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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불용” 李“당연” 孫“관망”

    한나라당 혁신위원회가 지난 21일 제시한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후폭풍이 점점 거세질 조짐이다. 당 혁신의 방향과 방안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당내 권력구도뿐 아니라 차기 대권후보 경쟁구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혁신위가 당헌·당규·정강 등 제도 개선안이 확정되는 대로 인적쇄신과 당명개정 문제를 논의키로 함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朴대표 “조기 전대 불가… 임기 채울것”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차기 대선주자들은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 사뭇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혁신위의 조기 전대 주장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박 대표측은 “혁신위의 혁신안은 당 혁신을 위한 기본자료에 불과하며, 박 대표는 현행 당헌·당규상 내년 7월까지로 적시된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말해 ‘조기 전대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도부뿐 아니라 소속의원 사이에서도 “난파 위기에서 당을 구하고,4·30재보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낸 박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李시장, 현체제땐 경선불복 시사 반면 이 시장측은 “내년 지방선거는 조기 전대를 통한 새 대표를 중심으로 치러져야 한다.”면서 “현 지도부가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다 해버리면, 대선 경선구도가 불공정하다.”며 ‘조기 전대 불가피론’을 역설했다. 이는 박 대표 체제로 내년 지방선거가 치러질 경우,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시장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달리 손 지사측은 “당내 역학구도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국민을 보고 하겠다.”며 혁신안에 대한 추후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혁신위는 당헌·당규·정강 등 제도적 문제에 대한 혁신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는 대로 인적쇄신과 당명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키로 했다.●혁신위 인적쇄신도 주장… 후폭풍 예고 홍준표 혁신위원장은 “당 혁신을 위해서는 제도개선과 함께 인적쇄신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제도개선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는 대로 인적쇄신 문제를 논의하기로 (혁신위원들간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혁신위원인 박형준 의원도 “당의 변화를 견인할 새로운 인재 수혈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워낙 민감한 문제라 추후 논의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혁신위의 월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벌써부터 파문이 일고 있다. 새로운 인재 수혈문제는 곧 인적 청산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어 걷잡을 수 없는 분란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강재섭 원내대표는 인적 쇄신과 관련,“그런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혁신위는 제도 개선을 위해 구성된 것 아니냐.”고 말해 혁신위의 인적쇄신 논의 방침 자체에 일침을 가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性급한 청혼 NO~총각

    성 매매 여성에게 반해 “빚을 갚고 결혼하자.”며 2000만원을 건네준 30대 노총각이 고스란히 돈만 날리는 사기를 당했다. 9일 전주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회사원 A(34)씨는 술에 만취해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집창촌을 찾았다. 노총각으로 지내던 A씨는 이곳에서 ‘문 양’이라 불리는 20대 중반의 상대 여성을 보고 첫 눈에 반했다. 성격과 미모를 봐 평생을 함께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한 A씨는 문씨에게 “일을 그만두고 함께 살자.”고 제안하게 됐고 이후 A씨는 낮 시간을 이용해 문씨와 연애를 했다. 문제는 문양의 선불금. 청혼의 순간 “빚이 있어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는 대답을 들은 A씨는 지난 7일 오후 집창촌 인근 은행에서 현금 2000만원을 인출해 문씨에게 건넸다.하지만 ‘빚을 갚고 짐을 챙겨 나오겠다.’는 문씨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뒤늦게 ‘아차’하는 A씨는 업소를 찾았지만 “이미 짐을 챙겨 떠났다.”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문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해 수사에 나섰지만 진전되지 않고 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룸’손님 80%가 한국인

    “작년 9월 성매매특별법 발효 이후 내 소개로 일본에 간 사람이 100명이 넘거든.90일만 일해도 5000만원은 쉽게 벌 수 있어. 나만 믿어봐.” 한국 여성의 일본 유흥업소 진출을 전문으로 알선한다는 40대 국내 모집책은 본지 취재진이 현지 취업희망자를 가장해 전화를 걸자 자기 능력을 과시하며 언제든 좋은 조건으로 출국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국 여성과 해외 유흥업소를 연결하는 국내 모집책들은 인터넷에 광고를 낸다. 자기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기 때문에 이들과의 접촉은 전화 한 통화로 가능하다. 각각 호주와 일본 업소를 전문으로 하는 모집책 2명을 취재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채용되면 비행기표 제공은 물론이고 현지에서 어학연수와 관광까지 하면서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고 꾀었다. ●“성매매법 이후 100여명 日보내” 호주 룸 가라오케 알선을 전문으로 한다는 20대 모집책 A씨는 “관광비자로 호주에 들어가 3개월만 일하면 업소가 책임지고 비자를 연장시켜 준다.”면서 “3000만원 무이자 선불, 시간당 45 호주달러(약 3만 5000원)에 2차(성매매)를 나가면 50만원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의 100%가 동양인 관광객이며 그 중 80%가 한국인이라 국내 영업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특히 “어차피 호주에서는 룸 가라오케가 불법이라 현지 호주인들은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이어 “가라오케가 아닌 마사지의 경우도 현지 ‘인콜(출장이 아니라 업소 내에서 하는 마사지)’은 호주인을 받지 않고 대부분 한국·중국·일본인 등 아시아인이 고객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 여성에 대한 현지 수요가 워낙 많아 ‘코리안 걸’이라면 모집책끼리 입도선매 경쟁까지 할 정도”라면서 “이 때문에 10여명을 추가로 뽑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취업 여대생이 늘고 있다” 자신을 경력 5년의 전문가라고 소개한 일본 송출전문 B씨는 “일본 도쿄 아카사카 지역의 마사지숍과 클럽에 대해서는 내가 꿰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일본에 가는 한국 여성의 70∼80%가 휴학하거나 중퇴한 대학생”이라며 “아가씨(기자)도 망설이지 말고 나한테 자세한 연락처 등을 알려달라.”고 유혹했다. 이어 “장기 계약을 해야 하고 선불금에 몸이 매여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클럽보다는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아웃콜(출장마사지)’을 요즘 여성들이 선호한다.”고 그쪽을 추천했다.B씨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상당수의 국내 집창촌 여성들이 일본에 갔다.”면서 “신주쿠와 아카사카 등에서는 한국 전문 클럽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팀 sunstory@seoul.co.kr
  • 日서 성매매 여성의 ‘증언’

    “요즘 일본 그라브(클럽)의 마마(업주)들은 유독 한국 여성들에게만 성매매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여성들이 업소에서 떠나지 못하도록 잡아두는 방법도 갈수록 교묘하고 가혹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일본 오사카 인근 클럽에서 일하다 올 2월 귀국한 정수민(25·여·가명)씨. 정씨는 국내 모집책의 소개로 지금까지 일본에만 두 차례 다녀왔다. 처음에는 관광비자로 2개월간, 두번째는 연예인비자로 6개월간 일본에 머물면서 클럽의 ‘헬퍼(술시중 종업원)’로 일했다. 그는 방 3개짜리 맨션에서 한국 여성 8명과 합숙을 했으며, 자신이 일했던 곳 주변에는 한국 여성들이 20여명씩 일하는 클럽이 여러 곳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성매매를 가리키는 ‘호텔 도항(동반의 일본어 발음)’이 최근 일본내 클럽에서 급속하게 퍼지고 있으며 한국 여성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국내 가수와 배우들의 ‘한류 열풍’도 적잖이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호텔 도항’이란 영업 전에 손님과 호텔에서 성매매를 하는 것을 가리키는 현지 은어로 도항 후 클럽까지 같이 가서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고 ‘2차’를 가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다. 정씨는 “업주와 야쿠자의 강요로 도쿄,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등 일본 도시마다 한국 여성의 성매매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여성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들을 잡아놓기 위한 ‘반스(선불금)’ 등 수법도 점차 거칠고 가혹해지고 있다. 정씨는 “마마로부터 받은 반스가 1000만원에서 출발해 벌금과 이자 명목으로 1억원까지 늘면서 몇해째 빠져 나오지 못하는 우리나라 여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나 필리핀, 러시아 여성보다 한국 여성의 인기가 높아 업주마다 선불금을 높게 주며 잘해주는 척하지만 나중에는 여권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하는 등 불상사가 심심찮게 일어난다.”고 전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해외로 간 성매매 ‘코리안 걸’이 늘고 있다

