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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청소년 책꽂이]

    짜장면 로켓 발사(한윤섭 지음, 윤지회 그림, 문학동네 펴냄) 짜장면, 떡볶이가 로켓에 실려 하늘을 가른다. 성호가 아프리카 친구들을 먹이기 위해 쏘아올린 풍선 로켓이다. 풍선 로켓이 발사에 성공하자 군인 아저씨들이 눈독을 들인다. 성호는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까. 유쾌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에 우리가 잊고 사는 중요한 가치까지 콕 집어내 건네는 작가의 글솜씨가 믿음직하다. 9000원. 커다란 일을 하고 싶어요(실비 니만 지음, 잉그리드 고돈 그림, 이주영 옮김, 책속물고기 펴냄) 앙리에게 밑도 끝도 없는 고민이 찾아든다. “커다란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대체 커다란 일이 무엇인지 좀처럼 앙리의 마음에 쏙 드는 대답을 찾지 못하는 아빠. 아빠와 앙리의 고민을 따라간 끝에는 ‘소소하지만 숭고한’ 일이 무엇인지 그 해답이 펼쳐진다. 동물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 (아베 히로시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펴냄) 부엉이는 밤에 활동하기 전에 목 운동을 한다. 동굴에 거꾸로 매달려 사는 박쥐도 ‘쉬’를 할 때는 천장에 똑바로 매달린다. 24시간 곁에 있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일상을 20여년간 동물원 사육사를 지낸 화가 아베 히로시가 정성껏 쓰고 그렸다. 1만 2000원. 조선 사람 표류기(주강현 지음, 원혜영 그림, 나무를심는사람들 펴냄) 한국판 ‘로빈슨 표류기’, ‘하멜 표류기’도 있다! 아버지 초상을 치르려고 제주에서 배를 띄웠다가 풍랑을 만나 중국 대운하를 지나 베이징까지 가게 된 조선 성종 때 선비 최부, 조선 최초로 필리핀과 마카오를 다녀온 홍어 장사꾼 문순득 등 우리 조상들의 표류기를 인문학자 조강현이 풀어냈다. 1만 1000원.
  • 11월 “래미안 성공신화 강동구로 이어진다”, 강동펠리스 화제

    11월 “래미안 성공신화 강동구로 이어진다”, 강동펠리스 화제

    중소형이 전체의 99%이상 차지…2면 창 설계로 채광 및 조망권 극대화 삼성물산은 오는 11월 서울 강동구 일대에 중소형으로 이뤄진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 ‘래미안 강동펠리스’를 분양한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래미안 강동펠리스’는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448 일대 2만 3632㎡(7156평) 부지에 지하 5층 ~ 지상 45층 규모 아파트 3개 동, 오피스 1개 동, 판매시설, 공동시설 등으로 이뤄진 초고층 아파트다. 전용 59~84㎡ 총 999가구(펜트하우스 151•155㎡ 12가구 포함)로 이뤄졌다. 주택형 별로는 전용 △59㎡ 231가구 △84㎡ 756가구 △151㎡ 6가구 △155㎡ 6가구 등 전체 가구의 99%가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그 동안 중소형아파트 신규공급이 부족했던 강동구에서 희소성이 높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재 ‘래미안 강동팰리스’가 들어서는 강동구 천호동 일대는 물류, 유통, 상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선비즈시티(Sun Biz City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 27만 7100㎡가 개발될 예정에 있어 서울 동남권 중심지역으로의 발전기대치도 큰 상황이다. 단지구성에서는 개방감을 높이는데 힘썼다. 한강, 올림픽공원, 길동생태공원 등 다양한 조망권을 갖춰 수요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고, 세계최고 높이의 ‘버즈칼리파’ 시공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동구 최고 높이인 지상 45층, 149m 높이로 설계돼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췄다는 평이다. 우선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출구가 단지와 직접 연결돼 있는 역세권 아파트로 도심권,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올림픽대로 진입로(1㎞), 외곽순환고속도로 상일IC(4㎞) 등의 도로망도 가까이 있어 도심 및 수도권외곽으로 진출입이 수월하다. 삼성물산의 교실 및 강당 등 증축지원을 받은 천동초와 혁신학교로 선정된 동신중을 걸어서 통학이 가능하고, 송파•강동 등 동남권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방이동 학원가와도 가까워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현대백화점, 이마트, 2001아울렛, 강동구청, 관공서 등이 가깝고 잠실 및 천호동 상권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내는 그 동안 주상복합의 단점을 극복한 아파트 평면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거실 2면 창 설계로 채광 및 조망권을 극대화 했고, 슬라이딩 발코니창호 적용으로 통풍문제를 해결했다. 또 천정고를 10㎝ 높인 2.4m로 높여 개방감을 극대화 했고,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평면 변경이 가능토록 했다. 또 휘트니스센터, GX룸, 사우나, 골프연습장, 독서실, 문고, 연회장, 실버라운지, 게스트룸, 클럽하우스, 키즈룸, 코인세탁실, 탁구장, 노래방 등의 다양한 고급커뮤니티시설과 원패스 시스템, 래미안유비쿼터스 보안시스템, 전자경비시스템 등 호텔급 보안시스템을 갖췄다. 삼성물산 분양관계자는 “래미안 강동팰리스는 과거 중대형 위주의 상업과 주거시설 중심의 주상복합이 아닌 주거와 상업, 업무시설, 녹지, 소비층에 맞는 평면설계 등이 결합된 3세대 주거복합단지로 조성된다”며 “강동구에 첫 선을 보이는 래미안 아파트인 만큼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는 오는 2017년 7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 플러스]

    주차장 야간개방 시설비 지원 성동구(구청장 고재득) 주차장 야간개방에 참여하는 건물주에게 주차장 시설개선비를 지원한다. 5면 이상 개방 때 최고 2000만원, 학교 주차장 신규 조성 때 최고 2억원, 개방시설 유지보수 때는 최고 300만원 등을 지원한다. 야간 개방 때 주차비는 월 2만~5만원 내에서 징수해야 하고 이용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를 원칙으로 삼는다. 교통지도과 2286-5714. 벼농사 학습장서 ‘가을걷이 체험’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오는 18일 오전 양재천 벼농사 학습장(영동4교 부근)에서 ‘전통 가을걷이 체험행사’를 갖는다. 지역 초등학생 등 주민 200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옛 전통방식대로 낫으로 벼를 베고, 홀태와 족답식 탈곡기 타작, 볏단 나르기, 쌓기 등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농촌의 가을걷이 풍습을 체험하게 된다. 공원녹지과 3423-6251. 합창음악회 ‘선생님과 함께… ’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 26일 오후 5시 영등포아트홀에서 합창음악회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이 열린다.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진행하는 음악회로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과 파이데이아 교사합창단이 공연한다. 섬집아기, 퐁당퐁당 등 교과서에 나오는 동요 합창과 함께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 등 기악곡을 합창곡으로 재해석한다. 입장료 5000~1만원. 문화재단 2629-2216~8. 18일 주민참여예산 주민총회 성북구(구청장 김영배)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구청 1층 현관 및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주민참여예산 주민총회를 개최한다. 8월 말까지 주민이 제안한 151건 22억 6600만원 사업 가운데 동별 자체 심의 등을 통과한 61건 10억 8000만원 사업이 총회에 상정된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순으로 7억원 범위 내에서 내년도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최종 선정된다. 기획예산과 920-2914.
  • 평소에 입지도 않는데… 한복이 한국 대표문화?

    민낯이 예쁜 코리안/베르너 사세 지음/김현경 옮김/학고재/244쪽/1만 5000원 한국인은 평소 거의 입지 않으면서 해외에 한국 전통문화의 대표로 소개되는 한복, 전통적인 한옥의 멋은 사라진 채 놀이공원처럼 변해버린 북촌 한옥마을. 한국과 반세기 인연을 맺어온 독일인 한국학자가 바라본 한국 문화의 씁쓸한 현주소다. ‘민낯이 예쁜 코리안’은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베르너 사세(72) 전 한양대 석좌교수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쓴 한국문화 에세이다. 저자는 1966년 한국을 방문해 4년간 머문 것을 계기로 한국 학자가 됐다. 1975년 고려방언 연구로 당시 서독 최초로 한국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보훔대학과 함부르크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쳤다. 은퇴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을 가르쳤고, 2010년 현대무용가 홍신자씨와 재혼해 경기도 안성에서 살고 있다. 그가 보기에 한옥, 정자, 한복, 밥, 김치 등 한국의 물질문화에서부터 선비 정신, 유교와 불교, 무속, 한글 같은 정신문화는 충분히 아름답고 훌륭하다. 하지만 오늘날 전통을 보존하고, 되살려낸다는 취지로 정부가 앞장서 벌이는 ‘홍보’ 활동들은 본래의 아름다움을 오히려 가리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한다. 저자는 한복을 예로 들면서 한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잘 입지 않는 옷을 어떻게 외국에 자랑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실제 한국 문화와 말로만 홍보하는 상상의 한국 문화 간의 불일치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과도한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도 덧붙인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독창성과 순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 동아시아문화의 광범위한 토양 위에서 자라난 자연스러운 문화적 흐름의 결과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 문화의 전파보다 경제적인 개념이 우선시되는 한류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낸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자신의 특색을 잃지 않되 인류 문화의 보편성을 지향하는 문화’를 21세기 한국 문화의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시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상)

