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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새 1년… 코로나 최전방엔 평범한 그들이 있었다

    어느새 1년… 코로나 최전방엔 평범한 그들이 있었다

    ■노숙인 돌보던 의사 “취약층 의료 공백 걱정” 서울시립동부병원 박신웅 응급실장박신웅(37) 서울시립동부병원 응급실장은 코로나19 의료 최전선에 있으면서도 2주 전 퇴원해야 했던 이들을 걱정했다. 동부병원은 서울 내 노숙인과 외국인 노동자, 저소득층 등 민간병원에 가기 어려운 취약계층이 이용하던 공공병원이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지난 7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이 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퇴원해야 했다. 박 실장은 “공공병원이 전염병 대처를 하는 게 맞다”면서도 “우리 병원까지 전담병원이 되면서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에 관심을 두는 곳이 없어졌다”며 걱정했다. 동부병원은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4, 5, 6층 병동 각층에 이동형 음압기 27개 병상을 마련했다. 총 81개 병상에 의료진 3개 팀이 주야간 10시간, 14시간씩 3교대 순환으로 근무한다. 병원에 있는 모든 의사가 진료과목과 상관없이 밤을 새운다. 박 실장은 “대학병원 인턴 때 이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한겨울에도 땀이 뻘뻘 나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진료를 하면 숨쉬기가 답답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다”고 말했다. 환자 상태가 악화하면 구급차를 함께 타고 인공호흡기를 이용할 수 있는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이동시키는 일도 박 실장의 업무다. 그는 “병상이 부족해져 전원 요청을 해도 하루이틀 기다려야 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코로나 영웅’으로 동료를 꼽았다. 그는 “올 한 해 최일선에서 코로나와 싸운 모든 의료진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주말 없는 역학조사관 “확진자 거짓말, 가장 힘들어”서울시 서초구 최영조 역학조사관코로나19 방역 ‘최전방 공격수’는 역학조사관이다.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을 치료하며 코로나19와 맞선다면 역학조사관들은 이보다 앞서 선제적으로 감염될 지점을 포착해 확산을 막는다. 서울 서초구의 최영조 역학조사관은 “밀접접촉자를 분류하고 자가격리를 통보할 때, 또 그 접촉자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받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병이 더 퍼지지 않도록 확산을 저지할 수 있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초구는 서울 내 다른 지역보다 유동인구 밀집 지역이 많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강남역 사거리가 있고, 대형 백화점도 여럿 있다. 최 조사관은 “서초구에선 역학조사관 3명과 그 밖의 지원 인력 100명이 함께 근무한다”며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평일·주말 구분 없이 밤 10~11시가 돼야 퇴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자 동선 추적이 어려울 때 가장 힘이 빠진다”며 “확진자가 얘기한 최초 동선과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가 맞지 않을 때 애를 많이 먹는다”고 밝혔다. 최 조사관은 코로나 영웅으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구청 동료들을 꼽았다. 그는 “구청에서 차출돼 보건소에 온 일반행정 직원들은 평소 업무가 아니어서 힘들 텐데도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한다”며 “모두 힘을 모아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선별검사소에 핫팩 전달한 시민 “의료진 헌신 기억”의료진에 핫팩 기부한 정서희씨경기 군포시에 사는 정서희(33)씨는 지난 21일 동네 주차장에 새로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검사소 천막 한쪽 면이 펄럭이며 찬 공기가 안으로 들어갔다. 정씨는 주변을 살폈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몸을 녹일 난방기구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정씨는 검사소를 나오는 직원에게 미리 준비한 핫팩(손난로)과 한 입 크기의 초콜릿이 가득 든 봉지를 건넸다. 검사소 직원은 “어떻게 이런 걸 다 준비하셨느냐”면서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씨는 “작은 호의였지만 기쁘게 생각해 주시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얼마 전 검사소에서 자원봉사를 한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정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이 아닌 볼펜 잉크를 녹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또 잦은 손소독제 사용으로 의료진 손이 건조하다고 해서…. 겨울이라 피부가 갈라질 수 있으니까 핫팩을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코로나19 의료진에게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정씨. 그는 “어려운 시국에 발 벗고 나선 의료진 그리고 뒤에서 의료진을 돕는 공무원들에게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민들은 이분들의 헌신을 꼭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생각하는 코로나 영웅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었다. 정씨는 “정 청장은 어려운 시기에 꾸준히 브리핑을 하면서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은 국민 모두에게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코로나19로 어려울 때일수록 취약계층에게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목욕탕을 계속 운영하도록 하는 이유가 집에 따뜻한 물이 나오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식당도 집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영업을 허용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금보다 좀 더 세밀한 복지가 필요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임관 앞당긴 간호장교 “환자 감사 쪽지에 피로 싹”성남 국군수도병원 이해인 소위“음압병실에서 한 환자가 퇴원하며 작은 쪽지를 건네줬어요. 작은 글씨로 ‘지금까지 감사했어요’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동안의 고생이 싹 잊히는 듯했습니다.”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간호장교 이해인(23) 소위는 지난 3월 코로나19 의료 지원을 위해 국군대구병원에서 근무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3월 국군대구병원에 약 한 달간 파견돼 의료 지원 임무를 수행했다. 정부는 부족한 병상을 마련하기 위해 국군대구병원을 국가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장교 75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급박한 상황 때문에 졸업 및 임관식도 6일을 앞당겨 치른 뒤 곧바로 대구로 향했다. 이 소위는 “임상 경험이 없어 환자나 의료진에게 오히려 폐를 끼치게 될까 걱정했지만 주변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국군대구병원에 도착한 이 소위는 첫날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무겁고 땀이 차는 방호복은 갑갑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고생하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방호복이 가벼운 전투복처럼 느껴졌다. 아직 생도 신분인 간호사관학교 62기 후배들도 지난 18일 생활치료센터 지원에 투입됐다. 이 소위는 “한창 공부해야 할 때 어려운 환경으로 파견을 가게 돼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배운 대로 임한다면 선배들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코로나 영웅을 묻는 말에 이 소위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방역지침을 잘 따르는 모든 국민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근무 중 감염 공무원 “혈장 공여·후유증 연구 참여”성남시청 선명희 주무관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던 성남시청 주무관 선명희(39)씨는 확진된 지 일주일이 되던 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에 빠졌다. 의료진의 응급처치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선씨는 코로나19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깨달았다. 완치 후 다음 중환자들을 위해 선뜻 혈장을 내놓은 이유다. 지난 3월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선씨는 역학조사를 나갔다가 다른 동료 직원 4명과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보건소에서는 역학조사관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가기에 앞서 ‘선조치’를 취한다. 확진자의 기초 동선을 확보하고, 확진자가 방문한 병원·회사·학교 등에 알려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37일 만에 완치된 선씨는 동료 직원들과 함께 혈장을 공여하기로 결심했다. 혈장 공여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혈장 공여를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인 고려대 안산병원은 보건소와 1시간 거리였다. 철분 수치 등 부적격으로 공여가 어려운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선씨와 동료들은 직접 철분제를 사서 먹고, 개인 연가를 쓰면서 혈장 공여를 마쳤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지금은 완치자들의 혈액을 채취한 혈장치료제가 절실하다. 선씨는 확진 중 호흡곤란이 왔던 때를 떠올리며 “이게 다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받은 의료 혜택만큼 다음 환자들이 빨리 완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후유증 연구에도 참여 중이다. 연구도 연가를 사용해 나가고 있다. 선씨는 “코로나19 해결을 위해 이 한몸 바쳐 보겠다”면서 “보건소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이 코로나 영웅”이라며 웃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지하철 청소노동자 “방역복 입고 청소하면 땀이 줄줄”지하철 방역 최전선 황춘자·임윤미씨지하철역에 들어설 때 손이 닿는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부터 개찰구, 승강장의 전광판, 화장실 수도꼭지, 열차 의자와 손잡이까지. 지하철 청소노동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소독약을 뿌리고 닦는다. 수많은 이용객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수서고속열차(SRT)와 3호선이 교차하는 수서역에서 역사 청소를 맡은 황춘자(64)씨와 전동차 기지에서 일하는 임윤미(53)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업무량이 배로 늘었지만 우리 모두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여름에는 방역복을 입고 열차를 청소하면 땀이 비 오듯 쏟아졌는데, 겨울은 따뜻해져서 낫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지난 9월 신도림역에서 청소노동자 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겁이 더럭 났다고 했다. 대부분의 청소노동자는 좁은 휴게실에서 싸 온 도시락을 함께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란히 앉아 식사하고 대화를 하지 않는다. 최근 청소노동자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데, 방역수칙을 지켰던 황씨와 임씨도 지난 20~21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함께 외치는 구호도 바뀌었다. 황씨는 “우리 역은 원래 ‘너도 안전, 나도 안전, 고객 안전 지키자’가 구호였다”면서 “지금은 ‘개인위생 철저히 해서 아프지 말고 퇴직하자’고 외친다”고 말했다. “감사하다”는 한마디는 언제나 큰 힘이 된다. 황씨는 “‘지하철 화장실이 호텔보다 깨끗하다’는 감사 인사도 듣는다”며 “코로나19 이후 우리 일의 중요성을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돼 보람도 커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든 청소노동자가 코로나 영웅”이라고 답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강제동원’ 미쓰비시 현금화 가속도...“과거 협상에 답 있다”

