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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탄소년단, 조용필 50주년 기념 축하영상 “‘Bounce’ 함께 부르고파”

    방탄소년단, 조용필 50주년 기념 축하영상 “‘Bounce’ 함께 부르고파”

    방탄소년단이 ‘가왕’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축하하며, 50년 동안 오직 음악 한 길만을 걸어온 것에 대해 존경심을 내비쳤다.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는 2일 오전, 조용필 50주년 기념 축하 영상 ‘50& 50인-방탄소년단 편’을 공식 홈페이지 및 SNS 채널들을 통해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은 “저희 부모님이 조용필 선배님의 엄청난 팬이셨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선배님의 음악을 들으면서 지냈고, 그렇게 선배님의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것 같다”며 어렸을 때부터 온 가족이 함께 듣던 조용필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RM은 “제가 25살인데, 정확히 두 배인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음악을 쭉 해오신 것이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슈가 역시 “50년간 자기 관리를 해오시고, 음악만을 생각해오셨기에 50주년이 더욱 뜻 깊은 것 같다”며 조용필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특히, 뷔는 ‘비련’을 가장 좋아한다고 꼽으며 “멜로디와 가사 하나하나가 시를 읊는 것처럼 서정적이고, 감성이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정국은 ‘Bounce’를 꼽으며 직접 흥겹게 리듬을 타며 한 소절 부른 것은 물론 “기회가 된다면 조용필 선배님과 같이 불러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더불어, 제이홉은 “50년 동안 오직 음악 한 길만 걸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후배인 저희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겨주셨다. 앞으로 어떻게 음악을 하면 될지 몸소 실천해주셔서 후배로서 정말 든든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민은 “음악을 50년 동안 해오셨다는 것 자체가 가수로서 정말 가치 있는 일이고, 진심으로 대단하신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오는 5월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6월 9일 의정부 종합운동장 등지에서 ‘땡스 투 유’ 투어를 펼친다. 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볼턴 “北, 확실한 핵포기 증명 필요”… 현장사찰·검증 압박

    볼턴 “北, 확실한 핵포기 증명 필요”… 현장사찰·검증 압박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9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입증과 국제사회의 사찰·검증을 강조했다. 볼턴은 취임 후 첫 공식 인터뷰에서 초지일관 북의 비핵화 의지를 ‘회의감’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CBS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외국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공개 폐쇄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그게 정확히 뭔지 알아보겠다. 북한의 진정한 약속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진짜 약속을 보고 싶다. 북한의 선전(프로파간다)을 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의 행동이 아닌) 말만 봐 왔다”고 했다. 북한이 최근 몇 달간 미사일 발사 시험 등 도발 행위를 멈춘 것에 대해서도 “아주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거나, 아니면 이제 시험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발전된 수준에 도달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 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그들(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검증하고 공개하는 것, 그리고 리비아처럼 미국과 다른 조사관들이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양보하기 전에 북한이 핵무기와 핵연료, 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것이 비핵화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그들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리비아 사례가 이것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빠르게’의 의미가 올해 말까지냐는 물음에 “우선 얼마나 해체해야 하는지부터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을 국제적인 완벽한 검증과 완전히 공개하는 것, 그리고 리비아처럼 미국과 다른 조사관들이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가능성에 대해서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일축했으며, 북한의 비핵화와 미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연계설도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의 협정으로 북한을 압박했다. 볼턴은 “우리는 첫 (북·미) 회담에서 북한이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을 시험해 보고 싶다. 우리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역사가 있다”며 ‘도움되는 선례’로 1992년 남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거론했다. 그는 “이 합의는 북한이 핵무기의 모든 측면을 포기하고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하게 했다”면서 “북한이 약 25년 전에 동의한 핵 측면에서 시작하는 것은 꽤 괜찮은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1992년 공동선언에는 북한 핵무기의 시험과 제조, 생산, 접수, 보유에서부터 사용과 사찰에 이르기까지 6개 항에 걸친 남북의 비핵화 합의가 담겨 있다. 미국의 불가침 약속 시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될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과거에도 북한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기회를 추구하는 데 긍정적이어야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증거를 볼 때까지 수사(말)에 회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외에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미국인 인질, 일본인 납치도 얘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해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확한 변수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직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볼턴 보좌관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만났을 당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방법론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면서 ‘선행 조치’로서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불가역적 조치’들을 북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완화 등 부분적 보상도 없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의 핵 제거를 설득하는 데 있어 그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文대통령,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제안할 듯

    文대통령,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제안할 듯

    연락사무소 장소 판문점 가능성 회담 정례화·이산상봉 제의 검토 ‘각본 없는 드라마’인 남북 정상회담 무대에 오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 전날인 26일 불면의 밤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비웠다. 27일 비핵화 담판 준비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청와대는 남측이 제의할 내용과 북측의 관심사항 등 회담 테이블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사안을 정리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25일 점심도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이날 식후 산책하다 마주친 ‘온라인 청와대’ 영상기록팀에 “(정상회담) 잘할게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정상회담이 청와대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정치·경제·군사·사회문화 등 분야별 의제를 정리한 여러 버전의 합의문 초안을 준비해 갔다. 하지만 실제 합의문은 현장에서 오간 양 정상 간 대화를 토대로 작성됐다. 그 선례를 따른다면 회담의 성패가 오로지 문 대통령의 외교 역량에 달렸다.2007년 남북 정상회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방북 첫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벽이 너무 두꺼워 한 가지나 합의할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했다”고 회고했다. 다음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오전 회담을 하던 중에 노 전 대통령은 “이렇게 하면 점심 먹고 짐 싸서 가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쳐 출발은 일단 순조롭지만, 정작 회담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청와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 의제 보도는 남북 간 협의와 회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여권 관계자나 정부 소식통 이름으로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두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공동사무소는 한반도 긴장완화 등을 위해 충분히 좋은 일이라고 본다”며 “서울이나 평양보다는 판문점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남북관계 개선 등 3대 의제 외에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올해 8·15 기념행사를 남북한이 함께 치르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문 대통령과 달리 한동안 잠행하던 김 위원장은 분주하게 공개 행보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중국인 관광객 교통사고 사망 사건으로 김 위원장이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찾아가 위로하고 같은 날 저녁에는 입원한 부상자들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조양호 일가 쥐꼬리 지분으로 대한항공 쥐고 흔들어