    >>한강 왜, 어떻게 달라졌나 옛 한강은 오늘의 한강과 어떻게 다르며, 무엇이 달라졌을까. 한강은 한성 백제가 위례(풍납·몽촌토성)에 터 잡은 이후 2000년 동안 한민족의 젖줄이었다. 조선의 500년 도읍지 한양(한성부)의 식수원이자 하수구였으며 명승지였다. 한성부를 도읍지로 정하게 한 장풍득수(藏風得水)의 큰 축이었으며 어느 한 곳 빼어나지 않은 곳이 없는 풍광을 뽐냈다. 조선시대 한강의 이름은 경강(京江)이었다. 서울의 중심부인 삼전도(송파)에서 양화진(합정) 구간을 경강이라고 했다. 그중 남산 기슭을 흐르는 강을 한수(漢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한강이 됐다. 한(큰) 가람(강)이라는 우리말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설득력 있다. 그런 한강이 불과 100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 근대기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인식과 쓰임새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난리를 막아 보겠다는 치수(治水)에 대한 집착과 인구의 광적인 서울 집중에 따른 택지 제공, 교통로의 필요성이 개발을 불렀다. 게다가 휴전선이라는 인공 장애물이 한강의 서해 출구를 가로막으면서 안보적 측면도 겹쳤다. 아라뱃길을 새로 뚫은 까닭이다. 한강의 변화에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섬(河中島)이 사라지면서 모래톱과 습지도 더불어 자취를 감춘 것이다. 강이 마치 활주로 같다. 유럽이나 중국, 일본의 중세도시를 흐르는 크고 작은 자연하천과 비교해 보면 대조적이다. 19세기 초만 해도 매년 1만 척을 헤아리는 황포 돛배가 사람과 물자를 싣고 광나루(광진), 삼밭나루(삼전도), 뚝섬나루, 한강나루, 동작나루, 마포나루, 노들나루(노량진), 양화나루를 오갔지만 흥청거리던 뱃노래는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29개의 다리가 덩그러니 놓였고 나루는 다리 이름으로 남았다. 골재 채취용으로 폭파했으나 20년 만에 되살아난 밤섬(율도)을 제외하고 강폭이 최대 900m에 이르는 넓디넓은 강이 텅 비었다. 여울과 소(沼)마저 사라져 생명력과 자정력을 잃었다. 강변에 60㎞에 이르는 콘크리트 호안이 일사불란하게 펼쳐진 곳이 오늘의 한강이다. 한강에 대한 역사적 고찰은 한강이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하는 2000년 전 백제의 하남 위례성 시대와 삼국의 한강 유역 쟁탈 시기에서 출발한다. 또 1392년 조선 건국,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전과 이후도 의미 있다. 서울 숭례문 입구까지 물에 잠기게 한 을축년 대홍수는 땅밑에 숨었던 암사동 신석기 유적지를 드러나게 했지만, 제방 구축용 골재로 쓰려고 선유봉(선유도)을 폭파하는 빌미가 됐다. 결정적인 변화는 1967년 제1차 한강개발과 1982년 제2차 한강종합개발이 몰고 왔다. 1차 한강개발은 여의도를 육속화하면서 서울의 경계를 사대문 안에서 남산 성곽을 넘어 한강변까지 확장했다. 여의도개발은 한강개발의 출발점이자 강남개발의 전초기지였다. 아파트공화국을 알리는 나팔소리였다. 여의도 제방을 쌓으려고 밤섬과 선유봉을 폭파한 원죄가 있지만 한강 상류에 팔당댐을 만들어 한강 수량을 조절했고, 한강 제방을 완성해 서울 시민들을 물난리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했다. 여의도, 동부이촌동과 반포지구에 대단위 아파트 택지를 제공했으며 서울은 이때부터 사대문 중심 일핵도시에서 다핵도시로 나아갔다. 한강 제방은 워커힐호텔~김포공항을 잇는 강변북로를 부산물로 남겼다. 동호대교 아래 저자도는 압구정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데 온몸을 바치고 사라졌다. 제2차 한강개발 이후 오늘의 모습이 갖춰졌다. 홍수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기 맨살을 드러낸 채 가늘게 흐르던 한강이 365일 물로 가득 찬 사실상의 호수가 된 것이다. 두 개의 수중보가 한강을 수심 2.5m의 인공호수로 만들었다. 잠실대교 아래 잠실수중보와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가 물을 가두고 있다. 상전(桑田) 잠실섬을 강남 쪽으로 인위적으로 붙이면서 한강의 본류를 바꿔 놓았다. 이때 삼전도 나루 앞을 흐르던 한강 물길은 석촌호수가 됐다. 강남 쪽 한강 제방에는 올림픽대로가 개설됐다. 2007년 한강 복원을 외쳤지만 바뀐 물길과 사라진 섬, 습지와 백사장 그리고 파괴된 봉우리와 누정은 되찾을 수 없었다. >>한강의 옛 모습은 어땠나 옛 사람들은 한강을 강이 아니라 호수로 여겼다. 동호(東湖), 서호(西湖), 남호(南湖) 등 3개의 호수로 나눠 부르면서 풍류를 즐겼다. 강물이 하중도를 중심으로 잔잔하게 굽이치는 장면이 그들의 눈에는 호수처럼 보였으리라. 동호에는 저자도와 독서당, 입석포(선돌개), 두모포(두뭇개), 제천정과 천일정(한남동의 정자), 압구정 같은 명승지가 즐비했다. 동호대교라는 지명이 동호에서 유래했다. 서호는 용산으로부터 마포와 선유봉, 양화진 잠두봉(절두산)을 아우르는 지역을 일렀는데 서강(西江)이라는 지명도 널리 쓰였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신도팔경도(新都八景圖)에 ‘서강조박’(西江漕泊)이 포함될 정도였다. 남호는 용산강의 다른 이름이다. 여의도와 밤섬을 품고 멀리 관악산과 청계산을 조망할 수 있는 동작진과 노량진 구간이다. 옛 한강은 산수화와 지도를 통해 상상할 도리밖에 없다. 그림이라고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사진 뺨치게 정밀한 진경(眞景) 산수화여서다. 실경(實景) 산수화라고도 한다. 물길이 뱀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곳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하중도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와 바람에 나부끼는 수양버들, 갈대가 지천인 그런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또 개화기 이후 선교사들이 남긴 낡은 사진과 개발기의 각종 사진을 통해 20세기 이후 한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강수욕을 즐기던 백사장, 나룻배와 나루터, 얼음 캐는 채빙(採?)과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 같은 한강의 풍광이 지금도 남아 있다면 청계천이나 광화문 광장에 인파가 붐비겠는가. 중국이나 일본 사신들에게 한강 유람은 필수 코스였다. 대개 동호변 제천정에서 시작해 저자도 일대의 풍경을 감상하고 서호쪽 양화진으로 내려오면서 음주가무를 즐겼다. 제천정은 왕실 소유의 정자로 서울에서 경치 좋은 열 곳(京都十詠) 중 한 곳으로 꼽혔다. 달 구경의 으뜸 명소였다. 사신들은 다녀간 흔적을 글이나 그림으로 남겼다. 한강승경 그림을 요청해 선물로 받아 가기도 했다. 한강은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문화공간이자 교류의 장이었다. 18세기 진경 산수화의 대표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첩’에 한강 풍광 수십 점을 남겼다. 저자도는 잃어버린 섬이다. 닥나무가 많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여졌으며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삼각주를 형성하고 있었다. 경관을 파악할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이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 저자도 서북단의 독서당을 그린 ‘독서당계회도’와 저자도 남단의 압구정을 그린 ‘압구정도’, 저자도 북단의 살곶이다리를 그린 ‘진헌마정색도’를 통해 윤곽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1922년에 인쇄된 실측지도 ‘경성도’에 등고선과 초지 및 모래벌판이 표시돼 있다. 시인들은 저자도를 한강 유람의 백미로 여겼다. “저자도 작은 섬이 완연히 물 가운데 물굽이 언덕을 두르고 있으니 흰 모래 갈대 숲 그 경치가 매우 좋다”(15세기 정인지가 살곶이다리 인근 낙천정에서 내려다본 저자도의 풍경), “봄꽃이 만발하여 온 언덕과 산을 뒤엎었네”(15세기 강희맹의 저자도도(楮子島圖)의 발문), “봉은사는 저자도에서 서쪽으로 1리쯤에 있다”(16세기 심수경이 독서당에 머물던 중 봉은사를 다녀오면서 남긴 글)는 글들이 남아 있다. 조선 개국 초 저자도는 왕들의 휴식처였다. 태종이 상왕이자 형님인 정종과 낙천정에서 술잔을 나눴고, 세종이 대마도 정벌을 떠나는 이종무를 격려하고 환송한 장소였다. 고종 등 왕이 집전하는 기우제 장소 중 한 곳 이었다. 왕실 재산으로 조선의 마지막 부마(철종의 사위) 박영효 소유였다. 동서 2000m, 남북 885m 길이에 넓이가 118만㎡에 이르는 모래벌판이었다. ‘신선이 노닐던’ 선유도는 섬이 아니라 산이었다. 선유봉은 지금의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잠두봉)을 마주 보는 높이 40m의 작은 봉우리였다. 두 산은 나란히 서 있었다. 선유봉은 홍수가 나면 봉우리만 물 위에 떠 있었다. ‘예조낭관계획도’ 등 잠두봉을 그린 16세기 후반의 실경 산수화 10여 점이 빼어난 경관을 보여 준다. 정선은 ‘선유봉’ ‘양화환도’ ‘소악후월’ ‘금성평사’ 등 4점의 그림을 통해 선유봉을 묘사했다. T S 엘리엇은 “역사란 언제나 동떨어진 원인에서 기묘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파했다. 옛 선비들은 한강을 호수로 미화해 풍류를 즐겼으나 어느덧 세월이 흘러 한강은 사실상 인공호수로 변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joo@seoul.co.kr
  • [2013 공직열전] 통일부 (상) 주요 실·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통일부 (상) 주요 실·국장급 간부들

