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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준 측 “가혹하고 부당한 판결... 항소 여부 논의”

    유승준 측 “가혹하고 부당한 판결... 항소 여부 논의”

    병역 기피 논란 끝에 입국 금지된 유승준 측이 입국을 허락해달라고 낸 소송 1심에서 패하자 “아쉽고 부당한 판결이다. 항소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준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과거의 선택으로 인해 태어나고 중학교까지 다닌 나라에 못 돌아온다는 건 가혹하다”며 “결과적으로 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이어 “판결문을 받아본 뒤 유승준 씨 가족과 상의해 항소를 포함한 향후 절차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김용철 부장)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공익근무 소집기일을 1차례 연기한 뒤 미뤄진 소집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외여행을 허가받아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며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유씨는 자신의 대중적 인기,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국방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면했다”면서 “유씨가 입국해 방송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 유씨의 입국은 ‘사회의 선량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승준 “입국 허가해달라” 1심에서 패소

    유승준 “입국 허가해달라” 1심에서 패소

     입대를 공언하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해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0)씨가 입국을 허락해달라며 낸 소송 1심에서 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김용철)는 30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공익근무 소집 기일을 1차례 연기한 뒤 미뤄진 소집 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외 여행을 허가받아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며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유씨는 자신의 대중적 인기나 국민적 영향력 등에도 불구하고 국방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씨가 입국해 방송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며 “유씨의 입국은 ‘사회의 선량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역기피 의혹이 일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유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이 밖에 경제·사회 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외국인도 입국을 막는다.  이후 중국 등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지난해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유승준, “입국 허가해달라”는 비자발급 소송서 패소

    유승준, “입국 허가해달라”는 비자발급 소송서 패소

    입대를 공언하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한국 국적을 포기해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0)씨가 입국을 허락해달라며 낸 소송 1심에서 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김용철)는 30일 유씨가 낸 ‘비자발급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중국 등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지난해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유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대중적 인기,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국방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씨가 입국해 방송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며 “유씨 입국은 ‘사회의 선량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역기피 의혹이 일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유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조 5000억원 보험범죄와의 전쟁 시작된다

