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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

    ‘올해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9일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자로 백성희 서울대 교수, 이레나 이화여대 교수, 원미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학 부문 수상자인 백 교수는 암 조절 유전자 연구의 세계적 석학으로 네이처, 셀 등 유력 저널에 여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공학 부문 수상자인 이 교수는 방사선 의료영상 진단장비를 개발해 환자의 피폭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진흥 부문 수상자인 원 책임연구원은 여성 과학기술인의 국내외 네트워크 형성을 주도하고 중이온가속기 개발과 유기폐수의 중금속 측정 장치 산업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시·리 시대’ 앞둔 中 ‘親民’ 이미지 띄우기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가 14일 18기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중앙위원과 후보중앙위원을 선출하고 폐막된다. 공산당은 이어 15일 18기 1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열어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포함한 5세대 지도부를 선출한다. 국가주석과 국무원 총리를 예약한 시 부주석과 리 부총리 띄우기가 본격화됐다. 시 부주석이 하방했던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대표 자격으로 전대에 참가한 야오인량(姚印良) 당서기는 지난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 부주석의 ‘지식청년’ 시절 활동상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야오 서기는 “시 부주석은 1969년 당시 베이징에서 옌안으로 하방된 2만 8000여명의 지식청년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만 7년간 작은 토굴에서 지내면서 생산 대대 간부까지 올라간 인물”이라면서 “현지 주민들은 모두 그를 ‘훌륭한 젊은이’로 기억하는 등 그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시 부주석을 한껏 치켜세웠다. 리 부총리가 당서기로 재직했던 랴오닝(遼寧)성의 국유기업 ‘판진’의 리샤오둥(李曉東) 회장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 부총리의 ‘친민(親民)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리 회장은 “랴오닝성에서 리 부총리를 접해 본 사람들은 모두 그가 매우 똑똑하고 지혜로우며 통이 큰 데다 선량하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가졌다.”면서 “무엇보다 기층 민중들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 쓰는, 따뜻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회사돈 횡령해 유기동물 돌본 女, 유죄? 무죄?

    회사돈 횡령해 유기동물 돌본 女, 유죄? 무죄?

    공금 수 천 만원을 횡령해 유기 동물을 돌봐 온 중국의 50대 여성을 두고 처벌여부와 관련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광저우시 일간지인 양청완바오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2009년 6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재직하던 회사의 공금 22만 위안(약 3870만원)을 횡령해 유기동물을 키워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2003년 남편과 이혼한 뒤 홀로 딸을 키워왔으며, 평소 동물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버려진 고양이나 개 등을 쉽사리 지나치지 못하고 집으로 데려오기 일쑤였고, 수용 공간이 부족해지자 매월 800위안의 월세를 내고 유기동물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70마리가 넘는 유기견과 유기묘가 아플 때마다 동물병원에 데려갔고 이때마다 수 천 위안의 치료비가 소요됐다. 유기동물들을 돌볼 돈이 부족해지자 회사 공금에 손을 댔고 최근 이 사실이 회사 측에 발각되면서 고소를 당했다. A씨의 딸은 어머니가 체포된 뒤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재판비용 및 손해배상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며 “어머니는 매우 착한 사람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선량한 마음으로 한 행동이니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바란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자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유기동물들을 돌보느라 한 행동이니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며 돈을 보내기 시작했고, 2800여 명의 네티즌이 모은 성금은 22만 위안을 넘어섰다. 그러나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횡령한 돈으로 무엇을 했든지 간에, 행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유기동물 보호는 선량한 마음에서 한 행동이지만 법률적 선을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네티즌 역시 “그 많은 돈으로 동물이 아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도왔다면 좋았을 것”, “마음은 이해하지만 방식은 분명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A씨의 재판 결과는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탄압·가난에 버려진 쿠르드족 남매 생존기