    통일부는 대화와 협력의 주체로서 남북관계의 최일선에 서 있지만,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며 한때 존폐 위기에까지 내몰리는 수난도 겪었다. 북한 핵 문제는 외교부, 대북 정보는 국가정보원이 쥐고 있어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내부적으로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에 대한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의기소침한 후배들을 이끌며 통일 역량을 강화해야 할 책임이 온전히 실·국장급과 과장급 선배들의 어깨 위에 놓인 셈이다. 통일부 실·국장급에는 남북관계 질곡의 역사를 헤쳐온 통일문제의 배테랑이자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류길재 장관은 최근 실시한 고위공무원단 인사에서 전문성을 가장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해성 통일정책실장은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실무를 맡은 통일부의 대표적인 ‘브레인’이다. 남북관계 사안이 발생했을 때 파장을 짚어내고, 방향을 잡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등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인물로 꼽힌다. 여야 의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설동근 남북회담본부장은 김남식 차관보다 한 기수 낮은 행시 27회로 실·국장급의 ‘맏형’격이다. 과묵한 편이지만 부하 직원이 보고서를 가져오면 직접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등 꼼꼼하고 자상한 면도 많다. 통일부에서는 ‘덕장’으로 통한다. 1988년부터 회담 업무를 주로 다뤄온 남북대화의 배테랑이며 교류협력 분야의 전문성도 높다. 윤미량 통일교육원장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다. 첫 여성 통일교육원장이며, 첫 여성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장(하나원장)을 지냈고,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 가운데 최초로 통일부에 배치됐다. 선이 굵고, 논리가 명쾌한 편이다. 자신의 논리에 대해서는 양보를 안 하는 집요한 면도 있다. 통일부와 업무 협의를 하던 모 부처 장관이 그를 거론하며 직접 통일부 장관에게 불평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팬클럽’까지 있을 정도로 직원들의 신임이 두텁다. 황부기 기획조정실장은 업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세한 현안에 강한 이유다. 통일부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휴일과는 담을 쌓고, 오로지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 말수가 적고 한학에 조예가 깊은 전형적인 선비 스타일이다. 김형석 상근회담대표는 직전까지 1년 9개월간 대변인으로서 통일부의 ‘입’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 1급 공무원으로 승진했다. 정세분석력이 뛰어나고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정세분석국장 시절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직원들에게 이틀만에 보고서를 만들어오라고 주문할 정도로 일 욕심이 많다. 김의도 신임 대변인은 남북출입사무소장으로 일하다 지난달 부터 통일부 대변인을 맡았다. 1999년 북한이 제1연평해전을 일으킨 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를 시도할 무렵 정보분석실에서 군사 분야를 담당했다. 북한 정세에 밝고 솔직담백하다. 이정옥 정세분석국장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정세분석국을 이끌고 있다. 윤미량 원장 이후 통일부내 두 번째 여성 고위공무원이다. 정책기획, 행정관리, 남북교류 분야를 두루 섭렵한 ‘팔방미인’으로 조용하고 꼼꼼한 성격이다. 서호 남북출입사무소장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으로서 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다가 지난 7월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정부 내 강경라인이 문책성 경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한때 논란의 한가운데 서기도 했다. 공보과장 출신으로 언론과의 친화력이 강해 유력한 대변인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실무회담 수석대표로서 북한과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를 이끌어냈다. 다방면에 박학다식하고 두뇌 회전이 빠른 ‘천재형’이자 ‘회담통’으로 통한다. 늘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다. 행시 기수(33회)로 실·국장급의 막내 격인 이수영 교류협력국장은 남북교류협력 초기 시절인 1994년부터 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2004년 말부터는 개성공단지원 총괄과장을 맡아 개성공단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참여한 교류협력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부, 내년 방위비분담금 8000억 편성

    한국과 미국이 내년 이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분담금 예산으로 7997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분담금 8695억원보다 698억원 적은 규모로 내년도 이후의 우리 측 분담금 협상의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무소속 의원이 3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내년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우리 측 방위비 분담금으로 7997억원이 편성됐다. 항목별로는 인건비가 3413억원으로 가장 많고, 군사시설 개선비 2973억원, 군수지원비 1538억원, 연합방위력 증강비 72억원 등의 순이다. 예산만 보면 방위비 분담금은 올해 편성한 예산 7360억원보다 8.6%(637억원) 증액됐지만 내년에 실제 분담금을 늘리지 않는다면 2010년 합의 수준인 7904억원과 비슷하다. 예산 편성액과 실제 분담금의 차이는 정부가 예산을 줄여 편성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불용액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주한미군의 연도별 분담금 이월액은 2009년 1128억원, 2010년 1976억원, 2011년 2010억원, 지난해 2596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총 7000억원 이상 쌓여 있다. 주한미군의 곳간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분담금 총액 규모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거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미 양국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방위비 분담 협상의 최대 쟁점도 분담금의 이월·불용·전용을 최소화하는 제도 개선에 맞춰져 있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실제 분담금보다 예산을 줄여 편성할 필요도 없다. 이 점에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한 금액을 실제 우리 측의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국 측에 제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내년 이후의 분담금을 1조원 이상 우리 측에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관례대로라면 내년도 분담금이 최소 9300억원 이상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5일 서울 근교에서 양국 방위비분담 협상 수석대표 등 핵심 소수만 참여해 담판하는 ‘비공개 회의’를 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간제를 정교사로 둔갑… 국가보조금 빼먹는 어린이집

    정부가 지급하는 보육교사 처우 개선비를 받기 위해 정규 보육교사를 뽑는 대신 시간제 교사를 정교사인 양 등록하는 어린이집의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되는 국가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어린이집의 꼼수를 근절하기 위해 정규 보육교사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한 시간제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처우 개선비는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들이 낮은 월급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전면 도입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5월 당정협의회에서 유치원 교사와의 급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추가로 인상하기로 했다. 1일 경찰과 일선 어린이집에 따르면 한 달 20만~30만원씩 지급되는 보육교사의 처우개선비를 타내기 위해 시간제 보육교사를 정교사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조금을 빼돌리다가 적발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오전 9시~오후 2시에 일하는 오전반이나 오후 2~6시에 일하는 오후반 시간제 교사를 뽑아놓고 구나 군에 종일반 교사로 등록해 국가보조금을 타내는 방식이다. 지난 8월에는 대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15명과 보육교사 2명이 시간제 교사를 정교사로 둔갑시켜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같은 달 인천에서도 어린이집 원장이 시간제 교사 3명을 정규 보육교사로 구에 등록해 기본 보육료 1000만원을 받아 챙기다 불구속 입건됐다. 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시간제 교사 3명은 지난 3~6월 정교사에게 지급되는 처우개선비 등 수당 250여만원을 빼돌렸다. 이런 꼼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어린이집 운영자와 시간제 교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운영자는 한 달 150만원이 넘는 구의 보육 지원료가 정교사 숫자에 비례해 나오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의 교사를 등록하려 한다. 또 시간제 보육교사들은 정교사로 등록하면 처우개선비를 챙길 수 있다. 서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다 폐업한 김모(55·여)씨는 “실제로는 시간제 교사를 뽑고 구에는 정규 종일반 교사로 등록한 뒤 보육지원료는 원장이 갖고 처우개선비 등 수당은 시간제 교사가 챙기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털어놨다. 이 같은 보조금 빼돌리기 행태는 턱없이 낮은 보육교사 월급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근절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동작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오후반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최모(34·여)씨는 “자녀 교육비에 보태기 위해 시간제 보육교사로 일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하는 일에 비해 시급이 너무 낮아 처우가 열악하다”면서 “일하는 시간에 비례해 시간제 교사에게도 처우개선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경력 단절 여성들의 고용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지금처럼 질 낮고 급여도 적은 시간제 일자리가 계속된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예산 마른 교육부, 교육복지 큰소리 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교육 공약인 고교 무상교육과 3~5세 무상보육 정책인 누리과정, 초등 온종일 돌봄교실 확대를 위한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으로 우선 추진하겠다.”(교육부) “올해도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하느라 추가경정예산을 짜고 다른 사업 예산을 어렵게 줄였다. 내국세 교부율을 현행 20.27%에서 25.30%로 상향 조정하거나 국고 예산을 더 투입하지 않는다면 올해 말부터 누리과정 운영이 어려운 지경이다.”(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박근혜 정부의 교육 공약이 위태롭다. 2014년도 예산안에 교육부 요구안이 반영되지 않아 재정 투입이 어렵게 된 데다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의 고유 재정인 교부금 재원도 부족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1년 6395억원이던 누리과정 지원액은 2015년 4조 4549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지만 내년도 교부금 증가액은 2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0.05% 오르는 데 그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중기 지방교육재정 전망을 짜며 2011~2015년에 연평균 8.2%씩의 교부금 증가를 예상했다. 교육 공약 위기는 지난 26일 정부의 예산안 발표에서부터 예견됐다. 새 정부의 3대 교육복지 정책으로 교육부가 신청한 누리과정(1조 6000억원), 초등 돌봄교실 확대 예산(7000억원), 고교 무상교육(5000억원) 예산 2조 8000억원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은 내년 도입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했지만 누리과정과 초등 돌봄교실 확대는 교부금 투입을 통해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 밖에 ▲학교 스포츠강사 채용(221억원) ▲체육 전담교사 신규 임용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감축(8000억원) 등의 예산이 관철되지 못한 데 대해서도 교육부는 “교부금 투입을 통해 국정과제 우선순위 사업을 진행하겠다. 1조 5000억원 규모의 특별교부금도 적절하게 배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고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교육부가 고교 무상교육을 제외한 다른 교육정책 구현을 자신하는 이유는 현재 내국세의 20.27%를 차지하는 교부금 재원 때문이다. 하지만 시·도교육감들은 새 정부의 교육 공약을 달성하는 데 있어 교부금 재원 역시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인 교육부가 내려주는 교부금(약 70%)과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약 17%), 자체 수입·지방교육채 발행·이월금 등의 기타 수입(약 13%)을 합친 지방교육 재정이 올해 54조 6769억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이 가운데 58.1%인 31조 7921억원이 인건비로 예상되는 등 경직성 지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침체로 전체 세입액과 연동되는 교부금 증가율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인건비와 누리과정 예산은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30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내년도 누리과정 사업 예산이 국고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것을 놓고 위기감이 표출됐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2011년 도 교육청 전체 결산액이 9조 7000억원인데 내년 누리과정 소요 예산이 1조 37억원으로 올해보다 2693억원(36.7%) 늘어난다”면서 “올해도 추경을 통해 본 예산에서 2850억원을 감액하고 1770억원을 누리과정으로 돌렸는데 내년에 더 쥐어짤 재원이 없다”고 호소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내년에 중 3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데 500억원, 누리과정에 1100억원을 더 쓰는 것과 인건비 상승분을 감안하면 다른 사업 예산을 늘리거나 그동안 부족했던 사업을 보강할 돈이 없다”고 말했다. 무상급식, 누리과정 등에 밀려 학교시설 관련 예산과 운영비가 줄어드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교육청의 올해 교육환경개선비는 1563억원으로 전체 교육 예산의 2.0%에 불과했다. 무상급식, 누리과정 도입 전인 2008년에 전체 예산의 9.6%를 할애한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내년도에 교부금을 합한 교육예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5397억원)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인 5.6%에 크게 못 미친다”면서 “교육부가 그나마 주요 국정과제에만 추가 예산을 우선 투자한다면 운동장 없는 학교, ‘찜통·냉골 교실’ 현상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운영비 부족으로 깨진 유리창조차 갈아 끼우지 못하는 학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삼성물산, 초고층아파트 ‘래미안 강동 팰리스’ 999가구 분양

