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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우크라이나산 산딸기, 정말 안전했을까

    그때 그 우크라이나산 산딸기, 정말 안전했을까

    캐나다 국경수비대원들이 우크라이나산 산딸기를 싣고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트럭 한 대를 멈춰 세웠다. 방사선 탐지기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수비대원들은 산딸기에서 추출된 방사선량이 허용 범위 안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입국을 허용했다. 이는 2018년 한 방사선 연구단체가 캐나다 국경수비대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그런데 그 허용 범위란 게 정말 안전한 수치였을까. 핵은 무서운 존재다. 형체도 없이 사람을 병들게 하고 죽인다. 더 무서운 건 방사성 물질을 다루는 인간의 자세다. 가장 투명해야 할 핵 관련 사항들은 거의 전부가 기밀이거나 거짓이거나, 둘 중 하나다. ‘체르노빌 생존 지침서’는 이 같은 핵과 관련된 거짓과 기만의 역사를 들춰 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1986년 옛 소련 시절(현 우크라이나) 발생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고’는 인류 최악의 핵 재앙이라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의 지도자와 사업가들은 재해 규모를 지독히 축소해 발표했고, 고도의 방사선 속으로 소방관들을 투입했으며, 방사능 수준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체르노빌과 딱 판박이다. 저자는 한국도 안심할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국치’라 불러도 좋을 만큼 100여명의 공무원이 무더기 기소됐던 2012년 영광원자력발전소(현 한빛원자력발전소) 부품 인증 사건 등 거짓과 무지가 부른 위기의 순간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인간이 만든 그 무엇으로도 방사성 동위원소의 흔적을 지울 순 없다. 하지만 산딸기는 동위원소를 추출하는 일을 아주 잘한다. 버섯, 나무도 방사성 동위원소의 훌륭한 저장소다. 그런데 이들이 저장했던 방사선을 배출하는 ‘폭탄’으로 바뀔 때가 있다. 인간의 입으로 들어갔거나 산불이 났을 때다. 이들을 ‘폭탄’이 아닌 우군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나 안다. 이를 직시하고 실행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저자가 주문하는 것도 바로 이 내용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이웃이 정신질환으로 아프다면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이웃이 정신질환으로 아프다면

    얼마 전 한 우울증 환자가 찾아왔다.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요즘 새로운 스트레스로 힘들다고 한다. 옆집에 혼자 사는 이웃이 허공에 대고 욕하며 소리를 지르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아 잠을 잘 수 없다고 한다. 경찰과 동주민센터 등을 수소문했지만 해결책을 전혀 찾지 못했다. 중증정신질환이 있는 이웃의 상태가 악화된 것이다. 1577-0199로 전화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락해 보도록 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사례관리자가 찾아갈 것이다. 본인이 동의한다면 쉽게 해결된다. 그런데 피해망상과 환청 때문에 치료나 도움을 거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면 가족을 찾는다. 가족이 동의하면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도 가능하다. 물론 이때도 병원 이송에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지만. 문제는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을 찾지 못하거나 협조를 거부할 때다. 자신과 타인을 해칠 위험이 분명하고 눈앞에 보인다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응급 입원시킨 뒤 전문의의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자타해 위험이 모호하다면 그저 주변에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말해 놓고 별일 없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중증정신질환과 관련된 범죄는 일반인보다 빈도가 낮지만 급성기에 위험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9년 4월 진주 방화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7번 출동했지만 눈앞에서 위험을 찾지 못한 경찰은 빈손으로 돌아갔고 여덟 번째 출동은 이미 사고가 난 다음이었다. 이런 일이 미국, 영국 등에서 생겼다면 어떻게 할까? 법원이나 정신건강심판원 등 정부기관이 정신건강평가를 받도록 할 권한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절차, 치료 연계, 주거, 일자리 등을 제공한다. 일본도 지자체 공무원에게 정신건강평가를 위해 정신과 전문의를 대동하고 방문할 권한을 부여한다.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도 우리 모두의 안전과 환자 인권을 위해 사회가 함께 결정하는 것이다. 사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감염병예방법을 통해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 차이가 있다면 감염법 행정명령 대상은 검사를 안 받는 사람이고 중증정신질환은 아파서 못 받는 경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는 4인 가구가 아니라 1인 가구다. 중증정신질환의 아픔을 책임지고 함께 보듬어 주던 가족의 역할을 더이상 기대하기는 어렵다. 방치된 환자에 의해 드물게 사고가 발생하면 편견만 증가하고 격리하자는 목소리에 환자들은 숨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대개 선진국에선 산업화와 핵가족화로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정도 되는 시점에서 정신질환 문제를 가족이 아닌 지역사회 중심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웃 가운데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중증정신질환자 개인이 아닌 사회 시스템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이들과 함께라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시스템만 있다면 이들은 누구보다 선량한 이웃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다.
  • 윤희숙 “52시간제 유예가 전태일 정신” 페이스북 글 논란

    윤희숙 “52시간제 유예가 전태일 정신” 페이스북 글 논란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13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 “중소기업에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말해 비판이 이어졌다.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50일 앞으로 다가온 ‘52시간 근로’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절망하고 있다. 그나마 있는 일자리를 없애 근로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유예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 근로기준법이 1953년 전쟁통에 만들어지면서, 주변 선진국법을 베껴 ‘1일 8시간 근로’를 채택했다”면서 “제정 당시 법과 현실이 괴리됐다”고 했다. 이어 “선량하고 반듯한 젊은이 전태일로서는 근로기준법이 존재하는데 법을 지키지 않는 비참한 근로조건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간다”며 “우리 토양의 특수성은 외면하고 선진국 제도 이식에만 집착하는 것이 약자를 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전태일 이후 50년간 곱씹어온 교훈”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윤희숙 의원의 글에 누리꾼들은 “좋은 기업 환경이 좋은 노동 정책이자 좋은 경제 정책이다”, “추가근무하면 수당 주면 되지 않냐”, “근로자를 위한다는 주 52시간 근무가 정말 근로자가 원하는 규제인가”라며 동의를 표했다. 한 누리꾼은 “저녁 있는 저퀄리티 라이프”라면서 주 52시간 근로제를 비꼬았다. 그러나 윤희숙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비판과 반박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태일 정신을 모독하지 말라”면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열사의 외침이 어떻게 주 52시간 도입을 연기하라는 것으로 들리는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소리하는 데에 왜 전태일을 파나”면서 “저러니 저 당은 답이 없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찬성하셨나”며 비판했다. 칼럼니스트 김현성씨는 윤희숙 의원의 주장에 대해 “노동현실의 인식에 대한 총체적 난국 중에서 핵심만 모은 것 같다”면서 “더욱 놀라운 것은 스스로를 불태워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쳤던 전태일 열사를 불러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써 먹었다”고 했다. 그는 “돈을 더 벌려고 더 일할 자유 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누군가는 시급이 너무 낮기 때문에 더 일해야만 하는 사정으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낮은 임금에도 일할 사람이 몰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당시 노동)법이 현실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산업화가 먼저 이뤄진 국가에서 기업이 이윤이 노동으로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던 역사 때문에 그러한 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희숙 의원은 이 같은 맥락은 무시하고 ‘선진국 법을 베꼈다’는 프레임으로 비겁하게 퉁쳤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재명 “수술실 CCTV 설치로 환자-의료진간 신뢰 형성”

