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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D-6개월] ‘경선 룰’에 갇힌 與野… 후보·공약 검증없는 ‘묻지마 대선’ 될 판

    [대선 D-6개월] ‘경선 룰’에 갇힌 與野… 후보·공약 검증없는 ‘묻지마 대선’ 될 판

    12월 19일 실시되는 18대 대통령 선거가 19일로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여야 모두 대선후보의 윤곽은커녕 후보를 어떤 방식으로 뽑을 것인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런던올림픽(7월 27일~8월 12일) 기간은 가급적 대선 일정을 피한다는 여야의 내부 방침을 감안하면 여야 대선 후보가 가시화되는 시점은 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당내 ‘원샷 경선’이 불발될 경우 2단계 후보 단일화까지 고려하면 11월에야 대선판이 명확해진다. 문제는 여야의 대선 후보 확정이 늦어질수록 ‘지각 대선’은 국민의 검증 기회를 박탈하는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7월까지 경선 룰을 확정하고 흥행을 고려해 런던올림픽 이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참이다. 200만~400만명의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하는 지역 순회 경선으로 할 경우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9월, 늦으면 10월이다. 경선 룰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가 반목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경선 시점도 런던올림픽 이후가 유력하다. 대선 일정이 순연되면 남은 6개월 중 3개월(6~8월)을 허송세월하게 된다. 여야 후보 간의 정책 대결은 뒷전이 되고 당내 주자 간 ‘그들만의 당심(黨心) 경쟁’으로 대선 폭도 제한된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군은 출마 선언을 한 손학규·문재인 상임고문과 조경태 의원, 오는 24일 대선 도전을 공표하는 정세균 상임고문, 다음 달 가시화될 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박준영 전남지사, 김영환 의원 등으로 8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의 향배에 따라 박영선·이인영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뚜렷한 대세론이 없는 만큼 혼전 양상이 9월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16대 대선의 경우 여야 후보들의 공약이 6월에 나왔는데도 신행정수도와 같은 공약으로 대선 정국이 요동쳤고 17대 대선 때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나 동남권 신공항 공약이 16대보다 훨씬 늦은 9월에 노출되면서 선거 과정에서 충분한 정책 검증조차 이뤄지지 못했던 선례가 있다.”고 우려했다. ‘지각 대선’의 부작용을 온 국민이 겪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9월에 후보가 선출된다고 해도 범여권 및 범야권의 후보 단일화 과정까지 고려하면 정책 비전을 언제 검증할 수 있겠느냐.”며 “국가적으로 불행한 대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11월 6일 대선을 치르는 미국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맞대결 주자인 공화당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5월 말에 확정됐다. 롬니 전 주지사는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지명된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마저도 후보 확정이 늦어졌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2008년 대선 때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확정된 건 3월 초였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미국은 대선이 있는 해의 8월에 최종 후보를 지명하지만 실제로는 그 전해 11월부터 시작해 3~4월이면 후보가 확정된다.”며 “당에서 후보를 솎아내는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되고 TV 토론이 활성화돼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검증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후보 선출 시기가 늦어질 수록 언론이 만들어 준 이미지에 좌우되거나 성향에 따른 투표 행태가 반복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1월 총통 선거를 치른 타이완의 경우 선거일 1년 전부터 여야는 후보 검증팀을 출범해 최종 주자 선정에 나섰다. 우리의 역대 대선도 최소 6개월 안팎의 기간을 후보 검증에 할애했다. 올해처럼 총선과 대선이 겹친 1992년 14대 대선의 경우 5월에 여당인 민자당은 김영삼, 야당인 민주당은 김대중을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다. 1997년 15대 때는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는 5월에 김대중 후보를, 여당인 신한국당은 7월에 이회창 후보를 확정했다. 반면 정치학자들이 유권자들의 후보검증 기회 차원에서 최악의 선거로 꼽는 17대 대선은 10월에야 여당의 정동영 후보가 확정됐고, 이후에도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 협상으로 정치적 혼전이 이어졌다. 2007년 당시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당시 대선 후보 정책 검증을 시도했지만 후보 확정이 늦어지면서 결국 포기해야 했다.”며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촉박하게 대선 후보를 확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동환·최지숙·송수연기자 ipsofacto@seoul.co.kr
  • “소득·지역 따른 기회불평등 해소”

    “소득·지역 따른 기회불평등 해소”

    삼성이 3급 신입사원 공채에서 지방대생과 저소득층 자녀를 우대하는 채용 정책을 채택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신입사원 공채에서 지방과 소득을 고려해 특별 채용하는 것은 삼성이 처음이다. 다른 대기업 집단들도 삼성의 ‘실험’에 주목하고 있다. ●꿈·열정 있으면 도전의 기회 삼성그룹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함께 가는 열린 채용’을 발표했다. 소외계층 취업준비생들에게 더 많은 입사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삼성은 이미 1995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열린 채용’을 실시해 학력과 지역, 성별 등 사회 전반의 관행적 차별 철폐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채용은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 계층이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특별채용’으로 범위를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덧붙여 삼성은 중학교 때부터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과 채용을 연계하는 ‘희망의 사다리’ 프로그램도 내놨다. 저소득층 대상 방과 후 학습지원 사업인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학생 가운데 학습 의욕이 높은 이들을 선발, 고교 진학을 지원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우수 학생은 고졸 공채 등을 통해 삼성에서 직접 채용한다.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업→진학→장학지원→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을 만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꿈만 잃지 않는다면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의 새 채용 방식은 올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삼성은 해마다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9000명 정도를 뽑아 왔다. 이번 발표대로라면 삼성은 지방대 출신(35%)과 저소득층(5%)의 합계 비율이 최대 40%에 이르게 된다. 올 하반기에만 최대 3600명이 특별채용을 통해 입사하게 된다. 특히 저소득층 특별채용은 사실상 ‘실험’에 가깝다. 그동안 일반 사기업에서 특정 계층에 채용 인력을 할당해 뽑은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요 대학 총장이나 학장의 추천을 통해 경제적 여건은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에게 가점 등을 부여해 선발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삼성 역시 선례가 없는 만큼 구체적인 채용 방식 등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서 연구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인용 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회적 약자 계층을 최대한 배려할 수 있도록 채용 규모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 삼성의 이번 결정은 ‘동반성장’ ‘공정사회’ ‘친서민’ 등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이 고환율 정책의 최고 수혜기업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이) 양극화에 일정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형성된 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형제들 간의 유산 상속 분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19대 국회에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법안들을 내놓을 것에 대비해 연초부터 그룹 내부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면서 “삼성의 이번 시도는 다른 기업들의 채용 방식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페인 구제금융 이후] “왜 스페인만 특별대우” 그리스 부글부글

