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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선전화방 대책 시급하다(사설)

    폰 섹스 등 음란전화로 윤락행위까지 조장하고 있는 탈선 전화방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다.검찰과 경찰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적용법규의 혼선 등으로 탈선 전화방이 배짱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참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평정도의 밀실에 착신자 부담 전화를 설치하고 낯선 남녀간의 전화통화를 주선하는 신종 업소인 전화방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일반 전화요금은 1시간에 800원 정도인데 비해 전화방 이용요금은 1시간에 1만∼1만2천원인데도 급속히 확산돼 현재 서울에만 30여개,전국적으로 300여개 업소가 영업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된 이 전화방은 불건전한 통신문화를 확산시키고 심지어는 여중생을 성폭행 대상으로 삼는 매개체가 되는 등 범죄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아직은 성인 이용률이 높고 청소년의 전화방 이용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는 하나 80년대 후반 등장한 일본의 전화방이 여중·고생들의 매춘을 조장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탈선 전화방은 어떤 형태로든 규제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그동안 검찰과 경찰이 탈선 전화방에 적용해온 법규는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특별법」과 「전기통신 기본법」 및 「전기통신 사업법」이다.이중 「전기통신 사업법」의 타인통신 매개 금지 조항이 현재 가장 적절한 것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이 조항에 의한 단속도 문제점이 없지 않으며 5백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정도여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기통신 사업법」에는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를 해치는 전기통신 행위를 금지하는 불온통신 단속 관련규정도 있다.이런 기존 법규로도 단속이 불가능하다면 전화방 설립과 영업을 규제할 수 있는 새로운 법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굶주린 북 주민 도우려 왔다”/황장엽씨 망명67일만에 서울도착

    ◎김덕홍씨 함께… 어제 비서 특별기편으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지 67일만인 20일 서울에 도착했다. 황씨는 이날 아침 필리핀항공의 보잉 737 특별기편으로 지난달 18일이후 머물던 필리핀 잠발레스를 떠나 상오 11시40분 서울공항에 도착,필리핀 당국으로부터 우리측에 인계됐다. 황씨는 도착직후 공항 1층에 마련된 특별기자회견장에서 「서울도착 인사말씀」을 통해 『북한은 사회주의와 현대판 봉건주의,군국주의가 뒤섞인 기형적 체제』라고 규정하고 『북한 당국은 개혁과 개방을 배격하고 무력통일을 정당화하는데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고 전쟁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황씨는 『나는 민족앞에 큰 죄를 지었으며 부끄럽기 그지없다』고 북한에서의 과거문제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전쟁의 도발을 막고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민족앞에 속죄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또 『북한 당국은 혁명노선을 버리고 헐벗고 굶주린 주민들을 기아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황씨는 그러나 『망명이나 귀순은 나와 관계없다』면서 서울로 오게된 것을 「청원」에 의한 것이라고 표현,향후 조사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황씨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 여광무역총회사 총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북한의 선량한 사람들은 북한체제에 대해 실망하고,개혁·개방과 통일만이 살길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씨 일행은 회견이 끝난뒤 정부 당국자에 의해 승용차편으로 안기부 안가로 이송돼 첫날밤을 보냈으며 21일 건강진단을 받은 예정이다.
  • 김덕홍씨 인사말/“북조선 사람들 개방·통일만이 살길이라 생각”

    력사의 우여곡절속에서 그 어느 민족보다도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더 많이 겪고 있는 분렬된 우리 민족의 공동의 운명을 구원하는 길에서 남녘의 형제들과 힘을 합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을 친혈육의 정으로 받아들이고 제3국을 통하여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헌신적인 사랑과 세심한 배려를 돌려주고 따뜻이 맞이하여 준데 대하여 대한민국 정부에 충심으로부터 감사를 드린다.아울러 지난 2월12일부터 오늘 서울 도착에 이르는 남행길의 간고한 로정에서 저희들의 신변안전과 건강을 비롯하여 생활의 여러 모를 불편이 없도록 만단의 조건을 보장하고 극진히 보살펴 주고 인간의 높은 존엄과 사랑으로 힘과 용기를 안겨 주었으며 혈육의 정에 넘친 뜨거운 사랑으로 안아주고 있는 국민여러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수천년동안 고락을 같이하고 영예와 치욕을 같이 나누면서 한 핏줄을 이어오고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결합되어온 민족의 넋을 가장 귀중히 간직하고 있는 긍지높은 조선민족의 역사의 도시,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도착한 지금이 시각,설레이는 마음을 진정할 수 없고 남녘 형제들과 만나게 된 이 기쁨과 감격은 무엇이라고 형언할 수 없다.오늘 이 감격스러운 마당에서 나는 내가 한생을 변함없이 존경하는 우리 형님이고 스승인 황장엽 선생을 모시고 결행한 나의 행동이 옳았다고 긍지를 가지고 회상하게 된다.지금 북조선의 모든 선량한 사람들은 변질된 북조선의 사회체제에 대하여 실망하고 있으며 개혁개방과 통일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나는 지금 기아와 빈궁에 시달리고 있는 북조선 겨레들을 구원하고 7천만 우리동포가 하나의 대가정에 모일 그날을 위하여 존경하는 우리 형님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면서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사업에 전력하겠다는 것을 재삼확언한다.감사합니다.
  • 일서 트리튬 누출 11명 피폭/후쿠이현