    조양호 일가 쥐꼬리 지분으로 대한항공 쥐고 흔들어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 시가총액 11% 지분만으로 기업을 지배하고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작년 말 기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조양호 회장 일가 중 조양호 회장이 유일하다.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조현민 등 삼남매는 대한항공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조양호 회장 일가는 지배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으로 대한항공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한진칼 지분 구조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조양호 회장이 17.84%, 장녀 조현아씨가 2.31%, 장남 조원태씨가 2.34%, 차녀 조현민씨가 2.30% 등 오너 일가족과 특수관계인이 28.96%를 보유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 일가만 놓고 봤을 때 보유지분은 24.79%에 불과하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한진칼 지분 규모는 전날 기준 시가총액으로 봤을 때 3600억원 규모다. 이는 대한항공 시가총액 3조 2484억원의 11.1%에 그친다. 조양호 회장 일가가 3600억원어치의 지분을 들고 3조 2000억원이 넘는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물의를 일으킨 오너 일가를 경영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국민연금이 재벌 3세들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거나 최소한 국가 이미지 실추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대한항공과 한진칼 보유 지분은 6일 기준 각각 12.45%, 11.81%에 달한다. 지배회사인 한진칼은 한국투신운용도 7.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신이 보유한 지분을 합하면 20%에 육박해 조양호 회장 일가 지분에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재계 등 일각에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면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관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정부 등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어 선례를 만들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파국 면한 한국GM, 경영 정상화에 노사 힘 모아야

    한국GM 노사가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기로에서 파국을 면했다. 노사는 법정관리 신청 ‘데드라인’인 어제 오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열어 극적으로 자구안에 합의했다. 지난 2월 7일 첫 상견례 이후 14차례 교섭을 가진 끝에 이뤄 낸 성과다. 일단 경영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그간 먼 길을 돌아왔는데 또다시 가야 할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하다. 노사는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무급휴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전환 배치와 희망퇴직에서 길을 찾기로 했다. 노조는 4년간 무급휴직이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다며 근로자 전원을 전환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사는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도 합의했다. 단협 개정을 통해 법정휴가, 상여금 지급 방법, 학자금 등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GM이 완전 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와 한국GM의 모기업인 GM의 지원 협상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GM의 한국GM에 대한 28억 달러(약 3조원) 규모 신규 투자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율(17%)만큼인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GM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전액의 출자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지만 GM 본사와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여야 한다. 정부는 한국GM 부평·창원 공장을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줄 것이라고 하나 다 망해 가는 기업에 또다시 혈세를 퍼부어야 하느냐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조에 끌려다니다 구조조정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본래 법정관리 시한이 지난 20일이었지만 노사 교섭이 결렬되자 23일로 연기했다. 그동안 ‘시간을 끌지 않고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산은이 지난 STX조선해양에 이어 이번에도 구조조정 원칙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노조에 내성(耐性)만 키워 줘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줬다는 비난을 들을 만하다. 재계에서 유사한 사건이 터졌을 때 STX조선이나 한국GM이 선례가 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남은 한국GM의 정상화 과정에서도 정치색을 뺀 원칙 있는 접근이 이뤄지길 바란다.
  •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美 국민안전 직결 논의 확실시 선례 없고 조약도 느슨해 난제 북한이 지난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21일부터 핵실험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중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핵물질·핵시설뿐 아니라 미사일도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핵물질 폐기가 최우선 목표지만, ICBM 검증 및 사찰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용현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ICBM을 선제적으로 시험 중지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측에 보내는 선물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ICBM을 포함하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미국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의미다. 미측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함께 ICBM 폐기를 회담의 주요 의제로 강조하고 있다. 핵무기를 구성하는 핵물질, 미사일, 기폭 장치 중 내용물(핵물질)과 그릇(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전략이다. 북한은 지난해 5월 화성 12호(사거리 4500㎞), 7월 화성 14호(1만㎞), 11월 화성 15호(1만 3000㎞)를 각각 시험 발사했고 전문가들은 이들 탄도 미사일이 각각 괌, 미 서북부, 미 동부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무기 검증·사찰은 ‘악마의 디테일’로 불리며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9·19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던 ICBM 검증·사찰도 합의해야 한다. 남아공·리비아·이란 등 기존 핵 포기국의 선례도 적용하기 힘들고, 특정 시설을 폐쇄해도 감시를 피해 여러 곳에서 생산한 부품을 조립해 만들 수 있다. 은닉이나 재생산이 핵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뜻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사일은 핵물질과 달리 폐기 매뉴얼이 없고, 느슨한 금지 조약 체계만 있어 향후 핵보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특히 일본이 중거리 미사일까지 비핵화 범주에 넣기를 원하고, 한국도 단거리 미사일로 위협받고 있어 미사일 폐기·검증 범위와 방법 등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북한은 2016년 핵탄두의 표준화 및 규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탄두를 어떤 미사일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물질, 핵탄두, 미사일은 결국 핵무기를 구성하는 한 세트이기 때문에 핵심은 미사일보다 핵물질의 폐기”라며 “핵이 없는 ICBM은 탄두에 폭약을 가득 채워도 5층 건물을 부술 정도의 위력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성추행 의혹’ 하일지 교수, 피해주장 학생 명예훼손 고소

