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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륜女가 손해배상 청구했네요”…‘몰카 영상’ 고소당한 아내, 中 법원 판결은?

    “불륜女가 손해배상 청구했네요”…‘몰카 영상’ 고소당한 아내, 中 법원 판결은?

    중국에서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 공개한 여성에게 법원이 영상 삭제는 명령했으나 내연녀에게 손해배상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아내의 행동이 비록 법적 경계를 넘었지만, 내연녀 역시 사회 가치관에 반하는 행동을 했기에 정신적 피해 보상 청구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텅현 법원은 리 씨가 남편의 불륜 상대 여성으로부터 받은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상급법원인 우저우시 중급 인민법원 역시 이달 초 원래 판결을 유지했다. 2023년 8월, 리 씨의 남편 후 씨와 불륜 관계였던 왕 씨는 자신이 생활하던 임대 아파트에서 몰래 설치된 카메라를 발견했다. 왕 씨는 자신과 후 씨의 사적인 장면이 녹화돼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 뒤, 온라인에 이 영상이 유포돼 여러 차례 조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사 결과 이 카메라는 리 씨와 그녀의 남매가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수개월간 리 씨는 소셜미디어(SNS)에 왕 씨의 사진과 영상을 반복적으로 공유했다. 왕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리 씨에게 온라인 사진과 영상 삭제를 요청했으나 리 씨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왕 씨는 리 씨와 그녀의 남매를 고소하며 자신의 사생활, 명예, 초상권 침해 중단과 모든 콘텐츠 삭제를 요구했다. 또한 공개 사과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지급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리 씨는 해당 주택이 자신의 남편이 임대한 것이므로 아내로서 자녀의 안전을 위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반박했다. 또한 남편의 외도를 발견한 후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영상을 온라인에 공유한 것이며, 이는 부적절한 행동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텅현 법원은 리 씨의 행동이 왕 씨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리 씨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 했더라도 온라인에 영상을 공개한 행동이 합법적인 범위를 넘어섰으므로 왕 씨 관련 모든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법원은 동시에 왕 씨가 기혼남성인 후 씨와 불륜 관계를 맺은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행위이며, 이는 공공질서와 선량한 풍속에 위배되고 사회주의 가치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왕 씨가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위자료 청구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토론의 주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내연녀가 아내에게 정신적 손해보상을 청구하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말했고, 다른 이용자는 “증거 영상이 없었다면 아내는 어떻게 남편의 외도를 입증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 [단독] CT·MRI 장사하는 병원들… 평균 진료비 최대 8배 차이

    [단독] CT·MRI 장사하는 병원들… 평균 진료비 최대 8배 차이

    유방암 2기 환자 김모 씨는 A 병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은 뒤 추적검사 등 3년간 1134만원(이중 본인부담율 5%) 상당의 진료를 받았다. 반면 유방암 2기 환자 이모 씨는 B 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고 추적 검사를 하는 데 3년간 144만원만 썼다. 중증도가 비슷했는데도 두 사람의 진료비가 8배 가까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무분별한 검사에 방사선 피폭 위험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6~ 2020년 유방암 1~2기 환자 9413명의 암 수술 후 진료 비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병원들이 환자에게 영상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과도하게 권해 진료비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을 잘못 선택했다가 지갑도 털리고, 방사선 피폭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유방암학회가 권고한 유방암 수술 후 CT·MRI 추적 검사 횟수는 3년간 6회다. 6개월에 한 번꼴로 검사해도 암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데 문제없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5개 의료기관의 환자 1인당 3년간 CT·MRI 검사 횟수도 6.1회였다. 조사 대상 49개 의료기관은 평균 8.7회였다. 반면 유독 CT·MRI 추적검사가 잦은 상위 5개 병원은 3년간 평균 17회나 됐다. 환자 1명에게 2개월에 한 번꼴로 CT·MRI 검사를 한 것이다. 이 병원들이 환자 1명당 청구한 3년치 진료비는 평균 790만원이었다. 49개 의료기관의 1인당 진료비(448만원)의 1.8배, 유방암 환자들이 많이 찾는 5개 의료기관 평균(336만원)의 2.4배다. ●원가 보전율 117%… 건보 재정 악화 암 수술 후 추적검사에는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낮춰주는 ‘산정 특례’가 적용돼, 환자는 진료비 총액의 5%만 내면 된다. 나머지 95%가 건보공단에 청구된다. 무분별하게 영상검사를 하면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의 요인이 된다.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는 셈이다. 병원별로 보면 CT·MRI 검사가 잦았던 상위 1위 병원의 검사 횟수는 3년간 환자 1인당 21.3회였다. 한 달 보름 간격으로 찍어댔다. 이 병원이 청구한 환자당 진료비는 1134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2.5배, 유방암 환자가 많이 찾는 5개 의료기관의 3.4배였다. 환자당 3년치 추적검사 진료비가 144만원으로 가장 적었던 병원과 비교하면 무려 7.9배 차이가 난다. 나머지 2~5위 병원 또한 검사 횟수와 진료비용이 평균치의 2배를 웃돌았다. 한국유방암학회 관계자는 “통상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생각할 때 과도하다”고 했다. 병원들이 영상 촬영에 매달리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수술의 원가 보전율이 81.5%지만 영상 촬영은 117.3%에 이른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연구보고서에서 “암 재발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 의료 수가 등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검사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단독]CT·MRI 장사하는 병원들, 평균 진료비 최대 8배차

    [단독]CT·MRI 장사하는 병원들, 평균 진료비 최대 8배차

    유방암 2기 환자 김모 씨는 A 병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은 뒤 추적검사 등 3년간 1134만원(이중 본인부담율 5%) 상당의 진료를 받았다. 반면 유방암 2기 환자 이모 씨는 B 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고 추적 검사를 하는 데 3년간 144만원만 썼다. 중증도가 비슷했는데도 두 사람의 진료비가 8배 가까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6~2020년 유방암 1~2기 환자 9413명의 암 수술 후 진료 비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병원들이 환자에게 영상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과도하게 권해 진료비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을 잘못 선택했다가 지갑도 털리고, 방사선 피폭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유방암학회가 권고한 유방암 수술 후 CT·MRI 추적 검사 횟수는 3년간 6회다. 6개월에 한 번꼴로 검사해도 암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데 문제없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5개 의료기관의 환자 1인당 3년간 CT·MRI 검사 횟수도 6.1회였다. 조사 대상 49개 의료기관은 평균 8.7회였다. 반면 유독 CT·MRI 추적검사가 잦은 상위 5개 병원은 3년간 평균 17회나 됐다. 환자 1명에게 2개월에 한 번꼴로 CT·MRI 검사를 한 것이다. 이 병원들이 환자 1명당 청구한 3년치 진료비는 평균 790만원이었다. 49개 의료기관의 1인당 진료비(448만원)의 1.8배, 유방암 환자들이 많이 찾는 5개 의료기관 평균(336만원)의 2.4배다. 암 수술 후 추적검사에는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낮춰주는 ‘산정 특례’가 적용돼, 환자는 진료비 총액의 5%만 내면 된다. 나머지 95%가 건보공단에 청구된다. 무분별하게 영상검사를 하면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의 요인이 된다.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는 셈이다. 병원별로 보면 CT·MRI 검사가 잦았던 상위 1위 병원의 검사 횟수는 3년간 환자 1인당 21.3회였다. 한 달 보름 간격으로 찍어댔다. 이 병원이 청구한 환자당 진료비는 1134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2.5배, 유방암 환자가 많이 찾는 5개 의료기관의 3.4배였다. 환자당 3년치 추적검사 진료비가 144만원으로 가장 적었던 병원과 비교하면 무려 7.9배 차이가 난다. 나머지 2~5위 병원 또한 검사 횟수와 진료비용이 평균치의 2배를 웃돌았다. 한국유방암학회 관계자는 “통상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생각할 때 과도하다”고 했다. 병원들이 영상 촬영에 매달리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수술의 원가 보전율이 81.5%지만 영상 촬영은 117.3%에 이른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연구보고서에서 “암 재발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 의료 수가 등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검사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與 배현진, 토지거래허가 재지정 철회 촉구 “문재인·박원순 유물”

    與 배현진, 토지거래허가 재지정 철회 촉구 “문재인·박원순 유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시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포함된 송파구를 지역구로 둔 배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배 의원은 20일 입장문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잠재적 투기꾼’으로 간주하는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철회를 촉구한다”며 “악성 투기세력을 정밀하게 단속하며 시민들의 사유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토지거래허가제는 주택 거래 시 자금 조달 계획과 이주 목적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제출하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반시장적·반헌법적 과잉 규제”라며 “집값을 잡겠다면서 오히려 엄청난 상승만 부추겼던 무능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눈가림하고, 지역 갈라치기를 조장하려던 박원순 서울시의 정치적 꼼수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심한 불경기 속에 연속적인 금리 인하 조치까지 고려하는 정부의 정책적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청산해야만 할 문재인 박원순의 유물을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꺼내든 데 대해 다른 정책적 묘안은 없었는지 그 무책임함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단행했던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 과열이 이어지자 전날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다시 확대 지정했다.
  • 이성배 서울시의원 “또다시 토허제로 묶인 대청잠삼, 오락가락 행정으로 주민 기만, 재지정 철회해야”

    이성배 서울시의원 “또다시 토허제로 묶인 대청잠삼, 오락가락 행정으로 주민 기만, 재지정 철회해야”

    서울시의회 이성배 의원(국민의힘, 송파4)은 송파구 잠실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강행한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더 이상의 규제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조속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철회해 줄 것을 정부와 서울시에 강력히 요청했다.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대치동·청담동·삼성동 일대(이하 대청잠삼)는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최초 지정된 후 네 차례 연장됐으나 지난 2월 12일 서울시는 일부 정비사업 추진대상지를 제외한 다수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바 있다. 하지만 금일 정부와 서울시는 긴급 발표를 통해 올해 3월 24일부터 9월30일까지 송파·강남·용산·서초구의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할 것임을 밝혔다. 이 의원은 “올해 초 서울시는 규제철폐의 일환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대대적인 해제를 발표했다”라며 “이에 지역주민들은 4년 8개월간의 고충에서 이제야 해방되었는데, 해제된 지 한 달 만에 다시 구역지정하는 것은 주민들에 대한 기만이며 오락가락 행정의 극치”라며서 정부와 서울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정부는 투기성 거래의 증가를 이유로 구역을 재지정한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투기적인 거래만 규제할 것이지 선량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위헌적인 제도를 재시행하는 것은 정부의 무능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토허제가 시작된 지 4년이 넘었음에도 아직도 투기세력에 대한 규제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을 왜 선량한 일반 시민들이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이 의원은 “정부는 부동산가격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전용 25평 아파트 기준으로 잠실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펠리스의 경우 구역 해제 전에도 일반적으로 24억에서 28억 정도의 매매가를 형성했으며, 해제 이후에도 24억에서 28억 정도의 매매가가 형성되어 있다”라며 “정부는 특별히 가격이 급등한 몇 개의 사례만 보고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다고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의사결정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토지거래허가제도는 오 시장이 말한 것처럼 반시장적인 제도”라며 “시민들의 재산권과 주거이전의 자유를 가장 침해하는 제도를 다시 시행하는 것에 큰 유감을 표하며, 금일 재지정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정부와 서울시에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 강임준 군산시장·노조 “공무원 향한 폭행, 엄중 처벌해달라”

