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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야간집회금지 의견제출 않기로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와 관련, 의견을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8일 전원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했으나 찬성표 부족으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결정을 내리던 인권위가 보수 성향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인권위는 이날 열린 제5차 전원위원회에서 야간 집회 금지 법안과 관련 헌법재판소에 공식 의견제출 여부 문제를 상정했다. 김태훈 비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모든 사안에 의견 표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태식 비상임위원(보광 스님)도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유남영 상임위원은 “중요 사안에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원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7명으로 구성되는데, 참석위원 9명 중 표가 4대4로 나뉘어 결국 부결됐다. 현병철 위원장은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는 한태식 위원이 부임한 후 나온 첫 보수적 결정으로, 전원위원회 보수 대 진보 인사 구성비가 5대6이었다가 한 위원 부임 후 6대5로 역전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3D TV, 성공의 지름길은 특허출원

    3D TV, 성공의 지름길은 특허출원

    최근 3D 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으며, 올해 라스베스가스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최고의 화두로 불거진 3D TV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집안의 거실에서 온 가족이 편안히 입체 3D 영상물을 감상하고 실제 경기장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린다.국내에서는 24시간 3D TV 방송을 내보내는 전문 채널이 위성방송에서 새해 첫날 선보였고, 지상파방송에서는 올해 10월 3D TV 시험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한편, 손안의 TV DMB 방송 서비스 경우도 위성 DMB 업체에서 오는 3월 중 3D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며, 지상파 DMB도 내년 시험 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8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3D TV 관련 특허출원이 5년 전인 2004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265건에 이르러 계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세부 기술별로 최근 10년간 출원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특허(1366건) 중 입체 비디오 생성 및 디스플레이 기술이 전체의 67%(920건)로 가장 많고, 입체 비디오 획득 및 편집 기술이 15%(202건), 입체 비디오 부호화 및 전송 기술이 11%(154건), 촬영 및 카메라 기술이 7%(90건)를 차지하고 있다.특히 주목할 점은 3D TV 및 디스플레이 시장의 도래에 대비해 특허 선점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하드웨어 성격이 강한 비디오 생성 및 디스플레이 기술 분야에서는 기업체의 특허 출원 비율이 74%로 높았다.이에 비해 소프트웨어 기술인 입체 비디오 부호화 및 전송 기술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기업체에 비해 출연 연구기관, 대학 및 개인의 특허 출원 비율이 52%로 높게 나타났다.이와 같이 세계가 3D TV에 주목하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3D TV, 3D 방송에 관한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향후 3D TV 시장을 누가 주도해 나갈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그간의 IT 및 방송분야 첨단기술의 선례를 보면 알수 있듯 표준특허를 확보한 자가 시장을 지배해 왔다. 그 원동력인 표준특허는 표준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때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특허로서 표준의 시장 지배력과 특허의 독점권을 모두 가지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크며 막대한 수익도 거둘 수 있다.특허청은 지난해 말 ‘표준특허반도체재산팀’을 신설해 표준특허 제도 운영과 연구, 표준특허 관련 인력양성기반 구축 등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표준특허창출지원사업’을 통해 국제표준화 유망기술에 대해서는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표준특허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특허청 관계자는 “우리 기업, 연구기관 및 대학들이 특허청의 표준특허 창출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 3D TV, 3D 방송 시장에서 세계 최강의 특허포트폴리오로 무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진=삼성전자서울신문NTN 차정석 기자 cj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자가 만든 영화, 이젠 성공했으면”

    “여자가 만든 영화, 이젠 성공했으면”