    탄압·가난에 버려진 쿠르드족 남매 생존기

    소녀 굴리스탄은 친척 결혼식에 다녀오던 중 부모가 살해당하는 끔찍한 경험을 한다. 남동생과 아직 갓난아이인 막내와 남은 굴리스탄은 이모 옛분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이모는 그들을 스웨덴에 사는 할아버지에게 데리고 가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으러 나갔다 체포를 당한다. 다시 고아가 된 아이들은 시장을 맴돌며 근근이 살아가지만, 약을 살 돈이 없어 막내 동생까지 잃는다. 남동생 피렛은 소매치기들과 어울려 폭력적으로 변해 가고, 굴리스탄은 콜걸 딜라라를 만나 매춘 행위를 돕는다. 어느 날 굴리스탄은 딜라라의 고객 누리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가 부모를 죽인 자라는 걸 알게 된다. EBS는 26일 밤 12시 ‘금요극장’에서 ‘디야르바키르의 아이들’을 방송한다. 영화는 터키 쿠르드족 주거지역 디야르바키르를 배경으로 정치·민족적 갈등에서 비롯된 아이들의 비극을 그린다. 쿠르드족에 대해 터키 군부는 오랜 세월 억압과 정치적 학살을 감행했다. 1990년대 초 학살은 정점을 이뤘고, 1만 8000여명이 죽음을 당했다. 동부 터키의 디야르바키르는 버려진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곳이다. 영화는 오염된 어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거나 선량한 어른의 동정심으로 포장된 구원 따위로 현실을 윤색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그들이 인내해야 하는 현실이며 보호막 없이 싸워야 하는 세상이다. ‘디야르바키르의 아이들’은 정치·민족적 갈등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 전반부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탓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매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면 후반부는 부모를 살해한 군인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복수극으로 진행된다. 굴리스탄의 복수는 그의 죄상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여러 면에서 상징적이다. 터키 군부가 쿠르드족에 저지른 만행은 은폐되거나 국제사회에서 테러 소탕으로 정당화되기 일쑤였다. 따라서 살인범의 존재와 살인행위를 세상에 알리는 것은 쿠르드족의 존재를 알리고, 쿠르드인에게 가해졌던 폭력을 알리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미라즈 베자르 감독은 수백만명의 쿠르드인 중 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 독일로 망명한 이후, 영화감독을 꿈꿨던 그는 늘 첫 작품을 조국 쿠르디스탄에서 만들 것을 결심했다. 이 영화는 터키에서 쿠르드어로 개봉한 최초의 영화다. 배급이 쉽지 않아 베자르 감독이 직접 배급사를 차렸다. 심의를 통과할 때도 가짜로 만든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론] 뒤틀려진 하우스푸어 대책/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시론] 뒤틀려진 하우스푸어 대책/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정책대응 수단이 고갈되고 계층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하우스푸어 대책이 그 예다. 원래 이 대책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노력해 온 계층에게 일시적이나마 숨 고를 기회를 주기 위해 구상됐다. 즉, 거래가 어려운 시장에서 일부의 자산 부실화가 전체 문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논의과정에서 상황 인식과 대응 정당성에 대한 비판으로 당초 취지가 퇴색돼 가는 양상이다. 우선, 지금의 상황 인식에 상당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일견 지표상으로는 현 상태가 정부가 개입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부동산 거래가 실종되어 이미 시장 경색이 장기화되었다. 거래가격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실 진단이 제대로 될리 없다. 시장 유동성을 고려해 볼 때 현 상황은 보다 강력한 정부 개입이나 인센티브가 있어야 돌아가는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적시 개입을 통해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특정 계층 지원을 둘러싼 정당성 논쟁도 지극히 폐쇄적인 주장이다. 당연히 특정 계층의 채무상환 어려움은 차주와 은행 간의 문제이지만, 낙관적 배경 하에서의 대출 위험산정 오류에 대한 사전 책임 분담 없이 이루어진 측면도 간과하기 어렵다. 오로지 자기 판단과 책임 하에 돈을 빌려 집을 샀다고 하더라도 체제적 위험으로 확대된 이후의 처리 부담을 전적으로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지금은 개인적 위험 추구에 상응하는 책임 분담의 원칙을 적용하기가 어려운, 시스템 위기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구 차원의 대응이 어려운 민간 조정의 문제에 대해 당국은 시장거래 활성화 등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 하우스푸어 대책이 집 있는 사람에 대한 편중 지원이라는 시각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전체를 위해 시스템 차원의 대응에 나서야 할 때이다. 엄밀히 말해 최근 거론되는 하우스푸어 대책의 수혜대상은 대부분 체제적 위험의 확대로 인해 조정 부담이 우선적으로 전가된 중산층이다. 일부 투기요인에 대한 페널티를 선량한 금융 이용자가 부담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자산이 없다고 이러한 조치를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공도동망(共倒同亡)의 선택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상황 악화로 인해 전면적인 대차대조표 경기 후퇴가 본격화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모두가 비슷한 위험에 노출된 대상들이다. 단, 이러한 조치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여 도덕적 해이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는 노력은 강화되어야 한다. 시스템 위기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은 필수적이다. 거래 가능한 가격의 조기 파악과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민관 공동의 위험 분담 구조, 특수목적 시장기구 및 시장 친화적인 운용방식은 민간부문 채무조정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스템 차원으로 확대되지 않은 사적 관계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심리적 저항으로 시장 신호가 짓눌려진 지 오래된 위기상황이다. 따라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 위험으로 초래된 추가 부담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하여 민간 차원의 조정을 도와주는 것이 타당하다. 환경적·제도적 위험요인에 대한 위험 감수의 책임 원칙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시각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매일매일 내 집 마련의 기대를 가지고 빠듯한 살림살이에서 이자를 갚고 있는 계층에게만 ‘책임’을 주문하는 것은 부당하다. 아무리 정치 시즌이지만 현 상황에 대한 편협한 인식이나 대책이 우선시되는 점은 분명 문제다. 다양한 시장 의견 대신 일사불란한 평가와 공감대 형성을 시장 안정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오류를 내포한다. 사실 유럽과 중국사태가 본격화될 경우, 선제적 대비 없이는 대규모 부실과 장기침체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전체를 위한 생존전략이 특정계층에 대한 지원책으로 간주되는 정치 현실은 정말로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시장거래가 멈춘 상황에서의 대응책 마련에 있어 국가적 이익이 우선시되는 판단과 대응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 “4호기 폐연료봉 1500개 내년 말 꺼낼 계획”

    “4호기 폐연료봉 1500개 내년 말 꺼낼 계획”