    해외로 간 성매매 ‘코리안 걸’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뒤 성매매 종사자들의 외국 진출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단속을 피해 외국으로 나가려는 성매매 여성들을 모아 일본·호주 등지의 룸살롱, 가라오케, 마사지숍으로 보내는 모집책들의 활동이 극성이다. 한국의 성매매 단속 강화의 반작용으로 주변국들이 성매매 시장이 되는 것에 대해 외국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 여성의 해외 성매매 송출 실태를 국제단체 및 관련 종사자 등을 통해 짚어봤다. ‘무이자 선불금 2000만원·한달 수입 5000달러’(괌 S마사지숍),‘한달 수입 7200달러·주 정부 직업학교 입학 보장’(미국 LA B룸살롱),‘선불금 및 랭귀지스쿨 옵션’(일본 나고야 A클럽),‘한달 수입 1200만원·학생비자 가능’(캐나다 토론토 K출장마사지숍) 유흥업소 종사자의 구인·구직을 중개하는 S사이트에는 이런 광고가 빼곡하다.1700여건 중 3분의1인 550여건이 ‘해외 취업’을 부추기는 내용이다. 한국 여성들의 ‘국경없는 성매매’가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영국, 호주, 뉴질랜드, 타이완, 홍콩 등 전세계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선업자들의 광고는 성매매특별법 발효 이후 성매매 여성들의 해외 진출 시도에 편승해 크게 늘고 있다. ●성매매여성 해외송출 모집책 극성 지난 2월 경찰은 성매매 여성의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지 진출을 알선하는 조직을 적발했다. 경찰이 장부를 조사한 결과, 모집책 1명이 69명을 뉴질랜드로 보냈고 캐나다와 호주에도 비슷한 규모로 송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성매매 업소는 대부분 업주가 중국인이며 이들은 국내 알선조직과 손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령 괌에 업소가 있다는 한 모집책은 광고에서 “한국 여성만 80여명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수입과 숙소, 선불금, 비자 해결 등 상세한 내용을 싣는다. 모집 연령은 보통 20세 이상,30세 이하다. 일부는 “성매매특별법을 피해 안전하게 해외에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꼬드긴다. 여성을 업소에 알선하고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사실상의 ‘인신매매’다. 룸살롱, 클럽, 마사지숍에 소개할 뿐 아니라 외국인과 동반 여행을 하며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여성까지 모집하고 있다. 일부 업자는 어학연수와 유학을 조건으로 내걸며 끌어들이기도 한다. ●한국업소 미국 시골지역까지 침투 성매매 여성 구조활동을 하는 국제 단체 ‘폴라리스 프로젝트’ 공동대표 캐서린 천(25·여)은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 전역에 한국인 성매매 업소가 퍼져 있다고 밝혔다. 폴라리스는 워싱턴DC에만 한국인 성매매 업소가 최소 35곳에 이르며 뉴욕·LA 등 대도시에는 1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의 마사지 업소 400여곳에도 한국 여성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리스는 “미국내 성매매 여성은 주로 중국·한국·남아시아·남미·유럽 출신이며 한국 여성에 대한 수요가 미국은 물론 호주, 일본 등지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서린 천은 “한국 여성의 성매매는 대도시가 아닌 미국 교외와 시골에서까지 이뤄지고 있다.”면서 “업소들이 수시로 이동하며 운영하다 보니 적발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국제 NGO, 성매매 취업 강력 단속 요구 폴라리스에 따르면 성매매는 국제적으로 ‘풍선효과’를 보이고 있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듯이 단속이 심한 나라에서 약한 나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뒤 성매매 종사자들이 대거 이동, 전 세계적으로 한국 여성의 공급이 크게 늘었다고 폴라리스는 설명했다. 폴라리스는 지난해 한국여성을 포함,450여건의 전화 상담을 받았다. 여성들은 두려움과 수치심을 호소했고 신체적·정신적·성적 학대를 받고 있었다. 미국·일본 등 5개국의 성매매 여성을 조사한 결과,73%가 신체적 학대를 받았으며,92%가 탈출을 원했다. 캐서린 천은 “담뱃불을 이용한 학대, 성병 감염, 폭행으로 미국내 모든 성매매 여성들이 우울증 등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는 한국 교민사회와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캐서린 천은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인신매매 반대운동의 선두 주자이며 미국 정부도 한국 성매매특별법의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해외 성매매 취업을 막을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일 국제 인신매매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을 ‘성매매 근절 모범국가’로 분류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을 여전히 성매매 여성의 ‘발생지’이자 ‘목적지’라고 언급했다. 한국 여성은 미국과 일본 등으로 진출하고 러시아·중국·필리핀 여성은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경찰청 외사과 관계자는 “호주 유흥업소에만 한국 여성이 1000명 이상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호주 당국이 한국 여성관광객의 입국허가를 까다롭게 하는 등 국제적인 망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유지혜 기자 sunstory@seoul.co.kr
  • 儒林(356)-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56)-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특히 퇴계는 ‘거경궁리’를 주창한 정이천의 다음과 같은 말을 심법의 근원으로 삼고 있었다. “흩어진 마음(心)이 거두는 마음을 찾는 까닭이 흩어진 마음을 바로잡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所以求 放心之心是乃 放心之法)” 실제로 퇴계는 오로지 한마음으로 정신 통일하는 심법에 홀로 매달린다. 심지어 퇴계는 한발짝 걸을 때마다 자신의 마음이 한걸음에 집중되는지 아닌지 혼자서 실험해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얼핏 보면 이 발걸음 하나도 지극히 어려운 것임을 퇴계는 깨닫는다. 발걸음 하나가 습관적이거나 일상적이 되지 아니하고 마치 천지가 움직이는 것 같은 무게를 지니기 위해서는 한걸음 동안에 온 마음이 그곳에 실려 있어야 하는데, 한걸음 동안에 이미 만감이 교차하고, 나중에는 걷는다는 자의식이 생겨나 마음이 산란해지고 분열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선불교에서 우리가 무심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하나하나 끊어서 숨을 들이쉴 때는 오직 들이쉬는 것만 생각하고 내쉴 때는 오직 내쉬는 것만 생각하여서 나와 외계가 혼연일치되는 무심에 들어가는 것을 정진하듯 퇴계는 심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이 독특한 걸음공부를 혼자서 연구하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퇴계는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마음을 온전히 지키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젊었을 때 나는 걸음을 걸으면서 마음을 실험해 보았는데 한걸음 동안에 마음이 오직 한걸음에 머물러 있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먼 훗날 도산서당에서 제자 김성일이 퇴계에게 마음이 어지러운 까닭을 묻자 퇴계는 다음과 같이 대답해 주었다. “대개 사람은 이(理)와 기(氣)가 합해서 마음(心)이 되는 것이니, 이가 주인이 되어 기를 거느리면 마음이 고요하고 생각이 한결같아서 스스로 쓸데없는 생각이 없어지지마는 이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기가 이기게 되면 마음은 어지럽기 그지없어서 사특하고 망령된 생각이 뒤섞여 일어나 마치 물방울바퀴가 둘러 도는 것 같아 잠깐 동안의 고요함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또 사람은 생각이 없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실없는 생각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경(居敬)만한 것이 없으니, 경하면 마음이 한결같고, 마음이 한결같으면 생각은 스스로 고요해지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다른 제자 이덕홍이 ‘거경(居敬)’이 무엇인가 하고 물었다. 이에 퇴계는 주자의 가르침을 빌려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사람이 일을 하려면 반드시 뜻을 세움으로써 근본을 삼아야 하는 것이다. 뜻을 삼지 않으면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며, 또 비록 뜻을 세웠다고 해도 진실로 거경하여 이 마음을 바로 지키지 않으면 또한 범연(泛然)히 주장이 없어져서 아무 하는 일 없이 나날을 보낼 것이니, 다만 실속 없는 말에 그치게 될 것이다. 뜻을 세우려면 모름지기 사물 밖으로 높이 뛰어 넘어서야 하고 거경하려면 항상 사물 가운데 있으면서 이 경과 사물로 하여금 어긋나지 않게 하여야 하는 것이다. 말할 때도 모름지기 경해야 할 것이고, 움직일 때도 모름지기 경해야 할 것이며, 앉아 있을 때도 모름지기 경해야 할 것이니, 잠깐이라도 이 경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퇴계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제자들을 둘러보고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이 말은 학자의 생활에 가장 절실한 것이니 반드시 깊이 체험하여 실행해야 할 것이다.”
  • 儒林(349)-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49)-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주자의 ‘관서유감’과 퇴계의 ‘야당’시의 차이점은 주자는 연못이 저리도 맑은 것은 그 속 어디엔가 맑은 샘이 있어 계속 흘러나오기 때문이니, 그것은 우리의 마음 어디엔가 이(理)가 있기 때문이라는 성즉리(性卽理)의 사상을 노래한 것이었다. 주자는 책을 연못에 비유하였으며, 책 속에는 인간의 기(氣)와 감정을 초월하는 이의 진리가 숨어 있음을 노래한 것이었다. 두 번째 시도 마찬가지였다. 연못 속에 들어 있는 거대한 전함도 아무리 힘으로 들어올리려 애를 써도 안 되지만 물이 불어나면 터럭처럼 떠올라 강 가운데 저절로 떠다닌다는 표현은 인간만사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순리에 의해서만 생성되는 것이며, 이 또한 자연스러운 이성에 의해서만 가볍게 다뤄질 수 있음을 노래하였던 것이다. 주자는 맑디맑은 못의 깨끗함을 마음 내부 속에 있는 심연속의 이로 보고 있었고, 퇴계는 맑디맑은 못의 깨끗함은 원래 그대로인데, 다만 그림자에 불과한 나는 제비가 물결을 참으로써 파문이 일어나고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는 것이라는 마음 바깥의 이로 본 것이었다. 따라서 훗날 퇴계가 이 처녀시를 가소롭다고 평가하였던 것은 주자의 ‘관서유감’이라는 시에서 영향을 받아 모작시를 썼기 때문보다는 사물의 현상을 성(性)바깥에서 찾으려 했던 자신의 미숙함이 유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18세 때 읊은 퇴계의 처녀시는 제자들의 평가대로 주자의 천리시(天理詩)를 방불케 한 것이었다. 퇴계는 송재공이 죽은 후부터 유아독존(唯我獨尊) 시대로 넘어간다. 홀로 공부하고, 홀로 깊은 사색에 잠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선불교에서는 깨달음보다는 깨달은 후인 보임(保任)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보임은 ‘보호임지(保護任持)’의 준말인데, 견성하여 참된 자아(眞我)를 발견한 뒤에는 참된 자기를 보호하고 지켜 나가는 생활을 가리키는 불교용어인 것이다. 즉 도를 이뤄 깨달음을 이뤘다 해도 그 것을 지키기는 참으로 어려워서 ‘얻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렵다(得易守難).’란 말이 생겨난 것이었다. 선불교의 중시조라 할 수 있는 육조혜능도 깨달음을 얻어 확철 대오하였으나 전국을 15년 동안이나 돌아다니면서 보임 생활을 하였고, 대매(大梅)선사도 깨달음을 얻은 후 40년 동안이나 산속에서 내려오지 않았으며, 위산(僞山)은 산으로 들어가 6년 동안이나 도토리와 밤을 주워 먹으면서 보임 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특히 자신의 깨달음을 인정해줄 스승도, 선지식도 없는 퇴계로서는 얼마나 고통스러운 보임 생활에 침잠하였을 것인가. 19세 되던 해 퇴계가 읊은 두 번째의 시를 보면 바로 그러한 퇴계의 고통을 엿볼 수가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림 속 초당에서 만권서 홀로 즐기며 다름없는 한 생각에 십 년이 넘었도다. 요새 와서야 근원과 마주친 듯 도 틀어 내 마음 휘어잡아 태허를 알아본다(獨愛林廬萬卷書 一般心事十年餘 邇來似興源頭會 道把吾心看太虛).”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주 마곡사 캐나다 출신 ‘파란눈의 비구니’ 자은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주 마곡사 캐나다 출신 ‘파란눈의 비구니’ 자은 스님

