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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브스, 전세계 휩쓸 문화에 ‘K-POP’ 선정

    포브스, 전세계 휩쓸 문화에 ‘K-POP’ 선정

    2008년 현재 전세계 각 지역을 휩쓸고 있는 대중문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1월 9일자)는 세계를 휩쓸고 있는 ‘트렌드 20’(20 Trends Sweeping The Globe)을 소개, 향후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게 될 문화 아이콘을 선별했다. 가장 먼저 소개된 트렌드에는 아시아에서 수년동안 한류(韓流)를 이끌어온 K-POP이 선정됐다. 지금껏 서양인들의 취향에 맞는 소위 ‘보이 밴드’(boy band)가 주류였다면 K-POP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 포브스는 “마침내 ‘행운을 만난’(catching a break) 인디밴드들과 라틴스타일의 음악을 힙합에 접목시킨 은지원과 같은 가수들이 그 예일 것”이라며 “영화 ‘스피드 레이서’로 할리우드 데뷔를 앞두고 있는 비(Rain)도 그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볼리우드 에어로빅(Bollywood aerobics)으로 잘 알려져있는 인도 춤과 10대 들의 지지를 받고있는 ‘파쿠르’(Parkour·고층 건물을 맨손으로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도 선정되었다. 포브스는 “인도 고유의 춤동작과 서양식 몸놀림이 섞인 볼리우드 스타일의 춤이 미국·영국 전역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파쿠르 또한 ‘007 카지로 로얄’· 마돈나의 뮤직비디오 등 수많은 미디어에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를 휩쓸고 있는 트렌드 20선 ▶ K-POP ▶볼리우드 에어로빅 ▶파쿠르 ▶미야치(myachi) 장난감 갖고 놀기: 손바닥 크기만한 천 안에 모래가 들어가 있는 자루로 높게 던진 미야치를 손바닥이 아닌 손등과 팔꿈치로만 받는 놀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등과 같은 온라인게임으로 인맥 넓히기 ▶멕시코 레슬링 ‘루차 리브레’(Luch Libre) ▶온라인을 통한 예술작품 활동(Collect Online Art) ▶예술작품이 된 장난감 ‘어번 비닐 토이’(Urban Vinyl Toy) ▶온라인을 통한 심리분석 ▶온라인 세상에서 자신만의 라디오 방송국 만들기 ▶일본 애니메이션 그리기 ▶루이 뷔통(Louis Vuitton)핸드백에 그려진 알록달록한 색깔의 문양 ▶바게트 빵에 향채소를 넣은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banh mi) ▶저명인사나 스타의 육성이 담긴 휴대전화 벨소리▶여러개의 곡을 하나의 곡처럼 연주하는 ‘매시업’(Mash Up) 음악 ▶패션의 첨단도시 일본 도쿄의 하라주쿠 거리 ▶오래된 IT 상품 수집하기 ▶휴대폰으로 전화한 후 상대방이 받기 전에 끊는 ‘호출기 통화’ 방식 ▶만화책 ‘The 99’▶식재료의 질감과 조직을 과학적으로 창조하는 ‘분자(Molecular) 요리’ 사진=포브스 인터넷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옴부즈맨 칼럼] 인질사건 보도의 딜레마/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인들을 납치하여 인질로 억류한 지도 보름이 지났다. 보름 이상 동안 벼랑 끝에 놓인 인질의 생사를 지구 반대편에서 지켜봐야 하는 가족의 심정이야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인질사태를 지켜보는 일반 국민들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무고한 인질이 두 명씩이나 무참히 희생되는 뉴스를 지켜보면서 사건의 추이에 따라 감정의 극과 극을 오가는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사건 초기에는 놀라움과 걱정이 앞섰고 조기 석방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희망, 무고한 희생에 대한 경악과 분노, 지지부진한 협상에 대한 실망, 우리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무력감 등이 지난 보름동안 몇 번이나 요동을 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인질사건이 주는 충격은 언론보도의 혼선으로 더욱 가중된 느낌이다. 초기에는 정확히 몇 명의 인질이 납치되었는지에 대한 혼선이 있었고, 최근까지도 남·여 인질의 수가 정확하게 몇 명인지 확인되지 않은 것 같다. 인질의 건강상태나, 몇 그룹으로 나뉘어 억류되어 있는지에 대한 보도도 언론마다 제각기 다르다. 협상 진전상황에 대한 보도는 더더욱 그렇다. 첫 번째로 희생된 인질의 경우도 충격적이었지만, 두 번째로 희생된 인질의 경우는 억류된 인질들의 육성이 공개된 무렵으로 가느다란 희망을 가지던 시점이었기에 그 충격은 더 컸다. 이러한 언론보도의 혼선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접근 자체가 차단되어 있고 지극히 제한적이고 일방적인 접촉만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하고 직접적인 요인은 인질사건에 대한 외신보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한편에서는 일부 인질의 석방을 예고하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다른 한편에서는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보도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인질 석방이나 군사작전에 관한 보도를 공식적으로 취소하거나 정정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탈레반 무장세력이 이번 인질사건을 계기로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하고 협상상대를 압박하며 최대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일부러 거짓 정보를 흘리거나 고도의 심리전을 구사하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일 것이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이 언론사 간의 경쟁을 이용하여 선별적으로 몇몇 언론에 그럴듯한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약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부 당국이 기자들의 안전위협을 이유로 아프가니스탄 방문취재를 제한하는 바람에 현지의 동향을 주로 외신보도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인질사건 보도가 혼선을 빚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특파원을 상주시키고 있는 해외언론조차도 혼선을 거듭하는 것을 보면 현지 취재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직접 취재의 경로가 사실상 차단된 상태에서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여야 할까? 우선 언론이 사실여부의 확인이 충분하지 않은 외신보도의 인용을 좀 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긴박한 사안에 대한 속보도 중요하지만 두개 이상의 소스에 의해 독립적으로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은 이 경우에도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비록 이 사건이 분쟁지역에서 다수의 우리 국민이 장기간 인질로 납치된 초유의 사건이기는 하지만 제목과 지면에서 좀 더 차분할 필요가 있다. 자극적인 제목, 과도하게 큰 활자, 충격적인 사진 같은 보도는 절제할 때이다. 직접 취재가 제한된 상황일수록 정보를 판단하고 종합하여 전달하는 데스크의 게이트키핑과 편집기능이 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진의파악 급선무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상대로 한 협상이 배형규(42) 목사의 살해 소식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하게 됐다. 그동안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자세를 일관했던 정부로서는 끝내 피랍자 1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협상에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촉박한 협상 시한 탈레반이 마지막 협상 시한을 현지시각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로 제시함으로써 정부는 극도의 효율적인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배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시각이 25일 밤 9시40분쯤이니까 마지막 협상시한까지는 불과 8시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협상시한을 제시한 이후 22일,23일,24일 매일 밤 한국시간으로 11시30분으로 협상시한을 연장하다가 돌연 24일 밤 11시30분 이후에는 새로운 협상 시한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새로운 협상 시간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탈레반의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지적이다. 탈레반측이 한편으로는 수감자 8명 석방설을 흘리면서 한편으로는 배 목사를 살해한 것으로 이중 플레이를 취함으로써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죄수를 인질과 맞교환하지 않는다.”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보면서 더 이상 끌려 다녀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상황 분석·정보력 한계 그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협상이 24일 밤부터 수감자와 탈레반 포로 맞교환설, 거액의 몸값 지불설등이 흘러나오면서 사실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25일 오후 들어 탈레반이 돌연 인질 살해 위협을 재차 들고 나오며 위기감이 다시 고조됐다. 탈레반 대변인으로 알려진 유수프 아마디는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시한은 이미 만료됐다.”면서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오늘(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2시)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설마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결국 아마디의 발언이 배 목사의 살해 소식으로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상황 분석과 정보력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계속 수감자와 포로의 맞교환을 요구할 경우 정부는 수감자의 선별적 석방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랍된 23명을 한꺼번에 석방시키겠다는 ‘일괄 타결방식’의 협상 원칙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탈레반이 앞으로 찔끔찔끔 몇명 단위로 석방시키는 식의 협상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머지 수감자들을 무사히 석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교사·학부모도 ‘정신외상’ 심각

    “사고 당시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요.”,“무섭고 슬퍼 눈물이 흘러요.”“깜깜한데 혼자 못 가겠어요.” 지난 17일 눈앞에서 끔찍한 추락 사망사고를 목격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징후를 보이고 있는 서울 원묵초등학교 학생들이 정신적 충격을 벗어나는 데 최대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학부모와 교사들도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호소하고 있다. 사고로 희생된 학부모 황성해(35·여)ㆍ정인영(41·여)씨의 장례식이 21일 치러진다. 경찰은 소방훈련에 학부모들을 강제동원했는지도 수사하기로 했다.9일과 20일 이틀간 교내 양호실에서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심리치료를 받은 일부 학생들은 참혹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상담은 19일 37명,20일 14명 등 전화 예약을 한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상담을 받은 학생 중 11명은 상태가 다소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담을 맡은 이상은(정신과 전문의) 학교보건진흥원 건강증진 팀장은 “대다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극복하겠지만 일부는 정기적인 정신과 상담과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두 차례 더 상담을 해봐야 정확한 아이들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사건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최소 2주일에서 길게는 6개월가량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교육당국은 21일 학부모 2명이 숨진 4학년3반 학생 집단상담과 전교생 1443명의 심리테스트를 실시한 뒤 전문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을 선별, 정신과 의사와 연계해 주고 3∼4교시에는 미술 치료를 진행할 방침이다.심리 상담을 받은 4학년생 A(10)양은 “‘우리 엄마도 갑자기 죽으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잠 자다 무서워 중간에 자꾸 깬다.”며 흐느꼈다.B(10)양의 어머니는 상담의에게 “아이가 혼자 있는 것도 싫어하고, 손톱을 자꾸 뜯는다.”고 호소했다.C(12)군은 “사고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잠도 안 온다.”고 털어놨다. 사고 희생자 자녀의 담임을 맡고 있는 A(26)교사가 사고 직전 사다리차에 탑승했으며, 사고를 목격한 뒤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A교사는 학교 밖에서 따로 상담 치료를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A교사는 소방훈련 취지를 학부모에게 설명한 것이 불상사로 이어졌다고 생각한 나머지 정신적 공황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황씨와 정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노원구 원자력병원에는 많은 조문객들이 찾아와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한편 서울 중랑경찰서는 소방훈련에 학부모들이 강제 동원됐는지를 가리기 위해 학부모회 및 학교 관계자들을 조사하기로 했다.강국진 박창규기자 betulo@seoul.co.kr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