    강임준 군산시장·노조 “공무원 향한 폭행, 엄중 처벌해달라”

    최근 민원 행정 과정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폭행 등 불상사가 잇따르자 강임준 군산시장과 군산시 공무원노동조합이 대시민 호소에 나섰다. 강임준 시장과 박덕하 노조위원장은 18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공무원 폭행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수해 피해를 본 A씨의 민원을 도와주기 위해 현장에 방문한 공무원이 폭행당했다. 현재 이 사건은 현재 군산경찰서에서 조사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에도 민원인이 의료비 지원에 대해 불만을 품고 시청으로 흉기를 가지고 찾아와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례가 있다. 시는 성명서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협박은 단순히 개인에 대한 위협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행정 서비스의 질을 약화해 선량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공무원 폭력 행위에 대해 수사기관에 법과 원칙에 따른 엄중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공무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도 지속해 마련해 현장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신체적·정신적 위협 없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조갑제 “야당에 승복하라고? 피해자인 야당을 가해자와 똑같이 취급하나”

    조갑제 “야당에 승복하라고? 피해자인 야당을 가해자와 똑같이 취급하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임박하자 여야가 서로를 겨냥해 “결과에 승복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결과에 승복해야 할 주체는 야당이 아닌 윤 대통령”이라고 일갈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야당을 향해 결과에 승복할 것을 강조하는 조선일보 3월 15일자 사설과 해당 사설에 달린 댓글들을 소개하며 “왜 피해자인 야당과 국민이 결과에 승복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조 대표가 소개한 조선일보 사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이고 명확하게 (헌재의 판단에) 승복을 밝혀 공식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민주당과 이 대표는 승복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당연히 승복을 공식 선언해야 한다”면서 “의원 상당수가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 헌재를 압박하고 있는데, 모두가 승복을 공식 선언해 불복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윤 대통령)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결과에 승복해야 할 사람이 바로 위험인물”이라면서 “야당과 국민이 가해자와 동격으로 취급해 ‘같이 승복해’라고 하는 것은 정의의 법칙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회사의 지배구조를 뒤엎겠다고 깡패를 사내로 불러들인 부사장에 대한 징계 절차”에 빗대어 “외 피해자인 야당과 국민, 회사 사장이 징계 결과에 승복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조 대표는 “헌재의 결정은 다시 다툴 수 없으므로 뒤집을 수 없어, 승복하고 말고가 필요없다”면서 “헌재의 결정에 대한 찬반 의사표시는 헌법이 보호하는 양심의 자유이며 이것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위헌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위헌 행위는 전세계가 실시간으로 지켜봤으므로 명백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파면하지 않고 복귀시킨다면, 즉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가 국군과 경찰을 지휘하고 외교, 교육을 책임지게 만드는 것은 선량한 국민들에게는 생존의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자유시민으로 살기 위한 국민저항권 행사의 요건이 됨에도 그런 자위행동도 못하게 하는 승복 강요라면 이는 자연법에도 맞지 않다”면서 “중인환시(衆人環視·많은 사람들이 에워싸 지켜봄) 속에서 벌어진 살인강도 현행범 재판을 하는데 판사가 무죄 석방 판결을 하면서 피살자 가족들에게 ‘승복하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승복은 윤 대통령만 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말라”면서 “구차하게 이 대표를 끌어들이지 말라. 이 대표가 계엄령을 선포했나”라고 따져물었다.
  • 車보험 ‘향후치료비’ 중상만 지급… 나이롱환자들, 합의금 못 받는다

    車보험 ‘향후치료비’ 중상만 지급… 나이롱환자들, 합의금 못 받는다

    내년 1월부터 단순히 삐거나 긁힌 정도의 교통사고 경상 환자는 보험사로부터 거액의 합의금을 받을 수 없다. 장기 치료를 빌미로 합의금을 뜯어내려고 일단 드러눕는 ‘나이롱환자’를 막자는 취지다.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26일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에게도 지급하던 ‘향후치료비’를 중상환자(1~11급)에게만 주도록 한 ‘자동차보험 부정 수급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향후치료비는 치료가 끝나 사건이 종결 처리됐는데도 후유증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치료비를 보험사가 미리 지급하는 금액이다. 제도적 근거가 없는데도 거액의 합의금을 원하는 환자, 합의를 빨리 끝내려는 보험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관행처럼 지급돼 왔다. 국토부가 공개한 사례를 보면 끼어드는 차를 피하려다 급정거 비접촉 사고를 당한 A씨는 근육이 아프다며 통원 치료만 202회를 받아 보험사로부터 치료비와 합의금 1340만원을 챙겼다. 가벼운 차량 간 접촉 사고를 당한 B씨도 허리가 아프다며 2주 입원 후 6개월 통원 치료를 받고 치료비와 합의금 3500만원을 가져갔다. 경상환자에게 지급된 향후치료비는 2023년 기준 1조 4000억원으로 치료비(1조 3000억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나이롱환자에게 불필요하게 지급되던 보상금이 줄면 다른 선량한 가입자들의 자동차 보험료가 3% 인하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제도 시행 시 경상환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금, 기타손해배상금 등으로 제한된다. 경상환자는 장기 치료를 받기도 어려워진다. 영상 검사(CT·MRI 등) 기록이나 외출 기록 등을 제출해야 8주 이상 치료받을 수 있다. 경상환자 대부분이 8주 이내에 치료를 마친다는 통계에 기반해 기간을 설정했다. 보험사가 추가 치료 당위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치료비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 보험 사기에 연루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정비사는 곧장 사업 등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도입된다. 마약·약물 운전도 음주운전처럼 보험료 20% 할증이 붙고, 마약·약물 및 무면허·뺑소니 차량의 동승자는 사고가 나도 보상금 40%가 감액된다. 부모 명의로 보험에 가입해 무사고 운전을 한 청년층(19~34세)은 본인 명의로 보험에 새로 가입할 때 무사고 경력을 최대 3년 인정받아 보험료가 24%가량 경감된다. 
  • 재계 ‘주주 충실의무’ 반발… “주주들, 투자 반대·소송 남발할 것”

    재계 ‘주주 충실의무’ 반발… “주주들, 투자 반대·소송 남발할 것”

    경제단체 “기업하기 힘든 나라 될 것”투기자본 경영권 위협 노출 우려도중소기업, 분쟁 타깃 될 가능성 높아“자본시장법 개정해 핀셋규제해야” ‘상법 개정안’이 24일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가운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재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M&A) 위축 등의 혼란이 뒤따르고 경영권 분쟁 등이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경제 8단체는 이날 법안 통과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 것”이라면서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결국 선량한 국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도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산업을 준비하려면 편한 말로 ‘돈을 꼬라박는다’는 생각을 갖고 10년은 투자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주주 입장에서는 눈앞의 배당금이 중요하다 보니 자연스레 투자 계획에 반대하지 않겠나. 이사에 대한 소송이 남발할 것이고 기업들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M&A에 나서기도 힘들어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도 크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국은 감사·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는데 투기 자본이 일명 ‘지분 쪼개기’를 통해 모든 의결권을 행사하면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2003년 행동주의 펀드인 소버린은 SK㈜의 주식 14.99%를 5개 자회사를 통해 2.99%씩 매입했다. SK는 주주총회에서 소버린 측 이사의 선임을 막기 위해 우호 지분을 늘리고 약 1조원의 비용을 투입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당시 SK의 직접 보유 지분은 소버린보다 적은 13%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경영권은 지켰지만 소버린은 9459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철수하는 등 후유증이 남았다. 특히 중소기업이 분쟁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1일 발표한 ‘최근 경영권 분쟁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는 지난해 87개 회사 315건으로 2023년 93개사 266건보다 약 18.4% 증가하며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87개사를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이 59개사(6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견기업 22개사(25.3%), 대기업 6개사(6.9%) 등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분쟁에 잘 노출되는 특성이 나타났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사회 숫자를 놓고 두 세력이 분쟁을 벌이면서 모두 경영권을 잡는 데만 신경을 쓰니 회사 운영이 제대로 안 된다”면서 “중소기업이라 규모도 작은데 소송 비용으로 회삿돈이 지출되니까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던 매출도 최근 적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한국상사법학회 회장을 지낸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정작 소액주주들은 변호사비를 감당하면서 소송을 하기 힘들 테고 악성 펀드들의 단기 차익 거두기용 수단으로 법이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의 지배구조가 굉장히 허약한 만큼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상법보다는 상장 법인에 대해 핀셋 규제를 하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 게 맞다”고 제언했다.
  • [세종로의 아침] 왜 음모를 꾸미는 건 항상 ‘그들’일까

    [세종로의 아침] 왜 음모를 꾸미는 건 항상 ‘그들’일까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국장과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가 쓴 회고록 ‘역사의 파편들’에는 그가 1990년 광주를 방문해 시민대표들과 만나 “5·18에 너무 대처가 늦었던 것에 사과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그레그는 물론 한미 관계에서도 매우 특별한 장면인 건 틀림없지만, 다른 측면에서도 관심을 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미국이 광주학살을 방조했다’ 혹은 ‘미국이 쿠데타 주동세력의 배후’라는 비판이 거셌다. 그레그를 만난 시민대표들 역시 미국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미국은 인공위성으로 한국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실 이는 당시 일반적인 정서와 맞닿아 있다. 1980년대 시대인식을 반영하는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도 주인공 김범우는 미국이 한반도에 있는 전봇대 숫자까지 다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현대사 연구가 진척되면서 알게 된 진실은 완전히 정반대다. 미국은 한반도의 역사와 사회 상황 어느 것도 ‘쥐뿔도 모른 채’ 38선 이남을 점령했다. 그레그를 만난 시민단체나 김범우는 음모론을 믿는 이들이 가진 공통된 특징을 잘 보여 준다. 음모의 주체는 언제나 ‘그들’이고, 그들은 언제나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다. 음모론 하면 약방의 감초로 등장하는 비밀조직 프리메이슨만 해도 수백년 혹은 수천년에 걸친 역사와 지구 전역에 걸친 조직망, 인맥과 자금력을 갖고 있다. 정작 구글맵에서 프리메이슨을 검색하면 전 세계 각지에 있는 프리메이슨 지부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다 나온다. 과연 프리메이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밀조직’이 틀림없겠다. 뭔가 잘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논리로 설명할 수 없을 때, 혹은 논리만으로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을 때 가장 손쉽게 동원할 수 있는 게 음모론이다. 근대 이전만 해도 ‘신의 뜻’이니 ‘운명’이니 ‘인연’이니 하는 말로 넘길 수 있었던 자리를 음모론이 대체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또 그럴듯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심심풀이로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신론자인 내가 사주관상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것처럼. 음모론은 대개 ‘그들’에 대한 경계감을 반영한다. 재앙을 가져오는 건 언제나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공격 목표로 삼는 건 언제나 ‘우리’, 그것도 선량한 우리다. 1918년 처음 발병한 ‘스페인 독감’의 진원지는 사실 미국이었는데, 미국에선 독감의 원인을 두고 “독일인 때문이다”, “동유럽 이민자 때문이다”, “흑인 때문이다” 같은 각종 소수자 혐오 음모론이 종합선물세트로 나돌았다. 음모론은 끔찍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3년 일본에서 발생한 간토대지진 뒤엔 ‘이게 다 조선인들 때문’이란 유언비어가 퍼졌고 결국 집단학살극으로 번졌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일 사람들에게 손쉬운 변명거리가 ‘유대인들 때문에 독일이 졌다’는 유대인 음모론이었다. 그 결과는 홀로코스트였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음모론은 20년 전쯤 대한민국 국민들 취미생활이었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한반도 북측에선 지금도 틈만 나면 ‘이게 다 미제의 침략책동 때문’이다. 남측이라고 크게 다르지도 않다. 틈만 나면 ‘이게 다 종북좌파 동성애자들 때문’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차고도 넘친다. 그리고 요즘은 ‘우리를 위협하는 강력한 그들’로 새롭게 떠오르는 유행이 중국이다.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이 어떤 의미인지 인정하기도 싫고 이해하기도 싫은 이들은 ‘이게 다 중국 때문’이고 ‘이게 다 부정선거 때문’이라고 떠든다. 그런데 말입니다. 선거 참관인만 해봐도 부정선거가 끼어들 자리가 없고, 중국을 조금만 접해 보면 ‘완벽’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된다. 중국 음모론을 믿는 이들에게는 차라리 ‘탄핵은 외계인들의 음모’라고 하는 게 조금은 더 그럴듯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해 주고 싶다. 강국진 문화체육부 차장
  • ‘SG발 주가조작’ 주범 라덕연, 1심 징역 25년·벌금 1465억원