    ◎후겐원자로 사고 늑장보고… 직원들 피해 【도쿄 연합】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돈하)시 동력로·핵연료개발사업단(동연) 신형전환로 원형로 후겐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트리튬(3중수소)누출사고로 현장에 있었던 11명이 방사능에 피폭했다고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후쿠이현 노동기준국과 쓰루가시 노동기준감독서가 트리튬 누출사고를 보고받은 시점이 15일 오후 2시40분이며 방사선 관리구역안 현장에 있던 직원 11명이 피폭한 것으로 후겐측이 당국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피폭선량은 통상 관리구역에서 직원들이 작업할때 반일(1∼2시간)에 걸쳐 받는 0.1미리시벨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후쿠이현 노동기준국은 16일 아침부터 관계자를 현장에 파견해 보고된 피폭량을 확인하는 한편 피폭관리 적정화와 방호대책 등을 지시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 「술과의 전쟁」 벌인다고 했지만(박갑천 칼럼)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달들면서 주류업계로 하여금 방송광고를 못하게 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조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이는 주류협회가 지난 50년동안 자발적으로 금지해온 술광고를 하겠다고 선언한데 따른 대응.지난해 「담배와의 전쟁」에 이어 「술과의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렇긴해도 이는 술판매촉진 광고를 규제한다는 것일뿐 술자체의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이같은 클린턴 대통령의 지시는 금세기초엽에 워걱거렸던 이나라 「금주법」을 떠올리게 한다.1920년 7월17일 효력을 발생한 「주류의 제조·판매·운반 등을 금지하는 합중국헌법 제18조」가 그것이다. 「고귀한 동기와 원대한 목적을 가진 사회적·경제적 실험」(당시 허버트 후버 대통령말)이었던 이 금주법도 마시는걸 금지하는건 아니었다.만들고 팔고 수출입하는걸 규제했을 뿐이다.그래서 오히려 「음주의시대」가 되는 모순을 보이기도.가령 F S 피츠제럴드의 「말괄량이와 철학자」「재즈시대얘기」등이 그같이 두동진 모습의 사회상을 묘사한다.그뿐인가.밀조주·밀수입주가 나돌고 범법·폭력이 활개치면서 저 유명한 알 카포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명언(?)을 뱉어내게도 한다.『나는 시민이 바라는 것을 공급했을 뿐이다.내가 범법자라면 선량한 시카고시민들 역시 유죄다』.이 금주법은 시행 14년후 폐지된다. 이런 옛일을 생각하더라도 클린턴 대통령의 대응에 「술과의 전쟁」이라 표현함은 외틀린 것임을 알수 있다.「술장사와의 싸움」이라하면 모를까.「술과의 전쟁」이라 하면 본디뜻과는 달리 술을 못마시게 한다는 뜻으로 여겨지기가 쉽다.또,제도가 못마시게 한다해서 마시지않는다 할수도 없다.되레 술꾼들의 주정섞인 베정적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술은 예나 이제나 두얼굴을 갖는다.잘만 마시면야 건강에도 좋고(술은 모든약 가운데 으뜸·「한서」식화지),사람의 관계를 매끄럽게 하는 『신이 내린 좋은 마실거리』(미국청교도 지도자·I 매서)로 된다.하지만 잘못마시면 『악마의 피』(영국속담)가 되어 패가망신한다. 술의 생리는 고금에 변함이 없다.그러니 장사꾼들이 광고로 마시기를 부추기거나 위정자가 제동건다 해서 회똘회똘 움직일 성질의 것은 아니다.그렇다.술꾼에게는 어느시대고 「술과의 화평」철학이 있어야 할뿐이다.그 화평이란 「균형이 잘잡힌 마시기」다.〈칼럼니스트〉
  • 방사성 폐기물/정준극 원자력연 책임기술원(굄돌)

    백제시대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젊은이가 전쟁터에 나갔다가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늙은 어머니는 아들의 상처를 고치려고 애썼지만 워낙 가난하여서 약 한첩 지어 줄 수가 없었다.들판에서 황새 한마리가 더운 샘물에 날개를 자꾸 적시는 모습을 보았다.날개에 상처를 입은 이 황새는 한참 지나 상처가 다나아 날아가 버렸다.어머니는 얼른 아들을 데리고 와서 상처를 더운 물에 몇 번이고 씻겨 주자 씻은듯이 나았다.이것이 오늘날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유성온천에 얽힌 전설이다. 유성온천은 신경통,류마티스성 질환,병후회복,당뇨병,만성중독,부인과 질환,위장병,비만증 등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여성피부미용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그래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유성온천은 이른바 라온천이다.라에서 나오는 방사선(주로 알파선)이 가스형태로 물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라돈탕이라고도 한다.어쨌든 라온천을 애용한다는 것은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방사선을 조금 더 많이 받는다는 의미와 같다. 오스트리아에도 라온천이 여러군데 있다.그중 「바드 가슈타인」이란 곳에서 몇해전 온천이용자가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방사선을 더 받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하루 한시간씩 한달동안 온천을 이용함으로써 추가로 받는 방사선량은 25밀리렘 정도라고 한다.우리가 보통 가슴 X­선을 한번 찍을때 받는 방사선량이 1백 밀리렘이므로 그 보다도 휠씬 적은 양이다. 근자에 대만 방사성폐기물(언론 등에서는 핵폐기물이라고 하지만 실상 그런 용어는 국어사전 어디에도 없는 것임)의 북한 반입 문제 때문에 국내적으로 의견이 대단히 분분하다.과학적으로 보면 북한에 보내고자 하는 대만의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의 정도가 아주 낮은 이른바 「중·저준위」이다.따라서 대만 방사성폐기물 북한 반입문제는 국가적 자존심이 걸려 있는 정치적 문제이지,과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그런 방사성폐기물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은 라온천의 경우와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 국회의원 외유(외언내언)

    이쯤되면 어리석다고 밖에 할수가 없겠다.이시국에 또다시 외유로 물의를 일으키는 국회의원이 있다는 것은. 여전히 수감기관의 비용으로 한 외유라니 「뇌물외유」의 혐의도 벗어날수가 없다.그러고는 가는 곳마다 의정활동은 말뿐 골프와 관광에 파묻혔다는 것이다. 「나라」호는 당장 풍랑앞에 위급해있다.국회의원은 배의 키를 쥐고 씨름하는 일을 국민으로부터 직접 수임한 사람들이다.배가 잘못될 것이 걱정스러워 시정의 보통사람들도 전전긍긍하는 중이다.그런데도 그 위급한 일을 살짝 피해나가 놀기에 팔려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근원적인 부도덕의 소지는 「수감기관의 돈」을 받아 아무렇지도 않게 호화여행을 한다는 점이다.아마도 그것은 관례였을 것이다.전에도 그전에도 그랬으므로 의심없이 따른 관행일 뿐인지도 모른다.그러나 그런 관행까지 다시 생각해보는 윤리성이 지금은 요구된다.「한보사태」도 따지고보면 정치권의 이런 관례화한 범법 불감증이 빚은 비리다.지금은 바로 그런 것을 검토해봐야 할 시기다.그것도 못한 국회의원에 국민은 염증을 느낀다.미련하거나 염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어느편이든 내손으로 뽑은 의원이 그렇다는게 불쾌하다. 「국회의원의 외유」는 이를테면 언론의 「단골메뉴」다.소매치기 예방 강조기간이 되면 경찰은 원하는 숫자만큼 잡아들여서 강조기간의 구색을 맞췄던 시절이 있었다.그런식의 단골메뉴인 것이다.누구라도 관심만 가지고 길목을 지켰다가 걸려들면 터뜨릴수 있는 매우 만만한 소재가 국회의원의 외유다.더구나 요즘세상은 너무 밝아서 지구촌 어디에 숨어도 가려질수가 없으므로 국회의원이 떼지어 움직이면 일거수 일투족이 본국에 즉각 반사된다. 하다못해 그런 함정을 피하는 꾀조차 못피운 것은 국민을 우습게 여긴 탓인 것 같다.환멸스럽다.철없는 선량들,쯧쯧….한숨만 나온다.
  • 음주운전 처벌 더 무겁게(사설)