    스페인의 ‘긴축 없는 구제금융’ 사례가 대마불사의 특혜 논란을 일으키며 유럽 재정 위기에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조짐이다. 당장 스페인 사례는 17일(현지시간) 총선 재선거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그리스 정국에 화두로 등장했다. 1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동안 구제금융에 각각 찬반 입장을 보여 온 보수 신민당과 급진좌파연합 시리자 모두 스페인 사례를 서로 아전인수로 해석하며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했다. 신민당 당수 안토니오 사마라스는 “스페인의 책임 있는 자세가 유리한 조건을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스페인이 협상을 벌이는 동안 그리스에서는 오히려 스스로를 고립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시리자 측을 압박했다. 신민당과 손잡고 있는 사회당(PASOK) 당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도 “유로존을 위한 안전망은 분명히 준비돼 있다는 것을 이번 스페인 사례가 보여 준다.”면서 “그리스는 정부 구성에 실패함으로써 협상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반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는 그리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사례는 그동안 우리가 주장한 내용을 확인해 줬다.”면서 “우리가 할 일은 (긴축을 강요하는) 이전의 약속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긴축과 경기후퇴 정책을 물리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럽의 위기를 다뤄 온 방식은 전적으로 비효율적이었고 사회적으로 참담한 피해를 불러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리스 정국의 서로 다른 해석 자체가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마디로 그리스는 자신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5배 이상 크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스페인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유럽연합(EU)의 한 소식통은 그리스가 기존 합의 사항을 파기한다면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당장 그리스에 대한 원조를 중단할 것이며, 이로 인해 그리스는 9월까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경제국인 스페인을 우선 살려 놓아야 ‘공멸’을 면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총선을 앞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나 재선 도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심지어 긴축론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공감할 수 있었지만, 그리스를 비롯한 다른 위기 국가들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 같은 기류는 구제금융 지원국인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등의 반발에서도 드러난다. 아일랜드는 스페인의 ‘나쁜 선례’에 반발하며 21일로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외신들은 가혹한 긴축정책을 감수한 포르투갈 등이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인천 “亞게임 지원 정치적 해결 기대”

    “평창수준의 지원이 없으면 국가에 아시안게임을 인수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인천시가 ‘배수진’을 치고 나왔으나 정작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은 3일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인천시의 국고지원 요청과 관련, “인천시로부터 구두로도, 공문으로도 그 같은 입장을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언론 보도를 보고 (시 요구사항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천시에서 공문이 오면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전후로 정부 관계부처에 시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에는 발표 당일 시 간부가 방문해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공문으로 보내지는 않았지만 여러 차례 문화부 등을 방문해 인천의 재정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맞섰다. 이 같은 엇박자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해결을 통한 재정난 타개가 모색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인천의 정부 지원 요청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고 부족한 것은 정부에 당연히 요구해 일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인천 재정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바람대로 일이 신속하게 처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가재정 또한 어려운 데다, 지자체가 유치한 국제대회에 대한 국고 지원 비율을 현실논리에 의해 높일 경우 좋지 않은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대선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치권이 어떤 식으로든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와 관련, 시의 한 국장은 “(아시안게임 반납 운운은) 시기적 고려가 있었다.”면서 “국가에 짐을 지우는 건 송구스럽지만 그만큼 (사정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시의 의도대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수준의 국비가 지원되면 인천아시안게임 사업비는 7530억원, 인천지하철 2호선은 2279억원이 절감돼 재정난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김학준·문소영기자 kimhj@seoul.co.kr
  • ‘부자’ 강남3구 무상보육 대란

    무상보육 대란이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부자구’로 인식되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조차도 7월을 넘기기 힘들 전망이다. 무상보육이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증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힘겨루기가 다시 재연되는 조짐이다. 30일 시도지사협의회에 따르면 6월중 서울 서초·강남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10곳, 7월중 서울 서초구 등 기초지자체 19곳의 무상보육 지원 예산이 고갈된다. 8월이 되면 기초지자체 100여곳에서 무상보육 지원이 고갈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는 보육예산의 36%를 정부와 시에서 지원받고 있어 6월이 지나면 다른 예산의 전용이 힘든 상태다. 강남구는 보육 예산의 60%를 정부와 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강남구의 올해 보육예산은 135억원가량인데 4월에만 57억원이 쓰였고 다음 달이면 바닥이 날 전망이다. 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세계잉여금 중 일부를 무상보육 예산 부족분으로 충당하라고 5월 중순께 지자체에 교부해줬지만 이 돈은 이미 기초노령연금 등 다른 사업 예산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무상보육 사업비 부족액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시도지사협의회 측은 정부가 올해 예산에서 무상보육 예산을 추가로 보충해주거나, 보충이 안 될 경우 지자체들이 발행하는 지방채의 원금과 이자를 내년에 정부 예산으로 갚아주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방세인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내리면서 지방세수 부족분을 갚아준 선례를 따르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무상보육 문제를 풀기위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된 만큼 협의 과정을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또 세수 부족분이 지방정부의 주장만큼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는 4~5일 대전시 통계교육원에서 열리는 지방재정협의회에서 무상보육을 둘러싸고 한바탕 논란이 일 전망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가속기는 선도형 과학기술 핵심… 로드맵 없을 땐 고철덩어리”