    ‘강제동원’ 미쓰비시 현금화 가속도...“과거 협상에 답 있다”

    광복 이후 첫 협상 임한 미쓰비시 2010년 7월부터 2년간 정식교섭배상 방식 의견 못 좁혀 최종결렬“사실 인정·유감 표현” 일부 진전‘현금화’ 피하려면 대화 재개돼야“미쓰비시가 협상 의사를 밝혀 왔다고요? 오보 아닙니까.” 2010년 7월 15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측과 협상을 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지만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피해 할머니를 돕는 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에는 확인 전화가 빗발쳤다. “내가 아는 미쓰비시는 일본 정부와 다름 없다. (보도가) 과연 맞느냐”고 묻는 기자도 있었다. 외교부도 시민모임 측에 “미쓰비시 측이 보낸 공문이 있으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같은해 6월 23일 피해 할머니 측은 미쓰비시 본사를 방문해 “7월 15일까지 협상에 응할 것인지 결정하라. 응답이 없으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동원하겠다”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당시 국내에선 ‘99엔 후생연금’ 사건으로 반일 여론이 격화돼 있었다. 피해 할머니 측이 일본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피해 사실 입증을 위해 후생연금 조회를 시도했는데 재판이 끝난 2009년에야 우리 돈으로 1000원 남짓한 후생연금 탈퇴수당이 지급된 것이다. 일본의 사죄·배상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는 13만명 넘게 동참했다. 일본 지원 단체인 나고야소송지원회도 미쓰비시 본사 앞에서 매주 ‘금요행동’을 열고 회사를 압박했다. 결국 미쓰비시는 7월 14일 나고야소송지원회를 통해 협상에 응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광복 이후 처음으로 협상장에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해 7월 28일 1차 사전협의를 시작으로 2012년 7월 6일까지 2년에 걸쳐 16차례 정식 교섭이 진행됐다. 문구 하나 하나를 가지고 지루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그러던 중 강제징용 사건에서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하지만 배상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역사적 사실인정과 사죄 부분에선 꽤 진척이 있었다. 협상단의 일원이었던 이국언 시민모임 상임대표는 27일 “강제연행·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을 뿐, 내용적으로는 나고야 고등재판소 판결문에서 인정된 강제연행·강제노동과 관련된 상세한 기술 내용을 모두 받아들였다”면서 “사죄라는 표현 대신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지만 미쓰비시 측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1년 12월 26일 12차 교섭 때의 일이다. 당시 비공개로 논의됐던 내용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중순 이 내용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부가 하지 못한 일을 피해 할머니 측은 정확히 9년 전 해냈다. 이는 강제동원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현금화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이나 ‘대위변제’(제3자가 우선 채무를 갚은 뒤 구상권 취득) 방안도 최근 거론됐지만 피해 할머니 측 반응은 차갑다.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해 현금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2년 전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일본 기업 탓이다. 그런데도 피해 할머니들이 한일 관계의 개선을 가로막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오는 29일 0시부터 미쓰비시 자산(상표권·특허권)에 대한 압류명령서 공시송달 효력이 순차적으로 발생하면서 매각 절차도 빨라진다. 다만 현금화가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어서 원고(피해 할머니)와 피고(미쓰비시)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할 방법은 여전히 열려 있다. 금요행동 500회 집회가 열린 지난 1월에도 미쓰비시는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 할머니 등과 1시간가량 면담을 했다. 최봉태 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은 “피해자인권을 고려하지 않는 현금화 모라토리엄 등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당사자간 화해를 통한 해결을 막는 상황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피해자들은 오늘도, 내일도 진정한 사죄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당시 미군 공습에 죽음을 무릅쓰고 공장을 지켜낸 ‘선배’에게 사죄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재영은 특급 블로커” 산틸리 감독의 엄지척

    “조재영은 특급 블로커” 산틸리 감독의 엄지척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OK금융그룹과의 지난 23일 경기 직후 조재영(29)을 드라마틱한 승리의 주인공으로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점만 주면 경기가 끝나는 5세트 11-14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득점 이후 조재영이 상대 거포 펠리페와 조재성의 속공을 잇달아 차단하면서 14-14로 만들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곧바로 임동혁과 곽승석의 강타가 작렬하면서 경기를 뒤집어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없이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장 195㎝의 조재영은 블로킹으로 패색이 짙었던 5세트에서 2점을 연거푸 가져오는 등 이날 모두 5점을 챙겼다. 산틸리 감독은 “11-14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면서도 “우리가 만들어낸 블로킹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그는 또 “모든 선수가 잘했다”면서도 “조재영이 들어와 블로킹에서 차이를 보여줬다. 손 모양, 블로킹 자리 선정 등 꾸준하다”고 특급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4일 “산틸리 감독은 훈련에서 조재영이 센터로 자리잡는 데 필요한 디테일과 연결 과정을 잡아준다”며 “그런 관심으로 조재영이 지금의 센터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산틸리 감독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센터 자리였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관계자는 “산틸리 감독의 훈련량은 다른 감독과 비교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훈련은 엄하지만 훈련이 끝나면 선수에게 다가가려 애쓰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산틸리 감독은 “조재영은 잘 받아들이고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고 추켜세웠다. 조재영에 대한 족집게 훈련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조재영은 블로킹 최다인 5득점을 이번 시즌 두 번째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최다는 3득점이었다. 성지고와 홍익대를 거쳐 2013~14시즌 3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조재영은 원래 세터였지만 2017~18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잡고자 센터로 전향했다. 센터 전향 직후 조재영은 “배구를 처음 배우는 기분이었다”며 팀 선배에게 센터 역할에 대해 조언을 구하러 다닐 정도의 노력파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수규 서울시의원, ‘2020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좋은조례분야 우수상

