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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ㆍ정의 통일정책 시각차/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1일 상오 여의도 민자당사에서 열린 통일문제관련 당정회의는 남북통일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작업인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이례적으로 공개리에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통일정책의 주무부서인 통일원의 고위관계자들과 선량중에서도 통일문제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국회 외무통일위 소속 자민당의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 모두가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절대명제에는 뜻을 같이하는 것 같았으나 범민족대회등 최근 남북간 접촉의 구체적 현안에 대해서는 당정간 또 개인적으로 다소 다른 견해들이 표출,가벼운 입씨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황병태의원은 『재야단체라 할수 있는 전민련의 범민족대회추진을 정부가 인정해준 것은 남북관계가 새로운 차원에 돌입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어떤 원칙에만 집착하지 말고 북한의 대응태도에 따라 신속하고 신축성있게 대처하는 전략전술이 필요하다』고 정부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했다. 원외로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노승우씨(서울 동대문갑지구당위원장)는 지난달 26일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에 북한대표들이 숙소문제로 참석치 못한 것과 관련,『장소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되느냐』며 정부측의 대응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반면 윤길중의원은 『통일문제는 정부로 창구가 일원화되어야 한다』고 전제,『전민련에 자신들이 마치 국가와 민족을 대표한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해서는 안되며 정부는 갈팡질팡하지 말고 일관성있게 정책을 추진하라』고 정부가 보다 보수적 정책을 요구했다. 홍성철장관등 통일원측 참석자들은 당쪽 인사들보다 대체로 보수적인 듯한 인상이었다. 홍장관은 『정부가 남북관계에 있어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30년전의 것을 고수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에서 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면 오히려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에 무조건 양보만 할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실에 입각치 않은 환상적 통일지상주의는 당연히 배격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사에서 거의 초유라 할 수 있는 평화통일을 목전에 두고있는 독일의 성공은 약간은 혁신적이랄 수 있는 동방정책에 크게 힘입었다는 점을 고려할때 북한측의 완고함만을 탓하는듯한 통일원측 참석자의 대응태도는 아쉬움을 남긴다. 정부의 통일정책담당자들은 이제라도 노태우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제의한 남북민족대교류의 정신이 진정 무엇인가 곰곰 되씹어 역사의 주인공이 되고자하는 노력을 다해야 하리라는 생각이다.
  • 의정 위기,계속되는가/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민주주의란 자식농사와 같다고 누가 말했다. 자식을 키우자면 말썽도 많고 애태우는 일도 잦다. 아니할말로 당장 덕을 보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자식은 키워야 한다. 민주주의를 하자면 말도 많다. 어긋나고 헷갈리는 일들도 숱하다. 그래도 민주주의는 해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 왕도는 없다. 다만 꼭 갖춰야할 자세가 있다. 바로 준법정신이다. 민주주의는 우선 법의 체계과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다. 국가ㆍ사회 구성원 각자가 법률ㆍ규정ㆍ규칙을 준수하는 자세를 갖추지 않는한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위기에 봉착할수 있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법안상정을 원천봉쇄하거나 그를 빌미로 한 이른바 날치기식 처리는 모두 의정의 위기를 불러들이는 요인이 된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빚어지는 자리는 의정광장이 될수 없고 그런일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그 빗나간 자리는 광정돼야하고 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비켜나야 한다. 국민들은 그런 사람들이 그런 자리에서 선량으로서 국정을 논하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하는 것이다. 의회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토론과 대안제시의 기회가 주어져야하되 결정은 다수결원칙에 의하고 소수는 그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의회는 민주주의의 실체를 보고 배울수 있는 장소가 돼야하는데 우리의회는 그 반면만 노출시키고 있다. 지난번 제150회 임시국회는 40여년 헌정사에 최악의 추태와 기록을 더 추가했다. 그 30일간의 회기중에 과거 권위주의적 체제에서나 있을법했던 모든 구태와 부조리와 비합리가 집중적으로,또 공개적으로 재연되었다. 다수 여당은 성의있는 마지막 협상도 시도하지 않고 모든 의안을 단독으로 전격 처리했다. 그 행태와 전말을 살피면 그것은 과거의 단순한 여야 정쟁의 차원이 아니었다. 우리 정치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점을 한껏 드러낸 것이었다. 지금은 「적대」하는 양김씨의 감정과 자존심 싸움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 때가 어느때이고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데 국회꼴이 그 지경에 이르렀던가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민주정치의 묘미는 타협과양보에 있다. 그런데 이땅의 정치인들은 그 묘미와 멋을 모른다. 아예 알려하지도 않고 그런 훈련을 쌓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정치력의 빈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정치인 최고의 덕목이랄 수 있는 중용과 타협의 자질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눈씻고 찾아봐도 어느 한사람 그런 정치력과 경륜과 식견과 덕목을 갖춘 사람이 없다. 결코 심한말이 아니다. 정치인 무자질론이 나오는 것도 그런 덜된 사람들이 정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치인물 교체론이나 새정치­뉴리더 대망론이 나오는 것도 이 까닭이다. 되돌아 보건대 그 난장판 같았던 의사당의 추태를 생각하면 끔찍하기조차 하다. 더구나 그토록 급히 서두르지 않아도 될 법안을 거대 여당이 무리하게 처리하게된 배경이 무엇인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거대여당이 소수야당에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힘의논리」가 작용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그냥 밀어붙이기식의 힘의 과시는 과거 40여년 의정에서 발전보다는 퇴보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똑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거대여당에 비해 「한줌밖에 안되는」 소수야당이 의안상정조차 마다하고 완력으로 대항한 것도 역시 정치의 퇴행을 보인 것이다. 특히 오늘의 정치인들이 급변하는 세계의 조류속에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는지조차 모른다는 비판은 경청해야 할 대목이다.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생각을 달리한다면 우리정치의 여건은 훨씬 생산적으로 조성될 수 있다. 여야가 화이부동하되 대동단결해도 이 엄청난 세계적 변화와 내적인 통일기운 조성에 힘이 될까말까한 상황에서 구태의연한 반목과 갈등으로 국력을 소모하고 선량됨에 먹칠을 한 것은 잘못을 해도 많이 잘못한 일이다. 국회의원이 해야할 국정은 뒷전에 두고 감정적인 입씨름이나 몸씨름만 한대서야 국회의 권위도,의원의 체통도 찾아볼 도리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보다도 공부를 해야 한다. 어찌어찌 하다가 의원이 됐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정치적 자질을 다듬고 의회주의의 훈련을 쌓아야 한다. 목청을 높이고 장광황설만 늘어놓는다고 국회의원이 아니다. 연설은 못해도 좋다. 민주주의라면 첫손 꼽히는 영국의회에서는 연설이 없다. 「존경하는」의원과 각료들간에 토론과 질문과 답변이 있을 뿐이다. 길고 지루한 서론은 과감히 생략하고 본론과 각론으로 들어가 핵심을 찌르면 그보다 훨씬 짧고 간결하되 명확한 답변만이 나오는 것이다. 국회가 열리기 월여전부터 본회의 질문자로 지목받아 비서관을 시켜 미리 써가지고 나온 인쇄된 연설문 원고를 읽어내려가는 그런 식이 아니다. 영국의회에서 전통적으로 원고 없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의 활력과 성실성과 즉응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각본대로 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닌 것이다. 민주주의가 아무리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며 평등과 다양성을 지향하는 정치제도라고 해도 지난 임시국회에서 보인 것과 같은 사이비 민주주의는 단호히 척결되어야 한다. 그게 난장판이지 무슨 국회인가. 그것은 위기에 봉착한 민주주의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원칙과 원리도 모르면서 그 광장에 서려는 자체가 허영이고 과욕이다. 거기에 더하여 법을 무시하고 법의 규제와 지배를 거부하면서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의원들은 참으로 각성해야 할 것이다.