    “가속기는 선도형 과학기술 핵심… 로드맵 없을 땐 고철덩어리”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2005년 과학자들이 구상한 ‘은하도시’에서 출발했다. 은하도시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과학중심도시의 이상적인 모델이었고, 그 중심에는 대형 가속기가 있었다.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인 중이온가속기는 2017년 세종시 일대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구축에만 5000여억원이 소요되고, 함께 추진되고 있는 포항 방사광가속기와 경주 양성자가속기를 합치면 국내 가속기 건설 비용만 1조 4000억원에 이른다. 한국 과학계가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규모가 큰 만큼 관련 예산을 다른 분야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거나 가속기 구축 기술이나 전문 운영인력이 부족해 기대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함께 ‘가속기의 미래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29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과학기술 100분 토론회’를 개최했다. ■ 좌장: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 토론자: 현택환 서울대 중견석좌교수, 김대형 서울대 교수, 노도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최선호 서울대 교수 ① 가속기가 필요한가 염재호(이하 염)=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투자 총액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위에 이르는 세계적인 연구개발(R&D) 투자국이다. 정부는 선도형 R&D를 이끌 수 있다며 가속기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논란이 많다. 이 자리가 문제와 해결책을 기탄없이 말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먼저 가속기에 대한 참석자들의 생각부터 듣자. 김대형(이하 김)=가속기가 노벨상을 받게 할 수도 있고, 성과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 어떤 속도로 하느냐가 문제다. 공학과 의약학 등도 함께 투자되고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하는데 가속기는 이런 균형을 무너뜨린다. 최선호(이하 최)=한국에 있는 대형 연구용 가속기는 3개다. 한국 경제구조를 놓고 보면 우리는 가속기 빈곤국이다. 미국과 일본은 1930년대 가속기를 만들어 과학 강국이 됐다. 한국이 가속기 투자에 나선 것은 늦은 일이다. 국가 차원에서 과학을 키워야 한다면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노도영(이하 노)=물리학자의 가장 큰 관심은 자연을 보는 관점이나 이해하는 도구를 제시하는 것이다. 가속기는 중요한 도구이자 인프라다. 그 도구를 활용해 어떤 연구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가속기가 있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염=정책 입안자나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구축 중인 가속기의 총비용은 1조 4000억원에 이른다. 소수의 과학자들을 위해 지나친 예산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역시 한 군데서 할 수 없으니 모여서 하는 것 아니냐. 노=물론 가속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나 선도형 연구의 핵심인 것은 분명하다.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기술(BT)을 연구하는 데, 또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 가속기가 핵심이다. 가속기가 일부 과학자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포항 가속기도 연인원 3000명이 사용한다. 운영을 할 능력이 되느냐의 관점에서 보자. 염=어차피 나눠 쓸 수 있다면 해외의 더 좋은 가속기를 함께 쓸 수도 있지 않나. 꼭 우리가 설치해야 하나. 노=현재 필요의 70~80%를 국내에서 소화한다. 그 이상 필요할 때만 해외로 간다. 현재 우리의 능력이나 필요성을 보면 국내 비중을 더욱 높여야 한다. 염=가속기를 핵심 시설로 여기지 않는 과학자들은 어떨까. BK21에서 1년에 지원되는 학생 인건비를 모두 합쳐도 2500억원 수준이다. BK21에서 수많은 논문들이 나오는데, 이에 비해 가속기 투자가 과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현택환(이하 현)=가속기 하나 만드는 데 5000억원 정도 들어간다. 또 매년 10% 이상이 운영비로 들어간다. 계획대로라면 매년 유지비가 보수적으로 잡아도 2500억원이 든다. 교과부가 지원하는 창의연구단들이 기초과학 연구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였는데, 45개 연구단이 평균 연간 6억원을 연구비로 쓴다. 가속기 비용이 지나치고, 이는 우리 과학계가 감당해야 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한국이 과학 선진국이라지만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조건은 열악하다. 샘플이나 시료를 살 돈조차 없다. 신진 과학자를 키우는 것과 가속기를 당장 여러 개 동시에 건설하는 것 중 무엇이 우선인지 묻고 싶다. 최=과거 우리는 모두 해외 가속기를 사용했다. 이제는 그들이 한국에 요구하고 있고, 우리도 책임질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세종시에 건설될 대형 중이온가속기는 일본에만 있다. 미국이나 유럽 과학자들도 우리 가속기를 필요로 하게 된다는 말이다. 선진국과 대등한 단계에서 뛰어들어 결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노=가속기는 수명을 30년 정도로 본다. 가속기 하나에 500억원 정도 투입되는데, 이는 출연연 한 곳 운영비에도 못 미친다. 가속기가 주는 결과나 혜택을 보면 비용에 대해 오해가 있다. ② 가속기 추진 논란 염=가속기 논란의 또 다른 문제는 여러 개가 한꺼번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결국 전문가들이 살펴보고 대형 과학에 투자해야 하는데, 국토 균형발전이나 정치적 이슈들이 논의를 끌어가고 있다. 그래서 비판이 터져 나온다. 지역 선정, 가속기 중복투자 같은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현=과학의 문제는 1차적인 논의와 제안이 과학자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과학적인 문제들이 정치적으로 풀리니 과학자들이 끌려가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가속기 설치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논의 자체가 과학계를 뛰어넘어 진행됐다. 지역 논리 등이 개입돼 과학자들이 관여할 수 없는 차원에서 결정됐다. 노=결국 논의를 언제 시작하느냐가 관건이다. 동시다발적으로 가속기 설치가 추진된다는 것은 로드맵이 없다는 뜻이다. 포항 가속기 수명이 10년 정도 남았는데, 그렇다면 지금 논의를 시작해야 나중에 생길 문제를 막을 수 있다. 균형발전 등의 문제는 지형이나 연구여건 등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런데 지금은 장소를 정하고 나서 무엇을 지을지를 결정하는 구조다. 완전히 거꾸로다. 김=가속기 같은 대형 연구시설 로드맵은 바뀌지 않아야 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책을 만들면 원칙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상황에 따라 수정 정도가 가해지는 것이 좋다. 그런 원칙이 없으니 문제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 최=사실 이번 논란은 국내에서 가속기를 두고 벌어진 첫 사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충분히 의논하고 룰을 만든다면 다음 대형 사업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③ 가속기 활용방안 염=운영 인력, 운영 노하우 등도 문제다. 과연 만들면 끝인가. 결국 활용의 문제인데,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까. 최=별 생각이 없다면 활용도 어렵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 가속기를 설치했지만 비슷한 가속기가 많아 결국 고철 덩어리가 되고 말았다. 가속기를 만들 때는 특화가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 중이온가속기는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목표로 설계하고 있다. 이는 해외 과학자들을 불러 모으는 데도 중요한 포인트다. 김=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구축과 인력 양성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우리는 포항 가속기를 통해 상당 수준의 운영 능력과 시설 유지보수 능력을 갖췄다. 결국 운영자와 연구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속기 투자가 과하다지만 실제로 가 보면 숙소조차 없다. 이런 세세한 문제까지 다 해결해야 장기적으로 성공이 가능하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누드 브리핑] 비상 걸린 서울시 예산과 직원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조례가 22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시 예산과에 비상이 걸렸다. 김상한 예산과장을 비롯해 주민참여예산 관련 공무원들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첫발을 떼는 주민참여예산 세부 사항을 다듬느라 머리를 싸매고, 계속되는 회의에 입술이 부르튼다고 하소연이다. ●22일 첫 시행 앞두고 매일 회의·고민 당장 이달 안으로 주민참여예산 운영계획을 마련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참여예산위원 공모를 해야 한다. 다음 달 위원을 확정하고 나면 곧장 위원들을 대상으로 주민참여예산 교육을 해야 한다. 별도로 지원협의회도 구성해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일정에 맞춰 제도를 가동하려면 시간이 빠듯하기만 하다. 문제는 모든 게 선례도 없이 완전히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에서 주민참여예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전일 수밖에 없다. ●예산위원 공모·교육 등 세부사항 마련 골몰 김 과장은 첫 단추를 꿴다는 점에서 엄청난 부담감을 느낀다며 혀를 내둘렀다. “처음에 자리를 잘 잡아야죠. 그렇지 않으면 ‘주민참여예산 운운하더니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곧 제도 정착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거든요. 세부 사항에서 큰 문제가 숱하게 발생하다 보니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챙겨야 합니다. 저야 그렇다 쳐도 직원들이 고생이죠.” ●선례없는 제도라 정착위해 하나하나 다 점검 거듭되는 회의와 고민 속에 귀가 번쩍하는 제안도 쏟아진다.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제안한 예산 사업에 대해 위원들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업에 스티커를 붙이게 하자는 게 대표적이다. 번거롭지도 않고 위원들 스스로 정책에 가중치를 두게 한다는 게 장점이다. 주민참여예산위원 공모 때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면 참여율이 떨어질 수 있으니 생년월일과 성별만 기재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눈길을 끌었다. 박원순 시장이 직접 트위터로 위원회 참여를 호소하게 하자는 방안도 나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그리스 디폴트’ 정교한 방어벽 구축하라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리스는 총선이 치러진 지난 6일 이후 7억 유로가 넘는 자금이 미국 등으로 빠져나가는 등 패닉 상태다. 이 와중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자본 확충 계획이 지연된 그리스 은행 4곳에 유동성 공급을 중단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 증시는 동반 급락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 금리는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도 주가가 곤두박질치다 어제 추락세를 면하긴 했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11조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이 이달 들어 3조원에 가까운 돈을 빼낸 것도 심상찮은 조짐이다. 문제는 그리스 자체보다는 후유증이 위기를 겪고 있는 이웃 나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디폴트 상태가 되고 유로존에서 탈퇴할 경우 포르투갈은 물론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불똥이 튀어 유로존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또 그리스의 긴축 회피가 잘못된 선례가 돼 유럽 경제위기 극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실제 발생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고, 그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위해 힘을 쓰고 있고, 유럽이 7500억 유로를 비상금으로 쌓아 놓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방어벽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으로서는 그리스 퇴출비용만 1조 유로(1480조원)가량 든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래서 유로존과 그리스가 결국 적정선에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리스 디폴트와 유로존 붕괴라는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정교한 방어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제 정부가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비상대책’을 재점검했듯이 정신 바짝 차리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수출은 물론 내수까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올 성장률 전망을 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위기 시 동원할 수 있는 재정·금융정책의 ‘룸’(여유)을 만들어 두는 한편 신용경색 방지, 외화유동성 확보, 유럽계 자금 이탈 여부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日 4000억·中 1조원… 해외기업 한국투자 붐