    삼성물산, 초고층아파트 ‘래미안 강동 팰리스’ 999가구 분양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일대에 강변북로•외곽순환도로 인접 등 사통팔달 교통여건과 중소형이 전체의 99%이상 차지하는 중소형으로 이뤄진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11월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448 일대 2만 3632㎡(7156평) 부지에 지하 5층 ~ 지상 45층 규모 아파트 3개 동, 오피스 1개 동, 판매시설, 공동시설 등으로 이뤄진 초고층 아파트 ‘래미안 강동 팰리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래미안 강동 팰리스’는 전용 59~84㎡ 총 999가구(펜트하우스 151•155㎡ 12가구 포함)로 이뤄졌다. 주택형 별로는 전용 △59㎡ 231가구 △84㎡ 756가구 △151㎡ 6가구 △155㎡ 6가구 등 전체 가구의 99%가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어 중소형아파트 신규공급이 부족했던 강동구에서 희소성이 높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재 ‘래미안 강동 팰리스’가 들어서는 강동구 천호동 일대는 물류, 유통, 상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선비즈시티(Sun Biz City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 27만 7100㎡가 개발될 예정에 있어 서울 동남권 중심지역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주상복합의 단점을 극복한 아파트 평면을 도입하여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거실 2면 창 설계로 채광과 조망권 극대화 및 슬라이딩 발코니창호 적용으로 통풍문제를 해결했으며, 천정고를 10㎝ 높인 2.4m로 높여 개방감을 높였다. 단지구성에서는 한강, 올림픽공원, 길동생태공원 등 다양한 조망권을 갖춰 수요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세계최고 높이의 ‘버즈칼리파’ 시공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동구 최고 높이인 지상 45층, 149m 높이로 설계돼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이 기대된다. 눈 여겨 볼 점은 입지여건이다.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 출구가 단지와 직접 연결돼 있는 역세권 아파트로 도심권, 강남권 등 서울 주요업무지구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올림픽대로 진입로(1㎞), 외곽순환고속도로 상일IC(4㎞) 등의 도로망도 근접해 도심과 수도권외곽으로 진출입이 수월하다. 또한 천동초와 혁신학교로 선정된 동신중을 걸어서 통학이 가능하고 송파•강동 등 동남권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방이동 학원가와도 가까워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이 외에도 현대박화점, 이마트, 2001아울렛, 강동구청, 관공서 등이 가깝고 잠실 및 천호동 상권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 분양관계자는 “래미안 강동 팰리스는 과거 중대형 위주의 상업과 주거시설 중심의 주상복합이 아닌 주거와 상업, 업무시설, 녹지, 소비층에 맞는 평면설계 등이 결합된 3세대 주거복합단지로 조성된다”며 “강동구에 첫 선을 보이는 래미안 아파트인 만큼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는 오는 2017년 7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심 무죄’ 한명숙 항소심서 징역 2년

    ‘1심 무죄’ 한명숙 항소심서 징역 2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69)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정형식)는 16일 한만호(55)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 전 총리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 8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원심과 항소심 판단이 엇갈렸고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들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자금을 제공했다는 한 전 대표의 검찰 수사 당시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면서 “피고인이 한 전 대표로부터 받은 돈을 사적으로 사용했고 책임을 통감하지 않아 죄질이 무겁다.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한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했다가 1심 법정에서 이를 전면 번복했었다. 재판부는 “한 전 대표에게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없었고, 피고인과 같은 ‘청주 한씨’로서 유대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 동생이 한 전 대표가 발행한 수표 1억원을 사용한 점 등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선고 직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정치적 판결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재판부가 검찰 주장을 100% 받아들였다. 나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상고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한명숙공동대책위원회’ 측은 법원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심 재판부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추정에 추정을 거듭해 검찰의 주장과 증거를 끼워 맞췄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8월 한 전 대표로부터 대통령 후보 당내 경선비용 지원 명목으로 32만 7500여 달러와 현금 4억 8000여만원, 1억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 등 9억 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10년 7월 기소됐다. 1심은 돈을 줬다는 한 전 대표의 검찰 수사 당시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1) 남산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1) 남산