    김수규 서울시의원, ‘2020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좋은조례분야 우수상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수규 의원(동대문4,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일 (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주최하는 ‘2020년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좋은조례분야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은 지방의회의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신뢰 기반을 구축하고자 사단법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최하여 매년 공약이행 수준이 우수하거나 모범적인 조례 제정을 한 의원을 선정, 시상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5월부터 시행된 ‘서울특별시교육청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교육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과 인터넷 활용이 확대된 가운데 아동·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예방과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법제를 구축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교육에 관한 조례’는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를 위한 위원회와 센터 설치, 거점학교 지정·운영 등에 관한 근거를 마련해 디지털기기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터넷 중독에 교육현장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조례 제정뿐만 아니라 조례 확산과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해 지난 5월과 12월 2차례 서강대학교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진행한 전문가 콜로키움에서 발제를 진행하고, 인터넷중독 관련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시민 여론조사를 서울시의회에 제안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선배, 동료의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오늘의 수상에 만족하지 않고 시민의 삶에 보탬이 되고, 미래세대에게 교육을 통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의정활동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사인 저도 어릴 적 ADHD 겪어… 정신질환, 가두지 말고 함께 살자

    의사인 저도 어릴 적 ADHD 겪어… 정신질환, 가두지 말고 함께 살자

    “책 출간 기사에 예상했던 댓글이 많이 달렸더군요. ‘너나 정신병자들 데리고 살아라’고요.” 안병은 정신과 의사는 지난달 17일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한길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두지 말고 함께 살아가자”고 주장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위험한 사람들과 지내다 해코지당하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비판에 맞서 정신질환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오늘도 실천한다. 여러 우려에도 그는 “그래도, 함께 살아가자”고 말한다.그도 어렸을 때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성향이 있었다고 했다. “사실 지금도 가만히 있질 못하겠어서 그 에너지로 의사도 하고 사업도 벌이고 세계를 돌며 연구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아주 산만한 아이였다. 학급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보이고 사사건건 참견했다. 그나마 초등학교를 온전히 다닐 수 있었던 건 4~6학년 담임교사였던 양승필 선생님 덕분이었다. 선생님은 맨 앞자리에 그의 특별석을 마련해 줬다. 산만한 기색을 보이면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라 하고, 북채를 쥐여 주고 북을 두드리는 연습도 시켰다. 인내심이 극에 달하는 마지막 수업 때에는 “병은아. 우리 집 가서 도시락 좀 가져와라”며 심부름을 보내기도 했다. “수련의 시절에 선생님을 다시 찾아뵈었어요. ‘잘 자라 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ADHD였던 제가 이렇게 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를 권한 선생님 덕분입니다.” 처음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2 때였다. 교회 기도원 수련회에 갔는데, 기도원 창고 안에 중년 여성을 쇠사슬로 감아 놓고는 당연하다는 듯 “미친 사람이라 묶어 놨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병원이 많지 않아 교회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 그 충격적인 모습에 ‘저런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교 시절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대학 진학 대신 일용직 노동을 전전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 안병무 선생의 ‘민중신학전집’을 여러 차례 읽고 다시 마음을 잡았다. 그렇게 해서 1992년 충남대 의대에 입학했다. “의대에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모습과 달랐어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식대로 막 나갔죠. 국립공주병원 수련의로 있을 때 환자들과 병동에서 밥도 같이 먹고, 마라톤 대회도 나가고, 세차장에 취직도 시켜 줬어요. 선배들한테 혼도 많이 났죠. 의사가 가운도 안 입고 환자들하고 어울린다고.” 병원장에게 정신질환자를 가두고 치료하는 폐쇄 병동이 아니라 일반 병원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오가며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개방 병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련의가 겁없이 설치니 원장님이 농담으로 그러시더라고요. ‘야. 차라리 네가 원장해라.’”●거꾸로 가는 정책에 입원시키는 환자 늘어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둔 채 치료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신조이지만,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 정신보건시설 병상 수는 1984년부터 2015년까지 30년 동안 1만 4450개에서 9만 7560개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만 4000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3889원이다. 보험 수가가 지나치게 낮아 병원은 치료 대신 장기 입원을 권한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지만, 정작 정신질환자들의 상태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오히려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과정에서 반감만 키운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9월 29일 보호 의무자에 의한 입원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는 이 판결을 반겼다. 강제 입원을 경험한 당사자의 구금이나 부당한 입원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 임세원 교수가 외래 진료를 보던 중 조울증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2019년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사람을 죽인 진주 방화 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안인득 사건으로 조현병 일부가 전체처럼 보이고, 정신질환자 모두를 대변하는 꼴이 됐어요. 모든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죠. 정신질환은 조현병, 공황장애, ADHD, 우울증 등을 다 포괄하는데 다들 부정적으로 몰아가니 정신질환자는 계속해서 숨게 됩니다.” 안인득이 방화 살인을 저질렀을 무렵 그는 마침 진주에서 증상이 비슷한 조현병 환자를 마주했다. 병원에 여러 차례 감금됐던 환자는 병원을 나올 때마다 “불질러 버리겠다”, “사람 죽이겠다”며 난동을 피웠다. 심지어 환자의 딸도 아버지를 입원시키자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설득했고, 환자와 끈질기게 이야기해 병원에 보내지 않은 채 치료했다. 이 환자는 지금 공공근로를 하고 증상도 완화됐다. 그는 “정실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본 이들의 트라우마는 상상 그 이상”이라며 “병원에 입원시키는 일은 절대로 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伊 40년 걸린 탈수용화… “우리도 준비하자” 그가 모범적인 사례로 드는 이탈리아는 1978년 모든 정신병원을 폐쇄하는 ‘바잘리아’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신보건 개혁운동을 주창한 의사 바잘리아의 이름을 딴 법이다. 예컨대 이탈리아 동북부의 인구 20만명 규모 도시 트리에스테에는 4개의 정신건강센터가 정신병원을 대체한다. 평범하게 일을 하다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이나 지역사회 안에서 치료를 받는다. 그래도 폭력적인 정신질환자는 격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는 지난해 센터를 방문했을 때 트리에스테 정신건강국의 로베르토 메치나 박사를 만나 이 질문을 재차 했다. 메치나 박사는 “입원 치료는 답이 아니다. 설득, 대화, 타협,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그는 거듭 “그럼 정신질환자가 해를 가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특별한 비법을 기대했건만, 메치나 박사는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1968년 조반니 미클루스라는 환자가 퇴원 후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아내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개혁운동을 진행하던 바잘리아가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관해 “지금 당장 정신병원을 모두 없애자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면서 “우리도 고통스런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혐오와 불신의 벽’을 넘고 준비하는 일이다. 퇴원한 환자가 돌봄을 받지 못해 재입원하는 ‘회전문’ 현상, 퇴원 뒤 교도소 같은 더 열악한 시설로 들어가는 ‘횡수용화’ 현상을 막으려면 우선 당장은 정신건강센터를 내실화하고, 지역 내 주거·직업훈련 시설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편의점부터 시작해 운동화 빨래방, 세탁 공장, 카페를 차려 정신질환자를 고용했다. 2009년에는 정신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며 노동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엔 협동조합 ‘행복농장’을 세우고 충남 홍성에서 농촌형 직업재활사업도 하고 있다. 협동조합 ‘젊은 협업´과 ‘오누이권역´이 참여하면서 농장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15년 동안 병원에서만 지낸 환자가 농사를 지으며 마을에 정착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나온다. 지금은 다큐멘터리 ‘미친 자들의 자리는 어디인가’(가제)를 제작 중이다. 한 조현병 환자의 삶을 따라가며 병에 관한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 전 세계를 다니며 살펴본 정신건강 치료 사례 등을 담았다. 그는 “직접 사업에 달려들었으면 돈 많이 벌었을 텐데, 기반만 만들어 놓은 뒤 넘기고 다른 일을 계속 벌이니 빚만 늘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신념을 이루고자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돌볼 힘이 있습니다. 의사는 그 힘을 잃지 않도록 돌보는 사람이겠죠. 이탈리아가 40년 넘게 걸렸고, 유럽을 비롯해 미국도 오래 걸렸습니다. 우리가 정신질환자에 관한 공포와 혐오의 벽을 넘는 일은 오래 걸릴 거예요. 그래도 이제 출발하면 됩니다. 저는 그 출발선에서 시작을 돕겠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ADHD 겪었던 아이, 의사가 되기까지… “그럼에도,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살자”