    경찰은 음주운전자에 대한 행정처벌 강화의 일환으로 음주운전 적발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의 면허재취득 제한기간 1년을 3년으로 연장토록 도로교통법을 고치기로 했다.술취한 차량을 도로에서 몰아내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일조할 바람직스런 조치라고 본다. 자동차 1천만대,운전면허 소지자 2천만명 시대를 맞아 끈질긴 단속과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죄의식 결여,폭음음주문화 탓으로 음주운전과 관련 사고는 계속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지난 한햇동안 면허취소 기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1%이상으로 적발된 운전자가 9만여명이나 됐다는 통계다.집계가 완료된 95년의 경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4만8천800여건.그중 54.5%가 「안전운전 불이행」이란 막연한 원인으로 분류됐고 두번째인 중앙선 침범(6.9%)에 이어 음주운전이 6.2%로 세번째로 많은 사고원인이었다. 우리가 음주운전 행정처벌 강화를 찬성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음주운전이 본인뿐 아니라 도로상의 선량한 불특정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 위협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또 음주운전은 대형사고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추방되어야 할 범죄행위가 아닐수 없다. 최근 법무부산하 형사정책연구원이 서울거주 자가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술을 마시면 절대 운전을 않는다는 사람이 절반이 못되는 43.8%로 과반수가 가끔 음주운전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또 13.2%가 음주운전단속에 적발된 경험이 있으며 벌금보다 면허취소나 정지 등 행정처벌에 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도 음주운전사고 가해자에게 집행유예 대신 1∼6개월 징역의 실형을 선고키로 했다.경찰도 1년 8백50여만건인 교통단속의 1.8%에 불과한 음주운전 단속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처벌도 엄하게 하고 아예 면허를 다시 얻는 일도 어렵게 하여 음주운전자를 추방,「도로의 평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 한보난국 극복·민심 달래기/한보 사태­청와대 경제장관회의 배경

    ◎“권력형 비리 아닌 금융사고” 분석/“비장한 구국각오로 일하라” 독려 김영삼 대통령이 31일 긴급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국민불안을 덜자」는데 주안점이 두어져 있다. 노동법개정파문에 이어 한보철강사태로 국내경제는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무역수지적자는 최악을 기록하고,체감경기도 바닥을 향하고 있다. 심리적 분위기가 중요하다.「앞으로 계속 나빠질 거다」라는 좌절감에 빠져든다면 걷잡을수 없다고 보고 있다.『지금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나가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일깨울 필요가 있었다.청와대 경제장관회의는 분위기 일신에 대통령 스스로 전면에 나서겠다는 「선언식」인 셈이다. 한보부도에 따라 정태수씨를 비롯한 핵심경영인,그리고 대출 및 인·허가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면 그에 연루된 인사에게는 사법처리 등 불이익이 돌아가는게 당연하다.하지만 선량한 근로자·하청업체 등은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김대통령은 밝혔다.국민경제손실을 막기 위해 한보철강 공장 자체도 정상화시킨다는게 확고한 방침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한보부도사태는 기업측의 외부차입에 의한 무리한 사업추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엄청난 권력형 비리」라기보다는 「대형금융사고」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듯 싶다.검찰조사결과 금융비리에 연관된 공직자나 정치인이 나오면 법적으로 처리되겠지만,예단을 갖고 국민을 흥분시킬 필요는 없을것 같다. 한보가 부도난 이후 시중에는 각종 루머가 한층 늘어났다.『어느 기업이 한보의 뒤를 잇는다더라』는 식이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이 악성루머로 밝혀지고 있지만 그런 소문이 나돌 경우 기업이 입는 피해는 엄청나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시중에 부도설이 나도는 G·N기업의 금융재무상태는 괜찮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나라를 구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몸을 던져 일하라』고 경제부처 각료와 청와대수석진에게 요구했다.『나는 한보와 관련 없다』고 몸을 사리는 자세에 벗어나 전체 국가경제를 살린다는 적극성을 갖고 난국을 헤쳐나가도록 주문한 것이다.
  • 스핑크스 이야기/양태진 영토문제연구가(굄돌)

    희랍신화에 스핑크스 이야기가 나온다.상반신은 사람,하반신은 사자 형상을 한 괴물로 행로 요지에 자리잡아 행인들에게 수수께끼를 풀도록 강요하였다.내용인즉 『아침에는 네발로 다니고 낮에는 두발로,저녁에는 세발로 다니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이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행인은 가차없이 죽임을 당하였다.이에 모든 사람들이 분노하며 원성이 드높았다. 이러한 때에 영웅 에디푸스가 스핑크스를 찾아가 풀겠노라고 자청하였다.답인즉 사람은 어려서는 기어다니니 아침은 유아기 시절의 네발로 기어다님이요,좀더 자라서는 걸어다니니 낮은 두발로 활동하는 기간이요,늙어지면 육신이 쇠약해져 지팽이에 의지해 다니니 저녁은 인생의 황혼기로 지팽이와 함께 세발로 걷는 것이라고 하였다.스핑크스는 답을 듣자마자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수수께끼(Enigma)와 같은 존재임을 풍자한 것이라 하겠다.어찌보면 인간은 인면수심과 같은 점이 있는가 하면 천사와 같은 마음씨로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인류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불가사의한 존재임에 틀림없다.위선이 있는가 하면 무서운 표정을 하면서도 그 깊고깊은 마음 속에는 따사한 인간애를 발휘하는 심성이 도사리고 있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인간의 선한 면만을 보고 세상을 온통 선량한 것으로 보거나,악한 면만을 보고 세상을 온통 악한 세계로 봄도 타당치 않다.선과 악은 인간의 내면에 언제나 공존하면서 때로는 선한 면이 때로는 악한 면이 작용하는 실로 스핑크스 같은 존재일런지 모른다.중요한 것은 인간이 어느 만큼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 하면서 살고자 노력하느냐에 의해 우리 사회는 스핑크스와 같은 인생살이가 안되리라는 점이다.
  • 멕시코 도시 메리다·욱스말(세계 문화유산 순례:20)