  • 험난한 앞길 세종대정상화/새이사진ㆍ수습대책위 발족 계기로 본 전망

    ◎학생측의 “이사진 거부”움직임이 큰 변수/“더 이상 「관용」엔 한계”문교당국선 강경 학교법인 대양학원이 박찬현전문교부장관(73)을 이사장으로 새 이사진을 구성하고 역시 문교부장관 출신의 서명원씨(80)를 위원장으로 「학원정상화수습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킴에 따라 말썽도 많던 세종대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아직 학생들의 출석률은 20%를 밑돌고 일부 학생들은 벌써부터 새 재단진에 대해 불신하는 경향을 보이고는 있으나 우선 사태를 장악할 중립적인 행정기구와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기구가 발족된 것이다. 이번 조치로 미루어 문교부로서는 유급대상학생들의 처리여하에 따라 아직도 상당한 사태의 변화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는 하나 내심 2학기부터라도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문교부로서는 그동안 3차례에 걸친 경고가 학생들에게 「엄포용」으로만 여겨져 별효과를 보지 못한 만큼 더이상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는 문교정책의 신뢰성마저 상실하고 말 것이며 학생들에게 끌려다니는 학교측에 사태수습을 맡길수도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개편을 단행하게 한 것으로 볼수 있다. 문교부관계자는 『만약 수업거부학생들과 학교측이 타협에 성공해 수업이 정상화되더라도 이러한 선례는 앞으로 수업거부가 학생들에게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될 가능성이 크고 이번 세종대사태가 세종대만으로 국한된 것이 아닌 「전대협」차원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때 다른 학교에까지 파급효과가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수업거부학생들과의 타협에 의한 정상화보다는 교육적 차원에서 선량한 다수의 학생들을 살리는,그리고 앞으로 세종대를 악습분규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라는 것이 문교부측 주장이다. 문교부는 지난10일 기존재단측이 이사장으로 선임했던 유승필유유산업사장(44) 등 신임이사 4명의 승인을 『세종대 재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유로 거부,주영하(78)ㆍ최옥자씨(71) 등 설립자의 입김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뜻을 분명히 했었다. 물론 수업거부학생들의표적이 되어온 기존재단 이사진을 완전히 퇴진시켜 목표물을 없애버린다는 측면도 고려됐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공유해야할 수업거부학생들과 재단에 한꺼번에 책임을 묻겠다는 뜻으로도 볼수있다. 문교부는 이와함께 새이사진이 주ㆍ최씨 등 설립자들과 관계가 없다치더라도 연고권이 남아있어 7명의 선임이사중 임기가 2년6개월인 이사 3명이 물러나면 주씨가 아니더라도 다시 그 측근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음에 대비해 재단정관에 학사간여를 못하도록 명문화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수업거부 주동학생들은 벌써부터 관선이사의 성격과 함께 이사2명의 재단과의 관계를 트집잡아 신임이사진을 거부하는 투쟁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일단 기존재단의 퇴진을 자신들의 승리로 보고 이 기회에 아예 재단의 완전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업불참학생들을 일단 유급처리한 뒤 대책위 등을 통해 2학기에 학교를 정상화시키고 수업불참학생을 선별처리해 주동학생을 완전 격리시킨다는 수순을 꾀하고 있는 문교부의 구도도 그렇게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 같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 대민행정 사정활동 강화/감사관회의

    ◎금품수수ㆍ보신주의 척결 정부는 16일 상오 정부종합청사에서 안치순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주재로 38개 부ㆍ처ㆍ청 감사관회의를 열고 중간관리직이하 공직자의 비리와 대민행정에서 관례화된 금품수수행위를 근절시키는 데 사정활동의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의 특명사정반 운영으로 부동산투기ㆍ사치ㆍ과소비풍조 등 그동안 흐트러진 기강이 점차 진정되어가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일선행정기관에서 일을 뒤로 미루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앞으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ㆍ보신주의를 척결하고 ▲중간관리직이하의 지탄받는 공직자를 중점 색출해 조치하며 ▲범법행위나 공권력도전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질서확립 차원에서 엄중 대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는 또 내각자체 사정활동을 특명사정반활동과 연계,보다 활성화시킨다는 차원에서 일선 대민행정에서의 관례화된 소액금품수수 폐습을 근절시킴과 아울러 사정활동의 강화로 중앙부서의 승인업무,일선기관의 민원업무처리 지연 등 역부조리를 과감히 제거하고 익명의 투서,무고로부터 선량한 공직자를 보호하는 한편 이를 위한 감사부서 자체의 기강도 확립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지난 4월과 5월의 자체감찰활동결과 5천1백71명의 공무원을 적발해 86명을 파면ㆍ면직시키는 등 모두 5백15명을 징계했으며 3천9백40명은 경고,나머지 7백16명은 조치중이라고 발표했다. 징계받은 부조리유형은 ▲공문서 수발업무 담당자의 국토개발관련서류 유출이 31건이었으며 ▲각종 문헌및 자료가 입력되어 있는 디스켓 20장이 복사 유출됐고 ▲폐수의 성분ㆍ함량을 허위로 작성한 폐수시험성적표가 3백여장 발급됐으며 ▲위장전입ㆍ가등기 등 탈법적 수단의 농지매입방조를 비롯한 장기체납 수도요금및 농공단지 분양대금의 횡ㆍ유용,양도소득세 등 조세부과편의및 세무조사 선처대가의 금품수수사례 등으로 나타났다.
  • 「세종대사태」책임 누가 지나/이영섭 전대법원장(세평)

    매일 보도되는 신문에 의하면 세종대학의 분규는 드디어 끝간데까지 가고 만듯하다. 혹시나 좋은 소식이 있을까 하고 기다렸던 국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아무 의미없이 무너지고 만 느낌이다. 필자는 세종대학 분규의 실상을 자세히 모른다. 이 대학도 대한민국이 젊은 사람들을 훌륭하게 길러내기 위하여 인정한 사학임에 틀림없다. 명색이 한 나라의 최고학부일진대 반드시 대학으로서의 권위와 긍지가 아울러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수일전에 신문에 난 사진을 보면 학생들이 총장을 폭력으로 교문 밖까지 끌고 나와 여럿이 보는 앞에서 동댕이쳐서 꼴사나운 망신을 주기도 하고,대학을 찾아간 장관이 탄 승용차 위에 구둣발로 올라가서 천장이 무너져라 발을 구르고 있었다. 학원 중에서도 최고위에 속하는 대학에서 과연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선생님은 아버지와 같아 항상 존경의 대상이어야 하고,선생님은 무한한 애정 속에서 제자를 감싸는 곳이 학원인 것이다. 위와 같은 사진을 볼 때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닌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세종대학의 분규는 일찍이 학교법인과 학생들사이의 약속을 법인측이 지키지 아니한 데서 출발했던 것이라 한다. 그리고 학교법인측이 제때에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학교법인의 구성이 지나치게 족벌적 이어서 자유스러운 운신의 폭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한다. 사학재단이 제아무리 재산출연자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다 할지라도 거기에는 상식선상에서 나타나는 조리를 뛰어넘어서는 안된다. 만일 이러한 테두리를 벗어나서 학교법인이 행동한다면 자칫 교직원이나 학생들의 선량한 총의를 짓밟기 쉽다. 슬기로운 재단의 출연자로서는 자칫 빠지기 쉬운 이기심과 독재성을 일보직전에서 제어하고 자유민주정신에 부합되는 교육을 위하여 양보하는 아량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이번 세종대학 사태에서도 일찍이 재단측이 용단을 내렸더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아니한다. 만시지탄은 있으나 이제와서 서둘러 재단의 이사장과 일부이사가 교체되었다고 한다. 다행한 일이나 이것이 이미기울대로 기울어 버린 사태를 얼마만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겠는지는 의문이다. 세종대학의 전원유급이라는 엄청난 사태를 보고 국민으로서 또 한가지 생각되는 것은 지금까지 감독관청인 문교부가 무엇을 했느냐는 점이다. 재단이 완미하고 너무 고집스러워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생각되었으면 적시에 손을 써서라도 재단이 할일을 할 수 있게 만들었어야 되지 않았을까고 생각되는 것이다. 다음에 문제되는 것은 지금까지 계속 수업을 거부하여 온 학생 측이다. 재단측이 학생측 총장을 직선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과연 잘한일인지 아닌지는 고려하여 볼 문제이다. 재단이 얼떨결에 학생측과 이러한 약속을 한번 해놓고 민망하여 지키지 아니한데도 국민의 눈으로 볼 때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학생이 대학에서 총장을 선출하는데 관여한다는 것은 아무리 민주화된 세상이라 하더라도 얼른 수긍이 안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단이 여러가지 비리가 있어서 학생들로서 견디기 어려울 때에는 대학의 감독청인 문교부장관에게 적절한 감독권 발동을 요청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기에 이미 위에서도 본 바와 같이 학생들의 불만이 어디에 있는가를 일찍이 찾아내서 문교부장관이 재단내부를 정화하였던들 이렇게 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지금 사회에는 민주화의 물결이 도처에서 도도히 흐르고 있다. 젊은 혈기에 자칫하면 감성에 호소하기 쉬운 대학생들로서도 학원의 민주화운동에 휘말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민주화운동이라고 테두리없이 아무데나 뛰어들어서 목청을 높이는 것만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은 최고의 지성을 목표로 하여 심신을 연마할 존경할만한 신사인 것이다. 학문의 깊고 향기 높은 냄새를 대학생들로부터 맡을 수 없다면 그러한 대학생이 버젓이 허용되는 그러한 나라의 장래에서 그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대학생은 항상 모든 행동을 이성적인 심성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깊은 사려속에서 우러나오는 신선하고 숭고한 지성적 판단만이 대학생에게 알맞는 행동인 것이다. 일부 대학생들이 툭하면 폭력에 호소하여 화염병을 던지거나 공공건물을 파괴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진정한 자유민주국가에서 하루속히 없어져야 할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우려는 국민의 열망을 짓밟고 거기에 무질서와 혼란을 조성한다면 언제 우리는 정치적인 미숙아의 위상을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세종대학사건을 계기로 일반론으로서 우리 대학생들이 학문연구라는 본분에 충실해주기를 간절히 빈다.