    지난 17일 눈앞에서 끔찍한 ‘굴절형 사다리차’ 추락 사고를 목격한 서울 원묵초등학교 4학년생 250여명이 상담사 치료에 이어 교육·의료계 전문가들의 본격적인 상담 심리 치료를 받는다. 학생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묵초교는 18일 사건이 발생한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상담치료를 시작한 데 이어 19일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을 배치하고 21일부터는 전문상담교사 12명이 학생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고 목격한 4학년생 15명 결석 원묵초교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 정신과 담당자와 서울시 동부교육청 청소년상담센터 전문 상담사들의 도움을 받아 이날 오전 9시에서 10시까지 집단 상담과 개별 상담을 벌였다. 일부 학생들은 오후에도 학교에 남아 추가 상담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충격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울기만 하고 잠을 못 이룬다.”고 호소했다. 사고로 학부모 2명이 한꺼번에 숨진 4학년 3반 학생은 9명이나 결석했고,4학년 전체적으로는 15명이나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이날 낮 12시까지 단축 수업을 실시했으며,19일에는 휴업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9시부터 원묵초교 보건실에 소아정신과 전문의 2명을 배치해 상담치료가 시급한 학생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21일부터 시교육청 청소년상담센터 전문상담교사 12명을 학교에 배치해 일반 학생들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22일부터는 서울시 소아청소년광역정신보건센터 지원을 받아 상담원 4명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실시한 후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은 소아정신과 전문의사의 상담치료를 받게 할 계획이다. ●경찰, 목격 학생 참고인 조사 예정 빈축 그러나 이 사고를 조사중인 서울 중랑경찰서가 사건현장을 목격한 4학년 학생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려다 학부모와 학교측이 반발하자 계획을 연기하는 등 빈축을 샀다. 자칫 가뜩이나 충격을 받은 어린 학생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하려는 학생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선생님 입회 하에 충격을 덜 받도록 배려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초 18일 조사하려고 했지만 학교측이 “학생들 심리가 불안정해 심리치료 중이라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장성숙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받은 충격은 눈에 보이는 상처와 달라서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면서 “그런 아이들을 상대로 당장 조사하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이고 너무 잔인한 일”이라며 비난했다. 그는 “현장을 목격한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피해자 보호라는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날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강대희 원묵초교 교장을 직위해제했다. 강국진 박창규기자 betulo@seoul.co.kr ■ 용어 클릭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yndrome) 화재, 지진 등 심각한 상황으로 충격을 겪은 뒤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은 후 교감신경계가 흥분된 증상을 보인다. 악몽을 꾸고 그 사건을 생각나게 하는 자극을 피하고 무감각해지고 멍하게 되며, 잠을 잘 못자고, 짜증을 내고, 쉽게 놀라기도 한다. 너무 어리거나 너무 나이가 먹어 사건을 겪어도 병의 경과가 좋지 않다. 심할 경우 사회복귀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 [서울광장] 서울시의 ‘같기道’ 퇴출제/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시의 ‘같기道’ 퇴출제/육철수 논설위원

    중·고생들에게 요즘 인기있는 TV 개그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같기도(道)’라고 한다. 중학교 2학년짜리 우리 막내는 일요일 밤이면 열심히 들여다 보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 웃어댄다. 평소에 막내와 얘기를 나눌 틈이 적은 터라,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해 볼 요량으로 두어 차례 같이 시청했다. 역시 그 또래 아이들에게나 딱 맞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자꾸 보니까 나름대로 메시지가 있었다. 이거 같기도 하고 저거 같기도 한 애매한 상황을 풍자하는 묘미가 느껴졌다. 막내에게 “뭘 좀 알고 보느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즉각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온다.“재미있으면 됐지, 뭘 그래?” 아들한테 잘난 척했다가 본전도 못 건졌지만, 그게 바로 중·고생 사이에 회자되는 ‘같기도’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퇴출제가 떠올라서다. 겉은 분명 퇴출제인데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회생제’나 ‘패자부활전’이 더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서울시가 처음 ‘3% 퇴출제’를 내놓았을 때 평온하던 시청 공무원들은 걱정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가딱 잘못하다간 보따리를 싸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퇴출이 아니라 회생에 무게가 실린 인사시스템에 가까웠다. 퇴출제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회생이 주목적이라는 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에서 짙게 묻어난다. 오 시장은 퇴출제를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업앤드다운(Up & Down) 시스템에 비유한다. 해마다 1부 리그의 하위 3개 팀과 2부 리그의 상위 3개 팀이 자리를 맞바꾸듯, 퇴출제를 상시 운영해서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퇴출대상자로 구성한) 현장시정추진단에서 살아나와 2∼3년 후 승진하는 사람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추진단 소속 공무원들을 어떻게든 구제해서 제 자리, 아니 그 이상 발전시키겠다는 애정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은 복받은 사람들이다.‘내가 왜 추진단에 들어가야 하느냐.’고 항변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속좁은 소견일 뿐이다.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퇴출대상 공무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면 일반 직장에서는 목이 100개라도 성하지 못할 행태다.10년 전 외환위기 때 일반 직장인들은 20만명 이상이 ‘살생부’ 하나로 일터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그래도 말 한마디 못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어떤가. 퇴출대상 선별과정이 서너 단계에 이른다. 동료는 물론이고 변호사·교수·고위공무원 등이 개인평가에 참여했다. 그도 모자라 추진단 배속 6개월 후 재평가시스템도 갖췄다. 물론 법에 의한 신분보장 덕분이긴 하나, 밖으로 내칠 때 이만한 배려를 일반 직장에서는 보기 드물다. 다수의 시민이 이번 퇴출제를 미흡하다고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시는 퇴출제를 지난 5일부터 일단 시행했다. 전체 공무원 9937명 가운데 당초 계획보다 크게 줄어든 102명(1%)을 선별해서 자진퇴직 등을 제외한 80명을 추진단으로 발령했다. 이곳에서 공직자로서 자세만 제대로 가다듬으면 현업에 복귀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쪼록 추진단 전원이 다시 봉사의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 이번 인사제도를 무시무시한 퇴출제가 아니라 재기의 발판인 회생제로 정착시키는 것은 순전히 서울시 공무원들의 몫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고향 가는 길은 항상 멉니다. 그리운 곳이라 더딘 걸음이 더 더딘 것 같지만, 반가운 사람들 생각에 귀향의 피로, 세상의 깊은 시름도 별것 아니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부모님은 어떠십니까. 다들 건강하신가요. 자식들 생각으로야 부모님 건강이 항상 마음 쓰이지만 몸이 멀어 조석으로 살피거나 챙겨 드리지도 못합니다. 가끔 전화를 걸어도 언제나 ‘나는 괜찮다.’고만 하십니다. 그러나 험한 세파 속에서 자식들 오롯하게 키워낸 부모님들이 괜찮다고 하신 말씀은 십중팔구 마음에 없는 말일 것입니다. 나이 들면 이런 저런 병과 벗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섭리입니다. 젊어서는 자식 뒷바라지에 바빴고, 늙어서야 ‘자식들 앞세우고 사니 좀 편하겠지.’ 했지만 남은 것은 병뿐이지요.‘늙어서 자식들에게 짐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치매의 엄습은 누구도 피해 가지 못합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가슴 졸인 탓에 심장은 비닐봉지처럼 약해져 있고, 내 것으로 품고 산 것이 없어 내다 버린 것도 없는데 빈 자루처럼 바람 빠진 육신에 살거죽 주름은 깊어만 갑니다. 관절염이 깊은 뼈마디는 걸을 때마다 삐걱이고, 그런 일에 가슴 졸인 탓인지 똥오줌 누는 일까지도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이래도 ‘나는 괜찮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싶어 하시겠습니까. 살다가 문득 ‘이 하찮은 자식의 어이없는 위선과 질정없는 변모에 그 늙어 쪼그라진 가슴은 또 얼마나 아프고 저렸을까.’ 생각하면 걷던 걸음 멈추고 우두망찰 먼바라기라도 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자식이 내놓고 부모 위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부모의 건강을 챙기는 일, 자식 아니면 아무도 해 줄 수 없습니다. 이번 설에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를 컨셉트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혹여 자식들에게 짐 될까봐 말 못하는 부모님 심정 한번쯤 미루어 짐작해 어디가 어떻게 편찮으신지 조근조근 묻고,“그러면 설 지나 한가할 때 병원 한번 모시겠습니다.”라고 허투루라도 약속 한번 하면 자식 때문에 오그라든 흉금의 응어리가 눈 녹듯 사그라지지 않을까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상에 대단한 효도가 따로 있지 않으니까요. 고향과 그 고향의 부모님이 부쩍 가까이 있다는 생각 들지 않으십니까. 올 설에는 지나가는 말로 “건강은 좋으시지요?” 이런 상투적인 인사는 하지 마십시오. 대신 부모님 마주하고 성긴 치아라도 건드려보며 ‘늙음과 그 후의 고통’을 체험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나중에 부모를 먼 길 떠나보내는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먼 고향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부모님께 아름다운 실버를 “명절날, 부모님 뵐 때마다 건강 걱정을 하면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번 설은 ‘개념’있는 명절로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요. 주제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예방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건강증진’은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여러가지 건강 위험요인을 교정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해 개개인이 ‘최선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특히 고령자는 건강에 위협이 되는 여러 위험인자에 노출된 기간이 길어 각종 질병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만, 중요한 사실은 고령자도 얼마든지 질환을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찾아내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생활습관 교정으로 취약한 건강 챙기기 금연과 절주, 적절한 신체적 활동 및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 등 생활습관 교정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 더욱 중요하다. 그 만큼 건강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체중 관리 노인 비만은 관절염, 거동 장애, 폐기능 감퇴와 같은 육체적인 문제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가진 경우에는 무엇보다 점진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체중 감량 상황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노쇠한 경우 비만보다 체중 감소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이유없이 6개월 내에 체중의 10% 이상이 감소한 경우에는 다른 질환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운동 자신의 몸 상태에 적합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 건강에 대한 확신이 일상생활에서의 자신감으로 표출되는 것은 물론 수명도 연장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유산소운동 뿐 아니라 적절한 근력운동과 유연성운동, 균형운동 등을 적절히 하면 근력 감퇴나 노쇠로 인한 무기력증, 낙상에 따른 골절 등 여러 가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단, 심혈관계 또는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노약자가 자신의 몸에 적합하지 않은 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미리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며, 일상적인 운동이라면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의 75% 정도로 강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흡연 고령의 노인이라도 금연에 의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효과는 적지 않다. 노인 금연의 경우 금연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신체 보호효과가 증가하며, 특히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중풍)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생 피운 담배인데….”라며 체념하기 보다는 이런 사실을 설명하고 금연하도록 하는 것이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음주 미국의 경우 노인의 15% 정도가 일상적인 과음을 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에게 흔한 우울증과 고독감, 그리고 사회적인 지지 부족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인의 경우 체내 수분량의 감소, 인지기능의 저하, 체온 및 혈당 조절능력 장애(노인은 저혈당이 쉽게 발생함) 등의 문제 때문에 과다한 알코올 섭취가 뜻밖의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는 소량씩 마시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게 하기보다는 적절한 음주량을 지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의 적정 음주량은 성인의 절반 정도(알코올 25g·소주 3잔)이다. # 조기 선별진단으로 질병 예방 선별검사란 외견상 건강해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 진찰 등의 방법을 이용해 숨은 질환이나 이상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노인의 경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가지 질환의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하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특이적인 증상, 이를 테면 체중감소, 무기력증, 식욕감퇴 등 일반적인 노화로 오해할 수 있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심혈관계 질환 연령의 증가는 그 자체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가 된다. 즉,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 특히 수축기 혈압이 주로 상승하는가 하면 심부전, 관상동맥질환은 물론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하므로 이들 질환의 위험인자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해야 한다. ●악성질환 고령일수록 악성 질환의 발생이 늘며, 특히 최근에는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질환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조기 발견이 완치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며, 일단 병이 확인된 경우라면 동요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악성 질환은 폐암 전립선암(남성) 유방암(여성) 대장암 등 각종 암을 들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광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 이런질환 꼭 살펴라 노인들에게 많은 백내장이나 요실금, 관절염 등은 유병률도 높을 뿐 아니라 ‘삶의 질’ 측면에서 일상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평소 유심히 살펴봐야 할 질환 들이다. ●백내장과 노안 평소 안경도 안 쓰던 부모님의 눈이 침침해 마당에 들어선 손주들의 얼굴도 못 알아 본다면 백내장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노안까지 있으면 바깥 세상이 온통 ‘흐릿하게’ 보인다. 백내장은 원래 투명한 수정체가 노화로 딱딱하게 경화되고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원래 까맣던 눈동자가 뿌연 수정체 때문에 허옇게 보여 붙은 이름이 백내장이다.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보통 노인성 백내장은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져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이 약해져 필요한 굴절각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뿌연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넣어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먼 거리 시야 확보에만 초점을 맞춘 인공수정체를 사용해 노안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돋보기를 써야 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레스토(ReSTORE) 렌즈삽입술’은 근·원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수 렌즈를 삽입,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해 준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레스토 렌즈삽입술은 비교적 안전하고, 수술시간도 5∼10분으로 짧아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치료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요실금 노모가 외출을 꺼리거나 화장실을 유난히 자주 들락거린다면 한번쯤 요실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4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주로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분만, 폐경, 노화 등으로 골반 지지조직이나 방광이 약해져 요실금이 잘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전기자극, 골반근육 운동 등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노화로 인한 요실금에는 테이프를 이용한 간단한 수술법이 널리 사용된다.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고, 치료 후 곧바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재발률도 낮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다리를 벌리고 항문을 5초간 조였다 푸는 운동을 계속하면 골반 근육이 단련돼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김장환 교수는 “요실금을 방치할 경우 외출을 꺼리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를 회피, 나중에는 노인성 우울증 같은 정서적인 문제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인성 치질 나이가 들면 항문의 기능도 약해져 노인과 치질은 떼려야 뗄 수 없게 된다. 항문 기능이 약해지면 배변이 고통스럽고, 배변 후에도 늘 뒤가 찜찜하며, 재채기만 해도 항문이 쉽게 빠져 나온다. 혹시 부모님이 어기적거리며 걷거나 자리에 앉을 때도 자세가 엉거주춤하며, 방석을 깔아야 앉을 수 있다면 치질일 가능성이 높다. 치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노인들은 내색도 못하고 무조건 참는 경우가 많다. 치질이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자연스럽게 하체에 힘이 들어가는 활동을 피하게 된다. 그러나 노화로 인한 치질은 부끄러운 질환도 아니고, 치료도 쉽다. 경증은 약물치료도 가능하며, 수술도 부분 마취로 가능해 부담도 적은 편이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부분 마취 후 늘어난 치핵을 세밀하게 자르고 봉합하는 수술은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고, 입원 기간도 1∼2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매일 3∼4회 온수 좌욕을 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술 일주일 후면 배변 시 통증이 완화되고, 배에 힘을 주는 운동 등 활발한 야외활동도 거뜬히 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참기 어려울 정도로 무릎이 아프고 쑤시는 퇴행성 관절염이지만 대다수 노인들은 늙으면 으레 생기는 질환으로 여긴다. 그러나 무릎이 아프면 활동범위가 좁아지고, 자세 불균형으로 다른 근골격계 질환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통증으로 걷기 어려울 정도면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심하면 망가진 관절 대신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노령자가 관절염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노인질환으로 알려진 관절염이 남성에게서도 빈발하므로 부모를 모두 잘 살펴봐야 한다.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정광암 소장은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오는 병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고, 치료 되는 병”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김장환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이동근 한솔병원장·정광암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소장 ■ 노인질환 체크포인트 10 다음의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체중이 10% 이상 감소했다. -운동시 호흡곤란, 흉통,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 후 근육과 관절에 30분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있다. -흡연자에서 기침, 객담, 객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루 음주량이 3잔 이상이며, 습관적으로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2회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가 140/90㎜Hg 이상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이상이다. -남성의 경우 소변 횟수가 증가하고, 잔뇨감이 있으며, 혈뇨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변비, 설사가 잦고, 대변의 색깔에 변화가 있다. -인플루엔자, 폐렴구군,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다. ■ 어르신 겨울나기 홈 스트레칭 노인들 겨울나기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 근력 감소가 심할 뿐더러 찬 바람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이 줄면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가 뻣뻣하게 굳어 근골격의 퇴행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어 근력이 약해지는가 하면 풍(風)요통·한(寒)요통 등 계절성 척추질환도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노인들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실내에서 하루 세번, 각 3분씩 3세트로 짜여진 홈 스트레칭은 힘들이지 않고 관절질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어 노인들에게 권할 만하다. ●노인의 몸 65세 이상 노인들의 질환은 70% 이상이 근력과 관계된 관절염과 요통, 좌골통 등이다. 이 중 퇴행성 관절질환의 경우 40∼50대에 발병해 65세 이상은 80%,75세 이상은 95% 이상이 고통을 받는다. 특히 75세를 넘긴 고령자의 경우 30대에 비해 근육의 30∼40%가 감소하므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허리 근력이 약해져 만성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여기에다 노인들은 대부분 골밀도가 낮아 골절상이 뜻밖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 홈 스트레칭 노인들의 근력을 키우고 퇴행성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근육의 탄성을 유지, 향상시키고,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운동시설을 이용하기가 어렵고, 겨울철이라 외출도 쉽지 않다. 이런 노인들에게 집안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홈스트레칭은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이 특히 노인에게 좋은 것은 약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근육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스트레칭 만으로도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은 매회 3분 이상, 한 동작을 3번씩 반복하되, 하루에 3번 이상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기옥 자생한방병원 실버척추클리닉 원장 ■ 이것만 주의 하세요 1. 관절에 지나치게 체중이 실리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안 된다. 자칫 인대나 근육 손상을 입을 수 있다. 2. 스트레칭은 수 차례로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층의 운동량이 100이라면 60∼70%가 적당하다. 3. 무리한 동작을 피해 몸을 편안히 놀릴 수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4. 자칫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기구를 이용하기보다 맨손운동이 좋다. 집안의 소품이나 가구 등을 의지해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피로감을 느끼거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운동을 중단했다가 증상이 사라지면 다시 시작한다. ■ 가족에게 “누구냐?” 묻거든 치매보다 일단 ‘섬망’ 의심을 최근 뇌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김모(73)씨는 밤중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붙잡고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다 스위치를 건드려 방에 불이라도 켜지면 불이 났다고 소동을 피우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누구냐?”고 묻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 치매라고 여기기 쉽지만 김씨가 진단받은 병명은 ‘섬망(Delirium)’이다. ●치매와 비슷 섬망은 일시적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정신의 혼란 상태를 말한다. 치매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매와 비슷한 소견을 보이지만 치매와는 달라 완치도 가능하다. 섬망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는 70세 이상 노인환자의 30%가 가질 정도로 흔하다. 김씨처럼 고령에 큰 수술을 하면 수술 후 신체리듬이 깨지고, 환경이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앞의 사례와 같은 일시적 의식장애나 혼동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고령에 큰 수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 후 평소와 달리 산만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느끼며, 시간과 장소를 인지하지 못하고 멍한 상태로 하늘을 쳐다보거나 소리를 치는 등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면 섬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문의들은 “섬망 증세가 나타나면 집중력과 지각력에 장애가 와서 기억장애, 착각, 환각, 해석 착오, 불면증은 물론 악몽이나 가위눌림 현상 등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원인 섬망은 전신 감염 때, 뇌에 산소공급이 잘 안 될 때, 혈액에 당분이 부족할 때, 간장·신장질환이 있을 때, 뇌세포의 각종 대사과정에 필요한 필수 비타민인 티아민이 부족할 때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됐거나, 금단현상이 나타날 때 순간적인 정신착란이 일어나는 것도 일종의 섬망이다. 증상은 치매와 비슷하나 치매와 달리 급성으로 발병하는 점이 다르다. 전문의들은 “치매는 후천적인 뇌세포 이상으로, 점차 진행하는 2종류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가 의식 저하 없이 일어나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섬망과 구별된다.”고 설명한다. ●유발요인 치료가 중요 섬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섬망으로 진단되면 일단 유발요인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일상생활과 수면 주기, 주변 환경을 적절히 조절해 줘야 한다. 병실에서는 주변 환경을 잘 정리정돈하고, 집에서 쓰던 낯익은 물건 한두 가지를 환자 주변에 갖다 둬서 정서적인 안정을 꾀하도록 해줘야 한다. 더러는 친근한 신체 접촉이나 환경 변화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평소 가까운 가족들이 자주 찾도록 하고, 이들이 환자와 대화는 물론 신체 접촉까지 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한 방법이다. 또 낮에는 방이나 병실을 밝게 해주고, 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물품을 치우는 등 편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섬망은 치매와 다르지만 방치하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유발 요인을 조기에 치료하면 1∼2주내에 완치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치매가 동반된 경우나 뇌의 기질적 이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오랜 기간 섬망 증상이 지속되거나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신영민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원장
  • 2007년 美·日·中 경제 기상도