    ADHD 겪었던 아이, 의사가 되기까지… “그럼에도,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살자”

    “책 출간 기사에 예상했던 댓글이 많이 달렸더군요. ‘너나 정신병자들 데리고 살아라’고요.” 안병은 정신과 의사는 지난달 17일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한길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두지 말고 함께 살아가자”고 주장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위험한 사람들과 지내다 해코지당하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비판에 맞서 정신질환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오늘도 실천한다. 여러 우려에도 그는 “그래도, 함께 살아가자”고 말한다. ●사슬 묶인 여성에 충격, 의사 되겠다 결심 그도 어렸을 때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성향이 있었다고 했다. “사실 지금도 가만히 있질 못하겠어서 그 에너지로 의사도 하고 사업도 벌이고 세계를 돌며 연구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아주 산만한 아이였다. 학급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보이고 사사건건 참견했다. 그나마 초등학교를 온전히 다닐 수 있었던 건 4~6학년 담임교사였던 양승필 선생님 덕분이었다. 선생님은 맨 앞자리에 그의 특별석을 마련해 줬다. 산만한 기색을 보이면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라 하고, 북채를 쥐여 주고 북을 두드리는 연습도 시켰다. 인내심이 극에 달하는 마지막 수업 때에는 “병은아. 우리 집 가서 도시락 좀 가져와라”며 심부름을 보내기도 했다. “수련의 시절에 선생님을 다시 찾아뵈었어요. ‘잘 자라 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ADHD였던 제가 이렇게 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를 권한 선생님 덕분입니다.” 처음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2 때였다. 교회 기도원 수련회에 갔는데, 기도원 창고 안에 중년 여성을 쇠사슬로 감아 놓고는 당연하다는 듯 “미친 사람이라 묶어 놨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병원이 많지 않아 교회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 그 충격적인 모습에 “저런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교 시절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대학 진학 대신 일용직 노동을 전전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 안병무 선생의 ‘민중신학전집’을 여러 차례 읽고 다시 마음을 잡았다. 그렇게 해서 1992년 충남대 의대에 입학했다. “의대에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모습과 달랐어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식대로 막 나갔죠. 국립공주병원 수련의로 있을 때 환자들과 병동에서 밥도 같이 먹고, 마라톤 대회도 나가고, 세차장에 취직도 시켜 줬어요. 선배들한테 혼도 많이 났죠. 의사가 가운도 안 입고 환자들하고 어울린다고.” 병원장에게 정신질환자를 가두고 치료하는 폐쇄 병동이 아니라 일반 병원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오가며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개방 병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련의가 겁없이 설치니 원장님이 농담으로 그러시더라고요. ‘야. 차라리 네가 원장해라.’” ●안인득 사건…“가둬 두면 정신질환 악화해” 정신질환자를 병원에 가둔 채 치료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신조이지만,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 정신보건시설 병상 수는 1984년부터 2015년까지 30년 동안 1만 4450개에서 9만 7560개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만 4000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3889원이다. 보험 수가가 지나치게 낮아 병원은 치료 대신 장기 입원을 권한다.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지만, 정작 정신질환자들의 상태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오히려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과정에서 반감만 키운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9월 29일 보호 의무자에 의한 입원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는 이 판결을 반겼다. 강제 입원을 경험한 당사자의 구금이나 부당한 입원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 임세원 교수가 외래 진료를 보던 중 조울증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2019년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사람을 죽인 진주 방화 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안인득 사건으로 조현병 일부가 전체처럼 보이고, 정신질환자 모두를 대변하는 꼴이 됐어요. 모든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죠. 정신질환은 조현병, 공황장애, ADHD, 우울증 등을 다 포괄하는데 다들 부정적으로 몰아가니 정신질환자는 계속해서 숨게 됩니다.” 안인득이 방화 살인을 저질렀을 무렵 그는 마침 진주에서 증상이 비슷한 조현병 환자를 마주했다. 병원에 여러 차례 감금됐던 환자는 병원을 나올 때마다 “불질러 버리겠다”, “사람 죽이겠다”며 난동을 피웠다. 심지어 환자의 딸도 아버지를 입원시키자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설득했고, 환자와 끈질기게 이야기해 병원에 보내지 않은 채 치료했다. 이 환자는 지금 공공근로를 하고 증상도 완화됐다. 그는 “정실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본 이들의 트라우마는 상상 그 이상”이라며 “병원에 입원시키는 일은 절대로 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伊 40년 걸린 탈수용화…“우리도 준비하자” 그가 모범적인 사례로 드는 이탈리아는 1978년 모든 정신병원을 폐쇄하는 ‘바잘리아’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신보건 개혁운동을 주창한 의사 바잘리아의 이름을 딴 법이다. 예컨대 이탈리아 동북부의 인구 20만명 규모 도시 트리에스테에는 4개의 정신건강센터가 정신병원을 대체한다. 평범하게 일을 하다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이나 지역사회 안에서 치료를 받는다. 그래도 폭력적인 정신질환자는 격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는 지난해 센터를 방문했을 때 트리에스테 정신건강국의 로베르토 메치나 박사를 만나 이 질문을 재차 했다. 메치나 박사는 “입원 치료는 답이 아니다. 설득, 대화, 타협,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그는 거듭 “그럼 정신질환자가 해를 가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특별한 비법을 기대했건만, 메치나 박사는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1968년 조반니 미클루스라는 환자가 퇴원 후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아내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개혁운동을 진행하던 바잘리아가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관해 “지금 당장 정신병원을 모두 없애자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면서 “우리도 고통스런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혐오와 불신의 벽’을 넘고 준비하는 일이다. 퇴원한 환자가 돌봄을 받지 못해 재입원하는 ‘회전문’ 현상, 퇴원 뒤 교도소 같은 더 열악한 시설로 들어가는 ‘횡수용화’ 현상을 막으려면 우선 당장은 정신건강센터를 내실화하고, 지역 내 주거·직업훈련 시설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편의점부터 시작해 운동화 빨래방, 세탁 공장, 카페를 차려 정신질환자를 고용했다. 2009년에는 정신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며 노동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엔 협동조합 ‘행복농장’을 세우고 충남 홍성에서 농촌형 직업재활사업도 하고 있다. 협동조합 ‘젊은 협업’과 ‘오누이권역‘이 참여하면서 농장은 점차 확장되고 있으며, 15년 동안 병원에서만 지낸 환자가 농사를 지으며 마을에 정착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나온다. 지금은 다큐멘터리 ‘미친 자들의 자리는 어디인가’(가제)를 제작 중이다. 한 조현병 환자의 삶을 따라가며 병에 관한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 전 세계를 다니며 살펴본 정신건강 치료 사례 등을 담았다. 그는 “직접 사업에 달려들었으면 돈 많이 벌었을 텐데, 기반만 만들어 놓은 뒤 넘기고 다른 일을 계속 벌이니 빚만 늘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신념을 이루고자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돌볼 힘이 있습니다. 의사는 그 힘을 잃지 않도록 돌보는 사람이겠죠. 이탈리아가 40년 넘게 걸렸고, 유럽을 비롯해 미국도 오래 걸렸습니다. 우리가 정신질환자에 관한 공포와 혐오의 벽을 넘는 일은 오래 걸릴 거예요. 그래도 이제 출발하면 됩니다. 저는 그 출발선에서 시작을 돕겠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용민, 윤석열 질문 침묵하는 주진우에 “나꼼수를 거부한다”