    외국 기업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은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위해, 엄청난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은 자국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 그 결과가 주목된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14일 일본의 구로다전기㈜가 20여개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김해지역에 직접 산업단지를 조성해 공장을 건립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로다전기는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연간 매출이 2조원이 넘는 대기업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외국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함께 해외에 직접 산업단지를 조성해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첫 사례다. 한국에 투자를 검토하는 외국의 다른 기업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경남도 투자설명회에서 구로다전기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구로다전기는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올해부터 김해지역에 모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자동차 부품과 메디컬 및 케미컬 관련 제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지어 가동할 계획이다. 경남지역 거주자를 우선으로 1600명 이상의 인력 채용 의사도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와 김해시는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구로다전기 측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20여개 업체가 투자를 희망했으며 공장부지만 33만㎡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도로·녹지 등을 포함하면 산업단지 규모는 적어도 50만㎡에 이를 전망이다. 안종현 김해시 기업지원과장은 “구로다전기 측과 MOU를 교환한 뒤 산업단지 입지와 규모 등에 관해 협의를 해 빠른 시일 안에 착공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텔레콤은 KT와 합작으로 850억원을 투자해 ‘KT-SB 데이터서비스’(KSDS)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김해에 ‘KT 김해 글로벌데이터센터’를 설치해 지난해 12월 8일 개관했다. 충북 제천에는 중국계 사업가들이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세계화인연합총회 타이완총회 주의봉 회장 일행이 제천시를 방문해 중국인들을 겨냥한 한방치유시설을 청풍호 주변에 건립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세계화인연합총회는 세계 곳곳의 중국 사업가들이 만든 단체다. 이들은 최명현 제천시장을 만나 투자계획을 설명한 뒤 한방명의촌, 의림지, 청풍문화재단지, 드라마 촬영장, 약초판매장, 온천개발 예정지 등 제천지역 명소를 둘러보고 돌아갔다. 이들이 제천을 선택한 것은 한방산업이 발전한 데다, 청풍호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지가 많아 의료와 관광을 접목한 휴양지로 개발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시는 투자가 성사되면 청풍호 주변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제천~수산 간 국가지원지방도 82호선 4차선 확장과 각종 규제 완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투자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중국과 관련된 투자유치가 백지화된 사례가 많아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도에도 관광지 개발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강원식·제천 남인우기자 kws@seoul.co.kr
  • 에닝요 태극마크 일단 No

    에닝요 태극마크 일단 No

    새달 9일 시작하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에닝요(31·전북)의 ‘코리안 드림’이 사실상 멀어졌다. 대한축구협회(회장 조중연)가 요청한 브라질 출신 에닝요의 특별귀화 신청을 대한체육회(회장 박용성)가 거부하기로 했다. 체육회 법무팀 관계자는 9일 “에닝요가 귀화했을 때의 문제점이 이익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내일(10일)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체육회가 추천을 거부함으로써 최종 승인 기관인 법무부가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기회조차 사라졌다. 이에 조중연 회장이 이날 오후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층의 교감으로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순혈주의 강한 축구엔 시기상조 판단 에닝요는 ‘뜨거운 감자’였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면서 그의 귀화 얘기가 불거졌다. 에닝요는 지난 1월 브라질에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표팀이 되면 정말 감동적일 것이다. 한국 국적을 갖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뛰기 위한 것은 아니다. 월드컵은 2년 뒤의 일이고 귀화를 해도 그때까지 쭉 잘할 거란 보장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것도 사실. 실력은 검증됐다. 2003년 수원 유니폼을 입은 뒤 대구를 거쳐 2009년부터 쭉 전북의 날개를 맡아 왔다. 최 감독, 이동국, 김상식 등과 세 시즌을 뛰며 두 차례 리그 우승을 합작했다. K리그 통산 66골48도움(173경기). 절묘한 드리블과 호쾌한 프리킥, ‘원샷 원킬’이 일품이다. 최 감독은 ‘애제자’에 대해 특별귀화를 요청했다. 체육 분야 우수 인재가 복수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에닝요는 한국 대표로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다. 지금까지 농구의 문태종(전자랜드)-태영(모비스) 형제와 김한별(삼성생명), 쇼트트랙의 공상정 등 4명이 혜택을 받았다. 축구 종목에서 처음으로 귀화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는 섣부른 관측도 나왔다. ●최강희 “왜 체육회 판단으로 반대?”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추천하지 않기로 했다. 에닝요의 특별귀화건을 법무부에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법제상벌위원회를 통해 내부적으로 불가 방침을 정했다. 회의에는 에닝요는 물론 전북 관계자와 축구협회 인사도 참석했다. 경기인, 법조인, 정부 관료 등으로 구성된 법제상벌위원 13명이 안건을 다뤘지만 결론은 확실했다. 체육회는 “두 개의 국적을 유지한다는 건 일반인이 봤을 때 엄청난 혜택이다. 신중하게 심의했다.”고 했다. 거부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동안 복수 국적을 땄던 선수들이 혼혈이거나 한국에서 태어난 화교였던 것과 달리 에닝요는 순수 브라질 혈통이다. 기량은 돋보이지만 이청용(볼턴)·구자철(볼프스부르크)·기성용(셀틱) 등 이미 포화 상태인 미드필더진에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에닝요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 생활 5년을 꽉 채웠는데도 우리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순혈주의’를 고집해 온 축구 종목의 특성상 예민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이게 선례가 돼 축구 대표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노’(NO)의 이유다. 에닝요가 우리 국적을 취득하면 전북에 5명의 외국인 선수가 뛰게 돼 K리그 다른 구단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생각까지 했단다. 체육회 결정을 들은 최강희 감독은 “체육회 판단으로 반대하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에닝요 귀화 여부에 관계없이 대표팀은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문제없다.”고 했다. ●라돈치치 ‘5년 거주’ 규정 못 채워 에닝요와 함께 라돈치치(수원)의 특별귀화를 추진했던 축구협회는 일단 라돈치치의 신청안은 철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귀화한 선수는 18세 이후에 해당 영토에서 5년 이상 거주해야 국가대표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조항(7조 D항)이 있기 때문. 몬테네그로 출신인 라돈치치는 2007년 임대로 J리그에서 뛰느라 아직 5년을 채우지 못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그리스, 佛보다 더 큰 불