    번뇌와 망상, 머리카락을 무명초(無明草)라 했다. 태자 시다르타(석가모니)는 마부에게 “지금 나는 사람들과 더불어 고(苦)에서 해탈할 것을 서원(誓願)하는 뜻으로 삭발을 하겠노라.”며 수행을 떠났다고 전해진다.‘무명(無明)’이란 세속의 번뇌로 진리에 어둡고, 불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의 상태. 그래서 ‘삭발’은 수행 출가자의 정신자세이자 청정수행 의지의 표현으로 여긴다. 훌륭한 교수가 되려고 생화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한 캐나다 여인이 어느날 문득 사람들이 왜 평화롭지 못할까 하는 물음에 부딪혔다. 자신의 연구활동에 대한 회의도 생겨났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택했다. 발길을 돌려 머문 곳은 한국땅. 그렇게 이역만리에서 속세의 길다란 무명초를 잘라내고 고행의 길이 시작됐다. ●교도소 실상통해 인간에 환멸감 충남 공주시 산곡면 운암리 마곡사(麻谷寺). 절간 입구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숲속 길따라 연등이 쭉 내걸려 있었다. 새들의 소리도 신이 난 듯 요란했다. 대웅전을 바라보며 산속으로 500m쯤 더 올라갔다. 적막 산속의 ‘은적암’이 눈에 들어왔다. 얼핏 평화로운 시골집처럼 느껴진다. 뒤로는 신록이 우거진 태화산 품에, 앞마당에는 철쭉 등 온갖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그래서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고 했을까. 잠시 후 자은(慈隱·비구니·40) 스님과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았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인다고 하자 들은 척도 안한다. 그저 차 한잔을 권할 뿐이다. 서울에서 찾아온 속세의 불쌍한 중생이려니 생각했을까. 순간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캐나다에서 어떻게 오게 됐으며 삭발은 왜 했는지, 하필 또 한국일까 등등. “한국에는 왜 오셨나요?” “인연대로.”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면 뭐가 보이나요?” “어깨뿐입니다.” “꽃이 만발한 5월입니다.” “겨울에는 죽은 것 같지만 수행을 시작하면 새 잎이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삶이란 무엇인가요?” “바로 이 순간입니다. 과거도, 미래도 잡을 수가 없어요.” “화(禍)는 어디에 있나요?” “마음에 있습니다.” “그럼, 가르침은 뭔가요?” “안다는 것은 습관입니다. 많이 알면 배울 수가 없어요. 모르는 상태로 모든 것한테 배워야 합니다.” “스님의 집은 어딘가요?” “내 발밑에 있습니다.” 자은 스님은 아직 한국말조차 능숙하지 못한 데다 밀알처럼 ‘작은 스님’일 뿐임을 강조했다. 인터뷰를 해봤자 소용이 있겠느냐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작은 인연도 소중하지 않느냐고 했다. 얘기가 계속 이어졌다. “(자신의 수행을 일컬어)씨앗을 뿌리고 이제 막 새싹 하나가 돋아나고 있을 뿐입니다. 나중에 과일이 될지 뭐가 될지 모릅니다. 또한 신맛일지, 단맛일지 알 수가 없어요. 더 멀리 가야 합니다.” 그는 198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유명한 캐나다 캘거리에서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속가의 이름은 조안 메이슨. 아버지(82)는 선불교에 관심이 많았고, 어머니(77)는 기독교 성향을 가진 집안이었다. 부모는 현재 고향에서 함께 노년을 보내고 있다. 조안은 어릴 적부터 공부를 무척 좋아했다. 다섯살 때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오빠(리처드)를 보고 같이 학교에 보내달라며 한참동안 울었을 정도였다. 조안은 퀸 엘리자베스 고등학교에 진학후 1학년때 교회를 다녔으나 곧 그만뒀다. 학창시절에는 과학 수학 심리학 물리학 등에 푹 빠졌다. 지난 83년 앨버타대학에 진학해 생화학을 공부했다. 대학원에서도 역시 생화학 분야인 ‘바이러스학’을 전공했다. 대학원 재학때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의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이때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 사건 등을 접하면서 인간에 대한 환멸 같은 것을 처음 느꼈다. 또한 바이러스를 연구하면서도‘이 연구를 통해 인간의 모든 질병을 없어지게 할지라도 고통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몸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아울러 바이러스 자체가 질병의 예방과 치료목적도 있지만 결국 전쟁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공주대 영어강사로 1998년 한국행 95년 앨버타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안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로 건너가 연구과학자로서 ‘바이러스학’ 연구활동을 계속했다. 이때 불교에 점차 관심을 둔다. 틱낫한 스님의 저서 등 불교관련 책들도 많이 읽었다. 특히 캐나다 출신으로 1950년대에 미얀마에서 출가한 남쟐 린포체를 만나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불교공부와 수행의 방법을 배웠으며, 동방으로의 출가를 권유한 것도 린포체였다. 조안은 인터넷을 통해 동방으로 가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공주대학에서 실시하는 영어강사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서 98년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출가한 지 2년쯤 됐을 때 캐나다에 갈 일이 있었지요. 그때만 해도 저는 한국생활에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마침 린포체께서 캐나다에 계시더군요. 찾아가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상의했지요. 린포체께서는 웃으시면서 ‘한국에 돌아가 있으라.’고만 하더군요.” 마곡사와 인연을 맺은 까닭은 공주대 강사시절 알게 된 지인들과 함께 마곡사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자연스럽게 은적암 암주인 성호 스님도 알게 됐다.99년 봄 성호 스님을 은사 스님으로 머리를 깎게 된 것도 이같은 인연 덕분이었다. “저는 출가하기 전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아는 것이 아주 많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건 한낱 ‘지식’일 뿐이었어요. 저한테는 지혜가 별로 없었지요. 출가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남의 잘못을 보지 말고 자신의 잘못을 봐야 해요. 숭산 큰스님의 가르침도 그랬듯이 모든 것이 ‘only don’t know’입니다.” ●“씨하나 심어 물주고 풀뽑고 있을뿐” 자은 스님은 현재 청암사 승가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다. 요즘에는 방학을 맞아 친정격인 마곡사에서 ‘금강경’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승가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몇년 동안 본격적인 참선 수행을 거친 뒤 포교활동을 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선진국에는 부자나라들이 많지만 마약과 자살사건 등이 많아 결코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평소부터 잘 알고 있던 터였다. 또한 “마음이 부자여야 한다는 것을 불교를 통해서 새삼 깨닫고 있다.”면서 마음속의 평화가 없으면 밖에서도 평화를 찾을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의 평화는 가족과 이웃, 조국과 세계를 평화롭게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리고 싶단다. “한국 스님들은 마음이 넓어요. 저는 이제 씨 하나 땅에 놓고 물주고 풀 뽑고 있을 뿐입니다. 돈오점수(頓悟漸修)라고 할까요.” 출가 전에는 영화관람을 즐겼다. 한국에서 감명깊게 본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집으로’‘공동경비구역 JSA’ 등이다. 아울러 한국의 역사와 문화도 점점 알게 됐다고 했다. 독도를 아느냐고 하자 “한국인은 일본사람보다 따뜻하다. 왜 (일본이)역사왜곡을 하는지 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향의 부모에게는 이메일로 안부를 전한다는 그는 “캐나다에 살고 있는 올케언니가 한국인”이라면서 “한국과 인연이 깊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출생 ▲83년 퀸 엘리자베스 고교 졸업 ▲87년 앨버타대학 생화학과 졸업 ▲95년 동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 취득 ▲95∼97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 연구과학자 역임 ▲98년 공주대학 영어강사 ▲99년 마곡사 성호 스님 은사로 출가 ▲99년 5월∼2000년 3월 화계사 행자생활 ▲2000년 4월 사미니계(해인사) ▲2003년 청암사 승가대학 입학(현재 3학년 사교반)
  • “물질 아닌 참선만이 정신의 궁핍 치료”