    28일 개봉하는 영화 ‘하모니’의 주역 배우 김윤진(37)을 만났다. 영화는 여죄수들이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교도소에서 합창단을 결성, 찡한 감동의 무대를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다. 김윤진에게 이번 영화는 남다르다. 남자가 없으면 영화에 힘이 빠진다는 영화계 통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 과연 여자들이 모여 만든 영화도 대박이 가능할까. 인터뷰를 시나리오 식으로 풀어 봤다. #1. 여자의 변신은 무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 2층. 배우 김윤진이 인터뷰 준비를 위해 볼화장을 하고 있다. 기자를 보자 “안녕하세요.”라고 반갑게 맞이하고 자리에 앉는다. 사진기자가 촬영을 시작하자 다양한 포즈를 보여주는 김윤진. 촬영은 3분 정도 계속된다. 촬영이 끝나자 기자는 노트북을 켜고 그의 맞은 편에 앉아 인터뷰를 시작한다. 기자 영화 잘 봤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김윤진 좋았다. 감동적이라고 많이 얘기해 주셔서 감사하다. 기자 그런데 의외였다. ‘쉬리’나 ‘6월의 일기’, ‘세븐 데이즈’ 등 전작과는 달리 이번엔 약간 푼수 같은 면모도 보여주던데. 김윤진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사실 그래서 했다. 배우일을 한 지 10년이 넘는데 다양한 캐릭터를 할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뭔가 다른 것에 도전해 보고 싶었고 정말 재밌게 연기했다. 같이 연기한 나문희 선생님도 응원 많이 해주셨고. 기자 어려움은 없었나. 김윤진 당연히 있었다. 감정 계산이 어렵더라. 그래서 내 생활을 바꿔버렸다. 원래 촬영장에서 말이 많지 않은데 이번엔 역할이 그런 만큼 활발한 성격인 듯 행동했다. 수다도 많이 떨고, 배우들과 내기도 하고, 나문희 선생님 앞에서 아양도 떨고(웃음).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덜 어색하더라. 내 모습의 연장선이라 생각하니 도움이 됐다. #2. 여배우로 살아가기 기자 화제를 돌려 보자. 이번 영화, 여자만 나온다. 알다시피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가 성공하기란 쉽지가 않다. 이런 말 들으면…. 김윤진 (말을 끊으며) 쉽지 않은 게 아니라 어렵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잘 된 사례로 꼽힌다곤 하지만 실상 그건 스포츠 영화였다. ‘하모니’가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자를 전면에 내세워도 결코 영화의 힘이 빠진다거나,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식의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기자 그런 상황이 많이 피부로 와 닿나. 김윤진 당연하다. 흥행 잘 된 영화를 곱씹어 보라. 대부분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의 곁다리거나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팜므파탈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후배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 기자 할리우드에서 활동을 했다. 미국도 그런가. 김윤진 마찬가지다. 재난 영화는 당연히 남자 주인공이 대세다. 남자 영웅 옆에서 여자 주인공들은 과연 뭘 하고 있는지 잘 살펴봐라. 기자 하기야, 최근 영화 ‘나인’을 봤는데 여배우들의 입지가 좁아져 무더기 출연을 많이 한다는 얘기도 있더라. 김윤진 (한숨) 그렇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건 마찬가지다. 이제 여자가 돋보이는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기자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 봤나. 김윤진 스케줄 때문에 아직 못 봤다. 너무 보고 싶다. 신선한 시도라 잘 될 줄 알았는데 예상만큼 흥행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역시 여배우들만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영화는 아직도 성공하기 어려운 것인지 아쉬웠다. 기자 심각한 것 같다.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김윤진 ‘하모니’ 같은 영화를 많이 봐주시면 된다! (함께 웃음) 남자 배우들의 힘 넘치는 모습 외에도 여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도 분명 매력적일 수 있다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3. 여자, 그리고 깨달음 기자 이번 영화 내용은 여성 수형자의 얘기다. 여자로서 느낀 점 없나. 김윤진 내가 맡은 정혜라는 역은 가정 폭력으로부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캐릭터다. 여자 교도소에는 정혜 같은 사례가 80% 가까이 된다고 들었다.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 정말 살기 위한 선택이었을텐데…. 기자 수형자들을 만나봤나. 김윤진 못 만났다. 아니, 안 만났다. 영화 촬영을 위해 교도소에서 잠시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도리가 아닌 것 같더라. 그들의 아픔을 상업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대신 모 방송사에서 여자 교도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했다길래 그걸로 공부했다. 기자 평소 생각했던 감옥이랑 많이 다르던가. 김윤진 촬영한다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었다. 통제를 하니까.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수형소처럼 꽤나 이쁘게 잘 꾸며 놨다. 너무 밝게 꾸며져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 영화는 수형소의 리얼리티를 잘 살려냈다. 단, 감옥 안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설정은 허구다. 유아방이 따로 있다. 기자 앞으로의 계획은. 김윤진 영화 홍보가 끝났으니 하와이로 들어간다. 일단 미국드라마 ‘로스트’ 촬영이 4월이면 마지막이고 그 이후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한국 영화를 많이 해서 국내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기자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은 있나. 김윤진 이창동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 허진호 감독님 등 너무 많다. 기자 인터뷰에 성심성의껏 응해줘서 감사하다. 김윤진 내가 감사하다. 나중에 인연이 되면 또 보자. 기자와 김윤진이 악수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기자는 다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기자는 계단으로 내려가 삼청동 골목을 나선다. 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훌훌 사라진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中·美 구글발 인터넷전쟁 격화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나무는 조용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관영 신화통신 홈페이지의 유명 블로거 왕타오(王濤)는 중국을 ‘나무’, 미국을 ‘바람’에 비유했다. 미국이 가만히 있는 중국을 흔든다는 뜻으로 아무런 자격도 없는 미국이 중국을 ‘인터넷 자유’ 제한 국가로 비난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작심하고 미국 및 서방과의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 인민일보, 환구시보, 중국신문사 등 관영·반관영 매체가 모두 동원돼 ‘미국 및 서방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인터넷 자유’ 연설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며 중국 정부에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한 것이 불에 기름을 끼얹은 양상이 됐다. 쏟아내는 기사의 제목과 내용은 다분히 공세적이고 자극적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의 이른바 정보자유 주장의 배후에는 적나라한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내용의 시평을 발표했다. 경화시보는 24일 ‘인터넷 자유는 특정 나라의 ‘국가상표’일 수 없다’는 기사에서 미국을 맹비난했다. 이날 하루 동안 중국 언론들은 ‘미국발 인터넷 전쟁이 시작됐다’(인민일보), ‘인터넷 자유는 미국의 정치이익을 위한 구실일 뿐’(중국청년보), ‘중국 법률 안 지키면 퇴출시켜야’(환구시보) 등의 기사가 줄줄이 쏟아졌다. 중국 측이 강조하는 주장은 대략 세 가지이다. 우선 미국 역시 9·11테러 이후 애국법을 통해 국민들의 정보자유를 침해하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국가나 나름의 법률적, 문화적 전통이 있고, 중국의 인터넷은 최대한 개방돼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이번 사태를 비롯한 일련의 공세를 서방의 ‘중국 죽이기’로 생각하는 듯하다. 광둥(廣東)성의 광주일보는 “서방에서 이른바 ‘차이나 스탠더드’ ‘베이징 컨센서스’ 논란이 뜨겁지만 이는 중국을 죽이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아직 발전 중인 중국에 대국의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의 성장을 막겠다는 뜻이라는 시각이다. 신문은 경제대국 책임론에 휩싸여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이 좋은 선례라고도 지적했다. 워싱턴에서 구글 사태 해법을 위한 고위급 접촉이 계속되고 있지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양쪽이 자존심을 내건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어 이번 사태가 쉽사리 끝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stinger@seoul.co.kr
  • [검찰·법원 충돌 격화]법체계 혼란 사전차단 포석