    김용민, 윤석열 질문 침묵하는 주진우에 “나꼼수를 거부한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방송인 김어준, 주진우, 정봉주와 함께 팟캐스트 ‘나꼼수’(나는 꼼수다)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민은 주진우에게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관계를 묻고 취재에 압력을 행사한 적이 있었는지 공개적으로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용민은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저는 더이상 나꼼수 멤버가 아닙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2011년 4월 시작한 팟캐스트 방송을 언급하며 “나꼼수의 일원이었다는 건 정말 큰 선물이고 명예였다. 10년 뒤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김용민은 “나꼼수는 어느 누구에게든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4대강 6미터의 비밀은 무엇인지, 장자연 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리고 다스는 대체 누구의 것인지를 물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용민은 “얼마전 나꼼수 일원인 주진우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고, 기다렸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는 전혀 상관없이 마치 토라진 동생 달래듯 전화받아라 이런 말로 끝나는 참담한 영상을 올렸고 지금은 그마저도 지웠다”고 말했다.김용민은 “주진우 기자가 최근에는 김어준 정봉주와 긴밀히 식사했다며 ‘나꼼수 멤버의 관계는 여전히 돈독하고 나꼼수 갈라치기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는 방송을 올렸다. 나꼼수는 위대하니 누구도 나꼼수를 비난할 수 없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도 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 “이 기회에 저는 분명히 밝힌다. 제가 던진 질문을 넘어 자신을 믿고 지지한 상당수 시민의 질문에 대해 주진우 기자가 성실한 답변을 하지 않는 한, 또 뭉치는 한, 저는 나꼼수 멤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용민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진행된 갈등 상황을 두고 주진우 기자가 윤 총장 입장에 섰다고 비판했다. 김용민은 “주 기자가 윤석열의 검찰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다. 윤석열과 관련한 선배 기자의 취재에 대해 주 기자가 왜 압력을 행사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오스카’ 선배 봉준호, “미나리, 아름답고 보편적 영화” 지원사격

    ‘오스카’ 선배 봉준호, “미나리, 아름답고 보편적 영화” 지원사격

    아카데미(오스카)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내년 아카데미 수상 경쟁에 나선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을 지원하고 나섰다.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한 데 이어 할리우드에서도 호평받으며 내년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7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진행하는 FYC(For Your Consideration)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정 감독과 봉 감독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대화를 소개했다.봉 감독은 “자신과 가족에 대한 영화를 찍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이 영화가 추억이나 향수에 빠져 질척거리지 않는 것이 더 좋았다. 감독님 캐릭터인 꼬마의 시점으로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점들은 분산돼 있고, 내레이션이 없는 것이 적절한 거리를 만들고 그것이 영화를 더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영화를 봤냐는 봉 감독의 질문에 정 감독은 “작년 추수 감사절 즈음에 봤다. 추수감사절 저녁을 망칠 거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는 “사실 프리미어 상영 때보다 더 무서웠는데 가족들이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 우리 가족에게 놀라운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로, 정 감독과 가족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가 부부를, 윤여정이 이들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할머니를 연기했다.정 감독은 “나의 부모님과 닮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윤여정 선생님은 우리 할머니와 완전히 다르다”며 “배우들에게 ‘내 가족을 모방하려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고, 내 가족에 대해 말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스티븐 연을 캐스팅한 것에 대한 질문에는 “스티븐 연과 ‘옥자’에서 함께 일한 당신의 경험이 궁금했다”며 “그가 영화에서 보여준 것과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고 답했다. 봉 감독도 “‘옥자’에서 그는 거짓말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화답하며 “‘미나리’에서의 연기는 또 다른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최근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맹크’의 애맨다 사이프리드를 제치고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미나리’의 오스카 레이스에 청신호를 켰다. 봉 감독도 “윤여정은 한국에서도 독특한 배우다. 전통적인 한국의 엄마나 할머니는 아니다”면서 “‘미나리’에서도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잊지 못할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8세 ‘리틀 이태현’… “씨름도 국가대표 있다면 제 자리죠”

    18세 ‘리틀 이태현’… “씨름도 국가대표 있다면 제 자리죠”

    “씨름에는 국가대표가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지난 13일 전북 정읍에서 막을 내린 씨름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결승에 오른 청샅바 선수의 팬츠에 ‘태안고’라는 세 글자가 선명했다. 만 18세 고교 3학년 최성민(195㎝·135㎏)이었다. 1993년 만 17세의 백승일이 역대 최연소 천하장사에 오른 적이 있었으나 고교 중퇴 뒤 프로팀 소속이었다. 고교생이 천하장사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 지난해 천하장사 장성우(23·영암군민속씨름단)를 상대로 첫째 판을 따내고 또 2-1로 앞섰을 때까지만 해도 고교생 천하장사 탄생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다. 그러나 최성민은 2-3으로 역전패했다. 특히 마지막 판에서 밭다리를 걸다가 같이 넘어졌다. 비디오 판독 결과 장성우의 승리가 선언됐다. 17일 전화 인터뷰에서 최성민은 “이겼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고 말했다. “제가 기술을 걸었기 때문에 포효하기는 했는데 재경기할 것 같았어요. 어쨌든 지고 나니 울컥해서 눈물이 찔끔 나오더라고요. 부모님을 비롯해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이 생각났거든요.” 또래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키가 눈에 띄어 초등학교 2학년 때 씨름을 시작했다. 한두 살 터울 선배들도 곧잘 쓰러뜨렸다. 고교 1학년 때 4관왕, 2학년 때 6관왕에 올랐던 그는 내년 1월 태안군청 씨름단에 입단해 곧바로 민속씨름 무대에 뛰어든다. 이번 대회는 시험 삼아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도전해 본 무대였다. 예선 대진운이 좋아 8강까지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기 나이 두 배 안팎의 베테랑을 거푸 무너뜨리고 진격을 거듭했다. 최성민은 자신을 한껏 낮췄다. “공식 대회에선 실업 선배들과 샅바 잡아 보는 게 처음이었는데 아무래도 또래들과 경기하다가 큰 분들이랑 해 보니 힘도 체중도 차이가 많이 나 여간 벅찬 게 아니었죠.” 산악 달리기 등으로 다져진 몸놀림에 손기술, 발기술은 물론 장기전 능력까지 최중량급으로는 남다른 기술을 구사하는 스타일이 한 시대를 풍미한 이태현 용인대 교수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최성민은 씨름에 있어서는 딱히 롤모델이 없다고 했다. “저는 그냥 제 씨름을 하고 싶어요.” 인생의 롤모델은 있다. 바로 아버지다. “늘 긍정적인 아버지를 닮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 득이 될 테니 좋게 받아들이라고 말씀해 주시죠.” 최성민은 민속씨름 선배들에게 경계 1호가 됐다. 최성민은 져도 잃을 게 없지만 선배들은 지면 망신이라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게 분명하다. 이를 뛰어넘는 게 과제다. “잘 준비해 설날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문경새재씨름단의 오정민 선배가 힘이 장사라는 데 한번 잡아 보고도 싶지요. 내년 이맘때 천하장사 대회에서는 다신 눈물을 흘리지 않으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양운석 경기도의원,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주최 ‘우수의정대상’ 수상