    ‘성추행 의혹’ 하일지 교수, 피해주장 학생 명예훼손 고소

    성추행과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일지(63·본명 임정주)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한 학생 등을 고소했다.하 교수는 자신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 A(26)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협박으로 고소했다고 22일 밝혔다. 하 교수는 “어떤 명분으로도 이 나라 사법질서를 무시한 채 익명 뒤에 숨어 한 개인을 인격 살해하는 인민재판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었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보도자료를 확인 후 A씨와 연락해보니 아직 고소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중간고사 이후에 하 교수의 고소에 대한 대책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 교수는 지난달 1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강의에서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에 대한 미투 폭로가 피해 여성의 질투심 때문이었다고 발언해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 후 A씨는 임 교수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하 교수는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인 공격을 받게 됐다.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강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덕여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규정에 따라 조치하기 위해 하 교수의 사표 수리를 보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대입제도의 국민참여형 공론화에 거는 기대/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월요 정책마당] 대입제도의 국민참여형 공론화에 거는 기대/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교육부는 지난 11일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이후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현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입 제도를 4개월 만에 여론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우려부터 ‘교육부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 ‘관련 쟁점을 제시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지와 응원 등이다. 대입 정책은 교육적 가치와 지향에 기반을 둔 전문 영역이다. 동시에 모든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 관심사다. 그 파급력 또한 교육적 관점만으로는 포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넓다. 그래서 학생, 학부모, 교사, 대학부터 사교육업체, 시민단체, 나아가 전국민의 이해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난 각인각색의 대입안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그동안은 교육 전문가 중심으로 구체적인 시안을 마련해 제시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찬반 의견을 들어 확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교육의 3주체 중 교사들은 대입 개편 시안 마련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으나, 학생과 학부모는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참여 기회가 적었다. 지난해 수능 개편도 교사 등 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수능개선위원회에서 1년 6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시안을 마련한 다음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는 전형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밟았다. 국민들의 반응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찬성과 반대 중 어느 한쪽으로 합의점을 이끌어 낼 수 없을 정도로 격론이 이어졌다. 과거와 동일한 방식의 업무 추진이 교육 환경 및 국민 눈높이의 변화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이번 이송안은 이러한 성찰의 후속 조치로 숙의 공론화를 거쳐 최대 다수가 납득하고 수긍하는 대입 제도를 국민 참여형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열린 이송안’이 바로 그것이다. 열린 안은 국민들이 자유롭게 숙의 공론화할 수 있도록 특정한 안을 정해 놓지 않았다. 열린 안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정책의 대상이 아닌 정책 결정의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 이로써 그동안 누적됐던 대학 입시 제도의 문제를 새롭게 돌아보며 ‘내 아이에게 유리한 입시 제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한 입시 제도’의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숙의 공론화 과정이 첨예한 갈등 과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선례가 돼 교육정책 결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교육부는 지난 7개월 동안 다양하고 복합적인 대입 제도의 쟁점들을 압축적으로 분석, 정리하면서 국민의 자유로운 논의를 이끌어 낼 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이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열린 안으로 제시했다. 학생부종합 전형과 수능 전형 간의 적정 비율, 수시·정시의 통합 여부, 수능 평가 방법 등은 현재 국민들의 최우선 관심사이거나 대입제도의 근간인 핵심 쟁점이다. 또한 학생부종합 전형의 공정성 제고, 수능 과목 구조, 대학별고사 등도 대입 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다양한 이들 쟁점은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가닥이 잡혀 갈 것이라고 본다. 이미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개편특위와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대입 개편안에 대한 논의 범위를 결정하고, 국민토론회 등 여론 수렴을 거쳐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북 포항 지진 때 교육부는 전격적으로 수능 시행을 일주일 연기했다. 처음 겪어보는 국가재난 사태였음에도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지지해 줘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었다. 이후, 수능 연기 시행은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 조사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의사 결정-위기 관리-과제 해결의 성공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쪼록 이번 대입 제도의 국민 참여형 공론화 과정이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방안을 도출해 교육 정책 결정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금석이 되길 기대한다.
  • 관세청, 한진그룹 총수일가 탈세조사 “첫 재벌가 압수수색”

    관세청, 한진그룹 총수일가 탈세조사 “첫 재벌가 압수수색”

    관세청이 관세 포탈 혐의로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해 유례없는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답보를 거듭하던 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21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날 오전부터 조현아·원태·현민 등 한진그룹 3남매의 자택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사무실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조사관들은 조 전무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들이닥쳐 밀수와 관세포탈 의혹과 관련됐을 수 있는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관세청은 구체적인 압수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일간 세관 당국이 분석한 해외 신용카드·수입실적 내역에 있는 물품 관련 자료가 포함됐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최근 집중 분석한 3남매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역 중 관세를 신고하지 않은 물품의 국내 반입 여부를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최근 한진일가의 해외 신용카드 내역에 대해 조사를 벌였지만 관세 납부 내역이 없더라도 한진 측이 국내로 들여오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대한항공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한진 총수 일가가 관세포탈을 위해 상습적으로 조직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진일가가 개인 물품을 조직적으로 회사 물품이나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내야 할 운송료나 관세를 회피했다는 내부 증언이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에 자신들의 수하물 밀반입 전담팀까지 두고 범법 행위를 자행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관세청이 정식 조사 전환과 동시에 전방위 압수수색을 한 배경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신용카드 내역 분석,제보 내용 확인 등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진행하던 관세청의 내사는 정식 조사로 전환됐다.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데는 제보자 접촉이 쉽지 않은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있다. 관세청은 한진 일가의 탈세 혐의 입증을 위해 의혹을 제기한 직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모두 사내 보복이나 공범으로 몰릴 것 등을 우려해 신분 공개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제보자를 통한 혐의 입증 자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정식 조사 전환과 동시에 압수수색 카드를 꺼내 한진일가의 허를 찔렀다는 것이다. 재벌 총수일가를 겨냥한 관세청의 전방위 압수수색은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관세청 관계자는 “재벌 총수를 상대로 한 관세청의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검찰 출신으로 39년 만에 세관 당국 수장을 맡은 김영문 관세청장의 ‘수사 지휘력’이 발휘된 결과라는 관측도 있다. 지금까지 관세청장은 주로 내부 승진자나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등 경제 관료가 맡아왔다. 김 청장은 검찰 재직 당시 대구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을 지내면서 밀수와 관련된 업무를 다수 처리한 경험이 있다. 이번 관세청의 압수수색으로 한진그룹 총수일가는 졸지에 관세포탈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돼 세관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찰은 지난 19일 대한항공 본사에 있는 조 전무의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해 조 전무의 업무용·개인용 휴대전화 2대 등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상습적인 관세 탈루 의혹이 다른 항공사나 공항공사 등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오준 포스코 회장 돌연 사퇴