    이재명 “수술실 CCTV 설치로 환자-의료진간 신뢰 형성”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CCTV 설치는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13일 오후 경기도 지원 3000만원을 받아 수술실 CCTV를 설치한 첫 민간병원인 남양주시 국민병원을 찾아 정담회를 가졌다. 정담회에는 최상욱 국민병원 원장과 이나금 의료사고피해자(고 권대희씨 어머니),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조응천·김남국 국회의원, 김미리 경기도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지사는 “수술실 CCTV는 본인 동의하에 촬영했다가 꼭 원하는 경우 열람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나 기술 유출의 문제가 전혀 없다”며 “환자와 의료진 간 완벽한 신뢰관계가 만들어 진 것으로, 의료사고를 방지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익적 차원에서 입법화하기 전에 공공영역 의료기관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했으면 좋겠다”며 “자발적으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한 국민병원에 감사드리고, 더 원활하게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상욱 국민병원 원장은 “개인적으로 수술실CCTV는 의료진 감시가 아니라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병원이 시발점이 돼서 의사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년 딸이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이후 수술실 CCTV 법제화 1인 시위를 벌여온 이나금씨는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고 수술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번 21대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가 꼭 법제화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수술실 CCTV는 이 지사의 핵심 보건정책 중 하나로 2018년 10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 이후 6개 병원 전체에 설치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친문 극렬 지지층도 민주당의 일부일 뿐…모든 권력 가진 것 아니다”

    “친문 극렬 지지층도 민주당의 일부일 뿐…모든 권력 가진 것 아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2일 “기본소득, 기본대출, 기본주택 등 ‘기본시리즈’는 복지적 접근이 아니다”라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잘 나누자’가 아니라 ‘함께 더 잘살자’라는 철저히 경제적인 접근”이라며 경기도에서 실현 중인 그의 구상을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하는 데 확신을 보였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원칙과 질서를 말하는 나는 진보가 아니라 어찌 보면 보수에 가깝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창구 정치부장과의 대담. -기본시리즈와 경제활성화가 어떻게 연결되는가. “긴급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주면 받는 이들이 더 좋겠지만, 우리는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바로 경제 활성화 효과 때문이다. 기본주택도 마찬가지다. 평생 집값 갚는 데 매달리면 소비가 불가능하다.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어 소비를 촉진하고 투자를 다시 늘린다는 과거의 선순환 구조는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 소비를 자극해서 공급을 늘리는 선순환으로 가야 한다.” -기본대출을 두고는 도덕적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5억원을 떼먹으면 신용불량자가 돼도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1000만원을 일부러 갚지 않고 신용불량자가 되려는 사람은 없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라면 모두 쓰는 선량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너 1000만원 빌려주면 돈 떼먹을 거잖아’라고 의심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어떻게 보나. “예전에 부동산 투기는 극소수 복부인들이 했다. 보통 사람들은 양심상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전 국민이 투기에 나선 꼴이다. 갭투자를 위한 똘똘한 한 채까지 통제해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세금을 충분히 부과해 투기로 인한 이익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료조직은 태권V… 미치광이가 타면 무기 돼 -국정 운영 참여와 당직, 의회 경험이 없다는 약점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시민단체 출신인 내가 성남시장에 출마했을 때 사람들은 행정경험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성남시장을 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경기도지사를 한다고 하니 이번에는 ‘기초단체장이 뭘 아느냐, 국회의원 4선에 장관급은 돼야지’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경기도민들은 우리의 정책을 체감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정치와 정책은 경험이 아니라 용기와 결단의 문제다. 관료조직은 로보트 태권V와 같다. 훈이가 들어가면 훈이처럼 행동하고, 영희가 들어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 미치광이가 들어가면 무기가 된다. 머리에 누가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정책 실현을 중시하는데, 특별한 신념이 있나. “정치는 모든 거래 행위 중에 공수표 가능성이 가장 큰 거래다. 하지만 나는 말하면 반드시 지킨다. 지킬 수 없는 것은 절대 약속하지 않고, 불투명한 것도 말하지 않는다. 90%를 넘는 공약 이행률이 그것을 말해 준다. 도민들이 ‘이재명은 뒤로 가지 않는다’는 의미로 ‘백도(back도)가 없다´는 별명을 붙여 주셨다.” -‘사이다 발언’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적대적이란 지적이 계속되는데.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통합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통합은 부패와 반칙, 부정과 편법을 청산하지 않고 단순히 뭉쳐 놓는 땜질식 통합이 아니다.” -이재명 특유의 거친 언사를 불편해하는 국민도 많다. “존재감이 미약할 때 존재를 인정받고자 과도한 표현들을 썼다. 2017년 대선 경선 때 나는 ‘벼룩’이었다. 벼룩은 튀어야 눈에 띈다. 이젠 벼룩 시절은 잊으셔도 되지 않을까. 지금은 송아지 정도로 (체급이) 커졌다(웃음).” ●비상식적 수구부패 세력이 보수 행세 -대한민국의 시대정신과 정치를 평가한다면. “촛불혁명 이후 진정한 보수와 진정한 진보의 경쟁이 이뤄지길 바랐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비상식적 수구부패 세력이 보수의 자리를 그대로 차지하고 있다. 보수 영역에 속해야 할 더불어민주당은 진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진짜 진보 자리는 사라진 상황이다. 원칙과 질서를 말하는 나는 진보가 아니다. 지금 민주당이 진보성을 강화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보수가 돼 ‘가짜 보수’를 밀어내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불만이 있거나 비난하는 측에선 가장 강력하게 싸우는 존재로 보인 것 같다. 약간 기대도 될 테니 야권의 지지세가 몰린 게 아닐까 생각한다. 어찌 보면 야권의 기존 후보가 너무 취약해서 생긴 일이기도 하다.” -지지율이 정체 상태다. “지난 대선 때 지지율과 민심은 조변석개이고, 의도적으로 노력해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나는 그저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면 된다. 후광도 조직도 없는데 일은 제일 잘할 것 같은 사람으로 인식되면 그만이다. ‘어디서 주워 온 애인데 내 삶에 도움이 많이 되네’라고 평가받으면 충분하다.”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올랐나. “친문이라는 말 자체가 민주당 지지자들을 폄훼하는 것이다. 이 나라가 누군가의 왕국이 아니다. 민주당은 원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다. 다양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였다면 지시와 복종만 있는 조폭과 같은 조직일 뿐이다.” -친문 극렬 지지자들을 이재명식으로 규정한다면. “나는 그들도 당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생각 중 하나의 비중이 커질 때도 작아질 때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 그들이 당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당의 모든 권력을 다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마음도 편하다. 다만 과대 대표되는 측면은 아쉽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기로 한 민주당의 결정은 어떻게 보나. “당원의 한 사람으로 당이 결정하면 따른다고 했고, 이미 결정했으니 따르겠다.” ●민주적 통제로 가는 도중 검찰이 극렬 저항 중 -현재 추진 중인 검찰개혁에 대해 평가한다면.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고 무소불위 권한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검찰이 민주적 통제로 가는 도중에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왜 자신들의 흑역사에 대해서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가. 과거 정치수사 등 자기들 잘못은 다 빼고, ‘왜 우리는 좋은 집단인데 억압하느냐’고만 하면 안 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이재명 지사는 누구 ‘소년공’ 넘어 사시 합격…‘성남 무상 시리즈’ 주목 이재명(56) 경기지사는 경북 안동에서 화전을 일구는 가정에서 태어나 ‘가난’과 함께 유년을 보냈다. 가족이 일자리를 찾아 경기 성남으로 이주한 후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살았다. 이후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대에 진학해 1986년 사법고시 합격 후 인권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성남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하다 2004년 정치에 입문했다. 낙선 끝에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성남시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 성남형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지원) 정책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사이다 대 고구마’ 대결을 펼쳤고, 2018년 6월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1964년 경북 안동 ▲중앙대 법학과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민선 5기·6기 성남시장 ▲제19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후보 ▲제35대 경기지사
  • 샤니 소액주주 48명, SPC그룹 총수일가 상대로 10억 소송