    ◎자연과 조화된 장엄한 피라미드군…/연못·우물 중간크기 저수시설 「세노테」/찬란한 문명 원동력/언덕·산세 최대이용 피라미드·궁성 건축/마야인 지혜에 감탄/마법사 피라미드 높다란 외벽에 기하학적 무늬 가득 멕시코 남동부 유카탄 반도는 마야문명의 중심지다.그리고 스페인이 식민지문명을 처음 심은 지역이기도 했거니와,초기 한국이민사가 기록한 「에네켕 농장」도 이 반도에 있다.그래서 카리브해로 둘러싸인 유카탄은 신비감과 호기심을 안겨주었다. 멕시코시티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40분쯤 걸렸을까.유카탄 반도의 주도인 메리다(Merida)에 닿았다.인구 70만의 중소도시답게 한적하고 여유로웠다.그런데 주민들을 만나고 나서 퍼뜩 정신이 들었다.하나같이 머리가 크고 목이 짧아 키가 작달막할수 밖에 없는 주민들이 낯설었기 때문이었다.인상은 아주 선량했다.이들이 바로 고대 마야족의 혈통을 간직한 마야유카탄족이었다.마야문명의 순수성과 원시성이 절로 엿보였다. 유카탄에 와서 느낀 궁금증의 하나가 강이 드물다는 사실이었다.마야인들은 과연 인류문명의 생성근원인 물을 어떻게 조달했을까.그러나 의문은 이내 풀렸다.연못과 우물의 중간크기쯤 되는 세노테(Cenote)라는 저수시설이 그 해답이었다.마야인들은 현명하게도 세노테를 이용한 관개기술을 일찍 터득했다.세노테는 바로 풍요로운 마야문명의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유카탄 지역 마야유적지 곳곳에서 세노테가 발견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했다. 메리다 시내를 빠져나와 남쪽으로 70㎞쯤 차를 달린지 그리 오래지 않아 욱스말(Uxmal)을 알리는 푯말이 나타났다.욱스말은 인근의 마야판·치첸이차와 함께 후기 고전기 마야문명의 중심지다.기원(AD)700년∼1100년 사이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또 간혹 기원전(BC)3∼4세기의 유적도 발굴됐다.욱스말 유적지는 크게 「마법사의 피라미드」와 수도원,공놀이 유기장인 후에고 데 펠로타(Huego de Pelota),엄청나게 크다는 뜻을 가진 「그란 피라미드」,궁성터 등으로 나누었다.욱스말 유적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마법사의 피라미드」가 눈에 들어왔다.마법사들끼리 놀음을 해 게임에 진 마법사가 하루만에 지었다는 그럴듯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피라미드 뒷면의 경사가 급한 계단을 따라 정상에 올랐다.오른쪽으로 당시 제사장들이 살던 수도원이 보이고,왼쪽으로는 후에고 데 펠로타가 한눈에 들어왔다.그리고 사라진 문명의 위대성을 그 잔영으로나마 보여주는 여러 궁성터와 피라미드들이 죽 늘어섰다. 「마법사의 피라미드」외벽면에는 기하학적 무늬가 가득했다.이와 함께 물과 풍요를 상징하는 신착(Chac)이 휘어진채 삐죽 튀어나왔다.그 벽면을 따라가다 아치형 문을 거쳐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섰다.이 아치형 문은 흔히 알려진 둥근 모양이 아니라 지붕이 뾰족하고 각이 진 것이 특이했다.아치형 문 안쪽에는 누군가 살았을 법한 한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 있다.그러나 좁은데다 창문과 화장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사람이 산 방으로 보기는 어려웠다.그렇다면 마법사나 신이 거처한 공간으로 덮어두어야 더 신비로울 것이다.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테오티와칸에서와 마찬가지로 머리장식 크리스테리아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여기서 5m쯤 밑으로 내려가면 마치 입을 크게 벌린듯한 모양의 문이 또 나타났다.신의 입을 닮은 문이라고 했다.그러니까 인간들은 이 문을 거치면서 신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영광을 체험했던 것이다. 「마법사의 피라미드」를 내려와 너른 광장에 닿았다.광장 주위에 사제들의 거처 수도원이 자리했다.현재 발굴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수도원 옛 건물마다에는 테오티와칸에서도 보았던 풍요를 상징하는 상상속의 뱀 릴리프가 벽면을 빼곡히 메웠다. 후에고 데 펠로타로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후에고 데 펠로타는 마야인들의 생활상을 살필수 있는 또다른 유적이었다.높이 4m 길이 34m의 높다란 벽이 폭 10m쯤 되는 뜰 양쪽으로 늘어섰다.벽면에는 트럭바퀴처럼 생긴 커다란 돌고리가 달려 있다.당시 마야인들은 어깨와 엉덩이로 고무공을 튀겨 이 고리를 통과시키는 놀이를 했다는 것이다.게임의 승자는 신의 은총을 받았다.그러나 손으로 공을 던져도 좀처럼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이 역시 마야문명의 수수께끼 같은 것이었다.후에고 데 펠로타는 메소 아메리카 문명권에서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모두를 지녔다. 왕족들이 살았다는 궁성터에는 지금 3개의 건축물만이 우뚝했다.그중 2개는 10여m 높이의 돌담위에 서있고,하나는 평지에 버티고 있다.평지의 건물은 아마도 부속건물이었을 것이다.궁성터를 보면서 한가지 궁금증을 지울수 없었다.명칭은 궁성이지만 반드시 왕이 존재했었느냐는 것이다.지금까지 발견된 마야문명 유적 어디에서도 당시에 왕이나 왕족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그렇다면 궁성터에는 누가 살았을까.의문 투성이의 마야유적지는 빠져들수록 불가사의할 뿐이었다. 욱스말 유적은 자연조건이 최대한 활용됐다.그것은 마야인의 지혜이기도 했다.언덕이나 산세(산세)를 그대로 이용,피라미드와 궁성을 지었다.마야인들은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문명을 발달시켰던 것이다.욱스말은 지금으로 말하면 대도시다.근처 10∼100㎞ 이내에 카바(Kabah)·사일(Sayil)·슬라팍(Xlapak)·랍나(Labna)등 위성도시까지 거느리지 않았던가.이들 도시들은 신성한 길 혹은 하얀 길을 의미하는 삭베라는 교통로로연결됐다. 욱스말은 일종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였다.그러나 세노테로도 감당하기 힘든 물 부족 현상과 치첸이차라는 새로운 도시의 발달로 쇠퇴해 버렸을 것이다.마야의 구도시 욱스말,아직도 오늘을 살고있는 작달막한 마야유카탄족들에게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지도 모른다. ▷여행가이드◁ 메리다 시내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웬만한 호텔들이 모두 관광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욱스말 유적지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유적지에 들어가려면 입장료(16페소)와 문화진흥기금(10페소)를 합해 26페소(미화 4달러)를 내야하며,유적지 안에서 다시 14페소(미화 2달러)를 지불해야 한다.카바·사일 등은 대부분 10∼20페소.단 일요일은 무료다.식사는 메리다 시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갖가지 멕시코 요리는 물론 메리다 특유의 음식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수 있다.
  •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극성”/안철수연 집계