    “디지털시대의 과학과 물질만으로는 정신적인 궁핍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수행과 참선을 통해 지혜를 얻은 자들이 모여야 인간평화, 세계평화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인 종산 스님이 ‘부처님 오신날’(15일)을 앞둔 3일 청주 보살사에서 기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4월 원로회의 의장으로 선출된 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지난 50여년간 쌓아온 수행담과 대중을 향한 가르침을 전했다. 종산 스님은 “기계문명이 발전하고 있지만 인류는 정신적으로 궁핍할뿐 아니라 물질적 불평등도 여전하다.”면서 “우리가 고통받고 있는 오늘의 삶은 눈에 보이는 욕심만 추구해온 데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나와 남, 나와 다른 세계는 늘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만족하고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끊임없이 수행할 때 행복은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복을 부르려면 혀·눈·귀 맑아야” 종산 스님은 또 “분쟁과 갈등으로 얼룩진 세계는 평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세계인·국민·불자들이 불교 참선·수행을 통해 반야지혜를 열어야 하며, 보편타당한 반야지혜가 열린 분들이 정치·사회·문화활동에 참여해야 셰계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행을 원하는 대중들을 향해서는 “책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5분이라도 참선해야 하며,24시간 중 아침에 일찍 일어나 30분이라도 수행하면 편안한 마음을 갖게돼 행복이 온다.”면서 “특히 복을 부르는 ‘삼바라밀’을 지키면 바라는 소망을 모두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삼바라밀’이란 망설(妄舌·교만한 마음으로 진실치 않은 말을 하는 것)·망안(妄眼·부정적인 눈으로 인간과 매사를 어긋나게 보는 것)·망이(妄耳·달콤한 유혹에 솔깃해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에 현혹되지 않는 지혜로서, 맑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듣고 말하는 노력을 의미한다. ●“수행해보니 나보다 못한 스님 없어” 올해로 81세를 맞은 종산 스님은 출가 이후 해인사·통조사·동화사·범어사 등 전국 대표 선원에서 수행하면서도 한번도 종단내 주지직은 물론, 어떤 직책도 맡은 적이 없다. 그만큼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수행에만 전념했던 것이다. 특히 범어사에서 수행할 때는 하루에 죽 한그릇만 먹으며 졸음을 쫓기 위해 판자에 못을 박고 정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종산 스님은 “수행 속에서 화두의 시작과 끝이 없는 무한 경계를 만났다.”면서 “이 세상에 나보다 못한 스님이 없고 이 세상 어떤 사람도 나보다 더 공부를 못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종산스님 ‘1000원 세뱃돈’ 영험 소문도 종산 스님은 연말연시에 시민·불자들에게 특별한 세뱃돈 1000원을 보시한다.‘중생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흠뻑 내리기를 축원하는 의미’에서라고 한다. 종산 스님의 세뱃돈은 ‘영험’이 있다고 소문이 나 때마다 종교·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살사가 붐빈다. 최근 조계종에 대한 비판에 대해 종산 스님은 “먼저 내 허물을 보고 참회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계율을 목숨처럼 여겨야 한다.”면서 “서구사회에서 달라이 라마가 큰 역할을 한 것처럼 한국 선불교도 막중한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단의 돈 안쓰는 선거를 위해 선거법 개정을 추진해야 하며, 승풍을 진작하고 승단이 화합해 수행자들이 주지·원장·종회의원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좋은 화상을 찾아 공부해 존경받는 스님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청주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⑦‘ARROW’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⑦‘ARROW’