    샤니 소액주주 48명, SPC그룹 총수일가 상대로 10억 소송

    제빵·제과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의 소액주주 48명이 허영인 회장 등 총수 일가 5명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제기했다. 주주대표소송은 경영진의 불법·부당행위로 기업이 손해를 봤을 경우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이번 주주대표소송에 참여한 48명의 보유주식 합계는 샤니 발행주식의 18.16%이며 이들은 허 회장 등 총수 일가에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액주주 48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허 회장 등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검찰에 고발한 내용을 토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지난 3일 제출한 소장에서 ”샤니가 상표권을 SPC삼립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판매망도 헐값에 양도함에 따라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한데다 보유 주식인 밀다원 주식도 현저히 낮은 가격에 SPC삼립에 양도해 손해를 입었다“며 ”허 회장 등은 샤니의 이사·감사로서 선관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1∼2012년 샤니의 판매망은 28억5000만원(정상가 40억6000만원),밀다원 주식은 주당 255원(정상가 주당 404원)의 현저히 낮은 가격에 SPC삼립에 양도됐다. 소액주주들은 주주대표소송에 앞서 지난 9월 에스피씨 총수 일가를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공정위도 지난 7월 에스피씨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한 뒤 허 회장과 에스피씨 계열사 등을 검찰에 고발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번엔 오스트리아 빈 ‘총격 테러’ 18명 사상…사망 3명으로(종합)

    이번엔 오스트리아 빈 ‘총격 테러’ 18명 사상…사망 3명으로(종합)

    코로나19 봉쇄 직전 도심 6곳서 총성현지당국 “15명 중 7명 중상”“반(反) 유대주의 세력 배제 못해”무함마드 만평에 프랑스 중학교 교사 참수노트르담 성당·교회서도 테러로 4명 사상유럽이 잇단 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 프랑스에 이어 이번에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 도심에서 총격 테러가 일어나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사망자는 최소 3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오스트리아는 테러범들이 불특정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인명 살상을 가할 수 있는 만큼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는 공공장소와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현지당국 “소총 무장, 명백한 총격 테러”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현지 당국은 2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빈 시내 중심가 6곳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1명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부분 봉쇄에 돌입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발생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3일부터 이달 말까지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을 금지하고 문화·레저 시설을 폐쇄할 예정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직후 사망자는 1명이었으나 총격 발생 몇 시간이 지나 부상자가 숨지면서 사망자는 3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용의자 한 명이 경찰 총에 맞아 숨졌다”며 시민들에게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오스트리아의 APA 통신은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용의자 1명이 사망했으며, 다른 1명은 도주 중이라고 전했다. 카를 네하머 내무장관은 현지 공영방송 ORF에 출연해 “현 상황에서 이번 총격은 명백한 테러로 보인다”며 용의자들이 소총으로 무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 여러 명이 도주 중이며 검거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특수부대가 테러리스트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수색하고 있다”면서 “용의자들이 이동 중이기 때문에 수색 지역을 빈으로 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츠 총리 “반유대주의 배후 가능성”“끔찍한 테러 공격… 겁 먹지 않을 것” 빈 시장인 미하엘 루트비히는 이번 사건으로 15명이 입원 중이며 7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빈에서 “끔찍한 테러 공격”이 벌어졌다며 경찰이 반테러 작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군대가 현장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힘든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우리 경찰은 테러 공격의 가해자들에게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경찰이 공격자 가운데 한 명을 무력화할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는 결코 테러에 겁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의자 배후나 범행 동기는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쿠르츠 총리는 ORF에 “배경에 대한 어떤 것도 아직 말할 수 없다. 반유대주의 배후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빈의 유대인 공동체 관계자는 트위터에서 “이번 공격이 유대교 회당이 자리한 거리에서 발생했다면서 그러나 회당이 표적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 회당은 1981년 팔레스타인 2명의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던 장소와 동일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佛교사, 무함마드 풍자 만평에 참수노트르담 성당서 3명 참수 테러 성당 테러 용의자 “신은 위대하다” 외쳐그리스도정교회 신부도 총격 맞아 중상 이번 공격은 앞서 프랑스 파리와 니스에서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며칠 만에 터진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빈 공격 직후 성명을 내고 “이곳은 우리의 유럽”이라며 “우리 적들은 그들이 누구를 상대중인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중순 프랑스 파리 근교의 한 중학교 교사가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보여줬다가 참수 당했다. 9월에는 샤를리 에브도 옛 사옥 인근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흉기에 찔린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었다. 이슬람 주요 단체가 최근 테러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이슬람 지도자들이 격하게 반응하면서 조성된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게 영국 유력지 가디언의 지적이다.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들은 일련의 테러에 만족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것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에도 프랑스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오전 9시쯤(현지시간) 노트르담 성당에서 흉기 테러가 발생, 여성 2명을 포함해 총 3명이 사망했다. 용의자 브라임 아우이사우이(21)는 살해 당시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으며 살해하기 30분 전 성당에 도착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성당 안에서 30분 동안 미리 준비해온 흉기로 신자와 성당지기 등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니스 테러 발생 이틀 뒤인 31일에는 리옹에서 그리스정교회 신부(52)가 총격으로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번 테러가 발생하면 비슷한 형태의 후속 테러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한국대사관 “한인 피해는 아직 없어”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인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긴급 대피하고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대기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알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두환의 국보위원 “5·18은 폭동 아닌 시민권 발동”