    ◎작년 224종 발견… 전년비 72%나 증가/매독·회오리시리즈 등 「한국산 변형」 맹위/정품SW 사용·프로그램 백업… 감염 예방을 지난해 국내에서 출몰한 컴퓨터 바이러스 수가 전년도에 비해 72%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져 바이러스 제작실태가 위험수위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안철수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소는 최근 지난해 신종 컴퓨터바이러스가 모두 224종이나 발견,95년(130종)보다 72%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바이러스 가운데 한국산이 152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외국산(72종)의 두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선량한 컴퓨터 이용자들의 위험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바이러스는 지난 94년부터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해마다 2배씩 늘어났다. 또 지난해 발견된 바이러스들이 외국에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입되기보다 주로 국내외 원형 바이러스들이 다양하게 변형돼 단시간에 확산된 것들로 향후 바이러스의 급증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산 매독 시리즈」(20종),「회오리 시리즈」(13종),「시스터보 시리즈」(12종),「한국산 흡혈귀 시리즈」(10종),「전갈시리즈」(10종) 등의 한국산 변형바이러스들이 맹위를 떨쳤고,외국산으론 「PC­MPC시리즈」 등 3종이 발견됐다.이 변형바이러스들은 전체의 55.3%나 됐다. 증상이나 특징면에서 원형과 별차이가 없는데도 변형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것에 대해 연구소측은 바이러스 제작자들이 바이러스 제작 툴키트나 통신망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바이러스 소스가 변형바이러스의 대량제작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철수 연구소는 또 PC통신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PC통신망을 통한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이 어느때보다 두드러진 현상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누군가 고의나 실수로 자료실에 등록한 감염파일을 다른 사용자가 다운로드했을때 감염됐던 기존 유형과는 달리 지난해 12월 전갈바이러스 집단 감염사례는 바이러스 제작자가 전자메일로 감염파일을 불특정다수에게 직접 발송해 발생,악질 해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 고정한 상담연구원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증가율을 보여 적어도 400여종의 신종바이러스들이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정품소프트웨어 사용하기,중요프로그램 백업하기,최신 버전 백신 2가지이상 사용하기 등 예방법을 지키는 것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충고했다. 또 『PC통신망의 해당공개자료가 등록된지 최소한 일주일 이상 경과된 뒤 바이러스 발견 등의 메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또 나온 한총련 폭력시위(사설)

    지난해 8월 연세대사태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던 한총련 대학생의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동원한 폭력시위가 19일 하오 한양대 앞에서 또다시 벌어졌다.겨울방학중임에도 불구하고 2천명 가까운 학생이 가담한 한총련 제5기 지도부 주도의 노동법개정안 반대집회와 시위를 지켜보며 연세대사태이후 가까스로 자리를 잡아가던 각 대학 학생회의 건전한 기풍과 면학분위기가 다시 깨져버리는 것 아닌지 우려하게 된다. 우리는 민노총 등 노조 지도부가 노동운동의 순수성을 유지하여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실익을 얻으려면 노·학 연계의 이데올로기투쟁,특히 한총련과 연대한 정치투쟁을 벌여서는 안된다고 본다. 한총련 지도부가 무엇이라 주장하든 지난해 연세대사태는 「범총학련 통일축전」이란 불법친북 행사에서 비롯됐다.주동자와 적극가담자등 무려 444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또는 시위진압 경찰관 치사와 관련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죄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거나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에 있다.검찰은 기소장에서 연세대사태를 「친북난동사건」으로 규정하고 한총련의 기본세계관이 주체사상이며 민족해방 민족민주주의혁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친북성향과 폭력시위에 대한 일반국민의 혐오감,그리고 다수학생의 외면으로 기세가 꺾인 가운데 한총련은 끈질기게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마침 노동법개정반대 총파업과 시위가 벌어지자 이에 편승,연세대사태이후의 퇴조만회에 나선 것이다. 민노총 등 노조 지도부는 첫 화염병시위가 벌어진 이 시점에서 한총련과의 관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노동법개정 반대투쟁이 친북성향의 한총련에 판을 벌여주는 결과가 되거나 노·학연대 정치투쟁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정부도 선량한 다수학생이 총파업분위기에 휩쓸려 다시 한총련에 오도되는 일이 없도록 서둘러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노동운동 순수성 지켜야(사설)

    최근 총파업의 양상이 근로자의 권익옹호차원에서 벗어나 계급투쟁·정권투쟁으로 변질돼가고 있는데 대해 우리는 깊은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수 없다.노동운동은 순수성을 지켜야 실익을 얻을수 있다. 그러자면 임금·고용안정 등 근로조건의 개선에 역점을 두어야 할것이다. 계급투쟁·정군투쟁의 산물인 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멸해버린 최근의 세계사는 왜 노동운동이 순수성을 지켜야하는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검찰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최근 노동계 지도부의 언행으로 보아 총파업이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한 노동법조항을 얻어내기 위한 노동운동차원을 벗어나고 있음을 분명하게 느낀다.우리 경제가 처한 국제적 여건이나 국내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는 노동계 지도부가 대뜸 최대강수이자 합법이 될 수 없는 전국총파업을 들고 나온 것이나 엉뚱하게 10년전 정통성 없는 군사정권과의 투쟁을 상기시키며 극렬한 정권퇴진운동으로 유도한 처사는 파업의 순수성을 의심케 만들었다. 민노총의 권영길 위원장은 지난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파업은 정치투쟁이다.단순히 노·사·정 대치로만 봐선 안된다.1천2백만 노동자중심의 새로운 사회건설을 위한 출발로 생각해야 한다』며 매판자본·관벌·언벌중심의 껍데기 민주주의제도를 청소하고 민중중심의 실질적 민주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정치투쟁을 선언하기도 했다.민노총의 이러한 입장은 그들이 집단농성을 벌이고 있는 명동성당 현장에 나도는 유인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검찰은 최근 북한이 평양방송을 통해 「노동자계급이 단결하여 문민정부를 폭파하자」고 선동하는 등 국가안보에 위협요소가 부각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북의 선동과 노조,더욱이 선량한 대다수 노동자가 직접 관련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그러나 총파업이 노동자 권익옹호가 아니라 지도부의 정치운동,한총련사태로 위축된 좌경세력의 반격용으로 이용되는 상황이라면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선량한 노동자가 될 것임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 박홍 총장의 문화좌경 경고(사설)