    [검찰·법원 충돌 격화]법체계 혼란 사전차단 포석

    검찰이 ‘국회폭력’으로 기소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한 1심에서의 무죄판결과 용산참사에 대한 항소심의 수사기록 공개 결정을 두고 재판부를 반박하는 등 검찰과 법원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법해석을 두고 검찰이 법원에 불신감을 드러내며 유례없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강 의원에 대한 무죄 판결과 재정신청 사건에서 수사기록 공개 결정은 법과 원칙에 위반된 것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대검은 15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강 의원의 무죄) 이것이 무죄이면 무엇을 폭행이나 손괴, 방해 행위로 처벌할 수 있겠나.”라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용산 수사기록 공개와 관련, “법 해석은 판사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신경식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입법 취지를 봐서는 수사기록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며 “즉시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냥 재판받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재판부와의 정면충돌을 감수하면서 강공책을 선택한 것은 최근 이완된 사회 분위기를 타고 법체계가 흔들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검찰은 그동안 용산사건을 ‘경찰의 진압작전’과 ‘망루농성 화재’로 별개 취급해 수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망루농성자들을 기소했고, 8월에는 경찰 진압작전 지휘라인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을 처분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끊임없이 두 사건을 엮으려 했다. 경찰의 과잉진압이 입증되면 용산참사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기록 공개 결정에 반대하는 이유를 고소·고발인도 당사자에 관한 수사기록만 볼 수 있고, 재정신청 사건에 대해서는 이마저도 금지시켰던 것을 들고 있다. 이유는 고소·고발 남발을 막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강 의원 사건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 방에서의 강 의원 행동이 폭력적이고 위협적이었다고 보고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국회 파행 상황에서 그 정도 행동은 정치인들 간에 항의하고 싸우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판단했다.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이 적법하지 않았고, 적법하지 않는 행위에 항의하다보면 그 정도는 가능하다는 판단까지 깔려 있다. 한편 수사기록 공개에 대해 검찰의 즉시항고가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법원의 수사기록 공개가 위법하다는 검찰의 주장이 인용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열람·등사는 ‘항고’의 대상이 되는 법원의 ‘결정’이 아니라 재판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재판장의 ‘처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의신청은 가능해도 항고 대상은 아니라는 시각 때문이다. 이번 법원과 검찰의 공방은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가 돼온 용산참사 재판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향후 형사재판에서 수사기록 공개를 둘러싼 권한과 의무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쉽게 봉합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 김지훈기자 cho1904@seoul.co.kr
  • 검찰총장, 법원 공개비판

    김준규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용산참사 미공개 수사기록 공개를 결정한 법원에 대해 15일 ‘신속한 조치’를 지시했다. 특히 이날 간부회의에서 김 총장이 ‘법과 원칙 위반’을 거론하며 법원을 비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검찰은 전날 용산참사 미공개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대해 재판부 기피신청과 대법원에 즉시항고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강 의원에 대한 무죄 판결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 등 향후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차동민 대검 차장, 김홍일 중앙수사부장, 신종대 공안부장 등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법과 원칙에 위반된 것”이라며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들이 다 보았는데 어떻게 무죄인가. 이것이 무죄이면 무엇을 폭행이나 손괴, 방해행위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국회 경위 등에 대한 폭행, 탁자 손괴 등의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명백히 잘못된 판결이며, 국회 내 폭력에 대해 잘못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최근 판결 비판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최근 일련의 성명이나 보도는 법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고 자칫 상소심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사법권의 독립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국립발레단 볼쇼이극장 무대에 선다

    국립발레단 볼쇼이극장 무대에 선다

    국립발레단이 ‘볼쇼이 무대’에 선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자리잡은 볼쇼이 극장은 세계 3대 발레단 가운데 하나인 ‘볼쇼이 발레단’이 소속된 곳으로 세계 발레의 메카로 불린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공연에서 국립발레단이 볼쇼이 발레단과 함께 볼쇼이 극장에서 합동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10월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8~10명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주인공 역할을 맡고 볼쇼이 발레단은 군무(群舞) 등과 같은 보조 역할을 맡는다.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강해 해외 솔리스트 보조 역할을 마다하기로 유명한 볼쇼이 발레단이 국립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들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준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한·러 수교 20주년을 감안한 측면도 있겠지만 한국 발레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최 단장은 “해외 솔리스트들에게 주역을 내준 것은 볼쇼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는 세계에서도 한국 발레의 수준을 인정한 선례로 한국 발레계가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발레단은 올해 ‘신데렐라’를 비롯해 ‘차이콥스키’, ‘코펠리아’, ‘트리플빌’, ‘레이몬다’,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등 7편의 대작을 선보인다. 특히 트리플빌과 레이몬다는 국립발레단이 첫선을 보이는 작품으로 각각 7월과 9월에 공연된다. ‘트리플빌’은 프랑스 안무가 롤랑 프티의 대표작 ‘아를르의 여인’과 ‘카르멘’, ‘젊은이와 죽음’을 하나의 공연으로 묶은 것이다.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레이몬다’는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스파르타쿠스’에 이어 국내 다섯 번째로 소개되는 그의 작품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日언론 “김연아 죽이기? 팬들 소문일 뿐”

    日언론 “김연아 죽이기? 팬들 소문일 뿐”

    “김연아 죽이기 음모? 과장된 소문일 뿐” 김연아(20·고려대)와 관련된 ‘음모론’이 일부 팬들의 과장일 뿐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영자신문 ‘재팬 타임스’는 지난 13일 피겨스케이팅 소식을 모아 전한 기사에서 ‘음모론’이라는 소제목으로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한 소문의 내용을 전했다. 이 신문이 전한 음모론은 지난해 12월 열린 ‘2009~2010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의 트리플 점프에 석연찮은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으면서 제기된 것. 몇몇 팬들은 이 판정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같은 이유로 감점할 수 있게 선례를 남겨 일본 선수인 아사다 마오가 유리하게 만들려는 계획의 일부라고 주장해왔다. 재팬 타임스는 이를 “인터넷은 피겨 팬들과 기자들로 시끄러웠다.”고 표현하면서 “ISU 스폰서인 일본 기업들이 마오를 위해 수작을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한 팬들 사이에서 나온 소문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이는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억측에 불과하다.”라고 거듭 부정했다. 또 “마오가 금메달, 김연아가 은메달을 따고 그 점수 차이가 근소하다면 우리는 이같은 음모론을 더 많이 듣게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음모론’이 재생산되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종시수정안 관가 표정