    ‘SG발 주가조작’ 주범 라덕연, 1심 징역 25년·벌금 1465억원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의 주범인 투자자문업체 대표 라덕연(43)씨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정도성)는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씨에게 징역 25년에 벌금 1465억여원, 추징금 1944억여원을 선고했다. SG증권발 폭락사태는 2023년 4월 24일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 주가가 폭락한 사건이다. 시세 조종 의혹이 제기돼 수사에 나선 검찰은 라씨를 비롯한 가담자 50여명을 재판에 넘겼다.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던 라씨는 이날 법정 구속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라씨의 측근 변모씨와 안모씨도 각각 징역 6년,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라씨 등의 범행이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규모인 시세조종”이라며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라씨가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주도했음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비판했다. 라씨 등은 2019년 5월~2023년 4월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등의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운 뒤 대량으로 팔아치워 약 7377억원을 챙긴 혐의로 2023년 5월 구속기소됐다. 적발된 주가조작 규모로는 사상 최대였다. 또한 지난 2019년 1월~2023년 4월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를 일임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을 챙긴 혐의, 같은 액수의 수수료를 차명계좌에 은닉한 혐의 등도 있다. 재판부는 라씨가 거둔 부당이득액이 수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면서도 액수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들이 시세 조종을 한 시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외부적 요인이 있어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사설] 거세지는 트럼프 관세 압박, 한국 목소리는 실종

    [사설] 거세지는 트럼프 관세 압박, 한국 목소리는 실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시작한 관세전쟁이 동맹국인 한국으로도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통상 장벽이 높아지면서 재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계엄·탄핵 정국의 리더십 공백에 대미 협상력이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 2기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동맹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 왔다”며 한국의 가전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관세가 기업들이 돌아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며 관세라는 ‘채찍’을 앞세워 대미 투자와 미 현지 생산을 종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미 기업 월풀이 한국의 세탁기 덤핑 때문에 공장을 닫을 뻔했다며 “우리는 50%, 75%, 심지어 100% 관세를 부과했다. 내가 없었다면 그들은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기 때 실시한 세탁기 고율 관세 정책이 삼성전자·LG전자의 미 현지 공장 가동을 이끈 ‘성공 사례’라는 것이다. 반면 조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한 보조금 정책은 폐지 수순으로 가고 있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러트닉 지명자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미 정부와 확정한 계약을 이행하겠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수 없다”며 재검토를 시사했다. 앞서 백악관은 ‘반도체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연방 보조금 지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가 법원의 제동으로 철회했다. 그러나 연방 자금 집행 중단 조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이 조치가 현실화하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일본은 새달 7일 미일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등 잰걸음이다. 우리도 정·관계, 재계가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제안한 ‘통상협력 대사’를 임명해 협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 삼성·SK 8조원 받아야 하는데… 美 “반도체법 보조금 약속 못 해”

    삼성·SK 8조원 받아야 하는데… 美 “반도체법 보조금 약속 못 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후보자가 29일(현지시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결정한 반도체법 보조금과 관련해 “내가 계약을 검토하지 않는 한 이행을 약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 행정부에서 체결한 보조금 지급 계약을 재검토해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반도체법·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대신 관세로 무역 상대국을 압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미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8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기로 약정한 상황에서 최종 수령 여부가 불투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러트닉 후보자는 이날 상원 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계약을 이행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말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주도권을 미국이 다시 가져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들이 미국을 이용해 왔다’고 주장하며 관세로 외국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복했다. 특히 “훌륭한 동맹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 왔다.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 같은 경우 우리를 그저 이용했다”고 콕 집어 지적하며 “이제는 우리 동맹들이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반도체법·IRA 등 바이든 행정부 산업정책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그간 이런 정책들에 근거한 보조금, 세액공제 등을 기대하며 대미 투자를 해 온 한국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반도체 생산 시설 확장에 47억 4500만 달러(약 6조 8500억원),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웨스트라피엣 메모리 공장 건설에 9억 5800만 달러(1조 38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바이든 정부와 최종 계약한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반도체 등에서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동맹들을 겨냥한 관세 조치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첫해인 2017년 한국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를 시작해 이듬해 고율 관세를 부과했던 전례를 ‘관세 성공사례’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27일 하원 공화당 행사에서 “미국 기업 월풀이 한국의 세탁기 덤핑 때문에 공장을 닫을 지경이었다”면서 “우리는 50%, 75%, 심지어 100% 관세를 부과했고 이제 그들은 번창하고 있다. 트럼프가 없었다면 그들은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탁기 고율 관세 부과가 삼성전자, LG전자가 그 이전부터 검토했던 미 현지 공장 가동을 서두르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연방 보조금·대출금 일시 중단’ 조치를 법원 제동 속에 발표 이틀 만인 29일 철회했다. 그러나 “연방 차원 지출을 재검토하라는 대통령 행정명령은 유효하다”고 강조해, ‘반도체 인센티브, 청정 차량 세액 공제, 혁신 에너지’ 등 한국 기업들이 받는 보조금 조항 역시 영향권 아래 들어갈 전망이다. 한편 러트닉 후보자는 ‘리스용 전기차 세액공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공제 대상인 현대차의 영향 여부도 주목된다.
  • 美 상무장관 지명자 “한국, 가전 팔기 위해 미국의 ‘선량함’ 이용”

    美 상무장관 지명자 “한국, 가전 팔기 위해 미국의 ‘선량함’ 이용”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와 자국 내 생산 장려 방침을 밝혔다. 러트닉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동맹국과의 경제 협력 방안을 묻는 질문에 “우리의 훌륭한 동맹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왔다”고 답하며 일본의 철강과 한국의 가전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그는 “이제는 동맹국들이 우리와 협력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할 때”라며 “미국 내 제조업 생산성 증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러트닉 지명자는 관세가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을 장려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가장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동맹국이라도 교역에서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우한다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럽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을 막는 것과 같은 동맹국들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다음달 1일부터 부과될 예정인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불법 입국과 펜타닐 밀매 방지를 위한 특별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에 따른 무역 관세와는 구분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러트닉 지명자는 특정 품목이 아닌 전 품목에 대한 일괄 관세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이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 보조금으로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관세를 통해 상호주의, 공정성, 존중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다른 국가들은 2차 세계 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후 세계를 재건하기 위한 미국의 친절함과 고마움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는 그 무례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기존에 체결된 반도체 보조금 계약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차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관련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중국이 우리의 도구를 사용해 경쟁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수출통제와 관세의 통합적 활용을 강조했다. 그는 “딥시크의 혁신은 미국 기술 탈취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엄격한 수출통제 이행과 함께 미국 주도의 AI 기준 수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 “경호처 창립기념일에 ‘윤석열 삼행시’ 선발대회…尹 생일파티로 둔갑”

    “경호처 창립기념일에 ‘윤석열 삼행시’ 선발대회…尹 생일파티로 둔갑”

    대통령 경호처가 지난 2023년 경호처 창립기념일에 윤석열 대통령 생일잔치를 벌일 정도로 일부 수뇌부가 윤 대통령에 ‘과잉 충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에게 질의하면서 “경호처 일부 지도부의 과도한 일탈 행위에 대해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윤 의원은 “2023년 12월 경호처 창립기념일 행사를 했는데, 윤 대통령의 생일(12월 18일)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경호 관련 유관기관을 모두 동원해 ‘윤석열 삼행시’ 선발대회, 경호처 합창 등을 했고, 해당 동영상은 현재 경호처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이 본부장에게 “일부 과잉 충성하는, 권력에 줄을 대려는 자에 의해 경호처가 망가져서야 되겠는가”라고 따져물으며 “선량한 경호관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창설기념일 행사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기념일에 윤 대통령 생일잔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사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은 지난 13일에도 경호처 직원들이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옷을 구입하고 윤 대통령 부부의 생일잔치에서 장기자랑을 하는 등, 일부 수뇌부에 의해 윤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업무에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지난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들의 옷을 경호관들이 구입했다”면서 “윤 대통령 내외의 휴가 기간에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다거나 폭죽을 사오는 등의 일, 윤 대통령 부부의 생일 장기자랑 등에 동원됐다는 제보도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지난 2023년 윤 대통령 부친상 관련 업무를 도맡으며 윤 대통령의 환심을 샀으며, 경호처 직원들에 대한 이같은 업무 지시도 김 차장을 통해 하달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골병’든 실손보험 고친다… 도수치료비 90% 이상 본인이 부담