    양운석 경기도의원,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주최 ‘우수의정대상’ 수상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양운석(더불어민주당·안성1)의원이 17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9회 우수의정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우수의정대상은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주관하며,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고 의정활동이 우수하여 모범이 되는 지방의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 날 수상한 양운석 의원은 지난 11월 행정사무 감사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전기 화재 예방과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접경지역의 신속한 화재, 재난 대응을 위한 국방부, 통일부 등과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공무원을 감염병에서 보호하기 위해 각종 보호장비와 물품을 구비하고,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추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기도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양운석 의원은 수상소감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하며 뜻깊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안성 시민들과 동료·선배 의원님께 감사드린다”며 “항상 주민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다 더 나은 경기도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용찬 경기도의원, ‘제9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김용찬 경기도의원, ‘제9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용찬(더불어민주당·용인5) 의원은 17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9회 우수의정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우수의정대상은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주관하며,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고 의정활동이 우수해 모범이 되는 지방의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 날 수상한 김용찬 의원은 도민의 안전관리와 취약계층의 생활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행복마을관리소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 행복마을관리소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마련했다. 또 ‘경기도 공용차량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해 법적인 근거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집행되던 예산의 집행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공무원들이 공용 차량 운행 시 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김 의원은 공유재산의 철저한 관리와 용인 서부 지역 소방관서 신설 추진을 통한 주민 안전 강화에 기여한 점 등에서 크게 인정받았다. 김용찬 의원은 수상소감을 통해 “의원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는데 칭찬과 격려를 보내주시고, 귀한 상까지 받게 해주신 용인시민과 동료·선배 의원님께 감사드린다”며 “도민의 생활을 바뀌는 일에 작은 돌 하나를 더 얻겠다는 마음으로 새해에도 묵묵히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은형의 밀레니얼] 우리, 과연 소통할 수 있을까요

    [이은형의 밀레니얼] 우리, 과연 소통할 수 있을까요

    “우리 팀원들이 서로 대화를 안 해요.”(사실은 팀장님 빼고 서로 메신저로 소통하고 있어요.) “전화하면 잘 안 받아요. 신호음 끝나면 ‘무슨 일인가요?’ 묻는 문자가 바로 와요. 통화하는 걸 피하는 거죠.”(문자로 해도 되는 내용을 자꾸 통화를 하려 하니까 싫은 거죠. 우리는 통화가 익숙하지 않아요. 아주 급한 일 아니면 문자로 해 주세요.) “서로 얼굴 보면서 업무 논의를 해야 정확하게 전달됐는지 알 수 있고, 또 업무 외의 이야기도 부드럽게 할 수 있잖아요. 대면이 꼭 필요합니다.”(직접 만나서 얘기하면 태도, 예의 등 내용 아닌 다른 부분에 대해 자꾸 평가하시잖아요. 팀장님에게 대면이 편안한 만큼 우리에게는 비대면이 편안해요.)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어도 팀원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데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니 팀장들의 마음은 불안하다. 팀원들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가, 과연 조직에 대한 소속감은 유지되고 있는가. 이렇게 계속 가다가 동료로서 최소한의 유대감도 형성할 수 없을까 봐 두렵기까지 하다.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속시원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싶지만 어디에도 해답이 없다. 선배 세대는 가장 먼저 소통의 방법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소통해야 할 내용과 시급성에 따라 소통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대면으로 해야 할 것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것, 문자로 전달한 것과 직접 통화를 해야 할 것, 서로 얼굴을 드러내고 하는 화상회의와 익명으로 하는 온라인 회의 등 다양한 소통채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정할 필요가 있다. 메시지의 중요도와 성격, 시급성 등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채널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적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업무 관련 소통은 효과적인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팀 프로젝트와 관련한 정보는 팀원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공유돼야 한다. 팀원들이 무슨 일을 어느 정도의 속도로 하고 있는지 서로 알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밀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밀레니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상사에게 서류철 보고서를 들고 가서 직접 업데이트하는 상황이다. 선배 세대가 대면보고를 받아야 직성이 풀리고, 회사 전체적으로 ‘서류철 보고문화’가 지배적이라면 그 회사의 밀레니얼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영혼을 빼고 계속 다닐 것이냐’, ‘회사를 떠날 것이냐’ 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물리적 대면이 아니더라도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화상회의는 전화나 문자로 메울 수 없는 인간적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개별적으로 또는 팀원이 함께 좀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할 경우 화상회의를 활용한다. 특히 재택근무 중일 때는 매일 아침 ‘굿모닝 인사’를 위한 짧은 화상회의도 좋다. 간단히 그날의 업무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화상회의 집중시간을 정해서 팀원 간, 팀장과 팀원 간 화상회의를 일대일, 일대다로 여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반드시 대면으로 해야 할 내용이 있다. 팀원의 성과에 대한 피드백, 장점과 약점을 설명해 주고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해 코칭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상대에 대한 신뢰, 적절한 환경 조성 등 맥락도 중요하므로 대면이 필수다. 전체 팀원이 참여하는 브레인 스토밍의 경우에는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 익명으로 논의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직급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논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가야 한다면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자. 서로 자주 보지 못할 때 생기는 거리감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대면하는 시간의 밀도를 최대한 높여 보자.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다. 비슷한 관심사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온라인에서 가벼운 수다를 나눌 수 있다면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이야기, 아기가 있는 부모들의 정보 공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온라인 동호회를 통해 인간적 교류를 할 수 있게 돕는다. 무엇보다 회사 동료는 일을 잘하기 위한 유대감 정도로 충분한 사이임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 특허청 차장·심판원장에 모두 행정직… 주목받는 ‘직렬 파괴’

    특허청 차장·심판원장에 모두 행정직… 주목받는 ‘직렬 파괴’