    박홍 서강대 총장은 8년간의 총장직을 매듭짓는 이임사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대학가에 계급투쟁을 앞세우는 민족주의·문화사회주의·문화공산주의가 범람하고 있다고 학원의 좌경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를 발했다.그는 주사파와 좌경혁명을 부르짖는 일부 학생이 과거를 앞세워 미래를 부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주의를 경험한 나라도 사회주의를 버리는 마당에 문화라는 언어를 빌려 공산사상이나 계급투쟁을 전파시키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의 지식인·교육자들은 다소간 박총장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옳은 일일는지 모른다.그는 91년 학생의 잇따른 분신자살과 관련,『죽음을 부추기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선언하고 나서 연속 분신의 제동에 큰 역할을 했다.94년엔 각계에 수만의 주사파가 침투해 있다는 경종을 울렸다가 근거없는 과장이라느니,신부가 고백성사 내용을 공개했다느니 하며 재야운동권에 의해 「돈키호테 같은 극우 신부」로 매도당하기도 했다. 그의 경고가 옳은 것이었음은 연세대사태에서 분명하게 입증됐다.박총장의 경고가 옳거나 최소한 귀 기울일 만한 일이라고 느끼면서도 이 시대의 지식인·교육자들은 매도당하는 그를 등돌리고 외면했다.박총장의 지적이 사실로 입증된 뒤에도 그의 교육자적 양식에 따른 용기 있는 문제제기·선견지명을 평가하는데 인색했다. 그러한 박총장이 또다시 경고를 발해 학원의 좌경운동권문제와 함께 가치의 혼돈기에 지식과 진리에 목말라 방황하는 대다수 젊은 학생에게 학교·가정·종교가 제 역할을 다해주지 못하고 있음을 개탄하고 있다.교육자·지식인들이 또다시 부끄럽지 않으려면 선량한 다수학생 젊은이가 방황하지 않아도 될 학원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시대를 역행하는 좌경에 물든 학생에게 단호하게 잘못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 노동법개정 관련 대국민 담화문 전문

    친애하는 전국의 근로자와 경영자 그리고 국민여러분. 우리 경제는 국민여러분의 노력에 힘입어 짧은 기간동안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빠른 성장을 해왔습니다. 이제 세계는 빠른 속도로 국경이 없는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서고 있습니다.이처럼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경제가 어려워지면 근로자도 어려워집니다.근로자의 협력없이 국가경쟁력이 생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노사관계제도는 지난 40여년전 산업화 초기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대와 여건의 변화에 맞도록 고쳐져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이번에 개정된 노동관계법은 근로자와 경영자가 다 함께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근로자 없이는 기업이 있을수 없거니와 기업없이는 근로자도 있을 수 없다는 기본인식을 바탕으로 이번에 노동관계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우리 경제와 국가전체의 발전을 기하기 위한 것이며 노사가 함께 잘사는 길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이 법을 법정신에 입각하여 잘 준수함으로써 우리경제의 경쟁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며 개방된 우리경제는 선진경제로 진입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높아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나라경제가 번영하면 근로자에게는 보다 안정된 일자리가 마련되고 소득이 향상되어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노동관계법 개정으로 인해 근로조건이 저하되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기업성장은 근로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이번 개정과 더불어 근로자의 참여·협력 분위기가 생성되도록 경영계가 솔선수범할 것을 당부합니다. 참여와 협력을 지향하는 개정 노동법의 정신에 맞추어 근로자와 함께 동반성장한다는 새로운 경영자세를 가다듬어 주시기 바랍니다. 정리해고는 절대로 남용되어서는 안됩니다.산업현장은 바로 근로자의 삶의 터전임을 깊이 이해하고 재배치 등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먼저 강구하도록 해야 하며 근로자와 아픔을 함께하는 성숙한 경영자세를 갖춰주기 바랍니다. 변형근로시간제의 도입으로 기존 임금이 하향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보전해 주도록 해야 합니다. 투명한 경영을 통해 근로자에게 마음을 열고 노사가 신뢰하는 참여와 헙력관계를 토대로 평생직장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근로자의 삶의 질과 기업의 경쟁력 향상은 바로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에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노동인력을 계발하여 현장교육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노동법 개정을 계기로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생활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근로자의 땀과 열정의 덕분입니다.자원도 기술도 없는,무엇하나 갖추어지지 않은 우리가 이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된것도 근로자와 국민여러분의 노력의 결과라고 믿습니다. 이제 정보화와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근로자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21세기의 세계화·정보화 사회는 근로자의 지식과 능력이 곧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며 이것이 삶의 질을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노동법개정과 더불어 정부는 빠른 시일안에 「근로자 생활향상과 고용조정지원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법률에는 근로자의 기본생계비와 주거안정 등 생활안정과 재산형성은 물론 근로자의 능력향상을 위한 교육훈련과 획기적인 기능,노동력의 우대시책 등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취업기회를 더욱 넓혀 나가는 특단의 조치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사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40여년의 낡은 제도를 바꾸는데 진통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법과 질서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며 산업현장의 혼란이 초래되어 다수의 선량한 근로자와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특히 노동관계법 개정을 이유로 한 노동계의 총파업은 명백한 불법행위로서 어떠한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습니다.이와 같은 혼란을 틈타 사용자가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것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무엇이 국가발전과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한 길인지 냉철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정부는 산업현장에서의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의 불법파업 등모든 불법행위는 엄단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국민여러분,근로자와 경영자 여러분. 지금 우리는 21세기를 4년 앞둔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눈앞에 다가온 21세기를 착실히 준비하기 위해서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도 생각하는 슬기를 가져야 합니다.개인과 소속집단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나라경제 전체와 역사의 발전을 생각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내일의 큰 변화를 예견하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슬기를 갖추지 않고는 경쟁력도,삶의 질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번 노동법 개정은 노와 사의 이해를 극복하고 국가발전과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단입니다. 이제 우리들은 모두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우리 모두 마음과 힘을 모아 번영의 21세기를 맞이하도록 합시다. 1996년 12월 27일 경제부총리 한승수 내무부장관 김우석 법무부장관 안우만 통상산업부 안광구노동부장관 진 념
  •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박찬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정치가 차갑다. 여위고 창백한 겨울 햇살이 여의도의 퀭한 보도블록을 비집고 드는 한낮.앳된 얼굴에 전투복을 꼭 끼게 차려입은 한무리의 전경들이 시동걸린 버스 옆에 일렬로 늘어선 채 도시락을 비우고 있었다.그때 『…무효』『…타도』『…퇴진』을 외치는 시위대가 신한국당 당사 앞에 몰려들었다.화들짝 놀라 전투대형을 갖춘 전경들의 뒤로 먹다 남긴 밥알들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었다.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내모는가. 정치가 메마르다. 『파업요? 어차피 예견했던 일입니다.정해진 수순이죠』­시위대를 바라보는 한 여당의원의 촌평에서는 상식과 정도의 정치를 찾을 수 없다.겸연쩍은 표정도 없이 『어차피 통과시킬 것 차라리 잘됐다』는 한 야당의원의 악수치레도 모질기는 마찬가지다.「손익계산」이랍시고 주판알을 튕기는 여야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대권」만 있을 뿐이다.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살풍경한 「전략」과 「작전」이 판을 치는 사이 그 흔한 「화합」과 「대화」,「국리민복」과 「민생회복」은 꼬리를 감췄다. 정치가 안타깝다. 잔뜩 벼린 칼날위에서 서로 이를 갈며 눈을 부라린 품이 영락없이 시정의 건달 수준이다.몸으로 본회의 개회를 막고 입법부 수장을 막다른 방에 며칠씩이나 가두는 정치.63빌딩 음식점에서 멱살을 잡고 의자를 집어던지며 국회부의장의 갈길을 막아선 정치.「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새벽의 기습작전을 감행한뒤 『요건 몰랐지』라며 혀를 내미는 정치.담요를 뒤집어쓰고 본회의장 바닥에 누워 날을 새는 정치.­어디에서도 한표를 호소하던 선량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21세기」를 얘기하고 「지도자론」을 들먹이며 「국정」을 바로잡겠다던 그들의 의지는 그렇게 빛이 바래갔다. 한겨울.얼어붙은 민생을 녹이는,살갑고 흐드러진 정치를 바라던 서민들은 체념과 무기력 속에 한숨을 몰아쉰다.「고비용 저효율」로 경제가 문제라더니 정치는 더하다.여의도 대로를 치고 통탄할 노릇이다.
  • 은희경 첫 창작집 「타인에게 말걸기」 펴내