    남산 하면 벼슬길 진출을 위해 ‘열공’하던 딸깍발이 선비와 그들이 살던 낭만적인 남촌 풍경이 떠오른다. 조선 신궁과 통감부, 헌병사령부, 일본인 거주지 같은 좋지 않은 상념도 꽈리를 튼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라는 애국가 구절이나 한때 ‘남산’으로 불리던 옛 중앙정보부의 추억도 있다. 케이블카와 도서관, 어린이회관, 서울타워도 빠지지 않는다. 한강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기에 이렇게 다양한 이미지가 겹쳐 떠오르는 것이리라. 남산은 사대문 안에서 고개만 들면 보이는 산이기에 익숙하고 친근하다. 풍수지리학상 342m 높이의 백악(북악)이 조선 한양의 주산(主山)이었다면 265m의 남산은 안산(案山)이었다. 쉽게 풀면 나라(임금) 앞에 놓인 밥상이나 책상 같은 개념의 산이다. 팔도에서 올리는 봉수대의 마지막 종착점이어서 남산 5개 봉수대에서 피어오르는 한 줄기 연기가 태평성대를 의미하는 평화의 산이기도 했다. 남산 위에 오르면 도성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기에 오르지 못하도록 금했다. 덕분에 산림이 우거지고 울창해 서울의 허파가 되었다. 서울의 팽창에 따라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자연지리적인 요건을 갖췄다. 우리가 남산에 대해 꽤 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아는 것도 있다. 일례로 남산 소나무이다. 산림청에 등록된 4440개의 우리나라 산 이름 중 남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31개에 이른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마을 앞산을 남산 또는 앞산이라고 불렀다. 남(南)자를 ‘남녘 남’ 자가 아닌 ‘앞 남’으로 썼다. 남산은 앞산을 한자로 쓴 것이다. 목멱(木覓)의 유래도 흥미롭다. 남산의 다른 이름은 ‘마뫼’였다. 마뫼의 ‘마’는 ‘앞’, 뫼는 산의 우리말이다. 독립지사이자 역사학자였던 안재홍에 따르면 목멱은 이두식 표기다. 목(木)은 ‘마’를, 멱(覓)은 ‘뫼’를 적었다는 얘기다. 남산=앞산=마뫼=목멱이 같은 뜻 다른 이름이다. 방방곡곡 동네 앞산의 소나무가 모두 ‘남산 위의 저 소나무’인 셈이다. 샌님이 살던 남촌에 언제부터 왜색의 기운이 드리웠을까. 남산과 일본의 악연은 뿌리 깊다. 조선 초부터 임진왜란(1592~1598) 이전까지 일본 사신이 머물던 동평관이 남산 기슭 인현동 2가에 있었다. 남산은 7년 전쟁기간 동안 왜군 진지였다. 마스다 나가모리 등 왜장이 살았다고 해서 왜장터(왜성대)라고 불렸다. 그들의 진지는 지금의 정동에까지 이르렀다. 일제는 그로부터 292년이 지난 1884년 갑신정변을 틈타 남산 기슭 녹천정 자리를 영사관자리로 제공받아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곳에 일본공사관, 통감부, 총독부가 속속 들어섰다. 지금의 예장동, 주자동, 충무로1가인 진고개(본정)일대는 일본인 거주지였다. 진고개를 거점으로 남대문, 회현동, 명동(명치정), 을지로(황금정)쪽으로 주택가와 상가가 확장됐다. 화려한 남촌 일본인 상가는 북촌 조선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오늘날 일본인 관광객이 유독 명동을 즐겨 찾는 까닭도 그들이 누렸던 옛 영화를 그리워하는 회귀본능이 아닐까. 해방 직후 본정(本町)을 일본인이 두려워하는 이순신 장군의 호를 딴 충무로(忠武路)로 바꾼 것은 이를 차단하려는 속뜻이 작용한 것 같다. 남산과 남촌은 조선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일본인촌으로 변했다. 종로 우미관을 주름잡던 김두한 패가 청계천을 경계로 진고개 일본 건달과 세력을 다투던 시절이다. 19가구 89명(1885년)에 불과하던 일본인은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자 1986가구 7677명(1905년)으로 늘었다. 강제병 탄이후 8794가구에 3만 4468명(1910년)으로 무서운 팽창세를 보였다. 일제의 남산 잠식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 1898년 예장동에 대성궁(경성신사)이라는 작은 신사를 세우더니, 1904년에는 2만여 평을 임대해 필동에 헌병대사령부를 구축했다. 1908년에는 30만 평을 영구 무상임대, 한양공원을 조성하고 조선 신궁을 세웠다. 그들이 잠식한 땅이 현재 남산공원(87만 6000평)의 3분의 1을 넘는다. 일제가 열도를 창조했다는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天照大神)와 명치 천황을 모신 조선 신궁은 한반도 전역에 있는 일본 신사의 총본부였다. 신궁은 사대문 안 어디에서나 보이는 남산 꼭대기에 있었으며 시내에서 전차가 신궁 밑을 지나갈 때는 승객 전원이 일어서서 묵념을 올려야 했다. 1918년 남산중턱 13만평의 수목을 베어내고 조성에 들어가 1925년 완공됐다. 지금의 남산식물원 자리이다. 일본의 성지 조성을 위해 남산은 깔아뭉개졌다. 남산 중턱 힐튼호텔에서부터 384개의 계단을 만들어 올라가도록 꾸몄다. 남대문에서 조선 신궁에 이르는 참배로를 조성하려고 남대문에서 남산을 잇는 성곽을 부수고 자동찻길을 냈다. 지금의 소월로이다. 남산생태계를 파괴한 주범이다. 조선신궁과 황국신민서사탑은 광복 직후 서울시민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 파괴할 정도로 원성이 높았다. 남산의 동쪽 기슭 장충단은 명성황후시해사건(1895) 당시 일본자객에 맞서 순직한 호국영령을 기리는 곳이다. 장충단(奬忠壇)이란 글씨는 고종의 친필이다. 일제는 창경궁, 덕수궁과 함께 이곳을 공원으로 희화화하고서 장충단 동편 지금의 신라호텔 영빈관 터에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박문사를 세웠다. 일본 1000엔권 지폐에 얼굴이 등장하기도 한 이토의 업적을 영구히 기념한다는 구실로 내선일체를 꾀했다. 당시 여행안내책자에서 경성 제일명소로 칭송했다. 총독부를 지을 때 헐어낸 경복궁 선원전을 부속건물로, 경희궁의 정문 흥화문을 정문으로, 광화문 양옆 궁성벽 석재를 가져다가 담으로 쌓았다. 박문사 건물은 해방 후에도 동국대 기숙사로 쓰였고 흥화문은 신라호텔 정문으로 쓰이다가 1988년에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중구 필동 남산한옥마을은 악명 높은 헌병통치의 본산인 조선헌병대사령부 터였다. 조선 초 박팽년의 사저였던 한국의집은 조선총독부의 2인자 정무총감의 관저로 쓰였다. 이들은 남산 중턱 왜성대에 총독관저를 세우고 그 아래 조선헌병대사령부를 뒀다. 서울유스호스텔은 일본공사관과 통감관저,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통감부와 총독관저가 각각 자리했었다. 남산은 경복궁 안에 총독부와 총독관저를 지어 옮겨가기 전까지 일본 식민통치의 심장부였다. 남산꼭대기 N타워 옆 팔각정은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평범한 정자에 불과하지만, 내력은 간단치 않다. 이 자리는 조선 태조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할 때부터 천하의 명당이었다. 태조가 남산의 산신을 모시려고 지은 국사당(國師堂)이 있던 자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무속사당이었다. 대한민국 대표 민속신앙 터인 국사당이 일본 토착신앙의 대표인 신궁에 쫓겨 인왕산으로 강제로 옮겨진 것이다. 일제는 ‘일본 최고 신과 살아있는 신인 천황을 모시는 신궁에 식민지 나라의 굿 집이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1925년 오백년 내내 있던 자리에서 내쳐버렸다. 한국의 무속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신도(神道) 역시 원시종교에 가깝지만, 정부나 국민이 대하는 태도는 극과 극이다. 일본 정치인들의 정치생명을 건 야스쿠니 신사참배 행렬에서 엿볼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국사당을 원상회복시키자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못 얘기를 꺼냈다간 종교전쟁이 일어날 판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보고 싶어하는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명동을 거쳐 남산타워에 오른 일본인 관광객들이 국사당 축출 사연을 듣는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광복 후 이승만, 박정희 독재정권도 남산을 그냥 두지 않았다.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이승만은 국사당 터에 국사당을 되돌리기는커녕 자신의 호를 딴 우남정을 만들었고, 당시 세계최대 규모의 동상을 세웠다. 조선 신궁 터를 국회의사당 신축부지로 결정해 1959년 기공식까지 가졌지만 2년 뒤 5·16 쿠데타로 백지화됐다. 3500가구 2만 5000명이 정착한 서울 최초의 판자촌인 해방촌이 남산의 북쪽 기슭 12만 6000평을 차지하도록 사실상 허가해 남산의 피폐를 가속화했다. 이런저런 압력과 로비를 통해 숭의학원, 리라학교, 동국대학교가 남산에 틈입했다. 박정희 정권을 거치면서 가장 집중적으로 훼손된 곳은 장충단공원이었다. 장충체육관, 신라호텔, 자유센터, 타워호텔(반얀트리),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옛 재향군인회(동국대), 옛 중앙공무원교육원(동국대) 등이 줄줄이 들어선 것이다. 장충단공원은 21만평이 넘던 서울시내 최대 근린공원에서 9만평의 평범한 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1984년 남산공원으로 흡수합병당하는 신세가 됐다. 1994년 외인아파트 2동이 폭파 철거되는 등 남산제모습찾기운동이 시작됐고 2009년 남산르네상스를 내세운 오세훈 전 시장이 찢어진 남산녹지축 연결을 시도했지만 마무리짓지 못했다. 남산에는 지금도 동상 10기, 기념비 14개를 비롯한 각종 시설물 28개, 체육시설 269개가 촘촘하다. 그러나 남산은 이들에게 마른 품을 기꺼이 내주고 있다. 아! 남산이여…. joo@seoul.co.kr
  • [열린세상] 칭찬이 교육입니다/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열린세상] 칭찬이 교육입니다/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교육을 나라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말합니다. 교육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하는 막중한 일이라는 뜻입니다. 기업에 있어서도 교육은 중요합니다. 격변하는 현실 속에서도 십년지대계쯤은 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직원 교육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효과적인 교육방법을 찾는 데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공자의 말씀을 담은 논어는 배움에 대한 구절로 시작합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공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논어에서 는 배우는 것을 학이라 하였고, 익히는 것을 습이라 하였습니다. 학(學)은 아이가 양손을 펼쳐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입니다. 여기서 배운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습(習)은 어린 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스스로 나는 연습을 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몸으로 익힌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학은 책을 통해 배우는 이론적인 지식 공부를 의미하고, 습은 이론의 바탕 위에 실천을 통하여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 글자들을 합쳐, 교육을 학습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인성(人性)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가끔 예절을 무시하는 젊은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고 하는 말들입니다. 그러나 도덕과 윤리, 예절과 배려 등은 이미 학교에서 다 배운 것들입니다. 다만 우리 교육이 대학입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런 가르침들이 머릿속에만 있고, 생활에서 그 필요성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잘못입니다. 공자의 말을 빌리면, 습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말입니다. 습자가 들어간 단어 중에 습관(習慣)이 있습니다. 습관은 여러 번 되풀이하여 몸에 익고 굳어진 행동을 말합니다. 좋은 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좋은 행동을 반복하여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습관을 익히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동기 부여 방법이 칭찬입니다. 잘하는 행동을 지지해주고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부추겨 주는 것이 칭찬입니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은 우리나라 성리학의 기초를 세운 학자이자 선비로 널리 알려졌습니다만, 교육에 있어서도 아주 큰 발자취를 남긴 분입니다. 퇴계 선생은 일찌감치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서원 건립에 널리 힘썼으며, 훌륭한 제자들도 많이 길러냈습니다. 과거와 출세 위주의 교육풍토를 바꾸기 위해 손수 교재를 만들어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정민 교수가 쓴 ‘일침’에서 퇴계 선생의 훈몽시를 읽었습니다. ‘많은 가르침은 싹을 뽑아 북돋움과 한가지니, 큰 칭찬이 회초리보다 훨씬 낫다네. 내 자식 어리석다 말하지 말라, 좋은 낯빛 짓는 것만 같지 못하리.’ 여기서 ‘찬승달초’(讚勝撻楚)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한 마디의 칭찬이 백 대의 회초리보다 낫다는 말입니다. 이미 450년 전에 퇴계 선생께서는 칭찬의 효과를 알고, 칭찬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칭찬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의 확인이자, 기대의 표현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칭찬할 대상이 없고, 어느 누구로부터 칭찬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심리학에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하고 기대할 때,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거두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이라는 믿음과 기대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면, 이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훨씬 우수한 사람으로 자란다는 이론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이렇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며,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칭찬이 곧 그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제대로 된 칭찬이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합니다. 나아가 그 행동을 본받으려는 사람들의 전염된 행동이 우리 사회 전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칭찬에 관심을 두는 이유입니다.
  • [추석선물세트] 숙취 잦은 박국장이 좋아하는 ‘자양 강장세트’

    [추석선물세트] 숙취 잦은 박국장이 좋아하는 ‘자양 강장세트’