    그리스, 佛보다 더 큰 불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정’이 칼날 위에 서게 됐다.”(세라 헤윈 스탠다드차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블룸버그 통신이 6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 결과가 구제금융과 유로존의 리스크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제하의 분석 기사에서 인용한 문구다. 중도우파 신민당(ND)과 중도좌파 사회당(PASOK)의 집권 연정이 1974년 이후 장기 집권과 긴축재정 등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유권자의 반발로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유로존 전역에 ‘그리스 리스크’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통신은 구제금융 반대세력이 의회에 대거 진출함에 따라, 가능성은 낮지만 설혹 신민당과 사회당을 주축으로 한 연정이 재구성된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긴축정책이 힘들게 돼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현재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정당은 ND와 PASOK, 두 개 정당뿐이다. ‘구제조건 의무사항 불이행→채무불이행(디폴트) 봉착→유로존 탈퇴→유로존과 전 세계로 그리스 리스크 파급’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득권층에 대한 유권자의 반발로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Syriza·뿌리와 가지)나 외국인 추방 등을 주장하는 신(新)나치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을 비롯해 극단적인 군소정당 7~10개가 의회에 진출하게 된 것도 그리스의 연정 퍼즐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총선 이후 그리스의 정치 일정은 무엇보다 연정 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표 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제1당인 ND가 사흘 안에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ND의 연정 구성이 실패하면 창당 10년 남짓만에 제2당으로 급부상한 시리자가 연정 구성 권한을 갖게 된다. 제2당도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제3당인 PASOK이 같은 권한을 이어받게 된다. 그래도 정부가 구성되지 못하면 그리스는 2차 총선을 실시하게 된다. BBC 등 외신은 총선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서 ND는 19%, 시리자는 16.7%, PASOK은 13.3%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시리자가 신민·사회당 연정의 긴축 정책에 반대하고 있으며 10%의 득표로 제4당을 차지하게 된 자유그리스당도 현재로서는 ND와의 연정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각 정파의 입장으로는 ‘구제금융 연정’ 구성이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신민당이 공산당이나 황금새벽당 등 일부 소수 정파를 끌어들여 가까스로 연정을 구성하는 시나리오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를 두고 레프테리스 파마키스 노무라 인터내셔널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의 정치적 불안정이 목전에 다다랐다.”고 평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당장 눈앞에 닥친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리스는 다음 달 말까지 110억 유로(약 16조원)에 이르는 긴축 재정을 이행해야 한다. 정정 불안과 구제금융 이행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언급한 대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출구 전략으로 공식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회원 탈퇴를 규정한 법적 장치가 없고, 스페인을 비롯해 다른 회원 국가로 그리스 사례가 전염될 수 있는 데다, 시장에 위험한 선례로 남을 수 있어 유로존 탈퇴 현실화에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4개 대형 저축銀 영업정지···부산솔로몬 “억울해”

    4개 대형 저축銀 영업정지···부산솔로몬 “억울해”

     솔로몬,미래,한국,한주 등 4곳의 저축은행 영업이 6일 오전 6시부터 정지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3시30분 임시회의를 열어 지난 해 9월 시정조치 유예를 해준 상호저축은행 6곳 중 4곳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6개월간 영업정지를 포함한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지난 해 상반기 부산저축은행 등 9곳을 정리하고 하반기에는 대상저축은행 등 7곳을 퇴출시켰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이들 4곳 가운데 한국,미래,한주 등 3곳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 미만이고 솔로몬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앞으로 임원 직무집행 정지, 관리인 선임, 45일 이내 유상증자를 통한 BIS 자기자본비율 5% 이상 달성 등을 이행해야 한다. 45일 이내에 성과가 없으면 제3자 매각 또는 예금보험공사 소유의 가교저축은행으로 계약 이전 등을 추진, 조기에 영업을 재개해 예금자 불편을 줄일 계획이다.  살아남은 2곳 가운데 1곳은 경영개선계획 이행을 완료해 경영정상화 목표를 달성했고 다른 1곳은 대주주 유상증자, 외자 유치, 계열사 매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영업이 정지돼도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 이하 예금을 한 고객은 전액을 보호받는다. 5000만원 이상 예금자나 후순위 채권 투자자는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부산저축은행의 선례를 보면 과거보다 액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 정지된 4곳의 5000만원 초과 예금액은 121억원. 지난해 상반기 2573억원, 하반기 1468원에 비해 급감했다. 정부는 예금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4500만원 한도의 가지급금 및 예금담보대출을 10일부터 2개월간 지급하기로 했다.지급 기관은 해당 저축은행 인근 농협·기업·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6개 은행 약 300개 영업점이다.  가지급금은 5000만원 이하 예금자에게 2000만원까지, 초과 예금자에게는 원금의 40%까지 지급한다. 예금담보 대출 한도는 가지급금을 포함해 4500만원이다. 5000만원 초과 예금자에게는 파산 배당 극대화 및 신속 지급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계획이다. 후순위 채권 피해자는 금융감독원에서 피해를 신청받아 분쟁조정 등으로 구제하고 소송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 당국은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드러난 대주주와 경영진을 금융감독 법규를 적용해 제재하고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예보는 부실책임 조사를 빨리 시작해 불법 행위자의 숨긴 재산을 적극적으로 환수하는 한편 부실 책임자에게는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지난 해 7월 이후 계속해 온 85개 저축은행 일괄 경영진단에 의한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고 저축은행 건전성 감독과 경쟁력 강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4곳의 대형 저축은행이 이날 새벽 영업이 정지된 가운데 부산솔로몬저축은행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부산솔론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서울 솔로몬 저축은행과 같은 계열사이긴 하지만 별도 법인이고 회계도 따로 운영돼 고객들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면서 “월요일에도 부산솔론몬저축은행은 정상 영업을 한다.”고 밝혔다. 부산솔로몬저축은행은 부평동 본점, 서면 해운대 연산동 등 부산지역 4곳과 창원 등 모두 6곳에 영업점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co.kr
  • “체납세액 완납자, 지연손해금 별도징수 부당”