    권오준 포스코 회장 돌연 사퇴

    황창규 수사 부담 정권 차원 압박설 CEO 리스크 반복 “우리가 자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31일 창립 50주년 간담회에서 정권 초마다 반복되는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대해 한 말이다. 이후 19일 만인 18일 권 회장은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중도하차했다. 권 회장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날 긴급이사회를 마치고 “100년 기업으로 가려면 젊고 열정적인 분에게 회사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권 회장이 최근 수차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지난해는 2011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이란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은 더 갑작스럽다. 업계에선 사임 배경을 크게 세 가지로 추측한다. 먼저 ‘황창규 여파’다. 박근혜 정부 시절 권 회장과 함께 선임된 황창규 KT 회장은 후원금 지원과 관련된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날도 20시간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황 회장과 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설로 의혹을 산 바 있다. 황 회장과 KT를 보며 권 회장이 심리적인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포스코가 MB 정권 시절 권력유착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정권 차원 압박설’도 나온다. 권 회장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경제사절단과 11월 인도네시아·12월 중국 경제사절단에 이어 올해 3월 베트남 순방까지 사실상 모두 ‘배제’됐다. 정권에 따라 회장이 바뀌는 포스코 ‘CEO 리스크’의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숱하게 제기됐다. 물론 일각에선 권 회장이 과로가 누적돼 최근 건강검진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국인 지분이 57%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 정권 교체 때마다 ‘찍어내기’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기업의 독립성이나 경영 면에서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CEO 선임단계의 첫걸음으로 ‘승계협의회’를 구성해 후보군을 발굴하는 등 절차를 논의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수요 에세이] 차이나 리스크 2.0/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ㆍ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수요 에세이] 차이나 리스크 2.0/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ㆍ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조치가 한창이던 지난해 3월 베이징을 찾았다. 정부 간 대화가 거의 끊긴 상황에서 뭐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알려진 대로 중국은 교묘히 우리 진출 기업의 영업을 방해하고 유커들의 한국 관광을 막았다. 특히 현지 유통업체나 요식업소들은 손님이 급감해 빈사상태였지만 이들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방중 동안 중국에 투자한 제조업체 생산현장을 방문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산 조립제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로라하는 중국 기업들 속에 기죽지 않고 꾸준히 영업실적을 키우고 있었다. 늘 마음속에 있었던 ‘차이나 리스크’ 고민과 함께 해결 방법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우리 산업계는 중국을 재평가했다. 세계의 생산기지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선점한다면 산업화 이후 그토록 꿈꿔 왔던 ‘산업 4강, 무역 8강’이 달성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이에 중소기업들이 앞장서고 곧이어 대기업들도 현지 생산을 늘렸다. 중국이란 호랑이의 등을 타고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경제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리 기업들은 당시 중국의 기술 수준이 낮고 특히 기계나 첨단 전자장비 같은 시스템산업은 매우 뒤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때까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와 기술 이전에 조심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시장 선점 전략은 효과적인 것으로 보였다. 적극적인 현지투자와 교역으로 우리나라는 중국 수입시장에서 1위의 위치에 올라섰다.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우려도 커졌다. 미국 시장에 동조화되어 있던 주식시장과 중국 경제의 연관성이 점차 강화되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몰려가면서 우리 기업들의 기술 우위는 급속도로 줄어들어 많은 산업에서 경쟁력 격차가 없어졌다. 중국과 경쟁하는 산업은 우리나라 기업이 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이때 ‘차이나 리스크’는 기술 격차가 좁혀져 우리와 보완관계였던 중국이 경쟁자로 전환하는 데 따른 우려였다. 미국은 지금 금융 위기 이후 정상화된 세계경제 질서가 자국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 국제규범들이 잘못된 것이라 주장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 기존의 협정을 개정 또는 폐기하고, 국가안보를 이유로 관세 폭탄 부과 등 무역전쟁을 불사할 기세다. WTO 체제의 혜택을 많이 본 중국이 공정한 무역질서 확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우방국에 대해서도 미국과 입장을 함께하고 더 많은 부담을 질 것을 요구한다. 한편 중국은 ‘중국몽’ 실현을 위해 경제적 영향력을 교묘히 행사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소위 ‘샤프 파워’(sharp power)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변화하는 국제경제 질서에서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은 경쟁력 하락을 넘어 더욱 크고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차이나 리스크’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중국과 이웃한 우리에게 이는 피할 수도 없고 어떻게든 관리해 나가야 하는 생존의 문제다. 우선 유사한 보복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제 협력의 틀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와 투자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이 양국 모두에 중요하다. 과거 미국이 중국과 10년 가까이 협상을 했음에도 타결하지 못한 선례를 볼 때 낙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 무역질서를 수호하려는 중국의 입장에서 우리와의 협상은 양국 관계를 뛰어넘어 국제사회에 더 큰 의미를 던진다. FTA 체결국이며 이웃인 한국을 법외의 수단으로 계속 괴롭히기만 한다는 의심을 받는다면 ‘중국몽’을 실현하고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려는 목표 달성은 난망하다. 시장을 다변화하고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기술력을 하루빨리 키워야 하는 과제는 당연히 우리 자신의 몫이다.
  • [단독] “비장애인 인권 활동가가 성폭력”… 장애인 첫 미투 폭로