    ◎도덕으로 치장한 세인의 페부 꿰뚫어/「사랑의 환상」 신랄하고 가차없이 공격/통속적인 줄거리로 맛깔스럽게 요리 은희경씨의 첫 창작집 「타인에게 말걸기」가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95년 데뷔한 뒤 그해말 첫 장편 「새의 선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고 1년만에 아홉편의 중단편으로 창작집까지 묶어낸 은씨는 근래 가장 풍요로운 생산력을 뽐내는 작가의 하나임에 틀림없다.새 작품집은 그런 은씨가 작품마다 큰 낙차없는 재미와 독서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안타제조기」라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 준다. 은씨의 소설세계는 신랄하고 가차없기때문에 재미있다.작가의 눈길은 선량하고 도덕적인척 치장한 세인들의 폐부에까지 꿰뚫고 날아가 이기심으로 움직이는 세태의 본질을 심술궂게 들춰낸다.역사나 철학에 거대한 질문을 던지지도 않고 결혼·연애따위를 둘러싼 30대 여성의 좁은 삶만을 맴돌면서도 은씨의 작품이 맛깔스러운 것은 세태를 풍자하고 까발리는 그 타고난 재기발랄함과 얄미울 정도로 감정을 배제한 냉정한 시선 때문이다. 실린 작품들은 거의 모두 「사랑의 환상」을 공격한다.사랑은 숭고하고 뭔가 다른 고귀한 것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웃기는 얘기며 이기심이 빚어낸 환상에 지나지 않는지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다.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에서 서로를 더없이 완벽한 연인이라고 믿었던 한쌍은 바로 그 믿음의 덫에 걸려 어이없게 헤어진다.완벽해야 했기에 서로에게 조금의 피곤함이나 무관심이라는 흠집도 용납할 수 없었던 때문이다.〈빈처〉는 남편이 우연히 훔쳐보는 아내의 일기장을 통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습관의 힘이며 일상에 묻혀 가장 가까운 듯한 부부가 서로에게 얼마나 타인인지를 드러낸다.〈짐작과는 다른 일들〉에서는 주인공인 「그녀」가 청순한 애인에서 재미없는 마누라로,매력적인 미망인에서 추레한 이혼녀로 「널뛰기」를 거듭한다.하지만 이는 그녀의 본질이 바뀐 탓이 아니라 상황과 사람들의 통념이 변덕을 부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작가의 전언이다. 이처럼 통속적으로 비칠만한 줄거리들만을 천편일률적으로 들려주면서도 이를 새것처럼요리하는 은씨의 솜씨는 빼어나다.서른 넘어 늦은 데뷔를 한 작가는 마치 그 많은 할 얘기를 그리 오래 묵혀뒀던 데 대해 「한풀이」라도 하듯 소설의 샘을 펑펑 퍼올리고 있다.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자꾸 먹으면 싫증난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이듯 한때의 재기를 뛰어넘어 오래도록 즐겁게 읽히기 위해서는 은씨 역시 다채로운 소재와 더 넓은 문제의식의 바다로 넘어가야 할 과제를 안고있다.
  • 의원품위 국회가 지켜라(사설)