    다카하시 다카시(55)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소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 1년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습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지난 12일 “근로자들의 안전 확보를 우선해서 신중하게 작업한 결과”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다카하시 소장은 또 “내년 말에는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에 들어 있는 연료봉을 꺼낼 계획”이라며 “1∼3호기 원자로 내부의 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근로자 3000명이 작업을 하고 있는데 원전 건물 안의 방사선량은 여전히 매우 높다.”면서 “인원을 한꺼번에 많이 투입하면 작업이 빨라질 수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로봇 투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카하시 소장은 근로자의 피폭선량과 관련해 “한달에 1밀리시버트(m㏜)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는 연간 50m㏜가 상한선”이라고 설명했다. 1535개의 사용 후 폐연료봉을 보관하고 있는 4호기에 대해 그는 “원자로 건물이 크게 파손돼 겉보기에도 괜찮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내년 말까지 꺼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후쿠시마원전 공동취재단·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국 언론, 쓰나미 상흔 후쿠시마 원전을 가다

    한국 언론, 쓰나미 상흔 후쿠시마 원전을 가다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년 7개월 만에 도쿄전력이 처음으로 지난 12일 한국 특파원단에 원전 내부를 공개했다. 청명한 가을 날씨가 무색하게 후쿠시마 원전은 여전히 땅 위에선 방사능, 땅 밑에선 물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일본 국가대표 축구팀 훈련시설인 후쿠시마 J빌리지에 모인 공동 취재단은 취재에 앞서 체내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현장 취재 후와 비교하기 위해서다. 취재단은 방독면, 면 장갑에 두 겹의 비닐 장갑, 이중 비닐 덧신을 착용하고 방호복까지 입었다. J빌리지를 떠날 때 시간당 2.0마이크로시버트(μ㏜)를 기록한 방사능 측정기는 30여분 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정문에 이르자 7.5μ㏜로 껑충 올라갔다. 원전 3호기 앞 바다 쪽에 접근하자 버스 내에서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있던 도쿄전력 직원이 “800μ㏜입니다.”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알렸다. 버스가 3호기 5m 앞까지 다다르자 방사선량은 1000μ㏜에 이르렀다. 버스 내 기자들이 웅성거리는 등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 수치는 서울 0.11μ㏜, 도쿄 0.047μ㏜의 1만배가 넘는 고선량이다. 4호기 앞에는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떠밀려 온 트럭, 승용차, 각종 연료 탱크 등이 꾸겨진 채 뒤엉켜 처박혀 있었다. 도쿄전력 직원에게 “왜 치우지 않느냐.”고 묻자 작업원들의 피폭 위험 때문에 잔해를 쉽사리 치울 수 없다고 했다. 원전 부지 측면에 버스가 다다르자 대지진 시 15m의 쓰나미가 들이닥친 흔적을 보여주듯 언덕 허리 일부가 잘려 있었다. 사고 당시 정기 검사 중이어서 가동을 멈췄던 4호기 앞에 취재진이 내렸다. 방사능 수치가 여전히 높아 취재 시간은 10분 정도로 제한됐다. 건물 앞에는 지난 8월에 꺼냈다는 직경 10m의 노란 격납 용기 뚜껑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폭발로 지붕이 날아간 4호기 건물을 올려다보니 표면의 벽이 군데군데 무너지고 구멍 나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4호기에서는 원자로 건물 내에 보관 중인 폐연료봉 철거 작업을 위한 가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4호기 수조에는 1535개의 사용 후 폐연료봉이 보관돼 있다. 건물 파손으로 폐연료봉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그대로 공기에 노출되고 있었다. 무인 초대형 크레인 3대가 동원돼 무선을 통한 가설 작업대 설치가 이뤄지고 있었다. 바로 옆 3호기도 구부러진 철골들이 뒤섞여 있어 사고 당시의 참상을 보여줬다. 이번 취재에서는 사고 당시 폭발한 1호기와 다량의 방사성물질을 내뿜은 2호기의 정면 쪽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버스가 이 부근을 지날 때 방사선량은 800~900μ㏜를 기록했다. 원전 부지 곳곳에는 아직도 많은 쓰레기가 남아 있었다. 콘크리트와 금속 잔해, 벌채목 등이 10만㎥ 넘는 ‘산’을 이뤘다. 산등성이 쪽으로 버스가 올라가니 넓은 부지에서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한 ‘다핵종 제거’ 정수 시설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세슘 등을 제거한 물에서 다른 방사성물질을 추가로 제거하기 위한 장치다. 사고 이후 원자로 냉각수로 사용한 20만t 넘는 오염수가 1000여개 탱크에 나뉘어 보관되고 있었다. 원전의 바깥 기온은 섭씨 25도로 비교적 선선했지만 취재단은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온몸이 땀으로 얼룩졌다.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오후 1시 50분까지 3시간 30분 정도 원전 내에서 활동한 공동 취재단 기자들의 피폭량은 52~58μ㏜로 측정됐다. 후쿠시마원전 공동취재단·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아스팔트 방사선 사태 1년] 피폭된 월계주민 102명, 50년간 역학조사·관리