    국순당은 한가위를 맞아 전통 명절에 알맞은 우리 술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1000년 전 사라져 버린 전통주를 복원한 ‘법고창신 선물세트’는 좀처럼 맛보기 힘들었던 고려시대 탁주 ‘이화주’와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겼던 명주 ‘송절주’로 구성된다. 이화주는 고려의 고급 탁주를 재현한 인기 복원주이다. 옛 문헌에 나온 그대로 생쌀로 띄운 누룩에 백설기로만 빚으며, 색이 희고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록 걸죽하다. 알코올 함량 12.5%. 송절주는 소나무 마디인 송절과 쌀로 빚은 술로, 독특한 솔향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뛰어나다. 알코올 함량은 16.5%이다. 가격은 이화주(700ml)가 8만원, 송절주(700ml)가 10만원이다. 자양 강장세트는 3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 세트는 동의보감 5대 처방전으로 빚은 ‘자양백세주’와 각종 국제회의 공식 건배주 등으로 인정받은 ‘강장백세주’, ‘백옥주’로 구성됐다. 자양백세주는 백세주의 주 원료인 양조 전용쌀 설갱미와 동의보감의 5대 처방전을 바탕으로 한 짙고 깊은 맛의 약재들로 저온숙성 발효한 한방주이다. 따뜻하게 중탕해 마시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강장백세주는 한약재를 찹쌀과 함께 빚은 고급 약주. 백세주 고유의 맛을 더 깊고 풍부하게 구현했다. 백옥주는 전통 방식으로 발효·증류·숙성해 빚으면서 옥처럼 맑고 순수한 증류주이다. 향긋한 향과 깔끔한 맛이 특징이며 알코올 함량 25% 제품과 40% 제품이 자양강장 선물세트로 구성됐다. 40% 제품은 백화점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 [문소영의 시시콜콜] 18세기 선비 이옥과 21세기 한국의 지식인