    4조 5000억원 보험범죄와의 전쟁 시작된다

     보험금을 타려고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피해를 부풀리는 보험범죄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29일 금융위는 보험사기범이 일반 사기범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하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30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보험사기범은 단순 사기죄로 처벌을 받았다. 통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특별법은 보험사기죄 형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였다. 처벌 수준이 낮다보니 죄의식 없이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일이 많고 보험사기도 증가한다는 판단에 형량을 높였다. 게다가 보험범죄는 꼬리가 잡혀도 실형을 사는 경우가 드물었다. 실제 2012년 기준 보험사기범의 징역형 선고 비율은 13.7%로 같은시기 46.6%인 일반 사기범보다 훨씬 낮다.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2013년 5190억원에서 2014년 5997억원, 2015년 6549억원 등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보험연구원 추정에 따르면 보험사기 때문에 2014년 한 해 동안 보험금이 4조 5000억원 가량 새어 나갔다. 가구당 약 23만원, 보험 가입자 1인당 8만 9000원 꼴이다.  특별법 시행과 함께 다음달 4일부터 보험사기 예방시스템인 ‘보험사기 다잡아’도 가동된다. 그간 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에서 각각 관리해 오던 보험계약,보험금 지급정보 등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 넘어가 통합 관리된다. 개별 보험사의 정보만으로는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공제기관(우체국·새마을금고·신협·수협)을 넘나드는 보험사기 대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정보통합으로 ?다수·고액보험 가입자의 추가 보험가입 제한 ?허위·반복 보험금 청구에 등 보험사기의 대응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별법은 보험사가 이유없이 보험금 지급을 지체하거나 거절해도 안된다고 명시했다. 보험과의 전쟁을 이유로 정작 선량한 보험가입자가 재때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일을 없애기 위해서다. 위반 시 건당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보험금을 약관보다 더 적게 주거나 미지급하는 보험사에 연간 수입 보험료의 2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는 보험사가 취하는 부당 이득과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나가 서울신문이랑 인연이 아주 깊지라. 대학교 1학년 때 문무대를 들어갔는데 서울신문에서 파란 눈 외국인 학생이 입소했다고 나를 대문짝만 허게 써줘붑디다. 그래서 나가 지금도 서울신문을 상당히 좋아허요.” 190㎝ 장신에 정말로 솥뚜껑만 한 손.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실린 전라도 사투리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듯하다. 지난 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실에서 만난 인요한(57)은 대뜸 벽에 걸린 붓글씨를 가리키며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地不如順天’(지불여순천). “기름지고 풍성한 땅은 순천만 한 곳이 없다”며 흥선대원군이 썼던 표현이다. 전라도 출신이라는 사실에 그렇게 자부심을 느끼고, 그렇게 소리높여 말하기로는 그만한 사람이 없을 성싶었다. 그는 기자를 만나서도 첫마디를 예의 “전라도 순천 촌놈 인요한입니다”로 시작했다. -“거짓으로 신고한 게 탄로 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 그냥 추방당하는 걸로 끝날까, 혹시 남조선 첩자로 몰려 정치범 수용소 같은 데 끌려가는 건 아닐까.” 1997년 1월 21일 중국 선양을 떠나 북한으로 들어가는 기차 안. 창밖으로 보이는 하얗고 차가운 풍경처럼 내 마음도 스산하기 그지없었다. 남한에서 의사로 일한다고 하면 못 들어오게 할까 봐 선양 주재 북한대표부에 ‘미국 거주자’라고 허위 신고를 해 겨우 방북 허가를 받은 터였다. 한참을 달려 북·중 국경인 압록강에 다다르자 강둑에서 북한 아이들 네댓 명이 드럼통에 불을 지펴 놓고 앉아 까르륵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의 시커먼 검댕도 지우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갑자기 왈칵 눈물이 솟았다. 순천에서 천둥벌거숭이로 지냈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했고, 북한에도 남한과 똑같이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데서 솟구친 가슴 벅찬 느꺼움 때문이기도 했다. -우리 집안은 1959년 전북 전주에서 내가 태어나자마자 순천으로 터를 옮겼다. 내 이름이 한국어로 인요한, 영어로 존 린턴인데 사람들은 내 영어 이름 ‘존’을 따서 ‘짠이’라고 불렀다. 어린 시절 매곡동 일대를 내 집 마당처럼 휘젓고 다녔는데, ‘매곡동 짠이’라고 하면 모르는 동네 사람이 거의 없었다. 생김새가 다른 서양 아이여서도 그랬지만, 워낙 동네 구석구석을 망아지처럼 훑고 다녔기 때문이다. -나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가문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더욱 분명한 내 정체성은 전라도 사람이라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순천 촌놈입니다”라고 하면 사람들을 웃겨 보려고 일종의 개그를 하는 걸로 생각하는 이도 없지 않지만, 그건 나의 진정성을 전혀 모르는 탓이다. -둘째 형 스티븐 린턴(인세반)은 진외조부의 이름에서 딴 북한지원단체 유진벨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일성 주석을 세 차례나 만났으며 대북 의료 지원에 앞장서 왔다. 셋째 형 제임스 린턴(인야곱)은 건축가로서 다양한 형태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형제가 이렇게 북한 지원 활동을 하는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는데, 아버지가 이 땅에서 했던 활동을 보고 자연스럽게 그 일을 우리의 숙명으로 인식하게 됐다. -우리 집안과 한국과의 인연은 동학농민혁명 이듬해인 18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 유진 벨이 27세의 젊은 나이에 조선으로 파송됐는데, 이분이 나의 외증조할아버지다. 그는 조지아 공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첫 출근을 하러 기차를 타고 가다가 ‘이것은 나의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선교에 뛰어들었다. 벨 할아버지는 광주와 목포 지역을 중심으로 교회와 학교를 짓고 병원을 열었다. 그의 사위 윌리엄 린턴은 선교와 의료를 넘어 항일운동에도 뛰어들었다. 3·1만세운동에 참여하고, 국제사회에 조선 독립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추방되기도 했다. 그분의 아들이자 나의 아버지인 휴 린턴도 부친의 뜻을 좇아 평생을 전라도 농촌과 도서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며 당시 심각했던 결핵 퇴치 운동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 -부모님의 가장 큰 고민은 우리들의 교육 문제였다. 형들은 순천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못했다. 아버지가 장로교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들어가 형들이 잠시 미국 학교에 다니게 됐는데, 그때 초등학교 3학년이던 형의 담임선생이 어머니를 불러 “이 댁 아이들의 영어 수준이 유치원생만도 못하다”고 한 데 충격을 받고서 한국에 돌아와 막내인 나는 학교에 보내지 않고 동료 선교사의 부인에게 일대일 개인지도를 받도록 했다. 그래서 나는 미국의 통신학교 교재를 이용해 영어, 수학, 사회 등을 배웠다. -열세 살 때인 1972년 9월 나는 커다란 가방 두 개를 들고 뜨거운 늦여름 햇빛을 받으며 대전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대전외국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처음으로 고향을 떠난 것이다. 대전외국인학교는 당시 대전대(지금의 한남대) 뒤편에 있었다. 학교생활은 지겹기 짝이 없었다. 대전외국인학교는 아주 엄격하고 보수적인 기독교 학교였다. 아마 사관학교 생도들보다도 지켜야 할 규칙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매곡동 짠이’ 시절만 해도 ‘크면 엿장수가 돼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맛있는 엿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가위질로 박자를 맞추는 저 직업은 얼마나 멋진가.’ 염소를 매어 두려고 박아 놓은 꼬챙이들을 뽑아서 엿장수에게 몽땅 가져다주고 엄청난 양의 엿을 얻었다가 혼찌검이 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생각이 바뀐 건 열 살 무렵이었다. 염소가 개에게 물려서 치료하는 과정을 고개를 받치고 지켜보는데, 당시 아버지 친구이자 내가 존경하던 장로 선생님께서 “불쌍하지? 염소도 이런데 돈도 없고 아픈 사람들은 얼마나 불행하겠니”라고 말씀하셨다. 그제야 비로소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됐다. 좀 더 나이를 먹고는 어머니 로이스 린턴(인애자)의 결핵 퇴치 사업을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을 완전히 굳혔다. 내 목표는 연세대 의과대학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조국인 미국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반쪽짜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미국 대학에 들어갈 것을 권했다. 나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 진학했지만, 생활이 영 편치 않았다. 어서 빨리 공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일단 한번 지내 보기로 아버지와 약속했던 1년간의 미국 생활이 끝나고 나는 미련 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1979년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등록했는데, 6개 레벨의 수업 중 나에게 맞는 단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글쓰기는 형편없는데 말은 너무도 유창하게 하니 어느 수준에 맞춰야 할지를 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1980년 연세대 의예과에 정원외 입학을 했다. 한국 나이로 스물두 살. 동기들보다 두어 살이 많았다. 나의 대학 입학은 한국의 신군부 독재와 함께 시작됐다. 대한민국은 기나긴 박정희 시대가 끝났지만, 새로운 독재의 터널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몇 달 전 10·26이 터졌을 때 한국이 민주화를 이룰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해 5월 친구와 함께 남해에 놀러 가는 중이었다. 버스가 광주 근처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한 청년이 차에 올라탔다. 청년은 “여러분,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선량한 사람들이, 아주 많은 사람이, 계엄군에게 죽었습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여러분!” 그의 말은 두서가 없었지만 간절했다. 정든 고향 순천의 거리 역시 흉흉했다. ‘대체 무슨 일이 터진 거지?’ 조선대와 전남대에 다니던 친구들이 끔찍한 얘기를 들려줬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내 눈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광주에 갔다. 만약 검문에 걸리면 나는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이고, 한국인 친구는 나의 통역이라고 말하기로 했다. 광주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장례식장 같았다. 파괴된 도시, 분노로 일그러진 시민들의 얼굴. ‘왜? 그리고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나?’ 전남도청 앞 상무관에는 60구 정도의 시신이 안치돼 있었고 시신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수천 명 모여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확성기를 들고 “왜 내 아들이 국군의 총에 죽어야 했나요”라며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한 외신기자가 나를 보고는 통역을 요청했고 나는 흔쾌히 응했다. 이를 본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각국 기자들이 줄줄이 내게 통역을 부탁했다. 시민군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북으로 향해야 할 총부리가 남으로 향해 우리의 가족과 선량한 시민을 죽였다”며 분노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영어로 옮겼다. 또 외신기자들의 질문을 한국어로 전했다. 그 일 때문에 나는 신군부로부터 ‘권고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당시 문무대 입소를 자원하면서 간신히 추방을 면했다. -“요한아…빨리 순천으로 내려와야겠다…아버지께서…돌아가셨다.” 1984년 4월 어느 날 오후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나는 연세대 의대 본과 2학년이었다. ‘아버지가 위독하신 것도 아니고 돌아가셨다니.’ 아버지는 당시 짓고 있던 농촌 교회 건축에 쓰일 자재를 싣고 차를 몰고 오시는 길에 관광버스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관광버스 기사는 음주운전 상태였다. 사람들이 아버지를 부축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다행히 아버지는 의식을 되찾았다. 아버지는 계속 물을 찾았고 고통을 호소하며 진통제 주사를 놔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사는 큰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고 광주기독병원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당시 순천은 물론이고 서울의 몇 군데 큰 병원을 빼면 앰뷸런스가 없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울화통이 터졌다. 응급환자를 대하는 의료체계가 이렇게 엉성하다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8년이 흐른 1992년 나와 가족은 3200여만원을 밑천 삼아 ‘한국형 앰뷸런스’ 개발에 착수했다. 15인승 승합차를 광주에서 주문해 순천으로 옮겼다. 순천기독결핵재활원 앞에 차를 세워 놓고 목수와 용접공, 자동차 정비공을 불러 개조에 들어갔다. 환자를 눕힐 공간과 환자 머리맡에 의사가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침대 밑과 천장에 응급장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일이 착착 진행돼 1주일 만에 개조된 앰뷸런스를 완성했다. 처음으로 한국형 앰뷸런스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병원보다는 소방서가 인명을 구조하는 데 우선이라는 판단에 소방서에 줬다. 올바로 활용하는 방법도 미국 텍사스에서 응급구조 일을 하고 있던 외삼촌에게 도움을 청해 가르쳤다. 순천소방서의 앰뷸런스는 활동 첫해 1000회의 출동 건수를 기록했고, 이 중 62건은 앰뷸런스가 없었더라면 사망했을 사람을 구조한 출동이었다. 나는 내가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기틀을 다지는 일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1997년 1월의 첫 방북은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1996년 어머니는 40년 의료봉사의 공을 인정받아 삼성문화재단이 주는 ‘호암상’을 수상했다. 어머니는 상금 5000만원의 용도를 ‘북한에 앰뷸런스 기증’으로 지정했다. 한국에서 직접 북한을 지원할 방법이 없어 선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이름으로 기증하기로 했고, 그 실무 작업을 위해 들어갔던 것이다. 얼마 후 유진벨재단에 북한 보건성의 통지문이 날아들었다. 결핵 퇴치 사업에 나서 달라는 요청이었다. 북한에서도 이미 1970년대 결핵 환자가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1995~1996년 잇따른 홍수 피해와 1997년 가뭄으로 다시 결핵이 확산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결핵환자요양소를 방문해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약품을 분배하고, 검진차 사용 방법을 일일이 알려 주고 다녔다. -나는 4년 전 한국인으로 특별귀화를 했다. 어머니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하게 해서 ‘미국인’으로 살아왔지만, 2012년 정부에서 다른 나라 국적에 더해 ‘한국인’ 국적도 추가로 취득할 수 있도록 특별귀화제도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온돌방 문화’의 부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온돌방에서 어른들께 지식을 배웠고, 도덕을 배웠고, 소통을 배웠다. 남과 북, 동과 서, 진보와 보수. 지금 한국은 너무 찢어져 있다. 어린 시절 순천에서 가족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온돌방 아랫목이 너무도 그립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구한말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 선교사의 후손으로, 연세대 의과대학을 나와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1997년부터 29차례에 걸쳐 방북, 결핵으로 고통받는 북한 사람들을 돌봤으며 1980년대 ‘한국형 응급차’를 개발하고 보급시켜 당시 낙후된 국내 응급구조 시스템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 의술의 국제화를 통해 ‘의료 한류’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공로들을 인정받아 지난해 6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에 임명됐다. 1895년 한국에 파송돼 광주 수피아여학교·숭일학교, 목포 정명학교·영흥학교, 광주기독병원 등을 설립한 호남 기독교의 아버지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 선교사가 그의 진외증조부(친할머니의 아버지)다. 스물두 살 나이에 한국에 와 48년 동안 의료와 교육 선교 활동을 벌인 윌리엄 린턴(인돈) 선교사가 할아버지, 군산에서 태어나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600개가 넘는 교회를 개척한 휴 린턴(인휴) 선교사가 아버지다. ▲1959년 전북 전주 출생 ▲대전외국인학교, 연세대 의학과, 고려대 의학 석·박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재단법인 순천기독결핵재활원 이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위원·전문위원, 제4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2005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4년 홍조근정훈장
  • 음주운전자, ‘잘못된 선택’의 결말은