    안토니 타피에스作. 석판화.89.5×59㎝.1988. 앞서 소개된 작품 ‘DIPTIC’에서 안토니 타피에스는 서양화가 중 가장 동양적인 화가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동양철학, 특히 선불교와 도가사상에 심취하며 고통과 괴로움, 궁극적인 진리와 인생의 의미 등을 화폭에 반영했다. 특이한 것은 문자, 원, 십자형, 괄호, 인용 등을 많이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동양의 문자나 낙서로부터 영감을 얻은 그러피티한 요소를 가지며, 주로 즉흥적·충동적으로 그린 듯한 선으로 표현돼 있다. 이같은 기호들은 타피에스뿐만 아니라 클레, 몬드리안 등 많은 작가들에 의해 변형돼 사용됐다. 존재에 관한 사색의 상징으로 쓰인 것이다. 기호란 인간이 다루는 모든 상상체의 구조이고 보면, 모든 예술작품은 기호의 성격을 갖고 있고, 작품속 기호는 사회적 현상을 관통하는 전체 맥락과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타피에스의 판화작품 ‘ARROW’도 크고 작은 몇 개의 단순한 기호로 구성돼 있다. 즉흥적으로 거칠게 그은 듯한 검은 화살표와 붉은 타원, 붉은 화살표와 찢어진 듯한 사각형 등등. 복잡다단한 인생을 몇 개의 기호로 단순화해 궁극적 존재에 가까이 가려는 듯한, 철학적 사색의 기운이 감돈다. ●기 간 2005년 5월7일(토)까지 (전시기간 중 무휴) ●장 소 서울신문사 서울갤러리 전관(한국프레스센터 1층) ●입장료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단체접수 및 문의 서울신문사 (02-2000-9752)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술집서 못쓰는 자녀용카드 나온다

    비씨카드는 미래의 주고객이 될 청소년층을 겨냥한 영업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정병태 사장은 2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6월중 가칭 패밀리카드와 기명식 선불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밀리카드는 신개념 가족카드로, 백화점 무이자 할부 등 주부들이 선호하는 서비스 위주로 짠 배우자용과 청소년층이 많이 사용하는 이동통신 요금할인, 외식쿠폰 등 서비스를 강화한 자녀용 등 2종류로 출시된다. 가구주 본인의 한도내에서 배우자용과 자녀용의 한도를 별도로 지정할 수 있다. 카드 서비스도 연령별로 수요 차별화를 반영한 게 기존 가족카드와 다른 점이다. 특히 자녀용 패밀리카드는 유흥주점, 카지노 등 유흥업소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클린카드제’를 적용한다. 아울러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판매중인 기명식 선불카드도 도입, 부모들이 용돈을 직접 주는 대신 계좌에 돈을 넣어줘 자녀들이 일찍부터 올바른 카드 사용법을 익히도록 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현재 무기명식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는 취급하지만 기명식 선불카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정 사장은 “이마트내 비씨카드 점유율은 예전 30%대를 회복했다.”면서 “올해 신용판매 사용액은 2·4분기부터 두자릿수 증가를 보이겠지만, 현금서비스 수요 위축으로 비씨카드의 총사용액은 지난해보다 2.3%가량 줄어든 90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1분기 신용판매 사용액은 12조 99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수도권 전철도 15일부터 ‘정기권’

    지난해 7월15일부터 서울에서만 사용되던 전철 정기권이 오는 15일부터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오는 15일부터 수도권 전철 정기권 제도를 시행하기로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한국철도공사와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전철 정기권은 전철과 지하철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버스로 환승할 경우 요금을 따로 내야 한다. 그러나 30일,60회로 제한된 정기권을 이용하면 편도 800∼1000원인 구간의 월 정기권이 3만 5200원에 불과해 요금을 최고 41%까지 절약할 수 있다. 정기권을 사용하지 않고 편도 800∼1000원인 구간을 60회 이용하면 내야 할 금액이 4만 8000∼6만원에 달한다. 1100원을 초과하는 구간은 할인받은 액수에서 15%를 추가로 할인받는 단계별 거리비례제가 적용된다. 여기에다 편도요금이 1100원을 초과하더라도 이동 범위가 시계를 벗어나지 않으면 3만 5200원만 부과된다. 시는 추후 요금조정이 있을 때 수도권 전철 정기권의 요금체계를 단일화할 계획이다. 정기권은 재사용이 가능한 선불용 교통카드로 지하철역 매표소에서 2500원에 구입한 뒤 이용권역별 정기권 요금을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 정기권 카드는 이미 지불된 이용권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이용권역을 넘으면 초과된 권역만큼 1회씩 사용가능 횟수가 줄어든다. 또 서울시내 정기권은 시계밖에서는 하차는 가능하지만 승차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수도권 정기권은 시계내외에 상관없이 승·하차를 할 수 있다. 서울시내에서 정기권은 현재 20여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수도권 전철 정기권은 서울시지하철공사와 철도공사 등에서 현재 63만장을 주문해 놓은 상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윤락업소 취업시켜도 처벌 못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31일 ‘공중도덕상 유해한 업무’에 취직하게 할 목적으로 근로자 공급을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한 직업안정법 46조 1항 2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으로 관련법 조항의 적용을 받아 기소된 피고인들은 무죄를 선고받게 되고, 이미 형이 확정됐으면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중도덕’ 자체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 국민은 공중도덕상 유해한 행위가 무엇인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해당 조항은 헌법상 죄형 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김모씨는 2002년 8월 생활정보지에 ‘월수 400만원 보장, 선불가능’이라는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김모양 등을 P단란주점에 소개해 주고 100만원을 받는 등 같은 해 12월까지 7차례에 걸쳐 800만원을 받고 여성들을 윤락업소에 소개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헌법소원을 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6개통신사 53억 과징금