    세종시수정안 관가 표정

    11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 정부부처의 반응은 예상대로 환영하는 분위기 일색이다. 원안대로라면 2012년부터 세종시로 옮겨야 했던 부처는 물론 관계없는 부처까지 모두 수정안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9부2처2청을 옮긴다는 원안이 백지화되면서 정부과천청사 공무원들은 ‘이해당사자’에서 ‘관망자’로 변했다. 이날 세종시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동요는 없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칫 엄청난 비효율을 가져올 수 있었는데 일단락이 돼서 다행”이라면서 “이젠 반대했던 이들을 보듬을 방법을 생각해야 될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잘 정리된 것 같다.”면서도 “세종시 사업 같은 국가대사가 정권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건 좀 씁쓸하다.”고 평가했다. 이전대상 기관이었던 환경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처음 환경부가 내려간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환경부 직원들은 상실감에 빠지기도 했었다.”면서 “향후 두 집 살림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는데, 가닥이 잡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두집 살림살이 할 뻔 했는데… 정부중앙청사 소방방재청의 팀장급 공무원은 “업무상 국회를 방문하는 횟수가 많은 직원일수록 수정안에 대한 찬성의 강도가 높았다.”면서 “업무 효율성이나 자녀교육 등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결론이 내려져 다행이다.”고 안도했다. 충청권 출신의 행정안전부 고위 공직자도 “세종시가 정치적인 논리의 산물인 데다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했다.”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권이 빨리 한목소리로 주민설득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직원들은 부처이전 백지화로 지방 출장 부담이 늘어나지 않게 됐다며 반겼다. 감사원 업무 특성상 출장이 잦은 편인데 부처가 옮겨 가면 지방 출장이 두 배는 늘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9월 말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가 세종시 부처 이전 변경고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의결함에 따라 오는 3월6일까지 예정돼 있던 행안부, 국토해양부, 국무총리실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는 추후 논의를 거쳐 실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간부는 “일단 행정부처 이전이 투입비용 대비 효과가 미미하다고 정부가 판단한 만큼 이를 수용하고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의 수정안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밀어붙이기식 생각해볼 여지 정부대전청사 공무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특허청 고위공무원은 “국회까지 다 내려오지 않는다면 행정기관 이전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과장급 간부는 “과천이나 대전청사를 보더라도 행정기관 이전은 소비도시화하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기업 이전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세청의 한 간부는 “특별법까지 제정한 정부의 정책을 중간에서 수정하는 선례를 남긴 데다 충청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방침이 세워진 만큼 더 이상 국론 분열 없이 국회에서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서울 임일영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이폰·넥서스원 의 공격… 국내 통신시장 요동

    아이폰·넥서스원 의 공격… 국내 통신시장 요동

    스마트폰 열풍 앞에서 국내 통신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구글의 넥서스원이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격변기를 맞고 있는 양상이다. 번호이동 가입자 건수가 지난해 12월에 전월대비 약 2배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장이 활황기를 맞고 있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반면 고개를 드는 역풍에 속앓이도 깊어진다. 최근 구글이 별도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겠다고 한 것이나,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단말기와 서비스를 자신들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포석이 잇따르면서다. 국내 업체들이 자칫 두 외산(外産) 스마트폰에 종속변수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 LG 등 국내 단말기 제조사는 물론 이동통신사는 두 스마트폰의 열풍이 가져 올 손익계산서 작성에 분주하다. 아이폰의 위력을 선례로 삼아 넥서스원이 미칠 여파에 주목하는 경향이 짙어 보인다.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완성된 소프트웨어 안에서 기능만을 구현하는 운영체제(OS)와는 달리 넥서스원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어느 곳으로 튈지 모르는 기능 때문이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이 각종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 안에 본격적으로 구현하기 시작하면 단말기 제조사는 수출 모델의 호환성 등을 감안할 때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애플의 요구에 KT가 강력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것처럼 자체적인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못한 삼성이나 LG는 구글을 상대로 ‘을(乙)’의 입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세계 2위지만 스마트폰은 5위에 그치고 있다.”면서 “안드로이드폰과 바다폰 등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 등 선발 주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응 속도나 소비자 편의성 등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전자 관계자도 “지금까지 스마트폰에 대해 수세적이었지만 오는 13일 간담회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도 “구글과 애플의 의도는 특정 단말기에서만 구동되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통신사를 빼고 단말기 제조사와 개발자, 소비자와 거래하겠다는 것이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만을 갖춘 구글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국내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전략적 제휴’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는 두 업계 간 보조금이나 독점공급을 매개로 한 합종연횡이 횡행해 왔지만 경우에 따라 이 관계가 깨질 가능성도 크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용산참사 타결] 서울시 요청에 종교계 적극 중재로 진전

    서울시는 최근까지도 “중재자의 역할만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총리의 참사현장 방문과 야 4당의 성명서 발표 등 압박이 이어지자 이달 들어 연내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정부와 서울시 내부에서도 협상이 길어질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4월까지는 아예 대화가 진행되지 않았고, 5~7월까지는 용산구청, 7~8월은 한국교회봉사단이 나섰지만 진척이 없었다. 실질적인 협상은 10월 말부터 진행됐다. 8~9월 동안 양측은 서너 차례 만나 입장 차이만 확인했지만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무려 11차례에 걸쳐 공식협상이 진행됐다. 서울시 측은 “100여 차례 넘게 만났지만, 11월 이후에야 진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종교계의 역할이 컸다. 종교계는 8월 중순 오세훈 시장의 협조 요청을 받은 후 서울가톨릭 사회복지회 김용태 신부와 한국교회봉사단 김종생 목사, 조계종 총무원 혜경 스님 등으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구성해 대화를 유도했다. 자문회의는 가장 첨예한 관건이었던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측의 ‘정부사과’와 ‘임시상가 설치’ 요구를 완화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막판에는 서울시의 치밀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 서울시 측은 “다섯 차례나 자정쯤 타결 직전에 협상이 깨지자 29일 협상은 무조건 새벽까지 시간을 끌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타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범대위 측에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시는 범대위와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으로 유족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하는 등 창구를 이중화했다. 구체적인 합의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선례를 만들 수 없다는 서울시와 ‘결국은 돈 문제’라는 비판을 우려한 유족 측의 입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합의문을 공증한 후 문서를 모두 소각하는 등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썼다. 34억원이 넘는 위로보상금이 모두 현금으로 지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협상과정에서 서울시는 현금이 아닌 재건축공사장 ‘함바집’ 운영권 형태의 보상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상금 중 일부가 상가 운영권 등 다른 형태로 제공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전쟁영화·스릴러가 뜬다