    음주운전자, ‘잘못된 선택’의 결말은

    음주운전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호주 나인뉴스는 이달 초 폴란드의 한 주차장에서 발생한 음주 운전 사고 순간이 기록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자신의 몸조차 가누지 못할 정도로 흠뻑 취한 한 남성이 운전대를 잡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는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다른 차와 벽을 연달아 들이받는다. 이 영상은 지난 1일 오전 1시 45분쯤 촬영됐으며, 최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음주운전이 얼마나 정신 나간 행동인지를 보여주는 영상이다”, “선량한 운전자와 보행자들에게 끔찍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죄 행위”라며 강력한 법적 처벌을 요구했다. 실제 2014년 국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치사율은 2.46%(2만 4043건 중 592명 사망)다. 전체 교통사고로 인한 치사율 2.09%(19만 9509건 중 4170명 사망)에 비해 18%가량 더 높았다. 이는 음주운전 사고가 사망 위험성이 높다는 의미다. 사진 영상=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法, 연예인에게 원정 성매매 알선한 연예기획사 대표·이사에게 실형 선고

    法, 연예인에게 원정 성매매 알선한 연예기획사 대표·이사에게 실형 선고

    연예인들에게 해외 원정 성매매를 알선하고 1차례당 최대 1500만원에 달하는 대금을 받은 연예기획사 대표와 이사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이상현 부장판사는 21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연예기획사 대표 강모(4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500만원, 추징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같은 연예기획사 이사 박모(34)씨에게는 징역 1년과 벌금 1000만원·추징금 250만원을, 알선 과정에 가담한 임모(40)씨는 벌금 600만원을, 윤모(39)씨와 오모(30·여)씨는 벌금 4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강씨와 박씨 등은 지난해 3월∼7월 돈을 받고 연예인과 연예지망생 총 4명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미국에 있는 남성 재력가와 성관계를 맺으면 많은 용돈을 줄 것’이라며 해당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대금으로 오간 돈은 1차례에 최대 1500만원에 달했다. 임씨와 윤씨, 오씨는 1건의 성매매에만 가담해 호텔로 연예인을 데려다주거나 돈을 전달하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장판사는 “강씨 등이 남성 재력가에게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연예인이나 연예인 지망생을 소개해주고 대가를 받는 행위를 반복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고 건전한 성 문화와 선량한 풍속을 해쳤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원안위 “北 핵실험 후 공기중 방사성물질 검출 안 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5차 북한 핵실험 후 육상·해상·공중에서 공기 시료를 모아 분석했으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15일 밝혔다. 원자력안전위는 11일 오전 9시부터 총 5차례에 걸쳐 시료를 채집해 핵실험의 징후인 제논의 방사성 동위원소(Xe-131m, Xe-133, Xe-133m, Xe-135)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이 중 어느 시료에서도 이런 핵종들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항공기로 6차례에 걸쳐 모은 공기 시료에서도 방사성 물질인 바륨(Ba-140)이 나오지 않았다. 원안위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당일인 9일 저녁부터 방사선량을 전국에서 측정하고 시료를 채집해 방사성 핵종이 나오는지 점검해 왔으나 아직까지는 평소와 다름없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원자력안전위는 핵실험 때 누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아주 적었거나 기류의 영향으로 날려 간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5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전국의 환경방사능은 변동 없이 평상시 측정값인 시간당 50∼300나노시버트(nSv)를 유지하고 있다고 원자력안전위는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내년부터 8000명 폐암 무료 검진