    통신위원회가 21일 제114차 전체회의를 열고 발신자 표시와 통화연결음 등 휴대전화 부가서비스에 임의로 가입시킨 뒤 요금을 부과해온 SK텔레콤에 대해 14억원,KTF 3억 6000만원,LG텔레콤 2억 3000만원 등 이동통신 3사에 모두 19억 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해지위약금 대납과 차별적인 설치비, 요금면제 행위 등 불법적인 가입자 유인행위로 시장 질서를 교란한 KT에 26억원, 하나로텔레콤 6억 3000만원, 데이콤 9000만원 등 유선통신 3사에 대해서도 모두 33억 2000만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내렸다. 유ㆍ무선 통신업체들이 통신위에 무더기로 상정돼 처벌받기는 올들어 처음이다. 한편 통신위는 아이투라인과 케이디씨스텝스, 바이셀테레콤, 인텔프로, 오른기술, 에브리텔, 나라티앤씨 등 7개 국제전화 선불카드 업체들의 부당한 서비스 운영행위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내리고 모두 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한 인간의 죄(罪)를 다투는 형사재판에서는 ‘숨겨진 진실’과 ‘드러난 증거’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인다. 하지만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걸할 것 같은 살인범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매달리고,30만원의 벌금은 “절반만 깎아달라.”며 흥정 아닌 흥정이 벌어지는 곳이 또한 법정이다. 지난 8∼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법정.2005년 3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사재판의 백태를 들여다 봤다. # 장면 1 “살해순간에도 사랑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422호 법정. 스크린에 비치는 법정은 하나같이 세상의 관심이 가득한 화제의 현장으로 떠들썩하지만, 실제 법정은 단순 절도이든, 살인사건이든 살풍경하기 이를 데 없다. 1심에서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정모(36)씨의 항소심 재판에도 방청객은 노모와 누이로 보이는 여성, 그리고 기자 등 세 사람뿐이다. 살인을 저지르기 전 정씨의 꿈은 소박했다. 결혼해서 노모를 모시는 것.10여년 동안 억척스레 1억 7000만원을 모았지만 결혼을 약속했던 여성에게 1억원을 사기당했다. 긴 방황 끝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을 다시 만났지만 돈이 떨어지자 그 여성은 정씨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사기를 당해 방황할 때 만난 술집 종업원이었죠?”“피해자가 술집에 출근을 못하면 그 벌금도 대신 내줬죠?”“하지만 피고인의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차갑게 대했죠?”“피고인의 모친과 누나도 피해자에게 결혼을 설득했죠?”정씨는 변호인의 질문에 조그만 목소리로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변호인이 “살해하는 순간에도 피해자를 사랑했느냐?”고 묻자 정씨는 갑자기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었다.”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왜 결혼에 그렇게 집착했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어릴 때부터 불우해서 나만큼은 결혼도 하고 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게 꿈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정씨는 최후 진술에서 “더 이상 살아야 할 의미가 없다.”며 사형을 요구했다. 아들을 지켜보던 노모는 끝내 흐느끼고 있었다. # 장면 2 “사흘 굶주리다 지갑 훔쳤습니다” 재판정에서 바라본 판사는 쉽지 않은 직업이었다. 거의 모든 사건에서 법과 인정은 서로 맞부딪치는 듯했다. 지갑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박모(27)씨 사건도 그랬다. 박씨는 고향에서 상경한 뒤 가구공장 종업원으로 일했다. 불황으로 공장이 문을 닫자 거리를 떠돌던 그는 사흘 동안 굶주리다 절도범이 됐다. 국선 변호인은 “배가 고파 지갑을 훔친 전형적인 곤궁범으로 고향에 돌아가 새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면서 선처를 요구했지만 검사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나라면 법의 준엄함을 선택할까, 아니면 한 인생에 다시한번 기회를 줄까. 박씨의 재판이 끝나자 법정에는 미모의 20대 여성이 떼를 지어 등장했다. 피고인은 윤락행위를 시킨 혐의로 기소된 강남의 한 룸살롱 마담. 여종업원 5명이 응원하러 나온 것이다. 이날 심리는 이른바 ‘2차’를 나가느냐 아니냐에 초점이 모아졌다. 증인은 ‘메이커’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룸살롱 여종업원. 마담측 증인으로 나온 그녀는 “우리 가게는 ‘텐프로’이기 때문에 2차가 없다.”고 주장했다. 텐프로란 소위 ‘수질’이 가장 좋은 강남의 룸살롱 가운데 상위 10%를 가리키는 은어라고 한다. 그녀의 증언으로 드러난 선불금의 규모는 1000만∼6000만원. 증언이 진행될수록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등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테이블에서 손님과 대화하고 술시중만 든다는 그녀가 받는 팁은 하루 30만∼40만원. 한달 수입은 600만∼700만원이라고 했다.“2차도 없이 그냥 대화만 하고 거액의 봉사료를 받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검사의 신문에 여인의 답변은 도도하기만 했다.“검사님도 한번 와보세요.” # 장면 3 “피고인이 증인 신문하세요” 4층의 또 다른 법정. 중개한 장외 주식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변호인과 검사의 신문이 끝나자 판사는 “증인에게 질문이 있으면 하세요.”라고 피고인에게 신문 기회를 준다. 증인은 피해 회사의 직원. 오랫동안 참았다는 듯 포문을 연 피고인의 매서운 신문.“증인은 주식 매입을 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본인의 사무실은 증인의 회사와 도보로 5분거리에 있는데도 수령장을 받지 못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데 설명하세요.” 10여분 동안 계속된 피고인의 신문에 증인은 당황하고 있었다. 판사가 “피고인의 말이 거짓말이냐.”고 다그치자 증인은 우물쭈물한다. 재차 피고인이 검찰의 수사기록 쪽수까지 제시하며 증인의 진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동안 검사와 변호사는 모두 묵묵부답이다. 판사가 “피고인의 신문에 끼어들어 미안하다.”며 뜨거운 법정을 정리한다. 성폭행 재판은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달라졌다. 특히 전자법정의 도입으로 가해자와 대면하지 않고도 피해자의 진술이 가능해 더 이상 주눅든 피해자를 찾을 수 없다. 한 30대 성폭행범의 재판. 스피커로 피해 여성의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온다.“저 사람이 범인입니다. 처벌해 주세요.” # 장면 4 “벌금 절반으로 깎아주세요” 도로교통법 위반 등 경미한 범죄로 벌금형을 부과하는 형사단독 법정. 지갑이 얇은 서민일수록 애간장이 탄다. 대부분 약식기소된 벌금을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정식재판을 청구하다 보니 변호인도 없이 스스로 변론을 한다. 변론 요지는 물론 벌금을 깎아달라는 것.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30대 트럭운전사에게 부과된 벌금은 200만원이었다. 판사에게 “단 한 차례 실수로 면허가 취소되는 바람에 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울상을 짓는다. 판사가 “벌금을 깎아달라는 말이죠?”라고 묻자 반가운 듯 고개를 연방 끄덕인다. 판사의 선고는 벌금 100만원. 절반이나 뚝 잘려나갔음에도 불만이 얼굴 가득 배어 있다. 술취해 공공기물을 파손한 50대 남성은 검사가 30만원을 구형하자 “차라리 교도소에 가겠다.”고 응석을 부렸다. 판사가 초범임을 감안, 선고를 유예하자 “두번 다시 술을 입에 대지도 않겠다.”며 지키지도 못할 공약(空約)을 남발한다. 거리에서 불법 DVD를 팔다 벌금 100만원을 구형받은 30대는 “앞으로 나쁜 짓을 안 하고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기자는 3년전 법조를 출입한 적이 있어 법정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당시에 지켜본 법정의 모습과 현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심리 시간은 두배 이상 길어졌다. 입 다문 ‘피고인’을 사이에 두고 검사와 변호사가 벌이던 ‘그들만의 공방’은 사라졌다. 판사와 피고인이 가세해 말이 많아진 법정. 피고인이 속 시원히 할 말을 다 하는 재판은 선고 결과야 어떻든 억울함은 남지 않을 듯싶었다. ■통계로 본 법원 24시 2004년 형사재판 처리건수는 모두 23만 7070건이다. 하루 650여명의 피고인이 전국 387개의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아, 매일 273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형사 항소심의 경우 고등법원은 9106건, 지방법원은 5만 2446건을 처리해 각각 134건,835건의 무죄가 나왔다. 죄목별 형사법 위반자는 2004년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3년 통계로 볼 때 사기 및 공갈죄가 3만 2250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절도 및 강도가 1만 3971건, 상해 및 폭행이 5621건, 강간·추행·성풍속 위반도 3600건에 달했다. 살인은 823건으로 매일 2.25건의 재판이 진행됐으며,36명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특별법 위반 사건은 도로교통법 위반이 2만 128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뺑소니 등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 1만 2685건, 마약도 4568건이었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2001년 12명,2002년 7명,2003년 5명,2004년 8명이다.2005년 3월 현재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피고인은 모두 60명.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60번째 사형 확정자가 될 듯하다. 법정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검찰의 신문조서보다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의 신문으로 진실을 밝히는 공판중심주의가 불러온 새 바람이다. 이른바 ‘말 많아진’ 재판으로 무죄율은 2001년 1.4%에서 2003년 1.9%로 높아졌다.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비율도 2001년 93.6%에서 지난해 81.1%로 줄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해외로 간 ‘악덕 성매매’