    전쟁영화·스릴러가 뜬다

    한국영화계로서는 2009년이 대단히 선방한 한 해였다. 3년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탄생했고 11월 현재 흥행영화 톱10 가운데 7편이 한국 영화다. 지난해 불황의 여파로 어지간히 마음고생을 했던 한국영화가 모처럼 편히 웃었다. 그렇다면 새해는 어떨까. 10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올해 최고 성과를 낸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최준환 한국영화사업본부장,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등 현장에서 호황을 이끈 파워엘리트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2010년 한국 영화의 기상도를 알아봤다. 정지욱 영화평론가의 얘기도 곁들였다. ●오락·독립영화 두드러진 한 해 올해 초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영화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우선 ‘대체효과’(상대가격의 변화가 각 상품의 수요 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꼽았다.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졌지만 공연 등 다른 문화 활동에 견줘 비교적 저렴하다 보니 ‘대체재’인 영화에 사람들이 몰렸다는 것. 특히 한국영화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의 힘’이 강했기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본부장은 “잘 만들어진 오락영화의 성공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과속스캔들, 7급 공무원 등이 대표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감독도 “그간 한국영화는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감독들이 수준 미달의 콘텐츠로는 관객을 불러모을 수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다.”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독립 영화의 발전은 비약적이었다. ‘워낭소리’와 ‘똥파리’의 성공은 저예산 영화가 주류판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임 이사장은 “관객들이 독립 영화의 실험을 어느 때보다 잘 이해해줬던 한 해였다.”면서 “그간 축적된 독립 영화의 역량이 올해 정점을 이뤘다.”고 밝혔다. ●우려와 기대 교차되는 2010년 영화계 파워엘리트들이 보는 새해 한국 영화계의 기상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선 윤 감독은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좋은 콘텐츠에 대한 영화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좋은 작품들이 여럿 나왔기 때문에 위축됐던 영화계 투자 시장도 조금씩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도 “새해 큰 영화가 기획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직 영화계가 불황을 맞을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국내·외 경기 상황과 영화계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영화 경기가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특히 수년간 시장 위축으로 작품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는데, 그 영향이 새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회장은 “올해 김지운, 봉준호, 윤제균 등 흥행성이 있는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개봉됐다. 보통 작품을 준비하는 데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새해 흥행감독 공백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독립영화 기상도 또한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 이사장은 “올해 독립영화 지원 예산이 감소하고 독립영화 전용관 확보가 어려워졌다.”면서 “소프트웨어는 발전하는 반면 하드웨어는 정체되고 있다. 무작정 낙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새해 한국 영화계의 주된 경향은 어떨까. 윤 감독은 ‘전쟁영화’와 ‘스릴러’가 새해 한국 영화계의 큰 조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 감독은 “6·25전쟁 발발 60주년인 만큼 대작 전쟁 영화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백운학 감독의 ‘연평대전’은 이미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나홍진 감독의 ‘황해’는 한국형 스릴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도 “‘백야행’ 등 올해 한국형 스릴러 영화가 크게 흥행하진 못했지만 무척 잘 만들어졌다.”면서 “새해 이보다 더 발전된 형태의 스릴러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닦여진 셈이다. 관객은 한국형 스릴러의 진화에 주목하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독립영화는 새해에도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리는 주제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임 이사장은 “최근 경기 침체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져 양극화에 대한 감독들의 접근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겨진 과제는 새해 남겨진 과제도 많다. 고질적인 스크린 독과점과 영화계 양극화 문제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윤 감독은 “올해 영화계가 호황을 맞았다고 자만해선 안 된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없다면 지난해와 같은 불황이 재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차 회장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극복되지 않으면 제작자들이 영화를 안정적으로 만들 수 없다. 양극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평론가는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가 마케팅 위주로 제작되면 블록 버스터를 선호, 결국 소재가 식상해진다.”면서 “새해 다양한 영화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독립 영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주문했다. 최 본부장은 부가판권 시장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영화 매출은 80% 이상을 극장 수입에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글로벌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코펜하겐 회의 이후] 자국 이기주의 여전… 2년전보다 되레 후퇴