    [아스팔트 방사선 사태 1년] 피폭된 월계주민 102명, 50년간 역학조사·관리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아스팔트 도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선에 노출된 노원구 월계동 지역에 대한 역학조사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함께 50년간 장기 추적 조사를 한다고 20일 밝혔다. 하미나 단국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계2동 주민 3만여명 중 88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2명이 방사선 관리 기준인 연간 1m㏜(밀리시버트) 이상씩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설문 대상자들의 피폭 기간이 평균 4.96년으로 5년간 누적 피폭량이 5m㏜가 넘는 사람이 102명이라는 것이다. 조사 결과 방사선에 조금이라도 노출된 주민은 조사 대상의 63.1%인 5598명이었으며 평균 누적 피폭량은 0.393m㏜였다. 이 결과는 해당 주민들의 오염 지역 연간 통행 일수와 통행 소요 시간, 해당 연도 방사선량 등을 종합해 나온 값이다. 하 교수는 “이 지역 주민들의 평균 피폭량은 자연 방사선 노출량(0.2m㏜)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연간 1m㏜라는 기준 이상으로 노출되면 1만~10만명 중 1명은 암에 걸릴 수 있다.”며 “설문에서 주민들이 정기 건강검진과 지역 환경 관리, 경제적 보상, 장기 역학조사 등을 요구해 이를 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방사선 노출 도로 주변 주민 1000명에 대해 국가 암 검진 사업과 연계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에 2억 2400만원을 배정할 방침이다. 시는 또 방사선의 잠복기가 최소 10년에서 최대 50년 정도인 만큼 초기에는 2~5년, 장기적으로는 10년 단위로 역학조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주민 약 1만명과 어린이, 청소년 등 3000여명을 대상으로 코호트(특정 경험을 한 사람들의 집합체)를 구축할 예정이다. 시는 생활 방사선 관리를 위해 전담 조직인 생활보건과를 신설하는 한편 노원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해 불안과 스트레스 등 심리 관리를 위한 상담실과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현재 노원구청 가설건축물 내에 보관 중인 방사성 폐아스팔트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비용을 마련해 연내에 처리할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트위터 “해킹 피해 더는 없다”…세계적 ‘착한 해커’ 밀러 영입

    최근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가 세계적인 해커를 고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가 애플 기기를 해킹한 것으로 유명한 ‘선량한 해커’이자 최근까지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보안 전문가들을 훈련시킨 찰리 밀러와 함께 일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밀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17일부터 트위터 보안팀과 일할 예정이다. 훌륭한 팀에서 일하게 되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밀러는 포브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트위터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 자신의 직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밀러는 2007년 처음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해킹해 유명해졌으며, 2008년 3월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해킹 대회에서 2분 만에 애플의 맥북에어를 해킹해 우승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도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아이폰을 해킹하는 시연을 해 보이는 등 각종 애플 기기들의 보안상 허점을 드러내 보였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공천비리 & 공천헌금/임태순 논설위원

    과거에는 전국구(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려면 많은 돈을 정당에 내야 했다. 선거비용을 후보자 개인이 부담하던 시절로, 정당은 이 돈으로 출마자를 지원하기도 하고 선거도 치렀다. 그래서 선량 지망생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정당에 내는 돈은 ‘정당기부금’ 또는 ‘공천 헌금’으로 미화됐으며, 국민도 불가피한 ‘필요악’으로 받아들였다. 살림살이가 어려운 야당의 공천 헌금에는 특히 관대했다. 기업이 야당에 정치 헌금을 하면 정부·여당이 세무조사 등 탄압에 들어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액수는 5억~10억원에서 20억~30억원, 50억~100억원으로 시대에 따라 점점 커졌다. 그래서 전국구 의원을 돈 ‘전’(錢)자를 써 ‘전국구’(錢國區)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19대 총선이 끝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여야 모두 공천비리로 홍역을 앓고 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 탈당한 현영희 의원이, 민주통합당은 인터넷방송 ’라디오 21’ 전 대표 양경숙씨가 진원지다. 현 의원은 현기환 공천심사위원에게 3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양 전 대표는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공천을 대가로 돈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 위원은 친박계 인사이고, 박 원대대표는 야당의 원내사령탑인 만큼 금품수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언론은 두 사건을 ‘공천 헌금’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다. 국회의원을 비롯,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등 모든 공직선거는 국가 부담으로 치러진다. 지난 2004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완전선거공영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선거벽보, 방송연설회는 물론 득표율에 따라 선거비용도 보전해준다. 또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유권자에게 최고 50배의 과태료가 부과될 정도로 엄해져 ‘돈선거’가 발붙일 여지가 없게 됐다. 그런데도 집권당과 제1야당에서 공천비리가 불거져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새누리당이 엊그제 공천비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천과 관련, 금품 제공자는 물론 수수자에게 50배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형량도 뇌물죄 수준으로 높여 집행유예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면밀히 검토해 적극 도입해야 한다. 마침 국회는 어제 현영희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남을 돕기 위해 헌금을 한 착한 사람을 붙잡아 가라는 나라는 없다. 이제야 국회가 제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 선거공영제 시대엔 공천 비리, 공천 사기, 공천 뇌물은 있어도 공천 헌금은 없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불심검문/육철수 논설위원