    성매매 특별법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해외 원정윤락을 알선, 금품을 갈취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3일 유흥업소 종업원을 해외 마사지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를 알선하고 대가를 가로챈 이모(47·여)씨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해외 마사지업소 관리인 박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종업원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한 유흥업소 여직원 박모(34)씨 등 5명을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02년 10월부터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다 빚을 진 H(29)씨 등 여종업원 38명을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등의 마사지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를 알선하고 1억 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K(27)씨 등 여성 67명을 경기 부천 일대의 유흥주점에서 일하게 하고 성매매를 알선,9억 6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선불금으로 수천만원을 빌려준 뒤 연 60%의 이자를 받아냈으며, 성매매로 걸린 질병의 치료비까지 부담시켜 사실상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또 ‘행동지침 및 약정서’와 ‘근무시 준수사항’ 등의 문서에 서명을 강요해 피해자들을 감시하고 돈을 뜯어내는 수단으로 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지침에는 ‘퇴근 뒤 숙소에 돌아오지 않으면 외박으로 간주, 벌금 500달러’‘휴식은 한 달에 한 번 비번을 제외하고는 불허’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1분이라도 지각하면 벌금 5만원’,‘무단결근하면 이유를 막론하고 벌금 400만원’,‘손님에게 말대꾸하거나 반말하며 싸우면 벌금 30만원’,‘반항에는 벌금 50만원’ 등의 준수사항으로 벌금을 물렸다. 이들은 “지난 2002년 성매매특별법 제정으로 국내 단속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해 원정윤락을 알선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윤락행위가 힘들어지자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해외에 불법 취업시켜 대가를 가로채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다른 해외 성매매 알선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택시요금도 교통카드 결제

    오는 5월부터는 서울시내 택시요금을 교통카드로 낼 수 있다. 서울시는 1일 “서울 브랜드 택시와 모범택시 등 4000여대에 교통카드 단말기를 장착해 택시요금 교통카드 결제서비스를 시범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 법인·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는 6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말부터 7만 2000여대의 법인택시, 또는 개인택시 사업자 가운데 희망자에게 단말기를 무상으로 설치해줄 방침이다. 한국스마트카드가 제공하는 교통카드 단말기는 후불제 신용카드 겸 교통카드나 선불제 일반형, 고급형 티머니 카드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선불제 카드의 경우 택시에 타자마자 잔액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교통카드 단말기가 장착된 택시에서 현금결제도 가능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백화점 선물세트 “우선은 실속”

    백화점 선물세트 “우선은 실속”

    ■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설날 선물세트를 ‘명품화(秀)’와 ‘실속화(廉)’,‘차별화(唯)’,‘웰빙화(幸)’ 등 4가지 컨셉트로 선보였다. 다른 백화점들과 차별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10만원이하 780개 품목으로 확대 송정호 롯데백화점 식품매입팀장은 “설 대목을 위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1800여종의 선물세트를 준비했다.”며 “경기 불황을 감안해 10만원대 이하의 실속 선물세트를 전년보다 200여개나 많은 780개 품목으로 늘려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준비한 ‘수(秀)’세트는 ‘명품’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VIP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엄선한 대관령 한우 특상등급과 전복, 금산 인삼, 공주 밤, 보은 대추 등 지역 특산물과 함께 이천 도자기에 포장한 전복 갈비찜·꼬리찜 세트(3㎏·45만원·100세트 한정),300g을 웃도는 최상급 참조기 아가미에 간을 한 뒤 고급 목기함에 담은 황제굴비세트(10마리·200만원), 영국 황실 브랜드인 헤로즈의 고급차·차주전자·찻잔 등으로 구성된 헤로즈 바스켓 티세트(29만 5000원) 등이다. ●VIP겨냥 200만원짜리 굴비세트도 실속형인 ‘염(廉)’세트는 불황을 반영해 가격의 거품을 뺐다. 100% 석류 과즙에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까지 함유된 고다마 석류주스 세트(500㎖×3·6만원), 제주산 고등어를 풍기 홍삼진액에 숙성시킨 홍삼 간고등어세트(8만 5000원), 제수용 밤·대추·곶감·잣·호두를 모아 구성한 제수용 건과세트(7만원) 등이다. 건강을 우선 순위에 둔 ‘행(幸)세트’는 친환경·유기농 상품을 크게 강화했다. 마늘 소·포크로 만들어 콜레스테롤이 적고 항균·항암 효과가 뛰어난 의성 마늘목장 세트 1호(4㎏·26만원), 한방영양제·키토산 등을 이용한 자연농법으로 재배해 아삭아삭하고 당도가 높은 슈퍼 배세트(10개·11만∼13만원), 약고추장·호두 땅콩장·표고 장아찌 등 지미재 궁중찬 세트(18만원) 등이 주요 상품이다. 다른 백화점과 차별화하는 ‘유(唯)세트’는 롯데만의 단독 상품. 숯을 넣어 건조해 유해 세균을 없앤 참숯 상주 삼백 곶감세트(25만원), 냉장 등심을 원료로 라벤더·로즈마리 등 천연 허브로 조미한 허브 스테이크 세트(3㎏·32만원·300세트 한정), 일반 새송이보다 2배 이상 크며 맛과 식감이 뛰어난 왕송이 선물세트(2㎏·15만 5000원), 향과 품질이 우수한 상품만을 엄선한 용문산 유기 장뇌 산더덕 세트(50만원) 등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상품권 판매 총력 롯데백화점은 상품권의 판매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이 소비자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다음달 4일까지 전화 주문 서비스와 상품권 무료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상품권 판매코너에서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등기우편으로 전달해 준다. 특히 롯데닷컴과 연계해 전화(080-080-2500)로 상품권을 5만원 이상 주문하면 등기우편으로 배송해 준다.100만원 이상 구매하면 수도권 지역에 한해 24시간내 직원이 직접 찾아가 전달해준다. 상품권은 종이 형태의 지류 상품권과 신용카드 형태의 선불 상품권(선불카드) 두 가지로 나뉜다. 지류 상품권은 5000원부터 50만원까지 8종류가 있다. 선불 상품권은 5만원과 10만원 두 종류가 있다. 지류 상품권은 구매액이 액면가의 60% 이상이라야 나머지를 현금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선불상품권은 구매액 만큼 줄어들 뿐 현금으로 되돌려 받을 수는 없다. 롯데 백화점과 마트, 슈퍼 전점, 롯데닷컴(www.lotte.com) 홈페이지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실속선물 세트를 다양화하고 ‘명품’인 5스타를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보다 설날 예산을 크게 줄이고 구매단가도 낮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종묵 신세계백화점 식품팀 부장은 “설문조사 결과 설날 예산을 줄이고 구매단가도 낮추겠다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훨씬 많아 선물세트의 가격대 등을 다양화·세분화했다.”며 “특히 5스타와 실속 선물세트의 종류를 2배 이상 늘렸다.”고 밝혔다. ●불황 반영 염가세트 대폭 늘려 VIP 소비자들이 타깃인 5스타 선물세트는 정육과 청과 세트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보다 2개 많은 6개 품목으로 늘렸다. 명품 목장 한우(6㎏·60만원)세트는 화천·평창·고창에 있는 신세계 목장에서 사육한 한우 중에서 최고급 등급만을 골라 만들었다. 갈비, 등심, 안심·채끝, 등심 불고기, 양지 국거리로 구성됐다. 한우(4.5㎏·45만원)세트는 등심 로스, 안심·채끝 등으로 만들었다. 두 제품에는 동결 건조한 자연산 송이가 팩으로 포장돼 있다. 신고배 전문생산 농가가 재배한 신고세트(9개·9만∼10만원)는 신선하면서도 당도(14브릭스 이상)가 높다.300세트 한정.200세트로 한정된 사과세트(12개·11만원대)는 자연농법으로 재배해 과육질과 당도가 뛰어나다. 멜론세트(4개·20만원선)는 제주도 서귀포산으로 향이 짙은 고품질 상품이다.200세트로 한정돼 있다. ●올리브유세트 3만여원 실속형 선물세트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다양화했다. 웰빙 김세트를 개발하고 베이커리에서 2만∼5만원의 수제 쿠키·화과자를 선보인다. 비교적 저렴한 9만원대의 정육세트도 내놓아 실속형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전통 양념, 과일, 벌꿀을 넣어 만든 너비아니 세트(1.4㎏·9만 5000원)는 너비아니를 조미 훈연한 수제 가공육으로 과일맛과 벌꿀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한우 보신세트(9만 5000원)는 몸에 좋은 한우 부산물인 사골·꼬리반골과 사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교차가 큰 지리산 일대에서 자연 건조한 덕택에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산청 지함 곶감 세트 2호(6만원), 표고분말과 고급 흑화고(검은색 표고버섯)를 함께 넣은 참드림 혼합세트 3호(6만원) 등이 인기다. 국내산 참조기만으로 엄선한 참굴비 5호(15만원), 조림용·볶음용·국물용으로 구성한 특선 멸치 4호세트(각 600g·4만 5000원), 샐러드나 빵과 먹는 엑스트라 버진급과 튀김용으로 좋은 마일드급으로 구성된 올리브유세트 1호(3만 3000원) 등도 대표적인 실속형 선물세트로 꼽히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주부 집중 공략 신세계백화점은 주부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마련했다. 명절 준비에 지친 주부들을 ‘쉬고 즐기면서 쇼핑하게 한다.’는 모토를 내걸어 유혹하고 있다. 신세계는 오는 2월6일까지 ‘주부를 위한 설날 찬스’ 행사를 열고 5만원 이상 구매하면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준다. 경품은 스킨케어 서비스권(50명), 종합 건강검진권(20명),6성급인 서울 워커킬 W호텔 숙박권(10명),100만원 상품권(5명) 등이다. 부부가 함께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오는 2월7∼8일 ‘아줌마닷컴’에서 출력한 쿠폰을 가지고 부부가 함께 매장에 오면 신세계에서 만든 장바구니를 증정한다. 이에 앞서 4∼6일 강남점을 제외한 점포에서는 당일 3만원 이상 구입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장바구니(하루 500개 한정)를 나눠 준다. 설빔 구매 소비자들을 위한 경품도 준비돼 있다. 본점과 강남점, 미아점, 영등포점, 인천점 등 수도권 5개 점포는 2월 6일까지 아동복을 5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들중 추첨을 통해 150명에게 ‘러시아 볼쇼이 동물 서커스 초대권’(1인 2장)을 준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도주땐 현상수배’ 성매매 각서 강요