    내년부터 8000명 폐암 무료 검진

    암 사망률 1위… 국가 검진 포함 가정·자문형 호스피스 사업 추진 30년간 매일 한 갑씩 또는 15년간 매일 두 갑씩 담배를 피워 온 55세 이상 74세 이하 고위험 흡연자는 앞으로 폐암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열린 국가암관리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제3차 국가 암관리 종합계획(2016~2020)을 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8000명을 선정해 무료 폐암 검진을 먼저 받게 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폐암 검진 대상 기준과 절차를 확정해 폐암 검진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폐암 환자 중 절반 정도인 47.3%는 암이 다른 장기에 전이된 뒤에야 암을 발견했다. 폐암이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5대암처럼 국가 암 검진 대상이 아니다 보니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한 탓이다. 암이 전이되면 치료가 힘들고 재발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검진에 저선량 흉부 CT 활용 보건복지부는 55~74세 고위험흡연자 8000명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무료 폐암검진을 시범 실시하고, 본 사업이 시작되면 연령대를 더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3년 폐암 발생현황’에 따르면 75~79세 폐암 환자는 10만명 당 326명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두 번째로 많다. 다만 폐암 검진 대상 연령을 55세 미만으로 낮추진 않기로 했다. 김열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장은 “2012년 미국에서 하루에 1갑씩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55~74세를 무작위로 선정해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검진을 받게 한 결과 흉부 엑스레이로 검진을 받은 사람보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낮아졌다”며 “미국 모델을 참고해 우선 연령대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도 폐암 검진에 흉부 엑스레이 대신 저선량 흉부 CT를 활용하기로 했다.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적으로 방사선량이 10분의1 정도 낮아 해상도가 떨어지지만, 종양 같은 결절을 발견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에 드는 예산 29억원을 확보했다. 저소득층 암 환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방침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월 1만원 이하의 건강보험료를 내는 저소득층의 일반 건강검진 수검률은 2014년 기준으로 매달 10만원 이상 보험료를 내는 고소득층보다 무려 22.4% 포인트 낮다. 암 검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 암 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해야만 국가가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일반 검진을 받아 암을 발견하면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없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국가 암 검진 수검 여부와 무관하게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2018년에는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 환자 지리정보시스템도 마련 시·군·구별 암 발생률을 산출해 ‘암 지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암 발생 군집 지역을 분석하는 암 환자 지리정보시스템도 마련한다. 암 발생의 원인을 파악하고 위험 요인을 발굴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 환자가 평안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호스피스 서비스 유형도 다양화한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가정형·자문형 호스피스를 본 사업으로 추진한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이 아닌 가정이나 입원 중인 일반 병원을 호스피스팀이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평범한 표정 뒤 감춰진 광기…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인가 타인 고통 즐기는 범죄자인가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평범한 표정 뒤 감춰진 광기…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인가 타인 고통 즐기는 범죄자인가

    인간의 1~3%가 앓고 있으며 국적과 시기를 막론하고 ‘당신’ 곁에 있어 온 사이코패스. 세계는 그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주는 피해가 막대하고 끔찍하다는 사실을 익히 그리고 숱하게 경험해 왔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사이코패스의 ‘비밀’도 하나씩 벗겨지고 있지만 그들의 존재는 여전히 희뿌연 안개처럼 가려져 있다. 치명적인 위험을 철저하게 위장한 사이코패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뇌 전두엽 기능 일반인의 15% 불과 이제는 너무 흔하게 쓰는 용어가 되어버린 사이코패스는 1801년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필립 파넬(1745~1826)이 처음 사용했다. 무려 200여 년 전 이 용어를 처음 제기했다는 것은 이미 그 이전에도 현재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파넬 박사는 정신이 혼미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광기를 보이며, 정신분열증과 같은 질환이 없고 이해력도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사회 통념을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사이코패스라 지칭했다. 감정을 지배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의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이코패스 중 한 명은 미국의 테드 번디(1946~1989)다. 그는 1974년부터 4년여에 걸쳐 미국 전역에서 수십 명의 여성을 살인했는데, 자백한 피해자의 수만 30명이 훌쩍 넘는다. 독특한 것은 그가 그 어떤 사람보다 훤칠하고 매력적인 외모와 상냥한 말투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평범하면서도 선량하고 따뜻한 태도와 이미지 때문에, 사형선고를 받은 후에도 미국 전역에서 그의 결백을 믿고 흠모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쇄도했고 옥중에서 결혼을 하기도 했다. ●하품, 사이코패스에겐 전염 안된다? 테드 번디 혹은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감쪽같이 테러를 준비한 테러범처럼, 사이코패스는 매우 평범한 몸짓과 표정으로 정체를 감추는 능력을 가졌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는데, 그 수단 중 하나는 바로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품이다. 미국 베일러대학교 연구진은 135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사화관습 무시, 극단적인 자기 중시, 무정함 등 사이코패스 성향이 큰 사람일수록 하품을 따라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공감능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자폐증 환자에게는 하품이 잘 전염되지 않는다는 특징과 맥락이 유사하다. 이 밖에도 커피나 토닉워터처럼 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셀피(셀프 카메라 사진) 사진을 인터넷에 많이 올리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고통을 통해 기쁨을 느끼기 쉬우며, 반사화적 성격의 특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물론 하품의 전염 여부나 쓴맛, 셀카를 좋아하는 성향 등을 사이코패스를 단정 짓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직업에 많아 영국의 유명 심리학자 케빈 더턴은 정상인과 사이코패스의 구분이 모호하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나지 않아도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더턴 박사는 대부분의 사이코패스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타인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코패스는 상대방의 얼굴에서 매우 미세하게, 짧은 순간 드러난 표정 즉 매우 무의식적이고 미세한 얼굴 근육의 변화만으로도 타인의 ‘진짜 감정’을 읽을 수 있으며 이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용할 줄 아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졌다고 보는 것이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 가운데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구는 1~3% 남짓인데, 기업 대표나 임원 등 경영자로 범위를 좁히면 사이코패스 비율이 3.5%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직업에 사이코패스가 많은 이유로 객관적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을 배제하는 실행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실행력이 강하고 집중력이 높은 기업인도 어떤 의미에서는 사이코패스라 부를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사이코패스를 어떻게 정의하고 대면해야 할까. 극단적인 예이긴 하나 누구보다도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이 우연히 뇌 검사를 받았다가 전두엽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을 발견됐다면, ‘아직은’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미래 범죄의 씨앗으로 여겨 미리 가두거나 처벌하는 것이 옳을까. 반면 인간은 본디 약자와 병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후천적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만큼.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사이코패스 역시 정상인들이 ‘긍휼히’ 여겨 보듬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영국 웨스트민스터대학 경영전문대학원의 켈리 빈센트 박사는 사이코패스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 안에서 누구보다도 평범한 얼굴로 살아가는 그들을 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경우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사이코패스가 장애를 가진 ‘환자’라는 인식과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은커녕 즐거움을 느끼는 ‘정신병 범죄자’라는 인식이 강하게 상충하는 가운데,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같은 얼굴을 하고 같은 공간에 있을 사이코패스의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사이코패스, 그 치명적인 위험