    [문소영의 시시콜콜] 18세기 선비 이옥과 21세기 한국의 지식인

    같이 어울려 다니는 무리나 짝을 ‘동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단어는 남한에서 금기어다. 북한이 쓰기 때문이다. ‘인민’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1945년 해방 전후에 백성, 인민, 국민 등이 혼용되다가 북한에서 인민을 애용하면서 기피 단어가 됐다. 1948년 5월 개원한 제헌의회에서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라는 영문 국호와 달리 ‘공화국’을 적시하지 않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한 이유도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김진배 전 언론인이 쓴 ‘헌법의 두 얼굴’에 나온다. 북한 관련 드라마를 보면 “우리 공화국에선~”이 자주 나와 공화국도 왠지 불온한 듯해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화국이란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간접 선거에서 일정한 임기를 가진 국가원수를 뽑는 국가형태이자 세습 군주를 부정’하는 민주주의적 제도를 말한다. 글을 쓰다 사전을 찾아보면 알게 모르게 북한어를 사용해 깜짝 놀란다. 근대문학 등에서 일종의 사투리로 표현된 단어들이 무의식 속에 저장된 탓일 게다. 뜨락이나 쪼각, 누에벌레, 등멱을 하다, 멍멍하다, 또아리, 그러매다 등등은 북한어다. 뜰, 조각, 누에, 등물(목물)을 하다, 먹먹하다, 똬리, 얽어매다 등으로 바꿔줘야 한다. 그 단어를 내버려둘까 하다가도 ‘이게 빌미로 나중에 몰리는 것 아닐까’하는 막연한 불안감에 정정하는 편이다. 잘못한 일이 없는데 왜 위축되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중앙정보부와 그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등에서 한때 마녀사냥하듯이 멀쩡한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시켰던 과거를 모르는 순진하고 태평한 사람인 게다. 최근 중국 사마천의 사기가 출전인 ‘이민위천’(以民爲天)도 맘놓고 사용할 수 없는 단어로 분류됐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이 사자성어는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가슴에 한 번쯤 품어야 하지만, 최근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북한 김일성의 좌우명으로 알려져 ‘종북’의 대명사처럼 됐다. 청나라의 패관소품(소설과 잡문)을 좋아했다고 해 벼슬길이 막힌 조선 정조 때의 선비 이옥이 생각난다. 주자의 순정한 문체를 따라야 한다며 문체반정을 주도한 정조는 청나라 풍의 가벼운 문체를 사용하던 이옥을 문제의 인물로 지목해 강제 군역도 시키고 하더니 주류 양반사회에서 밀어냈다. 현대에 이옥의 작품은 조선 후기 문학의 주체적·능동적 경향과 다양성을 대변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중세 학자들은 지동설과 같은 신성모독성 이론과 철학을 논의할 때 교황의 파문에서 벗어나고자 ‘사실이 아니지만 이렇다고 가정해보자’라며 연구했고, 그것이 근대 과학혁명의 씨앗이 됐다고 한다. 금지어와 금기, 억압이 지뢰밭처럼 촘촘한 나라에서 창의적 생각이나 시도가 가능할까?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은, 견디자면 한없이 길고, 만끽하자면 너무나 짧은 계절이다. 아드레날린 펑펑 샘솟는 여름 레포츠! 그러나 하드코어는 좀 곤란하다면 가볍게 팅!핑!킹! 여름날 웃음 팡팡 튀는 산하로 가자.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봉화군청 www.bonghwa.go.kr, 영주시청 yeongju.go.kr, 모두캠핑 www.modecamping.com ●Rafting 낙동강 상류 이나리 강변 영차, 으싸 물 위의 전력질주 스키 한번 못 타고 겨울을 보낸 섭섭함을 기억한다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래프트에 몸을 싣는 일이다. 래프팅의 계절은 여름보다 짧기 때문이다. 인제 내린천도 가봤고, 정선 동강도 가봤고, 한탄강도 가봤지만 낙동강은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초행자들을 놀래키려는 듯 낙동강 발원지에서 가까운 봉화 이나리 강변은 거친 물살을 쏟아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장마비가 한몫 단단히 했다. 장마 때는 도로에서 불과 1m 아래까지 차오를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는데 래프팅의 스릴은 이 수위와 정비례한다. 보통 래프팅은 6~9월까지 석 달간 허락되어 있지만 첫물과 끝물은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7~8월 두 달간이 무난하다. 35번 국도를 타고 상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십여 개의 보트가 차창 밖으로 스쳐갔다. 봉화 래프팅은 봉화나루터에서 시작하여 길게는 청량교까지 코스가 이어진다. 상류에서부터 순서대로 관창교, 오마교, 관창1교, 청량교 등의 다리 부근에 선착장이 있는데 짧게는 6km, 길게는 10km까지, 여러 코스가 있다. “위험한 곳과 재미있는 곳은 다르다!” 베테랑 가이드의 연륜 어린 충고가 귀에 쏙 박혔다. 스릴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유혹으로 들리겠지만 래프팅의 재미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량이 많고 거친 물살이 간혹 나타나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가이드의 안내와 팀워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다. 그래서 몸을 푸는 준비 운동과 안전교육은 필수다. 무게가 60kg이 넘는 10~12인승 보트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만 운반도, 운행도 가능하다. “봉화의 래프팅 코스에는 두 가지 고비가 있는데요, 첫 번째 것은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하얀 포말이 올라오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물속에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트 바닥에 부착된 발고리에 안전하게 발을 고정하고 구령에 따라 몸을 앞뒤로 숙이기도 하고 힘차게 패들을 저으니 어느새 수면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 아드레날린의 세례를 받은 듯하다. 가이드가 경고했던 두 개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이빙 타임! 바닥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물길을 잘 아는 가이드들이 파악해 둔 다이빙 지점은 수심이 깊어서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자세로 입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그 소리에 놀란 두루미가 멀리서 날아올랐다. 물길 따라 그냥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래프팅은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 물에 빠지고 나니 (그래서 물을 삼키지 않는다면) 배가 홀쭉해져 있다. 종료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몇 팀과 캔 맥주 내기 레이싱을 해서 더 그랬을지도. 단단하게 조였던 구명조끼가 다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 당장 식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일 때 낙동강레포츠센터의 넓고 깨끗한 샤워장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에 나누는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맛있을 수밖에. 한여름이 꿀맛이다. ▶Rafting Gear 래프트 래프팅은 2차 세계대전 후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레저용으로 확산됐다. 작게는 3~4인용(45kg, 3m60cm)부터 크게는 12인용(64kg, 4m50cm)까지 있으며 PVC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다. 고무 래프트 한 척의 가격은 보통 300~400만원 사이다. 구명조끼 수영을 못해도 래프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구명조끼다. 체중 120kg까지 안전하다. 착용요령은 가슴둘레가 꼭 맞도록 몸통의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 고정끈까지 확실하게 채워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는다. 안전모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으므로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서 착용해야 한다. ▶travie info 낙동강 래프팅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의 3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중앙래프팅(054-672-0802), 봉화래프팅(054-673-0890), 청량산래프팅(054-674-1999) 등 여러 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요시간 2~3시간 요금 1인당 2만~3만5,000원(코스별) 봉성 청봉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은 솔잎향이 가득한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하다. 춘향목에서 딴 솔잎이 잡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비결. 숯불 화덕에서 구워 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걸리지만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 띄운 메주로 만든 된장찌개도 일품. 돼지 숯불구이 1인분 1만8,000원 문의 054-672-11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amping 연천 조각공원 캠핑장 예술이 있는 풍경 그리고 캠핑 <1박2일>,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여행을 귀찮아하시는 어머니의 입에서 ‘캠핑 한번 해보자!’라는 제안이 먼저 나오다니. 부모님의 로망을 풀어 드리긴 해야겠는데 한번 쓰자고 비싼 캠핑장비를 구입하기는 그렇고, 또 막상 텐트생활을 불편해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답은 캐러밴이었다. 여름의 위세는 당당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고작 10여 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말 그대로 뙤약볕 샤워. 이 순간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자연 속의 캠핑이라지만 텐트가 아닌 캐러밴을 예약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주방용 에어컨과 침실용 에어컨을 가동하니 차 안 공기는 금세 뽀송뽀송, 시원해졌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둘러보니 6인승 캐러밴은 펜션 시설 못지않았다. 전면에는 커플을 위한 큰 침대와 전용 에어컨, 후면에는 2층 침대 2개가 있었다. 중앙부의 주방에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물론이고 식기와 밥솥 등 모든 주방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늦은 점심식사 준비도 뚝딱 이루어졌다. 게다가 평면 TV까지. 또 하나의 집이다. 캐러밴에 딸린 파라솔 테이블 옆으로 대형 그늘막 설치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맥주 한 캔. 그렇게 온 가족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어린시절 부산 외갓집 앞 평상에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모여 수박을 깨먹던 추억이 몇십 년의 시차를 뚫고 달려와 있었다. 그때 어린 나 대신, 꼭 그 또래의 조카가 뽀로로 캠핑의자에 앉아 있을 뿐. 열기가 가시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공원 산책에 나섰다. 좀 전까지 예사로 보았던 물체들에 다가서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돌멩이인 줄 알았던 연못가의 검은 물체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군화 수십 켤레고 그냥 장대라고 생각했던 쇠철봉 위에 녹슨 철조망이 걸려 있었다. 저 멀리 검은 천막은 미국의 군용막사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도 매년 6월 민통선예술제를 주최하고 있는 미술관다운 작품들이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작품들은 대부분 석장리 조각공원의 관장인 박시동 화백의 것이고 곳곳에 소품들이 숨은 듯 전시되어 있다. 분단과 평화에 뜻을 둔 작품들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밭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석장리 조각공원이 캠핑 캐러밴 사이트로 변신한 것은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존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 사이로 모두 17대의 캐러밴이 자리를 잡았다. 예술을 테마로 하는 독특한 오토캠핑장이 생긴 것이다. 캠핑장 운영을 맡고 있는 김규호씨의 부지런함과 싹싹함 뒤에는 아버지 김명환씨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캐러밴 등 특수차량을 생산하는 (주)두성특장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환씨는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핑장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강연도 맡고 있다. 전국에 캠핑장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테마와 개성이 없으면 금방 도태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런 의미에서 연천 조각공원점은 야생 버라이어티 캠핑보다는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 온 정원처럼 아늑하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난 15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채 재배해 온 야생화와 약초들은 효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 파리가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살충제를 뿌리면 반딧불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 고민이라고. 박시동 관장 내외가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이 뒤편에 있고, 주차장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수 만들었다는 황토방 3채가 있다. 그중 하나는 효소저장소로 사용 중이다. 9월부터 관장 내외가 지도하는 도자기 체험, 사진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며 수년 동안 숙성시킨 효소도 구입할 수 있다. 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50명 이하 단체를 위한 여행지로도 제격. 야외부대와 황토방 펜션 등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시설도 있다. ▶Camping Gear 캐러밴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이 캠핑 장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한 두가지만 더 준비하면 캠핑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캠핑 의자 보통 캐러밴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지만 이동이 어렵고 좁기도 하다. 편하게 옮겨 앉을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다면 경치 좋은 자리, 시원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작은 테이블과 그늘막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화롯불 지피기 캠프파이어가 없다면 캠핑의 낭만을 절반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숯불 바비큐용 화로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이와 별도로 장작을 구입해서 모닥불을 만들면 밤새 불가에 모여서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travie info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은 캐러밴 전용 캠핑장으로 2인용, 4인용, 6인용까지 총 17대의 캐러밴이 있다. 원래 석장리 조각공원이었던 캠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 연못과 잔디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2채의 황토펜션도 운영 중이다. 태안반도의 학암포 캠핑장과 영종도의 왕산 제휴점도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875 요금(최저요금기준) 스탠더드 8만원(2인용), 디럭스 11만원(4인용), 스위트(6인용) 14만원, 황토펜션(2인용) 10만원 문의 1544-6615 www.modecamp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ekking 청량산·죽령옛길 참! 시원한 여름 숲길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름이면 잘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내공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여름 숲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그 계속물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봉화 청량산 물과 함께 걸었네 청량산 산행은 보통 ‘입석’에서 시작된다.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돌. 뚝 떨어져 나온 커다란 바위가 마치 이정표처럼 서 있다. 탐방코스는 5가지로 짧게는 2시간(4km) 코스도 있고 정상을 넘는 코스는 5시간 40분(7km) 정도를 잡아야 한다. 물병 하나 들고 오르기 시작! 청량산淸凉山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금강산과 비교하여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조선시대에 풍기군수로 재직했던 주세붕이 직접 명명했다는 12개의 봉우리(내산內山 9개, 외산外山 3개)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최고봉은 장인봉870m이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가운 쉼터가 나왔다. 청량정사를 먼저 방문해야 정석이겠지만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산꾼의 집’. 칠순이 넘은 기인 이대실 선생이 이 집의 주인이다. 서예, 달마도, 가야금, 무예 등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그는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직접 제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후한 인심 덕에 이곳에 들르는 나그네는 누구나 따끈하고 달큰한 약초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시되 컵을 헹구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입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경사면에 위아래로 펼쳐진 청량사의 중간 허리쯤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창건된 청량사는 산 중턱쯤, 마치 부채를 펼쳐서 세워놓은 듯 비탈진 절벽 아래 독특한 가람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전성기에는 산 곳곳에 암자가 27개나 되었다지만 지금은 조선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유리보전과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가장 수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그 냉수의 힘으로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목적지는 해발 800m 지점의 하늘다리. 2008년에 설치한 하늘 다리는 솟아오른 두 개의 봉우리, 자란봉과 선학봉의 정상을 연결한 길이 90m의 산악현수교다. 다리 가운데 지점에는 투명한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오래돼서인지 불투명해져 버렸다. 어쨌든 아찔한 풍경인데 운동화를 신은 소년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청량사에서 선학정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따라 내려온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만큼 12봉 사이 계곡마다 물이 풍부했었나 보다. 그 조잘대는 물소리만으로도 청량하기가 그지없다. 청량산도립공원 mt.bonghwa.go.kr 054-679-6651 영주 죽령옛길 ‘잠시 쉬었다 가게나!’ 소백산국립공원의 둘레에도 길이 흐른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경북 영주에 모두 걸쳐 있는 소백산자락길이다. 총 12개의 자락길 중에서 죽령옛길은 3자락(11.4km)을 구성하는 3개의 길(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중에서 첫 번째 문화생태탐방로다. 그러나 죽령옛길(2,8km 50분)의 역사는 신라 아사달과 15년(1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과 다른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조선시대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거쳤던 곳이기도 하다. 그 선비들이 쉬어 가곤 했던 주막과 마방은 1900년대 초까지도 운영을 했었다. 지금은 다 무너진 돌담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아직 계시다. 주막에서 들이킨 약주 한잔의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고갯길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구름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이 고작 해발 221m이니 해발 689m의 죽령을 넘는 구름들은 사나흘 푹 묵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퇴계 이황 선생도 포함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지극했던 퇴계 이황 선생과 형 온계 이해 선생이 서로를 배웅했던 계곡자리가 남아 있었다.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쓸모가 없어진 죽령옛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우거진 풀숲에 잠식되나 했지만 트레킹 붐을 타고 다시 빛을 찾았다. 지금은 국가명승 30호로 지정되었고 12자락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해 전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소백산역(구 희방사역)에서 시작해 죽령마루까지 오르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놓이고 도로변에는 정자까지, 길은 제법 정비가 되어 있었다. 숲길이 끝날 무렵에는 사과, 자두, 호두가 알차게 영글어 가는 과수원이 나왔다. 열매는 여름이라는 뜨거운 에너지의 집약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걷기에는 정말 최곤데요!” 누군가의 탄성이 지나갔다. ▶travie info 송이돌솥밥 봉화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송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솥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솥밥을 푸기 전에 송이 한 점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다. 봉화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송이요리전문점 솔봉 송이(봉화읍 내성리, 054-673-1090) 돌솥밥 1만5,000원 약선정식 청정지역에서 재배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나물들을 간수 뺀 소금과 효소 등으로 맛을 낸 약선요리는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2010년 세계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순화 여사가 창업했고 아들 이정훈씨가 대를 잇고 있다. 약선당(영주 봉현면, 054-638-2728) 약선정식 2만원, 인삼정식 3만원
  • 중년男 10명 중 1명 갱년기 치료 필요

    40대 이상 중년 남성 3명 중 1명은 평소에 갱년기 증상을 느끼고 있으며, 10명 중 1명은 치료가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경윤수 교수팀은 2011~2012년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대 이상 남성 18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갱년기 증상 경험자가 34.5%인 630명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 수치는 전체의 10.3%(187명)가 3.0ng/㎖ 이하여서 호르몬 보충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남성 갱년기 증후군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30대에 정점에 도달했다가 이후 점차 감소하면서 신체 전반의 장기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런 사람은 성욕 감소나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공간 인지능력 및 의욕 저하, 불안·우울 등의 심신 증상, 복부 체지방 증가와 체형 변화, 피부 노화, 만성 피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187명 중 성생활에 문제가 없다는 응답이 74.3%(139명)나 됐다는 점. 의료진은 “실제로는 성생활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 사회의 통념상 성생활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반영된 수치”라고 분석했다. 경윤수 교수는 “갱년기 증상과 함께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 이하로 떨어졌다면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 환자를 제외하고는 호르몬 보충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면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만큼 주기적인 호르몬 검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1) 안전행정부 (하)본부 출신 시·도 부단체장