    신망 두터운 간부 양날개로 앉혀 조직 안정내년 초 국장 인사로 ‘자기 색깔’ 드러낼 듯“파격 인사나 인사 실험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배경이 궁금합니다.” 16일 특허청 차장에 김용선(53·행시 37회) 국장이, 특허심판원장에 이재우(52·행시 34회) 수석심판장이 각각 승진 임명되자 직원들 사이에서 주로 나온 반응입니다. 이로써 지난 8월 14일 김용래(52·기시 26회) 청장 부임 후 넉 달 만에 1급 인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기관장이 바뀌면 1급 인사가 뒤따르는데 늦어진 이유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운영지원과장을 역임한 김 청장의 소신 때문입니다. 그는 부임 당시 인사와 관련해 “사람을 아는 것이 우선”이라며 “100일은 지나야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신중론을 밝혔습니다. ●합리적 평가받는 간부들 임명돼 반발 적은 듯 고심 끝에 행정직을 차장과 심판원장에 임명하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악수’로까지는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특허청은 1977년 개청 이후 행정직이 줄곧 차장을 맡았습니다. 심판원장도 1998년 개원 후 행정직이 임명됐지만 2005년 이후 차장은 행정직이, 심판원장은 기술직이 가는 자리로 인식됐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1월 이 구도가 흔들리게 됩니다. 박원주 청장 때 개청 후 처음 기술직인 천세창 차장을, 행정직인 박성준 원장을 발탁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2년 만에 파격을 더하게 된 셈입니다. 특허청 한 간부는 “1급 인사에 직렬을 따진다는 게 무의미할 수 있다. 개인 역량을 우선 고려한 것으로 안다”며 “기술직이 서운할 수 있지만 전임 1급들과 비교해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 간부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특허청 인사가 자주 회자되고 있습니다. 김 청장 임명도 당시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허청에서 기술직이 기관장에 임명된 것은 2008년 고정식 청장 이후 두 번째입니다. 더욱이 기술고시 출신 기관장은 김 청장이 처음입니다. ●李원장 심판 업무 밝고 金차장 소통·단합 적임 산업부에서 인사를 다뤄본 청장 답게 포석이 절묘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고시 선배인 이 원장의 차장설이 유력했지만 송무팀장과 심판장·수석심판장 등을 거쳐 특허심판 업무에 밝다는 점을 고려해 원장직을 맡겼다는 후문입니다. 해외 연수를 마치고 최근 복귀한 김 차장의 발탁은 업무 추진력뿐 아니라 내부 소통과 단합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청장은 취임 당시 ‘지식재산 생태계’ 체질 개선을 거론할 정도로 내공을 드러냈습니다. 내년 초 국장 인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자기 색’을 드러내며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1급 인사는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간부들을 양 날개로 배치해 충격을 완화하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백두 샛별 장성우, 고교 돌풍 잠재우고 2년 연속 천하장사

    백두 샛별 장성우, 고교 돌풍 잠재우고 2년 연속 천하장사

    민속씨름 2년차로, 백두급 신흥강자인 장성우(23·영암군민속씨름단)가 고교생 돌풍을 잠재우고 2년 연속 천하장사로 포효했다.장성우는 13일 전북 정읍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0 천하장사 씨름대축제 천하장사(140㎏ 이하) 결정전(5전 3승제)에서 고교생 최성민(18·태안고)을 접전 끝에 3-2로 꺾었다. 용인대를 중퇴하고 민속쌔름에 뛰어든 지난해 천하장사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던 장성우는 이로써 천하장사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1월 설날 대회와 지난달 민속씨름리그 3차 평창 평화 대회 백두급(140㎏ 이하) 우승을 포함해 올해 3관왕이다. 통산 기록으로는 데뷔 2년 만에 백두장사 4회 포함 6차례의 꽃가마를 타며 최중량급 강자로 자리매김 했다. 이날 16강부터 4강까지 단 한 판도 내주지 않은 채 결승에 오른 장성우는 경기 초반 고교생 돌풍에 밀렸다. 이날 결승 상대는 베테랑 씨름꾼 윤성민(34·영암군민속씨름단)과 장성복(40·양평군청)을 거푸 제압한 고교 3학년 최성민이었다. 고교생이 천하장사 결정전에 진출한 건 1993년 ‘소년 장사’ 백승일이 만 17세 나이로 천하장사에 오른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장성우는 지난 10월 회장기 대회에서 장사급(140㎏ 이하) 정상에 오른 ‘고등부 강자 최성민에게 오금당기기를 허용하며 첫 판을 내줬다. 둘째 판에서 들배지기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셋째판을 들배지기로 내주며 벼량 끝에 몰렸다. 장성우는 다시 들배지기로 넷째 판을 따내 한숨을 돌렸다. 마지막 판에는 장성우에 다소 행운이 따랐다. 최성민의 접전 끝에 장성우의 등샅바를 잡고 밭다리를 걸어 함께 쓰러졌는데 비디오 판독 결과 최성민의 팔꿈치가 먼저 땅에 닿은 것으로 확인돼 우승은 장성우에게 돌아갔다. 고교생 천하장사에 도전한 최성민은 아쉽게 1품(준우승)에 머물렀으나 민속씨름 선배들을 압도하는 범상치 않은 실력을 선보이며 ‘모래판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승민 2기’는 선배 ‘레전드’들과 함께…대한탁구협회 임원 내정

    ‘유승민 2기’는 선배 ‘레전드’들과 함께…대한탁구협회 임원 내정

    최근 재선에 성공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레전드 선배’들과 새 임기를 시작한다.대한탁구협회는 제25대 유 회장이 새 집행부 주요 인사 3명을 내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김택수(50) 미래에셋대우 감독을 전무이사로, 현정화(51) 한국마사회 감독과 유남규(52) 삼성생명 감독이 각각 부회장으로 내정됐다. 유 회장을 비롯해 김 감독과 현 감독, 유 감독이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금메달 수를 합하면 16개(단체전·복식 중복 계산)에 달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현정화 부회장은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유남규 부회장은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을, 김택수 전무는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남자단식 금메달을 수확했다. 연임에 성공한 유승민 회장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남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 쾌거를 이뤘다. 역대 최고의 스타 4명이 뭉친 탁구협회 집행부는 회장사였던 대한항공의 틀을 벗고 한국탁구의 ‘홀로서기’를 책임지게 됐다. 유 회장은 “한국 탁구의 새로운 중흥을 위한 토대와 자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경험과 소통 능력, 리더십 등을 겸비한 레전드를 지도부로 영입했다”고 밝혔다.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수 차례 연기 끝에 내년 2월말 예정된 부산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개최, 도쿄올림픽 준비, 탁구협회 자립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가운데, 대중적 영향력과 인맥을 고루 갖춘 선배들의 힘을 빌려 난국을 이를 돌파하겠다는 게 유 회장의 복안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국민의힘, ‘갑질 논란’ 김남국에 “청년은 없고 586 구태만 보여”

    국민의힘, ‘갑질 논란’ 김남국에 “청년은 없고 586 구태만 보여”

    국민의힘은 10일 정의당을 향한 ‘전화 갑질’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을 향해 “초선의원의 소신, 청년의원의 새로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민주당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선배들의 철지난 구태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은 정의당에 즉각 사과하고 부디 청년의 이름이 아깝지 않도록 비겁한 전화정치를 그만두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상근부대변인은 “국민들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 ‘내 전화 한 통이면 다 해결 돼’라며 으스대던 위정자의 모습을 초선의 청년 국회의원에게서 보고 있다”며 “현역인 김 의원이 자신에 대한 비판 논평에 불만을 갖고 타당의 원외 대변인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한 압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고 하니, 법안을 회유와 거래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그마저도 자신이 좌우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이미 전화로 판사들의 집단행동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의원이기에 전화정치에 빠져 의회정당주의와 삼권분립마저 훼손하는 행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윤호중 ‘독재의 꿀’…윤희숙 “운동권 독재가 항구적 꿀 빨겠다고”