    [송혜민의 월드why] 사이코패스, 그 치명적인 위험

    인간의 1~3%가 앓고 있으며 국적과 시기를 막론하고 ‘당신’ 곁에 있어 온 사이코패스. 세계는 그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주는 피해가 막대하고 끔찍하다는 사실을 익히 그리고 숱하게 경험해 왔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사이코패스의 ‘비밀’도 하나씩 벗겨지고 있지만 그들의 존재는 여전히 희뿌연 안개처럼 가려져 있다. 치명적인 위험을 철저하게 위장한 사이코패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이코패스란 이제는 너무 흔하게 쓰는 용어가 되어버린 사이코패스는 1801년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필립 파넬(1745~1826)이 처음 사용했다. 무려 200여 년 전 이 용어를 처음 제기했다는 것은 이미 그 이전에도 현재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파넬 박사는 정신이 혼미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광기를 보이며, 정신분열증과 같은 질환이 없고 이해력도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사회 통념을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사이코패스라 지칭했다. 감정을 지배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의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이코패스 중 한명은 미국의 테드 번디(1946~1989)다. 그는 1974년부터 4년여에 걸쳐 미국 전역에서 수십 명의 여성을 살인했는데, 자백한 피해자의 수만 30명이 훌쩍 넘는다. 독특한 것은 그가 그 어떤 사람보다 훤칠하고 매력적인 외모와 상냥한 말투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평범하면서도 선량하고 따뜻한 태도와 이미지 때문에, 사형선고를 받은 후에도 미국 전역에서 그의 결백을 믿고 흠모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쇄도했고 옥중에서 결혼을 하기도 했다. #사이코패스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테드 번디 혹은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감쪽같이 테러를 준비한 테러범처럼, 사이코패스는 매우 평범한 몸짓과 표정으로 정체를 감추는 능력을 가졌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는데, 그 수단 중 하나는 바로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품이다. 미국 베일러대학교 연구진은 135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사회관습 무시, 극단적인 자기 중시, 무정함 등 사이코패스 성향이 큰 사람일수록 하품을 따라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공감능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자폐증 환자에게는 하품이 잘 전염되지 않는다는 특징과 맥락이 유사하다. 이밖에도 커피나 토닉워터처럼 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셀피(셀프 카메라 사진) 사진을 인터넷에 많이 올리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고통을 통해 기쁨을 느끼기 쉬우며, 반사회적 성격의 특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물론 하품의 전염 여부나 쓴맛, 셀카를 좋아하는 성향 등을 사이코패스를 단정 짓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사이코패스는 잠재적 범죄자인가, 환자인가 영국의 유명 심리학자 케빈 더턴은 정상인과 사이코패스의 구분이 모호하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나지 않아도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더턴 박사는 대부분의 사이코패스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타인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코패스는 상대방의 얼굴에서 매우 미세하게, 짧은 순간 드러난 표정 즉 매우 무의식적이고 미세한 얼굴 근육의 변화만으로도 타인의 ‘진짜 감정’을 읽을 수 있으며 이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용할 줄 아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졌다고 보는 것이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 가운데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구는 1~3% 남짓인데, 기업 대표나 임원 등 경영자로 범위를 좁히면 사이코패스 비율이 3.5%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직업에 사이코패스가 많은 이유로 객관적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을 배제하는 실행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실행력이 강하고 집중력이 높은 기업인도 어떤 의미에서는 사이코패스라 부를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사이코패스를 어떻게 정의하고 대면해야 할까. 극단적인 예이긴 하나 누구보다도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이 우연히 뇌 검사를 받았다가 전두엽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면, ‘아직은’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미래 범죄의 씨앗으로 여겨 미리 가두거나 처벌하는 것이 옳을까. 반면 인간은 본디 약자와 병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후천적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는 만큼. 정상인들이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이코패스 역시 ‘긍휼히’ 여겨 보듬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영국 웨스트민스터대학 경영전문대학원의 켈리 빈센트 박사는 사이코패스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 안에서 누구보다도 평범한 얼굴로 살아가는 그들을 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경우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사이코패스가 장애를 가진 ‘환자’라는 인식과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은 커녕 즐거움을 느끼는 ‘정신병 범죄자’라는 인식이 강하게 상충하는 가운데,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같은 얼굴을 하고 같은 공간에 있을 사이코패스의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 돼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온라인)“의료용 방호장치 써도 방사선 차단율 37% 불과”

    의료진이 엑스레이 등 영상진단장비에서 나오는 방사선 피폭을 막기 위해 차폐장비를 착용하더라도 방사선 차단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승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방사선 차폐장비가 실제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퇴행성 허리뼈 질환을 가진 환자 64명에게 수술을 시행한 의료진의 신체 각 부분에 방사선 노출 센서를 장착해 차단율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차폐장비의 방사선 차단율은 전체 평균 37.1%로 조사돼 실제 나오는 방사선량의 약 3분의 1 정도밖에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일반수술과 로봇수술을 서로 비교했을 경우 로봇수술의 방사선 차단율이 우수했다. 일반수술의 방사선 차단율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로봇수술은 이보다 62.5% 높은 162.5 수준을 보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 교수는 “동일한 수술이라도 로봇수술이 훨씬 적은 방사선 촬영만으로도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방사선 차단을 위해 방사선 차폐장비에만 의존해 수술을 해오던 의료진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앞으로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수술을 할 때 피폭량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수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온라인학술지 ‘헬리욘’(Heliyon) 최근호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료용 방호장치 써도 방사선 차단율 37% 불과”

    의료진이 엑스레이 등 영상진단장비에서 나오는 방사선 피폭을 막기 위해 차폐장비를 착용하더라도 방사선 차단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승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방사선 차폐장비가 실제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퇴행성 허리뼈 질환을 가진 환자 64명에게 수술을 시행한 의료진의 신체 각 부분에 방사선 노출 센서를 장착해 차단율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차폐장비의 방사선 차단율은 전체 평균 37.1%로 조사돼 실제 나오는 방사선량의 약 3분의 1 정도밖에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일반수술과 로봇수술을 서로 비교했을 경우 로봇수술의 방사선 차단율이 우수했다. 일반수술의 방사선 차단율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로봇수술은 이보다 62.5% 높은 162.5 수준을 보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 교수는 “동일한 수술이라도 로봇수술이 훨씬 적은 방사선 촬영만으로도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방사선 차단을 위해 방사선 차폐장비에만 의존해 수술을 해오던 의료진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앞으로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수술을 할 때 피폭량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수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온라인학술지 ‘헬리욘’(Heliyon) 최근호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생활 밀착형 예산 8문 8답

