관광객은 관광지 매표소나 관광 안내소에서 포인트 카드를 신청하면 된다. 영주시 관계자는 “이 제도를 지역의 모범 음식점과 소백산, 판타시온 리조트 등으로 확대하고 이웃 시·군과도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영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책꽂이]

    ●아버지라는 이름의 아버지(오승훈 지음, 파라북스 펴냄) 김근태 국회의원, 가수 한대수, 사진작가 박상훈,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등 8명의 저명 인사들에게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그 의미를 불러냈다.‘좋은 아버지’의 역할모델을 고민하는 이 시대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실렸다.1만 2000원.●교사와 책 미래의 힘(박인기·우한용 기획, 솔출판사 펴냄) 교육현장의 교사들이 폭넓은 교양과 지적 경험을 쌓기 위해 꼭 읽어볼 만한 책 100권을 간추렸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고전, 문학작품, 예술서, 교육에세이에 교수법까지 아울렀다.1만 8000원.●성찰하는 진보(조국 지음, 지성사 펴냄)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진보세력의 성찰을 제안하는 칼럼집.“아직도 ‘민주 대 반민주’‘민족 대 반민족’이라는 옛노래를 부르는 ‘진보’는 ‘수구·무능좌파’라고 욕먹어 마땅하다.”며 사회구조를 바꾸고 대중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과감히 맨얼굴을 바라보며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1만 3000원.●숨겨진 우주(리사 랜들 지음, 김연중·이민재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가로, 세로, 높이의 3차원에 1개의 시간 차원 등 세계는 4차원으로 이뤄진 듯하지만,5차원과 여분차원(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 물리학자인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4차원 세계는 5차원 공간의 그림자이거나 수챗구멍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2만 8000원.●신이 내린 광기(제프리 A 코틀러 지음, 황선영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실비아 플라스, 주디 갈랜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10명의 천재 예술가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광기’와 ‘창조성’의 경계를 살폈다. 성장과정, 심리변화 등을 짚으며 천재들이 내면의 광기를 어떻게 다스려 예술로 승화시켰는지 주목했다.1만 5000원.●착한 책(원재훈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전방위 글쓰기를 자랑하는 원재훈 시인이 교양정보, 픽션, 잠언글 등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9500원.●천년의 선비를 찾아서(이성원 지음, 푸른역사 펴냄) 농암 이현보의 17대 종손인 저자가 들려주는 종택 이야기. 한때 저자는 종손의 책무가 버거워 방황했으나, 지금은 ‘선비정신’에 매료돼 기꺼이 유가적 삶을 살고 있다. 안동 문화의 핵심인 종택문화와 선비 정신, 안동의 문화유적과 자연 등을 두루 전한다.1만 5000원.●대한민국 선거이야기(서중석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1948년 한국 최초의 선거에서부터 2007년 대선까지 60년 현대사를 선거를 중심으로 재조명했다. 이승만 집권 12년, 박정희 집권 18년, 전두환·신군부 집권 8년, 민주화 시대 등으로 구분지어 현대사 변화의 견인차로서 선거의 의미를 되짚었다.1만 3000원.●패자의 역사(구본창 지음, 채륜 펴냄) 지배자의 시각으로 그려진 역사는 기만으로 가득하다는 주장 아래 새로운 역사인식을 제안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는지, 율곡이 10만 양병설을 진짜 주장했는지, 암행어사나 신문고가 실제 백성들의 애환을 풀어주었는지, 조선 물산장려운동이 얼마나 기만적이었는지 등에 의문을 던진다.1만 2000원.