    구부러진 코, 쑥 들어간 턱, 높은 광대뼈, 부정한 치열…. 19세기 이탈리아의 범죄인간학 학자 롬부로소가 분류한 범죄자의 얼굴 특징이다. 롬부로소는 범죄가 생래적 생김새에 의해 저질러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죄자의 신체적 특징으로 ▲매우 긴 팔 ▲기형 손가락 ▲나이에 비해 많은 주름살 ▲빈약한 체모 등을 꼽았다. 정신적으로는 ▲도덕성의 결여 ▲무모함 ▲지나친 게으름 ▲충동성 ▲잔혹성 ▲복수심 ▲성 충동의 조숙 등을 나열했다. 또 ▲문신 ▲과도한 몸동작 ▲유창한 화술 ▲과도한 도박·음주 등 행태적 특징을 제시했다. 최근 어느 영화채널에서 범죄수사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들에게 이런 범죄적 신체특징을 응용한 장치로 ‘범죄형(born criminal) 얼굴 인식도’를 측정했다고 한다. 물론 흥밋거리 방송이었다. 여기에서 여성에게 인기가 높고 미남형인 J씨는 ‘범죄형 근접도 62%’가 나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반면, 개성이 강하지만 악역을 도맡다시피 하는 K씨는 1%라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범죄자의 특징은 개연성이 높을 뿐, 딱 들어맞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연구결과도 외모와 범죄와의 상관관계는 별로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더구나 간단한 성형수술이면 탈바꿈할 수 있는 시대에 범죄형을 따진다는 자체가 무의미하다. 하지만 경찰이 불심검문 시 이런 범죄적 특징을 숙지하고 과잉 활용한다는 심증은 간다. 지인들 중에 대학시절 시외버스를 타거나 길거리에서 경찰과 헌병의 불심검문에 단골로 걸렸던 편이라고 불평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흉악범죄 때문에 경찰이 불심검문을 재개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이 먼저냐, 방범과 시민의 안전이 먼저냐는 것인데, 판단하기가 좀 애매하다. 무차별적이고 과잉 불심검문의 전례 탓에 많은 시민이 불쾌감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범죄예방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땐 정말 흉악범만 골라서 걸러내는 ‘노자(子)의 천망(天網)’이라도 있으면…. 불심검문의 남발은 하지하책(下之下策)이다. 그러나 최근의 범죄 행태와 사회 분위기로 보아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검문에 임하는 경찰이 공권력을 절제하고, 선량한 다수 시민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뭐든 도를 넘으면 문제가 생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3세 아동 엉덩이 만져도 성추행”

    아동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인의 가벼운 애정 표현도 성추행에 해당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부장 박상구)는 3세 여아의 볼과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모(61)씨에 대해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3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이 범행은 피해자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아동을 상대로 한 성인의 애정 표현 행위가 과거에는 큰 비난 없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피해 아동이 느꼈을 감정 등으로 볼 때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을 넘어선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가볍고 아동 성보호에 관한 사회적 가치 기준의 변화를 모른 채 경솔하게 행동한 탓에 이 범행에 이른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씨가 3세 여아의 성기를 만진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진술이 피고인의 추행을 의심한 부모에 의해 암시되거나 유도됐을 가능성이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12일 오후 7시쯤 춘천의 모 아파트 1층 입구에서 A(3)양의 볼과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오늘의 눈] 지방의원 ‘접대 악습’ 고리 끊어야/한상봉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지방의원 ‘접대 악습’ 고리 끊어야/한상봉 사회2부 기자

    일부 지방의회가 집행부와 지역 농협으로부터 현금과 값비싼 양주를 관행처럼 받아 온 사실이 드러나 세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의장 자리를 놓고 한 달째 감투싸움을 벌이는 경기 의정부시의회에서 최근 한 의원이 작심한 듯 폭로한 발언이 계기가 됐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승인권을 쥔 지방의원들이 피감기관들로부터 각종 편의와 접대를 받아 왔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 같은 관행은 그동안 심증만 있었지, 구체적으로 불거져 일반에 적나라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의정부시장은 시의원들이 국내외 연수를 떠날 때마다 직원을 시켜 수십만원씩 현금을 건네고, 실·국장들은 소관 상임위별로 양주를 선물했다고 한다. 피감기관이 아닌 농협중앙회 의정부시지부는 지난해 9월과 올 5월 각각 100만원을 전달했고, 의정부농협 조합장은 30년산 양주 한 병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다. 현금이나 양주를 건넨 측은 “별 뜻 없이 인사치레로 줬다.”고 말한다. 금액도 많지 않고 술도 한두 병이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농협중앙회 의정부시지부 A지부장과 전화통화해 보니 실상을 알게 됐다. 그는 “해마다 2~3차례 의원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으나 지난해와 올해는 의회 내부 사정상 자리를 갖지 못해 현금을 건넸다.”고 말했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농협은 피감기관도 아닌데 왜 밥을 사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할까. 미루어 짐작하건대, 시금고 선정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농협중앙회 의정부시지부는 지난해 9월 국민은행과 경합 끝에 의정부시금고로 재선정됐다. 시금고는 연간 5000억원에 이르는 시 예산의 입출금을 전담하는 금융기관이다. 당시 시금고 선정위원 9명 중 3명이 시의원이었고, 농협은 시금고로 재선정되기 위해 사활을 걸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시금고 선정에서 떨어지면 해당 지역 시지부장과 지자체 출장소장을 즉각 대기발령한다. 이런 관행은 남양주 등 다른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는 관행이 아니고 끊어야 하는 악습이다. 이 문제를 보는 시민사회단체들은 받는 쪽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는 쪽은 사소한 일로 공연히 트집을 잡힐까 우려해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생각으로 건넸을 것이다. 그렇다면 받는 쪽이 선거운동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접받지 않으려는 자세, 그게 바로 진정한 ‘선량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hsb@seoul.co.kr
  • [서울광장] ‘예능공화국’의 대선 관전법/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예능공화국’의 대선 관전법/구본영 논설실장