    [단독] “비장애인 인권 활동가가 성폭력”… 장애인 첫 미투 폭로

    16년 전 당시 사무총장이 범행 소속 단체 오명 우려 피해자 외면27년간 장애인 인권 신장을 위해 힘써 온 박지주(지체장애 1급·여)씨가 비장애인인 한 활동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박씨는 또 현재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당시 소속 단체가 오명을 뒤집어쓸 것을 우려하며 피해자인 자신을 외면했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는 처음이다. 12일 박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02년 당시 장애인이동권연대 사무총장이었던 엄모씨가 차 안에서 가슴을 만졌고 강제로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비장애 남성의 성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당시 엄씨의 행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날의 상처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3년 2월 해당 단체에 피해 사실을 알리며 공식 문제제기를 했고 엄씨는 모든 장애인 시민단체 회원에서 영구 제명됐다. 하지만 박씨의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당시 다른 활동가들이 “성폭력 사건명에서 소속 단체의 이름을 빼자”며 조직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서면서 박씨의 마음에는 상처가 하나 더 새겨졌다. 또 엄씨의 모습이 담긴 교육 영상이 15년째 계속 유통되면서 박씨의 악몽은 되풀이됐다. 박씨가 엄씨의 영상을 트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들어지지 않았다. 박씨는 지난 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장애인이동권연대 후신)에 과거 성폭행 사건을 거론하며 당시 공동대책위원회 조사위원이었던 유명 인권 활동가 A씨 등 관련자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엄씨에 대한 법적 대응은 하지 못하고 있다. 전장연 측은 “당시 엄씨에게 두 차례 공개 사과문을 게시하라고 요구했고, 그를 영구 제명함과 동시에 타 단체에서도 활동할 수 없도록 했다”면서 “그 사건에 대한 반성으로 반성폭력위원회를 개설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 영상에 엄씨가 등장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문제의식을 갖진 못했다”면서 “이 문제도 즉시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A씨도 “그때 진행된 조사 과정은 당시 공동체 내 만연했던 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하고, 좋은 선례로 남을 만큼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 “가해자를 감싸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을 언급하며 장애 여성을 향한 차별과 폭력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박씨를 비롯한 장애 여성 3명은 “더이상 폭력과 차별에 참지 않겠다”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서울장애여성인권연대는 오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박씨의 피해 사실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 차례 더 진행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독]“비장애인 인권 활동가가 성폭력”…장애인 첫 미투 폭로

    [단독]“비장애인 인권 활동가가 성폭력”…장애인 첫 미투 폭로

    장애인 인권 활동가 박지주씨16년 전 당시 사무총장이 범행가해자 활동 영상 15년째 유통박씨 문제제기하자 묵살당해전장연 “가해자 영구제명·사과27년간 장애인 인권 신장을 위해 힘써 온 박지주(지체장애 1급·여)씨가 비장애인인 한 활동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박씨는 또 현재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당시 소속 단체가 오명을 뒤집어쓸 것을 우려하며 피해자인 자신을 외면했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는 처음이다.12일 박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02년 당시 장애인이동권연대 사무총장이었던 엄모씨가 차 안에서 가슴을 만졌고 강제로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비장애 남성의 성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당시 엄씨의 행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날의 상처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3년 2월 해당 단체에 피해 사실을 알리며 공식 문제제기를 했고 엄씨는 모든 장애인 시민단체 회원에서 영구 제명됐다. 하지만 박씨의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당시 다른 활동가들이 “성폭력 사건명에서 소속 단체의 이름을 빼자”며 조직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서면서 박씨의 마음에는 상처가 하나 더 새겨졌다. 또 엄씨의 모습이 담긴 교육 영상이 15년째 계속 유통되면서 박씨의 악몽은 되풀이됐다. 박씨가 엄씨의 영상을 트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들어지지 않았다. 박씨는 지난 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장애인이동권연대 후신)에 과거 성폭행 사건을 거론하며 당시 공동대책위원회 조사위원이었던 유명 인권 활동가 A씨 등 관련자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엄씨에 대한 법적 대응은 하지 못하고 있다. 전장연 측은 “당시 엄씨에게 두 차례 공개 사과문을 게시하라고 요구했고, 그를 영구 제명함과 동시에 타 단체에서도 활동할 수 없도록 했다”면서 “그 사건에 대한 반성으로 반성폭력위원회를 개설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 영상에 엄씨가 등장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문제의식을 갖진 못했다”면서 “이 문제도 즉시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A씨도 “그때 진행된 조사 과정은 당시 공동체 내 만연했던 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하고, 좋은 선례로 남을 만큼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 “가해자를 감싸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을 언급하며 장애 여성을 향한 차별과 폭력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박씨를 비롯한 장애 여성 3명은 “더이상 폭력과 차별에 참지 않겠다”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서울장애여성인권연대는 오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박씨의 피해 사실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 차례 더 진행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설]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한국GM 배짱 명분 없다