    전두환의 국보위원 “5·18은 폭동 아닌 시민권 발동”

    참상 현장 목격… 광주시민 선량함 기억북한 개입설엔 “인민군 능력 밖” 일축“국민의힘, 국민들을 자꾸 안아라” 조언“광주 시민은 죄인이 아닙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정상적인 시민권에 의한 발동이고 행동이지 절대 폭도와 폭동이 아닙니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을 지낸 박원탁(84)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1일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는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명예교수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인물이다. 이후 전두환 정권이 사회 혼란을 수습하고자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내무분과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 명예교수는 광주 보안대를 찾았던 날을 언급하며 “유리창 하나 안 깨지고 손상된 게 없었다. 자기들도 총, 수류탄, 기관총 가지고 있는데 왜 안 했을까. 이 사람들 역시 선량하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쌀과 반찬, 연탄 등 생활필수품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설명하며 “광주 시내에 절대로 나쁜 짓을 할 사람들은 없구나 확신이 들었다”고도 강조했다. 일부 극우 세력에서 주장하는 5·18 북한 개입설과 관련해서는 “그런 흔적이 있다는 걸 못 봤다”며 “광주 사람들은 자기 사람 아니면 금방 안다. (국내외 정세상) 1980년 당시 북한 인민군은 그럴 능력도 안 됐다”고 단호히 일축했다. 그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눈물을 보인 사과를 높게 평가하며 “숭고한 자리에서 쇼를 부린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래도 묵묵히 앞날을 위해 나라를 보고 있다”고 평했다. 박 명예교수는 말을 맺으며 “광주 자체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나라가 두 동강이 되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며 “앞으로 국민의힘은 국민들을 자꾸 안아라”라고 조언했다. 이어 “21세기 야당은 20세기 하던 그대로 투쟁하는 대신 국민 속에 자꾸 들어가 국민들로부터 참 착하구나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국민에게 애정을 보여야 한다”며 “그러면 사랑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입주민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관리소장…“법으로 갑질 막아달라” 국민청원

    입주민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관리소장…“법으로 갑질 막아달라” 국민청원

    인천에서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흉기를 휘둘러 관리소장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주택관리사들이 입주민 갑질을 막을 수 있는 법을 만들어달라며 국민 청원을 제기했다. 지난 2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관리사무소장을 무참히 살해한 동대표를 엄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법을 제정해달라’는 내용의 실명 청원 글이 올라왔다. 6명의 주택관리사는 전국민의 70% 이상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아파트)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국가가 주택관리사 국가 자격증을 부여하고 공동주택 관리책임자 배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부 입주자대표들이 주택관리사를 하수인으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천 서구 연희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관리소장 살해사건도 주택관리사를 무시하는 행태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자 대표인 60대 남성 A씨는 지난 28일 오전 10시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관리소장인 5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가 1시간 30여분 만에 경찰서에 자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파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A씨는 미리 흉기를 준비한 다음 사무실에 B씨가 혼자 있는 틈을 기다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평소 아파트 관리비 통장 관리를 놓고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계자들은 A씨가 ‘관리비 통장 비밀번호를 알려달라’, ‘통장을 본인 단독 인감으로 변경하겠다’고 하는 등 B씨에게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 B씨가 자신을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청원을 제기한 주택관리사들은 “일부 잘못된 입주자 대표회의와 입주민의 갑질을 막아달라”며 “다수의 선량한 입주민을 위해 소신 있게 근무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 로봇 개 ‘스팟’ 체르노빌 원전 출입금지 구역서 운용 시험