    ‘골병’든 실손보험 고친다… 도수치료비 90% 이상 본인이 부담

    의료비 팽창·필수의료 약화 악순환과잉 우려 항목 ‘관리급여’로 전환체외충격파·영양주사 포함 가능성불필요한 ‘병행 진료’도 제한 추진 앞으로는 불필요하게 이뤄지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이 ‘관리급여’로 지정돼 환자 본인이 9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구체적 항목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비급여 진료 중 규모가 큰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영양주사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실손보험을 고리로 비급여 진료가 남발되고 국민 의료비가 늘어나면서 필수의료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취지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는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비급여·실손보험 개혁 방안’ 초안을 공개했다. 의개특위는 이르면 이달 내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는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 관리 체계로 갖고 오기로 했다. 남용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전환해 표준 가격을 정하고 높은 본인부담률(90~95%)을 적용한다. 현재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의 의원급 평균 가격은 10만원이지만 실손보험 가입자라면 자기부담금 5000원(1세대)~3만원(3~4세대)만 내면 치료받을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병원급 도수치료 가격 격차가 최대 62.5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실손보험 환자라도 9만~9만 5000원의 자기부담금을 내야 한다. 반면 실손보험이 없는 환자는 전보다 부담이 줄어든다. 실손보험 환자들이 ‘마사지 받듯’ 도수치료를 받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 대책에는 불필요한 ‘병행 진료’ 급여 제한도 담겼다. 미용이나 성형 목적의 비급여 행위를 하면서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급여 진료를 함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급여 항목에도 건보 급여를 적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재채기가 심한 알레르기 환자 등이 많이 받는 코 내부 공간을 넓혀 주는 비중격교정술의 경우 비염 치료를 위한 수술로 간주돼 급여가 적용된다. 약 22만원 중 30%만 본인이 부담하고 70%가 건보에서 지출된다. 그러나 미용 목적의 코 성형을 하면서 실손 보장을 받기 위해 급여인 비중격교정술과 비급여인 비밸브재건술을 함께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종의 ‘꼼수’인데 이러면 건보 재정에서 지출이 발생한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비급여인 코 성형수술과 급여인 비중격교정술을 함께 받을 경우 비중격교정술 비용 22만원도 환자 부담이다. 정부가 탄핵 사태 와중에도 개혁의 칼을 든 것은 비급여와 실손보험이 의료비 팽창과 필수의료 악화의 주범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급여 진료비 규모는 2014년 11조 2000억원에서 2023년 20조 2000억원으로 팽창했다. 비급여 진료 중 가장 규모가 큰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비급여 진료비 팽창을 이끌었다. 과잉 비급여는 국민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2023년 실손보험 적자는 1조 9738억원으로 2022년(1조 5301억원) 대비 28.7% 늘었다. 실손보험사 적자는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다. 병행 진료 역시 건보 재정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필수의료 위기도 가속화한다. 비급여 항목이 많은 소위 ‘돈 되는 과’로 의사들이 몰리면서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는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지원자는 크게 줄고 있다. 물리치료, 백내장 수술 등 비급여·실손보험의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 보험업계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만 할 뿐 협의 채널이 가동된 적은 없었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남 좀 생각해 주며 살자