    2007년 美·日·中 경제 기상도

    세계화 진전속에 개별 경제권의 상호의존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2007년 세계 경제 기상도는 어떠할까.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중장기 전망도 밝다는 최근 세계은행의 분석에도 불구,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불안한 유가와 요동치는 중동정세. 사상 최대의 재정·무역적자에 짓눌리고 있는 미국, 거품이 커지고 있다는 잇단 경고음속의 중국 등 세계경제의 복병도 적지 않다. 미국, 일본, 중국 등 특파원들의 현지 진단을 통해 내년도 지구촌 경제 상황을 짚어봤다. ■ 미국 - 미국發 주택경기 하락…세계 경제 ‘걸림돌’ 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07년의 미국 경제는 “침체는 피하겠지만 썩 좋지는 못할 것”으로 미국 및 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무엇보다 주택 경기 하락 때문에 활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견했다. 국제경제 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가 2006년 갑작스러운 주택 경기의 소멸로 하반기부터 둔화 현상을 보였으며, 이같은 흐름이 짧아도 내년 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방크도 ‘2007년 세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주택 경기 하락이 내년에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 재무부는 의회에 국제경제 및 환율 정책을 보고하면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JP모건은 내년부터 2010년까지의 경제 성장률이 매년 2.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차대전이 끝난 1945년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다. 이코노미스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브라이언 파딩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가 하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저성장을 우려해 이자율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이자율을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딩은 특히 FRB가 이자율 인상 추세를 너무 오래 가져갈 경우에는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택 경기와 함께 무역 및 재정 적자, 달러화 약세도 내년도 미국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됐다. 파딩 박사는 미국의 대규모 적자가 이자율 상승과 맞물려 2007년에 달러화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릴 것이며, 이에 따라 달러화에 대한 투자 심리에 변화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과 국제 경제의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07년의 세계’ 특별판을 통해 미국인의 소비가 줄어들 경우 다른 나라의 경제 성장과 맞물려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2007 회계연도 재정 적자가 1270억달러(약 120조원)를 기록,2006년 회계연도의 2480억달러보다 크게 줄 것이라고 의회에 보고했다. 미국의 고용 상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시건 대학 경제학과의 사울 하이만스, 조언 크레어리 교수는 연례 경제 예측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180만개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dawn@seoul.co.kr ■ 일본 - ‘前弱後强’… 약하지만 경기 불씨 살아 |도쿄 이춘규특파원|내년 일본경제에 대해서는 ‘전반 흐림-후반 맑음’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은 “약하지만 경기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정부나 민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것이 개인소비의 불투명성이다. 내년 1월부터 소득세의 정률감세가 폐지되고,6월에는 개인주민세 정률 감세도 없어진다.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소득세 감세 폐지→ 소비 위축 이처럼 새해 일본경제는 소비 불확실성에다 금리인상, 환율, 미국경제 감속 등 복병이 많다. 그래서 일본은행은 19일 재거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개인소비와 소비자물가 부문이 약하다며 추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일 2007년도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을 2.0%로, 명목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기업부문과 가계부문을 양 축으로 하는 내수주도의 경기회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그러면서 15년 가까이 일본경제를 짓눌렀던 디플레이션에서도 내년도에는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의 주요 싱크탱크들도 내년도 일본 경제의 실질 GDP성장 전망을 1.6∼2.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0.3% 안팎 상승예상이고, 개인소비는 1.5% 안팎 신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상당히 보수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질성장률 1.6~2.5% 예상 종합적으로 내년 일본경제에 대해 비관론자는 물론 낙관론자까지도 공통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경기조정설을 유력하게 제기한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재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마나카 유지 미쓰비시 UFJ 리서치·컨설턴트의 투자조사부장은 따뜻한 겨울로 계절상품이 팔리지 않아 생산도 늘지 않아 내년 초 강한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봤다. 내년 일본경제의 중요한 변수는 금리인상과 엔화 환율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1999년이후 계속중인 초저금리의 후유증으로 제2거품이 우려되지만, 조기에 인상할 경우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금리문제가 난제가 될 전망이다. 환율도 중요변수다. 현재 일본경기 확장은 엔저효과를 보는 자동차와 전기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중국 - 위안화 변수 속 9~10% 고공성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무착륙 비행’ 2007년에도 이어질 중국의 고공 성장을, 삼성경제연구소 북경대표처는 이같이 압축 표현했다. 장기 고도 성장의 후유증으로 수년간 ‘경(硬)착륙이냐, 연(軟)착륙이냐.’ 논란을 빚어왔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9% 이상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경제대국→강국´ 전환 토대 마련 대신 후진타오(胡錦濤)의 4세대 지도부는 ‘체질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고도 성장의 부작용을 해소해나갈 계획이다.2007년을 ‘경제대국’에서 ‘경제강국’으로 이행하는 기점으로 삼고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며, 후 주석의 ‘과학적 발전론’이 그 핵심이다. 국내적으로는 우선 제조업에 대한 집중·과잉투자가 야기해온 산업간 불균형, 환경 파괴, 양극화 문제 등을 해소해나가는 게 목표다. 동시에 선별적인 긴축정책과 투자억제, 내수 확대 정책의 확대·강화를 추진중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강력한 경기과열 억제조치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지난 수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외적으로 중국은 GDP 세계 4위, 수출규모 세계 3위, 외환보유고 1조달러의 경제력에 알맞는 경제 외교를 보다 강화하는 중이다. 국제사회의 압력에 대응, 무역흑자를 줄이고 평가 절상 속도를 높여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독점법´ 외국인 투자환경 악화 위안화는 2005년 7월 중국정부가 환율을 절상한 이후 지금까지 달러화에 대해 5.8%가량 절상됐다. 특히 환율조정 1주년이 되는 올 7월이후부터는 위안화의 평가절상 폭이 크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의 부분적인 자본 유출 자유화 결정은 위안화의 평가절상 압력과 외환보유고 확대 필요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7년 외국인의 대중국 투자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외국인투자와 관련된 주요 법안이 속속 제정되고 있다. 외국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외국기업이 자국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지 가려내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높은 시장지배력을 가진 외국기업들은 내년 중 입안될 ‘반(反)독점법’에 의해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노동계약법도 도입돼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노사관계 감독도 한층 강화된다. jj@seoul.co.kr
  • 침구…내추럴 & 꽃무늬