  • 세종대 대량유급사태와 향후 전망

    ◎“교육질서 확립” 대학 초유의 「극약처방」/“폭력엔 단호대처”… 정부의 일관된 의지 반영/신입생 못뽑으면 재정난…재연불씨도 여전 문교부가 11일 세종대의 수업거부학생들을 모두 유급으로 처리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세종대사태의 해결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 대한 일벌백계의 의지를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세종대가 법정 수업시한인 10일을 하루 넘긴 11일에도 수업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고 여론 또한 『더이상 세종대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문교부는 특히 세종대의 설립자를 포함한 재단이사 모두를 개편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재단측에도 강력한 제재조치가 뒤따를 전망이며 이는 세종대사태를 계기로 올바른 대학교육의 질서를 확립하는 분기점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문교부가 『10일 이전까지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남은 수업일수를 충분히 이수할 경우 학점취득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선량한 학생들을 가급적 많이 구제하려는 교육적 배려로 여겨지고있다. 정원식 문교부장관은 10일밤 열린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휴교령즉시발동을 통한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라는 정부일각의 의견에 맞서 선량한 학생은 모두 구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교육적 맥락에서 문교부는 「휴교령」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교내폭력,불법행위가 지속될 경우」로 국한하고 있다. 따라서 체육학과 무용과 등 정상수업이 계속되어 온 7개학과 1천1백20명은 학점이수 및 진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이 구제된다 하더라도 휴학인원 3백여명을 뺀 나머지 3천5백여명 가운데 지난달 25일 수업재개이후 10일까지 하루라도 수업을 받은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급처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교부의 현재 입장이다. 그러나 문교부가 10일 이전 하루라도 수업을 받지 않은 학생은 모두 유급처리가 되므로 앞으로는 학교에 나올 필요도 없다고 까지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대학은 학점으로 진급과 유급이 처리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개개인으로 볼때는 임시휴업해제이후 10일까지 수업을 1시간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임시휴업이 내려진 4월28일 이전까지 수업에 열심히 참가했다면 구제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학생들의 출결상황과 교수들의 출석인정여부확인에 따라 구제될 수 있는 폭은 커지겠지만 그 숫자는 아무리 많아야 2천명선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최소한 1천5백여명은 확실하게 유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소한 졸업생도 3백여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문교부로서는 4학년학생 1천2백명 가운데 3백명이상이 졸업을 못하면 91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신입생모집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대량유급사태는 결국 유급학생들의 등록금납부거부운동등으로 번질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신입생을 못뽑을 경우 학교예산의 70%에 이르는 등록금수입의 격감으로 극심한 재정난을 겪을 것 또한 분명해 최악의 경우 문을 닫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세종대사태는 일단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수습하기 어려운 국면이 됐다. 문교부가 재단이사진을 모두 바꾸고 대학정상화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학기부터 정상적인 학사운영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렇게 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유급학생 불이익/1학기 늦게 졸업… 등록금 추가부담/“문제대학 꼬리표” 취업 어려움 가중 국내사상 초유의 대량유급사태는 학교당사자 뿐만 아니라 대상 학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유급대상 학생 가운데 내년 2월말 졸업예정자는 8월로 졸업이 늦어지게 되며 나머지 학생들도 최소한 졸업이 1학기 늦춰지게 됐다. 또 이들 학생들은 가뜩이나 힘든 현재의 취업난에다 「문제대학」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취업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최소한 1학기의 등록금을 내야하는 재정적 부담을 학부모들은 지게 됐다. 예비학사장교(ROTC)의 경우에도 대부분이 수업을 받았으나 일부는 유급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유급이 되면 장교로 임관이 불가능해지며 자격을 상실,곧바로 징집영장이 나오게 된다. 이와 함께 전대협으로 대표되는 운동권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전대협대리전」을 표방한 이상 「유급은 없다」는 이번 사태주도 운동권학생들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짐에 따라 세종대에 관한 한 대중성을 상실하게 된다. 또한 이들은 이번 사태가 「학생학내운동탄압」의 빌미가 되어 운동권학생의 대량구속사태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갖고 있다. 11일 상오 정원식문교부장관이 세종대 사태에 대한 정부의 방침을 밝힌뒤 실무담당자인 이천수 대학정책실장은 기자들과 다음과 같은 일문일답을 가졌다. 또 세종대의 이중화총장도 이날 문교부의 결정에 대해 학교측 입장을 밝혔다. ◎이천수 문교부 대학정책실장/“휴교령 내리면 구제될 학생 1명도 없을 것” ­이번 조치로 유급되는 학생과 구제될 수 있는 학생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법정 최대시한인 10일까지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앞으로 남은 수업일수를 이수할 경우 구제되지만 임시휴업해제이후 10일까지 1시간도 수업에 나오지 않은 학생은 11일부터 출석해봐야 모두 유급된다. 문교부는 세종대로부터 교수별ㆍ학생별ㆍ강좌별ㆍ과목별 수업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구제대상학생의 선별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종결정에는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다』 ­구제대상학생수를 어느 정도로 보는가. 『현재로선 정확한 숫자를 계산할 수 없다. 다만 법정시한인 10일 이전까지 매강좌마다 수업참여학생비율이 최고 20%에 불과해 구제대상학생수는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본다』 ­교내 폭력ㆍ불법행위가 계속되면 휴교조치도 불사한다고 했는데 그 경우 지금까지 수업을 받아온 학생들은 어떻게 되는가. 『그같은 불행한 사태가 된다면 전원유급이 불가피할 것이다』 ­「불법행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은 몇명이나 되는가. 『주도적인 학생은 20∼50명선이며 적극 가담ㆍ추종학생은 2백명 정도다』 ­91학년 신입생선발은 전면중지인가 아니면 유급된 학생수만큼 모집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부분적인 선발은 세종대의 수용시설능력이나 학사운영상 어려움이 많이 따르므로 불가능하리라고 본다. 따라서 세종대는 91년도에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을것이다』 ­재단 이사진의 개편폭은 어느 정도인가. 『주영하이사장과 최옥자명예총장을 포함,거의 전원이 될 것이다. 몇명이 바뀌느냐 보다 설립자와 그 가족이 개편대상이 되느냐의 여부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주이사장 등이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틸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퇴진을 계속 종용하겠다. 문교부의 감독권을 발동해서라도 퇴진하도록 하겠다』 ­세종대사태의 핵심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학생의 총장선출참여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육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총장은 어디까지나 법인인 이사회에서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법인이 인정할 경우 학생도 총장선출권을 가질 수 있지 않은가. 『그것이 바로 학생들의 주장인데 이는 법정신에 맞지 않는다』 ◎이중화 세종대총장/“「유급범위」 최소화 위해 모든 노력 기울일 터” ­문교부가 대량유급 방침을 밝혔는데. 『유급 범위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 법정수업일수의 4분의 3을 출석하면 학점을줄 수 있으므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6월25일부터 7월9일 사이의 기간을 결석허용일수인 4주안에 포함시켜 희생을 줄이도록 문교부와 협의하고 있다』 ­학생들의 유급기준은. 