  • 춘천박물관 ‘가장 강원다운 전시공간’ 변신

    국립춘천박물관이 ‘강원도 박물관’답게 확 바뀌었다.‘산, 사람 그리고 문화’를 컨셉트로 한 새로운 전시는 26일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 강원지역 사람들이 험준한 산지에서 어떻게 삶의 터전을 가꾸고, 물자와 정보를 교환했으며 특색있는 문화를 가꾸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춘천박물관의 상설전시실은 모두 4개. 이번에는 2층에 있는 3,4실을 완전히 뜯어고쳤다.1,2실의 전시도 개편을 적극 추진한다. 구석기시대에서 시작하여 명품 전시로 마무리되는 지방 국립박물관의 천편일률적인 전시형태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산촌박물관’으로 특성화한다는 계획이다. 3실은 ‘강원의 명산, 불교와 왕실’이 주제이다. 강원지역에서 통일신라시대 이래 꽃피워온 불교문화를 조명한다. 조선 왕실과 선비들이 이룩한 태실과 사고(史庫), 유배·은어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원주 출토 석조비로자나불과 숙종이 단종을 복위하면서 시호를 내린 옥책(玉冊), 강릉대도호부가 1469년 상원사에 산과 저수지 관리권을 주면서 세금을 면제한다는 내용을 기록한 ‘상원사입안’, 오대산사고에서 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상자 등을 선보이고 있다. 4실은 ‘강원과 인물과 생활’을 주제로 강원도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보았다. 춘천의 화전(火田)을 매매하였던 토지문서에는 글을 모르는 노비가 손바닥을 찍어 대신한 수결(手決·일종의 사인)이 눈길을 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27) 전립선암

    [한국인의 질병] (27) 전립선암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성만(가명·55)씨는 의사로부터 난데없이 암 선고를 받고는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을 경험했다. 간신히 정신을 추스르고 나서야 밤 늦게 화장실을 찾는 빈도가 잦았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뒤가 개운치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정기적으로 암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뒤였다. 김씨처럼 전립선암은 특별한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경희의료원 비뇨기과 장성구 교수로부터 전립선암의 치료법과 예방법을 들어봤다. 전립선암은 서양에서 가장 흔한 남성암이지만,3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10대 암에도 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자 발생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식생활 서구화로 급증… 붉은색 육류 피해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1999∼2002년 연 평균 1589건씩 발생해 남성암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2005년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연보에서도 한 해 전립선암 사망자는 909명으로 백혈병 사망자수(797명)를 앞질렀다. “국내 전립선암 발생률은 미국과 같은 서구권 국가에 미치지 못하지만 잠재적인 증가 속도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비뇨기과학회 조사에서도 1998년 인구 10만명당 6.84명이었던 환자수가 2002년에는 11.62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일반화된 서구식 식습관으로 추정됩니다.” 전립선암은 50세 이후부터 연령이 증가할 때마다 발생빈도가 증가한다.70대의 발생률이 가장 높다. 전체 환자의 80%는 65세 이후에 진단된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환자수가 늘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립선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방질 위주의 서구식 식습관과 과도한 음주 등이 꼽힌다. 특히 붉은색 육류를 섭취하면 전립선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50세 이후엔 1년 1회 검진 필수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통증이 거의 없다. 다만 전립선비대증과 마찬가지로 배뇨 곤란(소변이 자주 나오지 않음), 빈뇨(소변이 잦음), 잔뇨감(배뇨 후에도 소변이 남은 듯한 느낌이 나는 것)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세가 악화되면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요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소변이 방광으로 가지 못하고 콩팥에 고여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골반뼈와 요추로 암세포가 전이되면 참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생긴다. 이때는 사실상 수술이 불가능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추천하는 전립선암 예방법은 10가지.▲소변을 지나치게 참지 말 것 ▲따뜻한 물에 좌욕을 자주 할 것 ▲지방과 칼로리를 제한할 것 ▲과도한 음주와 피로를 피할 것 ▲규칙적으로 운동할 것 ▲과일, 채소, 곡물류를 충분히 섭취할 것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약물 복용은 삼갈 것 ▲건전하고 적절한 성생활을 할 것 ▲배뇨 장애나 혈액이 소변에 섞여 나오면 의사와 상의할 것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전립선암 검진을 받을 것 등이다. “여러 가지 예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입니다. 조기 진단은 유용하다는 차원을 넘어 생명을 좌우할 정도예요. 