    美 로봇 개 ‘스팟’ 체르노빌 원전 출입금지 구역서 운용 시험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이하 원전)의 폭발 사고는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 원전의 출입금지 구역에서 최근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운용하는 시험이 진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린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체르노빌 원전에서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진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업 전문가들은 공동으로 출입금지 구역 안에서 로봇을 운용하는 시험을 시행했다. 시험에 쓰인 로봇 중에는 드론(무인항공기)과 지상 로봇뿐만 아니라 이른바 로봇 개로 불리는 스팟도 포함돼 있었다.이들 전문가가 원전 출입금지 구역에서 로봇을 운용하는 모습은 해당 원전의 유튜브 공식 페이지 계정에도 영상으로 공유됐다. 이날 영국 연구자들이 원전에 방문한 목적은 출입금지 구역 안에서 로봇을 얼마나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 것이었다. 시험 운용에 참가한 브리스틀대의 데이브 메그슨스미스 박사는 원자력 산업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센서 개발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가들 중 한 명이다.그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이날 출입금지 구역 안에 로봇을 투입해 방사선량을 원격으로 매핑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투입 전 스팟의 다리에는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물질의 오염을 막는 보호장비가 덧씌워졌다. 스팟은 방사성 물질의 확산이나 원자로에 관한 외부 영향을 막아 해체하거나 폐쇄하는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설치한 출입금지 구역 안에서 운용자의 제어 명령에 맞춰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연구자들은 스팟의 움직임을 수시로 추적하며 문제점이 없는지를 점검했다. 이처럼 스팟과 같이 로봇에 의한 측정이 앞으로 가능해지면 방사선량의 매핑을 자동화할 수 있어 사람들이 위험한 곳에 출입해야만 했던 순간을 줄일 수 있으리라 추정된다. 이에 대해 메그슨스미스 박사는 이번 시험 결과를 통해 앞으로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스팟은 기동성이 높고 복잡한 지형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어 자료 수집 등 다양한 작업을 원격으로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경찰의 폭발물 처리반이 스팟 채택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의심 환자를 검사를 돕는 의료 현장에도 투입돼 이목을 끈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너나 잘하세요’/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너나 잘하세요’/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젠더와 미술’을 주제로 한 강의 시간에 낙태법과 관련한 토론이 있었다. 놀랍(지 않)게도 낙태를 격렬하게 반대한 사람은 거의 남학생이었다. 다수의 여학생은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했고, 소수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낙태에 반대하는 근거는 하나같이 ‘생명 존중’이었다. 비록 세포 형태라지만 엄연히 생명인데 어떻게 죽일 수 있느냐는 거다. 나는 남자들이 그토록 생명을 존중하는지 솔직히 몰랐다. 그에 따르면 낙태를 찬성한 여성들은 모두 생명을 경시하는 나쁜 사람이다. 누군가 “손톱도 세포예요. 머리카락도요”라고 했다. “정자도 배출되면 대부분 죽어요. 그것도 생명인데”라고도 했다. 웃음이 퍼졌다. 나는 “임신은 혼자 하는 게 아니지만, 여성만 처벌받는다”고 지적했다. 여성은 낙태로 인한 상해를 온몸으로 겪어 낼 뿐만 아니라 죄책감 등 심리적 고통까지 감내해야 하고, 범죄자가 돼 법적 처벌까지 받을 위험에 처하지만 여기서 남성은 빠져 있다. 그는 어디에 있을까. 그러자 한 남학생이 “책임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어떻게? “돈 대면 되잖아요!” 순간 쏟아지던 야유. 수업이 끝난 후 그는 ‘이상한 주제로 자신이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도록 했다’며 나를 원망했다. 얼마 전에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는, ‘대법관 아홉 명을 모두 여자로 해야 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놀라지만, 그 아홉 명 모두가 남성이었을 때는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여기서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책임을 지고 싶어 하는 수많은 선량한 남성을 위해서 말이다. 지금까지는 낙태를 한 여성에게만 책임을 물었으니 정자를 제공한 남자의 책임도 물어 임신한 여성과 똑같은 처벌을 받도록 법을 개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섹스를 할 때 콘돔 착용을 거부하는 남자에게 징역 6개월이나 벌금을 물게 한다면? ‘정자 통제법’을 만들어 함부로 자신의 정자를 남발하지 못하는 법을 제정한다면? 이게 말이 안 된다면,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에 개입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다. 만약에 최소한 국회의원의 절반이 여성이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훔쳐보고 성적 대상화만 할 줄 알았지 여성의 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남성들이 모여 함부로 떠들어대는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기를 낳아라, 낳지 말아라, 낙태하면 처벌하겠다. 국가가 여성의 몸을 향해 휘두르는 권력은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을 빼앗아간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내가 결정할 수 없고, 인생을 좌우하는 중대하고 심각한 결정에서 소외된다. 임신중단을 한 여성과 의료진을 처벌할 근거가 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에 헌법불합치 판정이 내려졌지만, 정부가 내놓은 형법 개정안은 다시금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로 읽힌다. 주수를 정해 14주까지는 허용해 줄게, 나머지는 사유가 충분하지 않는 한 안 된다고 다시 막는다. 하지만 서지현 검사도 지적했듯이 그 14주니 24주니 하는 시간은 기준점도 불명확하고 과학도, 그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것일까. 여성의 몸은 또다시 권력이 충돌하는 전쟁터로 남겨진다. 낙태를 허용하면 여성들이 성적으로 문란해지고, 낙태를 밥 먹듯이 하리라는 우려가 있다. 한마디만 하자. ‘너나 잘하세요.’ 지금껏 낙태법이 있었지만 낙태는 공공연히 이루어졌고, 실제 그 법으로 실형을 받은 사람은 드물다. 있으나 마나 한 법이라는 뜻이다. 다만 그 법을 유지하면서 여성의 몸을 담보로 한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이다. 낙태를 허용하면 인구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게 걱정인가? 이미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나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키울 궁리나 하는 게 좋겠다. 나는 인구가 더 줄어도 상관없으리라는 입장이지만, 정 그게 문제라면 이주민을 적극 받아들이면 될 일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이 행복이 되고 누구도 경제적 불안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기대나 희망이 있다면 법으로 겁박하지 않아도 인구는 늘어날 것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그런데 대체 인구는 누구를 위해서 늘어나야 하는 것일까.
  • “음주운전하다 사고 발생한다면?” 부담금 최대 1억6500만원

    “음주운전하다 사고 발생한다면?” 부담금 최대 1억6500만원

    오는 22일부터 자동차보험의 음주운전 사고부담금이 1100만원 올라간다. 20일 금융감독원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보험소비자 권익 보호 등을 위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우선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이 22일부터 시행되면서 음주운전 사고부담금이 상향된다.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로 약 2015억원 자동차 보험금이 지급됨에 따라 되려 선량한 보험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1.3% 증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22일부터 자동차보험에 신규 가입하거나 갱신하는 경우 의무보험의 사고부담금은 대인I은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물배상(2000만원 이하)은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각각 인상된 사고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부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선해 임의보험의 대인Ⅱ에서 1억원, 대물에서 5000만원의 사고부담금을 도입했다. 따라서 앞으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대인과 대물을 합해서 기존 최대 400만원(대인 300만원, 대물배상 100만원)에서 최대 1억6500만원(대인 1억1000만원, 대물 5500만원)까지 대폭 인상된다. 음주운전 사고로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보험금이 연간 약 600억원 감소해 0.4% 보험료 인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 과실로 상해를 입을 경우에도 피해자 또는 그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으로 우선 보장이 가능해진다. 현재 전동킥보드가 가입할 보험이 제한적이고, 전동킥보드로 인해 상해 피해를 입어도 가해자 경제력에 따라 보상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오는 12월 10일부터 전동킥보드가 자전거와 동일하게 신설된 ‘개인형 이동장치’에 해당,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지면서 보행자 피해 증가가 예상돼 금감원이 사전 조치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전동킥보드가 기존 자동차보험(무보험자동차상해)으로 명확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무보험자동차 정의에 ‘개인형 이동장치’를 신설해, 내달 10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전동킥보드로 인해 상해 피해를 입었는데 가해자가 치료비 등 보상을 거부할 경우 가해자 정보와 관할 경찰서 교통사고사실확인원 등 서류를 본인 또는 본인의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사에 제출하면 보상이 가능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안철수 “국민 돈 갈취한 쥐새끼 색출해야...라임·옵티머스 특검 필요”