『구체적 방안은 서 있지 않으나 문교부의 세부지침에 따라 선별작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업을 진행해온 17개 학과의 5백여명과 ROTC학생들을 비롯,10일이전에 한번이라도 수업을 받았고 앞으로라도 수업의지가 있는 선의의 학생들을 최대한 구제하도록 문교부에 호소할 방침이다』 ­대량유급사태가 빚어지면 학교측에 어떤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학교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는 것은 물론 유급된 학생들이 또다시 등록금납부거부운동 등 집단적인 움직임을 벌일 것이 우려되며 학교재정에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유급학생들도 등록금을 다시 내야 하는가. 『유급된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다음 학기에 또 등록금을 내야한다』 ­학생들의 총장직선제 요구는. 『현행법에 총장선임권한은 재단에 있으므로 총장이 해결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학생들이 총장선출 과정에 참여,총장자격을 심의하는 것을 양보한다면 교수직선에 의한 총장선출방안을 재단측에 건의할 용의도 있다』 ­오늘 있었던 전체교수회의와 교무회의의 분위기ㆍ논의 내용은. 『당국이 대량유급을 결정한 상태에서 침통한 분위기였으나 피해학생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교수와 교무위원 및 교직원들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결의했다』 ­현재의 심정은. 『세종대사태에 관심을 갖고 걱정을 해준 온 국민과 학부모들에게 대량유급사태를 막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죄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사태의 후유증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모든 학내 구성원과 함께 온 힘을 쏟겠다』
  • 외언내언

    지난해 5월 부산의 동의대참사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서 대학생들의 화염병 사용이 주춤하자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안도한 적이 있었다. 이 사건이 준 충격이 워낙 큰 데다 그 이전부터도 화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누구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극히 잠시에 그쳤을 뿐이다. 곧 화염병 사용은 다시 시작돼 곳곳에서 이로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시위문화를 확립해야 한다는 많은 사람들의 호소는 공염불이 돼버렸고 적어도 화염병만은 추방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지난해 7월7일 발효된 「화염병 사용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다.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근절시켜보겠다는 것이었으나 여전히 화염병 예방은 말뿐 피해만 양산하고 있다. ◆피해는 공식기록을 통해 보아도 상상을 넘는다. 지난 1년 동안의 1천1백39건의 화염병시위에서 25만8천5백여개의 화염병이 투척됐다. 이로인해 모두 2천9백여명이 다쳤고 2백35개소의 공공기관이 화염병피습을 받았다. 이것 말고도 지나가던 행인,건물이 피해를당하고도 어디에다 호소조차 못하고 있다. 대학교 근처에 세워둔 일반 승용차들이 불타는 장면을 TV에서 자주 보아왔다. 애꿎은 선량한 이웃이 피해를 입고 숱한 젊은이들이 화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 화염병 때문이다. ◆이번에 대검은 다시 화염병시위에서 던지지 않아도 공동정범으로 투척자와 똑같이 처벌하고,피해는 투척자 전원에게 책임을 묻기로 조치했다. 화염병시위나 피해가 줄어들지 않자 처벌내용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일본이 지난 52년 「파괴활동방지법」을 만들어 화염병을 폭발물로 규정하고 엄벌함으로써 시위현장에서 화염병을 추방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시위현장에서 폭력이 사용돼서는 안된다. 학생들은 화염병 투척을 자제하고 경찰은 최루탄 발사를 금하는 것 이외에 달리 방법은 없다. 그러하지 않는다면 법이 정한대로 해야 한다. 언제까지 화염병으로 구속되고,부상을 입고,피해를 당하는 악순환을 계속할 것인가. 화염병은 사라져야 한다.
  • 못버리는 폭력추태/김명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7일 국회문공위에서 발생한 평민당 김영진의원의 민자당 최재욱의원에 대한 폭력사건은 어쩌면 우리 정치인들이 폭력면역증에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이번 사건이 특별히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선량의 「상식」을 넘어선 폭력으로 동료의원에게 입술이 찢어지는등 전치4주의 상처를 입혔다는 가해행위 뿐만 아니라 선량들의 의식이 구태의연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임시국회 본회의장에서 몇몇 여야 의원들이 욕설을 퍼붓다 끝내는 상대방의 넥타이를 움켜잡고 몸싸움을 벌이는 추태를 연출한 것도 그 단적인 예이다. 따라서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지금의 정치풍토가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한 똑같은 폭력사태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폭력사태가 발생한 뒤에도 여야가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인으로서의 폭력행위 자체자 얼마나 낯뜨거운 일인가는 항상 뒷전이었다. 오히려 당사자에게 『잘했어』 『시원했어』라는 등의 말로 폭력을 정당화시켜주기까지 했다.국민의 이익과 부합된다는 전제라면 어떤 형태의 수단ㆍ방법도 용납될 수 있다는 기본발상이었다. 웬만한 폭력쯤은 눈감아 줄 수 있다는 식이었다. 우리의 정사에 있어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의사당 폭력사태」가 여러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66년 김두한의원이 당시 정일권국무총리등 각료들에게 「사카린위장수입사건」 처리에 대한 항의로 인분을 뿌린 사건과 더 거슬러 올라가 1ㆍ4후퇴 후 부산에서의 임시국회때 이재형의원이 국민방위군사건 폭로와 관련해 곽상훈의원의 볼을 물어뜯은 사건이 손꼽히고 있다. 또 74년 당시 신민당의 최형우ㆍ노승환ㆍ김동영의원 등이 집단폭행사건과 관련,각각 징계동의돼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상당수 국민들은 이에 대해 적지않은 공감을 표시한 것도 사실이다. 해당의원들로서는 기대이상의 「지지열풍」을 일으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원론적ㆍ장기적 측면에서 따져볼 때 이같은 행위도 비난받아야 마땅했다. 폭력에 대한 일시적 정당화는 결국 오늘과 같은 「폭력의 악순환」 「폭력면역증세」를 축적시키고 말았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민주정치의 장이라는 국회에서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 정치문화의 「현주소」/구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13대국회 후반기 상임위 재배정 문제로 평민당내 불협화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인기상위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푸념은 여야 어느 쪽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평민당내의 불만은 당고위층에 대한 신상비난으로까지 이어지는등 위험수위에 이른 느낌이다. 평민당의 유준상ㆍ송현섭ㆍ김득수ㆍ최봉구ㆍ김길곤 의원 등은 3일 상오 상위명단이 공개되자 김영배 총무등 지도부에 격렬히 불만을 터트렸다. 유준상 전경과위원장은 자신이 문공위 소속으로 발표되자 『정치경력 10년인 나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김총무에게 항의하다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최고 인기 상위로 불리는 재무위에서 탈락한 최봉구의원은 『어제밤에는 명단에 들어 있었는데 아침에 빠진 것을 보니 밤새 누군가에게 당했다』고 털어놓아 재무ㆍ건설ㆍ내무 등 소위 인기상위를 둘러싼 당내로비가 만만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물론 그 정도의 불만표시는 차라리 애교에 가까웠다. 『이게 사당이냐 공당이냐』『탈당도 고려하겠다』는 등 당지도부를 직접화법으로 겨냥한 원색적인 불만도 터져 나왔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평민당지도부는 이날 하오 늦게 5명을 자리바꿈하는 곤욕을 겪었지만 불만은 여전히 내연하는 느낌이다. 어쨌든 상위재배정을 둘러싼 이같은 잡음은 우리네 정치문화의 현주소를 가늠케 하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이같은 불협화음은 결국 소속의원들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당지도부의 인사무원칙과 소신없이 실리를 좇아 인기상위로 몰리는 의원들의 무정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평민당이 이번 상위재배정 전에 받은 희망상임위가 재무ㆍ건설ㆍ내무ㆍ농수산위 등에만 집중됐고 나머지 상임위는 모두 미달사태를 빚은 경우나 민자당이 지난 6월 의원세미나에서 희망상위선정을 받았을 때 건설ㆍ재무위에만 몰려 여타 상임위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한 사례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해준다. 정가주변에서 나돌고 있는 소문처럼 지역구의 민원해결이나 지역성 사업을 추진하기위해 인기상위로 몰리고 당지도부에 대한 금전적인 충성도에 따라 상위가 배정된다면 공당과 선량이라는 이름에 스스로 먹칠을하는 것이 아닐까. 실리는 없더라도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노동위를 고수한 이상수의원,법사위를 선택한 박상천의원,농수산위를 희망한 김영진의원의 경우는 이때문에 산뜻한 느낌을 준다.