일반 남성은 50세 이후에 1년에 1회, 가족 가운데 전립선암을 앓은 환자가 있다면 40세 이후부터 1년에 한 차례씩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전이 전에 수술하면 5년 생존율 90% 전립선암 검진은 간단하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 특히 전립선특이항원(PSA)을 확인하는 검사는 혈액검사만 받으면 된다. 만약 PSA 검사에서 전립선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미세한 전립선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정밀검사를 하게 된다. 전립선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 일부 고령 환자는 암세포가 채 몸으로 퍼지기도 전에 자연사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진단만 일찍 받으면 수술이 가능하다. 전립선을 통째 들어내는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과 함께 하루에 한 번, 또는 주 5회씩 5∼6주간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생존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외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아 절제술을 받았다면 5년 생존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최근에 개발된 수술법의 효과는 높다. “전립선 절제술의 후유증으로 생길 수 있는 발기부전을 걱정해 수술을 미루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경보존술이 잘 개발돼 있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술 직후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약물 치료나 추가 수술로 90% 이상 발기부전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에 걸렸다고 해서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조기에 진단을 받으면 일부 환자는 완치도 가능하다. 민간요법에 의존해 아무 식품이나 복용해서는 안 된다. ●남성호르몬 함유 건강식품 위험 일부 환자는 ‘솔잎’을 먹으면 전립선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음식을 아무렇게나 복용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남성 호르몬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품은 전립선암의 진행을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암이라고 진단받으면 명약이나 비방을 찾아 헤매는 경향이 있어요. 몸을 보호해야 한다며 아무 식품이나 먹게 되죠. 그러나 남성 호르몬이 들어가 있는 건강식품은 위험합니다.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모든 식품은 의료진과 잘 상의한 뒤에 복용해야 합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Seoul In] 공공시설 주차장 야간개방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공공기관, 종교시설 등 대형 건축물과 학교 유휴공간을 야간에 개방해 주차장으로 이용하도록 한 시설주에게는 각종 인센티브를 준다. 주차구획선 설치, 주차장 분리시설, 담장 제거, 방범시설 설치비(일부) 등 지원을 한다. 주차구획 보수, 시설변경공사 등 주차시설 개선비는 최고 300만원,10면 이상 개방하는 경우 방범시설(CCTV) 설치비는 최고 400만원, 조건에 따라 교통유발부담금의 10∼20%를 줄여준다. 교통행정과 330-1835.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0) 연담 김명국의 ‘은사도(隱士圖)’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0) 연담 김명국의 ‘은사도(隱士圖)’

    조선 중기의 화가 연담 김명국(1600∼?)에게는 술에 얽힌 일화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청구영언’의 서문을 쓰기도 한 정내교(1681∼1757)의 ‘화사(畵師) 김명국전’에도 그런 이야기가 전하지요. 어느날 한 스님이 연담을 찾아와 명사도(冥司圖)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명사도란 명부전에 걸리는 불화로 저승에서 염라대왕에게 심판받는 일종의 지옥그림이지요. 스님은 고운 삼베 수십 필을 사례금조로 건네주었는데, 연담은 아내에게 건네고는 몇 달 동안 마실 술로 바꾸어 오도록 했습니다. 어느날 통음을 한 연담은 술기운이 오르자 한 붓에 휘둘러냈습니다. 그림은 생동감이 넘쳤지만 불에 타거나 칼로 베이고, 절구에 짓이겨지는 자가 모두 중이었다지요. 스님이 깜짝 놀라자 연담은 “일생동안 지은 악업이 혹세무민이니 지옥에 갈 자가 너희들이 아니고 누구겠느냐.”고 일갈했습니다. 그리곤 “술을 더 사오면 그림을 고쳐주겠다.”고 했지요. 취기가 오르자 다시 붓을 잡더니 잠깐 사이에 머리와 턱에는 숱을 그려넣고, 승복에도 빛깔을 넣어 스님을 탄복하게 했습니다. ●평소 호방함 대신 경건한 분위기 풍겨 이런 연담이지만 규장각이 소장한 각종 의궤에는 그의 이름이 明國(명국)뿐만 아니라 鳴國(명국)과 命國(명국)으로도 남았습니다. 국가기관인 도화서에 소속되어 있다고는 해도 신분이 낮은 화원(畵員)의 이름쯤은 밝을 명이든, 울 명이든, 목숨 명이든 상관없었던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지요. 명사도에 얽힌 일화는 천대받던 환쟁이로서 왜곡된 현실에 대한 연담의 조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담의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반영합니다. 명부전의 후불탱을 새로 모시는 불사(佛事)를, 제아무리 도화서 화원이라고는 해도 불교의 교리와 도상을 모르는 사람에게 주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연담은 훗날 신필(神筆)로 떠받들어졌지만 도화서 화원 시절 그의 진면목은 오히려 일본사람들이 알아봤지요. 그는 1636년과 1643년 조선통신사의 수행화원으로 일본에 건너갔습니다. 수행화원이란 통신사의 활동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역할을 하는 직책이지만, 행세깨나 하는 사람들의 요청을 받아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선승화(禪僧畵)가 유행하고 있었는데, 힘차게 내닫는 몇 가닥의 붓질로 깊은 정신세계를 형상화해내는 연담의 달마도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요. 