    [나태주의 풀꽃 편지] 남 좀 생각해 주며 살자

    언제부턴가 나는 손이 아픈 사람이 됐다. 글씨를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나이가 많아 퇴화해서 그런지 오른손 손가락 여기저기가 아프다. 다행히 한 군데만 집중적으로 아픈 게 아니라 돌아다니며 아파서 그런대로 견딜 만하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만나 악수할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팔을 움찔하기도 한다. 문제는 너무 세게 나의 손을 잡고 악수하는 사람이고 더욱 곤란한 것은 그렇게 세게 손을 붙잡고 오랫동안 놓아주지 않는 사람이다. 아마도 그는 그것이 나에 대한 친절이나 예의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악수란 본래 나의 손에 무기가 들려 있지 않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증명하는 것이고 상대방에 대한 우의를 보여 주는 것일 뿐이다. 그냥 짧게 슬쩍 잡았다가 놓으면 되는 게 악수란 걸 그 사람은 모르고 있는 거다. 더구나 지나치게 나의 개인 사정을 꼬치꼬치 묻는 경우다. 요즘 무엇을 하고 지내느냐, 아픈 데는 없느냐고까지 묻는 데는 질색이다. 나이 80인데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더구나 우리 집사람 안부까지 묻고 아프지 않냐고 확인하러 드는 데는 아연, 질색이다. 그냥 스치듯 보고 그냥 범상하게 살아가면 안 될까. 그런 사람을 만나면 멀리서부터 피하고 싶어진다. 더욱 심한 경우는 누군가 중병에 걸렸을 때 그걸 많은 사람 앞에서 큰 소리로 걱정해 주는 척 말하는 사람이다. 도대체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다른 사람의 불행이 자기 행복이라도 된단 말인가. 인간의 삶은 어차피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본질이다. 하지만 오로지 자기 혼자만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잘 사는 세상은 없다.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만 잘 사는 나의 삶이 된다. 이런 것쯤이야 누가 모르랴. 알기는 알면서도 실생활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오늘날 보면 점점 사람들이 이기주의 개인주의 쪽으로 팽배해지는 것 같고 이 이기주의는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 집단 이기주의로까지 확대재생산되는 것 같다. 특히 정치판을 건너다보면 걱정스럽고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나같이 비정치적이고 사회성이 둔감한 사람이 보아도 오늘날 한국의 정치는 정상이 아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란 말인가. 언필칭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라 하겠지만 속으로는 저들만의 이득과 영달과 권리만을 챙기고 자기네 파당의 주장만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그러기에 대다수 국민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정치와 동의어로는 통치란 말이 있고 법치가 있고 협치가 있다고 하자. 나름대로 시대적 배경과 의미와 적용이 다르겠지만 그게 그 말이라고 생각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그냥 정치란 말이다. 정치란, 더구나 자본주의 민주주의 시대의 정치란 일종의 거래와 같은 것이다. 주고받는 거래 말이다. 어떠한 인간도 완벽하고 완전히 정의롭고 완전히 선량하지 않기에 상대방의 허물을 어느 정도는 눈감아 줄 줄 아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정치판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요구도 모르는 척 눈감고 들어주면서 주장하든지 요구하든지 해야만 한다. 내 비록 오래 산 사람은 아니지만 과거 어느 시절의 정치, 어느 시절의 정치인들은 그렇게 했던 것으로 안다. 일종의 삶의 정치요 상생의 정치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는 어떤가. 어떻게 하든지 상대방을 완력으로 무력화, 백지화시키고 자기만을 백 프로 이기는 정치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살생의 정치요 완승의 정치다. 어찌 그것이 정치란 말인가. 완승만을 꿈꾸다가는 완패를 당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 아는 게 하나의 지혜다. 정말로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자기네가 필요한 때만 국민을 위하는 척하고 속으로는 국민을 깔보는 정치인들은 언젠가는 그 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의 시대는 지났다. 국민을 속이는 정치도 안 된다. 국민의 입을 막거나 귀를 가리는 정치도 안 된다. 오늘날 한국의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만만하지 않다. 바보가 아니다. 그렇다면 자기네들만 바보인 것이다. 제발 남 좀 생각해 주며 살자. 나태주 시인
  •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때: 현재곳 : 단독주택, 침실등장인물병철(58세, 남)동수(95세, 남)은희(57세, 여)민식(32세, 남)태연(29세, 여) 1장 무대는 침실이다. 옷장과 수납장이 있고 선반에 동수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액자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누런 자국이 남아 있는 벽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병철과 은희가 잠들어 있다. 병철의 코 고는 소리가 이어지면, 동수가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다. 동수: 끌끌끌…. 자식, 잘도 자는구만. 인자 좀 먹고살 만허냐? 이 썩을 자슥아! 아부지 왔다. 인나라! 느그 아부지 왔다! 동수, 병철을 내려다보며 발로 걷어찬다. 병철: (눈을 비비며) 야밤에 누구여…. 워메, 아부지! 동수: 이 자슥, 인자 배때지가 뜨뜻허니 먹고살 만한갑네. 병철: 아부지! 무슨 일로 또 이까지 오셨수! 동수: 인마, 아버지가 자식놈 생일도 못 챙기냐? 병철: 생일? 동수: 그려! 생일! 워떠냐? 이 애비 덕에 좀 먹고살 만허냐? 병철: 아유, 말을 혀야 뭣할라요. 접때 아부지가 짚어 준 종목들이 상한가를 칠 줄을 누가 알았겄어요? 아부지 덕에 우리도 인자 팔자 폈으요! 강진 당숙네에 저당 잡힌 주택담보 싹 다 갚구, 십 년 묵은 신용대출도 깨끔허게 정리해부렀당께요. 보소, 이 집도 우덜 것이라요. 울 집안도 인자 남부럽지 않다고요. 동수: 자슥, 얼굴 폈네. 살림도 이만허믄 좀 나아진 것 같고. 애들은 잘 있냐? 병철: 애들이요? 그 개팔 놈의 호로자슥들은 말도 마셔요. 연락 끊긴 지 오래구만. 동수: 다 죽어 가는 집안 살려 놨더니 도루 콩가루네. 병철, 베갯머리에서 신문지와 볼펜을 꺼내 든다. 병철: 아부지, 고건 고렇고 요참에는 어디요? 어따 돈을 박어야 쓰겄소? 동수, 병철의 시선을 외면하며 딴청을 피운다. 병철: 아따, 아부지 그라지 말고 요번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알려주쇼! 아니믄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주셔요! 동수: 패가 안 좋아. 병철: 고거이 뭔 말이여? 동수: 다 잃을 패다, 이거다. 병철: 좀 알아듣게 말혀 보소! 동수: 이 자식아, 잘 들어라. 너 애비 덕에 딴 돈 그거 있지? 병철: 암요. 인자 그 돈으로 대대손손 먹고 살아야제! 동수: 그 돈 하룻밤에 다 잃을 거다. 병철: 고거시 뭔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동수: 오늘 하루다. 시간이 읎어. 병철: 와요? 뭣 땀시 나가 돈을 다 잃는다는 거시여? 동수: 한 방에 땄으면 한 방에 또 잃는 거지. 동수,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한다. 병철: 아부지, 가지 마요. 인자 좀 먹고살만헌디 다 잃는다뇨. 동수: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 알지? 요즘은 ‘운구기일’(運九技一)이란다. 병철: 운구기일? 동수: 다 운이다 이 말이여. 아등바등 살아 봐야 우에 쓸꼬, 팔자가 좌우하는 벱인 것을…. 동수, 크게 웃으며 퇴장한다. 병철: 아부지! 아부지! 병철, 동수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면, 자고 있던 은희가 깨어난다. 은희: 여보, 여보? 병철: (넋이 나간 채로)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자다 말고 왜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병철: 어? 뭐시여? 당신이여?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은희: 또 자다가 뭐라도 본 거야? 왜 그렇게 얼굴이 새파래졌어? 병철: (약을 삼키며) 아부지 왔다 갔어. 은희: 또? 죽은 아버님이? 병철: 그, 글씨 말여…. 은희: (반색하며) 이번에는 또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개꿈이여. 은희: 개꿈? 병철: 그려! 개꿈! 은희: 뭐라고 하셨는데? 병철: 아니 글씨, 요참엔 돈을 다 잃을 거라네…. 은희: 그거 개꿈이네. 병철: 접때는 돼지꿈이더니 요번엔 개꿈이여. 은희: 그냥 흘려들어. 병철: 아부지 덕에 돈방석 앉은 거 잊었어? 무시혔다간 집안 말아묵어! 은희: 당신 꿈속에서 아버님 나타났다는 게 몇 번째지? 병철: 아이, 요참에도 확실하다니께. 은희: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지. 저번에 그것도 그냥 운이 좋아서 대박 났던 거 아냐? 솔직히 요즘 같은 때에 이게 뭔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아무래도 집터가 이상한가 봐. 언제 한번 굿이라도 해야 하려나. 병철: 이 사람이 아직도 못 믿네? 꿈 속에서 아부지가 다 알려 줬다니께. 금영에 칠천! 현산에 팔천! 그 육실헐 잡주들이 한날한시에 약속이나 한 맹크롬 들쓱거릴지 누가 예측혔겄어? 그걸 우덜 같은 선량한 서민들이 워쩐다고 예측혀? 다 아부지 덕이제…. 은희: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는 거 자체가 망조야! 병철, 수납장에서 신용카드, 통장, 인감도장, 집문서 따위를 꺼내어 바닥에 늘어 놓는다. 병철: 어디 보자. 농협에 칠천, 새마을에 육천, 수협에 삼천오백…. 은희: 뭐하는 거야? 병철: 일단 우덜 계좌에 있는 돈은 싹 다 인출해 와야 쓰겄구만. 은희: 그 돈 들고 워따 쓰게? 병철: 여그 보이는 데에 딱 놓구 지켜야제. 은희: 그다음은? 병철: 집안에 돈 될 만한 물건도 싹 다 창고로 좀 옮겨야 쓰겄어. 은희: 그렇게 하면 잃을 돈이 그대로 있대? 병철: 아부지가, 분명히 아부지가 말혔어…. 은희: 이 양반이 진짜, 돈이 그렇게 좋아? 망할 놈의 주식질에 맛들리더니 헛것이 보이는 거야! 병철,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친다. 병철: 나는 은행엘 좀 갔다 올 것인께. 당신은 창고에 물건 좀 옮겨 둬. 은희: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병철: 시간 읎어! 싸게 움직여! 은희: 민식이 아부지, 난 말이야. 이런 돈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우리 목포 월세집서 시작했을 때처럼…. (곰곰이 떠올리다가) 아, 그땐 좀 아닌가? 병철: 가난뱅이였던 때가 좋아? 씨빠지게 고생혔던 때가? 밤낮 공장서 일당 받아감서 삭신이 쑤시네 어쩌네, 앓는 소리 달고 살믄서 은행에 돈 갖다 바쳤던 때가? 은희: 주식하고 나서부터는 당신 맨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눈알 퀭해 가지고는 헛것이 나 보고, 이딴 약이나 달고 살고 말이야. 사람이 뒷바라지를 시켜도 정도껏 해야지. 병철: 요것이 다 내 땜시다? 은희: 당신은 뉴스도 안 봐? 밤낮 돈, 그놈의 돈 때문에 가족끼리 칼로 배때지를 쑤셔대고 이게 정상이냐고? 병철: 그런 썩어 빠진 정신으로는 요즘 같은 시상에서 못 살아남어. 글고 우덜 자석들 생각은 안 혀? 울 자석들은 번듯허게 살게 혀야 않어? 이거, 이거, 이 집두 워뜨케 산 건디? 은희: 자식들 생각한다는 인간이 애들이랑 연락도 끊고 살어? 병철: 당신은 신경 꺼! 나가 다 알어서 헐것잉께! (넋이 나간 채로) 아, 아부지, 아부지 어따가, 어따 돈을 넣어야 이 우환을 피할랍니까…. 병철, 통장과 신용카드, 인감도장, 집문서를 집어 들고 퇴장한다. 은희: 얻다 대고 큰 소리야? 저 망할 놈의 인간, 된통 당해 봐야 속이 시원하지. 은희, 불길하다는 듯이 동수의 영정사진을 뒤집어 놓는다. 암전. 2장 무대는 이사를 앞둔 집처럼 텅 비어 있다. 동수의 영정사진이 옆으로 누워 있고 가구가 있던 자리는 짙은 자국만 남아 있다. 구석에 놓여 있는 빗자루. 조명이 밝아지면, 병철과 은희가 여행 가방을 낑낑대며 끌고 등장한다. 병철: 어구, 무거워라! 은희: 어디 금고에라도 넣어 놔야 하는 거 아냐? 병철: 집에 금고가 어딨어? 은희: 그럼 이 많은 돈을 어떡하려고? 병철: 저짝 다용도실에 박스 몇 개 없는가? 은희: 감자 박스가 있긴 할 텐데. 은희, 퇴장한다. 병철, 여행 가방을 연다. 오만 원짜리 지폐 다발이 쏟아져 나온다. 병철: 이 한병철 쉽게 안 죽는다. 이거시 워뜨케 딴 돈인디. 아부지, 보고 계시죠? 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 아니어요. 은희, 감자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이거면 돼? 병철: 이리 가져와 봐. 다 들어갈란가 모르겄네. 병철, 감자 박스에 돈을 차곡차곡 담는다. 은희: 그러니까 이게…. 병철: 우덜 계좌에 짱박아 둔 것은 다 쓸어온 거시여. 은희: 무슨 계좌? 병철: 아따, 그 뭐시냐, 보이스피싱인가 머시긴가 땀시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여. 출금 한도가 걸려분다고 은행 청년이 하두 의심을 혀 싸는 바람에…. 은희: 그나마 찾아온 게 이 정도라는 거야? 병철: 긍께 당신 것이랑, 내 것이랑 끄낼 수 있는 현찰이란 현찰은 죄 뽑아온 것이여. 저짝 읍내부터 시내꺼졍 은행만 여섯 군데를 돌아다녔다니께! 은희: 개꿈 하나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집 치우랴 돈 숨기랴 이게 뭔 짓이야? 