    금호타이어가 어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해외 매각을 최종 결정했다. 경영난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가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되살아났다. 법정관리의 파국을 면한 금호타이어는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중국의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는 6400억여원을 유상증자 형태로 투자한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3년 고용 보장과 지분매각 제한 등 투자 조건을 구체화하게 된다. 외국 회사로 넘어가 안타깝지만 노조가 현실적 방안으로 회생 기회를 붙들었다는 점에서 천만다행한 일이다. 극적 타결로 발등의 불은 껐으나 현실은 답답하다. 정부와 채권단의 끈질긴 설득과 단호한 압박이 없었다면 파국으로 치달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과 채권단의 해외 매각 방안에 아무 대안도 없으면서 끝까지 반대만 했다. 업계 순위가 한참 낮은 더블스타가 기술만 챙기고 ‘먹튀’할 거라는 것이 노조가 내세운 반대 사유였다. 노조 집행부의 강경 투쟁에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 260억원도 못 갚을 판에 버티기로 무슨 실익이 있겠느냐는 내부 성토가 높았다. 자율협약 종료일까지도 회생의 길을 만들어 줄 거라 기대하던 노조에 청와대는 “정치적 논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며 쐐기를 박았다. 법정관리 시한을 몇 시간 앞두고도 청와대가 강경 입장이니 노조는 외통수로 해외 매각을 받아들인 셈이다. 좀비기업의 밑 빠진 독에 계속 혈세를 부어 줄 거라는 기대는 시대착오적 오산이다. 이번 일로 또 한번 분명해졌다. 지난달 정부는 자본잠식 상태인 성동조선에 법정관리의 극약 처방을 했다. STX조선에도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지원은 없이 자구 노력만을 전제로 생존을 모색하게 했다. 부실이 눈덩이처럼 느는데도 두 회사에 지난 8년간 밀어넣은 혈세가 10조원이 넘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줄 알고도 구조조정을 미룬 대가는 그렇게 혹독했다. 그런 선례들은 이번 금호타이어 사태에 뼈아픈 반면교사로 작용했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좀비기업에는 헛돈을 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학습효과를 얻기까지 국민 혈세로 치른 대가는 너무 컸다. 금호타이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에는 채권단의 책임도 크다. 채권단은 노조의 ‘먹튀’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더블스타에 대한 견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배짱을 부리다 십년감수한 금호타이어를 보고도 한국GM은 정신이 번쩍 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국GM은 임단협 합의에 또 실패해 본사의 신차 배정을 받지 못했다. 1인당 주식 3000만원 지급,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의 주장을 노조는 여전히 고수한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라도 예전처럼 정치 논리가 먹히지 않는 현실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명분 없는 배짱을 접어야 한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도 제 잇속만 차리는 강성 귀족노조를 곱게 봐줄 현실이 아니다.
  • “조여옥 대위 청문회 위증 징계” 국민청원…조여옥, 이슬비 대위 누구?

    “조여옥 대위 청문회 위증 징계” 국민청원…조여옥, 이슬비 대위 누구?

    조여옥 대위의 청문회 위증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세월호 관련 청문회 위증한 조여옥 대위 징계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세월호 관련해 그 동안 거짓으로 감추고 숨겨왔던 사실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면서 “공적인 자리에 제복까지 입고 나와서 뻔뻔하게 위증을 하던 군인, 위증을 교사 내지 방임했던 그 뒤에 책임자들에 대해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이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반드시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국가적인 재난의 사실 관계를 밝히는 자리에서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군인이, 그것도 제복까지 반듯하게 차려입고 나와서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면 해임 내지는 파면과 더불어서 응당한 형사적 책임까지 물어야만 정의를 바로세우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청문회에 출석해서 위증한 조여옥 대위의 징계는 반드시 이루어져야하며 아울러 그 배후에 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이슬비 대위의 출석 이유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하여 관련자들 전부 법에 따라 처리하고 일벌백계로 삼아야 우리 군이 바로서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이날 검찰이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의 행적과 대응 등을 수사한 결과를 발표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청원은 청원 시작 하루 만인 29일 오후 3시 현재 24885명이 동의했다. 조여옥 대위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간호장교 신분으로 청와대에 파견 근무 중이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 미용 시술 의혹이 제기됐을 때 핵심 증인으로 거론됐다. 조여옥 대위가 주사 처방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조여옥 대위는 2015년 12월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정조사 제5차 청문회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당시 조여옥 대위는 미국 연수 중이었는데 이것 역시 의혹의 대상이었다. 무엇보다 청문회에서 답변한 증언 중 상당수가 사실과 다르거나 다른 증언들과 들어맞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증언했지만 과거 SBS와 인터뷰할 때에는 의무동에서 근무했다고 증언했다. 대통령 관저에서 50m 떨어진 곳에 2층짜리 별도 건물로 있는 것이 의무동이다. 이곳은 대통령 전용 시설이다.그러나 의무실은 직원들이 일하는 집무동에 있다. 이곳은 청와대 직원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의무동과 의무실은 약 500m 떨어져 있다. 귀국 당일 가족과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가 나중엔 동기 3명과 저녁식사를 했다고 말을 바꿨다. 청문회에 동행한 이슬비 대위 역시 의혹의 대상이었다. 이슬비 대위는 “공교롭게 휴가가 겹쳐서” 같이 참석했다고 했다가 “국방부 측에서 동행해줄 근무자를 붙여주고 싶었는데 다른 근무자가 동행했을 때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해 동기인 나를 선택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여옥 대위에게 청문회 준비를 시키고, 무언의 압박을 주기 위한 역할 아니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철강 실리 챙기고 美에 車 명분 줬다