묵필을 잡은 사람에게는 사람의 본성을 곧바로 가리킨다는 선종의 종지인 직지인심(直指人心)의 경지를, 감상하는 사람에게는 마음 비우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달마도의 의미를 제대로 구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담의 달마도 일본인들이 먼저 알아줘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연담의 ‘달마도’는 우리나라 달마도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김명국의 이름은 몰라도 이 달마도는 누구나 기억해낼 수 있을 만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요. 중앙박물관은 ‘달마절로도강도(達摩折蘆渡江圖)’라는 연담이 그린 또 하나의 달마그림을 갖고 있습니다. 달마가 양무제에게 남의 칭송을 바라는 공덕은 이미 공덕이 아니라는 깨우침을 준 대가로 죽임을 당한 뒤 환생하여 서쪽으로 가다가 갈대를 꺾어 들고(折蘆) 강을 건넜다(渡江)는 불교설화를 알지 못하면 손댈 수 없는 주제입니다. 통신사 수행화원 시절 그렸을 두 점의 달마그림은 중앙박물관이 일본에서 사들여 우리 손에 들어왔습니다. 만년의 작품인 ‘은사도(隱士圖)’에서는 술에 취하지 않으면 재주가 다 나오지 않았고, 또 술에 취하면 취해서 제대로 그릴 수가 없었다는 연담의 호방한 기운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달마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철학적 경지마저 느껴지지요. 이 그림의 주인공이 제목처럼 속세를 떠난 선비(隱士)가 아니라 죽음을 향하여 무거운 걸음을 내딛는 화가 자신의 모습이라고 설명한 사람은 이광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입니다.‘내가 그림으로 그릴망정 유언으로 전하겠는가.’라는 발문의 한 대목을 제대로 해석함으로써 이 그림의 성격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그림에 대한 연구가 더욱 진전되면, 김명국의 대표작은 ‘달마도’가 아니라 언젠가는 이름이 다시 붙여져야 할 ‘은사도’가 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dcsuh@seoul.co.kr
  • “봄 향기 맡으며 우이령 달려요”

    “봄 향기 맡으며 우이령 달려요”

    강북구 우이동 삼각산을 오르내리는 ‘우이령 마라톤대회’가 다음달 20일 40년 동안 통행이 금지된 우이령에서 펼쳐진다. 우이령에는 산개나리, 은방울꽃, 용담 등 토종 봄꽃이 건각(健脚)들을 반길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강북구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는 외국인이 대거 참가, 국제 마라톤대회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은방울꽃 산개나리 등 토종꽃 잔치 서울신문과 강북구가 공동으로 마련한 ‘4·19기념 삼각산 우이령마라톤대회’가 올해로 3회를 맞았다. 마라토너들은 4월20일 오전 9시30분 우이동 덕성여대 운동장을 출발, 꽃향기 가득한 우이령길을 누빈다. 우이령은 예부터 ‘소귀 고개’로 불렸다. 고개에서 가까이 보이는 우이암에 우뚝 선 흰바위가 소의 귀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우이령은 서울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잇는 6.8㎞ 비포장길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삼각산’과 도봉산을 가르는 경계선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혜화문∼아리랑고개∼양주∼연천∼평강∼함흥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다. 평양에 사는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치르러 올 때 넘는 사연 많은 길이다. 그러나 지금은 마라톤대회 등 특별한 날에만 활짝 열린다.1968년 1월21일 김신조 등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이 길을 지나간 뒤 지금까지 인적이 끊긴 길이 되고 말았다. 지금은 생태환경의 보고(寶庫)로 이름도 알지 못할 많은 야생화가 수도없이 피고 진다. ●22일까지 선착순 접수 삼각산우이령마라톤대회는 하프(21.0975㎞)와 10㎞,4.19㎞ 등 3개 코스에서 진행된다. 하프 코스는 덕성여대∼국립4·19묘지∼삼각산문화예술회관∼가오사거리∼교통광장∼우이령∼유격교를 반환점으로 다시 우이령을 거쳐 덕성여대로 되돌아 온다. 언덕이 가파르지는 않지만 기분좋을 정도로 종아리가 금방 뻐근해지고 등에 땀이 맺히기 때문에 일반 마라톤에서 느끼지 못하는 묘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수유영어마을의 외국인 남녀 교사와 미군부대 장병들이 상당히 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단체 참가의사를 전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회에서 관심을 모으다 무산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풍 강북구청장의 달리기 대결이 또 한번 성사될지 기대를 모은다. 오 시장은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할 정도의 체력을 지녔고, 김 구청장은 고령(68세)이지만 ‘삼각산 도사’로 불릴 정도다. 지난해 오 시장은 4㎞쯤 달리다 공식일정 때문에 완주하지 못했다. 참가자에게는 자전거 20대,400만원 상당의 상품권, 고급양말 등 다양한 경품과 기념품이 제공된다. 완주자는 고급 빵과 맥주를 공짜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참가신청은 오는 22일까지 대회 홈페이지(www.gangbukmarathon)에서 선착순 2500명을 접수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0) 유혹하는 그림 ‘춘화’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0) 유혹하는 그림 ‘춘화’