병철, 박스를 단단히 포장하며 집문서, 통장, 인감도장까지 넣는다. 병철: 이걸 인자 여그다 넣고 자알 지키기만 허믄 돼. 은희: 지켜? 어떻게? 병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주변을 보다가 빗자루를 집어 든다. 이내 사주경계를 하며 초병처럼 듬직하게 서 있는다. 은희: (한참을 보다가) 그러고 언제까지 있을 건데? 병철: 아부지가 분명 하루라고 혔어…. 은희: 하루? 병철: 오늘 하루만 이 돈이 고대로 여기 있음 되는 거시여. 은희: 당신 진짜 이번에 아무 일도 없으면 주식 그만하는 거야. 사람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지…. 병철: 뭐? 승실? 은희: 생전 자식들한테는 제 손으로 밥 벌어 먹고 살라고 혁대 풀고 고래고래 야단을 쳤으면서, 애비란 작자가 저러고 자빠졌으니. 병철: 알어! 잔말 말구 싸게싸게 돈이나 지켜. 암만혀도 불길하단 말이여.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잔뜩 경계하며 밖을 노려보는 병철과 은희. 침묵이 흐르면, 두 사람을 재촉하듯 초인종이 연달아 울린다. 은희: 누가 왔나 봐. 병철: 아침 댓바람부터 올 사람이 누가 있어? 은희: 나가 볼까? 병철: 잠깐! 나가지 말어! 은희가 무시하고 나가자, 병철은 감자 박스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살핀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민식과 태연이 케이크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민식, 태연: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태연, 삑삑이를 분다. 은희, 뒤따라 들어온다. 은희: 웬일이야? 연락일랑 하고 오지! 태연이도 같이 왔네!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민식: 어머니, 잘 지내셨죠? 태연: 아따, 명절도 아닌디 차가 허벌나게 막혀부렀소. 은희: 둘이 어떻게 이렇게 같이 왔어? 민식: 터미널에서 만나서 같이 왔어요. 은희: 여보, 우리 애들 왔어! 병철: (떨떠름한 표정으로) 느그들, 그동안 연락 한번 없더니 웬일이냐? 민식: 꼭 무슨 일 있어야 오나요? 오늘 아버지 생신 아녀요. 축하드리러 왔죠. 병철: 우리 첫째, 복지관서 사회복지산가 머시긴가 허느라 바쁘담서. 민식: 내내 복지원에 있다가 새벽에 내려 왔어요. 여기 눈 밑에 다크써클 봐요. 태연: 아부지, 오랜만이요? 근디 내는 별로 안 반가운 갑소? 병철: (싸늘하게) 니는 서울서 사업허느라 바쁘담서. 은희: 아유, 또 왜 그래? 간만에 우리 가족 이렇게 다 모였는데!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어 보인다. 민식: 아버지, 제가 케이크 사 왔어요. 고구마 케이크. 태연: 그라요. 일단 께이크에 불부터 붙입시다. 민식, 케이크 박스에서 성냥을 꺼내려고 하면, 태연,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켠다. 어색한 침묵. 은희: 참, 부엌에 소고기미역국 있는데 그것도 좀 가져와야겠다. 간만에 이렇게 다 같이 모이니까 얼마나 좋니? 은희, 퇴장한다. 민식, 케이크를 꺼내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민식: 아니, 근데 밖에 있던 식탁은 어디 갔어요? 태연: 그라고 보니께 가구들이 죄 사라져 부렀네. 민식: 어? 할아버지 사진은 왜 이러고 있어요? 태연: 여행 가방은 또 뭐시여? 병철: 뭐, 뭐가? 민식: 우리 가족 사진도 없어졌네! 태연: 아부지, 집안 꼴이 와 이랍니까? 워데 이사 갑니까? 병철: 벽지 도배를 새로 혀서 그란다. 창고에 다 있응께 신경 꺼라. 태연: 벽지는 누리끼리한 거시 그대론디….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며) 이걸 올려둘 곳이 필요한데요. 민식, 태연 주변을 살핀다. 병철: 느그들,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태연, 감자 박스를 발견한다. 태연: 저짝에 박스 하나 있구만. 민식: 잠깐 그거라도 여기 가운데에 두죠. 태연, 말릴 틈도 없이 감자 박스를 들어 중앙으로 옮긴다. 태연: 아따, 묵직한 거시 상으로 딱이네잉. 병철: 안돼! 누구 맘대로 그러는 거여! 태연: 거참, 여그 뭐 금덩이라도 들었소? 병철: 느자구 없는 것들이 댓바람부터 들이닥쳐 가지고는, 여그 안 갖다 놓냐? 병철, 빗자루를 마구 휘두른다. 태연: (기침을 한다) 워메, 아부지! 먼지 날린당께요! 은희, 김이 피어오르는 냄비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아니, 이 양반이! 애들아 글쎄 니들 아버지가 말이다. 병철: 에헤이, 진짜! 민식: 경계 좀 풀어요. 오늘 생신이잖아요. 아무도 아버지 안 해쳐요. 저희는 진심으로 축하드리러 온 거예요. 태연이 감자 박스를 툭툭 털면, 민식은 그 위에 케이크를 올려 둔다. 병철: 이건 내 거야, 내 거라고. 왜 내 것을 느그들이 맘대로 하려고 혀? 민식: 잠깐 쓰고 저기다 그대로 돌려 둘게요. 병철: 내 거라는데 자꾸, 어? 태연: ···참말로 째째허시네. 아부지 성깔은 하여간 징해부러. 민식: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또 안 좋다고 하니까.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우째 느그들은 만날 멋대로냐? 집 나가는 것도 멋대로, 연락도 멋대로, 불쑥 찾아오는 것도 멋대로. 왜 매사에 느그들 맘대로인 거냐고? 민식: 우리 아버지, 서운했구나? 병철: 그려! 서운혔다! 인자 솔직허게 말혀 봐라. 무신 볼일이 있어서 온 거냐? 민식: 가족이란 게 무슨 볼일이 있어야 만납니까. 늦게 와서 미안해요. 병철: 이 늙은 애비가 눈치도 없는 줄 알어? 이것들 시커먼 속내가 있어서 온 거시여. 고거이 아니믄 저렇게 방실거릴 것들이 아니여. 은희: 무슨 말을 또 그렇게 섭하게 해. 얼른 케이크에 불이나 붙이자. 은희, 감자 박스 위에 냄비를 올려 둔다. 민식이 케이크에 초를 꽂으면, 태연은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민식: 이야, 초에 불이 붙으니까 연말 느낌이 나고 좋은데요? 민식, 병철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운다. 병철: 어허이! 뭐시여? 민식: 아버지,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려요. 만수무강하셔야죠. 간만에 노래라도 같이 부를까요? 병철: 노래는 무슨! 민식: 자자, 축하 노래 다 같이 부르는 거예요. 은희, 벽면의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민식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은희와 태연도 덩달아 부른다. 은희, 민식, 태연: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생일 축하합니다! 병철, 빗자루를 쥔 채로 머쓱하게 있다. 은희: 빨리 불어! 초 다 녹는다! 병철, 마지못해 불을 끈다. 울려 퍼지는 박수와 웃음소리. 태연이 폭죽을 터트리면, 은희가 전등 스위치를 올린다. 조명이 다시 밝아진다. 병철: 이란다고 눈이나 끔뻑할 거 같으냐? 시상 천지에 느그들 만치…. 은희, 케이크 칼로 케이크를 크게 썰어 병철의 입에 넣어 버린다. 은희: 소원 빌었어? 병철: (우물대며) 소원은 무슨! 민식: 자, 다들 건강하시라고 제가 대신 소원 빌었다 칠게요. 민식, 바닥에 흩어진 폭죽 잔해를 치우면, 은희, 병철의 입을 소매로 거칠게 닦는다. 그 모습을 보고 크게 웃는 민식. 태연, 주위를 서성이다 목을 가다듬으며 병철에게 가까이 간다. 태연: 아부지, 인자 생일 축하도 혔겄다. 쪼까 드릴 말씀이 있는디요…. (사이) 긍께, 시방 지가 요참에 투자처에서 중국 수출 계약 건을 하나 잡아부렀는디, 계약금을 저당 잡을 것이 쪼까 부족허거든요? 큰 거 두 장으로 급전만 땡기믄 그다음 수익은 서너 배로 불릴 수가 있는디…. 병철: (케이크를 삼키다 말고) 너, 너 지금 그따구 소리가 목구녕서 나오냐? 태연: 아따, 아부지! 사람 말을 좀 끝까지 들어보시랑께요. 민식: 야, 아까랑 얘기가 다르잖아? 돈 얘기 안 한다면서? 태연: 우째 이래? 오빠도 돈 얘기할라고 온 거 아녀? 요새 복지원 힘들어서 후원 필요하다 안 혔어? 계장인가 뭔 쌈장인가 실적 타령 허믄서 들들 볶는담서? 민식: 인마, 사람이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지. 아버지 앞에 두고 다짜고짜 그게 맞아? 너도 허구헌 날 돈 빌린 사람들 쫓아다녀 봐서 알 거 아니냐. 이런 일일수록, 절차에 맞춰서 진행하는 게 업계의 도리 아니겠냐. 병철, 이마를 짚는다. 병철: …이 새끼들이 보아하니 생일 핑계 대고 또 돈 빌리러 왔구나. 태연: 아부지! 내는 참말로 힘들어요. 인자 곧 나이가 서른인디 신림동 단칸방서 월세살이 허구, 대출금 갚느라 바쁘당께요. 참 웃기지 않어요? 냄들한테 돈 빌려주는 내 같은 금융업자도 빚을 갚느라 또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니께? 무신 놈의 시상이 죄다 대출이고 할부고 빚으로 돌아가요. 요즘도 다달이 나가는 이자 갚느라, 요 주둥이가 바짝바짝 마른당께요. (사이) 아부지, 인자 손주는 봐야 쓰지 않겄소? 민식: 금융업은 개뿔, 사채로 사람들 등쳐 먹고 다니는 것이…. 태연: 뭐시여? 민식: 중국 수출이 뭐? 이제는 약장사도 하냐? 태연: 먼 약을 팔어? 요참엔 화장품이여. 화장품. 은희: 니들은 예나 지금이나 나이를 똥구녕으로 먹는 건지 만났다 하면 쌈박질이냐? 병철: 오늘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다 니들 때문이구나. 돈 잃는다는 얘기가 다 느그들 때문이여. 조상님덜, 보고 있소? 나가 전생에 먼 죄를 지었다고 자슥들이 이랍니까. 태연: 예? 먼 돈을 잃어요? 민식: 아버지, 죄송해요. 집 앞에서 싸우지 말자고 그랬는데…. 은희: 돈, 돈, 그놈의 돈 얘기 지긋지긋하다. 먼 놈의 대화가 도로 돈 얘기냐? 이러니 집안이 콩가루네 뭐네, 동네 마실에서 할매들이 손가락질을 해 대지. 집안 꼴이 아주 아사리판이야. 태연: 간만에 모였응께 다 같이 살 궁리를 찾자 이거죠. 가족 아닙니까. 병철: 다 같이 살어? 너 우리랑 다 같이 살자고 접때 돈 안 빌려준다고 연락 끊었냐? 태연: 나가 시방 언제 연락 끊었다 그라요? 핸드폰 신형으로 바꿔서 그렸다 안 혔어? 병철: 느그들한테 줄 돈 10원두 없다. 돌아가라. 보기도 싫다! 태연: 에이, 돈이 없긴…. 집에 가구며 돈 될 만한 건 싸그리 치워 놓구. 병철: 뭐시여? 민식: 아버지, 근데 정말 저희들 오는 거 알고 물건 치우신 거예요? 태연, 집안을 둘러본다. 병철: 뭐, 뭐가? 느그들이 뭔 상관이여? 도둑놈들도 아니구? 여그는 느그 엄니랑 내랑 씨빠지게 주택담보대출 갚아서 산 내 집이란 말이다. 내 집서 나가 맘대로 집도 못 치우냐? 이 손을 봐라, 딱딱허게 이 마디마디가 죄다 늘러붙은 이 손을. 나가 이 손으로 평생 쇳질을 해다가 은행에 차곡차곡 적금 부어서 산, 내 것이다 말이다. 민식: 네? 집을 사셨다고요? 태연: 당숙 어른네 집이 아니고? 워메, 먼 수로? 병철: 느그들이 알 거 없다. 병철이 감자 박스를 치우려고 하자, 태연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 태연: 아부지! 참말로 부탁 좀 헙시다. 요참엔 분명 감이 좋아요. 나가 시방 어젯밤에 먼 꿈을 꿨는 줄 알어요? 이 집채만 한 황금돼지가 가랑이로 들어왔당께요! 요 몇 년 새 그런 돼지꿈은 처음이었제. 지금도 눈앞서 본 것 맹크롬 아주 선명혀. 휘황찬란하게 순금으로 맹근 돼지드라니까? 그라서 오는 길에 편의점서 스피또도 하나 샀어요. 부정탄다고 혀서 아무한테도 말 안혔는디…. 근디 요참엔 참말 이어요.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믿어 보시랑께요. 열 배, 아니? 스무 배로 돌려줄 수가 있당께요. 그 돈이믄 대대손손 먹고살고도 남아불제. 우리 가족도 인자 남부럽지 않게 살 수가 있다니께. 병철: 뭐? 꿈? 정신머리가 있는 눔이냐 없는 눔이냐? 그리고 뭐? 스피또? 젊은 놈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 궁리를 혀야지, 미친 것! 태연: 내 믿고 한번만, 지발 목돈 좀 마련 해 줘 봐요. 큰 거 두 장은 바라지도 않어. 딱 한 장만 있어도 떡을 치고도 남제. 암, 그라제잉. 민식: 저어, 아버지? 말이 나온 김에 저도 한 말씀 올려도 될까요? 병철, 두 사람을 번갈아 노려본다. 병철: 니들은 천성부터 버러지여. 애비가 느그들 땀시 여태 잃은 돈이 얼맨 줄 알어? 이 집안 말아먹을 놈들아! 서울서 번듯허게 자리나 잡으라고 씨빠지게 쇳밥 먹어감서 아등바등 키워 놨드만. (가슴을 치며) 워메, 복창 터져분다! 태연: 나가 뭐 첨부터 이렇게 돈, 돈 거렸는 줄 알어요? 다 시상이 이렇게 맹글었다 안 합니까. 아니, 막말로 냄들은 집에서 다 척척 해 준다고. 갸들하고 나는 출발점부터가 다르다니께? 민식: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천천히 얘기 좀 들어봐요. 그러니까 저희들 계획은 말이죠…. 병철: 느그들이 그러니 문제다! 두 손이 멀쩡한 것들이 쇳질을 하든, 길바닥서 발품을 팔든 일을 혀서 번듯하게 자수성가를 혀야 쓰지 요즘 것들은 돈만 생겼다허믄 워따가 꼬라박을 생각부터 하니. 고거시 전부 한탕주의다, 이 말이다! 태연: 뭐시여? 뭔 주의? 워메, 기냥 맥아리가 확 나가부네잉. 나가 이 말은 안 할라고 혔는디, 막말로 아부지 때랑 지금이랑 같어요? 병철: 다를 건 또 머시여? 태연: 한탕주의로 따지믄 소싯적 아부지도 한따까리 허셨음서, 남 말하듯 허는 거시 참말로….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너 이 자슥, 주둥이 안 다물어? 태연: 못 다물어요! 요것이 다 아부지한테 배운 거 아녀요. 우리 집이 그동안 와 돈이 없었는지 엄니는 알어? 공장 장막 치믄 읍내 잡부들이랑 비닐하우스서 삼삼오오 모여가 아부지가 섯다 치믄서 돈을 월매나 땡겼는디? 일당 받으믄 밤낮 경마장에서 눈깔 빠지게 뻬팅이나 했음서, 뭐시여? 내보고 한탕주의? 병철: 그 주둥아리로 한마디만 더 지껄여 봐라잉! 태연: 나처럼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일찍부터 집안 건사하랍시고 대학도 못 가게 허고, 상고로 밀어 넣은 것이 아부지 아니여? 나가 상고 졸업하고, 열아홉에 뭣 땀시 은행에 기 들어가 행원으로 씨빠지게 일을 혔는디? (웃는다) 나가 그 망할 놈의 캐피탈이란 것을 열아홉에 은행서 다 깨우쳐 부렀지라. 그라니 지금 이라고 냄들한테 돈 빌려주고, 이자 장사하고 있는 거 아녀요. 병철: 뭐시여? 캐피탈? 이 가시나, (태연의 머리를 민다) 니가 그리 원대한 꿈이 있어 은행 박차고 나와서 냄들 삥이나 뜯구 사냐! 태연: 지금 나 쳤소? 태연, 감자 박스를 엎고 일어난다. 박살나는 케이크. 병철: 이 육실헐 것이…. 병철, 덩달아 일어나자, 태연은 감자 박스를 발로 걷어찬다. 