    침구…내추럴 & 꽃무늬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도는가 싶더니 살갗에 닿는 이부자리의 촉감이 한결 포근해졌다. 요즘은 웰빙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확산으로 고품질 자연소재 침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최상품으로 여겨지는 거위털 침구가 주목을 받는가 하면 실용적이고 저렴한 극세사 침구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오리털과 양모 제품도 대중적인 제품으로 여전히 인기다. 소재가 다양화, 고급화되면서 침구 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침구 전문업체인 이브자리 고현주 팀장의 도움으로 소재별 침구의 특성과 관리법을 알아본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거위털, 오리털 침구 통칭 우모(羽毛)로 분류되는 거위털과 오리털은 수년간 꾸준히 보급이 늘어난 양털에 밀려 공급량이 많지 않다가 최근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급 침구에서 저렴한 침구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특징. 국내에서 드물게 선보이고 있는 아이더덕(Eider Duck) 제품은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품. 북유럽 연안에 사는 대형 바다오리의 암컷 가슴의 부드러운 솜털로 만들었다. 거위솜털 이불도 모두 같은 것은 아니고 기계로 뽑은 털과 손으로 뽑은 털에 차이가 있다. 추운 지방에서 사는 살아 있는 거위에서 손으로 뽑아 일일이 선별한 것이 최상의 품질이다. 비싼 것이 단점이나 보온, 흡습, 발산력이 뛰어나고 바삭거리지 않는 천은 통기성이 좋아 잘 때 포근하고 쾌적한 조건을 만들어 준다. 유럽, 일본 등은 거위 솜털 이불의 보급이 이미 80%를 넘어섰다고 한다. 물에서 사는 오리털은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바깥 공기의 변화에 맞춰 자연적으로 수축·흡습·발산·발수 작용을 하는 특징이 있다. 우모의 경우, 산지와 사육기간, 품종, 부위별로도 기능과 품질의 차이가 크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거위털, 오리털 침구를 구입할 때는 봉제상태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잔털이 새나오지 않도록 심리스 퀼팅(무봉제 퀼팅) 방법을 사용한 것이 좋다. 솜털의 산지와 다운(가슴 솜털)의 혼용률도 따져봐야 한다. 추운 지방 산지일수록, 다운의 혼용률이 높을수록 품질이 좋다. 솜털 침구는 통상 2∼3년에 한번씩 세탁한다. 때문에 위생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외피를 싼 커버 외에 쉽게 벗겨서 세탁하기 좋은 면직 커버를 씌워 자주 세탁하는 것이 좋다. 보관시에는 반드시 방충제를 넣어주고, 가볍게 개켜서 통풍이 될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커다란 상자에 넣어 보관한다. # 양모 침구 양모는 보온성뿐만 아니라 땀을 잘 흡수하고 발산시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곰팡이나 미세한 먼지 진드기 등을 튕겨내고 정전기의 발생을 막아준다. 물이나 오염 먼지가 내부까지 스며들지 않는, 먼지와 오염에 강한 청결 소재로 특히 어린이나 노인, 장시간 누워지내는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침구소재다. 반면 가격이 다소 비싸고 솜을 틀어서 다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물에 약한 양모의 특성상 세탁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물세탁이 가능한 워셔블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양모 침구는 사용된 원료의 품종과 함량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므로 울마크가 붙어 있는지, 다른 섬유가 얼마나 혼합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저가의 제품 중에는 다른 섬유를 섞어 놓은 것이 많다. 또 현지에서 세정 가공을 할 때는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공정이 있지만 제대로 된 제품이 아닐 경우 펼쳤을 때 누린내가 심하게 나니 고를 때 주의해야 한다. 두들겨서 하얀 먼지가 나지 않는가도 살핀다. 세탁은 워셔블 기능이 있는 제품을 제외하고는 물세탁은 수축의 원인이 되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한다. 평소에 그늘에서 말리고 가끔 햇빛에 널어 소독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양모는 동물성 단백질이기 때문에 이불장에 넣어두면 주변의 습기를 흡수해 악취가 날 수 있으므로 자주 꺼내 건조시킨다. # 극세사 극세사로 만든 침구는 벌크성과 보온성이 좋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과 추운 겨울에 월동 준비로 구비할 만한 아이템이다. 극세사는 머리카락의 100분의1 이하의 미세한 굵기로 수축 가공한 첨단기술 소재다. 직물의 구조가 매우 치밀한 만큼 표면적이 넓어 공기 함유층도 많고 피부 촉감이 좋다. 특히 침구의 봉제선과 바늘 크기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통해 집먼지 진드기의 침투를 막을 수 있어 알레르기 예방에도 뛰어나다. 극세사 침구는 만져보았을 때 부드럽고 복원력이 우수한 것을 고른다. 세탁은 극세사 커버의 경우 뒤집어서 세탁하면 되고 세탁기로 빨 때는 울코스로 세탁한다. 고형 세제를 묻혀 가볍게 문지르거나 가루 세제를 푼 물에 담갔다가 세탁해도 오염이 잘 지워져 실용적이다. 약하게 짠 다음 그늘에서 말리면 된다. 삶거나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면 기능이 감소할 수 있으니 구입할 때 반드시 관리법을 확인한다. ■ 올 겨울 트렌드는 이번 겨울을 겨냥해 나오는 침구제품은 지난해보다 한층 더 감각적인 컬러 매치와 다양한 패턴이 두드러진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인테리어에 대한 분명한 컨셉트를 세우고 연출할 필요가 있다. 소재의 경우 네오내추럴리즘의 트렌드를 반영한 천연소재와 신소재들이 등장했다. 천연소재인 면과 새틴이라는 첨단기술이 결합해 나온 신소재인 친환경 섬유 ‘리오셀(Lyocell)’과 인체에 무해한 기능성 섬유 ‘시셀(Seacell)’은 은나노를 이용한 후가공 소재, 천연염색·천연워싱과 같은 기법을 사용한 새로운 소재의 천이 사용된다. 침구에 포인트를 주기 위한 소재로는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실크나 비스코스 같은 광택소재가 선보이고 있다. 자가드 소재도 꾸준히 겨울 침구 소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컬러의 경우 공간에 포인트 역할을 할 수 있는 화려한 컬러가 트렌드. 핑크, 보라 등 레드 계열이 주류를 이루며 브라운 컬러도 선보이고 있다. 고급스러운 금색과 가을·겨울 트렌디 컬러인 갈색의 매치는 올 겨울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검정의 유행으로 몇몇 침구에 블랙 컬러가 등장하는데 갈색이나 흰색 등과 어울려 모던한 스타일을 만들어 낸다. 검정 계통 체크나 스트라이프 패턴의 침구, 베개, 쿠션은 침실에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침구 패턴은 꽃무늬 패턴이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내추럴한 나무, 꽃 등의 자연물 패턴이 사실적이고 회화적인 표현보다 입체적이고 세련된 형태로 변형되어 페이즐리, 모던플라워, 컨트리풍 플라워로 나타난다. 잔잔한 꽃무늬 보다는 큰 꽃무늬 패턴이 침실을 훨씬 화사하고 생기있어 보이게 하고 내추럴 컬러나 조금 무거운 컬러가 더욱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마스크 문양과 같은 앤틱 스타일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절제되고 화려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변색돼 보이게 하는 번아웃(burn out) 기법을 사용한 침구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역시 문제는 ‘시간´ ‘인력´ ‘돈´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부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법관·검사·변호사들은 공판중심주의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범재판부를 맡고 있는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는 재판업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고 사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전이면 5분 정도면 끝날 자백사건도 지금은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법원 “관련서류 검찰에 요구할수 있도록 제도 보완해야” 사건 수도 적지 않은데다 개별 사건마다 걸리는 시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법정에서의 거짓말인 ‘위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정에서의 위증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위증죄에 대한 처벌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검찰이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실시하기로 한 증거분리제출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한 내용을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변호인들이 알 수 있도록 재판부가 관련 서류를 검찰에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도 재판부가 검찰에 수사기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공판중심주의 도입에 따른 검찰의 수사역량 약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 등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검찰 “공판검사 60~150명 더 필요” 검찰도 사건당 시간이 많이 늘어난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공판중심주의 시범실시 결과 자백사건은 한 건당 평균 30분이, 부인 사건에는 평균 50분이 걸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조근호 대검공판송무 부장은 “시간이 길어져 오전에 자백사건 4건, 오후에 부인하는 사건 4건 등 현재 속도대로라면 하루에 8건밖에 처리할 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검사 한 명이 한 달에 새로 맡게 되는 사건이 20∼30건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해결책은 공판검사의 수를 늘리는 것. 그는 “공판중심주의 취지에 맞게 재판부당 전담 공판검사를 두려면 현재보다 60∼150명 가량의 검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현재 공판검사는 210명이다. 이와함께 판사 수와 재판정 수가 늘어나면 필요한 공판검사의 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결국 비용문제가 된다. 과연 우리사회가 사법비용의 추가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에서 무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라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현재는 공판검사 한 명당 30∼40건의 사건을 담당하느라 수사기록 파악하기에도 벅찼다.”면서 “공판중심주의가 활성화돼 공판검사가 늘어나고 해당 재판부 사건만 맡게 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무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동시에 재판이 길어진 만큼 플리바게닝과 사법방해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재판상황을 기록하는 공판조서가 너무나 간략하게 작성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판부의 다른 검사는 “재판에서 격렬하게 법적 공방을 벌이거나 반대의견 등을 길게 설명해도 정작 공판조서에는 한 줄로 기록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면서 “재판이 하루에 끝나지 않는 한 판사도 재판상황을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데 공판조사가 부실해 결국 조서를 읽어야 한다면 공판중심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피고인들 할말 다해 덜 답답” 변호사들도 공판중심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를 전적으로 찬성한다. 검찰 조사에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변호인도 별다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는 분위기도 억압적이지만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공개된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니까 덜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한 국선변호인은 “조서를 가지고 하는 재판이 공판중심주의에 비해 사건 파악이 빠르고 쟁점정리가 잘 된다.”면서 “법정에서 피고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좋지만 난처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70대 노인이 벌금형을 받을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재판을 사례로 들었다. 문제의 재판에서 그 노인은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말을 끊임없이 계속했다.”면서 “공판중심주의를 하겠다고 했으니 말을 끊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재판 시간이 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예정보다 재판이 길어져 다른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한 사건만 해도 시간이 다 간다. 다른 법원에도 사건이 있으면 결국 이 사건 때문에 늦게 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성격 고소사건 검찰부담 줄어들듯 9월 현재 판·검사 수는 3800여명. 예비판사를 포함한 판사가 2222명이고, 검사가 1577명이다. 활동 중인 변호사는 7617명이다. 상당수가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연결됐다. 사법연수원에서 2년을 동고동락해 기수별 동기의식도 강하다.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묶어서 ‘법조3륜’이라고 통칭한 용어에 이런 특성이 반영됐다. 검사나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선거 등을 거쳐 판사가 선출되는 체계를 가진 미국에서는 법조3륜이라는 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이런 법조3륜의 관계를 ‘님’에서 ‘남’으로 바꾸는 촉진제가 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법 순시 발언은 사실 법조3륜끼리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현상을 각성시킨 측면이 짙다. 일단 한해 사시 합격자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법조계의 소수정예 엘리트 구조에 흠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판중심주의 도입 등 사법개혁 논의가 뜨거워지면서 법조3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부각됐다. 검찰은 다음달부터 문서송부촉탁 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사생활 보장 등을 위해 수사비밀과 관계없는 서류만 선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서송부촉탁 심사강화 방침은 장기적으로 민사적 성격이 짙은 고소사건을 줄여, 검찰에 부과되던 심판 기능을 법원의 민사법정으로 옮아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검찰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잃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일선 검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민사적인 분쟁을 형사적으로 처리하려는 관행은 그 동안 검찰 업무를 가중시켜왔고,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기록을 트집잡아 당사자가 검사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검찰 수사기록보다 법정 진술을 중시한다거나 영장 심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원의 움직임도 자체 심판기능을 강화하고 수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3륜끼리 서로 자신의 직역이 최고라고 우긴다면 문제지만, 자신의 공익적 역할을 깨닫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한다면 대국민 법률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조서재판 회귀 유혹? 공판중심주의 시대에도 신속·효율성을 앞세운 조서재판의 유혹이 떠돌고 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를 증거로 낼 수 없게 되자 그때그때 증인이나 피고인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신문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내용을 1심과 항소심 등에서 두세번씩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재판시간이 늦어지고 일정이 길어지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4년 4월 이후 증거분리제출제도를 우선 시행한 결과,1심 재판의 최소기간은 50.4일에서 53.5일로 늘었지만 최장기간은 156.1일에서 106.7일로 줄어들었다. 사법부에서는 일주일에 2,3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심리제 시행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부인한 검찰조서가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큰 불만이다. 조서재판의 유혹은 사법부에도 번져 있다. 검찰조서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빨리 파악했던 과거와 달리 처음 듣는 순간 사건의 핵심을 짚어야 한다. 예전보다 몇 배 늘어난 시간 동안 법정에서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한주 판사는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여도 법정에서 항상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위증을 가려낼 방법도 미약해 법정이 거짓말 경연장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은 몇 배가 된다. 조서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검찰조사내용을 넘겨받아 훑어본 뒤 변론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증거분리제출제도가 실시되면서 검찰의 전략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에 맞서 치열하게 법정공방을 벌이는 의뢰인의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검찰청으로 자료를 복사하러 다니던 시간에 참고인, 증인들을 만나야 한다. 재판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임사건 수도 줄어들게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재계 “중기만의 반쪽 대책” 중기 “일자리 창출 큰 도움”