    신윤복의 그림 ‘춘화 감상’이다. 그림은 간단하다. 방안이다. 왼쪽 위편에 상이 놓여 있고, 무엇을 담는 그릇인지는 모르지만 그릇 둘이 있고, 아래에는 화로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아마도 요강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 두 여자가 무언가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데, 왼쪽 여자는 저고리 깃과 고름 곁마기 끝동을 모두 자주색 천으로 댄 삼회장을 갖추어 입고 있으니, 호사스러운 양반가의 여성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저 커다랗게 틀어 올린 구름 같은 가체(큰머리)를 보라. 이런 큰 가체는 여간한 부자가 아니면 하지 못한다. ●춘화첩 보며 욕망 달래는 소복 입은 과부 왼쪽 여자의 입성에 비해, 오른쪽 여자는 확연히 다르다. 이 여자는 아래 위가 모두 흰옷이다. 저고리 깃도, 옷고름도, 곁마기 끝동도 모두 흰색이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짐작했겠지만, 이 여성은 상중에 있는 과부다. 아마도 남편이 죽었을 것이다. 부모, 시부모가 죽은 사람도 소복을 입기야 하지만, 그 경우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소복을 입은 젊은 여인은 바로 과부일 뿐이다. 두 여자의 앞에 놓인 것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자세히 보면 예사 그림책이 아님을 알 것이다. 사람 둘이 엉켜 있다. 바로 남녀의 성관계를 그린 것이다. 그림은 여러 장으로 만들어져 있고, 한 페이지씩 넘겨보게 되어 있다. 이 그림은 환하게 그려져 있지만, 사실은 어두운 방안이다. 왜냐고? 그림책 앞의 촛불을 보라. 불꽃은 바람에 날려 오른쪽으로 드러눕다시피 하여 꺼질락 말락 하고 있다. 어두운 밤의 방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은밀히 두 여인이 한밤중에 춘화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과부라 해서 성욕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과부는 참을 수 없는 욕망을 춘화첩을 보면서 달래고 있는 것이다. 과부의 억눌린 성적 욕망에 대해서는 이미 말한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문제는 춘화의 존재다. 인간의 성적 욕망 내부에는 포르노그래피를 향한 상상력이 존재한다. 성에 관해서는 그 어떤 치밀한 언어적 표현도 시각적 예술을 넘어설 수는 없는 법이다. 어느 고대건 중세건,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성적 상상력을 구체화한 조각과 회화가 존재한다. 오늘날 인터넷에 범람하는 포르노 사이트야말로 인간의 가장 내밀한, 그리고 한없이 복잡하고 한없이 다양한 성적 욕망을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수면 위에 떠오르지 않는 무량한 그 형상물이야말로 슬프게도 인간의 리얼리티일 것이다. ●인조 때 중국서 ‘성행위 조각품´ 들어와 그 포르노그래피의 한국에서의 원조가 바로 그림 속 두 여성이 보고 있는 춘화다. 춘화는 중국, 일본, 한국에 모두 있고, 또 서양의 경우는 더 풍부하게 남아 있다. 다만 한국의 춘화는 조선후기에 비로소 생산된 것이다. 박식하기로 이름난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여러 글에서 춘화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일부분을 읽어 보자. 일찍이 북경에서 온 그림책을 보았더니 그 속에 남자와 여자가 성관계를 하는 여러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었다. 또 진흙상으로 만든 조각을 상자 속에 넣고 기계장치를 조작해 움직이게 한 것도 있었다. 이름을 춘화도라 했는데, 사람의 성욕을 돋우게 한다 하였다. 대개 북경에서 춘화도가 수입되었고, 때로는 조각품도 있었던 것이다. 특히 진흙으로 만든 조각품 중에는 인형을 상자 속에 넣고 기계장치를 해서 성행위 장면을 재현하도록 하는 신기한 것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규경은 이어서 박양한(1677∼?)의 ‘매옹한록’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 책에 의하면, 그런 그림은 춘화라 하고 그런 조각은 춘의(春意)라 한다 하였다. 이규경은 자신은 두견석으로 조각하고 자작나무 갑에 넣은 춘의 조각을 보았는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했다고 한다. ‘매옹한록’의 기록은 계속된다. 중요한 것이니 직접 읽어 보자. 명나라 말기에 음란한 풍조가 날로 퍼져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혹은 조각으로 만들고 혹은 그림으로 그렸는데, 조각으로 만든 것은 춘의라 하였다. 사신이 와서 바친 예물 중에 상아로 만든 춘의 하나가 있었다. 인조가 승정원에 내렸는데, 상아로 남녀의 면목을 새긴 것으로 기계장치를 작동시키면 남녀관계의 동작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보지 못하던 것으로 모문룡이 우리를 모욕하려고 보낸 것이라 생각했고, 중국사람들이 평소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는 것은 까마득히 몰랐다. 인조가 마침내 깨부수어 버리라고 명하였다. 이때 조정 신하들 중에 손에 쥐고 감상하는 자가 있었는데, 조정에서 그 일을 비판해 그 사람의 청로(淸路)를 막아버렸다. 우리나라의 곧고 깨끗한 풍속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위 기록을 보면 인조 때 처음 남녀가 성관계를 갖는 조각품이 전해져 상당한 충격을 던졌던 것이다. 또 이 기록을 통해 인조 당시까지는 조선에 전혀 춘화나 춘의가 없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박양한은 춘의를 만지작거리며 감상한 사람의 벼슬길을 막아버린 것을 두고, 조선이 도덕적인 나라라고 했지만, 과연 그럴까. 이런 향락적 문화는 풍요한 경제력 위에서 가능한 법이다. 박양한 자신이 명나라 말기부터 음풍이 번졌다고 하고 있거니와 사실이 그랬다. 중국에서는 춘화나 춘의가 한나라 이래로 지배층 사이에 유행하였다. 다만 그것이 민간의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퍼진 것은 명대 말기에 와서이다. 명대 말기 상품경제의 발달로 도시문화가 꽃피자 자연히 소비와 향락열이 번졌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성적 욕망이 분출되었으니, 춘의와 춘화는 애당초 경제적 풍요 위에 꽃핀 성적 욕망이었던 것이다. 일본에서조차도 에도막부 이후 도시문화의 발달과 함께 춘화가 서민들에게 널리 유행했다. 