    [코펜하겐 회의 이후] 자국 이기주의 여전… 2년전보다 되레 후퇴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예정 날짜를 하루 넘긴 19일 폐막했다. 진통 끝에 ‘코펜하겐 협정’이 마련됐지만 총회 승인조차 받지 못하는 등 이번 회의는 미완 혹은 실패라는 이름으로 남게 됐다. 코펜하겐 회의 결과와 의미, 각국의 득실 그리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2년, 그리고 12.5일간의 마라톤 끝에 한 계단’ 지난 2007년 1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발리행동계획’을 채택, 2년 뒤 열리는 15차 회의에서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 체제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단지 첫걸음”이라고 평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회의의 성과는 미비하다. 좀더 엄격히 평가하자면 선진국의 온실가스 의무 감축, 개발도상국의 자발적인 감축 행동에 합의한 13차 총회보다 한참 후퇴했다. 우선 지구 평균 기온 상승분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만 명시했다.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50% 감축해야 섭씨 2도로 제한할 수 있다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위원회(IPCC) 권고 내용조차 담지 못한 셈이다. 내년 1월 말까지 선진국은 2020년 감축 목표를, 개도국은 실행방안을 담은 감축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실행에 옮긴다고 하더라도 섭씨 2도 제한이 가능한지도 미지수다. 선진국은 개도국에 대한 지원 목표나 규모는 회의 개도국을 만족시킬 수준은 아니지만 진일보했다. 5차 총회에서 빈국 지원을 약속한 뒤 이행하지 않은 선례에 비춰볼 때 이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자금 조성·관리 방법 등에서 의견 차이가 큰 만큼 여전히 논란거리다. 감축 검증도 원론적인 수준에만 합의해 갈 길이 멀다. 이같은 ‘반쪽짜리’도 안 되는 결과를 낳은 원인은 각국의 이기주의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각각 대변하는 미국과 중국이 2차례나 양자 회담을 가졌음에도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이 이 같은 협상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110여개 정상들이 모였지만 결국 회의 마지막날에는 28개 국가끼리 초안 작성을 시도했고, 마지막에는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모여 ‘코펜하겐협정’을 만들었다. 유럽연합(EU)조차 마지막에는 배제됐다. 그 결과 이번 회의의 공식적인 문서로만 인정받았을 뿐 총회에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5개국과 EU 정도만이 부족하지만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고 개도국 모임인 G77은 “사상 최악”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190여개국이 속한 유엔이라는 틀이 효율적이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17개국의 모임인 에너지와 기후에 관한 주요국 포럼(MEF)과 같은 작은 그룹 단위의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으며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MEF 같은 형태가 바람직하다고까지 보도했다. 하지만 소그룹 차원의 논의가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유엔이 여전히 가장 유효한 틀이다. 다른 나라를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숙제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셈이다. 코펜하겐협정에 따라 내년 말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정을 마련해야 한다. 내년 12월 16차 총회에 앞서 5월31일 독일 본에서 열리는 사전 중재 회의가 ‘포스트 코펜하겐’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회의 결과가 지나치게 포괄적인 탓에 본 회의에서 큰 진전을 이루기는 어렵다. 내년 개최되는 MEF 장관급 회의, 4·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른 국제 협의체에서의 논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명숙 前총리 수사 2라운드 돌입

    대한통운 곽영욱(69·구속기소) 전 사장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가 16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으면서 참여정부 인사를 향한 검찰 수사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검찰이 발부받은 체포영장이 집행될 다음주 전까지 수사가 분수령을 이룰 전망이다. 체포영장은 범죄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도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발부된다. 한 전 총리가 검찰의 소환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정황 자체만으로 체포영장 발부 요건이 충족됐다는 얘기로, 검찰은 곽 전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의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 전 총리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리라는 점이 확실시된다. 그 동안 한 전 총리는 수사에 적법성이 결여됐다고 맞섰지만, 법원이 검찰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검찰은 한 전 총리를 조사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할 경우 현재 수사중인 여당 의원들과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정치인 수사에서 당사자 소환조사를 포기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소환의 불가피성을 역설해 왔다. 하지만 ‘한명숙 정치공작분쇄 공동대책위원회’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여부를 문제 삼으며 수사에 대한 전폭적인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날도 서강대 곤자가컨벤션홀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한 전 총리는 “거짓이 아무리 간교하고 강해 보여도 진실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이 우리 편이다.”라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이제 관심은 검찰이 체포영장을 언제 집행할지, 집행 과정에서 강제적인 수단을 활용할지에 집중됐다. 체포영장 집행 시기와 방식의 상당 부분은 한 전 총리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검찰과 한 전 총리의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검찰이 체포영장을 강제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전 총리가 야권의 원로 정치인으로서 갖는 무게감 때문이다. 그보다는 검찰이 발부 받은 체포영장을 강제집행할 가능성을 카드로 삼아 한 전 총리 측과 출석 조사에 관한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한 전 총리 측 역시 법원이 합법적으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상 소환에 응하지 않을 명분 일부를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한 전 총리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경우 곽 전 사장과 대질신문을 벌일지도 관심 대상이 됐다. 현재 검찰이 가진 증거의 대부분은 곽 전 사장의 진술이고, 한 전 총리가 강경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대질신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수사팀 안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전 총리와 공여자인 곽 전 사장을 대질시키는 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대질신문을 연상시킨다는 점은 검찰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체포영장 발부를 받은 검찰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조태성 김지훈기자 cho1904@seoul.co.kr
  • 황영기 前회장 징계취소 행정소송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투자 손실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16일 소송을 냈다. 우리금융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손해배상소송 제기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사이 황 전 회장이 먼저 ‘소송’이란 카드를 빼든 셈이다.황 전 회장은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서울행정법원에 제재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황 전 회장측 관계자는 “우리은행 투자와 관련해 황 전 회장이 은행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며, 경영자들이 과정과 절차의 적합성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나쁘면 징계를 당하는 안 좋은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금융위는 9월 2005~2007년 우리은행의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 때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며 황 전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제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황 전 회장은 4년간 금융기관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게 됐으며 9월말 KB금융 회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당시 예보는 우리금융에게 황 전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여부를 검토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막대한 소송비용이 들어 소송 제기에 난색을 표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위를 상대로 낸 소송이므로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면서도 “행정소송에서 은행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면 손해배상소송 청구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는 “손해배상소송과 관련해 법적 검토에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면 향후 소송제기 가능성을 시사했다.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베이비 부머/육철수 논설위원