오만 원짜리 지폐가 쏟아진다. 민식: 어? 돈이다! 태연: 이게 뭐시여? 태연, 바닥에서 지폐 다발을 한 움큼 집어 든다. 병철: 느자구없는 것들이, 뭔 짓거리여! 손대지 마! 만지지 말라고! 태연: 워메, 여따 꽁쳐두고 있었구만? 아부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요? 민식: 태연아, 일단 그만둬. 아버지도 그만해요! 병철, 민식, 태연 너나 할 것 없이 뒤엉킨다. 엎어진 케이크와 미역국으로 범벅이 된 돈다발. 은희: 무슨 꿈 타령 하나에 자발들을 떨어대는 거냐? 병철: (태연을 붙잡으며) 나가 시상에 호래자식을 내놨당께! 민식: 진정 좀 하세요. 이러다 숨넘어갑니다! 태연: (뿌리치며) 누가 가져간다 혔어? 기냥 세어보기만 현다고! 병철: 이 년이 가장 문제여! 애비 말이 홍어 거시기로 들리냐? 이것아, 안 놓냐? 태연: 아따, 참말로 얼맨지 시어보기만 현다니께! 병철: 안 놔? 요것이 애비 돈을 껄떡대고, 기냥 눈깔이 확 뒤집혀 부렀구만! 병철, 태연의 뺨을 후려친다. 정적이 흐른다. 태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노려본다. 태연: 시방 혁대로 후려치던 그 손버릇을 여태 못 버리구 또 손찌검이요? 병철: 요, 요것이 말하는 뽄새 좀 봐라, 어서 이런 막돼먹은 가시내가 나와가지고. 이젠 허다허다 애비 돈에 손을 갖다 대냐? 태연: 나가 인자 얻어 맞고도 가만히 있는 기집이 아니여, 다 컸다 이 말이여! 태연, 케이크 칼을 주워서 허공에 번쩍 들면, 은희: 안돼! 병철: 아이고! 자석 놈이 애비한테, 애비한테! 아이고, 골이야, 골이야! 병철,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은희: 워메, 민식이 아부지! 민식: 아버지! 괜찮아요? (태연에게) 야이, 호로새끼야! 태연: …뭐시여? 나 암것도 안 혔어! 민식: 이 자식이 이제는 패륜을 서슴지 않네. (병철을 흔들며) 아버지, 일어나세요! 아직 가시면 안 돼요! 아버지! 태연: 참나, 저 여시 같은 인간. 닿지도 않았는디 회까닥? 아주 징해부러라···. 태연, 케이크 칼을 내려놓고 돈을 살핀다. 민식: 돈 줍지마! 아버지 쓰러졌잖아! 어떡할 거야? 어떡할 거냐고! 민식, 태연을 붙잡으면, 태연, 민식의 멱살을 쥐고 흔든다. 태연: 그따구 명령조로 지껄이지 말어! 민식: 이 새끼가 진짜. 민식, 주먹을 치켜들면, 은희: 진정해라, 다 설명해 줄라니까. 응? 둘 다 내려놔라. 태연: 돈의 출처부터 알아야 현다고. 요거시 시방 아부지 돈이 맞어? 집안에 현찰을 요로코롬 짱박아 뒀다고? 밤낮 돈 읎다고 노랭이질하던 인간이? 민식: 아버지가 쓰러졌는데 이 짓거리 하는 건 맞아? 은희: 피보다 진한 게 돈이라더니, 그만 안 하냐? 태연, 민식에게 머리를 들이민다. 태연: (노려본다) 쳐, 쳐보랑께? 둘 중 한 놈은 오늘 제삿상 치르는 거시여. 민식: (손목시계를 푼다) 이 자식이, 간만에 피를 끓게 만드네. 은희, 냄비를 집어 들고 바닥에 있는 힘껏 내던진다. 은희를 쳐다보는 민식, 태연. 은희: 너희들 아버지 아프다! 맨날 죽은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난다고 하지를 않나,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다. (약 봉투를 보이며) 이봐라, 약도 안 먹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잔단 말이다. 민식, 태연 씩씩대며 떨어진다. 은희, 병철을 살핀다. 민식: 어머니, 구급차라도 부를까요? 은희: 다행이다. 잠깐 정신을 잃은 거야. 태연: (한참을 보다가) 이것두 연기 아니여? 와, 그 있잖어. 비암이 나타나믄 깨꼬닥 죽은 척허는 개구락지 맹크롬. 은희와 민식, 태연을 보고 한숨을 쉰다. 민식: 너 그게 할 소리냐? 태연: 엄니, 요참에 깨끔허게 단도리를 칩시다. 은희: 뭘 쳐? 태연, 돈다발을 은희에게 쥐여 준다. 태연: 이왕 이래 된 거, 같이 뜹시다. 나가 시방 돼지꿈을 꾼 거시 뭔 뜻인지 이제야 알겄어요. 엄니, 내랑 같이 살어요. 같이 요 뭣 같은 집안, 확 떠불자니께요. 은희, 아무 말 없이 돈다발을 바라본다. 민식: 쓰러진 아버지 앞에 두고, 터진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해? 태연: 내는 집안서 뭔 말도 못 혀? 민식: (태연의 머리를 밀친다) 넌 성격 괴팍한 것이 아버지랑 똑 닮았어. 태연: 뭐시여? 오빠가 내한테 이럼 안 되는 거시지. 민식: 내가 틀린 말 했냐? 태연: 안 여물어? 나가 그동안 월매나 참았는지 알어? 아부지가 나를 상고에 왜 보냈는지 모르제? 시골 동네서 기집애는 개천에 용 날 수가 없다드라고. 언능 취업혀서 오빠 학비나 보태라 그라드라고. 고거이 벌써 십 년 전이여! 내는 뭐, 하고 싶은 게 없는 줄을 알어? 근디 다른 놈도 아니고 우째 오빠가 그라고 느자구없는 말을 헐 수가 있어? 진장 염병할 집안! 민식: 뭐? 저 툭 터진 주둥이를 아주 그냥…. 민식, 태연의 얼굴을 부여잡는다. 두 사람, 낑낑대며 악다구니를 쓴다. 태연: 시상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는디, 요 집안은 귀한 아들래미 뒷바라지할 씨는 따로 있당께! 은희: 그만해라. 입 아프다! 민식: 그래! 이 자식아! 악 좀 그만 써라. 까놓고 그게 내 잘못이냐? 내가 너한테 은행 가라고 시켰냐고 인마. 민식, 태연을 바닥에 패대기친다. 은희: 첫째야, 그만은 네가 해야 할 것 같다. 민식: 저요? 아니, 저 파렴치한 놈이 지금 아버지 돈에 눈깔이 뒤집어져 가지고는…. 은희: 뭐? 아버지 돈? 태연, 대자로 뻗어 발버둥친다. 태연: 그려! 눈깔 뒤집어졌다! 눈깔을 뽑아다 오독오독 씹어 묵어부러라! 민식: 저도 돈 빌리러 왔다지만, 아버지 돈에 손을 대는 저런 패륜아가 어딨어요? 은희: 아버지 돈? 아버지 돈에 손을 대? 민식: 네, 아버지 돈이요. 태연, 누워서 돈다발을 허공에 뿌린다. 태연: 더러븐 집구석, 기냥 다 같이 뒷간에 콱 빠져 디져 불자! 은희, 민식에게 다가간다. 은희: 첫째야, 넌 왜 이 모든 게 당연히 네 아비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민식: 네? 은희: ···그래, 너희들은 어릴 적부터 돈에 관한 것은 전부 아버지한테 말하고는 했지. 문구점에서 연필 한 자루를 사더라도 밥상머리 앞에서 국그릇 내다 주는 이 어미한테는 일언반구 않고 그저 아버지 눈동자만 멀뚱멀뚱 쳐다보곤 그랬지. 민식: 갑자기 무슨 서운한 말씀이세요. 태연, 버둥거리며 돈다발 사이를 헤엄친다. 은희: 너희 아버지는 쩍쩍 갈라지고 마디가 툭 터진 손이 무슨 훈장인 것마냥 꺼드럭대는데, 니들이 이 어미 손을 본 적이 있냐?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하루 열두 시간 서 있던 몸뚱이 끌고 와, 밥 차려주던 이 손을 본 적이 있어? 민식: 어머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은희: 이제야 알 것 같다. 내 것을 너무 쉽게 남한테 맡겨 버렸어. 다들 이렇게 악을 쓰면서 자기 것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사는데, 어째서 나는 한 번도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민식: 어머니, 그러지 마시고 아버지 일어나면 차분하게 얘기를 하시죠. 은희: 아니다! 민식: 네? 은희, 동수의 영정사진을 본다. 은희: 그래, 오늘 하루라고 했지? 분명 하룻밤이라고 했지? 돈에 발이 달린 것 마냥 오늘만큼은 이 인간 손에서 전부 떠난다고 했지? 민식: 하루요? 은희, 돈다발 틈에서 통장과 집문서를 꺼낸다. 은희: 나한테는 이거 필요 없다. 이참에 내다 버리자…. 민식: 다 버리자고요? 태연,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태연: 엄니, 고거이 무슨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은희: 오 년이다! 오 년! 너희들이 돈 때문에 집구석에 오는 것이 오 년 만이다! 니들 아버지는 평생을 제 것처럼 하고 살았는데 왜 나는 하루도 내 것이라고 못해? 이 어미는 왜 하루도 제 것처럼 하지 못하냐 이 말이다! 오늘은, 하루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렇게 할 수 있는 거야. 나도 그럴 수 있는 거야. 민식: 어머니···. 태연: 오라질 것! 뭘 고로코롬 실없는 소리를 혀요? 콱 기냥 뜹시다! 은희, 통장과 집문서를 갈가리 찢어 버린다. 은희: (돈다발을 걷어차며) 이거 전부 갖다 줘 버려라. 이까짓 거 들고 있다고 악다구니 쓸 일 없는 사람들한테나 줘 버려라. 민식: 네? 은희: 싹 다 복지원에나 줘버려라. 태연: 환장하겄네! 이 돈으로 나랑 대대손손 먹고살아야제! 민식: 기부를 하시겠다는 거예요? 은희: 그래, 가지고 가라. 다 가지고 가 버려. 얼른 들고 사라져라…. 태연, 돈다발을 벽에 던진다. 태연: 진장, 염병할! 나 안 가! 오함마로 손모가지를 찍든, 도끼로 발모가지를 끊든, 여서 한 발자국도 안 갈 것잉께 그리 알어! 민식: ···저 자식은 돈에 한 맺힌 악귀가 든 게 분명해요. 태연: 그려! 나 돈에 허천났다! 배때지를 찢든, 대그빡을 부수든 혀라! 나 안 가! 민식: 어머니, 이놈은 제가 구마를 하든 굿을 치든 해서라도 끌어낼게요. 근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저야 상관이 없지만···. 은희: 너 좋으라고 하는 일 아니다. 태연: 뭣 같은 시상! 또 아들래미 몫이여? 민식: 이제는 어머니 앞에서도 막말을 하네! 태연: 돼지꿈은 육실헐, 팔자가 개팔자인디···. (주머니에서 복권을 꺼낸다) 냄들은 뭐 잘만 풀린다드만 또 꽝이네? 난 태생부터 허벌나게 꼬여부렀어. 사는 것이 요로코롬 뺑이치다 뒤질 개꿈이라니께! 민식, 태연을 붙잡으려 하면,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은희: 이것아, 돼지꿈은 무슨 돼지꿈이냐···. 정신 좀 차려. 세상이 돼지우리다. 눈을 씻고 봐도 똥 묻은 돼지 새끼들이 지 몸에 묻은 것이 황금이나 된 줄 알고 똥밭을 뒹굴고 사는 거란 말이다. 너까지 돼지가 되면 어미는 어쩌란 말이냐. 이빨 드러내면서 컹컹 짖는 개처럼 살어. 차라리 개처럼 악을 쓰면서 살란 말이야. 태연: 엄니, 요것이 참말로 사는 것이 맞어? 내는 우째 악쓰고 살아야 쓰는디? 내는 우째 악을 써야만 되는 것인디? 우째 꽥꽥 소리를 써야만 들어주는 것인디? 은희: 누가 네 것을 빼앗으려고 하면, 지금처럼 소리를 꽥꽥 지르고 악을 단단히 써 버려. 절대 빼앗기면 안 돼. 이 어미처럼 살지는 말어. 그냥 그렇게 살어…. 태연: 시방 나도 기냥 살고 싶단 말이여. 기냥 살고 싶다 이 말이여. 태연, 서럽게 운다. 은희, 오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워서 태연에게 쥐여 준다. 은희: 굶지 말고 가는 길에 따뜻한 밥이나 한 숟갈 떠. 글고 다 잊어. 그깟 꿈 얘기, 싹 잊어버려. 태연: (돈을 쥐고) 진장, 드러븐 돈, 드러븐 집구석···. 민식, 감자 박스에 돈을 쓸어 담는다. 민식: 익명으로 후원하면 아버지도 모를 거예요. 근데 정말 후회 없으시겠어요? 은희: 괜찮아. 다 필요 없다. 나는 필요 없어. 민식: 아버지는 어쩌죠? 가만히 있진 않으실 텐데. 은희: 그놈의 아버지, 지긋지긋한 아버지. 민식: 죄송해요. 걱정이 되어서···. 은희, 입을 쩍 벌리고 누워 있는 병철을 바라본다. 잠꼬대를 하듯이 몸을 움찔거리는 병철. 은희: 또 꿈을 꾸는 모양이구나. 이 인간 깨어나기 전에 가라. 민식: 괜찮으시겠어요? 은희: 걱정할 거 없어. 원래부터 내 것이었어. 다 내 몫이었어. 얼른 가, 어서 가라…. 민식: (태연을 걷어찬다) 일어나! 아버지 깨어난다! 이제 가자! 민식, 감자 박스를 집어 들면, 태연,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일어난다. 태연: 엄니, 사실 핸드폰 안 바꼈어요. 연락 자주 헐 것잉께…. 민식: 핸드폰 바꾼 것도 거짓말이었냐? 태연, 은희와 포옹한다. 병철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인다. 은희: 애들아, 얼른 가라, 얼른 가. 민식: 어머니, 만수무강하세요. 구정에는 과일이라도 한 박스 사서 올게요. 태연: 엄니…. 민식, 태연을 끌고 퇴장한다. 은희: (무대 밖으로) 그래, 연락들 자주해라. 밥 잘 챙겨 먹고, 뛰지 말아라 다친다···. 병철, 잠꼬대를 한다. 은희,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보다가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병철, 요람에 싸인 아기처럼 몸을 웅크린다. 3장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은희는 가구를 재배치한다. 무대 밖에서 옷장과 수납장을 들여와 제자리에 두고, 누런 벽지에 가족 사진도 건다. 선반에 제대로 놓여 있는 동수의 영정사진. 규칙적으로 코 고는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 은희는 병철에게 다가가 고깔모자를 벗긴다. 순간 잠에서 깨는 병철. 병철: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또 꿈을 꿔? 병철: (끙끙 앓는다)  아부지! 은희, 병철을 흔든다. 은희: 왜 자다 말고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일어나…. 병철: 어? 당신이여? 은희: 자다가 뭐라도 봤어? 병철: 아부지가 꿈에 나왔구만! 은희: 그래? 이번에는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그, 글씨 말이여…. (사이) 아니, 근데 우리 돈은? 이 써글 놈들! 병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은희: 돈? 병철: 그려! 여그다 내가 돈을 분명히! 근디 그 호로자슥들이 와 가지고! 은희: 개꿈이야. 당신 꿈을 꾼 거야. 병철: 꿈? 은희: 당신 원래 꿈을 잘 꾸잖아. 돈은 무슨,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병철: 꿈? 꿈이라고? 병철, 혼란스러운 듯이 주변을 둘러본다. 은희: 도대체 무슨 꿈을 꾼 거야. 평생 제 손으로 돈은 만져 본 적도 없으면서. 병철: 분명히 아부지가 그렸어, 아부지가! 은희: 아까 전화 왔었어. 민식이랑 태연이한테. 둘 다 서울에서 번듯하게 자리잡았나 봐. 구정에 한 번 내려오겠대. 애들이랑 연락 안 한 지 오래됐잖아…. 병철: 안 돼! 그것들이 여그 오믄 안 돼! 은희: 그냥 살자, 제발 그냥 살자 우리. 병철: 아버지가 오늘 하루라고 혔어. 하룻밤 안에…. 은희: 당신 오늘 생일이잖아. 더 자, 푹 자. 그냥 그 터무니없는 돼지꿈이나 꿔버려. 병철: 꿈? 꿈이라고? 진장 꿈이라고? 워째 혀끝에 엿기름이 배인 만치 달디달다 혔어.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병철: (약을 삼키며) 아, 아부지. 어따 돈을 넣을까요? 아아, 요참엔 어따 돈을 넣어야 할까요…. 병철, 중얼거리며 드러눕는다. 은희도 함께 눕는다. 암전.
  • 4·19혁명 이후 첫 국회 감사문 “스스로 역사의 빛 된 국민께 경의” [전문]