화려한 채색 판화(우키요에,浮世繪)로 만든 춘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1719년 제술관으로 통신사행에 끼어 일본에 갔다 온 신유한(1681∼?)은 일본 여행기인 ‘해사동유록(海사東遊錄)’에서 일본의 남자는 품속에 반드시 운우도(雲雨圖)를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성욕을 돕는다고 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 일본의 서점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키요에 춘화일 것이다. ●광통교 다리 위에 걸어놓고 팔던 춘화 이규경은 ‘화동기원변증설(華東妓源辨證說)’이란 글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요사이 춘화가 북경에서 들어와 널리 퍼졌다. 사대부들이 많이 돌려가며 보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즉 춘화는 북경에 드나들 수 있는, 또 북경 현지에서 춘화를 구입할 수 있는 세력 있는 양반층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것이었다. 김창업(1658∼1721)은 1712년 연행정사로 중국에 파견되었던 형 김창집을 따라 북경에 다녀와서 기행문 ‘연행일기’를 남긴다. 이 책의 12월23일 조에 춘화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날 선비 차림의 한 사람이 그림을 팔러 오는데, 소년과 미인이 성관계를 하는 그림이었다. 서장관 노세하가 더 들추어 보려고 하자 김창업은 춘화 같다고 하면서 말린다. 김창업은 그 사람을 보고 선비냐고 묻고 그렇다고 답하자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어찌 춘화를 가져와 남에게 보이냐고 힐책하자 그 선비는 그림을 싸서 달아나고 만다. 이 일화에서 김창업이 정확하게 춘화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김창업은 그야말로 혁혁한 서울의 명문가 안동김씨 집안 사람이다. 형 김창집이 영의정까지 지냈으니 말해 무엇하랴. 이런 명문가가 되어야 비로소 북경에서 춘화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비록 춘화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지만, 그 자신이 춘화를 보지 않았다면 과연 단박에 춘화라고 하는 판단이 나올 수가 있었을까? 이렇게 하여 전해진 춘화는 드디어 조선에서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사대부가에서 춘화를 가지는 것은 별반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19세기 중반에 창작된 서울의 풍물을 노래한 ‘한양가’에서는 광통교 다리 위에서 걸어놓고 파는 그림을 잔뜩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춘화가 들어 있으며,‘춘향전’의 한 이본에도 춘향의 방 안을 묘사하면서 춘화를 꼽고 있다. 춘화를 감상하는 것은 18세기 이래 조선의 성풍속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던 것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청장 차관급 11명 프로필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 ‘안동 양반’으로 불릴 만큼 원만한 대인관계로 감사원 안팎에서 평이 좋다.‘대학수학능력시험 관리실태’, 황우석사건 관련 ‘국가연구개발 지원관리 실태’ 등 주요 감사를 총지휘, 일찌감치 사무총장감이라는 말을 들었다. ▲55세·경북 안동 ▲안동고, 고려대 법대 ▲행시 23회 ▲감사원 총무과장 ▲사회복지감사국장 ▲기획홍보관리실장 ▲감사교육원장 ●박종달 병무청장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육군 내 인사 전문가로 통한다. 인사사령관 시절인 2007년 사령부 내에 ‘유가족 찾기 특별팀’을 설치, 변사(變死) 등으로 처리됐다가 재심의를 통해 전사·순직으로 인정된 국군장병의 유가족 찾기 운동을 벌였다. ▲59세·경남 창녕 ▲육사 29기 ▲3군사령부 인사처장 ▲50사단장 ▲3군사령부 참모장 ▲3사관학교장 ▲수도군단장 ▲육군 인사사령관 ●양치규 방위사업청장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이다. 육군 중령 시절부터 무기체계 분야의 실무를 쌓았으며 장군 진급 뒤에는 국방부의 통신 감청용 정찰기 도입사업인 백두사업과 한국형 헬기(KHP)사업 등 사업을 도맡았다. ▲58세·제주 ▲제주일고, 육사 29기 ▲국방부 백두사업단장 ▲육본 무기체계사업단장 ▲32사단장 ▲육본 기획관리참모부장 ▲방사청 KHP사업단 체계관리부장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소방직 출신으로는 처음 청장에 임명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장을 맡아 안정된 업무 수행으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격은 온화하면서도 꼼꼼하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58세·전남 영암 ▲나주종합고, 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전남 소방본부장 ▲행정자치부 방호과장 ▲중앙소방학교장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장 ▲대불대 소방학과 교수 ●이건무 문화재청장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처럼 조용하고 꼼꼼한 성격의 선비풍 학자. 청동기시대를 전공한 고고학자로, 평생을 박물관에 봉직한 ‘박물관맨’이다. 국립중앙박물관장 시절 경복궁의 박물관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데 힘썼다. ▲61세·서울 ▲삼선고,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광주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장 ▲용인대 문화재보존학과 교수 ▲문화재위원 ●이수화 농진청장 미국 미주리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금융정책의 효과측정연구’,‘피셔가설과 불확실성의 영향분석’ 등을 펴낸 농업경제전문가. 