    안철수 “국민 돈 갈취한 쥐새끼 색출해야...라임·옵티머스 특검 필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흰 쥐든 검은 쥐든, 나라의 곳간을 축내고 선량한 국민의 돈을 갈취한 쥐새끼가 있다면 한 명도 남김없이 색출해 모두 처벌해야 한다”며 특검을 촉구했다. 19일 안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라임·옵티머스 수사에서 손 떼고 특별검사에게 재조사를 맡겨라”며 이렇게 밝혔다. 안 대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정치권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수많은 검은 손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지만, 사건의 실체와 배후는 오리무중”이라며 “수많은 거짓말을 하고도 눈 하나 깜짝 않는 법무부 장관, 정권에 맹종하는 서울중앙지검장 체제에서는 서울동부지검 수사에서 봤듯이, 공정 수사는 난망하고 권력 핵심부를 포함한 배후세력에 대한 수사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특별검사에 의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이유”라고 말하며 “가장 시급한 일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추 장관과 이 지검장을 수사와 보고에서 완전히 배제 시키는 것”이라며 “이참에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던 추 장관은 경질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권력의 방해로 힘이 부친다면, 특검 수사의 불가피성을 지적해야 한다”며 “여야 정치인이 관련됐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국민 눈에 피눈물 나게 한 사기꾼, 연루된 공직자, 정치인, 여타 이 정권의 기생충들이 있다면 결코 단 한 명도 용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핵심 관계자 중 하나인 사기꾼 변호사가 어떻게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임용될 수 있었는지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지 않았다면 추천자가 있을 것이다. 이들을 먼저 색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이 가장 의아해하는 대목은 옵티머스 사태의 몸통인 이혁진 대표가 어떻게 도주 직전에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자리에 나타났냐 하는 것”이라며 “해외 순방까지 쫓아와서 구명 로비를 시도한 것은 아닌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권이 바뀌는 것이 단지 해 먹는 자들이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런 나라는 희망이 없다”며 “전임 정권 비난하며 똑같은 길을 걸어가는 정권이라면, 그런 정권은 진보 정권이 아니라 퇴보 정권, 사기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코로나에 망한다던 풍속업소… 오히려 2800개 증가

    코로나19 확산에도 올해 들어 유흥업소와 노래연습장 등 풍속영업소가 지난해 대비 약 28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매일 풍속영업소가 15개씩 새로 생겨난 셈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풍속영업소는 14만 5562개로 파악됐다. 지난해 14만 2776개에서 2784개(1.9%) 증가한 수치다. 풍속영업소란 선량한 풍속을 해하거나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업소를 말한다.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통제를 받는데, 유흥주점이나 단란주점, 숙박업, 이용업, 비디오감상실, 노래연습장, 게임장, 무도학원 등이 이에 속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13만 337개였던 풍속영업소 수는 2017년 13만 9298개, 2018년 14만 4094개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4만 2776개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남부가 2만 951개로 가장 많았고 ▲서울 2만 1개 ▲경남 1만 2752개 ▲부산 1만 1174개 ▲경북 9401개 등의 순이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광장] 말 잘 듣는 국민만 바보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말 잘 듣는 국민만 바보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원래 지금 외국에 못 나가는 거 아니었어?’라고 아내가 묻던데 우리는 순진해도 너무 순진한 거죠.”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이 미국에 요트를 사러 여행을 갔다는 뉴스를 듣고 지인의 부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들어와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는 불편이 있어서 그렇지 지금도 해외여행은 할수 있다고 설명해 줬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예 외국을 못 나가는 걸로 오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주변에서 최근 몇 달 새 해외여행을 갔다 왔다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정부가 나가지 말라고 자주 권고하기도 했지만 선량한 국민들은 다 알아서 스스로 조심하고 있다. 지난 8월에 결혼을 한 조카도 평상시 같으면 당연히 해외로 떠났을, 신혼여행을 포기했다. 이런 덕분인지 두 달 새 재확산 기미를 보이던 코로나19도 다행히 어느 정도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K방역이 세계 최고의 모범 사례가 된 것은 의료진의 희생과 노력이 물론 가장 컸지만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아무 토 달지 않고 무조건 따르는 이런 ‘착한 국민’들이 많아서다. 추석 때 성묘나 귀성을 하지 말라면 안 했고 주말에도 시키는 대로 사람을 만나는 걸 피했다. 이 시국에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감히 꿈도 꾸지 못했다. 물론 역병이 창궐하는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 미국여행은 사생활이고 위법도, 불법도 아닌데 환갑을 넘은 사람이 자기 판단하에 결정한 일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 내 돈 내고 내 발로 여행 가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한다면 딱히 반박할 논리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장관의 배우자가 공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혹시 따로 적용되는 룰이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1년 가까이 ‘코로나유배’가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는데 누군들 답답하지 않겠나. 해외로든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누구나 매한가지다. 그래도 자제하는 건 ‘같이 사는 사회’라는 기본인식이 있어서다. 혹시나 내 잘못으로 남들에게 엉뚱한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해서 미리미리 알아서 조심하는 것이다. 그러니 강 장관의 남편도 감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일반 국민의 상식 정도만큼은 따랐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정부의 말을 꼬박꼬박 믿고 따랐던 국민들만 바보인 셈이다. “내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자기 남편도 설득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추석 포스터도 국민들이 보기엔 허탈한 웃음만 나오게 한다. 휘영청한 보름달을 뒷배경으로 박 장관의 전신 사진을 담은 포스터는, ①번 이런 식으로 뒤에 번호만 적어 넣으면 선거포스터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코로나시국이 엄중한데 주무장관이 어설프게 정치인 흉내를 낸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추석 연휴 때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는 좋은 메시지를 담았다지만 진정한 코로나투사인, 얼굴 없는 수많은 의사, 간호사들을 뒷전으로 한 채 장관이 불쑥 얼굴을 내민 것은 영 마뜩잖다. 포스터 제작에 “국민의 세금을 쓰지 않았다”는 해명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은 아니다. 장관 홍보가 열일을 제치고 할 만큼 무엇보다 중요해서 그랬겠지만 잘못된 일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문제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특례 휴가 의혹 등을 보면 이 정권을 대표하는 인사들은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자주 드러냈다. 이전 정권을 적폐라고 비난했지만 과거의 잘못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불통의 상징이라며 ‘명박산성’을 비난했지만 이젠 ‘재인산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권력층의 민심과 이반된 행동이 아니더라도 서민들은 이미 충분히 고달픈 일상을 보내고 있다.수치상으로는 좀 나아졌을지 몰라도 경기가 바닥임을 매일매일 체감하며 아등바등 살고 있다. 대학생 절반이 ‘백수’가 될 걱정을 할 만큼 일자리대란도 여전히 심각하다. 경제불황에다 코로나로 일상이 꽉 막힌 막막한 상황에서 지도층까지 민심을 분노케 한다면 절망할 수밖에 없다. 연말쯤 장관 몇 사람 바꾼다고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함포고복(含哺鼓腹)하는 태평성대까지는 바라지 못해도, 험난한 시절 적어도 국민을 엉뚱한 일로 화나게 하는 권력층은 없어야 한다. 한번 돌아선 민심은 되돌리기 어렵다. sskim@seoul.co.kr
  • 학대 없었는데… 학부모에 폭행당한 어린이집 교사 극단 선택