    [2013 공직열전] (11) 안전행정부 (하)본부 출신 시·도 부단체장

    총무처와 내무부가 전신인 안전행정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지자체나 국가기록원, 지방행정연수원 등 산하 기관 근무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대부분 관료의 프로필에는 본부와 지역을 오간 경력이 빼곡하다. 경력 대부분을 지방과 산하기관에서 근무해 정작 본부에서는 얼굴을 보기 어려운 간부도 있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본부 출신인 주요 인물들을 행정부지사·행정부시장급 위주로 소개한다. 시·도 행정부지사·부시장은 단체장을 보좌해 시정·도정의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2인자다. 안행부 관료들은 지자체 부단체장이나 기획조정실장 등으로 중앙과 지방의 가교 역할을 한 뒤 본부로 복귀하곤 한다. 행정안전부 인사기획관, 혁신정책관을 지낸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전국 학력고사 9등으로 서울대 법대(82학번)에 합격한 뒤 행정고시 7등을 차지한 ‘수재’다. 함께 일해 본 상관은 그를 계속 곁에 두고 일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인물됨을 보여 주는 사례가 웬만한 간부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깐깐했다는 이상배 전 총무처 장관과의 인연이다. 사무관 시절 이 전 장관의 수행비서를 지낸 그는 장관이 관선 서울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그를 따라 수행비서를 지냈다. 업무에 대한 눈높이가 보통 높았던 것이 아닌 이 전 장관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던 것만으로도 그의 일 처리가 얼마나 깔끔했는지를 보여 준다. 풍부한 인간관계 또한 그의 장점이다. 과거 휴대전화 용량이 다 차서 연락처를 저장할 수 없게 되자 당시 삼성전자에서 3000명까지 저장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박 부지사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준 일화는 유명하다. 행안부 정보화기획관, 서울시 인재개발원장을 지낸 조명우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서울시 출신의 원세훈 전 장관 시절 인사 교류 차원에서 서울시로 파견됐다. 지금도 중앙부처와 서울시는 인사 교류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당시 무척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됐다. 인천시 부시장으로 발탁된 배경에는 서울시 근무 때 현장에서 도시행정을 배운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병찬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이었던 지난해 그의 양복 주머니에는 언제나 각종 용어와 수치가 빼곡히 적힌 포스트잇 메모지가 가득했다. “지방재정 분야에 근무한 적이 없어 모르는 게 많다”는 게 메모지를 들고 다닌 이유였지만, 그의 성격을 보여 주는 단면이기도 했다. 사무관 시절에는 ‘신화’로 불릴 만큼 승진이 빨랐다. 충남도에서 분리돼 직할시로 승격할 당시 대전에서 근무한 그는 타 시·도의 선배 기수들이 계장 보직을 벗어나지 못할 때 이미 과장으로 승진해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송석두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대인관계에서는 신사적이고 업무적으로는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무관 시절 노 부시장과 마찬가지로 대전시에서 근무할 당시 승진이 빨랐다고 한다. 유상수 세종시 행정부시장은 ‘선비형’, ‘외유내강’의 관료다. 행사를 준비할 때 날씨와 참가자들의 옷차림에 대한 준비까지 할 만큼 꼼꼼하기도 하다. 행안부 감사관이었던 그는 자리를 옮겨 출범 1년을 막 넘긴 세종시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대전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2006~2007년 친형인 유상혁(당시 시 환경녹지국장) 우송대 교수와 함께 근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형이 국장인데 동생이 직속 상관인 실장이었기 때문에 세간에 더욱 회자됐다. 지방분권지원단장, 안행부 제도정책관 등을 역임한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현 정부 초기 ‘정부3.0’의 기본적인 개념을 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그는 개방·공유·소통·협력이라는 정부3.0의 기본 가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경북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정부3.0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많다. 내무 관료이기는 하지만 외교통상부 주뉴욕총영사관 부총영사를 지내 국제적인 감각도 뛰어나다. 행안부 제도정책관을 지낸 김정삼 강원도 행정부지사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지방행정연수원장으로 완주 이전 준비를 무리 없이 처리했다. 부지사로 자리를 옮긴 그는 고향인 강원을 대표하는 관료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소방방재청 차장을 지낸 방기성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는 경기도에 이어 부지사만 두 번째다. 부인이 제주 출신인데, 그가 부지사로 취임하고 동네에 ‘제주의 사위가 온 것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추석명절선물의 대명사 홍삼, 명불허전의 인기

    추석명절선물의 대명사 홍삼, 명불허전의 인기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은 장기불황 속 알뜰한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0만원 이하의 저가 정육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불필요한 세트 포장을 없앤 ‘착한 포장 알뜰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지친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홍삼 식품, 수삼, 블루베리, 흑마늘, 비타민 등 다양한 건강식품 선물세트를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이 중에서도 추석선물 1순위로 꼽히는 홍삼의 판매량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북 영주시 지역특산물 제조업체 풍수인(대표 최종찬, www.pgis.kr)에 따르면 소백산 벌꿀, 풍기 인견, 영주 사과 등 다양한 영주시 지역 특산물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실적을 보이는 것이 ‘홍삼’이다. 유난히도 더운 올 여름,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의 과도한 냉방기 사용으로 두통, 여름감기, 냉방병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면역력과 원기 회복의 대명사인 홍삼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업체의 제품 가운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풍수인 홍삼액. 이외에도 선비골 홍삼액, 선비골 홍삼정 등이 있으며 가을 수삼도 최고의 명절선물 세트로 각광 받고 있다. 이외에도 홍삼절편, 차, 양갱 등 다양한 홍삼 관련 건강식품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추석을 앞두고 최대 25%의 할인행사도 진행중이다. 풍수인 최종찬 대표는 “홍삼에 함유돼 있는 사포닌 및 산성다당체 성분은 영양분 흡수와 소화를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에너지 증강, 원기 회복, 면역력 및 혈행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며 “인삼을 찌고 말릴 때 나타나는 붉은 빛이 홍삼을 대표하는 만큼 색이 맑고 탁하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풍기 풍수인은 바람, 물, 사람의 정성으로 좋은 홍삼제품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최근에는 제품의 신뢰도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의 안심먹거리 유통을 위한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서울국제식품전 등에 참가해 풍기 인삼의 우수성과 효능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영주특산물영농조합 총괄이사로 지역 농특산물 홍보행사를 진행, 영주시 특산물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퇴계, 율곡의 학문태도 비판하고 율곡, 퇴계의 글 냉정히 지적하다

    퇴계, 율곡의 학문태도 비판하고 율곡, 퇴계의 글 냉정히 지적하다

    “옳은 것을 배워야만 한다고 말한다면 천행(天行)을 살펴 자강불식(自强不息)하고 지세(地勢)를 살펴 후덕재물(厚德載物)하는 것과 얼마나 다르겠습니까.”(율곡 이이), “사물의 이치는 지선(至善)하지만 선이 있으면 악이 있고, 옳음이 있으면 그름이 있습니다. 격물궁리(格物窮理)라는 것은 그 시비와 선악을 따져 (그릇된 것을) 버리고 (옳은 것을) 취하는 것일 뿐입니다.”(퇴계 이황) 북송 시대의 학자 사마광의 격물치지론(格物致知論)을 놓고 두 사람은 부딪친다. 율곡이 사물의 움직임에 대한 통찰을 통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자 퇴계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 것이다.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퇴계와 율곡은 1558년 처음 만난다. 23세인 율곡이 처가인 성주를 찾았다가 외가인 강릉으로 가는 길에 58세를 맞은 퇴계의 처소를 방문한 것이다. 이이가 시를 지어 ‘이 몸은 도를 듣기를 구하는 것이지, 반나절의 한가로움을 훔치려는 것이 아니라오’라고 하자 이황은 ‘명성 아래 헛된 선비가 없음을 이제야 알았다’고 화답한다. 이황은 또 강릉으로 간 율곡에게 편지와 시를 보내 당신은 재주가 뛰어나니 올바른 길로 가면 많은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격려하고 율곡이 어머니를 잃은 뒤 불교에 빠져들자 탄식하지 말라며 위로한다. 그러나 학문의 지향점에서는 양보가 없었다. 격물치지론에 대한 논쟁도 이때 나온 것이다. 이광호 연세대 교수가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란 책을 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와 시를 번역하고 해설과 주를 달았다. 격물치지론, 중용 1장 등도 보충 자료로 실었다. 성리학자로서 퇴계는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 율곡은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폈다는 점에서 뚜렷이 대비된다. 편역자는 “라파엘로의 그림 ‘아테네 학당’에서 플라톤의 손가락이 하늘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는 것처럼 퇴계의 관심은 하늘을, 율곡은 땅을 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퇴계가 하늘의 진리에 대한 앎과 실천을 통해 사람의 삶과 하늘을 하나로 연결 짓는 것을 철학적 과제(이기이원론)로 삼았다면 율곡은 넓은 우주를 보면서도 땅에서 살아 움직이는 현실(이기일원론)에 관심을 가졌다. 퇴계는 벼슬길에서 물러나 ‘수기’(修己)했고, 율곡은 민생을 개혁하려는 ‘치인’(治人)에 치중했다. 이러한 차이는 뒷날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퇴계는 1570년에 주고받은 편지에서 강한 어조로 율곡의 학문 태도를 비판하고 경계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 율곡도 마찬가지였다. 율곡은 퇴계 사후 제문과 추모글을 썼지만 친구인 성혼에게 보낸 편지에서 퇴계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요즘 글을 보니 정암(整菴) 나순흠이 최고요, 퇴계가 다음이요, 화담(花潭) 서경덕이 그다음인데 그중 정암과 화담은 스스로 터득한 맛(自得之味)이 많고, 퇴계는 모방한 맛(依樣之味)이 많다”고 했다. 물론 퇴계의 입장을 옹호하는 편역자는 “율곡이 학문적 다름을 수용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퇴계는 주자의 학설을 기초로 삼아 자신의 생각이 정당함을 입증하려 했다”며 이런 평가는 정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쨌거나 두 사람의 생각이 융합되거나 변증법적으로 통일돼 한 단계 더 고양되지 않고 평행선을 그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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