    내년 하반기부터 출생신고, 구청 간다고?… 이젠 보호자가 집에서 인터넷으로 2년 뒤 1200만원 중기 취업 月12만 5000원 저축… 정부·기업 900만원 지원 정부가 30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 중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들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Q. 인터넷 출생신고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A. 내년 하반기부터다. 기존에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발급한 출생증명서를 들고 직접 구청을 찾아가 신고해야 했다. 정부가 내년에 9억 9300만원을 들여 인터넷 출생신고 시스템을 갖추면 분만병원이 직접 정부민원포털 ‘민원24’를 통해 출생증명서를 온라인으로 보낼 수 있다. 출생아의 보호자는 인터넷으로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출생신고를 마칠 수 있다. 단, 분만병원이 인터넷 출생신고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Q.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장기 흡연자는. A. 55세 이상 74세 이하의 장기 흡연자 8000명은 내년부터 전국 8개 지역암센터에서 저선량(방사선 사용량이 적은)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30갑년’(하루 1갑씩 30년간, 하루 2갑씩 15년간 등) 이상 흡연자가 대상이다. Q. 어린이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으려면. A.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이 가능한 생후 6개월부터 만 5세 미만인 59개월 어린이까지 210만명은 매해 겨울 독감에 대비한 예방주사를 무료로 맞게 된다. 접종 권장시기인 10~12월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까운 보건소나 지정된 소아청소년과의원을 방문하면 된다. 지정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nip.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중소기업 취직 후 2년 근속하면 1200만원이 덤으로 생긴다는데. A.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해 이직하지 않고 2년 연속 근무하면 1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정규직 취업을 촉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지원이다.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미취업자 중 정부 취업지원 프로그램(중소기업 청년인턴, 취업성공패키지, 일학습병행 등)에 참여하는 5만명이 대상이다. 청년 당사자는 매월 12만 5000원씩 모두 300만원을 적립하고 정부와 고용기업은 총 5회에 걸쳐 각각 600만원과 300만원의 취업지원금을 제공해 모두 1200만원을 모으는 방식이다. 만기 2년을 채우면 이자도 붙는다. 문의는 청년내일채움공제 홈페이지(www.work.go.kr/intern)나 고용노동부 콜센터(전화 1350). Q. 아빠가 둘째를 키우려고 육아휴직을 하면 200만원을 받을 수 있나. A. 그렇다. 지금은 첫째, 둘째, 셋째에 상관없이 육아휴직 남성은 3개월간 최대 150만원(통상임금의 100%)의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근로자 월평균 실질임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금액이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둘째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월 2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혜택이 적용된다. 부부가 육아휴직을 동시에 사용한 경우나 첫째 자녀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Q. 군인 봉급이 2배 오르면 계급당 월급은 각각 얼마인가. A. 2012년에 비해 2배라는 뜻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9.6% 인상된다. 내년 1월부터 지급되는 계급당 기본급은 이병 16만 3000원, 일병 17만 6400원, 상병 19만 5000원, 병장 21만 6000원이다. 41만 5000명의 병사와 상근예비역 1만 6000명 등 43만 1000명이 대상이다. 정부는 2013년에는 병사 월급을 전년 대비 20% 올렸고 2014~2016년에는 매년 15%씩 인상했다. Q. 잠복 결핵 무료검진 대상자는. A. 의료기관 종사자 12만명, 어린이집 영아 담당 교사 14만명,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2만명, 노인·장애인·정신 요양시설 종사자 10만명, 군입대 예정자 34만명, 교정시설 입소자 4만명, 학교 밖 청소년 1만명 등 모두 77만명이다. 이들에게는 각각 4만원의 잠복 결핵 검진비가 지원되며 확진 판정자는 치료제인 ‘리파펜틴’(8만 3520원)을 무상 제공받는다. 검진 대상자는 전국 지역보건소와 건강검진 기관을 방문하면 된다. 문의는 질병관리본부(043-719-7336~7)나 결핵안심국가 콜센터(1670-0215). Q. 쉬는 날 없이 운영하는 국립 박물관은. A. 보통 월요일에 문을 닫던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내년부터 휴관 없이 365일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 및 문화재청 소속인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덕수궁관), 국립 경주·광주·전주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역서울284 등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25억원이 투입되면 서울 5개 기관인 중앙·민속·역사·한글박물관 및 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곧바로 휴관 없이 운영된다. 내년 집행될 사업예산은 72억원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30대 女강사 男중학생 제자와 성관계…法 “합의했어도 성적학대 해당”

    30대 女강사 男중학생 제자와 성관계…法 “합의했어도 성적학대 해당”

    학원강사가 미성년자인 중학생 제자와 교제를 하다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더라도 ‘성적 학대’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한지형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학원강사 A(32·여)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학원 제자 B(13)군과 4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이 강사로 일하는 서울의 한 학원에서 알게 된 B군과 집이 같은 방향이어서 자주 함께 다니며 친해졌다가 “만나보자”며 B군에게 교제를 제안했다. 그는 첫 성관계를 하기 전 ‘같이 씻을까’라거나 ‘안아 보자’ 등의 선정적인 문자메시지도 B군에게 보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귀던 중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성적 학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B군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A씨를 사랑하고 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성관계를 할 때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다”고 진술했다. 한 판사는 “피해자가 성인에 가까운 신체를 가졌더라도 만 13세에 불과해 성적 가치관과 판단 능력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면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런 피해자의 성적 무지를 이용해 자신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의도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반인의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으로 볼 때 ‘성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한 판사는 또 “피고인은 초기부터 자신이 가르치던 피해자와의 성적인 접촉이나 성관계를 염두에 뒀고 결국 실행에 옮겼다”면서도 “사실관계를 대체로 자백했고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사회에 들끓는 분노… 불교적 관점으로 푼다

    한국 사회에 들끓는 분노… 불교적 관점으로 푼다

    보복 운전과 무차별 폭행, 묻지마 살인….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못 이겨 폭력을 부르는 불상사가 끊이지 않는다. 분노는 미리 제어하거나 이길 수 없을까.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분노 현상에 관한 불교적 분석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불교평론이 2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여는 ‘한국 사회와 분노 그리고 불교’ 주제의 학술심포지엄이 그것이다. 불교계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분노 풀이에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허우성 경희대 교수는 ‘붓다는 의분(義憤)을 어떻게 보았는가’를 주제로 2천 수백년 전 붓다가 분노와 그에 따른 폭력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파고든다. 허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분노에 대한 초기불교 경전의 비판은 단호했다”고 단정 짓고 있다. 법구경 구절이 대표적이다. ‘분노는 분노에 의해선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분노가 아닌 것에 의해 사라지나니 이것은 영원한 진리다.’ 법구경에서는 ‘열반을 얻게 되면 어떤 격분도 네 속에 없을 것’이라며 아라한이 성취한 열반계를 탐욕의 지멸, 증오의 지멸이라 정의한다. 허 교수는 특히 “결국에는 비폭력 노선이 도덕적으로 바른길일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건설적인 길”이라고 고집하는 달라이라마의 비폭력주의와 폭력 비판을 주목한다. 그는 “달라이라마에 따르면 화가 난 경우 상대의 잘못이라고 우리가 주장하는 것의 90%는 우리가 투사한 것”이라며 “민족주의에 애(愛) 불애(不愛)의 감정이 있는 한 역사 서술이든 정의의 기억이든 왜곡시킬 가능성이 엄존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족사 기술에 필요한 것은 분노가 아니라 ‘자비와 용서의 역사 기술 원리’일 것”이라며 “소위 의분이나 공분 앞에서라도 주저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는 연기적 관점에서 사회구조와 의식 관계를 따진다. 유 교수는 ‘분노의 불교사회학적 이해’를 통해 “시기나 사람, 계층, 집단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대의 자본주의적 속물주의가 전통적 권위주의 문화와 결합하면서 국민 대다수를 화병 환자 내지는 갑질 희생자로 만들고 있다”고 전제한다. 석가모니 고향인 사카족의 멸망을 통해 분노는 분노가 아니라 자비에 의해 비로소 멈춰지고, 분노의 마음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유동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분노의 마음은 정치구조의 작동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역으로 사회구조가 그 사회 내외적 분노, 혹은 자비의 증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한국 불교를 향해 주문한다. “분노를 확대재생산하는 세속 사회의 작동 방식을 비판하거나 적극적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전개해야 하며 현대인들이 끊임없이 마음, 태도를 성찰하는 실천 방법을 개발해 알려 줘야 한다.” 그와 관련해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개인적·사회적 분노와 치유의 길을 놓고 고민한다. 이 교수는 “선량한 민간인을 마구 죽이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올바른 대응은 기도가 아니라 맞서야 하는 경우처럼 중생 구제의 방편으로 정의나 자비의 분노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그러나 부처님 관점에서 볼 때 정의로운 분노가 늘 정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정의로운 분노든 표출에 앞서 깊이 있는 성찰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절대악에 대응하는 분노라 할지라도 그 정의는 동일성의 패러다임에 갇힌 사고 혹은 이데올로기일 가능성이 있고, 정의란 동일성에 갇힐 때 늘 타자에 대한 배제와 폭력을 수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 교수는 “정의로운 분노는 먼저 파사현정을 한 후 상대방 입장에서 화쟁적 성찰을 해야 하며 그럴지라도 정의의 분노는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고 탄압받는 약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자비의 실천행에 한정해 표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암세포 태운다고?… 방사선은 통증·열감 전혀 없어