    국민권익위원회는 체납세액을 완납한 채무자에게 거액의 지연손해금을 별도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 중재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세금체납으로 압류된 토지를 취득했다가 구 소유주의 체납세금을 6년 넘게 내지 못하자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토지를 강제매각당하고 3억 6000여만원의 지연손해금까지 부과받아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지자체는 A씨가 체납세금을 내지 못하자 민사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토지 압류 및 체납액과 연체이자 2억 8000만원, 연 20%의 지연손해금 3억 6000여만원을 별도 징수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권익위는 “본세와 가산금의 한도 내에서 체납처분을 하는 것이 타당한데 A씨는 이보다 더 큰 액수를 별도 부과받았고, 미납세금으로 발생한 조세법상 가산금은 이미 처리됐는데도 이와 별도로 지연손해금이 중복 부과된 것은 가혹하다.”고 중재 이유를 설명했다. 권익위는 “이번 사례는 향후 민사소송 등을 통한 압류사건에서도 체납세액의 한도내에서 체납처분을 국한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2] 한명숙 “김용민 사퇴권고” 새누리 “출당해야”

    [선택 2012 총선 D-2] 한명숙 “김용민 사퇴권고” 새누리 “출당해야”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한명숙 대표의 사과 표명은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비서실장인 황창화 대변인을 통해 “김 후보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완주여부 후보 선택에 돌려 한 대표가 당의 사퇴 권고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김 후보와의 ‘관계 재설정’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은 당 대표 등 당 차원의 김 후보 유세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선거 완주 여부는 후보 개인의 선택으로 돌렸다. 민주당과 사퇴를 거부한 김 후보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켜 당이 직접 공격받는 사태는 차단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동시에 김 후보의 과거 막말 발언들이 다른 선거구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나는 꼼수다’의 20·30대 지지층 표심을 안고 가려는 포석이라는 평가이다. 민주당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도 8일 김 후보에 대한 당의 사퇴 권고는 정권심판론을 ‘김용민 막말’로 희석하려는 새누리당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직접 (통화로) 후보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당에서 사퇴를 권고한 건 이번 총선을 ‘MB심판’에서 ‘김용민 심판’으로 바꾸려는 새누리당의 의도가 분명한 데다 전국 220여개 지역 후보들마저 ‘제2의 김용민 후보’인 것처럼 여겨지는 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표의 사과는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각 지역 후보들이 힘을 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는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사과를 기점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공세로 국면을 전환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며칠 동안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김 후보의 막말에 대해 난리법석을 치고 있다.”며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은 정작 논문을 표절한 문대성 후보와 친일 막말 발언을 한 하태경 후보에 대해서는 왜 침묵한 채 사과하지 않느냐.”고 공세를 폈다. ●“심판당해야 할 자들이 큰소리” 당과 입장 정리를 마친 김 후보는 이날 트위터에 “이제부터 진짜 싸움을 시작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공릉교회 부활절 기념예배에 참석한 후 경춘선 비전 발표회에서 ‘총선 완주’를 공식 선언했다. 오후에는 서울광장에서 열린 나꼼수 투표 독려 행사에도 참석했다. 부친인 김태복 원로목사도 이날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안수기도를 하며 격려했다. 김 후보는 “잘못은 처벌할 수 없지만 범죄는 처벌해야 한다. 이번 총선은 평생 갚아야 하는 큰 잘못을 저지른 김용민과 큰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 정권과의 싸움”이라며 “심판당해야 할 자들이 큰소리 치는 세상, 다시 저들에게 4년을 맡겨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전날 민주당 한 대표의 사과에 대해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김 후보를 영입하고 전략 공천한 한 대표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이다. 새누리당은 2010년 성희롱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의 출당 선례를 언급하며 김 후보의 출당을 촉구했다. ●“대변인 시킨 입장표명은 비겁”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은 “‘나꼼수’와 정봉주 전 의원의 눈치 때문에 공천심사위의 심사도 거치지 않고 김 후보를 전략공천한 책임은 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 있다.”며 “김씨를 영입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자리에서는 의기양양하게 마이크를 잡았던 한 대표가 이제 김씨가 두통거리로 전락하자 자신은 얼굴을 감추고 선대위 대변인을 시켜 입장을 낸 것은 비겁한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한 대표가 김 후보의 영입을 환영하는 행사를 열고 김 후보를 치켜세웠던 점을 빗댄 것이다. 이 대변인은 이어 “김씨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후보직 사퇴를 권유할 게 아니라 출당해야 한다.”며 “여대생 앞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던 강 의원을 즉각 출당조치했던 새누리당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허백윤기자 ipsofacto@seoul.co.kr
  • 檢, 郭교육감에 징역4년 구형

    서울시 교육감 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54) 전 서울교대 교수를 매수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의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3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동오)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 재판부가 곽 교육감의 후보자 매수 행위에 대해 엄히 처벌하겠다고 하면서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또 후보자 매수 행위를 아랫사람이 했다고 주장하면 벌금형을 받는다는 선례를 남겼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곽 교육감의 변호인은 “박 교수의 증언 등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후보단일화 이면합의에 대해 몰랐고 애초에 이런 합의에 동의하지도 않았으며 전반적인 사정을 고려해 볼 때 곽 교육감은 무죄로 판단된다.”고 반박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이범수 “샐러리맨이 루저? 진정한 승자!…내가 봐도 연기에 물올랐죠”

    이범수 “샐러리맨이 루저? 진정한 승자!…내가 봐도 연기에 물올랐죠”