  • 문교당국­전대협 「대리전 양상」조짐/“유급위기”세종대 어떻게 되나

    ◎시한 못박아 최악사태 배제 못해/선량한 학생 고려,선별조처 할듯 총장선출문제 등으로 극심한 분규를 겪고 있는 세종대사태는 수업결손에 의한 전체학생의 유급시한이 새달 10일로 다가옴에 따라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9일 문교부의 최후통첩은 특히 지금까지와 달리 시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지금까지 가능성으로만 여겨지던 재학생 전원유급 및 91학년도 학생모집 중단이라는 최악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수업거부를 주도하고 있는 학생들이 이번 사태를 『「전대협」백만학도의 대리전이며 정치적 투쟁』으로 규정,총력전을 펼칠 기세여서 문교부와 「전대협」차원의 대립양상으로까지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문교부가 『수업일수를 2주간 단축토록 해달라』는 학교측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선량한 다수 학생들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원식문교부장관이 『주동학생은 40∼50명 선으로 교권확립 차원에서 공권력의 투입요청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듯이 주동급만 처벌하는선별 유급조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다른 학생들의 적극적 수업참여가 없는 현재로서는 그것도 매우 불투명한 상태이다. 학교측이 수업을 강행하면서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독려하고 유급의 가능성을 이해시키려 하고 있는것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지고 있다. 학교측은 현재처럼 수업률이 5∼10%선에 머물고 있더라도 계속 수업을 강행하면서 여러차례 가정통신문을 통해 『유급문제는 학교측이 학내사태를 호도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내세우는 제스처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다가선 위기상황』이라고 학부모들의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분규를 겪어오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재단측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갖게된 것이 사태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학교측은 지난 88년11월 학생들의 위세에 눌려 학생과 교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총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해준뒤 이에따라 총장으로 선출된 이종출교수를 문교부에서 승인을 거부하자 교수회의에서 박홍구교수를 총장으로 선출,사태를 악화시켰었다. 학교측 사정이 어떻든간에합의는 지켜야 한다는 일부학생들의 원칙론이 상당수 학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도 사실이었다. 사태 주동학생들에게 학교측이 「발목」을 잡힌꼴이 됐던 것이다. 이로인해 유급논쟁에서 주동학생들은 관계법령이나 선례들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동의대의 경우를 예로 들며 『문교부가 우리나라 대학사상 유례없는 「전원유급」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방치하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의 최후통첩도 엄포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법에 따른 수업시한이 새달 10일까지라고 하나 이는 2학기 개강일을 9월1일로 적용할때의 계산법일 뿐 총장이 학기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2학기가 시작되고 난 뒤에도 1학기의 수업결손을 메울수 있는 길이 있다』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1년6개월이라는 장기간의 분규가 계속된데 따른 깊은 불신의 골이 문교부의 최후통첩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이번에도 시한을 무시하고 계속 외곬로 치닫거나다시 총장을 학교밖으로 끌어내는 등 수업과 학사업무를 노골적으로 방해한다면 교육법에 따라 전원유급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길 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세종대사태는 앞으로 남은 11일동안 파국으로 가느냐,정상을 되찾느냐 하는 기로에서 마지막 진통을 겪게 됐다.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문교부의 최후통첩에 따라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수업을 정상화시켜 전원유급사태를 막느냐하는 것 보다도 학생은 물론 재단 학부모 동문 등 모두가 『우선 학교부터 살리고 보자』는 공감대를 얼마만큼 형성해 가느냐가 선결요건이라는게 중론이다. 재단의 이익이나 학교측의 기득권,그리고 총장직선제나 이른바 「학원민주화」 등이 학교의 존립보다는 중요하지 않으며 학생들이 무더기로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교육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 “중구난방”초당외교/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정치인들은 「초당외교」란 말을 즐겨쓴다. 한 나라의 대외관계가 국가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적어도 외교에 있어서 만큼은 당이나 계파를 초월해 합치된 모습을 보이자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26일 국회대정부질문에서 나타난 선량들의 외교ㆍ안보관은 한 목소리라기 보다는 중구난방의 양상을 보였다. 여야간 뿐 아니라 집권여당내에서도 계파간 시각차가 상당히 드러나고 있어 외교분야에 있어서는 얄미울 정도로 파당을 초월하는 미일의 경우와 대비,다소 서글픔마저 느껴지게 한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평민당의 조희철의원은 우리 정부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대해 평화통일을 보장할 수 없고 실현불가능한 제안이라고 혹평했다. 정부가 북한은 물론 전 세계를 향해 「가장 현실적인 통일방안」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야당소속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대표인 의원이 이같이 말하는 것에 많은 사람이 당혹스러워하는 듯하다. 군축이나 보안법개정에 있어서도 서로간 이견이 있었으며 이들 문제가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그 심각성은 크다. 민자당의 민주계인 박관용의원은 우리가 군축을 주도해야 한다고 한 반면 같은 당의 정몽준의원은 북한의 핵개발이 임박한 시점에서 군축은 의미가 없다고 했으며 박승재의원은 우리의 안보에 허점이 있으면 북한은 대화에서 다른데로 눈을 돌릴 것이라 경고했다. 어느쪽 주장이 옳은 지는 역사가 심판해줄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국민정서를 혼돈시킬 수 있는 주장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일반적 지적이다. 외교ㆍ안보문제를 정치적이해로 판단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타정파라하더라도 잘한 것은 과감히 인정해주고 특히 대외적 모양새가 중시되는 외교분야에 대해서는 다소의 잘못도 감싸주는 너그러움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신용 확인않고 카드발급은 잘못”

    ◎서울지법/“보증인 책임 없다”대금청구 기각 서울민사지법 합의42부(재판장 박용상부장판사)는 19일 환은신용카드주식회사가 신용카드 사용대금을 내지않은 이봉재씨(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와 이씨의 연대보증인 2명을 상대로 낸 신용카드사용대금 청구소송에서 『신용카드회사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사람의 과거신용상태를 확인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게을리한 채 카드를 발급해 일어난 사고의 책임을 연대보증인에게 물을수는 없다』고 판결,연대보증인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용카드회사는 불량거래자를 배제시켜 선량한 일반소비자의 신용카드거래를 보호ㆍ육성할 의무와 거래자의 신용상태를 확인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현실적으로 신용카드회사사이의 정보교환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불량거래자에 의해 발생한 사고의 책임을 연대보증을 선 사람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고도 신용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고회사는 피고 이씨가 3개 카드회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대금지불연체에 따른 거래정지처분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친지의 연대보증만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했다가 이씨가 이 카드로 1천5백여만원어치의 상품을 구입하고 대금을 각지 않자 소송을 냈었다.