    [메디컬 인사이드] 암세포 태운다고?… 방사선은 통증·열감 전혀 없어

    일반적으로 3대 암 치료법이라고 하면 수술과 항암제, 방사선치료를 꼽습니다. 수많은 연구와 검증을 통해 가장 표준화된 치료법이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방사선치료는 파장이 짧고 높은 에너지를 가진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치료 기전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아 수술이나 항암제와 마찬가지로 거부감을 갖는 환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방사선을 쬐면 살이 타는 것 아니냐’, ‘원자폭탄과 같은 기술을 왜 내 몸에 사용해야 하느냐’고 두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21일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많은 분이 ‘방사선치료를 하면 아픈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암세포를 태워 죽인다고 여겨 생긴 오해입니다. 김대용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은 “방사선치료 자체에 따른 직접적인 뜨거움이나 통증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사선치료는 암세포의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오스핵산(DNA)과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것일 뿐 세포 전체를 태워 없애진 않습니다. 김 센터장은 “방사선을 쬔 세포는 대부분 치료 후 세포분열을 할 때 죽는다”며 “일정 방사선을 장기간 분할해 계속 쬐면 종양 조직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해 파괴 효과가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방사선치료를 하면 체내에 방사선이 남아 가족이나 지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세암병원 암지식정보센터장인 금웅섭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이 몸속에 남는다는 것은 오해”라며 “일반적인 체외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이 몸을 투과하기 때문에 체내에 남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만 갑상선암 환자에게 적용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방사선이 일부 방출될 수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캡슐을 섭취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어서 체내에서 방사선이 방출될 수 있다”면서도 “방사선이 방출되지 않을 때까지 격리실에 있다가 퇴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사선치료를 받는 동안 식욕·체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이것은 방사선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세포들이 회복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또 항암제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동반돼 생기기도 합니다. 김 센터장은 “복부 쪽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위나 소장, 대장에 영향을 줘 식욕 감소나 설사로 인한 탈수로 체력 저하가 일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포 증식 막을 뿐… 태우는 기능 아냐 과거 방사선치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얼굴 부위에 치료를 받으면 영원히 침이 나오지 않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금 교수는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침샘과 같은 주요 정상조직을 피해서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가급적 침샘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치료 설계를 한다”고 했습니다. 방사선치료로 인한 피부 변화도 환자들의 큰 걱정거리입니다. 1970년대까지 사용했던 ‘코발트 치료기’는 치료 부위에 심한 피부 손상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기기들은 심한 피부 반응이 나타나진 않는다고 합니다. 방사선에 민감한 피부의 상피세포가 건조해지거나 붉어지고 가려움, 착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장기간 치료하면 건조증이나 가려운 증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치명적인 위험은 없고 대부분 2~4주 이내에 회복된다고 합니다. 김 센터장은 “피부가 벗겨진다고 해도 2~4주면 회복된다”며 “다만 색소침착은 더 오래갈 수도 있는데 이것은 햇볕에 탄 피부 색깔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습니다. 환자는 치료 부위가 옷에 쓸리지 않도록 하고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가 접히는 부분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온찜질이나 냉찜질, 사우나는 피부 자극이 심해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각질은 직접 제거하지 말고 저절로 떨어지도록 놔둬야 합니다. 방사선치료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진행성 암에 활용할 때가 많지만 의외로 치료 뒤 완치할 수 있는 암 종류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항암제 투약과 병행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두 전문가는 “자궁경부암과 전립선암, 두경부암, 폐암, 항문암, 피부암, 소아의 배아세포종 등은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사선치료 기간은 5~7주 정도입니다. 다소 길다고 느끼는 분이 있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김 센터장은 “180~200cGy(센티그레이·방사선 세기 단위)씩 장기간 분할 치료를 하면 정상 조직의 장애는 최소화하고 종양 조직의 파괴 효율은 극대화할 수 있다”며 “암세포가 덩어리를 이룬 고형암은 대부분 25~35회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주 5회씩 약 5~7주가 소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200cGy가 넘는 고용량 방사선을 쬐어 치료 기간을 1~3주로 단축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기술 발달로 암세포만 선택적 공격 최근에는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방사선치료를 해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 많이 개발됐습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같은 첨단 검진장비와 결합한 영상유도 방사선치료(IGRT)가 그것입니다. 종양의 모양을 3차원 이미지로 관찰해 비정상 정도나 장기 기능에 따라 최적의 치료선량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중 CT와 고에너지 방사선 치료기를 결합한 ‘토모세러피’가 최근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CT와 같은 모양이어서 치료 전 종양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고 5만개 이상의 작은 방사선 조각을 360도 회전해 조사하면서 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암세포 뒤쪽 정상 조직은 통과하지 않고 표적 부위에만 방사선을 도달시키는 ‘양성자치료기’도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병원에 잇따라 도입돼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치료비가 1000만~2000만원의 고가였지만 지난해 9월 건강보험이 적용돼 500만~600만원 선으로 낮아졌습니다. 머리와 눈, 골반, 뇌신경계, 복부 등 거의 대부분의 종양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치료를 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식품은 없습니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 잡힌 식단을 짜서 거르지 않고 먹으면 됩니다. 김 센터장은 “과도한 운동보다는 힘들지 않을 정도의 운동이 적절하다”며 “치료가 종료된 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AI 닥터’ CT 방사선 피폭 대폭 줄인다