    학대 없었는데… 학부모에 폭행당한 어린이집 교사 극단 선택

    아이를 학대한 사실이 없는데도 보호자들에게 욕을 듣고 폭행당한 어린이집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부 몰지각한 부모들의 폭력이 선량한 어린이집 교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4일 검찰과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A(60)씨와 며느리 B(37)씨는 2018년 11월 2일 B씨 아이가 다니던 세종시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 학대를 주장하던 중 보육교사 C(30)씨 등 2명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수차례 손가락으로 가슴 부위를 찌르고 밀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교사와 원아가 있는데도 “이런 X이 무슨 선생이냐. 싸가지 없는 개념 없는 것들, 일진같이 생겼다”라는 등 폭언도 했다. B씨의 고소로 수사가 이뤄졌지만, 검찰은 지난해 3월 C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B씨는 이후에도 세종시에 ‘해당 어린이집이 보육료 등을 부정 수급했다’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이에 C씨와 어린이집 원장은 A씨와 B씨를 상대로 폭언 혐의 등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전지법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 백승준 판사는 “징역형을 처벌함이 마땅하지만, 검찰의 약식명령에 대해 피고인들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 사건에서 약식명령의 형(벌금형)보다 더 큰 형 종류로 변경할 수 없어 벌금 액수를 상향해 선고한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안민석 “종전선언 안해 피격”에 김근식 “천지분간 못해, 막말 사과나 해”(종합)

    안민석 “종전선언 안해 피격”에 김근식 “천지분간 못해, 막말 사과나 해”(종합)

    安 “종전선언, 지금이 때… 평화길 포기 않아야”“이럴 때 종전선언, 국회가 만들어야”與, 北개별관광 허용촉구 결의안도 상정 시도김근식 “종전선언, 북핵 묵인해주는 결과…허황된 종전타령 말고 욕설 문자 사과부터”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한대로 한반도 종전 선언이 이뤄졌다면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 A씨가 북한군에 의해 처참히 사살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시신 수색에 대한 북한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지금이 더 때”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비무장 민간인을 북한군이 무참히 사살하고 불태웠는데 뜬금 없이 종전선언”이라면서 “허황된 종전선언 타령 말고 욕설 문자 사과부터 하라”고 꼬집었다. “국민 분노 악재 터질수록 평화의 길 가야” 안 의원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북한군의 공무원 피격 사건을 계기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상정 철회를 요구하자 “2018년 가을 겨울에 종전선언 (논의를) 했다가 결국 무산됐다”면서 “만약 그때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면 오늘의 이 불행한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하는데 지금이 더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종전선언을 지지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하는 건지 아니면 종전선언을 반대하는데 지금은 더더욱 때가 아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대형 악재가 터졌는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평화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종전선언의 길을 국회가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野 “우리 국민 무차별 생명 잃었는데아무 일 없는 듯 개별관광 추진? 안 돼”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전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을 상정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강하게 반발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국민이 북한에 의해서 무차별로 생명을 잃고 있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개별관광을 추진하자고 결의안을 국회가 추진한다는 것은 도대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태용 의원도 “지금 상황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게 과연 우리 국회가 해야 하느냐”라면서 “우리 국민에 대한 무참한 북한의 만행을 비춰볼 때 조금 더 심도 있는 검토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근식 “安, 뜬금 없는 종전선언 아닌김정은에 ‘군사합의 지켜라’ 호통쳐야” 김근식 교수는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종전선언이 뭔지는 아느냐”면서 “이미 핵보유국가가 돼 버린 북한에게 종전선언은 핵묵인의 결과가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안 의원이 국민 살해 사건 방지책을 언급하려면 말도 안되는 종전선언 타령이 아니라 김정은에게 9·19 군사합의부터 지키라고 호통쳐야 한다”며 “대한민국 민간인을 코로나 바이러스 박멸하듯이 불태운 사건에 뜬금 없이 종전선언이 왜 나오나. 남북의 군사적 대치상황과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천지분간 못하는 그 성격 때문에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가 나오는 것”이라며 “허황된 종전선언 타령 말고 5선 의원의 막말 욕설부터 사과하라”고 일침을 가했다.안민석, 민간 투자자가 답문 늦자 “×××가 답이 없네” 막말 욕설 안 의원은 앞서 경기 오산시청사에 ‘버드파크’를 짓는 민간 투자자에게 욕설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오산버드파크 황모 대표는 지난달 9일과 10일, 이달 7일 안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25일 공개했다. 경북 경주에서 경주버드파크를 운영하는 황 대표는 85억원을 투자해 오산시청사에 버드파크를 지은 뒤 시에 기부채납하고 오산버드파크를 운영할 예정인 민간 투자자다. 황 대표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안 의원이 황 대표에게 버드파크 사업 전반에 대해 질문하면서 곽상욱 오산시장과의 관계나 시공사인 JS종합건설 대표와의 관계를 묻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7일 안 의원은 오후 7시 41분 “지금 공사는 의향서와 달리 너무 확대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해명이 필요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가 황 대표가 40분 동안 답이 없자 ×××가 답이 없네”라고 욕설을 했다. 이에 황 대표는 11분 뒤 문자로 “5선 의원님께서 이런 입에도 못 담을 말씀을 하시다니, 이 다음 일어나는 일은 다 의원님 책임”이라면서 “선량한 민간투자자에게 선의의 도움을 주기는 커녕 밤마다 문자에 이제는 입에 담지도 못할 욕까지 하는 이런 분이 오산시 5선의원이라고 기자회견 하겠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17분 뒤 “후배에게 보낸 것이 잘못 갔군요. 양해 바랍니다”라고 짧게 사과했다. 황 대표는 “안 의원이 지난달부터 수시로 야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취조하듯 갑질을 하더니 급기야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언론에 폭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달의 우주방사선, 우주정거장보다 2.6배 ↑…“체류, 2달 한계” (연구)