    ‘500만원을 빌려주신 업주님께 감사드리며 위 금액을 상환치 않을 경우 법적처벌을 감수하겠습니다.’91명의 성매매 여성으로부터 ‘선불금 각서’와 ‘현상수배 동의서’ 등 모두 382장의 각종 인권유린 각서를 받은 술집 주인이 덜미를 잡혔다. 경기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25일 양평 J유흥주점 주인 김모(45·여)씨를 성매매특별법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작성된 현상수배 동의서에는 “선불금을 변제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탈할 경우 인권침해에 달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업소에서 벗어났을 때 ▲현상수배 ▲집 방문 및 친지·가족 면담 ▲호적등본과 주민등록 등·초본 열람 ▲다른 지역에서 업소까지 동행한다고 명시했다. 실제 김씨를 신고한 성매매 여성 이모(24)씨는 2003년 10월 김씨에게서 500만원의 선불금을 받았지만, 결근비 등 각종 명목으로 4개월 만에 빚이 1300만원까지 늘어났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성매매 여성들 “갈 데라곤 외국밖에 없어요”

    성매매 여성들 “갈 데라곤 외국밖에 없어요”

    대표적 집창촌인 서울 청량리 588의 업소 가운데 20% 안팎이 최근 들어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9월23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다소 느슨해진 단속을 피해 ‘눈치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손님은 극소수에 불과하고,‘한파’를 견디지 못해 해외로 나가는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 ●손님 하루 1~2명 밖에 안돼 11일 ‘청량리 588’에는 30여곳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특별법 시행 이전에는 147개나 됐다.14년 동안 성매매업을 했다는 업주 정모(36)씨는 “특별단속 기간이 끝나고 혹시나 싶어 문은 열었지만 손님은 1주일에 서너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주 최모(57)씨는 “아가씨 2명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손님은 하루 1∼2명 밖에 안 된다.”고 귀띔했다. 이곳에서 6년째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35·여)씨는 “특별법 시행 이전에는 단골 여성이 100여명이었지만 요즘은 많아도 10명 정도”라고 전했다. 관할 청량리경찰서 관계자는 “단속은 계속하고 있지만 특별단속기간처럼 5∼6팀이 골목 구석구석을 집중 단속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브로커 통해 일본은 1000만원, 사이판은 1100만원 당초 300명을 넘던 성매매여성 가운데 남아 있는 사람은 60∼70명. 떠난 여성의 절반 이상은 일본, 사이판, 괌, 태국 등 해외로 나갔다. 성매매여성 김모(24)씨는 “브로커들이 4∼5명씩 팀을 꾸려 내보낸다.”면서 “일본은 1000만원, 사이판은 1100만원 하는 식으로 ‘정가’가 매겨져 있다.”고 털어놨다. 사이판 등에 업소를 차려놓고 아가씨들은 초청하는 업주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업주 김모(42)씨는 “브로커에게 들어가는 돈을 선불금으로 처리하는 여성들은 고스란히 빚을 안게 돼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반감금 상태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남자친구와 결혼해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했던 김모(25)씨도 20여일 전 일본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빚을 다 갚고 손을 털었다던 한모(28)씨도 일본행을 택했다. 용산 집창촌 출신 정모(24)씨는 “브로커는 외국에서도 한국사람만 상대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더라.”면서 “말도 안통하는 곳에서 외국인까지 상대해야 하는 것이 두려워 선뜻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 73일째 농성하고 있는 성매매여성 5명의 심경도 비슷하다. ●성매매여성 80%가 가족생계 책임 성매매 여성의 모임인 ‘한터여성종사자연합’ 회원 10여명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 성매매특별법 시행을 3년 동안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평택, 용산, 포항 등 전국 8개 지역 집창촌 여성 515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백서도 함께 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성매매 여성 대부분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생계수단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유예기간 동안 성매매 여성과 업주가 함께 재활교육을 받고 ‘종사자 등록제’를 실시해 자율관리를 하면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 대표 김모(31·여)씨는 “백서를 분석해보니 515명 가운데 가족부양의 책임을 진 여성이 82%인 426명으로, 부모와 동생의 치료비·학비 등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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