2004년 8월 산림청 차장에 취임, 3년6개월 이상 장수하면서 산림법 체계를 새로 정비했다. ▲53세·경북 청도 ▲경북고·성균관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19회 ▲농림수산부 식량정책과장, 농업정책과장 ▲주미대사관 농무관·참사관 ▲식량생산국장 ▲산림청 차장 ●윤여표 식약청장 국내 독성학 분야 권위자로 지난해 국립독성과학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의약품·식품 분야 전문지식을 두루 갖췄으며, 약대 6년제 개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52세·대전 ▲대전고, 서울대 약학박사 ▲충북대 약대 교수 ▲충북대 약품자원개발연구소 소장 ▲대한약학회 부회장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 ▲한국환경독성학회 이사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문위원 ●정옥자 국사편찬위원장 정조, 성리학, 송시열, 진경산수화 등을 주된 연구분야로 삼아온 조선후기사 전문 역사학자.1980년대에는 독재 정권에 저항한 학생들을 보살펴 ‘운동권의 어머니’로 불렸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규장각 관장을 지냈다. ▲66세·강원 춘천 ▲동덕여고, 서울대 국사학과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규장각 관장,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분과위원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 관선·민선시장을 여러 차례 역임하는 등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정통 엘리트 내무관료 출신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업무 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성격은 유순하고 합리적인 편이다. ▲58세·경북 포항 ▲경북대사대부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12회 ▲청와대 행정비서관 ▲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장 ▲경북 포항시장 ▲대구대 무역학과 객원교수 ●강병규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지방업무에 밝은 정통 내무관료 출신이다. 친화력이 뛰어나 폭넓은 인간관계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 유연한 상황 대처로 주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신뢰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54세·경북 의성 ▲경기고, 고려대 법학과 ▲행시 21회 ▲내무부 공기업과장 ▲소청심사위원회 위원 ▲대구시 행정부시장 ▲행정자치부 정책홍보관리실장·지방행정본부장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앞장선 역사학자.‘고대국가 제사’가 전공이지만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고구려사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55세·서울 ▲중앙고, 고려대 사학과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하와이대학 한국학센터 객원연구원 ▲고구려연구재단 상임이사 ▲한국고대사학회장 ▲고려대박물관장 ▲문화재위원
  • “해양부 와 없애노… 부산 홀대 아이가”

    “해양부 와 없애노… 부산 홀대 아이가”

    “해양수산부는 와 없애노…. 작은 정부도 좋지만 3면이 바단데 부산을 푸대접하는 거 아이가.”(50대 자갈치시장 상인) “대통령이 경제를 확 살린다 안심니껴, 기다려 봅시더.”(40대 택시기사) “기대할 꺼 없어예. 총선이 낼모렌데 뽄때를 보여조야지예.”(회사원) ●실망·우려 우세한 편 ‘실용’을 표방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여일이 지난 7일, 부산 민심의 공통분모는 실망과 우려가 우세했다. 비꼬는 이가 많은 것도 한 축이었다. 경상도란 지역 특성상 ‘보수’가 강하지만 특유의 ‘야성’도 만만찮은 지역 특성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사수를 원했던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로 통폐합되면서 17대 대선 때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던 부산 시민들의 말 속엔 배신감이 묻어 있었다. 일각에선 “4·9 총선 때 보자.”는 말을 툭하면 한다. “명색이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은 껍데기뿐 아이가.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제, 기업은 자꾸 빠져나가제. 덩달아 먹고 살게 없으니까 사람들도 자꾸 외지로 나간다 아이가.” “그놈이 그놈이제. 기대가 컸는데 장관 내정자들 꼬라지(모습) 보니까 틀려묵었다 아이요.”. 부산역 지하철에서 만난 김모(73) 할아버지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인지 말투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위 사람들은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해양부의 폐지 불만도 ‘소주 한잔’에 얼큰하게 취하면 나오는 단골 메뉴다.‘참여정부가 부산과 밀접했지만 얻은 게 없다.’는 소외감이 바닥에 깔려 있다.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다는 회사원 김모(48)씨는 “떡은 주지 못할망정 매(해양부 폐지)를 때린다.”면서 “이번 4·9 총선 때 야당을 찍겠다.”며 내놓고 말했다.“당 이름(자유선진당)은 모르지만 ‘이회창당’ 찍을끼다.”라는 이도 제법 있다. 하지만 성미가 급해 흥분을 잘하는 지역인의 특성상 한 달여 남은 총선에서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표로 연결 여부는 미지수 부산시도 이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양부 폐지로 현안 사업인 부산 신항 개발, 북항 재개발, 항만배후 연결도로 조성 등 국가적 대형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국 380개 해양수산 관련 단체로 구성된 ‘해양부 해체 저지 범국민연대’는 지난달 22일 “4월 총선 한나라당 표 안 주기 운동, 신정부 해양수산 행정정책 감시 및 평가 강화’ 등을 거론했다. 가라앉은 민심은 일상에서도 여실히 느껴졌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건어물가게 주인 윤재웅(52)씨는 “제발 서민들 주름살 좀 펴게 해조야 할거 아이것소.”