  • 「증인 보복살해」충격… 각계 목소리

    ◎“사회파괴범 간주,조직폭력 발본해야”/분리신문등 증거보전절차 활용을/“공권력 도전”… 법질서 확립 계기로/선량한 증인 보호할 특별법 제정도 시급 법정에서 증언을 마치고 나오던 증인이 피살된 사건은 공권력에 대한 폭력배들의 정면 도전인데다 각종 사건의 증인ㆍ고발인에 대한 신분보호문제 등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법질서를 회복하고 보복범죄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소리가 높다. 전문가들로부터 이번 사건의 원인,보복범죄실태,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들어본다. ○인명경시풍조 만연 도덕성 회복 운동을 ◇윤여덕교수(44ㆍ서강대학생처장ㆍ사회학)=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회문제중에 하늘같은 생명을 파리 목숨처럼 가볍게 여기는 범죄행위가 너무나 다반사로 발생해 여간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고는 별로 놀라지도 않을 정도가 돼버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국가기구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사회가 산업화 과정에서 보여준 인간성 상실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는 사건이었다. 물질만능의 배금사상에 빠져버린 비 인간화된 사회에서 개개인의 이해관심에 따라 국가기구에 대한 권위나 인간존엄성이 전혀 중요하다고 간주하지 않는데서 오는 일종의 사회병리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가정 파괴범이나 인신매매,성폭행이 연일 끝이지 않고,이것들이 얼마나 많은 가정을 불행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해보면 국가기구에 대한 존엄성을 확립한다는 차원은 물론 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도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능한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병리적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법질서의 확립이 우선돼야하며 나아가 인간성 및 도덕성을 회복하는데 전 사회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진실밝힐 수 있도록 사회풍토 개선 시급 ◇조영황변호사(49)=민사재판이든 형사재판이든 법정증인의 진술은 재판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소송당사자와 대리인을 제외하고서는 이들이 직ㆍ간접으로 가장 많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판과정에서 종종 증인이 사실과 다르게 위증하는 것을 볼수 있다. 특히 형사사건에서는 증인이 피고인과 방청객의 압력에 못이겨 피해를 당하고서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 수사기관에서는 진작 피해자로 진술조서를 받고서도 법정에서 결정적으로 이를 부인해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피해자를 위증혐의로 처벌하기에는 아직 우리사회의 통념상 곤란하다. 이 때문에 재판이 지연되거나 또 다른 증인이 채택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것은 법정증인보호대책 마련이다. 증인이 마음 놓고 사실 그대로 증언했을때 실체적진실이 밝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물리신문ㆍ법정외조사ㆍ증거보전절차 등을 활용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어야 하겠다. ○증언 기피현상 우려 법정외신문 활용을 ◇안동일변호사(50)=법정의 절차가 존중되고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대할 수 없다. 지난 13일 발생한 법정증인 임용식씨 살해사건은 이러한 점에서 충격이 너무나커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모름지기 형사사건에서는 증인이 직접 체험한 사실을 진술하는 경우의 증언은 원시증거라 하여 가장 중요한 증거로 삼고 있다. 이는 증거재판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판절차에 참여하여 증언을 행한 민주시민이 증언에 불만을 품은 사람에 의해 보복살해를 당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면 어느 누가 앞으로 민ㆍ형사 사건에 증언을 하겠는가. 앞으로 피해자나 목격자가 증인으로 나오는 경우의 안전에 대비하기 위하여 피고인 및 재정인과의 분리신문ㆍ법정외 신문ㆍ증거보전 절차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수사당국은 이와 함께 초동수사단계에서부터 피해자나 신고자ㆍ목격자의 신변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에 힘써야 하며 법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조직폭력배는 끝까지 추적ㆍ검거해 엄단함으로써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힘써야 한다. ○피고인권 과잉보장 피해자에도 배려를 ◇조승식검사(38ㆍ서울지검강력부)=보복범죄는 주로 조직폭력배들이 많이 저지른다. 조직의 일부가 구속되더라도 남은 조직원들이 조직의 보전을 위해 보복을 일삼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초동 주류도매상 정전식씨의 피살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당시 이 사건은 강남일대의 유흥가 술거래주도권을 둘러싼 알력다툼으로 빚어졌었다. 법정증인에 대한 보복살인은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피고인이 증인으로 나온 애인의 아버지를 품속에 가지고 있던 줄칼로 찌른 사건이 처음이다. 현재의 형사소송법은 오리혀 증인이나 피해자보다는 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측면이 더 많은게 사실이다. 헌법에도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형사소송법에 증인이 피고인이나 재정인의 면전에서 진술을 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들을 퇴정시키고 분리신문할 수 있으나 신문이 끝난 다음에는 피고인을 입정시켜 증인진술의 요지를 고지해야 하므로 증인의 신문을 감출 수 없다. 따라서 보복의 우려가 있고 신변의 안전이 필요한 사건에 한해서는 비공개로 재판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는게 바람직할 것 같다. ○대문 나서기 두려워 공권력은 무얼하나 ◇김재옥씨(28ㆍ가정 주부ㆍ서울 도봉구 미아6동)=한마디로 끔찍하고 섬뜩해 대문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겁난다. 이웃으로부터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느니 치안부재 현상이 심각하다느니 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설마하는 심정이었지만 법원에서 증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증인이 폭력배들에 의해 보복살해 될 정도라곤 생각 못했다. 법을 존중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고자 했던 선량한 시민들의 인생관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지금 우리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학교주변 불량배,떼지어 몰려다니며 일가족을 인질로 잡고 통장을 빼앗아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는 떼강도,회칼을 휘두르고 가스총을 난사하는 조직폭력배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들 범죄자의 수법은 날로 흉악해 가고 수법도 악질화 되는데 이들로부터 나와 우리 가정을 지켜줄 공권력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번 묻고 싶다. 이제 입만 떼면 「민생치안」을 외쳐대는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의 말을 그 누가 믿겠는가.
  • “갱생의 등불”17명 격려/서울신문사 제정/제8회 교정대상 시상식

    서울신문사가 한국방송공사(KBS)및 법무부와 공동으로 제정한 제8회 교정대상시상식이 8일 상오11시 프렌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이종남 법무부장관과 신우식 서울신문사장 서기원 KBS사장 등 각계인사와 교도관가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종남 법무부장관은 치사를 통해 『행형의 목적은 일시적 과오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서 벗어난 범법자들을 교정시설에 수용해 이들이 선량한 시민으로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강조하고 『사회생활에서 낙오된 재소자들을 교화선도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헌신해온 수상자 여러분들을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밝혀주는 한줄기 등불』이라고 격려했다. 신우식 서울신문사장은 식사에서 『사막처럼 황폐하고 이기적인 세상에서 「교정」이라는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아득하게 느껴질만큼 어려운 일』이라면서 『박봉과 격무를 이겨내며 뜻깊은 갱생업무에 이바지해온 교정공무원은 물론 재소자들을 뒷바라지하며 교화에 힘쓰는 교정참여인사 여러분은 이사회의 커다란 위로이고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수원교도소의 진익화교사(52)가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받았으며 영등포구치소의 우규식교사(54)등 교도관 및 교정참여인사 16명이 본상과 특별상ㆍ정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 「부동산등기 특조 법안」 찬반 공방/법무부,공청회 지상 중계

    ◎“가등기 등 「농간」막아야 투기 근절” 찬/“계약자유ㆍ재산권보장 원칙에 위배” 반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입법키로 한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5일 법무부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의 제정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공청회는 「부동산등기 의무화」와 「부실등기신청에 대한 형사처벌」의 2가지 소주제로 나눠 김상용 한양대교수와 정성근 성균관대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관계ㆍ경제계ㆍ부동산업계 등에서 14명의 전문가가 나와 이 법안에 대한 열띤 찬반논쟁을 벌였다. 이날 공청회에서의 주된 쟁점은 투기근절을 위해 마련된 이 법안이 투기를 하지않는 대다수의 국민들의 계약자유의 원칙을 침해하지 않는지와 부실등기신청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이 옳은가,또 처벌의 실효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법조계ㆍ학계 인사들은 이날 대체로 이 법안이 상습투기꾼 뿐만 아니라 선량한 일반 국민들도 적용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전면 반대하거나 이 법의 시행으로 선의의 국민들이 당할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보완을 촉구한 반면 경제계ㆍ관계에서 나온 발표자들은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일부 국민들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는 찬성론을 폈다. 