    철강 실리 챙기고 美에 車 명분 줬다

    철강 대미 수출 불확실성 해소 경제·통상 전문가 대체로 “선방” 한·미가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주고받는 ‘원샷 딜’(일괄 타결)에 합의했다. 한국은 25%의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인 268만t으로 연간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를 수용했다. 이를 대가로 미 자동차 제작사별로 한국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미국 기준에만 맞으면 한국에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을 연 2만 5000대에서 5만대로 늘려 줬다. 우리 기업이 미국에 수출하는 화물자동차(픽업트럭)에 매기는 25%의 관세 철폐 기한도 2041년까지 20년 미뤄졌다.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한·미 FTA 개정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이 자동차 분야에 집중했고, 한국 시장 접근 요구를 일부 반영하는 선에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은 한국이 가장 먼저 국가 협상을 마무리해 기업의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했다”고 밝혔다. 철강에서 완전 면세를 받지 못한 점, 픽업트럭의 관세 철폐 기간을 대폭 연장한 점에 대해 아쉬움은 남지만 정부는 필요한 수준에서 미 측에 명분을 주되 실리는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주고받는 협상에서 철강 관세를 아예 피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협상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노동자들을 달랠 명분을 찾았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평가는 후하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양국의 이익 균형을 확보한 좋은 협상 결과이며 양국의 갈등요소를 제거해 한·미 공조기반을 다시 공고히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통상 전문가들은 대체로 나쁜 여건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나쁜 선례를 남긴 고육지책이란 지적도 나왔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확실하게 수입 규제 제외를 받은 건 철강 쿼터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단 관세를 때리고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先)공격 후(後)협상’ 전략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보즈니아키 푸이그에게 패한 경기 도중 “가족 살해 위협 들었다”

    보즈니아키 푸이그에게 패한 경기 도중 “가족 살해 위협 들었다”

    캐롤라인 보즈니아키(28·스웨덴)가 마이애미 오픈 경기 도중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팬의 협박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2위인 보즈니아키는 24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상당히 긴 분량의 성명을 올려 모니카 푸이그(푸에르토리코)와의 단식 2회전 도중 한 관중이 자신의 엄마아빠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약혼자의 조카들에게까지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올해 호주오픈을 우승해 생애 처음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본 보즈니아키는 “금도를 넘는 발언 때문에 두 선수 모두에게 테니스는 참담한 게 됐다”며 안전요원도 이런 협박과 욕설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원회는 안전요원이 “어떤 특별한 위협 같은 것을 목격하지도, 신고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즈니아키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챔피언이자 세계 82위인 푸이그에게 첫 세트를 일방적으로 빼앗고도 1-2(0-6 6-4 6-4)로 졌다. 마이애미가 집인 푸이그는 이곳 비스케인에서의 대회가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아 “홈” 경기로 여겨진다고 밝혔던 터였다. 보즈니아키는 “경기 도중 관중 속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위협하고, 엄마아빠의 죽음을 기원하고, 내가 옮길 수도 없는 이름으로 날 불러대고, 약혼자의 조카들(10살)에게 입 닥치고 앉으라고 했다”면서 “난 미래의 테니스 선수와 팬들에게 끔찍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마이애미 오픈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다뤘으면 한다”고 했다.제임스 블레이크 대회 조직위원장은 선수들의 안전이 자신의 “최우선 관심사‘라며 “캐롤라인과 모니카의 경기는 시끄럽고 열정 넘치는 관중들 앞에서 치러졌다. 코트에서 그런 종류의 위협과 욕설이 가해졌다면 누구도 참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안전하고 공정한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도중 코트 사이드에는 대회 안전요원은 물론 WTA 직원들도 있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선수들이나 가족들에 대한 위협이 있었는지를 목격하지도 신고받지도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만약 신고를 받았다면 즉각 상황에 대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MB 구속 이후] “정치 희생양이다”… 법치 흔드는 두 전직 대통령

    MB 보강조사 거부 움직임… 사법 불신 朴 변호인 전원 사임·재판 출석도 거부 1년을 사이에 두고 잇따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통점 중 한 가지는 한결같이 “정치 보복”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임 중에는 법치주의를 강조했지만 정작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는 사법 절차도 철저히 불신하는 모습이다. 헌법을 수호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을 지낸 이들이 앞장서 법치를 흔들며 잘못된 선례를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의 출석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들만 출석해 심문 절차를 갖겠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피의자가 심문 기일에 출석을 거부하면 변호인만 참석해 의견을 밝힐 수는 있지만, 보통 피의자들은 심문에 불출석하는 것 자체로 자신에 대한 방어권을 전면 포기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의 이례적인 메시지는 검찰과 법원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실질심사의 포기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더이상 혐의를 다투지 않고 재판에서 본격적으로 따져 가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아직 검찰의 추가 수사가 남아 있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일찌감치 재판에 대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가 방대해 재판이 집약적으로 진행돼야 할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선 “주 4회 재판이 아니라 주 5회여도 법원이 정하면 나갈 것”이라며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에 더해 치열한 법정 공방에 임할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첫날인 23일 오후 강훈·피영현 변호사와 만나 “검찰이 똑같은 것을 물으려 한다면 그런 신문은 받지 않겠다”면서 검찰이 새로운 혐의에 대해 조사할 때만 응하겠다는 취지의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지난 14일 소환 때 한 번 다뤘던 내용을 보강조사하려 할 경우 이 전 대통령이 거부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맞서 재판에 총력을 모으겠다는 입장이지만, 박 전 대통령처럼 구속 기한(6개월)이 만료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7일 기소된 뒤 매주 4회 재판을 받다가 추가 영장이 발부되며 구속이 연장되자 10월 16일 “더는 법원을 신뢰할 수 없다”며 재판을 전면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으로 인해 형사소송법에 규정은 있지만 실제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궐석재판’이 각인됐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정치 희생양”임을 자처하고 있어 이러한 프레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법 절차에 협조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법조계에선 결국 스스로를 불리하게 몰고 가는 ‘자충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강한 러시아·강한 지도자 통했다… 키워드는 ‘팽창’