    후끈 달아오른 런던 올림픽 열기는 열대야에 지친 사람들에겐 청량제다. 태극전사들의 선전 덕분이다. 하지만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의 경선 무대는 여전히 썰렁하기 짝이 없다. 새누리당 김문수·임태희·김태호·안상수 등 비(非)박 후보들 캠프는 흥행 부진으로 울상이다. 네 후보 지지율을 다 합쳐도 박근혜 후보를 밑돌면서다. 지난 2일 충청권 합동연설회. 박 후보의 연설 후 청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마지막 연설자 김태호 후보가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울고 싶은데 매 든 격인가. 친박 인사들의 4·11 총선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지자 지지율 답보에 속병을 앓던 네 후보가 한때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경선 극장’이 파리를 날리고 있긴 민주통합당도 매한가지다. 안철수 교수가 SBS TV 힐링캠프에서 예능감을 작렬시킨 이후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준영 후보 지지율이 거지반 반토막났다. 어찌 보면 당과 후보들이 자초한 기현상이다. 이해찬 대표와 후보들이 독자적 비전보다 안철수와의 연대를 입에 올리는 데 급급했던 탓이다. 기껏해야 안철수와의 준결승을 치를 후보를 뽑는 경선에 어느 국민인들 관심을 두겠는가. 이들이 본래 이토록 존재감 없는 인물이었을까. 그렇다면 그들을 국회의원이나 도지사·시장으로 몇 차례씩 당선시킨 유권자들은 뭐란 말인가. 여야 마이너 주자들의 좌절은 정책 경쟁보다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한 이미지 마케팅이 판치는 풍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철수는 대담집을 펴내고, 출연한 힐링캠프가 역대 최고 시청률(18.7%)을 기록한 뒤 양자구도에서 박근혜의 지지율을 따라잡았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란 부제가 붙은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읽어 보았다. 그러나 욕먹을 각오로 하는, 뚜렷한 대안은 없었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그랬다. 그는 “관점이 다른 4개의 정부가 (20년간)판단해 같은 결론을 내렸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추진에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설득과 소통이 생략된 강행은 무리”라고 제동을 걸었다. 이쪽저쪽으로부터 인심을 잃지 않겠다는 심산만 읽히면서 “So what(그래서 뭔가)?”이라는 의문만 남았다. 결국 그의 인기 비결은 비전이나 국정 능력보다 힐링캠프 등에서 보여준 선량해 뵈는 이미지였을 뿐인가? 하기야 박근혜와 문재인도 힐링캠프의 덕을 톡톡히 본 건 마찬가지다. 박 후보가 ‘거북이’의 ‘빙고’를 부를 때도 시청률은 12.2%에 이르지 않았는가. 문 후보의 벽돌격파 시범(시청률 10.5%)을 지켜본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그를 ‘대한민국 남자’(본래 문 후보의 ‘대통령상(像)’이었다)로 받아들였을 법하다. 저잣거리의 농담이지만, 문재인이 지지율을 회복할 묘수는 있다. 또 힐링캠프에 나와 손뼈가 으스러질 각오로 이번엔 벽돌 두 장 격파에 도전하는 거다. 박근혜도 다시 대세론을 타려면 가창력보다 율동 위주인, 걸그룹류의 노래를 선곡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헌법 제1조1항대로 민주공화국이기에 앞서 이미 ‘예능공화국’이다. 오로지 인기에 목을 매는 예능계에서 스타로 뜨려면 실력과 내공 이전에 화려한 외양과 수사로 어필해야 한다. 대중은 ‘생얼’보다 덧칠한 얼굴에 열광하는 까닭이다. 희랍어 페르소나는 ‘가면’이 본뜻이지만, ‘가면을 쓴 인격’으로 새겨진다. 예능공화국에서도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진면목보다는 불행히도 그들의 ‘페르소나’에 솔깃해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대선이 연예스타를 뽑는 경연장일 순 없다. 레이스가 비전 경쟁이 아니라 예능감 대결로 흐른다면 서글픈 일이다. 난마처럼 얽힌 지역·계층·세대 간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체의 신천지를 열 지성과 열정을 갖춘 지도자를 뽑는 대선이라야 한다. 그저 유권자의 귀를 홀리는 달콤한 언사만이 아니라 때론 국민에게 ‘피와 땀과 눈물’도 요구하는 용기 있는 후보들을 난 보고 싶다. kby7@seoul.co.kr
  • 도쿄전력, 사고원전 방사선량 조작