    큰 전쟁이 많았던 20세기는 베이비 부머(Baby boomer)가 인구변화를 주도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는 10여년(1918~1928년) 동안 해마다 신생아가 290만명씩 태어났다. 그러다가 대공황을 맞으면서 주춤했다. 2차 대전 이후에도 비슷한 현상은 되풀이됐다. 미국에선 1946~1964년까지 7000만명이 태어났다. 영국·프랑스 등 승전국에서도 예외없이 장기간 베이비 붐 현상이 나타났다. 패전국 일본에선 짧은 기간(1947~1949년)에 베이비 붐(단카이 세대)이 일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 부머로 본다. 712만명쯤 되는데, 전체 인구의 14.6%다. 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인 1960년대엔 한 학급에 100명은 보통이었다. 고교·대학 입학과 취업 경쟁도 만만찮았다. 지금 이들은 47~54세로 사회의 중추 연령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의 평균 정년을 55세로 보면 일부는 내년부터 은퇴를 시작한다. 어느 나라나 베이비 부머는 탄생에서 성장·은퇴에 이르기까지 국가 정책 또는 경제·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인구학자들은 이들의 존재를 ‘구렁이에게 통째로 먹힌 돼지’의 형상에 비유한다. 불룩해진 구렁이의 몸 속에서 돼지가 소화되면서 천천히 뒤로 이동하는 모습이 인구 분포도를 닮아서다. 우리나라는 구렁이 뱃속 돼지가 거의 소화돼서 꼬리 쪽에 가까이 가 있는 모양새다. 베이비 부머가 고령화하면서 각국의 공통적 경제현상은 잠재 성장률 하락, 부동산 가격 하락, 주식시장 정체 등을 겪는다는 점이다.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토지를 나라 전체의 42%, 건물을 58% 갖고 있다. 주식보유 비중은 20%다. 부동산·주식시장의 부침이 이 세대와 관련 있다는 분석은 상식이 된 지 오래다. 정부가 이제야 베이비 부머의 정년연장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은퇴와 맞물린 경제·사회적 대변혁과, 베이비 부머의 절반이 노후 대비를 제대로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국가 차원의 대책을 서두르는 것은 당연하다. 다행히 일본과 미국에 베이비 부머에 대한 정책 선례가 수두룩하다. 벤치마킹만 잘해도 좋은 정책은 넘쳐날 것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지방시대] 4대강 살리기 신중에 신중을…/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시대] 4대강 살리기 신중에 신중을…/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노무현 정부의 줄기찬 개혁추진과정이 빛바랜 사진처럼 희미하게 떠오른다. 다소 생소한, 그래서 신선했던 거시적 개혁청사진, 국가균형발전계획이나 수도이전계획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특히 수도이전계획으로 탄핵된 대통령, 그 일련의 과정과 치열했던 공방은 아직도 우리를 멍하게 만든다. 노무현 대통령의 기본 입장과 철학에는 찬성이었지만 포퓰리즘식 방식에는 반대했던 국민들이 많았을 것이다. 수도권 집중과 비대한 서울, 이를 바로잡기 위한 국가균형발전계획 그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가 문제였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은 반노무현 정서에 힘입은 바 실로 크다. 세월이 흐르면서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에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로 유영해 왔다. 그렇게 비판하고 흠집내려 하던 노 정부의 실책과 과오를 만에 하나 답습하려 한다면 이는 몇 곱절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명박 정부는 거대한 청사진으로 한반도 대운하계획을 소리 높여 외치다 국민의 반대에 부딪히자 다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들고 나왔다.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 4개강과 섬진강 등 18개 하천을 친환경 공간으로 정비한다는 것이다. 총 22조 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규모나 의의로 볼 때 선례가 드문 대 국책사업이란 점에서 국민적 축제여야 함에도 그 시작이 너무 허술하고, 제기된 숱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걱정이 앞선다. 4대강 사업은 초기에 논란이 된 ‘대운하사업의 전초사업’이라는 멍에는 벗었지만 여전히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의 줄기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보 설치에 따른 수질오염 문제는 쉽게 진정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에 보가 설치되면 수질예측을 실시한 권역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과 총 인농도는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는 보를 설치하면 수질오염과 생태계 파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맞선다. 절차와 여론의 관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엄청난 대 국책사업을 대통령 임기 내인 2012년까지 끝내기 위해 각종 절차를 생략하거나 공사 일정을 무리하게 진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국회에서 보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과 4대강 예산을 공공기관인 수자원공사에 떠맡긴 것에 대해 거센 비판이 있었다. 공사과정에서 예상되는 비리 및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는 턴키공사로 발주된 4대강 15개 보 시공사로 선정된 대형건설회사들의 ‘담합’의혹에서 이미 시작된 상태다. 대규모 토목공사에 따른 농민과 내수면 어업인들의 피해보상 요구도 거세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직 내년도 예산안도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 등 야당의 결사반대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왜 이렇게까지 서두르는가? 청계천을 예로 들면서, 야당의 반대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여당 중진의 발언은 도가 지나치다. 절차를 최우선시하는 민주주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세종시법과 4대강 살리기에서 드러나는 이명박 정부의 최대 강령주의(maximalism)는 보수주의 논리에 모순되고, 자가당착이며, 그렇게 포화를 퍼붓던 노 정권의 한때 전유물이던 것이다. 집권한 마당에 국민의 표를 의식하지 않겠다는 애국주의는 독설이자 아집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고, 사후 뒷감당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부족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진지한 자기성찰이 절실하다. 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부고]

    ●조규주(전 서울지검 남부지청 사무국장)씨 별세 제현(한국냉장 부장)상현(SK텔레시스 과장)씨 부친상 2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8시 (02)2227-7547 ●홍응표(예비역 육군 소장)씨 부인상 성호(성균관대 문과대학장)성민(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씨 모친상 민유홍(연세대 의과대 혈액내과 과장)씨 장모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7시30분 (02)2227-7556 ●이기문(자영업)기욱(법무법인 창조 대표)기범(자영업)기춘(〃)선임(〃)선미(학원 강사)씨 부친상 28일 한양대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10시 (02)2290-9457 ●정종선(푸른하늘모퉁이 대표)종명(하프프라이스 〃)종근(마인드브릿지 대전도마점 〃)씨 모친상 최승욱(한국경제신문 편집국 과학벤처중기부장)씨 장모상 김성미(김성미산부인과 원장)씨 시모상 2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8시 (02)2258-5979 ●박용신(현대건설 과장)씨 부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8시 (02)3010-2292 ●에릭 스완슨(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지배인)씨 모친상 2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10시30분 (02)2227-7550 ●마득락(대우증권 자금시장본부장)득상(강릉대 치과대학 교수)씨 부친상 임태균(미국 거주·사업)씨 장인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2)3410-6917 ●곽효빈(예비역 육군 중령)씨 별세 의일(제이금속 대표)의남(한국파인케미칼 〃)의영(한일시멘트 상무)정용(현대모비스 〃)씨 부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010-2232 ●김성효(국제신문 사진부 기자)씨 모친상 28일 부산의료원, 발인 30일 오전 10시 011-566-6099 ●이승희(자산관리공사 희망모아관리부 부장)석희(사업)성호(로얄코리아 대표)선례씨 모친상 2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2258-5969 ●이진학(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인주 건(한동대 교수)영은(신천중 교장)영희씨 모친상 이진(사업)김성태(〃)씨 장모상 2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9시 (031)787-1501 ●김혁면(춘천MBC 보도팀 부장)낙균(사업)씨 모친상 최상규(전 강원도청 국장)씨 장모상 29일 춘천 호반요양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6시 (033)252-0047 ●최재성(탤런트)씨 부친상 2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월1일 오전 7시30분 (02)2258-5971
  • 깔끔해진 음색, 열정은 그대로