라며 볼멘소리를 했다.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도 “별로 큰 기대 안합니더. 쪼매만이라도 경제가 낫게 해조야지예.”라며 부쩍 안 좋아진 경제사정을 대변했다. 택시 기사도 “5년 전만 해도 택시 승차율이 70∼80%였는데 요즘에는 50%를 밑돌고 있어 사납금 맞추기도 힘들다.”며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역 정치권도 곤혹 곤혹스럽기는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다.‘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박인호 대표는 “해양부 설치에 앞장섰던 일부 지역 국회의원이 해양부 폐지에 앞장섰다.”며 “이들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물러난 부산지역 가신 대부분은 본업으로 되돌아가지만 일부는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차성수 전 시민사회수석과 전재수 전 제2부속실장은 이번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출신인 박재율 민원·제도개선비서관은 총선 출마를 포기했으며, 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은 부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보수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한 야당의 부산시당 홍보팀장은 다가올 총선과 관련,“해양부 폐지가 민심으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어 “상대적으로 우리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서도 일본과 교역을 한다는 M통상 대표 김진헌(48·동구 초량동)씨는 “뜸이 들어야 밥이 익듯이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시각을 달리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국내 대표적 축산지역 나주 르포

    국내 대표적 축산지역 나주 르포

    “사료값은 연일 오르고…, 출하 앞둔 소만 양껏 먹이제. 할짓이 아니랑께.”3일 전남 나주시 동강면 인동리. 비육우(고깃소) 120마리를 키우는 이형국(44)씨의 400여평 축사는 여물통에 물걸레질을 한 듯 사료 한톨 남아있지 않아 깨끗했다. 소들이 방문자를 보고 혀를 날름거리며 먹이를 달라고 “음메 음메” 울어댔다. 최근 국제 곡물류 및 사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이후 전남도내 축산 농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료값을 줄이느라 먹이를 덜 주기 때문이다. 이 마을 농가들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농가들로선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대체 사료 못구해 전전긍긍 이들 축산 농가에 따르면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1년새 소 사료 값은 6번 올랐다. 국제 곡물시장에서 사료 원료인 옥수수와 콩 값이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다. 비육우 사료는 25㎏들이 1부대에 평균 1300원, 번식우(새끼낳는 암소)는 1000원가량 올랐다. 문제는 비육우는 번식우와 달리 대체 사료가 없다는 점이다. 이 달 중순에 다시 8%가량 오른다는 소식에 축산 농가들은 “더 이상 소 키워봐야 남는 게 없다.”고 한숨지었다. 이씨는 “비육우 1마리가 하루에 6000원어치 사료를 먹으면 1근(600g) 가량 살이 찐다.”면서 “하지만 사료값 감당을 못해 출하를 앞둔 소들만 한쪽으로 몰아 먹이를 양껏 먹도록 한다.”고 말했다. 비육우용 사료는 25㎏들이 1부대에 1년 전 7200원에서 8500원으로 뛰었다. 반면 소값은 700㎏짜리 최고급육이 650만원 그대로다. 출하 소 가운데 절반 가량만 최고급육이다.6개월 된 송아지를 26개월 동안 키워 파는 데 520만원이 든다. 사료값으로 240만원, 송아지 구입비 240만원, 볏짚과 약품비 등으로 40여만원이 든다.650만원을 받으면 마리당 130만원이 남는다. 이씨는 지난해 큰소 30마리를 팔았고 사료값 등을 빼고 42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 돈이 생활비, 교육비, 축사시설자금 상환비 등으로 쓰여졌다. 이씨는 “지난해 돼지 사료에 주로 들어가는 콩값이 상대적으로 크게 올라 지금 이웃 양돈농가들이 대부분 포기했고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한마리 이윤 10만원서 5만원 이하로 이씨는 비육우 사료값이 25㎏들이 1부대에 1만원을 넘어가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비육우는 빨리 키워 팔고 사료값이 적게 드는 번식우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번식우 농가가 늘면 50마리 이하로 키우는 소규모 축산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전했다. 암소가 늘면서 송아지 값과 큰소 값이 하락하는 연쇄 파동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전남도내 비육우와 번식우 사육 농가 비율은 80% 대 20%이다. 이씨와 같은 마을에서 비육우 200마리와 번식우 40마리를 키우는 정재완(30)씨는 “2년 전에 소 1마리 키우면 10만원씩 남았는데 사료값이 올라 지금은 4만∼5만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정씨의 한 달 사료값은 2000만원(1부대 9000원)이다. ●구조 개선·기계 구입비 지원 절실 지난해 전남도내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린 농가는 865가구로, 축산 농가의 55.4%(479가구)를 차지했다. 축산 농가들은 “새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정책자금은 시설자금, 입식자금 등을 빌려 쓴 축산농가들에게는 대출 한도가 차버려 그림의 떡”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들은 “차라리 축산농가 구조개선비용이나 사료 배합기 등 기계 구입자금 지원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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