    일본 도쿄전력의 하도급 회사 임원(54)이 근로자들의 방사선 선량계 수치를 낮추게 한 뒤 후쿠시마 제1원전의 고(高) 방사선 구역에서 작업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임원은 지난해 12월 1일 근로자 10명에게 소형 방사선 선량계(APD)를 수㎜ 두께의 납 커버로 덮으라고 지시했다. 선량계를 납으로 덮으면 방사선 수치가 10분의1 정도로 떨어진다. 근로자들이 작업과정에서 누적 피폭선량이 높아지자 이 임원이 차단 효과가 높은 납으로 APD를 가리고 피폭선량을 조작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부근에서 오염수 처리 시스템의 호스를 보온재로 덮는 작업을 했다. 작업현장 부근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0.1~1.2밀리시버트(mSv)에 달했으며 공사기간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3월까지였다. 도쿄전력은 APD를 참고로 작업원들의 일일 작업시간과 피폭선량을 관리해 왔다. 이 임원은 지난해 12월 2일에는 한 여관에서 지시를 거부한 근로자 3명을 강한 어조로 설득했다. 이때 한 근로자가 이 내용을 휴대전화로 녹음해 아사히신문에 제공했다. 이 임원은 이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회사 측은 인정했고, 후생노동성은 뒤늦게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 조사에 들어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공원음주 전면금지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서울시가 내년부터 서울에 있는 공원에서 음주행위를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한다. 관련 법률을 개정하거나 법령을 추가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또 음주행위 금지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국토해양부에 건의했고, 국토부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 등 10명도 공공장소에서 음주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국회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원 내 음주행위 금지는 공원의 공공성 차원에서 보면 바람직하다. 다 같이 즐겨야 할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추태를 부리거나 고성으로 떠드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공원 내의 음주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경범죄로 범칙금이 통고된 사례 8만여건 가운데 음주로 인한 소란 행위가 3만 4000여건이나 됐다는 경찰청 통계를 보더라도 공원 내의 음주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다만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는 간단한 음주행위마저 단속해야 할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도 공원 등에서 술을 마시며 고성방가 또는 오물투기를 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사람은 경범죄로 처벌하도록 돼 있다. 경찰의 공권력으로 공원의 질서유지가 가능한데 지자체가 공원 관리를 맡고 있다는 이유로 일일이 음주행위를 단속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행정력의 낭비가 될 수 도 있다. 선량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서울시는 몇년 전 공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가 반발이 거세 ‘없던 일’로 했던 점을 참고해야 한다. 취지가 좋더라도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비판받을 수 있고, 반대가 심하면 추진하더라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폭넓은 여론 수렴과 좀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 한수원 ‘빗나간 원전 홍보’

    한수원 ‘빗나간 원전 홍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근 경북 울진과 월성 등 원자력발전소 소재지 6개 지자체의 관공서 등 공공장소에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운영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당초 취지와 달리 전광판들이 한수원 및 원전 홍보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반발이다. 21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한수원 예산 50억원 정도를 들여 울진과 월성, 영광, 고리 등 원전 소재지 6개 지자체(울진, 월성, 영광·고창, 기장·울주) 8곳에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전광판 설치 현황은 울진 및 월성 각 2곳, 영광·고창, 기장·울주 각 1대 등이다. 울진 지역의 경우, 군청사 정면 외벽과 북면 부구초등학교 앞에, 경주 지역은 고속버스터미널 앞과 황성공원 내 체육관 주차장 등에 전광판이 각각 설치됐다. 한수원은 이를 통해 시·군정 및 원전 안전 홍보, 기상정보, 실시간 원전상태, 원전 주변 방사선량 등을 송출하고 있다. 이 전광판들에 대한 총괄 운영 및 유지·보수권은 한수원 본사가 갖고 있으며, 원전 4개 본부 및 6개 지자체에서도 관련 정보를 올리고 내릴 수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5월 한수원이 원전정보 제공 등을 목적으로 원전 소재지 지자체에 전광판 설치를 제의했고 해당 지자체들이 원전정보 뿐만 아니라 시·군정의 각공 행정정보와 행정안내 등을 내보낼 요량으로 이를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그러나 전광판이 실제 시·군정 홍보보다는 한수원과 원전 관련 내용으로 넘쳐나면서 주민 등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악몽이 상기된다며 공공장소 전광판을 활용한 원전 관련 홍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울진 주민들은 “원전 지역 주민들을 위해 세워진 전광판이 한수원과 원전 홍보용으로 전락했다.”면서 “본래 목적대로 활용되지 않을 경우, 철거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경주핵안전연대 관계자는 “시·군청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한수원이 자의대로 전광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한수원 봐 주기식 행정이 더 이상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진군 관계자는 “원전 운영정보 과다 노출을 이유로 전광판을 끄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 한수원 측에 프로그램 조정을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수원 측은 앞으로 원전 소재지 전광판이 당초 목적대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올바른 원전정보를 제공하는 공익용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광판 시험 가동과 관련해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광판 프로그램을 조정해 주민 모두가 수긍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日, 원전사고 초기 美 제공 오염지도 묵살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초기 미국이 정확하게 측정해 제공한 오염지도를 주민 피난 등에 활용하지 않고 묵살한 사실이 밝혀졌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직후인 지난해 3월17∼19일 미군기를 이용해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성물질 농도를 상세히 측정한 오염지도를 일본 외무성을 통해 문부과학성과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에 전달했다. 당시 미국은 지상 방사선량의 분포를 전자지도에 표시하는 공중측정시스템(AMS)을 항공기 2대에 실어 측정했다. 이 전자 오염지도에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45㎞의 방사성물질 오염 상황이 정밀하게 담겨 있다. 사고 발생 당시 바람의 영향으로 원전의 북서 방향으로 방사선량이 높았고, 반경 30㎞ 밖의 나미에초와 이타테무라까지 시간당 방사선량이 125마이크로시버트(μSv)가 넘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8시간 노출되면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를 넘는 고농도 오염 수치다. 하지만 문부과학성과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 오염지도를 공개하지 않고 총리실과 원자력위원회에도 전달하지 않았다. 이 오염지도가 바로 공표됐다면 주민 피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원전 주변의 많은 주민이 오염 정보를 몰라 피난지로 방사선량이 높은 원전의 북서쪽을 택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제공한 정보를 묵살하고 1개월여에 걸쳐 오염 상황을 자체 확인한 뒤인 4월 22일에야 원전 반경 20㎞ 밖의 이타테무라 등 5개 시초손(시읍면동)을 ‘계획적피난구역’으로 지정해 주민들을 피난시켰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의원 무노동 무임금’ /구본영 논설위원