    윤호중 ‘독재의 꿀’…윤희숙 “운동권 독재가 항구적 꿀 빨겠다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장의 ‘독재의 꿀’ 발언을 맹비난했다. 전날 윤 위원장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공수처법 강행처리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독재”란 항의가 이어지자, “평생 독재의 꿀을 빨더니, 이제 와 상대 정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이런 행태야말로 정말 독선적인 행태”라고 발언했다. 윤 의원은 국회 현장에 있었지만 소란 속에 알아듣지 못했다며 “내 평생 본 꿀은 586(50대·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의 1987년 민주화항쟁을 주도한 운동권) 꿀인데, 이들이 꿀타령을 하니 어이가 없네요”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윤 위원장은) 회의장에 들어와 항의하는 야당의원들이 알게 모르게 압박이 됐을 것이니 아마 평소 그가 했을 생각이 터져나왔을 것”이라며 “그는 본인들의 행태가 정당한 민주적 절차를 위반한다는 항의를 반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위원장의 발언 내용은 ‘이제 우리가 꿀을 좀 빨겠다는데, 옛날에 많이 빤 당신들이 방해할 순서가 아니다’로 ‘예전에 꿀을 빨 기회를 못가진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도 정당하다’는 사고구조라면 여권의 지금 행태를 설명해 준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옛날에 꿀을 빨았든 못빨았든, 그게 지금의 비틀린 정치행태를 합리화시켜주지 못하지만, 사실관계도 문제라고 주장했다.지금 정치권력의 중심인물들은 민주화 이후에 젊은 시절을 보낸 80년대 학번으로 윤 의원은 학교 때 민주와 민중을 가장 앞에서 외쳤던 선배와 동료들이 그것을 밑천삼아 정말 알뜰하게 꿀을 빠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윤 의원은 “김대중 정권과 참여정부 동안 이들은 촘촘했던 운동권 인맥을 최대자산으로 삼아 정계와 경제계를 누비며 각종 편법을 구사했고, 일부는 그 성공에 취해 추락했지만 아직 많은 이들이 자신들만의 꿀빠는 삶을 누리고 있다”면서 “재산이 4억에 불과한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 자녀를 세계에서 가장 비싼 대학에 유학을 시켰다는 게 딱히 놀랍지 않은 것은 그들이 세상사는 방식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화 세대가 개발독재 속에서 꿀을 얼마나 빨았는지 나이 50인 제게는 와닿지도 않는다”면서 “제 평생 본 것은 586 운동권들이 성실한 보통 사람들의 삶을 비웃으며 꿀을 빠는 것”이었다고 한탄했다. 이제 장년에 이른 이들이 운동권 독재로 나라의 시스템과 제도를 망가뜨리면서까지 항구적으로 꿀을 빨겠다 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누구든 꿀만 빨겠다는 것들은 다나가!’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라며 “나이 50인 제가 이럴진대 좁아진 기회 속에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은 오죽할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길섶에서] 어느 선배의 절필/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어설픈 지식으로 뭇 사람들에게 상처를 안겼다는 생각을 하니 부끄럽다.” 늘 존경하며 따랐던 선배가 퇴직 후 털어놓은 말이다. “퇴직 후에도 좋은 글을 계속 남겼으면 한다”는 제안에 돌아온 의외의 답변에 당황한 기억이 생생하다. 유머 감각과 풍부한 상식으로 유쾌하고 날카로운 글을 자주 썼던 선배의 이런 고백은 작지 않은 충격이었다. 조선 500년사 3명의 명재상 중 한 사람인 맹사성은 겸양지덕의 대명사로 꼽힌다. 그는 자신보다 벼슬이 낮은 사람이 찾아와도 공복의 예를 갖추고 반드시 대문 밖까지 나가 맞았다고 한다. 손님이 오면 맨 윗자리에 앉혔으며 돌아갈 때에는 공손하게 문 밖까지 배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겸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던 것이다. ‘겸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겸손보다 셀프홍보가 미덕이 됐다. 어떤 이는 잘난 체하는 것이 너무 익숙해 허풍에 가까운 언행을 일삼기도 한다. 주변인들의 시선이나 평가는 전혀 개의치 않는 이도 많다. 몇몇 정치인을 보면 더욱 그렇다. 벼슬과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사람이 많은 시대에 선배의 절필 이유가 겸손한 삶을 일깨워 준다. yidonggu@seoul.co.kr
  • 김성학 월드옥타 이사장, 제57회 무역의 날 석탑산업훈장 수상

    김성학 월드옥타 이사장, 제57회 무역의 날 석탑산업훈장 수상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 하용화)는 김성학 이사장(58, 오스트레일리안 제너럴 서비스 대표)이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김 이사장은 지난 1990년에 호주로 건너가 약 30년 동안 모국제품을 수입하고 대한민국을 홍보해왔다. 월드옥타·무역협회·KOTRA·중진공 등과 협력하면서 전통주부터 차량운전자보호대·LED조명·디스플레이 장비 등 다양한 한국 제품들을 호주 현지로 수출했다. 우리 기업의 호주 현지 마케팅을 지원하면서 우리나라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한인 인적 네트워크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현재 월드옥타 이사장으로서 봉사하고 있으며,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차세대 창업 무역스쿨을 통해서 매년 약 1500명의 재외동포 한인 청년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배출된 한인들이 해외에서 사업을 하면서 한국 중소기업 수출지원과 한국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한-호주 FTA’ 체결을 위해서 민간차원에서 세미나를 수년간 주관하며 한국 대표단에 협조하기도 했다. 김성학 이사장은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 호주사회에서 한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해나갔다”고 하면서 “모국에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던 활동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현지 컨설팅과 마케팅을 통해 열심히 노력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의 해외 수출에도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궁극적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실전에서도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멋진 선배의 모습을 꿈꾼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보다 앞선 지난달 25일 제44회 국가생산선대회에서는 월드옥타 회원중에 다수의 수상자가 나왔다. 대통령표창에 남종석 통상위원회 부회장, 국무총리 표창에 최분도 호치민지회 상임이사,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에 노현상 시드니지회 지회장, 이순배 도쿄지회 상임이사, 민기호 아들레이드지회 회원, 김해룡 방콕지회 회원, 한국생산성본부회장표창에 강병수 방콕지회 회원이 표창을 받았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신뢰·공정성·처우 개선… 양의지 회장이 갖춰야 할 선수협 ‘3각 프레임’

    신뢰·공정성·처우 개선… 양의지 회장이 갖춰야 할 선수협 ‘3각 프레임’

    이대호(38·롯데 자이언츠) 회장과 김태현 사무총장의 판공비 논란이 불거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양의지(33·NC 다이노스) 신임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선수협은 새 회장 체제에서 야구팬의 신뢰를 되찾고 본연의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0개 구단 대표 선수로 구성된 선수협 이사회는 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2020년 제4차 이사회를 열고 양의지를 제11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양의지는 지난달 25~30일 진행한 사전 온라인 투표에서 456표 중 103표를 얻었다. 양의지는 이사회 종료 후 “지금 논란이 되는 점에 대해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선수협에서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이 전 회장이 기존 24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오른 판공비를 개인 계좌로 받아 논란이 됐다. 여기에 김 사무총장도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받으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판공비 사태와 맞물려 선수협이 ‘전체 선수의 권리 신장’ 대신 고액 연봉 선수의 이권만 챙겼다는 비판이 거셌다. 저연차·저연봉 선수의 처우는 크게 개선되지 않는 사이 소수의 스타 선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조직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새 체제로 출범한 선수협으로서는 팬들의 신뢰와 공정성,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우선 논란이 된 판공비와 관련해 양의지는 “예전에 선배님께서 정해 놓으신 게 있기 때문에 참고하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저연차·저연봉 선수의 처우 개선 문제는 선수협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올해 프로야구 최저연봉은 2700만원이다. 내년에는 3000만원으로 오르지만 여전히 많다고 할 수 없다. 2023년부터 시행될 샐러리캡 문제도 있다. 구단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저연차·저연봉 선수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협이 나서지 않는다면 취약계층의 선수는 보호받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리그 일정 축소에 따른 연봉 감액 문제도 선수협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사무국도 이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국프로야구도 당장 내년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부분이다. 양의지도 책임감이 컸다. 양의지는 “선수협이 약하지 않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선수들이 뽑아 줬으니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임기 동안 열심히 해서 인정받겠다”고 다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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