    재계는 정부가 발표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에 ‘고무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노력한 흔적이 보이며 투자심리를 살리는 반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소기업에만 적용되는 ‘반쪽대책’이라는 우려와 실망감도 적지 않다. 대한상의는 논평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나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상속세제 부담완화 방안 등이 빠진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추가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앞서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한 것에 비하면 재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그만큼 대기업들이 바라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투자금액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나 창업기업에 대한 부담금 면제 등은 중소기업에 한정됐다. 대기업들이 수차례 요구했던 수도권 규제완화는 선별적 허용이라는 기존의 입장에 묻히고 말았다. 특히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증설은 보류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공장 증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기업 투자가 지역뿐 아니라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만큼 수도권 규제완화를 기대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중소기업협동중앙회는 “투자보조금과 소규모 공장설립 규제완화 등은 중소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중소기업 판로대책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규제완화가 단발적이고 평면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대책은 창업에서 퇴출까지의 기업활동에 미치는 규제와 법률 등을 포괄적으로 다뤄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백문일 김경두기자 mip@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지난해 1월3일 오전 7시11분 서울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향하던 서울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강모(50)씨가 불 붙인 신문지를 승객들에게 던졌다.2분 뒤인 7시13분 철산역에서 객실화재 경보장치가 울리면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령실에 화재가 보고됐지만 전동차는 그대로 떠났다. 기관사에게는 화재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하철은 계속 달려 결국 승객들이 광명사거리역에 모두 내린 것은 발생 14분이 지난 7시25분이었다.7시31분에 소방대가 출동해 불을 껐지만 6·7호 객차가 완전히 불타는 피해가 났다. 이 사고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잠깐 떠들썩했던 안전대책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의 보고서에서도 상황은 거의 나아진 게 없음이 드러난다. ●비상사태 알릴 길 막막…통신체계 엉망 비상벨·인터폰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재난 비상대응체계가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호선별 사령실과 전력·통신·신호·설비 등 분야별 사령이 통합돼 있지 않았다. 사고 때 승객의 대피 방향을 지시하기 위한 선로 표시와 전선급전상태 등도 따로 운영되고 있었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소방서 등과의 신속한 연계를 저해하는 요소임은 물론이다. 일본의 경우 국토교통성령에 따라 승객-기관사-사령실간 신속한 통화설비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나고야 지하철의 경우 기관사가 10초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종합사령실과 연결된다. 서울·부산·대구·인천 지하철은 분야별 사령자가 같은 건물에 근무하면서도 사무실을 별도로 사용하거나 칸막이를 설치해 비상시 통합 사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서울1~4호선과 수도권 전철은 사령실에서 폐쇄회로(CC)TV로 승강장을 감시하고 있지 않았다. 현재 국내 역사에는 CCTV가 최소 2대씩 설치돼 있지만 열차 외부상황만 파악할 수 있고 열차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나 모니터는 전무하다. 설치 규정이나 기준도 없다. ●대피경로 길고 복잡해 지하철 노선의 증가와 토지이용 제한 등으로 역사가 갈수록 지하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것도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구간 평균 심도(深度)는 제1기(1∼4호선)는 13.7m지만 제2기(5∼8호선)는 22.6m로 거의 두 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2기 전체 역사 147개의 약 39%인 57개역이 평균 심도를 웃돌고 있다.8호선 산성역(55.4m),6호선 버티고개역(49.3m),5호선 신금호역(43.6m),7호선 숭실대역(43.1m) 등 40m가 넘는 역사도 많다. 개찰구와 계단이 충분한 거리 및 여유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비상시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승객이 한꺼번에 빠져나올 때 개찰구에 승객이 몰리거나 넘어지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이용인구의 고려 없이 지어진 역사 출구도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입구별 이용객이 가장 많은 서울지하철 5호선 신길역은 출입구가 1개밖에 없어 피난·출입구에서의 극심한 병목현상이 우려됐다. 왕십리역, 고속터미널역도 이용가능 출입구가 2개밖에 없다. ●터널로 대피하면 안전? 비상사태 때 터널을 통해 다음 역으로 대피하는 것도 위험한 구조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지하철도의 터널구간은 다른 지하구조물과 달리 건축물에 해당되지 않아 소방법과 건축법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지하철의 터널구간에는 비상조명등이나 유도표지가 거의 없다. 양쪽 역사에서 절반씩 전원을 공급해 시설물 점검을 위한 상시등(형광등)을 터널 시작점에서 종착점까지 10m 간격으로 설치한 것이 전부다. 수도권 지역 일부 전동차에는 환기설비가 있으나, 자동 소화설비와 유독가스 배출설비가 설치된 역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실한 인력운영 체계 민간위탁 운영도 지적됐다. 철도공사가 관할하고 있는 수도권 전철역 122개역 중 철도공사 직원이 한 명도 없이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곳이 25개역에 이른다. 안전관리 요원도 없이 비상안전체계도 갖추지 못한 이러한 위탁역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지하공간은 ▲소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피난 때 출구가 한정돼 있으며 ▲외부로부터 구조활동이 어렵고 ▲연기 등 유해물질의 배출이 어려우며 ▲재난 피해자가 패닉(심리적 공황)현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화재 및 폭발 사고 때 피해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해온 백민호(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지하철 안전관리와 재난대책은 그동안 너무 소홀히 다뤄져 왔다.”면서 “안전대책 시행에 대한 감시와 성과평가 등을 담당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나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누구나 다 알지만 지켜지지 않아요” 서울메트로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3주기를 맞아 ‘지하철 승객 10대 안전수칙’을 마련,13일 발표했다. 메트로는 지하철 1∼4호선 전동차 내에 안전수칙을 부착해 이용객들에게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그동안 안전대책을 마련을 통해 직원들에게 안전마인드를 고취시키는 한편, 스크린도어 설치, 다자간 통신시스템 마련 등 각종 안전시설 개선에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안전시설을 갖추었지만 안전은 이용객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재난인명피해 30% 줄인다 각종 재해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소방방재 행정에 국민 참여가 크게 늘어난다. 이에 발맞춰 재난으로부터 국민생활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국민보호사업이 추진된다. 소방방재청은 이런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2007년에는 재난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근 10년 평균보다 30%정도 줄이겠다는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13일 밝혔다. ●민간협력사업 주력 재난 예방에 일반 국민의 참여가 활성화되도록 해 자율안전문화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안전하게 살 권리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관주도의 방재행정을 민관협력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를 중심으로 5대 민간협력사업을 중점 추진한다.3월에 안전기원 걷기대회를 열고,6월에는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7∼8월에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캠페인을 갖는다. 11월 첫째주에는 안전관리헌장 실천주간을 정해 안전문화실천운동을 강화하고, 안전교육훈련 우수학교를 현재 10곳에서 30곳으로 늘린다. 짙은 안개가 끼었을 때 교통사고 예·경보를 발령하는 등 다양한 생활안전 예·경보제도가 도입된다. 생활안전 예·경보제는 일상 생활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예방을 위해 추진된다. 올해 안에 기준·절차 등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법령을 개정해 제도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동전화로 조난자 구조 등을 활성화하는 이동전화 위치정보시스템도 대폭 개선된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보유한 항공·위성지도로 정밀도를 높인다. 통신 단절에 대비하고, 신고자 조회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심폐소생술을 운전면허 취득교육이나 학교교육, 공무원 교육과정의 필수 교과과목으로 선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소방관서에서는 시민 개방 교육장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사이버안전 교육은 소방방재청 홈페이지(safekorea.go.kr)에서 교육 콘텐츠를 이수하면 봉사활동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소규모 민방위대 통합 운영 민방위제도는 창설 30년만에 바뀐다. 현재 통·리 단위로 운영되는 민방대는 200명 미만이면 읍·면·동 단위로 통합 편성된다. 민방위대 규모롤 적정하게 확대,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했다. 또 1∼4년차 민방위대원을 중심으로 50∼200명으로 구성되는 재난전담 상설 민방위지원대를 편성 운용, 재난대비 중추조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방방재청은 조만간 민방위교육제도 종합개선안을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 국민 생활안전을 전담할 안전복지사 제도도 도입이 검토된다. 재난피해 주민의 재활을 돕는 ‘재난후유 스트레스 치료센터’도 건립이 추진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하철 종사자 5명중 1명만 “안전” 운행·정비·역무 등 지하철 업무 종사자 가운데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작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서울과 부산은 특히 안전도에 대한 불안이 심해서 각각 7명 중 1명,13명 중 1명 정도만 안전하다고 느낀다.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3주년을 맞아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이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지하철 및 수도권전철의 현업 종사자 11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20.6%에 불과했다.‘매우 안전’은 단 1.0%였고 ‘안전’이 19.6%였다.28.1%는 위험하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서울과 부산의 경우 안전하다는(안전+매우 안전) 대답이 각각 14.7%와 7.5%로 가장 낮았다. 안전도가 가장 높다고 답한 곳은 광주로 51.0%를 기록,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실제로 ‘업무중 안전사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서울지하철 종사자들은 ‘자주 느낀다.’‘가끔 느낀다.’를 합해 76.4%로 가장 높았다. 광주는 이런 응답이 42.1%로 역시 가장 낮았다. 응답자들은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는 자연재난으로는 가장 많은 44.7%(복수응답)가 ‘홍수’를 들었다. 부산에서는 지역특성상 ‘태풍’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인적 재난으로는 ‘화재’가 가장 많은 85.8%로 나왔다. 붕괴 및 폭발(45.7%)이 뒤를 이었다. 특히 ‘테러’에 대한 우려도 37.4%로 세번째를 기록했다. 자체 안전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전체의 72.3%가 ‘안전교육이 규정대로 실시되고는 있지만 성과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36)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혁신 공기업탐방] (36)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환경은 장소나 시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유비쿼터스 시대에도 정보 취약계층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은 19일 “양적·질적으로 정보 격차를 없애는 것이 KADO의 기본적인 사명”이라면서 “특히 전 국민이 생산적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을 이끌면서 IT 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손 원장을 만나 기획예산처 경영평가 1위를 차지하게 된 비결을 들었다. ▶KADO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인가.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전담기관이다. 지난 2002년 말 개정된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3년 1월2일 KADO의 전신이었던 한국정보문화센터가 KADO로 승격했다. 이에 따라 정보격차 해소 관련 사업들, 예를 들어 무료 PC 보급, 정보접근센터 구축,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정보화 교육, 해외 청년인터넷봉사단 파견, 국내외 정보문화 확산사업을 확대·강화해 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을 한국전산원으로부터 넘겨받아 2단계 국가지식정보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격차는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 -정보통신기기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일반적인 정보격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은 정보통신기기에 접근하더라도 이를 이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정보격차라고 본다. 그러나 KADO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보통신기기에 접근해 생산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임무로 삼고 있다. ▶정보 이용에도 생산적 이용과 소비적인 이용이 있다는 말인가. -물론이다.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는 있지만 하루종일 게임만 한다면 이는 분명 소비적인 정보이용이다. 반면 생산적 이용은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생활의 편익을 높이는 데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다. 그래도 정보격차 해소가 시급한가. -우리는 아직도 500여만명을 정보취약계층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KADO는 오는 2008년까지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계층을 정보화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장애인을 위해 발마우스, 스크린리더 등 보조기구를 보급해 교육을 하고 있다. 컴퓨터를 배우고 싶은데 강사가 없다는 곳에는 강사를 파견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활발히 활동한다고 들었다. -국가간 IT 협력 강화를 위해 2001년부터 매년 개도국을 중심으로 해외 인터넷 청년봉사단을 파견해 왔다. 올해까지 54개국 356팀 1346명의 봉사단을 파견했다.1998년부터는 ‘해외 IT 전문가 초청 연수’를 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87개국 1700명의 교육 수료생을 배출했다. 캄보디아, 베트남, 이집트, 라오스 등 8개 개도국에는 다목적 정보접근센터를 구축해 줬다. 우리가 기술을 전수한 개도국이 ‘친한파(親韓派)’가 될 수 있다.IT 외교랄 수도 있는데, 특히 이들 국가가 우리 기술을 선호하게 돼 국가적으로도 큰 보탬이 된다. ▶최근의 혁신활동을 소개한다면. -외부 기관에 의뢰해 기관장에 대한 내부 직원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고, 각 사업단별 50여명에 달하는 정책자문단을 통해 사업수행에 대한 평가 및 조언을 받고 있다. 또 간부회의를 전 직원에게 생중계함으로써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회의 중 건의사항이 있는 직원은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회의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외에 반부패·윤리경영 강화를 위해서는 클린카드제를 도입해 법인카드 관리 및 사용지침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고객기관 체험근무나 원장실 체험근무 같은 직원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유는 뭔가. -KADO는 장애인, 고령층 등 정보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정보화 사업을 진행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우리가 먼저 그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 같이 생활해 고객기관의 고충이 무엇인지, 애로점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원장실 체험근무는 말 그대로 ‘직원도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경영의 기본지침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모든 직원이 기관장처럼 생각하고 업무에 임한다면 책임감이 더 커지고 적극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장 평가를 자청했는데.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 기관장 평가를 받는 것이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채워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6명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로부터 ‘기관장 평가’를 실시했다. 리더십 및 전략기획, 경영 및 운영, 사업관리 및 성과측정 등 3개 부문에 걸쳐 서면 평가와 인터뷰 평가를 받았다. 다행히 평가결과는 좋게 나온 편인데, 리더십 및 전략기획, 경영 및 운영은 A, 사업관리 및 성과측정은 B+를 받았다. ▶퇴근시간 통보 서비스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직원이 퇴근을 하면서 사원증을 단말기에 찍으면 해당 직원의 부인이나 남편, 부모님 등의 휴대전화에 퇴근 시간이 문자 메시지로 통보되는 시스템이다. 이번 통보 서비스 이후 야근을 핑계로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 문화가 많이 줄었다. 일부 직원들의 푸념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만족해하고 있다.IMF 사태를 거치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가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새삼 실감했으리라 생각한다. 최소한이나마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실시하게 됐다. ▶지난 6월 기획예산처에서 실시한 정부산하기관 2004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문화·국민생활 부문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기능을 개편한 점과 계층별 교육 사이트 구축, 법인카드 처리·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경영정보관리 시스템이 높게 평가됐다. 또 기관장 평가를 통해 미진한 부분을 채우고 책임경영 체제 구축도 다른 기관에 비해 좋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었던 것 같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국가지식정보화 사업이란 진정한 정보화는 각 부처에 널려 있는 각종 정보를 사회 구성원이 공유해 새로운 지식정보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산적 정보활동이다. 국가의 경쟁력도 고품질의 지식정보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공유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이를 위해 지난 1999년부터 과학기술, 교육학술, 문화, 역사, 정보통신 등 5대 전략분야의 지식자원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3000억여원을 투입해 2억 5000만건을 DB화했다. 이같은 막대한 정보자원은 2001년 8월에 구축한 국가지식포털(www.knowledge.go.kr)을 통해 검색할 수 있다. 국가지식포털에는 718개 기관이 축적하고 있는 각종 논문, 동영상, 보고서, 사진 등이 연계돼 있다. 모든 자료는 무료지만 극히 일부 지적재산권이 있는 자료만 유료다. 국가지식포털은 국회도서관은 물론 정부기관인 각종 연구소 자료까지 검색할 수 있어 네이버, 엠파스, 다음, 야후 등 민간 검색 사이트보다 질적·양적인 면에서 낫다는 평이다. 진흥원은 국가지식포털의 일부 기능을 보완, 검색속도가 2∼3초면 되도록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또 원스톱 통합검색 시스템을 구축해 시스템의 안정화와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다. 정보자원이 축적될수록 국가지식포털을 이용하는 검색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초창기인 2001년에는 매월 290만건에 불과했던 검색건수가 지난해에는 823만건에 달했고, 올해는 매월 1000만건을 넘을 전망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국가지식포털이 제대로 운용되려면 산업·경제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자료를 선별해 DB화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DB화 사업이 극대화되도록 활용가치가 있는 자료를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손연기 원장은 손연기 원장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의 정체성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KADO의 전신이었던 한국정보문화센터가 방향성을 잃고 계속되는 구조조정 위기에 처했을 때 방향을 잡아 제자리를 찾도록 했기 때문이다. 손 원장은 1995년부터 KADO의 전신인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정보문화기획본부장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그는 IMF때 전체 직원 150명 가운데 70여명이 구조조정되는 아픔을 지켜봐야 했다. 손 원장도 1999년에는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를 맡으면서 센터를 떠났다. 손 원장은 “센터 간부로서 후배들을 지켜주지 못해 결국 그들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3년 뒤 손 원장은 정부로부터 한국정보문화센터 소장직을 맡아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선뜻 수락했다. 센터 소장을 맡아 독립법인으로 만드는 것이 후배들에게 빚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센터는 손 원장의 구상대로 2003년 1월 독립법인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으로 승격했다. ▲강릉(47) ▲경신고·고려대 심리학과 ▲한국정보문화센터 본부장 ▲숭실대 교수 ▲한국정보문화센터 소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중고생 5% 우울증세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정신보건센터가 최근 실시한 청소년 정신건강 선별 검사 결과 중·고등학생의 5% 정도가 우울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중독과 심리적 불안증 등을 앓고 있는 청소년도 15%나 됐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청소년의 자살 사망자가 2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자살 시도자는 6000∼1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상당수 청소년이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통적 가족문화의 붕괴와 과중한 학업 부담, 왕따, 학교 폭력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겨울방학을 앞두고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방법 등을 담은 ‘청소년의 마음, 건강하게 지켜요.’라는 책자를 전국 정신보건센터와 학교 등에 배포키로 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바이오株 다시 ‘날개’ 황우석파문 진정으로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진위 논란이 진정세를 보이자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테마주가 급등했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 관련 종목들은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자 대부분 부진을 보였으나 이날 증시에선 일제히 상승했다. 바이주의 대표격인 산성피앤씨와 메디포스트는 전날보다 각각 14.8%,12.3% 오른 2만 4300원과 5만 4000원에 장을 마쳤다. 중앙바이오텍과 이노셀, 조아제약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이지바이오와 마크로젠도 각각 12.8%,12.3% 급등했다. 특히 증시상장 일정이 연기된 바이로메드, 바이오니아,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바이오 벤체기업의 연말연초 공모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정명진 연구위원은 “연초에 활력을 보이던 바이오주가 지난 얼마동안 인기를 잃었으나 이날 증시에선 파문이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심리적 요인으로 빠진 부문은 곧 반등하더라도, 기술력과 수익 모델이 확실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癌보다 무서운 ‘묻지마 癌치료’