    지난 2001년 봄. 이만섭 당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의 북유럽국 방문을 취재할 때였다. 의회정치의 모범국인 핀란드·노르웨이의 의회 건물은 뜻밖에 수수했다. 웅장하기 그지없는 여의도 의사당에 익숙했던 기자에겐 퍽 인상적이었다. 19대 국회가 법정 개원일(6월 5일)을 넘기고도 언제 열릴지 감감무소식이다. 호화판 시비 속에 제2의원회관까지 지어놓고 의원들은 하릴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는 꼴이다. 그래도 한가닥 염치는 남아 있는가 싶었다. 여당이 ‘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 도입을 공언할 때까지는. 그러나 이마저도 자칫 구두선으로 끝날 판이다. 새누리당이 6대 쇄신안 중의 하나로 내놓은 이 방안에 대해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론이 제기되면서다. 사실 우리 의원들의 특권은 선진국 기준으로도 과도하다. 헌법상 3권분립 취지에 따른 면책특권이나 불체포특권은 그렇다 치자. 국유 철도 및 비행기·선박 무료 이용 등 크고 작은 특혜가 200가지가 넘는다. 한 의회 전문가가 “선진국 중에서도 한국처럼 의원에게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비서관까지 지원되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했을 때 기자는 반신반의했다. 며칠 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손수 운전 중 교통사고를 냈다는 소식을 접할 때까지는…. 물론 의정활동을 제대로만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민 입장에서도 의원 1인당 연간 최소 5억원이라는 예산이 아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법안 발의권을 의회가 쥐고 있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7명의 보좌진을 거느린 우리 의원들의 평균 입법 건수를 보라. 내각제 요소를 가미한 상황에서 정부 발의 안건을 감안해도 생산성은 바닥이다. 더욱이 정기국회 이외에 짝수 달마다 임시국회를 열도록 돼 있으나 헛바퀴만 돌리기 일쑤다. 그런데도 여당의 ‘무노동 무임금’ 추진을 민주통합당 당직자들이 “인기영합적 구호”라고 폄훼하며 낯 두꺼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논외로 치자.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들이 반대 논거로 내놓은 ‘강의 준비론’도 가관이다. 즉, “교수의 강의만 노동이 아니라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도 노동시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의정활동 준비는 비회기인 홀수 달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회기 중에도 외유나 골프 등으로 ‘날건달 체질’을 버리지 못하는 의원들을 숱하게 보아온 터다. 19대 의원들은 선량(選良)이 아니라 한량(閑良)이란 말을 듣지 않으려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든지, 국민의 혈세를 반납하든지 택일해야 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씨줄날줄] 육군사관학교/곽태헌 논설위원

    육군사관학교 11기 출신으로, 보안사령관(현 기무사령관)을 거친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사’자(字)로 끝나는 서열과 관련, ‘학사 위에 석사, 석사 위에 박사, 박사 위에 육사, 육사 위에 보안사, 보안사 위에 여사’라는 말이 나돌았다. 1980년대 초 어렵다는 박사 학위를 받아봐야 육사 출신 밑이고, 육사 출신 중에도 보안사 출신이 더 실세였다는 얘기다. 육사, 보안사 출신이 얼마나 막강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안사가 세다고 해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의 영향력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었다. 보안사 위에는 여사가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79년 10·26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그해 12·12로 최고의 실력자가 됐다. 1980년 전두환 장군을 비롯한 신군부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육사 출신 전성시대가 열렸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육사 출신이지만, 4년제 정규사관학교 1기라는 자부심이 강했던 전두환·노태우·정호용 등 11기 출신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육사 출신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사실상 내정된 육사 출신의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6선)은 신군부 집권 뒤 중령으로 예편해 금배지를 달았다. 초대 대통령인 고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현 이명박 대통령까지, 10명의 대통령 중 육사 출신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3명으로 가장 많다. 집권기간으로만 보면 절반이나 된다. 1961년 5·16쿠데타 이틀 뒤 육사 생도들이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가행진을 한 배후에는 당시 대위였던 전두환의 개입이 있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소수파이던 육사 출신 장교들은 군 내에서 풋내기로 설움을 받았으나, 5·16 쿠데타 지지 시위를 이끌어낸 뒤부터 힘을 얻기 시작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근 육사에서 열린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행사에서 생도들을 ‘사열’했다. 선배가 후배를 아끼고, 후배가 훌륭한 선배를 존경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모교에 대한 사랑도 당연하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국가반란수괴죄가 인정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후배 생도들을 사열할 자격이 없다. 51년 전에는 육사 교장이 생도들의 지지행진에 반대하는 것을 쿠데타 주모자들에게 밀고한 ‘정치군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근에는 선량한 후배 생도들에게 부담을 주는 ‘사열’까지 했으니 역시 제 버릇은 남을 못 주는 것인가. 잘못된 일부 선배 때문에 잘못 없는 육사 출신이, 육사 생도가 억울하게 매도당해서는 안 된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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