    올해로 연기 경력 22년째인 배우 이범수(42). 그는 이제서야 진짜 연기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눈빛을 하고 있었다. 이런 달라진 모습은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나 새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에 그대로 묻어난다. 지난 2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범수를 만났다.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샐러리맨의 애환을 보여주며 코믹 연기의 정점을 찍었는데. -작가와 감독님이 장을 펼쳐준 것도 있지만, ‘시원하게 연기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유방은 무조건 찧고 까부는 인물이 아니라 그 속에 진정성이 있고, 멜로도 있고 남자다움도 있는 캐릭터였다. 배우도 내 연기가 성장하고 생명력을 가지고 사람들을 움직인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이번이 그런 경우였다. 제 스스로도 내심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시체가 돌아왔다’에서는 부당해고를 당해 근무하던 회사 대표의 시신을 훔쳐야 하는 상황에 처한 인물을 연기했다. 뭔가 억울하거나 사연 있는 샐러리맨이나 소시민 역할을 자주 맡는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인생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이번 드라마의 주제이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얼핏 보면 루저같고 하찮아 보이지만, 그 사람들이 진정한 승자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드라마 ‘자이언트’나 ‘온에어’ 등 선 굵은 정극 연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는데, 다시 코미디 장르로 돌아온 것인가. -다소 가벼운 이미지로 제한되고, 역할이 국한되는 것이 싫어서 코미디가 아닌 다른 장르에 실컷 도전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다시 경쾌한 코미디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학창 시절부터 배우는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로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이를 실천에 옮긴 것뿐이다. 미식가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흔히 코미디 장르를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말장난에 머무는 대본의 경우의 이야기고 제대로 된 대본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코미디로 이름을 알렸지만, 호러나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데. -보통의 남자 배우들은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해 힘이 붙고 맷집이 생기면 남성미가 넘치는 캐릭터를 하다가 나중에 힘을 빼고 코미디에 도전하는 것이 일종의 공식처럼 돼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공식과 반대로 가고 있다. 때문에 주변에서 선례가 없는 희한한 경우라고 이야기해 주신다. 앞으로 스릴러나 사이코 패스 등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특히 사극은 내가 가장 아끼고 있는 카드다. 연극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성량에는 특히 자신이 있다. 사극에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결혼하고 연기자로서 달라진 점이 있나. -이제서야 연기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처음에 신혼 생활이 너무 편하다 보니 현실에 안주하다 보면 긴장이 풀어지고 배우로서 야생의 살아 있는 눈빛을 잃으면 어떡할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만큼 무의식적으로 느슨해지는 것을 경계했는데, 1년이 지나서 아빠가 되고 오히려 촉촉한 감성을 얻었다. 이제는 연기할 때마다 오만 가지의 감정이 느껴지고, 감성이 착착 달라붙는 것을 느낀다. →확실히 이전보다 훨씬 유연해지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결혼을 통해서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한살짜리 딸을 보면서 젊은 시절의 부모님을 떠올리고,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고 다짐하면서 할아버지가 된 내 모습을 생각해본다. 예전에는 좀 투박하고 아웅다웅하면서 살았다면 결혼 이후에 확실히 삶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 연기는 인생에 대한 자세가 묻어나기 때문에 연기도 훨씬 깊고 부드러워지고 풍부해진 것 같다. →‘시체가 돌아왔다’는 시체를 둘러싸고 속고 속이는 상황이 주는 재미가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내가 맡은 현철은 양 옆의 진오(류승범)나 동화(김옥빈)와 비교하면 정상적이고 평이한 인물이다. 과거에 자극적인 캐릭터로 연기를 진하게 해왔던 나로서는 묻혀버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도 됐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진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어떻게 존재감을 발휘하고 두각을 나타낼 것인가.’ 하는 흥미로운 과제가 던져졌다. 이것을 꼭 풀고 싶었다. 축구에 비유하면 그동안 내가 주로 골을 넣는 공격수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골 배급을 조율하고 패스를 하는 역할이었다. 이범수가 공수를 조절하는 성숙한 플레이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개성파 연기자 류승범과 김옥빈과의 작업은 어땠나. -나까지 튀면 안 되기 때문에 극의 중심을 잡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그만큼 내가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다른 연기자들과 맞붙는 연기에서도 불편함을 못 느꼈다. 류승범은 생동감 있고 살아 있는 좋은 배우다. 김옥빈은 말수도 없고, 차분하다. 생각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배우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의 멘토로도 출연했는데, 될성 싶은 배우는 처음부터 눈에 띄나. -될 성 싶은 배우다, 아니다를 성급하게 말하고 싶지 않다. 물론 처음부터 끼가 있고 순발력이 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늦게 발동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나 파워가 나중에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배우는 인생을 바라보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연극판에서 시작해 직접 오디션을 보러 뛰어다니며 단역부터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온 이범수. 그는 “배우 생활을 100m 달리기에 비유하면 저 멀리 주차장 밖에서 뛰어와 이제 50m를 지난 것 같다.”고 했다. 장인정신을 갖고 책임감 있게 연기하는 송강호, 최민식, 김윤석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언젠가 한 앵글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이범수.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리가 있다고 믿는다는 그의 자리도 그 어디쯤 아닐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새학기 시작 한달… 대학가 모럴해저드로 ‘시끌’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한 교양과목 중간고사 시험장에서 대리시험을 치르던 학생이 적발됐다. 시험 감독이 남학생이 제출한 답안지에 여자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분증을 확인한 끝에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학생은 대리시험을 치른다는 점을 감추기 위해 지난 2월 개강 이후 빠짐 없이 수업에도 대리출석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현재 이 학생에 대한 징계를 논의 중이다. 학교 관계자는 “시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해당 과목 낙제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 경우 죄질이 나쁘고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KAIST는 또 ‘도서관 절도사건’으로 어수선하다. 한 신입생이 도서관 책상 위에 뒀던 지갑을 잃어버렸고, 이 학생은 마침 도서관에 있던 신입생 새터(오리엔테이션) 멘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2학년인 멘토는 “도서관에서 잃어버린 것은 못 찾을 것”이라며 위로하는 척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캠퍼스폴리스 조사 결과 이 멘토가 범인으로 드러났다. 각 대학들이 학생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빚어진 사건으로 시끄럽다. 대리시험이나 커닝 등 부정행위는 물론 절도와 뺑소니, 금연구역 내 흡연 등이 문제다. ●각 대학 게시판 고발글 쇄도 각 대학 게시판은 이런 문제를 고발하거나 비난하는 글로 도배가 될 정도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에서는 매년 반복돼 온 ‘채플 알바’ 문제가 올해도 불거졌다. 이대 학생 게시판에는 최근 ‘일주일에 한 번 30분씩 진행하는 채플에 한 학기 동안 대리출석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올랐다. 이 학생은 회당 1만원의 비용을 제시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채플이 별도의 시험 없이 출석만 체크한다는 점을 악용한 거래 행위”라면서 “적발되면 졸업유예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험 부정행위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S대의 한 학생은 “아예 책을 펴놓고 교양과목 시험을 보는 학생도 있고, 복학생에게 전공시험의 답을 찍어 주는 조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 게시판에는 새학기 들어 소위 ‘길빵’으로 불리는금연구역 내 흡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전체 도덕적 문제” 지적도 K대의 한 학생은 “얼마 전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지나가던 한 학생이 여학생 팔에 화상을 입혀 논란이 됐었다.”면서 “흡연구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곳이 금연구역이지만 이를 문제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 P대에서는 얼마 전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학생이 자동차를 들이받은 뒤 욕설을 내뱉고 도망쳤다는 게시글이 올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 같은 도덕적 해이는 대학생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 정신적 스트레스가 1차적 원인이겠지만 전적으로 대학생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인 만큼 이를 우리 사회 전체의 도덕적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호남고속鐵 ‘최장’ 계룡터널 관통 2개월 앞당긴 비결은