    癌보다 무서운 ‘묻지마 癌치료’

    불치의 병, 암. 잠시만 생각해도 주변에서 들었던 이런저런 민간요법, 대체요법 한 두가지쯤은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암 자체도 무섭지만 그에대한 궁극적인 대처방법이 없다는 무력감에서 더 많은 공포를 느끼게 마련이다. 30일 오후 11시15분 방영되는 MBC PD수첩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암(癌)시장은 암(暗)시장’이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두려운 병인 만큼 이런저런 정보를 모두 공유해 합심해서 다룰 필요가 있는데 외려 그 두려움 때문에 의료시장이 왜곡되어 있다는 비판이다. 사례만 봐도 금세 감이 온다. 미국 슈퍼마켓에서 1파운드에 9달러씩 팔리는 건강보조식품 MSM이 한국에서는 기적의 만병통치약으로 팔린다. 국내 암 전문병원 주변의 대형약국들에서 흔히볼 수 있는 병당 2만원짜리 은수(銀水)도 있다. 문제는 MSM이든 은수이든 그것들이 어떻게, 왜 좋다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데 있다. 심지어는 출처와 유통망도 알 수 없다. 약뿐만이 아니다. 한 쪽에서는 피를 뽑아 암을 고쳐준다는 사혈요법이 한창이다. 수혈을 받아가면서까지 사혈치료에 매달려보지만 검증된 효과는 없다.‘산삼약침요법’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H한의원 역시 검증받은 바는 없다. 그래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 한의원은 여전히 유명세를 타고 있다. 건강관련 각종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 이면에는 협찬과 제작비로 엮어진 건강프로그램과 병원간 함수관계가 숨어있다. 현재 비공식적으로 형성된 각종 암 관련 시장의 규모는 3조원대로 추산된다. 공식적인 의료체계가 암환자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지 못하다 보니 괴정보들이 나돌고 이것이 확대재생산되는 구조가 고착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보건복지부나 식약청은 모두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어 있는지 진단하려는 노력조차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다양한 치료법을 끌어안기 위해 노력하는 서구와도 비교된다. 독일 훔볼트대 대체의학센터는 항암치료와 함께 심리치료와 미술치료를 병행한다. 양의학 외 모든 치료법이 동시에 작동하는 토털 케어(Total Care) 방식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NCI(국립암연구소)는 대체의료센터에 매년 9000만달러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 센터가 하는 일은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체요법과 대체식품을 선별해주는 작업이다. 동시에 대체요법, 대체식품 가운데 ‘실제 효능이 있는지’ 검증하는 프로젝트까지 추진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송두율칼럼] 추방된 자를 위한 변명