    4·19혁명 이후 첫 국회 감사문 “스스로 역사의 빛 된 국민께 경의” [전문]

    “국민 여러분은 스스로 역사의 빛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이 시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국회 운영위원회가 31일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을 의결했다. 국회가 ‘국민에게 보내는 감사문’을 채택한 것은 1960년 4·19혁명 이후 64년 만이다.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결의안)’을 상정·처리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전원이 연명한 감사문은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의결됐다. 감사문에서 국회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의 밤부터 12월 14일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의 밤까지 이어졌던 우리 국민의 결연한 저항과 평화적 항거는 대한민국 역사에 영원히 빛날 것”이라며 “민주적 결단과 과감한 행동으로 대한민국을 수호한 우리 국민께 무한한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국회는 3·15 부정선거에 맞선 4·19혁명을 기리며 1960년 4월 27에도 ‘전국 학도에게 보내는 감사문’을 의결한 적이 있다. 진 의원은 당시 대국민 감사문을 의결한 전례를 들어 이번 감사문 작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 전문대한민국 국회는 민주적 결단과 과감한 행동으로 대한민국을 수호한 우리 국민께 무한한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의 밤부터 12월 14일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의 밤까지 이어졌던 우리 국민의 결연한 저항과 평화적 항거는 대한민국 역사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대통령 윤석열이 국헌을 문란케 할 목적으로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폭동을 일으켰을 때 우리 국민은 분연히 떨쳐 일어나 대한민국을 구했습니다. 경찰과 계엄군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사당을 침탈하자 주권자인 우리 국민은 주저 없이 국회 앞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계엄군의 장갑차량을 온몸으로 막고, 국회를 봉쇄한 경찰의 방패를 밀어내며, 국회를 침탈하는 계엄군의 총부리를 맨손으로 헤치고 민주주의의 길목을 지켜주었습니다.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지경에도 새벽을 밝히며 국회를 지킨 국민은 단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위헌ㆍ위법한 비상계엄을 해제하도록 국회를 지켜내고, 탄핵소추 의결로 대통령 윤석열의 직무를 정지하며 내란세력을 진압할 수 있었습니다.우리 국민의 필사적인 저항과 도움으로 국회는 재적 국회의원 300명 중 190명이 본회의에 출석하여, 2024년 12월 4일 오전 1시 재석 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대통령 윤석열의 위헌ㆍ위법적인 비상계엄은 선포된 지 2시간 34분 만에 저지되었습니다. 대통령 윤석열은 국회의 결의 즉시 국무회의를 소집하여 계엄을 해제해야 함에도 독선과 아집으로 시간을 끌다가 12월 4일 새벽 4시 27분 해제를 선언하였습니다. 그가 일으켰던 내란은 6시간 만에 완전한 실패로 돌아갔으며, 12월 14일 국회에 의하여 내란의 범죄로 탄핵소추되었습니다.국민 여러분은 스스로 역사의 빛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과 전세계는 5.18의 주먹밥이 12.3의 선결제로 이어지고, 2016년 촛불혁명이 2024년 빛의 혁명으로 승화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 들고나온 내게 가장 소중한 빛’은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빛이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빛이었습니다. 평화와 사랑과 연대의 빛, 민주주의를 지키는 빛이었습니다. K-팝의 합창과 함께 어우러져 세대와 성별과 계층을 뛰어넘어 국민 모두가 튼튼하게 연대한 이 빛의 물결을 대한민국과 세계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1894년 동학농민혁명, 1919년 3.1독립운동,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 2016년 촛불혁명의 역사가 2024년 12월 내란에서 대한민국을 구했습니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의 역사를 구원했고, 과거의 죽음이 현재의 삶을 지속시킨 새 역사를 국민 스스로 써 내려갔습니다.대한민국 국회는 한밤 중의 내란사태로 인해 정신적 충격과 불안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국민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하루 빨리 충격과 불안에서 벗어나 건강과 일상을 회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위헌ㆍ위법한 비상계엄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국민에 대하여 그 실태를 조사하고 적절한 배상과 지원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또한 대한민국 국회는 내란의 주모자들에 의해 강제로 동원되었지만, 임무를 회피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했던 계엄군 병사들과 총칼로 무장했으면서도 끝내 국민을 해치지 않으려 했던 계엄군 병사들을 기억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돌아섰던 계엄군 병사의 안타까운 눈빛에서 이들 역시 대한민국의 선량한 국민임을 깨닫습니다.대한민국 국회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한으로 12.3 윤석열 내란사태의 전모를 밝히고 그 책임자들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임을 국민 앞에 다짐합니다. 비상계엄과 내란사태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국민과 함께 할 것입니다.헌정질서가 위태로울 때마다 떨쳐 일어나 국헌을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우리 국민의 위대함과 슬기로움에 대한민국 국회는 깊이 감사하며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표합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이 시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 경기도, 건설기계 사업장 고액 체납세금 13억 5천만 원 징수

    경기도, 건설기계 사업장 고액 체납세금 13억 5천만 원 징수

    5백만 원 이상 체납사업장 162곳 수색, 장비 1584대 압류 경기도가 건설기계 사업장의 고액 체납세금 13억5천만 원을 징수했다고 27일 밝혔다. 도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전체 지방세 체납자 2,248명 중 건설기계 소유자를 조사해 1차로 건설기계 1,584대를 압류한 데 이어 2차로 5백만 원 이상 고액 체납자 282명을 다시 선별해 사업장을 수색했다. 27일 기준으로 282명 중 162명이 조사를 마친 결과 지방세 13억 4천8백만 원(도세 1억 5천만 원)을 징수했다. 나머지 120개 사업장 중 73개는 폐업 또는 위장 사업장이었고, 47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도는 건설기계 인도명령서 발송,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서 등 확보 및 동산 압류 진행, 건설기계 번호판 영치 등의 방법을 통해 148명으로부터 체납세금을 징수했다. 체납세금을 내지 않은 14명은 체납자의 굴착기, 지게차, 로더 등 건설기계 14대를 압류해 공매 조치했다. 노승호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앞으로도 선량한 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도록 다양한 체납징수 기법 개발을 통해 납부 능력이 있는 고액 체납자의 체납액을 끝까지 징수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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