    건강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엑스레이를 찍거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이런 영상 촬영을 여러 각도로 진행하지만, 이 경우 검진자의 방사선 피폭량이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이런 걱정을 덜어 줄 수 있는 촬영 기술을 찾아 주목된다. ●예종철 연구팀 ‘딥러닝’ 활용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예종철 석좌교수팀은 최신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을 활용해 방사선량을 적게 하고도 고화질의 CT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물리학자협회(AAPM)가 지난 1일 개최한 ‘국제 저선량 CT 영상 획득 그랜드 챌린지’ 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CT는 엑스레이를 활용하기 때문에 찍을수록 피폭 위험이 커진다. 이 때문에 방사선량을 줄인 ‘저선량’ 촬영도 하지만 해상도가 낮아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딥러닝 기술에 주목했다. 딥러닝은 사람의 뇌 신경망을 모방해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다. ●방사선 줄여도 해상도 같아 연구팀은 영상변환 신호처리 기법인 ‘웨이블릿 변환’을 딥러닝과 접목시켜 저선량 CT 영상에서 발생하는 영상 왜곡과 해상도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일반 CT 영상과 정상선량을 4분의1로 줄여 찍은 저선량 CT 영상을 확보해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노이즈’(영상잡음) 패턴과 이를 제거하도록 학습시켜 일반 CT 영상과 똑같은 해상도를 확보했다. 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로 방사선 피폭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CT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결백 프로젝트와 정의, 그리고 DNA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결백 프로젝트와 정의, 그리고 DNA

    범죄 수사에서 목격자는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범죄자는 목격자를 피해 범행을 저지르고 경찰은 목격자를 찾으려 한다. 그런데 목격자의 진술을 100% 신뢰할 수 있을까. 목격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경우 자칫 잘못된 진술은 진실을 감출 뿐 아니라 선량한 피해자만 만들게 된다. 실제로 목격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있다. 피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할 때와 피의자를 한 명씩 볼 때 목격자 증언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격자의 증언이 증거로서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목격자 진술에 대한 검증뿐 아니라 보완이 필요하다. 그런 보완책 중 하나가 DNA다. 1987년 영국의 알렉 제프리스 박사는 사람마다 DNA 구조가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해 DNA 증거를 최초로 범죄수사에 적용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DNA 증거를 중요한 증거로 활용했고 ‘결백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이다. 미국 뉴욕 변호사인 배리 셰크와 피터 노이펠트가 1992년 DNA 분석기술을 이용해 의뢰인들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 활용한 일종의 재심신청 프로그램이다. 의과대에서 정비 일을 담당한 줄리어스 루핀은 1981년 어느 날 업무를 위해 엘리베이터에 탔다. 때마침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여학생은 몇 주 전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루핀을 범인으로 지목해 경찰에 신고했다. 루핀은 체포됐고 법원은 피해자 증언을 근거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루핀은 2003년 쉑과 노이펠트에게 도움을 청했다. 결백 프로젝트는 남아 있던 성폭행 흔적에서 얻은 DNA를 분석해 이것이 성폭행 혐의로 복역 중이던 다른 죄수의 DNA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루핀은 22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끝낼 수 있었다. 또 DNA 분석 증거를 통해 살인 혐의로 복역 중이던 더글러스 워니의 무죄가 입증됐다. 이 밖에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대리 헌트를 포함해 20명의 무고도 증명했다. 2007년 5월 21일자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억울함이 증명된 200명을 ‘DNA 200’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평균 12년을 인생에서 잃어버렸고, 28% 정도가 살인·성폭행 등 강력범죄 혐의로 억울하게 형을 살았다. 그렇다면 DNA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사람의 DNA는 A, T, G, C 등 4종류의 염기가 다양하게 배열해 약 29억개의 유전염기를 구성한다. 이 중 약 25.5%가 유전자나 관련 부위이고 나머지 부위의 기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체 DNA의 약 58%에는 반복되는 염기서열이 수없이 들어 있다. 이 서열들의 반복 횟수가 사람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지문처럼 활용될 수 있다. 반복서열 ATTCAGT가 있다고 가정하자. 사람은 부모로부터 DNA를 각각 전달받기 때문에 특정인은 이 서열을 12개와 16개를 전달받게 된다. 그런데 이 서열의 최대 반복 개수가 20개라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위 서열의 반복 개수가 몇 개이든 한 사람에게 특정 반복 개수가 출현할 확률은 부모 각각으로부터 20분의1이어서 위 조합이 생길 확률은 400분의1이다. 과학수사 현장에서는 5~8가지의 반복서열을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5가지를 사용한다면 그 확률은 10조분의1이다. 이 결과는 두 사람 사이에서 DNA 반복서열들이 우연이라도 일치할 확률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DNA 증거는 유전자 프로파일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에 살기를 원한다. 과학은 정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결백’이라는 인문학적 개념과 DNA라는 자연과학적 사실이 결합되어 정의가 구현되는 것처럼 과학은 인간과 사회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나 한번은 이 세상에 왔다가 떠나간다. 그러면 죽음으로써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일까. 소크라테스(BC 470~399)는 인간이 죽으면 육체는 사라지지만 그의 혼은 불멸한다고 믿었다. 플라톤(BC 427~347)의 대화편 ‘파이돈’은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시민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감옥에서 독약을 마시고 죽기 직전, 제자들과 영혼 불멸과 사후 세계에 대해 나눈 대화를 전해 주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늘 육체의 욕망에 휘둘리는 감각적 삶보다 이런 것들에 초연할 수 있는 이성적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철학자의 혼은 이성을 따르고 언제나 이성과 함께함으로써, 그리고 의견의 대상이 아닌 참되고 신적인 것을 정관하고 양식으로 삼음으로써 (쾌락과 고통에 얽매이는) 감정들에 초연해야 한다고 믿네.” 소크라테스가 평소 혼을 강조했지만, 혼이 불멸한다는 그의 주장에는 제자들도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심미아스 같은 이는 혼은 항상 몸과 함께하며 이 둘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각각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혼은 일종의 조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육신이 죽으면 혼 역시 소멸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혼은 사람의 형태와 몸속으로 들어오기 전에 존재”하며, 혼이 들어 있기에 몸이 살아 있는 것이므로 죽음은 단지 육신과 혼을 분리시키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육신의 죽음 이후에도 혼은 저승으로 여행을 떠나 심판자에 의해 죗값을 치르거나 응분의 보답을 받아 각자 적절한 곳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이 육체와 혼을 함께 소멸시키는지, 아니면 혼만 홀로 남아 새로운 모험의 길을 떠나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이는 과학적 검증의 문제를 넘어 신학적 믿음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말대로 혼이 불멸한다면 결국 우리의 관심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로 귀착된다. “만약 죽음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도피라면 죽음은 악인들에게는 횡재겠지. 그들은 죽음으로써 혼과 함께 몸과 자신들의 악행에서도 해방될 테니까. 그러나 혼이 죽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지금, 혼이 악행에서 도피하거나 구원받을 길은 달리 아무것도 없네. 최대한 선량해지고 지혜로워지는 것 말고는.” 소크라테스가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미덕과 지혜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응답이다. “만약 혼이 죽지 않는다면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이 시간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을 위해 혼을 보살펴야 하며, 만약 누가 혼을 소홀히 하면 무서운 위험에 빠지게 되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네.” 소크라테스는 죽음 앞에 담담했다. 혼의 불멸을 믿은 그는 죽음은 삶의 종결이 아니라 지혜로 갈고닦은 맑은 영혼의 ‘고상한 모험’의 출발이라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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