    달의 우주방사선, 우주정거장보다 2.6배 ↑…“체류, 2달 한계” (연구)

    미국은 10년 이내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낼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들 우주 비행사가 직면할 가장 큰 위험 중 하나에는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주 방사선이 있다. 이는 백내장이나 암 또는 신경 퇴행성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아폴로 계획의 임무에서는 며칠간이라면 인간이 달에 있어도 안전하다는 점이 입증됐지만, 우주 비행사가 얼마나 달에 머물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데 필요한 일일 방사선 허용량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측정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수수께끼는 중국과 독일 공동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25일자)에 게재한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의 지난해 실험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논문의 공동저자로 독일 킬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로버트 비머슈바인그루버 박사는 AFP통신에 “달 표면의 우주 방사선량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안에서보다 두세 배 더 높다”고 밝혔다. 달과의 왕복에는 2주 정도가 걸리므로, 그만큼의 피폭량을 고려하면 달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약 2개월이 한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선량은 인체 조직이 흡수하는 양을 수치화한 단위 ‘시버트’(㏜)로 나타낸다. 연구진에 따르면, 달 표면에서의 피폭량은 하루에 1369마이크로시버트(μ㏜)로, ISS 승무원의 일간 피폭량보다 약 2.6배 높다. 이런 차이는 부분적으로나마 ISS가 지구의 ‘자기 거품’으로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기권이라고도 불리며 우주방사선의 대부분을 막아준다. 또 비머슈바인그루버 박사는 “달 표면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은 지구 표면보다 약 200배 높고 미국 뉴욕발·독일 프랑크푸르트행 여객기보다 5~10배 높다”고 밝혔다.다만 만일 2~3개월을 넘어 달에 머물고 싶을 때 대처법은 하나 있다. 주거가 가능한 달 기지를 건설해 그 표면을 두께 80㎝의 달 표면 토양으로 덮으면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재명 “나영이 가족과 조두순 완전 격리 방안 마련하라” 지시

    이재명 “나영이 가족과 조두순 완전 격리 방안 마련하라” 지시

    오는 12월 출소를 앞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격리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나영이 가족과 조두순을 확실하게 격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조두순의 출소 후 나영이 가족과 같은 지역에 거주하지 않도록 보호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 지사는 “나영이와 부모님의 불안이 얼마나 크겠나, 피해자 입장에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나영이 맞춤형 이주대책 및 생활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영이 가족과 조두순을 확실히 격리되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나영이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1순위 고려사항”이라며 “지금 보다 더 나은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윤화섭 안산시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접 올린 ‘조두순 격리법’-‘보호수용법’ 제정 촉구 청원글에 대한 동의자 수가 3일 만에 5만명을 돌파했다. 26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현재 청원 동의자는 5만 5260명에 이른다. 윤 시장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을 통해 “조두순 사건 피해자 가족은 물론 많은 국민이 조두순이 출소한 후 격리되길 희망하고 있다. 조두순의 끔찍한 범행을 되돌아보지 않더라도 조두순은 그 이름 석 자만으로도 피해자와 국민에게 새로운 피해가 더해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피해자와 안산시민 그리고 국민들은 조두순이 출소한 뒤 일정기간 동안 격리 치료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저는 안산시민을 대표해 ‘보호수용법’ 제정을 청원한다. 이중처벌과 인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제척될 수 있도록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며 “아동성폭력범, 상습성폭력범, 연쇄살인범을 대상으로 하는 보호수용제도는 교도소와는 다른 목적, 다른 시설, 다른 처우를 통해 선량한 시민을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보호수용법 제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안산시는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조두순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거지와 범죄 취약지 등에 방범카메라 211대를 추가 설치하는 등 방범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도 조두순을 전담할 경찰관을 늘리고 주변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안산단원경찰서 ‘대상자 특별대응팀’ 구성, 대상자 거주 예상지역 주변 범죄예방 환경 조성, 범죄 불안감 해소를 위한 특별방범 활동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한 과거 조두순의 강력범죄로 조두순의 예상 거주 지역 내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 및 어린이 이용시설 주변 범죄예방 진단을 꾸준히 실시하고 조두순 예상 거주지 주변으로 방범용 폐쇄회로(CCTV) 71대를 증설할 계획이다. 예상 주거지 반경 1㎞ 이내 구역도 전부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한다.한편, 조두순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나영이를 납치해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포항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며, 형 만기일은 오는 12월13일이다. 조두순은 해당 건까지 총 18건의 전과기록을 가지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비타민D가 코로나19 증상 완화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비타민D가 코로나19 증상 완화시킨다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옛 말이 있다. 봄볕은 자외선이 강해 피부에 좋지 않고 가을볕은 피부는 물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기상청의 분석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19년까지 29년 동안 봄철과 가을철 총일사량과 자외선지수를 분석한 결과 가을이 봄철보다 일사량, 자외선량, 일조시간이 낮고 습도는 높아 야외활동할 때 훨씬 쾌적하게 느낀다. 햇빛은 음식으로 섭취하기가 쉽지 않은 비타민D 합성에도 도움을 준다.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이 여의치는 않겠지만 틈틈이 햇볕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 중요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보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은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합병증을 앓거나 의식불명이나 저산소증,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등 심각한 상황을 겪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6일자에 실렸다. 비타민D는 달걀노른자, 생선, 간 등에 들어있지만 햇빛을 통해 주로 합성되며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009년에 임산부 253명을 분석한 결과 출산 당시 비타민D의 활성형태인 ‘25-수산화 비타민D’ 수치가 일정 정도 이하일 경우 자연분만율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한 235명의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에서 ‘25-수산화 비타민D’ 수치, 염증성 표지자, 림프구수와 환자의 상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25-수산화 비타민D 혈중 수치가 30ng(나노그램)/㎖ 미만인 환자들은 의식불명, 저산소증에 빠지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내 비타민D 수치가 낮을 경우 체내 염증표지자 수치는 높아지고 림프구 수치는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40세 이상 환자들의 경우 비타민D가 풍부하면 감염으로 사망할 확률이 5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타민D가 체내에 충분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을 54%까지 낮출 수 있으며 상기도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도 예방할 뿐만 아니라 감염되더라도 중증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환자에게 합병증을 유발시키거나 중태로 빠지게 만드는 것은 과도한 면역 반응과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이다. 비타민D가 이런 문제를 막아준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마이클 홀릭 분자의학교실 교수(생리학·생물물리학)는 “이번 연구는 비타민D가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과 합병증을 줄여준다는 직접적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서 코로나19 감염과 그에 따른 합병증에 취약하게 만드는 만큼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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