    [송두율칼럼] 추방된 자를 위한 변명

    필자가 꼭 아홉 달 동안 갇혀 있었던 서울 구치소를 찾은 두 아들이 면회시간에 나에게 독거감방의 구조며 하루의 생활일정에 대해서 종종 물었다. 독일에서 낳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의 생활풍습도 낯설기도 했지만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긴장된 시간을 특수한 공간 속에서 보내고 있는 아버지의 생활환경이 더욱 궁금했을 것이다. ‘감옥의 탄생’이라는 부제가 붙은 ‘감시와 처벌’이라는 저술을 통해 근대에 있어서 앎과 힘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를 파헤친 미셸 푸코(M Foucault)조차도 프랑스의 감옥 안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었다.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그는 미국 인디애나주의 아티카시에 있는 감옥의 내부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사회학에서 이른바 ‘총체적 제도’라고 불리는 이러한 공간은 구치소나 교도소외에도 병원 특히 정신병원, 병영, 학교 등을 의미한다. 이 모든 제도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심각하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졌다. 법률위반행위나 그에 대한 혐의로 구속된 사람, 병자나 정신이상자, 군복무자, 학생들을 일반사회로부터 격리시켜 엄격한 규율을 통해서 통제하는 과정 중에는 인권유린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는 내부로부터 또 다른 반항적인 폭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가끔 세간을 놀라게 하는 엄청난 사건도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남미처럼 재소자의 대대적인 폭동은 없지만 군대나 학교 또는 재활원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은 많다. 특히 규율과 통제는 기본적으로 몸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데 고문과 체벌은 그의 대표적 예이다. 군사정권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여러 가지로 재소자를 위한 조건들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구치소에는 아직도 징벌방이 따로 있다. 구치소내의 규정을 어기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재소자를 일정기간동안 이 방 속에 가두어 놓고 면회와 운동시간도 제한한다. 인적이나 물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교도관이 너무나 많은 재소자를 상대하다 보니 재소자 매 개인이 안고 있는 사연에 관심을 갖고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여유는 전혀 없다. 사회로부터 일단 배제되고 또 격리된 집단을 배려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다. 범죄자와 정신병자는 대개 ‘비정상’이나 ‘비이성적’ 존재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들이 사는 사회로부터 격리 수용되는 것은 정당하며, 때로는 이들을 영원히 추방시켜도 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렇게 정상과 비정상,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으로 나누어보는 이분법적 시각은 동성애자, 외국노동자 등에게도 적용된다. 특히 냉전적 사고구조 속에서 이른바 ‘빨갱이’를 죽여도 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도 이러한 시각에서만 성립 가능하다. 이렇게 조건반사처럼 작동하는 선별과 배제의 논리는 주로 집단적 기억과 관습에 의존한다. 그러나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는 법학이나 임상심리학과 같은 지식체계 없이는 그러한 배제의 구조도 견고하게 유지될 수 없다. 그러한 지식체계를 또 대중화시키는 정보매체가 지배하는 오늘날 그러한 배제에 대한 저항은 저항가요를 반복해서 부르는 식으로는 성공될 수 없다. 때로는 싸우는 대상이 하도 한심하기 때문에 싸우는 자신마저도 초라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전투적 자세를 취하지 않고서는 가령 감옥과 정신병원의 비인간적이며 폭력적인 구조와 싸울 수 없었다고 푸코는 술회한 적이 있다. 그는 또 진리라는 이름 밑에서 법이나 관습이 어떤 선을 그어 그 선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항상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또 우리를 처벌하지만 그의 진정한 의도는 기존의 권력체계 유지에 있다고 고발한다. 생산적인 것은 어느 한 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유목민의 것이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 자신도 과거의 관습과 법이 정한 테두리 밖으로 나와 오늘의 세계가 필요로 하는 보편적인 사회적 약속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 모두 생각해야 한다.
  • 목동등 투기혐의 32명 세무조사

    국세청은 최근 중대형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목동, 명일동, 서초동의 아파트 취득자 가운데 투기혐의가 있는 32명을 선정,1일부터 세무조사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국세청은 이들 3개 지역의 아파트 값은 6월15일부터 22일까지 불과 1주일 사이 5%나 오르는 등 투기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파트 취득자를 분석,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별했다.국세청은 강남, 송파, 분당, 용인 등은 투기적 가수요 억제를 위한 세무조사 계획 발표 이후 6월13일을 기점으로 아파트 값 상승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약과열 현상을 빚었던 창원 더시티세븐 분양계약자 1060명 가운데 나이가 어리거나 자금원천이 불분명한 투기혐의자 47명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9) 1923년 일본인들의 정감록 처형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9) 1923년 일본인들의 정감록 처형