    호남고속鐵 ‘최장’ 계룡터널 관통 2개월 앞당긴 비결은

    더 이상 ‘천성산터널 전철’은 밟지 않는다. 대형 토목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환경단체와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한 채 공사를 진행하는 구간이 있어 화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일 호남고속철도 구간 최장 터널인 계룡터널(7.24㎞) 관통식을 가졌다. 공기를 당초 계획(1년 8개월)보다 무려 2개월 앞당겼다. 그동안 큰 사고도 없었다. 공사를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도롱뇽 서식지 파괴에 따른 환경론자들의 격한 반대에 부딪혀 국민갈등을 부추기고 국책사업마저 중단되었던 경부고속철도 천성산(원효터널) 구간 공사의 ‘학습효과’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철도공단은 기본계획 수립부터 지역 환경단체·환경전문가들과 정기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했다. 설계단계부터 지역 환경단체와 환경전문가들로 생태환경모니터링위원회를 구성, 환경생태조사를 함께 했다. 이들의 의견에 따라 공주 마암교 밑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계룡산 절개지를 줄이기 위해 당초 설계를 일부 변경했다. 선로변 조경은 공사 과정에서 나온 지역 자생식물을 옮겨 심었다. 착공 후에는 터널 굴착 단계마다 지하수위 저감 및 양서·파충류 대체 서식지 조성 등 환경·생태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등 친환경 터널공사의 선례를 남겼다. 지역 민원과 갈등도 최소화했다. 지역 주민·이해단체 등의 의견을 들었다. 노선을 계룡산국립공원 중심을 관통하지 않고 기슭으로 우회토록 설계해 극심한 반대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명분을 살렸다. 공사 과정에서는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첨단 공법도 동원했다. 컴퓨터가 장착된 점보드릴을 투입해 설계 오차를 최소화했고, 물이 많은 지점에서는 파수 그라우팅을 실시해 누수 및 환경 오염을 차단했다. 터널 공사에서 파낸 흙이 서울 잠실야구장을 90m 높이로 채울 수 있는 엄청난 양이었지만 먼지가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한 감독을 했다. 대형 국책사업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 요인을 사전에 차단, 무리 없이 공사를 진행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한편 계룡터널 관통으로 2014년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의 윤곽도 드러났다. 오송~광주(182.2㎞) 간 공정률은 41.1%이다. 전체 구간의 65%가 터널(31개)과 교량(72개소) 공사다. 광주~목포(48.7㎞) 구간은 2017년 개통 예정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검사 고소件’ 밀양 이첩 수용…경찰 특별팀파견 수사 ‘강행’

    경찰 간부가 현직 검사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 ‘경찰청이 아닌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넘기라.’는 검찰의 이송 지휘를 경찰이 사흘 만에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 관할 경찰서로 파견해 수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검찰의 지휘를 받아들이되 직접 수사는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 수사팀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보내면 실질적으로 사건을 수사하는 데 문제가 없는 만큼 최대한 검찰과의 충돌을 피하면서 여론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청은 15일 검찰의 이송 지휘를 두고 지난 13일부터 진행한 ‘수뇌부 마라톤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경찰은 16일 최종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의 부당한 수사 지휘에 따르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 목소리에 따르는 것”이라면서 “검경의 갈등을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비난 여론이 결정을 내리게 한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고소인인 전 창원지검 밀양지청 박대범(38·현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의 전·현직 근무지 관할 지청에서 사건을 지휘할 경우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부당한 수사 지휘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시시비비의 논란을 차단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특별수사팀장은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의 부당한 수사 지휘까지 그대로 수용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고, 경찰청의 광역 수사 관할권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뇌부에선 끝까지 고심이 컸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탈북자 문제, 우리 사회가 해결 방안 찾아야/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탈북자 문제, 우리 사회가 해결 방안 찾아야/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한달 넘게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악화되고 있는 탈북자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의 적극적인 관심, 정부의 공개적인 행보, 시민단체와 유명 연예인들의 참여와 호소, 정치인의 단식 등이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하겠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국제사회도 관심을 보이면서, 국제 외교무대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어 중국의 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탈북자들이 북송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기존의 노력들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소위 ‘조용한 외교’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북한당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탈북자 일부라도 한국으로 오게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당분간 그조차 힘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탈북자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공론화 또는 이슈화’와 ‘조용한 외교’라는 정책적 선택 문제가 다시 쟁점화되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어떤 것이 보다 효과적인지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는 탈북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같은 생각이라고 본다. 따라서 여전히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수많은 탈북자들이 강제송환의 위험에 직면해 있고 탈북자 송환문제는 이미 국제적인 이슈가 되었다는 현 상황을 출발점으로 삼고, 우리 모두가 염원과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힘을 모았을 때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이념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동포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손을 맞잡아야 할 때이다. 탈북자 문제는 발생 원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당장에는 강제송환 중단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장기화된 경제난과 폐쇄적인 정치체제의 경직성 때문에 야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본질적으로는 남북이 분단되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해법 모색도 단계적이면서 종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획기적인 해결책 마련이 어렵다면, 강제송환 시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게 될 그룹을 중심으로 일부라도 난민지위를 획득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를 설득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에 먼저 와서 정착한 식구가 있는 탈북자들은 송환될 경우 혹독한 탄압이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난민지위를 인정하는 선례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중국이 탈북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북송하지 않도록 ‘정책 전환’을 이끌어 내는 노력도 요구된다.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노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는 대다수가 굶주림 때문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북한 사회 내부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한쪽에서는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고 분주하지만 일반 주민들의 삶은 피폐한 상황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삶에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고민해야 한다. 통일을 이루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확대되어야 한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수많은 일들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두 가지만 꼽아 보자. 하나는, 우리 사회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상을 극복하는 일이다. 중국에 있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면서 정작 우리 사회에 있는 그들을 따뜻하게 껴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통일시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도 개선책 마련에 무관심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한들 남북한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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