    깔끔해진 음색, 열정은 그대로

    바흐가 수척해졌다. 진중하고 풍만했던 기존의 바흐가 아니다. 약간은 차갑고 깔끔하며 때론 예민했다. ‘피아노의 전설’이란 수식어가 언제나 따라붙는,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바흐는 이랬다. 폴리니가 첫 바흐 앨범을 내놨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최근 발매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이 그것이다. ‘타건 음악의 구약성서’라 불리는 이 곡은 바흐가 연주자들의 손을 풀어주기 위해 작곡한 일종의 연습곡이었지만 그 내면적 깊이 때문에 건반음악 사상 가장 위대한 곡으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은 이 작품을 무척 까다로운 곡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예술성을 표현하는 데 엄청난 품을 팔아야 하는 탓이다. 1권은 1722년, 2권은 1744년에 완성됐으며 이번 앨범에는 1권만 실렸다. 폴리니는 20년간 평균율을 연주회에서 종종 보여줬지만 음반 발매는 신중했다. 그의 명성에 걸맞은 바흐를 내놓고자 하는 음악적 욕심 때문이었을 게다. 이 때문일까. 연구에 연구를 거쳐 어렵게 내놓은 흔적이 가득 담겨 있다. 특히 그의 해석은 허를 찔렀다. 바흐 스페셜리스트인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나 로절린 투렉의 평균율은 뭉툭한 음색으로 약간은 투박하고 근육질의 바흐를 보여줬다. ‘20세기 바흐’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해석이었다. 하지만 폴리니는 기존의 바흐와는 궤를 달리한다. 차분하고 냉철하게 다가가면서도 그 특유의 열정은 꺾이지 않는다. 새로운 바흐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물론 정통 바흐의 모습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실망스러운 앨범이 될 수도 있다. 음악적 깊이가 다소 퇴색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탓이다. “폴리니는 ‘21세기 바흐’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줬습니다. 평가는 청자의 몫이겠지만, 분명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다른 피아니스트들에게도 큰 선례가 되겠죠.”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의 말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男 못지않은 투지로 좋은 선례 만들래요”

    “男 못지않은 투지로 좋은 선례 만들래요”

    “출발 엿새 전. 연구논문과 책은 보냈고, 옷가지도 챙겼고, 삼겹살은 도중에 칠레에서 사면 되니까 통과….” 23일 전미사(26)씨가 짐 챙기던 손을 멈추고 22개월 된 딸 다연이를 안아 올렸다. 앞으로 14개월 동안은 화상전화로만 다연이가 말 배우는 과정을 볼 수 있다. ●29일 떠나 2011년 1월까지 연구활동 전씨는 29일 남극 세종과학기지로 파견되는 제23차 월동 연구대원이다. 다음달부터 2011년 1월까지 세종기지에서 수온·영양염류·식물플랑크톤의 변화를 관찰해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 현상을 연구한다. 1988년 세종기지가 가동된 뒤 연구원으로 여성이 발탁되기는 전씨가 처음이다. 23차 대원 모집에 여성 2명이 나섰지만 전씨만 통과됐다. 경북대 생물응용학과를 졸업하고 인천의 극지연구소에서 근무해 온 전씨에게 극지 연구는 낯선 과제가 아니다. 2007년에도 북극 다산기지에 한 달 동안 머물며 연구를 수행했다. 평소 마라톤 등으로 체력을 다져온 덕분에 지난 8월 해양경찰청 특공대에서 실시한 극지적응훈련도 수월하게 마쳤다. 전씨는 “다른 때보다 강도가 셌다고 평가받은 훈련에서 남성 연구원들과 차별없이 똑같이 훈련을 소화해 내면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세종기지 내 대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하면서 강화된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다연이를 맡아 줄 시어머니를 필두로 가족들은 전씨의 후원자가 됐다. 전씨는 “막상 14개월을 헤어져 있어야 한다니 두려움도 컸지만 ‘군대 2년을 기다려 줬으니 이번에는 내 차례’라고 말하는 남편과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시어머니 덕분에 마음이 놓였다.”면서 “가족들과 화상통화를 매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와는 판이하게 다를 남극생활에 대비한 물품도 가족들이 먼저 챙겨 줬다. 극도로 건조한 현지 날씨에 맞춰 평소 쓰지 않던 스킨과 로션도 챙겼고, 기지에 놀러 올 다른 나라 연구원에게 대접할 식혜와 수정과, 오디·매실 원액도 준비했다. ●“현미경 보는 것만큼은 세계최고 꿈꿔요” 전씨는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것은 남녀 대원이 모두 똑같으니 한정된 기간 과학자로서 해양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싶다.”면서 “최초의 여성대원으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고 했다. ‘온난화 문제의 해결책을 찾겠다.’는 등의 거창한 목표를 기대하며 꿈을 물으니 “현미경 보는 것만큼은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어떤 환경적인 조건도 제약으로 느끼지 않는 첫 여성대원이 세종기지에 소박한 기쁨을 선물할 것 같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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