    강한 러시아·강한 지도자 통했다… 키워드는 ‘팽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 4기를 전망하는 열쇳말은 팽창 정책, 종신 집권, 경제 개혁이다. AFP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선거에서 푸틴 대통령이 역대 최고 득표율(76.66%)로 4선에 성공한 것은 ‘강한 러시아’, ‘강한 지도자’에 대한 지지의 방증이라고 분석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임기 동안에도 팽창 정책을 이어 갈 것으로 관측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러시아의 팽창 정책으로 서방의 갈등이 고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 구체적인 국가 개혁안이나 정책에 대한 언급 대신 지난 1일 국정 연설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할 신무기를 공개한 것을 두고, “공격받는 러시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수렴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전략으로 이긴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강경한 대외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정부군을 지원하는 것이나, 국제사회 결정에 반기를 드는 자세 또한 강한 러시아와 강한 지도자에 대한 내부 지지를 의식한 것으로 읽힌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장악 지역인 동(東)구타 일대에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데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24일 만장일치로 ‘시리아 30일간 휴전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매일 5시간의 인도주의 휴전만을 허용했다. 이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2일 새로운 휴전결의안을 내놓으면서 “러시아는 지난 결의에 찬성했지만, 무시했으며 결의 채택 이후 첫 나흘간 다마스쿠스와 동구타 지역에 최소한 매일 20차례 폭격을 했다”며 “유엔 안보리가 시리아에 대한 대응에 실패하면 미국은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 역시 “푸틴 대통령의 마스터플랜은 유럽을 분열하게 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와해해 러시아의 권력과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팽창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영국 주간지 뉴스테이츠먼은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적들로부터 공격당하고 있으며, 민족적인 단결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새로운 임기 6년을 끌어가기 위해 냉전 구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알렉산드르 골츠는 “푸틴 대통령의 위협이 실제든 아니든 미국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고, 무기 개발·대량 생산으로 반응하면 러시아는 이에 또다시 대응할 것”이라면서 양측 간 갈등이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신 집권 여부에 대한 전망도 벌써 나오고 있다. 현재 러시아 헌법상 푸틴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AFP는 푸틴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는 대신 측근을 대통령으로 앉혀 수렴청정하거나, 아예 개헌을 해 대선에 재도전하는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는 것도 이런 가능성을 키운다. 러시아 정치평론가 니콜라이 페트로프는 “푸틴 대통령에게서 또 다른 대통령으로 권력 이양이 아닌, 다른 직함을 지닌 푸틴으로 이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정치분석가 드미트리 오레슈킨은 “푸틴 대통령이 2024년 권력을 거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는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믿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면서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제도화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 승리를 확정한 뒤 차기 대선 출마를 묻는 기자에게 “웃기는 질문”이라면서 “내가 100살까지도 이 자리에 앉아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집권 4기의 정치적 동력을 경제 분야에서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탈리 밀로노프 러시아 하원 의원은 “푸틴 정부 4기는 경제 발전을 위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국정연설에서 “향후 6년 동안 빈곤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1.5배 늘려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제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푸틴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 성장 동력이 생길 것이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정책 연속성을 기대한다”고 CNBC에 말했다. 반면 영국의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크로 어드바이서리 파트너스 관계자는 “크렘린궁은 민중의 생활 수준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 줬다”면서 “그러나 그 전망은 비관적이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한편 이번 러시아 대선을 둘러싸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의 독립 선거 감시기구 ‘골로스’(목소리)는 이날 2500건 이상의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엘라 팜필로바 선관위 위원장은 “심각한 규정 위반은 없었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설] 퍼주기 공약 후보는 지방선거 나설 생각도 말라

    6·13 지방선거를 알리는 신호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그 신호란 게 다름 아니라 ‘퍼주기 공약’들이다. 혀부터 차게 되는 선심 공약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하는 수준이다. 뭉칫돈 예산이 대체 어디 있기에 저런 공약들을 함부로 내놓을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곳간 사정은 아랑곳없이 온갖 이름의 수당을 주겠다는 공약이 무엇보다 판을 친다. 청년수당, 주부수당, 엄마수당 등 과연 만 하루라도 고민을 해 봤을까 싶은 황당한 수당들이 즐비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미 정부에서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대상에게 이중 혜택을 퍼주겠다는 공약도 있다. 아이 한 명에게 정부에서 10만원을 주는 아동수당과 별도로 ‘아동수당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현금 10만원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포퓰리즘 공약에 자칫 기름이 잘못 튀면 걷잡을 수 없는 불꽃 경쟁이 일어나고 만다. 그 생생한 사례가 무상교복이다. 지난달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만 확보하면 무상교복 지급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줬다. 지자체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무상교복을 주겠다는 성남시와 용인시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그 이후로 기다렸다는 듯 무상교복 공약이 꼬리를 물었다. 광주시, 수원시, 고양시 등 주민들은 잠자코 있는데 무상교복을 주겠다고 선수치고 나선 지자체가 전국 곳곳에서 줄줄이다. 재선을 노린 단체장들은 올여름 교복부터 당장 공짜로 주겠다고 한술 더 뜨고 있다. 아무리 쓴소리를 해도 포퓰리즘 공약은 후보들의 고질병이 된 듯하다. 여야, 진보와 보수 후보를 가릴 게 없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눈을 부릅떠야 한다. 선심 공약은 지역 살림을 거덜내더라도 일단 당선되고 보겠다는 극단적 이기심의 발로다. 퍼주기 행정에 우리 지역의 재정이 갉아먹히게 해서는 안 된다. 뒷감당 못할 사탕 공약이 남발되는 데는 유권자들의 책임도 있다. 허튼 공약을 내걸었다가는 필패한다는 매운맛을 보여 주지 못했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3.7%였다. 도 단위의 재정자립도는 38%가 고작이다. 자체 수입으로는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식물 지방정부’도 수두룩하다. 당선에 눈이 멀어 주민 혈세를 퍼쓰겠다는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싹부터 잘라 내야 한다. 그런 무책임한 인물은 후보 명단에 등록조차 하지 못하게 단호하게 감시해야만 한다. 각 정당도 마찬가지다. 미투 운동을 의식해 성폭력 전력이 있는 후보를 솎아 내겠다고 공언하고들 있다.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 문제다.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포퓰리즘 공약으로 양식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 뒷말을 듣는 후보가 누구인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 그런 인물에 패널티가 적용된 선례를 다만 하나라도 남겨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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