제1주제인 「부동산등기 의무화」를 놓고 주제발표를 한 한양대 김교수는 『부동산투기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등기원인의 허위기재ㆍ중간생략등기ㆍ명의신탁등기 등 부실등기를 뿌리뽑지 않고서는 투기방지대책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면서 『등기신청의 의무화가 재산권 보장이나 계약자유의 원칙에 근본적으로 어긋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그러나 『등기의 무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문제,등기의무기간의 연장에 의한 등기의무의 회피가능성,등기기관과 과태료부과기관이 다른 문제 등은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유현석변호사는 『등기는 물권변동의 효력여건이어서 등기전에는 채권관계만이 있을 뿐이므로 당사자의 약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등기를 의무화 함으로써 부동산 취득을 강제하는 것은 사적자치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이 법안에 반대했다. 유변호사는 또 『부실등기와 미등기전매행위 등을 규제할 필요가 있지만 부동산중개업법과 국토이용관리법 등 현행법을 보완하면 될 것』이라면서 『등기의 공신력인정 등 등기제도 전반에 걸친 개선없이 의무만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제기획원 이기호경제기획국장은 『어떠한 제도이든지 미시적으로 보면 장단점의 양면성이 있다』면서 『이 법안이 법리상으로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으나 투기근절이라는 합목적성을 놓고 생각해야 하며 단점은 부분적으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경선 대한상공회의소 이사는 『어떤 이유로든 기업이 투기를 해온 것은 사실이므로 기업이 쓸 공업용지를 정부가 확보해 주고 등록세부담을 덜어주는 등 대책을 마련해 주면 이 법안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주제인 「부실등기신청에 대한 형사처벌」를 놓고 주제발표에 나선 성균관대 정교수는 『어떤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에 대해 전체적인 가치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처벌의 합목적성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부동산투기행위를 규제할 국민적 합의가 있으므로 부실등기 신청행위는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그러나 『투기목적이 없는 일반국민들도 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투기목적을 가진 사람들만을 처벌하기 위해 부실등기행위를 구체적으로 유형화하는 등 구성요건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상은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사설)

    3년을 끌어오던 세종대사태가 2일 새벽 드디어 공권력 진입을 불렀다. 농성중이던 학생 「전원」이 연행되어가기 위해 머리를 손에 얹고 엎드려 있는 모습이 신문사진에 나왔다. 보기에 속이 쓰린 장면이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1일에는 학생들이 폭력배들처럼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로 대결하다가 마침내 머리가 허연 총장을 완력으로 밀어 학교밖으로 내동댕이치는 장면이 화면에 비치기도 했다. 학생 자기들끼리는 「총회장님」에 대한 호칭이 무섭게 깍듯하고,말끝마다 『총회장님께서 이러시고 저러시고』하며 경어를 쓰고 반드시 『총회장님께 여쭈어보고 결정하겠다』고 경건하도록 위계질서를 지킨다는 데 명색이 스승이고 경위야 어쨌건 모교의 「총장」 자격을 지니고 있는 나이든 어른을,그런식으로 내동댕이치는 현장은 환멸스러웠다. 그때의 그학생들이긴 하지만,그들이 철갑옷을 입은 진압팀에게 무릎꿇려 연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가슴아프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야 하겠는가. 그들이 학내에서 그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반윤리적인 시위로 시간을 파괴해가고 있는 동안 세상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동구의 땅들은 철저하게 해토되어 새싹이 돋아 녹음을 이룰 지경이 되고 있다. 세계질서에 경천동지할 지각변동이 일어날 판국에 이르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위상은 또 어떠한가. 변혁의 와중에서 핵심적인 역할를 띠고 있다. 「한소 정상회담」이라고 하는 중량급 뉴스에 국제 외교가가 들끓고 있으며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세계를 반으로 나누어 조리하는 당자였던 초강대국이 분단된 반도의 반쪽땅에 살아남은,이념적으로 「적성국」이었던 한국에게 「실리의 악수」를 청해오고 있는 중이다. 조국이 이런 진운에 처했을때 가장 아쉬운 것은 인력이다. 경험과 발달된 기교는 있지만 기력은 쇠잔해가는 노련한 기성인력도 중요하지만 패기있고 자존심 강하며 미래를 향해 대담하게 모험할 줄 아는 젊고 새로운 인력이 더욱 절실해진다. 그것을 맡을 사람들은 젊은이이고,그중에서도 방금 대학에서 면학에 몰두하고 있는 대학생들이다. 그런젊은이들이 비록 일부지만 아직도 캠퍼스안에서 무법하게 날뛰며 파괴의식에 몰두해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5월축제를 투쟁제로 바꿔놓고 폐쇄적인 북한집단의 논리를 확성하려는데 이용하는 것처럼 구는 일부 변질된 대학가의 축제도 한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세종대의 경우,선량하고 성실한 다수의 학생들이 「전원유급」의 위기앞에 놓여있다. 『죄지은 사람 옆에 있다가 벼락맞기』처럼 억울한 사람이 절대다수인 이같은 사태가 생기기까지 학교측은 무얼했는지 모르겠다. 사학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그 상징처럼 등장하는 것이 이 학교다. 이쯤 되면 재단측도 교수들도 「죄없음」을 증명할 수 없다. 어떤 「이기」가 작용하는지는 모르지만,어느것도 학교를 이 모양으로 만든 것은 정당화시킬 수는 없고 그렇게 확보된 사리는 곧 무너진다. 모두함께 학교를 살려 정상화시키라. 그것만이 잘못을 탕감하고 큰 득을 가져올 수 있다.
  •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5ㆍ18민주화운동 10주에 부쳐/조오현

    ◎“원을 원으로 풀순 없다” 법구경 되새겨야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그러나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은채 마치 악성종양처럼 우리 사회의 내부를 불신과 증오로 채워가고 있다. 광주문제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그 아픔이 10년이 지나고도 치유되지 않았다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동안 광주문제를 정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6공화국 출범이후 국회는 그동안 망월동에 묻어두었던 광주문제를 꺼내 진실을 밝히고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국민들을 모두 TV수상기 앞에 매달리게 했던 청문회를 통해 가려졌던 진실이 조금이나마 밝혀진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또 5공시절에는 광주문제를 단순히 「광주사태」로 부르고 희생자들도 「폭도」라고 매도했던 것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의미를 규정하고 「폭도」가 「희생영령」이란 말로 바뀐 것도 변화라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역사가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광주가 내장하고 있는 본질적인 몇가지 문제는 미결로 남아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이며 민주화를 어떻게 이루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광주문제는 일부 정치군인의 권력장악에 맞서 긴 군부통치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민주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일어난 민주항쟁이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내면서 목이 터져라 외쳤던 구호도 민주주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는 무력으로 이를 진압했고 선량한 시민과 학생은 폭도로 매도되었다. 처참한 살육전이 우발적인 것이었는지 계획적인 것이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어찌되었건 이로 인해 광주는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도시가 되고 말았다. 5월18일만되면 시내 전체가 죽은 사람을 위해 촛불을 밝히고 통곡하는 도시는 광주밖에 없다. 우리가 적어도 같은 하늘 밑에 사는 형제라면 광주의 이러한 아픔을 어떻게든 풀어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진작 매듭을 풀고상처를 아물게 해야할,정치적으로 책임있는 사람들은 「광주의 아픔」을 미끼로 추악한 정치흥정만 계속하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보상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부여당의 경우 광주문제에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마치 무슨 항복문서에 도장찍는 일인 것처럼 주저주저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애써 광주문제의 본질과 진상이 밝혀지는 것을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무조건 덮어두자는 식이다. 광주문제를 빌미로 명분상 흠을 잡히지 않겠다는 속셈이다. 야당이라고 해서 이 문제 해결에 여당보다 적극적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야당은 광주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6공화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우위에 서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정치인들은 아무도 광주문제를 마무리짓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보인다. 말로는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떠들면서도 청산방법이 당리당략에 어긋날듯 싶으면 여지없이 생트집을 잡고 돌아앉고 만다.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다. 그러나 누구도 광주의슬픔을 진정으로 나누려고 하지 않고 사람의 목숨값을 무슨 물건값 흥정하듯이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면서 그 언저리에서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할 뿐이다. 저간의 형편이 이러하고 보면 광주문제가 10년이 지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태는 죽은 사람들의 원혼을 달래지 않고 유가족들과 슬픔을 나누지 않는다는 단순히 도덕적인 이유로만 비난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그로 인해 높아진 불신의 벽과 삭여지지 않는 분노의 감정이다. 광주에 가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광주문제가 10년째 공산의 메아리마냥 울리기만 하고 실체가 잡히지 않자 이제는 분노를 넘어 증오감으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또다시 어떤 비극적 사태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광주사람들은 차마 입밖에 이런 말을 내뱉지 않고 있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불만이 낙진처럼 누적되고 있다. 