    ‘대일본제국의 애국적 지식인’ 호소이 하지메(細井肇). 호소이 하지메란 일본인이 있었다. 그는 한일합병(1910년)을 전후해 ‘동경아사히신문’과 ‘한일전보통신사’ 기자로 다년간 한국에 체류했다. 갓 일본제국의 식민지로 편입된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호소이는 흥미를 느꼈고 나름대로 많은 ‘연구’도 했다. 그런 호소이에게 1919년의 기미독립운동은 전혀 뜻밖의 사태였다. 무지렁이로 보였던 한국인들이 수백만 명씩이나 길거리로 뛰쳐나와 독립을 요구할 줄 그는 미처 몰랐다. 한낱 정치군인에 지나지 않는 조선총독이 그걸 짐작 못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당당한 한국전문가 호소이 자신도 사태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독립만세운동이 좌절되자 한국엔 예언서 ‘정감록’이 더욱 인기를 끌었다. 대한독립이 박두했다는 둥, 신천지가 열릴 거라는 둥 갖가지 소문과 예언이 한반도를 뒤덮을 지경이었다. 특히 1921년부터는 계룡산을 중심으로 숱한 신흥종교단체들이 등장해 위세를 떨쳤다. 겉으론 종교를 표방했지만 은연중 독립을 향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파악한 조선총독부는 정감록 비상이 걸렸다. 1922년 겨울, 호소이는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조선총독부의 부탁을 받았다. 예언서 정감록을 죽이라는 것이었다. 동경의 자택 서재에 틀어박혀 호소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반도는 우리 대일본제국에 무엇인가. 제국의 용맹스러운 장졸(將卒)들이 목숨 바쳐 강적 청나라도, 러시아도 연달아 무찌른 다음 어렵게 얻어낸 제국의 새 영토가 아닌가. 저 버러지 같은 한국 놈들은 천황폐하의 신민이 된 영광을 모른다. 놈들은 감히 독립을 바라고 있다. 훈련된 군대도 총칼도 없이 맨주먹으로 일어서려는 무지막지한 저들의 맨주먹을 쇠뭉치로 둔갑시키는 것은 독립에 대한 부질없는 열망이다. 거기 불 붙이는 부싯돌이 바로 정감록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서든 정감록을 처단할 것이다. 나 호소이로 말하면 천황폐하의 뜻에 언제나 기꺼이 순종하고 순수한 대일본제국 신민의 고귀한 혈통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는 위대한 제국의 충량한 신민이 아닌가. 우리 대일본제국으로 말하면 단일하고 순수한 혈통이 천만대를 두고 이어져온 아름다운 나라. 그에 비할 때 이른바 저 한국 놈들은 어떤가. 놈들은 우선 생리학적으로 열등하다. 혈액만 하더라도 한국 놈들의 피는 ‘거무칙칙하고 더럽다.’ 그렇기 때문에 이조 500년 동안 피비린내 나는 당쟁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살상됐지만 나라꼴은 늘 엉망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한국 놈들은 유전인자 자체가 불순하고 열등하다. 따라서 놈들에게 밝은 미래란 있을 수가 없다. 오직 천황폐하의 자애로운 품속에 있을 때만 그들은 행복을 바랄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나는 이미 두 권의 저서에서 명확히 입증했다.‘조선문화사론(朝鮮文化史論)’과 ‘조선 문제의 근본적 해결(朝鮮問題の根本的解決)’이 그것이다. 한국에 대한 나의 전문적인 연구는 대일본제국의 영광을 위해 바쳐질 것이다. 실용성이 없는 학문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대일본제국의 발전을 위해, 무지하고 악랄한 한국 놈들의 순화를 위해 나의 저술은 두고두고 쓰일 만한 것이다. 탁상공론으로 걸핏하면 양심을 들먹이는 비겁하고 위선적인 놈들이 있어 훗날 나 호소이를 대일본제국의 어용학자(御用學者)라고 불러도 좋다. 제국의 영예를 위한 나의 일편단심은 그럴수록 더욱 밝게 드러날 것이다. ●정감록을 죽이는 묘책 호소이는 묘안을 찾기 위해 좀더 생각했다.‘도무지 정감록이란 무슨 책이냐. 조선시대 위정자들도 몹시 두려워했던 책이 아니냐. 위정자들은 정감록을 소지하거나 퍼뜨리는 일체의 행위를 범법 행위로 간주했다. 그런데 혹독한 금압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감록은 널리 퍼져나갔다. 지금 반도의 덜떨어진 한국 놈들이 감히 독립을 바라는 것도 다 그놈의 정감록 때문이다.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공개하라. 그렇다, 금단의 예언서 정감록을 죽이는 방법은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감록은 신비함을 잃게 된다. 신비성을 잃어버린 정감록이라면 이미 반쯤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또 하나. 기왕에 공개할 바엔 정감록의 정본(正本)을 만드는 거다. 바로 이 호소이가 대일본제국의 정치적 이익에 봉사할 정감록의 정본을 결정한단 말이다. 총독부에서 수집해 놓은 정감록의 이본들을 자세히 살펴 그 가운데서도 정치적 선동성이 별로 없는 텍스트를 골라 공개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그 텍스트에 살짝 손을 댈 수도 있다. 아주 심하게 손을 대면 조작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영악하고 의심 많은 한국 놈들을 상대로 하는 일인 만큼 더욱 주도면밀해야 한다. 나는 정감록을 순화시킬 뿐이다. 이것은 변조나 개작이 아니다. 나는 대일본제국과 천황폐하를 위해, 한반도와 한국 놈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정감록을 편집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잊지 말아야 될 일이 또 있다. 이렇게 교묘한 수단을 부려 김을 빼놓더라도 한국 놈들은 순화된 나의 정감록을 다시 개악하거나 제멋대로 해석할 우려가 있다. 놈들은 워낙 피가 더럽기 때문에 제멋대로니까. 그들의 망령된 행위를 막기 위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을까. 그래, 예방주사를 놓자! 정감록은 이래서 진짜 믿을 것이 못 된다. 이런 식으로 계몽적인 비평을 잔뜩 써 가지고 독자 놈들의 배를 채우는 것이다. 정감록의 대가 호소이가 만든 정감록 정본의 맨 앞에 실린 비판을 읽게 하자. ●동경판 정감록에 대한 불만 대일본제국의 충량한 신민 호소이는 이미 수집된 정감록 이본들을 널따란 책상 위에 펼쳐놓고 수술을 시작했다. 일제는 이미 오래 전에 광개토대왕비문까지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변조했다. 정본이 따로 존재할 리도 없던 정감록을 개작하는 것쯤이야 호소이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 그의 솜씨와 애국심은 참으로 대단해 불과 몇 달 만에 ‘정감록비결 집록’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한국인들에겐 억압의 상징인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정감록을 죽이기 위한 음모가 결실을 맺은 날은 1923년 2월15일이었다. 이것이 사상 최초의 정감록 인쇄본이다. 도쿄판 정감록은 인기가 대단했다. 초판으로 몇 부를 찍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출간된 지 약 보름 만에 제3판을 제작할 정도였다. 도쿄판은 아마 일본에서도 상당히 팔렸겠지만 주로는 ‘식민지 조선’에서 소비됐을 것이 뻔한 이치였다. 호소이가 바란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도쿄에서 만든 정감록으로 한국의 정감록 세계를 평정한다는 목표는 어쩌면 단시일 내에 달성될 듯도 하였다. 도쿄서 들어온 정감록이 잘 팔려 나가자 한국의 출판계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정감록을 찍어내면 돈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일각에선 호소이의 민족성 비판에 강한 불만이 제기되었다. 내놓고 맞싸울 형편은 안 되었지만 정감록까지도 ‘그 잘난’ 일본인의 손으로 다듬어진 책을 봐야 되는가 하는 강력한 반발이 없지 않았다. 동경판의 뚜껑을 열어본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경악했다. 호소이는 무지한 한국 사람을 계몽한답시고 무려 50쪽이나 되는 정감록 비평을 썼다. 정감록의 허구를 낱낱이 파헤치고 나아가 한국 사람의 타고난 ‘야만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 논지는 대개 이런 식이었다. 한국인들은 태초부터 불합리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련한 한국 민족의 정신적 미성숙은 그들이 정감록과 같은 미신에 맹목적으로 빠져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 이렇게 유치하고 야만적인 성격이 한국민족의 본성이다. 국제적으로 저열한 한국의 민족성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한반도의 역사 및 지리적 조건이 빚어놓은 결과다. 당시 유행하던 지리적 결정론을 빌려 호소이는 ‘미개한’ 한국인을 질타했다. 귀신을 숭배하고 점치기를 좋아하는 풍습은 당시 일본사회에서 더욱 성행했다. 그러나 일본민족의 위대성을 맹신한 호소이의 눈에는 그런 현상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야만적’인 한국인까지도 호소이는 마음속 깊이 사랑했던 것일까. 그는 하루바삐 정감록 신앙에서 한국인을 구출하여야만 된다고 믿었다. 합리적이고 발달된 현대 일본사회의 참된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한국인은 정감록 신앙을 포기해야 된다. 이것이 호소이의 변(辯)이었다. 그러나 1923년 동경판 정감록을 간행한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대일본제국의 번영을 위해 정감록이라는 정치적 폭탄에서 뇌관(雷管)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동경판이 제3판에 돌입한 지 보름 정도 지난 1923년 3월19일 김용주가 편찬한 정감록이 독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편찬에 나선 김용주는 호소이와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그는 정감록의 내용에 대해 아무런 비평도 보태지 않았다. 딱히 정감록을 옹호하지는 않았으나 이것은 호소이에 대한 무언의 항변이었다. 굳이 김용주가 정감록을 신앙하였다거나, 민족주의자였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정감록에 대해 아무런 비평을 가하지 않은 데는 호소이의 지나친 악평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밖에도 김용주에게는 정감록을 비판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첫째, 당시 많은 한국인들은 정감록의 내용을 틀림없는 예언으로 믿고 있었다. 식민지의 힘없는 지식인에 불과했던 김용주로서는 대중의 그러한 열망에 굳이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었다. 설사 그가 남다른 애국심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대한독립이 된다고 믿고 있는 동포들의 기대심리를 비난할 필요는 없었다. 둘째, 단순히 책을 많이 팔기 위해서라도 잠재적인 독자들의 희망을 꺾어서는 안 됐다. 김용주의 편집 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호소이에 대한 반감을 비롯해, 독립에 대한 기대와 상업적 목적이 골고루 다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김용주는 정감록의 신빙성에 대하여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또 하나의 정감록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것은 한성판이라 불릴 만했다. 한성판엔 매우 흥미로운 점이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동경판과 공통되는 부분도 상당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두 판본이 내용 면에서 차이를 보이게 된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매사를 곧이곧대로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민간에 퍼져 있던 허다한 비결 가운데 어느 것은 호소이만, 또 다른 것은 김용주만 수집해서 자연히 그렇게 됐다고 할 것이다. 실제 정감록은 수백 년 동안 필사본으로 암암리에 전파되었기 때문에 각자의 수집본이 서로 다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동경판과 한성판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비결들은 어떻게 된 것인가. 그야 물론 좀 더 널리 퍼져 있던 유명한 예언서로 보아야 옳을 것이다. 전국 어디에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누구나 손쉽게 수중에 넣을 수 있는 그런 대표적인 예언서 말이다. 나는 이런 입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동경판을 편집한 호소이가 매우 국수주의적이었단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수집된 정감록을 모두 출판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 달리 말해 진인출현이나 대한독립의 메시지가 약한 ‘순화된’ 비결만을 선별적으로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그는 ‘고약한’ 내용의 예언까지 인쇄에 부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김용주는 달랐다. 그는 도쿄본의 상당수를 답습하면서도 도쿄본에 실리지 못한 다른 비결들을 많이 포함시켰다. 김용주는 호소이가 정감록의 정본을 만들려고 한 의도를 정확히 꿰뚫어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쿄판이 정감록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진짜 정감록은 훨씬 더 위험한, 폭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정감록을 출간하지는 못했다. 총독부의 검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결국 호소이의 뜻대로 되다 당연히 김용주의 정감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은 조선총독부의 의도와 배치된다. 일본인들이 보기에 김용주의 한성본이 딱히 위험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눈에 거슬리는 점이 없지 않아 조만간 도태되어야만 될 책이었다. 1937년 중·일전쟁이 터지자 식민지 한국의 정세는 한결 경색됐다. 이른바 전시총동원체제가 작동돼 비상시국이었다. 엄격한 사상통제와 감시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정감록에 대한 통제도 한 단계 더 나갔다. 그 무렵 새로운 정감록이 나왔다. 현병주의 ‘비난정감록진본’이었다. 마침 경성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를테면 경성본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데 해명돼야 할 문제가 있는 책자였다. 우선 표면상 출간연도가 미상이란 점이 문제다. 책의 간행지를 ‘경성(京城)’이라고 표기해 놓은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식민지시기 서울에서 나온 것은 틀림없다. 경성본이 나온 시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내기 위해 나는 본문의 표기법을 자세히 분석했다. 문장의 구조와 맞춤법이 현대의 격식에 가깝다. 그런 이유로 나는 경성본의 간행시기를 1930년대 중반 이후로 확신한다. 경성본은 내용면에서도 앞서 간행된 한성본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경성본은 정감록이 사실무근의 허망한 책자라는 논설을 싣고 있다. 편자 현병주는 정감록의 가치에 대해 직접적인 판단을 보류한 김용주와는 달랐다. 하지만 현병주가 단순히 일본인 국수주의자 호소이를 추종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는 정감록의 허구성을 비판하였을 뿐 문제의 궁극적인 원인을 한국인의 저열한 민족성에서 찾지는 않았다.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점은 현병주가 비결의 내용 중에서 자신이 동의하지 못하는 대목에 대해 일일이 비판을 가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비결의 본문에 길지(吉地)에 피난을 가더라도 피난 시기에 따라 생명을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부분이 있다. 현병주는 바로 그 구절의 끝에 괄호를 치고는 “생명을 건지는 땅 중에도 종종 생명을 건지지 못하는 곳이 있다.”고 비꼬는 투로 주석을 붙였다. 이와 같이 조목조목 정감록의 내용을 비판함으로써 현병주는 정감록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 했다. 호소이의 정감록 말살 의도는 현병주에 이르러 더욱 공교해졌다. 나는 현병주가 친일파였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다만 정감록에 대한 총체적 불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정감록을 출간했다는 점에서 현병주는 호소이의 완벽한 후배다. 현병주는 좀더 중요한 점에 있어서도 호소이의 전통을 계승했다. 나는 지금 경성본에 실린 비결의 내용을 문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 호소이는 35종의 선별된 비결을 공개했다. 김용주는 그보다 16종이 더 많은 51종을 간행했다. 그런데 경성본에는 25종만 실려 있다. 현병주는 호소이의 동경본과 김용주의 한성본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비결로 한정했다. 결과적으로 말해 그는 호소이가 간행한 비결의 일부만이 정감록의 정본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기여했다. 호소이가 공개한 35개의 비결 가운데 25종은 광복 이후 간행된 여러 정감록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20세기 후반부터 한국사회에서 정감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호소이의 비결을 정본으로 대접하게 됐다. 그렇게 된 줄이나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기고] 인터넷 포털 뉴스 교육은 왜 없는가?/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전국민 2명 중 1명은 인터넷 사용’.IT강국 대한민국의 성적표는 화려하다못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인터넷은 이미 생활필수품으로 변한 지 오래다. 직장에서의 업무 처리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 상품 유통, 금융 및 민원 업무 등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사건도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뉴스를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제 인터넷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의사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며 여론을 주도하는 등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혹자는 인터넷을 가리켜 제3의 권력이라고까지 치켜세우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지는 인터넷의 세계로 항해하기 위해서는 대개 포털사이트를 거치기 마련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각종 정보나 사이트를 쉽게 찾아주는 포털은 인터넷의 허브라 할 수 있다. 온갖 종류의 물건을 갖추고 있는 백화점에서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하여 통행량이 많은 곳에 미끼 상품을 배치하듯이 포털 또한 네티즌의 눈길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뉴스를 제공한다. 포털의 뉴스는 대개 기존 언론사를 비롯한 뉴스공급원에서 콘텐츠를 제공받아 자체적인 선별과정을 거쳐 서비스한다. 특히 민감한 사회적 이슈와 화제일수록 그 내용을 신속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은 포털 뉴스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포털 간에도 수익 창출을 위한 클릭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흥미 위주로 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순화되지 않은 거친 언어 사용은 물론이고 특히 퇴폐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올리는 사례도 허다하다. 하루 방문객만 수백만명에 가깝다는 한 인터넷 포털 뉴스 코너를 며칠 동안 유심히 살펴보니 거의 매일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가 올라오고 있었다.‘누드시위 소동’,‘섹스심벌의 탐욕’,‘알거지된 포르노 황제’,‘마사지걸 누드 의혹’,‘유부남 교사-여고생 성관계, 사랑 혹은 성폭행?’,‘5천명 가입 부부스와핑 사이트’,‘○○○ 요가 섹시매력?’등 차마 입에 담기에도 거북한 내용이 많았다. 이와 같은 기사가 성인들에게도 대단히 자극적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직 사리판단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정서에 미칠 영향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최근에는 학교 수업과 입시준비의 보완재로 e-러닝이 일반화됨으로써 청소년들의 인터넷 접속이 빈번해지며 포털사이트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포털사이트 뉴스를 자연스럽게 접한 청소년들이 선정적인 기사를 애써 외면할 리 만무하다. 이처럼 연령의 제한없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의 뉴스는 어디까지나 사회적 공공성에 기초한 교육적 가치를 우선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는 청소년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하여 탈선을 일으키거나 범죄로 비화할 개연성이 있어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이제 인터넷 포털을 통하여 제공되는 뉴스는 현대인의 생활 문화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포털 뉴스의 비약적인 발전과 확대된 역할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와 제도적 장치 마련에는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현행 언론관계법에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포털 뉴스에 대한 법적 규제 내용이 애매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제라도 관련 법령의 손질을 통하여 포털 뉴스의 책임과 한계를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인터넷 포털 뉴스도 엄연히 민주사회의 여론을 선도하는 언론의 한 부분이기에, 사회적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건전한 윤리의식의 회복이야말로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적어도 이 땅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으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의 정서를 볼모로 한 저급한 상업주의 행태를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진규 충남 서산시 서령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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