    지난주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야당의 모의원이 발언대를 향해 돌진하며 동료의원과 욕설을 교환했다는 보도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을 한층 더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둘러싼 여야협상이 개혁의 후퇴와 개악만을 가져온 야합으로 끝난데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던 참이었다.그런데 시정잡배들 입에서나 나올법한 험한 욕설을 선량이라는 국민대표들이 공식회의석상에서 주고 받는 추태를 연출했다니 이런 한심한 국회를 도대체 어떻게 나무라야 할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번에 또 돌출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킨 모의원은 국회에서 저질스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골처럼 그 주역으로 구설수에 올랐었으나 지금까지 한번도 국회차원에서 징치된 일이 없음을 우리는 주목한다.그 의원은 지난 여름 개원국회파동때 임시의장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아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악명을 날린데 이어 7월 임시국회에선 장관발언대에 올라가 폭언을 퍼부은 거친 행동으로 빈축을 산바 있다.또 지난 가을국회에서 문제가 됐던 호화쇼핑외유단의 일원이었음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국회가 의원들의 이런 추태에 너무 관대하게 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극히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15대국회에서만 해도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킨 의원들의 어처구니없는 추태와 저질스런 언행이 적지 않았다.비행기까지 띄워 축하쇼를 벌인 의원아드님의 호화판 결혼식,동료의원을 유리컵으로 때려 전치3주의 상처를 입힌 난투극들도 그중의 하나다.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징치된 일이 없이 어물어물 넘어갔다. 만일 국회가 의원들의 추문·추태에 추상같이 엄하게 대응했더라면 이번처럼 한 의원에 의한 상습적인 추태는 재발되지 않았을 것이다.이번 사건은 우발적이라기보다 국회의 누적된 기강부재가 빚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국회의 권위와 의원의 품위를 지키는 일엔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
  • 이런 국회 믿어도 되나(김호준 정치평론)

    요즘 국회가 하는 일을 보면 정말 실망스럽다.준법의지도 없고 보신주의에 급급한 이런 국회가 나라와 백성을 위해 얼마나 기여할지 의문이 앞선다.아직도 구시대의 병폐를 청산못한 이런 국회가 21세기를 향한 미래의 창을 국민 앞에 얼마나 힘차게 열어 젖힐수 있을지 걱정이다. 최근 여야가 국회제도 개선특위에서 4개월간의 협상끝에 타결한 제도개선안은 한마디로 개혁의 후퇴요 개악이었다.특히 선거사무장과 회계책임자의 선거법위반이 후보자의 당선무효 사유가 되도록 하던 연좌제의 폐지는 정치권 스스로가 선거부정의 길을 튼 개악의 대표적 사례다.한때 개혁입법의 상징처럼 떠받들던 연좌제의 폐지로 여야는 보다 교묘하고 조직적인금력·탈법선거를 자행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셈이 되었다. ○제도개선 의지 전혀 없어 후원회의 무기명 기부금 상한액을 종전의 50만원에서 1백만원으로 상향조정한 것도 정치자금의 투명성 제고에 역행하는 합의였다.선거운동의 형평성 시비를 낳았던 의정보고회,당원단합대회의 제한을 제도개선에 전혀 반영하지 않은것은 제도개선을 빙자하여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보호에만 열을 올린 밀실담합이었음을 반증한다.검·경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신설했다는 검경총수의 퇴임후 당적보유금지는 헌법상의 정당선택자유를 제한했다는 점에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하겠다. 3부가 각각 3인씩 추천,모두 9명으로 구성된 현행 방송위원회의 위원수를 14명으로 늘리면서 사법부 추천몫을 몽땅 없앤 것은 삼권분립 같은 것을 안중에 두지 않은 오만한 처사다.더욱이 추천권을 행정부와 입법부 둘이서 7명씩 나눠갖기로 한 것은 입법권을 남용하여 제 밥그릇만 크게 만든 천박한 이기주의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야당지도부는 이런 협상안의 처리를 예산안통과와 연계시켰고 여당은 이에 반대 한번 제대로 못한채 질질 끌려다닌 인상이다.그 바람에 새해 예산안은 법정시한(12월2일) 열흘이나 처리를 넘겼다. 예산안이 2일에 통과되건 12에 통과되건 정부의 새해예산 집행엔 큰 차질이 없다고 하나 예산안 처리시한이 헌법에 명기된 이상 그걸 준수해야 하는것이 국회의 도리다.법을 만드는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고서 어떻게 정부와 국민에게 법치를 요구할 수 있겠는가.15대국회가 법에 명기된 개원일을 지키지 않고 원구성을 한달이나 지연시켰던 전과를 상기한다면 법을 지키지 않는 국회로 오명을 남기지 않을까 두렵다. 예산심의의 마지막 과정에서 들통난 예결위원들의 나눠먹기식 예산특혜배정도 청산해야할 구태다.여야의원들이 국민의 대표임을 망각하고 출신지역구를 위한 예산따기에만 혈안이 된다면 국민의 혈세는 누가 지켜줄 것이며 합리적인 예산편성은 누가 담당해야한단 말인가. 4·11 총선으로 탄생한 15대국회는 당초 국민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활동기간이 20세기를 마무리하고 21세기를 여는 중요한 때인데다가 참신한 초선이 전체 의석의 48%나 차지했기 때문이다.사실 이들 신예들은 신선한 발상과 왕성한 활동을 벌여 의사당의 분위기 일신에 기여했다.국정감사를 위해 현장을 발로 뛰는 그들의 열의와 상임위에서 현안을 깊이있게 파고드는 그들의 진지한 자세는 15대국회의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대권전략 맞물려구태 재연 그런데 이렇게 자질있는 선량들을 거느린 15대국회였지만 야당총재들의 대권전략에 휘말려 출범초부터 공전으로 삐거덕거리고 여야의 야합이나 양산하는 구태를 재연하게 된 것이다.15대국회의 지난 6개월을 되돌아 보면 신풍과 구태의 뚜렷한 교차가 발견된다.출범초의 개원파동과 최근의 예산안 처리 진통이 구태라면 그 사이의 돋보였던 진지한 국정감사와 상임위 활동은 신풍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야당의 지도부가 의정을 의원들의 자율에 맡겼을 때는 신풍이 일고 두김씨의 대권전략과 관련하여 당론이란 이름으로 의원들을 옥죄었을때는 고함·몸싸움·야합 등의 구태가 재연됐다는 사실이다.요즘 일본에서는 파격적인 행정개혁 방안으로 대장성 해체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우리 국회가 잘되려면 의원들을 부당하게 통제하고 오도하는 당 지도부를 아예 해체하는 방안도 한번 생각해봄직하다.물론 이 주장은 이치에 닿지 않는 궤변일 수 있다.그러나 자신의 대권추구를 위해 정당을 사당화하고 국회를 부속물로 전락시켜 의정의 질을 떨어뜨리는 당수들에겐 이처럼 따가운 경고도 없을 것이다.〈논설위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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