일을 자꾸 어렵게만 만들어가서는 안된다. 광주의 슬픔이 아무리 크다고해도 10년을 거기에 매달려 역사의수레바퀴를 헛돌게 해서는 곤란하다. 수많은 사람이 광주항쟁때 쓰러져간 것은 길을 잘못 든 민주주의의 수레를 바로 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스스로 역사의 제단앞에 공양물이 되었다. 진흙에 빠진 수레를 건져 올리기 위해 돌이 되고 다리가 되었다. 지금 살아남은 사람이 할 일은 그 돌을 딛고 일어나 그 다리를 밟고 민주사회라는 피안에 도착하는 일이다. 그것이 죽은 사람의 죽음을 욕되지 않게 하는 길이요.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언제까지나 광주의 비극을 흥정만 한다면 광주의 역사적 의미인 민주화가 오히려 광주라는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게 된다. 당장 우리가 서둘러 해야할 일은 우선 광주의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용서하고 청산하는 길밖에 없다. 개인적 감정으로야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용서가 안될 수도 있다. 장승같은 자식 잃고 기둥같은 형제를 잃은 사람에게 용서하라고 말하는 것은 무례한 요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용서하지 않는다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오는 것도 아니고 용서와 관용이 아니면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없는 것을.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우리들 중생에게 이렇게 가르친바 있다. 『원망은 원망으로 갚아지지 않는다. 원망은 또다른 원망을 낳기 때문이다. 원망은 용서함으로써만 갚을 수 있다』 어려운 때,마음이 상하는 때일수록 우리는 성인의 말씀을 삶의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분들의 가르침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슬기가 담겨 있다. 광주문제도 마찬가지다. 용서하고 관용하는 것만이 참으로 이기는 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과거를 잊자는 얘기는 아니다. 역사란 과거의 아픔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진하는 것이라면 간디의 말처럼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는 10년전 광주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중음으로 맴도는 광주의 원혼들도 그래야 하루속히 정토왕생 이고득락하게 될 것이다. □약력 스님ㆍ전불교신문 주필 1968년 문단데뷔 신흥사주지 역임
  • 사정의 칼… 공직의 보람/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최근 청와대의 「특명사정반」이 본격 가동된 이후 정부의 비리척결 의지가 두드러지게 가시화 되고 있다. 검찰이 14일 김인식 서울시 종합건설본부장 등 시의 고위간부 4명을 한꺼번에 구속한 것도 이번의 사정활동이 과거 주기적으로 해왔던 비리단속과는 의지나 규모가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들에 대한 구속을 앞으로 계속될 비리공직자에 대한 「대숙정」의 신호탄이자 서곡에 불과하다. 최명부 대검중앙수사부장은 이번 사정활동과 관련,『국지적으로 보지 말고 보다 높은 차원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장ㆍ차관급과 국회의원 등 「대어」급도 내사 또는 수사선상에 오르내리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은 이번 사정활동이 결코 일과성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갖게 한다. 공직자 비리수사를 맡고 있는 대검중앙수사부의 각오와 활동이 전에 없이 강한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중수부 1ㆍ2ㆍ3ㆍ4과 50여명의 전직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이 내려졌는가 하면 수사차량도 언제든지 출동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ㆍ국무총리 또는 법무장관ㆍ검찰총장 등이 기회 있을때마다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는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수사가 착수됐다 하더라고 일과성으로 끝난 경우가 많았다. 국민들이 정부당국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심지어 불신하는 풍조까지 생긴 것도 이처럼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도 이번에만은 비위공직자들을 모두 가려내 일벌백계함으로써 실추된 공신력을 회복하는 한편 사회 정의를 구현,사회분위기를 일신하는 계기로 삼으려하고 있는 것 같다. 「총체적 난국」으로 비유되고 있는 현시국을 타개하는데 있어 이번과 같은 사회 고위층 인사에 대한 사정 작업은 분명 「소금」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아무튼 이번 사정당국의 의욕적인 활동이 해이해진 공직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위기국면 해소의 바탕이 됐으면 하는 것이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그러나 행여 너무 지나친 사정활동이 공무원 사회를 경직시키고 공복으로서 일할 기분마저 상실케해서는 안될 것이다. 결국 정부는 비리공무원을 적발하는 대로 엄단하되 보다 선량한 많은 공무원들이 사명감과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와 사기진작책도 동시에 마련해야만 사정활동의 본래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사립교노조금지·간통죄처벌 위헌여부 논란/헌재,6월께 최종결정할듯

    ◎어제 찬반양측 변론 청취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재판장 조규광재판소장)는 16일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운동을 금지한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1항 4호의 위헌법률심판사건과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제241조의 헌법소원사건에 대한 변론을 들었다. 이날 사립학교법 제55조등에 대한 변론에서는 정원식문교부장관과 강인제 동북고교장,이상규·김상철변호사가 합헌론을,임종률 숭실대교수와 양건한양대교수,이수호「교원노조」부위원장이 위헌론을 폈다. 정문교부장관 등 합헌을 주장한측은 『사립 중·고등학교는 그 설립자만 다를뿐 보통교육의 권한과 의무를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공적인 교육기관』이라고 전제,『따라서 사립학교 교원도 공립학교 교원과 마찬가지로 노동·정치운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국·공립학교의 교원과는 달리 사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이 아니며 임용주체도 국가나 공공단체가 아닌 학교법인이므로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와 같이 노동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반박했다.지난해 4월 간통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모씨(부산 강서구 대저1동)가 낸 형법제241조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의 변론에서는 박정근중앙대교수와 박윤흔 경희대교수가 합헌론을,전광석 한림대교수와 박은정 이화여대교수,용태영변호사가 위헌론을 주장했다. 합헌론자들은 『간통죄는 일부일처주의의 혼인제도를 보호하고 선량한 부부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존치돼야한다』고 주장한 반면,위헌론자들은 『감정에서 자유롭게 솟아나는 애정에의 동경을 형법의 강제처분으로 제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맞섰다.
  • 시민 「정당방위」 폭넓게 인정/김 검찰총장 지시

    ◎강력범에 맞서는 자위권 보장/경관의 「직무상 총기사용」 범위도 확대/장기 미제사건 해결에 총력 검찰은 앞으로 흉악범죄에 의한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경찰의 강력범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피해자들의 정당방위와 경찰관의 정당행위를 최대한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김기춘검찰총장은 24일 전국 17개 검찰청 민생특수부장 및 검사회의를 열어 민생침해사범의 단속방향과 강력사건의 대응방안을 시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총장은 『선량한 시민이 강력범으로부터 스스로는 물론 가족들의 생명과 신체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위적으로 한 행위와 경찰관이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직무상 총기를 사용하는 직무수행행위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법감정에 맞는 법집행이 이뤄지도록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살펴 흉악범죄의 피해자를 보호하는데 각별히 유념하라』고 지시했다. 김총장은 또 『아무런 조건이나 구별도 없이 인명을 마구 살상한 뒤 금품을 빼앗고,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관에게까지 공격을 가하는 흉악범이 많은 현실을 감안,피해자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 명예손상이나 보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수사에 신중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검찰은 특히 시민들의 자구능력과 경찰의 직무수행능력이 높아져야만 살인ㆍ강도ㆍ강간 등 흉악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형법 제21조(정당방위)와 제20조(정당행위)를 근거로 정당방위와 정당행위를 보다 폭넓게 인정하기로 했다. 형법 제21조는 「자신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있으며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등은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경찰관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총기를 사용하는 행위 등을 정당행위로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도 지청을 포함한 각 검찰청마다 검사별로 전담경찰서를 지정해 중요 강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담당검사가 즉시 출동해 초동수사단계에서 부터 경찰을 지휘하고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전담수사하는 기동수사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또 범법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내리는 풍토를 정착시키기 위해 오는 6월까지를 「장기 강력미제사건 해결 주력기간」으로 설정,아직까지 풀지 못하고 있는 5백47건의 강력사건을 집중적으로 해결하고 기소중지자들도 검거키로 했다. 대검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2월말까지 검찰 민생특수부의 집중단속 결과,조직폭력사범 3백70명이 구속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백37명보다 56%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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